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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하면 내각에 공화당 출신 인사를 기용하겠다.”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공개된 CNN 녹화 인터뷰에서 11월 5일 대선에서 승리하면 공화당 출신을 포함한 통합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대사 등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인사와 중도층 유권자를 결집하는 데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중도 보수층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통합 내각 구상을 밝혔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인터뷰를 두고 “새로운 유권자를 끌어들이지는 못했더라도 피해를 입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해리스 “다른 견해 중시”…중도층 공략해리스 후보는 경합주인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데이나 배시 CNN앵커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다른 견해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논의 장소에 앉히는 게 중요하다”며 통합 내각 구상을 밝혔다. 이날 인터뷰는 지난달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로 후보직을 이어받은 그가 사전 원고 없이 진행한 첫 언론 인터뷰다. 그는 입각 가능성이 있는 공화당 인사의 이름은 거명하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해리스 후보를 지지한 애덤 킨징어 전 공화당 하원의원, 제프 던컨 전 조지아주 부지사, 스테파니 그리샴 전 백악관 대변인 등을 거론한다.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척 헤이글 전 공화당 상원의원을 국방장관으로 기용했다.해리스 후보는 또다른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현안인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 파쇄법(fracking·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2020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을 때는 환경오염이 우려된다며 프래킹을 금지하겠다고 했지만 입장을 바꾼 것. “왜 입장을 바꿨냐”는 질문에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고도 청정에너지를 확대할 수 있다. (환경을 중시하는) 내 가치관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그는 또 취임 첫날 중산층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겠다며 자녀 세액공제 확대, 저가주택 공급 등을 거론했다. “이런 정책을 부통령으로 재임한 지난 3년 반 동안 왜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트럼프 후보가 코로나19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나빠진 경제를 먼저 회복해야 했다”는 취지로 답했다.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당시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어린 조카와 팬케이크 및 베이컨을 굽던 중 사퇴 전화를 받았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부통령직은 ‘명예’였다고 밝혔다.● 트럼프 “지도자 같지 않아” 비판트럼프 후보는 CNN의 해리스 후보 인터뷰가 편향적이었으며, 자신은 생방송 인터뷰를 하는데 해리스 후보 측은 녹화였다는 점을 비판했다. 해리스 후보가 지도자의 면모를 보이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해리스 동지(Comrade)는 일관성 없는 답변으로 횡설수설했다. 미국은 마르크스주의자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리스 후보가 혼자 인터뷰를 하지 않고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부통령 후보를 대동한 점도 문제 삼았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의 가장 큰 문제는 핵무기”라며 똑똑한 대통령이 없으면 핵무기를 가진 중국, 러시아 등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조차 혼자 하지 않는 해리스 후보가 핵무기 보유국 지도자를 상대하기 버겁다는 주장이다.최근 여론조사에선 해리스 후보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로이터통신이 공개한 조사에서 해리스 후보는 45%의 지지율로 트럼프 후보(41%)를 앞섰다. 그는 같은 날 USA투데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공개한 조사에서도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에 각각 5%포인트, 1%포인트씩 앞섰다.경합주에서도 우위다. 이날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는 7개 경합주 중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위스콘신, 네바다주 등 6개주에서 트럼프 후보를 눌렀다. 애리조나주에서는 두 후보가 동률이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향후 몇 주 안에 전화 통화를 하기로 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중 마지막 날인 29일 시 주석과 만나면서 미중 정상이 11월 각각 브라질과 페루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설리번 보좌관을 만나 “중-미 관계에 큰 변화가 있었지만, 안정되고 지속 가능한 중-미 관계에 대한 중국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이 서로의 발전을 도전이 아닌 기회로 바라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몇 주 안에 시 주석과 소통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갈등을 막기 위해 외교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 백악관은 설리번 보좌관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회동에서 양측이 정상들의 전화 통화에 합의했다고 28일 밝혔다. 양국 군사 채널을 통한 지속적인 소통을 추진하기로 했고, 설리번 보좌관은 29일 인민해방군 서열 2위인 장유샤(張又俠)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도 만났다. 다만 양측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대만 등 핵심 의제에서는 팽팽히 맞섰다. 왕 부장은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훼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에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의 첨단 기술이 국가 안보를 훼손하는 데 쓰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반도체 수출 규제 등을 철회할 뜻이 없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설리번 보좌관은 남중국해에서 주변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의 행태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을 설명하는 백악관 자료에도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란 내용이 담겼다. 반면 중국은 “설리번 보좌관이 ‘하나의 중국’ 정책에 따라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혀 양측의 이견이 상당함을 보여줬다. 최근 호주가 추진하고 있는 ‘태평양치안이니셔티브(PPI)’를 둘러싼 양국의 대립도 여전하다. 최근 중국이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등 남태평양 도서국과 치안 협정을 속속 체결하자 호주는 이 일대에 다국적 경찰을 창설하자는 내용의 ‘PPI’로 맞서고 있다. 중국은 이런 호주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본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 판세를 좌우할 ‘경합주’를 중점적으로 누비고 있다. 특히 두 후보는 상대방이 우세하다고 꼽히는 경합주를 차지하기 위해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북부와 중서부의 이른바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 내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에서 우위를 보인다는 평을 얻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남부의 ‘선벨트(sun belt·기후가 온화하고 일조량이 많은 지역)’로 불리는 주들 중 경합주인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네바다주에서 우세한 편이다. 이에 따라 최근 해리스 후보는 선벨트 내 경합주 중 선거인단 규모가 큰 조지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각각 16명)에 공들이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러스트벨트 내 경합주 중 역시 선거인단 규모가 큰 펜실베이니아주(19명)에서 승리하기 위해 ‘다걸기(올인)’를 할 태세다.● 해리스, 조지아주 버스 유세 해리스 후보는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부통령 후보와 28, 29일 버스로 조지아주를 누볐다. 자신의 대선 구호 ‘새로운 길을 향한 전진(A New Way Forward)’이 적힌 버스를 타고 하인즈빌 고등학교, 서배너주립대 등을 찾았다. 민주당은 조지아주 최대 도시 애틀랜타 등에서는 이미 우세를 보이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하인즈빌 등 조지아주 내 농촌 지역을 누비면서 보수 성향인 이곳 백인 유권자들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 해리스 후보가 조지아주에 집중하는 이유는 그간 이곳에서 ‘우세’였던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근소 우세’로 바뀐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지난달 22일∼이달 26일 조지아주 여론조사를 평균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은 47.4%로 트럼프 후보(48.1%)와 불과 0.7%포인트 차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주에서 재검표까지 거치는 소동 끝에 트럼프 후보를 간신히 이겼다. 조지아주에서의 승리는 그가 백악관의 주인이 되는 데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조지아주에서 승리한 것 역시 1992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후 28년 만이었다. 또 다른 선벨트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46.7%로 트럼프 후보(47.6%)와 약 1%포인트 차다. 선거분석회사 ‘쿡폴리티컬리포트’ 또한 28일 그간 공화당 우세로 분류했던 노스캐롤라이나주를 경합주로 재분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 대선 캠프는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이기면 백악관 입성이 확실해진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진단했다. ● 트럼프, 펜실베이니아 올인 트럼프 후보 측은 펜실베이니아주에 집중하고 있다. 그의 러닝메이트인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28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펼쳤다. 30일에는 트럼프 후보가 직접 이곳을 찾는다. 밴스 후보는 해리스 후보가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셰일가스의 추출법인 ‘수압파쇄법(fracking·프래킹)’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것을 문제 삼았다. 에너지 관련 산업 의존도가 높은 펜실베이니아주 주민 대부분이 프래킹에 호의적이라는 점을 노린 것이다. ‘팁 면세’ 등 해리스 후보가 트럼프 후보의 주요 공약을 베끼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후보의 차남 에릭의 부인인 라라 트럼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블룸버그통신에 시아버지의 대선 승리를 위해 펜실베이니아주에 더 많은 선거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주”라고 강조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 판세를 좌우할 ‘경합주’를 중점적으로 누비고 있다. 특히 두 후보는 상대방이 우세하다고 꼽히는 경합주를 차지하기 위해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현재 민주당은 북부와 중서부의 이른바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 내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주에서 우위를 보인다는 평을 얻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남부의 ‘선벨트(sun belt·기후가 온화하고 일조량이 많은 지역)’로 불리는 주들 중 경합주인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네바다 주에서 우세한 편이다. 이에 따라 최근 해리스 후보는 선벨트 내 경합주 중 선거인단 규모가 큰 조지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각각 16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러스트벨트 내 경합주 중 역시선거인단 규모가 큰 펜실베이니아주(19명)에서 승리하기 위해 ‘다걸기(올인)’를 할 태세다.● 해리스, 조지아주 버스 유세해리스 후보는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부통령 후보와 28, 29일 버스로 조지아주를 누볐다. 자신의 대선 구호 ‘새로운 길을 향한 전진(A New Way Forward)‘가 적힌 버스를 타고 하인즈빌 고등학교, 서배나주립대 등을 찾았다. 민주당은 조지아주 최대 도시 애틀랜타 등에서는 이미 우세를 보이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하인즈빌 등 조지아주 내 농촌 지역을 누비면서 보수 성향인 이곳 백인 유권자들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 해리스 후보가 조지아주에 집중하는 이유는 그간 이 곳에서 ‘우세’였던 트럼프 후보 지지율이 최근 ‘근소 우세’로 바뀐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지난달 22일~이달 26일 조지아주 여론조사를 평균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은 47.4%로 트럼프 후보(48.1%)와 불과 0.7%포인트 차이다.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주에서 재검표까지 거치는 소동 끝에 트럼프 후보를 간신히 이겼다. 조지아주에서의 승리는 그가 백악관 주인이 되는 데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조지아주에서 승리한 것 역시 1992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후 28년 만이었다. 또 다른 선벨트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46.7%로 트럼프 후보(47.6%)와 1%포인트 차이다. 이에 선거분석회사 ‘쿡폴리티컬리포트’ 또한 28일 그간 공화당 우세로 분류했던 노스캐롤라이나주를 경합주로 재분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 대선 캠프는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이기면 백악관 입성이 확실해진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진단했다. ● 트럼프, 펜실베이니아 올인트럼프 후보 측은 펜실베이니아주에 집중하고 있다. 그의 러닝메이트인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28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펼쳤다. 30일에는 트럼프 후보가 직접 이 곳을 찾는다.밴스 후보는 해리스 후보가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셰일가스의 추출법인 ‘수압파쇄법(fracking·프래킹)’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것을 문제 삼았다. 에너지 관련 산업 의존도가 높은 펜실베이니아주 주민 대부분이 프래킹에 호의적이라는 점을 노린 것이다. ‘팁 면세’ 등 해리스 후보가 트럼프 후보의 주요 공약을 베끼고 있다고도 주장했다.트럼프 후보의 차남 에릭의 부인인 라라 트럼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블룸버그통신에 시아버지의 대선 승리를 위해 펜실베이니아주에 더 많은 선거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주”라고 강조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대통령의 눈과 귀.’ 뉴욕타임스(NYT)는 크리스 쿤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델라웨어)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1963년 코네티컷주 그리니치에서 태어나 델라웨어주의 호케신에서 성장했다. 애머스트대(화학, 정치학)를 거쳐 예일대 신학대학원(윤리학)과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 출신이다. 쿤스 의원은 젊은 시절 아프리카에 관심이 많았다. 학부 시절 한 학기를 케냐 나이로비대에서 보냈다. 대학 졸업 뒤에는 남아프리카교회협의회와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 정책)’ 반대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쿤스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의원이던 시절 그의 의원실 인턴으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 뒤 30여 년간 바이든 대통령의 최측근 자리를 지켰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맡으며 델라웨어주 상원의원 자리를 넘겨받아 중앙 정치무대에 입성했다. 그리고 2010년 이후 내리 3선에 성공했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된 뒤 쿤스 의원은 유력한 국무장관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쿤스 의원에게 “상원에 당신이 필요하다”고 의회 잔류를 요청했다. 실제로 상원에서 쿤스 의원은 여야를 오가며 인프라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같은 주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바이든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다. 쿤스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 초기 해리스 부통령이 국경 정책을 둘러싼 논란으로 위기를 맞자 앞장서서 진화에 나서는 등 해리스 후보와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북한에 대해선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다. 쿤스 의원은 “대북 제재 완화는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가 실질적인 진전을 보였을 때 이뤄지는 것”이라며 비핵화에 앞선 남북 경협에 반대해 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북-미 정상회담이 다시 이뤄지려면 북한 지도자의 중대한(significant) 입장 변화가 있어야 한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 유력한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델라웨어·사진)이 27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잔혹한 독재자(brutal dictator)’로 칭하고 “독재자와 ‘러브레터’를 주고받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독재자는 자국민을 억압하고 외국인을 납치하고 공격하며, 핵무기로 지역과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해리스 후보 또한 22일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김정은 같은 폭군, 독재자의 비위를 맞추지 않겠다”고 했다. 쿤스 의원은 해리스 후보 당선 시 북-중-러 협력에 대응해 한미일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협력하면서 아시아는 민주주의와 안보에 대한 진정한 도전을 맞고 있다”며 “인도태평양의 중심(anchor)은 한미·미일 동맹이며 한미일 세 나라가 함께 자유를 수호할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쿤스 의원은 다음 달 4일 한국에서 열리는 한미일 3국 경제대화(TED)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다. 그는 “21세기 인공지능(AI)과 우주경쟁에서 (중국에) 승리하려면 한국의 기술력, 혁신, 신뢰성이 필요하다”며 “삼성, 현대차, SK, LG 같은 한국 대기업과의 협력이 없으면 미국의 AI 혁신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은 美를 위한 투자… 트럼프 당선땐 감축 현실화 우려”[2024 미국 대선] 美해리스 대선캠프 공동의장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트럼프, 독재자와 ‘러브레터’ 교환해… 주한미군 줄인다는 건 실수-오판日과 과거사 한국 국민 마음 이해… 한미일 협력 강화, 북중러 경계해야삼성-현대차-SK-LG 없이는 美 혼자 AI-에너지 혁신 못이뤄“미국과 한국, 일본은 서로를 존중하고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과거 역사로 인한 한국 국민의 불만(grievance)을 존중하고 이해한다. 미국의 지원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긍정적인 진전을 이뤄내길 희망한다.” 크리스 쿤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델라웨어)은 27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한 한미일 협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성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이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반미(反美) 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 당선 시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가 최우선 과제가 될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상원 입성 후 14년째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해 온 쿤스 의원은 해리스 대선 캠프 공동의장이자 차기 민주당 행정부 국무장관 1순위 후보로 거론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상원 외교위를 이끌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외교 분야에서 중량감이 떨어지는 해리스 후보는 참모형보다 파트너형 국무장관으로 쿤스 의원을 선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북-미 정상회담을 강하게 비판한 대북원칙론자로 꼽힌다. 2018년 1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엔 “북한의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약속 성취는커녕 리얼리티쇼 같은 악수용 회담에 그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쿤스 의원은 입각 가능성에 대해 “대선 승리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미일 3국 경제대화를 위해 다음 달 세 번째 방한하는 그는 “한국 방문이 무척 기대된다”며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를 외쳤다. ―해리스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독재자 비위를 맞추지 않겠다고 했다. “그 말 그대로다.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알고 있다. 6·25전쟁에서 북한의 공산주의 독재정권으로부터 한국을 지켜낸 것은 수십 년간 우리가 지켜온 민주주의의 가치를 위한 싸움이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의 싸움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싸움 중 하나다.” ―차기 민주당 행정부에선 북-미 정상회담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인가. “해리스 후보가 당선된 뒤 어떤 일을 할지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선) 북한 지도자의 중대한 입장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북한 지도자와 ‘러브레터’를 주고받았다. 자국민을 억압하고 외국인을 납치해 공격하고 핵무기로 역내 안보를 위협하는 잔혹한 독재자와 ‘러브레터’를 주고받는 것은 옳지 않다.”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주한미군 감축·철수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후보는 그런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그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나는 그가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미국의 안보와 번영에 어떻게 기여해 왔는지에 대해 오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한미군은 한국을 지키기 위해, 또 한국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온 유산이며 한국군은 매우 유능하고 잘 훈련된 훌륭한 파트너다. 따라서 나는 (미군 주둔을) 미국의 비용이 아니라 우리의 안보와 미래를 위한 상호 투자라고 본다.” ―북한과 러시아, 중국, 이란 협력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차기 미국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성공을 바탕으로 쿼드(Quad), 오커스(AUKUS) 협력을 증진하고 한미일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호주, 싱가포르, 필리핀, 베트남 등 인도태평양의 모든 국가들이 갈수록 공격적으로 되고 있는 중국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또 잠재적 파트너들과 관계를 강화할 기회를 찾고 있다. 인도태평양의 중심(anchor)은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이며 한미일 세 나라가 함께 자유를 수호할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한국이 대만 해협 등 지역 안보에서 더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보나. “우리 모두가 군사력에 대한 투자와 공동 훈련을 늘려야 한다. 한미일이 한반도 주변에서 공동 훈련을 할 때 우리는 적들에게 자유롭고 개방적인 태평양을 방어하고 우주, 항공, 해양에서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다.” ―한미일 경제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하는데…. “미 상원의 초당적 대표단과 함께 한국에서 외교·국방장관, 국가안보실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과 연쇄 회동을 갖고 한미일 경제 및 정치 리더들과 회의를 갖는다.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은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해 한미일 협력을 강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아는 민주주의와 안보에 대한 진정한 도전을 맞고 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는 점점 더 협력하고 있다. 미국이 신뢰하는 동맹국인 한국, 일본은 서로를 존중하며 더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나는 역사에서 비롯된 한국 국민의 불만을 존중하고 이해한다. 미국의 지원 속에 한국과 일본이 긍정적인 진전을 이뤄내길 희망한다.” ―한미 경제협력에 중점 분야는…. “해리스 후보는 21세기 인공지능(AI)과 우주에서 (중국에) 승리하겠다고 했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한국의 기술력과 혁신, 신뢰성이 핵심이다. 삼성과 현대차, SK, LG 없이는 청정에너지 경제로의 전환도, AI 혁신도 이룰 수 없다. 미국은 이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국이 파트너이자 동맹이어서 행운이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회와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에너지 전환 및 AI 개발을 위해 더욱 긴밀하게 협력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11월 대선 결과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해리스 후보가 우리 당(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것에 매우 흥분된다. 해리스 대선 캠프의 공동의장으로서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데…. “해리스 후보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선거에서 이기는 데 집중하는 게 우선이다. 선거 이후의 일은 그다음에 논의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은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 ‘감사합니다’라고만 말하겠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아프가니스탄 철군은 용기 있고 올바른 결정이었다.”(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총체적 무능으로 미군 13명이 숨지고 수십억 달러의 군사 장비가 아프간에 남겨졌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아프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이 사망한 지 꼭 3년째인 26일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간 철군 결정,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 등 외교안보 정책을 두고 거세게 충돌했다. 두 후보는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첫 TV토론을 앞두고 ‘마이크 음소거’ 등 세부 규정을 두고도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향후 토론 의제 및 진행 방식을 결정할 때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 트럼프 “무능, 굴욕”… 해리스 “철수 불가피” 트럼프 후보는 26일 오전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했다. 3년 전 테러로 척수 부상을 입고 휠체어 신세가 된 켈시 레인하트 전 미 해병대 상병 등이 동석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8월 15일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단행했다. 이후 현재까지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간을 통치하고 있다. 당시 미군 철수로 아프간 내 친(親)미 성향 주민들이 대거 카불을 탈출하려 하자 미국, 탈레반과 모두 적대 관계인 또 다른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거세게 반발했다. IS의 산하 단체 ‘호라산K(IS-K)’는 같은 달 26일 카불 국제공항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자행했다. 이로 인해 미군 13명을 포함해 약 180명이 숨졌다. 트럼프 후보는 이를 두고 “아프간에서의 굴욕은 전 세계에서 미국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이 참사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다”며 “이 참사에 책임이 있는 사람을 모두 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부통령인 해리스 후보 또한 아프간 철군 결정과 그 후폭풍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취지다. 그는 같은 날 오후 대선 경합주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국가방위군협회(NGAUS)’ 총회에 참석했다. 이곳에서 “군의 무인기(드론), 로봇공학, 인공지능(AI) 사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겠다”며 우주방위군 창설 등을 공약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도 대폭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나토 회원국이 국내총생산(GDP)의 2%에 훨씬 못 미치는 돈을 방위비로 내는 바람에 미국의 부담만 늘었다며 “세기의 도둑질(the steal of the century)”이라고 비판했다. 재집권하면 나토 회원국에 GDP 대비 3%를 방위비로 지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한 그는 “미국의 동맹은 공정한 분담(fair share)을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그가 재집권하면 한국, 일본, 대만 등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들도 거센 방위비 증액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해리스 후보는 아프간 철군을 두고 2001년부터 시작된 미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을 끝내기 위한 “용기 있고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맞섰다. 이후 3년간 전투 지역에 미군을 파견하지 않고도 IS 지도자 등 테러범을 제거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 ‘마이크 음소거’ 신경전 두 후보는 다음 달 TV토론 시 ‘마이크 음소거’ 규정을 놓고도 대립했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후보 측은 올 6월 27일 CNN 주관 토론, 다음 달 10일 ABC 주관 토론을 합의하며 “한 후보가 발언할 때 나머지 후보의 마이크를 끈다”는 규칙에 합의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6월 27일 토론에서 대패했고 이후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후 후보직을 승계한 해리스 후보 측은 ‘음소거 규정’을 변경하자고 주장한다. 해리스 후보의 대선 캠프는 26일 성명을 내고 “두 후보의 마이크를 전체 방송 내내 생중계해야 한다. 트럼프 측은 그가 90분의 토론 시간 중 대통령답게 행동할 수 없다고 생각해 ‘음소거’를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제이슨 밀러 수석 고문은 “(토론 규정을 둘러싼) 게임을 그만둬라. 우리는 CNN 토론 때와 똑같은 조건으로 ABC 토론을 수용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바꾼 것과 상관없이 기존 합의 사항을 지키라는 것이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포퓰리즘 우려 높은 美 주택난 해법《25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약 30분 떨어진 버지니아주 타이슨스코너. 대형 쇼핑몰과 호텔이 밀집한 이곳의 한 22층 건물 앞에 ‘접근 금지’라는 붉은색 글씨가 적힌 팻말이 보였다. 한때 일대에서 가장 큰 호텔이었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후 적자가 쌓이면서 문을 닫았다. 약 4년간 버려져 있던 이 호텔은 최근 리모델링 계획이 확정됐다. 지역 정부의 지원을 받아 544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저소득층 아파트로 개조하는 사업이다. 이 호텔에서 약 500m 떨어진 자동차 매장 또한 최근 문을 닫았다. 이 매장 역시 저소득층을 위한 20층 아파트 건물 2동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11월 5일 미국 대선이 약 70일 남은 가운데 최근 주택 문제가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이후 주요 도시의 주택 임대료와 매매 가격이 치솟자 주거난에 취약한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서민용 주택 공급을 늘려 달라”는 목소리가 커졌다. 공영 NPR방송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미 전역에서 최대 700만 채의 주택이 부족하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또한 모두 경제 공약으로 “저소득층용 다(多)가구 주택 확대” 등을 내놓았다. 다만 섣불리 저소득층 주택 공급을 늘렸다가 이에 부정적인 중산층 유권자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타이슨스코너에서 만난 주민 빌 버드 씨 또한 “저가 주택이 늘어나면 교통 체증이 심해지고 인근 지역의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며 “이사를 고민 중”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두 대선 후보의 저가주택 공급 확대 공약이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정책 경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리스 “세제 혜택” vs 트럼프 “규제 폐지” 해리스 후보는 22일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모든 사람이 경쟁하고 성공할 기회가 있는 ‘기회 경제(Opportunity Economy)’를 창출하겠다. 이를 위해 주택 부족을 종식시키겠다”고 외쳤다. 그는 자신의 경제 슬로건으로 ‘새로운 미래 구축(New Way Forward)’을 내걸고 그 핵심으로 주택 위기 해결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집권 시 300만 가구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내놓은 200만 가구 신규 주택 건설 목표치를 1.5배로 늘린다는 것이다. 특히,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2만5000달러(약 3300만 원)의 세액 공제 혜택을 주고, 이들에게 주택을 분양하는 건설업체에도 세금을 감면해 주기로 했다. 건설업계의 세금 부담을 줄여 저렴한 주택을 더 많이 짓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또 주택 건설에 관한 규제 대부분이 연방정부가 아닌 지방정부 소관인 만큼 50개 주 정부의 규제 완화를 유도하기 위해 400억 달러(약 53조 원)의 연방 기금도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 후보 역시 공화당 ‘정강 정책’을 통해 생애 첫 주택 구입자 지원과 함께 규제 완화 등을 공약했다. 그는 수차례 “주택 비용을 높이는 불필요한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채택된 공화당의 정강 정책은 신규 주택 건설을 허용하기 위해 연방 토지의 일부 구역을 개방하고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게 세금 인센티브와 지원을 제공하는 게 골자다. ● 경합주 표심 좌우 두 대선 후보가 앞다퉈 주택 위기 해소 공약을 내놓는 것은 이 의제가 대선 승패를 좌우할 주요 경합주의 표심을 가를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 웹사이트 ‘렌트닷컴’ 조사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위스콘신주의 주택 판매 중간값은 한 해 전보다 8% 이상 올라 미 50개 주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펜실베이니아주 또한 6% 이상 올랐다. 이 외 네바다, 미시간, 조지아, 애리조나주의 상승세도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2% 올랐지만 주택 비용은 0.4% 올랐다. 전반적인 물가 오름세가 둔화됐는데도 주택 비용만 ‘나 홀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신규 주택 건설은 상당히 줄었다. 이 와중에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건설비와 용역비가 급증하면서 건설업계 또한 신규 주택 건설을 꺼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의 고금리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또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기존 주택을 팔고 새집으로 이사하려는 수요도 크게 줄었다. 역시 공급 부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2019년 8월 이후 현재까지 미 전역의 주택 재고가 27% 감소했다.● 포퓰리즘 우려 두 대선 후보가 주택 위기 해소를 외치고 있지만 그 해결 방안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저소득층에 대한 선심성 지원이 오히려 중산층 이상의 주택 수요까지 부추겨 주택 가격 상승세를 가속화시키고,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거품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마이클 렌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경제매체 ‘포천’에 두 후보 모두 “장기적인 공급 부족의 원인인 규제 의제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세부 사안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브라이언 캐플런 조지메이슨대 교수도 “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수요만 늘리는 정책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가 주택 위주의 공급 정책에 부정적인 중산층 유권자의 표심 또한 고려해야 한다. 이들은 인근에 저가 주택이 늘어나면 자신들의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 ‘내 뒷마당에는 혐오시설을 용납할 수 없다’는 이른바 ‘님비(NIMBY)’ 현상이다. 또한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는 현 집값 상승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고 있다. 해리스 후보 측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신규 주택 건설 확대를 위한 규제 개혁에 실패해 주택 공급난이 가중됐다”고 주장한다. 또 트럼프 후보가 공약한 대중국 고율관세 부과 공약이 미국의 수입물가 상승을 야기해 전반적인 고물가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로 인해 건설비 또한 상승하면 주택 위기가 더 악화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불법 이민자 증가 등이 주택 위기를 가중시켰다”고 맞선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미국은 물론이고 많은 서방 국가에서 주택 위기가 불법 이민자에 대한 분노로 이어져 극우 포퓰리즘 세력을 키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아프가니스탄 철군은 용기 있고 올바른 결정이었다.”(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총체적 무능으로 미군 13명이 숨지고 수십억 달러의 군사 장비가 아프간에 남겨졌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로 13명의 미군이 사망한 지 꼭 3년째인 26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 등 외교안보 정책을 두고 거세게 충돌했다.두 후보는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첫 TV토론을 앞두고 ‘마이크 음소거’ 등 세부 규정을 두고도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향후 토론 의제 및 진행 방식을 결정할 때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무능, 굴욕”…해리스 “철수 불가피”트럼프 후보는 26일 오전 수도 워싱턴 인근의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했다. 3년 전 테러로 척수 부상을 입고 휠체어 신세가 된 켈시 레인하트 전 미 해병대 상병 등이 동석했다.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8월 15일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단행했다. 이후 현재까지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간을 통치하고 있다. 당시 미군 철수로 아프간 내 친(親)미 성향 주민들이 대거 카불을 탈출하려 하자 미국, 탈레반과 모두 적대 관계인 또 다른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거세게 반발했다. IS의 산하 단체 ‘호라산K(IS-K)’는 같은 달 26일 카불 국제공항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자행했다. 이로 인해 미군 13명을 포함해 약 180명이 숨졌다.트럼프 후보는 이를 두고 “아프간에서의 굴욕은 전 세계에서 미국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이 참사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다”며 “이 참사에 책임이 있는 사람을 모두 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부통령인 해리스 후보 또한 아프간 철군 결정과 그 후폭풍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취지다.그는 같은 날 오후 대선 경합주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국가방위군협회(NGAUS)’ 총회에 참석했다. 이곳에서 “군의 무인기(드론), 로봇공학, 인공지능(AI) 사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겠다”며 우주방위군 창설 등을 공약했다.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도 대폭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나토 회원국이 국내총생산(GDP)의 2%에 훨씬 못 미치는 돈을 방위비로 내는 바람에 미국의 부담만 늘었다며 “세기의 도둑질(the steal of the century)”이라고 비판했다.또한 그는 “미국의 동맹은 공정한 분담(fair share)을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그가 재집권하면 한국, 일본, 대만 등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들도 거센 방위비 증액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반면 해리스 후보는 아프간 철군을 두고 2001년부터 시작된 미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을 끝내기 위한 “용기 있고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맞섰다. 이후 3년간 전투지역에 미군을 파견하지 않고도 IS 지도자 등 테러범을 제거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음소거’ 신경전두 후보는 다음 달 TV토론 시 ‘마이크 음소거’ 규정을 놓고도 대립했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후보 측은 올 6월 27일 CNN 주관 토론, 다음 달 10일 ABC 주관 토론을 합의하며 “한 후보가 발언할 때 나머지 후보의 마이크를 끈다”는 규정에 합의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6월 27일 토론에서 대패했고 이후 후보직을 사퇴했다.이후 후보직을 승계한 해리스 후보 측은 ‘음소거 규정’을 변경하자고 주장한다. 해리스 후보의 대선 캠프는 26일 성명을 내고 “두 후보의 마이크를 전체 방송 내내 생중계해야 한다. 트럼프 측은 그가 90분의 토론 시간 중 대통령답게 행동할 수 없다고 생각해 ‘음소거’를 선호한다”고 주장했다.트럼프 대선 캠프의 제이슨 밀러 수석 고문은 “(토론 규정을 둘러싼) 게임을 그만둬라. 우리는 CNN 토론 때와 똑같은 조건으로 ABC 토론을 수용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바꾼 것은 민주당 사정이고, 기존 합의 사항을 지키라는 것이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모두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마치면서 두 후보의 외교정책 기조과 집권 시 기용할 주요 참모 등에 관심이 쏠린다. 두 후보는 모두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언급하며 한반도 중시 기조를 보였다. 다만 대북 정책의 구체적인 면에서 완전히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김 위원장을 ‘폭군’ ‘독재자’로 규정한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주의 대 독재’ 경쟁 구도 속에서 동맹 강화를 통해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할 뜻을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정상 간 담판을 통해 미국의 국익을 확보하는 ‘미국 우선주의’를 분명히 했다. 11월 5일 대선 결과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동맹” vs 트럼프 “제재” 해리스 후보는 당선 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와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한미일 협력을 통한 대북 억지력 강화’를 혼합한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그의 집권 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유력한 필 고든 부통령 안보보좌관 등 현재 그의 외교참모 대부분이 오바마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를 같이 거친 인물들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고든 보좌관은 특히 2020년 저서 ‘장기전에서 패하다’에서 “제재, 군사 개입보다 강력한 동맹, 외교적 개입, 군축 등을 통해 문제를 관리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북한의 거듭된 도발은 제재 위주의 정책이 핵 및 미사일 확산을 막는 데 실패했음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달 18일 공화당 전당대회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서 “김정은도 나를 그리워할 것”이라며 북-미 정상외교를 재개할 뜻을 밝혔다. 그가 제재 완화 및 경제 지원을 대가로 북핵 동결,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대만 방어에 대한 인식도 ‘극과 극’이다. 해리스 후보는 “대만의 자위권을 지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부자 나라’ 대만이 미국에 돈을 내야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식도 다르다. 해리스 후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과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한 러시아 견제가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본다. 트럼프 후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현재 점령 중인 영토 일부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평화 협정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이고 대신 그 돈을 불법이민 증가 차단에 써야 한다고 본다.● 새 정부 주요직 하마평도 치열 두 후보의 집권 시 중용될 주요 참모에 대한 관심도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 집권 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고든 보좌관,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 등이 거론된다. 국무장관 후보로는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머피 의원,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백악관 비서실장에는 미니언 무어 민주당 전당대회 조직위원회 의장, 마티 월시 전 노동장관,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 등이 오르내린다.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은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하면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등이 국무장관직을 두고 경쟁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1기에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 또한 국무장관으로 거론된다. 대중 강경파 톰 코튼 상원의원은 국방장관직을 원하지만 국무장관 후보에도 올랐다고 전했다. 백악관 비서실장직에는 수지 와일스 트럼프 대선 캠프 공동 책임자,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등이 경합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후보 본인은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유명 경영자 또한 내각에 등용할 가능성을 밝힌 바 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7일부터 29일까지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을 열 예정이라고 중국 외교부가 24일 밝혔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두 달 앞둔 시점에서 양국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설리번 보좌관과 왕 부장은 지난 1월 태국 방콕 회동 이후 약 7개월 만에 만난다.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직접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백악관 측은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과 북러 협력 및 대만 해협, 남중국해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 등 해결하기 위한 경제 해법 찾기에 몰두하는 가운데 대외 문제에 대해서는 적절한 관리 모드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설리번 보좌관은 방중에 대해 “중미 간 고위급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것은 현재의 복잡한 중미 관계에서 오해를 피하는 데 중요하다”고 전했다. 최근 스파이·홍콩 인권 등의 문제로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가는 영국과도 관계 개선에 나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키어 스타머 신임 영국 총리와 취임 약 50일 만인 23일 첫 전화 통화를 했다. 시 주석은 스타머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면서 “중국을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바라보길 희망하며, 안정적인 양국 관계는 양국은 물론 세계에도 이익이 된다”고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김정은 같은 폭군과 독재자의 비위를 맞추지(cozy up) 않겠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동맹 강화를 통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9일부터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약 35분간 후보 수락 연설을 하면서 집권 시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해리스 후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밀착했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 “독재자들은 아첨과 호의로 트럼프를 다루기 쉽다는 점을 안다. 트럼프 또한 독재자가 되고 싶어 한다”고 맹공했다. 그는 “미군 통수권자로서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력을 보유하도록 할 것”이라며 “해외에서 미국의 안보와 가치를 확고하게 지키겠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감축을 거론해온 트럼프 후보와 달리 해외 주둔 미군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 해리스 후보는 또 ‘중산층’을 위한 감세 등을 공약하며 “미래를 위한 새로운 길(New way forward)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해리스 후보는 자메이카계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 2세다. 2021년 미 최초의 여성 부통령, 비(非)백인 부통령에 올랐고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새 역사를 쓴다. 11월 5일 치러질 이번 미 대선은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의 치열한 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시카고=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강경한 대북 정책을 예고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폭군’이자 ‘독재자’”로 규정하며 “비위를 맞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집권 당시 김 위원장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갖고 밀착했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북한 비핵화, 인권 중시 등 대북 정책의 ‘원칙론’에 관해서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 벤 카딘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도 같은 날 외신기자 대상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꼭 달성해야 하는 목표”라며 “한반도에 핵무기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비핵화 목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동시에 공화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해리스 후보는 또 트럼프 후보의 막말과 편 가르기 성향을 거론하며 “미국을 통합하고 경청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며 상식적인 미국인을 위해 싸우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외쳤다.● ‘대북 원칙론’과 동맹 강조 해리스 후보는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트럼프 후보와 대북 정책을 포함한 외교안보 분야에서 선명한 차별화에 나섰다. 동맹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기조를 계승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김정은과 같은 폭군과 독재자들은 트럼프를 응원하고 있다”며 “그들은 트럼프가 아첨과 호의로 다루기 쉽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의 안보와 이상을 지키는 데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후보는 2022년 9월 방한 당시 비무장지대(DMZ)를 직접 찾아 북한의 인권 탄압 등을 비판했다. 2019년 8월 미국외교협회(CFR)가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주자들을 대상으로 집권 시 대북 정책을 질의했을 때는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주고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런 그가 11월 5일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한반도 정세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리스 후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공격당한 우크라이나 지원 방침도 분명히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과 강하게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 전쟁에 대해선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을 지지한다”면서도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미중 경쟁에 대해서는 “미국이 우주와 인공지능(AI)의 미래로 세계를 이끌고 21세기 경쟁에서 중국이 아닌 미국이 승리해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 대신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중국에 고율 관세 등을 부과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분열의 트럼프’ 비판, ‘통합’ 강조 해리스 후보는 이날 약 35분간의 연설에서 총 15차례 트럼프 후보의 이름을 거론했다. 특히 자신과 트럼프 후보의 대결을 ‘검사, 중산층, 미래’ 대 ‘중범죄자, 부유층, 과거’의 대결로 규정했다. 그는 트럼프 후보의 집권 당시 보수 우위 구도가 된 연방대법원이 2022년 6월 낙태권을 폐기한 것을 거론하며 “단순히 말해 그들은 미쳤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모든 사람이 경쟁하고 성공할 기회를 갖는 ‘기회의 경제(opportunity economy)’를 창출하겠다”며 중산층에 대한 감세, 일자리 창출, 물가 안정, 복지 강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는 지난달 공화당 전당대회보다 여러 면에서 ‘통합’을 강조했다고 정치매체 더힐 등이 진단했다. 우선 조 바이든,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등 민주당이 배출한 3명의 전현직 대통령이 참석했다. 반면 공화당 전당대회 때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딕 체니 전 부통령,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상원의원 등 당 원로가 아무도 오지 않았다. 시카고=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지금은 미식축구 경기의 마지막 4쿼터입니다. 우리(민주당)는 필드골 하나로 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격권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또 카멀라 해리스는 강합니다.” 21일(현지 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 날. 부통령 후보직 수락 연설을 위해 무대에 오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11월 대선을 미식축구에 비유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우리 공격이 시작됐다. 남은 76일 동안 하루에 1야드(약 91.44cm)씩 전진하자”고 외쳤다. 록 가수 존 멜런캠프의 ‘소도시(Small Town)’를 배경으로 등장한 월즈 주지사는 사회 교사 겸 미식축구 코치로 재직했던 미네소타주 맨케이토웨스트고교 출신 제자들의 소개 뒤 무대에 올랐다. 무명의 정치인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선출된 월즈 주지사는 교사, 미식축구 코치, 주 방위군 등을 지낸 자신의 경험을 강조하며 “중산층의 자유를 위해 싸울 이는 트럼프가 아닌 해리스”라고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절대적으로 괴상하고 잘못됐으며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 이웃 챙기는 진짜 중산층 강조 6·25전쟁 참전 용사를 부친으로 둔 월즈 주지사는 인구 약 400명에 불과한 중부 네브래스카주의 작은 마을 뷰트에서 성장했다. 그는 시종일관 자신을 ‘중산층’, ‘평범한 사람’으로 소개했다. 월즈 주지사는 “고등학교를 같이 졸업한 24명 중 예일대에 진학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하지만 서로를 보듬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미국 중서부의 쇠락한 공업지대 ‘러스트벨트’ 출신이지만 예일대 로스쿨 졸업 뒤 실리콘밸리에서 큰 부를 쌓은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를 비꼬며 자신이 진짜 중산층이라고 강조한 것. 부친이 폐암으로 별세해 막대한 의료 부채를 남겼지만 사회보장 혜택과 제대군인원호법(GI Bill) 덕분에 학자금을 지원받아 대학을 졸업한 뒤 교사를 거쳐 정치인이 된 자신의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그는 “40대 무일푼의 공립 교사가 뿌리 깊은 공화당 우세 지역에 의원으로 출마한 것은 공동선을 위한 헌신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며 “공립학교 교사를 절대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말했다. 의회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농촌 경제 키우기와 재향군인 지원같이 다른 성격의 일을 동시에 하는 방법을 안다”며 “내가 지향하는 가치는 지키면서 타협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가족 이야기로 ‘자유’ 강조 난임 시술을 통해 어렵게 얻은 딸의 이름을 ‘희망(Hope)’으로 지은 일화, 신경발달 장애가 있는 아들 ‘거스’도 소개했다. 무대 앞줄에서 아버지의 연설을 지켜보던 거스는 부친이 자신을 언급할 때 벌떡 일어나 눈물을 흘리며 “이게 우리 아빠야”라고 외쳤다. 월즈 주지사는 “우리가 어떻게 가정을 이루게 됐는지 말하는 이유는 그게 이번 선거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말하는 자유는 여러분이 더 나은 삶을 이뤄 나갈 자유”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군인 출신의 사냥꾼으로 대부분의 공화당 의원들보다 총을 잘 쏘지만 가장 중요한 책임은 우리 자녀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라고도 했다. 공화당의 공약인 총기 규제 반대가 평범한 사람의 자유를 박탈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 이어 “해리스는 세금을 줄이고 처방약 가격을 낮추고 주택을 더 저렴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1996년 재선에 성공할 당시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열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만 생각하는 (도널드) 트럼프는 무대에 오르기 전 ‘나, 나, 나(me, me, me)’라고 입을 여는 테너 가수 같다”며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매일을 ‘당신, 당신, 당신(you, you, you)’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시카고=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1월 6일 우리 모두는 위대한 공화국의 관리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우리는 노력해야만 이 나라를 치유할 수 있다.” 한국계 최초의 미국 상원의원에 도전하고 있는 앤디 김 하원의원(41·뉴저지·사진)은 21일(현지 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찬조 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2021년 1월 6일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인증을 막기 위해 의회 건물에 난입한 ‘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주제로 연설했다. 김 의원은 의회 난입 사태가 터진 다음 날 의사당에 나와 묵묵히 쓰레기를 수거하는 사진이 보도되면서 ‘전국적인 스타’가 됐다. 그는 “바닥은 도널드 트럼프가 일으킨 혼돈 때문에 깨진 유리와 쓰레기로 덮여 있었고, ‘어떻게 이렇게까지 나빠졌을까’란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을 했다. 바로 쓰레기 봉지를 들고 청소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아이들이 망가진 미국에서 자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믿기를 거부한다”며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에 대한 갈망이 있다. 카멀라 해리스와 팀 월즈를 선택하자”고 말해 큰 환호를 받았다. 김 의원은 연설 뒤 동아일보 등 일부 언론을 만나 “(찬조 연설은) 초현실적인 경험이었고, 내 인생에서 경험해 본 적 없는 에너지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녀와 함께 한국과 아시아를 위해 합리적이고 포용적으로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안보 전문가인 김 의원은 미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를 거쳐 3선 연방 하원의원에 올랐다. 미국 정계에서 전당대회는 차세대 스타 정치인을 배출하는 무대로 꼽힌다. 무명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찬조연설을 통해 전국구 정치인으로 발돋움했고, 2008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시카고=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한미일 주요 경제인들이 참여하는 3국 경제대화가 다음달 4일 한국에서 열린다.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미국 대선과과 일본 총리 교체에도 3국 협력을 강화할 방안을 찾겠다는 취지다.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인 빌 헤거티 상원의원(테네시)과 민주당 대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크리스 쿤스(델러웨어) 상원의원 등 양당 핵심 의원들이 대표단을 이끌 예정이다.헤거티 의원은 2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서울에서 열리는 제2회 3국 경제대화에 참석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3국 경제·외교·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미일 3국 경제대화는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출범했다.미국 대표단을 이끄는 해거티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주일 미국대사를 지낸 외교통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민주당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으로 해리스 부통령 당선 시 내각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쿤스 의원이 참석한다. 또 은퇴를 선언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 이어 공화당 상원 지도부 후보로 거론되는 존 튠 상원의원(사우스다코타)도 대표단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이들이 방한 시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한국에선 후원을 맞은 현대자동차 그룹의 정의선과 한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류진 풍산 회장 등이 참석하며 미국에선 반도체, 에너지 기업 고위 임원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헤거티 의원은 “이 대화에는 한미일 민간 및 공공 부문 리더들이 함께 모일 것”이라며 “현대차 정 회장이 이 행사를 조직하는 데 리더십을 발휘해 줘 감사하다”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우리(민주당)는 한 골 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격권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또 카멀라 해리스는 강합니다.”21일(현지 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 날. 이날 부통령 후보직을 수락하는 연설을 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교사 겸 미식축구 코치 등을 지낸 이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미식축구 용어를 사용하며 11월 5일 대선까지 ‘총공격’에 나서자고 외쳤다.인구 약 400명에 불과한 중부 네브라스카주의 작은 마을 뷰트에서 나고 자란 그는 시종일관 자신을 ‘중산층’, ‘평범한 사람’으로 소개했다. 월즈 주지사는 “고교 졸업생 24명 중 예일대에 진학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서로를 보듬고 살피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실리콘밸리의 벤처업계에서 일하며 수백만 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와 달리 자신은 진짜 중산층임을 강조한 것.체외인공수정(IVF·시험관)으로 딸 호프와 아들 거스를 얻은 그는 “아이들은 내 세상의 전부”라며 남다른 부정(父情)을 과시했다. 공화당 내 보수파는 시험관 시술에 사용되는 냉동 배아 또한 인간으로 취급해야 한다며 IVF에 부정적이다. 이에 반대하는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위해 ‘가족 이야기’를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도시 풋볼코치’ 이력 강조월즈 후보는 이날 록 가수 존 멜런캠프의 ‘소도시(small town)’이 흐르는 가운데 등장했다. 역시 자신의 서민적인 면모를 강조하려는 선곡으로 풀이된다. 그가 미식축구 코치로 있었던 미네소타주 맨카토웨스트 고등학교 출신 제자들도 무대에 올라 그를 축하했다. 제자들은 그가 미네소타주 하원의원에 출마하며 정계에 입문했을 때도 적극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는 6·25 참전용사 출신 부친이 폐암으로 별세해 막대한 의료 부채를 남겼지만 사회보장 혜택, 제대군인원호법(GI Bill) 덕분에 학자금을 지원받아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가 된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어 “40대 무일푼의 공립 교사가 뿌리깊은 공화당 우세 지역에 하원의원으로 출마한 것은 공동 선(善)과 헌신에 대한 믿음”이라고 밝혔다.또한 그는 난임 시술을 통해 어렵게 얻은 딸의 이름을 ‘희망(hope)’로 지은 일화, 신경발달 장애(neurodivergent)를 앓고 있는 아들 ‘거스’도 소개했다. 무대 앞 줄에서 아버지의 연설을 지켜보던 거스는 부친이 자신을 언급할 때 벌떡 일어나 눈물을 흘리며 “이게 우리 아빠야”라고 외쳤다.그는 “공화당이 말하는 자유는 정부가 (임신 중절 시술을 하는) 의사들의 사무실을 습격하는 자유”라며 “우리가 말하는 자유는 여러분이 더 나은 삶을 이뤄나갈 자유”라고 일갈했다. 그간 보수의 핵심 가치로 꼽혔던 ‘자유’를 지속적으로 언급하며 “중산층의 자유를 위해 싸울 사람은 자신과 해리스”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 그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세금을 줄이고 처방약 가격을 낮추고 주택을 더 저렴하게 만들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 클린턴 “나보다 늙은 트럼프, 대통령직에 부적합”1996년 대선 당시 역시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한 후 재선에 성공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또한 이날 연설자로 등장했다. 그는 “자신만 생각하는 트럼프는 무대에 오르기 전 ‘나, 나, 나(me, me, me)’라고 입을 여는 테너 가수 같다”며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매일을 ‘당신, 당신, 당신(you, you, you)’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19일 78세 생일을 맞은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46년생 동갑내기로 올 6월 78세가 된 트럼프 후보의 ‘고령’도 문제삼았다. 그는 “내 유일한 자랑은 트럼프보다 젊다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46년 8월생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생일이 두 달 정도 늦다. 퇴임한 지 24년이 흘렀는데 자신과 동갑인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트럼프 후보의 2020년 대선 불복을 문제삼으며 “공정한 선거를 믿고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존중하는 지도자를 선택하자”고 외쳤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한국계 최초의 미국 상원의원에 도전하고 있는 앤디 김 하원의원(41·뉴저지)은 21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찬조 연설자로 나선데 대해 “초현실적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김 의원은 이날 연설을 마친 뒤 동아일보 등 일부 언론을 만나 “내 인생에서 경험해본 적 없는 에너지가 느껴졌다”며 “지금 이 순간 미국에 대해 내가 느끼는 감정을 공유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김 의원은 이날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인증을 막기 위해 미 의회 건물에 난입한 ‘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주제로 연설했다. 김 의원은 의회 폭동 다음 날 의사당에 나와 묵묵히 쓰레기를 수거하는 사진이 보도되면서 ‘전국적인 스타’가 됐다.김 의원은 인터뷰에서 ‘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연설 주제로 꼽은 데 대해 “내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이대로는 이 나라를 계속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며 “문제를 해결하고 단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김 의원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강력한 최고사령관이 될 것”이라며 “나는 그녀와 함께 한국과 아시아를 위해 합리적이고 전략적이며, 포용적이고 매력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동안보 전문가인 김 의원은 미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를 거쳐 3선 연방 하원의원에 올라 ‘아메리칸드림’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는 밥 메넨데스 뉴저지주 상원의원이 기소된 직후부터 상원 선거 출마를 준비왔다. 당내 경선에서 승리했고, 11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 첫 한국계 미국인 상원의원이 된다. 김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 날인 이날 찬조 연설자로 무대에 섰다. 2020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샘 박 조지아주 주하원의원이 ‘떠오르는 스타 정치인’로 뽑혀 한국계 정치인으로는 처음 무대에 섰지만 당시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녹화 연설에 그쳤다.전당대회는 차기 정치 스타를 배출하는 무대로 꼽힌다. 무명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찬조연설을 통해 전국구 정치인으로 발돋움하면서 2008년 대통령에 당선됐다.김 의원은 찬조연설에서 “바닥은 도널드 트럼프가 일으킨 혼돈 때문에 깨진 유리와 쓰레기로 덮였다. 난 ‘어떻게 이렇게까지 나빠졌을까‘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을 했다. 쓰레기 봉지를 들고 청소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난 우리 아이들이 망가진 미국에서 자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믿기를 거부한다”며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에 대한 갈망이 있다. 카멀라 해리스와 팀 월즈를 선택하자”고 말해 큰 환호를 받았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예스, 쉬 캔(Yes, she can·그녀는 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사진)은 20일(현지 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기조연설에서 “카멀라 해리스(부통령)는 미국을 위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08년 대선 당시 자신이 썼던 구호 ‘예스, 위 캔(Yes, we can·우리는 할 수 있다)’을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해리스 부통령을 위해 살짝 바꾸며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이제 횃불은 해리스에게 전달됐다. 미국을 위해 싸우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라며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당부했다. 남편 직전에 연단에 오른 미셸 여사는 ‘희망(hope)’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여, 희망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며 “미국의 운명은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를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Do something)”고 외쳤다.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출신인 오바마 전 대통령과 시카고가 고향인 미셸 여사의 등장에 민주당 대의원과 지지자들은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민주당 대의원들은 ‘호명(呼名) 투표’를 통해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추인했다. 시카고 인근의 경합주인 위스콘신주 밀워키 유세에 나선 해리스 부통령은 화상 생중계로 “여러분의 후보가 돼 영광”이라며 “우리가 새로운 길을 만들 것”이라고 화답했다. 시카고=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안녕, 시카고. 집에 돌아오니 좋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의 연설자로 등장했다. 하와이주에서 태어났지만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을 지낸 후 백악관 주인으로 직행했던 그가 오랜만에 ‘정치적 고향’ 시카고에 나타나자 약 2만 명의 민주당 대의원과 지지층이 열광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7년 1월 자신의 대국민 고별 연설도 시카고에서 했을 만큼 시카고를 특별하게 생각한다. 먼저 연설한 부인 미셸 여사는 남편을 “‘희망(hope)’을 알고 있는 사람, 평생을 민주주의 강화에 바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연단에 오른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셸 여사와 포옹했다. 약 5분간 기립박수와 환호가 이어진 후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셸 오바마 바로 뒤에 연설하는 나는 멍청한(stupid) 사람”이라며 웃었다. 또 “미국은 새로운 장을 열 준비가 돼 있다. 카멀라 해리스를 대통령으로 맞이하자”고 외쳤다. 이날 부부는 한목소리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아닌 해리스 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이겨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미국을 위한 싸움은 우리 몫”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나는 불타오르고 있다(fired up). 나는 준비됐다(ready to go)”며 연설을 시작했다. ‘불타오르고 있다. 준비됐다’는 ‘예스 위 캔(Yes we can·우리는 할 수 있다)’과 함께 2008년 대선 당시 자신이 썼던 구호다. 당시만 해도 인지도가 낮았던 초선 상원의원을 미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만든 구호를 사용해 해리스 부통령을 미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촉구한 셈이다. 그는 “이제 횃불은 전달됐다. 미국을 위해 싸우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라며 트럼프 후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78세 억만장자인 트럼프 후보가 음모론 등에 집착하고 있다며 “4년간의 ‘허풍과 혼란’(트럼프 집권기)이 필요하지 않다. 이미 트럼프의 영화를 봤고 ‘속편’(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은 더 나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외쳤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카멀라는 대통령이 될 준비를 마쳤다. (트럼프처럼) 자신에게 무릎 꿇기를 거부하는 이를 처벌하는 대신에 모든 미국인을 위해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가치를 지킬 때 세계는 좀 더 밝아지지만 그렇지 못하면 독재자들이 활개를 칠 것”이라며 “미국은 세계의 경찰이 될 필요는 없지만 자유를 수호하는 선한 힘이 돼야 한다”고 트럼프 후보의 고립주의를 비판했다. 자신의 부통령이었으며 지난달 21일 대선 후보직을 자진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치하했다. 그는 “역사는 바이든을 민주주의를 수호한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우리는 바이든을 사랑한다(We love Joe)”고 외쳤다. ● 명연설 제조기 미셸 “미국의 희망이 돌아오고 있다” 이날 연설에서 미셸 여사는 “미국이여, 희망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America, hope is making a comeback)”며 해리스 부통령을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Do something)”고 촉구했다. 또 “해리스는 대통령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 이상을 갖춘 사람이며 ‘아메리칸드림’을 실현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미셸 여사는 이날 해리스 부통령을 “마이 걸(my girl) 해리스”라고 부르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해리스 부통령이 샌프란시스코 검사장으로 재직하던 2004년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상원의원 선거를 지원하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셸 여사는 또 “우리가 마음속에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일어나야 할 때”라며 거듭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미셸 여사는 2016년 대선 때도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트럼프 후보를 비판하는 연설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그는 “그들이 저급하게 갈 때,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When they go low, we go high)”란 말로 큰 호평을 얻었다. 시카고=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