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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 작가도 제 나이 때에 절필 선언을 했어요. 저는 조금 더 쓰려고요. 3권을 더 쓰면 될 것 같습니다.” 17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문화복합시설 사우스뱅크센터에서 열린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자 낭독회에서 황석영 작가(81)는 이같이 말했다. 이날 지팡이를 짚고 나온 황 작가가 “오늘 아침에 화장실이 미끄러워 넘어져서 그런 것이지 저는 아직도 쌩쌩합니다”라고 말하자 객석에선 큰 웃음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황 작가는 2020년 출간한 소설 ‘철도원 삼대’(영문판 ‘마터 2-10’)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라 있다. 부커상은 노벨 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영어로 번역된 비영어 문학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는 철도원 삼대를 포함해 6개 작품이 선정됐다. 철도원 삼대는 철도원 가족을 둘러싼 이야기를 통해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근현대 역사를 조망하는 소설이다. 앞서 황 작가는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16일 영국으로 출국했다. 황 작가는 낭독회에서 소설의 한 부분을 발췌해 낭독한 뒤 집필 계기, 과정 등을 공개했다. 황 작가는 “1989년 방북했을 당시 서울 영등포 출신의 전직 철도기관사를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영등포 지역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황 작가는 “초등학교 때 목조건물이던 학교에서 화재가 났는데 화장실이 불에 타 온 동네에 냄새가 진동한 일화 등을 얘기하면서 서로 통했다”고 말했다. 이어 황 작가는 “한국 문학에서 근대 산업노동자의 삶과 투쟁을 다룬 적이 없으니 그 빠진 얘기를 다루고자 했고, 또 하나는 어린 시절을 보낸 영등포의 추억을 담은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제 출판으로 이어진 것은 30여 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도 했다. 황 작가는 “망명과 징역살이를 했고, 이후에는 검열이 있었다. 검열 해제 이후에도 일제강점기 사회주의 운동을 정면으로 다루는 게 힘들어 시간을 기다렸다”며 “팬데믹 기간 이 작품 집필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은 작가와 번역가가 나란히 후보에 오르고, 수상 시 5만 파운드(약 8500만 원)의 상금도 균등하게 나눠 받는다. 이날 낭독회에선 황 작가와 함께 번역가 소라 김 러셀, 영재 조세핀 배도 무대에 올랐다. 낭독회가 끝난 후 이어진 사인회에선 독자들이 황 작가의 사인을 받으려고 긴 줄을 섰다. 현장에 참석한 출판사 창비 관계자는 “책 판매, 사인을 받는 줄도 (황 작가가) 가장 길었다”고 전했다. 최종 수상작은 21일 런던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는 아프리카 대륙의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주변 환경은 전원생활과 다름없었지만 정작 도킨스의 취미는 방에 틀어박혀 책을 읽는 것이었다. 이 시기 자신을 동물학자로 이끈 계기가 있었는데 어린이책 ‘두리틀 박사의 모험’이었다.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두리틀 박사의 모험을 다룬 책으로, 매일 두리틀과 함께 상상의 세계에 빠졌다고 한다. 도킨스는 어린이책을 통해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는 습관, 진화를 이해할 수 있는 토대, 인습을 타파하려는 자세 등을 느꼈고, 결국 진화를 연구하는 길에 들어섰다고 고백한다. 이 책은 세계적인 과학자 26인이 어떤 호기심과 계기로 과학이라는 분야에 끌리게 됐는지 그들의 유년 시절에서 실마리를 찾아간다. 저자는 도서 저작권 대행사인 브록만사의 설립자이자 과학자와 사상가들의 모임인 ‘에지포럼’의 편집자 겸 발행인이다. 책에 등장하는 26인의 과학자는 기존의 통설을 뒤집고, 창의적인 연구물을 내놓았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들을 과학의 세계로 이끈 원동력은 제각각 다르다. 우선 훌륭한 스승이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경우다. 복잡계 이론의 석학이자 코넬대 석좌교수인 스티븐 스트로개츠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난 과학 선생님이 그를 수학의 세계로 이끌었다. 작은 진자(振子)의 궤적을 측정하며 주기의 원리를 이해하는 실험에서 수학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것. 그는 “두려움과 경외심이 온몸을 휘감는 듯한 경험을 했다. 내 삶의 전환점이 됐다”고 말한다. 경제물리학자인 도인 파머 옥스퍼드대 교수는 어렸을 적 미국 뉴멕시코주의 한 시골 동네에서 이웃 주민으로 만난 20대 청년 물리학자가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틈만 나면 그와 오토바이를 분해하고, 상대성이론을 토론하며 청소년기를 보냈고, 결국 물리학과 경제학을 결합한 응용학문의 대가가 됐다. ‘다중 지능 이론’을 창시한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수는 여러 학문의 경계를 넘어서는 사회과학자가 된 계기로 유년 시절 닥치는 대로 책, 신문, 잡지, 백과사전 등을 읽은 경험을 꼽는다. 특히 전기를 많이 읽었고, 지금도 누구보다 많은 신문과 정기간행물을 읽고 있다고 한다. 풍족하지 않은 주변 환경이 과학자를 만들기도 한다. 신경과학자인 조지프 르두 뉴욕대 교수는 어렸을 때 도축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매주 토요일마다 도축 일을 했다. 과거에는 소의 머리에 총을 쏴서 도축을 했는데, 소 뇌에서 총알을 꺼내는 게 그의 주된 일이었다. 손가락을 소 뇌 속에 집어넣으며 공포, 생명, 사후세계 등에 관심이 생겼고, 지금은 뇌 연구 분야의 석학이 됐다. 심리학자인 고 주디스 리치 해리스는 유전질환으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자신의 신체적 제약이 오히려 글과 연구에 집중할 수 있었다면서 “나를 나이게 한 것은 고독이었다”고 말한다. 세계적인 석학들이지만 유년 시절은 평범한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누구나 어렸을 적 갖고 있는 풍부한 호기심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는지 그 원동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책이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KBS가 ‘우파 중심 인사로 조직을 장악하라’는 취지의 대외비 문건을 작성했다고 보도한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와 1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KBS는 17일 “서울남부지법에 MBC 및 MBC 스트레이트 제작진을 상대로 ‘괴문서’와 관련된 방송의 허위 내용에 대해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KBS는 “(해당 방송으로)KBS의 공공성과 신뢰성이 심각하게 침해됐다”면서 “(MBC가 보도한)괴문서는 출처를 알 수 없고, KBS 경영진이나 간부들에게 보고되거나 공유된 사실 역시 전혀 없으며, 괴문서 내용도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KBS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민원을 접수했다. 이에 대해 MBC는 “KBS 내부 고발인으로부터 정당하게 입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보도에 대한 고발은 권력에 장악된 KBS의 현재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MBC는 국민이 주인인 진정한 의미의 공영방송으로서 이번 소송에 당당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올 3월 31일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KBS의 변화 시나리오가 담긴 대외비 문건을 입수했다. 우파 중심 인사로 조직을 장악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등의 내용을 방송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대통령실이 4·10총선 등을 염두에 두고 올스톱했던 공공기관장 인사를 위해 동시다발적인 검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 전체 327곳 중 이미 기관장 임기가 끝났거나 상반기(1∼6월) 중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곳이 90곳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권에서는 “총선 뒤 공공기관장 인사의 장(場)이 크게 열렸다”며 “총선 낙선·낙천자를 보은성 낙하산 인사로 임명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14일 “대통령실에서 공공기관장 인사를 위한 동시다발적 검증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낙선·낙천자 등을 염두에 두고 총선 전 일정 부분 중단됐던 공공기관 인사 관련 작업이 이제 본격적으로 재개된 것”이라고 전했다. 총선 이후 공공기관장 인사 작업이 진행되는 건 대통령실의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도 있다. 총선에서 참패한 여권이 공공기관장 인사를 지렛대로 낙선·낙천자들의 동요나 공개적인 반발을 줄이는 유인으로 활용하는 측면도 있다는 평가다. 동아일보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를 전수분석한 결과 기획재정부가 올 1월 지정한 공공기관 327곳 중 이미 기관장 임기가 끝난 곳은 78곳, 올 상반기 만료될 예정인 곳은 12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17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90곳 가운데 가장 높은 3억8033만 원의 연봉(지난해 기준)을 받아 여권 인사들이 ‘알짜배기 기관’이라며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발전공기업인 한국동서발전(사장 연봉 1억9067만 원)도 현 사장 임기가 4월 말로 만료돼 후임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에서는 벌써부터 총선에서 울산 동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권명호 의원이 거론된다. 올해 안에 임기가 만료되는 곳으로 범위를 넓히면 총 147곳의 공공기관장이 바뀔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 임기가 3년 남은 상황에서 공공기관장으로 부임하면 3년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어 물밑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장 인사 후에는 감사와 이사 등 후속 임원 인사도 남아 있어 낙선자들의 눈치 싸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 관계자는 “대통령실에 민원을 전달할 수 있는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에게 특히 공공기관장 인사 관련 부탁이 몰리고 있다”며 “대통령실 정무라인이 인사 민원을 받느라 분주하다는 이야기가 당에까지 흘러들어 오고 있다”고 전했다.투자公 사장 연봉 4억-주택금융公 3억… “낙선자 尹눈도장 경쟁” 공공기관장 상반기중 빈자리 90개여권 “험지에서 고생한 인사들… 공기관 수장 자리 챙겨주는건 관례尹저격 낙선 의원 안보내는게 기류”전문가 “보은성 인사, 부실경영 초래” “총선이 본격화된 지난해 12월부터 공공기관장 인사가 사실상 올스톱이었는데 총선 이후 본격 재개됐다.” 한 여권 관계자는 최근 대통령실이 공공기관장 인사를 위해 동시다발적인 검증을 진행하는 상황에 대해 14일 이같이 전했다. 기관장 임기가 이미 끝났거나 올해 6월까지 끝나는 공공기관이 90곳에 달하는 가운데 총선에서 낙선한 여권 인사들이 연봉이 4억 원에 육박하는 한국투자공사(3억8033만 원), 3억 원에 가까운 한국주택금융공사(2억8726만 원), 2억 원을 훌쩍 넘는 한국벤처투자(2억4927만 원) 등 기관장 임기가 만료되는 기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여권에선 “험지에서 고생한 낙선자에게 공공기관 수장 자리를 챙겨주는 것은 암묵적 관례”라며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이에 “집권 여당이 보장된 일자리 덕에 선거 패배에도 느긋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문성도, 업무 연관성도 없는 인사들이 검증 없이 보은성으로 낙하산으로 내려꽂히는 일이 반복되면서 공공기관들에서 효율성 하락 등 각종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집권 여당은 선거 떨어져도 빈손으로 안 가” 14일 동아일보가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를 전수분석한 결과 기획재정부가 지정한 2024년 공공기관 327곳 중 90곳의 기관장 임기가 이미 만료됐거나 상반기에 만료될 예정이다. 올해 말 임기 만료 기관까지 범위를 넓히면 총 147곳이다. 이미 기관장 임기가 끝나 장기 공석인 곳도 상당수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도 지난해 5월 31일 전임 원장이 사직한 후 11개월 넘게 후임이 결정되지 않았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지난해 8월 기관장이 사직한 후 9개월 넘게 기관장이 공석이다. 기관장 임기가 끝난 지 6개월 이상인 곳은 8곳, 3개월 이상인 곳은 26곳, 1개월 이상인 곳은 23곳으로 나타났다. 총선 참패 뒤에도 낙선·낙천자들의 대통령실을 향한 반발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도 “공공기관장행(行)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의원 113명 중 불출마를 포함해 공천을 받지 못했거나 낙선한 의원이 58명에 달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낙선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때문에 총선에서 떨어졌다고 생각하면서도 윤 대통령이 지난달 말 주재한 오찬에 참석했다”며 “공공기관장 인사가 남은 상황에서 어떻게든 윤 대통령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낙선한 의원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서 ‘낙선 의원 중에서도 대통령을 저격했던 의원은 기관장으로 보내지 않는다’는 기류”라고 전했다. 여당 내에선 이 같은 낙하산 또는 보은성 공공기관 인사가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친윤(친윤석열) 핵심 의원은 “우리는 집권 여당이니까 선거에서 떨어져도 그냥 빈손으로 집에 가지 않는다”고 했다. 공공기관장 인사 규모가 커진 데는 문재인 정부 막판 공공기관장 알박기 여파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공공기관장 인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건 문재인 정부 막판 이뤄졌던 알박기 인사 탓도 있다”며 “문재인 정부 임기 말 이뤄진 무리한 인사로 들어온 공공기관장들이 보장된 3년 임기를 채우고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낙선·낙천 인사들 연봉 2억∼3억 원 ‘알짜’ 기관에 눈독 정치권 인사들은 상대적으로 고액 연봉을 받거나 민간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현재 기관장 임기가 끝난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벤처투자 등 금융권 공기업 수장 자리도 낙선·낙천한 정치권 인사들이 노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인 KOTRA(연봉 2억2750만 원)는 이달 19일로 기관장 임기가 만료된다. 다음 달 임기가 끝나는 한전KPS 사장의 지난해 연봉은 2억3100만 원이다. 국방부 산하 한국국방연구원(KIDA)도 2월 7일 김윤태 원장이 퇴임한 이후 원장 자리가 3개월 넘게 공백인 상태다. 차기 원장 자리에는 국민의힘 후보로 충남 천안갑에 출마했다 낙선한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과 경기 용인병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고석 전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 등이 거론된다. 올 2월로 기관장 임기가 종료된 한국교통안전공단의 경우 경북 김천시가 소재지여서 김천 경선에서 낙마한 대통령실 관리비서관 출신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 얘기가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야 모두 정권을 잡으면 보은성 인사를 반복한다”며 “결국 공공기관 부실 경영으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운영에 대한 평가를 엄중하게 진행해 문제가 있을 경우 즉각적으로 인사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평소 일반에 공개하지 않던 관광지가 6월 한 달간 특별 개방되고, 숙박 및 교통요금 할인 행사가 대대적으로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14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6월 여행 가는 달’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올 3월에도 같은 이름의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할인 혜택 폭과 여행 프로그램이 대폭 늘어났다. 교통 할인의 경우 숙박·체험권 등 지역관광 연계 상품과 결합해 구매하면 고속철도(KTX) 요금을 주중에는 50%, 주말에는 30% 할인해준다. 또 서해금빛열차, 백두대간협곡열차 등 5개 관광열차의 운임을 50% 할인하고, 내일로패스 1만 원 할인, 내륙 항공노선 2만 원 할인, 시티투어버스 50% 할인도 진행된다. 반려동물 동반 여행 수요를 고려해 반려동물 항공운임 할인 혜택도 진행한다. 철도와 항공 할인권은 16일부터 예매할 수 있고, 정해진 수량만큼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반려동물 운임 할인권은 다음 달 1일부터 예매할 수 있다. 숙박할인권 25만 장도 배포된다. 경북, 강원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7만 원 이상 숙박상품에 대한 5만 원 할인권을 28일부터 30일까지 선착순으로 발급한다. 다음 달 3일부터는 비수도권 지역에서 2만 원 이상 숙박상품을 예약할 때 사용할 수 있는 2만∼3만 원 할인권도 지급한다. 평소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던 장소를 특별 개방하는 ‘숨은 관광지’도 운영된다.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체험, 남해 지족해협에서의 죽방렴 물고기잡이 체험, 아산 외암민속마을 문화유산 야행, 예천 석송령 등을 6월 한 달간 특별 개방한다. 이색 지역 여행상품도 준비됐다. 계촌 클래식 축제 투어, 공주 성지순례, 경주 황촌 체류여행 등 70여 개 지역에서 130여 개 여행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의 ‘웰촌’ 농촌여행상품 할인전(최대 50%)도 개최된다. 14개 소도시로 떠나는 당일 기차여행 ‘여기로’(여행 가는 달, 기차로 떠나는, 로컬 여행) 행사도 이어진다. 본인 부담 4만9000원으로 교통부터 식사, 관광지 입장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추첨을 통해 1000여 명이 참여할 수 있는 규모로 진행하며 다음 달 1일, 7일, 14일, 15일 등 4차례에 걸쳐 전용 열차가 출발한다. 6월 여행 가는 달 캠페인 모델인 배우 여진구 씨와 함께 떠나는 ‘여행친구 여진구’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강원 양구, 인제 지역에서 여 씨와 함께 미술관을 방문하고 자작나무 숲을 걷는 행사로, 14일부터 20일까지 신청자들 가운데 20명을 추첨해 선발한다. 할인 혜택과 행사 일정, 참여 방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korean.visitkorea.or.kr/travelmonth)에서 확인할 수 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평소 일반에 공개하지 않던 관광지가 6월 한달 간 특별 개방되고, 숙박 및 교통요금 할인행사가 대대적으로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14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6월 여행가는 달’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올 3월에도 같은 이름의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할인 혜택 폭과 여행 프로그램이 대폭 늘어났다. 교통할인의 경우 숙박·체험권 등 지역관광 연계 상품과 결합해 구매하면 고속철도(KTX) 요금을 주중에는 50%, 주말에는 30% 할인해준다. 또 서해금빛열차, 백두대간협곡열차 등 5개 관광열차의 운임을 50% 할인하고, 내일로패스 1만 원 할인, 내륙 항공노선 2만 원 할인, 시티투어버스 50% 할인도 진행된다. 반려동물 동반 여행 수요를 고려해 반려동물 항공운임 할인 혜택도 진행한다. 철도와 항공 할인권은 16일부터 예매할 수 있고, 정해진 수량만큼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반려동물 운임 할인권은 다음 달 1일부터 예매할 수 있다. 숙박할인권 25만 장도 배포된다. 경북, 강원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7만 원 이상 숙박상품에 대한 5만 원 할인권을 28일부터 30일까지 선착순으로 발급한다. 다음달 3일부터는 비수도권 지역에서 2만 원 이상 숙박상품을 예약할 때 사용할 수 있는 2만~3만 원 할인권도 지급한다.평소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던 장소를 특별 개방하는 ‘숨은 관광지’도 운영된다.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체험, 남해 지족해협에서의 죽방렴 물고기잡이 체험, 아산 외암민속마을 문화유산 야행, 예천 석송령 등을 6월 한 달간 특별 개방한다. 이색 지역 여행상품도 준비됐다. 계촌 클래식 축제 투어, 공주 성지순례, 경주 황촌 체류여행 등 70여 개 지역에서 130여 개 여행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의 ‘웰촌’ 농촌여행상품 할인전(최대 50%)도 개최된다. 14개 소도시로 떠나는 당일 기차여행 ‘여기로’(여행가는 달, 기차로 떠나는, 로컬 여행) 행사도 이어진다. 본인 부담 4만9000원으로 교통부터 식사, 관광지 입장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추첨을 통해 1000여 명이 참여할 수 있는 규모로 진행하며 다음 달 1일, 7일, 14일, 15일 등 4차례에 걸쳐 전용 열차가 출발한다.6월 여행가는 달 캠페인 모델인 배우 여진구 씨와 함께 떠나는 ‘여행친구 여진구’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강원 양구, 인제 지역에서 여 씨와 함께 미술관을 방문하고 자작나무 숲을 걷는 행사로, 14일부터 20일까지 신청자들 가운데 20명을 추첨해 선발한다. 할인 혜택과 행사 일정, 참여 방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korean.visitkorea.or.kr/travelmonth)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범죄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해 사적 제재 논란을 일으킨 ‘디지털 교도소’에 대해 접속 차단 조치를 의결했다. 방심위는 13일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고,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를 심의해 시정 요구(접속 차단)를 의결했다. 디지털 교도소는 복역 중인 범죄자를 비롯해 일반인 등 100여 명의 실명과 사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등 개인정보를 게시해 논란이 됐다. 최근에는 여자친구 살해 사건 피의자인 의대생 최모 씨(25)의 실명과 과거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방심위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위반해 성범죄자뿐 아니라 범죄 피의자, 일반인의 신상 정보도 공개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법 시스템을 벗어난 사적 제재를 목적으로 개설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범죄에 대한 유죄 판결이 내려지지 않거나, 수사 중인 사건과 관계된 개인의 신상 정보가 무분별하게 공개되면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게 방심위의 판단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확산 등으로 인한 국내 미디어 산업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콘텐츠 산업 제작의 중심축인 방송사에 대한 규제 개선과 적극적인 진흥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10일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속 가능한 민영방송 생태계를 위한 진흥책 모색’ 학술회의에서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은 “그동안 방송사 등 레거시 미디어의 지속적인 투자 등으로 K콘텐츠 산업이 발전해 왔지만 글로벌 미디어 업체의 시장 잠식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흐름을 그대로 방치하면 한국 소프트파워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콘텐츠 산업 자체가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2022년도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에 따르면 국내 유료방송 주문형 비디오(VOD) 매출은 2018년 9766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 추세가 이어지며 2022년에는 6905억 원까지 떨어졌다. 노 소장은 “방송사들은 광고 감소뿐 아니라 OTT 확산으로 인한 방송 프로그램 시장 잠식까지 맞이한 상황”이라며 “방송의 공익성 등을 감안해 OTT만큼은 아니더라도 재승인 제도의 과도한 부과 조건 최소화, 의무 편성 및 경직된 심의 완화 등 기존의 낡은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희경 미디어미래연구소 연구위원은 “드라마, 버라이어티, 교양 등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고 진입장벽이 높은 콘텐츠들은 방송사 시장에서 만들어지는 ‘시드(Seed) 콘텐츠’로, 디지털 플랫폼과 OTT 등으로 유통되는 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한 웹툰, 웹소설 등 분야는 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과학화, 전산화 지원으로 창작자들이 역량 발휘 기회와 적절한 보상을 받는 시스템이 마련됐다”며 “유튜브나 OTT의 시청 정보 등에 대한 개방 정책 등을 추진해 방송 콘텐츠 시장 역시 전산화, 체계화된 정보로 중장기적인 계획을 짤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항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방송정책과장은 “인공지능(AI) 및 각종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을 방송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개발(R&D) 예산 확대, 방송 제작 인력 육성 및 설비 예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미디어 시장의 변화를 반영한 제도 개선과 예산 확보를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경주=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범죄 혐의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웹사이트가 4년 만에 다시 문을 열어 온라인 사적 제재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사건과 관계없는 인물이 가해자로 둔갑하거나,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등이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는 이 웹사이트에 대해 다음 주 차단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온라인 사적 제재’ 운영자 바꿔 재개 10일 이 웹사이트에는 전날 부산에서 발생한 유튜버 살인 사건 피의자 홍모 씨(56)의 얼굴 사진과 유튜브 주소 등이 공개됐다. 웹사이트 운영진은 “아직 정확한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다. 아시는 분은 제보 부탁드린다”고 올리기도 했다. 해당 사이트에는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8일 구속된 의대생 최모 씨(25)의 실명과 그가 다닌 초·중·고등학교, 재학 중인 대학, 과거 게시글 등도 올라와 있다. 신상이 공개된 이들 중에는 수사기관의 신상 공개 결정에 따라 이미 이름이 알려진 인물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개인 신상이 특정된 이들이다. 올 초 음주운전으로 배달기사를 사망에 이르게 한 유명 DJ 등이 대표적이다. 웹사이트 측은 “앞으로 성범죄자, 살인자에 국한하지 않고 학교폭력, 전세 사기, 코인 사기, 리딩방 사기 등 각종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2020년 이 웹사이트 운영자는 개인정보를 유포해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웹사이트는 자진 폐쇄했지만 이번엔 다른 운영자가 운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현의 자유 넘어서” 지적 이를 놓고 온라인 사적 제재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해당 웹사이트에 올라온 익명 댓글에는 가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 정보까지 무분별하게 달리고 있다. 또, 일부 누리꾼이 공개된 신상 정보를 토대로 피해자 계정까지 찾아내 유포하면서 피해자 측이 악성 댓글에 시달리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의대생 최 씨의 신상이 알려지면서 고인이 된 피해 여성의 신상이 노출돼 유족들이 2차 피해를 겪어야 했다. 경찰도 2차 피해를 우려해 최 씨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엉뚱한 인물이 가해자로 지목된 경우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2020년 이 웹사이트에서는 사건과 무관한 제3자의 신상이 공개됐는데 당시 지목된 인물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확정 판결 이전에 신상 정보를 먼저 공개해 사회적으로 낙인을 찍는다는 문제도 있다. 한창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기본적으로 우리 사법 체계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크다는 방증”이라면서도 “경제적, 사회적 대가를 바라고 무분별하게 확산된 면이 있다.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온라인 사적 제재에 대해선 플랫폼 사업자도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걸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사적 제재 우려가 커지자 13일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고 해당 웹사이트 접속 차단 여부를 심의하기로 했다. 방심위가 접속 차단을 의결할 경우 의결 당일 바로 접속 차단 작업에 착수해 수일 내 사이트 접속이 차단된다. 한편 10일 부산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홍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재판 당일 (피해자가) 유튜브로 실시간 방송까지 한다고 해서 괘씸해 혼만 내 주려고 했다”며 “흉기로 한 번 찌른 건 인정하는데 그 이후 상황은 잘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1일 오후 2시 반 부산지법에서 열린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시간이 흐른 뒤에야 잔혹한 현실을 깨달았다. 해로운 가족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미 마음 깊은 곳에선 진실을 알고 있었지만 어머니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식구들과 다르게 대한다는 걸 느꼈을 때, 그리고 어머니의 얼굴에 드러나는 표정, 몸짓, 목소리 톤으로 알 수 있었다. 그렇게 45년이 흘렀다. “가족과 단절하겠다”는 선언을 한 뒤 이를 실천했다. 저자는 뒤늦게나마 “내 인생이 치유됐다”고 고백한다. “가족이 가장 큰 가해자야”라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대사처럼 가장 가까운 가족이 오히려 자신의 삶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은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가족의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견디며 살아오다 40대 중반이 돼 가족과 완전히 관계를 끊은 저자가 어떻게 가족과 결별할 수 있었는지 그 과정과 방법을 16단계로 소개한다. 우선 건강한 가족과 해로운 가족의 분류법을 제시한다. 건강한 가족은 상대에게 상처를 줬을 때 속상해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반성을 하며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반면 해로운 가족은 자신이 잘못해도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네가 더 착하거나 덜 보채는 아이였다면 나도 부모 노릇을 더 잘했을 것이다’ 식으로 책임을 돌리거나 언어적, 비언어적 수단으로 가족을 위협한다. 해로운 가족에서 자라난 이들에게선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에 오래도록 짓눌려 자기 긍정감이 낮고, 자신의 판단력을 신뢰하지 못하는 경향이 큰 공통적인 후유증을 발견할 수 있단다. 저자는 해로운 가족이 주는 영향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가족과 자신의 접촉을 분리하는 ‘경계선’ 설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직접 상대방에게 불편하다는 감정을 밝히거나 아예 침묵으로 대응하는 방법 등을 제시한다. 특히 저자의 경우에는 어머니, 아버지, 언니, 오빠 등의 호칭으로 부르지 않고, 상대방의 이름을 부르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방식이 효과적이었다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한다. 저자는 “완벽한 방법은 없다.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스스로 관계를 끊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가족과 경계선을 그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부정적 감정은 ‘죄책감’과 ‘수치심’이다. ‘나는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라는 근원적인 상처를 안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럴 때 “적극적으로 슬퍼하라”고 권유한다. 학대를 지속적으로 받아온 이들의 경우 슬픈 감정을 건강하게 푸는 법 대신 이를 잊거나 밀어내는 법에 익숙한 경우가 많다. 이에 “울고, 흐느끼고, 몸을 떨며 소리 지르고 아파하면서 지금까지 자신을 붙들고 있던 잘못된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등 건강하게 슬퍼하는 방법 9가지도 소개한다. 저자는 가족과 결별을 겪으면서 상처에 대한 치유, 삶에 대한 자부심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물론 나를 보듬어주는 가족이 없다는 상실감과 누적된 상처가 단번에 없어질 수 없지만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 오히려 자부심, 의욕, 흥미를 고취시킨다고 강조한다. 가족과 헤어지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지만 자신에게 해로운 주변 친구, 연인, 동료 등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방법이라고 느껴진다. “나 자신의 행복에 집중하라”는 저자의 지적처럼 가족을 비롯한 각종 사회의 틀에 맞추다 정작 우리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있던 것은 아닌지 반문하게 하는 책이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범죄 혐의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웹사이트가 4년 만에 다시 문을 열어 온라인 사적 제재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사건과 관계없는 인물이 가해자로 둔갑하거나,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등이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는 이 웹사이트에 대해 다음 주 차단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온라인 사적 제재’ 운영자 바꿔 재개10일 이 웹사이트에는 전날 부산에서 발생한 유튜버 살인 사건 피의자 홍모 씨(56)의 얼굴 사진과 유튜브 주소 등이 공개됐다. 웹사이트 운영진은 “아직 정확한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다. 아시는 분은 제보 부탁드린다”고 올리기도 했다. 해당 사이트에는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8일 구속된 의대생 최모 씨(25)의 실명과 초·중·고등학교, 재학 중인 대학, 과거 게시글 등도 올라와있다. 신상이 공개된 이들 중에는 수사기관의 신상 공개 결정에 따라 이미 이름이 알려진 인물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개인 신상이 특정된 이들이다. 올 초 음주운전으로 배달기사를 사망에 이르게 한 유명 DJ 등이 대표적이다. 웹사이트 측은 “앞으로 성범죄자, 살인자에 국한하지 않고 학교폭력, 전세사기, 코인 사기, 리딩방 사기 등 각종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앞서 2020년 이 웹사이트 운영자는 개인정보를 유포해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 웹사이트는 자진 폐쇄했지만 이번엔 다른 운영자가 운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 “표현의 자유 넘어서” 지적 이를 놓고 온라인 사적 제재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해당 웹사이트에 올라온 글에는 익명 댓글에는 가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 정보까지 무분별하게 달리고 있다. 또, 일부 누리꾼이 공개된 신상 정보를 토대로 피해자 계정까지 찾아내 유포하면서 피해자 측이 악성 댓글에 시달리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의대생 최 씨의 신상이 알려지면서 고인이 된 피해 여성의 신상이 노출돼 유족들이 2차 피해를 겪어야했다. 경찰도 2차 피해를 우려해 최 씨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엉뚱한 인물이 가해자로 지목된 경우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2020년 이 웹사이트에서는 사건과 무관한 제3자의 신상이 공개됐는데 당시 지목된 인물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확정 판결 이전에 신상 정보를 먼저 공개해 사회적으로 낙인을 찍는다는 문제도 있다.한창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기본적으로 우리 사법 체계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크다는 방증”이라면서도 “경제적, 사회적 대가를 바라고 무분별하게 확산된 면이 있다.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온라인 사적 제재에 대해선 플랫폼 사업자도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걸러니야 한다”고 말했다.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사적 제재 우려가 커지자 13일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고 디지털교도소 사이트 접속 차단 여부를 심의하기로 했다. 방심위가 접속 차단을 의결할 경우 의결 당일 바로 접속 차단 작업에 착수해 수일 내 사이트 접속이 차단된다.한편 10일 부산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홍 씨는 경찰조사에서 “재판 당일 (피해자가) 유튜브로 실시간 방송까지 한다고 해서 괘씸해 혼만 내 주려고 했다”며 “흉기로 한 번 찌른 건 인정하는데 그 이후 상황은 잘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1일 오후 2시반 부산지법에서 열린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어린이날을 맞아 가수 아이유(사진)와 배우 김고은 박보영 등이 어린이 돕기 기부에 나섰다. 아이유의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는 6일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아이유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1억 원을 후원한 확인서를 공개했다. 소속사는 “모든 어린이들이 사랑받으며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기를. 올봄에도 응원을 보낸다”고 밝혔다. 올해 첫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파묘’에서 열연한 배우 김고은은 어린이 의료 개선을 위해 어린이병원에 5000만 원을 기부했다. 배우 박보영은 국제 개발 협력 비정부기구(NGO) 지파운데이션에 국내 취약계층 아동·청소년을 위한 기금으로 5000만 원을 내놓았다. 배우 한지민은 유엔 국제구호단체 JTS에, 배우 고민시는 서울아산병원에 각각 5000만 원을 기부했다. 이 밖에 배우 안효섭이 유니세프에 5000만 원을, 방송인 박나래가 서울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 1000만 원을, 가수 임영웅이 선한스타 4월 가왕에 뽑히며 받은 상금 200만 원을 한국소아암재단에 각각 기부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대통령실이 3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언론사 무더기 징계와 ‘입틀막’(입을 틀어막는 행위) 논란이 불거진 과잉 경호 논란과 관련해 “신중하라는 취지의 (대통령) 지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철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무더기 징계든, 또 과잉적인 추가 조치든 이게 결국은 대통령이 좋지 않은 (모습으로) 국민들께 보이는 현상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윤 대통령과의 회담 뒤 ‘대통령이 방송 무더기 징계는 모르는 것 같더라’라고 발언한 데 대해 “사안 사안마다 대통령께서 다 아실 수가 없더라. 우리가 그런 기능을 하는 수석실이 없다”고 말했다. 과잉 경호 논란에는 “경호처나 어디서 고발하는 것들은 대통령께서 전혀 그런 것에 화를 내셔서 진행되는 게 아니다”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정서가 있는데 직접적 위해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너무 (경호) 업무만 가지고 보지 말라’ 그런 말씀을 하시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취임 2주년(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운영 구상에 대해 밝힌다. 홍 수석은 “9일을 가장 적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심 청취 강화를 위해 민정수석비서관실 제도를 부활하는 윤 대통령은 신임 민정수석에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63·사법연수원 18기)을 내정하고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될 민정비서관에는 이영상 대통령법률비서관(51·사법연수원 29기)이 자리를 옮기는 방안도 일각에서 거론된다. 공석인 시민사회수석비서관에는 전광삼 전 시민소통비서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청사에는 수석 신설·개편을 앞두고 내부 리모델링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한편 국경없는기자회(RSF)는 3일 공개한 ‘2024 세계 언론 자유 지수’ 보고서에서 한국의 언론 자유 지수를 62위로 매겼다. 지난해 47위에서 15계단 하락한 수치다. RSF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언론 환경에 대해 “정치적 양극화로 인해 ‘우리 편이 아니다’라고 판단되는 언론매체가 비난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부모가 된다는 것이 당연한 일처럼 여겨진 적도 있다. 성인이 돼 결혼을 하고, 임신과 출산을 통해 자연스럽게 부모가 된다는 신념 말이다. 하지만 비혼주의자와 딩크족(맞벌이 무자녀 가정)이 늘면서 결혼과 출산은 특별한 일이 돼 버렸다. 인간의 본능이 달라진 걸까. 이 책은 모성본능 등 기존의 잘못된 관념이 양육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부모가 되는 것은 뇌신경 및 호르몬의 변화에 따른 결과라며 과학의 관점에서 부모와 육아란 무엇인지 분석한다. 저자는 2014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 취재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의 언론인으로, 현재 건강,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육아가 본능이라기보다는 뇌에 관련된 신경 연결, 즉 돌봄회로가 새롭게 만들어지며 점점 능숙해져 가는 적응의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돌봄회로는 아이라는 강력한 자극에 적절한 방식으로 충분히 노출될 때 발달한다. 그렇기에 엄마에게만 돌봄회로가 생성되는 것은 아니다. 조부모나 삼촌, 이모, 형제, 이웃 그리고 입양 부모나 동성 부모도 훌륭한 양육자가 될 수 있다. 물론 돌봄회로 형성이 쉬운 과정만은 아니다. 양육의 대표적인 어려움으로 산후우울증이 꼽히는데, 흥미롭게도 육아 참여도가 높은 아빠일수록 산후우울증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육아의 과정이 고립적이고,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사회적으로 과소평가되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저자는 감당하기 어려운 짐을 한 사람에게만 지울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나누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양육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다고 조언한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일시적으로 큰 비용을 치를 수 있다. 실제로 기억 기능이나 주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다만 비용 대비 수익도 만만치 않다. 사회적 처리 회로, 즉 타인의 감정적인 신호를 읽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반응하는 능력이 부모가 되면서 강화될 수 있다. 이 같은 육아의 긍정적 효과는 가정뿐 아니라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출산율 저하로 부모가 줄어드는 한국 사회에 부모 됨의 가치와 의미, 역할을 알려주는 이 책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대통령실이 3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언론사 무더기 징계와 ‘입틀막’(입을 틀어막는 행위) 논란이 불거진 과잉 경호 논란과 관련해 “신중하라는 취지의 (대통령) 지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철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무더기 징계든, 또 과잉적인 추가 조치든 이게 결국은 대통령이 좋지 않은 (모습으로) 국민들께 보이는 현상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윤 대통령과 회담 뒤 ‘대통령이 방송 무더기 징계는 모르는 것 같더라’고 발언한 데 대해 “사안 사안마다 대통령께서 다 아실 수가 없더라. 우리가 그런 기능을 하는 수석실이 없다”고 말했다. 과잉경호 논란에는 “경호처나 어디서 고발하는 것들은 대통령께서 전혀 그런 것에 화를 내셔서 진행되는 게 아니다”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정서가 있는데 직접적 위해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너무 (경호) 업무만 가지고 보지 말라’ 그런 말씀을 하시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취임 2주년(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운영 구상에 대해 밝힌다. 홍 수석은 “9일을 가장 적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민심 청취 강화를 위해 민정수석비서관실 제도를 부활하는 윤 대통령은 신임 민정수석에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63·사법연수원 18기)을 내정하고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명칭은 법률수석(가칭)보다 기존 민정수석을 그대로 사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며 “어떤 간판을 달든 민정 기능 강화가 개편의 핵심”이라고 했다. 신설될 민정비서관에는 이영상 대통령법률비서관(51·사법연수원 29기)이 자리를 옮기는 방안도 일각서 거론된다. 공석인 시민사회수석비서관에는 전광삼 전 시민소통비서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청사에는 수석 신설·개편을 앞두고 내부 리모델링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한편 국경없는기자회(RSF)는 3일 공개한 ‘2024 세계 언론 자유 지수’ 보고서에서 한국의 언론 자유 지수를 62위로 매겼다. 지난해 47위에서 15계단 하락한 수치다. RSF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언론 환경에 대해 “정치적 양극화로 인해 ‘우리 편이 아니다’라고 판단되는 언론매체가 비난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뉴욕 3부작’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폴 오스터(사진)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77세.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오스터는 뉴욕 브루클린 자택에서 숨졌으며, 사인은 폐암 합병증으로 알려졌다. 1947년 미 뉴저지주의 폴란드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오스터는 컬럼비아대에서 영미, 프랑스, 이탈리아 문학을 전공했다. 1982년 소설 ‘스퀴즈 플레이’로 데뷔한 뒤 소설은 물론이고 시, 에세이, 평론, 시나리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름을 알렸다. 오스터의 대표작으로는 ‘뉴욕 3부작’을 비롯해 ‘빵굽는 타자기’ ‘폐허의 도시’ ‘달의 궁전’ 등이 꼽힌다. 2017년 영국 부커상 최종 후보작에 오른 소설 ‘4 3 2 1’이 번역돼 지난해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다. 오스터는 도회적 감수성이 풍부한 언어와 기발한 아이디어로 ‘우연의 미학’을 담은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해 왔다. 사실주의와 신비주의를 결합해 동시대의 일상, 열망, 좌절, 고독, 강박 등을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미국 예술원의 모톤 다우웬 자블상, 미국의 문학상 펜포크너상, 프랑스의 메디치상, 오스트리아의 왕자상 등을 수상했고 2006년에는 미국 문예 아카데미의 회원으로 선출됐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정부가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의 강자인 소니,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협력해 국내 콘솔 게임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모바일 및 온라인 게임에 편중된 국내 게임산업을 다변화해 관련 산업 규모를 키우려는 취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2028년도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콘솔 게임은 세계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44%)에 이어 두 번째(28%)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글로벌 콘솔 시장 내 국내 점유율은 1.5%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는 세계 3대 콘솔 플랫폼사인 소니, 닌텐도, MS 등과 손잡고 국내 유망 게임 발굴 및 맞춤형 제작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초기 제작 단계에서부터 성장 가능성이 있는 유망 게임 30개를 선정해 법률, 홍보, 유통 등을 전담하는 운용사와 매칭해 2년 이상 지원할 방침이다. 실효성이 낮은 게임 규제는 대폭 완화한다. 보호자가 청소년 자녀의 게임 시간을 제한하는 ‘게임시간 선택제’(선택적 셧다운제)를 자율 규제로 바꿔 게임사가 자체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e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해 지역 연고 실업팀 창단과 한국형 e스포츠 리그 시스템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한국 영화의 메카 충무로의 터줏대감 역할을 해 온 대한극장이 개관 66년 만에 극장 사업을 접고 공연장으로 바뀐다. 대한극장 운영사인 세기상사는 30일 전자공시를 통해 “올해 9월 30일 대한극장(극장사업부) 영업을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기상사는 대한극장 영업 종료 이유에 대해 “영화 상영 사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인한 지속적인 적자 해소”라고 밝혔다. 대한극장 건물은 향후 공연장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세기상사는 “대한극장 빌딩을 개조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머시브(관객 참여형) 공연인 ‘슬립 노 모어’를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극장은 1958년 1900여 개의 좌석을 갖춘 대규모 극장으로 현재 위치인 충무로에 문을 열었다. 미국의 유명 영화 제작사인 20세기 폭스사가 건물을 설계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극장은 개관 후 영화 ‘벤허’(1959년), ‘사운드 오브 뮤직’(1969년), ‘라스트 콘서트’(1976년), ‘킬링필드’(1985년), ‘마지막 황제’(1987년) 등 대작을 중심으로 상영하면서 충무로의 대표 극장으로 자리매김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국내 극장가에 멀티플렉스 시대가 열리면서 대한극장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했던 서울극장, 단성사, 명보극장 등도 앞서 폐관의 길을 걸었다. 국내 최초 복합상영관이던 서울극장은 2021년 8월 폐관돼 주거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2008년 폐관된 명보극장은 2009년부터 공연장인 명보아트홀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 최초 극장인 단성사는 2008년 부도 처리된 뒤 현재 주얼리 도소매센터로 운영되고 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 등 달라진 시청 환경을 감안해 정부가 방송사에 부여하는 과도한 광고·편성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19일 강원 강릉시 세인트존스호텔에서 열린 ‘방송규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한 방송산업 활성화’ 학술회의에서 미디어 컨설팅 기업 오픈루트의 김용희 연구위원은 “OTT, 유튜브 서비스를 통한 시청으로 이용 행태가 변화하고 있지만 방송규제는 여전히 실시간 방송 채널에만 강력하게 적용돼 규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3 방송통신광고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광고시장(약 16조 원)에서 방송광고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6%(3조3000억 원)에 그쳤지만, 유튜브 등 온라인 광고는 56%(9조 원)에 달했다. 김 연구위원은 “방송광고는 품목별, 시간대별 광고 금지 규정이 있지만 정작 유튜브 등에서는 같은 광고 내용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사후 심의 등 안전장치가 있는 방송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사회적, 산업적으로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원식 동덕여대 교양대학 교수는 “가상광고, 간접광고 등 현행 방송광고 규제를 풀더라도 일반광고 시장이 잠식될 가능성이 있는 등 규제 개선만으로 방송시장 활성화가 어려울 정도”라며 “규제 완화를 넘어 방송광고 진흥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경직된 편성규제 역시 시대 변화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유튜브와 OTT에 대해선 인공지능 추천 방식이나 작품 배치 등에 아무런 규제가 없다. 반면 방송사는 주 시청 시간대에 순수 외주제작 프로그램 10% 이상 편성 의무 등 각종 규제가 시행 중이다. 이영주 서울과학기술대 융합미디어콘텐츠정책전공 교수는 “이미 방송사에서 규제에 의해 편성하는 게 아니라 필요에 의해 외주제작사를 선택하고 있는데 이 같은 편성 비율을 규제로 강제하는 건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했다. 정성적 평가가 많은 탓에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려 방송사의 안정적 경영 환경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방송통신위원회의 재승인, 재허가 제도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방통위 심사위원회의 구성에 따라 일관성이 부족한 재승인, 재허가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며 “방송평가 등 정량평가 요소를 늘리고, 방송사에 부여하는 과도한 조건과 권고사항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강릉=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세계 역사상 인류의 생활 조건이 가장 행복하고 번창했던 시기.” 로마제국의 전성기였던 2세기를 황금시대라고 규정했던 18세기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기번은 저서 ‘로마제국 쇠망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당시 로마제국은 지중해 일대를 단일한 통치권으로 지배했을 뿐 아니라 도로망 등 사회 기반시설 확충, 해적 소탕, 문화 전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평화와 번영을 이뤘다. 서기 1∼2세기의 로마제국을 ‘팍스 로마나’라고 부르는 이유다. 하지만 이 시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위기가 끊이지 않았다. 예컨대 네로 황제 사후 1년 뒤인 서기 69년은 1년간 황제 4명이 잇달아 교체된 ‘네 황제의 해’였다. 야전군의 반란과 황제 옹립이 뒤따르며 극심한 권력 다툼이 벌어진 것. 영국 역사학자인 저자는 “팍스 로마나는 무력으로 유지됐다”고 분석하면서 로마제국의 위기와 극복 과정을 써 내려간다. 이 책은 팍스 로마나(기원전 27년∼기원후 180년) 중에서도 네로 황제가 사망한 68년부터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사망한 138년까지 70년간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기간이 책 부제처럼 로마 황금시대의 전쟁과 평화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어서다. 저자는 로마제국을 이끈 원동력은 강력한 군사력이라고 말한다. 네로 사후 즉위한 갈바부터 하드리아누스까지 책에 등장하는 황제들은 대부분 군단장을 경험했다. 당시 로마 군단은 6개 중대가 1개 대대를, 10개 대대가 1개 군단을 이루는 등 관료화된 조직이었다. 각 중대에서는 백부장(부대장)이 병사들의 개인 기록을 관리하며 조직을 실무적으로 이끌었다. 선임 백부장과 대대장 격인 천부장에게는 더 많은 명예와 보상이 주어졌다. 관료화된 군단을 통한 전쟁 승리와 조직적인 행정력은 로마에 강력한 힘을 가져다줬다. 군사를 중심으로 한 로마의 상무(尙武) 문화는 곳곳에 흔적을 남겼다. 대표적으로 콜로세움은 검투사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곳이었지만 시민들에게는 최고의 오락 공간이었다. 베스파시아누스 황제는 세계 통치권을 기념하기 위해 콜로세움을 세웠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강력한 군사력은 로마제국에 위험 요소이기도 했다. 라인강 서쪽과 그리스, 북아프리카, 브리타니아(영국 섬) 등으로 제국 범위가 확장하면서 변방 지역에서 반란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그럴 때마다 로마제국은 라인강 토벌, 유대 반란 진압 등 점령지에 대한 강력한 지배권을 구축하는 한편 세금 수입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처했다. 1세기 로마의 저술가 타키투스는 이런 모습을 보며 “그들은 (점령지를) 황무지로 만들어 놓고, 이를 평화라고 불렀다”고 기록했다. 팍스(PAX)는 라틴어로 평화를 뜻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로마 군단의 탁월한 살상 능력은 팍스 로마나의 필수적인 선결 조건”이었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세계 도처에서 전쟁이 터지고 있는 이때, 패권을 통한 평화를 추구하며 온갖 시행착오를 겪은 로마제국의 역사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