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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의 반도체 관련 정책이 자주 바뀌면서 국내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약속했던 반도체 보조금 대신 기업 지분을 요구하거나, 중국으로 보내는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를 갑자기 강화하는 등 기업들이 가장 경계하는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게 하는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방식의 ‘반도체 길들이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저는 제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 트럼프식 길들이기에 피로감 커지는 韓 기업 31일 반도체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프로그램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중국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반입하려면 건별로 미 행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의 반도체 규제 변동성이 크게 커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VEU 제외가 대표적이다. 앞서 2022년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반도체 산업 견제를 위해 미국산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시행하면서도, 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유예 조치를 적용했다. 1년 뒤인 2023년에는 한국 기업들을 VEU 대상에 포함시켰는데 2년 만에 다시 제외한 것이다. 이번 조치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단기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공장은 정기적인 장비 교체와 유지 보수가 필수인데, 행정 절차가 추가된 데다 승인 여부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의 약 40%, SK하이닉스는 D램의 약 40%를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미국 정부의 반도체 관련 ‘말바꾸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반도체법에 근거해 주기로 했던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그만큼 반도체 기업들의 지분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그러다 며칠 뒤에는 미국 투자를 확대하는 기업에 대해선 지분을 취득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수출 허가를 무기로 대규모 거래에 나서기도 했다. 4월 엔비디아의 H20 등 중국용 저사양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을 사실상 금지했다가, 지난달 이를 승인하는 조건으로 중국 판매 매출의 15%를 정부에 귀속시키기로 한 것. 최근에는 반도체 관련 품목별 관세를 100%까지 높이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기업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먼저 움직일 수도 없고…” 이 같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정책 변동과 관련해 국내 기업들은 “높은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 계획이 지연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반도체 관련 제도 변경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무엇을 원하는지가 명확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먼저 움직일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업인들도 ‘로키(low-key·절제된 방식)’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날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미국의 반도체 규제 강화에 대해 “저는 제 일을 열심히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올해 핵심 먹거리 등의 추가 질문에도 “일을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 차원의 국내 반도체 기업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국내 기업이 미국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반입할 때 한국 정부가 미국 기준에 맞춘 인허가를 집행할 수 있도록 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SK그룹이 국내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해 전면에 나섰다. 국내 최대의 민간 사회적 가치 플랫폼인 ‘소셜밸류커넥트(SOVAC)’를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집중호우 등 국가 재난 시에도 구호 활동에 나서면서 사회공헌에 참여하고 있다.SK그룹이 주최하는 ‘SOVAC 2025’는 25일부터 이틀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열렸다.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비영리조직 등 180여 개 SOVAC 파트너사가 참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안해 지난 2019년 출범한 SOVAC은 사회적기업·소셜벤처 생태계 전문가와 시민들이 사회적 가치 창출 방안을 찾기 위해 교류하고 소통하는 행사다. 햇수로 7년째를 맞이하고 있다.SK그룹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적극 나서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전국에서 집중호우가 발생했을 때도 호우 피해 복구와 이재민 구호 등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20억 원을 맡겼다. 3억 원 상당의 구호 물품도 함께 전달했다.계열사별로도 각기 다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농어촌 지역 어린이들에게 책을 기부하는 ‘어린이 책드림(Dream) 프로젝트’를 오는 31일까지 진행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교보문고,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농어촌 지역아동센터에 쾌적한 독서 공간을 마련하는 행복드림 도서관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SK에코플랜트는 소외계층·지역사회·미래세대를 위한 상생과 나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임직원과 협력사가 참여하는 ‘에피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3월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생명나눔 헌혈 △취약계층 가정 주거 환경 개선 △선덕원 아동복지시설 봉사 △찾아가는 안전교육 △취약계층 의료봉사 △행복한 안전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SK브로드밴드는 9일 서울 구로 아트밸리에서 개최한 ‘2025 블러썸 청소년 음악제’를 성황리에 마쳤다. 올해 4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SK브로드밴드와 FNC엔터테인먼트 등이 손잡고 청소년 인재 육성과 발굴을 위해 진행하고 있다.SK하이닉스도 올 6월 경기 성남시 분당두산타워에서 소재·부품·장비 협력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테크 특강’을 개최했다. 이 행사는 협력사 기술 역량 강화를 통한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 및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기획했다. 테크 특강은 2023년부터 시작돼 온라인으로 17회 진행됐고 올해 처음 대면 강연으로 확장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효성그룹은 ‘나눔으로 함께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주변에서 소외되기 쉬운 사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생필품 후원과 헌혈 행사 등 다양한 나눔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효성은 계열사들이 합심해서 공동 모금을 하는 등 사회공헌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희망 2025 나눔 캠페인’에 성금 8억 원을 전달했다. 성금 모금에는 ㈜효성,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4개 회사가 함께했다. 이 성금은 6·25전쟁 참전용사의 주거 안정을 위한 나라 사랑 보금자리사업 지원, 경력 보유 여성의 취업 활성화 지원, 지역 아동센터 영어교육 지원 등에 사용된다. 효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올 7월에도 집중호우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 3억 원을 대한적십자사에 기탁했다. 해당 기부금은 주택 침수, 농경지 피해, 도로 유실 등 피해 복구에 쓰였다. 효성은 산불이나 홍수, 질병 등 국가적 재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성금을 기부해 왔다. 취약계층에 필요한 생필품을 직접 지원하기도 한다. 효성은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구청을 찾아 취약계층을 위한 ‘사랑의 김장김치’를 1500세대에 전달했다. 효성은 2007년부터 18년 동안 총 2만4000여 세대에 사랑의 김장김치를 전했다. 효성은 1사 1촌 자매마을인 경남 함안군 군북농협에서 쌀을 구입해 마포구 관내 취약계층에 전달하고 있다. 농가에는 판로를 지원하고, 지역 주민에게는 품질 좋은 우리 쌀을 전달하는 두 가지 상생 활동을 동시에 하는 것이다. 해외 지원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2018년부터 국제구호개발 ‘NGO인플랜코리아’와 함께 ‘베트남 소외지역 아동 지원 사업’에 나섰는데 총 1191명의 베트남 학생의 교육과 생활 환경 개선에 기여했다. 효성과 효성 임직원은 급여 나눔을 통해 베트남 초등학교에 도서관을 지어주기도 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효성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것은 주변 이웃과 고객들의 아낌없는 지지 덕분”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꾸준히 지원하는 나눔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LG전자는 ‘모두의 더 나은 일상’이라는 구호와 함께 해외 곳곳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LG전자 임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구성된 ‘라이프스굿’ 봉사단은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 역사를 소개하는 인공지능(AI) 챗봇 ‘독립운동가 AI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광복절 당일에는 LG전자 공식 페이스북에 있는 ‘메시지 보내기’를 통해 독립운동가의 생애와 활동,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까지 알렸다. LG전자가 AI를 활용해 대한민국 역사 알리기에 나선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에는 네덜란드, 덴마크, 필리핀 등 12개국 해외 참전용사들이 참여한 전투와 작전 내용을 알려주는 ‘6·25해외참전용사 보훈의 봇’을 공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AI 이미지 복원 기술로 6·25 전쟁 참전유공자회 소속 용사들의 젊은 시절 모습을 사진으로 재현해 전달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알리는 ‘기림의 봇’을 8월 14일 ‘기림의 날’에 맞춰 공개했다. 기림의 날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지난 1991년 피해 사실을 최초 공개 증언한 날이다.LG전자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을 통해 ‘LG와 함께하는 멸종위기종 보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기후변화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아름답고 역동적인 모습을 구현해 생물 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리고 탄소 배출과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활동이다. 캠페인은 지난해 4월 눈표범 영상을 시작으로 흰머리수리(7월), 바다사자(9월), 붉은 늑대(12월) 영상을 상영했다. 올 들어서는 모나크 나비(2월), 매너티(4월), 피그미 올빼미(7월)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의 값싼 액정표시장치(LCD)에 밀렸던 한국 기업들이 고부가가치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다시 높이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OLED 분야의 선전을 앞세워 3년 만에 1분기 매출 ‘100억 달러의 벽’을 넘어섰다. 다른 업종에서도 기술 혁신을 통해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는 디스플레이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 높아진 한국 OLED 점유율28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글로벌 OELD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65.5%로, 전년 대비 4.5%포인트 올랐다. 2위 중국(34.3%)과의 격차도 31.2%포인트에 달했다. OLED 분야의 선전으로 한국의 전체 디스플레이 점유율도 이 기간 30.6%로 전년 대비 2.2% 포인트 높아졌다. 그동안 한국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이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값싼 LCD 제품을 양산하면서 점유율이 계속 잠식당해 왔다. 하지만 고가 제품군인 OLED 분야에서 기술 개발을 통해 원가를 낮추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OLED는 자체 발광하는 디스플레이로, LCD 대비 높은 명암비와 뛰어난 색 재현력을 나타낸다. 다만 LCD 대비 공정 난도가 높고, 고품질 제품을 만들기 어려워 후발 주자의 진입이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한국 디스플레이가 1분기 선전한 요인으로는 국내 기업만 보유한 ‘탠덤(Tandem) OLED’ 기술 등이 꼽힌다. 탠덤 OLED는 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기술로, LG디스플레이가 2019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최대 2배 밝은 화면을 구현하면서도 더 얇고 가볍다. 특히 배터리 소모량이 적어 스마트폰, 자동차 등에 사용하기 적합하다.실제 올 1분기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OLED 매출은 자동차(전년 대비 57.6% 증가), 스마트폰(35.9%), 모니터(35.0%) 등에서 크게 늘었다. 국내 기업의 OLED를 포함한 전체 디스플레이 1분기 매출은 100억1000만 달러로 2022년 이후 3년 만에 100억 달러 선을 넘어섰다.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중국 BOE의 OLED 제품을 삼성디스플레이 특허 침해 사유로 14년 8개월 동안 미국에 수출할 수 없도록 한 결정도 한국 기업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원가 절감으로 중국과 격차 확대 최근 정보기술(IT) 제품과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에서 고화질 OLED 수요가 늘면서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마트폰에 인공지능(AI) 및 고사양 반도체 탑재가 늘고 전력효율을 높이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 등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국내 기업들의 추가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 LTPO OLED 분야의 국내 기업 기술력은 글로벌 1위로, 중국 업체와 2, 3년가량의 기술 격차가 있다. LTPO OLED는 다음 달 9일 공개되는 애플의 아이폰 17 시리즈에도 탑재된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가장 많은 7800만 대분 패널을 제공하고 이어 LG디스플레이가 4560만 대분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은 OLED의 단점으로 지목되던 가격 문제도 기술 개발을 통해 해법을 찾았다. OLED 유기물을 밀봉하는 공정에서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 제조 효율성을 종전보다 20% 이상 향상시킨 것이다. 다만 중국 기업들이 막대한 정부 지원금을 바탕으로 추격하면 OLED 분야의 우위도 위태로울 수 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생산원가 절감을 위한 신소재 발굴이나 디스플레이 장비 국산화 등에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삼성전자는 다음달 4일 독일 베를린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어 스마트폰 ‘갤럭시 S25 FE(팬 에디션)’와 태블릿 ‘갤럭시 탭 S11’을 공개한다. 이번 행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25’에 앞서 진행된다. 28일 삼성전자는 자사 뉴스룸을 통해 “9월 5일 오후 6시 30분에 최신 갤럭시 AI(인공지능)가 탑재된 프리미엄 태블릿과 갤럭시 S25 시리즈의 새로운 패밀리를 삼성 갤럭시 이벤트에서 선보인다”고 밝혔다. 행사에서 공개될 제품은 갤럭시 S25 FE와 갤럭시 탭 S11 시리즈로 알려졌다. FE 모델은 갤럭시 S 시리즈의 주요 성능은 담아내면서도 사양을 낮춰 가격을 내린 보급형 기종이다.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S25 FE는 6.7인치 화면과 엑시노스 2400 칩셋, 8GB 램, 120㎐ 주사율, 후면 5000만 화소에 전면 1200만 화소 카메라 등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S25 FE는 S25 시리즈와 같은 형태로 카메라 렌즈 3개가 수직 배열된 모습을 나타냈다. 신규 태블릿인 탭 S11 시리즈는 일반·라이트·울트라 등 3개 모델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신제품 공개 행사는 삼성닷컴과 삼성전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LG가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 환원을 늘리기 위해 자사주 소각과 중간 배당에 나선다. 28일 ㈜LG는 공시를 통해서 2500억 원 상당의 자사주 302만9580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보통주 주식 수의 1.93%로, ㈜LG가 보유한 자사주의 절반이다. 소각 예정일은 다음 달 4일이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취득한 회사 주식을 영구히 없애는 것으로, 발행 주식을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미국 등에서는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LG는 나머지 자사주 302만9581주에 대해서도 내년 중에 소각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사주 소각과 함께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1주당 1000원을 지급하는 중간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기준일과 지급예정일은 다음 달 12일과 26일이다. 총배당금은 1542억 원이다. ㈜LG는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8∼10% 달성을 목표로 자사주 전량 소각과 중간 배당을 추진해 왔다. ㈜LG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소각이나 중간 배당은 회사 차원에서 발표한 계획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실시했다”며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주주환원 확대 압박이 커지면서 기업들도 앞다퉈 자사주 소각 등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HMM은 최근 2조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신한지주(8000억 원), KB금융(6600억 원) 등 금융지주 등을 비롯해서 네이버(3684억 원), 기아(3452억 원), 현대모비스(3172억 원) 등도 수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알렸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SK그룹이 개관 30주년을 맞은 경기 수원 선경도서관에 25억 원을 기부한다. 선경도서관은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형인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의 애향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설립했다. 이들은 모두 수원시 평동에서 태어났으며, 그룹의 모태인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도 수원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SK그룹은 당시 법원과 경찰청 등이 사용하던 팔달산 자락 부지를 1989년 매입하고 1995년 도서관을 개관했다. 선경도서관에 최 창업회장의 동상을 세워 SK와 수원시의 동행을 기념하고 있다. 이후 선경도서관은 수원의 대표 ‘지식의 샘’으로 자리 잡았다. 선경도서관 개관 전에 수원 지역 도서관은 2곳에 불과했다. 인구가 75만 명에 달했으나 도서나 자료 열람을 위해 다른 지역을 오가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개관 후 누적 이용객은 2100만 명, 연간 이용객은 23만여 명에 달한다. 선경도서관은 SK그룹으로부터 이번에 기부받은 자금을 노후 시설 개·보수에 사용할 계획이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의 값싼 액정표시장치(LCD)에 밀렸던 한국 기업들이 고부가가치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다시 높이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OLED 분야의 선전을 앞세워 3년 만에 1분기 매출 ‘100억 달러의 벽’을 넘어섰다. 다른 업종에서도 기술 혁신을 통해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는 디스플레이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더 높아진 한국 OLED 점유율28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글로벌 OELD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65.5%로, 전년대비 4.5%포인트 올랐다. 2위 중국(34.3%)과의 격차도 31.2%포인트에 달했다. OLED 분야의 선전으로 한국의 전체 디스플레이 점유율도 이 기간 30.6%로 전년대비 2.2% 포인트 높아졌다.그동안 한국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이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값싼 LCD 제품을 양산하면서 점유율이 계속 잠식당해 왔다. 하지만 고가 제품군인 OLED 분야에서 기술 개발을 통해 원가를 낮추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OLED는 자체 발광하는 디스플레이로, LCD 대비 높은 명암비와 뛰어난 색 재현력을 나타낸다. 다만 LCD 대비 공정 난이도가 높고, 고품질 제품을 만들기 어려워 후발 주자의 진입이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한국 디스플레이가 1분기 선전한 요인으로는 국내 기업만 보유한 ‘탠덤(Tandem) OLED’ 기술 등이 꼽힌다. 탠덤 OLED는 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기술로, LG디스플레이가 2019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최대 2배 밝은 화면을 구현하면서도 더 얇고 가볍다. 특히 배터리 소모량이 적어 스마트폰, 자동차 등에 사용하기 적합하다.실제 올 1분기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OLED 매출은 자동차(전년 대비 57.6% 증가) 스마트폰(35.9%) 모니터(35.0%) 등에서 크게 늘었다. 국내 기업의 OLED를 포함한 전체 디스플레이 1분기 매출은 100억1000만 달러로 2022년 이후 3년 만에 100억 달러 선을 넘어섰다.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중국 BOE의 OLED 제품을 삼성디스플레이 특허 침해 사유로 14년 8개월 동안 미국에 수출할 수 없도록 한 결정도 한국 기업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원가 절감으로 중국과 격차 확대최근 IT 제품과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에서 고화질 OLED 수요가 늘면서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마트폰에 인공지능(AI) 및 고사양 반도체 탑재가 늘고 전력효율을 높이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 등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국내 기업들의 추가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 LTPO OLED 분야의 국내 기업 기술력은 글로벌 1위로, 중국 업체와 2, 3년 가량의 기술 격차가 있다.LTPO OLED는 다음 달 9일 공개되는 애플의 아이폰 17 시리즈에도 탑재된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가장 많은 7800만 대 패널을 제공하고 이어 LG디스플레이가 4560만 대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국내 기업들은 OLED의 단점으로 지목되던 가격 문제도 기술 개발을 통해 해법을 찾았다. OLED 유기물을 밀봉하는 공정에서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 제조 효율성을 종전보다 약 20% 이상 향상시킨 것이다.다만 중국 기업들이 막대한 정부 지원금을 바탕으로 추격하면 OLED 분야의 우위도 위태로울 수 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생산원가 절감을 위한 신소재 발굴이나, 디스플레이 장비 국산화 등에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SK그룹이 개관 30주년을 맞은 수원 선경도서관에 25억 원을 기부한다. 도서관이 현대적인 문화공간으로의 탈바꿈하는 것을 돕겠다는 취지다. 선경도서관은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이 형인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 회장의 애향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설립했다. 창업 회장과 선대 회장 모두 수원 평동에서 태어났으며, 그룹의 모태인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도 수원에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SK그룹은 당시 법원과 경찰청 등이 사용하던 팔달산 자락의 부지를 1989년 매입하고, 1991년 직접 건물을 지었다. 선경도서관에 최 창업회장의 동상을 세워 SK와 수원시의 동행을 기념하기도 했다. 최 선대회장은 부지 매입부터 도서관 건립, 장비·장서 확충까지 직접 지원하면서 형의 유지를 이었다.선경도서관은 수원의 대표적인 ‘지식의 샘’으로 자리 잡았다. 선경도서관 개관 전에 지역 도서관은 2곳에 불과했다. 인구가 75만에 달했으나, 도서나 자료 열람을 위해 다른 지역을 오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은 선경도서관은 현재 도서 52만7000여 권을 소장하고 있다. 개관 후 누적 이용객 2100만 명, 연간 이용객은 23만여 명에 달한다.선경도서관은 SK그룹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통해서 일부 노후화된 시설을 개·보수할 방침이다. 시민과 함께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화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방침이다.SK그룹 관계자는 “수원시는 SK의 모든 역사를 함께한 뜻깊은 도시”라며 “앞으로도 수원시를 비롯한 지역사회에 지속해서 이바지하겠다”라고 밝혔다.선경도서관 관계자는“선경도서관은 30년 동안 수원 시민에게 사랑받아 온 SK와 수원 동행의 상징”이라며 “이번 후원을 계기로 시민과 함께하는 진정한 지식·문화의 터전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겠다”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LG가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 환원을 늘리기 위해 자사주 소각과 중간 배당에 나선다. 28일 ㈜LG는 공시를 통해서 2500억 원 상당의 자사주 302만9580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보통주 주식 수의 1.93%로, ㈜LG가 보유한 자사주의 절반이다. 소각 예정일은 다음 달 4일이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취득한 회사 주식을 영구히 없애는 것으로, 발행 주식을 줄여 주당 순이익(EPS)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미국 등에서는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LG는 나머지 자사주 302만9581주에 대해서도 내년 중에 소각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사주 소각과 함께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1주당 1000원을 지급하는 중간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기준일과 지급예정일은 다음 달 12일과 26일이다. 총배당금은 1542억 원이다. ㈜LG는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8~10% 달성을 목표로 자사주 전량 소각과 중간 배당을 추진해 왔다. ㈜LG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소각이나 중간 배당은 회사 차원에서 발표한 계획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실시했다”며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주주환원 확대 압박이 커지면서 기업들도 앞다퉈 자사주 소각 등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HMM은 최근 2조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신한지주(8000억 원), KB금융(6600억 원) 등 금융지주 등을 비롯해서 네이버(3684억 원), 기아(3452억 원), 현대모비스(3172억 원) 등도 수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알렸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국내 최대의 민간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플랫폼인 ‘소셜밸류커넥트(SOVAC·소백)’가 마무리됐다. SOVAC 사무국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5일부터 이틀간 열린 ‘SOVAC 2025’가 1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막을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SK하이닉스·SK텔레콤·현대해상·카카오임팩트 등 기업과 서울대·KAIST 등 학계, 행정안전부·고용노동부 등 정부 및 공공기관을 포함해 SOVAC 파트너사 180여 개가 참가했다. 올해 행사에는 대학생 등 청년 세대와 일본의 사회적 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하면서 사회적 가치 생태계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 처음 대학생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는 경진대회를 열었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안해 2019년 출범한 SOVAC은 지난 7년간 사회적 기업에 대한 투자 유치와 제품 및 서비스 판로 개척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회장은 행사 첫날 영상 개회사를 통해 “복합적 사회 문제에 대해 지속 가능한 해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발상과 구조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는 정부 혼자 할 수 없고, 기업·시민사회·학계 모두가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미(對美) 투자 금액을 7조 원가량 늘렸다. 대한항공도 미국산 항공기 구매 등에 70조 원을 쓰겠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들은 회담 첫날부터 향후 1500억 달러(약 21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의 미국 제조업 재건 기여를 약속하면서 한미 간 활발한 산업 교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30대 그룹 1500억 달러 대미 투자 26일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4년간 미국에 260억 달러(약 36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올 3월 정의선 회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210억 달러(약 29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때보다 50억 달러(약 7조 원) 늘었다. 현대차는 제철, 자동차, 로봇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추가된 50억 달러는 3만 대 규모의 로봇 공장 신설 등에 쓰일 예정이다. 대한항공도 미국 보잉의 항공기 103대와 이 항공기에 장착할 GE에어로스페이스의 엔진 등을 대거 구매한다고 발표했다. 액수로는 70조 원 규모다. 한화그룹도 조만간 미국 조선소 추가 투자 등에 대한 계획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 7000만 달러(약 1000억 원)가량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 총 15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는 내용도 공개됐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25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한국 기업들이 1500억 달러의 대규모 대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경협이 국내 30대 그룹으로부터 받은 투자 액수를 취합해 미국 현지에서 발표한 것이다. 기업들이 기존에 발표한 투자액에 최근 증액분까지 반영됐다고 한경협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370억 달러(약 51조6000억 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LG그룹과 SK그룹도 각각 250억 달러, 13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하루 만에 11건 MOU 체결 이날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양국 제조업 협력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이 대통령은 “전쟁의 포화로 산업 기반이 무너졌던 절체절명의 시기, 미국의 도움 덕에 대한민국은 제조업 강국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며 “이제 대한민국이 미국의 제조업 재건에 기여할 차례”라고 말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한미 간 비즈니스는 물품 교역뿐만 아니라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칼라일그룹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공동 회장 등 37명의 양국 기업인이 참석했다. 한미 기업들은 이날 하루 동안에만 총 11건의 ‘제조 파트너십’ 관련 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특히 조선과 원자력 등 전략산업 분야에서 공동 펀드 조성이나 투자, 기술 협력 등에 대해 6건의 MOU가 체결됐다. 조선 분야에서는 HD현대와 한국산업은행이 미국 서버러스캐피털과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MOU를 맺었다. HD현대는 미국 조선소 인수 및 현대화, 기자재 업체 투자를 통한 현지 공급망 강화, 자율운항 등 첨단 기술 개발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도 미국의 비거 머린 그룹과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 X-에너지 등과 공동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미국 에너지 개발 사업자인 페르미 아메리카와도 원전 및 SMR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고려아연 역시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미(對美) 투자 금액을 7조 원가량 늘렸다. 대한항공도 미국산 항공기 구매 등에 70조 원을 쓰겠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들은 회담 첫날부터 향후 1500억 달러(약 21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의 미국 제조업 재건 기여를 약속하면서 한미 간 활발한 산업 교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30대 그룹 1500억 달러 대미 투자26일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4년간 미국에 260억 달러(약 36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올 3월 정의선 회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210억 달러(약 29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때보다 50억 달러(약 7조 원)가 늘었다. 현대차는 제철, 자동차, 로봇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추가된 50억 달러는 3만 대 규모의 로봇 공장 신설 등에 쓰일 예정이다.대한항공도 미국 보잉의 항공기 103대와 이 항공기에 장착할 GE에어로스페이스의 엔진 등을 대거 구매한다고 발표했다. 액수로는 약 70조 원 규모다. 한화그룹도 조만간 미국 조선소 추가 투자 등에 대한 계획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 7000만 달러(약 1000억 원)가량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국내 기업들이 미국에 총 15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는 내용도 공개됐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25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한국 기업들이 1500억 달러의 대규모 대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경협이 국내 30대 그룹으로부터 받은 투자 액수를 취합해 미국 현지에서 발표한 것이다. 기업들이 기존에 발표한 투자액에 최근 증액분까지 반영됐다고 한경협 측은 설명했다.●하루 만에 11건 MOU 체결이날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양국 제조업 협력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기조연설자로 나선 이 대통령은 “전쟁의 포화로 산업 기반이 무너졌던 절체절명의 시기, 미국의 도움 덕에 대한민국은 제조업 강국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며 “이제 대한민국이 미국의 제조업 재건에 기여할 차례”라고 말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한미간 비즈니스는 물품 교역뿐만 아니라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고 화답했다.이날 행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칼라일그룹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공동 회장 등 37명의 양국 기업인이 참석했다.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주제로 첨단 전략 산업 협력 강화에 대해 양국 경제인 간의 논의가 이뤄졌다. 한미 기업들은 이날 하루 동안에만 총 11건의 ‘제조 파트너십’ 관련 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특히 조선과 원자력 등 전략 산업 분야에서 공동 펀드 조성이나 투자, 기술 협력 등에 대해 6건의 MOU가 체결됐다. 조선 분야에서는 HD현대와 한국산업은행이 미국 서버러스캐피털과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MOU를 맺었다. HD현대는 미국 조선소 인수 및 현대화, 기자재 업체 투자를 통한 현지 공급망 강화, 자율운항 등 첨단 기술 개발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도 미국의 비거 머린 그룹과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 X-에너지 등과 공동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미국 에너지 개발 사업자인 페르미 아메리카와도 원전 및 SMR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고려아연 역시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의 경제 성장을 위해 미국과의 교류 확대가 필요한 시점인데, 첫 단추는 잘 끼워졌다”며 “이번 회담을 기점으로 양국 간 민관 교류를 더욱 확대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대상 확대를 담은 2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기업들의 경영권 지키기에 비상이 걸렸다. 행동주의 펀드 등 외부 세력의 경영권 공격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투기 자본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2조 이상 상장사 51% 경영권 불안 노출 25일 경제 8단체는 2차 상법개정안 통과 직후 공동 입장문을 내고 “이번 상법 개정으로 경영권 분쟁 및 소송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입법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균형 있는 입법에 힘써 달라”고 밝혔다. 경제 단체들은 주주에게 이사 후보 수만큼 투표권을 부여하고 특정 후보를 몰아 줄 수 있는 집중투표제 도입, 감사위원 분리 선출 대상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면서 이사회 구성에서 대주주의 힘이 크게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가령 지금까지는 전체 이사 중에서 감사위원으로 선임되는 1명의 이사에 대해서만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됐다. 하지만 2차 상법 개정으로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감사위원이 2명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집중투표제 의무화로 특정 후보에게 표 몰아주기까지 가능해지면서 주주 연합이 마음만 먹으면 감사위원 2인을 포함해 최소 3명의 이사를 이사회에 진입시킬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동아일보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이번 2차 상법 개정으로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사 204곳 중에서 104곳(51.0%)은 경영권이 불안(위험 또는 경계)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51%의 상장사는 최대 주주 외에 외부 주주 연합(지분 5% 이상)의 추천 후보가 이사회의 3분의 1 이상을 장악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대 주주의 지분이 낮은 지주사의 경우 전체 31곳 중 25곳(80.6%)이 경영권 불안에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는 이로 인해 행동주의 펀드나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게 됐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외부 세력이 이사회에 발을 들여놓거나 경영권을 뒤흔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차질을 빚을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정우용 상장협 부회장은 “외부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차등의결권이나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 등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野 “경제 내란법” vs 與 “자사주 소각 의무화 9월 추진” 범여권에서 2차 상법 개정안을 일방 처리하자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은 우리 경제 질서에 막대한 후폭풍을 불러올 경제 내란 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 법이 가장 두려운 것은, 우리 기업들의 해외 엑소더스(대탈출)”라며 “이재명 정권은 이러한 재계의 피 끓는 호소가 전혀 들리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상법과 노란봉투법, 방송3법 등 이번 달 민주당이 밀어붙여 통과시킨 쟁점 법안에 대해 헌법소원을 포함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반면 민주당에선 “주식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한다”는 환영 메시지가 나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드디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가 왔다”며 “과도한 부동산 의존에서 벗어나 기업과 주주가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시장 생태계가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3차 상법 개정에 해당하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입법 작업에도 착수했다. 민주당 코스피5000특위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은 이날 토론회를 열어 “9월 정기국회에서 전문가들의 말씀을 듣고 법안을 다듬으며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자사주의 원칙적 소각이 주주 환원 정책에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재계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현실화되면 그나마 남아 있던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 수단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더 센 상법 개정안’이라고 불리는 2차 상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법안이 연이어 국회 문턱을 넘어서면서 재계 불안을 키우고 있다.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을 담은 2차 상법 개정안이 25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재석 의원 182명 중 찬성 180표, 기권 2표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주주 충실 의무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1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7월 3일)한 지 53일 만이다.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으로 반대했던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24시간 필리버스터에서 상법 개정안이 기업 자율성을 무력화하고 소수 투기자본이 부당하게 개입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는 ‘기업 옥죄기’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2차 상법 개정안은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사에 대해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 대상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액주주 권리를 강화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자칫하면 행동주의 펀드 등 외부 세력의 이사회 진입을 허용해 경영권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재계는 “경영권 위험 노출에 대한 재계의 우려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경제 8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1차 상법 개정 한 달 만에 2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반발했다. 민주당은 여기에 더해 9월 정기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 통과를 예고하고 있다. 이날 상법 개정안 통과로 21일 방송문화진흥회법 처리를 시작으로 한국교육방송공사법, 노란봉투법 등 4박 5일에 걸친 민주당의 ‘입법 마이웨이’가 마무리됐다. 국민의힘은 상법과 노란봉투법 등을 겨냥해 “기업의 투자 의욕을 꺾어 버리고 기업을 해외로 내쫓으면서 결국은 대한민국 경제를 뒤흔드는 경제 내란”이라고 비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더 센 상법 개정안’이라고 불리는 2차 상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법안이 연이어 국회 문턱을 넘어서면서 재계 불안을 키우고 있다.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을 담은 2차 상법 개정안이 25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재석 의원 182명 중 찬성 180표, 기권 2표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으로 반대했던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24시간 필리버스터에서 상법 개정안이 기업 자율성을 무력화하고 소수 투기자본이 부당하게 개입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는 ‘기업 옥죄기’ 법안이라고 비판했다.이번 2차 상법 개정안은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사에 대해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선출 대상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액주주 권리를 강화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자칫하면 행동주의펀드 등 외부 세력의 이사회 진입을 허용해 경영권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재계는 “경영권 위험 노출에 대한 재계의 우려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경제 8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1차 상법 개정 한 달 만에 2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여기에 더해 9월 중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 통과를 예고하고 있다.이날 상법 개정안 통과로 21일 방송문화진흥회법 처리를 시작으로 한국교육방송공사법, 노란봉투법 등 4박 5일에 걸친 민주당의 ‘입법 마이웨이’가 마무리됐다. 국민의힘은 상법과 노란봉투법 등을 겨냥해 “기업의 투자 의욕을 꺾어버리고 기업을 해외로 내쫓으면서 결국은 대한민국 경제를 뒤흔드는 경제내란”이라고 비판했다.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대상 확대를 담은 2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기업들의 경영권 지키기에 비상이 걸렸다. 행동주의 펀드 등 외부 세력의 경영권 공격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투기 자본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조 이상 상장사 51% 경영권 불안 노출25일 경제 8단체는 2차 상법개정안 통과 직후 공동 입장문을 내고 “이번 상법 개정으로 경영권 분쟁 및 소송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입법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균형 있는 입법에 힘써 달라”고 밝혔다. 경제 단체들은 주주에게 이사 후보 수만큼 투표권을 부여하고 특정 후보를 몰아 줄 수 있는 집중투표제를 도입, 감사위원 분리 선출 대상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면서 이사회 구성에서 대주주의 힘이 크게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가령 지금까지는 전체 이사 중에서 감사위원으로 선임되는 1명의 이사에 대해서만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됐다. 하지만 2차 상법 개정으로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감사위원이 2명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집중투표제 의무화로 특정 후보에게 표 몰아주기까지 가능해지면서 주주 연합이 마음만 먹으면 감사위원 2인을 포함해 최소 3명의 이사를 이사회에 진입시킬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동아일보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이번 2차 상법 개정으로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사 204곳 중에서 104곳(51.0%)은 경영권이 불안(위험 또는 경계)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51%의 상장사는 최대 주주 외에 외부 주주 연합(지분 5% 이상)의 추천 후보가 이사회의 3분의 1 이상을 장악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대 주주의 지분율이 낮은 지주사의 경우 전체 31곳 중 25곳(80.6%)이 경영권 불안에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재계는 이로 인해 행동주의 펀드나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게 됐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외부 세력이 이사회에 발을 들여놓거나 경영권을 뒤흔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차질을 빚을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정우용 상장협 부회장은 “외부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차등의결권이나 포이즌필 등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野 “경제 내란법” vs 與 “자사주 소각 의무화 9월 추진”범여권에서 2차 상법 개정안을 일방 처리하자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은 우리 경제 질서에 막대한 후폭풍을 불러올 경제 내란 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 법이 가장 두려운 것은, 우리 기업들의 해외 엑소더스(대탈출)”라며 “이재명 정권은 이러한 재계의 피 끓는 호소가 전혀 들리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상법과 노란봉투법, 방송3법 등 이번 달 민주당이 밀어붙여 통과시킨 쟁점 법안에 대해 헌법소원을 포함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반면 민주당에선 “주식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한다”는 환영 메시지가 나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드디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가 왔다”며 “과도한 부동산 의존에서 벗어나 기업과 주주가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시장 생태계가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했다.민주당은 3차 상법 개정에 해당하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입법 작업에도 착수했다. 민주당 코스피5000특위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은 이날 토론회를 열어 “9월 정기국회에서 전문가들의 말씀을 듣고 법안을 다듬으며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자사주의 원칙적 소각이 주주 환원 정책에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재계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현실화되면 그나마 남아 있던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 수단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미(對美)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힌 TSMC나 마이크론 등의 반도체 기업에 대해서는 보조금 지급에 따른 지분 인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에도 추가 투자를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상무부는 미국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TSMC와 마이크론 같은 회사의 지분을 인수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공약을 이행하지 않은 업체는 보조금을 받는 대가로 정부에 지분을 제공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미국의 보조금을 받는 반도체 기업들에 그 대가로 지분을 요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 임기 내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힌 기업에 대해서는 이를 예외로 해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TSMC와 마이크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투자 규모를 늘리기로 했지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은 전임인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투자 계획을 밝힌 뒤 추가 계획을 아직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메시지는 지분 인수를 무기로 반도체 업체들에 대해 노골적으로 대미 투자 압박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 때 미국은 반도체법에 따라 TSMC에 66억 달러, 마이크론에 62억 달러, 삼성전자에 47억5000만 달러 등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아무런 대가 없이 반도체 기업들에 돈을 퍼주려 했다고 비판해 왔다. 실제로 반도체 지원금을 축소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미 행정부가 반도체법 예산에서 최소 20억 달러를 빼내 희토류 등 중요 광물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줄이려는 목적인데, 이 방안이 실제 실행되면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에 돌아갈 보조금이 줄어들 수 있다. 앞서 미 행정부는 첨단무기 생산에 필수인 희토류 공급을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판단하에 미 국방부가 희토류 업체 MP머티리얼스에 직접 투자하는 등 대응에 나선 바 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반도체 보조금을 광물 프로젝트에 쓰는 건 반도체 산업이 게르마늄, 갈륨 및 기타 필수 광물의 풍부한 공급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며 “미 행정부는 (이 같은 자금 전환이) 반도체법의 정신에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27억 달러에 달하는 칩스법 자금 운용에 있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더 큰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마이크로소프트와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기업인 테라파워의 창업자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한국을 방문해 차세대 원전 기술과 에너지, 바이오 분야 협력을 본격화했다. 국내 주요 기업 수장들과 경제 부처 장관까지 연쇄 회동하며 한미 기업간 협업 가능성을 논의했다.22일 재계에 따르면 게이츠 이사장은 21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찬 회동을 시작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만남을 가졌다. 게이츠 이사장은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 회장과 오찬을 함께 하며 글로벌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두 사람은 게이츠재단이 저개발 국가를 위해 2011년 시작한 위생 화장실 보급 프로젝트 ‘RT’를 위해 협업한 인연이 있다.게이츠 이사장은 또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을 만나 나트륨 원자로의 글로벌 공급망 확대 및 상업화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회동은 3월 양사가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업무협약’을 체결한 지 5개월 만이다.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자로는 기존 원자로 대비 40% 적은 핵폐기물을 배출하면서도 높은 열효율과 안전성을 가진 4세대 SMR이다. HD현대는 이 SMR의 핵심 부품인 원자로 용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김정관 장관과도 회동을 가졌다.게이츠 이사장은 전날에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최 회장과 만찬을 갖고 SMR 기술 개발 및 상업화 관련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SK그룹은 2022년 8월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2대 주주가 됐으며 백신 분야에서도 10년 넘게 협업해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 행정부가 미국 투자를 늘리는 반도체 기업에 대해서는 보조금 지급에 따른 지분 인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TSMC와 마이크론 같은 회사의 지분을 인수할 생각은 없다”며 “하지만 공약을 이행하지 않은 업체는 보조금을 받는 대가로 정부에 지분을 제공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미 행정부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지원을 빌미로 미국 내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반도체 기업들의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반도체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한 발 물러 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외신 등은 TSMC 경영진이 미 행정부가 회사 지분 인수에 나설 경우 66억 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현금이 풍부한 상황에서 미 행정부에 지분까지 넘겨주면서 보조금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업계의 강력한 반발이 미국에 대한 투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자, 미국 정부가 결국 수습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로이터통신 등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보조금을 받는 반도체기업들의 지분을 미국 정부가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러트닉 장관은 지난 19일 CNBC와 인터뷰에서도 정부가 인텔의 지분 10%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 중임을 확인한 뒤 “행정부가 다른 회사의 지분 인수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TSMC 마이크론 삼성전자 등 미국 현지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서 지원금을 받는 기업들이 미 행정부의 지분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인 지난해 12월 미 상무부는 반도체법에 따라 TSMC에 66억 달러(약 9조2000억 원), 마이크론에 62억 달러(약 8조6000억 원), 삼성전자에 47억5000만 달러(6조6000억 원) 등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해당 기업들과 맺었다.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반도체 업계에서는 “보조금 지급을 빌미로 지분을 내놓으라는 것은 사실상 ‘주식 강탈’”이라면서 “경영권 간섭이자 투자 자유 침해”라고 반발했다. 미 행정부가 법적으로 지급이 확정된 보조금을 주지 않기 위해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미 행정부가 수습에 나섰지만, 아직 공식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 반도체 업계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