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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의료 수송기가 쇼핑몰 인근 도심으로 추락해 7명이 죽고 최소 19명이 다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틀 전 수도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여객기와 미 육군 블랙호크 헬기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지 이틀 만에 연이은 항공기 추락이라 미국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다.CNN 등에 따르면 노스이스트 필라델피아 공항에서 출발한 의료 수송기가 이륙 직후 추락했다. 수송기에는 멕시코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인 어머니, 의료진 2명, 조종사 2명이 타고있었고 전원 사망했다. 또 추락하는 수송기 잔해가 필라델피아 도심 도로 위의 자동차에 떨어져 해당 자동차에 탑승했던 남성 1명 또한 사망하는 등 총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고로 행인 등 최소 19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외신은 전했다.수송기에 타고 있던 6명의 희생자들은 모두 멕시코 국적으로 확인됐다. 탑승한 어린이 환자는 미 복지 단체의 도움으로 필라델피아 슈라이너스 어린이 병원에서 4개월 간의 치료를 마치고 멕시코로 돌아가던 길에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CBS 등에 따르면 수송기는 이륙한지 1분 만에 공항에서 6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루즈벨트 몰 인근으로 추락했다. 수송은 멕시코 및 미국 전역에서 항공 앰뷸런스를 운영하는 제트 레스큐 에어 앰뷸런스사가 맡았고, 수송기는 리어젯 55 모델이다. 수송기 조종사들은 추락 전 관제탑에 위험 징후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필라델피아 당국은 수송기가 추락한 이유를 조사하고 있다.앞서 워싱턴에서 발생한 여객기 추락 사고에 이어 이틀 만에 이번에는 도심에 제트기가 추락해 미국 전역은 충격에 휩싸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더 많은 무고한 영혼이 희생됐다”며 “모두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 빈다”고 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뒤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등을 놓고 양국 간 대립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두 나라가 치열한 패권 전쟁에 돌입했다.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미국 오픈AI의 대표 모델인 ‘챗GPT’와 맞먹는 AI 모델을 오픈AI가 투자했던 비용의 약 5.6%만 들여 개발하면서 글로벌 기술업계 및 투자 시장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그간 미국은 AI를 포함한 기술 분야 패권을 지키기 위해 고사양 AI용 반도체 등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일로 그간의 규제가 실효성이 없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저사양 AI용 반도체도 대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트럼프 행정부가 고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허용했던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반도체 ‘H20’도 중국 수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AI 경쟁에서 중국의 기술 수준이 미국의 예상보다 앞서 있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딥시크는 미국의 대표적인 AI용 반도체 제조사인 엔비디아가 2022년 개발해 상대적으로 구형인 ‘H800’ 반도체만으로 만든 자사의 AI 모델 ‘R1’이 챗GPT의 신형 모델 ‘o1’과 성능이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뛰어나다고 밝혔다. 또 R1을 558만 달러(약 78억1200만 원)에 개발했다고 공개했다. 일각에서는 딥시크가 개발 비용을 축소 계산했거나 몰래 엔비디아의 신형 반도체를 확보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또 오픈AI 등의 개발 데이터를 불법적으로 차용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딥시크의 개발 비용은 미국 빅테크보다 크게 저렴하고 제품 성능도 구글, 메타, 앤스로픽 등의 AI 모델을 능가한다고 일각에선 평가한다. 이 같은 ‘딥시크 충격’은 27일 뉴욕 증시를 강타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17% 급락해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6000억 달러(약 840조 원)가 증발했다. AI 분야에서 역시 강세를 보여온 또 다른 반도체 기업인 브로드컴(17.4%), TSMC(13.33%), 마이크론테크놀로지(11.71%) 주가도 급락해 이날에만 미 증시에서 약 1조 달러(약 1400조 원)가 사라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딥시크의 AI가 (미국 제품보다) 더 빠르고 훨씬 저렴해 보인다”며 “미국 산업이 (중국과의) 경쟁에 극도로 집중해야 한다는 경종을 울렸다”고 밝혔다. 미국의 AI 칩 수출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설계 역량 혁신을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中 딥시크, 5% 비용으로 챗GPT급 성능… “AI의 스푸트니크 순간”[中 AI ‘딥시크’ 쇼크]美中 불붙은 AI 패권 전쟁中, 엔비디아의 2022년 구형칩 활용… 추론 작업은 오픈AI 신형 모델 맞먹어NYT “실리콘밸리 가장 어두운 시간”… 美일각 “기술 도용 정황” 분쟁 예고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본사를 둔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전 세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생 회사였다. 2023년 5월 설립된 딥시크는 이달 20일(현지 시간) ‘R1’이라는 AI 모델을 내놨지만 하루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픈AI,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와 5000억 달러 규모의 AI 투자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하며 큰 주목을 못 받는 분위기였다.하지만 10일도 안 돼 상황이 급변했다. 저사양 AI용 반도체를 주로 활용한 딥시크가 미국 대표 AI 기업 오픈AI의 챗GPT 개발비의 약 5.6%에 불과한 비용으로 챗GPT에 필적하는 제품을 만든 게 확인된 것. 이 소식이 알려진 27일부터 엔비디아 등 뉴욕 증시의 AI용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세계 최초의 웹 브라우저 중 하나인 ‘모자익’을 개발한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자 마크 앤드리슨은 딥시크를 “AI의 스푸트니크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하면서 미국의 우주 기술이 소련보다 뒤처졌음을 확인한 사건을 가리킨다. 딥시크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격차가 생각만큼 안 크고, 가성비가 훨씬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뉴욕타임스(NYT)도 “실리콘밸리의 가장 어두운 시간(darkest hour)”이라고 표현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맞서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가장 어둡고 힘든 때’라며 이 문구를 썼다. 미국 AI 업계가 위기를 맞았다는 뜻이다.● 챗GPT 약 20분의 1 비용에 비슷한 성능‘R1’은 다양한 수학, 코드 및 추론 작업에서 챗GPT의 신형 모델 ‘o1’과 비슷하거나 이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기술 전문지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R1은 미국 수학 경시대회에서 79.8%의 정확도로 o1(79.2%)을 앞섰다. 코딩 테스트에서도 65.9%의 정확도로 o1(63.4%)을 눌렀다.그러면서도 수천만 달러의 대규모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AI를 훈련하는 미국 빅테크와 달리 딥시크는 엔비디아가 2022년 개발해 상대적으로 구형인 칩 ‘H800’으로 AI를 개발했다. 딥시크의 주장에 따르면 개발 비용 또한 558만 달러(약 78억1200만 원)로 1억 달러(약 1400억 원)가 들어간 챗GPT의 5.6%에 불과하다.중국의 다른 정보기술(IT) 기업에서도 ‘AI 굴기’가 한창이다. 중국 최대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의 계열사인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29일 새 AI 모델 ‘큐원(Qwen) 2.5-맥스’를 출시했다. 알리바바 측은 “큐원의 성능이 비교 모델을 뛰어넘었다”고 주장했다. 중국계 소셜미디어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도 22일 ‘두바오 1.5 프로’를 내놨다.일각에서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로 미국산 첨단 AI용 반도체를 구하기 어렵게 된 중국 기업이 알고리즘, 아키텍처 등에서 더 독창적이고 혁신을 이뤄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딥시크,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문샷 같은 중국 IT 기업이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며 비용 효율과 역량을 높여왔다”며 “이는 우연이 아니라 미국의 첨단 칩 수출 제한 확대에 따른 불가피한 혁신이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美 기술 도용 가능성도 제기미국은 딥시크를 비롯한 중국의 기술기업들이 ‘오픈소스’를 지향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AI 개발 악용 우려 등을 이유로 상대적으로 기술 공유에 소극적이었던 미국 기업들과 달리 중국 기업들은 AI 모델의 개발 과정을 적극 공개하는데 이런 차이가 중국을 AI 연구 및 개발의 중심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오픈AI의 투자자이기도 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딥시크는 진정한 혁신을 보여준다. 중국의 AI 개발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우려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딥시크의 가성비를 “인정한다”고 했다.다만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AI 업계 일각에서는 딥시크의 미국 기술 도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CNBC는 딥시크가 중국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의 고사양 AI 반도체를 다량 보유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오픈AI도 “딥시크가 우리의 AI 기술을 도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혀 양국 간 또 다른 무역분쟁의 우려를 낳고 있다.미 백악관은 딥시크가 국가 안보에 줄 영향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미 해군은 군인들에게 딥시크를 다운로드하거나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 역사상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인 캐럴라인 리빗(28)이 첫 언론 브리핑을 갖고 ‘데뷔전’을 치렀다. 리빗 대변인은 팟캐스터, 독립 언론인,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등 뉴미디어 매체들에 백악관 브리핑실을 개방하겠다고 밝혀 기성 언론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신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는 28일 백악관 브리핑실에 들어와 “트럼프 대통령이 돌아왔다. 미국의 황금시대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말하며 첫 브리핑을 시작했다. 이날 강렬한 자주색 정장을 입고 등장한 그에게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손에 백악관 대변인의 ‘필수품’인 두꺼운 서류철이 들려져 있지 않았다는 것. 백악관 브리핑실은 대변인과 기자들 사이에 다양한 질의응답이 벌어지는 ‘전쟁터’다. 그동안 백악관 대변인들은 수십 분간 쏟아지는 다양한 주제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통상 많은 자료가 담긴 두꺼운 서류철을 들고 다녔다. 그러나 리빗 대변인은 A4 용지 몇 장만 들고 단출하게 브리핑실에 들어섰다. 약 46분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리빗 대변인은 비교적 막힘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폭스뉴스는 “리빗이 단순히 정돈된 답변을 읽기만 하는 대변인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영국 가디언도 이날 리빗 대변인의 첫 브리핑에 대해 “매우 능숙하고 호전적이며, 그녀의 상사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맹렬히 충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리빗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많은 기존 미디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에 대해 거짓말을 퍼뜨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백악관은 (언론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를 강력하게 믿고 있다. 역사상 가장 어린 대변인으로서 브리핑실을 뉴미디어와 이 방에서 기자석을 확보하지 못한 매체에도 개방한다”고 밝혔다. 브리핑실에는 뉴미디어를 위한 전용 좌석도 설치하겠다고 했다. 그는 AP통신으로부터 첫 질문을 받는 백악관 기자실의 전통을 깨고 온라인 매체인 액시오스와 브레이트바트 소속 기자에게 첫 질문권을 줬다. 브리핑이 끝난 뒤 백악관에는 신규 출입기자 등록 신청이 7000건 이상 접수됐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백악관 출입 자격이 취소됐던 언론인 440명의 출입 자격도 복원될 예정이다. 리빗 대변인은 1997년생으로, 역대 가장 어린 백악관 대변인이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대변인실 대변인보로 근무했고, 지난해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슈퍼팩 ‘MAGA’의 대변인을 맡았다. 리빗은 선거 운동 기간에 임신한 상태였고, 아이를 낳은 뒤 3일째 되는 날 트럼프 대통령이 암살 시도를 당하자 다음 날 바로 캠프로 복귀하는 충성심을 보여줬다. 2022년 뉴햄프셔주 하원의원에 출마했을 당시 선거운동에서 “2020년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이 빼앗겼다”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강하게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무슬림 입국 금지 정책을 옹호하며 공화당 내에서 인지도를 쌓았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본사를 둔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전 세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생 회사였다. 2023년 5월 설립된 딥시크는 이달 20일(현지 시간) ‘R1’이라는 AI 모델을 내놨지만 하루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픈AI,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와 5000억 달러 규모의 AI 투자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하며 큰 주목을 못 받는 분위기였다.하지만 10일도 안 돼 상황이 급변했다. 저사양 AI용 반도체를 주로 활용한 딥시크가 미국 대표 AI 기업 오픈AI의 챗GPT 개발비의 약 5.6%에 불과한 비용으로 챗GPT에 필적하는 제품을 만든 게 확인된 것. 이 소식이 알려진 27일부터 엔비디아 등 뉴욕 증시의 AI용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세계 최초의 웹 브라우저 중 하나인 ‘모자익’을 개발한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자 마크 앤드레슨은 딥시크를 “AI의 스푸트니크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1957년 옛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하면서 미국의 우주 기술이 소련보다 뒤처졌음을 확인한 사건을 가리킨다. 딥시크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격차가 생각만큼 안 크고, 가성비가 훨씬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뉴욕타임스(NYT)도 “실리콘밸리의 가장 어두운 시간(darkest hour)”이라고 표현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맞서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가장 어둡고 힘든 때’라며 이 문구를 썼다. 미국 AI 업계가 위기를 맞았다는 뜻이다.● 챗GPT 약 20분의 1 비용에 비슷한 성능‘R1’은 다양한 수학, 코드 및 추론 작업에서 챗GPT의 신형 모델 ‘o1’과 비슷하거나 이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기술 전문지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R1은 미국 수학 경시대회에서 79.8%의 정확도로 o1(79.2%)을 앞섰다. 코딩 테스트에서도 65.9%의 정확도로 o1(63.4%)을 눌렀다. 그러면서도 수천만 달러의 대규모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AI를 훈련하는 미국 빅테크와 달리 딥시크는 엔비디아가 2022년 개발해 상대적으로 구형인 칩 ‘H800’으로 AI를 개발했다. 딥시크의 주장에 따르면 개발 비용 또한 558만 달러(약 78억1200만 원)로 1억 달러(약 1400억 원)가 들어간 챗GPT의 5.6%에 불과하다. 중국의 다른 정보기술(IT) 기업에서도 ‘AI 굴기’가 한창이다. 중국 최대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의 계열사인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29일 새 AI 모델 ‘큐원(Qwen) 2.5-맥스’를 출시했다. 알리바바 측은 “큐원의 성능이 비교 모델을 뛰어넘었다”고 주장했다. 중국계 소셜미디어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도 22일 ‘두바오 1.5 프로’를 내놨다.일각에서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로 미국산 첨단 AI용 반도체를 구하기 어렵게 된 중국 기업이 알고리즘, 아키텍처 등에서 더 독창적이고 혁신을 이뤄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딥시크,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문샷 같은 중국 IT 기업이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며 비용 효율과 역량을 높여왔다”며 “이는 우연이 아니라 미국의 첨단 칩 수출 제한 확대에 따른 불가피한 혁신이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美 기술 도용 가능성도 제기미국은 딥시크를 비롯한 중국의 기술기업들이 ‘오픈소스’를 지향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AI 개발 악용 우려 등을 이유로 상대적으로 기술 공유에 소극적이었던 미국 기업들과 달리 중국 기업들은 AI 모델의 개발 과정을 적극 공개하는데 이런 차이가 중국을 AI 연구 및 개발의 중심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오픈AI의 투자자이기도 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딥시크는 진정한 혁신을 보여준다. 중국의 AI 개발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우려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딥시크의 가성비를 “인정한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AI 업계 일각에서는 딥시크의 미국 기술 도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CNBC는 딥시크가 중국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의 고사양 AI 반도체를 다량 보유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오픈AI도 “딥시크가 우리의 AI 기술을 도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혀 양국 간 또 다른 무역분쟁의 우려를 낳고 있다. 미 백악관은 딥시크가 국가 안보에 줄 영향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미 해군은 군인들에게 딥시크를 다운로드하거나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국제 무대인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미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세계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WEF 화상 연설에서 “미국에 와서 제품을 만들라. 그러면 우리는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 낮은 세금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여러분이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면 다양한 금액의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현재 21%인 법인세율을 미국에서 제품을 만드는 경우에만 15%로 낮추겠다고도 했다. ‘고율 관세’와 함께 ‘낮은 법인세’로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유인책을 내놓은 것.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유럽연합(EU)과의 교역에서 수천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에 대해 뭔가를 할 것”이라며 EU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경고했다. 이와 함께 EU의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빅테크에 대한 과징금을 언급하며 “이들은 미국 기업이고, EU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내가 보기에는 일종의 세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과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를 내리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유가를 끌어내려야 한다. 그러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도 했다. 또한 “유가가 떨어지면 난 금리를 즉시 내리라고 요구하겠다.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서 금리가 내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유가 인하 발언에 시장은 호응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82달러(1.09%) 하락한 배럴당 74.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 뉴욕 증시에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전장 대비 32.34포인트(0.53%) 오른 6,118.71에 마감했다. 2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85% 상승한 2,536.80, 코스닥은 0.65% 오른 728.74로 각각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0원 내린 1431.3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기준)를 마쳤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WEF 연설에서 러시아, 중국과의 핵 군축 협상에 대해 “우리는 비핵화를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은데, 나는 그것이 매우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전략 핵무기 규모를 서로 제한하는 ‘핵 군축’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을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취임 당일부터 강도 높은 반(反)이민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멕시코와 접한 남부 국경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불법 이민자의 망명 금지, 국경장벽 건설 재개, 교회와 학교 같은 장소에서의 불법 이민자 단속 등도 시행하기로 했다. 특히 집권 1기 때 도입했지만 인권 탄압 비판으로 중단됐던 ‘불법 이민자 부모와 자녀의 격리 수용’을 재추진하고 불법 이민 단속에 소극적인 지방정부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 중단, 해당 지방 공무원 기소 등도 고려하고 있다.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을 포함한 각종 ‘미국 우선주의 공약’을 거침없이 밀어붙이는 것은 그의 지시를 물불 가리지 않고 이행하는 ‘충성파 참모’가 백악관과 내각 곳곳에 포진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경 차르(제정 러시아 황제·최고책임자를 의미)’ 톰 호먼(64),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40),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 후보자(54)가 주목받고 있다.》워싱턴 정계의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베테랑 관료, 군 장성 등을 주로 기용했다. 이들은 돌출 발언 및 행동으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과 사사건건 갈등을 빚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패배 당시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까지 자신에게 등을 돌린 집권 1기 참모들에 대한 분노를 공개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이에 집권 2기 참모들을 ‘충성파’로만 채웠다. 이들은 ‘주군’에게 절대 ‘아니오(No)’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반이민 정책을 담당할 핵심 참모들이 누구인지 짚어 봤다. ● “‘불법 이민자 부모-자녀 격리’는 인생 과업” 호먼호먼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7년 1월∼2018년 6월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으로 일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국경 차르’로 재기용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호먼의 반이민 성향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불만과 좌절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뉴욕주 북부의 보수적인 농촌 마을 웨스트카르타고의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 아버지, 할아버지까지 3대가 경찰로 재직했다. 그는 1984년 ICE의 전신인 연방이민귀화국(INS)에서 근무하며 이민 업무와 연을 맺었다. 국경순찰대 등을 거쳐 2013년 오바마 행정부의 ICE 수석 부국장을 지냈다. 호먼은 2014년 “불법 이민자 수를 줄이려면 이민자 부모와 미성년 자녀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불법 이민자 부모와 미성년 자녀 분리 정책은 인권 탄압 요소가 너무 크다는 반대에 부딪혔다. 또 정책 논의 과정에서 추진할 수 없다는 방향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호먼은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오바마 행정부에 큰 분노를 느꼈다. 결국 오바마 행정부의 막바지인 2016년 말 사표를 던졌다. 이런 그를 ICE 국장 직무대행으로 복귀시킨 사람이 집권 1기의 트럼프 대통령이다. 호먼은 당시 “월급을 주지 않아도 괜찮다. 다시 일을 시켜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돌아오자마자 불법 이민자를 대대적으로 단속했고 2018년 5월 ‘불법 이민자 부모-자녀’ 격리 정책을 실시했다. 다만 ‘잔혹하다’ ‘인륜에 어긋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이 정책을 반대한다”고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2018년 6월 텍사스주 맥앨런의 12∼17세 미성년 불법 이민자의 수용 시설을 찾아 아이들을 위로했다. 결국 이 정책은 철회됐다. 호먼은 그 책임을 지고 ICE 국장 대행직에서 사퇴했다. 호먼은 사퇴 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난해 7월 공화당 전당대회 때 지지 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불법 이민자가 급증했다며 “당장 짐을 싸서 미국을 떠나라”고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다시 승리하자마자 호먼을 집권 2기의 ‘국경 차르’로 발탁했다. ICE 국장이 아닌 ‘국경 차르’로 발탁한 것은 인준 때문으로 풀이된다. ICE 국장은 상원 인준이 필요하다. 호먼의 강경 성향을 감안하면 공화당의 일부 상원의원이 찬성표를 던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호먼은 최근 NYT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4년 동안 최소 200만 명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시키겠다”고 밝혔다. 약 1100만 명으로 추산되는 미 전체 불법 이민자의 18.2%에 달한다. 또 불법 이민자를 효과적으로 걸러내기 위해 안면인식 등 최신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하고, 불법 이민자를 쉽게 신고할 수 있는 핫라인 개설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불법 이민자 부모와 자녀의 격리 정책 또한 다시 도입할 뜻을 비쳤다. 특히 부모는 불법으로 거주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태어나 시민권이 있는 그들의 자녀까지 내쫓겠다며 “가족 전체의 추방을 주저하지 않겠다. 가족 전체가 추방될지 분리될지는 당신들이 결정하라”고 엄포를 놨다. 시민권자 자녀의 미국 거주는 막을 길이 없지만 법적 권한이 없는 부모는 반드시 추방시키겠다는 뜻을 강조한 셈이다.● “이슬람 7개국 국민 입국 금지” 밀러 “밀러가 미국 이민 정책의 결정권자라면 미국 인구는 현재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억 명에 불과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캠프에서 밀러의 초강경 반이민 성향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호먼과 함께 트럼프 1기의 반이민 정책을 주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를 시작한 2017년 1월 말 ‘테러 방지’를 이유로 시리아 이란 이라크 수단 리비아 소말리아 예멘 등 이슬람 7개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 및 비자 발급을 90일 동안 중단시키는 초강경 반이민 정책을 주도했다. “해당 7개국 국민 전체를 잠재적 테러범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빗발쳤지만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밀러는 미 50개 주 중 진보 성향이 가장 강한 곳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고교 시절부터 지역 내 극우 라디오방송에 출연하며 반이민의 정당성을 설파했다. 듀크대 시절에는 다문화주의, 관용적 이민 정책 등을 비판하는 글을 학내 언론에 기고한 극우 논객 출신이다. 미국 여성 언론인 진 게레로는 2020년 밀러 주변인 100여 명을 인터뷰해 그의 정신세계를 파헤친 책 ‘증오 선동가: 스티브 밀러, 도널드 트럼프 그리고 백인 국수주의자 어젠다’를 출간했다. 이 책에 따르면 밀러는 유년 시절부터 멕시코계 친구들에게 “영어를 쓰고 미국의 방식을 배울 수 없다면 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했다. 이에 반발하는 친구들에겐 절교를 선언했다. 이런 밀러의 역할은 단순히 반이민 정책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을 관장했다. 2기 행정부에서는 대통령과 의회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밀러는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한 후 4년간 충직하게 곁을 지켜 특히 신임을 얻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참모 중 누구보다 많은 시간을 들여 2기 행정부의 청사진을 그려 왔다. 주요 상하원 의원, 영향력 있는 우파 언론인과 친분을 쌓으며 트럼프 재집권의 정당성을 설파했고 주요 기부자와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회고록 출간, 유명 대기업 자문 등 자신과의 관계를 이용해 돈벌이에 나선 많은 다른 참모들과 달리 밀러가 자신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NYT는 “밀러는 절대로 트럼프 대통령과 논쟁하지 않는다. 일단 대통령이 특정 정책을 추진하면 아무런 의구심을 갖지 않고 그대로 따른다”고 평했다. 이를 통해 밀러가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권력을 휘두르게 됐다며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비선출직 인물 중 하나”라고 평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불복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회에 난입했을 때 이를 배후 조종했다는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도 정지시켰다. 이랬던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후 몸을 낮추며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했다. 밀러는 저커버그에게 “메타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폐기하라”고 압박했다. 그리고 메타는 10일 “DEI 폐기”를 선언했다. 밀러의 위력을 잘 보여준다.● “국경은 전쟁터” 놈 놈 또한 반이민 성향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그가 다양한 이민 정책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국토안보장관 후보자에 오른 것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반이민 정책에 관심이 많은지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서부 사우스다코타주 출신인 놈은 2018년 이곳의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을 때 집권 1기의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았다. 선거 승리로 사우스다코타주 역사상 최초의 여성 주지사가 됐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국경장벽 건설, 이슬람 7개국 입국 금지 등을 강하게 지지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같은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등과 함께 바이든 행정부의 관용적인 이민정책,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을 강하게 비판하며 명성을 얻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놈 후보자는 바이든 행정부 기간 주도(州都) 피어에서 1600km 이상 떨어진 텍사스주 남부 국경에 5차례 사우스다코타 주방위군을 파견했다.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한 애벗 주지사가 “텍사스 인력만으로는 불법 이민자를 다 차단할 수 없다”며 도움을 청하자, 발 벗고 나선 것이다. 놈 후보자는 주지사 시절부터 줄곧 “남부 국경에서 불법 이민, 마약, 인신매매 등이 판치고 있다”며 이곳을 ‘전쟁터(warzone)’라고 표현했다. 17일 상원 인준청문회에서도 ‘전쟁터’를 거듭 거론했다. 그는 “불법 이민으로부터 조국을 보호하는 것이 국토안보장관의 핵심 업무”라고 밝혔다. ● 국경장벽 건설 재개, 교회·학교 단속 등 급물살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공언해 온 국경장벽 건설 재개 또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멕시코와 맞닿은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뉴멕시코, 텍사스주 등에 727km(452마일)의 국경장벽을 건설했다. 당시 약 150억 달러(약 21조5000억 원)의 정부 예산이 쓰였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 취임 첫날 “모든 국경장벽의 건설을 중단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로 인해 추가 건설이 2년간 중단된 채 방치됐다. 하지만 불법 이민자가 급증하자 바이든 행정부 또한 2023년 10월 텍사스주 리오그란데강 일대에서 32km(20마일)의 장벽 건설을 재개했다. 현실적으로 불법 이민자의 월경을 막을 방법은 장벽밖에 없다는 점을 시인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장벽 건설 재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밀러가 공화당의 주요 상하원 의원과 만나 의회에서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러는 정계 입문 초기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법무장관을 지낸 제프 세션스 전 공화당 상원의원의 참모로 일해 의회 업무에도 능통하다. 민주당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특히 남부 국경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의원들은 지역 여론을 의식해 반이민 정책에 호응하고 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크 켈리 상원의원(애리조나) 등 민주당 상원의원 13명이 “국경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이민 법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종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의제를 강조하는 것을 두고 “미국 유권자가 ‘스트롱맨’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다시 뽑은 것은 ‘불법 이민이 고물가 등 경제난을 악화시켰다’는 그의 주장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라며 “스트롱맨의 모습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반이민 정책”이라고 진단했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며 이민자도 많은 일리노이주 시카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같은 지역을 집중 타깃으로 삼는 것, 학교와 교회같이 그간 불법 이민자 단속을 자제해온 장소에서도 강도 높은 단속과 체포를 실시하려는 것 역시 ‘스트롱맨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의도적인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경제포럼(WEF) 화상연설에서 러시아, 중국과의 핵 군축 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비핵화를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은데, 나는 그것이 매우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3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진행된 WEF 화상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2020년) 대선 선거 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양국 간 비핵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면서 “푸틴은 핵무기를 대폭 줄이는 아이디어에 대해 매우 좋아했다. 푸틴과 나는 그렇게 하길 원했다. 우리는 중국과도 좋은 대화를 나눴으며 (비핵화가 진행됐다면) 중국도 따라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핵 능력과 관련해서는 “중국은 지금 미국보다 상당히 적은 핵무기가 있지만 향후 4~5년 내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핵화(denuclearization)’라는 표현은 핵무기를 아예 제거한다는 개념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사용한 ‘비핵화’는 전략 핵무기 등의 규모를 서로 제한하는 ‘핵군축’ 개념에 가까운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 군축 협상 가능성을 밝힌 것이지만 사실상 중러의 핵무기 증강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먼저 감축에 나서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와 관련해선 “시 주석이 전화를 했다”며 “나는 그를 많이 좋아하며 우리는 좋은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내년 WEF 포럼 전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될지 묻는 말에는 “러시아에 물어봐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준비됐다. 전쟁을 끝내기 위해 곧 푸틴 대통령을 만나길 희망한다”고 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이른바 ‘퍼스트 버디(first buddy)’로 통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야심차게 발표한 인공지능(AI)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Stargate)’를 공개 비판했다. 주요 외신들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AI 프로젝트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두 사람 사이의 첫 공개적 균열”이라고 주목했다.● 머스크, 트럼프가 강조한 프로젝트 직접 저격 22일 머스크는 자신의 X를 통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직접 발표한 5000억 달러(약 720조 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실현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X에 “사실 그들은 돈이 없다”고 적으며 스타게이트를 설립하기로 한 오픈AI,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가 파격적인 투자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상 가장 큰 AI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는데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머스크는 추가 게시물에선 “소프트뱅크는 채 100억 달러도 확보하지 못했다”며 “믿을 만한 소식통으로부터 들은 것”이라고 꼬집었다.이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머스크의 글에 답글을 달아 “틀렸다. 당신도 (틀린 것을) 확실히 알고 있지 않느냐”며 “이미 (데이터센터가 지어지고 있는) 첫 번째 부지에 와보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 또 “국가에 최선인 게 항상 당신 회사에 최선은 아니다”라며 “(정부효율부 수장으로서) 당신의 새 역할에서는 (당신이 아닌 미국을) 최우선으로 두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머스크와 올트먼의 논쟁이 벌어지자 두 사람의 오랜 악연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머스크는 오픈AI의 초기 투자자 중 한 명이었지만 오픈AI가 영리 사업을 추구하며 위험한 방식으로 AI를 개발한다고 반발했다. 결국 2018년 오픈AI와 갈라섰고, 머스크는 xAI라는 자신의 AI 회사를 따로 세웠다. 이후 머스크는 올트먼을 ‘사기꾼 샘(Swindlly Sam)’으로, 올트먼은 머스크를 ‘괴롭힘쟁이(bully)’라고 불렀다. 머스크는 현재도 오픈AI에 소송을 걸어 영리법인 전환을 막기 위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달 초 올트먼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앞으로도 온갖 나쁜 짓을 하겠지만 자신의 정치적 권력을 남용해서 다른 경쟁 사업자를 괴롭히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미국은 정말 AI를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악관 ‘불편’ 뉴욕 증시 ‘날개’ 머스크의 ‘스타게이트 저격’ 발언에 대해 백악관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캐럴라인 리빗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발언을 반박했다. 그는 “미국 국민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 CEO들의 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일은 두 사람 사이의 초기 단절을 나타낸다”며 “앞으로 주요 정책 문제에서 불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올트먼과 오랜 시간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은 올트먼과 전화 통화를 했고 ,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AI를 개발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열광적 반응을 보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 및 미국에 대한 신뢰 강화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뉴욕 증시는 스타게이트 효과에 힘입어 S&P500 지수가 장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3대 지수가 모두 상승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37.13포인트(0.61%) 오른 6,086.37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30.92포인트(0.30%) 오른 44,156.7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52.56포인트(1.28%) 오른 20,009.34에 마감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AI 반도체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는 4.43% 상승했고, 오픈AI의 최대 투자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4.13% 올랐다. 스타게이트 참여사인 오라클은 6.75%,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반도체 설계회사 ARM은 15.93% 폭등했다. CNBC는 이날 구글이 또 하나의 AI 스타트업인 앤트로픽에 10억 달러 이상의 신규 투자를 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앙숙’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경호 지원 서비스를 중단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란의 암살 위협 때문에 미 비밀경호국(USSS)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딥 스테이트를 청산한다”는 명분 하에 행정부 내 고위 공직자 역시 잇따라 자리에서 끌어내리며 취임 첫날부터 ‘복수’를 감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20일 볼턴 전 보좌관에 대한 경호를 모두 중단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발탁됐으나 북한, 이란 대응 방식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으며 2019년 해임됐다. 이후 회고록을 통해 당시 행정부의 난맥상을 낱낱이 폭로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 볼턴 전 보좌관은 미국 내에서도 대표적인 대이란 강경파 인사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볼턴 전 보좌관이 합류하고 한 달 뒤인 2018년 포괄적공동계획(이란핵합의)을 파기했다. 이란은 2020년 초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국에 의해 암살되자, 볼턴 전 보좌관 등 작전에 연루된 고위 공직자들을 상대로 보복을 추진했다. 이에 미 검찰은 2022년 볼턴 암살 시도 혐의로 IRGC 구성원을 기소했다. 미국 정부의 경호를 받지 못하게 된 볼턴 전 보좌관은 CNN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결정을 했다는 게 실망스럽지만 놀랍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내가 그의 국가 안보 정책을 비판했는데도 2021년 (재임 당시) 비밀경호국의 경호 기간을 연장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볼턴 전 보좌관과 전직 정보 당국자 51명에 대한 비밀 취급 인가도 취소했다. 전임 행정부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줄해임도 시작됐다. 21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법무부는 요직인 국가안보 및 형사 부서의 고위 경력 공무원 최소 15명을 보직 해임하고 한직으로 재배치했다. 대상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당일인 20일 오후에 이 같은 보직 변경 이메일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산하 국가안보국(NSD) 부차관보를 맡았고, 북한 중국 등의 가상화폐 범죄 수사를 이끌었던 한국계 최은영 검사도 이번 해임 대상에 포함됐다고 WP는 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과 보좌진이 이민법 집행에 더 집중하는 것을 포함해 법무부를 획기적으로 개편하겠다는 공약을 이행할 계획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 요구에 따라 국무부 고위 경력 외교관들 역시 줄줄이 사임하고 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 측은 17일 국무부 모든 차관보, 차관보급 공무원에게 “더는 필요하지 않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무직 인사들은 정권이 바뀌면 관례상 사임하지만, 경력 외교관들이 대규모로 사임 압박을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대니얼 크리텐브링크 동아태 담당 차관보 역시 ‘숙청 리스트’에 포함돼 이달 중 퇴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통이면서, 국무부 북한 담당 선임고문 등을 역임한 크리텐브링크 차관보는 지난해 7월부터 국무부 내 북한 정책을 총괄해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0일 남편의 취임식에서 착용한 넓은 모자와 군인처럼 각 잡힌 코트가 화제다. 이 모자는 그의 눈을 가려 시선을 가늠하기 어려웠고, 몸에 꼭 맞는 코트 또한 범접하기 어려운 이미지를 풍겨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던 다른 대통령 부인의 취임식 복장과 대조적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짙은 남색 코트와 스커트, 목 위로 살짝 올라오는 크림색 블라우스를 입었다. 미국 디자이너 애덤 리피스가 만들었다. 특히 주목을 받은 소품은 또 다른 미국 디자이너 에릭 자비츠가 제작한 챙이 넓은 모자였다. 역시 남색 바탕에 하얀 띠가 둘러져 있으며 멜라니아 여사의 눈을 거의 가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게 키스하려고 다가가다 이 모자의 챙에 부딪혀 허공에 키스하는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자비츠 디자이너는 “멜라니아 여사가 더 보수적인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을 보여주려 했다”고 ABC뉴스에 밝혔다. 멜라니아 여사가 같은 날 밤 백악관에서 열린 무도회 때 입은 드레스 또한 강렬한 인상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흰색 바탕에 두꺼운 검은색 리본이 지그재그 형태를 그리는 디자인이었다. 멜라니아 여사는 2017년 남편의 첫 취임식 때는 미국 유명 디자이너 랄프 로렌의 하늘색 수트를 입었다. 둥근 어깨선을 강조한 복고풍 디자인이었다. 백악관 무도회 때는 어깨가 드러나고 한쪽 다리가 보이는 단순한 디자인의 흰색 드레스를 입었다. 8년 전보다 짙은 색깔, 남성적인 디자인이 두드러지는 이번 취임식 복장을 두고 대통령 부인임에도 내내 남편의 정치 활동과는 거리를 뒀던 그의 성향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4년간 많은 관심을 받았기에 외부 세계와의 단절을 의미하는 ‘방패’ 같은 옷을 입었다는 것이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대중에게 드러나는 것을 극히 꺼리고 사생활을 중시해 ‘은둔의 대통령 부인’으로 불렸다. CNN은 “군복, 강철 갑옷처럼 느껴진다”고 평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고위 사제의 복장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새해에도 간고한 전투 포화로 이어가고 있는 동무들의 헌신과 노고에 무슨 말을 골라 격려하고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소. (중략) 모두가 건강하고 더욱 용기백배하여 싸워주기 바라오.”전사한 러시아 파병 북한군 병사의 소지품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이는 편지가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WP에 공개한 이 편지에서는 “해외 작전지역에서 군사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영용(용감하고 대담한) 우리 군대에게 새해를 맞이해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며 “가슴 아픈 희생과 값비싼 전투 승리의 희열도 체험하고 수많은 고귀한 전투경험들과 진정한 전우애, 조국애의 숭고한 감정도 느껴온 동무들”이라고 치하했다. 또 “조선노동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를 대표하여 동무들 모두에게 뜨거운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이 편지는 줄이 없는 흰색 종이 위에 푸른색 볼펜으로 쓴 1장짜리 한글 손편지로, 말미에 ‘김정은 2024. 12. 31’이라고 쓰여 있다. 신년을 맞아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공유한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WP는 “출처가 명확하지 않으나 평양에서 군인들에게 보냈거나, 지휘관이 불러주는 김정은의 메시지를 병사들이 듣고 기록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편지 이외에도 “투항하면 살려준다” “저항은 무의미하다” 등을 러시아어 발음으로 정리한 메모와 응급 치료법 책자, 위조된 러시아군 신분증 등도 소지품 속에서 발견됐다.북한군 소지품과 전투태세를 분석해 볼 때 우크라이나군은 북한군이 빠른 속도로 전투에 적응해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는 것으로 여긴다고 WP는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러시아군과 달리 북한군은 죽을 때까지 싸우거나 체포되지 않으려고 수류탄으로 자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WP는 최근 전투에선 북한군이 잘 모습을 보이질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작전을 수정하기 위한 움직임이거나 부상과 피로 누적으로 일시적으로 전선에서 제외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새해에도 간고한 전투 포화로 이어가고 있는 동무들의 헌신과 노고에 무슨 말을 골라 격려하고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소 (…) 동무들 모두에게 뜨거운 감사의 인사를 보내오.”전사한 러시아 파병 북한군 병사의 소지품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편지가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우크라이나군이 WP에 공개한 이 편지에는 “해외 작전지역에서 군사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영용(용감하고 대담한) 우리 군대에게 새해를 맞이해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며 “(장병들은) 가슴 아픈 희생과 값비싼 전투 승리의 희열, 고귀한 전투 경험, 진정한 동지애와 애국심의 귀중한 감정을 모두 조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경험했다”고 치하했다. 또 “동무들이 정말 그립다”며 “부과된 군사 임무를 승리적으로 결속하는 그날까지 모두가 건강하고 더욱 용기백배하여 싸워주기 바란다”고 했다. 푸른색 볼펜으로 쓴 손 글씨 편지로, 지난해 12월 31일 자다. 말미에 ‘김정은’이라고 이름이 적혀있다. WP는 “출처가 명확하지 않으나 평양에서 군인들에게 보냈거나, 지휘관이 김정은의 메시지를 듣고 기록한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편지 이외에도 “투항하면 살려준다” “저항은 무의미하다” 등을 러시아어 발음으로 정리한 메모와 응급 치료법 책자, 위조된 러시아군 신분증 등도 소지품 속에서 발견됐다.획득한 북한군 소지품과 전투태세를 분석해 볼 때 북한군이 빠른 속도로 전투에 적응해 위협적인 존재로 거듭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군은 분석했다. 러시아군보다 동기 부여가 잘돼있는 데다 이념적으로 무장해 있다는 평가다. 그 때문에 잡히면 항복하는 러시아군과 달리 북한군은 죽을 때까지 싸우거나 체포되지 않으려고 수류탄으로 자살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우크라이나군은 증언했다. 또 러시아군이 용병인 북한군에게 자국 군인들보다 더 좋은 무기를 제공해 무장 수준도 뛰어나다는 평가다.다만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전투에서 북한군이 모습을 감췄다고도 파악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향후 작전 방향을 재정비하는 것이거나, 부상과 피로가 쌓여 전선에서 일시적으로 제외된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그린란드 매입 의지가 첫 임기의 주요 의제가 될 예정인 가운데 주덴마크 미 대사로 지명된 켄 하워리(50)에 대한 관심 높아지고 있다. 하워리는 페이팔 공동 창업자 출신의 기술 투자자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는 25년 절친 관계다.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 시간) 하워리가 “좋든 싫든 지정학적 폭풍우 속으로 빠져들었다”고 평가했다.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그는 학내 신문 편집장으로 일하며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테크 거물 피터 틸과는 이때 교류를 시작해 이후 페이팔 공동 창업으로 이어졌다.하워리는 거칠고 날카로운 스타일인 틸, 머스크와는 달리 주변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면서도 주목을 피하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NYT는 전했다. 화려한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있어서 사교계의 명사로도 꼽힌다. 특히 파티 주재를 즐긴다고 한다. 2022년에는 틸, 머스크 등을 초청해 루마니아에서 핼러윈 파티를 열었는데 준비에만 7개월이 걸렸다고 전해졌다. 또 주변인들에게 ‘무모한 여행가’로 불릴 만큼 모험적이다. 미혼인 그는 99개국을 여행하며 서핑과 카이트 보드를 즐기고, 테슬라 로드스터를 타고 도로 경주를 하기도 한다고 한다. 파리에서 3개월간 셰프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는 등 자유로운 영혼 기질을 가졌다. 특히 머스크와 돈독한 관계다. NYT는 테슬라 고위직 지원자들이 하워리에게 먼저 이력서를 보낸 뒤 머스크를 만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머스크가 최근 수년간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하워리의 저택에서 숙식할 만큼 가까운 사이다.덴마크 대사직은 그가 희망한 것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주스웨덴 미국 대사를 역임한 그는 주변인들에게 “그린란드 매입 가능성 때문에 덴마크에 특별히 끌렸다”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외교 협상 관련한 이력이 없어 그가 그린란드 매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NYT는 평가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정치는 매우 어둡고 부정적인 사업입니다. 저는 정치가 싫어요(I hate politic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녀이자, 1기 행정부 때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일하며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한다는 평가도 받았던 이방카 트럼프(44·사진)가 백악관 복귀에 대해 선을 그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개막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1기 때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이방카가 정치에 대한 소신 발언을 한 것이라 관심이 쏠린다. 이방카는 14일 팟캐스트 ‘힘 앤드 허 쇼(Him & Her Show)’에 출연해 “나는 정책과 영향력을 사랑하지만 정치를 싫어한다. 불행히도 둘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어둡고 부정적인 사업이며 어떤 사람들은 그 세계의 검투사적인 측면(gladiator aspect)과 싸움을 사랑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못 된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의 세계에 있는 어둠을 내 세상으로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백악관 복귀 않는 이유는 그 대가를 알기 때문” 이방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가족과 아이들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백악관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주위 반발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핵심 가치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일은 정말 쉽다”며 “내 가장 높고 핵심적인 가치는 가족”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아이들에게 정말 중요한 순간에는 곁에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는) 작은 순간도 모두 놓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방카는 남편 재러드 쿠슈너와의 사이에 세 아이를 뒀다. 부부 모두 트럼프 1기 행정부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일했는데, 당시 막내아들 시어도어가 8개월이었다. 이방카는 “지금 다시 백악관에 복귀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그 대가(아이를 제대로 돌보기 어렵다는 것)가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내 아이들에게 그 값(엄마와 충분히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을 치르게 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방카는 “이번엔 상황이 첫 임기와는 무척 다르다. 모두들 (자신이 일을 하겠다고) 손을 높이 들고 있다”며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될 만큼 인재 풀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첫 임기 때 아빠는 워싱턴 사람들을 거의 몰랐기 때문에 내게 도움을 청했고, 나는 4년 동안 햇빛을 못 봐 비타민D 결핍을 겪을 만큼 일했다”며 “재러드는 백악관 내부에서 ‘정비공’이라고 불리며 많은 일을 처리했다”고 했다. 또 “이제는 (백악관에) 유능한 사람들이 많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정계 복귀에 선을 그으면서도 트럼프 당선인이 20일 취임하는 것에 대해 “아빠를 도울 방법을 찾겠다”며 “아빠가 나와 있을 때 긴장을 풀 수 있도록 함께 영화나 스포츠 경기를 보는, 사랑스러운 딸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정책 참모보다는 딸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는 것이다.● 남편 사업의 이해충돌 문제 발생 가능성 앞서 이방카에 대한 정계 진출 소문도 끊이지 않았다. CNN 등은 이방카가 2020년 플로리다주에 3000만 달러(약 437억 원)짜리 주택 부지를 매입하면서 주지사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일가가 소유한 골프클럽이 있는 뉴저지주에서 하원의원에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이방카는 트럼프 1기가 끝난 뒤 워싱턴 정가에서 모습을 감췄다. 일각에서는 이방카 부부가 앞서와 달리 트럼프 2기 때 백악관과 거리를 두는 것은 정부의 윤리 규정에서 벗어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쿠슈너는 2021년 약 4조 원 규모의 투자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를 설립했다. 부부가 2기 행정부에 입성하면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복귀하면 이방카 부부가 경제적으로 특별 대우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라고 했다. 이방카 부부의 순자산은 약 10억 달러(1조4572억 원)라고 CNBC는 추산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정치는 매우 어둡고 부정적인 사업입니다. 저는 정치가 싫어요(I hate politics).”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녀이자, 1기 행정부 때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일하며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한다는 평가도 받았던 이방카 트럼프(44)가 백악관 복귀에 대해 선을 그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개막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1기 때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이방카가 정치에 대한 소신 발언을 한 것이라 관심이 쏠린다.이방카는 14일 팟캐스트 ‘힘 앤드 허 쇼(Him & Her Show)’에 출연해 “나는 정책과 영향력을 사랑하지만 정치를 싫어한다. 불행히도 둘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어둡고 부정적인 사업이며 어떤 사람들은 그 세계의 검투사적인 측면(gladiator aspect)과 싸움을 사랑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못 된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의 세계에 있는 어둠을 내 세상으로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백악관 복귀 않는 이유는 그 대가를 알기 때문”이방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가족과 아이들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백악관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주위 반발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핵심 가치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일은 정말 쉽다”며 “내 가장 높고 핵심적인 가치는 가족”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아이들에게 정말 중요한 순간에는 곁에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는) 작은 순간도 모두 놓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이방카는 남편 재러드 쿠슈너와의 사이에 세 아이를 뒀다. 부부 모두 트럼프 1기 행정부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일했는데, 당시 막내아들 시어도어가 8개월이었다. 이방카는 “지금 다시 백악관에 복귀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그 대가(아이를 제대로 돌보기 어렵다는 것)가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내 아이들에게 그 값(엄마와 충분히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을 치르게 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이방카는 “이번엔 상황이 첫 임기와는 무척 다르다. 모두들 (자신이 일을 하겠다고) 손을 높이 들고 있다”며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될만큼 인재풀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첫 임기 때 아빠는 워싱턴 사람들을 거의 몰랐기 때문에 내게 도움을 청했고, 나는 4년 동안 햇빛을 못 봐 비타민D 결핍을 겪을 만큼 일했다”며 “재러드는 백악관 내부에서 ‘정비공’이라고 불리며 많은 일을 처리했다”고 했다. 또 “이제는 (백악관에) 유능한 사람들이 많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정계 복귀에 선을 그으면서도 트럼프 당선인이 20일 취임하는 것에 대해 “아빠를 도울 방법을 찾겠다”며 “대통령은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직책이다. 매일 내려야 하는 결정의 양이 엄청나고 모든 사람은 그의 거래 상대”라고 했다. 또 “아빠가 나와 있을 때 긴장을 풀 수 있도록 함께 영화나 스포츠 경기를 보는, 사랑스러운 딸의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정책 참모보다는 딸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는 것이다.● 남편 사업의 이해충돌 문제 발생 가능성앞서 이방카에 대한 정계 진출 소문도 끊이지 않았다. CNN 등은 이방카가 2020년 플로리다주에 3000만 달러(약 437억 원)짜리 주택 부지를 매입하면서 주지사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일가가 소유한 골프클럽이 있는 뉴저지주에서 하원의원에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이방카는 트럼프 1기가 끝난 뒤 워싱턴 정가에서 모습을 감췄다.일각에서는 이방카 부부가 앞서와 달리 트럼프 2기 때 백악관과 거리를 두는 것은 정부의 윤리 규정에서 벗어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쿠슈너는 2021년 약 4조 원 규모의 투자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를 설립했다. 부부가 2기 행정부에 입성하면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복귀하면 이방카 부부가 경제적으로 특별 대우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라고 했다. 이방카 부부의 순자산은 약 10억 달러(1조4572억 원)라고 CNBC는 추산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세계 최고 부자 1∼3위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54),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61),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41)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0일(현지 시간) 취임식에 나란히 참석한다. 트럼프 2기 출범 날부터 적극 눈도장 찍기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CNBC 등은 14일 대통령 취임식 업무 담당자를 인용해 머스크, 베이조스, 저커버그가 취임식에 참석하며, 내각 지명자들과 함께 상석인 연단에 앉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최근 적극적으로 ‘친트럼프’ 행보를 이어가는 저커버그는 취임식 날 저녁 무도회에 앞서 열리는 리셉션도 공화당 거액 기부자이며 카지노 재벌인 미리엄 애덜슨과 함께 공동 주최한다. CNBC는 “기술 분야의 선두 주자들이 트럼프와 밀월하는 이유는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에 세금 및 무역 정책, 기술 산업의 변화 가능성 등 상당한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앞서 9일 트럼프 당선인과 마주쳐야 하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국장에 불참했던 미셸 오바마 여사(60)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과의 악감정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미셸 여사는 회고록 ‘비커밍’(2018년)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남편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출생 음모론을 퍼뜨려 가족의 안전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또 회고록에 “나는 그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아내인 힐러리 여사,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전직 대통령 부부가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은 미국 정가의 전통이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마지막까지 자동차, 반도체 부문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중국을 견제할 뜻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인사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후보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 등도 취임 전부터 중국 견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중국과의 패권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는 14일 차량 연결 시스템(VCS·Vehicle Connectivity System), 자율주행 시스템(ADS·Automated Driving System)에 중국 및 러시아산 소프트웨어 및 부품을 탑재한 차량의 미국 내 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규제를 확정 공개했다. 확정안에 따르면 중국 및 러시아와 연관성이 있는 회사가 설계, 개발, 제조, 공급한 특정 소프트웨어 및 부품을 탑재한 커넥티드 차의 미국 내 판매 및 수입이 금지된다. 중국, 러시아 관련 기업이 미국에서 생산한 커넥티드 차도 포함된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의 대부분이 커넥티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중국 및 러시아 관련 차의 미국 내 판매가 원천 차단되는 셈이다. 상무부는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의 기술을 탑재한 커넥티드 차량의 판매가 늘어나 주요 인프라와 공공 안전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도입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산 소프트웨어 탑재 차량은 2027년식부터, 하드웨어 탑재 차량은 2030년식 제품부터 적용된다. 이번 규제로 중국 자동차 회사가 미국 도로에서 자율주행차를 시험 운행하는 것도 금지된다. 또 이번 규제는 개인용 차량에만 적용되지만, 향후 중량이 1만 파운드(약 4.5t)가 넘는 대형 상업용 차량으로도 규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상무부가 이번 규제의 초안을 발표했을 때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현대자동차 등 각국 완성차 업체들은 규제 완화, 시행 시기 연기 등을 요청했다. 이로 인해 라이다(LiDAR) 센서, 위성항법시스템(GNSS) 등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만 동맹국 소재 기업에 일부 규제의 적용을 면제해 달라는 업계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와 별도로 빠르면 15일(미국 동부 시간 기준) 중국을 겨냥한 추가 반도체 규제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삼성전자, 대만 TSMC 등이 생산한 최첨단 반도체가 중국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 실사를 강화하도록 장려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1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혹은 16nm 이하의 고성능 반도체를 중국에 판매하려면 미국의 사전 허가를 받으라는 내용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서 13일 중국을 겨냥해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수출에 관한 규제를 발표했다. 세계 주요국을 3등급으로 구분해 중국 러시아 북한 베네수엘라 등 20여 개의 ‘우려 국가’에는 미국산 AI칩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게 골자다. 중국의 AI 개발을 막기 위한 것으로, 바이든 정부가 지금까지 내놓은 AI칩 수출 규제 중 가장 광범위하고 강력한 조치다. 여기에다 추가 규제까지 단행해 임기 막판까지 중국에 대한 고강도 견제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10월 TSMC가 제조한 반도체가 TSMC 고객사를 거쳐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로 유입된 후 이번 규제가 논의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국 기업이 기존 제재를 우회해 고성능 반도체를 획득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풀이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 로스앤젤레스 화재가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불길 한복판에 있는 게티 미술관이 피해를 입지 않아 화제다. 게티 미술관에서 1.8m 떨어진 곳까지 불이 번졌지만, 멀쩡히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다. 게티 미술관은 빈센트 반 고흐의 ‘아이리스’와 고대 유물 4만 점 등을 소장하고 있으며, 누적 관람객이 2000여만 명에 달하는 명소다.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게티 미술관은 불길을 막기 위해 직원 45명이 24시간 교대로 미술관 경내를 순찰하고 있다. 휴대용 소화기를 들고 다니면서 불씨가 발견되면 즉시 끄면서 초기 진압을 한다.산불 및 화재에 대비해 만반의 시스템도 갖췄다. 게티 미술관 시설 책임자 마이크 로저스에 따르면 게티 미술관은 건축 당시부터 화재 예방에 힘썼다. 벽은 크림색 석회암으로 둘러싸 불길이 내부로 쉽게 번지지 못하도록 했고, 미술관 부지엔 아카시아 관목과 참나무를 식재했다. 다른 나무들에 비해 물을 많이 흡수해 잘 타지 않기 때문이다. 또 미술관 내 나뭇가지를 계속 다듬어 불쏘시개가 되지 않도록 신경 썼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스프링클러 역시 빽빽하게 설치했다. 산불 경보가 내려지면 자동으로 작동해 잔디를 적신다. 유사시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물을 조달할 수 있는 물탱크까지 보유하고 있다. 또 미술관 공기 여과 시스템은 연기나 불씨가 통풍구를 통해 들어오지 않도록 만들었다. 내부 화재 시 화재가 옆 갤러리로 번지지 않도록 금고처럼 단단한 방화문도 작동한다.게티 미술관은 약 91억 달러(약 13조 2950억 원)의 기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9·2017년 큰 산불을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건축물을 일부 보강했다. 게티 미술관 측은 “예술작품도 안전하며, 직원들도 모두 안전하다”며 산불로 인해 20일까지 휴관한다고 공지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세계 1, 2, 3위 부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나란히 참석한다고 CNBC 등이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당선인의 ‘출생지 음모론’을 퍼트려 악감정이 있는 미셸 여사는 이례적으로 취임식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14일(현지 시간) 대통령 취임식 관계자에 따르면 머스크, 베이조스, 저커버그는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고, 내각 지명자들과 함께 상석인 연단에 앉을 계획이라고 CNBC는 보도했다. 특히 최근 ‘친트럼프’ 행보를 하고 있는 저커버그는 20일 저녁 취임식 무도회에 앞서 열리는 리셉션을 공화당 거액 기부자 미리엄 아델슨과 함께 공동 주최할 예정이라 눈길을 끌고 있다. NBC는 “기술 분야의 선두 주자들이 트럼프와 밀월하는 건 세금 및 무역 정책, 기술 산업의 변화 가능성 등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에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한편 미셸 오바마 여사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직 대통령 부부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이 미국 전통이라 이례적인 결정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아내인 힐러리 여사,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 등은 참석할 예정이다.미셸 여사가 불참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개인적인 악감정이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미셸 여사는 앞서 지난주 열린 지미 카터 전 대통령 국장에도 불참한 데 이어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과 대면을 아예 피한 것으로, 이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미셸 여사의 솔직하고 노골적인 경멸 때문이라고 WP는 분석했다. 미셸 여사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취임식 때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지키며 여러 차례 괴로운 표정을 지어 화제가 됐다. 미셸 여사는 자신의 회고록 ‘비커밍’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출생 음모론을 퍼뜨려 가족의 안전을 위험에 빠뜨렸다며 “나는 그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쓰기도 했다. 또 이후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2017년 취임식에 대해서도 군중의 다양성이 부족했다며 “미국의 더 넓은 의미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55·사진)가 “내게는 나만의 생각과 호불호가 있고, 남편의 말이나 행동에 항상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13일(현지 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멜라니아 여사는 대중 앞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퍼스트 레이디’라고 불렸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가장 달라진 점은 사람들이 자신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항상 (있는 그대로의) 나였지만 이전 임기 때는 사람들이 날 잘 몰랐고 많은 지지를 받지 못했다”며 “사람들은 그저 나를 대통령의 부인이라고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게 중요한 건 엄마, 영부인, 아내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자신이 마러라고 자택보다 백악관에 더 많이 머물 거라고 덧붙였다. 멜라니아 여사는 역대 영부인 중 최초로 자신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아마존과 함께 제작하고 있다. 그는 다큐멘터리 제작 동기에 대해 “(지난해 11월 출간한) 자서전이 크게 성공했고, 내 얘기를 더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다큐멘터리는 멜라니아 여사의 일상과 마러라고에서 백악관으로 다시 이사하는 과정이 주요 내용이 될 예정이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