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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구치소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일 1084명(수용자 1041명, 직원 22명, 가족·지인 21명)으로 집계됐다. 동부구치소가 전날 실시했던 전수 검사에서 또다시 121명이 무더기 확진됐다. 동부구치소에서 강원북부교도소로 이감된 4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최근 3~5일 간격으로 5차례 이어졌던 전수 검사 때마다 120~300명의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방역 전문가들은 “초기 부실 대응으로 코로나19가 이미 구치소 곳곳에 퍼진 데다 전수 검사 이후에도 체계적인 수용자 분리와 추적 관리가 안 돼 생긴 결과”라고 지적했다. 서울동부구치소의 1차 전수 검사는 첫 확진자 발생 3주 만에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18일 수용자와 직원 2844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해 187명이 확진됐다. 12월 23일 2차 전수 검사에서는 300명이 확진돼 1차 때보다 크게 늘었다. 이후 3차, 4차, 5차 검사에서 각각 260명, 140명, 121명이 확진됐다. 확진자 수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확진율(검사 대상 중 확진자 비율)은 1차 6.6%, 2차 12.3%, 3차 15.4%, 4차 7.9%, 5차 10.8%로 큰 변화가 없다. 법무부는 확진자들을 경북북부제2교도소로 이송하고 음성 판정을 받은 수백 명을 강원북부교도소와 여주교도소 등으로 옮기는 등 분산 대책을 펴고 있지만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1차 전수 검사 당시 동부구치소 전체 수용자가 2149명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까지 확진된 수용자(1041명)의 비율은 43%에 이른다. 동부구치소 수용자 10명 중 4명꼴로 감염된 셈이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대책위원장은 전수 검사를 거듭해도 확진자가 크게 줄지 않는 이유에 대해 “구치소 측에서 최초 확진자 확인 이후 접촉자들을 완벽히 분리하지 못해 생긴 문제”라며 “초기부터 최대한 신속하게 자주 전수 검사를 하며 격리조치를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검사에 ‘검출 한계’가 있어 바이러스가 일정 수를 넘지 않으면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며 “이미 감염된 상태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들이 서로 뒤섞여 생활하다 뒤늦게 양성 판정을 받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코로나19 잠복기가 보통 2주 이내인 점을 고려하면 5차 전수 검사에서 확진된 수용자의 상당수는 1차 검사 이후 새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법무부의 수용자 관리에 구멍이 있다는 얘기다. 수용자들 사이에서는 “구치소 측이 1차 검사 후에도 밀접 접촉자들을 일반 수용자들과 같은 방에서 지내게 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음성 판정을 받은 수용자들 중에서 계속 추가 확진자가 나오는 원인을 신속히 규명해야 한다”며 “초기에 증상자와 무증상자로 분리 수용하면서 걸러내지 못한 무증상 감염자와의 접촉이 확산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음성 판정을 받은 수용자라고 하더라도 무증상 보균자일 가능성이 있어 섣불리 다른 교정시설로 보내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박종민 기자blick@donga.com}

‘화성 ○○○번 확진자.’ 29일 새벽 경기에 있는 한 병원. 87세의 한 어르신은 지켜보는 가족도 없이 조용히 눈을 감았다.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보름 만이었다. 그 15일 동안 어르신은 평생 불렸던 본명은 간 곳 없이, 그저 몇 번 확진자란 숫자만이 따라다녔다. 마지막 가는 길도 황량했다. 여전히 가족 입회는 가로막힌 채 특수비닐에 밀봉돼 입관됐다. 그날 오후 3시경 뿌옇게 눈이 흩날리던 경기 성남화장장. 그제야 화성 ○○○번 확진자는 이성찬(가명)이란 이름을 다시 찾았다. 그리고 가족들은, 이미 재로 변해버린 그를 마주하고 오열을 멈추지 못했다. “장례식은커녕 아버지 눈조차 감겨드리지 못했어요. 가슴에 맺힌 이 서글픔이 평생 남을 것 같아요. 그저 몇 번째, 몇 번째 번호로만 불리다 떠난 우리 아버지…. 불쌍해서 어떻게 하나요.”(장녀 이모 씨) 879명. 30일 0시 기준 올 한 해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숨을 거둔 이들의 수. 누군가의 부모이자 자식이었고, 또 우리의 친구거나 이웃이었던 그들은 그렇게 세상을 떠나갔다. 홀로 병상에 누워,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죽어서도 그들은 숫자로 남았다. ‘○○번째 확진자’ 또는 ‘○○번째 사망자’. 879개의 서로 다른 삶과 사연이 그저 그렇게 땅에 묻혔다. 코로나19는 확진자의 면회를 제한했고, 임종은 물론 시신 확인도 차단했다. 장례식도 화장 뒤에나 가능했다. 가족을 여의고 슬픔을 다독일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파주 ○○○번 확진자’도 그랬다. 29일 세상을 떠난 김기영 씨(67·여)는 자칫하면 거기에 또 다른 이름도 붙을 뻔했다. ‘무연고 사망자.’ 25년 전 남편과 헤어지고 최근 요양병원에서 지내온 김 씨는 유일하게 연락이 닿는 이가 장남 김모 씨(40)뿐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고 병원비 대줄 여력이 없던 김 씨는 한동안 병원을 찾지 못했다. 그사이, 어머니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28일 저녁 가까스로 어머니가 위독하단 연락을 받은 김 씨. 하지만 그가 달려왔을 땐 이미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 화장장에 도착했을 때였다. 작업복 차림으로 화장장에서 만난 김 씨는 “최근에 겨우 새 일자리를 구했다. 조만간 어머니를 찾아뵈려고 했는데…”라며 붉어진 눈으로 천장만 바라봤다. 가족들의 슬픔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낙인. 코로나19 사망자의 가족이란 이름은 또 다른 생채기를 내고 있다. 확진자였던 아버지 김호순(가명) 씨를 떠나보낸 김모 씨(39) 가족. 29일 경기 용인화장장에서 유골함을 건네받은 가족은 눈물을 닦을 새도 없이 천추의 한으로 남을 결정을 해야 했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포기하기로. “당연히 장례식장을 백방으로 알아봤죠. 그때마다 돌아온 답은 ‘코로나19 사망자를 받으면 금방 소문이 나서 (영업이) 곤란하다’였습니다. 봉안당도 마찬가지예요. 일단 당분간 유골함을 집에 모시기로 했습니다. 애도는 고사하고 아버지를 모실 손바닥만 한 공간도 허락이 안 되다니 너무 억울하고 허탈합니다.” 또 다른 유족 A 씨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9월 11일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 공공기관과 은행 등에서 받아야 했던 차가운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A 씨는 “사망진단서를 들고 행정·금융 절차를 밟으러 가면 일단 경계부터 하고 확진자 대하듯 굴었다”며 “어머니를 잃은 상처가 다시 후벼 파이는 기분이 들었다”고 전했다. 겨울이 오며, 가족 곁을 떠나는 코로나19 환자들은 점점 더 늘고 있다. 수도권 3차 대유행이 시작된 뒤 12월에만 353명의 ‘○○○번 확진자’가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찢기는 가슴을 부여잡는 가족 역시 갈수록 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라도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면 안 됩니다. 특히 이미 큰 상처를 받은 유가족들을 편견이나 낙인 없이 대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절실합니다. 어쩌면 감염병 확산보다 더 무서운 것은 남은 이들에게 남을 상처가 아닐까요.”(현진희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지민구 warum@donga.com·박종민 기자}

“빈손으로 나고 자랐으니 갈 때도 빈손으로 가야죠.” 평생 농사를 지었던 노부부가 자신들의 모든 재산을 대학에 기부하기로 했다. 전병천(79) 김정숙 씨(80) 부부는 올해 초 자신들이 소유한 아파트와 상가 건물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한 뒤 최근 이 약속을 지켰다. 동국대는 “불심(佛心)이 깊은 전 씨 부부가 최근 인천에 있는 아파트를 판 금액 2억 원을 기부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부부는 2월경 자신들이 가진 아파트와 상가 건물을 사후 유산 형식으로 기부하겠다고 약정했다. 그러나 부인 김 씨가 “하루라도 빨리 기부하자”는 의지가 강해 최근 아파트를 먼저 팔아 돈을 전달했다. 김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무슨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웬 호들갑이냐. 수십억 원씩 기부하는 대단한 사람도 많은데 그에 비하면 초라하다”며 자신을 낮췄다. 적은 돈이 아니지만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아파트와 상가는 두 사람이 평생 동안 모은 전 재산이기 때문이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김 씨는 찢어지게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가진 것 없이 전 씨와 결혼해서 그저 억척스럽게 땅만 일구며 살아왔다. “정신없이 살다 보니 돈을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고 살아왔어요. 큰돈은 아니라도 죽기 전에 다른 사람 돕는 일에 써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기부를 떠올렸죠. 남편도 아들도 내 얘기를 듣더니 흔쾌히 찬성해줬습니다.” 사실 김 씨는 이전에도 기부를 한 경험이 있다. 그런데 당시 의도치 않게 아픔을 겪었다. 1978년 모교인 초등학교에 약 1300만 원을 기부했는데, 담당 직원이 이를 빼돌려 선행이 허사로 돌아갔다고 한다. 자칫 기부에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었으나 그는 흔쾌히 용서하기로 했다. 김 씨는 “돈이 잘못이지 사람이 잘못이겠냐”며 “무턱대고 돈을 맡긴 내 탓이라 생각하고 말았다”고 회상했다. 현재 부부는 아들이 마련해준 작은 전원주택에서 지내고 있다. 아파트를 팔아 기부한 아버지 어머니를 위해 아들이 자신이 예전에 살던 주택을 리모델링해 모셨다. 김 씨는 “아들 덕에 살아서 기부할 수 있어 좋았다”며 “실제로 돈을 전달하고 나니 너무 후련하다”고 말했다. 동국대는 이 기부금을 학생 등을 위한 장학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윤성이 동국대 총장은 “노부부께서 농사를 지으며 평생 일군 재산이라 무엇보다 값진 기부”라며 “두 분의 귀한 뜻을 받들어 미래의 인재를 길러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음료 공장에 있는 설탕 창고를 청소하던 외주업체 근로자가 작업 도중 쏟아진 설탕 더미에 파묻혀 목숨을 잃었다. 경기 안양만안경찰서는 “28일 오전 8시 30분경 만안구에 있는 동아오츠카 공장 옥상에 설치된 원통형 창고 안에서 청소업체 직원 A 씨(40)와 B 씨(33)가 갑자기 쏟아진 설탕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출동한 소방당국이 구조에 나섰지만 A 씨는 구조 당시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B 씨는 왼쪽 정강이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설탕 창고는 지름 5m, 높이 9m 크기의 원통형 구조다. 설탕은 약 50t까지 보관할 수 있다고 한다. 사고 당시 창고 내에는 약 15t의 설탕이 적재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 등은 동양오츠카와 계약을 맺은 청소업체 직원들로, 창고 내부에 눌어붙은 설탕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작업 도중에 갑자기 벽면에 붙어 있던 설탕 덩어리들이 한꺼번에 떨어지며 덮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당 음료 공장은 현재 가동이 중지된 상태로 내년 1월까지 정비 기간이었다고 한다. 업체 측은 이 기간을 이용해 외주업체에 창고 청소 등을 의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청소업체 관계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측은 “청소업체 등을 통해 작업 당시에 안전 조치가 적절히 이뤄졌는지를 살펴보고 있다”며 “음료 업체와 소방대 등을 대상으로도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노동단체들이 26일 경찰의 집회 금지 통고에도 여의도 등 서울 도심에서 차량 240대 규모의 ‘드라이브스루’ 차량시위를 강행했다. 주요 도로에서 교통 혼잡까지 벌어지자 경찰은 시위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참가자들을 모두 입건할 계획이다.○ 여의도, 서대문 등 도심 곳곳 혼잡 비정규직 공동행동 등 노동단체들은 26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모여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차량 시위를 시작했다. 시위에 참가한 차량들은 마포대교와 서강대교 등의 방향으로 수십 대씩 갈라져 운행한 뒤 청와대 앞을 지나갈 예정이었다. 이후 광화문광장으로 함께 가 차량으로 광장을 두 바퀴 돌 계획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차량 집회는 경찰과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미 금지를 통고한 상태였다. 공동행동 측은 이에 “차량이 100m 간격을 유지하고 차량에서 내리지도 않는데, 이를 금지하는 건 과도한 조치”라 반발하며 시위를 강행했다. 이로 인해 서울 시내 곳곳은 경찰의 통제까지 더해지며 혼잡을 빚었다. 지하철5호선 여의도역 사거리에서 국회로 이어지는 지하터널은 시위차량 30대가 경찰에 막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이 밖에도 마포대교와 서대문사거리 등 곳곳에서 교통 정체가 벌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시내 17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차량 시위를 막았다”고 전했다. 청와대 인근 종로구 효자동에서도 분쟁이 이어졌다. 경찰은 차량 1대가 이동 명령을 거부하자 견인 조치하기도 했다. 시위 차량들은 3시간 반이 지난 오후 5시 반경 해산했다. 경찰 측은 “현장에서 채증한 영상 등을 확인해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모두 입건하겠다”고 밝혔다.○ 인권위 “코로나19라도 집회 전면 금지 안 돼”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의 코로나19 등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집회나 시위를 금지하는 법안은 자유를 제한할 수 있어 적절하지 않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에 대해 ‘집회의 자유를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제약할 우려가 있어 법안을 개정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의견 표명하기로 담당 상임위원회에서 의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의원 등이 8월 발의한 집시법 개정안은 감염병예방법에 의거 교통을 차단하고 집합 제한 및 금지 지역과 재난 사태 선포 지역 등에서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개정안은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인권위는 “감염병 확산과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 공공의 안녕과 질서 유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집회·시위를 일부 제한할 필요성 자체는 부인하기 어렵다”면서도 “모든 집회·시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집회 금지에 아무런 예외적 허용 사유나 조건을 두고 있지 않아 집회의 자유 제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도 봤다. 인권위는 이러한 내용을 담아 조만간 국회의장에게 의견 표명을 할 예정이다.지민구 warum@donga.com·박종민 기자}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최고급 아파트에서 발생한 테슬라 전기자동차 화재 사고에서 대리기사는 사고 직후 차에서 운전석 창문으로 빠져나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리기사는 탈출한 뒤 바로 쓰러져 조수석에 윤모 변호사(60)가 타고 있던 차에는 돌아가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테슬라 차량에 결함이 없는지 자료 조사에 들어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대리기사 A 씨가 사고 뒤 운전석 창문을 통해 차에서 빠져나왔다”며 “창문을 어떻게 열 수 있었는지는 앞으로 대면 조사 등에서 확인해 나갈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지금까지 해당 사건은 전력이 차단돼 문이 잠겨버린 테슬라에서 A 씨가 어떻게 빠져나왔는지가 확인되지 않아 논란이 이어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 같은 사실은 주차장 내에 있는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드러났다. A 씨는 차량 창문으로 빠져나온 뒤 약 5m 지점에서 쓰러지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이후 자동차는 불과 연기에 휩싸였으며, A 씨가 다시 차에 접근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운전석 창문이 없었던 건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에서도 확인됐다. 소방 관계자는 “운전석 유리창 자체가 보이지 않았고, 윤 변호사가 앉아 있던 조수석 창문은 금이 간 상태로 깨져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창문 공간은 피해자를 구하기엔 너무 좁았고, 차 문 자체는 자동으로 잠겨 열리지 않았다. 결국 소방대는 조수석 쪽 뒷문을 강제로 열고 진입했다. 사고 차량인 테슬라 ‘모델X 롱레인지’는 차문은 물론이고 창문도 전자식으로 여는 전기차다. 사고의 충격으로 전력이 차단되면 둘 다 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운전석 창문이 충돌로 부서지며 떨어져 나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영석 선문대 스마트자동차공학부 겸임교수는 “소방대가 차량 문을 강제로 뜯으려 했던 정황으로 봤을 때 창문이 전자식으로 열리진 않았을 것이다. 사고로 창문이 깨져 나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경찰은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차량 분석을 의뢰했으며, 대리기사 A 씨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A 씨는 당초 가벼운 상처를 입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밀 검사를 진행한 결과 복부에 수술이 필요한 수준의 상처를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A 씨가 회복한 뒤에야 대면 조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통사고를 자주 다뤄 온 한문철 변호사는 “A 씨도 사고로 부상을 입은 데다 현장을 떠나지도 않아 차주를 구하지 않은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도 이번 사고와 관련한 테슬라 차량의 결함을 확인하기 위해 자료 조사에 착수했다. 차량 결함 여부를 가린 뒤 본조사를 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최근 테슬라 화재 사고와 관련해 급발진과 배터리 화재 발생, 도어 개폐 방식 등의 가능성을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고 24일 말했다.박종민 blick@donga.com·지민구·정순구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박용찬 전 대변인의 발언이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라는 진정을 받아들여 ‘권고 결정’을 내렸다. 8월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장애인 차별 발언에 권고 결정을 내린 것과 같은 취지다. 인권위는 21일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 권고 결정은 수사기관에 직접 고발하는 방법과 더불어 인권위가 내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다. 인권위는 조만간 결정문을 작성해 국민의힘에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당직자를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실시하라”는 내용의 권고를 통보할 예정이다. 주 원내대표는 1월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의 청문회 뒤 인터뷰에서 “그런 상태로 총리가 된다면 절름발이 총리”라고 했다. 박 전 대변인은 이 전 대표의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는 발언에 대해 “삐뚤어진 마음과 그릇된 생각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장애인”이라고 논평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해당 정치인들의 장애인 차별 발언에 대해 4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해당 단체는 이번 결정에 대해 “당연히 이뤄졌어야 할 조치다. 오히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고 반응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보다 더 강력한 조치다.” 서울시 관계자는 21일 ‘수도권 공동 사적 모임 제한 방역지침’을 발표한 뒤 이렇게 설명했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에서 23일부터 시행하는 이번 조치는 한마디로 5인 이상은 어떤 사적 모임도 갖지 말라는 것이다. 거리 두기 3단계의 모임 제한이 10명 미만인 걸 감안하면 확실히 강수다. 다만 기업이나 자영업자 등의 생계유지 활동은 거리 두기 2.5단계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3단계와는 차별화했다. 성탄절을 고려해 20인 이하 종교 모임도 허용했다. 대중교통 제한이나 다중이용시설 폐쇄 등도 하지 않았다.○ 다른 지역 가도 5인 이상 모임 금지 이번 행정명령은 친목 목적의 사적인 모임은 5인 이상이면 모두 금지하고 있다. 워크숍이나 회식은 물론이고 야유회 동호회 동창회 등도 해당된다. 등산이나 골프, 조기축구회 등 야외 스포츠 활동도 5명 이상이면 할 수 없다. 돌잔치와 회갑·칠순잔치는 결혼식이나 장례식처럼 불가피한 경조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시 관계자는 “집회 및 시위는 사적 모임보단 공적 기능을 지녔다고 판단해 기존대로 10인 이상만 금지된다”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정부기관이든 민간기업이든 사적 모임이 아닌 경우엔 모두 허용한다. 기업이나 공장에서의 근무, 기업 정기 주주총회, 노사회의 등이다. 방송이나 영화 제작도 포함된다. 대학 논술고사 등도 원래대로 분할된 공간에서 50인 이하로 진행하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수도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과 경기, 인천 거주자는 타 지역에서도 해당 조치를 준수해야 한다. 서울시민이 강원도에 가서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가져도 방역지침 위반이다.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이들도 수도권에 오면 똑같은 적용을 받는다. 음식점이나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은 두 가지를 혼재해 적용한다. 기존 2.5단계 기준에 맞춰 운영은 가능하다. 하지만 해당 시설에서 5인 이상 사적 모임은 가질 수 없다. 방역당국 측은 “이런 기준에 맞춰 사전예약제를 실시하고 이용 인원을 정확히 기재하는 수칙도 추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대중교통 제한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뉴욕 거리 봉쇄가 서울에서 벌어질 수도”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번 조치를 내놓은 배경은 명확하다. 수도권이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등 강력한 방역 수칙을 이어왔는데도 별다른 감소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21일 “현재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넘지 못하면 도시가 봉쇄되는 뉴욕, 런던의 풍경이 서울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실내외 5인 이상 사적 모임의 단속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모임이 공적인지 사적인지 겉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데다 5인이란 기준도 애매하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만약 등산동호회가 4명씩 짝을 지어 산행을 할 경우 위반 여부를 따지기 애매하다”며 “예방이 핵심인 방역대책이 사후 처벌에 맞춰졌다는 인상도 준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행정명령은 시민들의 경각심 제고와 동참을 이끌어내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처벌 대상이란 걸 알려 모임이나 활동을 억제하는 경고적 조치란 설명이다. 지자체들은 해당 기간 행정명령을 위반할 경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음식점 사업주에겐 과태료를, 모임 당사자에겐 벌금을 물릴 예정이다. 확진자가 역학조사에서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가진 사실이 밝혀지면 치료비용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하며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금지사항과 위반 시 처벌 등을 확실히 숙지할 수 있도록 철저히 알리겠다“고 말했다.이지훈 easyhoon@donga.com·박종민 / 인천=차준호 기자}

아이돌그룹 ‘비투비(BTOB)’의 멤버인 정일훈 씨(26·사진)가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로 대마초를 구입해 지인들과 흡입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정 씨에 대한 첩보 등이 들어와 수사에 나섰으며 올 상반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며 “7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4, 5년 전부터 지인들과 여러 차례 대마초를 피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계좌 추적이 쉽지 않도록 구매 과정에서 암호화폐를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 씨가 같이 대마초를 피운 지인에게 현금을 입금하면 이 돈을 가상화폐로 바꿔 대마초를 사들이는 수법을 썼다”고 전했다. 정 씨는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 전인 5월 말 사회복무요원으로 군에 입대했다. 그는 입대 직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갑작스레 군 입대 소식을 알려 미안하다”고 쓰기도 했다. 정 씨가 속한 비투비는 2012년 데뷔한 남성 7인조 아이돌그룹으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누려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군이 성전환 수술을 한 군인에게 남성의 심신장애 기준을 적용해 전역을 결정한 건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14일 전원위원회를 열고 다수 찬성 의견으로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의결에 따라 국방부 장관에게 관련 제도 개선 권고를, 육군참모총장에게 시정 권고를 할 것으로 보인다. 군인권센터가 변희수 하사(22)를 대신해 제기한 제3자 진정에 따른 것이다. 전원위 다수는 “심신장애 등급표는 성 정체성 실현을 위해 수술 받은 경우 적용할 수 없다”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군이 성전환 수술을 한 군인에게 남성의 심신장애 기준을 적용해 전역처분을 결정한 것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해당 조치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봤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권위는 14일 오후 최영애 위원장과 9명의 위원이 참석한‘2020년 제20차 전원위원회’에서 다수의 찬성 의견으로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 전원위 의결에 따라 인권위는 조만간 국방부장관에게 관련 제도의 개선 권고를, 육군참모총장에게 시정 권고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은 1월 20일 군인권센터가 변희수 하사(22)를 대신해 인권위에 제기한 제3자 진정에 따른 것이다. 당시 군인권센터는 전역심사를 앞두고 있는 변 하사의 상황을 고려해 인권위에 긴급구제 신청까지 했지만, 군은 1월 22일 변 하사를 강제 전역시키기로 결론 내렸다. 군인권센터는 당시 제출한 진정서에서 “피해자(변 하사)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수술을 했음에도 군은 군인사법상 남성의 심신장애 기준을 적용해 의무조사를 진행하고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했다”며 “이는 입법부작위에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당초 인권위는 해당 진정을 ‘차별 사건’으로 보고 10월 26일 한 차례 전원위에 상정했다. 하지만 “변 하사와 같은 사례는 전례가 없어 차별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비교집단이 없다”는 전원위 판단에 따라 ‘인권침해 사건’으로 14일 전원위에 다시 상정됐다. 인권위는 진정 취지에 대체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위 참석 위원의 다수는 “군인사법 상 심신장애 등급표는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장애를 판단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준”이라며 “성 정체성 실현을 목적으로 자의에 의해 수술을 받은 경우 이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위원 일부는 “성전환 수술로 인한 피해자의 심신 상태가 군인의 전투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면서도 “육군이 이미 마련돼 있던 규칙을 적용하는데 행정적 과실이나 위법적 절차가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유엔 인권이사회도 7월 정부에 “대한민국 육군이 변 하사의 남성 성기 제거를 장애로 고려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며 “성 다양성을 병리로 구분하는 것은 ‘국제질병분류 제11판’에 배치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8월 대전지방법원에 변 하사의 전역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미국 테슬라의 인기 차종인 전기차 ‘모델3’가 화재 등의 사고로 전력 공급이 끊기면 뒷좌석 문을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도 열 수 없게 설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테슬라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X’의 탑승객 1명이 화재 사고로 사망했을 때 외부에서 뒷좌석 문을 열 수 없어 구조가 늦어졌다는 분석이 있었다. 이 때문에 테슬라의 비상 시 차량 안전 설계에 결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15일 자동차 업계와 모델3 사용자 안내·비상대응 안내 등에 따르면 모델3 뒷좌석 양쪽 문은 비상 상황에서 차에 탄 사람이 직접 열고 나올 수 있게 하는 기계 장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소에는 앞문과 뒷문 모두 내부에서 버튼을 누르면 전기적인 힘으로 쉽게 열리는 구조지만 화재 등으로 인해 전력이 끊기면 앞좌석만 기계적인 방식으로 문을 열 수 있다는 것이다. 뒷좌석 승객은 앞좌석 문을 통해서만 탈출할 수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또 다른 차종인 모델X와 모델S 역시 뒷좌석 탈출이 어렵게 설계돼 있다. 전력이 끊기면 모델X는 뒷문 아랫부분 스피커 덮개를 제거한 뒤 케이블을 당겨야 하고, 모델S는 뒷좌석 바닥 덮개를 젖혀 케이블을 당기도록 돼 있다. 사고 등 긴박한 상황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다. 국내 시판 중인 3종 모두 전력이 끊기면 밖에서는 아예 뒷문을 열 수 없다. 실제로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모델X 차량이 주차장 벽면에 부딪치면서 발생한 화재로 조수석 탑승자가 사망했을 당시 밖에서 문을 열 수 없어 구조가 늦어지기도 했다. 소방 관계자는 “조수석 문이 심하게 파손돼 열 수 없는 상태였다. 뒷좌석 쪽으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손잡이가 없었고 문이 날개처럼 위아래로 여닫는 구조여서 소방대가 가진 장비로 뜯어내는 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했다. 테슬라 운전자 온라인 카페에는 “문의 개폐가 전자식으로 이뤄지는 특징 때문에 배터리 방전이나 고장 상황에서 문이 잘 열리지 않는다”는 호소가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최저 가격 5000만 원대에서 시작하는 모델3는 올해 국내에서 1000만 원 이상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으며 1만 대 넘게 팔린 테슬라의 대표 모델이다. 테슬라는 기존 기계식 자동차들과 달리 첨단 기능을 적극 활용하면서 ‘바퀴 달린 컴퓨터’라는 별명과 함께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선구자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고객 안전을 위해 다양한 사고 상황을 감안한 설계가 최우선인 기존 완성차 업체와 달리 테슬라는 안전의식이 결여된 설계를 추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테슬라는 전자제어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니 비상시 안전설계에 소홀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 도요타 등 기존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라도 수동으로 여닫을 수 있는 손잡이를 기본 설치한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모델3를 1년가량 탄 직장인 이모 씨(34)는 “비상 상황에서 차 안 탑승자가 문을 못 열 수 있다는 걸 전혀 몰랐다. 테슬라 측으로부터 고지받은 사실도 없다”고 했다. 테슬라코리아 측은 동아일보의 사실 확인 요청에 “답변할 게 없다”며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김도형 dodo@donga.com·서형석·박종민 기자}

“지금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불어나면 나중엔 검사를 받고 싶어도 못 받을 것 같아 나왔어요.” 14일 오전 10시 반경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차려진 임시선별검사소. 30분 이상 검사 순서를 기다리던 정모 씨(26·여)는 추위에 덜덜 떨면서도 끝내 자리를 뜨지 않았다. 정 씨는 “어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었다는 게 충격이었다. 별 증상은 없지만 불안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한파에도 검사소 앞엔 긴 줄이 갈수록 길어졌다. 천막 4개를 이어 붙여 만든 임시선별검사소는 아침 일찍부터 시민들이 몰렸다. 60m 넘게 이어진 줄에선 두꺼운 외투로 온몸을 감싼 시민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이런 풍경이 벌어진 곳은 서울역 광장뿐만이 아니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용산역 잔디광장 등 8개 자치구 14곳에 임시선별검사소를 차렸다. 의심 증상이 없어도 누구나 무료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14일 14곳에서 먼저 문을 열고 순차적으로 25개 자치구에 57곳을 더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일보가 이날 둘러본 서울역 광장을 포함한 임시선별검사소 6곳은 모두 아침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내내 이어졌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역과 용산역이 붐볐다. 서울역 임시검사소는 이날 오후 6시까지 732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검사를 받았다. 임시선별검사소 14곳을 합치면 검사받은 시민은 2200명이 넘는다. 기차에서 내린 뒤 곧장 선별검사소로 향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오전 11시경 찾아온 A 씨(47)는 “지방 출장을 다녀오는 길”이라며 캐리어를 끌고 나타났다. A 씨는 “행여 감염됐을까봐 걱정했는데 마침 무료 검사가 가능하다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정오 무렵부터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선별검사소를 찾는 시민들이 늘어났다. 용산역 잔디광장의 임시선별검사소에는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직장인 수십 명이 검사를 받으러 왔다. 직장인 심모 씨(31)는 “증상도 없고 확진자를 접촉한 일도 없지만, 지역사회 곳곳에서 감염이 번져 내가 ‘무증상 감염자’일 수도 있단 생각에 찾아왔다”고 했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데도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이유는 한결같았다. 자신은 물론 가족을 지키고 싶단 마음이었다. 또 다른 시민 B 씨는 “막상 검사를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이 조금 넘었다. 그 시간이면 내 가족과 동료를 지킬 수 있단 생각에 검사를 결심했다”고 말했다.이소연 always99@donga.com·신지환·박종민 기자 의료진, 한파 속 분투… “춥고 힘들지만 당연히 해야할 일”“죄송합니다. 아직 의료진이 도착하지 않아서….” 14일 정오경 서울 종로구에 있는 탑골공원 앞. 임시선별검사소 설치 작업이 한창이던 이곳에 70대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싶다”며 찾아왔다. 작업 중이던 직원은 연신 고개를 숙이면서 “지금은 검사를 할 수 없다”며 시민을 돌려보낸 뒤 혼자 한숨을 내쉬었다. ‘종로구 탑골공원 임시선별검사소’는 서울시가 14일 가장 먼저 문을 열겠다던 임시선별검사소 15곳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오전 9시부터 코로나19 검사에 들어간 다른 곳과 달리, 이곳은 점심시간이 지나도록 문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윤성식 씨(73)는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추위를 뚫고 왔는데 허탈하다”며 속상해했다. 해당 임시선별검사소가 정시에 문을 열지 못한 데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 검사를 담당한 한 의료진이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단 사실이 이날 오전에 알려지며 갑작스레 올 수가 없었다. 종로구 관계자는 “최근 의료진이 부족하다 보니 대체 인력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탑골공원 임시선별검사소는 결국 오후 3시에야 검사를 시작했다. 개소를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시민 20여 명이 길게 줄을 섰다. 검사를 진행한 의료 인력은 임상병리사와 간호사 2명이 전부였다. 종로구 관계자는 “서울에 임시선별검사소가 차려진다는 소식을 들고 멀리서 파견을 자청해서 온 분들”이라며 “임상병리사는 제주에서, 간호사는 강원 원주에서 오셨다”고 귀띔했다. 탑골공원은 그마나 문을 열기라도 했지만 인근에 있는 종로구민회관 임시선별검사소는 결국 이날 운영을 시작하지도 못했다. 이곳 역시 개소가 예정된 15곳 가운데 하나였지만 여기도 파견을 나오기로 한 의료진이 확진자와 접촉했던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급하게 구해 봤지만 대체 인력을 구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서울시의 임시선별검사소 확충 계획도 다소 차질을 빚게 됐다. 시는 14일 14곳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최대 71곳까지 검사소를 늘려갈 방침이다. 하지만 첫날부터 돌발 변수가 생겼을 때 대체 인력을 구하기 힘든 실정을 감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검사에 나서는 건 좋은데, 각 자치구의 사정을 파악하고 진행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15일부터 임시선별검사소를 운영하기로 한 다른 자치구에서도 “의료 인력을 구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을 연 임시선별검사소도 문제가 없지 않았다. 의료진 등 관계자는 한파와도 사투를 벌여야 했다. 이날 오후 3시 반경 양천구의회 주차장을 찾아갔더니, 야외에 천막으로 세운 검사소는 바람이 불 때마다 펄럭이며 전혀 추위를 막아주지 못했다. 방호복도 바람이 새어 들어와 커다랗게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한 의료진은 “감염 우려 등 위험 부담이 큰 건 사실”이라면서도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지원했다”고 했다. 그런 와중이었건만 임시선별검사소에서 만난 의료진들은 희망을 잃지 않으려 했다. 탑골공원에서 만난 임상병리사는 “확실히 제주도보다 춥다”며 “이 사태를 끝내고 싶단 일념뿐”이라며 웃었다. 옆에 있던 간호사 역시 “춥고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이소연 always99@donga.com·신지환·이청아 기자}
청와대가 대통령 연설을 중계하거나 관련 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릴 때 수어통역을 제공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14일 인권위와 장애인 인권단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에 따르면 인권위는 이달 초 이 단체가 대통령비서실장을 상대로 낸 진정을 기각하며 이러한 의견을 표명했다. ‘장애의…’는 5월경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 당시 수어통역사가 배치되지 않아 특정 방송만 시청할 수 있었다”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피진정인인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연설을 중계한 12개 방송사 중 5개 채널이 수어통역을 제공한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인권위는 “여러 방송이 수어통역을 제공해 채널 선택권이 한정돼 농인들의 정보접근권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보장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해당 진정을 기각했다. 인권위는 다만 “주요 방송국이 수어통역을 제공해도 본질적으로는 공공행사를 개최한 피진정인에게 수어통역을 지원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체력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습니다.” 경기 안산의 한 경찰서 형사과 마약수사팀 소속인 박효지 순경(32)은 13일 오후 동아일보와의 통화 도중 목소리에 자신이 넘쳤다. 이 당당한 자세는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박 순경은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 세계선수권대회와 세르비아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에 마약사범 검거 실적 우수자로도 선정돼 특진을 앞두고 있다. 박 순경은 “최근 안산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불안감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주민들이 필요로 할 때는 물론이고 아닐 때도 열심히 현장을 돌아보며 힘이 돼 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경찰은 “12일 성범죄자 조두순 출소에 맞춰 여경 고단자 10명으로 구성된 여성·아동 피해자보호전담팀을 꾸렸다”고 14일 밝혔다. 일명 ‘여벤져스’(여경+어벤져스)다. 이들은 검도와 유도, 복싱 등을 오랜 기간 수련했다. 이들의 단수만 합쳐도 40단 가까이 된다. 여성청소년수사과의 남수진 순경(28)은 태권도 4단에 유도도 1단이다. 사범대를 나온 남 순경은 경찰이 어린 시절부터 오랫동안 품어온 꿈이었다. 다양한 무술 단증을 딴 것도 경찰이 되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전공을 살려 학교 전담 경찰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그는 관내 초중고교 학생들의 고충에 누구보다 관심을 기울여 왔다. “경찰의 업무 가운데 범인을 검거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업무가 피해자 보호와 인권 회복이라고 생각해요. 여성과 아동 피해자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만큼 시민들에게 안심을 주는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일선 파출소 소속 최지영 경장(30)은 유도 3단이다. 최 경장은 중학교 때 경찰특공대를 다룬 TV 드라마를 보며 경찰이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고 한다. 누구보다 주민과 가까운 일선 파출소 소속인 만큼 더 낮은 자세로 현장에서 주민들의 말을 듣겠다고 다짐했다. 최 경장은 “한 피해자가 ‘퇴근길에 순찰차가 한 대만 있어도 큰 안심이 된다’고 했던 말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히 남아 있다”며 “치안 유지와 신변 보호는 평소에도 가장 중요한 업무였던 만큼 여성과 아동의 안전을 지키는 데 전력을 쏟겠다”고 했다. 여벤져스에는 검도 3단이자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팔씨름 왕’ 출신인 청문감사관실 소속 A 경사와 복싱 및 주짓수 등 실전 무술을 다년간 연마해 온 수사과 경제팀 B 경장 등 쟁쟁한 무도 실력자들도 합류했다. 경찰 측은 “특히 업무상 현장 상황을 잘 아는 일선 파출소에서도 4명을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평상시 각자 부서에서 임무를 수행하다가 조두순 거주지 인근의 주민들이 요청하거나 관내 강력사건이 발생했을 때 신변 보호 및 동행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여경을 더 편하게 대하는 여성 피해자 등의 선호를 고려해 팀원을 선발했다. 해당 경찰서의 모영신 여성청소년수사과장은 “다양한 경험을 쌓은 여경 고단자들이 모여 결성된 만큼 여성·아동 및 피해자를 다방면에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두순 거주지 인근을 비롯한 관내에 치안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천인공노할 잘못을 했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12일 새벽 서울 남부교도소에서 출소를 준비하던 조두순(68)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정문 안에서 차량에 탄 채 대기하던 그가 자신의 출소에 격렬히 반발하는 시위대를 보고서 한 말이다. 초등학생 여아를 성폭행한 혐의로 2008년 구속 수감됐던 조두순이 12년 형을 마치고 12일 출소했다. 시위대의 반발로 예정 시간보다 늦은 오전 6시 45분쯤 떠난 차량은 안산준법지원센터(안산보호관찰소)에 들른 뒤 오전 9시경 거주지로 갔다. 교도소는 물론 보호관찰소와 거주지 주변엔 인파가 몰려 ‘조두순 사형’ 등을 외치며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뒷짐 진 채 고개 숙인 조두순 남부교도소 정문 앞은 전날인 11일 밤부터 밤샘 대기를 한 인원이 수십 명이었다. 12일 오전 차량이 정문을 나서자 시위대는 도로에 드러눕고 달걀을 던지며 격렬히 반발했다. 일부는 차량으로 돌진해 문을 열려고 시도하다 경찰에 제지당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오전 6시 반경 출발 예정이던 차량은 시위대로 인해 15분가량 출발을 늦추고 대기했다. 이때 시위대를 본 조두순은 놀란 표정으로 “천인공노할 잘못을 했다.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 (시민들 반응이) 이 정도일 줄 몰랐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시위대를 뚫고 떠난 차는 오전 7시 47분경 보호관찰소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며 처음 모습을 드러낸 조두순은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쓴 상태였다. 카키색 패딩 점퍼를 입은 그는 오른손엔 귤을 쥐고 있었다. 약 1시간 동안 전자감독 신고 절차를 마치고 나온 조두순은 뒷짐을 진 채 두 차례 정도 고개를 숙여 인사하기도 했다. “(피해자와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답하지 않았다. 보호관찰소 관계자는 “피해자한테 사과하고 싶다고 했으나 2차 가해가 될 수 있어 불가능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보호관찰소 앞에선 더 큰 혼란이 벌어졌다. 교도소보다 많은 100여 명이 거세게 차량을 공격했다. 몇몇은 차량 위에 올라가거나 돌덩이 등으로 창문을 내려찍기도 했다. 조두순은 긴장된 표정으로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었으며 차마 바깥을 쳐다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자택 주변 난장판…고역은 주민 몫 법무부에 따르면 12일 오전 9시경 귀가한 조두순은 13일 오후까지 자택에 그대로 머물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외출하려는 움직임은 없다. 당분간 먹을 게 마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두순은 아직 휴대전화가 없어 그의 아내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12일 조두순 자택 주변은 하루 종일 시끄러웠다. 유튜버와 인터넷방송 진행자 등도 찾아오며 한때 200명이 넘는 이들이 뒤섞였다. 일부는 건물 뒤편에 있는 가스밸브를 잠그고, 배관을 타고 침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밤에는 불이 꺼진 조두순의 거주지 창문에서 손전등 불빛이 바깥을 비춰 유튜버들이 “조두순 나와”라며 고성을 질렀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방송 진행자와 시민 등 4명을 주거침입 미수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말했다. 고역을 치른 건 주민들이다. 경찰은 소란에 따른 주민 민원이 이어지자 12일 밤부터 경비 방침을 바꿨다. 자택이 있는 주택가에 진입하는 골목 입구부터 차단하고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조두순의 출소 소식을 들은 피해자 아버지는 “(조두순이) 정말 반성한다면 안산으로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1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로 이사한 집에서 모든 걸 잊고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와는 멀리 떨어졌지만 불안해할 이웃 주민들과 고생하는 경찰에게 미안하다”고 심경을 밝혔다.안산=신지환 jhshin93@donga.com / 박종민 기자}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지 못할 극소 형량이다.’ 조두순(68)의 출소를 나흘 앞둔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조두순 출소 반대’ 청원의 일부 내용이다. 해당 청원은 13일 오후 기준 약 7만 명이 동의했다. 2009년 9월 대법원이 조두순의 징역 12년 형을 확정하자 ‘형량이 적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조두순이 출소한 뒤에도 형량에 대한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경찰은 2008년 12월 조두순에게 성폭력처벌법상 강간상해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 발생 5개월 전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 상해범을 최대 무기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성폭력처벌법이 개정됐다. 하지만 검찰은 법 개정 사실을 모르고 성폭력처벌법으로는 무기징역형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착각해 형법상 강간상해 혐의로 조두순을 기소했다. 이 때문에 조두순은 아동성범죄 특별법보다 형량 하한선이 낮은 일반법인 형법으로 재판을 받았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도 공소장 변경을 통해 잘못된 법 적용을 바로잡지 않았다. 법정에 선 조두순은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감경을 주장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징역 12년과 7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5년 동안 신상정보 공개 명령 등을 선고했다. 조두순은 “1심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검찰은 항소를 포기했다. ‘선고 형량이 관례상 상해죄 기준에 적당하다’는 이유였다. 항소심에서는 항소인에게 더 불리하지 않게 판단한다는 ‘불이익 변경 금지의 원칙’에 따라 2, 3심에서 징역 12년이 그대로 확정됐다. 대법원 선고 이후 “법 적용이 잘못됐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검찰은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을 감찰했다. 수사 검사는 법리 적용을 잘못했다는 이유로 ‘주의’ 처분만 받았고, 항소를 포기한 당시 공판검사와 안산지청장 등은 징계를 받지 않았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지 못할 극소 형량이다.’ 조두순(68)의 출소를 나흘 앞둔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조두순 출소 반대’ 청원의 일부 내용이다. 해당 청원은 13일 오후 기준 약 7만 명이 동의했다. 2009년 9월 대법원이 조두순의 징역 12년 형을 확정하자 ‘형량이 적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조두순이 출소한 뒤에도 형량에 대한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경찰은 2008년 12월 조두순에게 성폭력처벌법상 강간상해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 발생 5개월 전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 상해범을 최대 무기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성폭력처벌법이 개정됐다. 하지만 검찰은 성폭력처벌법이 아닌 형법상 강간상해 혐의로 조두순을 기소했다. 이 때문에 조두순은 아동성범죄 특별법 보다 형량 하한선이 낮은 형법으로 재판을 받았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도 공소장 변경을 통해 잘못된 법 적용을 바로잡지 않았다. 법정에 선 조두순은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감경을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7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과 5년 동안의 신상정보 공개를 명령했다. 조두순은 “1심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검찰은 항소를 포기했다. ‘선고 형량이 관례상 상해죄 기준에 적당하다’는 이유였다. 항소심에서는 항소인에게 더 불리하지 않게 판단한다는 ‘불이익 변경 금지의 원칙’에 따라 2, 3심에서 징역 12년이 그대로 확정됐다. 대법원 선고 이후 “법 적용이 잘못됐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검찰은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을 감찰했다. 하지만 수사 검사는 ‘주의’ 처분만 받았고, 항소를 포기한 공판검사와 안산지청장 등은 “업무상 과실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다. 안산=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아동성범죄자 조두순(68)이 12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다. 오전 6시경 교도소에서 나와 지역 보호관찰소에서 신고 및 교육 등의 절차를 거친 뒤 집으로 향할 예정이다. 전자발찌(위치추적전자장치)는 석방 직전에 착용하며, 법무부 보호관찰소와 경찰 특별관리팀이 24시간 감시 관찰에 나선다. 검찰이 청구한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외출 제한’도 법원이 심리 중이다.○ 야간 외출·음주 제한 가능성도 법무부 등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출소자는 오전 5시쯤 풀려나지만, 조두순은 1시간 정도 늦어질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돌발 상황을 고려해 시간을 조금 조정했다. 개인적으로 이동하지 않고 법무부 관용차량을 이용하는 것도 혹시 모를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서다. 법무부 관계자는 “일부 유튜버 등이 공개적으로 조두순에 대한 보복을 예고해 사고 방지 차원의 조치”라며 “사정에 따라 관용차로 집까지 이송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출소 전날인 11일 조두순이 수감된 교도소 앞에선 출소 반대 집회와 유튜브 생방송이 곳곳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일부는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철야집회를 경찰에 신고했다. 조두순은 출소 뒤 지역 보호관찰소로 향한다. 신상정보 등을 신고하며 전자발찌 훼손 금지 등 향후 준수 사항에 대해 약 2시간 동안 교육을 받는다. 전자장치부착법에 따르면 전자발찌를 달면 형 종료 10일 이내에 보호관찰소에 직접 등록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후 거주지에 도착해 보호관찰관이 감독 장치 등을 설치하면 이송 절차는 마무리된다. 이때부터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등은 조두순 관리 감독 시스템을 가동한다. 20년 경력의 전담 보호관찰관이 전자감독 시스템을 통해 매일 생활을 점검하고 주 4회 대면 면담을 한다. 관할 경찰서는 특별관리팀을 꾸려 거주지 주변을 순찰할 예정이다. 24시간 상시 모니터링 집중 관제 시스템도 구축했다. 주거지 반경 1km 이내 지역은 순찰이 강화된 여성안심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달 통과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조두순 방지법)에 따라 주소지는 도로명 및 건물번호까지 공개된다. 추가적인 제한 조치도 진행 중이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합의1부(부장판사 이정형)는 수원지검 안산지청이 청구한 특별준수사항을 심리하고 있다.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외출과 음주를 제한하고 학교 등 교육시설의 출입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심리 결과는 이르면 다음 주 나올 예정이다.○ “마스크 쓰고 다니면 어찌 알아보나” 관계기관이 관리 감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조두순 거주지로 알려진 경기 안산의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두순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이사를 선택한 이들도 있다. 9일 만난 주민 박모 씨는 “고민 끝에 이사를 결심하고 최근 계약을 맺었다. 폐쇄회로(CC)TV 몇 개 늘린다고 안심하고 살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들의 이사 문의가 많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B 씨는 “조두순도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닐 텐데 옆에 와도 어떻게 알아보느냐”고 하소연했다. 해당 지역 주민자치위원장은 최근 공개적으로 “언론이 여러 문제점과 대책의 필요성을 보도해준 것은 감사하지만, 주민들이 불편과 피해를 겪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관할 보호관찰소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만큼 출소 이후 국민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경찰 등과 협조해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겠다”고 말했다.강승현 byhuman@donga.com / 안산=박종민 / 박상준 기자}

아동성범죄자 조두순(68)이 12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다. 법무부 관용차량을 이용해 오전 6시경 교도소에서 나와 지역 보호관찰소에서 신고 및 교육 등을 받은 뒤 집으로 향할 예정이다. 전자발찌(위치추적전자장치)는 석방 직전에 착용하며, 경찰 특별관리팀이 24시간 감시 관찰에 나선다. 검찰이 청구한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 외출 제한’의 심리 결과는 이르면 출소 당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야간 외출 제한, 당일 결정될 듯법무부 등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출소자는 오전5시쯤 풀려나지만, 조두순은 1시간 정도 늦어질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돌발 상황을 고려해 시간을 다소 조정했다. 개인적으로 이동하지 않고 법무부 관용 차량을 이용하는 것도 혹시 모를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서다. 법무부 관계자는 “일부 유튜버 등이 공개적으로 조두순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고 있어 사고 방지 차원의 조치”라며 “사정에 따라 관용차로 집까지 이송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고 설명했다. 조두순은 출소 뒤 지역 보호관찰소로 향한다. 신상정보 등을 신고하며 관련 교육을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전자장치부착법에 따르면 전자발찌를 달면 형 종료 10일 이내에 보호관찰소에 직접 등록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후 거주지에 도착해 보호관찰관이 감독 장치 등을 설치면 이송 절차는 마무리된다. 이때부터 경찰과 지방자치단체는 조두순 관리·감독 시스템을 가동한다. 20년 경력의 전담 보호관찰관이 전자감독시스템을 통해 매일 생활을 점검하고 주 4회 대면 면담을 한다. 관할 경찰서는 특별관리팀을 꾸려 거주지 주변을 순찰할 예정이다. 24시간 상시 모니터링 집중 관제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달 통과된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조두순 방지법)’에 따라 주소지는 도로명 및 건물번호까지 공개된다. 추가적인 제한 조치도 진행 중이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합의1부(부장판사 이정형)는 안산지청이 청구한 특별준수사항을 심리하고 있다.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외출과 음주를 제한하고 학교 등 교육시설의 출입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심리 결과는 12일 나올 가능성이 크다.●“마스크 쓰고 다니면 어찌 알아보나”관계기관이 관리 감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조두순의 거주지로 알려진 경기 안산 주민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두순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이사를 선택한 이들도 적지 않다. 9일 만난 주민 박모 씨는 “고민 끝에 이사를 결심하고 최근 계약을 맺었다. 폐쇄회로(CC)TV 몇 개 늘린다고 안심하고 살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들이 이사를 문의하는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B 씨는 “조두순도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닐 텐데 옆에 와도 어떻게 알아보겠느냐”고 하소연했다. 해당 지역 주민자치위원장은 최근 공개적으로 “언론이 여러 문제점과 대책의 필요성을 보도해준 것은 감사하지만, 과도한 취재로 주민들이 불편과 피해를 겪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관할 보호관찰소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만큼 출소 이후 국민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경찰 등과 협조해 철저하게 관리감독 하겠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byhuman@donga.com박종민 기자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