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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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산업1부 재계팀 박종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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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1-08~202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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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朴, 9일 오전 “직원과 문자 주고받아… 여성단체 문제제기해 심각”

    9일 오후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당일 오전 공관에서 고한석 전 시장비서실장을 만나 “직원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문제가 생겼다. 여성단체가 문제를 제기해 심각한 상황이다”라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A 씨는 전날인 8일 오후 4시 반경 박 전 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고 9일 새벽까지 조사받았다. 박 전 시장은 8일 오후 9시 이후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 비서실 직원 2명과 관련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고 전 실장은 9일 아침 서울 종로구 시장 공관을 방문했다. 오전 9시경 고 전 실장과 만난 박 전 시장은 “(이 문제가) 언론에 보도될 것 같다. 문제가 커지면 사퇴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고 전 실장은 “변호사를 구하고 해결해보겠다”고 답한 뒤 오전 10시 10분경 공관을 떠났다.○ 박 전 시장, “감당 어려워” 통화 서울시 등에 따르면 고 전 실장은 9일 박 전 시장이 출근하지 않은 것을 확인한 뒤 직접 공관으로 찾아갔다. 오전 9시경 고 전 실장과 만난 박 전 시장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성추행 등의 혐의에 대해 털어놓고 고민했다고 한다. 이에 고 전 실장은 초조해하는 박 전 시장을 위로하며 대응 방안 등을 상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전 실장은 시청으로 돌아와 비서진에게 이 같은 상황을 전파했다. 박 전 시장이 출근하지 않은 9일 오전 고 전 실장 등을 포함해 박 전 시장의 비서진이 모여 있는 6층에는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시장은 이날 ‘몸이 좋지 않다’며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출근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오전부터 6층을 중심으로 박 전 시장에게 큰 문제가 생겼다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전했다. 고 전 실장 등 측근들은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전 실장이 떠나고 30여 분 뒤인 오전 10시 44분경 박 전 시장은 혼자 공관을 나섰다. 그는 한 측근에게 “산에 심기를 정리하러 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고 전 실장 등 시청 관계자들은 박 전 시장의 행동이 묘한 데다 연락도 제대로 닿지 않자 오전 11시경부터 북악산 안내소 등에 전화해 박 전 시장의 행적을 수소문했다. 박 전 시장은 고 전 실장과 오후 1시 39분경 약 5분 이어진 통화에서 “감당이 어렵다”는 뉘앙스로 이야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 전 실장이 “산을 내려오시라”며 마음을 돌리려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박 전 시장은 이후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전 시장은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과 A 씨 측 대응 등을 8일 밤 거의 대부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9시 이후에는 제3의 장소에서 임 특보와 변호사 출신의 비서실 직원, 또 다른 비서실 직원 등 3명과 피소 사실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이후 공관으로 귀가한 박 전 시장이 9일 누군가를 만난 건 고 전 실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당시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고 전 실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전날 밤 서울시 전·현직 구청장과의 만찬이 끝난 오후 9시 이후 마련됐다는 대책회의에서 박 전 시장은 이를 알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비서실 직원은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경찰 “조만간 임 특보 불러 조사” 임 특보는 박 전 시장이 숨지기 전날인 8일 오후 3시경 청사 집무실에서 박 전 시장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는데, 실수한 게 있느냐’고 물어봤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구체적 내용이나 피소 사실은 몰랐다는 게 임 특보의 주장이다. 하지만 당일 밤 임 특보는 박 전 시장, 비서실 직원 등과 함께 모여 있었다. 일상적인 회의라고 하기엔 시간도 장소도 이례적이다. 이들은 함께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에 대해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고 알려졌다. 박 전 시장에게 수사기밀이 흘러들어간 경로는 크게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박 전 시장 측이 대책회의를 한 시점은 피소 사실과 내용이 경찰청을 통해 청와대 국정상황실까지 보고(오후 7∼8시)된 이후다. 이 때문에 청와대나 여당 등 정치권을 통해 정보가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는 13일 이런 의혹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한 상태다. 피해자 A 씨를 지원하고 있던 여성단체를 통해 피소 내용이 전달됐을 수도 있다. 특히 여성단체 등에서 경력이 많은 임 특보가 정보를 접하고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 임 특보 역시 14일 “피소 사실을 몰랐다”며 부인했다. 마지막으로 피해자 A 씨가 고소장을 제출하고 조사도 받은 경찰 쪽에서 기밀이 유출됐을 수도 있다.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16일 또 다른 서울시 관계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시 관계자를 부른 건 고 전 실장에 이어 두 번째다. 경찰은 임 특보 등도 조만간 추가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강승현 byhuman@donga.com·지민구·박종민 기자}

    • 202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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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 ‘성차별시정팀’서 조사 착수

    국가인권위원회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서울시 직원 A 씨를 성추행했다는 의혹과 동료 직원들의 방조 의혹을 조사해 달라’는 진정을 ‘성차별시정팀’에 맡기며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권위는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이 제기한 진정을 차별시정국 성차별시정팀에 배정했다. 이번 진정을 맡은 B 조사관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담당 조사관으로 배정된 건 맞다. 절차 등 관련 사안은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인권위는 15일 사준모 측에 조사관 배정 사실을 문자메시지로 알렸다. 성차별시정팀은 인권위가 2018년 7월 신설한 팀이다. 같은 해 3월경부터 이른바 ‘미투 운동’으로 권력형 성폭력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자 관련 진정 조사와 직권조사 등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었다. 인권위는 조사 절차에 따라 A 씨 측이 진정 관련 조사에 동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제3자가 진정했을 경우 피해 당사자가 동의해야 조사를 시작할 수 있다. A 씨가 조사에 동의하면 인권위는 3개월 동안 조사를 진행한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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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자 경찰 조사 받는 동안… 박원순, 측근 3명과 예정에 없던 회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 등으로 고소한 서울시 직원 피해자 A 씨가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있던 8일 오후 9시 이후 박 전 시장은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 변호사 출신의 비서실 직원, 또 다른 비서실 직원 등 3명과 함께 서울 시내 모처에서 3시간 넘게 회의를 했다. 임 특보가 같은 날 오후 3시 박 전 시장에게 ‘불미스러운 일’을 처음 알린 지 6시간 정도 지난 시간이었다. A 씨는 변호인과 함께 경찰에 철저한 수사 보안 유지를 당부하면서 피해 사실을 털어놓고, 관련 증거를 제출했다. ○ 비서실 직원 등과 3시간 넘게 심야 대책회의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오후 9시 10분경 서울 시내 구청장 10여 명과 만찬을 가진 박 전 시장은 종로구 공관에 밤 12시를 넘겨 귀가했다. 그 사이 박 전 시장은 제3의 장소에서 측근들과 심야 대책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3, 4시간가량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박 전 시장이 대책회의를 가진 시점이다. 피해자 A 씨는 당일 오후 4시 반경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시켰다. A 씨의 법정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증거인멸 등을 우려해 경찰에 철저한 보안 유지를 부탁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A 씨는 다음 날 새벽 2시 반경까지 조사를 받았다. 박 전 시장 등은 거의 동시간에 대책회의를 했다. 앞서 8일 오후 3시경 임 특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청사 집무실에서 박 전 시장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는데, 실수한 게 있느냐’고 물어봤다”고 밝혔다. 임 특보는 “당시에는 성추행 관련 구체적인 내용이나 피소 사실 등은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임 특보가 불미스러운 일을 언급한 당일 저녁 박 전 시장이 임 특보, 변호사 출신 비서실 직원 등과 심야 회의를 한 것은 피소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정황이다. A 씨 입장에서 가해자인 박 전 시장에게 ‘불미스러운 일’을 처음으로 알리고 대책회의에 참석한 임 특보는 피해자 A 씨를 지원하는 한국성폭력상담소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 때문에 임 특보가 어떤 경로로 불미스러운 일을 인지했는지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비서실장, 심야회의 참석 요청받았지만 불참사망 전날과 당일 박 전 시장의 동선에는 고한석 전 서울시장비서실장이 거의 매번 등장했다. 고 전 실장은 심야 대책회의에 참석하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다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9일 고 전 실장은 오전 9시경 서울 종로구 공관을 찾아가 박 전 시장과 1시간 10분 동안 독대했다. 고 전 실장을 만난 후 34분 뒤 박 전 시장은 홀로 공관을 나섰고 오후 1시 39분경 고 전 실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 이 통화를 마지막으로 박 전 시장은 실종됐다. 15일 경찰에 출석한 고 전 실장은 9일 박 전 시장과 나눈 대화와 마지막 통화 내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찰에 다 얘기했다”고만 답했다. 고 전 실장은 조사 직후 “9일 오전 시장님 만나뵐 때 고소장이 접수됐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성추행 피해 사실을 9일 오전 처음 인지했고 그 전까지는 해당 내용을 보고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 전 실장이 심야 대책회의 참석을 요청받은 데 이어 비서실 직원 2명이 대책회의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피소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고 전 실장 등 비서실 직원들은 박 전 시장이 연락두절되자 딸이 실종신고를 하기 6시간 전인 오전 11시경 북악산 안내소 등에 전화해 박 시장의 행적을 수소문한 것으로 알려졌다.강승현 byhuman@donga.com·박종민·김태언 기자}

    • 20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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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사방’ 또 다른 공범은 29세 남경읍

    아동 성 착취 동영상 등을 제작, 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공범은 29세 남성 남경읍(사진)으로 밝혀졌다. 남경읍은 박사방 유료회원으로 활동하며 피해 여성을 유인하고 성 착취 동영상을 제작하는 데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5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강요 등의 혐의로 남경읍을 검찰에 넘기면서 얼굴을 가리지 않는 방식으로 신상을 공개했다. 남경읍은 오전 8시경 검은 뿔테 안경을 쓴 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섰다. 남경읍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인정한다”고 답했다.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짧게 “죄송하다”고 말한 뒤, 조주빈과의 관계 등을 묻은 다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남경읍은 조주빈의 범행 방식을 모방해 피해자를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금까지 박사방이나 ‘n번방’과 관련된 혐의로 신상이 공개된 피의자는 남경읍을 포함해 조주빈과 ‘갓갓’ 문형욱(25), 미성년 피의자 최초로 신상을 공개한 강훈(18) 등 6명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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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사방’ 공범 29세 남경읍 얼굴·신상공개…검찰에 송치

    아동 성 착취 동영상 등을 제작, 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공범은 29세 남성 남경읍으로 밝혀졌다. 남경읍은 박사방 유료회원으로 활동하며 피해 여성을 유인하고 성 착취 동영상을 제작하는데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5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강요 등의 혐의로 남경읍을 검찰에 넘기면서 얼굴을 가리지 않는 방식으로 신상을 공개했다. 남경읍은 오전 8시경 검은 뿔테 안경을 쓴 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섰다. 남경읍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인정한다”고 답했다.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짧게 “죄송하다”고 말한 뒤, 조주빈과의 관계 등을 묻은 다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조주빈이 만든 박사방의 유료회원이었던 남경읍은 성 착취 동영상 제작에 관여한 혐의 외에도 조주빈의 범행 방식을 모방해 피해자를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인적, 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고 재범 위험성도 높다고 판단했다”며 “국민의 알 권리와 동종 범죄의 방지 및 범죄 예방 차원에서 공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3명과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한 신상공개위원회는 13일 열렸다. 지금까지 박사방이나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된 혐의로 신상이 공개된 피의자는 남경읍을 포함해 조주빈과 ‘갓갓’ 문형욱(25), 미성년 피의자 최초로 신상을 공개한 강훈(18) 등 6명이다. 경찰은 앞으로도 피의자의 개별 범죄 혐의와 불법 정도를 살펴보고 신상공개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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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 “조사관 배정해 법규따라 처리할 것”

    경찰이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알려진 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성추행 의혹을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해 달라는 진정이 접수됐다. 인권위는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이 12일 제출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을 13일 접수했다. 진정서에 기재된 피진정인은 박 전 시장과 서정협 서울시 행정1부시장, 성명 불상의 서울시 비서실 책임자 등 성추행 행위를 묵인 또는 방조한 이들이다. 인권위는 사준모 측에 “담당 조사관을 배정하고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 전했다. 사준모는 인권위에 진정을 낸 이유에 대해 “박 전 시장이 사망해 형사처벌 절차가 불가능해진 이상 인권위가 사실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는 피진정인이 사망했을 때 해당 진정을 각하한다는 내용의 조항이 없다. 다만 담당 조사관이 배정되면 인권위는 피해자가 조사에 동의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사건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낸 진정의 경우 피해자가 동의해야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 여기서 피해자는 박 전 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서울시 직원 A 씨다. 피해자가 조사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원칙적으로 진정은 각하된다. 하지만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되면 인권위는 관련 소위원회나 상임위원회 의결을 거쳐 ‘직권조사’에 나설 수 있다. 인권위 상임위원을 지냈던 정상환 변호사는 “박 전 시장이 사망했지만 행정부시장 등 다른 피진정인을 특정할 수 있어 충분히 조사 가능한 사안”이라며 “성 관련 사건에 대해 지금까지 인권위가 보여온 행보를 고려하면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직권조사를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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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 나선지 5시간뒤 휴대전화 끊겨… 등산로 벗어난 곳서 시신으로

    박원순 서울시장(64)이 경찰의 밤샘 수색 작업 끝에 10일 0시 1분경 서울 성북구 삼청각 인근 야산에서 수색견에 의해 결국 숨진 채로 발견됐다. 등산로에서 벗어나 인적이 드물고, 나무가 빽빽한 곳이었다. 시신 인근에는 휴대전화 등 유류품이 있었다. 처음 서울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에 박 시장의 딸 박 씨가 울면서 전화한 시간은 9일 오후 5시 17분경이었다. 박 씨는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하고 나갔다. 지금 전화기가 꺼져 있다. (아버지를) 찾아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 내용은 관할서인 서울 종로경찰서에 곧장 접수됐다. 서울 종로경찰서와 성북경찰서는 위치추적을 통해 박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서울 성북구 주한 핀란드대사관저 근처에서 오후 3시 49분경 끊긴 것으로 파악했다.○ 수색 7시간 만에 삼청각 인근에서 발견경찰은 오후 9시 반경 1차 수색에 이어 2차 밤샘 수색을 진행한 끝에 박 시장의 시신을 수습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 주변에서 별다른 흔적은 찾지 못했으며, 박 시장이 공관을 나설 때와 같은 차림새였다”며 “정확한 사망 시점이나 원인 등은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현장에서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찰은 오후 5시 30분경부터 2개 중대 경찰 200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수색을 시작했다. 이후 해가 저물자 인원을 770여 명으로 늘렸다. 드론 6기와 수색견 9마리, 서치라이트 등도 동원했다. 경찰은 종로구 와룡공원을 올라가는 길목부터 경찰을 길게 배치해 그물망 형식으로 수색을 진행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사건 접수 직후 이용표 청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하고, 수색 상황을 지휘했다. 민갑룡 경찰청장 역시 “밤을 새워서라도 수색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박 시장이 와룡공원을 거쳐 주한 핀란드대사관저 방향으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등산로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다. 공관 인근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박 시장은 오전 10시 44분경 공관에서 혼자 밖으로 나왔다. 공관에는 박 시장과 부인 강난희 여사만 거주하고, 아들과 딸은 살지 않고 있다. 딸 박 씨는 경찰에 “(연락이 안 된 지) 4, 5시간 정도 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CCTV에는 박 시장이 이후 종로구 재동초등학교 후문 담벼락을 따라 북촌로 큰길로 나가는 장면도 잡혔다. 박 시장은 청색 모자를 푹 눌러 쓰고 하얀색 마스크도 착용하고 있었다. 흰 셔츠 위에 검은색 점퍼를 걸친 박 시장은 서울시 브랜드 ‘아이 서울 유(I SEOUL U)’가 적힌 배낭을 메고 있었다. 박 시장은 시종일관 고개를 푹 숙이고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다. 북촌로 큰길에서 빠져나간 박 시장은 와룡공원 입구 근처 CCTV에서 오전 10시 53분경 포착됐다.○ 오후 3시 49분, 박 시장 휴대전화 꺼져경찰의 수색 과정에서 와룡공원 입구를 지난 박 시장의 행적은 오후 3시 49분 휴대전화 신호가 끊긴 시점까지 5시간 정도 확인되지 않았다. 박 시장 측근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최근 집값 안정 등 부동산 대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 마련 등에 따른 격무로 주변에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이 생전에 소셜미디어에 마지막으로 남긴 글은 8일 오전 11시 작성한 ‘서울판 그린 뉴딜’ 발표 관련 내용이다. 박 시장은 평소 서울시 정책이나 사회 현안에 대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의견을 밝혔다. 사적인 의견이나 감정을 드러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페이스북을 제외한 모든 박 시장의 소셜미디어는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지민구 warum@donga.com·김태언·박종민 기자}

    • 202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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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최숙현 옭아맨 ‘불공정 계약’… “선수는 계약해지 이의제기 불가”

    “감독이 숙현이에게 ‘너 지금 그만두면 위약금을 내야 한다’고 했다. 숙현이는 그래도 나가고 싶어 했다.”(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지난달 최 선수가 폭력 등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체육계는 왜 이런 고질적인 문제가 반복되느냐”는 논란이 커졌다. 그런데 동아일보에서 입수한 최 선수의 계약서를 보면 가혹행위를 감수해야 했던 이유를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계약서의 제5조에는 “계약 만료 후에는 재계약에 있어서 ‘갑’(경주시체육회장)이 우선권을 가진다”고 나온다. 이 선수단은 1년마다 재계약하도록 돼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부의 한 부장판사는 “계약 기간이 끝나도 선수가 쉽게 다른 곳에 가지 못하고 ‘갑’이 재계약 우선권을 가진다는 내용이다. 선수에게 불리한 계약으로, 선수를 팀에 ‘얽어매는’ 꼴이 될 수 있다”고 평했다.○ ‘타 팀 이적 시 동의’ 조항에 발 묶여 최 선수 역시 2017년 경북체고를 졸업한 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팀에 입단하며 경주시체육회와 1년마다 계약을 갱신했다. 최 선수는 컨디션 저조로 운동을 쉰 2018년을 제외하고 2017년, 2019년에 계약했다. 한 체육계 인사는 “재계약은 물론 이적에 결정적인 권한을 가진 감독의 말을 거스르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계약 근거가 되는 ‘경주시청직장운동경기부 설치 및 운영관리 내규’는 더 문제가 많다. 내규에 포함된 ‘선수단 입단협약서’ 제10조에는 “타 운동부 소속으로 이적할 때에는 단장 및 감독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정해 놓았다. 민사부 부장판사는 “입단협약서가 최 선수의 개인 계약서보다 더 불공정하다. 재계약 시 우선권을 가지는 것을 넘어 감독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건 ‘갑’에게 더욱 유리한 계약이다. 동의를 못 받으면 다른 데 못 가는 것”이라 설명했다. “‘갑’이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임용계약서 제4조 라항)와 “‘갑’은 ‘을’이 전국 또는 도민체전 기타 경기에서 성적이 부진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입단협약서 제8조 4항)도 선수에게 불리한 계약 조건으로 꼽혔다. “을’(선수)은 각 항의 계약 해지 사안에 대해 일체의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입단협약서 8조 5항)도 마찬가지다. 경주시체육회 관계자도 “올해 내규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꼼꼼하게 검토가 안 된 것 같다”며 문제를 시인했다. 6일 추가 피해를 증언했던 A 선수의 어머니는 “딸이 ‘엄마가 위약금을 대신 내줬으면 좋겠어. 난 여기서 그만하고 싶어’라고 2, 3차례 말했다”고 했다. 경주시체육회에 따르면 감독이 말한 ‘위약금’은 한 번도 집행된 적은 없다.○ 체육계도 ‘표준근로계약서’ 도입해야 선수들이 불리한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었던 건 공정한 계약을 보장하는 ‘표준근로계약서’가 없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실업팀 선수들의 계약을 일괄 규정하는 표준계약서는 없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사정에 따라 계약서를 작성한다”고 했다.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는 “선수들은 대부분 계약서에 서명하러 가서 계약서를 처음 본다. 사전 검토할 기회도 없다. 이의 제기라도 하면 ‘계약하지 말자’는 분위기로 몰고 가 불만이 있어도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탤런트 고(故) 장자연 씨의 사건을 계기로 2009년 7월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를 만들었다. 한 실업팀 관계자는 “체육계도 표준계약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조응형 yesbro@donga.com·박종민·박상준 기자}

    • 20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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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 터지면 설문조사… 바뀌는게 없는데 뭐하러 하나”

    “백날 천날 이런 설문하면 뭐하나요. 개선되는 게 없는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지난해 여름 전국 실업팀 성인 운동선수들을 대상으로 접수한 모바일 익명 설문에는 체념에 가까운 의견도 나왔다. A 선수는 “감독, 코치가 더러운 짓거리를 해도 밥줄 때문에 버틴다”고 했다. 인권위는 이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실업팀 성인 선수 1251명 인권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수감 중)의 성폭행 의혹 등이 불거진 뒤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나섰다. 인권위에 따르면 이 실태 조사(중복 응답)에서 선수들은 언어폭력 424명(33.9%)과 신체폭력 192명(15.3%), 성폭력 143명(11.4%) 등 다양한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성)폭력을 목격한 이들도 704명(56.2%)이나 됐다. 이 조사 자료의 부록에 실린 답변 90여 건 가운데 20건은 A 선수처럼 “설문만 하지 말고 대안을 마련하라”는 취지로 답했다. 한 시청 실업팀에 소속된 B 선수(28)는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숙현 선수 같은 비극이 벌어질 때마다 전수 조사한다며 설문을 벌인다”며 “제대로 제도 개선이나 관계자 처벌로 이어진 적이 없다. 결국 피해는 신고한 선수에게 돌아온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전했다. C 선수도 “큰마음 먹고 연맹 사무처장에게 말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묵인했다”고 답변했다. 응답자 가운데 21명은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 가운데 10명이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인권위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독립기구를 만들어 신고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개선안을 대통령과 관계 부처에 권고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 권고는 6개월 넘게 미뤄지다가 이달 6일 최종 의결했다. 인권위는 “일부 권고 내용이나 법리가 명확하지 못한 부분을 보완하고 있었다”며 “고 최숙현 선수 관련 사안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던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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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문한다고 개선되나요?” 실업팀 선수들, 인권위 조사에 ‘쓴소리’

    “백날 천 날 이런 설문하면 뭐하나요. 개선되는 게 없는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지난해 여름 전국 실업팀 성인 운동선수들을 대상으로 접수한 모바일 익명 설문에는 체념에 가까운 의견도 나왔다. A 선수는 “감독, 코치가 더러운 짓거리를 해도 밥줄 때문에 버틴다”고 했다. 인권위는 이 설문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실업팀 성인선수 1251명 인권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수감중)의 성폭행 의혹 등이 불거진 뒤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나섰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선수들은 언어폭력 424명(33.9%)과 신체폭력 192명(15.3%), 성폭력 143명(11.4%·중복응답) 등 다양한 피해를 경험했다. (성)폭력을 목격한 이들도 704명(56.2%)이나 됐다. 특히 이 조사의 자료 부록에 실린 답변 90여 건 가운데 20건은 A 선수처럼 “설문만 하지 말고 대안을 마련하라”는 취지로 답했다. “또 다시 탁상행정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는 대답은 양반이었다. B 선수는 “이런 것 좀 조사하지 마세요. 어차피 사실대로 안 나오니까”라며 불쾌한 감정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시청 실업팀에 소속된 선수(28)는 8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최숙현 선수 같은 일이 벌어질 때마다 전수 조사한다며 설문을 벌인다”며 “제대로 제도 개선이나 관계자 처벌로 이어진 적이 없다. 결국 피해는 신고한 선수에게 돌아온단 인식이 퍼져있다”고 했다. C 선수도 “큰 마음먹고 연맹 사무처장한테 말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묵인했다”고 토로했다. 응답자 가운데 21명은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 가운데 10명이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인권위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독립기구를 만들어 신고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개선안을 대통령과 관계 부처에 권고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 권고는 6개월 넘게 미뤄지다 이달 6일 최종 의결했다. 인권위는 “세부 조항 등을 수정하느라 시간이 걸렸다”며 “고 최숙현 선수 관련 사안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던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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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급차 막은 택시’ 수사에 강력팀 추가 투입

    응급 환자를 태운 구급차를 택시 운전사가 막아서며 이송이 지연돼 환자(79)가 목숨을 잃었다는 주장이 나온 사건에 대해 경찰이 강력계를 투입하기로 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강동경찰서 교통수사과가 수사를 맡아 온 이번 사건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외에도 형사법 위반과 관련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강력계 팀을 추가 투입했다”고 4일 밝혔다. 사건의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해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는 설명으로 해석된다.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해당 택시 운전사 A 씨는 현재 구급차 운전사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만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사망 원인에 따라 다른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건을 처음 알린 한문철 변호사는 “당시 ‘지체된 15분’이 사망 원인으로 밝혀진다면 A 씨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등은 A 씨의 차량 진행 방해와 환자 사망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하지만 환자가 세상을 떠난 뒤 부검 등 별다른 사인을 규명할 절차 없이 장례를 치르고 화장까지 마쳐 난관이 예상된다. 유족 등에 따르면 고인의 사망진단서에 나오는 사인은 ‘위장관 출혈(소화기관에서 출혈이 일어나는 증상)’이다. 당시 응급실에서 하혈 증상을 보여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지만 출혈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대장내시경 검사를 기다리다 오후 9시경 숨을 거둬 명확한 출혈의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한다. 3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고인의 아들인 김모 씨(46)가 올린 국민청원은 5일 오후 동의가 50만 명을 넘어섰다. 김 씨는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3년 동안 폐암을 앓던 어머니의 건강이 나빠져 사설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에 가다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다. A 씨는 ‘환자가 사망하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막아섰다”며 울분을 터뜨렸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0-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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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망하면 책임지겠다” 구급차 막은 택시, 강력범죄로 검토

    택시기사가 응급환자가 탄 구급차를 막아 이송이 늦어진 환자(79)가 목숨을 잃었단 주장이 나온 사건에 대해 경찰이 강력 범죄로 다룰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강동경찰서 교통수사과가 수사를 맡아왔던 이번 사건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외에도 형사법 위반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서 강력계 팀을 추가로 투입했다”고 4일 밝혔다. 환자의 직접적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사건의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해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해당 택시기사 A 씨는 현재 구급차 기사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망 원인에 따라 다른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건을 처음 알린 한문철 변호사는 “당시 ‘지체된 15분’이 사망 원인으로 밝혀진다면 A 씨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6일 유족을 상대로 고인의 생전 의무기록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3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고인의 아들인 김모 씨(46)가 올렸던 국민청원은 5일 오후 동의가 50만 명을 넘어섰다. 김 씨는 5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3년 동안 폐암을 앓아오던 어머니의 건강이 나빠져 사설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로 가다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다. A 씨가 ‘환자가 사망하면 내가 책임지겠다’며 막아섰다”며 “A 씨 입장에서 생각해보려 노력했지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폐암 4기 환자였던 고인을 이송하던 구급차는 지난달 8일 오후 3시 15분경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 도로에서 차로를 변경하다 A 씨가 몰던 택시와 접촉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구급차와 유족 측은 “우선 병원에 모셔드리자”고 했지만, A 씨는 사고 처리를 이유로 구급차를 막아섰다. 결국 다른 구급차로 옮겨 타고 가며 이송이 약 15분간 지연됐다. 고인은 당일 오후 9시경 숨을 거뒀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0-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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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리 없이 해체공사… ‘안전불감’ 여전

    “잠깐, 사람! 사람!” 1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건물 해체 공사 현장. 현장을 통제하던 직원이 위에서 쇠파이프를 아래로 떨어뜨리던 동료를 급히 멈춰 세웠다. 당시 건물 아래 골목길에선 한 초등학생이 지나가려다 걸음을 멈췄다. 별다른 일은 없었지만, 아이의 눈빛은 연신 불안했다. 초등학생이 아니더라도 현장은 지나다니기가 께름칙했다. 현장과 길 사이에 보호 장치라곤 쇠파이프에 천을 덧댄 가림막뿐이었다. 철거 중인 건물 외벽 안쪽엔 해체한 콘크리트 잔해가, 밖에는 공사에 사용했던 쇠파이프가 그대로 쌓여 있었다. 하지만 현장의 안전을 관리 감독해야 할 감리는 보이지 않았다. 한 공사 관계자는 “아침에 나와서 보고를 받은 뒤 바로 다른 현장으로 갔다”고 전했다. 4일이면 지난해 7월 해체 공사 중에 건물 외벽이 무너진 ‘잠원동 붕괴 사고’가 벌어진 지 1년을 맞는다. 당시 길을 가던 예비신부 이모 씨(당시 29세)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도 벌어졌다. 하지만 1년 뒤 돌아본 서울 도심은 여전히 허술하고 위험한 공사장이 많았다. 잠원동 사고 당시에도 건축주는 철거업체가 추천한 지인을 감리로 고용해 논란을 키웠다. 심지어 해당 감리는 작업 현장에 친동생을 대신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5월부터 ‘건축물관리법’ 개정안도 시행됐다. 일정 규모(연면적 500m² 이상, 높이 12m 이상, 지상·지하층 포함 3개 층 초과)의 해체 공사 땐 지방자치단체가 감리를 직접 지정하는 등 일정 부분 개선도 이뤄졌다. 하지만 1일 안형준 전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와 돌아본 서울 송파구, 서초구의 해체 공사 현장 6곳은 감리가 현장감독을 하고 있는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 한 송파구 공사 현장은 안 교수가 “잠원동 붕괴 사고의 축소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안쪽에 쌓인 잔해로 인해 외벽이 도로 쪽으로 쓰러져 인명 피해까지 났는데, 그 모습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통행로 쪽 외벽을 먼저 철거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했다. 건물 지하층을 철거하는 또 다른 해체 공사 현장도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감리나 현장감독자도 없이 근로자 2명이 작업했는데, 깊게 파인 지하 벽면은 주변 토양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안 교수는 “이런 경우 주변 지반이 무너져 작업자가 매몰될 수도 있다”며 “계획에 맞게 공사가 진행되는지, 안전대책이 적절한지 등을 확인해야 할 감리가 현장에 없으니 이런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현행법상 모든 철거 현장에 감리가 상주해야 하는 의무 규정은 없다. 그나마 서울시가 2017년 1월 낙원동 붕괴 사고 뒤 ‘철거 심의제’를 도입하고 가능한 한 감리가 상주하도록 방침을 정했지만 따르는 현장은 많지 않다. 여전히 감리가 운영하는 건축사무소 소속 건축사보를 현장에 대신 보낼 수 있어 ‘대리 감리’가 가능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4년제 대학에서 건축 관련 학과 전공이면 누구나 건축사보로 등록할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벌어진 해체 공사 현장 안전사고는 남은 잔해를 제때 처리하지 않아 무게가 가중돼 무너지거나 무리하게 설치한 중장비가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서울시 건축사회 관계자는 “철거 현장은 대부분 공사 기간이 촉박하고 공정이 착공에 비해 훨씬 위험하다”며 “철거만이라도 감리가 상주해 안전 문제를 실시간으로 지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0-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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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 국회에 ‘평등법’ 제정 촉구

    국가인권위원회가 국회에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평등법)’을 제정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인권위가 국회에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의 입법 의견을 표명한 건 처음이다. 2006년 인권위가 국무총리에게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한 뒤 14년 만이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국회에 평등법 제정을 촉구하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날 전원위원회를 소집해 이를 의결했다. 최 위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 평등법이 존재한다”며 “국내도 공감대가 무르익었다”고 했다. 4월경 인권위가 실시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5%가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5개 장과 39개 세부 조항으로 구성된 평등법 제시안도 공개했다. 제시안은 차별의 개념을 직접차별과 간접차별, 괴롭힘, 성희롱, 차별 표시·조장 광고 행위로 나눴다. 차별 유형은 성별과 장애, 나이, 인종에 의한 차별 등 21가지로 구분했다. 일부 종교단체의 반발에 부딪혔던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도 포함됐다. 인권위는 “종교단체의 신념은 종교적 자유로 보되 대화와 설명을 통해 이해를 구하겠다”고 했다. 제시안에 따르면 차별이 발생할 경우 인권위는 시정 권고를 할 수 있다. 권고 대상이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소송을 지원할 수도 있다. 차별이 악의적이라 인정되면 재산상 손해액의 3∼5배에 이르는 배상금을 지급하거나, 차별 신고를 했다고 불이익을 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조항도 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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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식 보존 의무조차 몰랐다니…” 식중독 유치원 학부모, 원장 고소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의심 환자를 포함해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식중독의 일종)이 집단 발병한 경기 안산의 A유치원 학부모 7명이 28일 박모 원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주말 동안 식중독 환자는 9명이 추가 발생해 감염자는 58명으로 늘어났다. 안산시는 유치원 내 조리기구 등에서 검체를 채취했지만 균이 검출되지 않아 아직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학부모 등에 따르면 A유치원의 박 원장은 26일 오후 7시경 학부모들에게 ‘○○○ 유치원 경위 보고 및 사죄문’이란 제목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박 원장은 이 메시지에서 “유치원에서 급식은 ‘보존식’(음식 재료 144시간 보관)으로 보관했으나, 저의 부지로 방과 후 제공되는 간식은 보존식으로 보관하지 못했다”며 “이 점에 대해선 분명히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집단급식시설은 보존식을 지켜 음식 재료를 144시간 동안 의무적으로 보관해야 한다. 식중독 등이 발생했을 때 음식 재료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역학조사 결과 A유치원은 첫 확진 원아가 나온 이달 12일 전후인 10∼15일 간식 6건의 보존식을 보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원장은 학부모들에게 이를 인정하면서도 고의로 폐기한 건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학부모들은 28일 0시경 안산상록경찰서를 찾아가 박 원장을 식품위생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했다. 학부모들은 A유치원에 간식 보존식이 보관돼 있지 않았던 것을 ‘증거 인멸’로 보고 있다. 학부모 김모 씨(41)는 “(박 원장은) 안산에서만 15년째 유치원을 운영하는 등 경험이 풍부하다”면서 “간식을 보존식으로 보관해야 한다는 걸 몰랐다는 건 믿을 수 없는 변명”이라고 지적했다. 안산상록수보건소는 유치원 내 조리기구, 교실, 문고리 등 모두 104건의 환경 검체를 채취해 발병 원인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현재까지 한 건의 대장균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보건소는 정확한 발병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27일 A유치원의 교육 프로그램 자료를 확보해 흙을 만지는 체험에서 감염이 일어났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첫 확진 원아가 나오기 며칠 전에 이 유치원 원아들이 앞마당에 심은 채소를 캐는 프로그램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현재로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유치원에서는 12일 한 원생이 처음으로 식중독 증상을 보인 뒤 28일 오후 11시 기준 양성 판정을 받은 이는 58명으로 늘어났다. 입원 환자 21명(원아 19명, 가족 2명) 가운데 16명은 장출혈성 대장균의 합병증인 ‘햄버거병’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원아 4명은 투석 치료까지 받고 있다.이소연 always99@donga.com·박종민 기자}

    • 202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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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묻고 답하기 수차례… “반지 가져갔죠” “아니, 어떻게”

    16일 오후 강원 원주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4층 법심리과 연구실. 방 안엔 귀중품들이 무방비하게 놓여 있었다. 기자는 그중 하나를 서랍에서 꺼내어 슬쩍 주머니에 넣고 연구실에서 나왔다. 어떤 물건을 챙겼는지는 기자 말고는 아무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국과수 법심리과 홍현기 연구원은 기자의 주머니를 뒤지지 않고도 어떤 물건인지 맞힐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국과수가 최근 직접 개발한 생리 심리 검사기기 ‘TF-1’, 이른바 ‘기억탐지기’를 이용해서다. ○ 국과수, 기억을 훑는 새로운 탐지기 개발기자가 검사실 의자에 앉자 홍 연구원은 기자의 가슴과 배에 밴드를 둘렀다. 호흡의 변화를 측정하는 장비다. 오른손엔 심박과 혈류를 측정하는 장비를, 왼손엔 미세한 땀을 포착할 수 있는 금속판을 끼웠다. 온몸에 전선을 주렁주렁 두르고 있으니 마치 실험동물이 된 기분까지 들었다. 이렇게 다양한 생리 반응을 측정해 거짓말을 할 때 생기는 미세한 변화를 감지한다는 점에서 기억탐지기는 기존 거짓말탐지기와 다를 게 없다. 차이점은 질문 방식이라고 한다. “기존 거짓말 탐지 검사는 범죄 행위 여부를 직접적으로 질문하고 그에 대한 반응을 통해 거짓말 여부를 판단하는 비교질문검사기법(CQT)을 씁니다. 반면 기억탐지기는 여러 자극 중 진범만이 알 수 있는 범죄 관련 자극을 대상자가 인지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숨김정보검사기법(CIT)’을 쓰죠.” 홍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게 무슨 말일까. 기자가 도통 알아듣지 못한 표정을 짓자 홍 연구원은 차근차근 다시 설명했다. 살인의 경우 “당신이 ○○○을 살해했느냐”는 질문에 부인할 때 거짓 반응이 나타나는지 측정하는 게 CQT 방식이다. CIT 방식은 사건에 사용된 칼을 아무 관련 없는 다른 칼들과 섞어 제시한 뒤 반응을 측정한다. 결백하다면 범행에 이용된 칼이 어느 것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리 반응이 일정할 테지만, 진범이라면 범행에 사용된 칼을 제시했을 때만 호흡 패턴이 변하거나 땀 분비가 많아지는 등 생리 반응을 보인다는 얘기다. 기억탐지기라는 별칭이 붙은 것도 이처럼 검사 대상자의 기억을 훑는 작동 방식 때문이다. ○ ‘생사람 잡을 확률’ 0.25%로 매우 낮아홍 연구원이 기자에게 질문했다. “당신이 가져간 물품이 지갑입니까?” 기자는 “아니요”라고 답했다. 홍 연구원은 모니터를 통해 기자의 몸에서 일어난 생리 반응을 유심히 지켜본 뒤 같은 방식으로 반지나 수표, 시계, 신용카드를 가져갔는지 물었다. 그중엔 실제로 기자가 주머니에 넣은 물건도 있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모두 부인했다. 질문과 질문 사이엔 20초의 공백을 뒀다. 앞선 질문 때 나타났던 몸의 변화가 원래대로 돌아가길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이제 끝났나 싶었는데, 홍 연구원은 같은 과정을 3차례 더 반복했다. 여러 차례 반복할수록 결과가 정확히 나온다고 한다. 분석을 마친 홍 연구원이 입가에 미소를 띠며 물었다. “주머니에 있는 물건…. 반지죠?” 정답이었다. 모니터엔 기자가 질문을 받았을 때 나타난 생리 반응이 그래프로 기록돼 있었다. 반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생리 변화 폭이 가장 컸고, 지갑이나 카드 등 다른 물건에 대한 질문에선 그래프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 홍 연구원은 “굳이 질문을 하지 않고 반지와 지갑 등의 사진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검사했어도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는 패배(?)를 인정하며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 돌려줬다. 홍 연구원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거 제 결혼반지였는데 맞혀서 정말 다행입니다.” 국과수는 기억탐지기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일반인 40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정확도가 93%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존 거짓말탐지기의 정확도가 94∼95%인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 결과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위양성(僞陽性) 오류가 400명 중 1명에게서만 나타났다는 것이다. 위양성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거짓말을 했다’고 잘못 판단하는 것이다. 위양성 확률이 0.25%라는 것은, 한마디로 ‘생사람 잡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거짓말탐지기의 위양성 확률은 2.5∼3%로 알려져 있다. ○ 정확도 높여 ‘증거 능력’ 한계 극복국내에서 거짓말탐지기가 주목받은 계기는 1955년 7월 서울 남대문로 ‘백금상회 강도 사건’이었다. 복면강도들이 털어간 귀금속 중 일부가 군 장성의 집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같은 해 11월 헌병사령부가 구속 수감 중인 피의자들을 거짓말탐지기로 조사했다. 이후 거짓말탐지기는 1956년 장면 부통령 저격 사건 등 주요 사건에서 종종 등장했다. 이처럼 활발하게 활용되던 거짓말탐지기에 대법원이 제동을 건 것은 1978년 4월 ‘백화양조 여고생 살인 사건’이다. 19세 여고생이 술통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되자 경찰은 용의자 20명에게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벌였다. 그중 백화양조 회장의 아들에게서 거짓 반응이 나왔고, 그는 범행을 자백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검사기기의 성능이나 절차의 적합성이 보장된 상태로 검사를 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거짓말을 하면 반드시 일정한 심리 상태의 변동과 생리적 반응이 일어나고 △그 반응에 따라 거짓 여부를 정확히 판정할 수 있어야만 거짓말탐지기의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는 판례가 확립됐다. 국과수는 기억탐지기의 검사 결과가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해 법원에서 증거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거짓말탐지기 검사는 수사 일선에선 점점 더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성폭행이나 아동 학대처럼 물적 증거를 찾기 어려운 사건이나 당사자끼리 진술이 엇갈리는 지능 범죄에선 거짓말탐지기가 수사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수십 년 전 벌어진 미제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다.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7)는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1992년 4월 충북 청주시에서 발생한 ‘청주 학천교 미제 살인 사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내가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이는 거짓 반응으로 분석됐다. 서울지방경찰청 폴리그래프(거짓말탐지기) 검사팀 유지현 검사관(경위)은 “최근엔 성범죄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 검사를 자진하는 경우도 많다”라며 “검사관의 전문성과 기기의 정확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거짓말탐지기의 활용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박종민 blick@donga.com / 조건희 기자}

    • 202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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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역 묻지마 폭행’ 두번째 구속영장도 기각

    서울역에서 모르는 여성에게 ‘묻지 마 폭행’을 저질렀던 이모 씨(32)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또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김태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상해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씨에 대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응했고,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면서 앞으로 피해자에 대한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함과 아울러 수사 및 재판 절차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 씨가 조현병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 씨의) 범행은 이른바 여성 혐오에 기인한 무차별적 범죄라기보다 평소 앓고 있던 조현병 등에 따른 돌출적 행위로 보인다”며 “이 씨는 사건 발생 후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구속영장이 재차 기각되자 국토교통부 소속 철도특별사법경찰대 관계자는 “불구속 상태에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4일 이 씨에 대한 첫 번째 구속영장은 체포 과정이 위법했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 씨는 지난달 26일 서울역에서 30대 여성의 얼굴 등을 가격해 상처를 입히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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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원생 대부분 인터넷 막힌 공신폰 쓰는데… QR코드 무슨 소용”

    “선생님, 여기 새 출입명부 좀 가져다주세요.” 15일 오전 11시경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한 보습학원. 이곳은 학생들을 맞을 준비로 분주했다. 학원 교사들은 수강생들이 학원에 오면 이름과 체온 등을 적을 출입명부를 새것으로 갈아 끼우고 있었다. 출입명부는 학원 입구와 4개 층에 있는 강의실 18곳에 비치됐다. 하지만 QR코드를 기반으로 한 전자출입명부 이용을 안내하는 학원 관계자는 없었다. 정부는 이날부터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 학원과 PC방에 QR코드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했다.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방역 강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다. 이 보습학원 관계자는 QR코드 전자출입명부를 이용하지 않는 데 대해 “QR코드를 찍으면 우리 학원에 왔다는 사실만 확인되고 학원 내 어느 강의실을 이용했는지는 모른다”며 “각 층 강의실마다 출입명부를 두고 기록하는 것이 방역에는 더 도움이 된다”고 했다. 15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대치동 일대 학원 10곳을 둘러본 결과 QR코드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현장에서 만난 학원 관계자들은 전자출입명부를 두고 “현장 사정을 잘 모르고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대치동의 학원들은 수강생 출입 명부를 수기(手記)로 작성하고 있었다. 학원 관계자들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 일부 기능만 사용 가능한 일명 ‘공신폰’(공부의 신 휴대전화)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자출입명부 도입이 별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자출입명부에 서명하려면 포털사이트에 접속해 QR코드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공신폰은 모바일데이터 사용이 제한돼 QR코드를 발급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학원 관계자 A 씨는 “초등학생 대부분은 스마트폰이 없고 중고교생은 공신폰을 사용한다”며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하려면 학생들에게 스마트폰을 따로 개통하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방역당국의 안내가 부족해 전자출입명부를 두지 않은 곳도 많았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 B 씨는 “대형 입시학원들의 경우 강의실이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흩어져 있는 경우도 있다”며 “같은 학원이라고 해도 강의실이 서로 다른 건물에 있는데 같은 관리자 계정을 쓰면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역학조사가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소가 다르면 계정을 추가로 발급할 수 있는데 안내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PC방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팀이 서울 마포구의 홍익대 주변과 서대문구 신촌 일대 PC방 11곳을 둘러본 결과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한 곳은 한 곳뿐이었다. 나머지 PC방은 수기 명부나 자체 로그인 기록 명부를 활용했다. 신촌의 한 PC방 사장은 “PC방은 회원가입을 할 때 휴대전화 인증을 하기 때문에 로그인 기록만으로도 충분히 출입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이달 30일까지 계도기간을 거친 뒤 의무 도입 시설이 QR코드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방역은 자발적 동참도 중요하기 때문에 전자출입명부 도입이 현장에 불필요한 부담이 되지 않는지 따져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박종민 blick@donga.com·신지환 기자}

    • 202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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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더미 속 굶주림 떤 아이들… 흔적 안남는 학대 ‘아동방임’

    “갓난아기가 자꾸 울어요. 아무래도 아기랑 개만 있는 듯해요.” 지난해 9월 6일 오전 1시 20분경 경기 파주에 있는 한 아파트. 한 이웃 주민은 112에 다급히 신고했다. 긴급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이 사다리를 타고 창문으로 들어가 보니 두 살 난 영아인 김모 양이 커다란 개 옆에서 울고 있었다.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 아기 옆엔 우울증 약 봉투가 널브러져 있었다. 조사 결과 자리를 비운 아기 엄마는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아왔다. 일정한 직업 없이 혼자서 근근이 생계를 이어왔다고 한다. 경찰 등은 응급보호조치 결정을 내리고 김 양을 아동보호센터로 보냈다. 입건된 친모는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가 적용됐다.○ 코로나19로 골이 깊어진 방임프라이팬 학대와 여행가방 학대 등 잇따라 충격적인 아동 학대가 드러나는 가운데, 신체 학대만큼 수면 위로 잘 드러나지 않는 ‘아동 방임’도 심각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1월 31일 부산에선 심각한 알코올의존증 환자인 김모 씨(41·여)가 생후 18개월 된 아들 이모 군에게 2개월 넘게 제때 끼니를 주지 않고 방치하다 주변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됐다. 3월 24일 경남 창원에서도 40여 일이나 방치돼 있던 초등학생 여자아이들이 뒤늦게 발견됐다. 당시 집 안은 음식물이 방바닥에 눌어붙어 썩고 있었고, 소주병이 나뒹굴었다. 지난해 7월 24일 제주에서 학교 측의 신고로 구조된 김모 양(10)도 방임으로 고통 받던 아이였다. 천식에 아토피까지 앓고 있었지만 친모(36)는 끼니조차 제대로 챙겨주질 않았다. 조사 결과 2년 넘게 쓰레기와 배설물 더미에서 살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을 지녔다. 뚜렷한 신체적 학대가 없다 보니 주변에서 조치를 취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 아동 전문가는 “방임은 약 80%가 이웃 주민이나 담당 교사 등 주변의 신고로 적발된다”며 “운이 나쁘면 몇 년 동안 방치돼 아이에겐 더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아동 방임에 더 취약한 상황이다. 오랫동안 등교를 하지 않은 데다, 보호자가 일자리를 잃어 생계 위기가 닥친 가정이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드러나지 않은 아동 방임이 크게 늘었을 것으로 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전체 아동학대 사건(2만4604건) 가운데 방임 사건은 10.6%(2604건)를 차지한다.○ 방임은 대부분 신체적 학대로 이어져방임은 자체로도 문제지만 결국 물리적 학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지난해 1월 1일 경찰 등에 구조된 이모 군(4)은 무려 3년 동안 부모로부터 방치됐다. 한겨울에 보일러마저 고장 난 차가운 방에서 지냈다. 하지만 이 군이 경찰에 알려진 건 친부로부터 폭행을 당해 주위에서 학대 사실을 알게 된 뒤였다. 신고가 접수돼도 학대 증거가 명확지 않아 구조가 어려운 것도 특징이다. 여성청소년계에 근무하는 한 경찰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도 물증이 없을 땐 아동을 부모와 분리하는 조치를 내리기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공혜정 아동학대방지협의회 대표는 “방임은 개입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일단 문제가 발생할 여지를 없애는 게 우선”이라며 “방임이나 학대 신고가 들어오면 피해아동을 부모와 분리한 뒤 객관적으로 조사를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김미숙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방임 문제 해결이 더 어려워진 만큼 사소한 단서라도 포착하려는 노력과 신고가 절실하다”고 했다.한성희 chef@donga.com·박종민 기자}

    • 2020-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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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단선택 경비원 음성 추가공개 “화장실에도 끌려가 폭행 당해”

    아파트 입주민에게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A 씨(59)가 사망 직전에 남긴 녹음 파일이 12일 추가로 공개됐다. A 씨 유가족이 공개한 녹음 파일에는 “(4월) 27일 화단에 물을 주는데 나타나 화장실로 끌고 들어갔다”는 A 씨의 흐느끼는 목소리가 담겼다. 그는 “문을 잠그고 폐쇄회로(CC)TV가 없다는 걸 확인한 뒤 ‘잘됐구나. 너 아주 죽어봐’라 말하며 때렸다”고 했다. 녹음 파일에 따르면 A 씨는 해당 입주민에게 그만 좀 때리라고 애원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한다. A 씨는 “5월 3일 뻥튀기 5개로 허기를 좀 채우려는데 갑자기 들어와 코를 주먹으로 강타했다”며 “두 딸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고 (영문도 모른 채) 용서를 빌었지만 ‘필요 없다. (경비를) 그만두라’고 협박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입주민은 A 씨에게 심한 욕설도 계속해서 일삼았다고 한다. 이 음성은 폭행 상황이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어 수사 보안상 그간 공개되지 않았다.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부장검사 정종화)는 12일 해당 입주민을 구속 기소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상해·보복감금·보복폭행과 협박, 강요미수, 무고, 상해 등 7개의 혐의가 적용됐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0-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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