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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국민 기부로 조성 중인 청년희망펀드의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했다. 펀드를 관리하고 운용할 공익재단을 설립한 뒤 취업정보 제공부터 실제 취업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청년희망아카데미’를 설립하기로 했다. 황교안 국무총리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방안을 밝혔다. 정부는 먼저 청년희망펀드를 운용할 청년희망재단을 이달 말에 설립한 뒤 재단 내에 청년희망아카데미를 만들어 이곳에서 각종 청년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으로 설립된 청년희망펀드는 현재 5만4000여 명이 총 43억 원을 기부했으며, 재단과 아카데미 사무실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건물 6층에 입주한다. 청년희망아카데미는 정확한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것부터 직업훈련, 교육, 멘토링은 물론이고 실제 취업까지 모든 과정을 ‘원스톱 서비스’로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인문계, 예체능계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마련된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합격한 인문계 학생을 ‘프리미엄 관광 가이드’로 육성해 여행사 취업을 알선하고 국문과 학생들의 영화, 게임산업 진출을 지원하는 식이다. ▼ 지금까지 43억 모금… 해외진출-창업도 지원 ▼청년희망아카데미 설립해외 현지 수요에 맞는 지역 전문가를 육성하는 ‘청년 해외 진출(청해진)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특히 의료 시장이 커지고 있는 중동의 의료기관에 국내 간호학과 졸업생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아랍어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방침이다. 벤처기업, 벤처캐피털 임원 등으로 이뤄진 ‘창업 멘토단’도 구성해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실제 창업도 도울 예정이다. 청년들이 실제로 원하는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크라우드 소싱’(불특정 다수로부터 아이디어를 제안받고 사례를 하는 것)도 도입된다. 후원받기를 희망하는 청년이 제안서를 올리면 기부희망자들이 이를 읽어보고 지원할 청년과 지원액을 결정해 기부하는 방식이다. 또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성공을 거둔 청년이 다른 청년을 지원하는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황 총리는 “기업의 수요에 부응하는 맞춤형 인재를 발굴해 기업에 직접 연결까지 시키는 것이 청년희망아카데미의 목표”라며 “전국의 고용복지플러스센터, 창조경제혁신센터와의 협업도 강화해 취업 지원 서비스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년희망아카데미의 사업 상당수가 정부 정책으로 추진해야 할 사안이고, 해외 취업 등 기존 정책과 중복되는 사업도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정부가 다수의 청년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청년희망아카데미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일자리 정책과 관련해 국가가 할 수 없는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역할을 맡기겠다는 취지”라며 “청년신문고 등 개방적인 운영을 통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윤식이 손톱 때 좀 봐봐. 손도 안 씻었냐.” 몇 해 전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회 자리에 나갔던 차윤식 씨(37)에게 한 친구가 말했다. 평소 자동차 정비 일을 하느라 기름때가 많이 낀 탓이었다. “야, 손톱에 때 좀 있는 게 어디가 어떠냐.” 아무리 장난이라고 해도 섭섭했다. 하루 종일 자동차를 만지다 보면 손톱 때를 닦아낼 여유가 없었다. 검사나 의사 사업가 같은 친구들 속의 자신이 무척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날 차 씨는 다짐했다. 꼭 성공해서 손톱의 때도 당당히 자랑할 수 있는 날을 만들겠다고….○ 정비기술 배우기 위해 대기업 사표 “회사 그만두고 자동차 정비 일을 하고 싶습니다.” 연봉 6000만 원의 대기업을 입사 3년 만에 그만둔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더이상 내 자식이 아니니 나가라”고 했다. 2005년 겨울. 차 씨는 정말로 집을 나와 고시원 생활을 시작했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자동차 정비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어렸을 때부터 고치고 조립하는 게 좋았다. 대학생 때는 동네 카센터에서 아르바이트도 했다. 자동차 정비 기술을 하나하나 배울 때마다 온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어느 날 카센터를 찾은 한 손님이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고 자녀에게 하는 말을 우연히 듣고 큰 상처를 받았다. 기능인에 대한 차가운 시선을 처음으로 느꼈다. 기술자의 꿈은 그때 포기했다. 4년제 대학에 입학해 평범한 대학생으로 살았다. 여느 대학생들처럼 학점을 따고 영어점수를 높여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당당히 합격했다. 조직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기술자에 대한 소망은 사라지지 않았다. 연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회사를 다니고 싶은 생각보다 자동차를 향한 꿈만 더 커졌다. 결국 3년 만에 사표를 냈다. 상사가 휴가를 줄 테니 쉬고 오라고 말렸지만 차 씨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일단 작은 카센터에 막내 기술자로 다시 들어갔다. 그러나 기술을 배우는 건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자동차를 좋아했지만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는 탓이었다. 차 씨가 자동차를 만지려고 하면 손님들은 “자격증은 있냐”부터 물었다. 그때 차 씨의 눈에 들어온 게 한국폴리텍대였다. 강서캠퍼스 자동차학과는 1년 과정이고 학비도 국비로 지원됐다. 80% 이상 출석하면 생활비도 줬다. 차 씨는 지금도 “학교 다닐 때가 가장 재미있었다”고 말한다. 오전 9시부터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공부하고 자동차를 만졌다. 주간반과 야간반 두 과정을 모두 들었다. 학교에 가급적 오래 있기 위해 캠퍼스 근처에 고시원도 얻었다. 그렇게 차 씨는 총 8개의 자격증을 따낸 뒤 졸업했다. 초보 기술자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전문기능인으로 거듭난 순간이었다.○ 가격 낮추고 기술 높인 수입차 정비 수도권의 한 정비공장에서 2년간 현장 경험을 쌓은 차 씨는 2009년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 수입차 정비업체 ‘싸다모터스’를 창업했다. 부모님의 손은 빌리고 싶지 않았다. 스스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다행히 회사를 다니며 모아둔 돈이 좀 있었고 은행에서 소상공인 대출을 받아 문을 열 수 있었다. 직원이 단 2명인 작은 카센터였다. 당시는 수입차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덩달아 정비 수요도 늘어나고 있었다. 그러나 수입차 부품과 공임이 너무 비싸 원성의 목소리도 높았다. 차 씨는 이 틈을 파고들었다. 일단 가격을 최대한 낮춰 고객을 끌어모았다. “수입차를 싸게 잘 고쳐준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종잣돈을 모은 차 씨는 경기 이천시에 1급 자동차정비공장을 직접 운영하면서 수입차 부품을 직거래로 조달하기 시작했다. 불필요한 유통마진을 빼서 가격 거품을 낮춰 보겠다는 의도였다. 가격을 낮추는 대신 기술력은 높였다. 직원은 늘 직접 채용했고, 일단 채용된 직원도 끊임없이 공부하도록 유도했다. 다른 정비소의 유능한 직원을 직접 스카우트하기도 했다. ‘가격’으로 손님을 모았다면 손님의 마음을 얻는 건 ‘기술’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전략은 ‘대박’을 터뜨렸다. 수입차 애프터서비스(AS)센터의 높은 수리비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몰려들었다. 2명이었던 직원은 70여 명으로 늘어났고 지점도 3개나 열었다. 현재 짓고 있는 5층 규모의 신규 사옥에는 최첨단 정비시설과 편의시설까지 갖출 예정이다. 싸다모터스의 모든 지점은 직영한다. 비용이 들고 신경 쓸 게 많지만 한 지점이 잘못하면 연대 책임을 진다는 경영철학을 도입했다. 그래야 고객만족도가 높아지고 직원들의 책임감도 강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차 씨는 자동차 관련 석사 학위도 딴 뒤 폴리텍대에서 강의를 하며 후학도 양성하고 있다. 수입차 정비 프랜차이즈와 관련된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어서다. “움츠러든다고 세상이 알아주진 않더라고요. 자기가 하고자 하는 것이 있고, 그것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못할 게 없다고 봅니다. 자기가 재미있어 하는 일 같은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습니다.”부천=유성열 기자 ryu@donga.com}

“24개월 꽉 채워 쓰고 버려졌다.” 지난해 9월 중소기업중앙회 직원 권모 씨(당시 25세)가 이런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2년 8월 계약직 인턴으로 입사한 권 씨는 정규직 전환을 기대하며 2년을 일했다. 중앙회 측도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다. 그러나 권 씨의 계약기간은 2개월 또는 6개월로 들쑥날쑥했다. 기존 계약이 끝나면 다시 근로계약서를 쓰는 일이 일곱 번이나 이어졌다. 그래도 권 씨는 정규직 전환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입사 2년이 이틀 남은 지난해 8월 25일. 권 씨가 받은 건 정규직 발령 통보가 아니라 계약해지 문서였다. 정규직 전환을 거부하는 사실상 해고 통보였던 것. 정규직 사원증을 목에 걸기 위해 성희롱까지 참아냈던 권 씨는 “노력하면 다 될 거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불가능했다”고 유서에 적었다. 권 씨의 자살로 ‘쪼개기 계약’의 폐단이 널리 알려졌다. 쪼개기 계약이란 비정규직을 고용하면서 몇 달 또는 며칠씩 나눠 여러 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뜻한다. 현행법상 비정규직이 같은 업무를 2년 이상 할 경우에는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계약기간을 잘게 쪼개 2년을 채우지 못하도록 해서 정규직 전환을 회피하는 ‘꼼수’인 셈이다. 쪼개기 계약의 폐해는 특히 권 씨와 같은 청년층에 집중되고 있다. 근로계약 시 철저히 ‘을’일 수밖에 없는 청년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쪼개기 계약도 감수한다. 일부 사용자들은 정규직 전환이라는 미끼를 던지며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도 한다. 그러나 쪼개기 계약을 맺어가면서 근무기간 2년을 채워 정규직이 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폐단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쪼개기 계약을 최대 3회로 제한하는 조항을 노동개혁 법안에 넣어 국회에 제출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관련 판정도 엄격해졌다. 중노위는 올해 8월 현대자동차에서 13∼60일씩 16차례나 계약을 맺고 촉탁 계약직으로 일하다 해고된 박점화 씨(25)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받아들였다. 노동개혁 노사정(勞使政) 협상에서도 별다른 논란이 없었을 만큼 쪼개기 계약을 제한하자는 사회적 공감대는 폭넓게 형성돼 있다. 문제는 ‘쪼개기 제한법’의 시행 여부다. 현재 야당은 정부가 추진 중인 비정규직 고용기간 연장(2년→4년)에 반대하며 노동개혁 법안을 국회에서 막겠다고 벼르고 있다. 쪼개기 제한과 고용기간 연장 모두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비정규직법)’ 소관이다. 야당이 고용기간 연장 반대를 이유로 비정규직법 처리에 동의하지 않으면 쪼개기 제한법도 시행이 불가능하다. 두 사안이 패키지로 같이 묶여 있는 탓이다. 그렇다면 쪼개기 제한법이라도 따로 떼어내 처리하는 것은 어떨까. 청년이 원하고, 노사정이 합의한 법안을 그대로 폐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자리를 갈망하는 청년들의 꿈이 쪼개기 계약으로 쪼개지는 일은 더이상 없도록, 정치권의 결단을 기대해본다.유성열 정책사회부 기자 ryu@donga.com}

‘15년 이상 산업 현장 근무, 최고의 기술 능력, 서류심사 현장실사 면접 등 5개월간의 평가.’ 정부가 선정하는 ‘대한민국 명장’이 되기 위한 조건이다. 2014년 17명, 올해 18명만 선정될 정도로 명장이 되기는 쉽지 않다. 두산인프라코어 기술본부에서 근무하는 홍기환 직장(職長·48·사진)은 지난해 대한민국 명장(컴퓨터 응용 가공 분야)에 올랐다. 그는 1984년 두산인프라코어의 전신인 대우중공업에 입사해 30년 동안 기계 가공 분야에서 전문 기능인으로 살아왔다. 특히 엔진, 굴착기, 지게차 등의 품질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디젤엔진의 주요 부품을 직접 가공하면서 18건의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대한민국 명장이 된 직원은 홍 씨가 처음이다. 홍 씨는 평소 자신의 노하우를 동료와 중고등학생들에게 전수하는 노력도 해 왔다. 홍 씨의 지도를 받은 학생이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따기도 했고, ‘최신 기계공작법’, ‘핵심 기계제작법’ 등의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홍 씨는 “앞으로 국가와 회사를 위해 기술 발전에 힘쓰는 것은 물론이고 후배 양성에도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 씨와 같은 전문 기술인을 양성하려면 회사 지원이 필수적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기술이 곧 기업 경쟁력이라는 인식 아래 기능인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배출된 기능장만 총 44명에 이른다. 2012년 3명, 2013년 8명이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 기능장은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과 실무 경험을 갖춘 최상급 기능인이 딸 수 있는 국가 기술 자격으로, 9년 이상의 경력 또는 산업기사 기능사 자격 취득 후 5∼7년 이상 실무 경력이 있어야 응시가 가능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3년 9월부터 학습동아리와 기능장 실기 대비반도 운영하고 있다. 홍 씨와 같은 전문 기술인들이 직접 후배를 지도한다. 지난해에는 인천공장에 기능장 핸드프린팅 조형물까지 세웠다. 사내 기능장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사원들의 도전의식을 높여 보자는 취지다. 이렇게 기능인들을 우대하고 지원한 결과 기능장을 취득한 직원이 총 132명까지 늘어났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부정적 평가 일색이었던 한국의 노사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11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ILERA)에서 17대 학회장에 선출된 김동원 고려대 경영대학장 겸 경영대학원장(55·사진)은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노사정(勞使政) 대타협을 추진하고 이뤄냈다는 것 자체가 노사관계와 민주주의가 상당히 성숙됐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966년 설립된 ILERA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세계 34개국의 학자와 관료 등이 참여하는 고용노동 분야의 세계 최대 학술단체다. ILERA 회장(임기 3년)에 아시아인이 선출된 것은 일본(2명)에 이어 김 학장이 세 번째이고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이다. 김 학장이 회장에 선출됨에 따라 이른바 ‘노사관계 올림픽’이라 불리는 ILERA 세계대회도 2018년 한국에서 열리게 됐다. 이 때문에 ILERA에서도 ‘한국형 노동개혁’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김 학장은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심지어 미국과 일본조차도 노사정 대타협을 해본 적이 없다”며 “한국의 노사관계가 대체로 안정 국면으로 가고 있다. 이런 부분들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 학장은 노동시장 개혁을 ‘반복 게임(repeated game)’으로 규정했다. 한 번에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 장시간 같은 게임이 수차례 반복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1998년 대타협 때도 정부와 경영계가 노동계에 약속한 것들을 차일피일 미루고 잘 지키지 않으면서 노사정 간 신뢰가 깨졌고, 다시 대타협을 이루기까지 17년이나 걸렸다”며 “약속을 한 번만 지킨다고 신뢰가 형성되지는 않는다.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지켜나가야 신뢰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개혁이 관료들의 단기 실적주의에 매몰되거나 정치권의 정쟁(政爭)에 이용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정부가 저(低)성과자 해고(일반해고)와 관련해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일반해고 지침의 구체적인 방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확대정책점검회의에서 “근로계약 해지(해고)의 대상이 되는 업무 부적응자는 성과 평가에 따른 상대평가가 아니라 객관적이고 투명한 기준에 따라 절대평가로 선정해야 한다”며 “현저히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만 대상으로 하는 것이니 만큼 현장의 불안이나 오해가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상대평가를 통해 등수를 매긴 뒤 일정 등수 이하의 근로자를 모두 해고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평가를 통해 업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점이 증명되는 등 특수한 경우만 해고가 가능토록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일반해고 지침이 상대평가로 마련될 경우 구조조정이 일상화될 수 있다는 노동계의 우려를 적극 해소하고 나선 것이다. 이 장관은 또 “노사정 간 집중 논의를 통해 올해 안에 합리적인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이번 주말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맑고 쾌청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19일은 중국 북부지방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아침엔 다소 구름이 끼겠지만 낮부터 차츰 맑아지겠다. 다만 새벽부터 아침 사이 일부 내륙지방에는 안개가 끼는 곳이 많아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침 최저기온은 11∼19도, 낮 최고기온은 22∼28도로 일교차도 크겠다. 기상청은 “당분간 내륙을 중심으로 밤에는 복사냉각으로 기온이 떨어지고, 낮에는 일사에 의해 기온이 오르면서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겠다”며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이번 주말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맑고 쾌청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19일은 중국 북부지방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아침엔 다소 구름이 끼겠지만 낮부터 차츰 맑아지겠다. 다만 새벽부터 아침 사이 일부 내륙지방에는 안개가 끼는 곳이 많아 교통 안전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침 최저기온은 11~19도, 낮 최고기온은 22~28도로 일교차도 크겠다. 기상청은 “당분간 내륙을 중심으로 밤에는 복사냉각으로 기온이 떨어지고, 낮에는 일사에 의해 기온이 오르면서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겠다”며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20일 역시 발해만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맑을 것으로 보인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정부가 비정규직(기간제), 파견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주는 지원금을 임금 상승분의 70%까지 올리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17일 이런 내용의 정규직 전환 지원 시행지침을 1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비정규직, 파견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업주에게는 매달 1인당 임금 상승분의 50%까지 1년간 지원했지만, 새 지침이 시행되면 지원액이 70%로 늘어난다. 특히 청년층(15∼34세)에 대한 정규직 지원금은 임금 상승분의 80%까지 늘렸다. 간접노무비 항목도 별도로 신설해 정규직 전환 근로자 1인당 월 20만 원을 함께 지원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정규직 전환으로 월급이 40만 원 늘었다면, 기존에는 1인당 20만 원만 정부가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상승분의 70%인 28만 원과 간접노무비 20만 원까지 총 48만 원을 1년간(총 576만 원) 지원하는 것이다. 청년층에게는 임금 인상분의 80%인 32만 원에 간접노무비 20만 원을 더한 월 52만 원을 1년간(624만 원) 지원하게 된다. 지원 대상은 중소·중견기업에서 6개월 이상 근속한 기간제 파견근로자다. 다만 국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이나 5인 미만 사업장은 제외된다. 고용부는 이번 지침 개정으로 올해 3000여 명, 내년 5000여 명 등 약 8000명의 비정규직, 파견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지원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지원금 수준을 높여야 정규직 전환이 촉진된다는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이 발의한 노동개혁 5대 법안에 대해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17일 “노사정 논의에 따라 법을 고칠 수도 있다”며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조치를 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비정규직 기간 연장, 파견업종 확대 등 합의가 안 된 사안을 일방적으로 발의했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해명한 것이다. 이 장관은 “법안 초안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단정적 표현을 쓴 것일 뿐”이라며 “앞으로 2∼3개월 노사정 간 집중 논의를 통해 조율된 내용을 법에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이 16일 러시아 모스크바로 출국했다. 국제노사정기구연합 총회에서 우리나라의 노사정(勞使政) 대타협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기 위해서다. 이번 발표는 파트리크 방튀리니 국제노사정기구연합 사무총장의 요청에 따라 급히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 대만에서 열린 노동법 학회에서도 ‘한국형 노동개혁’이 큰 관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대만 학자들은 한국 학자들을 초청해 발표를 들었고, 특히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중국과 대만도 곧 닥칠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짜 개혁은 이중구조 해소 이처럼 한국형 노동개혁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유연안전성’을 아시아에서 최초로 실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협약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이는, 즉 ‘이중구조’ 해소 방안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도 노동전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9월 박근혜 대통령의 주문으로 노동시장 구조 개선 특별위원회가 만들어질 때도 ‘이중구조 해소’가 가장 큰 목표였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사라지면 고용의 유연성도 같이 확보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정거래가 정착되면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이 올라간다. 청년들이 대기업에만 집착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사라지는 것. 결과적으로 대기업이 일자리를 억지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 중소기업에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결국 이중구조를 해소하면 ‘청년 고용절벽’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 있다. 김 위원장도 15일 국정감사에서 “노동개혁의 핵심은 이중구조 해소”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개혁 논의가 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에만 집중되면서 이중구조 해소 부분은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해고와 임금이라는 휘발성 높은 소재 때문에 진짜 개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 못했던 것이다. 다행인 것은 그래도 노사정 대표와 실무협상팀이 120여 차례에 걸친 논의를 거쳐 상당히 구체화된 방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물론 합의문만 잘 만들었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노사정 각자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합의문도 소용없다.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재벌 대기업에 부과하는 의무는 ‘노력한다’ ‘자제한다’ ‘협력한다’ 등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채워졌다”며 “반면 해고, 취업규칙 변경 등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내용들은 ‘협력’이란 말을 넣어 현행법을 무력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앞으로의 논란은 결국 합의문의 서술어 등 ‘디테일’에 있고, 야당 및 노동계와 경영계 사이에 이에 대한 해석을 둘러싼 논쟁이 심화될 수 있음을 예고하는 부분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합의문만 놓고 보면 굉장히 진보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중구조 해소 방안이 많이 들어가 있다”며 “합의문만 충실히 이행해도 이중구조 해소가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노동개혁의 진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협약 필수적 합의문만으로 이중구조가 해소되진 않는다. 노사정이 지속적으로 협의를 이어나가는 한편 필요할 경우 후속 협약과 조치를 추가하는 것도 개혁을 완성하는 방법이다. 실제로 1982년 바세나르 협약을 체결한 네덜란드는 1993년 신노선 협약, 1995년 유연안정성 협약 등 수차례의 노사정 협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새 위기가 닥칠 때마다 노사정 합의를 통해 개혁을 계속 추가하고 보완했던 것이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후속 협약으로 바세나르 협약을 보완했기 때문에 그 긍정적 영향이 30년 넘게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기민당)는 집권 뒤에도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사회당)의 ‘하르츠 개혁’을 이어받아 더 강한 개혁을 추진했다. 해고 제한 요건을 더 완화했고, 기업이 부담하는 고용보험료율을 인하하는 등 우호적인 투자 환경을 구축하는 데 힘썼다. 노동개혁에 있어서는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었고, 장기간 보완을 하면서 개혁을 완성해왔던 것이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민주노총이 빠진 합의는 ‘반쪽의 합의’라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도 “합의문을 계속 보정하고 보완해 반쪽의 공간을 채워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601만 명(8월 말 현재 정부 집계)에 이르는 비정규직, 10%를 넘나드는 청년실업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세 번째로 긴 근로시간(연평균 2163시간). 한국이 1998년 노사정(勞使政) 대타협으로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이후 받은 성적표다. 특히 우리나라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정년 60세’에 따른 ‘청년 고용절벽’이라는 위기에도 직면해 있다. 1998년 대타협과 네덜란드, 독일의 노동개혁이 ‘과거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면 이번 대타협은 ‘미래의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최초의 협약이라는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노사정이 약속한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정착시켜 나가는 한편 선진국 노동개혁의 성과와 한계를 교훈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고용유연성 확보와 사회안전망 확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이런 의미를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진국 노동개혁의 교훈 정부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지난해 9월 노동개혁 논의에 착수하면서 네덜란드 ‘바세나르 협약’(1982년 체결)을 모델로 꼽았다. 네덜란드는 1980년대 초 30%를 웃도는 청년실업률에도 높은 임금 인상률 때문에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기피하는 등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었다. 당시 뤼돌퓌스 뤼버르스 총리는 노동계를 설득해 △임금인상 자제 △근로시간 단축 △사회보장제도 축소 등 78개에 이르는 협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50%대에 불과하던 고용률은 협약 이후 75%까지 증가했고 근로시간이 줄면서 일자리는 크게 늘어났다. 물론 노동계의 반발도 거셌다. 정부가 의회의 동의를 얻어 임금 동결을 합법화하자 노동계는 파업으로 맞섰다. 그러나 고임금 노조의 파업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당시 빌럼 콕 노총 위원장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노동계를 설득하고, 대타협을 이끌어낸 뒤 재무장관을 거쳐 총리(1994∼2002년)까지 지냈다. 독일은 2002년부터 추진한 ‘하르츠 개혁’을 좌파 정권(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이 먼저 추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후 기민당(앙겔라 메르켈 총리)으로 정권이 교체됐지만 개혁은 중단되지 않았다.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노동개혁에 대한 전 국민적인 공감대가 있었던 것이다. 특히 독일은 전문가 위원회 모델을 도입했다. 폴크스바겐 인사담당 이사로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이끌었던 페터 하르츠가 노사 및 공익 전문가 15명과 협의해 개혁안을 도출했고, 정부가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강력히 추진했던 것. 그 결과 고용률은 70%를 넘었고 청년실업률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노동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의지와 노총 지도부의 리더십”이라며 “정부가 야당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그리고 김동만 위원장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 것인지가 노동개혁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마리 토끼 쫓는 한국형 노동개혁 네덜란드와 독일의 노동개혁은 모두 극심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종 수단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질 낮은 일자리를 늘리고 사회안전망을 축소시켰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양상이 좀 다르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도 15일 “지금은 급박한 경제위기 상황이 아닌 상시적 저강도 위기”라고 말했다. 심각한 경제위기가 아닌 상황에서 미래의 위기에 대응하는 선제적인 노동개혁을, 그것도 대타협을 통해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합의안에는 △원·하청 구조 개선 △실업급여 확대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 사회안전망을 늘리는 내용이 대폭 담겨 있다. 고용유연성을 더 확보했던 네덜란드, 독일과는 달리 고용유연성과 사회안전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것. 만약 성공한다면 전 세계가 주목하는 모델이 되지만 실패한다면 노동시장의 혼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야당이 반대하고, 민주노총이 빠져 있는 ‘반쪽 타협’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개혁의 필수 과정인 합의안의 이행과 법제화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을 예고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대타협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야당, 노동계와 끊임없는 ‘소(小)타협’을 차곡차곡 쌓아 나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한국형 노동개혁으로 불리는 ‘9·15협약’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라는 과거의 잘못과 ‘청년 고용 절벽’이라는 미래의 위기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이번 대타협의 성공 여부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본위원회를 열고 ‘노동시장 구조 개선 노사정(勞使政) 합의문’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은 “미래의 위기를 먼저 대비하자는 선제적 개혁을 이뤄낸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합의안이 우리 사회에 온전히 녹아내릴 수 있도록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특히 김동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에게 감사드린다”고 했고, 김동만 위원장은 “비정규직 등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해 힘써 달라”고 답했다. 정부와 노사정위는 이번 대타협을 ‘한국형 노동개혁’이라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개혁이었던 독일, 네덜란드와 달리 다가올 위기를 준비하는 선제적 개혁 모델을 한국이 최초로 제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동시장의 고용 유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사회안전망을 확대한다는 점에서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노사정 위원들이 이날 최종 합의문에 서명했음에도 앞으로의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협상에 불참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노사정 야합을 무력화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야당 역시 국회에서 열린 노사정위 국감에서 “친재벌, 헌법 파괴 대타협”이라며 김대환 위원장을 공격했다. 민주노총과 야당이 연대해 대타협을 인정하지 않고, 입법이 지체된다면 ‘9·15협약’의 의미와 효과는 크게 반감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선진국 사례를 교훈 삼아 민주노총, 야당과도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협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대학장은 “1998년 2월 대타협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지만 합의 내용이 잘 지켜지지 않아 노동시장의 문제가 누적돼 왔다”며 “17년 만에 대타협이 이뤄진 만큼 노사정은 합의 내용을 반드시 준수해서 노동개혁을 완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노사정(勞使政) 4자 대표가 합의한 노동시장 개혁안을 수용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15일 본위원회를 열고 노사정 대타협을 선언한다. 한국노총은 14일 서울 영등포구 노총회관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집행위원 투표를 통해 찬성 30표, 반대 10표(기권 8표·4명 불참)로 노동시장 개혁안을 수용했다. 중집은 한국노총의 산별노조 위원장, 지역본부 의장 등 52명이 참석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다. 이에 따라 노사정위는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대환 노사정위원장과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본위원회를 열고 노사정 대타협을 선포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2시 시작된 한국노총 중집은 금속노련, 공공연맹 등 강경파의 반발로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이들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의 기준을 명확히 하기로 한 합의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지도부 사퇴를 요구했다. 김동만 위원장은 “정부가 일방 시행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문서로 합의했다”며 “핵심 쟁점은 제도개선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한 만큼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호소했다. 갈등은 오후 3시 20분경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이 단상으로 뛰어나오며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을 시도하다 저지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며 최고조에 달했다. 옆에 있던 금속노련 간부가 분신을 막기 위해 소화기를 뿌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소화기 분말로 가득해진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지도부는 정회를 선포한 뒤 오후 4시 반 회의를 재개했고, 오후 6시 40분경 투표를 통해 합의안을 의결했다. 노사정 대타협이 극적으로 이뤄지면서 노동시장 개혁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정부 여당은 16일 노동 개혁 5대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올해 안에 통과시킬 방침이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빠졌기 때문에 진정한 대타협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와 경영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기권 장관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청년의 절실함을 노사정 모두가 공감한 것이 큰 의미”라고 밝혔고, 경총 관계자도 “첫발을 내디딘 만큼 노동시장 유연성을 더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도 “노사정이 양보와 타협을 통해 나라를 살리는 앞길을 연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유성열 ryu@donga.com·강홍구·이샘물 기자}

《 노사정(勞使政)이 17년 만에 합의한 노동시장 개혁안은 △청년 고용 확대 △비정규직 차별 해소 △원청 및 하청 구조개선 △사회안전망 확충 △통상임금 확대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시장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개혁안들을 대폭 담고 있다. 노사정 합의안이 시행됐을 경우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질의응답으로 풀어본다. 》 ▼ [근로시간 단축]최대 주 52시간… 경비원-농업도 적용 ▼Q. 근로시간은 도대체 얼마나 감축되는 것인가.A. 현재는 주 40시간에 휴일근로 16시간(토·일 8시간씩), 평일 연장근로 12시간 등 주당 최대 68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하다. 그러나 앞으로는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모두 포함돼 주당 최대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줄어든다. 운송, 방송, 보건, 사회복지 등 현재 26개에 이르는 근로시간 특례 업종도 10개로 줄어든다. 다만 근로시간 단축 시행 후 4년간 노사가 합의하면 주당 8시간까지 특별연장근로가 가능하다. 이 경우에는 주당 근로시간이 60시간이다.Q. 모든 사업장의 근로시간이 감축되는 것인가.A. 노사정은 근로시간 단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시행은 1년 뒤에 하기로 합의했다. 중소기업 등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1000인 이상 기업부터 먼저 시행한 뒤 300인 이상, 100인 이상, 5인 이상 사업장 순으로 1년씩 시차를 두고 단계적으로 시행된다.Q. 아파트 경비원이다. 우리도 휴일을 제대로 보장받고 싶은데 가능할까.A. 이번에 노사정은 ‘근로시간 적용 제외 업종’도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현행 근로기준법 63조는 5인 미만 사업장과 농업, 양잠, 축산, 수산, 감시 단속 업무(경비원 등) 등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법정근로시간을 적용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업종을 운영하는 사업주가 근로시간 적용 제외 신청서를 제출해 정부가 승인하면 해당 업종 근로자는 법정근로시간(주당 최대 68시간)을 적용받지 않고, 연장근로에 따른 가산수당 등을 받을 수 없다. 노사정은 이런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근로시간 적용제도 개선 방안을 2016년 5월 말까지 실태조사 등을 통해 마련한다”고 합의했다. 노사정 논의가 빨리 이뤄지면 이르면 2017년부터 이런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도 휴일, 가산수당 등을 일반 근로자와 동일하게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 [통상임금]특정시점 재직자만 받는 상여금 미포함 ▼Q. 정기상여금 외에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임금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A. 근속수당, 부양가족 수와 관계없는 가족수당, 기술수당(자격수당 등) 등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 다만 업무성과급, 경영성과급은 물론이고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되는 상여금, 명절 귀향비, 휴가비, 노후 보장 보험료 등은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Q. 우리 회사는 3, 9월에 상여금을 주는데 8월 말에 퇴직하는 사람에게는 5개월 치 상여금을 준다.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가.A. 통상임금이다. 매년 정기상여금을 1인당 2400만 원씩 주는 회사가 이를 매달 200만 원씩 나눠 지급한다면 통상임금이다. 6월에 1200만 원, 12월에 1200만 원을 지급하는 회사가 5월에 퇴직한 사람에게 5개월 치(1000만 원)를 준다면 이 역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그러나 같은 조건에서 5개월 치 상여금을 주지 않는 회사의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이 아니다. ▼ [실업급여 인상] 실직후 9개월간 기존 임금의 60% 지급 ▼Q. 이제는 성과가 낮으면 무조건 해고되는 것인가.A.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저(低)성과자도 공정한 인사평가를 거쳐야 하고, 평가 결과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들어야 하다. 또 인사 제도를 만들고 시행하는 과정에 근로자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 특히 직무 재배치, 능력 재개발 등의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대법원은 이런 과정 없이 이뤄진 해고는 부당해고라고 판결했다. 노사정이 판례에 입각해 기준과 절차를 만들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성과가 낮다고 무조건 해고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동계는 희망퇴직 등 사실상 일반해고가 만연해 있기 때문에 제도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Q. 실업급여도 인상된다고 하는데….A. 현재 실직 전 임금의 50% 수준인 지급액은 60%로, 실직 후 6개월까지 지급하던 지급 기간도 9개월로 늘어난다. 그러나 실업급여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직접 부담해 조성한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되므로 일반 근로자들의 고용보험료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비정규직 기간]35세 이상 근로자가 원할 경우 연장 가능 ▼Q. 비정규직 고용 기간이 연장된다고 하던데….A.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노사정은 충분한 논의와 실태조사를 거친 뒤 대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35세 이상 근로자에 한해 근로자 본인이 신청하고, 노조위원장 등 근로자대표의 동의가 있으면 최대 4년(현재 2년)까지 연장이 가능토록 하는 안을 마련했다. 35세 이상 근로자는 기간 연장을 희망하는 경우가 많지만, 청년층은 기간 연장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고 해고됐을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직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지만 노동계와 야당의 반대가 거세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Q. 파견 업종이 확대되면 나쁜 일자리가 많아지는 것 아닌가.A. 그런 우려를 감안해 정부는 현재 32개 업종으로 제한된 파견 허용 대상에 55세 이상 고령자와 전문직만 추가하기로 했다. 장년, 전문직 근로자들이 파견 형태로라도 보다 쉽게 재취업을 하게끔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용접, 주조 등 일부 제조업종도 파견을 허용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이런 업종은 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인 만큼 고용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파견법 개정 역시 노사정이 일단 충분한 논의를 한 뒤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고, 노동계와 야당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국회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 [임금피크제]취업규칙 변경 기준-절차 마련하기로 ▼Q. 임금피크제는 어떻게 도입하는 것인가.A.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먼저 노사가 단체협약 합의로 개정해서 도입하면 된다. 노조가 없는 회사는 취업규칙을 개정해야 한다. 이 경우에도 임금피크제가 근로자에게 이익이냐, 불이익이냐가 쟁점이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은 근로자 과반수 또는 근로자 대표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다만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불이익 변경이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면 노조의 동의 없이도 변경이 가능하다. 노사정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구체적인 개념 등 취업규칙 변경 요건의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노사정 합의가 이뤄진 만큼 노사가 임금피크제를 합의하는 사업장이 증가하고, 취업규칙 변경을 통한 임금피크제 도입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Q. 노사정 합의가 이뤄졌으니 개혁은 끝난 것인가.A. 노사정 합의는 시작에 불과하다. 노사정 합의안은 기본 원칙과 방향, 그리고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만 담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협의와 논의가 필수적이다. 특히 파견, 비정규직 등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은 야당의 협조도 얻어야 한다. 합의 내용을 엄격히 준수하는 것도 당연히 필요하다. 만약 어느 한쪽이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노사정 합의는 원천무효가 될 수도 있다. 정부는 합의안을 최대한 존중한 안을 만들어 국회에 상정한 뒤 올해 안에 개정을 모두 끝낸다는 계획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노사정(勞使政) 4자 대표가 노동시장 개혁안에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노동시장 개혁은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의결 절차가 남아 있는 데다가 잠정 합의문을 둘러싼 노사정 간 동상이몽(同床異夢)이 벌써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14일 중앙집행위원회(중집)를 열어 잠정 합의문(조정문안)의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중집은 한국노총의 산업별, 지역별 대표가 모두 참석하는 최종 의사결정기구다. 노동조합 특성상 한국노총도 의사결정을 할 때는 중집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김동만 위원장이 노사정 합의문에 사인을 하려면, 중집에서 권한을 위임받거나 의결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잠정 합의문이 중집에서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금속노련 등 강경파들이 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 등을 아예 빼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노사정 협상 복귀 여부를 결정하려던 중집 역시 강경파들이 회의장을 원천봉쇄하면서 무산됐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한국 경제의 제2의 도약을 이끄는 역사적 합의”라면서 “한국노총 조합원들도 그 뜻을 존중해 의결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의 의결이 불발될 경우 정부는 노동개혁 5대 법안 개정을 독자 추진할 예정이다. 잠정 합의문을 두고 노사정 간 논란도 벌써부터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가이드라인(지침) 마련’이란 표현은 빠졌지만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한다’는 문구가 합의문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사실상 ‘지침 마련’에 노동계가 동의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반면, 노동계는 “지침 마련에 동의한 적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는 문구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방적’, ‘충분한’이란 개념이 수치로 계량할 수 없는 추상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 정부가 노동계와 ‘충분한 협의’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시행하려고 하면, 노동계는 ‘충분한 협의’가 안 됐다고 반대하는 양상이 반복될 수 있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법제화를 하기로 한 일반해고도 다시 쟁점이 될 수 있다. 노동계는 특별법 마련 등을 통해 해고 요건을 엄격히 하자는 입장이고, 경영계는 근로기준법 23조를 개정해 해고를 쉽게 하자는 입장이라 법제화 작업도 간단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치기로 한 비정규직 고용 기간 연장(2년→4년)과 파견 업종 확대 역시 또 다른 불씨다. 두 사안 모두 법 개정을 해야 하는 것이어서 노사정이 결론을 내리지 못할 경우 정부 의도대로 국회에서 통과되기도 어렵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노동시장 개혁 방안에 13일 노사정(勞使政) 4자 대표가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문가들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슈들을 조정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첫 번째 허들을 넘어섰다는 것을 높게 평가해야 하지만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등 뜨거운 이슈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대화와 타협 정신을 유지하면서 두 번째, 세 번째 허들(쟁점 이슈들)을 잘 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잠정 합의를 통해 향후 집중해야 할 문제가 떠오른 것이 성과라는 분석도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근로기준법 개정, 임금피크제의 저변 확대와 촉진, 비정규직 문제, 사회안전망 등이 여러 문제 중에서도 시급한 문제로 각인됐다”며 “이 문제들이 전면에 부각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일단 14일 내려질 중앙집행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두 가지 쟁점 안을 제거하지 못한 게 아쉽다”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최종적인 판단을 내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노총의 한 조합원은 “쉬운 해고를 합리화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한국노총은 이 합의안을 거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결과가 노동개혁을 뒤로 미루는 조치라는 비판도 나온다. 노동개혁의 기본 방침인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를 통한 일자리 늘리기가 퇴색됐다는 것.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꼭 필요한 조치 대신 노사 간의 충분한 합의를 통해 마련된 조치를 추진하는 식으로는 일자리 창출이나 기업의 부담 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번 잠정 합의로 본질적인 개혁이 오히려 퇴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유성열 기자}

노사정(勞使政) 4자 대표가 노동시장 개혁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14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의결 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노동시장 개혁의 큰 고비를 넘게 됐다.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 등 핵심 쟁점 2개 사안에서 조율이 이뤄져 잠정 합의문이 작성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리해고 법제화 등에 합의했던 1998년 2월 노사정 대타협 이후 17년 만에 노사정의 노동시장 개혁 방안에 대한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 김대환 위원장과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 노사정 4자 대표는 잠정 합의문을 통해 “노사 및 관련 전문가의 참여하에 근로계약 전반에 관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근로계약 체결 및 해지(해고)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한다”고 밝혔다. 또 “취업규칙 개정(변경)을 위한 요건과 절차를 명확히 하고 이를 준수한다”며 “이 과정에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밝혔다. 저(低)성과자 해고(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정부가 지침을 마련하되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법제화를 하자고 합의한 것이다. 이번 합의에는 청년고용 확대, 비정규직 기간 연장 등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노사정 대표가 잠정 합의에 이르면서 노동시장 개혁 논의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정부는 14일 열리는 노동개혁 5대 법안 당정협의에서 잠정 합의 내용을 모두 반영할 예정이다. 또 비정규직 고용 기간 연장, 파견업종 확대 등 기타 쟁점도 노사 및 전문가와의 논의를 통해 대안을 만들어 정기국회 의결 시 반영키로 했다. 김대환 위원장은 “어려움 속에서도 잠정 합의를 해준 노사정 대표들과 1년의 시간을 기다려 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번 합의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사정이 노동개혁에 대승적으로 합의한 것은 청년고용을 늘리고 경제혁신을 이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아직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14일 오후 2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잠정 합의문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중집에서 의결이 되지 않을 경우 노사정 대타협은 최종 무산될 수도 있다. 유성열 ryu@donga.com·박민혁 기자}

노사정(勞使政) 4자 대표가 13일 극적으로 잠정 합의를 이뤄낸 것은 핵심 쟁점이었던 저(低)성과자 해고(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 문제에서 노사정이 한 발씩 양보했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공기업이 청년고용을 늘리도록 명시하고, 임금피크제를 통해 절감된 재원으로 청년고용에 활용토록 합의문에 명시한 것은 적지 않은 성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협상이 결렬 위기를 맞을 때마다 노사정 대표들을 끊임없이 설득하며 리더십을 발휘한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협상이 고비를 맞았을 때 김대환 위원장이 던진 ‘승부수’가 통하면서 극적인 ‘반전 드라마’가 완성된 것이다.○ 김대환 위원장의 승부수 노사정은 1∼3월 집중 협상을 벌여 50여 개 의제 대부분을 합의했지만 저성과자 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등 2개 쟁점이 마지막에 발목을 잡으면서 결렬됐다. 이에 관한 지침을 마련하자는 정부와 이것을 의제에서 빼야 한다는 노동계의 입장이 전혀 좁혀지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한국노총이 협상에 복귀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한국노총은 두 쟁점을 논의는 하되 별도의 위원회를 설치해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정부도 ‘지침(가이드라인)’이란 표현을 합의문에 넣자는 기존 입장을 바꿔 “법과 판례에 기초해서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김대환 위원장이 10일 브리핑에서 “주목할 만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핵심 쟁점 2개에 대한 노동계와 정부의 견해차가 줄어들면서 협상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어진 협상에서 노동계가 “정부의 대안이 사실상 기존 입장과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며 협상은 진통을 겪었다. 지침이란 표현만 빠졌을 뿐 정부 입장이 사실상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정부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11일 노동개혁 법안 독자 추진 방침을 밝히는 등 협상은 다시 한 번 고비를 맞았다. 결국 승부수는 김대환 위원장이 던졌다.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던 노사정 대표들은 12일 저녁부터 집중 협상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김대환 위원장은 양측의 입장을 절묘하게 절충한 사실상의 중재안(조정문안)을 제시했고, 13일 다시 한 번 내부 논의를 거친 노사정 대표들은 최종 문안에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김 위원장의 승부수가 통한 시점이었다.○ ‘지침’은 빠지고 ‘명확히’는 들어가고 김 위원장이 제시한 조정문안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노사정의 입장을 절묘하게 담아낸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해고에 대한 중장기 법제화를 요구한 노동계와 지침 마련을 주장한 정부의 주장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일단 노사정은 “근로계약 체결 및 해지의 기준과 절차를 법과 판례에 따라 명확히 하고, 취업규칙 개정을 위한 요건과 절차를 명확히 한다”고 합의했다. 해고, 임금체계 개편을 둘러싼 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정부가 대응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으로, 지침을 마련하자고 했던 정부의 주장을 노동계가 일부 수용한 것이다. 정부는 특히 ‘명확히’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에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반면 ‘노사 및 관련 전문가의 참여하에 근로계약 전반에 관한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일반해고를 법제화하자는 것으로, 노동계와 경영계의 주장을 정부가 수용한 것이다. 또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는 문안을 넣어서 노동계가 안심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넣었다. 또 다른 쟁점이었던 비정규직 고용 기간 연장(2년→4년)과 파견 업종 확대(제조업, 고령자 전문직까지)는 노동계의 의견을 대폭 수용해 전문가 논의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합의된 사항은 이번 정기국회에 반영하자는 정부의 주장도 문구에 들어갔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주 국회에 상정할 노동개혁 법안에 합의 내용을 모두 반영하고, 노동계와의 합의 내용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반해고 :: 업무 성과가 현저히 떨어지는 저(低)성과자에 대한 해고. 통상해고의 요건을 명시한 근로기준법 23조의 규정을 따른다. 정부는 일반해고에 대한 세부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해서 관련 분쟁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취업규칙 ::임금, 근로시간, 휴일 등 근로조건이 담긴 회사의 규칙. 노동조합이 없거나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은 사업장의 근로조건은 취업규칙에 따른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되는 쪽으로 개정하려면 노조나 근로자 대표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노조가 없는 사업장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려면 취업규칙을 개정해야 한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승부수냐? 무리수냐?’ 노사정(勞使政) 협상이 정부가 제시한 기한(10일) 내에 타결되지 않자, 정부가 11일 타협 여부와 상관없이 여당과 함께 노동개혁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로서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지만, 실제로 정부 의도대로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 정부는 올해 4월 8일 노사정 협상 결렬 직후부터 정부 여당의 입법 강행이라는 ‘플랜 B’ 카드를 쓰려고 했다. 내년 총선을 감안하면 올해가 노동개혁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이유에서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당시 협상 결렬 직후 “입법이 필요한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등은 개정안을 만들어 4월 중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수차례에 걸쳐 대타협을 강조하면서 ‘플랜 B’는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대타협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거세졌다. 이에 따라 정부가 6월 17일 내놓은 1차 개혁안에 취업규칙 변경, 일반해고 등 지침은 물론이고, 이 장관이 공언했던 개정안도 모두 빠졌다. 여기에 사퇴했던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이 복귀하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도 지난달 27일 협상 복귀를 선언하면서 다시 한번 협상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정부로서도 최선의 방법은 노사정 대타협이다. 이 경우 야당이 반대할 명분이 없다. 하지만 대타협은 쉽지 않고 시간에 쫓긴 정부는 결국 ‘플랜 B’도 함께 가동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통상임금 등 정부가 추진하는 현안은 시행령 개정으로는 안 되고, 법을 고쳐야 하기 때문에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을 제한한 국회선진화법이 살아 있는 한 단독으로는 국회 통과가 불가능하다. 정부의 승부수가 ‘무리수’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쟁점으로 부각된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지침은 행정 지침이라 권한상으로는 유일하게 정부가 밀어붙일 수 있지만 그러기엔 너무나 큰 화약고가 된 상태다. ‘해고’와 ‘임금’에 관한 문제라 임의로 건드리는 순간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감수해야 한다. 노동계도 현재 이 문제에 있어서는 양보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노사정 협상이 최종 결렬되거나 관련법 개정이 좌절될 경우 쓸 만한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번 정부의 방침은 여론전으로 상황을 반전시켜 현 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청년 고용 확대라는 당위성을 앞세워 여론전에서 승리한다면 국회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 들어갔다는 것. 정부 고위 관계자는 “과거에도 노동계의 반대를 극복해 가면서 노동법을 개정하고, 노동시장을 개혁해 왔다”며 “어려움은 있겠지만 국민이 공감해 준다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세종=유성열 ryu@donga.com·손영일 기자}

정부가 11일 추진 방침을 밝힌 노동개혁 법안에는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확대 △비정규직 고용기간 연장, 파견 확대 △실업급여 확대 △특수고용직, 출퇴근 재해 산재 적용 등 고용유연성과 사회안전망을 동시에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이들 사안이 노사정(勞使政) 협상에서도 합의에 근접했기 때문에 입법을 추진해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다만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진다면 합의 내용과 취지가 법안에 반영되도록 하겠다”며 대타협의 불씨를 남겨뒀다. 12일 오후부터 노사정 협상이 재개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번 주말을 최종 시한으로 제시한 것이다.○ “내주 5개 법안 국회에 상정” 정부여당이 다음 주 국회에 상정할 예정인 5개 법안(근로기준법, 파견법, 기간제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개정안)은 올 초 노사정 협상에서도 합의에 임박했었다. 5개 법안 중 핵심 쟁점이던 비정규직 사용 기간 연장과 파견 확대안도 8월까지 실태조사를 한 뒤 합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협상이 ‘패키지 딜’(여러 이슈를 동시에 서로 주고받으면서 하는 일괄 타결)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 발목을 잡았다. 5개 법안에 포함되지 않은 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 등 핵심 쟁점 2개가 타결되지 않으면서 이 사안들도 함께 합의가 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노사정 대표들은 지난달 28일 협상을 재개하면서 “기존 합의 내용은 존중하고 핵심 쟁점만 추가로 논의한다”고 합의했다. 현재 진행 중인 협상도 2개 쟁점에 대해서만 집중 논의를 하고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부가 상정할 개정안은 핵심 쟁점 2개를 제외한 나머지 사안”이라며 “이 사안들은 노사정 간 4월에 이미 합의가 됐고, 그 합의 정신에 따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모든 사안이 일괄 타결되지 않으면 올 초 협상에서 합의된 사안도 원천 무효라는 입장이다. 노사정 협상에서 취업규칙 변경과 일반해고에 대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으면 모든 정부안을 반대하겠다는 것이다. 야당도 노동계와 공조하고 있어서 정부 의도대로 법안이 모두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날 최 부총리는 “임금피크제 도입(취업규칙 변경)과 공정한 해고를 위한 기준과 절차를 반드시 노동개혁에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두 쟁점에 대한 가이드라인(지침)을 재차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 관계자는 “고용부와 노총이 함께 대안을 제시하면서 협상 중인 상황에서 이는 협상을 하지 말자는 소리”라며 “우리에게 백기투항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 고용부 국감도 파행 이날 열린 고용부 국감에서 야당은 정부의 입법 추진 방침을 놓고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이로 인해 국감도 야당이 “이기권 장관의 사과가 있어야 국감을 진행하겠다”고 주장하면서 여야가 50분간 의사진행발언만 하는 등 오전 내내 파행을 거듭했다. 김영주 환경노동위원장은 “정부가 국회와 아무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입법 추진을 발표한 것은 국회를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고, 이인영 의원(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은 “노동부(고용부) 장관은 최경환 노동총독부의 노무 담당 이사인가. 어떻게 그렇게 들러리를 설 수 있느냐”고 말했다. 공방이 격화되자 김 위원장은 결국 오전 11시경 정회를 선포했고, 국감은 오후 2시에서야 가까스로 재개됐지만 야당이 “사과하지 않은 장관에게는 질문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는 등 곳곳에서 파행을 빚었다.세종=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