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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서구 C클럽의 시설 점검을 맡았던 진단업체는 클럽 내부로 들어가 보지도 않고 ‘불법 증축 구조물은 없다’는 내용을 담아 구청에 허위 보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붕괴된 복층 구조물 용접을 부실하게 한 시공업자는 업주의 지인으로 무자격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붕괴사고가 발생한 C클럽 내부 시설 안전점검을 맡았던 D대행업체는 29일 본보 취재진에게 “안전점검 당시 클럽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D업체에 따르면 직원 2명이 지난해 9월 C클럽 내부에 대한 안전점검을 하려 했으나 클럽 문이 잠겨 있어 들어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건축법은 건축물 안전과 유지관리를 위해 2년에 한 번씩 안전점검을 받도록 돼 있다. D업체 측은 클럽의 급수와 냉방시설, 실내 건축물 등을 확인하고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D업체 관계자는 “건물주가 문을 열어주지 않아 내부 구조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 실수이지만 일부 시설은 살펴봤다”고 말했다. D업체는 지난해 9월 17일 광주 서구에 600쪽에 달하는 ‘C클럽 건축물 유지·관리 점검보고서’를 제출했다. 서구 건축과 관계자는 “D업체가 제출한 C클럽 점검보고서에는 불법 상황이 없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C클럽은 2015년 8월 영업신고를 하며 영업장 면적을 1층 396m², 복층 108m² 등 총 504m²로 신고했다. 이후 세 차례에 걸쳐 복층 면적 중 46m²를 철거하고 77m²를 불법으로 넓혔다. 무너진 구조물 21m²도 무허가 증축 부분이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9일 D업체 관계자 4명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D업체 관계자들이 서구에 C클럽 외부 사진만 첨부해 점검보고서를 제출하면서 내부에 불법 증축 구조물이 없는 것으로 기록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재했음을 확인했다. 경찰은 D업체 관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공범으로 입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29일 세 차례에 걸쳐 복층 구조물 불법증축 공사를 한 시공업자 김모 씨를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김 씨가 무자격 시공업자인 데다 복층구조물 설계도조차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공사를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김소영 기자}

27일 새벽 2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클럽 복층 붕괴사고는 업주와 당국이 제대로 조치했다면 막을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던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28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2시 38분경 광주 서구 치평동 C클럽에서 복층 구조물 21m²(가로 6m, 세로 3.5m)가 무너지면서 구조물 아래 1층에 있던 손님 최모 씨(38)와 오모 씨(27) 등 2명이 숨졌다. 또 미국 여자 수구대표팀 K 씨(27·여) 등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참가자 8명을 포함한 외국인 10명 등 모두 2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C클럽이 2016년 1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복층을 무단 증축하며 기존 구조물과의 이음매를 2, 3cm 간격으로 띄엄띄엄하게 용접한 점을 포착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렇게 불법으로 증축한 복층 구조물 위에서 조례로 정한 기준(1m²당 1명)보다 많은 40여 명이 몰려 춤을 추다가 구조물이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클럽 업주 김모 씨(52) 등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이번 사고는 클럽의 무단 증축과 부실시공이 원인이지만 사고를 막을 기회를 여러 차례 놓친 당국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 서구는 지난해 12월 무단 증축 정기점검 때 건물주가 건축사사무소에 맡긴 ‘셀프 점검’ 결과서를 제출받는 것으로 점검을 대신했다. 경찰은 지난해 6월 C클럽에서 복층 구조물 바닥이 무너져 20대 여성이 추락하면서 크게 다쳤는데도 무단 증축 사실을 구청에 알리지 않았다. 구의회는 2016년 7월 조례를 만들어 C클럽이 춤추는 영업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목숨을 잃으신 내국인의 명복과 부상하신 내외국인분들의 빠른 쾌유를 빈다”며 “국민과 세계인들께 송구스럽다”라고 올렸다.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김소영 / 고도예 기자}

“하나 둘 셋…영차 영차.” 27일 오전 2시 40분경. 광주 서구 치평동의 C클럽. 무너져 내린 ‘불법 증축 복층 구조물’을 남녀 40여 명이 온 힘을 다해 떠받치고 있었다. 8명은 이 클럽의 종업원이었고 나머지는 클럽을 찾은 손님들이었다. 육중한 구조물을 떠받치고 있던 이들 중에는 여성 손님도 있었고 12일 개막한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참가차 한국을 찾은 외국인 선수들도 있었다. 이들은 구조물 아래에서 몸을 움직이지 못하던 부상자 4명을 구조했다. 구조물에 깔려 있던 최모 씨(38)와 오모 씨(27)도 빼냈다. 하지만 최 씨는 숨진 상태였다. 오 씨에게는 누군가가 심폐소생술을 했다. 오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복층 구조물이 무너져 내리던 상황을 직접 목격한 이 클럽 종업원 김모 씨(25)는 “복층 구조물 위에 있던 외국인들이 자기들도 추락하면서 상처를 입었지만 털고 일어나 무거운 구조물을 떠받쳤다”며 “구조물을 들어 올리려 했던 사람들 중에 20여 명은 외국인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외국인들이 복층 구조물을 들어 올리는 데 힘을 보태지 않았더라면 피해가 더 커졌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김 씨 자신도 맨손으로 복층 구조물을 떠받쳤다. 그는 “무너진 구조물이 워낙 무거웠다. 온몸이 아팠지만 꾹 참았다”며 “사고 수습이 끝난 뒤 온몸이 쑤셔 확인해 보니 오른쪽 등과 팔에 피멍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다음 날인 28일 본보 기자와 만난 클럽 종업원 이모 씨(25)는 “구조물이 무너질 때 ‘쾅’ 하는 소리가 나긴 했지만 사고가 났다는 걸 한동안 몰랐다”고 했다. 클럽 안의 음악 소리에 묻혔기 때문이다. 이 씨는 “복층 구조물에 깔린 사람들을 구하려고 도움을 요청하자 40명 정도가 한꺼번에 달려왔다”고 사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클럽 안에 있던 사람들이 한마음이 돼 ‘영차 영차’ 하면서 무거운 구조물을 20분 동안 서너 차례 이상 들어 올리면서 구조물 아래 갇혀 있던 사람들을 나오게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사고가 난 27일 새벽 지인들과 함께 클럽 안에 있었던 손님 박모 씨(35)는 웨이터에게 2명의 여성을 소개받은 지 10분 만에 복층 구조물이 붕괴되면서 그 아래에 깔렸다. 박 씨는 갑자기 ‘우당탕’ 하는 소리가 나서 천장 쪽을 쳐다봤는데 구조물이 머리 위로 무너져 내렸다고 했다. 소파에 앉아 있다가 붕괴된 구조물에 깔린 그는 구조물과 바닥 사이의 틈새를 찾아 빠져나왔다. 이때 박 씨는 어디선가 “살려 달라”고 하는 여성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목소리가 들리는 쪽을 보니 자신의 옆자리에 앉아 있던 여성이 구조물에 깔린 채 몸을 구부리고 있었다. 이 여성은 박 씨에 의해 구조물 아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여성에게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은 박 씨는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숨진 오 씨는 올해 한 공사에 취업한 신입사원이었다. 아들의 사고 소식을 접한 오 씨의 어머니는 광주의 한 장례식장에서 두 번이나 정신을 잃고 쓰러져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오 씨의 유족들은 “젊은 아이가 어이없는 인재로 이렇게 희생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오 씨의 빈소를 찾은 직장 상사(55)는 “사무실 막내로 회사에 잘 적응해 가면서 일에 재미를 붙이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생겨서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김소영 기자}
2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친 ‘광주 C클럽 복층 구조물 붕괴사고’ 당시 이 클럽 간부 직원이 종업원들에게 창고 물빼기 작업을 시켰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고 현장에 출동한 119구조대원들의 요청에 따라 클럽 밖으로 대피했던 종업원들이 간부 직원의 지시로 사고가 난 클럽 안으로 다시 들어가 맥주창고 배수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이 클럽 종업원들에 따르면 27일 오전 2시 38분경 사고가 난 뒤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원들은 클럽 안에 있던 손님들과 종업원들을 밖으로 대피시켰다. 하지만 종업원들은 “맥주창고에 물이 찼다. 배수작업을 하라”는 A 씨의 지시를 받고 다시 클럽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고 한다. 복층 구조물이 무너질 때 배관이 함께 터지면서 맥주를 보관하던 창고에 물이 찬 것으로 알려졌다. 한 종업원은 “배수 작업을 한창 하고 있는데 119구조대원이 ‘위험한데 왜 들어왔냐’고 해 클럽 밖으로 다시 나왔다”고 말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C클럽 공동 소유자 3명 중 한 명이 인근에서 또 다른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정황을 파악하고 이 클럽의 시설물 안전 실태도 점검하기로 했다. 본보 기자가 28일 0시 반경 찾아가본 이 클럽에는 250여 명의 손님이 클럽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경찰은 이번 붕괴사고 수사본부에 마약수사대도 참여시켜 C클럽 내에서 ‘물뽕’ 등의 마약 유통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C클럽 테이블 등에 있던 술병과 술잔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을 계기로 3월 광주 지역 전체 클럽을 조사했으나 마약 유통 사례가 적발된 적은 없었다”며 “하지만 이번 붕괴사고를 계기로 다시 한번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김소영 기자}

27일 붕괴 사고로 2명의 사망자를 낸 광주 서구 치평동 K 클럽 업주가 경찰 조사에서 불법 증개축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은 이날 업주 등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지난해 비슷한 사고가 났을 땐 업무 김모 씨(51)가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는 데 그쳤다. 광주 서부경찰서와 광주지방경찰청으로 구성된 특별반(TF)은 이날 오후 4시 기자 브리핑에서 “업주 등 4명을 조사해 그 중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K 클럽의 허가 도면과 실제 모습을 비교한 결과 이날 무너진 구조물(약 30㎡)을 포함해 최소 90㎡의 복층 구조물이 불법 증개축된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업주도 불법 증개축 사실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관련자 진술과 감식,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통해 정확한 붕괴 원인을 분석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이날 오전 2시 반경 K 클럽엔 350~400명의 손님이 있었고, 무너진 복층 구조물 위엔 30~40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숨진 최모 씨(38)와 오모 씨(27)는 구조물 아래 있다가 깔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28일 부검을 통해 이들의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구조물 위에 있던 이들은 떨어지며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K 클럽에서 지난해 6월 중순에도 비슷한 붕괴사고가 일어나 업주 김모 씨(51)가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됐지만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당시엔 이번에 무너진 구조물의 맞은 편 복층에서 강화유리 바닥 일부가 깨지며 S 씨(25·여)가 떨어져 다쳤다. 경찰은 인허가 담당 공무원을 불러 지난해 사고 이후 지방자치단체가 이 클럽의 불법 증축을 제대로 관리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광주 서구의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의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영업장 입장 인원은 객석 면적 1㎡당 1명으로 제한해야 한다. 경찰이 목격자 진술로 1차 파악한 바에 따르면 K 클럽은 이 조례를 어겼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조례엔 처벌 규정이 없으니 형법상 과실치사상 조항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형법엔 클럽 내 적정인원에 대한 규정은 없는 것으로 한다”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김소영기자 ksy@donga.com}
우리공화당(전 대한애국당)이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천막 3개 동을 기습적으로 설치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공화당 당원이 천막 설치를 막는 서울시 공무원의 뺨을 때려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우리공화당은 이날 오후 3시경 서울역 광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죄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마친 뒤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해 오후 7시경 세종대왕 동상 앞에 천막 1개 동을 기습적으로 세웠다. 천막 설치를 저지하는 서울시 공무원과 경찰 등 2000여 명과 우리공화당 당원 3000여 명(경찰 추산)이 뒤섞이면서 천막이 무너지자 30분 뒤 우리공화당 측은 세종대왕 동상 옆에 천막 1개 동을 새로 설치했다. 이후 오후 8시경 같은 장소에 천막 2개 동을 더 세웠다. 이 과정에서 우리공화당 당원 A 씨가 천막 설치를 막는 서울시 공무원의 뺨을 때려 경찰에 연행됐다. 종로경찰서는 A 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우리공화당 측은 21일 “앞으로 광화문광장에 천막 5개 동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를 막으려는 서울시와의 충돌이 예상된다. 앞서 16일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광화문광장에서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옮겼던 천막 4개 동을 서울시가 강제철거하려 하자 이를 스스로 철거하면서 “천막은 우리가 치고 싶을 때 다시 치겠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18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노동개악 저지와 노동탄압 분쇄’ 등을 주장하며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전국 9개 도시에서도 파업 집회가 열렸다. 민노총은 이날 노조원 약 5만 명이 동참하는 총파업을 예고했지만 고용노동부 집계 결과 참여 인원은 약 1만2000명이었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민노총 조합원 약 7000명(경찰 추산 5000명)은 내년도 최저임금 2.9% 인상을 두고 문재인 정부를 규탄했다.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은 “저임금 문제는 사실상 최저임금 삭감으로 박살냈고 장시간 노동 문제는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로 망쳐버리려고 한다”며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요구 대신 자본가들의 생떼에 정부가 편을 선다면 민노총은 정부의 모양새 갖추는 데 들러리를 설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김영섭 민노총 강원지역본부장은 “문재인 정부의 명령을 받는 공익위원이 최저임금을 결정한다”며 “최저임금을 쥐꼬리만큼 올린 게 문재인 정부이고 우리의 투쟁 목표도 문재인 정부”라고 주장했다. 사업장별로 4시간 이상 파업하도록 지침을 내린 민노총은 이날 금속노조 103개 사업장의 3만7000명 등 가맹 노조원 5만 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용부에 따르면 참여 노조원은 전국 약 50개 사업장의 1만2000여 명이었다. 전체 민노총 조합원(자체 집계 약 100만3000명)의 1% 정도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이 주로 파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금속노조 최대 사업장인 현대·기아자동차 지부 등은 노조 간부 위주로 대회에 나왔을 뿐 직원들은 거의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조합원 약 3200명이 참여한 올 3월 총파업 때보다는 4배 가까이로 늘어났지만 참여율은 여전히 낮았다. 경찰은 민노총 측의 국회 경내 진입 시도를 비롯한 돌발 상황에 대비해 국회 정문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 질서 유지를 위한 차단벽을 세우고 경찰 125개 중대, 약 1만 명을 투입했다. 경찰 차량 약 400대로 국회 담장을 둘러쌌다. 앞서 민노총은 올 4월 환경노동위원회의 탄력근로제 논의를 저지하겠다며 국회 담장을 무너뜨리고 진입하는 등 폭력시위를 벌였다. 집회를 마친 노조원들이 차단벽까지 다가와 경찰과 대치했지만 별다른 충돌 없이 오후 5시경 해산했다. 이날 총파업은 폭력시위 등의 혐의로 지난달 김 위원장이 구속되면서 결정됐다. 그러나 파업 동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잦은 파업으로 조합원의 피로감이 쌓이고 지도부 리더십마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박은서 clue@donga.com·한성희·김소영 기자}

“이걸 또 적어 놨네.” 1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원룸촌. 이곳에 원룸 건물을 갖고 있는 A 씨가 말했다. 건물 현관문 도어록 바로 아래에 현관문 비밀번호 네 자리가 적혀 있는 걸 본 것이다. 순찰을 돌던 경찰이 비밀번호가 적혀 있는 것을 발견해 A 씨에게 알렸다. A 씨는 지우개로 비밀번호를 지웠다. A 씨는 “이렇게 적혀 있는 비밀번호를 지운 게 지금까지 20번도 넘는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A 씨는 현관문 바로 안쪽에 늘 지우개 2개를 놓아 둔다고 했다. 도어록 아래뿐 아니라 A 씨의 건물 외벽 곳곳에는 비밀번호를 매직으로 덧칠해 가린 흔적이 있었다. 관악경찰서 관내에서는 최근 혼자 사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잇따랐다. 이날 본보 취재팀이 관악서의 관내 방범시설 진단 현장에 동행한 결과 주거 침입 범죄에 취약한 곳이 많았다. A 씨 건물 외에도 현관문 비밀번호가 노출돼 있는 건물이 많았다. 한 건물은 현관문 옆 우체통 위에 비밀번호 다섯 자리가 또렷하게 적혀 있었다. 건물주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비밀번호는 택배기사나 음식점 배달원들이 적어 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물건을 주문한 가구에서 비밀번호를 한 번 알려주면 건물 도어록 아래 등에 적어 두고 드나들 때마다 사용한다는 것이다. 원룸 건물에는 배달 물건을 대신 받아줄 경비원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혼자 사는 여성들은 불안해했다. 관악구 신림동에서 5년째 혼자 살고 있는 유효정 씨(24·여)는 “신림동에서만 이사를 세 번 했는데 이사를 할 때마다 택배기사들이 공동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며 “최근 주거 침입 범죄가 계속 발생하는데 불안하다”고 말했다. 신림동에 거주하는 이모 씨(26·여)는 “늦은 시간에 귀가할 때는 불안해서 집 현관문이 저절로 닫힐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손잡이를 잡아당겨 서둘러 닫는다”고 했다. 이 씨의 이런 행동은 5월 발생한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때문이다. 당시 한 남성이 집 안으로 막 들어간 여성의 원룸 문손잡이를 잡아 돌리면서 침입하려던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담겼다. 방범창이 없는 건물도 많았다. 방범창이 설치돼 있지 않은 한 건물은 배관까지 밖으로 드러나 있어 배관을 타고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다. 이날 방범시설 진단에 나선 관악서 경찰은 “새로 지은 원룸은 방범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만 오래된 건물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경찰은 새로 이사한 집의 도어록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아 범죄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며 이사한 뒤에는 반드시 비밀번호를 초기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달 부산 남구에서는 30대 남성이 이사를 간 뒤에도 원래 살던 집의 카드키를 계속 갖고 있다가 여성이 혼자 사는 집에 침입하는 일도 있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주거 침입 성범죄는 해마다 300건 이상 발생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최근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리는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자 여성안전종합치안대책 추진 태스크포스를 확대 개편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송병일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은 “여성들이 느끼는 불안 요소가 무엇인지 충분히 파악한 뒤 실효성 있는 치안대책을 세워 현장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숙명여대의 한 남자 강사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여대에 가면 바닥만 보고 걷는다”는 글을 올렸다가 다음 학기에 강의를 할 수 없게 됐다. 강사의 글이 ‘펜스 룰’에 해당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펜스 룰은 아내가 아닌 여자와는 식사도 같이하지 않는다고 밝힌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이름에서 따온 말로, 괜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여성과는 아예 자리를 같이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15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이 학교 영어영문학부 강사 A 씨는 지난달 9일 자신의 SNS에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의 하반신 사진과 함께 “언젠가부터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사람이 지나가면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아서 고개를 돌려 다른 데를 본다”는 글을 올렸다. A 씨는 “여대에 가면 바닥만 보고 걷는 편이다. 죄를 지은 건 아니지만 그게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글을 본 숙명여대 학생들은 A 씨의 글이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여긴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고 보고 학생회를 통해 항의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A 씨는 7일 학생회에 보낸 사과문을 통해 “학생들을 예민한 여성 집단으로 생각한 적은 없다”며 “더욱 주의하겠다는 행동이 오해를 사서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학교 측은 8일 교수회의를 열고 다음 학기에는 이 씨에게 강의를 맡기지 않기로 결정했다. 학교 측은 당초 계약대로 A 씨가 올해 말까지는 학교에 머물 수 있다고 밝혔지만 A 씨는 강의 이외의 연구활동이나 보직을 맡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계약이 끝난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 사이에선 학교 측의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스스로 조심하겠다는데 왜 퇴출시키느냐”며 “SNS에 게재한 글 때문에 강의를 못 하게 한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반면 “A 씨의 언행은 여성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논리가 깔린 펜스 룰에 해당하기 때문에 강단에서 퇴출하는 게 마땅하다”는 반론도 있었다. 학교 측은 “수업을 듣는 당사자인 학생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에서 (A 씨가) 2학기 강의를 진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내린 조치”라고 밝혔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음주운전 단속 기준이 강화된 지 20일이 채 안 돼 현직 경찰 2명이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적발됐다. 경찰청은 지난달 25일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 시행으로 음주운전 단속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부경찰서에 따르면 13일 오전 1시경 일산동부경찰서 소속 A 경감(55)은 술에 취한 상태로 자신의 차를 몰고 가다가 잠이 들었다. 이 때문에 A 경감의 차량이 일산서구 탄현동의 도로에서 멈춰 섰다. 차량이 도로에 계속 서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한 시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A 경감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했더니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0.109%가 나왔다. 같은 날 경기 포천경찰서 소속 B 순경(32)은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 B 순경은 13일 오전 1시 10분경 경기 의정부시 금오동의 한 사거리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가 차도와 인도 사이의 연석을 들이받았다. 의정부경찰서가 조사해보니 B 순경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0.047%로 나왔다. B 순경은 포천시 소흘읍에서 술을 마신 뒤 친구들을 만나러 가기 위해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된 직후 A 경감과 B 순경을 직위해제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주 안에 징계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중징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단속 기준 강화로 면허정지 기준은 기존의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0.1% 미만에서 0.03% 이상∼0.08% 미만으로, 면허취소는 0.1% 이상에서 0.08% 이상으로 바뀌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등 3가지 품목에 수출 규제를 시행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부 소비자의 불매운동이 한일 양국 간 감정을 더 악화시키고 일본과 거래해야 하는 한국 기업들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5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출제한 조치는 일본의 침략행위에서 발생한 위안부·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보복이다. 중소상인과 자영업체들은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고, 무역 보복을 획책하는 일본 제품의 판매 중지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총연합회는 “한국마트협회 회원사 200여 곳이 자발적으로 반품과 발주 중단을 했고, 일부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는 일본 맥주, 커피를 전량 반품하고 판매 중지에 나섰다”며 불매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총연합회는 한국마트협회,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등 27개 단체로 구성됐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도 이날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임원배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일말의 반성과 사과도 없이 치사한 무역보복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출 규제를 계속할 경우 동네슈퍼 역시 일본산 맥주 및 담배 등 팔고 있는 제품을 전부 철수시키는 등 전면 거부 운동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회는 각 지역 조합별로 아사히, 기린 등 일본산 맥주와 마일드세븐 담배 반입을 거부하기로 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지금까지 수입 맥주 가운데 일본 맥주의 매출도 소폭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2∼4일 맥주 전체 매출은 3% 늘어난 반면에 일본 맥주는 13%나 줄었다. 국내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던 일본 패션업체에 대한 거부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 전 매장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인터넷 카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BOYCOTT JAPAN,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문구와 일본 브랜드 리스트를 공유하면서 불매운동에 동참하기를 촉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강승현 byhuman@donga.com·김소영 기자}

“아이들을 볼모로 한 ‘파업’을 언제까지 되풀이할 건가요?” 학교 급식 종사자가 총파업에 들어간 3일 낮 12시. 서울의 한 초등학교 정문은 오전수업만 마치고 나온 학생과 학부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평소라면 급식을 먹고 있을 시간이었지만, 총파업으로 조리사들이 자리를 비우게 되자 학교는 ‘단축수업’을 했다. 3학년 자녀를 기다리던 ‘워킹맘’ 윤모 씨(40)는 “집에는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휴가를 냈다”고 말했다. 학교비정규직노조연대(학비연대)의 총파업 첫날부터 학교 현장은 ‘급식대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벌인 파업의 불똥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튀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은 급식 대신 마련된 빵과 우유를 먹으며 “소풍 온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학부모들은 아이들 걱정에 온종일 발을 굴러야 했다.○ “파업으로 인한 교육 공백, 피해자는 학생들” 식중독 위험이 높은 더운 날씨에 급식이 파행되는 것을 두고 경기 부천시의 한 학부모는 “도시락 반찬이 다 쉬어버릴까 봐 걱정”이라며 “사흘 내내 무얼 싸줘야 안전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강원 춘천시 주부커뮤니티에는 “애들이 빵 먹고 오후까지 어찌 버틸까 싶네요”, “빵이 나온다니 아침을 든든히 먹여 보낼 예정입니다”라며 걱정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볼모로 한 파업에 불만을 쏟아냈다.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는 이날 “파업으로 인한 교육 공백의 피해자는 학생”이라며 “멈춤 없는 교육을 위해 교육부와 교육청은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지역 맘 카페에는 “매년 연례행사처럼 하는 파업에 학생과 부모만 고생”이라는 글들이 여러 건 올라왔다. 특히 ‘붉은 수돗물’ 사태로 급식대란을 먼저 겪었던 인천 지역 학부모들의 반발이 컸다. 서구 검단·검암 지역 학부모들은 “6월 내내 부실한 급식을 했는데 이제 파업으로 대체 급식이 이뤄지는 학교가 생겼다. 정말 아이들만 고생을 한다”는 글을 맘 카페에 올렸다. 파업 참여자와 다른 목소리를 낸 급식 종사자들도 있었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40대 급식종사자 A 씨는 “빵으로 끼니 때울 학생들이 눈에 밟혔다”며 “내 월급 올리자고 급식을 손놓을 순 없다”고 말했다. ○ 학교·학부모, 도시락 주문하며 숨 가쁜 하루 3일 교육당국은 파업 직전까지 안간힘을 썼지만 전국의 학교 2802곳(전체 학교의 26.8%)에서 급식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대부분의 학교가 도시락 등 대체수단을 마련하거나, 오전수업만 한 뒤 학생들을 조기 귀가시켰다. 서울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1000여 명 학생 수에 맞게 빵과 음료를 준비하지 못할 뻔했다”며 “업체마다 물량이 없다고 해 5, 6번 시도 끝에 가까스로 조달했다”고 전했다. 서울 중구의 초등학교에선 영양교사를 제외한 급식 종사자 4명이 모두 파업에 참여하는 바람에 소보루빵, 과일주스, 초코 브라우니, 푸딩으로 구성된 간편식을 제공했다. 당류가 40g이 넘는 불균형 식단이었지만 급식 공백을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어떤 학생들은 “브라우니가 맛있다”며 친구들과 장난을 쳤지만, 일부는 “빵은 목이 막혀서 많이 남겼고, 밥을 먹고 싶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대체급식 없이 단축수업을 진행한 학교에선 학부모들이 단체 김밥을 마련하는 일도 벌어졌다. 곧장 귀가하지 않고, 돌봄교실이나 학원에 가야 하는 아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노동자의 권리 응원” 파업 지지 목소리도 불편을 다소 감수하더라도 파업을 평가절하해선 안 된다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주장도 나왔다. 열악한 근로환경 속에서 돌봄, 급식 등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꼭 필요한 곳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처우 개선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투쟁을 벌이는 것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기회를 통해) 누군가의 노동과 돌봄으로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음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될 것”이라며 총파업을 응원했다.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는 페이스북에 ‘밥 안 준다 불평 말고 파업 이유 관심 갖자’는 등의 메시지를 올리며 파업을 지지했다.김수연 sykim@donga.com·김소영·강동웅 기자·박나현 인턴기자 고려대 철학과 졸업}
경북 포항시가 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11·15 포항지진 특별법과 피해 배상을 위한 포럼’을 열고 지진 피해 배상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날 포럼은 3월 20일 정부 조사단이 ‘포항 지진은 지열발전소가 촉발한 것’이라고 발표한 지 100일을 맞아 개최됐다. 이강덕 포항시장과 포항에 지역구를 둔 자유한국당 김정재 박명재 의원, 각계 전문가, 포항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포항 지진이 국책사업에 의한 인재로 밝혀진 만큼 세월호 참사처럼 특별법을 만들어 피해 배상과 진상규명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무겸 법무법인 로고스 대표변호사는 “일반 민사소송 절차로는 포항 지진으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를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어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며 “이미 지진 발생 이후 1년 8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소송으로 수년이 더 흐른다면 지역 공동체 회복은 그만큼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태 법무법인 도시와사람 대표변호사는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지열발전소 입지를 선정하고 사업주체를 선정하는 과정이 적절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특별법 제정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4월 김정재 의원 등 한국당 의원 113명이 ‘포항 지진 피해 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과 ‘포항 지진 진상조사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했지만 현재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이 시장은 “재난으로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고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재민들을 보면서 참담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신속한 배상과 피해지역 재건을 위해 특별법 제정이 매우 시급하다”고 강조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우리 형민이 먹을 거 가져왔다. 애들이랑 전부 다 나눠먹게.” 고 이형민 군의 외할머니 안순이 씨(81)가 잘 익은 참외와 바나나, 떡을 형민 군의 영정 앞에 놓으며 말했다. 외손자의 영정을 쓰다듬던 안 씨는 뒤돌아 주저앉아 눈물을 쏟았다. 그러더니 숨을 크게 들이쉬고 다시 손자 앞에 섰다. 안 씨는 빳빳한 1만 원짜리 지폐를 영정 옆에 올려둔 뒤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형민 군은 20년 전 ‘씨랜드 참사’로 희생된 19명의 유치원생 중 한 명이다. 지난달 30일 씨랜드 참사 20주기 추모식이 서울 송파구 송파안전체험교육관에서 열렸다. 1999년 6월 30일 새벽 경기 화성시 씨랜드 청소년수련의집에서 발생한 화재로 유치원생 19명과 인솔교사 4명 등 모두 23명이 숨졌다. 당시 숨진 19명 중 18명의 어린이가 송파구 소망유치원에 다니는 5, 6세 아이들이었다. 추모비에 놓인 사진 속 아이들은 별 모양 왕관을 쓴 채 웃고 있었다. 국화를 들고 덤덤하게 헌화 순서를 기다리던 유족들은 사진 속 아이들과 눈을 마주친 뒤에는 모두 흐느꼈다. 2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남은 가족의 고통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아들을 떠나보낸 한 어머니는 20년 동안 우울증 약에 의지하고 있다. 형민 군 아버지 이동영 씨(57)는 아들의 시신을 두 눈으로 확인한 뒤 지금까지 밤에 혼자 잠을 자지 못한다고 한다. 그리움도 그대로다. 고 김세라 양 아버지 이상학 씨(54)는 딸이 좋아했던 인형 500여 개를 사서 방에 가득 채워뒀다고 한다. 참사 이후 아예 한국을 떠난 가족도 있다. 국가대표 하키선수였던 김순덕 씨(53)는 아들 김도현 군을 잃고 “이런 나라에서 도현이의 동생을 키울 수 없다”며 국가로부터 받은 훈장을 반납한 뒤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다. 유족들은 사고 발생 다음 해 1억5000만 원의 기금을 마련해 한국어린이안전재단을 세웠다. 대표는 쌍둥이 자매를 떠나보낸 고석 씨(56)가 맡았다. 고 씨는 송파안전체험교육관을 세워 체험형 안전교육에 힘쓰고 있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비극적인 일이 닥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하지만 유족들의 바람과 달리 2014년 세월호 참사,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등 대형 참사는 반복되고 있다. 유족들은 “매번 사고가 발생하면 머리 숙여 사과만 할 뿐 예방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추모식을 찾은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사고 실종자인 허재용 이등항해사의 어머니 이영문 씨(70)는 “자식 잃은 부모 마음은 다 똑같다. 헝가리 유람선 침몰 실종자도 얼른 찾아야 할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참사 이후 20년의 시간이 흘러 당시 30대였던 엄마, 아빠들은 50대 중년이 됐다. 하지만 사진 속 아이들은 영원히 유치원생이다. 추모식을 찾은 유족 중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모든 어린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희생된 아이들이 우리에게 남긴 숙제입니다.” 아이들이 남긴 숙제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 김소영 사회부 기자 ksy@donga.com}

서울시가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시의 허가 없이 세운 천막을 25일 새벽 강제 철거했다. 천막을 설치한 지 47일 만이다. 그러나 공화당 측은 다시 천막을 쳤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 20분경 광화문광장 남측의 공화당 천막 2동과 그늘막 1동을 철거하기 위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대집행에는 서울시 직원 570명과 용역업체 직원 400명, 소방 인력 83명, 경찰 24개 중대 1500명이 투입됐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0일 공화당이 천막을 치자 자진 철거를 요청했고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 철거하겠다는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세 차례 발송했다. 이달 13일까지 자진 철거해달라는 세 번째 계고장에도 응하지 않자 강제 철거에 나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공화당 천막에 대한 민원이 205건에 이르는 등 광장 무단 점유의 피해가 시민들에게 전가돼 강제 철거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철거가 시작되자 공화당 당원과 지지자 약 400명은 팔짱을 끼고 천막 앞을 막아섰다. 이들은 플라스틱병에 든 물을 뿌리거나 소화기를 분사하고 김치를 집어던지며 저항했다. 철거는 시작 1시간 20분 만인 오전 6시 40분 완료됐다. 광화문광장에는 천막의 잔해로 보이는 각목과 비닐, 돗자리 등이 널려 있었다. 바닥에는 물이 흥건했고 쓰레기 냄새가 진동했다. 서울시는 철거한 천막과 집기 등을 청소차에 실어 보냈다. 철거 과정에서 양측의 몸싸움이 벌어져 42명이 다쳤지만 대부분 경상이었다. 경찰은 용역업체 직원 1명과 공화당 지지자 2명을 각각 특수폭행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공화당 지지자 등 약 200명은 광화문광장에서 철거를 규탄하는 산발적 집회를 이어갔다. 격앙된 일부 지지자는 취재진과 행인에게 욕설을 하기도 했다. 조원진 공화당 대표는 “오늘 행정대집행은 폭력이다.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며 천막 한 개를 치우면 두 개를, 두 개를 치우면 네 개를 치겠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이날 낮 12시 반경부터 오후 4시경까지 원래 천막이 있던 곳에 천막과 그늘막 등 6동을 다시 설치했다. 서울시 측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라며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발송하고 강제 철거를 비롯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천막 설치 자체를 막을 방도는 없어 ‘설치’와 ‘철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시는 행정대집행 비용 약 2억 원과 광장 무단 사용료 220만 원을 공화당에 청구할 방침이다.한우신 hanwshin@donga.com·김소영 기자}

국내 최대 해양수산·양식·식품 수출박람회인 ‘2019 Sea Farm Show’가 2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했다. 동아일보와 채널A, 해양수산부가 주최하는 박람회는 이날부터 사흘간 ‘바다가 미래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해양수산 관련 78개 기관과 기업이 124개 부스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올해는 4회째를 맞아 해외 바이어를 초청해 국내 우수 수산물을 소개하는 수출 박람회로 성격이 확대됐다. 이날 박람회는 중국, 베트남, 일본, 캐나다, 미국 등 10개국에서 온 바이어 48명이 한국 수산물을 맛보고 국내 기업과 수출 상담을 하는 ‘수산물 한류(韓流)’의 장이었다. 해양수산 분야의 신기술과 유망 스타트업의 활약상을 보고, 다양한 수산물도 맛볼 수 있는 자리였다.○ 해외 바이어와 연결해 ‘K피시’ 수출 지원 “반건조 오징어 유통기한을 2년까지 늘릴 수 있다고요?” 이날 박람회장 내 비즈니스 상담관을 찾은 인도네시아의 온라인 수산물 유통 플랫폼 ‘아루나’의 우타리 오츠타비안티 대표는 경북 포항시 소재 보성수산의 장천수 대표의 설명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장 대표는 “일반적으로 유통기한이 1개월이지만 진공 작업을 하면 크게 늘릴 수 있다”고 했다. 오츠타비안티 대표는 반색하며 “본국으로 돌아가면 당장 연락하겠다”며 명함을 건넸다. 이날 행사장에선 해외 바이어와 국내 기업들의 수출 상담이 총 110건 진행됐다. 싱가포르 수입회사 ‘K&E엔터프라이즈’의 발레리 입 비즈니스개발매니저는 김스낵을 생산하는 ‘자연향기’와 상담했다. 숯불갈비맛, 치즈맛 김스낵을 먹어본 그는 “싱가포르 사람들은 해조류 특유의 비린내를 꺼리는데 다른 맛이 첨가된 한국 김은 인기가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자연향기의 옥정석 팀장은 “오늘만 해외 바이어 3명을 만났다”며 “당장 계약이 체결되지는 않았지만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수출기업을 위한 설명회를 열었다. 서울세관의 김수연 서현애 관세행정관이 각각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지원’ ‘FTA 검증’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들은 베트남과 수출 계약을 진행할 때는 한-아세안 FTA보다 한-베트남 FTA를 활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등 알아두면 좋을 각종 정보를 알려줬다. 해양수산업에 4차 산업혁명을 접목한 스마트 기술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자체 개발한 미래융합형 바이오플록 양식 시스템을 선보였다. 물고기가 배출하는 유기물로 식물을 재배하기 때문에 항생제나 인공비료 등이 필요 없는 친환경 기술이다. 행사장에선 메기와 뱀장어를 키운 물로 새싹인삼, 상추 등을 키우는 시스템이 시연됐다. 이정호 수산과학원 내수면양식연구센터장은 “양식에 이용한 물이 배출되지 않고 전부 분해되기 때문에 도심 빌딩에서도 양식이 가능하다. 일반 수경재배보다 생산성이 30% 더 높다”고 설명했다. 행사장을 둘러본 내빈들도 해양수산 분야의 가능성에 큰 관심을 보였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해 우리 수산물이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거뒀지만 잡는 어업은 한계에 다다랐다”며 “양식업에 대규모 자본이 투자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첨단 스마트 양식이 확산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이번 박람회가 해양수산식품 부문의 방탄소년단, K푸드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도 “우리 수산물이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눈과 입을 사로잡는 다양한 이벤트 제주어류양식수산업협동조합 부스에서 선보인 제주 광어로 만든 초밥과 어묵은 관람객들이 긴 줄을 서서 기다려 시식할 만큼 인기가 많았다. 남편과 함께 충남 예산군에서 온 장봉이 씨(66)는 제주 광어로 만든 어묵을 먹어본 뒤 “다른 어묵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부드럽고 맛있다”고 했다. 다슬기, 송어, 김 등 각종 수산물을 맛보고 즉석에서 구매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1만 원짜리 실치 한 봉지를 산 조광삼 씨(87)는 “행사장에서 판매하는 수산물들의 품질이 일반 마트에서 판매하는 것들보다 더 좋은 것 같다”며 “오늘 산 실치로 맛있는 반찬을 해 먹을 생각”이라며 웃었다. 이날 열린 퀴즈쇼에서는 수산 관련 정보를 맞힌 관람객에게 상품권을 선물로 증정했다. 퀴즈를 맞힌 한지영 씨(37·여)는 “질 좋은 수산물을 사러 매년 박람회에 들렀는데 올해도 소금, 젓갈, 미역 등을 샀다”며 “받은 상품권으로 다른 것도 더 살 생각”이라고 했다. 박람회는 22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21일에는 신효섭 셰프의 요리쇼와 해양수산 분야 취업·창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청년어부 토크쇼’가 열린다. 22일에도 신 셰프의 요리쇼가 이어지며 참다랑어 해체쇼, 수산물 경매 등이 진행된다. 로봇물고기 장애물 경주, 바다공예 체험 등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행사 기간 내내 펼쳐진다.고양=주애진 jaj@donga.com·김소영 기자}

국내 최대 해양수산·양식·식품·수출박람회인 ‘2019 Sea Farm Show’가 2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했다. 동아일보와 채널A, 해양수산부가 주최하는 박람회는 이날부터 사흘간 ‘바다가 미래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해양수산 관련 78개 기관과 기업이 124개 부스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올해는 4회째를 맞아 해외 바이어를 초청해 국내 우수 수산물을 소개하는 수출 박람회로 성격이 확대됐다. 박람회는 중국, 베트남, 일본, 캐나다, 미국 등 10개국에서 온 바이어 48명이 한국 수산물을 맛보고 국내 기업과 수출 상담을 하는 ‘수산물 한류(韓流)’의 장이었다. 해양수산 분야의 신기술과 유망 스타트업의 활약상을 보고, 다양한 수산물도 맛 볼 수 있는 자리였다.●해외 바이어와 연결해 ‘K-피쉬’ 수출 지원 “반건조 오징어 유통기한을 2년까지 늘릴 수 있다고요?” 이날 박람회장 내 비즈상담관을 찾은 인도네시아의 온라인 수산물 유통 플랫폼 ‘아루나’의 우타리 옥타얀티 대표는 경북 포항시 소재 보성수산의 장천수 대표의 설명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장 대표는 “일반적으로 유통기한이 1개월이지만 진공 작업을 하면 크게 늘릴 수 있다”고 했다. 옥타얀티 대표는 반색하며 “본국으로 돌아가면 당장 연락하겠다”며 명함을 건넸다. 이날 행사장에선 해외 바이어와 국내 기업들의 수출 상담이 총 110건 진행됐다. 싱가포르 수입회사 ‘K&E enterprise’의 발레리 잎 비즈니스개발매니저는 김스낵을 생산하는 ‘자연향기’와 상담했다. 숯불갈비맛, 치즈맛 김스낵을 먹어본 그는 “싱가포르 사람들은 해조류 특유의 비린내를 꺼리는데 다른 맛이 첨가된 한국 김은 인기가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자연향기의 옥정석 팀장은 “오늘만 해외 바이어 3명을 만났다”며 “당장 계약이 체결되지는 않았지만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수출기업을 위한 설명회를 열었다. 서울세관의 김수연 관세행정관과 서현애 관세행정관이 각각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지원,’ ‘FTA 검증’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들은 베트남과 수출 계약을 진행할 때는 한-아세안 FTA보다 한-베트남 FTA를 활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등 알아두면 좋을 각종 정보를 알려줬다. 해양수산업에 4차 산업혁명을 접목한 스마트 기술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자체 개발한 미래융합형 바이오플락 양식 시스템을 선보였다. 물고기가 배출하는 유기물로 식물을 재배하기 때문에 항생제나 인공물비료 등이 필요 없는 친환경 기술이다. 행사장에선 메기와 뱀장어를 키운 물로 새싹인삼, 상추 등을 키우는 시스템이 시연됐다. 이정호 수산과학원 내수면양식연구센터장은 “양식에 이용한 물이 배출되지 않고 전부 분해되기 때문에 도심 빌딩에서도 양식이 가능하다. 일반 수경재배보다 생산성이 30% 더 높다”고 설명했다. 행사장을 둘러 본 내빈들도 해양수산 분야의 가능성에 큰 관심을 보였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해 우리 수산물이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거뒀지만 잡는 어업은 한계에 다다랐다”며 “양식업에 대규모 자본이 투자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첨단 스마트양식이 확산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이번 박람회가 해양수산식품 부문의 방탄소년단, K-푸드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도 “우리 수산물이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기회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눈과 입을 사로잡는 다양한 이벤트 제주어류양식수산업협동조합 부스에서 선보인 제주광어로 만든 초밥과 어묵은 관람객들이 긴 줄을 서서 기다려 시식할 만큼 인기가 많았다. 남편과 함께 충남 예산군에서 온 장봉이 씨(66·여)는 제주광어로 만든 어묵을 먹어본 뒤 “다른 어묵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부드럽고 맛있다”고 했다. 다슬기, 송어, 김 등 각종 수산물을 맛보고 즉석에서 구매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1만 원짜리 실치 한 봉지를 산 조광삼 씨(87)는 “행사장에서 판매하는 수산물들의 품질이 일반 마트에서 판매하는 것들보다 더 좋은 것 같다”며 “오늘 산 실치로 맛있는 반찬을 해 먹을 생각”이라며 웃었다. 이날 열린 퀴즈쇼에서는 수산 관련 정보를 맞춘 관람객에 상품권을 선물로 증정했다. 퀴즈를 맞힌 한지영 씨(37·여)는 “질 좋은 수산물을 사러 매년 박람회에 들렀는데 올해도 소금, 젓갈, 미역 등을 샀다”며 “받은 상품권으로 다른 것도 더 살 생각”이라고 했다. 박람회는 22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21일에는 신효섭 셰프의 요리쇼와 해양수산 분야 취업·창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청년 어부 토크쇼’가 열린다. 22일에도 신 셰프의 요리쇼가 이어지며 참다랑어 해체쇼, 수산물 경매 등도 진행된다. 로봇물고기 장애물 경주, 바다공예체험 등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행사기간 내내 펼쳐진다.고양=주애진·김소영 기자▼ 바다없는 충북 참여 눈길깵 “해양과학관 홍보” ▼ 20일 열린 ‘2019 SEA FARM SHOW―해양수산·양식·식품 수출박람회’엔 경기 인천 경남 제주 등에서 19개 지방자치단체도 대거 참여했다. 각 지자체 및 지방 어촌특화지원센터들은 해당 지역의 특산품을 선보이고 어촌체험 및 휴양마을, 지역 명소 등을 홍보하며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부산어촌특화지원센터 부스엔 기장군에서 생산하고 포장한 미역과 다시마를 시식하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부산은 최근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미역과 다시마를 300~750g씩 소포장한 상품을 기획했다. 박람회 현장에서 수집한 제품의 중량과 디자인, 포장형태에 대한 시민 설문 결과는 향후 상품 개발에 활용된다. 동삼어촌, 대항어촌 등 부산 소재 어촌마을을 소개하는 코너도 마련됐다. 특히 올해는 충북도의 참가가 눈에 띄었다. 충북은 4면이 육지와 접해 있어 9개 도 가운데 유일하게 바다가 없는 지역이다. 김성일 충북도 농업정책과 주무관은 “바다 경험이 제한적인 충북의 청소년들에게 해양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해양미래과학관을 충북에 유치하고 건립하기 위해 100만인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이르면 8월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의견 조사가 진행되는데 전국적인 관심을 기대한다”고 했다. 지자체 행사장 곳곳엔 ‘귀어귀촌 상담 코너’도 마련돼 있었다. 귀어귀촌 희망자들은 각 센터 담당자로부터 귀어귀촌 시 밟아야 하는 절차나 정부지원금 같은 혜택에 대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오양수 전북도 귀어귀촌종합지원센터장은 “지역 공동체로의 진입 장벽이 높진 않을까 걱정하는 상담자가 많았다”며 “센터에선 지역 정착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갈등 관리에 도움이 되는 조언도 함께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조윤경기자 yunique@donga.com}

“자기한테 후하게 굴면 남한테 베푸는 삶을 살기가 어렵습니다.” 18일 고려대에 10억 원을 기부한 유휘성 씨(81)는 이날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열린 발전기금 기부식에 참석하기 위해 집에서부터 30분가량을 걸어왔다. 유 씨는 2011년과 2015년 각각 10억 원을 모교에 쾌척한 데 이어 2017년에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아파트(당시 매매가 24억 원)를 기증했다. 지금까지 유 씨가 고려대에 기부한 금액은 54억 원에 달한다. 1958년 고려대 상학과(현 경영학과)에 입학한 유 씨는 1970년 조흥건설을 창업해 대표로 지내다 2008년경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기부식이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유 씨는 “은퇴한 지 10년이 지나 돈을 버는 게 아니다 보니 내가 돈을 안 써야 학생들에게 줄 돈이 생긴다”며 “나는 차도 없고 택시도 잘 안 탄다. 주로 걸어 다닌다”고 말했다. 유 씨는 성북구 월곡동에 있는 79m²(약 24평) 아파트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 유 씨는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면 가난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이 떠올라 모른 척할 수 없었다고 한다. 유 씨는 “6·25전쟁 때 피란을 떠나 피란지의 빈집 메주를 훔쳐 가족들에게 갖다줄 정도로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장날이면 좌판에 담배와 성냥을 늘어놓고 팔았다”고 말했다. 유 씨는 어렵게 대학에 입학한 뒤 친구집 등을 전전했다. 생활비는 과외나 번역 아르바이트를 해서 마련했다. 그는 “그때나 지금이나 일하면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면 안쓰럽다”고 했다. 유 씨에겐 2남 1녀의 자녀가 있다. 유 씨는 “돈은 짠 바닷물과 같아서 아무리 많이 마셔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는다”며 “돈은 뜻깊은 곳에 잘 쓰는 게 중요하다”는 신념을 자녀들에게 자주 전했다고 한다. 그동안 유 씨의 기부금은 고려대 학생들의 장학금과 신경영관 건립에 쓰였다. 유 씨가 2017년 기부한 아파트는 매각을 거쳐 ‘인성기금’으로 조성됐다. ‘인성기금’은 유 씨와 어머니 이름에서 한 글자씩 가져와 지었다. 이 기금은 학생들 장학금과 연구지원금으로 쓰이고 있다. 유 씨의 기부는 ‘나눔의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학 중 매달 70만 원의 생활비를 지원받았던 고려대 졸업생 임모 씨(25)는 취업 후 매달 일정 금액을 학교에 기부하고 있다. 임 씨는 “취업 준비에 학교 공부까지 하느라 바빴던 4학년 때 장학금 덕분에 졸업과 동시에 취업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2016년 가수 정준영 씨(30·수감 중)의 불법 촬영 혐의를 수사했던 경찰관이 정 씨 측 변호인에게 “정 씨가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것으로 하자”고 제안하는 등 수사를 부실하게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 씨의 휴대전화는 불법 촬영 성관계 동영상 등이 저장돼 있을 가능성이 커 범죄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였다. 하지만 경찰의 부실 수사로 최근까지 정 씨 측이 보관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6년 당시 정 씨 사건을 담당했던 서울 성동경찰서 채모 경위(54)와 정 씨 측 임모 변호사(42)에게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2016년 8월 성관계 장면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한 여성에 의해 고소를 당했다. 경찰이 정 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불법 촬영 성관계 동영상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기초적인 수사 절차였다. 하지만 채 경위는 정 씨 측 변호사가 “이미 포렌식(디지털 저장매체 복원 및 분석) 업체에 맡겼다”며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자 “차라리 휴대전화를 분실한 것으로 쉽게 쉽게 하자”고 제안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채 경위는 또 해당 포렌식 업체에 “휴대전화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업체 측이 제출한 문건에서 ‘평균 24시간 이내에 복구 완료’ 등의 표현을 지우고 “데이터 복구에 두 달 이상 걸린다”고 상관에게 허위 보고를 하기도 했다. 채 경위는 정 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로 수사 착수 17일 만에 기소의견을 달아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경찰은 “채 경위와 임 변호사가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기 전날 식사를 같이 하긴 했지만 금품이 오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김정훈 hun@donga.com·김소영 기자}

수도권의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 A 씨는 4월 출근길에 황당한 경험을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수십 명이 공사장 출입문 한 곳을 막고 근로자들의 신분증을 검사했다. 10년 전 귀화한 중국동포 출신 A 씨는 주민등록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노조의 신분증 검사가 부당하다고 생각해 노조원들이 없는 출입문으로 공사 현장에 들어갔다고 한다. A 씨는 “경찰도, 시공업체도 아닌 노조원들이 무슨 권한으로 신분증 검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건설업체 관계자와 현장 근로자들은 노조의 신분증 검사에 대해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중 불법체류자를 가려내 이들 대신 노조 소속 근로자를 쓰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건설노조원들이 불법체류자 고용이나 안전수칙 위반 등을 약점으로 잡아 노조원 근로자 채용을 압박한다는 목소리가 공사 현장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근로자 B 씨는 “어쩌다 불법 체류자가 나오면 그 근로자만 쫓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건설업체까지 법무부에 고발할 것처럼 하면서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를 더 많이 쓰라고 압박한다”고 말했다. 공사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부 노조원은 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 근로자들이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고 일하는 모습이나 공사현장의 위법 사항들을 찍기 위해 드론까지 띄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으로 촬영한 규정 위반 행위 사진을 관할 노동청에 신고할 것처럼 하면서 건설업체를 압박해 노조원 몫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얻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나름대로 철저히 관리를 해도 지켜야 할 안전수칙이 많아 빈틈이 생길 수 있는데, 노조는 그런 허점을 이용해 현장을 장악한다”고 말했다. 노조 소속 근로자들이 일용직 근로자들의 불안정적인 지위를 이용해 접대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충남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팀을 이끄는 팀장 C 씨는 3월 민노총 조합원인 타워크레인 기사 4명이 술을 사라고 요구해 접대비로 200만 원을 썼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해 10월에도 “화끈하게 사야 우리가 밀어준다” “우리가 도와줘야 현장 일이 빨리 진행되지 않겠느냐”며 룸살롱 접대를 요구했다고 한다. C 씨는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사람들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일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룸살롱 접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김은지 eunji@donga.com·박상준·김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