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배중

김배중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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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입사해 방송, 영화, 문화재, 학술(문화부), 사건사고(사회부), 야구, 농구, 육상, 수영 등(스포츠부)을 취재해왔습니다. 평창 겨울 올림픽이 열린 2018년부터 ‘스포츠’라는 망원경으로 세상을 열심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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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5-16~20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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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 하재훈’ 올해도 싹이 보인다

    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두산 마운드는 앞으로 더 공략하기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3, 4명이 10승 이상씩 책임져 주던 선발진에 비해 힘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던 불펜에 시속 150km대 중반의 빠른 공을 쉽게 뿌리는 ‘파이어볼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2012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이동원(27)이다. 이동원은 지난해까지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만년 유망주’였다. 하지만 이달 중순 자체 청백전에서 최고 157km의 광속구를 던져 화제를 모은 그는 프로야구 전초전인 팀 간 연습경기에서도 연일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입단 이후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제구 불안’이라는 고질병을 고치자 이동원의 강속구는 알고도 치기 힘든 공이 됐다. 이동원은 27일 인천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7회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11개의 공을 모두 패스트볼로만 던졌다. 최고 구속은 154km까지 나왔다. 팀 간 연습경기에서 ‘홈런 공장’의 명성을 떨치고 있는 SK 강타선도 그의 강속구 앞에선 기가 꺾였다. 빠른 공을 가진 덕에 불안한 제구에도 매년 선수 생명을 연장해 왔던 이동원은 올 시즌 두산 불펜에 화룡점정을 찍을 비밀병기로 꼽힌다. 한 지붕 두 가족 LG에도 비슷한 선수가 있다. 2015년 입단해 1군 경력이라고는 지난 시즌 ‘3분의 1이닝’이 전부인 이상규(24)가 주인공이다. 그 역시 최고 구속 150km를 넘나드는 공을 던지며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그는 실력이 모자라 상무나 경찰야구단도 가지 못하고 의무경찰로 입대했다. 덕분에 청와대 경호팀에서 근무한 독특한 이력이 생겼다. 간절함 하나로 유튜브 등을 통해 외국 선수들이 소개한 훈련법을 공부하며 자신의 몸에 딱 맞는 훈련법을 터득했다는 그는 입단 당시 130km대에 그쳤던 구속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보통 투수들이 제구력이나 구속 향상에 도움을 받기 위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로진을 한 번도 사용해보지 않았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연습경기에서 그의 투구 수와 이닝을 늘리며 원 포인트, 롱 릴리프 등 최적의 활용법을 찾고 있다. 투수에서 타자로, 다시 투수로 전업한 하준호(31·KT)는 지난 시즌 막판 보여준 가능성(8이닝 평균자책점 1.13)을 올 시즌 꽃피우겠다는 각오다. 꽃샘추위로 낮 최고기온이 섭씨 15도에 그쳤던 22일 LG와의 저녁 경기 마운드에 오른 그는 좌완치고는 빠른 최고 147km의 공을 던지며 성공적인 시즌을 예고했다. 손혁 키움 감독이 대체 선발 요원으로 콕 찍은 해외 유턴파 투수 윤정현(27), 류현진(33·토론토)과 시즌 전 개인훈련을 함께하며 야구를 다시 깨쳤다는 또 다른 유턴파 김진영(28·한화)도 기대 속에 대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해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소속 팀을 가을무대로 이끌었던 비밀병기 하재훈(30·SK), 고우석(22·LG)의 후계자는 누가 될까.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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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원 “전력 보강 필요없다, 팀 훈련도 줄인다”

    “감독이라는 개념을 버리겠습니다.” 새롭게 프로농구 LG 지휘봉을 잡은 조성원 신임 감독(49)은 스포츠에 뿌리 깊은 감독의 권위를 내려놓고 선수들과 신뢰부터 쌓겠다고 말했다. 27일 서울 강남구 한국농구연맹(KBL)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밝힌 일성이었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LG 유니폼을 입은 그는 2000∼2001시즌 LG의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이끌고 LG 선수 최초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에 올랐다. 2002년 말 SK로 트레이드된 뒤 18년 만의 복귀다. KBL 출범 두 번째 시즌인 1997∼1998시즌부터 리그에 뛰어든 LG는 정규리그 우승만 한 번 했을 뿐 아직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없다. 지난 시즌엔 10개 팀 가운데 9위에 처졌다. “어려운 시기에 감독을 맡아 부담이 된다”고 운을 뗀 조 감독은 “솔직히 기대도 많이 된다. 팀 컬러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 감독이 변화를 위한 수단으로 밝힌 비법은 ‘대화’다. 조 감독은 “프런트와 선수들 사이가 그리 좋은 팀은 없다고 본다. 이 간극을 좁히면 유대관계가 생기고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대화를 하며 중간다리 역할을 하려 한다. 감독은 선수들이 필요한 부분을 어시스트하는 위치”라고 말했다. 조 감독의 외할아버지는 YMCA 명예총무로 활동한 고 오리 전택부 선생. 오리 선생은 평소 조 감독에게 “남 탓하지 말고 자신부터 조용히 하나하나 이뤄 나가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선수 보강에 대해서는 “필요 없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휴식기라 아직 선수단과 상견례를 갖지 않았지만 기존 멤버들에게 믿음을 보내며 한발 다가섰다. 조 감독은 “우승이나 최하위권이나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다. (기존보다) 조금 더 빠른 농구를 하겠다. 공격 횟수를 많이 가져가는 재미있는 농구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볼 배분 역할을 맡고 있는 가드 김시래(31)의 활용에 대해서도 그는 “드리블을 조금 줄이자고 제안할 거다. 그러면 한 박자 빠른 패스가 나올 거고 시래의 도움 횟수도 늘어날 거라 본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현역 시절 강도 높은 훈련으로 단신(180cm)의 핸디캡을 극복한 끝에 폭발적인 3점슛 능력을 지닌 ‘캥거루 슈터’로 이름을 날렸다. 기량이 별로라는 평가 속에 어렵게 고교에 입학한 뒤 2년 동안 매일 새벽 개인 훈련을 비롯해 하루에 5번씩 훈련을 하기도 했다. LG에선 팀 훈련 방식의 변화도 시사했다. 조 감독은 “단체 운동량이 많다고 실력이 좋아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팀 훈련이 하루 1시간 반 정도로 짧더라도 개인 운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KCC의 전신인 현대 시절 이상민(48·삼성 감독), 추승균(46·전 KCC 감독)과 트리오를 이뤄 ‘현대 왕조’를 구축했다. 당시 트리오의 맏형이던 그는 두 후배보다 늦게 KBL 감독 직함을 달았다. 조 감독은 “감독이 된 뒤 두 사람이 첫 번째, 두 번째로 축하 전화를 해왔다. 감독으로는 선배라 ‘한 수 가르쳐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감독으로서) 우승 반지만 가장 마지막에 끼지 않으면 된다”며 웃었다. 이상민 감독과 추승균 전 감독은 감독으로는 아직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험이 없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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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L-KBO서 부상 없이” 5년째 동반 훈련

    “볼넷 등 공짜로 출루시키는 것보다 차라리 맞는 게 나아요.” 최근 프로야구 연습경기에서 최고 구속 시속 138km의 느린 공으로 타자들을 공략하고 있는 비결을 묻자 한화 장민재(30)는 ‘싸움닭 기질’을 꼽았다. 자체 청백전에서 24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50(4자책점)을 기록한 그는 23일 대전에서 열린 KIA와의 팀 간 연습경기에서도 5이닝 2실점으로 선방했다. 1회초 무사만루의 위기에서 2점을 내줬지만 결국 선발로 제 역할을 했다. 그의 말과 행동은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33·토론토)을 보는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둘은 다른 리그에서 뛰지만 2016년부터 매년 초 따뜻한 곳에서 함께 훈련을 한다. 장민재가 전역한 직후인 2015년 말 한화에서 동료였던 류현진이 직접 연락해온 게 벌써 5년째다. 장민재는 “함께 훈련하기 전만 해도 현진이 형은 이미 대선수라 범접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하나라도 더 배우려 다가서던 모습을 좋게 기억한 것 같다. 제대하자마자 ‘어디야? 뭐해? 나랑 함께하자’라고 정신없이 말해 따라나섰다”며 웃었다. 5년 사이 장민재의 주선으로 이태양(30), 김진영(28) 등 한화의 다른 투수들도 류현진과 훈련하며 기를 받아갔다. 장민재는 “앞으로도 싹수 있는 후배들을 데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함께 훈련할 때만 해도 류현진은 어깨 부상으로 미래가 불투명했고, 장민재는 전역 후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아야 했던 시기다. 묵묵히 서로를 응원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후 류현진은 지난해 MLB 평균자책점 전체 1위에 오르는 등 성공적으로 부활했다. 4년 8000만 달러에 토론토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으며 ‘FA 대박’도 맞았다. 제대한 후 존재감을 제대로 알리기 시작한 장민재는 지난해 한화의 가장 믿을 만한 토종 선발로 자리 잡았다. 올 시즌 데뷔 처음으로 억대 연봉(1억1000만 원) 대열에도 올라섰다. 정교한 제구로 타자와 승부하는 둘의 투구 스타일은 닮았다. 류현진을 보며 장민재도 구속보다 제구에 대한 욕심을 갖게 됐다. 류현진의 전매특허인 같은 투구 폼으로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구사하는 모습마저 닮아가고 있다. 장민재는 “현진이 형이 ‘변화구도 패스트볼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속이고) 던지라’고 조언해주는데 하다 보니 되더라”고 말했다. “얼마 전 (김)태균이 형이 ‘(투구 폼을 보고) 패스트볼 던지는 줄 알았는데 변화구였다’고 칭찬해줬을 때 뿌듯했다”고도 덧붙였다. 둘의 다짐은 ‘부상 없이 야구하기’다. 모두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부상이 없어야 류현진은 자신의 공언대로 몇 년 뒤 친정팀 한화에 복귀할 수 있다. 30대 중반이 될 장민재도 한화 소속이어야 ‘시즌 중’에도 류현진과 함께할 수 있다. “현진이 형이 ‘한화로 복귀하면 알 만한 애가 너밖에 없어. 노장이겠지만 그래도 동생이니까 부려먹을 거야’라고 해요. 고생스럽겠지만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 하하.”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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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다 온다, 리그는 온다]“나홀로 터득 ‘너클볼’ 하루빨리 선봬야죠”

    “빨리 개막일이 오면 좋겠습니다.” 1년 넘는 공백기를 가졌던 롯데 베테랑 투수 노경은(36)에게 프로야구 개막(5월 5일)을 맞는 소감을 묻자 “작년에도 나름의 시즌을 보내 오래 쉬었다는 느낌은 없다”면서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KBO리그 역대 가장 많은 1756개의 홈런이 터질 만큼 ‘타고투저’ 현상이 심했던 2018시즌에도 그는 9승 6패, 평균자책점 4.08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그는 대박도 노려볼 만했지만 원소속팀 롯데와 협상 중 갈등을 빚다가 2019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노경은이 활약할 당시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가을야구 경쟁을 펼쳤던 롯데는 지난해 마운드가 무너지며 꼴찌로 추락했다. 공인구 반발력 감소로 다른 구단 투수들은 전년도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롯데만큼은 예외였다. 한화로 이적한 장시환(6승)이 팀 내 최다승 투수였다. 노경은을 원하는 부산 팬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9월 새로 취임한 성민규 단장은 2년 총액 11억 원에 노경은을 다시 데려왔다. 노경은은 “공백기는 보약이 됐다. 야구를 그만둘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비로소 야구가 뭔지 알겠더라”고 말했다. 지난해 롯데 출신의 정보명 감독이 있는 동의대에서 한참 어린 후배들과 훈련하면서 타자와의 다양한 수 싸움을 공부했단다. 언제 자기를 부르는 팀이 나올지 몰라 선발 투수의 6일 주기 ‘루틴’(100구 투구-유산소운동-웨이트트레이닝 및 보강훈련-롱 토스-휴식-휴식)을 반년 정도 꾸준히 지켰다. 새 구종인 ‘너클볼’도 장착했다. “혼자 독학해서 터득했어요. 구종이 많아지면 타자들이 생각할 게 많아져 수 싸움에서 제가 유리해지겠죠. 많이는 아니겠지만 안 던지진 않을 겁니다. 하하.” 롯데 복귀 후 노경은은 팀 내 유망주들과 함께 호주프로야구리그(ABL)로 건너가 겨울 동안 실전 감각을 익혔다. 첫 등판부터 최고 구속 시속 148km를 기록하며 건재를 증명했다. 지난 시즌부터 반발력이 낮아진 KBO리그 공인구의 효과를 노경은은 올 시즌부터 체감한다. 그는 “예전에도 맞혀 잡는 승부를 해왔다. 공 반발력이 낮아지면 타자의 타구 속도도 줄기 마련이다. 컨디션이 안 좋아 무너지는 날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2018시즌 때보다는) 유리한 게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더 이상 ‘꼴찌’ 롯데는 없을 거라고도 장담했다. “타격 전문가로 명성이 자자한 허문회 감독님 부임 후 방망이가 좋아진 게 청백전을 치러 보니 실감이 나요. 투수가 5점 이하로 막아준다면 지지 않을 거라는 믿음 같은 게 생겼어요. 어느 팀도 우리를 얕볼 수 없을 겁니다.” 노경은은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라고 주문처럼 말했다. 유니폼을 영영 벗을 뻔한 자신을, 꼴찌의 아픔을 경험한 팀을 향한 메시지기도 했다. 롯데에서 4선발 또는 5선발이 유력한 노경은. 그는 2018년 10월 11일(KIA전 6이닝 무실점 승리) 이후 19개월 만의 정규시즌 복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롯데 팬들 역시 마운드에 ‘노경은총’(노경은의 별명)이 내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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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중 함성 없어도 열기는 뜨거웠다

    해는 쨍쨍했지만 바람이 거셌다. 21일 서울 잠실구장의 날씨는 4월 하순이라고 하기엔 무척 쌀쌀했다.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낀 경기장 요원들도 두꺼운 점퍼를 입고 있었다. 하지만 ‘야구장의 봄’을 손꼽아 기다린 선수들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강한 바람에 유니폼이 펄럭거렸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라운드에서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이날 서울을 비롯해 창원, 인천, 광주, 수원 등 5개 도시에서는 올해 들어 처음 팀 간 연습경기가 펼쳐졌다. 5월 5일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을 앞둔 전초전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10개 구단 선수들은 지난달 초 해외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뒤 자체 청백전만 치러 왔다. 선수들은 모처럼 긴장감 있는 분위기 속에서 그간 갈고닦은 실력을 마음껏 선보였다. 이날 두산과 LG가 맞붙은 잠실구장에는 국내 취재진뿐 아니라 이례적으로 AP통신, AFP통신 등 외신까지 몰릴 만큼 높은 관심을 보였다. 모든 연습경기가 무관중 경기로 치러져 팬들이 ‘직관’을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전 경기가 TV와 인터넷 포털 등을 통해 생중계돼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이닝 교체 시마다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구단도 있었다. 키움-SK의 경기가 열린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는 관중은 없어도 SK 치어리더들이 응원을 펼치며 선수들의 흥을 돋웠다. 하지만 코로나19 시대의 야구장 풍경은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심판들은 마스크 외에 위생장갑을 착용했다. 장갑을 껴 흰색이 된 손이 도드라져 보였다. 잠실구장 주심을 맡은 오훈규 심판은 포수 마스크 안에 검은색 방역 마스크를 하나 더 착용했다. 그는 “장갑 착용은 처음이라 조금 불편했지만 판정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안전이 가장 중요한 상황인 만큼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수단도 경기 내내 ‘거리 두기’를 실천했다. 선수들은 달리기 훈련 때를 빼고는 마스크 차림으로 타격 및 투구 훈련을 실시했다. 경기 중에도 서로 간의 접촉을 최소화했다. 홈런을 치고 들어와서도 손바닥 하이파이브를 하는 대신 주먹이나 팔꿈치 등을 맞대는 세리머니를 했다. KBO는 맨손 하이파이브와 맨손 악수를 자제할 것을 강력 권고하고 있다. 비말 전파를 막기 위해 경기 중 침을 뱉는 행위도 금지하면서 경기 중 침을 뱉는 선수도 크게 줄었다. LG 투수 차우찬은 “침을 뱉지 않으려고 신경 썼다”고 말했다. 감독 인터뷰도 생소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화와 KT가 맞붙은 수원 경기에서 한용덕 한화 감독은 그물망을 사이에 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했다. 롯데-NC전이 열린 창원 경기에선 이동욱 NC 감독이 취재진과 멀리 떨어진 상태로 구장 투어용 마이크를 활용해 인터뷰에 응했다. 팬 서비스 차원으로 경기 중 실시하기로 한 감독들의 TV 생중계 인터뷰도 눈길을 끌었다. 3회말 이후 중계진과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한 류중일 LG 감독은 “질문과 대답 시간이 짧아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친 것 같다”며 조금 어색해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는 정규시즌 개막 후에도 이날과 비슷하게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KIA 최형우는 “팬들의 응원 소리가 없어 아쉬웠다. 하지만 상대 팀과 처음 만났다는 게 더 의미가 있어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뛰었다”고 말했다.  김배중 wanted@donga.com / 창원=강홍구 기자}

    • 202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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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년 만의 올림픽 물살, 후회 없이 독하게”

    “하루라도 운동을 게을리하면 나이가 나이인지라 컨디션이 확 떨어져요(웃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훈련시설 대부분이 문을 닫아 ‘운동선수’ 하기 힘든 시기다. 수영 박나리(32·전북체육회)도 마찬가지다. 매일 오전 웨이트트레이닝을 2시간 정도 한 뒤 오후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문 연 수영장을 찾아 다시 2시간가량 물에서 훈련을 한다. 주말에는 등산도 한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평소 6시간 이상 훈련하던 시절에 비하면 부족하단다. 박나리의 ‘훈련 중독’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고교 1년이던 2004년 당시 아테네 올림픽 개인혼영 200m에 출전하며 ‘제2의 최윤희’로도 불린 박나리는 곧바로 잊혀졌다. 부상 등이 이유였다. 2011년 이후에는 국가대표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꾸준히 몸을 만들며 때를 기다린 그에게 서른이 된 2018년에 기회가 찾아왔다. 그해 전국체육대회에서 2011년 이후 7년 만에 개인종목(자유형 200m) 1위를 차지한 것. 기세를 몰아 이듬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달며 8년 만에 국가대표(여자 계영 800m)로 광주 세계수영선수권에도 출전했다. 박나리, 최정민(22·전북체육회), 정현영(15·거제고현중), 조현주(20·울산시청)가 호흡을 맞춘 여자 계영 800m 한국대표팀은 본선 12위에 오르며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박나리가 계영 경험이 없던 동생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한 게 큰 역할을 했다. 17년 만의 올림픽 출전에 한 발 가까워진 맏언니를 위해 동생들은 “이 멤버, 이대로!”를 다짐했다. “지난해 12월 정민이, 현영이와 함께 제주도에서 훈련을 했어요. 세계선수권 때보다 기량이 더 좋아졌더라고요. (다시 한 팀이 되려면) 저만 잘하면 될 것 같아요. 하하.” 세계선수권 당시 한국 경영 최고령 국가대표였던 그는 지금도 ‘최고령 여자 등록선수’다. 스포츠 행정가를 꿈꾸며 학업을 병행(서울대 체육교육과 4학년) 중인 그는 요즘 젊은 선수들에게 롤 모델로도 언급되고 있다. 도쿄 올림픽에서의 목표는 4명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계영 주자 외에 주 종목인 자유형 200m 개인전 출전이다. 꿈을 이루려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에 올라야 한다.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서른넷. 쉽지는 않겠지만 몸 관리의 중요성을 알기에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세계선수권 이후 한동안 컨디션이 뚝 떨어졌기에 올림픽 1년 연기가 개인적으로는 좋은 기회라고 여기고 있다. “어렸을 때는 국가대표 타이틀이 쉽게 따라오는 거라 착각했어요. 세월이 흐르면서 피나는 노력이 없다면 힘들다는 걸 깨달았어요. 준비할 시간이 더 주어진 만큼 독하게 몸을 만들어서 후회 없이 마지막 올림픽을 치러보고 싶어요.” 오전부터 비가 내린 19일, 그는 서울 노원구 불암산 정상에서 찍은 ‘인증 사진’을 보내왔다. 마지막 올림픽을 향한 준비는 오늘도 변함없이 진행되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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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디어 야구!… 세계가 주목하는 연습경기

    많은 팬들이 기다리던 ‘야구의 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멈췄던 한국 프로야구가 21일 팀 간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기지개를 켠다. 5월 1일 개막이 유력한 가운데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이날부터 팀당 4경기씩, 총 20차례의 연습경기를 펼친다. 사실상의 시범경기라고 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1일 연습경기는 AP, AFP통신 등 해외 언론들도 취재할 예정이다. 연습경기를 외신이 취재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현재 프로야구 리그를 운영하는 국가는 대만이 유일하다. 한국과 함께 3대 리그인 미국과 일본은 언제 리그를 개막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21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맞붙는 ‘한 지붕 라이벌’ 두산과 LG는 각각 선발 투수로 이영하와 차우찬을 내세운다. 공식전이 아니기에 선발 예고를 할 필요가 없었지만 양 팀은 정규시즌처럼 선발 투수를 20일 발표했다. 이번 연습경기는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게 달라진다. 우선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을 제외한 모든 구역(클럽하우스 포함)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심판위원들도 마스크와 위생 장갑을 의무 착용한다. 스트라이크와 볼 콜을 해야 하는 주심은 포수 마스크 안에 방역용 마스크를 낀다. 구단 트레이너와 매니저, 통역 등 선수단과 동행하는 프런트와 볼보이, 배트걸, 비디오판독 요원 등 경기와 관련된 관계자들도 모두 마스크와 위생 장갑이 필수다. 선수들은 습관처럼 해 오던 하이파이브나 악수를 자제해야 한다. 개막이 눈앞이라 각 팀은 주전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한다. 일찍 입국한 외국인 선수들은 대거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월 말에 입국해 2주간의 자가 격리 기간을 거친 LG, 삼성, KT 외국인 선수들은 연습경기 출전이 어려울 수 있다. 21일 열리는 연습경기는 모두 TV 생중계로 즐길 수 있다.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키움-두산 경기는 오후 1시 55분부터 지상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이헌재 uni@donga.com·김배중 기자}

    • 2020-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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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농구 안 망했다”… 이관희는 왜 선배들을 비판했나

    ‘한국 농구 아직 망하지 않았다!’ 18일 프로농구 삼성 이관희(32)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농구선수갓관희)에 올린 9분 분량의 영상이 코트 밖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은퇴한 하승진(35)과 최근 현역 생활을 마감한 전태풍(40)이 은퇴 소감으로 “한국 농구는 망했다”, “감옥 같았는데 은퇴해서 정말 행복하다” 등 한국 농구를 ‘디스’(비난)한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을 올린 것이다. 이관희는 “한국 농구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승진, 전태풍이 한국 농구의 훈련법은 주먹구구식이고 문화가 수직적이라는 데에 대해 “맞는 말도 있고 공감한다”면서도 “일부인 데다 적어도 15년 전 이야기다. ‘망했다’고 표현하는 농구 코트에 남아 뛰는 현역들, 프로를 꿈꾸는 유망주들의 사기가 꺾일 수 있다. 한국 농구가 가고 있는 방향을 좋게 풀어 이야기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관희는 방송 후 전화 인터뷰에서 “유니폼을 벗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불만을 내뱉은 형들에게 조금 화가 나는 부분이 있었다. 현역일 때 ‘선수 대표’로 나서줬다면 어땠을까 조금 아쉬웠다”며 게시 이유를 밝혔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한국 농구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이관희는 “트레이닝 파트를 일례로 들면 트레이너들이 해외에서 배워 온 선진 몸 관리 기법 등을 접목시키려 많이 노력한다. 나 같은 경우도 스텝 기술 등을 기르기 위해 트레이닝 파트의 조언을 받아들여 복싱을 익혔다. 과거라면 꿈도 못 꿀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주변을 둘러봐도 프로 타이틀을 달고 훈련을 게을리하는 선수는 없다”며 좀 더 애정 있게 바라봐주면 좋겠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번 시즌은 조기 종료됐다. “많이 부족했다”며 아쉽게 마감한 시즌을 되돌아본 이관희는 올 시즌 내내 자신을 괴롭혔던 족저근막염 부상을 치료하고 ‘스킬 업’을 위해 경기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관희의 진심 어린 발언은 선배들의 마음을 움직인 모양이다. 그의 방송 이후 하승진은 “선수들이 힘들게 느꼈던 부분을 대변해주고 싶었는데,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면 사과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관희는 “당초 형들을 비난하려는 게 목적이 아니었다. ‘한국 농구 발전을 위해서’라는 목적은 모두 같다. 두 달 전 유튜브를 시작하고 가장 먼저 연락을 줘 응원해준 사람이 (하)승진이 형이다.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탓에 ‘같이 방송 찍자’고 하고 지금껏 못 만났다. 이젠 안 만나면 안 될 것 같다”며 웃었다. 2011년 삼성에 입단해 꾸준한 기량 상승으로 팀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한 이관희는 데뷔 후 처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올 시즌 40경기를 뛰며 평균 10.6점, 3.2리바운드, 1.7도움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친 그는 잔류와 이적의 기로에 섰다. 이관희는 “1분, 1초라도 코트 위에서 내가 더 필요한 팀을 선택 기준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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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7km 이동원 가세… 더 뜨거워질 불펜 ‘광속구 대결’

    프로야구 디펜딩챔피언 두산에 깜짝 파이어볼러가 등장했다. 1군 무대 경험이 전혀 없는 이동원(27)이 주인공이다. 13일 자체 청백전을 통해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실전 무대에 처음 선을 보인 이동원은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동안 최고 시속 156km의 강속구를 던져 코칭스태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틀 뒤에도 마찬가지. 15일 청백전에서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최고 구속을 1km 더 끌어올렸다. 2012시즌을 앞두고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이동원은 당시 공은 빨라도 제구가 불안한 선수였다.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2군)에서 13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며 삼진 18개를 뽑아냈지만 4사구를 26개나 내줬다. 이번 시즌의 시작은 달라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리그 개막이 미뤄져 몸 만들 시간을 충분히 얻고 있는 이동원은 청백전 2경기에서 단 1개의 볼넷도 내주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에 꽂히는 150km대 공은 위력적이었고, 매 경기 마지막 타자를 상대로는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2군 코칭스태프로부터 “많이 좋아졌다”는 보고를 받고 이동원을 호출한 두산 김태형 감독은 15일 경기 후 “3연타(세 번)는 봐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기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불펜 마운드 운용에 대해서 “컨디션이 좋은 선수 위주로 개막 엔트리를 구성하겠다”고 밝혀 왔다. 이동원이 제구가 되는 빠른 공을 계속 던진다면 그를 1군에 올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동원으로서는 입단 8년 만에 1군 마운드를 밟은 것도 꿈이 아니다. 지난 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 시속 152.4km, 최고 157.2km를 기록한 파이어볼러 조상우(26·키움)도 개막만 기다리고 있다. 11일 처음 청백전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조상우는 최고 구속 시속 151km의 공을 뿌렸다. 조상우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시즌 후반에 많은 공을 던졌다. 국가대표로 프리미어12 대회에도 출전했다. 이에 손혁 키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조상우가 무리하지 않도록 일정을 조절했다. 국내에 돌아와서도 천천히 몸을 만들게 했다. 충분히 휴식을 취한 조상우는 첫 등판부터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한동안 실전 투구가 없었던 LG의 신예 클로저 고우석(22)도 14일 최고 구속 시속 151km를 선보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해 KBO리그 불펜 마운드는 ‘광속구 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은 ‘돌직구’를 앞세워 KBO리그에서 277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38)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오승환은 일본, 미국 무대를 거쳐 7년 만에 KBO리그 마운드에 오른다. 지난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그는 11일 첫 청백전 등판에서 최고 시속 147km의 공을 던지며 이상이 없음을 알렸다. 해외 원정 도박으로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그는 올해 남은 30경기 징계를 채우면 정규 시즌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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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다 온다, 리그는 온다]더 강해져 돌아온 ‘센터라인 핵’… 독수리 비상을 꿈꾼다

    프로야구 한화 유격수 하주석(26)의 2019시즌은 끔찍했다. 2018시즌 한화의 11년 만의 가을무대 진출에 일조하며 ‘센터 라인’(포수-유격수-2루수-중견수)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기쁨도 잠시. 2019시즌 개막 후 5경기 만에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넓은 수비 범위가 되레 화를 불렀다. 3월 28일 KIA전 7회말. 유격수로 출전한 그는 최원준이 친 유격수∼3루수 사이의 깊숙한 타구를 잡고 1루로 송구하다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하주석은 초고교급 유격수라는 수식어를 달고 2012년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야구에만 집중하기 위해 일찌감치 상무에 입대해 병역도 마쳤다. 2016년부터 서서히 주전으로 자리 잡으며 선수로서 꽃을 피우려던 그에겐 날벼락 같은 부상이었다. 팀의 미래를 책임질 유격수를 얻었던 한화도 하주석의 부상과 함께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8시즌 3위에 올랐던 팀은 이듬해 9위로 추락했다. 하주석의 빈자리 속에 팀의 수비 밸런스가 무너진 것도 부진의 원인이었다. 부상 후 수술, 그리고 긴 재활의 시간을 가진 하주석은 올해 2월 미국 애리조나에서 시작된 스프링캠프에 맞춰 정상 컨디션을 되찾고 팀 훈련에 복귀했다. 이때부터 국내 훈련과 연습경기까지 꾸준히 소화하고 있다. 유격수치고 큰 184cm의 키에서 파생되는 넓은 수비 범위는 여전하다. “부상을 당했던 당시의 상황이 다시 일어나도 똑같이 공을 잡으려고 달려갈 것”이라며 트라우마를 극복한 모습도 보였다. 붙박이 2루수로 자리 잡은 정은원(20)과의 호흡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주석은 “10개 구단에 견줘 뒤처지지 않는 ‘키스톤 콤비’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의 정민철 단장 체제에서 첫 시즌을 맞는 한화는 지난해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전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데뷔한 유망주 노시환(20)을 3루수뿐 아니라 유격수로도 활용하며 포지션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건 하주석의 부활이다. 하주석도 팀의 바람대로 ‘100%’를 자신한다. 부상 공백기에 스스로를 많이 돌아봤단다. 우선 무릎의 부담을 덜기 위해 부상 이후 6kg을 감량하고 경기, 훈련 후에 반드시 보강운동을 한다. ‘큰 거 한 방’을 노리던 타격 스타일도 정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궤도를 수정했다. KBO리그 통산 타율이 0.262에 불과하지만 올해 해외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치른 연습경기, 국내 청백전에서 꾸준히 3할을 오가는 등 방망이 실력도 업그레이드됐다. 이 기간 장타력도 0.413으로 자신의 통산 장타력(0.382)을 웃돌고 있다. 하주석은 “늘 입고 지내던 유니폼을 오랜 기간 못 입어 너무 슬펐다”고 말했다. 그만큼 팬들 앞에 건강한 모습으로 뭔가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다. 그는 “2018시즌처럼 팀을 순위표 높은 곳에 올려놓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독수리의 비상은 시즌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는 그의 ‘간절함’에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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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배중 기자의 핫코너]불안 노출한 롯데 마운드, 고효준마저 없었다면

    한겨울 추운 국내에서 내일의 기약도 없이 훈련했다는 고효준(37·롯데)의 첫 청백전 투구 결과는 해외 스프링캠프를 다녀온 다른 선수들 못지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나았다. 14일 첫 실전에 나선 고효준은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든든한 마당쇠’의 모습으로 돌아왔다.지난시즌이 끝나고 2002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고효준은 은퇴위기까지 몰렸다. 원 소속팀이던 롯데는 마흔을 바라보는 그의 나이와 많은 이닝 투구 등을 걱정해 선뜻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현역을 꿈꾸는 그에게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살 길을 마련해주겠다고 했지만 ‘26번째 선수’, 즉 1군급 선수를 반대급부로 원했다. 타 팀으로의 이적은 쉽지 않아보였다.하지만 고효준에게 포기는 없었다. 고향 청주에서 사회인야구 리그가 한창인 운동장 한 구석에서 벽을 향해 공을 던지는 ‘벽치기’를 하며 투구 밸런스를 잡았다. 고효준은 “프로에서 1, 2년 던진 게 아니다. 포수를 앉혀놓고 던지지 않아도 감각은 익힐 수 있다”고 긍정했다. 사람이 그리울 땐 몸을 풀던 동호인들과 캐치볼을 하며 그렇게 현역연장 꿈을 이어갔다.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란다. 2월 한 온라인매체에서 “그가 은퇴를 고려한다”고 전하며 계약소식이 없던 그의 은퇴는 기정사실화됐다. 고효준도 “(기사가 나온 날도) 은퇴 생각 없이 훈련 중이었다. 그걸 보고 되레 상황이 많이 안 좋다고 느끼며 유니폼을 벗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하지만 그의 바람대로 ‘현역 꿈’은 연장됐다. 지난달 10일 그는 롯데와 1년 최대 1억2000만원에 계약했다. 롯데가 세대교체, 혁신을 선언했지만 마운드에 베테랑도 필요한 건 사실이다. 롯데에서 데뷔한 뒤 SK, KIA를 거쳐 롯데로 돌아오며 선발, 구원을 안 가리며 잡초같이 지금까지 버텼다.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최근 몇 년 동안 세월을 거스르며 올라갔다.“굳이 포수를 앉혀놓고 투구 연습을 하지 않아도 된다”, “매년 구속이 오를 정도로 아직 몸이 좋다”던 그의 자신감은 14일 실전 복귀전에서도 그대로 증명됐다. 한국 나이 서른여덟인 좌완투수 고효준의 이날 최고 구속은 146km까지 찍혔다. 컨디션이 더 좋아진다면 구속이 더 오를 가능성도 높다.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는 약점도 이날 보이지 않았다. 이날 외국인 선수 샘슨을 포함해 추풍낙엽처럼 스러지는 투수진을 본 롯데 팬들은 “고효준마저 없었다면…”이라며 다소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현역 연장에 성공한 고효준의 꿈은 자신의 고교(세광고) 선배이자 좌완투수 중 KBO리그 최다인 ‘21시즌’을 보낸 송진우의 최장시즌 현역 기록을 깨는 거란다. 몇 승, 평균자책점 몇 등 다른 숫자에는 미련이 없다던 그는 ‘그 숫자’에는 미련이 생긴다고 했다. 시즌이 개막하면 19번째 시즌을 맞기에 최소 2022시즌까지 고효준은 현역 유니폼을 입어야 자신의 대선배와 어깨를 나란히 해볼 수 있다. 적어도 14일 보여준 희망찬 모습이라면 롯데에게도 고효준은 앞으로 꽤 오래 필요해 보인다.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면야 고효준 또한 수천 번의 차디찬 벽치기라도 각오할 테니.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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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습경기 쌓이며 쑥쑥 크는 신인들

    몇 년 뒤를 내다보며 가능성을 시험받던 프로야구 신인들이 전례 없이 많은 연습 경기 덕분에 일찌감치 잠재력을 뽐내고 있다. 류중일 LG 감독은 10일 자체 청백전이 끝난 뒤 함박웃음을 지었다. 1차 지명 신인 이민호(19)와 2차 1라운드에서 뽑은 왼손 투수 김윤식(20)이 나란히 3이닝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부터 실전에 나선 이민호는 자신의 첫 두 경기에서 각각 2점을 내줬지만 세 번째 등판인 2일(2이닝 무실점)에 이어 이날도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7km까지 찍혔다. 직전 경기까지 8이닝 1실점 호투 행진을 하던 김윤식도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류 감독은 “LG의 새 재산”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삼성에선 신인 김지찬(19)이 주목받고 있다. 김지찬은 지난해 부산 기장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2루수로 수비상을 거머쥐었던 내야수 출신이다. 어깨가 좋고 발이 빨라 유격수, 3루수 등 내야의 여러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 신장이 163cm로 KBO리그에서 가장 작지만 야구 센스만큼은 ‘거인’이라고 불릴 만큼 뛰어난 김지찬에게 허삼영 삼성 감독은 연습경기에서 외야까지 맡기며 ‘멀티 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경기 출전도 많아지고 있다. 재일교포 출신인 두산 안권수(27)도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앞세워 국가대표 라인(김재환, 정수빈, 박건우)을 갖춘 두산 외야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강철 KT 감독으로부터 일찌감치 5선발로 낙점받은 소형준(19), ‘완성형에 가까운 신인’이라고 평가받는 한화 남지민(19)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며 도쿄 올림픽 대표팀 사전 등록 명단(111명)에도 포함되는 등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루키 열풍은 개막을 기다리는 KBO리그에도 호재다. 최근 3시즌 동안 이정후(22·키움), 강백호(21·KT), 정우영(21·LG) 등 고졸 신인들은 독주 끝에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이번 시즌에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신인왕 레이스로 흥미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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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선 힘들었는데… 가족 곁에 있으니 외롭지 않아요”

    “외롭지 않아서 좋은 것 같습니다(웃음).”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 내야수 최지만(29)은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귀국한 것을 잘한 판단이라고 자평했다. 최지만은 MLB 정규 시즌이 연기되자 지난달 24일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미국에 남아 훈련하며 시즌 개막을 맞기로 한 류현진(33·토론토),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등과 다른 행보였다. 입국 후 2주간의 자가 격리 기간을 거친 그는 8일부터 인천 서구에 위치한 한 베이스볼 레슨장에서 개인 훈련을 시작했다. 최지만의 형이자 SK 불펜포수 출신의 최정우 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약 5일의 훈련 적응기간을 거친 최지만은 13일 취재진 앞에 자신이 훈련하는 모습도 처음 공개했다. “이렇게 많은 취재진 앞에서 훈련하는 건 처음”이라며 웃은 최지만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이후 미국에서 생활하기가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최지만은 “미국에서는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반면 한국에서는 자가 격리 기간에도 가족과 함께 있어서 심리적으로 편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처음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하며 팀의 포스트시즌(PS) 진출에도 일조했던 최지만은 코로나19로 인해 시즌 개막이 연기된 것을 아쉬워했다. 그는 “지난해 겨울부터 열심히 훈련했고 느낌도 좋았다. (이를 경기에서) 보여주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들도 사람이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현재의 상황을 이해한다고 했다. 인천 동산고 출신의 최지만을 위해 인천 연고 팀 SK는 필요할 경우 도움을 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훈련장을 폐쇄하고 선수들에게 집에 머물 것을 권유한 미국과 달리 한국은 각 팀이 팀 훈련과 자체 연습경기를 진행하며 시즌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21일부터는 팀 간 연습경기도 치러질 예정이다. 최지만은 “SK의 손차훈 단장님, 염경엽 감독님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감사하게도 도와주신다고 했다. SK 선수들도 좋아해줘야 하고, 나로 인해 분위기가 해이해지지 않아야 한다”며 신중하게 고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분간은 실내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서서히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지만은 “소속팀 트레이너와 한국 시간 낮 12시에 영상 통화를 하며 몸 상태를 체크한다. 하루빨리 경기를 뛰고 싶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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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틀어막은 대만, 프로리그 봄을 열다

    전 세계 스포츠팬들의 이목이 대만으로 쏠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주요 프로스포츠가 멈추거나 미뤄졌지만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는 대만은 예외다. 대만에서는 12일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동시에 개막했다. 프로야구 개막은 세계 최초이고 프로축구는 전 세계 다섯 번째다. 이날 타이중 인터콘티넨털 경기장에서는 중신 브러더스와 퉁이 라이언스의 중화직업봉구대연맹(CPBL) 개막전 경기가 펼쳐졌다. 당초 CPBL은 150여 명의 관중을 입장시켜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대만 정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무관중으로 개막전을 치렀다. 그동안 접하기 쉽지 않은 대만 야구였지만 한국 팬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모습이 펼쳐졌다. KT, 키움 등 KBO리그에서 4시즌 동안 활약한 라이언 피어밴드(35)가 퉁이의 선발 투수로 등판했기 때문이다. 제1선발의 중책을 맡은 피어밴드는 5와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제 역할을 했다. 이날 경기는 중신의 트위치 채널을 통해 생중계돼 국내 야구팬들도 경기를 볼 수 있었다. 프로야구 세계 최초 개막전은 사실 하루 더 일찍 치러질 뻔했다. CPBL은 당초 11일 중신과 라쿠텐 몽키스의 경기를 개막전으로 열 계획이었다. 중신의 선발 투수로는 한화와 넥센 등에서 뛰었던 에스밀 로저스가 예고되어 있었다. 하지만 경기 전 내린 비로 개막이 하루 미뤄졌다. 마네킹 관중 등판(?)이라는 이색적인 광경도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무관중 경기의 적막함을 없애기 위해 마네킹을 동원하려 했던 안방 팀 라쿠텐은 11일 경기에 이어 12일 푸방 가디언스와의 경기마저 비로 취소되면서 마네킹 응원을 선보이지 못했다. 같은 날 대만프로축구 정규리그인 타이완프리미어리그(TFPL)는 타이베이, 신베이, 타오위안, 타이난 등 4개 도시에서 개막 라운드를 치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에서 프로축구리그가 열린 것은 타지키스탄에 이어 두 번째다. 세계적으로는 유럽의 벨라루스, 중미의 니카라과, 아프리카의 부룬디에 이은 다섯 번째다. 대만의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은 138위로 아시아축구연맹(AFC) 내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우승팀은 AFC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하위 대회인 AFC컵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이날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3연속 챔피언 다퉁FC와 타이파워FC의 경기는 후반 추가시간 타이파워FC 리샹웨이의 발끝에서 터진 결승골(3-2)로 승부가 갈렸다.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최근 재개된 대만프로농구(SBL) 역시 12일 정규리그 최종전을 무사히 마치고 다음 달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대만은 올해 1월부터 중국발 입국자를 차단하고 검역 의무를 위반한 자국민에게 한화 4000만 원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초반부터 강도 높은 방역을 펼쳤다. 그 결과 이날 현재 코로나19 사망자가 6명, 확진자가 388명에 그치는 등 확산 억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스포츠 리그도 무사히 닻을 올렸다. 김배중 wanted@donga.com·조응형 기자}

    • 2020-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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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A 김호령 “야구판 호령하고 싶다”

    “야구하고 싶어 죽을 뻔했어요. 지금도 행복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제한적인 환경 속에서 훈련과 청백전을 진행하고 있다. 답답할 만도 하지만 KIA 김호령(28·사진)은 그나마 야구를 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지난해 8월 경찰청에서 전역한 그는 허리, 손가락 부상 등으로 스프링캠프 명단에서도 빠진 채 전남 함평 2군 구장에서 지루한 재활을 이어갔다. 지난달 17일 본진이 귀국한 뒤 국내 팀 훈련에 합류해서야 새로 부임한 맷 윌리엄스 감독도 볼 수 있었다. 시작은 늦었지만 페이스는 빨랐다. 공격과 수비에서 연일 강렬한 모습을 선보이며 ‘주전 중견수’를 놓고 고심 중인 윌리엄스 감독의 짐을 덜어주고 있다. 지난달 20일 첫 청백전에서 홈런과 2루타로 장타력을 뽐낸 김호령은 23일에는 멋진 다이빙 캐치로 수비의 진수를 보여줬다. 2일에는 타석에서 다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그의 청백전 5경기 타율은 0.444(9타수 4안타)에 달한다. 201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꼴찌’인 102번째로 KIA에 지명된 김호령은 수비 실력 하나로 김기태 당시 KIA 감독의 눈에 들어 데뷔 시즌(2015년)에 1군을 경험했다. 이듬해 주전으로 도약했지만 빠른 발과 수비 능력에 비해 방망이 실력(2016년 타율 0.267)이 아쉬웠다. 2017년 백업으로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한 그는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다시 시험대에 섰다. ‘2015 KBO 신인 드래프트 10라운드 전체 102순위’ 김호령은 현재 ‘2016년 1라운드 전체 3순위’ 최원준(23)과 중견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김호령은 “곧 서른이다. 젊은 선수들이 잘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긴장된다. 다시 주전 선수가 될 수 있다면 자신 있는 수비는 물론이고 ‘방망이가 아쉽다’란 소리도 듣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큰 소리로 꾸짖는다는 의미의 ‘호령(號令)’과 발음이 같아 이름을 잊기 쉽지 않은 그는 실력으로 야구판을 호령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 첫걸음은 ‘부상 없는 시즌’이란다. 김호령은 “부상으로 여러 번 좌절을 경험했다. 부상 없이 잘하는 모습으로 팬들 앞에 붙박이 중견수로 각인되고 싶다”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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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접촉 피하라” 두 팀 훈련시간 - 동선 철저 분리… 식사도 따로

    전 세계 주요 스포츠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멈췄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는 정규시즌 개막은 미뤄졌어도 팀 훈련, 자체 청백전을 진행하며 2020시즌 “플레이 볼”을 향한 ‘행복회로’를 가동하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소수의 열성 팬들에게만 의미 있을 각 팀의 청백전은 다른 볼거리가 없어 스포츠를 갈구하는 사람들에게 단비 같은 존재가 됐다. 팀별로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자체 중계되던 청백전이 TV채널 생중계까지 되며 위상이 높아졌다. 경기 전 야구장에는 각종 중계 장비들이 드나드느라 분주하다. 감염 예방 조치로 경기 전 선수 접촉이 불가해진 해설위원들도 청백전에 나서는 무명 선수들의 이야깃거리를 수집하느라 열심이다.○ 철저한 선수단 관리, 청백전은 한류 콘텐츠? 자체 청백전은 스포츠 한류를 이끌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태세다. 미국의 유명 메이저리그(MLB) 칼럼니스트 제프 패산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롯데 청백전 중계 온라인 주소를 링크하고 캡처 사진과 함께 “한국의 롯데 선수들이 마스크를 끼고 연습 경기를 하고 있다. 꽤 볼만하다”는 평가를 남겼다. 2일 기준 확진자가 2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미국에서는 MLB 구단들이 일찌감치 스프링캠프 훈련장 문을 걸어 잠그고 선수들의 귀가를 권장했다. 탬파베이에서 뛰는 최지만은 귀국을 택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개막이 연기된 데 이어 시즌 전체 취소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야구팬들이 볼거리를 찾아 KBO리그 청백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구단들은 저마다 철저한 방역을 하며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각 구단 훈련장마다 출입구에 열 감지 카메라를 둬 선수, 관계자 가릴 것 없이 체온이 37.5도 이상이면 출입을 통제한다. 경기장도 주기적으로 자체 방역을 하고 있다. 고열, 인후통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이는 선수나 관계자 등이 나올 경우 훈련을 즉시 중단하고 의심 증상자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 ‘음성’ 판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벌써 두산, SK, NC, KIA 등 몇몇 구단이 ‘훈련 중단→재개’ 경험을 하며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자체 훈련만으로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기에 약 3일 간격으로 청백전도 진행한다. 선수들은 “타 팀과 경기를 치르는 것보다는 긴장감이 떨어진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1군 붙박이들과 이들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백업 간의 치열한 포지션 경쟁은 실전 같은 열기를 뿜어낸다. KIA 외야수 김호령(28)은 수비 중 다이빙캐치를 선보이며 보는 이들을 열광하게 했다. 두산 포수 정상호(38)는 타석에 서서 2차례 투수가 던진 몸쪽 공에 맞았다. 정규시즌 경기에서나 나올 법한 선수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들은 국내뿐 아니라 국외 시청자들에게 쏠쏠한 볼거리가 된다.○ 한 지붕 두 가족 시간-동선 나눠 철저히 분리 야구장을 한 구단이 전용하는 다른 곳과 달리 두산, LG가 안방으로 나눠 쓰고 있는 서울 잠실구장의 풍경은 이색적이다. 지난달 19일 경기 이천 2군 구장 합숙훈련을 마친 LG가 안방인 잠실구장 훈련을 시작해 공유하기 시작한 두 팀은 팀 간 접촉을 피하라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권고에 따라 한 공간 안에서 철저한 분리 생활을 하고 있다. 한 팀이 오전에 야외훈련을 하면 다른 팀이 오전 시간을 피해 스케줄을 잡는 ‘촘촘한’ 일정표를 따르고 있다. 한 팀이 야구장을 마음껏 쓸 수 있는 날은 다른 팀 훈련이 없는 날뿐이다. LG의 휴식일이었던 지난달 31일 두산은 청백전과 함께 훈련을 진행했다. 반대로 두산이 잠실구장을 비운 2일에는 LG가 청백전 등을 하며 마음껏 경기장을 사용했다. 두 팀의 훈련 일정이 겹친 1일은 각본이 잘 짜인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 동안 LG의, 오후 1시부터 두산의 훈련이 예정됐기에 양 팀 선수 및 관계자들의 접촉은 불가피해 보였다. 하지만 양 팀 선수들이 주차장에 차를 대는 시간부터 달랐다. LG 선수들은 훈련 시작 약 2시간 전 출근을 마치고 잠실구장 3루 뒤편에 있는 구단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장에서 몸을 풀었다. 공식 훈련 시작은 오전 10시. 훈련 시작 30분 전 준비운동인 웜업(Warm up)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일찍이 더그아웃에 짐을 풀기 시작한 선수들은 9시 반 무렵부터 몸을 다 풀고 타석에 서서 투구 기계에서 나오는 공을 타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타석 옆 빈 공간에서는 다른 선수 2명이 받침대 위에 공을 놓고 타격하는 티배팅으로 타격 자세를 가다듬고 있었다. 외야 워닝트랙 근처에서는 투수조 선수들이 러닝을 하거나 롱토스 훈련을 하는 등 경기장 구석구석을 빈틈없이 쓰고 있었다. 같은 시간 잠실구장 중앙출입구는 두산의 청색 점퍼를 입은 구단 직원들이 출입자를 통제하고 있었다. 일찍 출근하는 두산 선수들을 위해서다. 오전 10시 무렵부터 신인급 선수들이 하나둘씩 출근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트레이너들은 체온계를 들고 체온을 체크한 뒤 이들에게 훈련장에서 사용할 마스크를 나눠줬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열 감지기에도 온도가 표시된다. 하지만 돌다리도 두들기자는 마음으로 한 번 더 체크하고 기록해 매일 선수들의 체온 변화를 살펴본다”고 말했다. 일찍 경기장을 찾은 선수들은 약 2시간 전 LG 선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구단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장에서 몸을 풀며 야구장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양 팀 선수단의 사이클이 다르지만 접촉이 불가피한 상황이 생길 수 있었다. 낮 12시, 오후 6시 등으로 정해진 식사시간 때다. 두 구단이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기 시작한 뒤 LG가 잠실구장 3루 방향, 두산이 1루 방향에 구단 사무실, 실내 훈련장 등을 만들었다. 중앙출입구를 통과한 두 팀 선수들은 각기 왼쪽(LG), 오른쪽(두산)을 향하기에 잠실구장 안에서 실내훈련을 하면서 마주칠 일은 없다. 야외훈련 때도 두 팀은 각기 실내훈련장이 가까운 3루(LG), 1루(두산) 쪽 더그아웃을 쓴다. 하지만 구내식당은 ‘두산 구역’ 한 곳에만 있다. 과거 경기하는 날, 훈련하는 날이면 두 팀 선수들은 식사시간에 한 곳에서 마주치며 정보를 교류하거나 친분을 쌓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두 팀은 ‘식당 접촉’도 사전에 시간을 조율해 차단했다. 오후 야외훈련 팀은 오전 11시 반부터 약 1시간 동안, 오전 훈련 팀은 훈련을 마치고 낮 12시 반부터 식사를 하는 방식이다. 혹시 모를 감염을 막기 위해 한 팀 선수들끼리도 마주 보지 않고 한 방향으로 앉아 식사하고 있다. 철저한 분리 생활이 이뤄지다 보니 야구장 안팎에서 선수들 일상도 조금 바뀌었다. 과거 경기장 중앙출입구 앞 주차장에서 마주치면 웃으며 악수라도 하던 양 팀 선수들이 ‘어쩌다’ 마주치면 어색한 표정 속에서 멀리서 눈인사 정도만 한단다. 중앙출입구 앞 각 팀 선수들의 주차 구역도 과거보다 철저하게 지킨다. 야외훈련 때도 양 팀은 최대한 접촉을 피하려고 노력한다. 오후 훈련 팀 선수가 조금 일찍 몸을 풀고 나오면 각 팀 더그아웃 깊숙한 곳 혹은 불펜 공간 뒤편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조용히 앉아 상대 팀 훈련이 끝나기를 기다린다. 두산에서 10시즌 동안 활약한 뒤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LG로 복귀해 두산 선수들과도 친한 김현수(32)는 “요새는 집, 훈련장만 오가는 생활을 한다. (두산 선수들과) 만나지 않으니 연락도 잘 안 하게 된다”고 말했다.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도 있다. 1일 오후 두산은 예정됐던 훈련을 갑자기 취소했다. 선수단에서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나온 게 이유였다. 두산은 “소속 선수가 전날 옆구리에 불편함을 호소해 1일 아침 병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폐렴 소견이 나왔다. 발열 등 다른 증상이 없지만 선별진료소 검사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점심 식사까지 마치고 야외훈련을 기다리던 두산 선수들도 이 소식을 듣고 집으로 돌아간 뒤 구단의 권고에 따라 자택에서 대기했다. 반면 LG의 훈련 일정에는 지장이 없었다. 1일 오전 훈련을 치른 LG는 이튿날 오후에 갖기로 했던 청백전도 예정대로 진행했다. LG 관계자는 “두산과 경기장 사용 시간, 동선 등을 철저하게 분리해 훈련을 진행해 왔다. 우리 팀 훈련에 영향을 받을 일이 없다”고 말했다. 두산도 해당 선수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아 3일 잠실구장 공사로 인한 휴식 이후 4일부터 훈련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출구 없는 현실, 꿋꿋이 극복 중인 선수들 안방구장을 마음껏 사용할 수도 없고 의심 환자가 생기기라도 하면 계획을 통째로 바꿔야 하는 날들의 연속이라 답답할 만도 하다. 하지만 김태형 두산 감독은 “훈련 환경이나 개막에 차질이 생기는 걸 따질 때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험한 상황이 빨리 지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산 최주환(32)은 자신의 라커룸에 팀 후배 허경민에게 받은 피카추 인형을 뒀다. 최주환은 “내 별명이 피카추인데 봄 색깔(노랑)이라 팀 분위기가 더 밝아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기분 전환을 위해 뭐라도 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동료들끼리 치고받다(?) 보니 나름의 이점도 있단다. 보통 같으면 해외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국내에 들어와 시범경기가 열리기 전 한두 차례 청백전을 치른다. 하지만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대안으로 예정됐던 ‘팀 간 연습경기’도 미뤄지자 자체 청백전은 선수들의 실전 감각 유지를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여러 번 치러지고 있다. 지난달 16일 국내에서 처음 청백전을 치른 두산도 벌써 7경기를 소화했다. 이로 인해 타 팀 투수, 타자들을 주로 상대했던 선수들이 팀 동료들의 기량을 확실히 체감하게 됐다. 두산 오재일(34)은 “청백전을 여러 번 치러 타석에서 우리 팀 투수들의 공을 모두 봤다. 처음이다. 동료들의 구위가 이렇게 좋은지 이번에 알았다”며 마운드를 향해 신뢰를 보냈다. 시즌 개막 시기는 여전히 알 수 없다. 매주 KBO는 실행위원회와 이사회를 열며 코로나19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아직은 뾰족한 대안이 없어 기약 없이 관망해야 할 형편. 하지만 각 팀 선수들은 무대에 다시 설 그날을 조심스럽게 기다리며 구슬땀을 쏟고 있다.김배중 wanted@donga.com·강홍구 기자}

    • 2020-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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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상 높아진 청백전…“마스크 끼고 경기를?” 해외 팬들도 관심

    전 세계 주요 스포츠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멈췄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는 정규시즌 개막은 미뤄졌어도 팀 훈련, 자체 청백전을 진행하며 2020시즌 “플레이 볼”을 향한 ‘행복회로’를 가동하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소수의 열성 팬들에게만 의미 있을 각 팀의 청백전은 다른 볼거리가 없어 스포츠를 갈구하는 사람들에게 단비 같은 존재가 됐다. 각 팀별로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제공되던 청백전 자체중계 서비스는 TV채널 생중계까지 되며 위상이 높아졌다. 경기 전 야구장에는 각종 중계 장비들이 드나드느라 분주하다. 감염 예방 조치로 경기 전 선수 접촉이 불가해진 해설위원들도 청백전에 나서는 무명 선수들의 이야깃거리를 수집하느라 열심이다.● 철저한 선수단 관리, 청백전은 한류 콘텐츠? 자체 청백전은 스포츠 한류를 이끌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태세다. 미국의 유명 메이저리그(MLB)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롯데 청백전 중계 온라인 주소 링크, 캡처 사진과 함께 “한국의 롯데 선수들이 마스크를 끼고 연습 경기를 하고 있다. 꽤 볼만하다”는 평가를 남겼다. 2일 기준 확진자만 2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미국에서는 MLB 구단들이 일찌감치 스프링캠프 훈련장 문을 걸어 잠그고 선수들의 귀가를 권장했다. 탬파베이에서 뛰는 최지만은 귀국을 택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개막연기는 물론 시즌 전체 취소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야구팬들이 볼거리를 찾아 KBO리그 청백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구단들은 저마다 철저한 방역을 하며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각 구단 훈련장마다 출입구에 열 감지 카메라를 둬 선수, 관계자 가릴 것 없이 체온이 37.5도 이상이면 출입을 통제한다. 경기장도 주기별로 자체적인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고열, 인후통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이는 선수나 관계자 등이 나올 경우 훈련을 즉시 중단하고 의심 자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 ‘음성’ 판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벌써 키움, 두산, NC, 한화 등 몇몇 구단들이 ‘훈련 중단→재개’ 경험을 하며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자체훈련만으로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기에 약 3일 간격으로 청백전도 진행한다. 선수들은 “타 팀과의 경기를 치르는 것보다 긴장감은 떨어진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1군 붙박이들과 이들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백업 간의 치열한 포지션 경쟁은 실전 같은 열기를 뿜어낸다. KIA 외야수 김호령(28)은 수비 중 다이빙캐치를 선보이며 보는 이들을 열광하게 했다. 두산 포수 정상호(38)는 타석에 서서 2차례 투수가 던진 몸쪽 공에 맞았다. 정규시즌 경기에서나 나올 듯한 선수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들은 국내뿐 아니라 국외 시청자들에게 쏠쏠한 볼거리가 된다.● 한 지붕 두 가족 시간, 동선 나눠 철저히 분리 야구장을 한 구단이 전용하는 다른 곳과 달리 두산, LG가 안방으로 나눠 쓰고 있는 서울 잠실구장의 풍경은 이색적이다. 지난달 19일 경기 이천 2군 구장 합숙훈련을 마친 LG가 안방인 잠실구장 훈련을 시작해 공유하기 시작한 두 팀은 팀 간 접촉을 피하라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권고에 따라 한 공간 안에서 철저한 분리생활을 하고 있다. 한 팀이 오전에 야외훈련을 진행하면 다른 팀이 오전시간을 피해 오후 스케줄을 잡는 ‘촘촘한’ 일정표를 따르고 있다. 한 팀이 야구장을 마음껏 쓸 수 있는 날은 다른 팀 훈련이 없는 날 뿐이다. 지난달 31일 LG의 휴식일 날 두산은 청백전과 함께 훈련을 진행했다. 반대로 두산이 잠실구장을 비운 2일에는 LG가 청백전 등을 하며 마음껏 경기장을 사용했다. 두 팀 훈련 일정이 겹쳐진 1일은 각본이 잘 짜여진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 동안 LG의, 오후 1시부터 두산의 훈련이 예정됐기에 양 팀 선수 및 관계자들의 접촉은 불가피해보였다. 하지만 양 팀 선수들이 주차장에 차를 대는 시간부터 달랐다. LG 선수들은 훈련시작 약 2시간 전 출근을 마치고 잠실구장 3루 뒤편에 있는 구단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장에서 몸을 풀었다. 공식훈련 시작은 오전 10시, 훈련시작 30분전 준비운동인 웜업(Warm up)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일찍이 더그아웃에 짐을 풀기 시작한 선수들은 9시 반 무렵부터 몸을 다 풀고 타석에 서서 투구 기계에서 나오는 공을 타격하는 모습도 보였다. 타석 옆 빈 공간에서는 다른 선수 2명이 받침대 위에 공을 놓고 타격하는 티배팅으로 타격 자세를 가다듬고 있었다. 외야 워닝트랙 근처에서는 투수조 선수들이 러닝을 하거나 롱토스 훈련을 하는 등 경기장 구석구석을 빈틈없이 쓰고 있었다. 같은 시간 잠실구장 중앙출입구는 두산의 청색 점퍼를 입은 구단 직원들이 출입자를 통제하고 있었다. 일찍 출근하는 두산 선수들을 위해서다. 오전 10시 무렵부터 신인급 선수들이 하나 둘 씩 출근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트레이너들은 체온계를 들고 체온을 체크한 뒤 이들에게 훈련장에서 사용할 마스크를 나눠줬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열 감지기에도 온도가 표시된다. 하지만 돌다리도 두들기자는 마음으로 한 번 더 체크하고 기록해 매일 선수들의 체온 변화를 살펴본다”고 말했다. 일찍 경기장을 찾은 선수들은 약 2시간 전 LG 선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구단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장에서 몸을 풀며 야구장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양 팀 선수단의 사이클이 다르지만 접촉이 불가피한 상황은 생길 수 있었다. 낮 12시, 오후 6시 등으로 정해진 식사시간 때다. 두 구단이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기 시작한 뒤 LG가 잠실구장 3루 방향, 두산이 1루 방향에 구단 사무실, 실내 훈련장 등을 만들었다. 중앙출입구를 통과한 두 팀 선수들은 각기 왼쪽(LG), 오른쪽(두산)을 향하기에 잠실구장 안에서 실내훈련을 하면서 마주칠 일은 없다. 야외훈련 때도 두 팀은 각기 실내훈련장이 가까운 3루(LG), 1루(두산) 더그아웃을 쓴다. 하지만 구내식당은 ‘두산 구역’ 한 곳에만 있다. 과거 경기하는 날, 훈련하는 날이면 두 팀 선수들은 식사시간에 한 곳에서 마주치며 정보를 교류하거나 친분을 쌓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두 팀은 ‘식당 접촉’도 시간을 사전에 조율해 차단했다. 오후 야외훈련 팀이 오전 11시 반부터 약 한 시간 동안, 오전 훈련 팀은 훈련을 마치고 12시 반부터 식사를 하는 방식이다. 혹시 모를 감염을 막기 위해 한 팀 선수들끼리라도 마주 보지 않고 한 방향으로 앉아 식사하고 있다. 철저한 분리생활이 이뤄지다보니 야구장 안팎에서 선수들 일상도 조금 바뀌었다. 과거 경기장 중앙출입구 앞 주차장에서 마주치면 웃으며 악수라도 하던 양 팀 선수들이 ‘어쩌다’ 마주치면 어색한 표정 속에서 멀리서 눈인사 정도 한단다. 중앙출입구 앞 각 팀 선수들의 주차하는 구역도 과거보다 철저하게 지킨다. 야외훈련 때도 양팀은 최대한 접촉을 피하려고 노력한다. 오후 훈련 팀 선수가 조금 일찍 몸을 풀고 나오면 각 팀 더그아웃 깊숙한 곳 혹은 불펜 공간 뒤편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조용히 앉아 상대 팀 훈련이 끝나기를 기다린다. 두산에서 10시즌 동안 활약한 뒤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LG로 복귀해 두산 선수들과도 친한 김현수(32)는 “요새는 집, 훈련장만 오가는 생활을 한다. (두산 선수들과) 만나지 않으니 연락도 잘 안 하게 된다”고 말했다.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도 있다. 1일 오후 두산은 예정됐던 훈련을 갑자기 취소했다. 선수단에서 코로나19 의심자가 나온 게 이유였다. 두산은 “소속선수가 전날 옆구리에 불편함을 호소해 1일 아침 병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했는데 이 과정에서 폐렴 소견이 나왔다. 발열 등 다른 증상이 없지만 선별진료소 검사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점심 식사까지 마치고 야외훈련을 기다리던 두산 선수들도 이 소식을 듣고 집으로 돌아간 뒤 구단의 권고에 따라 자택에서 대기했다. 반면 LG의 훈련일정에는 지장이 없었다. 1일 오전 훈련을 치른 LG는 이튿날 오후에 갖기로 했던 청백전도 예정대로 진행했다. LG 관계자는 “두산과 경기장 사용시간, 이동 동선 등을 철저하게 분리해 훈련을 진행해왔다. 우리 팀 훈련에 영향을 받을 일이 없다”고 말했다. 두산도 해당선수가 검사결과 음성 판정을 받아 3일 잠실구장 공사로 인한 휴식 이후 4일부터 훈련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출구 없는 현실, 꿋꿋이 극복중인 선수들 안방 구장을 마음껏 사용할 수도 없고 의심자가 생기기라도 하면 계획을 통째로 바꿔야 하는 날들의 연속이라 답답할 만도 하다. 하지만 김태형 두산 감독은 “훈련 환경이나, 개막에 차질이 생기는 걸 따질 때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험한 상황이 빨리 지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산 최주환(32)은 자신의 라커룸에 팀 후배 허경민에게 받은 피카추 인형을 뒀다. 최주환은 “내 별명이 피카추인데 봄 색깔(노랑)이라 팀 분위기가 더 밝아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기분 전환을 위해 뭐라도 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동료들끼리 치고받다(?)보니 나름의 이점도 있단다. 보통 같으면 해외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국내에 들어와 시범경기가 열리기 전 1~2차례 청백전을 치른다. 하지만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대안으로 예정됐던 ‘팀 간 연습경기’도 미뤄지자 자체 청백전은 선수들의 실전감각 유지를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여러 번 치러지고 있다. 지난달 16일 국내에서 처음 청백전을 치른 두산도 벌써 7경기를 소화했다. 이로 인해 타 팀 투수, 타자들을 주로 상대했던 선수들이 팀 동료들의 기량을 확실히 체감하게 됐다. 두산 오재일(34)은 “청백전을 여러 번 치러 타석에서 우리 팀 투수들의 공을 모두 봤다. 처음이다. 동료들의 구위가 이렇게 좋은 지 이번에 알았다”며 마운드를 향해 신뢰를 보냈다. 시즌 개막 시기는 여전히 알 수 없다. 매주 KBO는 실행위원회와 이사회를 열며 코로나19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은 뾰족한 대안이 없어 기약 없이 관망해야 할 형편. 하지만 각 팀 선수들은 무대에 다시 설 그 날을 조심스럽게 기다리며 구슬땀을 쏟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2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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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마스크 1000만장을 고향 뉴욕에”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으로 중국에서도 크게 활약했던 농구 스타 스테폰 마버리(43·사진)가 중국산 마스크 1000만장을 확보해 미국으로 보낸다. ESPN은 30일 마버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받고 있는 뉴욕에 마스크를 전달하기 위해 중국 현지 업체와 1000만 장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마버리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고향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ESPN에 따르면 마버리는 N95 마스크를 장당 2.75달러에 판매하기로 업체와 합의했다. 뉴욕 현지에서 의료용 마스크 가격은 최근 장당 7.5달러까지 치솟았는데, 60% 이상 싼 가격이다. 뉴욕시 보건국은 “마버리와 (배송 등)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996년 NBA에 데뷔해 2009년까지 미네소타, 피닉스, 뉴욕 등에서 활약한 마버리는 2010년 중국프로농구(CBA)에 진출해 베이징 덕스 등에서 9시즌 동안 활약하며 3차례 우승반지를 끼었다. 우승의 일등공신인 마버리를 위해 베이징 팬들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농구 경기장이었던 우커쑹 아레나 근처에 동상까지 세워줬다. 마버리의 활약은 중국이 NBA 스타 출신의 영입에 열을 올리는 기폭제가 됐다. 미국보다 중국에서 큰 성취감을 맛본 마버리는 현재 중국에 머물며 감독(베이징 로열 파이터스) 겸 사업가로 일하고 있다. 중국에서 일상을 보내며 마스크 착용을 습관처럼 하고 있다는 마버리는 “아직도 뉴욕에 많은 친척들이 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마스크가 아주 중요하다.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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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익수 넘쳐나는 한화 ‘행복한 플랜B’

    5 대 1의 경쟁률, 최종 승자는 누구일까. 한화의 좌익수 자리를 두고 5명이 경쟁을 하고 있다. 베테랑 최진행(35), ‘젊은 피’ 장진혁(27)과 유장혁(20), 그리고 2차 드래프트 등을 통해 영입된 정진호(32) 김문호(33)가 주전 자리를 놓고 사활을 걸고 있다. 중견수 자리에는 국가대표 출신의 이용규(35), 우익수에는 3년 차에 접어든 외국인 호잉(31)이 붙박이로 낙점됐기에 한화의 외야에서 남은 자리는 좌익수뿐이다.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팀 내 경쟁은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현재 최진행이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경쟁 무대에 오른 선수들은 스프링캠프부터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 출신으로 지난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기도 했던 정진호는 ‘다른 팀에 가면 주전’이라던 평가를 몸으로 입증하고 있다. 국내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18타수 9안타(타율 0.500)를 기록하는 등 방망이가 매섭다. 장진혁도 4할을 오가는 높은 타율로 정진호를 뒤쫓고 있다. 가장 어린 유장혁은 25일 청백전에서 리그 최고의 마무리 정우람(35)을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는 등 주전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안타가 많지 않지만 타율은 0.545(11타수 6안타)로 가장 높다. 함께 경쟁하는 선배들로서 긴장을 안 할 수가 없다. 5명 중 1명만 선택하기가 아까워서일까. 한용덕 한화 감독도 플랜B를 고심 중이다. 김문호의 경우 외야 글러브뿐만 아니라 1루수 미트도 챙긴 채 경기를 준비한다. 나머지 선수들도 연습경기에서 중견수, 우익수 등으로 번갈아 나서며 수비 감각을 익히고 있다. 1루수의 경우 김태균이 버티고 있지만 그를 포함해 주전들이 부상을 당하거나 체력 안배가 필요할 경우 이들을 필요한 곳에 백업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한화의 좌익수는 최근 몇 년 동안 확실한 주전 멤버가 없었다. 토종 선발 투수와 함께 한화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하지만 치열한 팀 내 경쟁은 이전과 다른 ‘한화 좌익수’를 예고하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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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은희 “프랑스 데뷔시즌, 팀 상위권 바라봤는데…”

    “한창 코트에서 뛸 때인데,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네요.” 한국 여자핸드볼의 간판 류은희(30·파리92)는 요즘 인천 자택에서 자가 격리 중이다. 2018∼2019시즌 부산시설공단을 창단 첫 통합우승으로 이끈 뒤 프랑스로 진출한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리그가 중단되면서 첫 시즌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19일 귀국했다. 류은희는 “재개 여부는 불확실하다. 집에서 밴드 등을 활용해 훈련을 하는데 제한적이다. 자가 격리 2주라도 빨리 지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은희의 유럽리그 첫 시즌은 성공적이었다. 주 포지션인 라이트백과 센터백을 오가며 71골(14위)을 터뜨렸다. 그의 활약 속에 팀은 12개 팀 가운데 5위(11승 1무 7패)에 올라 있다. 3위와 불과 승점 1점 차라 상위권이라 할 만하다. 팀이 프랑스컵 4강에도 올라 있어 컵대회 타이틀도 노릴 수 있었다. 류은희는 “경기를 할수록 출전시간도, 득점도 늘고 있었다. 팀도 한창 상승세였는데 제동이 걸렸다”며 아쉬워했다. 지난달 3경기에서 18골을 넣으며 맹활약한 류은희는 ‘2월의 선수’로도 뽑혔다. 그는 “지난해 11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한국의 승리(29-27)를 이끈 게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현지의 많은 분들이 대표팀 경기를 시청하며 내 모습을 봤다고 한다. 이후 응원해 주는 팬들도 많아졌고 동료들의 대우도 달라졌다. 이달의 선수도 그 덕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주로 자신의 성인 ‘류(RYU)’로 불리지만 유연성이 좋다는 이유로 ‘요가 마스터’라 부르는 이들도 있다는 류은희는 지난달 24일 서른 번째 생일에 꼬마 팬에게 손편지와 초콜릿 선물도 받았다며 기뻐했다. 류은희는 한국과 프랑스 리그의 가장 큰 차이로 선수들의 힘을 꼽았다. 그는 “훈련을 할 때도 실전 같은 긴장감이 있다. ‘낙오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 실력이 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류은희는 세계선수권 당시 프랑스전 12골을 비롯해 8경기에서 69골(전체 2위)을 넣었다. 한층 향상된 기량으로 한국의 결선 진출을 이끈 비결은 ‘큰물’이었다. 2011년 오성옥(당시 오스트리아 히포방크) 이후 8년 만에 유럽파 계보를 이은 류은희는 후배들에게도 ‘큰 꿈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그는 “분위기, 언어 등 모든 상황이 낯설기에 초반에 적응하기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독한 마음을 먹고 부딪히다 보면 맷집도 길러지고 보람도 많이 느끼게 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은 1년 연기됐고 리그 재개도 불투명하다. 리듬이 끊기다 보면 한창 물올랐던 기량도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좋은 상태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게 어렵긴 해요. 격리 기간이 끝나면 바깥공기를 마시며 러닝도 하고 먹고 싶었던 음식도 마음껏 먹으며 ‘좋은 리듬’을 다시 찾아야죠.” 핸드볼 얘기가 이어졌다. 하루 종일 집에만 있어 맥이 빠졌다는 목소리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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