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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하고 원색적인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여성 지휘자가 지휘한다면 어떤 색깔과 감성이 나올까.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경기필)가 성시연 예술단장(39)의 지휘로 ‘봄의 제전’을 21일 오후 8시 경기도문화의전당과 2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1913년 초연돼 현대 음악의 개막을 알린 ‘봄의 제전’은 이교도들이 태양신에게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의식을 소재로 했다. ‘봄의 제전’은 5, 7, 11박자 등 변칙적인 박자와 기이한 리듬, 대규모 관현악단의 웅장한 음향 등 오케스트라의 실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작품으로 꼽힌다. 성 단장은 “젊은 연주자가 뿜어내는 순수하고 폭발적인 에너지가 가장 큰 매력인 경기필에 인간의 원초적 본능과 근원적 충동을 호소하는 ‘봄의 제전’은 어울리는 작품”이라며 “그동안 갈고닦은 경기필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골랐다”고 말했다. 그는 “여자 지휘자의 봄의 제전이 아니라 성시연의 봄의 제전을 관객에게 들려드리겠다”며 “스트라빈스키의 천재적인 오케스트레이션과 당시 새로운 음악을 낳은 시대상이 함께 느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성 단장은 2006년 게오르그 솔티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여성으론 최초로 우승했으며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부지휘자(2006∼2010년), 서울시향 부지휘자(2009∼2013년)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1월부터 경기필을 맡았다. ‘봄의 제전’에 앞서 1부에서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5번을 선보인다. 5번은 2007년 피아니스트 알렉산데르 바렌베르크가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을 피아노 협주곡으로 편곡한 작품이다. 협연자로는 2010년 이 곡을 국내 초연했으며 2012년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음반을 낸 김정원 경희대 교수가 나선다. 수원 1만∼4만 원. 서울 1만∼10만 원. 031-230-3322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내가 그린 물고기가 가상 수족관에서 살아 움직이고, 별주부전의 토끼 거북이와 함께 애니메이션을 배운다. 8∼10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리는 ‘콘텐츠 영재 만들기 상상체험관’에선 이 같은 신기한 체험을 직접 즐길 수 있다. ‘…상상체험관’은 각 지역을 대표하는 캐릭터, 게임, 애니메이션, 드라마, 공연, 문화기술(CT) 콘텐츠를 놀이와 접목해 소개하는 테마파크형 전시회. 전국 39개의 기업이 만든 지역 연관 콘텐츠 50여 개를 모두 6개의 ‘놀이터’로 나눠 전시한다. ‘속닥속닥 설화 놀이터’는 경기 고양 한구슬전, 충남 태안 별주부전, 제주 제돌이 등 지역의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콘텐츠를 보고 체험할 수 있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도 만날 수 있다. ‘살금살금 정글놀이터’에서 동물 관련 콘텐츠와 함께할 수 있다. 경남 고성 공룡엑스포장에서 찾아온 공룡과 경북 청도의 싸움소 ‘바우’를 만날 수 있고, 경기도의 ‘마당을 나온 암탉’ 등의 애니메이션을 관람할 수 있다. 또 국내 팔씨름 챔피언이 싸움소 바우로 분장해 관람객들과 팔씨름 대결도 펼친다. ‘우당탕탕 상상 놀이터’에선 전남 신안의 소금, 제주의 해녀 몽니, 구름빵, 품바 등의 캐릭터가 아이들과 맘껏 뛰놀며 신나게 놀아준다. ‘두근두근 미래 놀이터’는 첨단 신기술을 직접 체험하며 과학자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다. 증강현실을 이용해 내가 접은 종이가 살아 움직이는 광경을 볼 수 있고 다양한 물건을 만드는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볼 수 있다. 또 사막을 질주하는 레이싱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모션 게임장도 선보인다. 이 밖에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통해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쿵쾅쿵쾅 모험 놀이터’, 1970, 80년대의 추억을 되살려보는 ‘새록새록 추억 놀이터’에서도 즐거운 체험을 할 수 있다. 홍보대사로 MBC 어린이 드라마 ‘내 품에 라바와 친구들’의 캐릭터가 등장해 어린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지역 콘텐츠 기업을 위해 15개사의 투자사가 참여하는 투자 설명회도 갖는다.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아이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상상력을 키우고, 지역 기업이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3000∼5000원. 070-4895-3450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중앙 백은 182로 완생. 중앙 백을 잡으러 갔던 흑은 너무 큰 상처를 입었다. 무엇보다 중앙 백을 잡기 위해 둔 흑 ●가 크게 보태준 꼴이 됐다. 원래 8집을 내고 살아야 할 백이 13집이나 내고 살아 5집 손해를 봤다. 더 치명적인 상처는 선수마저 빼앗겼다는 것. 보통 대마 사냥에 실패해도 선수는 확보하는데 흑 183의 가일수가 필요해 후수가 됐다. 실리와 선수를 동시에 빼앗겼으니 실패도 보통 실패가 아니다. 당연히 흑이 크게 유리했던 형세도 급전직하해 역전됐다. 이동훈 5단은 184로 좌변 백을 살리려고 하다가 마음을 바꿔 186으로 하변을 살린다. 하변을 살려야 실전처럼 188∼197까지 교환한 뒤 우하 귀의 뒷맛을 노릴 수 있다고 본 것. 백 198이 반상 최대의 곳으로 백의 우세가 확실히 눈에 들어온다. 흑 201로는 참고도 흑 1로 두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백 2로 들여다보고 4, 6으로 끊는 수가 있다. 흑 7로 악수 교환을 하고 9로 굴복할 수밖에 없어 흑이 크게 당하는 모양이다. 실전과 비교하면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흑 205는 박영롱 3단이 아까부터 봐둔 끝내기 맥. 정상적 끝내기로는 형세를 뒤집을 수 없다고 본 박 3단은 여기서 뼈를 묻는다는 각오로 변화의 단초를 구하려고 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중세 유럽 거리엔 뚜껑 달린 두 개의 큰 통을 메고 커다란 망토를 걸친 여인들이 활보했다. 이들은 마스크도 쓰고 있었다. 손님이 찾으면 통을 내린 뒤 뚜껑을 열었다. 이어 커다란 망토로 손님을 가렸다. 용변이 급한 이들에게 ‘이동식 화장실’을 제공하던 장사꾼이었다. 책은 거리의 장사꾼을 지칭하는 ‘아우스루퍼(Ausrufer)’의 면모를 통해 중세 유럽의 거리 풍경을 140여 점의 그림과 함께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그동안 ‘중세의 뒷골목 풍경’ ‘중세의 뒷골목 사랑’ ‘중세의 잔혹사 마녀사냥’ 등의 책으로 중세 유럽의 이면을 소개해왔다. 거리에서 파는 물품과 제공하는 서비스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양했다. 파리나 베를린에는 12, 13세기 화가들이 거리의 직업을 120가지로 구분해 그린 그림이 보관돼 있다. 1700년대 파리의 물장수는 2만 명이나 됐고, 1841년 런던의 길거리 장사꾼은 5만 명에 육박했다. 집 안의 쥐를 잡아주는 쥐잡이는 쥐 잡는 솜씨를 과시하기 위해 박제된 쥐들을 몸에 걸고 다녔다. 사랑의 편지를 파는 장사꾼이 있는가 하면 부고를 대신 알리거나 경찰의 공지를 전해주는 사람도 있었다. 시간대별로 거리의 장사치도 달랐다. 새벽 거리는 신선한 우유와 채소, 생선, 굴 등을 팔거나 고된 일을 해야 하는 날품팔이들을 위해 독한 술을 잔으로 파는 장사치들이 장악했다. 밤에는 야식으로 전병과 비슷한 오블라텐을 팔던 장사꾼이 돌아다녔다. 운 좋으면 모임 자리에 가서 한꺼번에 오블라텐을 팔 수 있었다. 그 대신 모임의 흥을 돋우는 노래를 불러줘야 했다. 또 밤에 집에 먼저 들어가 불을 켜주던 환등장수도 밤거리를 누볐다. 장사꾼들의 호객행위로 중세의 거리는 늘 시끄러웠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는 전형적인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 백은 좌변이 다치면 어차피 지기 때문에 156으로 버틴다. 백 162까지 교환한 박영롱 3단은 느긋하게 반상을 내려다본다. 중앙 백 대마는 빈사 상태. 굳이 대마를 잡으러 가지 않고 참고 1도처럼 백 2점을 잡아도 흑 승리는 확정적이다. 형세가 흑에게 너무 여유롭다. 하지만 이게 독이었다. 박 3단에게 치열한 수읽기를 해야 한다는 의욕을 앗아간 것. 백 대마가 살기 힘들다는 ‘감’에 의존한 박 3단은 흑 163으로 칼을 뽑아들었다. 번쩍하고 이동훈 5단의 눈빛이 밝아진 건 이때였다. 백 164, 166을 두는 이 5단의 손길이 힘차다. 이때 참고 2도 흑 1이 급소지만 백 2로 끼우는 묘수가 있다. 백 8까지 대마가 살아간다. 흑은 눈물을 머금고 흑 167을 뒀으나 백은 168, 170으로 마술처럼 한 집을 내면서 살아버렸다. 흑 173, 175로 뒤늦게 백 2점을 잡았지만 참고 1도와 비교할 때 손해만 잔뜩 본 셈. 중앙 백 대마는 원래 8집을 내고 사는 모양이었는데 지금은 무려 13집이나 났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이름 석 자 건 단독 공연을 두 번째 하게 되는데요, 지금까지 두 번 이상 공연한 분이 소프라노 조수미와 가왕 조용필 선생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 대열에 끼게 돼 설렙니다.” 팝페라 테너 임형주(29·사진)가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을 시작으로 3년 만에 전국 투어 콘서트를 갖는다. ‘2015 임형주의 콘서트 L.O.V.E.’라는 이름으로 울산(24일) 부산(11월 1일) 창원(11월 28일) 수원(12월 11일) 전주(12월 25일) 광주(12월 31일) 등을 돈다. 지난달 3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난 임형주는 싱글벙글 웃음이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이번 투어에서 평소보다 많은 20여 곡을 부른다. 그동안 부르지 않았던 곡도 많이 넣었다. “그동안 팬들의 요청이 가장 많았던 곡인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비롯해 오페라 토스카의 ‘별은 빛나건만’, 라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 등이 들어가고요. 올해 초 낸 앨범에 들어 있는 가요 ‘1994년 어느 늦은 밤’ ‘엄마’ ‘거리에서’ 등도 부릅니다.” 이 중 제일 걱정했던 노래는 ‘지금 이 순간’. 워낙 많은 사람이 불러 어떻게 차별화할지, 어느 정도 키로 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제가 고음이다 보니 ‘지금 이 순간’을 원래 키로 부르면 폭발하는 느낌이 잘 안나더라고요. 한 음 반 정도를 높여 불러도 노래의 맛이 안 살아요. 그래서 다양하게 불러봤는데 결국은 원래 키로 부르기로 했어요. 어제 오케스트라와 맞춰 보니 괜찮게 나와서 다행이에요.” 그는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상남자 터프가이’로 나와 가왕 도전자 결정전까지 올랐다. “명예도 잃지 않고 다른 스케줄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탈락해 다행이었어요. 하하. 위축돼 가고 있는 팝페라를 ‘붐 업’ 하기 위해 출연했어요.” ‘복면가왕’에서 불렀던 ‘사의 찬미’와 ‘너의 곁으로’도 이번 공연에서 들을 수 있다. “제가 1920년대 노래인 ‘사의 찬미’를 부른 것을 의외라고 보시던데요. 언젠가 한 뿌리에서 나온 우리의 가곡과 가요를 구별하지 않고 한꺼번에 묶은 ‘우리나라 노래집’을 내려고 해요. 그 타이틀곡으로 점찍어 둔 게 ‘사의 찬미’예요.”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백이 132로 우하 백돌을 살리는 배짱을 부리자 박영롱 3단의 마음속엔 분노의 응어리가 하나 생긴다. 백 A로 지켜도 시원찮을 판에 실리까지 챙기다니. 박 3단은 백의 행태(?)를 처절하게 응징하고 싶다. 흑 133으로 쳐들어가 하변 백 전체의 사활을 추궁한다. 이동훈 5단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백 134를 선수하고 백 136으로 살짝 비켜 받는다. 흑의 살수(殺手)를 완화시키는 좋은 수. 곧이곧대로 참고도 백 1로 두면 흑 12까지 참화를 입는다. 흑은 아랑곳하지 않고 137, 139와 같은 독수를 연발하며 백을 옥죈다. 박 3단에겐 이미 타협이란 단어가 물 건너간 상태다. 백 140, 142로 나와 끊은 것은 하변 흑 두 점을 잡기 위한 사전 포석. 흑도 약점이 있어 무작정 백을 몰아치기는 힘들다. 예를 들면 흑 147로 148의 곳에 끊고 싶지만 백 B로 패를 만드는 수가 있어 흑이 곤란해진다. 결국 백 148로 하변 흑 두 점을 잡으며 완생. 이 결과는 괜히 공격해서 흑 두 점만 잃은 것 아닌가. 하지만 박 3단은 하변 백을 살려 주는 대신 얻은 흑의 두터움을 배경으로 중앙 백 대마를 잡으러 간다. 하변 공습에 이은 흑의 중앙 공습 역시 만만치 않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도시가 만원이에요. 호텔 등 숙박업소가 꽉 차고 남포동 등 시내 거리마다 사람이 넘쳐요.”(부산관광공사 장지혜 대리) 10월의 부산은 여름휴가철만큼 몸살을 앓는다. 1∼10일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중심으로 자갈치축제(8∼11일) 보수동책방골목문화축제, 동래읍성 역사축제(9∼11일) 광복로 차문화축제(11일) 등이 함께 열린다. 이어 23, 24일에는 광안리 해수욕장의 새로운 명물이 된 부산불꽃축제가 선보인다. 영화제 기간에 부산을 찾는 관람객만 20만 명을 훌쩍 넘는다. 특히 올해는 중국의 국경절이 겹쳐 한류 스타를 보러올 중국인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부산발전연구소가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2012년 10월)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분석한 결과 생산유발효과는 전국적으로 774억 원이며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342억 원으로 1100억 원이 넘었다. 취업 유발효과도 1100명이 넘었다. 당시 관람객은 22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잘 키운 영화제가 단기간에 중견기업의 연매출에 맞먹는 효과를 올리는 것이다. 올해는 영화제 20주년을 맞아 영화와 관광을 결합한 스크린 투어를 개발해 판매에 들어갔다. 한국관광공사 동남권협력지사와 부산관광공사가 합쳐 만든 ‘무비 인 더 시티’라는 관광 상품은 2박 3일 일정으로 부산의 기존 관광지를 포함해 부산의 영화촬영지, 촬영스튜디오, 영화의 전당 등을 돌아보는 코스로 꾸며졌다. 영화 ‘국제시장’ ‘변호인’ ‘해운대’ ‘도둑들’ 등 1000만 영화의 주요 촬영지가 부산이었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취지다. 첫날엔 영화 촬영 장소로 많이 애용된 국제시장, 용두산 공원, 해운대 해수욕장 등을 돌아본다. 둘째 날엔 동백섬 광안대교 태종대를 거쳐 영화의 전당에서 영화인들과 강의 콘서트를 함께 한다. 셋째 날은 마린시티 영화의 거리, 해운대구의 부산 영화촬영 스튜디오, 중앙동 40계단 등을 둘러본다. 외국에는 활성화된 스크린 투어리즘이 국내에서 실시되는 것은 부산이 처음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숙박업소의 부족은 해결이 쉽지 않다는 게 현장의 고민이다. 부산의 경우 여름 성수기나 국제영화제 개최 시기에 해운대 지역을 중심으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숙박업소 부족현상이 발생한다. 부산시는 영화제 기간에 숙박서비스인 ‘비플(BIFFle) 하우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비플하우스로 운영되는 ‘유스호스텔 아르피나’는 상영관이 밀집한 센텀시티와 야외무대 행사가 있는 해운대 바닷가와 가까워 축제를 더 편하게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숙박업소가 부족하다 보니 부산의 129개 게스트하우스 가운데 25%인 32개가 미신고 업체인 것으로 드러날 정도로 불법 난립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외국인이 자주 찾는 100실 이상의 중저가 관광호텔 등을 손쉽게 지을 수 있게 관광진흥법 개정 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불리한 백은 시빗거리를 찾아야 한다. 백 108을 선수하고 백 110으로 끊어 상변 흑을 노린다. 그러나 이동훈 5단이 미처 간과했던 수가 있었다. 흑 113이 백의 약점을 정확히 간파한 수. 이 5단이 사전에 이 수를 알았다면 백 108, 110의 부질없는 손찌검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상변 흑을 계속 위협하려면 흑 113에 참고도 백 1로 이어야 하는데 흑 2, 4가 멋진 연타. 백이 궤멸하는 그림이다. 뒤늦게 백 114로 물러섰으나 흑은 맛있게 백 두 점을 잡고 상변과 하변 흑을 모두 연결시켰다. 백이 여기저기 분주히 뛰어다니지만 흑의 정확한 반격에 아무 소득 없이 번번이 물러서는 형국이다. 100여 수 남짓 진행됐지만 벌써 흑이 결승선 통과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박영롱 3단은 쉬운 마무리를 위해 125, 127을 선수하고 129로 들여다봤다. 백은 당연히 A에 이어야 하는데 이 5단은 130으로 이어 우하 백돌을 살렸다. 지독한 배짱이다. 백 A가 없으면 하변 백의 생사가 풍전등화인데 손을 뺀 것. 잘 둬서 백을 잡아가면 깨끗이 패배를 인정하겠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실수한다면…. 마치 옥쇄하듯 들이댄다. 자, 흑은 이제 판을 끝낼 때가 왔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한국 영화계의 터줏대감인 CJ그룹과 롯데그룹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양한 행사와 후원을 진행한다. CJ엔터테인먼트는 10월 3일 오후 10시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CJ엔터테인먼트의 밤’을 개최한다. 2007년부터 열리고 있는 이 행사에는 감독 출연배우 제작사 투자사 배급사 협력사 언론매체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가해 부산국제영화제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번엔 20주년을 맞아 특별히 CJ엔터테인먼트가 20년간 투자 배급한 영화들을 되돌아보는 ‘20주년 히스토리 영상’을 선보인다. 이 영상에선 ‘해운대’ ‘명량’ ‘국제시장’ 등 1000만 영화와 ‘설국열차’ ‘이별계약’ ‘20세여 다시 한번’ 등이 소개된다. 또 앞으로 개봉 예정작인 ‘히말라야’ ‘아수라’ ‘명탐정 홍길동’ ‘고산자’ ‘아가씨’ 등의 영상도 튼다. 가수들도 출연해 흥을 돋울 예정인데 로이 킴을 비롯해 인기 걸그룹 등이 참석한다. ‘히말라야’와 수입작인 ‘쿵푸팬더3’의 경우 2∼4일 해운대 BIFF 빌리지에서 부스를 운영하고 룰렛 퀴즈 등의 이벤트를 진행한다. 영화 ‘탐정’은 2∼4일 김정훈 감독, 주연 권상우 성동일이 영화관에서 무대 인사를 한다. ‘성난 변호사’는 3, 4일 허종호 감독, 이선균 임원희가 남포동과 해운대에서 야외 무대인사를 진행한다. CJ엔터테인먼트는 올해 해외 영화 프로젝트 한 편을 선정하는 ‘CJ엔터테인먼트 어워드’에 인도네이사 조코 안와르 감독의 ‘내 마음의 복제’를 정해 1만 달러의 개발비를 지원한다. 이 영화는 최근 열린 베니스영화제 공식 부문인 ‘오리존티 경쟁’에 초청됐다. CGV는 부산국제영화제 출품작 중 4DX에 적합한 영화를 추천받아 CGV센텀시티에서 상영한다. 4DX는 오감체험이 가능하도록 한 영화 시설이다. 2012년부터 훙진바오(洪金寶) 감독의 ‘타이치 0’을 비롯해 피어스 브로스넌의 스파이 컴백작인 ‘노벰버 맨’, 태국 영화사상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피막’, 인도 영화 ‘나는 파리다’, 좀비 영화 ‘웜우드’ 등을 상영했고, 올해는 한국 독립영화인 ‘혼자’, 공포 스릴러물인 ‘컨버젼스’가 상영된다. CGV는 한국 영화계의 인재를 발굴하고 독립영화의 실질적 배급과 상영 기회를 주기 위해 영화제 기간에 ‘CGV아트하우스상’을 운영하고 있다. 선정되면 1000만 원의 상금과 개봉 시 마케팅과 상영관을 지원한다. 지금까지 ‘돼지의 왕’(2011년) ‘지슬’(2012년) ‘한공주’(2013년), ‘꿈보다 해몽’(2014년)이 선정됐다. 롯데시네마는 올 3월 부산에서 문을 연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영화창작 과정인 기획 제작 자금 지원과 상영까지의 전 과정을 돕고 있다. 먼저 상영 기회를 얻기 힘든 신진 영화인을 위해 롯데시네마 예술영화전용관 아르떼(ARTE)를 부산 지역에 1개관에서 3개관으로 확대해 연간 약 80만 명이 예술영화를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아르떼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50여 편) 중 우수영화와 전국 혁신센터 등이 기획·개발·자금을 지원한 영화가 상영된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하는 ‘롯데 시나리오 공모대전’의 시상식은 3일 오후 4시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다. 올해 4회를 맞이한 이 공모전은 대상 1억 원, 입상 2편 각 2000만 원, 부산창조상 2000만 원으로 시나리오 분야에선 국내 최대 상금을 자랑한다. 또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의 주연인 조정석 이미숙 등이 10월 2일 해운대 BIFF빌리지와 남포동 광장 등에서 야외 무대인사 행사도 갖는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백 ○의 끼움은 강렬하다. 작은 빈틈을 찾아 떨어진 이 한 수는 조만간 반상에 휘몰아칠 몸싸움을 예고한다. 살과 살이 맞붙는 이 전쟁에서 양보는 없다. 오직 최강의 수로 상대를 몰아붙여야 한다. 백 ○이 성립하는 건 백 ◎로 공배를 메워둔 덕분. 백 90으로 들여다보는 수를 노린다. 모양이 사납지만 백의 목적은 오직 흑 돌을 분단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곳 흑 돌을 편하게 안정시키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백 두 점을 축이나 장문으로 잡을 수가 없어 흑 93으로 참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백도 96의 우형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여기서 특별한 전과를 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흑은 가볍게 97, 99로 행마하며 백을 압박한다. 백 102의 단수 때 흑 103은 두터움을 중시한 수. 흑 103으로 두면 우하 흑 진에 잡혀 있던 백 넉 점이 살아가는 수가 남는다. 하지만 흑 103으로 다른 곳에 둬 백이 95 한 점을 때려내면 백 전체가 두터워진다. 아무튼 흑 101까지 백 ○로 끼운 뒤의 변화도 흑이 나쁘지 않아 흑 우세는 여전하다. 참고로 백 104는 절대 생략해선 안 되는 수. 그냥 106으로 두면 참고도 흑 1, 3의 콤비 블로가 기다리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남북 추석 문화의 차이를 소재별로 뽑아 베스트3로 정리하는 특집을 마련했다. 탈북 미녀 미남들은 한국에 와서 명절 때 가장 놀란 것 3가지를 발표한다. 우선 귀성·귀경길 교통 체증. 차가 드문 북한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명절 음식 배달도 베스트3 안에 들었다. 모든 음식을 집에서 만드는 북한과 달리 조상에게 올릴 음식을 밖에서 사온다는 게 낯설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또 납골당과 추모공원에 대해서도 놀랐다고 한다. 화장 문화가 없는 북한의 시각에선 처음에 납골당을 관광지로 착각했다고 한다. 또 북한에서만 볼 수 있는 명절 특수 직업 베스트3도 소개한다. 추석에 빼놓을 수 없는 씨름 대회도 열린다.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의 심판 아래 탈북 미녀 미남들이 ‘이만갑’ 씨름왕을 가린다. 본의 아니게 실향민이 된 탈북 미녀 미남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도 담는다. 이들이 가장 듣고 싶은 노래를 신청곡으로 받은 뒤 ‘이만갑 선전대’인 유현주의 아코디언 연주에 맞춰 한송이가 노래를 불러준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가 백에겐 따끔한 일침 같은 수. 이동훈 5단이 고심 끝에 백 70으로 꾹 이었는데 이게 실착이었다. 참고 1도 백 1로 밑에서 받는 것이 좋았다. 흑 2엔 백 3으로 연결이 가능하다. 흑 71이 연이은 호착. 이로써 백 ○ 석 점과 우변 백의 연결이 차단됐다. 이 5단은 뒤늦게 72의 급소를 찔렀지만 이젠 흑 73으로 어차피 연결은 안 된다. 백 74 때 바로 79로 잇지 않고 흑 75, 77을 선수한 것도 좋은 수순. 특히 흑 77은 우변 백의 집 모양을 우형으로 만들어 여차하면 백의 생사 자체를 노려 보겠다는 뜻이다. 백 80은 ‘A’로 넘어가는 게 실리로는 훨씬 크다. 하지만 이처럼 흑 수를 줄여 놓아야 아직 얼기설기 엮여 있는 흑 모양의 빈틈을 노릴 수 있다. 흑은 우상귀에서부터 쫓기던 흑 대마가 83까지 우변 ○을 품에 넣으면서 살아가게 돼 대만족이다. 그런데 흑의 가일수를 요구한 백 84 때 흑이 85로 외면하면서 반상이 또 시끄러워졌다. 백 86으로 끼우는 수가 이 5단이 노리던 회심의 한 수.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우상에서 흘러나온 흑 돌은 근거가 하나도 없어 곤궁해 보인다. 앞으로 이 돌의 타개가 초반 흐름을 좌우하게 된다. 별 탈 없이 타개하면 우하 좌하 등에 알토란같은 흑 집이 있어 흑이 유리해진다. 흑 47은 아마추어 시각에선 의외의 행마. 이처럼 상대의 돌에 딱 붙어 가는 행마는 느리고 둔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지금은 흑 두 점의 공배가 많은 점을 이용해 백을 압박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 백 48로 크게 씌워 가도 흑 말의 탈출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여기서 흑이 참고 1도 3, 5로 두면 흑 47이 가진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12까지 백 모양이 활발하다. 실전 흑 49로 붙이고 53으로 끊는 것이 과감하고도 능률적인 행마. 백의 응수가 간단치 않다. 참고 2도 백 1로 단수했다간 흑 12까지 백이 크게 망한다. 백은 54로 꾹 참을 수밖에 없다. 백 68까지 서로 모양을 정비했는데 흑 69로 또 한 번 백의 아픈 곳을 찌른다. 흑 ●가 가진 공배의 위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세계 디자인 전문가들이 다음달 광주광역시에서 소통의 장을 갖는다. 다음달 17∼2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15 국제디자인총회(IDC)’는 디자인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디자이너들의 소통을 위해 열리는 대회로 디자인계에선 가장 큰 행사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광주광역시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이 총회는 30여 개국 약 3000여 명의 디자이너와 단체가 참여할 예정이며, 국내외 총 22개의 대표 디자인 단체들이 공식 참여 의사를 밝혔다. 특히 국제디자인협의회(Ico-D), 국제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icsid), 세계실내건축가연맹(IFI) 등 각 분야별 국제 디자인 단체 8곳도 참여한다. 행사의 주제는 ‘이음’. 아이디어와 형식, 콘텐츠와 장소,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연결 매체로서 디자인의 역할을 조명한다. 10월 17일과 18일 국제디자인학술대회와 신진디자이너 및 학생들을 위한 워크숍을 시작으로, 19일과 20일 기조연설 및 토론, 분과 세션과 통합 세션 등 메인 프로그램이 김대중컨벤션센터와 전남대에서 이어진다. 첫 번째 기조연설자로는 디자인 역사에 해박한 빅터 마골린(Victor Margolin)이 나선다. 그는 사전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 제조혁명을 뜻하는 메이커스 운동의 출현,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일부 디자인 분야는 기술에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회사 ‘프로그 디자인’의 설립자 하르트무트 에슬링거(Hartmut Esslinger), 영국 센트럴세인트마틴스 학장 제레미 틸(Jeremy Till), 유니세프 이사회의 이노베이션 시니어 어드바이저 크리스토퍼 파비안(Christopher Fabian) 등 디자인계 유명 인사들도 참가한다. 국내 인사로는 시각디자이너 겸 타이포그라퍼 안상수,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장동훈 부사장, YG푸드의 노희영 대표 등이 강연을 한다. 행사의 일환으로 열리는 도시문화 디자인 서밋은 조직위원장(KCDF 원장, 광주시장)과 국제 디자인 단체 8곳의 회장단, 2017 세계디자인서밋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다. 또한 이번 IDC는 2017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개최되는 세계디자인서밋에서도 같은 주제를 유지하도록 할 방침이다. 최정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은 “이번 IDC를 통해 한국 디자인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고 세계 디자인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 한국 디자인 문화의 질적인 발전을 추구하겠다”며 “아시아권의 디자인 허브로서 디자인 분야의 활성화와 소통을 위한 채널 구축을 목표로 해외 디자인 단체들과 공식 협약을 체결하겠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10월은 오페라 풍년이다. 국립오페라단은 김학민 단장 취임 후 첫 작품이자 국내 초연인 ‘진주조개잡이’(15∼18일)를 공연한다. 올해 13번째를 맞는 대구오페라축제(8일∼11월 7일)는 ‘아이다’(8∼10일) ‘로엔그린’(15, 17일) ‘리골레토’(21, 23일) 등 주로 치명적 사랑을 다룬 오페라를 무대에 올린다. 성남아트센터 10주년 기념작 ‘라 트라비아타’는 15∼18일 4회 공연한다. ○ 대구오페라축제의 ‘로엔그린’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은 1976년 10월 국립오페라단이 한국어로 공연한 뒤 39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독일어 공연은 국내 최초. 이번 공연은 독일 서부 헤센 주의 비스바덴 오페라단이 내한해 선보인다. 지난해 140여 차례의 오페라와 발레 공연을 가진 중견 오페라단이다. 헝가리 출신의 젊은 지휘자인 졸트 하마르(47)는 예후디 메뉴인으로부터 “가장 다이내믹하고 정확한 지휘자”라는 칭찬을 들은 바 있다. 로엔그린은 1845년에 완성된 바그너의 중기 작품으로 ‘낭만 오페라’의 마지막 작품이다. 미지의 나라에서 온 기사 로엔그린의 이야기로 시종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돈다. 1막의 전주곡, ‘혼자서 고통의 나날을 보내며’, 결혼행진곡으로 유명한 ‘혼례의 합창’ 등이 있다. 1만∼7만 원. 15일 오후 7시, 17일 오후 3시 대구오페라하우스. ○ 국립오페라단 ‘진주조개잡이’ 비제의 오페라 중 ‘카르멘’에 이어 두 번째로 잘 알려진 ‘진주조개잡이’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다. 남자 주연 중 한 명인 나디르 역의 헤수스 레온은 벨칸토 테너 중에서도 드문 미성(美聲)을 가졌다는 평을 듣는 멕시코 출신의 테너. 국내 바리톤의 대명사인 공병우와의 이중창이 관심을 끈다. 신비로운 스리랑카 실론의 한 해변 마을에서 무녀 레일라와 진주조개를 잡는 두 어부의 삼각관계를 다룬 작품. ‘귀에 익은 그대 음성’ 등이 유명하다. 1만∼15만 원. 15, 16일 오후 7시 반, 17, 18일 오후 3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성남아트센터 ‘라 트라비아타’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 이번엔 피에르 조르조 모란디 지휘에 장영아 연출로 선보인다. 최근 가장 ‘핫’한 프리마 돈나 이리나 룬구가 지난해 ‘로미오와 줄리엣’에 이어 다시 한국을 찾아 비올레타 역을 맡았다. 여기에 국내 남성 테너 정호윤과 바리톤 유동직이 목소리를 맞춘다. 5만∼22만 원. 15, 16일 오후 7시 반. 17, 18일 오후 3시 성남 오페라하우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백 ○로 근거를 빼앗자 흑 25로 씌웠다. 백 26, 28의 반발은 주변 여건이 좋다고 보고 강하게 맞받아친 것. 백은 순하게 참고 1도처럼 3선으로 받아 둬도 불만은 없다. 흑 6 급소까지 차지하면 잔잔한 집바둑 양상이다. 하지만 힘이 넘치는 신예들에게 참고 1도는 싱거울 따름이다. 아직 한 걸음 앞서 조심하고 뒷날 여지를 남겨 놓는 식의 신중한 운석을 받아들이려면 시간이 더 흘러야 할 것이다. 백 36까진 물 흐르는 듯한 수순. 이렇게 끊고 끊긴 상황에서 잘 익혀 둬야 하는 모양이다. 특히 흑 33과 백 36의 마늘모 행마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자신을 단단하게 지키며 힘을 응축하는 행마다. 흑 39, 41은 전형적인 사석 작전인데 이동훈 5단은 백 42로 힘차게 뻗는다. 흑 두 점을 잡으며 흑 말의 안형마저 뺏는 일석이조의 수라고 확신한 것. 하지만 멀리 내다본 수는 아니었다. 공격을 위해 흑의 근거를 더 없앤 것이지만 공배가 하나 비어 있어 향후 공격이 되레 차질을 빚었다. 흑은 백 42가 간과한 약점을 파고드는 수를 두는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이동훈 5단은 한국의 차세대 주자로 꼽힌다. 1995년생인 나현 6단을 비롯해 변상일 4단(1997년생) 신민준 3단(1999년생) 신진서 3단(2000년생) 등이 이 5단에 버금가는 신예 기사들이다. 이 5단은 1998년생으로 올해 만 17세. 지난해 명인전에서 준우승하고 올 초 KBS 바둑왕전에서 우승해 4단에서 5단으로 특별 승단하는 등 신예 중에서 매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박영롱 3단은 1989년생으로 2011년 뒤늦게 입단했다. 연구생 시절 입단하지 못하고 연령 제한에 걸려 아마 바둑계로 나갔다가 일반인 입단대회에서 성공한 케이스. 이 5단에 비해 커리어가 약하다 해도 본선에 올라올 수준이면 절대 얕봐선 안 된다. 누구나 한 칼은 있다. 흑 5, 7에 백 6, 8로 시작부터 서로 동문서답하는 분위기. 백 14, 16으로 우변에서 활발한 형태를 만든다. 백 16으론 참고도 백 1이 유력하다. 백 5까지 실전보다 적극적인 모양이다. 백 22는 발 빠른 수. 흑 23, 백 24를 보니 흑백 모두 돌의 위치가 2선, 3선으로 매우 낮다. 실리를 먼저 차지한 뒤 상대의 공격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을 양 대국자가 똑같이 하고 나온 듯하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데이트는 ‘남녀가 집 밖에서 만나 소일하며 친밀하게 사귀는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집 밖’이다. 하지만 데이트는 20세기 초까진 집 밖에서 이뤄지는 성매매를 의미하는 단어였다. 당시 연애의 형식은 남자가 여자 집에 직접 찾아가 격식을 갖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집에 남자를 맞이할 장소가 없는 가난한 하층민들에겐 언감생심이었다. 그런데 자본주의의 발달로 1920년대 극장 카페 놀이공원 등이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눈이 맞은 남녀가 밖에서 만나 즐기는 일이 잦아졌고 이것이 데이트가 됐다. 데이트는 단지 남녀가 함께 있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적극적 소비 행위를 의미했다. 데이트 비용은 당연히 남자 몫이었다. 여성의 경제력이 부족했던 점과 돈으로 환심을 사려는 남자의 체면치레가 맞아떨어진 것. 여성의 경제력이 남성과 비슷해진 요즘도 그 관습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사치와 과시가 기본 요건인 데이트는 자본주의 교환경제의 산물이라고 본다. “남자가 돈을 내는 대신 여성은 남성의 권력을 승인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은 1920∼1965년 데이트 제도에 대한 연구서다. 처음 만나 데이트를 한 남녀가 곧장 성관계를 갖는 사례도 있는 요즘, 20세기 전반 미국의 ‘결혼 장려운동’ 등을 다룬 책 내용에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데이트의 역사와 관습, 남녀의 권력 관계, 소비 행위 등을 짚어줌으로써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데이트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우리가 사랑의 가장 아름다운 방식이라고 여겼던 데이트를 관습과 자본주의에 얽매인 관계의 한 형태로 인식한다면 세상이 너무 삭막해질 수도 있겠지만.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전 국민이 책을 읽고 행복하게 되는 날까지 전국을 돌아다닐 겁니다.” 책을 읽어야 행복해진다고 말하는 김수연 목사(69·사진)를 직접 만나긴 힘들었다. 늘 문화소외지역에 도서관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독서 강연을 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18일 짬을 내 정장을 입고 인천 문화예술회관에 들를 예정이다. 그는 그곳에서 정부가 주관하는 ‘제21회 독서문화상’ 시상식에 참석해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그는 1987년부터 사재를 출연해 사립도서관을 운영하고 문화소외지역에 마을도서관 개설 및 책 나눔 사업을 펼쳤다. 지금까지 전국에 학교마을도서관 252개를 세웠고 2008년부터 KB국민은행 후원으로 작은도서관 44곳을 만드는 일을 함께 하고 있다. 또 ‘책을 실은 버스’로 전국을 순회하며 독서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강원 원주와 철원, 경남 진해, 경기 김포를 돌아다니고 있다. 그의 마지막 소원은 ‘책 버스’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책 전도사’가 되는 것이다. “아이들이 ‘책 할아버지’라고 하면서 책을 달라고 할 때가 제일 기분 좋아요. 마지막 소원인데 될 수 있으려나….”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