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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실업자가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지만 ‘비공식’ 실업자를 합치면 그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분석됐다. 취업준비생, 구직 활동을 포기한 주부 등은 공식 통계에서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생’만 지난해 62만8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3.0% 늘어난 수준이다. 이들은 당장 입사원서를 내진 않지만 도서관에서 입사시험을 준비하거나 각종 기능학원에 다니는 사람들이다. 대학·대학원생 등으로 분류되는 399만6000명 중에는 취업이 안 돼 졸업을 유예하거나 대학원에 가는 사람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사실상 고용 정책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그래서 정부가 공식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 비공식 실업자를 위해 적극적인 고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들 상당수는 원하는 일자리를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비경제활동’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에서는 4주간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했는데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만 실업자로 분류한다. 청년층의 ‘숨어 있는 실업자’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6월 현대경제연구원이 고용 보조지표를 확장해 자체적으로 추산한 청년 실업자는 2015년 8월 기준 179만2000명으로 통계 상 공식 실업자(34만5000명)의 5배가 넘었다. 한편 국내 금융권에선 최근 3년간 1만2000여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3년 3분기부터 1년간 은행, 보험 등 102개 금융사의 고용 인원은 22만303명에서 20만7990명으로 5.6%(1만2313명) 줄었다.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 /김성모 기자}

올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최고경영자(CEO) 교체와 지주사 체제 전환 등에 나서며 지배구조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2017년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과 핀테크(금융+기술) 확산 등에 맞서 금융사들의 차별화 전략이 한층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장 교체와 지주사 체제 전환 등이 마무리되면 금융그룹 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3월 신한지주, 우리은행 차기 CEO 취임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이 각각 3월 주주총회에서 차기 수장을 뽑는다. 신한금융은 4일에 이어 9일 ‘지배구조 및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군을 4명으로 압축했다. 현직 계열사 CEO 중엔 조용병 신한은행장(60),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59),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59)이, 전직에선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66)이 포함됐다. 회추위는 19일 평판 조회와 후보별 면접 등을 거쳐 회장 후보 1명을 추천할 예정이다. 이날 추천된 회장 후보는 20일 이사회에서 최종 확정된 뒤 3월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으로 취임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회추위가 이미 꾸려져 있는 등 사전 준비 작업이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기 때문에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차기 회장 경쟁 구도는 글로벌 부문에서 성과를 낸 조용병 행장과 카드업계 1위 자리를 굳힌 위성호 사장의 2파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민영화 작업을 마무리 지은 우리은행도 이달 4일 과점(寡占)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들로 이사회와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꾸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임추위는 민영화 이후 조직 안정과 ‘민선 1기’ 상징성을 고려해 내부 사정에 정통하면서도 최근 5년 내 근무한 전·현직 임원 및 계열사 대표를 차기 행장 후보 자격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 민영화를 이끈 이광구 행장(60)의 연임 가능성이 큰 가운데 수석부행장을 지낸 이동건 영업지원 그룹장(59),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61) 등이 우리은행의 차기 행장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은행장 후보자 등록은 이달 11일까지다. 후보 지원이 끝나면 서류 심사와 외부 전문기관 평판조회, 후보의 능력 평가 및 인터뷰 등을 거쳐 차기 행장 내정자가 결정된다. ○ 기업·우리은행은 지주사 체제 전환 윤종규 지주 회장이 은행장을 겸하고 있는 KB금융그룹도 지난해부터 행장직을 분리한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KEB하나은행장도 함영주 행장의 임기가 3월 말 끝난다. 함 행장의 1년 6개월 재임 기간 동안 실적이 나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최근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국내 6대 은행 중 금융지주 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곳은 2곳뿐이다. 이광구 행장은 신년사에서 “은행 하나만으로는 다른 금융그룹과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며 지주 체계 전환을 강조했다. 기업은행도 지난해 말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용역’ 공고를 내고 지주사 전환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달 13일 입찰을 마감하고 해당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주사 전환의 틀을 짠다는 계획이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CEO 교체 초기에는 실적을 올리기 위해 영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경우가 많다. 또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은행들이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통해 수익을 더 낼 수 있어 금융그룹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K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 두 곳이 새롭게 문을 열고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접목된 핀테크가 전통 금융업을 위협하고 있어 모바일 등 비(非)대면 사업 확대 같은 디지털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신한금융그룹이 조용병 신한은행장(60),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59),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59),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66) 등 4명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했다. 9일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지배구조 및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대표이사 회장 후보 추천을 위한 2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이 압축 후보군을 선정했다. 회추위는 이들에게 후보 수락 의사를 타진한 뒤 이번 주 내에 최종 면접에 참여할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19일 회추위에서 평판 조회 결과를 논의하고 후보별 최종 면접을 거쳐 회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이날 추천된 회장 후보는 2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로 확정된다. 최종 후보는 3월 신한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 회장으로 취임한다. 신한 안팎에서는 조용병 행장과 위성호 사장의 2파전 양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6년간 신한금융을 이끌고 있는 한 회장의 의중은 "전직보다 현직에서 우선적으로 후보를 찾겠다"는 것이어서 현직 CEO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조 행장은 2년간 은행을 이끌며 글로벌 부문에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취임 전 70개 수준이었던 글로벌 네트워크를 약 2배로 늘린 성과가 있다. '신한 사태'로 불리는 2010년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조 행장의 임기는 3월까지다. 위 사장은 카드업계 1위 자리를 굳히고 신한금융그룹에서 비은행 부문의 수익을 키우는 등 신한카드의 외형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카드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빅데이터 마케팅'의 근간을 만든 것도 위 사장이다. 두 후보는 2015년 신한은행장 자리를 놓고 경쟁한 전례가 있어 더욱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4일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한 신한금융지주가 차기 리더의 조건인 ‘경영리더상(像)’을 처음으로 제정해 공개했다. 금융권에선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이 차기 회장의 조건과 인선 기준을 사실상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회장은 6, 7일 경기 용인시 신한은행 연수원에서 열린 경영포럼에서 그룹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부서장 등 5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리더상의 기준을 제시했다. 한 회장은 이 자리에서 “경영리더상은 앞으로 신한의 리더를 평가하고 육성하며 선발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준을 차기 리더를 선발하는 승계 프로그램의 가이드라인으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신한금융은 이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 컨설팅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장은 경영리더상으로 △신한 문화 전도자 △고객가치 창조자 △열린 협력을 촉진하는 동반자 △변화의 선도자 △지속가능 성과를 창출하는 사업가 △미래 인재 육성가를 꼽았다. 한 회장과 이상경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박철 전 한국은행 부총재 등 7인으로 구성된 신한금융 회추위는 전현직 CEO 중 3, 4명을 적격후보로 압축하고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 한 명을 추천할 계획이다.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3월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한 회장의 임기 종료일(3월 24일) 두 달 전까지 후임자 선출을 해야 한다”며 “설 연휴 전 인선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추위는 이번에 제시된 경영리더상을 기준으로 후보들을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 내부에서는 조용병 신한은행장(60)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59)의 2파전 양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6년간 신한금융을 이끌고 있는 한 회장의 의중은 “전직보다 현직에서 우선적으로 후보를 찾겠다”는 것이어서 현직 CEO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조 행장은 2년간 은행을 이끌며 글로벌 부문에서 성과를 냈다.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취임 전 70개 수준이었던 글로벌 네트워크를 약 2배로 늘린 성과가 있다. ‘신한 사태’로 불리는 2010년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조 행장의 임기는 3월까지다. 위 사장은 카드업계 1위 자리를 굳히고 신한금융그룹에서 비은행 부문의 수익을 키우는 등 신한카드의 외형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카드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빅데이터 마케팅’의 근간을 만든 것도 위 사장이다. 두 후보는 2015년 신한은행장 자리를 놓고 경쟁한 전례가 있어 더욱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돌 반지가 없는 아이를 볼 때마다 미안하다. 나라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온 가족의 추억까지 바쳤는데…. 지금은 후회스럽다.” 직장인 김모 씨(46)의 첫딸은 돌 반지가 남아 있지 않다. 1997년 12월 ‘나라 곳간’의 달러가 바닥을 드러냈고 외환위기가 터졌다. 이듬해 1월 5일 장롱 속 금붙이를 내다 팔아 외화 한 푼이라도 더 모으자는 전 국민적 ‘금 모으기 운동’이 시작됐다. 김 씨도 한달음에 달려갔다. 창구엔 군부대 헌혈 행사처럼 금붙이를 들고 온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연애하며 아내와 주고받았던 부부의 금반지도 그때 사라졌다. 당시 금 모으기 운동의 열기는 뜨거웠다. 보름 만에 140만 명이 금 10만 kg을 내다 팔았다. 이 영향으로 국제 금값이 1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질 정도였다. 비슷한 위기를 겪고 있던 태국에서도 한국을 따라 비슷한 운동이 시작됐다. ‘금 모으기 정신’은 외환위기를 빠르게 극복한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 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세계인에게 각인됐다. 하지만 김 씨는 20년 전과 같은 위기 상황이 다시 벌어진다면 금 모으기와 같은 운동에 다시 참여할 생각이 없다. 김 씨는 “그때는 순진했다. 정치 상황을 보니 결국 부패한 집단에 갖다 바치는 꼴이 될 텐데 누가 내려고 하겠느냐”라고 말했다. “이게 나라냐.” 서울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 민심도 김 씨와 비슷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국민은 기득권을 가진, 부패한 사회 지도층이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할 기회를 가로챘다는 점에서 분노했다. 불공정한 리더십에 대한 불신과 실망은 동아일보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12월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 ○ 국민 절반, “금 모으기 운동 다신 않겠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51.9%는 ‘경제위기가 다시 닥쳐도 금 모으기와 같은 위기 극복 운동에 동참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1907년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 90년 후인 1997년 외환위기로 시작된 금 모으기 운동은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하는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었다. 위기 극복의 원동력인 한국 사회 특유의 결집력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세대 간, 계층 간 간극도 나타났다. 참여 의향은 60대 이상이 53.5%로 가장 높았고, 30대가 40.9%로 가장 낮았다. 월평균 가구 소득 100만 원 미만(54.8%), 농림·축산·수산업 등 1차 산업 종사자(70.6%), 무직자(63.9%) 등 경제적 약자들의 참여 의향이 높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외환위기 이후 기득권층과 국가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징후도 나타났다.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부자들은 참여하지 않고 서민들만 참여할 것 같아서’(42.4%), ‘별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28.7%), ‘국가가 나한테 해준 게 없어서’(19.3%) 등을 꼽았다. 금 모으기 운동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던 직장인 최모 씨(29)는 “부모님이 장롱 속 깊은 곳의 금, 행운의 열쇠 등을 죄 꺼내 놓기에 이사를 가는 줄 알았다”라고 말했다. 최 씨는 “힘 있는 사람들이 깨끗해지면 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텐데 우리 사회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 국민 87.9% “신뢰하는 정부 기관 없어” 동아일보와 KDI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87.9%는 “신뢰하는 정부 기관이 없다”라고 답했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공공기관에 대한 불신이 컸다. “청와대를 포함한 정부를 신뢰할 수 있다”라는 응답은 2.7%로 바닥권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가슴에 새기고 정치를 해 왔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버틸 수 없다)’의 정신을 무색하게 하는 결과다. 법원 검찰 등 사법부를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꼽은 응답도 6.1%에 불과했다. ‘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민심이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울 책임이 있는 사법 시스템조차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국회를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꼽은 응답도 3.3%에 불과했다. 당장은 촛불의 화살이 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하고 있지만, 정치권과 국회에 대한 불신도 이에 못지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국민의 촛불이 광화문광장을 뒤덮었던 지난해 말 영국 공영방송 BBC는 부패한 상류층과 정직한 국민이 공존하는 한국의 기이한 현실을 꼬집었다. BBC는 “한국에서는 술집에서 자리를 맡기 위해 테이블 위에 지갑을 두고 가도 잃어버릴 염려가 없을 정도로 시민들이 정직한 나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도자들은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부정부패로 망가졌다”라고 비판했다. 국가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고 사회적 신뢰를 재건하려면 누구에게나 기회의 문을 활짝 열어 줄 수 있는 정치 지도자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번 조사에서도 ‘대선 이후 공정한 사회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4.0%가 ‘그렇다’고 답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권력자의 의사결정이 공적 시스템을 통해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대수술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김성모 mo@donga.com·손영일 기자 동아일보-KDI 공동기획}

#1'노오력'의 문제?비관적인 2030#2"열심히 일해 봤자 '사축'밖에 더 되겠어요. 그런데도 '노오력'을 해야 하나요."P씨는 서울 상위권 대학 출신입니다. 그렇지만 취업을 포기하고 하루하루를 맥없이 보내고 있죠. 그는 "열심히 노력해서 먼저 취업한 친구들도 희망이 없긴 마찬가지"라고 말합니다.(*사축: 회사 가축이라는 말로 직장인을 비하하는 신조어)(*노오력: 노력을 평가절하 하는 신조어)#3자수성가의 시대가 저물고기성세대들이 자리한 좁은 틈새에 끼여2030 '노오력 세대'의 절망감도 나날이 깊어지고 있습니다.동아일보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동으로그 절망감의 깊이를 가늠해 보기 위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4[절망하는 '노오력 세대']살림 형편은 작년보다 나아진 편인가? 통계(나아진 편/마찬가지/못해진 편/모르겠다, 못해진 편을 강조색)지난해 보다 더 못 산다!-1964년 12월 자료는 동아일보 민생 관련 전국 여론조사 결과.2016년 12월은 동아일보와 KDI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5앞으로 살림 형편이 나아지리라고 보는가? 통계(나아질 것/마찬가지/더 못해질 것/모르겠다, 더 못해질 것을 강조색)살림살이도 나빠져...#6열심히 일하면 계층이동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통계(20~60대까지의 통계 중 30대의 그래프가 극명하기에 그것을 파이그래프로 활용, 그렇다/보통이다/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를 강조색)계층의 사다리는 사라졌다.#7양질의 일자리 증가의 걸림돌은 무엇인가? 통계(기득권 노조/경직된 산업 규제/로봇 등 자동화 기술/공장 해외 이전/외국인 노동자/기타 및 무응답, 순차적 막대그래프 활용)#8한국 사회의 일자리 기회가 적은가? 통계(그렇다/아니다, 비율과 비슷한 모양을 가진 시계 사진을 찾아 '그렇다' 항목에 강조색)취직은 하늘의 별따기#9"지난해 보다 더 못 산다""살림살이도 나빠져...""계층의 사다리는 사라졌다.""취직은 하늘의 별따기"이번 조사에서 확인된젊은 세대들의 인식입니다.전문가들은 실력 중심의 사회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이절실한 시대라고 입을 모읍니다. 다시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죠.#10"대학 졸업장만으론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 인턴 등에 취업해 숙련도를 높이고 더 나은 일자리로 나아갈 수 있는 '일자리 루트'를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원본: 김성모 기자기획·제작: 김재형 기자·김한솔 인턴}
세계적 금융회사인 JP모건체이스는 청년들을 위한 독특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도시와 손을 잡고 지역 일자리와 산업 전망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는 프로젝트다. 예를 들어 로스앤젤레스에 어떤 일자리가 있으며 앞으로 급성장할 일자리가 무엇인지를 소개하는 정보를 보고서로 공개하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에는 약 100만 개의 급성장하는 고소득 중견 기술 직종이 있으며 시간당 29.75달러의 임금을 받고 있다. 2019년까지 헬스케어 직종에서 일자리가 14% 정도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담겨 있다. 청년들이 이 자료를 보며 유망 직종을 고르고 필요한 기술과 역량을 미리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세계 각국이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경기 침체와 인공지능(AI) 로봇 등의 기술 발전으로 청년들의 일자리 진입 기회가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 정부와 민간 기업들이 일자리 시장에서 좌절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출생한 세대)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 등의 역량을 갖추도록 지역 청년들의 상급 학교 진학과 직업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더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기업도 있다. 미국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는 애리조나주립대와 협력해 온라인 학사 학위 과정에 등록하는 직원에게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6500명이 넘는 직원이 유통부터 전기공학까지 다양한 전공을 배우고 있다. 클리프 버로스 스타벅스 미주지역 사장은 “졸업 후 스타벅스에서 의무적으로 일할 필요는 없다. 직원들이 경력과 삶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돕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양사이버대와 협력해 이와 같은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정규직 중심의 고용 시장이 무너지는 ‘긱(gig) 이코노미’(필요할 때마다 임시직을 섭외해 일을 맡기는 형태의 고용이 보편화된 경제)의 충격을 완화하고 일자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선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용 시장이 변화에 유기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하고 산업 현장과 구직자를 긴밀하게 연결하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한국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필요한 게 무엇일까?’ ‘잘살아 보자’는 일념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땀 흘렸던 아버지 세대들은 당연히 실력이라고 믿었다. 동아일보가 1964년 12월 전국 성인 남성 10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생 관련 여론조사에서 이런 아버지 세대의 믿음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당시 ‘취직이나 출세를 하려면 연줄, 돈, 실력 중 어느 것이 중요한가’라는 다소 도발적인 질문에 아버지 세대들은 ‘실력’(49%)이라고 대답했다. 1964년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07달러로 2015년(2만7340달러)의 256분의 1에 불과했던 때였다. 먹고살기 힘들어도 땀 흘려 실력을 갖추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공정한 기회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아버지 세대는 ‘내 자식만큼은 열심히 공부해 실력만 갖추면 나보다는 잘살겠지’라는 믿음도 있었다. 이런 믿음은 그해 수출액 1억 달러 돌파라는 성과로 이어졌고, 대한민국을 전쟁의 폐허 더미에서 세계 경제 10위권의 대국으로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 됐다. 50여 년이 지난 요즘은 어떨까. 동아일보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함께 지난해 12월 전국 성인 1000명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결과는 그때와 달랐다. ‘혈연, 지연, 학연 등의 인맥’을 꼽은 응답은 36.8%로 증가한 반면 ‘실력’은 33.8%로 떨어졌다. 국정 농단 사태의 주인공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돈도 실력이야”라고 했던 것도 이런 사회 분위기의 단면이다. 기회 균등에 대한 국가 시스템의 불신이 커지면서 능력주의 사회를 기대하는 믿음이 크게 후퇴한 것이다. 미래 살림이 좋아질 거란 기대감도 50여 년 전보다 오히려 줄었다. 1964년 조사에선 ‘살림살이가 앞으로 나아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8%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이번 조사에선 11.5%만 긍정적으로 봤다. ‘그렇지 않다’는 부정적인 답변은 1964년 26%에서 지난해 45.4%로 크게 늘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행복감이 소득에 비례해 높아지지 않는 ‘진보의 역설’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하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 실력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조차 약해진 한국의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지용희 서강대 명예교수는 “불공정 경쟁을 체감하는 국민들의 분노에 정부와 정치권이 응답하지 않으면 한국의 미래는 더 어두워질 것”이라고 걱정한다. 김성모 mo@donga.com / 세종=이상훈 기자}

《 “열심히 일해 봤자 ‘사축’(회사 가축이라는 말로 직장인을 비하하는 신조어)밖에 더 되겠어요. 그런데도 ‘노오력’(노력을 평가절하하는 신조어)을 해야 하나요.” 서울 상위권 대학을 나온 박모 씨(29)는 ‘베짱이’처럼 산다. 취업을 포기하고 노래방이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지만 미래에 대해 별생각이 없다. 그저 그날그날만 잘 넘기면 된다. 그는 “열심히 노력해서 먼저 취업한 친구들도 희망이 없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 1970, 80년대 경제 성장의 기적을 만든 자수성가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한국 사회의 좁아진 기회의 문틈에 끼여 ‘노력해도 제자리’라고 믿는 20, 30대 ‘노오력 세대’들의 절망감도 깊어지고 있다. ○ 60대보다 더 절망하는 ‘노오력 세대’ 동아일보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12월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4.4%가 ‘열심히 일해도 계층 이동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특히 20대 응답자의 37.9%, 30대의 51.8%가 이같이 답했다. 경제 활동 막바지에 접어든 60대 이상(34.3%)보다 계층 이동 가능성을 더 비관적으로 보는 것이다. 반면 1964년 동아일보의 민생 관련 국민 여론조사에서 20대는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적 응답이 33%를 차지해 전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았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경기 침체와 청년 실업이 겹친 경제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의 대물림’으로 계층 구조가 콘크리트처럼 단단해져 교육과 일자리를 통해 더 나은 계층으로 나아가기 어렵다는 인식이 굳어진 것이다. 직장인 이모 씨(31)는 “한 동료가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이 별로 없는 ‘흙수저’들은 열심히 노력해봐야 결국 치킨집 사장님으로 끝난다’고 말하는 걸 듣고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한국 미국 중국 일본의 주식 부자 상위 40명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부모에게 물려받은 자산으로 부자가 된 ‘상속형 부자’ 비율(62.5%)이 가장 높았다. 한국보다 자본주의 경험이 긴 미국과 일본은 상속형 부자 비율이 각각 25%, 30%에 그쳤다. 1980년대 이후 경제가 급성장한 중국은 상속형 부자가 2.5%에 불과했다. 한국에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같은 신흥 ‘창업 부자’들이 드물기 때문이다. ○ ‘밀레니얼 세대’ 일자리 갈등 우려 특히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의 고통이 극심하다. 세계적으로도 밀레니얼 세대는 로봇과 인공지능(AI)에 밀려 일자리 시장에서 고전하는 세대로 꼽힌다. 앞 세대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도 취업난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사회에 대한 절망감이 큰 세대로 불린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 사회의 일자리 기회가 적다”는 응답이 67.6%를 차지했다. “일자리 창출 문제가 나빠질 것”이라는 답변도 56.6%를 차지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기득권 노조’(27.6%)와 ‘경직된 산업규제’(25.9%)를 꼽은 응답자가 많았다. 이어 ‘로봇 인공지능 등 자동화 기술’(15.8%) ‘공장 해외 이전’(12.7%) ‘국내 외국인 노동자’(9.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패자 부활전’의 기회가 없는 한국 사회의 문제도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 직장에서나 사업을 하다가 실패했을 때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1%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대 간, 계층 간, 내외국인 간 일자리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크다. 이번 조사에서 자녀 세대와 일자리를 나눌 의향이 있느냐란 질문에 응답자의 54.1%만 ‘그렇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개천용’(‘개천에서 용 난다’의 줄임말)이 등장할 수 있는 실력 중심의 사회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만이 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력만 있으면 창업을 통해 자수성가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겪고 있는 ‘스킬 갭’(산업 현장이 원하는 기술과 실제 보유한 역량의 차이)을 줄여 나가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이 세분되고 전문화되면서 대학 졸업장만으론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인턴이나 중소기업에 취업해 숙련도를 높이고 더 나은 일자리로 나아갈 수 있는 ‘일자리 루트’를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김성모 mo@donga.com·김지현 기자}

공직을 은퇴한 박모 씨(65)는 매달 300만 원가량의 연금을 받아 생활한다. 한 시중 은행의 입출금 계좌로 이 돈을 받아 카드 대금과 공과금을 결제하고 있다. 은행에 갔다가 통장 이자가 0.2% 남짓이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박 씨는 “주거래 통장 하나 두고 쓰는데 ‘쥐꼬리 이자’를 받으니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박 씨와 같은 연금생활자는 신한은행의 ‘주거래 미래설계 통장’으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공적연금이나 개인연금을 이 계좌로 수령하면 연 1.0% 우대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공과금 등을 해당 계좌에서 결제(10만 원 이상)하면 0.5% 금리를 더 얹어준다. 연 1.5%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인터넷·모바일뱅킹 수수료나 창구송금수수료, 신한은행 자동화기기를 이용한 타행이체수수료도 면제(월 10회)해준다. ‘깡통 통장’으로 무시받던 수시 입출금식 예금 통장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통상 수시 입출금식 예금 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롭지만 금리가 연 0.1∼0.2%로 낮다. 하지만 잘만 활용하면 두둑한 이자를 챙길 수 있다. 최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단기 자금을 수시 입출금식 예금에 넣고 굴리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은행들도 수시 입출금식 예금을 정기예금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단골 고객 잡기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연령별로 맞춤형 수시 입출금 상품을 선보였다. 박 씨가 새로 갈아탈 신한은행의 주거래 미래설계 통장은 50대 이상을 주요 타깃으로 한 상품이다. 20대 맞춤형 상품인 ‘주거래 S20통장’도 평균 잔액 한도(최대 300만 원) 내에서 연 1.5%의 이자를 준다. 지난해 5월 SC제일은행이 선보인 ‘마이플러스 통장’은 1년 6개월 만에 예치 금액이 3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 시중은행의 수시 입출금식 통장 중 가장 높은 금리(세전 연 1.3%)를 준다. 예치 금액이 1000만 원 이상이면 연 1.3%, 300만∼1000만 원일 때는 연 0.9% 이자를 준다. 조건은 전월과 비교해 잔액이 줄지만 않으면 된다. KB국민은행(START통장)과 KEB하나은행(힘내라 직장인 우대통장)도 연 1.0%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 입출금식 예금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OK저축은행은 기간과 금액의 제약 없이 연 1.7% 금리를 적용하는 상품(OK직장인통장)을 선보였다. 은행들이 다양한 수시 입출금식 예금 상품을 내놓는 이유는 최근 단기자금 관리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은 지난해 10월 말 사상 처음으로 200조 원(201조7687억 원)을 돌파했다. 전달보다 6조6700억 원(3.4%) 증가했다. 경기 불황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계나 기업이 투자처를 찾지 못해 단기로 돈을 굴리며 관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 개인금융팀 팀장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 현금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 자금을 머니마켓펀드(MMF)로 굴릴 수 있지만 예금자 보호와 원금 보장이 안 된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경제·금융당국 수장들과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새해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을 한목소리로 우려하며 선제적인 위기관리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7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올해는 ‘불확실하다는 것만이 확실하다’고 할 수 있는 한 해인 만큼 정책당국과 금융권이 모든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범금융 신년인사회는 전국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권 협회가 매년 초 마련하는 행사로, 올해도 정부 고위 관계자와 주요 금융회사 CEO, 국회의원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올해는 ‘초(超)불확실성의 시대’(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크레바스(빙하가 갈라져 생긴 좁고 깊은 틈) 위험’(임종룡 금융위원장) 등의 진단이 이어질 정도로 국내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높았다. 이에 따라 금융계가 앞장서서 위기 대비에 나서 달라는 당부가 잇따랐다. 임 위원장은 “금융이 경제 불확실성을 증폭시키지 않도록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게 중요하다. 특히 중소기업, 서민, 청년을 비롯한 실물경제 곳곳에 막힘없이 자금이 공급되도록 금융 본연의 기능을 충실하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유 부총리는 “금융권이 노동시장 이중 구조 등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성과 중심의 근로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위기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해외 진출 등 새로운 기회를 찾는 데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로 글로벌 금융사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축소하는 지금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정임수 imsoo@donga.com·김성모 기자}

“은행에서도 저금리로 자동차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요?” 자동차를 구입하려던 직장인 김모 씨(33)는 직장 상사에게 ‘시중은행이 자동차 대출도 해준다’는 ‘꿀팁’을 얻었다. 은행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면 은행 점포에 가지 않고도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솔깃해졌다. 김 씨는 다음 날 자동차 대리점을 찾아 시중은행 모바일 앱으로 1500만 원을 대출받아 자동차를 구입했다. 금리도 연 3.3%로 캐피털업체들보다 저렴했다. 그는 “목돈을 마련하지 않고 차를 빨리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자동차 대출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낮은 금리를 앞세운 모바일 자동차 대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자동차 대출의 기존 강자인 캐피털사 등 제2금융권도 은행들의 도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3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이 은행이 선보인 은행권 최초의 모바일 전용 자동차 대출 상품인 써니 마이카 대출이 7개월 만에 취급 건수 1만 건(금액 기준 2200억 원)을 넘었다. 신한은행과 처음 거래하는 고객도 타행인증서만 갖고 있으면 3.32∼4.41% 금리(3일 현재)로 앱을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신한은행이 성과를 거두자 다른 은행도 모바일 자동차 대출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말 영업점 방문 없이 자동차 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KB모바일 매직카 대출’을 선보였다. 국민은행 앱에서 대출을 신청하고 KB매직카 전담센터를 통해 자동차 구입 관련 서류(자동차매매계약서 등)를 제출하면 최대 7000만 원(대출 기간 5년)까지 빌릴 수 있는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대출 금리는 신차 구입 자금 기준으로 최저 연 3.5%를 제시했다. 우리은행(위비 모바일 오토론)과 NH농협은행(NH간편오토론)도 비슷한 상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KEB하나은행도 기존의 자동차 대출 상품(1Q 오토론)을 모바일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한 상품을 올해 1분기(1∼3월)에 내놓을 계획이다. 은행들은 특히 중고차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정부의 중고차 시장 선진화 정책으로 중고차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는 중고차의 평균 시세를 주기적으로 공개하고 허위·미끼 매물로 호객행위를 하다가 2차례 적발되면 매매업자의 등록을 취소하도록 했다. 특히 올해부터 중고차를 사면 구입 금액의 1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판이 커지자 캐피털업체들은 중고차 시세 및 정보 제공과 매매를 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 등을 내놓는 등 수성(守成)에 나섰다. KB캐피탈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KB차차차)은 두 달 만에 홈페이지 방문자(누적) 100만 명, 앱 다운로드 20만 건을 넘어섰다. 금융사들이 중고차 대출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대부분의 대출이 분할 상환 조건으로 제공돼 리스크 관리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캐피털사들은 자동차를 담보로 대출해줄 때 감가상각을 고려해 분할 상환을 요구하고 있다. 시중 은행들도 대부분 자동차 대출은 분할 상환을 조건으로 한다. 박천정 신한은행 개인금융부 과장은 “분할 상환으로 리스크 관리가 용이하며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커 중고차 금융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지난해 국내 은행권에서 임직원 3000여 명이 짐을 싼 것으로 드러났다. 이달 KB국민은행에서 2800여 명의 희망퇴직자가 발생하는 등 올해에도 감원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국내 은행의 전체 임직원은 11만5516명으로 전년 말(11만7023명)보다 1507명이 줄었다. 직급별로는 행원급(1454명)이 가장 많이 줄었고 책임자급은 42명 감소했다. 이 기간 시중은행이 7만2669명에서 7만1497명으로 감소 폭(1172명)이 가장 컸다. KB국민은행이 551명으로 가장 많이 줄었다. KEB하나은행(271명)과 우리은행(243명), 신한은행(87명)이 뒤를 이었다. NH농협은행, KDB산업은행 등 특수은행은 302명 줄어들었다. 특히 연말(10∼12월)에 큰 폭의 감원이 있었다. KEB하나·NH농협은행·SC제일은행에서만 1300여 명이 퇴직했다. 준정년 특별퇴직으로 나간 인원이 506명, 임금피크제에 걸려 퇴직한 인원이 236명이다. 올해에도 은행권에서는 감원 칼바람이 불어 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 대표들은 신년사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강조했다. 당장 이달 KB국민은행의 희망퇴직이 예정돼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서도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퇴직하는 직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현재 국내외 정치, 경제 상황은 ‘여리박빙(如履薄氷·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위험한 상황)’과 같이 매우 불안합니다.”(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금융계 수장(首長)들은 2017년 첫날 내놓은 신년사에서 한국 경제가 직면한 안팎의 위기에 맞서기 위한 ‘리스크 관리’를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국내 금융권은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등의 금융시장 변수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경제 패러다임 변화 등에 대응하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직면했다. ○ “면밀한 리스크 관리 필요”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았던 NH농협금융지주 김용환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진부한 비유가 설자리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위기관리’를 강조했다. 김 회장은 “위기 시나리오별로 대응 체계를 구축해 경영위험 요소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응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농협금융은 조선 및 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로 지난해 상반기(1∼6월) 2013억 원의 적자를 냈다. 기업 구조조정을 전담하는 국책은행장들은 신년사에서 위험관리와 쇄신을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승풍파랑(乘風破浪·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쳐 나간다)’의 정신을 강조했다. 이어 “변화와 혁신을 끊임없이 실천해 강한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쇄신을 주문했다.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은 “조선·해운 등 취약 산업의 위기가 앞으로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우려가 큰 만큼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힘이 들어도 가까운 곳보다 먼 곳의 땔나무를 먼저 캐야 한다”며 “우리 경제의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신년사에서 “가계부채가 1300조 원을 넘어섰고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장금리도 추가로 오를 것으로 예상돼 가계부채에 대한 면밀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 등 대비 먹거리 발굴해야 4차 산업혁명 등의 경영 환경 변화에 맞춰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선언한 것처럼 ‘금융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사라질 것이다’는 말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판(板)을 바꾸기 위해 기업 문화와 영업 방식에 있어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회장은 ‘오가닉 비즈니스 기업’을 미래 글로벌 선도 기업의 모습으로 제시했다. 오가닉 비즈니스는 고객이 직접 만든 네트워크가 마치 생명체처럼 성장하고 진화하는 비즈니스를 뜻한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이제 중요한 것은 구조적인 문제보다 어느 플레이어가 야성과 돌파력, 상상력에서 앞서 나가느냐 하는 경쟁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이 등장하고 금융당국의 규제가 완화되는 환경 변화에 맞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은 “세분된 고객에 맞는 다양한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해 생활 습관 및 건강 상태에 따라 보장을 차별화하는 건강보험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도 “여신금융업권이 신규 산업 확대를 통해 고객 서비스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박희창 ramblas@donga.com·김성모·황성호 기자}

은행과 보험사들이 올해도 대규모 희망퇴직을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6년 만에 전체 직원의 14%를 줄이는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AIA생명도 5년 만에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금융사들이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을 찾기보다는 손쉬운 인력 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에만 매달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3000명 넘는 은행 희망퇴직 신청자 KB국민은행은 19일부터 나흘 동안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2800여 명의 직원이 퇴직을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같은 퇴직 규모는 2010년 3244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이후 최대다. 현재 국민은행 전체 직원 수는 2만500명이다. 신청자 중 대부분은 과·차장 이상 책임자급 일반 직원이며 30, 40대 여성 직원이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이 확정된 사람은 내년 1월 20일까지 근무한다.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아닌 일반 직원은 최대 36개월 치 급여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을 받는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거나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 NH농협은행에서는 지난달 41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고 이 중 404명이 이달 말까지 근무한다. 이달 초 신청을 받은 SC제일은행에서는 60여 명이 퇴직을 신청했다. KEB하나은행도 22일부터 26일까지 ‘준정년 특별퇴직’ 희망자를 받는다. 신한은행은 1월 희망퇴직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2011년 이후 이익 증가율이 인건비 증가율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을 줄이기 위해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감축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은행들이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희망퇴직이라는 손쉬운 수단을 통해 비용을 줄이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관계자는 “매년 희망퇴직이 계속 반복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경기가 좋을 때는 미리 인력 효율화를 해야 한다고, 경기가 나쁠 때는 사정이 안 좋아서 해야 한다면서 인건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지방은행 특수은행 등 17개 은행의 올해 3분기(7∼9월) 당기순이익은 3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순이익이다.○ 보험사도 피해 가지 못한 감원 칼바람 보험사들도 줄줄이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AIA생명은 이달 초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해 최근 절차를 끝냈다. 5년 만에 추진하는 것으로, 직급과 관련 없이 근속연수(과장 이하는 7년 이상, 차장 이상은 2년 이상) 조건만 갖추면 신청할 수 있게 했다. 비슷한 시기에 신한생명도 20년 이상 근무한 48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신한생명은 신청자를 50여 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2월(59명)과 10월(100명)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대상은 만 45세 이상 또는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었다. 1년에 두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 밖에 메트라이프생명이 지난달 직원의 8% 정도인 50명을 감축했고,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도 올해 6월 각각 100명과 200명을 희망퇴직 처리했다. 보험사들이 앞다퉈 희망퇴직에 나서는 이유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지급할 보험금이 더 많은 역마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또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을 해야 하는 부담도 영향을 미쳤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년 경기가 안 좋을 것을 감안해 인력을 줄이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박희창 ramblas@donga.com·김성모 기자}

신한카드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11월까지 신한카드의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앱) 카드인 ‘신한 FAN(판)’을 통해 결제된 금액은 5조 원을 넘어섰다. 이 금액은 같은 기간 국내 전자상거래 전체 시장 결제액(55조 원)의 9.1%, 간편결제 시장(20조 원)의 25.0%에 해당하는 수치다. 신한카드는 2013년 4월 업계 최초로 모바일 앱을 활용한 앱카드 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후 결제액이 2013년 3000억 원, 2014년 2조 원, 지난해 3조8000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올해 11월 말 현재 가입 회원 수는 731만 명에 이른다. 신한카드는 모바일 비즈니스 시대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업체들과 모바일 플랫폼 동맹을 체결하고 ‘FAN 프렌즈’라는 브랜드를 선보였다. 신한 FAN을 통해 동맹을 맺은 업체들의 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앱을 실행하면 FAN 프렌즈가 뜨고 그곳에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고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카 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앱에서 ‘쏘카’를 눌러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결제도 신한 FAN으로 즉시 가능하다. 현재 FAN 프렌즈에는 GS리테일, 교보문고, 티머니, 포잉, 한솔교육, 11번가, 인터파크 티켓, LF mall, 엑스골프, 쏘카, 빨리와 대리운전 등 다양한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신한 FAN으로 얻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신규 서비스를 찾아내고, FAN 프렌즈 참여사들에 새로운 서비스를 제안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GS25 편의점이 이 빅데이터 분석에 따라 마케팅을 실시한 결과 6개월 만에 멤버십 회원이 79만 명 증가했다. 취급액도 월평균 16억 원 늘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업종 특성을 감안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마케팅 지원 모델을 개발하고, 업체들의 매출 증대를 위한 공동 마케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삼성카드는 최근 모바일, 온라인 자동차 금융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올해 7월 삼성카드는 업계 최초로 모바일·온라인에서 자동차 금융 상품을 신청할 수 있는 ‘삼성카드 다이렉트 오토’를 내놓았다. 다이렉트 오토에서는 365일 24시간 내내 금융 한도를 조회할 수 있고 옵션별 차량 가격도 비교할 수 있다. 삼성카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들이 자동차를 살 때 저렴한 자동차 금융 상품을 직접 찾아본다는 것을 파악하고 해당 서비스를 내놓았다. 다이렉트 오토는 자동차 구입 시 여러 단계를 거쳐 금융 상품을 소개하지 않는다. 옵션별 차량 가격 비교와 자동차 금융 한도 조회, 차량 견적 조회 등 각종 서비스를 고객들이 한 번에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다이렉트 오토의 장점은 서류 제출 없이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언제든지 한도 조회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도 조회는 개인의 신용 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한도 조회 후 바로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다른 회사는 재직확인서나 소득증빙서류를 제출하고 상담원과 통화도 해야 한다. 이 절차를 거치는 데 보통 하루 이상 걸린다. 반면 다이렉트 오토에서는 모바일과 PC공인인증서를 활용해 5분 내에 약정을 끝내고, 자동차 대리점에서 카드 승인만 하면 된다. 여러 단계를 거쳐 자동차 구매와 관련한 금융 상품을 소개받던 것과는 달라진 점이다. 또 직접 차량을 이용하고 쓴 리뷰와 조회한 차량 견적 등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할 수 있게 해 고객들이 쉽고 재미있게 서비스를 경험하게 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고객 접점과 관련된 모든 절차를 모바일과 온라인에 적합하게 해 고객이 쉽고 빠르고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NH농협금융이 올해 8월 처음 선보인 모바일 플랫폼 ‘올원뱅크’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2개월 만에 가입자 30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이 중 농협은행과 거래가 없거나 인터넷·스마트뱅킹을 사용하지 않았던 고객도 4만 명이 넘는다. 이 때문에 NH농협금융 측은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신규 고객 창출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원뱅크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성과 개방성이다. 농협 계좌가 없어도 타행 계좌나 공인인증서 확인을 통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지문이나 핀번호(개인식별번호) 등 인증 방식도 다양하다. 각종 서비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전화번호만으로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고 지갑이나 카드 없이 현금 출금과 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하다. 올원뱅크는 ‘지주공동플랫폼’으로 NH금융 계열사의 다양한 상품을 담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올원뱅크에 로그인하면 은행 상품뿐만 아니라 NH농협손해보험의 여행자보험도 가입할 수 있고, NH농협캐피탈과 NH저축은행의 대출 상담도 신청할 수 있다. 영업점을 들리지 않고 올원뱅크로 계좌를 만들거나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올원뱅크 기능 중 더치페이 서비스는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회식 등의 경비를 부담할 때 1인당 분담액을 알려주고 전화번호만으로 수수료 없이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게 해 준다. 10월 기준으로 더치페이를 포함한 올원뱅크의 간편송금 이용 건수는 21만 건을 돌파했다. 금액으로 183억 원을 넘어섰다. 주재승 NH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부장은 “올원뱅크를 한 번만 써 보면 간편하고 서비스가 다양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교보생명이 지난달 선보인 ‘교보건강플러스변액종신보험’은 사망뿐 아니라 3대 질병과 LTC(장기간병상태)까지 보장하는 신개념 종신보험이다. 이 상품은 사망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등 3대 질병을 보장하고 LTC 발병 시 보험금을 선지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변액보험에서는 처음으로 주식과 채권 외에 파생상품(옵션)에 투자하는 구조화 펀드 ‘K-커버드형펀드’를 넣어 고객의 펀드 선택권을 다양화했다. 이 펀드는 상승장의 이익을 일정 부분 제한하는 대신 하락장에서 급격한 손실을 막는다. 업체 측은 “장기적으로 수익의 변동성을 줄이는 ‘중위험 중수익’ 펀드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보험 상품은 보험금 선지급 비율을 차별화해 고객의 질병보장 수요에 맞게 상품 설계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종(80%, 선지급형)에 가입하면 3대 질병 또는 LTC 발생 시 사망 보험금의 80%(1억 원 가입 시 8000만 원)를 선지급 한다. 2종과 3종은 은퇴나이(60, 70, 80세 중 고객이 선택) 전에 질병 진단을 받게 되면 사망보험금의 50%, 30%를 각각 먼저 지급하고 은퇴 나이 이후 진단을 받으면 모두 동일하게 80%를 선지급한다. 또 고객의 상황에 맞게 사망보험금과 진단보험금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유가족의 가계 상황이나 자녀의 나이 등에 따라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의 생활비나 교육자금을 월 분할, 연 분할로 받을 수 있다. 이창무 교보생명 변액상품팀장은 “고객에게 꼭 필요한 보장을 갖추면서도 변액보험의 안정성을 강화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세제 혜택이 있는 연금저축을 중도에 해지해야 할 때 납입 중지나 납입 유예 제도를 활용해 볼 필요가 있다. 연금저축을 중도에 깨면 소득세 외에도 해지가산세까지 부담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실생활에 유용한 ‘금융 꿀팁 200선’ 중 24번째로 연금저축을 해지할 때 세금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을 19일 소개했다. 2001년 1월 이후 가입한 연금저축은 400만 원 한도에서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중도에 해지하면 16.5%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된다. 특히 2013년 3월 이전에 계약한 상품은 가입하고 5년 이내에 해지하면 세제 혜택을 받은 납입금액에 대해 2.2%의 해지가산세까지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연금저축 납입이 부담되면 해지보다는 납입 중지나 납입 유예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연금저축보험은 2014년 4월 이후 가입했다면 회당 최대 12개월, 총 3회까지 납입을 유예할 수 있다. 한편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퇴직연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퇴직연금 적립액은 125조7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