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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자녀를 키우면서 일을 하는 ‘워킹맘’ 중 절반은 월급이 200만 원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킹맘 수는 1년 만에 3만 명 가까이 감소했다. 어린아이를 키우며 일을 하는 여성들은 취업이 힘들 뿐 아니라 임금 수준도 크게 낮은 셈이다. 통계청이 7일 내놓은 ‘2018년 상반기 자녀별 여성의 고용지표’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18세 미만 자녀를 둔 15∼54세 여성 근로자는 287만1000명으로 지난해 4월보다 2만7000명(0.9%) 줄었다. 같은 기간 미성년 자녀를 둔 여성의 수가 10만1000명 감소하면서 워킹맘 수도 줄어든 것이다. 워킹맘 중 임금근로자는 228만6000명이었다. 나머지 58만5000명은 자영업자 등 비임금 근로자다. 임금을 받는 워킹맘 중 26만3000명(11.5%)은 월급이 100만 원을 밑돌았고 85만9000명(37.6%)은 월급이 100만 원 이상∼200만 원 미만 수준이었다. 반면 400만 원 이상을 받는 워킹맘은 27만 명으로 전체의 11.8%에 그쳤다. 다만 전년에는 월급 200만 원 미만 워킹맘 비중이 56.2%였던 점을 감안하면 임금 수준이 소폭 개선된 셈이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근처의 GS25 편의점. 회사원 김모 씨는 음료수와 과자를 골라 계산대 앞으로 갔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페이북’을 클릭한 뒤 앱에 표시된 QR코드를 단말기에 갖다 대자 바로 결제가 끝났다. 편의점에서 결제하면 쌓이는 신용카드 포인트 혜택도 받았다. 이는 BC카드가 국내 카드업계 최초로 선보인 ‘QR코드 결제 서비스’다. 실물 카드 없이 QR코드로 결제하는 ‘모바일 간편결제’가 국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간편결제 강국으로 떠오른 중국과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주요 카드사가 잇따라 서비스 도입을 앞두고 있어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와 신한카드, 롯데카드는 3사 공동으로 ‘부착형’(스티커형) QR결제 서비스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가맹점이 별도의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고 QR코드가 새겨진 스티커만 붙여 놓으면 고객이 스마트폰 앱으로 이를 찍어 결제하는 방식이다. QR코드 결제를 선도하는 중국에선 이 같은 스티커형 방식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단말기 설치비용이 들지 않고 푸드트럭, 노점에서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비(非)금융회사인 알리바바, 텐센트 등 정보기술(IT) 기업이 간편결제 시장을 이끌면서 고객의 은행 계좌에서 상점 계좌로 돈이 이체되는 방식이 주로 쓰이고 있다. 이와 달리 한국에선 카드사들이 QR코드 결제 시장에 선도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전체 결제금액의 55%가 신용카드로 결제될 정도로 신용거래 의존도가 크고 카드사가 닦아놓은 거래 기반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신용카드 기반의 QR코드 결제는 일일이 현금을 충전하거나 계좌 잔액을 유지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QR코드로 결제할 때의 편리함과 기존 플라스틱 카드가 주는 혜택이 얼마나 잘 융합되느냐에 따라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BC카드가 10월 초 시작한 QR코드 결제 서비스는 호환 문제로 인해 국내 QR코드가 해외에서 사용되지 않는 단점을 극복했다. 국제결제표준 규격을 따르기 때문에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카드사와 상호 호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BC카드 관계자는 “서비스 도입 이후 QR코드 결제 사용자를 분석해 봤더니 20대가 가장 많았다”며 “시장 트렌드에 민감한 20대가 향후 소비생활을 주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서도 QR코드 결제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이르면 이달부터 새로 편의점을 내려면 기존 편의점에서 50∼100m의 거리를 두는 ‘출점 제한’ 규정을 따라야 한다. 김대중 정부 당시인 2000년에 담합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폐지됐던 규정이 업계 ‘자율규약’이라는 명분으로 18년 만에 되살아나는 것이다. 장사가 안 되는 편의점주가 가게를 접으려면 본사에 위약금을 내야 하지만 앞으로는 위약금이 면제되거나 대폭 줄어든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편의점 업계 자율규약 제정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GS25, 세븐일레븐, CU, 미니스톱, 씨스페이스, 이마트24 등에 제정안이 적용된다. 》 공정거래위원회가 편의점 출점 거리 제한을 뼈대로 한 자율규약을 승인한 것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불만이 커진 자영업자들을 달래려는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편의점 출점 거리 제한을 담합이라고 규정하던 공정위가 갑자기 기존 입장을 번복해 이를 허용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편의점의 복권 판매권 회수,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혜택 폐지, 무주택 가구 전세보증 제한 결정 번복 등 기존 결정을 뒤집는 일이 빈발하면서 정부 스스로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개월 만에 입장 바꾼 공정위 공정위가 4일 발표한 ‘편의점 업계 자율규약’의 핵심은 새로운 편의점을 출점할 때 경쟁사끼리도 일정한 거리를 두기로 한 것이다. 기준은 담배 판매점이다. 정부와 업계는 담배 판매점 간 거리만큼 편의점 거리를 제한하면 과당경쟁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담배사업법 시행령은 담배 판매점 거리를 50m 이상으로 유지하되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따라 거리를 더 늘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상 도시는 50m, 농촌은 100m가 기준거리로 돼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이 어려워진 편의점 업계는 7월 편의점 간 거리를 80m로 제한하는 자율규약안을 공정위에 제출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거리제한 기준을 명시적으로 규정하면 담합 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였다. 편의점업계는 1994년에도 경쟁 편의점 브랜드 간 근접 출점을 막기 위해 ‘기존 편의점 80m 이내에는 신규 출점하지 않는다’는 협정을 맺었지만 공정위가 이를 경쟁사 간 담합 행위로 판단한 전례도 있다.○ 대통령 지시에 공정위 허용으로 선회 이에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담배 판매점 거리 제한을 적용해 편의점 출점 거리 제한을 수용해 달라’는 수정안을 냈지만 공정위는 결론을 내주지 않았다. 그러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기에 앞서 김상조 공정위원장에게 편의점 과밀 문제를 해소하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공정위는 부랴부랴 당정협의를 열어 편의점 업계의 요구를 수용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경쟁을 보호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공정위가 기존 결정을 번복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거리 제한만 두는 것이 아니라 유동인구나 상권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점 여부를 결정토록 했기 때문에 이는 담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담배 판매점 거리 제한은 공정위가 7월 담합 결정을 내렸을 때도 있었던 규정이고 대통령의 지시가 있기까지 편의점 업계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정책 신뢰도 훼손하는 ‘정책 뒤집기’ 이번 공정위의 결정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들어 주요 부처가 기존에 발표한 정책을 뒤집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또 지난해 12월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다주택자들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합산 대상에서 제외해주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9개월이 지나 임대사업자 혜택이 집값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9·13부동산대책을 통해 다주택자 임대사업자 등록 혜택을 취소했다. 8월 말엔 ‘부부 합산 연소득 7000만 원 초과 가구’를 고소득 가구로 분류하고 서민 실수요자를 위해 이들에 대한 전세보증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맞벌이 신혼부부 등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이를 철회했다. 로또 판매를 신청하는 소매점이 없자 편의점에도 판매권을 부여했던 기획재정부는 최근 편의점들의 로또 판매권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취약계층에 로또 판매 수익을 돌려줘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현실에서 당장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제대로 점검하지 못하고 덜컥 발표했다가 이를 거둬들여 정책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사례들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책이 오락가락하면 정책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최근의 정책들은 언제 바뀔지 모르고, 어떤 원칙이 있는지도 모르는 게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최혜령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사진)은 “문재인 정부와 시민사회 및 노동조합과의 밀월 관계는 끝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재계가 요구하는 경영권 방어 장치 도입에 대해서는 “정부가 나서기보다는 기업이 지배구조 개선으로 경영권 공격에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집무실에서 진행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정부와 시민단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의 갈등에 대해 “정부는 기업과 거리를 유지해야 하듯 시민사회와 노조의 모든 요구를 수용할 수 없으며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사회와 노조도 그동안 많이 인내해 왔다는 걸 알지만 기업의 얘기도 듣고 시민사회와 노조의 얘기를 들으며 조정하고 성과를 만드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며 “이제 정부가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단계가 왔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현 정부 3대 경제 정책 가운데 소득주도성장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것 같다’는 질문에 “위원회에서 결정하면 최저임금이 6개월 후 바로 시행되고 사회안전망 지출도 정부 예산으로 바로 집행되니까 그런 오해를 받는 것 같다”며 “2기 경제팀은 3대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속도와 강도를 조절하는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익공유제나 카드 수수료 인하 등이 기업 이익을 빼앗아 약자에게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제 정책이 누군가의 것을 빼앗아 다른 누군가에게 주는 것이라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이익공유제나 카드 수수료 인하도 그런 취지가 아닌데 오해나 비판을 과도하게 받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한국 기업들이 외국 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에 노출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개방시장 경제 체제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기업 활동”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관련 제도를 만드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향후 대기업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임기 내 새로운 대기업 규제는 없다”며 “지금까지 밝힌 정책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문재인 정부와 시민단체 및 노동단체 간 갈등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양측이 서로 관계를 재설정하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그나마 시민사회가 노무현 정부 때의 실패를 곱씹어 보며 정부에 대한 불만을 인내해준 덕분에 양측의 갈등이 정부 출범 1년 6개월이 지나 현실화된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노무현 정부 때는 화물연대 파업, 이라크 파병 등으로 출범 6개월도 안 돼 시민사회와 갈등을 겪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추진하는 핵심 브레인 중 한 명이다. ‘김&장’ 교체 와중에도 거취에 대한 논란이 없었을 정도로 대통령의 신뢰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설명했다. ―경제가 안 좋다는 지적이 많다.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가 조화롭게 되고 있나.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유사한 위기 상황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경제 환경이 어렵고, 특히 취약계층이 어려운 건 분명해 보인다. 정책 당국자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과거 우리는 10년마다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새로운 성장 산업과 새로운 해외 시장이 출현한 덕분에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5년 후, 10년 후 국민을 먹여 살릴 새로운 산업이나 시장이 안 보인다.” ―그렇다면 더욱 규제를 풀면서 신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하는데, 소득주도성장에만 매달리는 느낌이다. “전 세계 어느 지도자에게 정책 방향이 뭐냐고 물어봐도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3개의 축을 말할 것이다. 지금의 정책 방향은 틀리지 않다. 다만 3축이 함께 가면서도 서로 충돌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경제 정책이라는 게 제한된 정책 자원을 가지고 정책 목표를 잘 조율해야 성공할 수 있는데 현 정부는 급하게 출범하는 바람에 그런 측면의 어려움이 있었다. 2기 경제팀은 국민들이 정부의 정책 의도와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각 정책의 속도와 강도를 보완 수정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모두 함께 잘 살자는 철학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수단이 문제인데 이익공유제, 카드 수수료 인하 개편 등을 보면 시장경제에 어긋나는 것 같다. 결국 있는 사람, 특히 대기업으로부터 빼앗아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에게 주라는 취지 아닌가.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는 정부가 스스로 할 일과 시장에 맡길 일을 구분하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야 경제 정책이 성공할 수 있다. 대통령께도 이 부분을 말씀드린 적이 있고 잊지 않으셨을 것이다. 경제 정책이 누군가에게 뺏어서 다른 사람에게 주는 거라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 성과공유제나 카드 수수료도 그런 취지가 아닌데 잘 전달이 안 되고 비판이 과장된 것 같다.” ―시민운동가 출신으로서 최근 정부와 시민사회의 갈등을 어떻게 보나. “과거에도 주장해 왔듯 정부는 기업과 마찬가지로 시민사회, 노조와도 거리를 유지하면서 여러 이해당사자 의견을 듣고 조정해야 할 책임이 있다. 대통령도 같은 인식을 하고 있다고 본다.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이 같은 방향에서 만들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빅뱅식 재벌 개혁은 가능하지 않다. 현 정부는 촛불혁명을 통해 탄생했지만 각 영역별 시민사회와 노동계가 제기하는 모든 요구를 수용할 수는 없다. 사실 시민사회와 노조도 그동안 문재인 정부에 대해 인내해준 게 사실이다. 1년여 동안 총파업 한 번 없지 않았나. 그런데 이제는 문재인 정부를 그대로 바라보기만 하면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른 것 같다. 정책 조정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이제 양측의 밀월 관계가 끝났다고 본다.” ―정부가 강조하는 지배구조 개선이 국내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를 힘들게 하고 투자 여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다. “외국 자본이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경영에 개입하려는 것과 그에 따른 리스크는 자연스러운 기업 활동이다. 경영권 위협의 주요 대상은 주로 지배구조가 취약한 기업이다. 우리 사회가 30대 재벌을 위해 경영권 방어 장치를 도입하는 게 좋은 일인지 의문이다. 경영권 방어 문제는 지배구조를 선진화해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 ―새로 구상하는 대기업 정책이 있나 “임기 내 더 추가되는 건 없다. 대신 내년부터는 제재 이후의 변화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일감 몰아주기로 제재를 받은 기업이 그 일감을 어디로 보냈는지 확인하는 식이다. 강도 높게 추진할 내년도 중점 사항이다.” ―삼성이 여러 사정기관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삼성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백혈병 문제 해결 등 삼성이 변화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의미 있는 조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발표했다면 우리 사회 전체와 투자자들에게 큰 메시지를 줬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은 건 아쉬운 대목이다.” ―재벌 개혁에만 매달리고 대형 담합,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적발 등 공정위 본연의 업무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있다. “여론의 관심이 재벌 개혁에 있어서 생긴 착시효과다. 공정위는 곧 보험시장(코리안리), 제약시장, 애플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사건을 결론낸다. 경쟁법 영역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인터뷰=신치영 경제부장 / 정리=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22일 찾은 중국 상하이 푸둥신구의 신선식품 마트 ‘허마셴성(盒馬鮮生)’. 한국 대형마트와 비슷해 보였지만 매장엔 카트를 끄는 사람도, 점원 있는 계산대도 없었다. 고객들은 스마트폰으로 진열된 상품의 QR코드를 찍기만 할 뿐 물건을 챙기지 않았다. 쇼핑한 물건은 스마트폰 속 장바구니에 담겼다. 쇼핑을 끝낸 뒤엔 무인계산대에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작동시켜 QR코드로 계산을 끝냈다. 이렇게 구매한 물건은 집으로 배달된다. 집이 3km 이내면 30분 안에 배송된다. 이 때문에 ‘허마셴성과 가까운 곳이 집값도 오른다’는 뜻의 허취팡(盒區房)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모바일 간편결제가 이끈 ‘페이 혁명’이 중국인의 일상과 산업 지형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정보기술(IT)과 금융이 결합한 핀테크 혁신이 유통 혁명, 운송 혁명 등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일상 곳곳에 파고든 간편결제 상하이 금융회사에 다니는 루옌 씨(33)는 지갑 없이 생활한 지가 1년째다. 지하철을 탈 때도, 노점상에서도 QR코드로 계산한다. 루 씨는 “길거리 버스킹 공연을 보고도 QR코드 결제로 성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쩡원징 씨(21)는 “학원 출석 체크나 아파트 현관 열쇠도 QR코드로 대신한다”고 했다. ‘알리페이’, ‘위챗페이’로 대표되는 중국 간편결제 시장의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지난해 중국의 간편결제 거래액은 15조4000억 달러(약 1경7400조 원)로 비자카드, 마스터카드의 전 세계 결제금액(12조5000억 달러)을 웃돈다. 현금 결제와 신용카드 시장을 한꺼번에 넘어서는 금융 혁명이 중국에서 일어난 것이다. 2004년 알리페이를 개발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6년 전 오프라인 상점에서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고객의 은행 계좌에서 상점 계좌로 돈이 지불되는 신개념 서비스를 내놨다. 중국 최대 IT 기업 텐센트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 식당, 병원, 택시 예약 등 일상에 필요한 온라인 서비스를 모두 담아 이를 위챗페이와 연결시켰다. 최근엔 중화권 최대 카드사인 유니온페이까지 뛰어들어 빠르게 시장을 넓히고 있다. IT 기업과 금융사들이 혁신 서비스로 경쟁하면서 중국의 새로운 결제 문화를 구축한 것이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는 불법이 아니면 새로운 서비스를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간편결제 시장이 자생적으로 크도록 했다. 이명호 BC카드 상하이법인장은 “온전히 시장에 맡긴 중국 정부의 ‘노터치’가 알리페이 같은 강력한 사업자를 등장시켰다”고 강조했다.○ “정부 개입, 핀테크 혁신에 찬물” 한국도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간편결제 이용액(하루 평균)은 올해 2분기 1174억 원으로, 1년 새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한국은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돼 계좌이체 방식은 물론이고 삼성페이, 페이코처럼 신용카드 기반의 서비스가 많다. 비씨카드는 최근 국내 카드업계 최초로 실물 카드 없이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전국 3만 곳의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QR코드를 단말기에 갖다 대면 결제가 되고 신용카드 혜택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비씨카드는 전국 가맹점 300만 개 전체로 사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QR코드 결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최근 발표한 ‘QR코드 표준’은 비자, 마스터 등 글로벌 카드사와 호환이 안 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자영업자 수수료 부담을 낮추겠다며 정부가 직접 나서 간편결제 서비스 ‘제로페이’를 도입하면서 금융사, IT 기업 등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할 핀테크 생태계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판이 많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새로운 결제 서비스 등 핀테크 혁신을 촉진할 수 있도록 판을 열어줘야지 직접 노를 저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상하이=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22일 찾은 중국 상하이 푸동신구의 신선식품 마트 ‘허마셴셩(盒馬鮮生)’. 한국 대형마트와 비슷해 보였지만 매장엔 카트를 끄는 사람도, 점원이 있는 계산대도 없었다. 고객들은 스마트폰으로 진열된 상품의 QR코드를 찍기만 할 뿐 물건을 챙기지 않았다. 쇼핑을 마친 뒤 무인계산대에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작동시켜 QR코드로 계산을 끝냈다. 이렇게 쇼핑한 물건은 배달이 된다. 집이 3㎞ 이내면 30분 안에 배송된다. 이 때문에 ‘허마셴셩과 가까운 곳이 집값도 오른다’는 뜻의 ‘허취팡(盒區房)’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모바일 간편결제가 이끈 ‘페이 혁명’이 중국인의 일상과 산업 지형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IT과 금융이 결합한 핀테크 혁신이 유통 혁명, 운송 혁명 등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일상 곳곳에 파고든 간편결제 상하이 금융회사에 다니는 루옌 씨(33)는 지갑 없이 생활한 지가 1년째다. 지하철을 탈 때도, 노점상에서도 QR코드로 계산한다. 루 씨는 “길거리 버스킹 공연을 보고도 QR코드 결제로 성의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쩡원징 씨(21)는 “학원 출석 체크나 아파트 현관 열쇠도 QR코드로 대신한다”고 했다. ‘알리페이’, ‘위챗페이’로 대표되는 중국 간편결제 시장의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지난해 중국의 간편결제 거래액은 15조4000억 달러(약 1경7400조 원)로 비자카드, 마스터카드의 전 세계 결제금액(12조5000억 달러)을 웃돈다. 현금 결제와 신용카드 시장을 한꺼번에 넘어서는 금융 혁명이 중국에서 일어난 것이다. 2004년 알리페이를 개발한 알리바바는 6년 전 오프라인 상점에서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고객의 은행계좌에서 상점 계좌로 돈이 지불되는 서비스를 내놨다. 중국 최대 IT 기업 텐센트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 식당, 병원, 택시 예약 등 일상에 필요한 온라인 서비스를 모두 담아 이를 위챗페이와 연결시켰다. 최근엔 중화권 최대 카드사인 유니온페이까지 뛰어들어 빠르게 시장을 넓히고 있다. IT 기업과 금융사들이 혁신 서비스로 경쟁하면서 중국의 새로운 결제 문화를 구축한 것이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는 불법이 아니면 새로운 서비스를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간편결제 시장이 자생적으로 크도록 했다. 이명호 BC카드 상하이법인장은 “온전히 시장에 맡긴 중국 정부의 ‘노터치’가 알리페이 같은 강력한 사업자를 등장시켰다”고 강조했다. ● “정부 개입, 핀테크 혁신에 찬물” 한국도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간편결제 이용액(하루 평균)은 올해 2분기 1174억 원으로, 1년 새 2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은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돼 계좌이체 방식은 물론이고 삼성페이처럼 신용카드 기반의 서비스가 많다. 비씨카드도 최근 국내 카드업계 최초로 실물 카드 없이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QR코드 결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최근 발표한 ‘QR코드 표준’은 비자, 마스터 등 글로벌 카드사와 호환이 안 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자영업자 수수료 부담을 낮추겠다며 정부가 직접 나서 간편결제 서비스 ‘제로페이’를 도입하면서 금융사, IT 기업 등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할 핀테크 생태계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판이 많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핀테크 혁신을 촉진하는 판을 열어줘야지 직접 노를 저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상하이=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이 3분기(7∼9월) 기준 1명 아래로 떨어졌다. 2분기(4∼6월)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합계출산율이 0명대를 나타냄에 따라 올해 연간 합계출산율이 사상 처음 1명 미만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28일 내놓은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3분기 합계출산율은 0.95명으로 2분기(0.97명)에 이어 다시 1명에 못 미쳤다.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05명에서 올해 1명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통상 4분기(10∼12월) 출생아 수는 다른 분기보다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자녀를 연말께 낳으면 또래와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여기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은 0.94명에 그쳤다. 해마다 출생아 수가 감소하는 것을 감안하면 올 4분기 합계출산율은 작년 같은 분기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다. 36개 OECD 회원국의 합계출산율 평균은 1.68명이다. 인구학자들은 현 인구 수준을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한다고 보지만 선진국 그룹은 이 수준에 전반적으로 못 미치고 한국은 특히 저출산이 심각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총인구가 감소하는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은 2016년 장래인구추계를 발표하면서 합계출산율을 1.12명으로 가정하고 한국의 인구가 2028년부터 줄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9월 출생아 수는 2만61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00명(13.3%)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 34개월째 줄어든 것이다. 3분기 혼인 건수는 3만38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00건(5.6%) 줄었다. 분기별 혼인 건수를 확인할 수 있는 1981년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태양광발전업체 대표를 지낸 이력으로 논란이 된 최규성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사진)이 사퇴했다. 27일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최 사장이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이날 의원면직 처리됐다. 올 2월 취임한 지 9개월 만에 사장직에서 물러난 것이다. 최 사장은 2016년 설립된 A태양광발전업체 대표이사로 재직해오다가 농어촌공사 사장 취임 4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대표에서 물러났다. 농어촌공사가 7조5000억 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최 사장이 관련 업체를 운영한 경력은 이해상충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최 사장은 이달 21일 “사장이라 할지라도 특정 업체를 선정할 수 있는 여지는 전혀 없고 할 의사도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현재 이 업체는 최 사장이 2014년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던 때 비서였던 사람이 대표직을 맡고 있다. 이런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최 사장 재임 시기 농어촌공사가 로펌을 통해 1년 이상 걸리는 수상태양광발전사업에서 개발허가 절차를 생략하는 방안을 검토한 사실이 본보 취재 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로펌이 국토교통부로부터 개발허가가 필요 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아주면 성공보수를 주는 내용의 위임계약을 맺었지만 유권해석 의뢰를 받은 국토부가 허가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회신해 성공보수는 지급되지 않았다. 최 사장은 퇴임 직전 간부회의에서 농어촌공사의 태양광발전시설 설치사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당부했다. 퇴임식은 따로 하지 않았다. 최 사장은 친형인 최규호 전 전북도교육감이 뇌물수수 혐의로 최근 구속 기소된 데 이어 본인과 관련한 자격 논란까지 불거지자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야당과 재계의 거센 반발에도 원안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정부와 여당은 공정 경쟁을 강조하고 있지만 기업과 야당은 정부안이 ‘기업 옥죄기’라며 비판하고 있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27일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올해 3월 외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를 꾸린 뒤 특위안을 만들었고 이를 토대로 만든 정부안을 올 8월에 입법 예고했다. 정부안은 중대한 담합의 전속고발권 폐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 등을 뼈대로 한다. 정부는 입법 예고 기간에 재계, 시민단체, 각 부처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지만 이번에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원안에서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전속고발권 폐지에 대해 법 개정 전에 이뤄진 담합이더라도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즉시 검찰이 단독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등 기업을 더 압박할 수 있는 내용 정도가 일부 달라진 점이다. 국무회의 의결로 공정거래법 개정의 첫발을 뗀 셈이지만 법제화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보수 성향이 강한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개정안을 거세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달라는 정부의 요구에 “한마디로 기업에 더욱 강한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올 9월 개정안 국회 통과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그렇지 않아도 성장동력이 떨어져 있는 판에 기업을 너무 옥죄게 될까 싶다”며 우려했다. 재계도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셈이라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는 총수 일가 지분 기준을 현행 상장사 30%(비상장 20%)에서 20%로 강화한 데 대해 정당한 내부거래마저 위축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규제 때문에 지분을 추가 매각해야 하는 경우 경영권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애로를 토로하기도 한다. 그동안 공정위의 고발이 있는 경우에만 검찰의 수사가 가능하도록 했던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는 것에는 과도한 형사 처벌로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속고발권 개편, 정보교환 행위의 담합 추정, 내부거래 규제 대상 확대 조치에 대해 “기업의 불확실성을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도 “내부거래가 죄악시되는데 편법적 경영권 승계 및 지배주주의 사익 편취 목적이 아니라면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밝혔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김지현 기자}

숙박업이나 음식점업을 하는 기업은 지난해 1000원어치의 매출을 올릴 때마다 20원가량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에 경기 부진이 겹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기업의 전체 매출은 8.3% 늘었지만 노동자 수는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실적이 양호해도 미래 전망을 어둡게 본 기업이 고용에 소극적이었던 셈이다. 20일 통계청은 ‘2017년 기업활동조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통계청은 상용근로자가 50명 이상이면서 자본금이 3억 원 이상인 1만2579개 법인을 대상으로 매년 기업활동을 조사하고 있다. 숙박 및 음식점업 분야 기업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3조1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000억 원 늘었다. 그러나 법인세를 내기 전 순손익 기준으로 6270억 원의 손실을 냈다. 매출액 1000원당 20.3원씩 손순실을 낸 것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의 단체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50인 이상의 대형 숙박 및 음식점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금융보험업을 뺀 전체 기업의 매출액은 2343조 원으로 전년(2162조 원)보다 8.3% 늘었다.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감률은 2014년(-1.1%)과 2015년(-3.2%) 연속 마이너스였고 2016년은 0.3% 증가에 그쳤다. 작년에는 2011년(12.2%) 이후 모처럼 매출액이 크게 늘었지만 고용시장의 온기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조사 대상 기업의 종사자 수는 449만1000명으로 전년(444만4000명) 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매출액 상승폭이 컸던 2011년에는 종사자 수가 7% 늘어난 것과 비교된다. 2016년(1.8%)보다도 종사자 수 증가폭이 줄었다. 고용 부진은 기업 수가 많이 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1년에는 조사 대상 기업이 전년보다 674개 늘었지만 2017년에는 108개 늘어나는데 그쳤다. 상용근로자 50인 이상, 자본금 3억 원 이상의 건실한 기업이 늘어나는 속도가 급감하면서 일자리 증가도 더뎌진 것이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현대자동차는 2012년부터 사내 하도급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총 6700명의 하도급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바꾼 데 이어 2021년까지 2800명을 추가로 정규직화할 예정이다. 이런 정규직 전환이 없었다면 현대차는 2012년 이후 1만 명 이상의 고졸 신입을 뽑을 수 있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으로 고용시장의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은 혜택을 보지만 미취업 청년들의 진입 장벽은 더 높아질 수 있다. 2007년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 전체 고용이 줄고 노조가 있는 기업의 정규직화 실적이 부진한 편이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이 안고 있는 한계를 시사하는 것이다. 경제계는 노조가 기득권을 양보하도록 유도하면서 고용의 유연성을 높이지 않고는 전체 고용을 개선하기 어렵다고 본다.○ 해고 부르는 비정규직 규제 KDI 분석 결과 비정규직 비율이 평균보다 10%포인트 높은 기업은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 정규직이 11.5% 늘었지만 비정규직은 33.9% 줄었다. 일부가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 비정규직이 대폭 줄면서 전체 고용 규모가 감소했다. ‘2년 후 정규직 전환 조항’이 ‘2년 후 해고 조항’으로 변질된 셈이다. 아울러 용역이나 하도급 직원처럼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비중은 유노조 기업에서 16.4% 증가했다. 무노조 기업의 용역, 하도급 직원 비중이 6.9% 늘어난 것에 비해 유노조 기업에서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일자리가 대거 늘어난 셈이다. 무엇보다 노조가 있는 기업은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 정규직이 8.2% 늘어났지만 노조가 없는 기업은 정규직이 12.6% 늘었다. 노조가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기존 정규직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데 그치면서 정규직이 기대만큼 늘지 않는 것이다. 현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 덕분에 공공부문에 이어 민간부문에서도 정규직 고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정규직 비중이 더 줄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가 원하는 고용안정성과 기업이 원하는 노동유연성이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300인 이상 대형 사업장의 비정규직 비중은 14.7%로 작년 같은 달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2013년 이후 13%대를 유지하던 비정규직 비중이 4년 만에 14%대로 뛰어오른 것이다. 전체 임금근로자로 범위를 넓혀도 비정규직 비중은 5년 새 가장 높은 33%에 이른다. 국제기구도 한국의 노동시장 경쟁력이 낮다고 본다.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매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140개국 가운데 15위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노동분야로 국한하면 한국은 48위로 곤두박질친다. 특히 노사관계 협력(124위), 정리해고 비용(114위), 고용 및 해고관행(87위) 등은 하위권이다. ○ 임금 근로시간 달리 하는 ‘유연화’가 급선무 KDI는 기업들이 임금을 포함한 근로조건을 바꾸기 어렵다고 느낄수록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KDI가 50인 이상 사업체 1000곳의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경영자들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못하는 이유로 ‘근로조건 변경의 어려움’을 꼽았다. 근로조건을 변경하기 어려울수록 무기계약직이 정규직과 같은 처우를 받을 가능성도 낮았다. 박우람 KDI 연구위원은 “임금근로자의 67%를 차지하는 정규직의 근로조건을 유연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같은 정규직이라도 임금이나 근로시간 등에 차등을 둘 수 있는 근로유연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혁신성장 경제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노동시장 개혁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규직의 임금·단체협상 주기를 1년에서 3년 이상으로 늘리거나 파업 시 기업의 대체근로를 허용해주는 등 노동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송충현 기자}
기간제와 파견근로를 제한하는 ‘비정규직법’이 시행되면서 기업의 고용이 오히려 줄었다는 국책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특히 노조가 있는 유노조 기업이 노조가 없는 무노조 기업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조가 조합원인 기존 정규직을 과도하게 보호하면서 기업이 신규 채용과 정규직 전환을 꺼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9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비정규직 사용 규제가 기업의 고용 결정에 미친 영향’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비정규직법이 시행되기 전인 2005년과 법 시행 이후인 2007∼2011년 고용 상황을 분석한 결과 비정규직인 기간제와 파견직 근로자 비중이 전체 평균보다 10%포인트 높은 기업은 법 시행 이후 전체 고용규모가 3.2% 감소했다. 비정규직법은 비정규직으로 2년 근무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기업이 고용을 되레 줄이는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비정규직 비율이 10%포인트 높은 기업 가운데 유노조 기업은 법 시행 이후 정규직이 8.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무노조 기업에서는 정규직이 12.6% 늘었다. 노조가 기존 정규직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데 그치면서 노조가 있는 기업에서 정규직이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은 것이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우리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분석했다. 국책연구기관이 현 경제 상황을 ‘둔화’라고 진단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경제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잇달아 내온 KDI가 경고의 강도를 한 단계 높인 셈이다. 8일 KDI는 ‘경제동향’을 통해 “우리 경제는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경기는 다소 둔화된 상황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9월에는 투자가 부진했고, 계절적인 요인까지 더해져 내수 증가세가 크게 나빠졌다고 덧붙였다. KDI는 8월만 해도 경기가 완만하나마 개선 추세에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9월 들어 ‘경기 개선 추세’라는 문구를 삭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둔화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가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실제 경기를 판단해볼 수 있는 각종 지표는 악화 일로에 있다. 9월 전 산업 생산은 광공업 생산이 크게 감소하면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줄었다. 또 도소매업(―4.7%)이 감소로 전환하고 숙박·음식점업(―3.9%)도 부진에 빠지면서 서비스업 생산은 작년 9월보다 1.4% 줄었다. 9월 설비투자는 19.3%나 줄었고 소비 역시 0.5% 증가하는 데 그치며 개선세가 약화됐다. 생산, 소비, 투자가 동반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설비투자 감소는 성장률을 0.5%포인트 낮출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KDI는 최근 정부의 경기 판단과 다른 진단을 내놓고 있다. KDI는 6일 내놓은 ‘하반기 경제 전망’에서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5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은 2.6%로 전망했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경기가 거의 정점을 지나가면서 하강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KDI는 또 지난달 22일에는 고용 문제를 거론하며 정부에 노동개혁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례적으로 정부 정책에 반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며 최근의 노동시장에 강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여러 부하 직원으로부터 ‘갑질 신고’가 접수됐다는 이유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의해 지난달 업무에서 배제된 유선주 공정위 심판관리관(국장급)이 이에 반발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중앙 부처의 현직 간부가 기관장을 상대로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 관리관은 7일 소송대리인을 통해 제출한 청구서에서 김 위원장이 자신을 직무에서 배제한 것은 헌법상 공무담임권, 행복추구권,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헌법소원 제기 이유를 밝혔다. 헌법소원 심판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헌법재판소에 침해 여부를 가려 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다. 유 관리관은 2001년부터 법원에서 판사로 근무하다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9월 11일 공정위 심판관리관에 임명됐다. 2016년 10월엔 임기 2년을 마치고 3년 재계약을 해 내년 9월 10일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었다. 그러나 유 관리관은 국정감사를 앞둔 지난달 10일 김 위원장이 자신을 사무실로 불러 “다수의 직원이 갑질을 당했다고 익명의 제보를 했다”며 직무 배제 통보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정위에 들어온 이후 내부 개혁을 주장하다가 공정위 직원들의 미움을 샀고 직무에 배제된 이유는 공정위 직원들의 조직적인 음해에 김 위원장이 동조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유 관리관은 “김 위원장이 공정위 퇴직자들의 대기업 재취업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아 주지도 않고 직원과 상의도 없이 전속고발권을 넘긴 데 대해 직원들이 불만을 표시하기 시작했다”며 “김 위원장이 국감을 앞두고 조직 관리 책임 추궁과 직원의 불만을 전가할 희생양이 필요했고, 나를 선택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유 관리관의 업무 배제 문제는 지난달 국감에서도 논란이 됐고 김 위원장은 “다수의 갑질 신고가 있었기에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제 권한과 책임에 따라서 일시적이고 잠정적으로 한 것”이라며 “공공 부문 갑질 근절 대책과 관련한 범정부 종합대책을 보면 피해자가 희망할 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 관리관의 헌법소원에 대해 공정위는 소송 업무를 총괄하는 송무담당관실을 통해 대응하기로 했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청구서의 내용을 봤지만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할 부분이 많다”며 “기관장을 피청구인으로 낸 만큼 기관 차원에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1. 서울의 정보기술(IT) 업체에서 일하는 이모 씨(30)는 결혼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에서 집을 마련하려면 10년은 더 걸릴 것이라는 암울한 생각이 들 때마다 결혼 계획을 머리에서 지운다. 그는 “결혼은 사회적 지위와 안정된 직장을 가진 이른바 ‘상류층’의 전유물 같다”고 자조했다. #2. 법무법인에 다니는 변호사 최모 씨(34·여)는 결혼을 포기한 건 아니다. 좋은 사람과 가정을 꾸려 사는 게 안정적인 삶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두려운 건 경력단절이다. 지금의 직업을 얻기 위해 오랜 기간 공부하고 노력했는데 결혼과 출산, 육아로 동료들보다 뒤처질까 봐 결혼을 미루고 있다. 6일 통계청의 사회조사 결과 외환위기 이후 20년 동안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절반 이하로 추락한 것은 내 집 마련 같은 경제적 부담이나 경력단절을 우려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결혼은 축복이었지만 일자리, 육아, 출산 등 우리 사회가 신혼부부를 지원하는 인프라를 충분히 갖추지 못하면서 결혼을 선택과 회피의 영역으로 밀어낸 셈이다.○ ‘결혼? 싫은 게 아니라 못하는 것’ 통계청이 1998년부터 2년 주기로 실시하는 사회조사에서 결혼이 필요하다고 보는 비율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1998년만 해도 이 비율이 73.5%에 이르렀지만 2008년 68.0%로 떨어진 뒤 2018년에는 48.1%로 곤두박질쳤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외환위기, 금융위기 때보다 결혼이 더 높은 장벽이 된 셈이다. 이에 대해 신윤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젊은 세대에게 결혼을 위한 전제조건이 된 직업과 주거안정성 측면에서 과거 경제위기 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결혼식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예비 신랑신부에게 높은 스펙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결혼을 꺼리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보는 사람이 줄긴 했지만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소수에 그쳤다. 결혼을 반드시 또는 가급적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1998년 1.3%, 2008년 2.9%, 2018년 3.0%로 큰 변화가 없다. 그 대신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는 응답률은 1998년 23.8%에서 2018년 46.6%로 크게 늘었다. 결혼을 기피의 대상이 아닌 선택으로 보는 셈이다. 이는 정부가 출산 장려 제도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면 사회적으로 결혼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젊은이들이 결혼을 완전 단념한 것은 아니어서 저출산 탈출에 희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본다. 젊은이들은 다양한 이유로 결혼에 미온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경제적인 이유다. 직장인 윤모 씨(27·여)는 “3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돈을 모아 봤지만 고생해서 집을 사고 자녀 키우며 사는 것보다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자기 계발하는 삶이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허모 씨(31)는 “현재 수입으로 누리는 것들을 결혼하거나 아이를 낳으면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결혼을 선망하는 젊은이가 많다. 서울에서 디자인회사에 다니는 이모 씨(32)는 “당장은 일자리도 안정적이지 않고 결혼 비용도 없어 결혼을 계획하지는 못하지만 좋은 사람과 가정을 꾸리는 꿈을 버린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이렇게 3, 4년의 시간이 더 지나면 완전히 포기할 것 같다”고 말했다. ○ 20대 74% “혼전 동거할 수 있다”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가운데 동거와 출산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사회조사 결과 올해 기준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응답한 20대의 비율은 74.4%에 달한다. 이런 인식 변화에 맞춰 정부도 동거 부부가 법적인 부부에 비해 받고 있는 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저출산 대책의 일환이다. 대학원생 이모 씨(28)는 “커플이 서로의 생활을 맞춰 가고 이해하는 차원에서 동거를 권장해야 한다”며 “동거하다가 서로 맞지 않아 헤어지는 것이 결혼 생활에 실패하는 것보다 낫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젊은 세대는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는 ‘비혼 출산’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대의 경우 36.7%이고 30대의 경우 38.3%였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국의 2014년 평균 비혼출산율 40.5%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대학원생 이 씨는 “비혼 부모에게도 자녀 교육 및 양육과 관련한 정부의 지원이 있다면 출산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홍석호·고도예 기자}

한국인 가운데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전체의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이 필수라는 응답률이 50%를 밑돈 것은 관련 조사를 시작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이 6일 내놓은 ‘2018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48.1%로 절반에 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전국의 만 13세 이상 남녀 3만9000명을 표본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1998년 첫 조사 당시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73.5%에 이르렀다. 올해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 30만 명 밑으로 떨어지는 초(超)저출산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사회 전반적으로 결혼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이 낮아져 인구절벽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결혼이 필수라는 인식이 낮아진 것은 주거난, 경력단절 우려 등 경제적인 문제에다 부부로서 가정을 꾸리는 두려움이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결혼을 반대하는 비중은 여자가 3.8%로 남자(2.2%)보다 높았다. 서울여대 정재훈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개 여성이 독박 육아, 경력단절 등 가족관계에서의 불평등을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결혼적령기에 가까운 20, 30대 젊은층은 3명 중 1명 정도만 결혼을 필수라고 여겼다. 연령대별로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10대 28.4%, 20대 33.5%, 30대 36.2% 등으로 젊은층에서 전체 평균(48.1%)보다 낮게 나타났다. 젊은층은 결혼 자체에 회의적이라기보다는 냉혹한 현실을 걸림돌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올해 기준으로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3%에 그쳤다. 결혼을 해도 좋고 안 해도 그만이라는 유보적인 응답은 46.6%였다. 사회 분위기나 출산 정책에 따라 혼인율이 상승할 여지가 큰 셈이다. 아울러 동거와 혼외 자녀 출산을 보는 인식도 크게 변하고 있다.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는 물음에 응답자의 56.4%가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혼전 동거에 찬성하는 비율이 50%를 넘은 건 관련 문항이 사회조사에 등장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김하경 기자}

임직원이 300명 이상 근무하는 대형 사업장 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 유연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기업들이 노동비용을 줄이기 위해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일자리의 질이 나아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공공부문과 달리 민간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는 일자리의 질이 나빠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4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300명 이상이 일하는 대형 사업장의 임금근로자는 총 253만4000명이며 이 중 37만3000명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월(33만4000명)보다 3만9000명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정규직 근로자는 2만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위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300인 이상 대형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많이 늘어난 건 2011년 8월 이후 7년 만이다. 이에 따라 대형 사업장에서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비율은 17.2%로 1년 전 15.6%보다 1.6%포인트 올랐다.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하고 대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300인 이상 사업장의 임금근로자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12∼2017년에는 정규직이 주로 늘었다. 특히 2012년과 2015년에는 정규직이 각각 10만 명 이상씩 늘었고, 반대로 비정규직은 3만 명 이상씩 감소했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바뀌는 일자리의 선순환이 이뤄진 셈이다. 그 결과 2012년 180만3000명이던 대형 사업장 정규직 수는 2017년 213만2000명으로 32만9000명 늘었다. 같은 기간 비정규직은 30만7000명에서 33만4000명으로 2만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올해는 비정규직이 한 해 만에 3만9000명이나 늘며 이런 선순환 흐름이 깨져버린 것이다. 이처럼 대형 사업장에서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많이 늘어나는 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질 좋은 일자리를 늘리려던 정부의 의도와 달리 민간 기업들은 한번 고용하면 해고하기가 어려운 경직된 노동 시장 구조로 인해 비정규직을 늘리는 방법을 택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 기업에도 일자리를 늘려줄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직원이 더 필요하더라도 높은 비용이 드는 정규직을 뽑는 대신 비정규직을 뽑고 있다는 것이다. 이병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정규직을 뽑으라고 강요하면 오히려 채용이 줄어드는 딜레마가 생길 수 있는데, 기업들은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식으로 노동시장 규제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고용 안전망 강화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노동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노동개혁도 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날 한국은행 역시 ‘BOK경제연구’에 실린 ‘우리나라 고용구조의 특징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현재 한국의 고용시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동이 막혀 있어 사회적 비용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이새샘 기자}

소비자물가가 1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르면서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대에 이르렀다. 한은으로선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명분이 생긴 셈이지만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경기가 하강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 통계청이 내놓은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 올라 지난해 9월(2.1%) 이후 처음 2%대에 진입했다. 물가가 많이 오른 것은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류와 공업제품의 가격 상승 폭이 커진 데다 농산물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석유류 제품 가격은 11.8% 올랐고 공업제품 가격은 2.0% 상승했다. 폭염 여파가 이어진 10월 농산물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4.1% 올랐다. 9월(12%)에 이어 2개월 연속 10%대 상승이다. 품목별로는 파(41.7%) 무(35%) 고춧가루(18.8%) 등 김장채소와 쌀(24.3%)이 많이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는 한은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2%)에 이르렀지만 실제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중시하는 식품 및 석유류 제외 물가(근원물가)는 1.1% 오르는 데 그쳤다. 외부 요인에 따라 가격 변동 폭이 큰 제품을 뺀 근원물가가 낮다는 것은 한국 경제의 활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최근 투자와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내수 부진에 빠질 수 있어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 때문에 물가가 오른 것이어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체감경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인 만큼 당국이 경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국내 모든 기업의 생산을 종합한 9월 산업생산이 5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소매 판매액은 올 들어 가장 많이 감소했다.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쪼그라들면서 한국 경제가 빠져나오기 힘든 경기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29일 내놓은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9월 광공업 서비스업 건설업 공공행정 농림어업 등 5개 분야를 포괄하는 전체 산업생산은 8월보다 1.3%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 폭은 2013년 3월(―1.9%) 이후 가장 큰 것이다. 기업의 생산이 급감한 것은 주력산업인 자동차 분야가 부진에 빠진 데다 액정표시장치(LCD)를 주축으로 전자부품업계의 생산이 급감하면서 광공업 생산이 한 달 만에 2.5%나 줄었기 때문이다. 불황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인 소비도 함께 악화하고 있다. 9월 소비는 외국인 관광객이 줄고 자동차를 사려는 수요가 줄면서 전달보다 2.2% 감소했다. 작년 12월(―2.6%) 이후 소비가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이다. 현 경제가 호황인지, 불황인지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 지표가 6개월 이상 연속 하락한 것은 세월호 참사 여파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있었던 2015년 11월∼2016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보통 6개월 연속 하락 시 불황 국면이라고 본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현재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금융위기처럼 한국 경제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성장동력이 약화되고 성장 잠재력이 정체되는 게 더 큰 위험”이라고 우려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