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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만의 노사정 대타협이 사실상 무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렵사리 합의안까지 나왔지만 서명 직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불참한 탓이다. 1일 오전 10시 반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 협약식은 시작을 약 15분 앞두고 취소됐다. 합의안에 직접 서명할 예정이던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이 물리력을 동원한 일부 강경 조합원의 반대에 부딪혀 사실상 감금 상태에 놓이면서 참석하지 못한 것이다. 민노총 일부 조합원은 ‘해고 금지’를 명문화하지 않는 등 요구 사안이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다. 정부와 경영계는 “합의는 아직 유효하다”며 민노총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노총 내부의 갈등 상황을 고려할 때 협약식이 다시 열리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김 위원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면 오히려 노사정 관계에 악재가 될 수 있다. 가입 조합원 규모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제치고 제1노총이 된 민노총이 각계에서 바라는 사회적 책임을 저버렸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한국노총은 “이번 사회적 대화는 최종 무산됐다”라고 밝혔다. 청와대도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민노총에 대한 불만도 점점 커지고 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불참한 민노총을 고려해 별도의 대화 테이블까지 마련했지만, 민노총이 스스로 걷어찼다는 불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노사정 합의는 코로나19 쇼크 극복을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이었다”며 “민노총이 계속 강경 노선으로만 치닫는 것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고 전했다.송혜미 1am@donga.com·한상준 기자}

1일 오전 10시경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공관에 정세균 총리와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등 노사정 대표가 한자리에 모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합의안에 서명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오전 10시 반으로 예정된 협약식을 약 15분 앞두고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의 불참으로 행사가 취소됐다. 그 시각 김 위원장은 서울 중구 민노총 회의실에서 일부 강경 조합원과 대치 중이었다. 앞서 민노총은 지난달 29일과 30일에도 연달아 내부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집행위원회(중집)를 열어 노사정 합의안 추인을 시도했지만 찬반이 엇갈려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노사정 합의안에 직접 서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위원장직을 걸고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대화파’로 통하는 김 위원장은 이번 노사정 대화를 정부에 처음 제안했다. 하지만 민노총 강경파는 노사정 합의안이 해고를 금지하기는커녕 오히려 해고의 빌미를 준다며 반대하고 있다. 휴업 등 사측의 고용 유지 조치에 합의한다는 내용도 문제 삼았다. 비정규직 근로자 고용 유지를 위한 내용이 빠진 것도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절박한 현실을 풀기 위한 내용이 단 하나도 없다”며 “그런데도 민노총 위원장은 민주적 의사 결정 과정을 묵살하며 문재인 정부와 대기업이 추진하는 노사정 합의에 임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노총은 2일 오후 다시 중집을 열 예정이지만 합의안 추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번 파행으로 민노총은 사상 초유의 위기 속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앞서 민노총은 2018년 말 기준 조합원 수로 ‘1노총’ 지위에 올랐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민노총 의사결정기구가 합리적인 근거보다 정파적인 판단이 앞선다는 게 확인됐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정부는 협약식이 취소됐을 뿐 합의 내용은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노총은 이날로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가 종료됐다는 의견을 명확히 밝혔다. 그 대신 합의안에 대해서는 향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이뤄질 사회적 대화의 ‘참고서’로 삼자는 뜻을 밝혔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초유의 위기 상황이다. 정부가 민노총 참여에 매달릴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민노총은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22년 만에 노사정 대타협이 사실상 무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사정이 어렵사리 합의안까지 도출했지만 서명 직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불참했다. 합의안 서명 및 발표를 위한 노사정 대표자 협약식은 1일 오전 10시 반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정세균 국무총리 등 노사정 대표가 대부분 참석했다. 하지만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시작을 10분가량 앞두고 협약식은 취소됐다. 전날 열린 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중집)에서 합의안 의결에 실패하자, 김 위원장은 이번 합의의 의미를 강조하며 협약식에 참석해 서명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1일 오전 9시 다시 열린 중집에 참석했다가 합의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에 가로막혀 아예 협약식에 가지 못했다. 일부 강경 조합원들은 ‘해고 금지’를 명문화하지 않는 등 요구사안이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들이 복도 등에 모여 시위하면서, 김 위원장은 사무실에 사실상 감금된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번 합의안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각각의 추진 방안이 담겨 있다. 특히 과거 노사정 대화 때보다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이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정부와 민노총은 고용 불안에 놓인 노동자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대화가 소모의 시간으로 끝난 것에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구성된 노사정 대표자회의가 최종 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정 대표는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이를 발표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포함된 ‘노사정 대타협’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22년 만이다. 30일 정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노사정은 최근 실무회의를 열고 합의안을 최종 조율했다. 경영계는 고용 유지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노동계는 휴업·근로시간 단축에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정부도 고용유지지원금 90% 상향 조치를 3개월 연장하고, 특별고용지원업종에 대한 지원금 지급 기간을 연말까지 늘리는 등 관련 지원을 최대한 확대한다는 방침이 반영됐다.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을 위해 노사정이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말까지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고용보험 적용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노사 역시 사회적 논의를 거쳐 고용보험료 인상을 검토하는 데 합의했다. 다만 해고 금지나 임금 인상 자제 같은 핵심적인 내용은 최종 합의안에서 빠졌다. 노사정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이행을 점검하고 후속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구성된 노사정 대표자회의가 진통 끝에 최종 합의안을 도출했다. 앞으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추가로 협의해야 하지만 합의안에는 고용 유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담겨 있다. 특히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같은 민감한 이슈에 대한 합의내용도 있어 추진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합의 내용을 놓고 노사정이 줄다리기도 벌였지만 어렵사리 의견을 조율했다. 특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합의안 추인 여부를 놓고 30일까지 조직 내부에서 격론을 벌였다. 결국 공식 의결기구의 추인을 얻지는 못했지만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이 직권으로 합의 동참을 결정했다. 민노총이 참여한 노사정 대타협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22년 만이다.○ 고용 유지 지원 대폭 확대 추진30일 노사정이 최종 조율한 합의안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정부가 고용 유지 조치를 대폭 확대하기로 한 대목이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6월 말 종료된 고용유지지원금 상향 지원 조치를 3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감원 대신 유급휴업·휴직으로 고용 유지를 한 기업에 지원금을 주는 고용유지지원금은 당초 인건비의 최대 75%까지 지원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4∼6월 한시적으로 인건비의 90%까지 상향조정됐다. 또 정부는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한해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을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도 경영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무급휴직 지원금 지급 요건도 완화해주기로 했다. 지원금 지급 요건이 현행 90일 이상 무급휴직 실시에서 30일 이상으로 단축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경우 임금감소분을 보전해주는 지원금도 연말까지 6개월간 연장된다. 노사 역시 고용 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데 뜻을 모았다. 경영계는 합의문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을 위해 경영 개선 노력을 선행하고 고용 유지에 최대한 노력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위기 기간 동안 노동법을 준수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노동계 역시 근로시간 단축, 휴업 등 고용 유지를 위한 사업주 조치에 협력하기로 했다. 다만 노동계가 요구한 ‘해고 금지’나 경영계가 요구한 ‘임금 인상 자제’ 등 민감한 내용은 빠졌다. 부대표급 회의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거나 협력한다는 선언적인 수준에 불과하다”면서도 “실효성은 낮지만 합의 도출을 위한 최선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 정부는 올해 말까지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로드맵’을 수립하고 고용보험 적용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노사는 고용보험 지출의 효율화 노력을 전제로 고용보험료 인상을 검토하는 데 합의했다. ○ 민노총 정식 추인은 진통 끝 무산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가 뜻을 모으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기로 했지만 예산이 뒷받침해줄지는 미지수다. 국회에 제출된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정부가 합의문을 통해 내놓은 대책을 시행할 예산은 포함돼 있지 않다. 또 다른 변수는 민노총 내부의 반발 가능성이다. 앞서 민노총은 지난달 29일부터 이틀에 걸쳐 중앙집행위원회(중집)를 열어 합의안 추인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은 1일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김 위원장이 직을 내걸고 직권으로 이를 추인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30일 중집 마무리 발언에서 “일부 중집 구성원들이 사회적 대화 최종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나는 살려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빠른 시일 안에 거취를 포함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민노총은 내부 규약상 사회적 대화와 관련 결정에 대해 중집 의결을 거치도록 돼 있다. 중집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위원장이 직권으로 결정해도 절차적인 문제는 없다. 이 경우 극심한 내부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민노총이 1일 노사정 대표자회의 이전 다시 한 번 중집을 소집해 노사정 합의안과 관련해 한 번 더 정식 추인을 시도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역시 30일 중집을 열고 합의문을 수용하기로 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미흡하고 아쉽지만 오늘의 합의는 끝이 아니라 출발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제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종료하고 사회적 연대와 실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구성된 노사정 대표자회의가 최종 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정 대표는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이를 발표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포함된 ‘노사정 대타협’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22년 만이다. 30일 정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노사정은 최근 실무 회의를 열고 합의안을 최종 조율했다. 경영계는 고용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노동계는 휴업·근로시간 단축에 협력한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고용유지지원금 등 관련 지원을 최대한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을 위해 노사정이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해고 금지나 임금 인상 자제 같은 핵심적인 내용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정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이행을 점검하고 후속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최종 합의안은 민노총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집행위원회(중집) 의결을 거치지 않아 향후 민노총 내부에서 거센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민노총은 지난달 29일부터 이틀에 걸쳐 중집을 열어 합의안 추인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결국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이 직접 추인을 결정했다. 송혜미기자 1am@donga.com}
내년도 최저임금도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3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 안에 대해 표결한 결과 출석위원 27명 중 과반(14명)의 반대로 부결됐다. 찬성 11명, 기권 2명이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사용자위원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한복판에 있는 만큼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반면 근로자위원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저임금 근로자 보호라는 최저임금의 원칙에 반한다”며 이에 반발했다. 지난해 사용자위원들은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 부결에 반발해 전원회의를 한 차례 보이콧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부결 결과에 크게 반발하지 않았다. 박준식 위원장은 “사용자위원들의 특별한 이의나 문제 제기는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식당을 운영하는 윤모 씨(50)는 요즘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지원금)’ 신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지원금을 언제쯤 받게 될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1일부터 지원금 신청을 받기 시작한 정부는 2주 이내에 지급한다고 했다. 하지만 윤 씨는 한 달이 다 돼 가도록 지원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5일 신청한 윤 씨는 24일에야 ‘신청 완료’에서 ‘심사 진행 중’ 단계로 넘어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절반가량 줄어든 그는 “고용센터에 전화를 100통 넘게 했는데도 연결이 안 된다. 다른 신청자한테 들으니 한 달 넘게 걸린다는데 이게 무슨 ‘긴급 지원’이냐”고 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나 소득이 감소한 영세 자영업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에게 150만 원씩 지원하기로 하고 신청을 받고 있지만 지급이 늦어져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8일까지 98만5019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고용부는 7월 20일까지 신청을 받기로 하면서 114만 명가량이 신청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부는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지원금을 받은 신청자는 10%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는 신청자가 증빙서류를 누락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다시 보완하는 데 시간이 걸려 지급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100만 명 이상의 신청자가 몰릴 것을 예상하고도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부는 1300여 명의 기간제 직원을 고용해 신청 서류심사 등 업무를 맡겼는데 숙련도가 낮아 2주 내 처리는 애초에 무리였다는 것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정모 씨(31·여)는 “4일 신청했는데 매출 관련 증빙서류를 빠뜨렸다는 연락을 3주가 지난 26일에야 하더라”고 했다. 고용부는 29일 뒤늦게 대책을 내놓고 “30일부터 고용부 본부와 지방노동청 전 직원 약 7000명을 투입해 심사 업무를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박성민 min@donga.com·송혜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하지 않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이른바 ‘비(非)구직 니트족’이 늘고 있다. 이들의 규모가 연말까지 127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보다 14.7% 늘어난 규모로, 청년 10명 중 1명은 구직을 아예 포기하는 셈이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엔 청년들이 일을 구하지 못해도 꾸준히 구직활동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청년들이 구직 희망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년 전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을 졸업한 강모 씨(32)는 지난달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졸업 뒤에도 서울에 머물며 대기업 취업 준비에 전념했지만 한 번도 최종면접의 문턱을 밟아보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업이 더 어려워지자 강 씨는 결국 구직을 포기했다. 그는 길어진 취업 준비 기간에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쳤다고 했다. 그는 “채용공고가 뜨면 어차피 떨어질 텐데 뭐 하러 원서를 쓰는지 모르겠단 생각만 든다. 일상에서도 아무런 의욕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퇴직 공무원인 부모님 연금에 기대 사는 게 죄송해 월세라도 줄이려 낙향하기로 결정했다. 좋은 직장에 다니는 대학 동기들을 보면 열등감에 사로잡혀 숨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털어놓았다. 강 씨는 당분간 구직 활동을 중단한 뒤 연말에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해볼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청년 취업문이 좁아지며 강 씨처럼 구직 의욕을 상실한 미취업자인 이른바 ‘비(非)구직 니트(NEET)족’이 늘고 있다. 올해 청년(15∼34세) 10명 중 1명이 니트족이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니트족이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청년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일하지 않고, 학교나 학원에 다니지 않으며, 가사·육아를 하지도 않는 15∼34세를 말한다. 이 중에서도 비구직 니트족은 구직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경우다.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4일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저출산의 인문학적 통찰 콜로키움’에서 올해 말까지 비구직 니트족이 127만3000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해(111만6000명)보다 15만7000명(14.7%) 늘어난 규모다. 매년 5만 명 안팎으로 증가한 최근 추세를 감안했을 때 올해 예상 증가폭은 유난히 급격한 셈이다. 이에 따라 비구직 니트족이 전체 청년 인구(1223만8000명) 중 차지하는 비율도 10.4%로 전망됐다. 2000년만 해도 이 비율은 3.0%에 그쳤지만 2010년 7.2%, 2015년 7.4%, 2018년 8.5%, 지난해 9.0%로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까지 취업준비생이던 고모 씨(28·여)도 코로나19 확산 이후 구직을 포기해 비구직 니트족이 됐다. 대학 졸업 후 약 4년간 취업을 준비한 고 씨는 “지난해 겨울 한 대기업 면접에서 떨어진 뒤 실의에 빠져 지금은 채용공고를 들여다보지도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활동적으로 지내기 위해 용돈도 벌 겸 간간이 아르바이트도 했는데, 이제는 그럴 힘조차 없다”고 말했다. 고 씨는 현재 서울시로부터 청년수당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남 연구위원은 비구직 니트족의 증가가 저출산과도 직결된다고 분석했다. 비구직 니트족의 6∼9년 후 취업 가능성은 일반 구직자보다 6∼24%포인트 낮다는 것. 임금도 비구직 니트족이 일반 구직자보다 3.5∼12.3%포인트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10년 후 결혼 비율도 비구직 니트족이 10%포인트가량 낮았다. 비구직 니트족 증가가 청년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실업 장기화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청년들이 구직 활동 자체를 포기해버리는 것을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진단이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요구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해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5.4%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노총의 최저임금 요구안 기습 발표에 대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유감을 나타내며 이같이 말했다. 하루 전 “임금과 고용을 맞바꾸는 건 과거 방식”이라는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과거의 방식이면서도 사회적 대화의 전형적인 방식이다”고 반박했다. 경영계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원팀’으로 호흡을 맞춰야 할 민노총이 국민 여론과 거리가 있는 무리한 요구로 노동계 전체의 입지를 줄인 걸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민노총이 요구한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은 1만770원. 올해 8590원보다 2180원 많은 것이다. 한국노총은 아직 공식적인 요구안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의 경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민노총 요구안이 과도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한국노총 내부에서는 올해 근로자들의 임금인상률을 기준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을 조율하고 있다. 한국노총이 자체 조사한 올해 임금인상률은 업종별로 3.9∼6.6%. 올해 최저임금 8590원에서 6.6% 인상을 적용하면 약 9157원이 된다. 김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대기업의 임금을 동결하더라도 취약계층이 영향을 받는 최저임금 인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민노총과 협의해 노동계 공동 요구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양 노총의 견해 차가 커 25일 열리는 최저임금위원회 2차 전원회의에서 단일안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동계는 지난해 19.8% 인상된 1만 원을 최저임금으로 요구했다. 단일안 합의에 앞서 최저임금을 업종과 산업규모별로 차등화할지, 단일 금액으로 할지도 정해야 한다. 최저임금에서는 이견을 보였지만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서는 양 노총의 목소리가 크게 다르지 않다. 재정 지원 확대에 소극적인 정부와 임금 인상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경영계를 향해 “협상 의지가 없다”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노총은 이달 말까지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지 못하면 더 이상의 대화에 불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기존 대책만 반복하며 방관자적 자세를 취하고, 사용자단체는 재벌들의 민원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사정 부대표들은 26일까지 끝장 토론을 해서라도 1차 합의안을 도출하는 게 목표다. 30일 대표자급 회의에선 결과를 내놓겠다는 것.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노사 간 의견 충돌이 있는 7가지 중 3가지 의제는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말했다. 노동계의 고용 보장 요구와 경영계의 임금 동결 내지는 삭감 요구가 어느 수준에서 합의를 이루느냐가 관건이다.박성민 min@donga.com·송혜미 기자}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23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노조법 개정안은 가입 대상의 조건을 완화해 노조 조직권을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해고자나 실업자는 기업별 노조에 가입할 수 없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노조법 개정안과 함께 퇴직 교원과 5급 이상 공무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교원노조법, 공무원노조법 개정안도 함께 의결됐다. 이른바 ‘노조 3법’ 개정안은 모두 20대 국회 때 폐기됐던 법안이다. 만약 교원노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합법화의 길이 열린다. 전교조는 자체 규약에 따라 해직 교원도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도록 하면서 2013년 법외노조가 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법으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서도 필요한 입법”이라며 국회에서 법안 통과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 ILO 핵심협약 미비준을 이유로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문제를 제기해 무역 분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며 “입법이 이뤄져야만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회를 충분히 잘 설득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3개 법안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에 제출된다. 정부는 ILO 핵심협약 비준안도 다음 달 초 국회에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문 대통령의 국정과제다. 지난해에도 정부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해당 법률들의 개정을 추진했다. 한국이 아직 비준하지 않은 ILO 핵심협약 중 제87, 98호는 근로자의 결사 자유를 규정하고 있다. 이를 비준하려면 협약과 충돌하는 국내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바로 노조법, 교원노조법, 공무원노조법이 대상이다. ▼ 정부, 野 반대로 무산됐던 노조 3법 巨與국회서 재추진 ▼ILO 협약 비준안 내달 국회 제출… 재계 “소모적 노사갈등 빈발 우려”이에 따라 정부가 마련한 개정안에는 실직자, 해고자, 소방관, 5급 이상 공무원 등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 대신 기업별 노조 임원만 재직자로 한정했다. 노조 전임자 급여를 금지하는 규정도 삭제했다. 전임자의 임금 지급을 위한 파업을 처벌하는 규정도 없앴다. 그러나 개정안은 노사 갈등 심화와 경영권 위축을 우려한 야당의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결국 20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하지만 여당이 다수를 차지한 21대 국회에선 개정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도 3개 안 개정안 의결을 통해 ILO 핵심협약 비준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경제여건이 지난해와 달라졌지만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경영계는 반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기업 실정이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노조 3법 개정이 현실화하면 부정적 영향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 탓이다. 실제 경제단체들이 이런 의견을 여러 차례 밝혔지만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사업장 내 생산시설이나 주요 업무시설을 점거하는 형태의 쟁의 행위를 금지하는 등 일부 내용만 반영됐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이대로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과 경영진이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흔들리고 소모적인 노사 갈등이 곳곳에서 일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기업 인사노무 담당 임원은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상습적인 근무태만 등의 문제로 해고된 근로자가 노조에 가입해 비합리적인 활동을 해도 막을 방법이 없고, 또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정상적인 기업 활동에 대해 사사건건 반대하면 노사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송혜미 1am@donga.com·박효목·지민구 기자}
올해 고용기금 예상 지출액이 사상 최대인 21조4628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정부 추산이 나왔다. 지난해 지출액(13조9515억 원)보다 54%나 급증한 규모다. 이에 따라 올해 말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3조6652억 원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업자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23일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용부가 추산한 올해 말 적립금은 3조6652억 원이다.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따른 수입과 지출을 반영한 결과다. 이는 지난해 누적 적립금 7조3532억 원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3차 추경에는 고용보험기금 보전 명목으로 3조4700억 원이 반영됐다. 3차 추경이 아니라면 적립금이 사실상 바닥날 위기인 셈이다.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2017년 10조2500억 원, 2018년 9조4500억 원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고용보험기금 재정수지 역시 2012∼2017년 1조 원 안팎의 흑자를 기록하다가 2018년 8100억 원, 지난해 2조1000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 추세라면 올해는 3조6900억 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고용보험기금 수입은 노사가 거둬들이는 고용보험료다. 현행 고용보험료는 노사가 각각 급여의 0.8%씩 총 1.6%를 부담한다. 애초 노사가 급여의 1.3%를 부담해야 했지만, 지난해부터 올랐다. 그럼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구직급여(실업급여) 수급자가 크게 늘자 고용보험 재정수지 적자 폭이 커졌다. 앞서 정부가 실업급여 지급 기간과 상한액과 하한액을 늘리며 지급액이 늘었다. 지난달엔 실업급여 지급액이 1조162억 원에 달해 사상 처음 1조 원을 돌파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고용보험료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고용보험료 인상에 대해선 아무런 방침을 내놓지 않은 채 ‘전 국민 고용보험’을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고용보험 가입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의 기초를 놓아 달라”고 밝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지난달 5만 명가량의 예술인을 고용보험 가입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여당은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 근로자도 고용보험에 추가로 가입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은 “고용보험료 인상을 언급하지 않고 전 국민 고용보험에 대해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첫 회의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렸다. 이날 노사는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에 경영계는 기업이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맞섰다. 최임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및 공익위원이 9명씩 참여해 최저임금을 심의, 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다. 앞서 최임위는 5일 사퇴와 보직 변경 등으로 물러난 근로자위원을 대신해 6명을 새로 위촉했다. 상견례 의미도 있던 이날 회의에서 노사 양측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위기에 노출된 노동자의 생계를 보장해야 한다”며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고 지키는 안전망이자 생명줄로서 최저임금 역할을 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영세 사업장과 소상공인은 지난 3년간의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에 더해 코로나19가 겹쳐 치명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발언 후 진행된 비공개 회의는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첫 만남이라 원만하게 회의가 진행됐다. 노사 모두 구체적인 요구안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일부 참석자들은 최임위 회의가 예년보다 늦게 소집된 데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의 경우 최임위는 5월 말부터 심의를 시작했다. 올해는 새 근로자위원 위촉과 코로나19 사태로 회의가 늦어졌다. 최저임금의 법정 심의기한은 이달 29일이다. 기한을 넘길 경우 늦어도 다음 달 15일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최임위 2차 회의는 이달 25일 열린다. 노동계 안팎에선 경제 상황이 심각한 만큼 향후 심의 과정에서 근로자위원들의 요구에 제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인상을 요구하더라도 그 폭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얘기다. 노동계는 매년 최저임금 심의에 앞서 대략적인 요구안을 마련하지만 올해는 이조차 정하지 못했다.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은 연속으로 10%대 인상이 결정됐고 지난해에는 8590원(2020년 최저임금)으로 2.9% 인상됐다. 한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들은 일정 문제로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민노총은 18일로 예정된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최임위 참여를 결정하면 본격적으로 논의에 나설 방침이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국내 산업현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각국으로부터 자료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세계 12개국 16개 기관에 산업현장에서 코로나19 대응 관련 자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독일, 프랑스,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몽골,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나, 미얀마, 태국, 필리핀 등의 정부부처와 연구기관이다. 국제노동기구(ILO) 산하 국제사회보장협회(ISSA)를 포함하면 자료 제공기관은 총 17곳이다. 이들 기관은 “국내 산업현장의 코로나19 대응 자료를 정부관계자 및 산업현장 교육자료로 활용하겠다”며 공단에 자료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공단은 감염병 예방을 위한 사업장 준수사항 및 체크리스트, 근로자 예방수칙, 마스크 종류 및 착용법, 사회적 거리두기 권장 동영상, 코로나19 대응 우수사례 책자를 제공했다. 공단은 제공된 자료를 영문 홈페이지(kosha.or.kr/english)에도 올려 외국 기관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관련 동영상도 만들어 유튜브 채널에 올릴 계획이다. 박두용 공단 이사장은 “산업안전보건 분야의 자료를 지속적으로 발굴, 제공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안전보건 위상을 높이겠다”고 밝혔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앞두고 중소기업계가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18, 2019년 2년간 최저임금이 29%나 오른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까지 덮치면서 존폐 위기로 내몰린 중소기업의 사정을 고려해 달라는 요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8일 서울 영등포구 중기중앙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비상경제대책본부’ 산하 일자리·고용 태스크포스(TF) 초청 간담회를 개최했다. TF단장인 정태호 의원을 비롯해 김경만, 김영배, 이동주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문식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장은 “기업들은 코로나19로 하루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은 취약계층 일자리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최소한 올해와 동일하게 유지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실제 중기중앙회가 지난달 6∼13일 중소기업 600곳에 내년도 최저임금 의견을 물은 결과, 485곳(80.8%)이 ‘동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의 ‘동결’ 답변(69.0%)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그만큼 기업 사정이 어렵다는 뜻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11일 시작된다. 이날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27명 중 근로자위원 6명을 새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신임 근로자위원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추천위원인 김연홍 민노총 기획실장, 윤택근 민노총 부위원장, 정민정 마트산업노조 사무처장, 함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장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추천한 김영훈 전국공공노조연맹 조직처장,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 등 6명이다. 위원 구성이 완료됨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게 된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올해 8월 5일까지다. 각종 행정절차 소요 시간을 감안하면 다음 달 중순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이 의결돼야 한다. 노동계는 저임금 근로자가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만큼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동계 안팎에선 코로나19 여파로 최저임금 결정에서 노동계의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분석이 많다. 노동계 관계자는 “아직 요구안을 결정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모습을 내비쳤다. 이날 간담회에서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의 일일 한도를 현행 6만6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늘리고 휴업수당 90% 지원 기간을 이달 말에서 올해 말까지로 연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난에도 직원을 해고하지 않고 휴직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한 기업에 정부가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김호경 kimhk@donga.com·송혜미 기자}
지난달 제조업 부문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 감소 폭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용위기가 서비스업에서 제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령별로는 청년층의 일자리 감소가 가장 심각했다. 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382만 명.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5만5000명(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5월 기준으로 가장 낮은 증가 인원이다. 코로나19 이후 증가 폭이 둔화된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해보다 19만4000명 늘었다. 19만2000명 늘어난 4월보다 가입자 수가 증가했다. 경기가 회복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지난달부터 공공서비스 일자리 사업이 시작된 영향이 크다. 반면 지난달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5만4000명(1.5%) 줄었다. 월별 감소 인원으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 1월(9만9500명)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제조업 가입자는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 연속으로 줄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청년층에 일자리 감소가 집중됐다. 지난달 29세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해보다 6만3000명(2.6%) 줄었다. 올 2월만 해도 1만5000명(0.6%)이 늘었다. 하지만 3월(―1만7000명) 감소세로 전환된 데 이어 감소 폭이 더 커진 것이다. 30대 고용보험 가입자도 지난해보다 6만2000명(1.8%) 줄었다. 나머지 연령층에선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늘었지만 증가 폭은 둔화됐다. 지난달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은 사상 최대인 1조1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실직자가 늘어난 데다 실업급여 보장성 강화의 영향이 겹친 데 따른 것이다. 월별 실업급여 지급액이 1조 원을 넘은 건 1995년 제도 도입 후 처음이다. 지난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11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만6000명(32.1%) 늘었다. 신규 신청은 청년과 50대 이상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제조업 고용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등 주요 수입국의 코로나19 진정 추이와 공급망 회복 속도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취업준비생 A 씨(20대 여성)를 만난 건 5일 서울의 한 종합병원이었다. 그는 양손에 노트북 컴퓨터와 샌드위치를 들고 있었다. A 씨가 병원을 찾은 건 생물학적 동등성시험(생동성시험) 신체검사를 받기 위해서다. 그는 “검사 끝나고 바로 스터디 모임에 가야 해 점심을 못 먹을 것 같다”며 병원 안으로 발길을 옮겼다. 생동성시험은 복제약 효능을 검사하는 과정이다. 피시험자로 참여하면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 100만 원이 넘는 돈을 벌 수 있다. 투약과 채혈만 하면 돼 별다른 노동력이 들지도 않는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급하게 돈이 필요한 청년들이 많이 찾는 아르바이트다. 4, 5년 전에도 아르바이트 구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불가능하진 않았다. 필자도 4년 전 취업을 준비하며 10여 개 아르바이트를 했다. 하지만 생동성시험 참가는 알면서도 하지 못했다. 모집공고에 적혀 있는 두통부터 중증질환까지 발생 가능한 부작용 목록을 보고 나서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병원에서 만난 청년들의 사정은 달랐다. “겁이 많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모 씨(33)는 부작용이 걱정돼 미리 시험 약품에 대해 따로 공부까지 했다. 중국어학원에서 일하는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수입이 절반가량 줄었다. 다른 정규직 일자리를 찾아 나섰지만 하늘의 별 따기였다.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게 생동성시험이었다. 다른 청년들도 마찬가지였다. 쉽게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니라 “궁지에 몰린 심정”으로 찾았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서울 서초구 KOTRA 본사에 마련된 화상면접장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이날 면접은 집이나 도서관에서 개인 컴퓨터로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대상자의 60% 이상이 KOTRA 본사를 찾았다. 경북 경주시 등 지방에서 온 청년도 있었다. 집이나 도서관에서 화상면접을 치르면 집중을 못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천신만고 끝에 잡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절박함이었다. 모니터를 응시하는 청년들의 눈빛엔 비장함마저 감돌았다. 청년 실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청년들에게 닥친 현실은 더 절박하다. 전문가들은 누적된 청년 실업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한국의 2030세대가 어느 때보다 절망적인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청년실업 대책은 ‘티슈 인턴’을 양산하는 단기 일자리 중심이다. 청년이 바라는 건 경력 개발을 위한 제대로 된 교육과 훈련 인프라 지원 정책이다. 단기 정책도 중요하지만 좀 더 근본적인 정책도 함께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대책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병원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손모 씨(32)의 말이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미 실패한 청년인턴제가 부활하다니…. 청년은 쓰다 버려져도 괜찮은 건가요?” 송혜미 정책사회부 기자1am@donga.com}

5일 서울의 한 종합병원. 외래진료가 시작하기 전인 오전 7시 박모 씨(19)가 병원을 찾았다. 그가 향한 곳은 임상시험센터. 생물학적 동등성시험(생동성시험)이 이뤄지는 곳이다. 복제약품이 기존 약품과 같은 효과를 내는지 확인하는 시험이다. 박 씨는 생동성시험 아르바이트 참가자 중 한 명이다. 1, 2차에 걸쳐 열흘가량 투약과 채혈을 반복한다. 모두 끝나면 약 130만 원을 받는다. 현재 1차 시험 중인 박 씨는 “솔직히 부작용이 걱정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고 털어놨다. 한 정보기술(IT) 업체에 다니던 박 씨는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급휴직을 통보받았다. 회사는 복직 시기를 말하지 않았다. 재취업에 나섰지만 아르바이트 자리도 없었다. 그는 “주사 맞으며 누워 있는데 내가 돈 벌 수 있는 곳이 여기뿐이란 생각에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씨 가족은 그가 무급휴직 중이고, 생활비 마련을 위해 생동성시험 참가 중인 걸 모른다. 이날 임상시험센터 대기실에는 청년 13명이 신체검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작가를 지망하며 출판사 취업을 준비하던 조모 씨(22)도 이 중 한 명이다. 그는 올해 초 군 전역 후 자신의 꿈을 접었다. 소설가의 꿈을 키우기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비상이었다. 조 씨는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해온 나도, 친구들도 이제는 뭐라도 해서 먹고살자면서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준비한 모든 게 무너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식당 서빙을 비롯해 여러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조 씨도 최근 생동성시험 같은 단기 일자리를 찾아다니고 있다. 3년째 취업 준비 중인 손모 씨(32)는 “이제는 어디 받아주는 곳만 있어도 고마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충격은 세대를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청년에게 훨씬 가혹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4월 20대(20∼29세) 고용률은 54.6%에 머물렀다. 4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3년 이후 가장 낮다. 문제는 앞으로 ‘코로나 세대’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절망적인 시간을 보낼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2차례 휴학 끝에 올해 대학을 졸업한 이모 씨(24·여)는 “문구점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학생들 등교가 미뤄지면서 그만뒀다”며 “뉴스나 교과서에서 보던 IMF 세대 같은 표현이 내 꼬리표가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송혜미 1am@donga.com·박성민 기자}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닥치기 전만 해도 국내 고용시장은 완만한 성장세였다. 청년 일자리도 마찬가지. 그해 4월 20대 고용률은 64.4%였다. 전년도 같은 달 대비 0.6%포인트 증가했다. 1980년대에 미치진 못했지만 취업시장에서 선택의 폭도 넓었다. 하지만 이듬해 외환위기 여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고용률은 급락했다. 1998년 4월 20대 고용률은 전년 대비 6.5%포인트 감소한 57.9%를 기록했다. 감소 폭이 4%포인트대에 그친 다른 세대에 비해 유난히 충격이 컸다. 20대 고용률은 1999년 2월 55.1%까지 내려갔다. 당시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신규 채용도 대폭 줄였다. 입사시험에 합격한 뒤 출근 날짜를 기다리다가 취소된 사례가 부지기수였다. 대학 졸업 후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이른바 ‘고학력 백수’가 한국 사회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도 이때다. 취업난을 피하기 위해 휴학하거나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는 청년도 많았다. 당시 큰 폭으로 하락한 20대 고용률은 2000년대 들어 벤처기업이 등장하면서 60%대 초반으로 회복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가지는 못했다. 이른바 ‘잃어버린 세대’의 첫 등장이다. 약 10년 후인 2008∼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자 20대 고용률은 다시 50%대로 떨어졌다. 다른 세대의 경우 2009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청년 취업 시장에는 이듬해까지 충격이 계속됐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청년 취업이 앞서 두 차례 위기 때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청년층을 덮친 코로나19 고용 충격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수년째 청년 취업난이 누적된 점을 우려했다.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외환위기 세대인 1997년과 1998년 대졸자는 졸업 후 약 6년이 지난 뒤 직전 졸업자의 임금수준을 따라잡은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코로나 세대’는 기존 세대와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영향으로 기업들로선 신규 채용보다 경력직 채용을 늘리려는 경향이 더 강해질 것”이라며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하고자 하는 청년들에겐 더욱 불리한 여건”이라고 말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대학 휴학생 김모 씨(20)는 최근 한 달 동안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위해 50여 곳에 이력서를 넣었다. 합격 문자를 놓칠까 시도 때도 없이 휴대전화를 들여다봤다. 하지만 연락이 온 건 단 3곳. 그마저도 “손님이 줄어 아르바이트가 필요 없어졌다” “다른 사람을 채용했다”는 문자메시지였다. 결국 김 씨는 최근 한 물류센터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김 씨처럼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해 찾아온 청년이 대다수였다.○ ‘IMF 세대’보다 절망적인 ‘코로나 세대’김 씨 부모님은 미용용품을 판매하는 자영업자다. 지난해부터 가게 사정이 나빠졌다. 김 씨는 스스로 생활비를 벌 생각에 올해 초 휴학을 결심했다. 처음 운 좋게 중소 마케팅 회사에 취직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절반 넘게 줄어들자 회사는 직원들을 해고했다. 김 씨를 포함해 8명이 잘렸다. 김 씨는 “가능하면 학교에 돌아가지 않고 바로 취업할 생각이었다”며 “이제는 어디에도 내 자리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수도권 4년제 대학의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취업준비생 손모 씨(32)는 네이버 같은 정보기술(IT) 기업 취업이 목표였다. 쉽지 않은 목표인 만큼 연이은 불합격에도 3년 넘게 묵묵히 준비했다. 중소기업에 이력서를 넣어 합격한 적도 더러 있었지만, 꿈을 실현하기 위해 입사를 번번이 포기했다. 하지만 더 이상 목표를 향해 가는 게 불가능해졌다. 이제는 중소기업 합격이라도 기대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코로나19 유행이 끝나도 고용위기가 한순간에 회복되지 않을 거란 생각에 눈을 낮췄지만, 이미 상황은 지난해와 180도 달라져 있었다. 손 씨는 “공채에서 떨어질 때마다 고지가 멀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끝없는 터널 한가운데 있는 듯한 좌절감을 견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대에 못 미치는 월급을 받더라도 어디든 가야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중소기업도 코로나19 여파로 채용을 줄이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올 4월 중소기업이 일자리 포털 ‘워크넷’에 등록한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35.9% 감소했다. 중소기업 취업을 준비 중인 조모 씨(29)는 최근 약 30개 중소기업에 이력서를 넣었지만, 한 곳만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하지만 직원 2명을 뽑는데 80명이 넘는 면접자가 몰렸다. 조 씨는 “나 같은 중소기업 취준생은 박람회라도 열려야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이마저도 대부분 취소돼 막막하다”고 했다.○ “티슈 인턴이라도 가야 하나요?”코로나19로 인한 청년들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지만, 정부가 내놓은 일자리 대책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커녕 불안정한 고용만 지속시킨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시킨 ‘청년 일 경험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는 인턴을 채용하는 중소·중견기업에 6개월간 월 최대 80만 원씩 인건비를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도 정부는 비슷한 사업인 ‘중소기업 청년 취업 인턴제’를 도입했다. 청년실업을 해결하려는 취지였지만 실상은 달랐다. 인턴 참가자 대부분은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 2016년 감사원은 이 제도에 참여하는 청년이 정규직으로 고용될 확률(64.3%)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청년에 비해 1.1%포인트가량 낮다고 지적했다. 정부 지원이 끝나면 잘리는 ‘티슈 인턴’이었던 셈이다. 악용 사례도 적지 않았다. 2015년 이 제도를 통해 10인 규모 디자인 회사의 인턴으로 일한 A 씨(31)는 “정부 인건비 보조를 받으려면 최저임금 이상 월급을 줘야 하는데, 나는 최저임금 미만으로 이면계약을 하고 차액을 회사에 돌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경력을 개발하기는커녕 잡무만 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런 문제로 2017년 폐지된 사업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부활한 것이다. IT 직무에 청년을 채용하면 인건비를 주는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 역시 단기 일자리 위주다. 기존 청년 고용 대책과 달리 이 사업엔 정규직 고용 조건이 빠졌다. 기업에 정규직 채용 여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문유진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대표는 “정규직 조건이 삭제된 채용 지원은 한발 후퇴한 고용 대책”이라고 말했다. 주무현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사업본부장은 “단기 일자리 위주의 청년 일자리 대책은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하기보다 청년들을 일자리 프로그램에 머물게 할 수 있다. 오히려 장기 실업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송혜미 1am@donga.com·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