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훈

전승훈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구독 104

추천

도시라는 정글에서 새로운 세상을 발견합니다. 도시를 산책하고 탐사하는 즐거움을 함께합니다.

raphy@donga.com

취재분야

2026-05-24~2026-06-23
여행45%
경제일반13%
사회일반10%
문화 일반10%
미술7%
종교3%
인공지능3%
지방뉴스3%
요리/음식3%
칼럼3%
  • ‘불통의 리더십’ NYT-르몽드 첫 여성편집국장 동시에 물러나

    NYT 임기보장 관행 깨고 전격 해고무뚝뚝… 기자 - 경영진과 갈등설… 후임에 배켓 주필… 첫 흑인 국장미국과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와 르몽드에서 첫 여성 편집국장으로 각각 활약했던 두 언론인이 같은 날 자리에서 물러났다. NYT는 사상 첫 흑인 편집국장을 임명하는 파격을 선택했지만 언론계는 여성 국장의 사퇴 배경에 더 관심을 쏟았다. NYT는 2011년 9월 첫 여성 편집국장으로 취임했던 질 에이브럼슨(60)이 2년 8개월 만에 물러나고 후임으로 딘 배켓 주필(57)이 취임한다고 14일 발표했다. NYT 사주 겸 발행인인 아서 설즈버거 뉴욕타임스컴퍼니 회장은 “여러 측면에서 새 리더십이 편집국을 개선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교체 배경은 물론 전임 국장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NYT는 관행적으로 편집국장의 65세 정년을 보장해 왔으나 에이브럼슨은 5년 일찍, 그것도 갑작스럽게 물러나 미 언론계에 충격을 더했다. 그의 국장 재임 때 NYT의 온라인 콘텐츠 전략은 성공을 거뒀으며 퓰리처상도 8번 수상했다. 또 주요 매체의 ‘세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에서 매번 여성 ‘톱10’에 들 정도로 유력 인사였다. 이런 업적에도 ‘중도 하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두 가지로 모아지고 있다. 무뚝뚝한 성격의 에이브럼슨은 기자와 경영진 양측으로부터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불만을 자아내며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 한 포럼에서 “우리는 ‘부정확성’의 루비콘 강을 건넌 듯하다”고 말하면서 속보경쟁보다는 정확한 보도를 편집국에 요구해왔다. 이 과정에서 포용성이 떨어졌던 그의 리더십에 기자들은 “심하게 밀어붙인다”라는 불만을 털어놓았다. 또 마크 톰슨 최고경영자(CEO)가 지나치게 편집에 간섭한다는 이유로 불편하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 유력 주간지인 뉴요커는 이날 ‘그는 해고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NYT의 여성 차별 정책 때문에 그가 물러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매체는 “그가 수주 전 자신보다 입사가 늦은 (후임 편집국장인) 딘 배켓보다 연봉과 퇴직금이 낮은 것을 두고 변호사까지 고용해 경영진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에이브럼슨은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자진사퇴하는 모양새도 취하지 않는 등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르몽드 편집국 집단사표에 자진 하차▼기자들 독선적 개혁 스타일 반발… 에디터 7명 사임하자 두 손 들어지난해 3월 르몽드 사상 첫 여성 사장이자 편집국장으로 취임했던 나탈리 누게이레드 씨(46)도 온라인 전략을 두고 편집국과 갈등을 빚다 취임 14개월 만에 사임했다. 르몽드에 따르면 누게이레드는 14일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경영진과 나에 대한 (편집국의) 개인적이고 직접적인 공격 때문에 혁신 계획을 추진할 수 없어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 역시 ‘갈등 관리’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문의 온라인 전략 강화로 르몽드의 변신을 추진했던 그는 편집국 기자들과 소통 없이 이를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면서 불협화음을 일으켰다. 이에 앞서 6일 르몽드 선임 에디터 11명 가운데 7명이 그의 경영 스타일을 문제 삼으며 집단 사임했다. AFP통신은 “누게이레드 사장이 말을 걸기 어려운 사람이었다”는 르몽드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하며 에디터들의 사임 배경이 그의 독선적 스타일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누게이레드는 1991년 프랑스 좌파 일간지 리베라시옹과 영국 BBC 방송의 체코슬로바키아 특파원으로 기자 생활을 시작한 이래 모스크바 지국장을 맡는 등 주로 옛소련과 동유럽 지역 등지의 국제문제 전문기자로 활동해왔다. 그는 전임 사장이 갑작스럽게 죽자 지난해 국제부 데스크에서 선임 에디터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사장 겸 편집국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그는 기자들의 찬반투표에서 79.4%의 지지를 얻었다. 편집국과 갈등을 빚던 사장이 취임 1년 만에 물러난 데다 선임 에디터들의 공백으로 인해 르몽드의 온라인 전략은 물론 안정적인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5-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인권 침묵 깬 유엔, 이젠 정치범수용소 폐지 나서야”

    《 북한 정부 차원의 반인권 범죄를 인정하고 김정은 정권의 책임을 물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간 이후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적극적인 개선 촉구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은 국가인권위원회, 베를린자유대와 공동으로 13일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전략과 과제’를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 소냐 비세르코 COI 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베를린 독재청산재단 1층 회의장에서 열린 이날 심포지엄은 △유엔 북한 인권 조사 활동성과 및 전망 △해외 체류 탈북자 인권 상황 및 보호 방안 △서독의 동독 인권 문제 대응의 시사점을 주제로 약 6시간 동안 진행됐다. 》  ○ “이제는 국제사회가 행동에 나설 때”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윤남근 북한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고려대 교수)이 대독한 개회사에서 “COI 보고서에서 주목할 것은 북한 정권의 인권침해 행위가 체계적이고 광범위하며 국제법상 반인도 범죄에 해당된다는 것을 명시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비세르코 위원은 “유엔이 북한 인권 문제를 의제로 올려 국제사회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6일 유엔 인권이사회가 확정한 COI 보고서는 정치범수용소 폐지, 공개처형 금지 등 북한 인권 상황 개선 권고 268건을 담고 있다. ‘디 차이트’의 마티아스 나스 기자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 침해 실태에 수십 년간 침묵을 지켜온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클라우스 홀란트 베를린자유대 인권대학원장은 “정치범수용소 등 인권 침해를 고발하는 사진 등 정보가 부족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홍성필 연세대 교수(법학)는 “한국 정부는 북한을 압박하면서도 한편으로 달래야 하는 정책적인 딜레마를 안고 있었다”며 “북한 인권 문제는 정치적 시각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문제로 분리해서 일관성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위원장은 “한국에는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존재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았다. 유엔 보고서가 나와 누구도 이 문제를 부정할 수 없게 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COI 보고서 후속대책 추진과 중국의 변화 북한의 반인권 범죄를 ICC에 제소하는 COI 권고는 토론 시간의 이슈로 떠올랐다. 홀란트 교수는 “ICC에 제소하는 유일한 방안은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의결하는 방법”이라며 “그러나 중국이 반대하면 불가능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결국 북한에 가장 영향력이 있는 중국이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국제사회가 압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마르쿠스 뢰닝 전 독일 연방정부 인권특임관은 “중국에는 정치범수용소가 없는 만큼 북한에 정치범수용소라도 없애라고 촉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베아테 루돌프 독일 인권위원장은 “독일은 불법체류자도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있게 하고 생존을 위한 기본의료를 보장한다. 중국은 제네바협약에 따라 탈북자의 강제송환을 멈추고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참석자들은 COI 보고서가 북한 인권 범죄에 대한 ‘네이밍 앤드 셰이밍’(이름 붙이고 창피주기)에 그쳐서는 안 되며 후속대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동서독 분단시절의 인권보호 경험을 살리자는 제안이 나왔다. 리하르트 슈뢰더 전 동독 인민회의 사민당 원내대표는 “분단시절 서독 정부는 동독 정치범 3만5000명을 돈 주고 사오는 노력을 했다”며 “독재자를 제거할 수 없으면 비즈니스 협상이라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정 베를린자유대 교수는 “정착에 실패해 제3국으로 다시 망명한 탈북자가 2000명”이라며 “한국의 탈북자 관리 시스템을 되돌아볼 때”라고 진단했다.베를린=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김정안 기자}

    • 2014-05-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우크라 동부 “독립투표 압승”

    친(親)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주의 분리주의 세력은 11일 치러진 분리독립 주민투표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우크라이나의 동서 분열이 가속화하고 25일로 예정된 대선도 반쪽짜리가 될 우려가 커졌다. 투표는 총인구가 650만 명에 이르는 동부 두 지역에서 이날 오전 8시부터 시작해 오후 10시에 끝났다. 이어 2시간 만에 분리주의 세력이 자체 결성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선거관리위원회의 로만 랴긴 위원장은 “유권자 300만 명 중 75%가 투표했고 89.07%가 찬성, 10.19%가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루간스크 주 선관위 알렉산드리 말리힌 씨도 12일 “관내 32개 선거구 중 28개구 선거구 개표 결과 투표율이 81%, 찬성률이 94∼98%로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방 언론은 이달 초 퓨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 결과 동부지역 주민 중 분리독립에 찬성한 비율이 30%에 불과했기 때문에 투표의 공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투표를 “러시아에 의해 기획된 범죄적 광대극”이라고 선언했다.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에서 합법적인 투표는 25일에 있을 대선뿐이라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종 개표 결과를 보고 이번 투표에 대한 태도를 정할 것이라고 크렘린궁이 12일 밝혔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5-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우크라 동부 독립투표 강행… 東西분단 우려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인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의 친러시아 분리세력이 분리 독립할지를 묻는 주민투표를 11일 강행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에 강력 반발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도네츠크 주 친러 분리세력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학교 병원 등 1527곳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주민투표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는 “당신은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독립 선포를 지지합니까”라는 질문에 찬반을 묻는 형식이었다. 친러 분리세력은 보다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평상시보다 2시간 긴 14시간 동안 투표소를 열었다. 분리 반대주의자들의 투표 방해에 대비해 투표소 주위에 모래주머니를 쌓아올리고 철조망을 둘러치기도 했다. 민병대원들은 총을 들고 투표소를 지켰다. BBC방송은 “어떤 독립적이거나 국제적 투표감시단이 참관하지 않았다”며 투표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웃 루간스크 주에서도 1600여 개 투표소에서 투표가 진행됐다. 도네츠크 주와 루간스크 주의 분리주의 세력은 하루 뒤면 잠정 투표 결과가 집계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주민투표는 유권자 명부를 갖추지 못했고 투표 성립을 위한 최소 투표율 규정도 없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이날 도네츠크 주의 슬라뱐스크에선 이미 ‘찬성’ 의견이 표시된 부정 투표용지 10만 장을 옮기던 친러 반군세력이 붙잡혔다고 우크라이나 키예프포스트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투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분리독립 투표는 자멸의 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임시대통령은 “주민투표는 우크라이나의 모든 경제와 사회정책, 일상의 삶을 파멸시켜 ‘나락’으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로만 루아진 도네츠크 주 선관위원장은 “이번 달 안에 러시아와 합병을 묻는 2차 투표를 할 예정”이라며 “25일로 예정된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는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주민투표를 실시하지 않은 동부 하리코프 주와 남부 오데사 주 등도 잇따라 주민투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동남부 지역 개별 공화국들이 연대해 ‘노보로시야(새 러시아)’ 공화국을 건국하고 정부에 연방제를 제안하든지 아니면 아예 러시아로의 편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무장세력 간 유혈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투표 당일에도 슬라뱐스크에선 정부군과 민병대 간에 교전이 벌어졌다. 이타르타스통신은 분리주의 민병대가 이날 새벽 정부군이 장악한 슬라뱐스크 외곽의 TV 방송 송출탑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도네츠크 주의 한 투표소에선 경찰이 투표하러 가는 주민들을 향해 고무탄을 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도네츠크 주 제2도시인 마리우폴에서는 9일 군과 친러 무장세력이 경찰청과 시청사에서 무력 충돌해 최소 7명이 사망하고 39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사회도 이번 투표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미 국무부는 “우크라이나 동부 주민투표는 국제법과 우크라이나 영토주권을 위반하는 행위이므로 미국은 이 불법투표의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독일과 프랑스는 25일로 예정된 우크라이나 대선이 방해받는다면 러시아를 추가 제재하겠다고 경고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5-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푸틴, 유화 제스처… 美 “두번 속지 않아” 냉담

    “우크라이나 내전을 막기 위한 결단인가. 서방의 제재에 대비해 시간을 벌기 위한 ‘양치기 소년’ 식 행태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분리 독립 주민투표 연기를 전격 제안하자 해석이 분분하다. 크림 사태 때도 서방이 푸틴에게 뒤통수를 맞았던 터라 백악관과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은 푸틴의 진의에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디디에 부르칼테르 스위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서 러시아 병력을 철수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25일로 예정된 우크라이나 대선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기 위한 진일보적 조치”라며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 지금까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등은 “자국 국민에게 군대를 보내는 정부가 대선을 실시한다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우크라이나 대선을 반대해왔다. 그러나 백악관과 NATO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군의 어떤 변화도 관찰되지 않는다”며 푸틴의 발언을 의심하고 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또 “(우크라이나 동부의) 불법적 주민투표는 연기가 아니라 취소돼야 한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푸틴의 이번 발언이 장기전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올 3월 총성 한방 울리지 않고 신속하게 합병한 크림 반도와 달리 러시아가 참전해 대규모 인명 살상이 일어난다면 최근 고공 행진하는 푸틴의 국내 지지도가 추락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푸틴은 피해가 큰 전쟁 대신 우크라이나 대선에서 러시아편에 유리한 대통령이 당선되도록 조정하거나 러시아 가스를 활용한 ‘당근’과 ‘채찍’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NATO나 EU에 가입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대선을 방해한다면 광범위한 경제 제재를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푸틴이 한발 물러선 배경으로 꼽힌다. 푸틴의 이날 발언으로 도네츠크 하리코프 루간스크 주의 분리 독립은 무산될 공산이 있다. 하지만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주(州)의 친러 시위대는 8일 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11일 예정대로 실시하겠다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밝혔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친러 시위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반면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공동의장인 데니스 푸실린은 7일 “균형 잡힌 지도자인 푸틴 대통령의 견해를 존중하며 그의 제안을 주민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리 파루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위원회 의장은 “푸틴 발언에 대한 분리주의자들의 반응은 그동안 푸틴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폭력 사태를 배후에서 조장해 왔다는 것에 대한 역설적 증거”라고 지적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5-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영길 주임신부 “150년전 佛신부가 흘린 피, 한국 신부가 땀으로 갚습니다”

    프랑스는 한국 가톨릭교회의 설립과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진 나라다. 1831년 조선대목구(조선교구)는 1대 브뤼기에르 주교부터 9대 라리보 주교까지 모두 프랑스 출신 선교사가 교구장을 맡았다. 조선에서 활동한 총 170명의 프랑스 신부 중 25명이 순교했다. 교황 레오 12세에 의해 조선 파견 선교사를 전담했던 파리외방전교회는 ‘순교대학’으로 불렸다. 한국의 103위 성인 중에 파리외방전교회 출신 신부도 10명이 포함됐다. 그로부터 200여 년 후. 한국에 가톨릭을 전파했던 프랑스가 이제는 거꾸로 한국으로부터 성직자를 ‘수입’하고 있다. 프랑스의 신부 수가 매년 급감해 텅 빈 성당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중서부의 유서 깊은 도시인 르망 교구의 보몽본당에서 주임신부를 맡고 있는 이영길 신부가 대표적인 예다. “페르 리, 코망 사 바(잘 지내나요, 이 신부님)?” 돌로 지어진 소박하고 아름다운 성당 앞 광장에서 아기를 안고 지나가던 40대 남성이 이 신부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가는 곳마다 아이들을 직접 안아주고, 악수를 나누고, 때로는 사제관 마당에서 한국식 숯불 바비큐 파티까지 열어주는 그에게 현지 신자들은 완전히 매료됐다. 르망 교구는 조선교구 제4대 교구장을 지냈던 장 베르뇌(한국명 장경일·1814∼1866) 주교의 고향이어서 신자들의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베르뇌 주교는 충북 제천시 봉양읍 구학리(배론 성지)에서 한국 최초의 신학교를 설립하는 등 10년간 사목활동을 펼치다가 1866년 병인박해 때 순교했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한국 순교성인 103위 시성식 이후 엄청나게 성장해온 한국 가톨릭교회에 르망 교구는 꾸준히 성직자 파견을 요청해왔습니다. 올해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으로 아시아에서 한국 교회의 존재는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파리 가톨릭대에서 유학한 이 신부는 1989년 당시 안동교구장이었던 두봉 주교의 권유로 프랑스로 오게 됐다. 현재 르망 교구에는 한국 신부가 총 4명으로 늘었다. 이 신부는 주말마다 관내 14개 성당을 돌아다니며 신자들을 만나고 미사를 집전한다. “원래 성당마다 주임신부가 있었는데, 지금은 14개 마을이 합쳐져 하나의 본당이 됐어요. 그만큼 빈 성당이 많죠. 르망 교구에서 지난해 새로 서품 받은 사제는 2명뿐이었는데 돌아가신 신부님은 13명이었습니다.” 대표적인 가톨릭 국가인 프랑스의 사제 수는 1975년 4만2000명에서 2009년 2만4000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1905년 철저한 정교분리법이 실시되고 1968년 혁명 당시 ‘나는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구호가 등장한 이후 종교생활이 철저한 개인의 영역으로 취급되면서 관심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반면에 한국은 지난 10년 동안 신부가 연평균 3.1%씩 증가하고 있다. 프랑스를 비롯해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의 교구당 사제 수품자는 매년 10명이 채 안 되는데, 서울대교구에서는 매년 30∼40명의 사제가 배출돼 로마 교황청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볼 정도다. 한국인 신부의 해외 진출도 늘고 있어 한국 교회는 지난해 해외교포 사목에 173명, 해외 선교에 82명을 파견했다. 이 신부는 한국 신자들이 성지순례를 올 때마다 보몽성당의 프랑스 신자 가정과 결연을 해주고 있다. 그는 “한국 신자들은 열정적이고 역동적인 반면에 프랑스 신자들은 은근하면서 깊은 매력이 있다”며 “세계인들이 하느님 안에서 한 백성이라는 가톨릭 정신에 따라 서로 나누다 보면 새로운 종교문화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부는 “최근 세월호 사고 이후 수많은 프랑스 신자들이 관심을 표하며 위로의 기도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그동안 물질적 성장만 강조해오면서 가족의 소중함, 남을 배려하는 마음, 올바른 것에 대한 판단 등 내적 성장을 이루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며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사태의 상처를 치유하고 의연하게 일어서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이 위기를 새롭게 거듭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르망=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5-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英 “나이지리아 납치소녀 구출 도울 것”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5일 나이지리아 10대 여학생 276명을 노예로 내다 팔겠다고 밝힌 이후 소녀 11명을 추가로 납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사회가 뒤늦게 여학생 구출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일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는 군인, 법률가, 인질협상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수색지원팀을 보내 납치된 나이지리아 여학생 구출작전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가슴이 미어질 듯하고 정말 잔인무도한 범죄”라며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는 보코하람에 대한 국제사회의 본격적인 대응이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도 “보코하람의 전리품으로 취급받는 여학생들 구출을 모든 수단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최첨단 레이더를 갖춘 항공기와 함께 해외에서 납치된 자국민 구출작전에 파견됐던 정예 특수부대인 육군 공수특전단(SAS) 또는 해군 특전단(SBS) 요원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미국과 영국 측은 보코하람의 근거지로 추정되는 나이지리아 북동부 국경 근처 삼바사 숲 인근 지역을 위성이나 항공기를 통해 수색할 예정이다. 보코하람은 지난달 14일 북동부 보르노 주 치보크 시의 여학생 기숙사에서 276명을 납치했다. 이들은 5일 공개된 동영상에서 “소녀들을 노예로 시장에 내다 팔겠다. 앞으로도 더 많은 여학생들을 납치하겠다”고 위협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이 사건 직후 인근 와라베 마을과 왈라 마을에서도 12∼15세 소녀 11명이 보코하람의 무장괴한들에게 추가로 납치됐다고 밝혔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5-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납치소녀 223명 팔겠다는 이슬람 반군… 美선 구조 뒷짐

    “내가 소녀들을 납치했다. 알라의 명령에 따라 소녀들을 시장에 내다 팔겠다.”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보코하람’의 최고 지도자인 아부바카르 셰가우가 지난달 14일 나이지리아 북동부 치보크 시의 학교 기숙사에서 여학생 276명을 납치한 것을 자신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5일 AFP통신이 입수한 57분 분량의 동영상에서 “여학생들은 우리의 노예이기 때문에 결혼을 해야 한다. 9세 소녀도, 12세 소녀도 시집을 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학교들도 공격해 더 많은 여학생을 납치하겠다고 위협했다. 당시 무장괴한들은 시험을 치르고 있는 여학교에 침입해 폭탄을 터뜨리고 총을 쏴 경비원들을 살해한 뒤 여학생들을 자동차에 태워 카메룬 국경 근처의 깊은 숲 속으로 끌고 갔다. 당시 납치당한 여학생들 중 53명은 탈출에 성공했으나 억류된 223명은 유괴범들의 성노예가 되거나 최소 12달러(약 1만2300원)에 차드나 카메룬 등 이웃 국가에 신부로 팔려 간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2002년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무함마드 유수프(2009년 사망)가 결성한 보코하람은 ‘나이지리아의 탈레반’이란 악명을 떨쳤다. 보코는 현지 하우사어로 ‘서양식 비이슬람 교육’을 뜻하고 하람은 아랍어로 ‘죄’라는 뜻이다.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따라 여성들은 집 안에서 아이를 돌봐야지 학교를 다녀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보코하람은 2월에도 학생 50명을 산 채로 불에 태우거나 흉기로 숨지게 하는 등 올해에만 6개의 학교를 공격해 납치와 살인을 저질렀다. 최근 10여 년 동안 관공서 교회 경찰서 정류장 등에서 이 단체의 테러로 희생된 민간인은 1만 명이 넘는다. 여학생들이 납치된 지난달 14일에도 보코하람은 수도 외곽의 버스 정류장에서 폭탄 테러를 저질러 71명이 숨지고 124명이 다쳤다. 여학생 납치 사건이 발생한 지 3주가 지나도록 정부의 구출 노력에 아무런 진전이 없자 나이지리아 내부는 물론 국제사회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보코하람의 테러에 속수무책인 조너선 굿럭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잔인하고 끔찍한 범죄”라며 “소녀들이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관리들은 “나이지리아에 보낼 군대가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은 “미국의 지원은 주변국들에 보코하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나이지리아의 군사작전을 지원하도록 설득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5-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엔 “北, 정치범수용소-성분제 폐지하라”

    유엔 인권이사회가 6일 정치범수용소와 성분제 폐지 등 인권상황을 개선하라는 등 총 268개의 권고를 수록한 북한에 대한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 보고서를 냈다. 하지만 북한은 이 권고들 중 반인도적 범죄 사실의 인정 등 83개 권고는 수용을 거부하고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의 방북 허용 등 185개 권고에 대해서는 올 9월 인권이사회 이전에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1일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83개 회원국이 참가한 가운데 UPR 실무회의를 열고 268개 권고를 담은 보고서를 최종 확정했다. 보고서는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의 방북 허용과 사형제 폐지, 정치범 수용소 폐쇄, 공개처형 금지, 이산가족 재결합, 외국인 납치문제 해결, 강제 송환 탈북자들 처벌 금지, 인터넷 접근권 보장, 강제노역 금지와 국제노동기구(ILO) 가입, 고문방지협약 가입 등 인권 개선 권고를 수록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 중 83개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히고 나머지 권고에 대한 답변도 올 9월로 미뤘다. UPR는 193개 유엔 회원국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국가별 인권상황을 점검하는 인권 보호 장치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9월 북한 UPR 실무그룹이 마련한 보고서를 정식 채택할 예정이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5-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프간, 2700여 명 매몰 하루만에 “집단무덤” 선언

    최악의 산사태가 발생한 아프가니스탄이 하루 만에 인명 구조작업을 중단하고 산사태 지역을 ‘집단무덤’으로 선언했다. 2일 정오경 아프간 동북부 바다흐샨 주 압바리크 마을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약 300가구, 2100여 명이 진흙더미에 파묻혔다. 구조를 위해 달려온 이웃마을 주민 등 600명가량도 2차 산사태로 흙 속에 매몰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277명에 불과하다. 아프간 정부는 “진흙과 바위더미 깊이가 최대 50m에 이르러 땅을 파고 구조하기가 불가능하다”며 하루 만에 실종자 구조작업을 포기하고 3일을 ‘국가 애도일’로 선포했다. 카림 칼릴리 부통령은 “흙 속에 매몰된 실종자 중 생존자가 없을 것이고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도 없기 때문에 수색을 계속하는 것은 무익한 일이다. 700가구, 4000여 명에 이르는 이재민 구호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4000여 명의 이재민 구호작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국은 계속 내리는 비에 추가 산사태를 우려해 피해 및 인근 마을 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군 헬기 등을 통해 음식 식수 의약품 텐트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구호품 전달 속도가 느려 이재민들은 대부분 추위 속에서 노숙을 해야 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지휘를 받는 구호요원들은 산악지대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데다 추가 산사태 발생 우려로 현장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아내와 자녀 8명을 둔 바랏 베이 씨(50)는 “임시 거처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 하나도 없다. 우리는 텐트도, 담요도, 먹을 것도 없이 언덕에서 이틀 밤을 지냈다”고 AP통신에 말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5-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우크라이나, 슬라뱐스크 탈환 작전 시작… 사상자 속출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5일 친(親)러시아 성향의 분리주의 민병대가 장악한 동부도시 슬라뱐스크를 되찾기 위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시작하면서 유혈 사태가 확대되고 있다. BBC방송은 정부군이 이날 친러 민병대와 교전 끝에 슬라뱐스크 외곽의 TV 송전탑을 탈환했다고 보도했다. 헬기와 장갑차 등을 총동원한 정부군 공세에 밀린 친러 민병대는 시내 중심부로 후퇴했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이 전했다. 친러 무장세력의 동부 거점도시인 슬라뱐스크를 둘러싼 치열한 교전으로 양측 모두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날 슬라뱐스크 지역에서 정부군 장교 4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내무부는 웹사이트에 공개한 성명에서 친러 민병대가 정부군을 공격할 당시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활용했으며 인근 건물들에 불을 질렀다고 주장했다. 정부군 특수부대 소속 장교 1명은 부상자들이 탑승한 미니버스를 호송하던 중 민병대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러시아 뉴스전문 TV채널 ‘러시아투데이(RT)’는 이날 정부군이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검문소를 습격해 친러 민병대원 20여 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정부군은 3일 슬라뱐스크 인근 도시 크라마토르스크에 집중 공세를 펼쳐 탈환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군과 친러 무장세력 양측에서 1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슬라뱐스크 인근 도시 콘스탄티노프카와 남부 도시 마리우폴에서도 진압작전이 벌어졌다. 2일에는 우크라이나 남부의 흑해 연안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정부 지지자들과 친러 성향의 분리주의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친러 시위대가 점거한 건물에 불이 나 46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부상했다. 이 화재는 ‘프라비 섹토르’(극우민족주의 단체) 회원들이 중심이 된 정부 지지자들이 이날 친러 시위대가 몰려 있던 쿨리코보 폴례 광장의 노조 건물에 화염병을 던지면서 발생했다. 러시아어를 쓰는 인구가 30∼40%나 되는 오데사는 남부지역 분리주의 세력의 근거지다. 대규모 참사에 격분한 친러 시위대는 4일 오데사 경찰본부에 몰려가 항의시위를 벌였다. 친러 시위대는 건물을 포위한 채 출입문을 강제로 열고 창문을 부수며 체포된 동료 시위대원의 석방을 요구했다. 군중들은 “러시아”를 외치면서 청사에 게양된 우크라이나 국기를 끌어내리기도 했다. 경찰은 결국 2일 체포한 친러 시위대 67명을 전격 석방했다. 이러한 유혈사태 속에서도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하리코프 등 3개 주는 11일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강행하기로 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내전으로 번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주성하 기자}

    • 2014-05-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프랑스 극우시장 11명 인종차별 정책 쏟아내

    13세 미만 청소년 야간 통행금지, 노예제도 폐지 기념행사 취소, 인권단체 사무실 폐쇄, 건설 중인 이슬람 사원 허가 취소…. 3월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이 배출한 시장 11명이 취임 뒤 한 달간 쏟아낸 정책에 프랑스 정계가 경악하고 있다. 25일 실시될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반(反)유럽통합, 반이민을 내건 각국 극우 정당이 대거 약진할 것으로 보여 유럽에 ‘신(新) 증오의 시대’가 찾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 남부 베지에 시의 FN 소속 로베르 메나르 시장은 13세 미만의 청소년들에게 오후 11시∼다음 날 오전 6시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휴일과 주말, 6월 15일∼9월 15일 여름방학에는 부모를 동반하지 않은 청소년은 밤에 다니지 못한다. 소설 ‘삼총사’를 쓴 알렉상드르 뒤마(1802∼1870)의 고향인 빌레르코트레 시에서는 매년 5월 10일 진행해온 노예제도 폐지 기념행사를 취소했다. 뒤마의 부친은 프랑스인 아버지와 아이티 출신 흑인 노예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프랑스의 장군이 된 인물. 이로 인해 빌레르코트레는 프랑스 흑인 노예 해방의 상징 도시가 됐다. 그러나 신임 프랑크 브리포 시장은 “자학적인 의식을 부추기는 행사에 반대한다”며 기념식을 취소했다. 프레쥐에서 당선된 다비드 라슐린 시장은 유럽 통합 반대의 뜻으로 시청 건물에 걸린 유럽연합(EU) 깃발을 내렸다. 그는 또 건축 중인 이슬람 사원에 공사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파들이 득세하면 이런 현상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경기 침체에 따른 반EU, 반외국인 정서에 기대는 극우 정당들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FN이 여론조사에서 20%의 지지율로 우파 야당인 대중운동연합(UMP)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 조사 결과 극우 독립당은 31% 지지율을 얻어 노동당(28%), 보수당(19%)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극우 정당 그룹이 사상 처음 유럽의회 원내 교섭단체가 될 것이란 예상까지 나온다. 최근 오스트리아의 자유민주당(FPO) 소속의 안드레아스 묄처 의원은 EU의 규제를 독일 ‘나치’에 비유하는 등 적대감을 드러냈다.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선거 포스터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사진을 넣고 EU의 민주주의를 북한에 비유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EU옵서버는 “극우파 정당의 약진은 유럽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틴이 헝가리의 요비크당, 프랑스 FN, 그리스 황금새벽당, 불가리아 아타카당 등 극우 정당에 자금을 지원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마린 르펜 프랑스 FN 당수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어지는 속에 올해만 모스크바를 두 차례나 방문해 “유럽이 신냉전을 부추기고 있다”며 러시아 지지 입장을 밝혔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북부동맹의 대표는 크림 반도 주민투표에 대해 “주민 스스로가 미래를 선택했다”며 환영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5-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베 “독일式 사죄 못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후 아시아의 상황은 유럽과 완전히 달랐기 때문에 독일의 화해와 사죄 방식을 따를 수 없다”고 밝혔다. 30일 유럽 6개국 순방 첫 출발지인 독일에 도착한 아베 총리는 독일의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과 가진 사전 인터뷰에서 “2차 대전 뒤 독일의 전후 처리 방식을 일본은 따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에서 전후 역사문제 처리에서 독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일본은 비록 독일과는 다른 형태이지만 주변 국가들과 타협해 평화협정을 맺고 그에 따라 배상 문제에 관한 기준을 세웠다”며 “일본은 전후 부유하지 않은 아시아 국가들을 개발협력 형태로 지원했다”고 강변했다. FAZ가 일본과 한국은 과거사 평가와 독도를 둘러싼 갈등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아베 총리는 “대화를 위한 문은 열려 있다.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에서는 힘든 일도 있을 수 있지만 조건 없는 대화가 우선 필요하다”고 주장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5-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라크, 폭탄 테러속 불안한 ‘한표’

    30일 이라크에서 미군이 철수한 뒤 3년 만에 처음으로 총선이 치러졌다. 그러나 투표 전날까지 종파분쟁의 후유증으로 투표소를 겨냥한 폭탄 테러가 전국에서 일어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은 이날 오전 7시 전국 18개주 4만8000여 개 투표소에서 시작됐다.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3선 연임에 도전하는 이번 총선에서는 의석 328개를 놓고 9000여 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수도 바그다드 도심에는 500m마다 검문소가 설치됐다. 투표소는 무장병력이 지키고 있고 군용 헬기가 순찰을 돌았으며 테러범을 막기 위해 시내 주요도로와 공항이 잠시 폐쇄됐다고 BBC가 전했다. 이라크 전체 인구 3480만 명 가운데 18세 이상 유권자는 2200만 명. 투표를 앞두고 지난 일주일 동안만 이라크 전국에서 160여 명이 테러공격으로 희생됐다. 이라크에서는 3년간 지속된 시리아 내전의 여파로 종파 갈등이 극심해졌다. 최근 8년간 집권했던 시아파 출신의 알말리키 총리는 수니파 정치인들을 탄압하고 지난해 4월 수니파 시위대를 무력 진압한 ‘하위자 사건’ 때문에 야권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3선 연임을 노리는 알말리키 총리는 이번에도 무난히 최다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5-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프리미엄 리포트]재난대응 전문인력 시스템, 외국선 어떻게

    2010년 아이티 대지진 당시 세계 각국의 소방구조 인력들이 속속 파견되는 가운데 프랑스는 군대를 파견했다. 군함 2척, 구조용 헬기와 함께 도착한 프랑스의 구조인력은 ‘시민안전대응참전군(UIISC)’ 부대였다. 이 부대는 1968년 드골 대통령이 창설한 1500명 규모의 소방 및 구조부대다. 육군 장성이 총사령관을 맡는 UIISC 부대원은 모두 소방대원으로 활동하는 데 필요한 기술교육을 이수한 전문가들로 75%가량이 기술공병 출신이다. 이들은 산불, 홍수, 매몰자 구출 등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UIISC는 국내에서 재난이 발생하면 1시간 안에 약 100명을 재난현장에 투입해 인명구조에 나서고 현장 지휘체계를 만든다. 이들은 제대 후 전문성과 현장경험을 살려 소방서나 관공서에 배치돼 안전 전문인력으로 활동한다. 외국에는 이처럼 국가적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전문인력 동원 시스템을 갖춘 나라가 많다. 미국은 대형 재난사고가 발생하면 국가재난대응시스템(NIMS)을 즉각 발동한다. NIMS 발동 직후엔 지방정부, 연방정부, 비정부기구(NGO), 민간단체의 4각 협력 체제를 가동한다. 지방정부의 재난구조 임무는 주지사가 임명한 비상사태매니저(EM)가 총괄한다. EM은 지역의 재난구조 자원과 인력 상황 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면 허둥대지 않고 구조지원 계획을 펼 수 있다. 연방정부는 국토안보부, 국무부, 국방부, 보건부 등 광범위한 부처 소속 전문가를 파견한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재난 현장에선 연방정부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컸지만 9·11테러를 계기로 현장 전문가들이 주도권을 발휘하는 추세다. 2002년 엘베 강이 범람해 21명이 숨지고 60억 유로(약 8조6000억 원)의 재산 피해를 입자 독일 작센 주는 외부 안전 전문가 3명을 초빙해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위원회가 4개월 만에 내놓은 보고서는 각 주가 따로따로 대처하는 바람에 원활한 업무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연방의회가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2004년 주 정부 간 재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연방 조직인 ‘연방재난관리청(BBK)’을 만들었다. 일본은 재난 전문가 상시화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지진, 지진해일, 폭우 등 각종 재난이 많은 일본에선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전문가의 자질’에 달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지방공공단체에 재난 담당자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정부에선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납치문제 담당상이 재난 방지를 책임지고 있으며 내각부 산하에 재난 담당 공무원을 지정해 각종 재난에 대비하고 있다.파리=전승훈 raphy@donga.com   워싱턴=정미경 / 도쿄=박형준 특파원}

    • 2014-04-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연봉 1억 푸틴, 은닉재산은 72조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의 재산을 관리하는 측근들에 대한 자금줄 죄기에 나섰다. 미국 백악관은 28일 푸틴 대통령과 연관이 있는 러시아 정부 관리 7명과 기업 17곳을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필리핀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번 제재가 효과가 없을 경우 다음 단계는 은행 같은 분야를 타깃으로 할 것”이라고 말해 지속적인 압박 의지를 내비쳤다. EU도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러시아 인사 약 15명의 자산을 동결하고 여행을 금지하는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크렘린의 재산공개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연봉은 11만5000달러(약 1억1900만 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러시아의 야권 인사인 보리스 넴초프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호사스러운 사생활은 ‘차르’(제정 러시아 황제)도 울고 갈 정도다. 러시아 북서쪽 발다이 호수에 자리 잡은 저택 ‘롱비어드’는 930ha(9.3km²)에 이른다. 여기에는 대통령 전용 교회, 영화관, 볼링장이 있고 관리인이 100명이 넘는다. 푸틴의 전용 항공기 58대 중 하나인 ‘일류신-96’은 1800만 달러(약 200억 원)어치 보석이 객실을 수놓았다. 또 푸틴이 가진 스위스 명품시계는 총 69만 달러를 호가한다. 이런 사생활은 1억 원대로 알려진 푸틴의 연봉만으론 결코 누릴 수 없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로 푸틴의 은닉 재산 규모가 밝혀질 수도 있다며 푸틴의 개인 재산은 400억∼700억 달러(최대 약 72조 원)대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푸틴의 재계 측근들이 푸틴의 재산을 대신 불려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의 불법 해외 유출 자금 규모는 2012년에만 520억 달러로 알려졌으며 상당액은 푸틴 측근의 몫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의 세계 4위 석유거래업체 군보르의 겐나디 팀첸코 회장을 제재 대상 명단에 포함시키면서 “군보르는 푸틴의 사금고일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푸틴이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 시절부터 친분을 맺어온 이너서클(최측근) 인맥은 푸틴의 집권 이후 막대한 부를 축적하면서 ‘올리가르히’(신흥재벌)로 떠올랐다. 푸틴은 2001년 5월 자신의 부관이었던 알렉세이 밀레르(52)를 세계 최대 천연가스 회사인 가스프롬의 대표이사로 앉혔다. 2012년 5월부터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이고리 세친(54)은 푸틴의 초대 내각에서 부총리로 일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친러 시위대 진압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동부 도시 하리코프의 시장이 괴한의 총격을 받고 중태에 빠졌다고 하리코프 경찰당국이 밝혔다. 겐나디 케르네스 시장은 이날 정오 무렵 조깅을 하던 중 등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긴급수술을 받았으나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전승훈 특파원raphy@donga.com}

    • 2014-04-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인종차별 대신 ‘경제차별’ 시름

    “와카 와카(Waka Waka·이제 아프리카를 위한 시간이다).” 27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수도 프리토리아의 정부종합청사 앞에 모인 군중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불렀던 노래를 부르며 춤을 췄다. 최초의 민주적 선거가 실시된 1994년 4월 27일로부터 만 20년이 되는 날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46년간 이어진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를 끝내고 흑인도 투표권을 얻은 당시 선거에서 민주화를 이끈 넬슨 만델라가 첫 흑인 대통령에 당선됐다. 남아공은 이후 4월 27일을 ‘자유의 날(Freedom Day)’로 기념하고 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사망한 뒤 처음 맞는 자유의 날 행사에서 제이컵 주마 대통령은 “아파르트헤이트와 싸웠던 모든 사람 덕분에 남아공은 훨씬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아공의 현실은 주마 대통령의 생각과는 크게 다르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전했다. 남아공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데즈먼드 투투 주교도 현지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년 동안의 더딘 변화를 언급하며 “만델라가 살아서 현재의 남아공 상황을 보지 못하는 것이 기쁘다”며 주마 대통령을 비난했다. 현재 남아공의 심각한 문제는 인종에 따른 극심한 경제격차인 ‘이코노믹 레이시즘(Economic Racism)’. 남아공 통계청에 따르면 백인의 월평균 수익은 1만600랜드(약 106만 원) 수준이지만 흑인의 수입은 백인의 4분의 1에 그친다. 전체 인구의 약 80%가 흑인이지만 기업 임원 중 흑인 비율은 20% 미만이다. 더 큰 문제는 주마 대통령이 이끄는 현 정부가 각종 부패와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흑백 빈부격차를 해결할 동력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남아공 국민권익보호원은 지난달 “주마 대통령이 사저 보수공사를 하면서 직무와 관련 없는 시설에 과도한 돈을 썼다”고 주장했다. 주마 대통령은 정부지원금 2300만 달러(약 240억 원)의 일부를 상환하라고 압박을 받고 있다. 한편 남아공은 다음 달 7일 총선을 실시해 새로 구성된 국회에서 5년 임기의 대통령을 선출한다. 이번 총선에서는 주마 대통령의 ‘사저 스캔들’이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파리=전승훈 특파원}

    • 2014-04-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해측 “가격 상관없이 무조건 사라”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이 2012년 프랑스 중서부 리무쟁 지방의 산골 마을 쿠르베피를 통째로 매입할 당시 “가격에 상관없이 사들여라”라고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2년 5월 이 마을을 경매에 넘겼던 ‘생 니콜라 쿠르베피’ 시의 베르나르 길렘 시장(68·사진)은 23일 동아일보 취재팀과 만나 “초기에는 수많은 구매 희망자가 몰려들었지만 법원의 최종 경매에 남은 입찰자는 4명이었다”고 말했다. 길렘 시장은 “4명 모두 전 세계에서 온 쟁쟁한 사업가들이었고 그들이 가격을 올릴 때마다 유 전 회장 측도 가격을 계속 올렸다. 결국 다른 경쟁자들은 아해(유 전 회장)가 어떤 가격이든 결코 이 땅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알고 더이상의 싸움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해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파리 시내라면 침실 하나짜리 주택 가격에 불과한 33만 유로(약 4억7472만 원)에서 시작한 당시 경매의 낙찰가는 52만 유로였다. 그는 “이 마을을 내년까지 개보수 공사를 마치고 전 세계의 사진작가, 조각가, 화가 등이 상주하는 창작공간으로 만든 뒤 관광객들이 찾는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유 씨 측에서 들었다”고 말했다. 길렘 시장은 “지난해 여름 아해의 두 아들인 유대균, 혁기 씨가 이곳을 방문했었고 독일 출신 건축가인 스테파노프가 한 달에 한 번씩 들러 리노베이션 작업을 총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아해는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으며 철저하게 베일에 싸인 인물”이라며 “시장인 나로서도 그를 한 번 만나면 영광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해는 영국의 홍차 무역 전문가이자 글로벌 비즈니스맨으로 알고 있다. 그는 또 유명한 사진작가로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을 비롯해 곳곳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그러나 전시회 도록에도 등 뒤에서 찍은 사진만 넣어 실제 얼굴을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길렘 시장은 “그가 해운업을 했다거나 한국에서 해상 사고를 낸 세월호 선사의 실소유주라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참사의 고통을 겪은 한국인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쿠르베피=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4-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러, 北채무 11조원중 90% 탕감

    옛 소련 시절 북한이 러시아에 진 채무 109억6000만 달러(약 11조3797억 원) 중 90%를 탕감하는 협정을 러시아 하원이 비준했다고 19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협정은 북한과 러시아가 2012년 9월 17일 맺은 것으로 북한이 옛 소련 때 졌던 채무 중 90%를 탕감하고 나머지 10%인 10억9000만 달러는 20년 동안 6개월마다 분할 상환하는 내용이다. 러시아 측은 이 협정의 비준으로 북한을 통과해 남한으로 연결되는 가스관 건설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협정에는 북한의 채무 상환금 1조1379억 원을 러시아와 북한 영토 안의 에너지 프로젝트에 재투자하는 내용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스토르차크 재무차관은 “이 상환금을 한국까지 닿는 가스관이나 철도 건설을 위한 북한 내 토지를 확보하는 데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은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에 연간 100억 m³의 가스를 전달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 건설계획을 한국 정부와 논의해 왔다. 2008년 한러 정상회담 당시 북한을 통과하는 천연가스관 노선의 건설경비는 약 30억 달러로, 북한이 받을 수 있는 통관수수료는 연간 1억∼1억5000만 달러로 추산됐다. 러시아는 중국과도 매년 680억 m³의 시베리아산 천연가스를 30년간 공급하는 계약 협상이 다음 달에 타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동북아 3국은 2012년 액화천연가스(LNG) 1887억 m³를 수입해 전 세계 수입량의 56.5%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석유와 가스 의존도를 낮추려 함에 따라 러시아가 에너지 판매를 아시아로 돌리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4-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외교중심 다시 유럽으로?… 폴란드에 첫 지상군 배치

    우크라이나의 긴장 완화를 위한 제네바 4자회담 합의가 잘 지켜질지 주목되는 가운데 미국이 폴란드에 처음으로 지상군을 배치하겠다고 밝히며 러시아를 압박하고 나섰다.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 이후 미국의 전략이 수정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토마시 시에모니아크 폴란드 국방장관은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한 뒤 19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미 지상군을 폴란드에 배치하는 계획이 정치적인 수준에서 합의됐다. 세부 계획이 다음 주 발표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로의 외교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을 외쳐 온 미국이 ‘유럽으로 재이동(re-pivot to Europe)’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이번에 배치되는 미 지상군은 동유럽 지역에서 러시아의 도발에 미군이 자동으로 개입하게 만드는 ‘인계철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WP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확장”이라고 풀이했다. 미국은 지상군 배치가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어 언급을 자제해왔다. 미 지상군은 또 폴란드와 에스토니아에서 중대급인 약 150명의 병력이 참여하는 군사훈련을 약 2주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18일 성명에서 “유럽에서 미 육해공군의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옛 소련 시절 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이었던 폴란드에는 2012년 처음으로 미 공군이 배치됐다.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 이후 긴장이 고조된 올해 3월에는 미국이 F-16 전투기 12대와 공군 지원요원 300명을 주둔시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병력 배치는 1997년 나토와 러시아가 맺은 안보협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남은 임기 2년 반 동안 러시아와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대사를 지낸 존 테프트를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로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NYT는 “테프트의 경력이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어 조심스러웠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미국은 사실상 옛 소련에 적용했던 봉쇄정책을 재현하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러시아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서방과의 관계회복을 원한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경제가 악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가스분쟁이 양국의 정치적 갈등에 따른 경제적 보복이라는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제네바 합의에도 불구하고 20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슬라뱐스크에서는 검문소를 운영하던 친러시아 무장세력이 공격을 받아 5명이 사망했다고 러시아 국영방송 ‘러시아24’가 보도했다. 사망자 중 3명은 친러 무장세력이었으며 나머지 2명은 이들을 공격한 집단 소속이라고 이 방송은 보도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4-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