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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내전을 막기 위한 결단인가. 서방의 제재에 대비해 시간을 벌기 위한 ‘양치기 소년’ 식 행태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분리 독립 주민투표 연기를 전격 제안하자 해석이 분분하다. 크림 사태 때도 서방이 푸틴에게 뒤통수를 맞았던 터라 백악관과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은 푸틴의 진의에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디디에 부르칼테르 스위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서 러시아 병력을 철수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25일로 예정된 우크라이나 대선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기 위한 진일보적 조치”라며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 지금까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등은 “자국 국민에게 군대를 보내는 정부가 대선을 실시한다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우크라이나 대선을 반대해왔다. 그러나 백악관과 NATO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군의 어떤 변화도 관찰되지 않는다”며 푸틴의 발언을 의심하고 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또 “(우크라이나 동부의) 불법적 주민투표는 연기가 아니라 취소돼야 한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푸틴의 이번 발언이 장기전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올 3월 총성 한방 울리지 않고 신속하게 합병한 크림 반도와 달리 러시아가 참전해 대규모 인명 살상이 일어난다면 최근 고공 행진하는 푸틴의 국내 지지도가 추락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푸틴은 피해가 큰 전쟁 대신 우크라이나 대선에서 러시아편에 유리한 대통령이 당선되도록 조정하거나 러시아 가스를 활용한 ‘당근’과 ‘채찍’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NATO나 EU에 가입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대선을 방해한다면 광범위한 경제 제재를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푸틴이 한발 물러선 배경으로 꼽힌다. 푸틴의 이날 발언으로 도네츠크 하리코프 루간스크 주의 분리 독립은 무산될 공산이 있다. 하지만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주(州)의 친러 시위대는 8일 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11일 예정대로 실시하겠다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밝혔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친러 시위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반면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공동의장인 데니스 푸실린은 7일 “균형 잡힌 지도자인 푸틴 대통령의 견해를 존중하며 그의 제안을 주민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리 파루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위원회 의장은 “푸틴 발언에 대한 분리주의자들의 반응은 그동안 푸틴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폭력 사태를 배후에서 조장해 왔다는 것에 대한 역설적 증거”라고 지적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5일 나이지리아 10대 여학생 276명을 노예로 내다 팔겠다고 밝힌 이후 소녀 11명을 추가로 납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사회가 뒤늦게 여학생 구출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일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는 군인, 법률가, 인질협상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수색지원팀을 보내 납치된 나이지리아 여학생 구출작전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가슴이 미어질 듯하고 정말 잔인무도한 범죄”라며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는 보코하람에 대한 국제사회의 본격적인 대응이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도 “보코하람의 전리품으로 취급받는 여학생들 구출을 모든 수단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최첨단 레이더를 갖춘 항공기와 함께 해외에서 납치된 자국민 구출작전에 파견됐던 정예 특수부대인 육군 공수특전단(SAS) 또는 해군 특전단(SBS) 요원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미국과 영국 측은 보코하람의 근거지로 추정되는 나이지리아 북동부 국경 근처 삼바사 숲 인근 지역을 위성이나 항공기를 통해 수색할 예정이다. 보코하람은 지난달 14일 북동부 보르노 주 치보크 시의 여학생 기숙사에서 276명을 납치했다. 이들은 5일 공개된 동영상에서 “소녀들을 노예로 시장에 내다 팔겠다. 앞으로도 더 많은 여학생들을 납치하겠다”고 위협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이 사건 직후 인근 와라베 마을과 왈라 마을에서도 12∼15세 소녀 11명이 보코하람의 무장괴한들에게 추가로 납치됐다고 밝혔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내가 소녀들을 납치했다. 알라의 명령에 따라 소녀들을 시장에 내다 팔겠다.”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보코하람’의 최고 지도자인 아부바카르 셰가우가 지난달 14일 나이지리아 북동부 치보크 시의 학교 기숙사에서 여학생 276명을 납치한 것을 자신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5일 AFP통신이 입수한 57분 분량의 동영상에서 “여학생들은 우리의 노예이기 때문에 결혼을 해야 한다. 9세 소녀도, 12세 소녀도 시집을 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학교들도 공격해 더 많은 여학생을 납치하겠다고 위협했다. 당시 무장괴한들은 시험을 치르고 있는 여학교에 침입해 폭탄을 터뜨리고 총을 쏴 경비원들을 살해한 뒤 여학생들을 자동차에 태워 카메룬 국경 근처의 깊은 숲 속으로 끌고 갔다. 당시 납치당한 여학생들 중 53명은 탈출에 성공했으나 억류된 223명은 유괴범들의 성노예가 되거나 최소 12달러(약 1만2300원)에 차드나 카메룬 등 이웃 국가에 신부로 팔려 간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2002년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무함마드 유수프(2009년 사망)가 결성한 보코하람은 ‘나이지리아의 탈레반’이란 악명을 떨쳤다. 보코는 현지 하우사어로 ‘서양식 비이슬람 교육’을 뜻하고 하람은 아랍어로 ‘죄’라는 뜻이다.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따라 여성들은 집 안에서 아이를 돌봐야지 학교를 다녀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보코하람은 2월에도 학생 50명을 산 채로 불에 태우거나 흉기로 숨지게 하는 등 올해에만 6개의 학교를 공격해 납치와 살인을 저질렀다. 최근 10여 년 동안 관공서 교회 경찰서 정류장 등에서 이 단체의 테러로 희생된 민간인은 1만 명이 넘는다. 여학생들이 납치된 지난달 14일에도 보코하람은 수도 외곽의 버스 정류장에서 폭탄 테러를 저질러 71명이 숨지고 124명이 다쳤다. 여학생 납치 사건이 발생한 지 3주가 지나도록 정부의 구출 노력에 아무런 진전이 없자 나이지리아 내부는 물론 국제사회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보코하람의 테러에 속수무책인 조너선 굿럭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잔인하고 끔찍한 범죄”라며 “소녀들이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관리들은 “나이지리아에 보낼 군대가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은 “미국의 지원은 주변국들에 보코하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나이지리아의 군사작전을 지원하도록 설득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유엔 인권이사회가 6일 정치범수용소와 성분제 폐지 등 인권상황을 개선하라는 등 총 268개의 권고를 수록한 북한에 대한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 보고서를 냈다. 하지만 북한은 이 권고들 중 반인도적 범죄 사실의 인정 등 83개 권고는 수용을 거부하고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의 방북 허용 등 185개 권고에 대해서는 올 9월 인권이사회 이전에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1일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83개 회원국이 참가한 가운데 UPR 실무회의를 열고 268개 권고를 담은 보고서를 최종 확정했다. 보고서는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의 방북 허용과 사형제 폐지, 정치범 수용소 폐쇄, 공개처형 금지, 이산가족 재결합, 외국인 납치문제 해결, 강제 송환 탈북자들 처벌 금지, 인터넷 접근권 보장, 강제노역 금지와 국제노동기구(ILO) 가입, 고문방지협약 가입 등 인권 개선 권고를 수록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 중 83개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히고 나머지 권고에 대한 답변도 올 9월로 미뤘다. UPR는 193개 유엔 회원국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국가별 인권상황을 점검하는 인권 보호 장치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9월 북한 UPR 실무그룹이 마련한 보고서를 정식 채택할 예정이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최악의 산사태가 발생한 아프가니스탄이 하루 만에 인명 구조작업을 중단하고 산사태 지역을 ‘집단무덤’으로 선언했다. 2일 정오경 아프간 동북부 바다흐샨 주 압바리크 마을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약 300가구, 2100여 명이 진흙더미에 파묻혔다. 구조를 위해 달려온 이웃마을 주민 등 600명가량도 2차 산사태로 흙 속에 매몰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277명에 불과하다. 아프간 정부는 “진흙과 바위더미 깊이가 최대 50m에 이르러 땅을 파고 구조하기가 불가능하다”며 하루 만에 실종자 구조작업을 포기하고 3일을 ‘국가 애도일’로 선포했다. 카림 칼릴리 부통령은 “흙 속에 매몰된 실종자 중 생존자가 없을 것이고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도 없기 때문에 수색을 계속하는 것은 무익한 일이다. 700가구, 4000여 명에 이르는 이재민 구호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4000여 명의 이재민 구호작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국은 계속 내리는 비에 추가 산사태를 우려해 피해 및 인근 마을 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군 헬기 등을 통해 음식 식수 의약품 텐트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구호품 전달 속도가 느려 이재민들은 대부분 추위 속에서 노숙을 해야 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지휘를 받는 구호요원들은 산악지대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데다 추가 산사태 발생 우려로 현장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아내와 자녀 8명을 둔 바랏 베이 씨(50)는 “임시 거처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 하나도 없다. 우리는 텐트도, 담요도, 먹을 것도 없이 언덕에서 이틀 밤을 지냈다”고 AP통신에 말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5일 친(親)러시아 성향의 분리주의 민병대가 장악한 동부도시 슬라뱐스크를 되찾기 위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시작하면서 유혈 사태가 확대되고 있다. BBC방송은 정부군이 이날 친러 민병대와 교전 끝에 슬라뱐스크 외곽의 TV 송전탑을 탈환했다고 보도했다. 헬기와 장갑차 등을 총동원한 정부군 공세에 밀린 친러 민병대는 시내 중심부로 후퇴했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이 전했다. 친러 무장세력의 동부 거점도시인 슬라뱐스크를 둘러싼 치열한 교전으로 양측 모두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날 슬라뱐스크 지역에서 정부군 장교 4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내무부는 웹사이트에 공개한 성명에서 친러 민병대가 정부군을 공격할 당시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활용했으며 인근 건물들에 불을 질렀다고 주장했다. 정부군 특수부대 소속 장교 1명은 부상자들이 탑승한 미니버스를 호송하던 중 민병대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러시아 뉴스전문 TV채널 ‘러시아투데이(RT)’는 이날 정부군이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검문소를 습격해 친러 민병대원 20여 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정부군은 3일 슬라뱐스크 인근 도시 크라마토르스크에 집중 공세를 펼쳐 탈환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군과 친러 무장세력 양측에서 1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슬라뱐스크 인근 도시 콘스탄티노프카와 남부 도시 마리우폴에서도 진압작전이 벌어졌다. 2일에는 우크라이나 남부의 흑해 연안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정부 지지자들과 친러 성향의 분리주의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친러 시위대가 점거한 건물에 불이 나 46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부상했다. 이 화재는 ‘프라비 섹토르’(극우민족주의 단체) 회원들이 중심이 된 정부 지지자들이 이날 친러 시위대가 몰려 있던 쿨리코보 폴례 광장의 노조 건물에 화염병을 던지면서 발생했다. 러시아어를 쓰는 인구가 30∼40%나 되는 오데사는 남부지역 분리주의 세력의 근거지다. 대규모 참사에 격분한 친러 시위대는 4일 오데사 경찰본부에 몰려가 항의시위를 벌였다. 친러 시위대는 건물을 포위한 채 출입문을 강제로 열고 창문을 부수며 체포된 동료 시위대원의 석방을 요구했다. 군중들은 “러시아”를 외치면서 청사에 게양된 우크라이나 국기를 끌어내리기도 했다. 경찰은 결국 2일 체포한 친러 시위대 67명을 전격 석방했다. 이러한 유혈사태 속에서도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하리코프 등 3개 주는 11일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강행하기로 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내전으로 번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주성하 기자}

13세 미만 청소년 야간 통행금지, 노예제도 폐지 기념행사 취소, 인권단체 사무실 폐쇄, 건설 중인 이슬람 사원 허가 취소…. 3월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이 배출한 시장 11명이 취임 뒤 한 달간 쏟아낸 정책에 프랑스 정계가 경악하고 있다. 25일 실시될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반(反)유럽통합, 반이민을 내건 각국 극우 정당이 대거 약진할 것으로 보여 유럽에 ‘신(新) 증오의 시대’가 찾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 남부 베지에 시의 FN 소속 로베르 메나르 시장은 13세 미만의 청소년들에게 오후 11시∼다음 날 오전 6시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휴일과 주말, 6월 15일∼9월 15일 여름방학에는 부모를 동반하지 않은 청소년은 밤에 다니지 못한다. 소설 ‘삼총사’를 쓴 알렉상드르 뒤마(1802∼1870)의 고향인 빌레르코트레 시에서는 매년 5월 10일 진행해온 노예제도 폐지 기념행사를 취소했다. 뒤마의 부친은 프랑스인 아버지와 아이티 출신 흑인 노예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프랑스의 장군이 된 인물. 이로 인해 빌레르코트레는 프랑스 흑인 노예 해방의 상징 도시가 됐다. 그러나 신임 프랑크 브리포 시장은 “자학적인 의식을 부추기는 행사에 반대한다”며 기념식을 취소했다. 프레쥐에서 당선된 다비드 라슐린 시장은 유럽 통합 반대의 뜻으로 시청 건물에 걸린 유럽연합(EU) 깃발을 내렸다. 그는 또 건축 중인 이슬람 사원에 공사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파들이 득세하면 이런 현상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경기 침체에 따른 반EU, 반외국인 정서에 기대는 극우 정당들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FN이 여론조사에서 20%의 지지율로 우파 야당인 대중운동연합(UMP)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 조사 결과 극우 독립당은 31% 지지율을 얻어 노동당(28%), 보수당(19%)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극우 정당 그룹이 사상 처음 유럽의회 원내 교섭단체가 될 것이란 예상까지 나온다. 최근 오스트리아의 자유민주당(FPO) 소속의 안드레아스 묄처 의원은 EU의 규제를 독일 ‘나치’에 비유하는 등 적대감을 드러냈다.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선거 포스터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사진을 넣고 EU의 민주주의를 북한에 비유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EU옵서버는 “극우파 정당의 약진은 유럽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틴이 헝가리의 요비크당, 프랑스 FN, 그리스 황금새벽당, 불가리아 아타카당 등 극우 정당에 자금을 지원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마린 르펜 프랑스 FN 당수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어지는 속에 올해만 모스크바를 두 차례나 방문해 “유럽이 신냉전을 부추기고 있다”며 러시아 지지 입장을 밝혔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북부동맹의 대표는 크림 반도 주민투표에 대해 “주민 스스로가 미래를 선택했다”며 환영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후 아시아의 상황은 유럽과 완전히 달랐기 때문에 독일의 화해와 사죄 방식을 따를 수 없다”고 밝혔다. 30일 유럽 6개국 순방 첫 출발지인 독일에 도착한 아베 총리는 독일의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과 가진 사전 인터뷰에서 “2차 대전 뒤 독일의 전후 처리 방식을 일본은 따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에서 전후 역사문제 처리에서 독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일본은 비록 독일과는 다른 형태이지만 주변 국가들과 타협해 평화협정을 맺고 그에 따라 배상 문제에 관한 기준을 세웠다”며 “일본은 전후 부유하지 않은 아시아 국가들을 개발협력 형태로 지원했다”고 강변했다. FAZ가 일본과 한국은 과거사 평가와 독도를 둘러싼 갈등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아베 총리는 “대화를 위한 문은 열려 있다.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에서는 힘든 일도 있을 수 있지만 조건 없는 대화가 우선 필요하다”고 주장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30일 이라크에서 미군이 철수한 뒤 3년 만에 처음으로 총선이 치러졌다. 그러나 투표 전날까지 종파분쟁의 후유증으로 투표소를 겨냥한 폭탄 테러가 전국에서 일어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은 이날 오전 7시 전국 18개주 4만8000여 개 투표소에서 시작됐다.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3선 연임에 도전하는 이번 총선에서는 의석 328개를 놓고 9000여 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수도 바그다드 도심에는 500m마다 검문소가 설치됐다. 투표소는 무장병력이 지키고 있고 군용 헬기가 순찰을 돌았으며 테러범을 막기 위해 시내 주요도로와 공항이 잠시 폐쇄됐다고 BBC가 전했다. 이라크 전체 인구 3480만 명 가운데 18세 이상 유권자는 2200만 명. 투표를 앞두고 지난 일주일 동안만 이라크 전국에서 160여 명이 테러공격으로 희생됐다. 이라크에서는 3년간 지속된 시리아 내전의 여파로 종파 갈등이 극심해졌다. 최근 8년간 집권했던 시아파 출신의 알말리키 총리는 수니파 정치인들을 탄압하고 지난해 4월 수니파 시위대를 무력 진압한 ‘하위자 사건’ 때문에 야권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3선 연임을 노리는 알말리키 총리는 이번에도 무난히 최다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2010년 아이티 대지진 당시 세계 각국의 소방구조 인력들이 속속 파견되는 가운데 프랑스는 군대를 파견했다. 군함 2척, 구조용 헬기와 함께 도착한 프랑스의 구조인력은 ‘시민안전대응참전군(UIISC)’ 부대였다. 이 부대는 1968년 드골 대통령이 창설한 1500명 규모의 소방 및 구조부대다. 육군 장성이 총사령관을 맡는 UIISC 부대원은 모두 소방대원으로 활동하는 데 필요한 기술교육을 이수한 전문가들로 75%가량이 기술공병 출신이다. 이들은 산불, 홍수, 매몰자 구출 등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UIISC는 국내에서 재난이 발생하면 1시간 안에 약 100명을 재난현장에 투입해 인명구조에 나서고 현장 지휘체계를 만든다. 이들은 제대 후 전문성과 현장경험을 살려 소방서나 관공서에 배치돼 안전 전문인력으로 활동한다. 외국에는 이처럼 국가적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전문인력 동원 시스템을 갖춘 나라가 많다. 미국은 대형 재난사고가 발생하면 국가재난대응시스템(NIMS)을 즉각 발동한다. NIMS 발동 직후엔 지방정부, 연방정부, 비정부기구(NGO), 민간단체의 4각 협력 체제를 가동한다. 지방정부의 재난구조 임무는 주지사가 임명한 비상사태매니저(EM)가 총괄한다. EM은 지역의 재난구조 자원과 인력 상황 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면 허둥대지 않고 구조지원 계획을 펼 수 있다. 연방정부는 국토안보부, 국무부, 국방부, 보건부 등 광범위한 부처 소속 전문가를 파견한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재난 현장에선 연방정부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컸지만 9·11테러를 계기로 현장 전문가들이 주도권을 발휘하는 추세다. 2002년 엘베 강이 범람해 21명이 숨지고 60억 유로(약 8조6000억 원)의 재산 피해를 입자 독일 작센 주는 외부 안전 전문가 3명을 초빙해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위원회가 4개월 만에 내놓은 보고서는 각 주가 따로따로 대처하는 바람에 원활한 업무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연방의회가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2004년 주 정부 간 재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연방 조직인 ‘연방재난관리청(BBK)’을 만들었다. 일본은 재난 전문가 상시화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지진, 지진해일, 폭우 등 각종 재난이 많은 일본에선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전문가의 자질’에 달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지방공공단체에 재난 담당자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정부에선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납치문제 담당상이 재난 방지를 책임지고 있으며 내각부 산하에 재난 담당 공무원을 지정해 각종 재난에 대비하고 있다.파리=전승훈 raphy@donga.com 워싱턴=정미경 / 도쿄=박형준 특파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의 재산을 관리하는 측근들에 대한 자금줄 죄기에 나섰다. 미국 백악관은 28일 푸틴 대통령과 연관이 있는 러시아 정부 관리 7명과 기업 17곳을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필리핀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번 제재가 효과가 없을 경우 다음 단계는 은행 같은 분야를 타깃으로 할 것”이라고 말해 지속적인 압박 의지를 내비쳤다. EU도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러시아 인사 약 15명의 자산을 동결하고 여행을 금지하는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크렘린의 재산공개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연봉은 11만5000달러(약 1억1900만 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러시아의 야권 인사인 보리스 넴초프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호사스러운 사생활은 ‘차르’(제정 러시아 황제)도 울고 갈 정도다. 러시아 북서쪽 발다이 호수에 자리 잡은 저택 ‘롱비어드’는 930ha(9.3km²)에 이른다. 여기에는 대통령 전용 교회, 영화관, 볼링장이 있고 관리인이 100명이 넘는다. 푸틴의 전용 항공기 58대 중 하나인 ‘일류신-96’은 1800만 달러(약 200억 원)어치 보석이 객실을 수놓았다. 또 푸틴이 가진 스위스 명품시계는 총 69만 달러를 호가한다. 이런 사생활은 1억 원대로 알려진 푸틴의 연봉만으론 결코 누릴 수 없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로 푸틴의 은닉 재산 규모가 밝혀질 수도 있다며 푸틴의 개인 재산은 400억∼700억 달러(최대 약 72조 원)대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푸틴의 재계 측근들이 푸틴의 재산을 대신 불려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의 불법 해외 유출 자금 규모는 2012년에만 520억 달러로 알려졌으며 상당액은 푸틴 측근의 몫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의 세계 4위 석유거래업체 군보르의 겐나디 팀첸코 회장을 제재 대상 명단에 포함시키면서 “군보르는 푸틴의 사금고일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푸틴이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 시절부터 친분을 맺어온 이너서클(최측근) 인맥은 푸틴의 집권 이후 막대한 부를 축적하면서 ‘올리가르히’(신흥재벌)로 떠올랐다. 푸틴은 2001년 5월 자신의 부관이었던 알렉세이 밀레르(52)를 세계 최대 천연가스 회사인 가스프롬의 대표이사로 앉혔다. 2012년 5월부터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이고리 세친(54)은 푸틴의 초대 내각에서 부총리로 일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친러 시위대 진압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동부 도시 하리코프의 시장이 괴한의 총격을 받고 중태에 빠졌다고 하리코프 경찰당국이 밝혔다. 겐나디 케르네스 시장은 이날 정오 무렵 조깅을 하던 중 등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긴급수술을 받았으나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전승훈 특파원raphy@donga.com}
“와카 와카(Waka Waka·이제 아프리카를 위한 시간이다).” 27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수도 프리토리아의 정부종합청사 앞에 모인 군중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불렀던 노래를 부르며 춤을 췄다. 최초의 민주적 선거가 실시된 1994년 4월 27일로부터 만 20년이 되는 날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46년간 이어진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를 끝내고 흑인도 투표권을 얻은 당시 선거에서 민주화를 이끈 넬슨 만델라가 첫 흑인 대통령에 당선됐다. 남아공은 이후 4월 27일을 ‘자유의 날(Freedom Day)’로 기념하고 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사망한 뒤 처음 맞는 자유의 날 행사에서 제이컵 주마 대통령은 “아파르트헤이트와 싸웠던 모든 사람 덕분에 남아공은 훨씬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아공의 현실은 주마 대통령의 생각과는 크게 다르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전했다. 남아공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데즈먼드 투투 주교도 현지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년 동안의 더딘 변화를 언급하며 “만델라가 살아서 현재의 남아공 상황을 보지 못하는 것이 기쁘다”며 주마 대통령을 비난했다. 현재 남아공의 심각한 문제는 인종에 따른 극심한 경제격차인 ‘이코노믹 레이시즘(Economic Racism)’. 남아공 통계청에 따르면 백인의 월평균 수익은 1만600랜드(약 106만 원) 수준이지만 흑인의 수입은 백인의 4분의 1에 그친다. 전체 인구의 약 80%가 흑인이지만 기업 임원 중 흑인 비율은 20% 미만이다. 더 큰 문제는 주마 대통령이 이끄는 현 정부가 각종 부패와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흑백 빈부격차를 해결할 동력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남아공 국민권익보호원은 지난달 “주마 대통령이 사저 보수공사를 하면서 직무와 관련 없는 시설에 과도한 돈을 썼다”고 주장했다. 주마 대통령은 정부지원금 2300만 달러(약 240억 원)의 일부를 상환하라고 압박을 받고 있다. 한편 남아공은 다음 달 7일 총선을 실시해 새로 구성된 국회에서 5년 임기의 대통령을 선출한다. 이번 총선에서는 주마 대통령의 ‘사저 스캔들’이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파리=전승훈 특파원}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이 2012년 프랑스 중서부 리무쟁 지방의 산골 마을 쿠르베피를 통째로 매입할 당시 “가격에 상관없이 사들여라”라고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2년 5월 이 마을을 경매에 넘겼던 ‘생 니콜라 쿠르베피’ 시의 베르나르 길렘 시장(68·사진)은 23일 동아일보 취재팀과 만나 “초기에는 수많은 구매 희망자가 몰려들었지만 법원의 최종 경매에 남은 입찰자는 4명이었다”고 말했다. 길렘 시장은 “4명 모두 전 세계에서 온 쟁쟁한 사업가들이었고 그들이 가격을 올릴 때마다 유 전 회장 측도 가격을 계속 올렸다. 결국 다른 경쟁자들은 아해(유 전 회장)가 어떤 가격이든 결코 이 땅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알고 더이상의 싸움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해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파리 시내라면 침실 하나짜리 주택 가격에 불과한 33만 유로(약 4억7472만 원)에서 시작한 당시 경매의 낙찰가는 52만 유로였다. 그는 “이 마을을 내년까지 개보수 공사를 마치고 전 세계의 사진작가, 조각가, 화가 등이 상주하는 창작공간으로 만든 뒤 관광객들이 찾는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유 씨 측에서 들었다”고 말했다. 길렘 시장은 “지난해 여름 아해의 두 아들인 유대균, 혁기 씨가 이곳을 방문했었고 독일 출신 건축가인 스테파노프가 한 달에 한 번씩 들러 리노베이션 작업을 총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아해는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으며 철저하게 베일에 싸인 인물”이라며 “시장인 나로서도 그를 한 번 만나면 영광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해는 영국의 홍차 무역 전문가이자 글로벌 비즈니스맨으로 알고 있다. 그는 또 유명한 사진작가로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을 비롯해 곳곳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그러나 전시회 도록에도 등 뒤에서 찍은 사진만 넣어 실제 얼굴을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길렘 시장은 “그가 해운업을 했다거나 한국에서 해상 사고를 낸 세월호 선사의 실소유주라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참사의 고통을 겪은 한국인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쿠르베피=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옛 소련 시절 북한이 러시아에 진 채무 109억6000만 달러(약 11조3797억 원) 중 90%를 탕감하는 협정을 러시아 하원이 비준했다고 19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협정은 북한과 러시아가 2012년 9월 17일 맺은 것으로 북한이 옛 소련 때 졌던 채무 중 90%를 탕감하고 나머지 10%인 10억9000만 달러는 20년 동안 6개월마다 분할 상환하는 내용이다. 러시아 측은 이 협정의 비준으로 북한을 통과해 남한으로 연결되는 가스관 건설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협정에는 북한의 채무 상환금 1조1379억 원을 러시아와 북한 영토 안의 에너지 프로젝트에 재투자하는 내용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스토르차크 재무차관은 “이 상환금을 한국까지 닿는 가스관이나 철도 건설을 위한 북한 내 토지를 확보하는 데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은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에 연간 100억 m³의 가스를 전달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 건설계획을 한국 정부와 논의해 왔다. 2008년 한러 정상회담 당시 북한을 통과하는 천연가스관 노선의 건설경비는 약 30억 달러로, 북한이 받을 수 있는 통관수수료는 연간 1억∼1억5000만 달러로 추산됐다. 러시아는 중국과도 매년 680억 m³의 시베리아산 천연가스를 30년간 공급하는 계약 협상이 다음 달에 타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동북아 3국은 2012년 액화천연가스(LNG) 1887억 m³를 수입해 전 세계 수입량의 56.5%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석유와 가스 의존도를 낮추려 함에 따라 러시아가 에너지 판매를 아시아로 돌리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우크라이나의 긴장 완화를 위한 제네바 4자회담 합의가 잘 지켜질지 주목되는 가운데 미국이 폴란드에 처음으로 지상군을 배치하겠다고 밝히며 러시아를 압박하고 나섰다.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 이후 미국의 전략이 수정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토마시 시에모니아크 폴란드 국방장관은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한 뒤 19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미 지상군을 폴란드에 배치하는 계획이 정치적인 수준에서 합의됐다. 세부 계획이 다음 주 발표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로의 외교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을 외쳐 온 미국이 ‘유럽으로 재이동(re-pivot to Europe)’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이번에 배치되는 미 지상군은 동유럽 지역에서 러시아의 도발에 미군이 자동으로 개입하게 만드는 ‘인계철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WP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확장”이라고 풀이했다. 미국은 지상군 배치가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어 언급을 자제해왔다. 미 지상군은 또 폴란드와 에스토니아에서 중대급인 약 150명의 병력이 참여하는 군사훈련을 약 2주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18일 성명에서 “유럽에서 미 육해공군의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옛 소련 시절 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이었던 폴란드에는 2012년 처음으로 미 공군이 배치됐다.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 이후 긴장이 고조된 올해 3월에는 미국이 F-16 전투기 12대와 공군 지원요원 300명을 주둔시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병력 배치는 1997년 나토와 러시아가 맺은 안보협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남은 임기 2년 반 동안 러시아와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대사를 지낸 존 테프트를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로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NYT는 “테프트의 경력이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어 조심스러웠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미국은 사실상 옛 소련에 적용했던 봉쇄정책을 재현하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러시아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서방과의 관계회복을 원한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경제가 악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가스분쟁이 양국의 정치적 갈등에 따른 경제적 보복이라는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제네바 합의에도 불구하고 20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슬라뱐스크에서는 검문소를 운영하던 친러시아 무장세력이 공격을 받아 5명이 사망했다고 러시아 국영방송 ‘러시아24’가 보도했다. 사망자 중 3명은 친러 무장세력이었으며 나머지 2명은 이들을 공격한 집단 소속이라고 이 방송은 보도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러시아와 미국,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 외교장관들이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4자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회담 하루 전에도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는 친러 시위대 3명이 숨지는 등 유혈 사태가 멈추지 않았다. 4자회담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측에 크림 반도 반환을 요구했다고 안드리 데시차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이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TV로 생중계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러시아 정보기관 요원이나 전문가들은 한 명도 없으며 시위대는 모두 현지 주민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연방의회가 내게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낼 권리를 승인했지만,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고 정치·외교적 수단으로 민감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TV 대화에서는 러시아로 합병된 크림 반도 주민들도 생중계 전화 연결을 통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미국과 EU는 러시아를 향해 “긴장 완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추가 제재를 내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이와 관련해 제재 대상에 올리가르히(신흥재벌) 등 푸틴 대통령의 측근과 이들이 운영하는 기업체 등을 포함시키고 우크라이나군에 의약품과 의복 등 군수품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17일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체코 총리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제네바 회담에서 성과가 없으면 러시아 제재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다음 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제재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주 남부 항구도시인 마리우폴에서 16일 밤 300명의 친러시아 무장시위대가 우크라이나 군부대에 화염병을 던지고 초병들에게 사격을 가해 교전이 발생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교전 과정에서 친러 민병대원 3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했으며 63명이 구금됐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피해는 없다”고 글을 올렸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15일 동부지역에서 친(親)러시아 무장시위대에 대한 진압작전을 시작한 가운데 러시아군의 개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은 우크라이나군이 이날 동부 도네츠크 주 북쪽 도시 크라마토르스크 인근의 군용비행장을 탈환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비행장을 지키던 무장시위대원들과 교전이 일어나 4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비행장 통제권을 되찾은 뒤 탱크 60여 대와 장갑차를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크라마토르스크와 가까운 또 다른 도시 슬라뱐스크에도 우크라이나 군이 진입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AFP통신 등 외신은 이날 “슬라뱐스크 등에서 러시아 국기를 단 장갑차 6대를 봤다”는 시민들의 말을 인용했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정부군이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한 위장전술이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까지 친러 무장시위대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관공서 11곳을 점거하고 우크라이나 임시정부에 맞서고 있다. 또 러시아 최정예 부대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침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비탈리 야레마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제45공수연대를 비롯한 군 병력 수백 명을 오랜 기간에 걸쳐 조금씩 침투시키고 있다”며 “이들은 주로 도네츠크 주의 도시들에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갑차로 무장한 45공수연대는 특수정찰 및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정찰 연대로 1990년대 체첸 전쟁과 2008년 남오세티야 전쟁, 최근 크림반도 합병과정 등에서 활약한 최정예부대다. 야레마 1부총리의 발언 직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실은 “러시아 군인은 우크라이나에 한 명도 없으며 그 같은 주장은 황당무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진압작전이 시작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갈등의 급격한 확산이 사실상 우크라이나를 내전 직전 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의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작전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옹호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지역에 군을 파견한 것은 ‘러시아가 쳐 놓은 그물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꼴’이라는 내부 비판도 나왔다. 페트르 메헤트 우크라이나 국방 차관은 15일 미국 시사주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은 정부군이 친러 무장시위대를 진압한다고 해도 이 과정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한다면 러시아군이 곧바로 개입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동부 전체를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파리=전승훈 특파원}

우크라이나 정부가 15일 동부지역 10여 개 도시의 관공서를 점거하고 있는 친(親)러시아 무장시위대에 대한 진압 작전을 시작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에서 처음으로 양측 간 교전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이날 동부 도네츠크 주 크라마토르스크 인근의 군용비행장을 점거한 상황에서 친러시아 의용대와 교전이 벌어져 의용대원들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의용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장갑차를 타고 크라마토르스크 인근의 군용비행장에 도착해 비행장을 지키던 의용대원들과 협상을 벌이다가 총격전이 벌어졌다”면서 “총격전 과정에서 의용대원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의용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의용대가 비행장에서 퇴각했다”면서 비행장에 60여 대의 우크라이나군 장갑차와 탱크가 배치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올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의회 의장 겸 임시대통령은 이날 오전 의회 연설을 통해 진압 작전 개시를 선언했다. 그는 “15일 새벽 동부 도네츠크 주 북부에서부터 대테러 작전이 시작됐다”며 “이 작전은 단계적으로 그리고 조심스럽게 진행될 것”이라며 “작전의 목적은 국민 보호”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현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 소속 장갑차와 병력이 도네츠크 일대에 증강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네츠크 주 인근 이지움 시의 한 관계자는 “도시 전체가 이미 우크라이나 군대를 위한 연료 공급 기지로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매우 슬프게도 우크라이나가 내전 직전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 정부를 비난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무력 진압에 나선다면 러시아는 친러시아계 주민 보호를 명분으로 군사 개입에 나설 수도 있다. 러시아는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병력 4만 명을 배치해 놓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친러 무장시위대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철수 요구를 무시하고 오히려 점거 건물을 확대하며 세를 과시하고 있다. 동부 도네츠크 주 10여 개 지역의 관공서를 점거한 무장시위대는 북부 슬라뱐스크에서 경찰청 청사와 비행장까지 장악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슬라뱐스크 외곽에서 소규모 교전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4일 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한 개입을 중단하지 않으면 치러야 할 대가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개입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전투기가 흑해에서 항해 중인 미군 구축함을 상대로 위협 비행을 해 미-러 간 군사적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14일 미 국방부에 따르면 12일 흑해 공해상에 배치된 미군 구축함 도널드쿡함 주변을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Su)-24 두 대가 90여 분 동안 12차례나 근접 비행했다. 당시 도널드쿡함은 경고통신을 보냈으나 전투기는 응답하지 않았다. 이 중 한 대는 도널드쿡함에 1km 이내까지 접근했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러시아 전투기는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기지나 크림 반도의 러시아 흑해함대에서 발진한 것으로 보인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김지영 기자}

조선시대 서민들의 장례문화였던 전통 상여를 장식했던 나무 조각상인 ‘꼭두’가 유네스코와 프랑스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4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 1층 후안 미로 홀에는 화려한 한국의 전통 목(木)상여가 등장했다. 독일 헝가리 벨기에를 거쳐 유럽순회 전시회를 하고 있는 ‘꼭두, 영혼의 동반자’ 전시회 개막식에는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을 비롯한 유네스코 각국 대표 100여 명도 참석했다. 꼭두는 전통 상여에 장식된 나무 조각상으로 주로 춤을 추는 재인과 악공(樂工), 시종(侍從)의 모습을 담은 해학적인 인물상을 비롯해 용과 봉황, 호랑이 같은 동물 등을 형상화한 것이다. 파리 전시회에서는 꼭두박물관(관장 김옥랑)이 소장하고 있는 꼭두 유물 76점이 전시됐다. 개막식에서 축사를 한 보코바 사무총장은 “꼭두와 상여는 한국의 전통 색상의 화려함뿐만 아니라 깊은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유물”이라며 “한국의 장례문화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면서도 이별의 슬픔을 넘어 삶의 다양한 모습과 희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롭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한국은 전통문화를 현대와 조화시키는 노력을 해온 대표적인 국가”라고 덧붙였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 도시의 관청을 점거한 친러시아 분리주의 시위대에 최후통첩을 보낸 가운데 13일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서방국가와 러시아가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서맨사 파워 주유엔 미국대사는 “우크라이나 유혈 사태는 러시아가 시나리오를 쓰고 배후 조종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하다. 러시아는 무고한 우크라이나 시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만드는 선전 선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비탈리 추르킨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우크라이나에서 권력을 잡은 무리 중 신(新)나치주의자들이 자국민 무력 진압을 부추기고 있다”며 책임을 돌렸다. 유엔 안보리가 열리기 전 우크라이나의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의회 의장 겸 임시대통령은 관청 건물을 점거 중인 친러시아계 분리주의 시위대에 대해 “점거를 계속한다면 군대를 동원한 대규모 대테러 작전을 펼칠 것”이라며 14일 오전 6시까지 떠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주지사는 이날 주 전역에 대테러 작전 체제를 발령했다. 그러나 전날 유혈사태로 사상자가 발생한 도네츠크 주 슬라뱐스크 도심 곳곳에서는 친러시아 무장대원들이 도심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통행인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며 맞섰다. BBC방송은 “슬라뱐스크 탈환을 위한 최후통첩 시한이 지났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경 부근에 4만 명을 배치한 러시아 군대의 개입을 우려해 선뜻 진압작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중앙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국경에서 멀지 않은 호를리우카 시에선 14일 수백 명의 친러시아 시위대가 경찰서를 점령하고 러시아 국기를 게양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는 천연가스 요금 인상을 요구한 러시아에 맞서 크림 반도에 대한 관개용수 공급을 기존의 3분의 1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