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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대표 기념일인 부활절을 맞은 21일 오전 8시 45분경(현지 시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등 3개 주요 도시의 성당과 교회 3곳, 호텔 3곳, 게스트하우스와 공동주거시설 등 모두 8곳에서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207명 이상이 숨지고 450명이 다쳤다고 미국 CNN방송 등 외신이 보도했다. 첫 폭발은 콜롬보 시내 코치키케이드 지역 성안토니오 성당에서 발생했다. 이어 중부 해안도시 네곰보의 성세바스티안 성당, 동부 해안도시 바티칼로아의 자이언 교회, 콜롬보의 샹그릴라, 시나몬그랜드, 킹스버리 호텔, 콜롬보 남부 외곽의 트로피컬인 게스트하우스, 콜롬보 북부 교외 오루고다와타 공동 주거시설에서 동시다발로 폭탄이 터졌다. 부활절 미사를 위해 성당에 모였던 신도들이 속수무책으로 참변을 당했다. 트위터에 올라온 성세바스티안 성당의 현장 사진에는 신도석 위로 무너진 천장 잔해 사이로 희생자들의 핏자국 등이 담겼다. 사망자 중엔 중국 네덜란드 터키 국적자 등 외국인 35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호텔에 투숙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희생이 컸다”고 전했다. 한국 외교부는 “한국인 관광객 및 교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번 사건을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이 벌인 테러로 보고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 배후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AFP통신은 “경찰이 급진적 이슬람단체의 자살 테러 위험을 열흘 전 감지했지만 비극을 막지 못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3월에는 불교 신자들이 이슬람 사원을 습격해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스리랑카 국민의 70.0%는 불교 신자이며 이슬람교도는 10.0%, 기독교 신자는 7.4%다. ○과격 무슬림단체 소행 가능성 스리랑카의 부활절 아침을 끔찍한 선혈로 물들인 대규모 연쇄 폭발은 종교 극단주의자들이 조직적으로 계획한 테러로 추정된다. 가디언에 따르면 스리랑카 경찰은 21일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앞서 루완 위제바르데네 국방장관은 “용의자들은 같은 단체에 소속된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사건 장소에서 자살폭탄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배후 단체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배후를 자처한 단체도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테러 조짐을 열흘 전 파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푸지트 자야순다라 경찰청장이 보낸 것으로 알려진 경고문에는 “급진적 이슬람단체 ‘NTJ(National Thowheeth Jama’ath)‘가 콜롬보 주재 인도 대사관과 주요 교회를 겨냥한 자살 폭탄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을 해외 정보기관이 알려왔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고를 했는데도 21일 오전 8시 45분경 콜롬보 성안토니오 성당에서 첫 폭발을 포함해 총 8번의 폭발이 스리랑카를 뒤흔들었다. 콜롬보 샹그릴라 호텔 폭발은 오전 9시경 ’테이블 원‘ 카페에서 발생했다. 이 호텔은 외국인 여행자에게 인기 높은 대형 호텔이다. 샹그릴라 호텔에 투숙했던 한 여성은 소셜미디어에 “우리가 숙박한 17층에도 폭발이 느껴졌다. 계단을 뛰어 내려가면서 바닥에 흥건한 피를 목격했지만 당시엔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다”고 썼다. 시나몬그랜드 호텔 관계자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침 식사를 위해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던 식당에서 자살 폭탄테러범이 폭탄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콜롬보 외곽 지역의 게스트하우스와 공동 주거시설에서 차례로 폭탄이 터졌다. AFP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8번째 폭발은 경찰이 용의자 체포를 위해 주거 시설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자살폭탄테러”라며 “경찰 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경찰당국이 집계한 사망자 수는 207명이지만 중상자가 많아 희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중 외국인은 35명이며 중국 네덜란드 터키 국적자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외교부는 “스리랑카에 1000여 명의 한국 국민이 체류하지만 확인된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피해 발생 지역 주변을 봉쇄하고 야간 통행금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허위사실 유포를 막기 위해 소셜미디어 서버도 차단했다. 미 CNN방송은 “스리랑카 정부가 전 지역 각급 학교에 학생 안전을 고려해 24일까지 휴교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기독교의 주요 기념일인 부활절에 비보를 전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부활절 야외 미사를 집전한 뒤 “기도 중에 공격을 당한 현지 기독교 공동체와 잔인한 폭력에 희생된 모든 이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세계 주요 정상들도 애도의 뜻을 전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도 동참했다.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도 트위터에 "스리랑카의 부활절 비극이 믿기지 않는다. 희생자와 그 가족들, 충격에 빠진 스리랑카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 시리세나 대통령님이 하루 빨리 갈등과 혼란을 수습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라고 밝혔다. ○스리랑카 갈등의 역사 왜? 스리랑카는 극심한 종교, 민족, 언어 갈등에 시달려온 나라다. 국민 약 2200만 명 중 74.9%를 차지하며 불교를 믿는 신할리족과 힌두교도인 타밀족(11.2%)의 반목으로 1983년부터 2009년까지 26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10만 명 이상이 숨졌다. 인도 언론 원인디아 등에 따르면 남부와 중부에 주로 거주하는 신할리족과 인도에 가까운 북부에 거주하는 타밀족의 핵심 갈등 요소는 언어였다. 스리랑카 정부는 1956년 신할리어를 유일 공식 언어로 삼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1978년 두 언어를 모두 공식 언어로 지정했지만 불교 중심 국가를 추진하는 중앙정부와 이에 반발한 타밀족의 대립이 끊이지 않았다. 내전은 1983년 타밀 무장단체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가 정부군 13명을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LTTE는 자살부대를 만들어 스리랑카 정치지도자 및 정부군을 공격했고 1991년 라지브 간디 전 인도 총리 암살, 1993년 라나싱헤 프레마다사 전 스리랑카 대통령 암살 등의 배후로 지목받는다. 1987년 미국은 LTTE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했다. 1994년 집권한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전 대통령은 평화 협상을 시도했고 2002년 노르웨이의 중재로 휴전협정이 체결됐다. LTTE가 휴전을 거부하자 정부군은 2009년 군사력을 동원해 LTTE 무장반군을 무력 진압했다. 이때 정부군이 저지른 각종 잔학 행위는 인권 침해 및 인종청소 논란을 낳았다. BBC 등에 따르면 21일 테러 원인으로는 민족 문제보다는 종교 갈등이 꼽힌다. 스리랑카의 불교도 이슬람교도 힌두교도 등은 서로 반목하는 가운데에도 기독교에 대한 공통의 적대감을 갖고 있다. 16세기부터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 서구 기독교 국가에 연이어 식민 지배를 당한 경험 때문이다. 기독교 기념일인 부활절 예배 때 테러가 발생한 점도 이런 관측에 설득력을 더한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위은지 기자 wizi@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스리랑카의 부활절 아침을 끔찍한 선혈로 물들인 대규모 연쇄 폭발은 종교 극단주의자들이 조직적으로 계획한 테러로 추정된다. 가디언에 따르면 스리랑카 경찰은 21일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앞서 루완 위제바르데네 국방장관은 “용의자들은 같은 단체에 소속된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사건 장소에서 자살폭탄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배후 단체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배후를 자처한 단체도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테러 조짐을 열흘 전 미리 파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푸지트 자야순다라 경찰청장이 보낸 것으로 알려진 경고문에는 “급진적 이슬람단체 ‘NTJ(National Thowheeth Jama’ath)‘가 콜롬보 주재 인도 대사관과 주요 교회를 겨냥한 자살 폭탄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을 해외 정보기관이 알려왔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고에도 불구하고 21일 오전 8시 45분경 콜롬보 성안토니오 성당에서 첫 폭발을 포함해 총 8번의 폭발이 스리랑카를 뒤흔들었다. 콜롬보 샹그릴라 호텔 폭발은 오전 9시경 ’테이블 원‘ 카페에서 발생했다. 이 호텔은 외국인 여행자에게 인기 높은 대형 호텔이다. 샹그릴라 호텔에 투숙했던 한 여성은 소셜미디어에 “우리가 숙박한 17층에도 폭발이 느껴졌다. 계단을 뛰어 내려가면서 바닥에 흥건한 피를 목격했지만 당시엔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다”고 썼다. 시나몬그랜드 호텔 관계자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침 식사를 위해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던 식당에서 자살 폭탄테러범이 폭탄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콜롬보 외곽 지역의 게스트하우스와 공동 주거시설에서 차례로 폭탄이 터졌다. AFP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8번째 폭발은 경찰이 용의자 체포를 위해 주거 시설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자살폭탄테러”라며 “경찰 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경찰 당국이 집계한 사망자 수는 207명이지만 중상자가 많아 희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중 외국인은 27명이며 중국, 네덜란드, 터키 국적자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외교부는 “스리랑카에 1000여 명의 한국 국민이 체류하고 있지만 확인된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피해 발생 지역 주변을 봉쇄하고 야간 통행금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허위사실 유포를 막기 위해 소셜미디어 서버도 차단됐다. 미 CNN방송은 “스리랑카 정부가 전 지역 각급 학교에 학생 안전을 고려해 24일까지 휴교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기독교의 주요 기념일인 부활절에 비보를 전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부활절 야외 미사를 집전한 뒤 “기도 중에 공격을 당한 현지 기독교 공동체와 잔인한 폭력에 희생된 모든 이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세계 주요 정상들도 애도의 뜻을 전했다.손택균 기자 sohn@donga.com위은지 기자 wizi@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기독교의 대표 기념일인 부활절을 맞은 21일 오전 8시 45분경(현지 시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등 3개 주요 도시의 성당과 교회 3곳, 호텔 3곳, 게스트하우스와 공동주거시설 등 모두 8곳에서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207명 이상이 숨지고 450명이 다쳤다고 미국 CNN방송 등 외신이 보도했다. 첫 폭발은 콜롬보 시내 코치키케이드 지역 성안토니오 성당에서 발생했다. 이어 중부 해안도시 네곰보의 성세바스티안 성당, 동부 해안도시 바티칼로아의 자이언 교회, 콜롬보의 샹그릴라, 시나몬그랜드, 킹스버리 호텔, 콜롬보 남부 외곽의 트로피컬인 게스트하우스, 콜롬보 북부 교외 오루고다와타 공동 주거시설에서 동시다발로 폭탄이 터졌다. 부활절 예배를 위해 성당에 모였던 신도들이 속수무책으로 참변을 당했다. 트위터에 올라온 성세바스티안 성당의 현장 사진에는 신도석 위로 무너진 천장 잔해 사이로 희생자들의 핏자국 등이 담겼다. 사망자 중엔 중국 네덜란드 터키 국적자 등 외국인 35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호텔에 투숙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희생이 컸다”고 전했다. 한국 외교부는 “한국인 관광객 및 교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번 사건을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이 벌인 테러로 보고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 배후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AFP통신은 “경찰이 급진적 이슬람단체의 자살 테러 위험을 열흘 전 감지했지만 비극을 막지 못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3월에는 불교 신자들이 이슬람 사원을 습격해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스리랑카 국민의 70.0%는 불교 신자이며 이슬람교도는 10.0%, 기독교 신자는 7.4%다. ○과격 무슬림단체 소행 가능성 스리랑카의 부활절 아침을 끔찍한 선혈로 물들인 대규모 연쇄 폭발은 종교 극단주의자들이 조직적으로 계획한 테러로 추정된다. 가디언에 따르면 스리랑카 경찰은 21일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앞서 루완 위제바르데네 국방장관은 “용의자들은 같은 단체에 소속된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사건 장소에서 자살폭탄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배후 단체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배후를 자처한 단체도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테러 조짐을 열흘 전 파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푸지트 자야순다라 경찰청장이 보낸 것으로 알려진 경고문에는 “급진적 이슬람단체 ‘NTJ(National Thowheeth Jama’ath)‘가 콜롬보 주재 인도 대사관과 주요 교회를 겨냥한 자살 폭탄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을 해외 정보기관이 알려왔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고를 했는데도 21일 오전 8시 45분경 콜롬보 성안토니오 성당에서 첫 폭발을 포함해 총 8번의 폭발이 스리랑카를 뒤흔들었다. 콜롬보 샹그릴라 호텔 폭발은 오전 9시경 ’테이블 원‘ 카페에서 발생했다. 이 호텔은 외국인 여행자에게 인기 높은 대형 호텔이다. 샹그릴라 호텔에 투숙했던 한 여성은 소셜미디어에 “우리가 숙박한 17층에도 폭발이 느껴졌다. 계단을 뛰어 내려가면서 바닥에 흥건한 피를 목격했지만 당시엔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다”고 썼다. 시나몬그랜드 호텔 관계자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침 식사를 위해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던 식당에서 자살 폭탄테러범이 폭탄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콜롬보 외곽 지역의 게스트하우스와 공동 주거시설에서 차례로 폭탄이 터졌다. AFP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8번째 폭발은 경찰이 용의자 체포를 위해 주거 시설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자살폭탄테러”라며 “경찰 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경찰당국이 집계한 사망자 수는 207명이지만 중상자가 많아 희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중 외국인은 35명이며 중국 네덜란드 터키 국적자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외교부는 “스리랑카에 1000여 명의 한국 국민이 체류하지만 확인된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피해 발생 지역 주변을 봉쇄하고 야간 통행금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허위사실 유포를 막기 위해 소셜미디어 서버도 차단했다. 미 CNN방송은 “스리랑카 정부가 전 지역 각급 학교에 학생 안전을 고려해 24일까지 휴교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기독교의 주요 기념일인 부활절에 비보를 전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부활절 야외 미사를 집전한 뒤 “기도 중에 공격을 당한 현지 기독교 공동체와 잔인한 폭력에 희생된 모든 이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세계 주요 정상들도 애도의 뜻을 전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도 동참했다.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도 트위터에 "스리랑카의 부활절 비극이 믿기지 않는다. 희생자와 그 가족들, 충격에 빠진 스리랑카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 시리세나 대통령님이 하루 빨리 갈등과 혼란을 수습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라고 밝혔다. ○스리랑카 갈등의 역사 왜? 스리랑카는 극심한 종교, 민족, 언어 갈등에 시달려온 나라다. 국민 약 2200만 명 중 74.9%를 차지하며 불교를 믿는 신할리족과 힌두교도인 타밀족(11.2%)의 반목으로 1983년부터 2009년까지 26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10만 명 이상이 숨졌다. 인도 언론 원인디아 등에 따르면 남부와 중부에 주로 거주하는 신할리족과 인도에 가까운 북부에 거주하는 타밀족의 핵심 갈등 요소는 언어였다. 스리랑카 정부는 1956년 신할리어를 유일 공식 언어로 삼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1978년 두 언어를 모두 공식 언어로 지정했지만 불교 중심 국가를 추진하는 중앙정부와 이에 반발한 타밀족의 대립이 끊이지 않았다. 내전은 1983년 타밀 무장단체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가 정부군 13명을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LTTE는 자살부대를 만들어 스리랑카 정치지도자 및 정부군을 공격했고 1991년 라지브 간디 전 인도 총리 암살, 1993년 라나싱헤 프레마다사 전 스리랑카 대통령 암살 등의 배후로 지목받는다. 1987년 미국은 LTTE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했다. 1994년 집권한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전 대통령은 평화 협상을 시도했고 2002년 노르웨이의 중재로 휴전협정이 체결됐다. LTTE가 휴전을 거부하자 정부군은 2009년 군사력을 동원해 LTTE 무장반군을 무력 진압했다. 이때 정부군이 저지른 각종 잔학 행위는 인권 침해 및 인종청소 논란을 낳았다. BBC 등에 따르면 21일 테러 원인으로는 민족 문제보다는 종교 갈등이 꼽힌다. 스리랑카의 불교도 이슬람교도 힌두교도 등은 서로 반목하는 가운데에도 기독교에 대한 공통의 적대감을 갖고 있다. 16세기부터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 서구 기독교 국가에 연이어 식민 지배를 당한 경험 때문이다. 기독교 기념일인 부활절 예배 때 테러가 발생한 점도 이런 관측에 설득력을 더한다.손택균 기자 sohn@donga.com위은지 기자 wizi@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원에 전 세계에서 기부가 쏟아지는 반면 지난해 대형 화재가 발생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에는 현재까지도 상대적으로 기부가 적어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16일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남미 최대 자연사 박물관인 리우 국립박물관 복원에 현재 기부금이 110만7000헤알(약 3억2000만 원)이 모였다. 브라질 기업이 1만5000헤알을, 개인은 14만2000헤알을 보내왔다.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재 발생 사흘 만에 9억 유로(약 1조1520억 원)를 모은 것과 비교할 때 민망한 수준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1818년 건축된 리우 국립박물관은 지난해 9월 화재로 소장품의 약 90%가 소실됐다. 박물관 보수공사에는 최소 1억 헤알(약 288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우 국립박물관은 “(성당 복원을 위한) 프랑스의 기부 문화에 찬사를 보낸다”면서도 “브라질의 기업과 부호들이 박물관 복원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브라질의 한 부호가 노트르담 대성당에 8800만 헤알(약 255억 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차라리 리우 국립박물관에 기부했어야 했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기부금에는 면세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18일 오전 9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가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보고서를 공개했다. 바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22일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증거가 없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트위터에 “공모는 없었고, 방해도 없었다!(No Collusion, No Obstruction!)”고 재강조했다. 이어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는 유명 TV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패러디해 ‘게임 끝(game over)’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하지만 17일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 측 주장과 달리 법무부와 백악관이 보고서 공개 전 수차례 사전 논의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측은 지난달 바 장관의 발표 당시 “수사 보고서를 보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NYT는 이날 익명의 법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백악관의 사전 검열이 있었다. 대통령 변호인단이 보고서에 대한 반론도 준비했다”고 전해 향후 논란을 예고했다. 이미 현지 언론과 대중은 보고서 400쪽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바 장관이 보고서 중 삭제했다고 밝힌 4가지 대목은 △대배심 관련 정보 △정보원을 노출할 수 있는 내용 △형 집행과 관련된 민감한 정보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제3자의 평판에 큰 손상을 입히는 정보였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18일 오전 9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가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보고서를 공개한다. 미 정계가 초긴장 상태에 빠진 가운데 백악관 측 주장과 달리 법무부와 백악관이 보고서 공개 전 수차례 사전 논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약 한 달 전 로버트 뮬러 특검으로부터 이 보고서를 제출받은 법무부는 지난달 22일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당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백악관 측은 “수사 보고서를 보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NYT는 이날 익명의 법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백악관의 사전 검열이 있었다. 대통령 변호인단이 보고서에 대한 반론도 준비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대통령 측근 중 일부는 이 보고서에 ‘편집증(paranoia)’ 같은 집착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 측근 중 누가 특검에 진술했고, 그 진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피해를 입혔는지를 보여주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NYT는 “일부 측근은 보고서 공개 후 대통령의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의 공정성 논란으로 백악관과 야당 민주당의 정쟁(政爭)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줄곧 약 400쪽 분량의 보고서 전체 공개를 요구해왔다. 법무부는 수사 정보, 사생활 침해 요소 등 일부를 가린 편집본만 제출하겠다고 맞섰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은 민주당이 빠르면 22일 보고서 원본 및 필요한 증거물을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발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바 법무장관의 기자회견에서 엄청난 내용을 보게 될 것이며 장관 기자회견 후 나도 기자회견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윤태기자 oldsport@donga.com}

《동아일보를 포함한 세계 18개 언론은 이달 28일까지 쓰레기, 공해 등 환경 문제에 대한 각국의 해결책을 조명하는 ‘지구의 심장(Earth Beats)’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이는 세계 50여 개 언론사가 같은 날 동시에 사회 문제에 대한 각국의 해결책을 보도하는 ‘임팩트 저널리즘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쓰레기는 어두운 그림자다. 도시는 쓰레기를 수거한다. 수거된 쓰레기는 산처럼 쌓이거나 태워진다. 혹은 불법적으로 버려져 땅과 바다를 오염시킨다. 부유한 나라는 가난한 나라에 쓰레기를 수출하고 가난한 나라는 이 쓰레기를 태워 공기를 오염시킨다. 재활용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작은 선물이다. 세계은행은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고체 쓰레기가 2016년 연간 20억1000만 톤에서 2050년 34억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석기 시대로 되돌아가는 방법 외에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광범위한 방법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UBQ가 쓰레기를 이용해 유용한 소재를 만드는 방법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 새로운 합성소재는 플라스틱처럼 생겼고, 플라스틱처럼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과 달리 완전한 재활용이 가능하다. 모든 쓰레기로 만들 수 있는가? 잭 비지오 UBQ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음식물 쓰레기로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노벨화학상 수상자 로저 콘버그 교수가 참여하는 자문팀의 일원이기도 하다. 직원 33명을 고용 중인 이 업체는 쓰레기로 벽돌과 도로 포장재를 만들기 위해 연구 중이다. 2012년 설립된 UBQ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공유 사무실 ‘위워크(We Work)’에 있으며 네게브 사막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플라스틱인가? 그 자체로 축복이자 어두운 그림자였던 플라스틱은 1900년대 초 발명됐다. 쉽게 분해되지 않는 특성으로 찬양받았지만, 이 때문에 비탄의 대상이 됐다. 우리는 우리가 사용한 플라스틱 용기 100개 중 1개를 재활용 쓰레기통에 버림으로써 양심의 가책을 던다. 그러나 재활용된 플라스틱은 특유의 성질을 빠르게 잃는다. UBQ가 만드는 합성소재는 음식물과 나무에서 추출되는 섬유소를 포함하고 있어 무한정으로 재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UBQ는 특허 받은 변환 과정을 걸쳐 분리 수거되지 않은 쓰레기를 플라스틱 생산용 열가소성 수지(가열하면 가공하기 연해져 쉽게 변형되지만 식으면 다시 굳어지는 합성수지) 알갱이로 만든다. 기존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은 별다른 설비 교체 없이 이 알갱이를 이용해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다고 비지오는 밝혔다. 제조업체들은 새 소재를 압출 성형해 판이나 파이프 등을 만들 수 있고, 주입 성형을 통해 화물 운반대, 상자, 화분 등을 만들 수 있다. 곱게 갈린 플라스틱 쓰레기는 열가소성 수지 알갱이 재료로, 더 굵은 플라스틱 쓰레기 알갱이는 도로 포장재와 벽돌 재료로 쓰인다. 두 공정에서 쓰이는 유일한 재료는 쓰레기일 뿐이다. 공정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유일한 부산물은 쓰레기를 말리는 과정에서 나오는 수증기와 플라스틱 전구물질뿐이다. 이 회사의 공정에서 탄소가 크게 배출되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비지오 씨는 설명했다. UBQ 공장으로 쓰레기를 운송하는 과정과 공장을 가동하는 동력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긴 한다. 그러나 폴리프로필렌(PP) 1t을 생산하는 데 2t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지고(PP를 만들기 위한 원료는 화석연료다), 옥수수를 이용해 폴리유산(PLA) 1t을 생산하는 데 이산화탄소 3.5t이 생성되는 걸 감안하면 UBQ는 자사가 개발한 새 합성소재가 1t 생산될 때마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15t 감소된다고 주장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비지오는 “쓰레기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체 폐기물 1t은 연간 7~9t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우리는 플라스틱 응용 방법에 초점을 두고 있다. 동시에 벽돌, 석재, 도로 포장재 등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제품이 출시되기까지 1~2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벽돌의 내구성을 묻는 질문에 비지오 씨는 확실히 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기자가 본 제품은 실제 벽돌처럼 생겼고, 손으로 들어봤을 때 벽돌 같은 질감이 느껴졌다. 내구성에 대한 답은 곧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UBQ는 연구개발, 인력, 공장 등에 대한 투자 때문에 아직 수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비지오는 “이건 정말 우리에게 달렸다. 수 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UBQ의 공정은 심지어 폐기 전자제품도 처리할 수 있다. 전자제품은 다른 쓰레기와 함께 으깨지고 잘게 부서진다. 이후 공정은 자석과 금속 탐지기를 사용해 쓰레기 내 금속 물질을 제거한다. “UBQ가 개발한 소재의 재활용 가능성은 기존 플라스틱의 경우보다 높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순환 경제’를 이뤄낼 수 있다”고 비지오는 말했다. 또한 이 회사는 인간의 배설물을 이용해 열가소성 물질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이 물질은 플라스틱처럼 생겼고, 플라스틱의 성질을 갖고 있고, 플라스틱의 인장 강도를 갖고 있으며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공정과정에서 폐기물이 배출되지 않는다. 오직 수증기만 발생할 뿐이다. 새 합성소재의 가격은 기존 플라스틱과 경쟁할 만하다고 비지오는 말했다. 어쨌든, 쓰레기를 모으고 버리는 것 역시 비싸다. 그는 향후 쓰레기로 벽돌과 도로 포장재를 만드는 시설이 완성되면 이를 통째로 매각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도움이 필요한 국가들의 경우 세계은행이나 유엔 같은 기관들이 자금 지원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모두를 위한 해결책이다. 모든 사람은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플라스틱을 원하며 건축자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문제점은 있다. 만약 UBQ의 제품이 쓰레기 매립지나 바다에 버려지면, 여타 플라스틱과 같은 식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스라엘 기업 티파(Tipa)가 만든 대안형 플라스틱이나 생분해성 플라스틱처럼 분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를 모두 재활용한다면, 제품은 계속 재활용될 수 있다. 사람들은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터퍼웨어(식품 저장용 플라스틱 용기)와 고무 오리를 좋아할 것이다.루스 슈스터(Ruth Schuster)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기자번역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동아일보를 포함한 세계 18개 언론은 이달 28일까지 쓰레기, 공해 등 환경 문제에 대한 각국의 해결책을 조명하는 ‘지구의 심장(Earth Beats)’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이는 세계 50여 개 언론사가 같은 날 동시에 사회 문제에 대한 각국의 해결책을 보도하는 ‘임팩트 저널리즘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바다에 침투하는 플라스틱은 물고기와 새를 독살하고, 먹이사슬에 침투해 우리의 식탁까지 오른다. 네덜란드의 젊은 발명가 보얀 슬랫이 스타트업 ‘오션 클린업(Ocean Cleanup)’을 설립해 바다를 청소하려는 이유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도달하기 전에 이를 제거해보려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방법은 바다의 염분으로 플라스틱이 분해돼 미세플라스틱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시간 싸움이다. 매년 바다에 버려지는 800만 톤 이상의 플라스틱은 잘게 분해되고, 바닷속 생물들은 이를 먹이로 오인해 생명에 위협을 받는다. 태평양에 사는 앨버트로스 대다수의 뱃속엔 플라스틱 조각이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이로 인해 매년 100만 마리 이상의 바다새가 사망한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바다로 흘러가는 약 90%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10개의 강을 통해 운반된다는 것이다. 이는 양쯔강, 나일강, 갠지스강, 인더스강, 황허강, 하이허강, 주강, 아무르강, 나이저강, 메콩강이다. 이 사실을 발견한 건 이탈리아 출신으로 현재 영국 런던 소재 환경 전문 기업에서 자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는 파비오 달몬테(36)다. 그는 자신이 석사 학위를 받았던 웨스트오브스코틀랜드 대학교와 인도네시아대학교가 공동으로 연구한 폐기물 관리 프로젝트에 참가하면서 이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칠리웡강을 떠다니는 방대한 양의 쓰레기 잔해에 충격을 받았다.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강이 대형 쓰레기통으로 여겨진다. 그 결과는 전세계 바다에서 모두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달몬테는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가기 전 이를 막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선박과 어류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쓰레기를 걸러내 이를 재활용하는 장벽 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그는 미국 뉴욕에서 경영 코치로 일하고 있는 마두로 나르도치(38)와 손을 잡았다. 나르도치는 파스타 브랜드 ‘바릴라’에서 마케팅 디렉터로 일한 경험이 있는 경영 관리자다. 둘은 함께 스타트업 ‘SEADS(Sea Defence Solutions)’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나일강부터 갠지스강까지 어떤 강에도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인 ‘블루 베리어스(Blue Barriers)’를 만들었다. 달몬테는 “강 위에 대각선 모양의 두 개의 장벽을 약간의 거리를 두고 배치해 떠다니게 한다. 장벽은 강을 따라 흘러다니면서 쓰레기를 걸러낸다”고 설명했다. 두 장벽은 튼튼한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서 홍수 혹은 나무 같은 큰 물체가 부딪혀도 버틸 수 있다. 이달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 레몬강에서 장벽 시연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칠리웡강에서도 실험하기 위해 자카르타 당국과 협상 중이다. 그는 “칠리웡강과 바다에 쌓인 쓰레기 산, 자카르타 만 초입에 있는 섬에 쌓인 쓰레기들은 해변을 파괴시키고 관광 산업에 악영향을 줘 지역 사회에 심각한 문제들을 일으킨다. 어류 개체수가 줄어드는 등 환경 피해는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장벽들은 강 하구에 최대한 가깝게 설치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자카르타 당국은 그 중 몇 개를 서로 다른 높이에 배치해 강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길 원한다. 한 쌍의 장벽 옆에 분류 센터를 설치해 인근 도시와 산업 단지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도 처리할 수 있도록 해 지역 사회에도 도움을 주게 할 것이다. 또한 이 프로젝트는 사회적 이익을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달몬테는 “보통 자카르타나 다른 개발도상국에선 가난한 사람들 다수가 쓰레기를 수거해 재활용하고 판매한다”며 “우리의 또 다른 목표 중 하나는 그들을 장벽 주변에서 이뤄지는 쓰레기 수거 관련 활동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정부 당국이 이들에게 적절한 근로 환경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모두가 이익을 볼 수 있다.엘레나 코멜리(Elena Comelli)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르 델라 세라' 기자번역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가시면류관은 성당 뒤편에 있고 루이 9세가 입었던 튜닉은 성구 보관실 근처에 있죠. 소방관들에게 그 위치를 알려주자 그들은 바로 그곳으로 갔어요. 이미 신도석에는 천장에서 불에 탄 잔해가 떨어지고 있었어요. 엄청나게 위험한 순간이었죠.” 2016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대사제로 임명된 파트리크 쇼베 대사제는 교회 유물의 모든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첨탑과 전체 지붕의 3분의 2가량이 무너졌지만 두 개의 종탑과 스테인드글라스 장미창, 가시면류관, 루이 9세가 입었던 튜닉 등 주요 유물들은 무사했다. 사전에 갖춰진 매뉴얼과 훈련, 그리고 소방관, 문화재 직원, 사제들의 헌신은 물론이고 드론과 로봇까지 동원된 총력전의 결과였다.○ “아직 30분이 남아 있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소방대원과 사제, 문화재 담당자 등 시민들이 서로 손을 잡고 인간사슬을 만들어 대성당 내부의 보물들을 가지고 나왔다”고 말했다. 인간사슬의 선두에는 파리 소방서 사제로 복무하던 장마르크 푸르니에 신부가 나섰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종신부를 지낸 푸르니에 신부는 가시면류관을 비롯한 다른 유물을 구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상황을 지켜본 쇼베 대사제는 16일 전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쇼베 대사제는 “첨탑이 무너지고 북쪽 탑에 불길이 보이기 시작하자 소방대는 즉각 10명의 소방관을 북쪽 탑으로 보냈다”고 전했다. 탑의 나무 프레임에 불이 옮겨 붙어 무게 13t의 종이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성당이 다 탈 수 있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로랑 뉘녜즈 프랑스 내무차관은 “소방관들은 목숨을 걸고 불과 싸우기 위해 탑으로 들어갔고 그들이 빌딩을 구해냈다”고 칭찬했다. 소방관들이 북쪽 탑에 투입된 30분은 결정적이었다. 덕분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오후 11시 현장에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고 처음 발표할 수 있었다. 2년 전부터 파리 소방대에 배치한 콜로수스(Colossus)라는 이름의 로봇도 투입됐다. 카메라가 장착된 탱크 모양의 이 로봇은 소방대원이 접근하기에 위험한 독성 가스가 나오거나 땅이 험한 곳에서도 물을 뿌려 돕는 역할을 했다. 내부 온도와 지형 등 현장 정보를 카메라로 찍어 전송해 주기도 했다. 내부 열을 파악하기 위해 항공 드론도 띄웠다.○ 매뉴얼과 훈련의 위력 프랑스는 유물 보호를 위해 성당 내 공간마다 어떤 유물이 중요한지 표시해두고 번호를 매겨 화재 발생 시 외부 반출 우선순위를 정해 놓는 ‘비상 매뉴얼’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에서 대부분의 중요한 유물들이 안전하게 보호된 것도 바로 이런 매뉴얼을 바탕으로 한 훈련이 빛을 발한 결과이다. 화재가 발생한 직후 문화재 관리 부처와 파리시 문화재담당자들까지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소방 당국과 함께 문화재를 최대한 보호하기 위한 논의를 거듭하며 진화 작업을 벌였다. 대성당 화재로 쓰러진 93m 첨탑 끝부분을 장식했던 청동 수탉 조각상이 화재 폐기물에서 극적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폐허 더미를 뒤지던 자크 샤뉘 프랑스건축연맹 대표의 노력 덕분이었다. 대성당의 상징인 마스터 오르간도 무사했다. 국립 소방학교 교관이었던 미셸 셰르베티앙 씨는 “역사적인 박물관이나 유적지에서 우리의 목표는 모든 곳에 물을 뿌리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치 있는 것부터 구해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두 차례 대규모 훈련도 진행했다. 유물과 성화 등 예술작품을 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화재에 투입된 소방관 500명 중 100명을 예술작품을 구하는 데 배치한 건 이런 훈련에 따른 것이다. 소방관들이 외부에서 헬기나 호스에만 의지하지 않고 위험을 무릅쓰고 내부로 진입해 문화재 피해를 최소화한 것 역시 훈련의 결과였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라는 문화적 충격 속에서 드러난 프랑스 당국의 문화재 보호 노력은 왜 프랑스가 문화 강국인지를 잘 보여준 셈이다.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이윤태 기자}

2017년 11월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 운전병 오청성 씨(25·사진)가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귀순이 우발적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그가 미 언론과 가진 최초의 인터뷰이며 그의 얼굴 역시 최초로 공개됐다. 15일(현지 시간) NBC에 출연한 오 씨는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것이 귀순 당일 오후 3시 15분인데 그날 아침까지만 해도 남쪽으로 갈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2월 오 씨가 만취한 상태에서 음주 교통사고를 내고 우발적으로 귀순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오 씨는 또 “나에게 총을 쏜 전 동료들을 원망하지 않는다”며 “내가 그들의 상황이었다면 나도 총을 쐈을 것이다. 이건 우정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만약 붙잡혔다면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지거나 총살당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긴박했던 귀순 과정은 JSA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오 씨는 “가끔 (귀순) 영상을 보는데 매번 내가 살아있다는 게 기적이라고 느낀다”며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과 영상 속 인물이 나라는 게 아직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총알이 관통한 자리를 직접 가리키며 “상처 주변 근육이 찢겨 나갔고 따듯한 피가 몸 아래로 흐르는 걸 느낄 수 있었다”며 “쓰러졌을 때 죽는 줄만 알았다. 한국 군인들이 구하러 왔을 땐 의식이 없었다”고 했다. 오 씨는 2017년 11월 JSA에서 군용 지프를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했다. 차량 바퀴가 도랑에 빠지자 오 씨는 차량에서 내려 남쪽으로 내달렸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의 무차별 총격으로 5곳에 총상을 입었으며 이국종 센터장의 수술을 거쳐 회복했다. 오 씨는 귀순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운전할 때 제정신이 아니었다. 아주 빠른 속도로 운전하고 있었고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자신의 정확한 주거지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윤태기자 oldsport@donga.com}

“1년에 10억 원.” 11일 영국 경찰에 체포된 폭로 웹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8)를 보호하기 위해 에콰도르 정부가 지출한 비용이다. 13일 영국 더선에 따르면 호세 발렌시아 에콰도르 외교장관은 “2012년 8월부터 약 7년간 어산지를 영국 런던 에콰도르대사관에서 보호하는 데 500만 파운드(약 74억 원)가 들었다”고 밝혔다. 마리아 파울라 로모 내무장관도 “(돈을 떠나) 어산지가 대사관 벽에 대변을 칠하는 등 망명자로서 최소한의 규범조차 지키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비용의 절대 다수인 450만 파운드(약 67억 원)는 보안 용도. 약 30만5000파운드(약 4억5000만 원)는 의료·음식·세탁비 등에 쓰였다. 체포한 첫해인 2012년 법률 자문비로도 23만 파운드(약 3억4000만 원)가 나갔다. 에콰도르 정부 측은 “지난해 12월부터 어산지가 자신의 생활비를 지불했다”고 했으나 그가 어떻게 돈을 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14일 데일리메일은 어산지가 올해 2월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의 호화스러운 사생활이 담긴 개인정보를 대량 유출함에 따라 대사관에서 내쳐졌다고 전했다. 이날 어산지의 측근으로 알려진 스웨덴 소프트웨어 개발자 올라 비니도 에콰도르 수도 키토 공항에서 체포됐다. 에콰도르에서 수년간 거주해온 그는 런던 에콰도르대사관에서 최소 12차례 이상 어산지를 만났다고 BBC 등은 전했다. 비니는 일본행 비행기에 탑승하려 했으며 체포 당시 하드디스크 등 최소 30대의 전자 저장장치를 보유하고 있었다. 에콰도르 검찰은 “비니를 해킹 관련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어산지의 신병 처리를 둘러싼 각국의 갈등도 불거졌다. 미국과 스웨덴이 각각 자국 송환을 시도하고 있으며 어산지의 부친은 “고향 호주로 보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11일 어산지를 체포한 직후부터 인도 절차에 착수했다. 로이터는 익명의 미 정부 관리를 인용해 “어산지의 인도를 위한 임시 구속영장을 영국 정부에 보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 측 이메일을 위키리크스에서 대거 폭로해 대선판을 뒤흔든 사건이 다시 주목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 민주당 측은 어산지를 미국으로 송환해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스웨덴 검찰은 “어산지의 2010년 성폭행 사건에 대한 수사 재개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스웨덴 당국은 2017년 관련 수사를 종료했으나 그의 체포로 수사 재개를 저울질하고 있다. 공소 시효는 내년 8월까지다. 상당수 영국 정치인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13일 영국 하원의원 70여 명은 그의 스웨덴 송환을 촉구하며 “어산지는 스웨덴에서 가장 먼저 기소됐다. 그의 성폭행 혐의가 적절히 조사받을 수 있도록 하라”는 서한을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에게 보냈다. 제1 야당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도 어산지의 미국 송환을 반대해 영국 정부의 향후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어산지의 부친 존 시프턴 씨는 호주 헤럴드선과의 인터뷰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에게 아들의 송환을 요구하겠다. 내가 74세인데 대사관에서 끌려나오는 아들의 모습이 나보다 더 늙어 보여 충격을 받았다. 그를 고향으로 보내 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들이 출생하기 전 어산지의 모친과 헤어져 아들과 성(姓)이 다르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1년에 10억 원’ 에콰도르 정부가 폭로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7)를 보호하는 데 소요된 비용이다. 13일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호세 발렌시아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이날 어산지를 7년간 보호하는 데 약 500만 파운드(약 74억 원)가 들었다고 밝혔다. 어산지는 망명을 신청하며 2012년 8월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들어간 후 11일 영국 경찰에 의해 체포될 때까지 7년간 대사관에 숨어 지냈다. 발렌시아 장관은 450만 파운드(약 67억 원)의 비용의 대부분 보안에 쓰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약 30만5000 파운드(약 4억5000만 원)가 의료비, 식비, 세탁비 등에 쓰였다고 덧붙였다. 2012년에는 법률자문 비용으로 23만 파운드(약 3억4000만 원)가 쓰였다. 영국 정부도 대사관 외부 순찰 비용 등으로 300만 파운드(약 44억5000만 원) 이상을 사용했다고 더선은 전했다. 다만 에콰도르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는 어산지가 자신의 생활비를 지불했다고 밝혔다. 비용 공개에 앞서 에콰도르 정부는 어산지가 대사관에 벽에 대변을 칠하는 등 망명자로서 최소한의 규범조차 지키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마리아 폴라 로모 에콰도르 내무장관은 어산지의 체포 직후 “어산지는 대사관 벽에 대변을 바르는 등 받아들이기 어려운 행동들을 해왔다”고 폭로했다. 한편 어산지(47)가 11일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체포된 데 이어 어산지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 에콰도르 수사당국에 의해 출국 직전 체포됐다. 12일 BBC 등에 따르면 에콰도르 정부는 스웨덴 출신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올라 비니(36)를 공항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비니는 수도 키토의 공항에서 일본행 비행기에 탑승할 예정이었다. 로모 에콰도르 내무장관은 “위키리스크와 밀접한 한 남성을 조사를 위해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비니는 체포 당시 하드디스크 등 최소 30대의 전자 저장 장치를 갖고 있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검찰은 비니가 체포 당시 갖고 있던 장치들을 조사 중이며 그를 해킹 관련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비니는 에콰도르에서 수년간 거주하면서 개인정보, 보안 문제들을 다루는 단체에서 일했다. 그런 그가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최소 12차례 이상 방문해 어산지를 만났다고 외신은 전했다. 에콰도르 당국은 비니가 어산지의 측근이며 위키리스크의 핵심 인물이라고 보고 있다. 2012년부터 어산지를 7년간 보호해온 에콰도르 정부는 위키리스크가 지난 3월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의 사적인 사진들과 개인 이메일을 폭로했다고 주장해왔다. 2017년 취임 이후 어산지의 망명에 불만을 드러냈던 모레노 대통령은 “내 침실 사진과 내가 먹는 모습, 아내와 딸들이 춤추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떠돌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사건으로 에콰도르 정부가 어산지를 추방하게 됐다고 진단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30년간 집권한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사진)이 군부 쿠데타로 축출됐다. 1989년 군부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바시르 대통령이 군부 쿠데타로 권좌에서 내려오는 운명을 맞았다. 11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아메드 아와드 이븐 아우프 수단 부통령 겸 국방장관은 국영방송에 출연해 군부가 바시르 대통령을 축출한 뒤 구금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군부는 총리와 집권당 대표 등도 구금했고, 내각은 해산했다. 아우프 부통령은 3개월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자신이 이끄는 군사위원회가 2년간 통치한다고 밝혔다. 수단 시민들은 지난해 12월 정부의 빵값 인상 등에 반발하며 바시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바시르 정권의 부패와 무능에 대한 분노로 시위는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바시르 대통령은 시위에 맞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군경이 최루가스와 실탄으로 시위대를 진압하면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수단 정부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보안요원 3명 등 32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현지 관계자들은 사망자를 78명으로 집계했다고 CNN은 전했다. 수단 경찰 지도부는 9일 “시위에 개입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립’을 표명했지만 사실상 정권에 등을 돌린 것이다. 같은 날 수도 하르툼에 진입한 정부군은 시위대를 보호했다. 시위대는 국방부 앞에서 농성하며 군부의 시위 동참을 요구했다. 결국 군부마저 등을 돌리면서 30년 장기집권은 막을 내렸다. 바시르 대통령 축출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자축했다. 수단 정보당국은 이날 정치범을 모두 석방한다고 발표했다. 군인 출신의 바시르 대통령은 1989년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고 1993년 대통령에 올랐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003년 다르푸르 지역의 인종청소 지시 혐의 등으로 바시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반군과 정부군의 무력 충돌로 30만 명이 숨지고 2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미 국무부가 납치 위험성 등 국가들의 치안 수준을 평가하는 새로운 지표를 도입했다. 북한은 ‘납치인질 위험국’으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치안 수준 최하 등급을 받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행 금지국’으로 남게 됐다. 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무부는 이날 해외 국가의 여행 위험성을 나타내는 새로운 보조 지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여행객이 납치(kidnapping)나 인질극을 당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에는 ‘K’라는 표시가 붙여진다. 국무부는 “기존 지표만으로는 여행객들에 대한 증가하는 위협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새로운 보조 지표 도입 이유를 밝혔다. 미 국무부는 국가들에게 치안 수준에 따라 4개 등급을 부여한다. 1등급은 ‘일반적인 주의를 기울일 것’, 2등급은 ‘좀 더 주의할 것’, 3등급은 ‘여행을 재고할 것’, 4등급은 ‘여행을 하지 말 것’ 등이다. 이와 별도로 보조지표도 활용하고 있다. 테러(terror) 발생 위험이 높은 국가에는 ‘T’를 붙이고 범죄(crime)는 ‘C’, 자연 재해(natural disaster)는 ‘N’ 등이 붙는다. 터키와 필리핀, 러시아 등 35개국이 K지표를 받게 됐다. 다만 여행 금지국인 북한은 K지표를 받지는 않았다. 북한에 부여된 보조 지표는 ‘O’로 이 지표는 기존의 지표들이 나타내지 못하는 다른(other) 요소들로 치안 위험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해 12월 “대북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미국 국민에 대한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이번 발표 이후에도 여전히 여행 금지국으로 남게 됐다. 미국은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 이후 2017년 9월부터 북한 여행을 금지해 왔다. 한편 WSJ은 이번 조치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납치 문제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11월 해외에 억류된 미국인을 석방하는 데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제임스 폴리 상’에 지명됐다. 하지만 제임스 폴리 재단은 국무부가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다며 이후 폼페이오의 수상을 취소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 언론의 압박으로 수상이 취소됐다며 반발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미국 워싱턴주재 뉴질랜드대사관에서 근무하던 해군 장성 출신 무관이 화장실에서 ‘몰카’를 설치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8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오클랜드지방법원은 이날 알프레드 키팅 전 뉴질랜드 해군 중장에 대한 검찰 문서를 공개했다. 2017년 미국 워싱턴주재 뉴질랜드 대사관에서 국방무관으로 근무하던 키팅은 대사관 남녀 공용 화장실에 영상 카메라를 설치해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죄가 확정되면 최고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받는다. 2017년 7월 대사관 화장실 바닥에 떨어진 카메라를 이상하게 생각한 한 직원은 몰래카메라 가능성을 고려해 수사 당국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화장실 난방 배관에 설치됐던 카메라에는 5시간 동안 대사관 직원 19명이 화장실을 이용하는 영상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가 기울어져 영상 대부분은 직원들의 발만 보였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수사 당국은 카메라를 고정시킨 장치 위에 먼지가 쌓여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카메라가 몇 개월 동안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뉴질랜드 경찰은 메모리 카드를 분석한 결과 발견된 영상 이외에 700개 이상의 동영상이 이미 삭제돼 있었다고 전했다. 검찰은 메모리 카드에서 키팅의 유전자가 발견됐다며 카메라를 설치한 용의자로 키팅을 지목했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푸른색 고무장갑을 끼고 카메라를 설치하는 모습이 담겼는데, 당일 대사관 보안 카메라에 잡힌 키팅의 인상착의와 같았다고 주장했다. 키팅이 몰래카메라 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관련 웹사이트에 접속했던 것도 검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그는 재판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가 발견됐을 당시 키팅은 현직 외교관 신분이라 미국에서 기소 면책특권을 적용받아 이후 재판이 뉴질랜드에서 진행됐다. 키팅은 배심원단 선출을 위해 3월 29일 법원에 출석해 무죄를 주장했으나 이틀 뒤 사임했다. 그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군사 재판을 받지 않아 특혜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한편 키팅은 지난해 법원에 가족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공개하는 게 극단적인 고통이 될 수도 있다며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으나 기각당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번 재판이 전 세계적으로 몰카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열리게 됐다며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호텔 몰카 유출 사건을 사례로 들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앞으로 ‘진상’ 관광객은 중국 베이징시의 공원을 이용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자국민 관광객의 추태로 골머리를 앓아온 베이징시가 진상 관광객의 ‘블랙리스트’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 8일 CNN 등에 따르면 베이징 관광당국은 ‘미개한(uncivilized)’ 방문객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시 관계자들은 “4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청명절 연휴기간에 자국 관광객이 급증하고 관광객들의 추태도 크게 늘었다”며 “관광객들의 나쁜 행동을 억제하기 위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출입을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명절은 조상을 기리는 중국의 전통 명절로 이번 연휴에 자국 관광객이 1억1200만 명을 넘겨 지난해에 비해 10.9% 증가했다고 중국 관광청은 밝혔다. 베이징시에만 7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시 주변의 공원을 찾았다. 베이징시 관계자는 “(진상 관광객들이)공원의 나무를 오르거나 꽃과 식물을 훼손하고, 호수에서 낚시를 했다”며 “얼굴 인식 장치와 다른 감시 기술들을 사용해 이런 행동들을 막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천단공원은 이미 2017년에 화장지 절도를 막기 위해 화장실에 얼굴 인식 장치를 설치했다. 기계에 눈을 맞춘 후에야 1인 분의 휴지를 받을 수 있으며 휴지가 더 필요한 사람은 9분을 기다려야만 했다. 관계자들의 발표대로라면 이런 장치들이 베이징시 전체에 설치되는 셈이다. 블랙리스트 제도 자체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다. 중국 관광청은 2016년에 20명의 ‘나쁜’ 전력이 있는 이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여행을 제한하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670여 명으로 확대됐다. 이 중에는 비행기에서 난동을 피우거나 기차에서 담배를 피운 사람이 포함됐다.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최대 12개월 동안 항공과 기차 이용이 제한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블랙리스트의 확대가 중국을 더욱 전체주의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상 관광객을 통제한다고 하지만 국민들의 삶 전반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사회적 신용 시스템’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 ‘사회적 신용 시스템’은 신용 점수가 낮은 사람의 여행, 대출 신청, 사업 참여 등을 제한하는 제도로 2014년부터 시행됐다. 사용기한이 만료된 티켓을 사용하거나 개의 목줄을 채우지 않아도 신용 점수가 깎여 국가가 개인의 생활을 지나치게 통제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국제 인권 비영리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는 이 같은 중국의 자국민 통제 시스템을 ‘디스토피아’로 규정하고 개인의 사생활 침해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진보주의자들의 경직성이 걱정된다. 그들은 어떤 사안에 대해 순수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동료라고 해도 총을 겨눈다.” 6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강연에서 당내 분열을 일으키는 강성 진보주의자들에 대해 우려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에선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고려해야 한다”며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에선) 타협하지 않는 시스템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강성 진보주의자들이 일으키는) 당내 분열은 당 전체의 노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이날 강연에선 유럽 각국의 청년 300여 명이 모였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타협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발언이 최근 민주당 내에서 모든 타협을 거부해 갈등을 부추기는 강성 진보주의자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0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12명이 넘는 대선 주자들이 일찌감치 경쟁하면서 내부 갈등이 도를 넘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버니 샌더슨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이 기후변화 정책과 건강보험제도 등에서 강경한 목소리를 내면서 중도파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게 단적인 사례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강성 진보 성향 당원들은 대선 주자의 과거 경력, 발언 등을 찾아내 빌미를 잡아 강하게 공격하고 있다. 이들은 민주당의 ‘샛별’로 떠오른 피트 부테제즈 인디애나 주 사우스밴드 시장이 2015년 ‘모든 생명은 중요하다’고 한 발언에 대해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이 발언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슬로건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를 비꼰다는 것이다. 소모적인 당내 갈등이 공화당에게 공격의 빌미만 제공할 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기밀정보 접근이 금지된 인사 최소 25명의 보안등급이 백악관 내부 압력으로 번복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뒤바뀐 명단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부부도 포함돼 있었다. 1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리샤 뉴볼드 미 백악관 인사보안실 보안고문은 지난달 23일 미 하원 감독개혁위원회와의 비공개 인터뷰에서 최소 25명에 대한 보안등급 부적격 판정이 백악관 내부 압력으로 번복됐다고 말했다. 하원 감독개혁위원회는 현재 명단 전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명단에는 백악관 고위직 2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사위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명단에 들어가 있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보안등급 부적격 사유는 외국의 영향, 이해관계 상충, 약물 남용, 범죄 경력 등이었다. 뉴볼드 고문은 보안등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칼 클라인 전 백악관 인사보안실장이 판정 내용을 뒤바꾸라며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뉴볼드 고문은 “이 문제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알면서도 잠자코 있는다면, 나와 국가, 자녀들을 위해 봉사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자 커밍스 하원 감독개혁위원장은 백악관에 관련 문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며 클라인 전 인사보안실장의 소환 여부가 2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커밍스 위원장은 백악관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클라인 전 실장을 시작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강제 소환해 조사할 수 있다고 했다. 백악관은 이번 보안등급 논란과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공화당은 커밍스 의장이 해당 이슈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비난했다. 공화당 관계자는 “뉴볼드 고문은 보안등급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해 (개인적으로) 불만을 품은 것”이라고 말했다. 뉴볼드는 경력 18년의 보안등급 심사 전문가로 공화당과 민주당 출신 대통령 모두와 일한 경험이 있다. 이윤태기자 oldsport@donga.com}

기성 정치와의 단절 및 부정부패에 물들지 않은 깨끗한 이미지를 주창하는 세계 각국 신진 정치인들의 돌풍이 거세다. 주류 정치권의 무능과 부패가 심각한 동유럽에서 이런 움직임이 뚜렷하며 터키 태국 인도 등 최근 선거를 치르거나 앞둔 나라들로 돌풍이 번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우크라이나 대선 1차 투표에서는 정당 및 공직 경험이 전무한 희극배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1·사진)가 무려 39명의 후보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그는 2015년 평범한 교사가 정직한 대통령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국민의 종’의 주인공으로 열연해 스타덤에 올랐다. 현실에서도 그런 대통령이 되겠다며 지난해 12월 출마를 선언해 석 달 만에 파란을 일으켰다. 1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약 80.4% 진행된 가운데 젤렌스키가 30.4%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페트로 포로셴코 현 대통령(16.0%)보다 훨씬 높다. 과반 득표자가 없어 21일 결선투표에서 둘의 대결이 확실시된다. 결선투표는 합종연횡이 가능해 결과를 예측할 수 없지만 포로셴코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로 고전하고 있어 젤렌스키에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포로셴코의 사업 파트너이자 국방위원회 부의장인 올레그 글라드코우스키의 아들이 러시아에서 밀수한 부품을 국내 방산업체에 비싼 가격에 되팔았다는 점이 드러나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포로셴코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한 2014년 권좌에 올랐고 러시아의 야욕에 맞서겠다며 국방 예산을 대폭 올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2003년부터 16년째 철권통치를 하고 있는 터키에서도 같은 날에 이변이 발생했다. 이날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후보 만수르 야와슈(64)가 수도 앙카라 시장이 됐다. 신문팔이를 하며 고학으로 어렵게 학업을 마쳤고 변호사로 일하다 정계에 입문했다.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앙카라 시장을 놓친 것은 25년 만이며 3대 도시 이즈미르 시장 역시 CHP 후보가 승리했다. 터키는 연 20%에 이르는 고물가와 리라화 하락이 이어져 민심 이반이 뚜렷하다. 지난해 미국의 경제제재가 강화되자 정부가 내놓은 감세, 저금리 대출 등이 리라화 가치를 더 떨어뜨려 부실채권 및 실업자 증가의 악순환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 30일 슬로바키아에서도 공직 경험이 전무한 환경운동가 출신의 주자나 차푸토바 후보(46)가 새 대통령이 됐다. 소속 정당 ‘진보적 슬로바키아’는 의회 의석이 없는 원외 정당. 의원내각제라 실권은 총리에게 있지만 역대 최연소 겸 최초의 여성 대통령임을 감안할 때 당선이 갖는 의미가 상당하다. 지난해 2월 슬로바키아 정계와 이탈리아 마피아의 유착 관계를 취재하던 탐사보도 전문기자 얀 쿠치아크가 피살된 후 주류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염증이 고조되고 있다. 11일부터 총선이 시작되는 인도에서도 올해 1월 정계에 입문한 프리양카 간디(47)의 인기가 높다. 총리만 3명을 배출한 최대 명문가 ‘네루-간디’ 가문 출신이지만 일찍 정계에 입문한 오빠 라훌 간디 인도국민회의(INC) 총재와 달리 정치와 거리를 뒀다. 두 자녀를 둔 주부로 지내다 할머니 인디라 간디 전 총리의 카리스마와 화술을 빼닮은 그가 필요하다는 INC 측의 요구로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24일 태국 총선에서도 태국 정치를 양분하고 있는 군부계 정당도,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 정당도 아닌 개혁 성향의 퓨처포워드당이 선전해 주목받았다.전채은 chan2@donga.com·이윤태 기자}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인 ‘살바토르 문디(구세주)’의 행방이 묘연하다. 르네상스 시대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예수 초상화 얘기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그림이 경매 이후 대중에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아랍에미레이트(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위치한 박물관 ‘루브르 아부다비’는 지난해 9월 18일 이 그림을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시를 2주 정도 앞둔 3일 돌연 전시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박물관 측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그림의 행방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것도 이때부터다. ‘살바토르 문디’는 2017년 11월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익명의 입찰자에게 4억5030만 달러(약 5133억4200만 원)에 낙찰됐다.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 기록이다. 기존 최고가 거래 작품은 피카소 작 ‘알제의 연인들’로 2015년 5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7940만 달러(약 2045억 원)에 거래됐다. 외신에 따르면 그림의 구매자는 압둘라 무함마드 사우디 왕자였다. 대중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그는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대리인으로 그림을 구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왕가의 사치스러운 소비가 주목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내세웠다는 것이다. 그는 경매 몇 달 뒤인 2018년 4월 사우디의 초대 문화부 장관에 올랐다. 경매 한 달 뒤 UAE 문화관광부는 ‘살바토르 문디’를 루브르 아부다비에서 전시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전시를 취소한다고 트위터로 밝혔다. 그림을 획득한 과정 역시 베일에 싸여있다. 루브르 아부다비 관계자는 “(다빈치의) 그림이 어디에 있는지 우리도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아부다비 박물관에 ‘루브르’ 이름을 허가해 준 파리 루브르 역시 그림의 행방을 모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가 취소되고 그림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짝퉁’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림이 가짜인 사실이 드러나는 게 두려워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급기야 경매가 이뤄질 때에도 그림의 표현 기법 때문에 이 그림이 다빈치 작품이 아니라 모방 작품이라는 지적이 있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윤태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