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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에서의 디지털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빠른 시일 내 조직과 인력을 확보하겠다. 해외 사업은 인수합병(M&A), 지분투자도 적극 고려할 것이다.” 위성호 신임 신한은행 행장(59·사진)은 7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취임식을 가진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위 행장은 특히 ‘디지털’을 화두로 제시했다. 위 행장은 2014년 신한카드 사장으로 재직하며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했고 모바일 결제 플랫폼인 ‘신한FAN’을 만들어 결제 시장을 선점했다. 위 행장이 카드의 디지털 혁신 경험을 은행에 이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카드는 결제가 중심이었지만 은행은 다르다”며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빅데이터, 플랫폼, 인공지능(AI)은 개별적인 게 아니라 서로 연결돼야 한다. 또 디지털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외부 사업자들과 같이 투자해 가치를 공유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 행장은 은행의 디지털화를 위한 조직 변화도 시사했다. 그는 “사람도 스펙을 위주로 뽑는 게 아니라 디지털,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에 맞는 정책이 유의미하다”며 채용제도를 바꿀 뜻을 내비쳤다. 해외 사업에 대해서는 명확한 방향을 제시했다. 베트남 일본에서 성과를 낸 것을 경험 삼아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인도네시아나 인도, 미국 등을 공략해 현재 12%인 해외 사업 비중을 202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허가를 받아 사업을 확장하는 방식 외에 좋은 매물이 있으면 인수합병을 하거나 지분을 투자해 배당수익을 올리는 방법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현재 KB국민은행과 치열하게 ‘리딩 뱅크’를 다투고 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9403억 원이었다. 경쟁 은행인 국민은행(9643억 원)보다 순이익에서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국민은행이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대규모 위로금 지급을 하지 않았다면 당기순이익이 1조4610억 원으로 추산돼 신한은행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 국민은행의 개인고객이 지난해 3000만 명을 넘어 신한은행(2450만 명)을 앞서가고 있는 점도 위 행장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위 행장은 디지털과 글로벌로 이러한 과제를 극복하고 향후 업계를 이끌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는 선점한 자가 모두 가져간다. 업계를 주도하는 ‘초(超)격차의 리딩 뱅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고(高)수익엔 고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누가 모르나. 그렇다고 쌈짓돈을 1∼2% 금리를 주는 은행에 묵혀 두기엔 앞이 캄캄하다. 카드값부터 축의금, 각종 회비까지 돈 들어갈 곳이 산더미다. 실적 좋은 업체의 주식도 내가 사면 뚝뚝 떨어지는 ‘마이너스의 손’을 갖고 있는 이들에겐 주식 투자로 돈을 불리는 일도 부담스럽다. 수익률은 높은데 손실 우려가 적은 투자처는 없을까. ○ 회원 가입부터 투자까지 간단 그래서 이달 3일 요즘 가장 ‘핫’하다는 개인 간(P2P) 대출 투자를 직접 해봤다. P2P 대출은 일반인(Peer)의 돈을 모아 다른 사람(Peer)한테 빌려주는 신금융 서비스다. 빌려주는 사람은 투자자가 되고 빌리는 사람은 대출자가 된다. 10%대의 중금리 대출 희망자들이 이 대출을 주로 이용한다. 먼저 개인 신용 부문 1위 P2P 대출 회사인 ‘렌딧’을 써봤다. 이용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을 하니 가상계좌가 생겼다. 100만 원을 입금하고 사이트 상단에 있는 ‘투자하기’ 항목을 눌렀다. 자동으로 질문이 떴다. “얼마를 투자하시겠습니까.” 100만 원을 적고 포트폴리오 만들기를 눌렀다. 그러자 안전추구형(연 수익률 8.51%), 균형투자형(11.96%), 수익추구형(13.24%) 등 3가지 유형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떴다. 순간 멈칫했다. 나도 모르게 수익률이 가장 높은 수익추구형에 손이 갔다. 그런데 3.65%의 예상 손실률이 눈에 밟혔다. 안전추구형은 1.36%, 균형투자형은 2.98%였다. ‘추천’ 태그가 붙은 균형투자형을 눌렀다. 예상되는 수익률과 손실률, 세금(18.44%), 투자할 채권들(76개)이 주르륵 떴다. 76개의 채권에는 생활비, 사업자금 등 대출 목적이 적힌 채권명과 렌딧이 산정한 등급, 대출자의 금리, 투자 기간, 모집 금액, 첫 지급일, 금액이 적혀 있었다. ○ 분산 투자에 복리 효과까지 채권을 하나씩 눌러봤다. 예상보다 정보가 상세해 놀랐다. 대출자의 소득, 부채 상환액 등 소득정보부터 직종, 재직기간 등 직장 정보가 담겨 있었다. 또 대략적인 카드사용 현황도 나왔다. 기자는 특히 각 채권의 현금서비스 이용 잔액 건수를 유심히 살펴봤다. 이를 바탕으로 채권마다 투자 금액을 조정했다. 그리고 결제를 완료했다. 66개 채권에 100만 원을 투자한 것이다. 이렇게 투자를 하면 채권별로 만기와 대출금리, 투자금액을 고려해 10일에 한 번꼴로 원금과 이자가 들어온다. 이를 재투자하면 복리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이 때문에 재투자율도 높은 편이다. 김성준 렌딧 대표는 “나이스에서 받은 신용평가정보와 누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 분산 투자를 하니 27.5%인 소득세가 10% 정도 떨어지는 절세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 이용료는 아직 무료다. 몇 가지 고려할 점도 있다. P2P 대출 투자금의 대부분은 중도 인출을 할 수 없다. 향후에 P2P 대출 시장이 확대되면 손실률이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P2P 대출 회사들은 일정 기간 이상 연체가 발생하면 채권 추심 회사에 추심 업무를 위임한다.P2P 대출 업체가 P2P금융협회에 등록돼 있는 곳인지도 확인해야 한다.김성모기자 mo@donga.com}

조용병 차기 회장이 이끌 신한금융그룹의 차세대 최고경영자(CEO)들이 결정됐다. 경영 안정에 중점을 두며 카드와 금융투자 등 주요 계열사에 지주 부사장을 전진 배치시켜 ‘조용병호’의 진용을 갖췄다. 신한금융지주는 6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신한카드 등 임기가 끝난 계열사 6곳의 최종 사장 후보를 결정했다. 신한지주의 부사장들이 주요 자회사의 대표로 전진 배치됐다. 신한은행의 고참 부행장이 지주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자회사 대표로 가는 기존 방식이 이번에도 이어졌다. 카드와 금융투자, 신용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은 기존 사장들이 연임해 경영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 카드-금투, 임영진·김형진 투톱 체제로 신한금융 자경위는 주요 계열사인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 사장 후보로 임영진(57), 김형진 신한지주 부사장(59)을 선택했다. 임 사장 내정자는 신한은행의 영업추진부장과 자산관리그룹 부행장 등을 지냈다. 2015년 지주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그룹 시너지 추진과 홍보 분야를 맡아왔다. 부행장 재임 때 와병 중인 고 서진원 행장 대신 행장 직무를 대행해 경영 능력이 어느 정도 검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1위 신한카드 못지않게 신한금투 수장 자리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강대석 대표가 2012년 이후 3연임에 성공해 5년간 자리를 지켜왔지만 네 번째 연임의 벽을 넘진 못했다. 김 사장 내정자는 신한은행에서 인사부장과 경영기획, 기업금융 담당 부행장,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을 지냈다. 2013년부터 신한금융 부사장을 맡아 전략 파트를 담당해왔다. 두 후보는 각각 그룹 회장과 은행장 후보로 거론될 만큼 능력을 인정받은 실력파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도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 부사장과 김 부사장도 여러 가지 능력이 훌륭한데, 능력을 검증받을 기회가 없었다. 자회사 사장 인사 때 중요한 후보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로 계열사 간 시너지, 그룹 전략 등을 맡아온 지주의 주요 임원들이 자회사로 빠져나가면서 후임 인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 경영 안정에 무게, 금투 강화 가능성도 이 밖에 신한신용정보 사장에 윤승욱 전 신한은행 부행장(58)이 선택됐다. 윤 사장 내정자는 신한은행에서 총무부장과 영업본부장, 인사담당 부행장을 지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인사와 기업문화를 오래 맡아 리더십과 조직관리 능력이 우수한 점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민정기 사장(58)과 제주은행의 이동대 은행장(60), 신한저축은행의 김영표 사장(57)은 1년 연임됐다. 업계에서는 “경영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라고 분석했다. 깜짝 인사 없이 거론됐던 인물들이 뽑히거나 연임됐기 때문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성과를 바탕으로 인사를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된 측면이 있다. 또 사업의 연속성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향후 그룹의 사업에 관해서는 금융투자 분야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 전체 이익 중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비은행 부문 순이익은 계열사 중 가장 큰 신한카드를 제외하면 2015년보다 670억 원가량 감소했다. 조용병 회장 내정자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경험이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성모 mo@donga.com·신민기 기자}
고령자들이 병원에 입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백내장입니다. 6일 KB골든라이프연구센터의 ‘시니어건강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에 백내장 때문에 입원한 65세 이상 고령자는 19만5000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치매 환자가 8만1000명으로 2위를, 뇌경색증(6만9000명), 무릎관절증(5만5000명), 기타 척추병증(5만1000명)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외래 진료는 고혈압(242만6000명)과 치주질환(197만1000명)이 가장 많았습니다. 노후가 되면 다들 두려워하는 치매가 치료비가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1인당 평균 1년에 1200만 원의 진료비를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니어들은 운동(69%)과 식단관리·식이요법(29%)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54.2%는 건강검진도 정기적으로 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시니어들이 체중 관리와 운동, 식단관리에서 “혼자서 얻을 수 있는 정보에 한계가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흥밋거리가 아닌 신뢰도 높은 건강 정보를 손쉽게 제공받고 싶다는 목소리였습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이후 기업들의 법인카드를 이용한 백화점 상품권 구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동안 기업들이 법인카드로 백화점 상품권을 결제한 금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5% 증가했다. 이 기간 개인이 신용카드로 구입한 백화점 상품권 금액은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업들의 연말연초 선물 수요 등을 고려해도 이는 큰 폭의 증가로 보인다. 청탁금지법 시행(지난해 9월 28일) 이전인 지난해 3분기(7∼9월) 백화점 상품권 법인카드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7.3% 늘어나는 데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는 추석 연휴가 끼어 있다. 반면 이 법이 시행된 이후 선물세트 매출은 계속 줄고 있다. 한 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설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최대 10% 감소했다. 백화점들이 5만 원 이하의 선물세트를 만들었지만 정육, 과일 등 가격이 높은 인기 품목의 매출이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백화점 상품권은 현금으로 바꾸기 쉽고 누가 어떻게 쓰는지 파악하기 어려워 ‘꼬리 없는 돈’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청탁금지법 이후 기업들이 접대비 사용 목적으로 상품권 구입을 늘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지난달 은행들의 대기업 대출이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은행들이 금융 당국의 가계 대출 규제를 피해 기업 대출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현재 대기업 대출 잔액은 79조8525억 원으로 전달보다 2조1655억 원이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이 전달보다 늘어난 건 지난해 1월 이후 1년 만이다. 지난해 1월 말 현재 5대 시중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92조9871억 원이었다. 이후 대기업 대출은 조선·해운 등 구조조정 여파로 11개월 연속 감소하며 지난해 말 77조687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은행 대출 중 대기업 대출만 줄었다. 반면 지난해 꾸준히 늘어나던 가계 대출은 지난달 급격히 줄었다. 지난해 1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5대 은행의 가계 대출은 38조7144억 원 늘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하반기 정부 당국이 가계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증가세가 둔화됐다. 지난달에는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2조 원 넘게 감소했다. 이와 같이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든 것은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완화한 2014년 8월 이후 처음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 대출을 늘릴 수 없어 대기업 여신을 돌파구 중 하나로 보고 있긴 하지만 아직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창업기업에 집중 지원해 창업육성 선도기관으로 자리 잡겠다.” 황록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사진)은 27일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00개의 창업 업체를 지원하고 2019년에는 350개 업체까지 도울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신보는 창업기업의 육성 방안과 올해 보증 규모 등 종합적인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신보는 전국에 8개의 창업성장지점을 열었다. 창업성장지점은 창업자들의 컨설팅부터 창업 후 보증·투자, 향후 상장·인수합병까지 전 단위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스톱 창업지원 전문조직이다. 신보는 이곳에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담당하는 전문 컨설턴트(PM)를 배치했다. 또 될성부른 업체를 키우는 창업기업 육성 플랫폼 ‘스타트업 네스트’도 선보였다. 이는 업체 선별, 창업액셀러레이팅, 금융지원, 성장지원 등 4단계에 걸쳐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신보는 앞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장동력을 키우기 위해 보증 공급 규모도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창업기업에 전년보다 1조5000억 원 늘린 13조5000억 원을 공급한다. 일반보증은 43조 원, 신규보증은 11조 원을 각각 지원한다. 신보는 은행권의 반발로 실시가 늦춰지고 있는 신위탁보증제도를 올 하반기(7∼12월)에 시범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적용 대상은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IBK기업은행이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4차 산업혁명으로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면 자동차보험 산업이 크게 변화할 것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요 간담회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임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은 기존 관행의 틀을 깨는 ‘파괴적 혁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중에서도 태풍이 몰아치고 있는 곳이 보험 산업”이라고 덧붙였다. 그 배경에는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 자율주행차가 있다. 임 위원장은 “자동차 기술과 인공지능(AI) 정보기술(IT) 등이 융합된 자율주행차는 이동 수단의 신지평을 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운전자의 개입이 없는 자율주행 중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차 소유자와 제조사 중 누구의 책임으로 보는지에 따라 보험 상품이 달라질 수 있다. 또 기술적 오류나 해킹에 대비한 새로운 보험 수요도 생겨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 위원장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보험업계가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아이디(ID), 비밀번호가 필요 없이 생체인증으로 거래하는 ‘파이도(FIDO·Fast Identity Online·온라인간편인증) 시대’가 열렸다.” 23일 열린 ‘2017 동아 인포섹―정보보호 콘퍼런스’에서 지문 홍채 목소리 등의 생체인증 기술이 바꿔 놓을 금융의 미래상이 제시됐다. 안기범 한국정보인증 마케팅기획 이사는 주제발표에서 “생체 정보 등을 통해 온라인에서 사용자의 신원을 빠르게 식별하는 파이도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파이도는 아이디와 비밀번호 조합 대신 지문과 홍채 등 생체 정보를 활용한다. 아이디와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등을 사용하면서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돼 그만큼 거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현재 금융업계는 생체 정보로 본인 인증뿐만 아니라 결제까지 끝내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각 시중은행들은 이미 로그인이나 공인인증서를 지문으로 대체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지문을 인증하면 로그인부터 계좌이체까지 대부분의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올해에는 카드사들이 결제에까지 이런 방식들을 도입한다. 롯데카드는 3월 중 플라스틱 카드 대신 손바닥 정맥으로 결제하는 ‘핸드 페이(Hand Pay)’를 시범 운영한다. BC카드도 목소리로 결제하는 ‘보이스 페이(Voice Pay)’를 이르면 3월 중 선보일 계획이다. 미리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목소리를 등록해 놓으면 스마트폰에다 한마디만 해도 결제가 끝난다. 하나카드는 지문이나 음파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며 삼성카드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홍채·안면 인식 결제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파이도가 온라인이나 사물인터넷 기술 등과 융합할 경우 새로운 금융서비스 상품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안 이사는 “지문 인증과 같은 ‘파이도 1.0’ 시대에서 웹 브라우저에서도 바이오 인증 기술이 활용되는 ‘파이도 2.0 시대’가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개인의 생활 패턴과 홍채 등 생체 인증이 결합되는 추세이며 사용자가 주로 다니는 위치 정보 등의 상황 인지기술까지 융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폰, PC, 자동화기기(ATM) 외에 자동차(스마트카)나 냉장고 등을 통해서도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 안 이사는 “파이도 기술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금융 거래를 할 수 있게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지갑 속 카드가 사라질지 모른다. 실물카드 없이 생체정보만으로 결제를 할 수 있는 ‘바이오 페이’가 올해 시범적으로 도입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열린 업무보고에서 플라스틱 카드 대신 목소리, 손바닥 정맥, 홍채 등과 같은 생체 정보로 결제하는 ‘바이오 페이’를 올 상반기(1∼6월)에 시범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기업들도 기술 개발을 끝내고 조만간 관련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바이오 페이 시대’ 열린다 롯데카드는 3월 중 플라스틱 카드 대신 손바닥 정맥으로 결제하는 ‘핸드 페이(Hand Pay)’를 시범 운영한다. 손바닥 정맥 정보를 가맹점이나 고객센터에 미리 등록해 놓으면 기기 위에 손바닥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손바닥 정맥은 사람마다 모양이 다르고 많은 혈관이 복잡하게 지나가 보안성이 높다. 김병준 롯데카드 스마트사업팀장은 “기기의 근적외선 센서가 피부를 투과해 정맥 속 헤모글로빈 성분까지 식별하는 방식이어서 위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등 계열사의 일부 가맹점에 핸드페이 전용 기기를 설치한 뒤 서비스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BC카드도 목소리로 결제하는 ‘보이스 페이(Voice Pay)’를 이르면 3월 중 선보일 계획이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의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ISP)에 설정된 BC카드에 개인식별번호(PIN)를 누르고 목소리를 등록한다. 그리고 인터넷 쇼핑몰의 결제 창에서 BC카드를 선택하면 ISP 앱이 자동으로 실행된다. 그런 다음 스마트폰에 “내 목소리로 결제”라고 말하면 결제가 끝난다. 최정윤 BC카드 핀테크본부장은 “사람마다 음성 정보가 달라 보안성도 뛰어나다”라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생체 인증 및 결제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하나카드는 지문이나 음파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삼성카드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홍채·안면 인식 결제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지문으로 결제를 할 수 있는 지문 인증 및 결제 서비스를 이미 도입했다. 변화 속도 내는 카드사들 카드사들은 꾸준히 디지털 분야를 강화하며 이런 생체 인증 서비스를 위한 기술 혁신을 준비해왔다. 카드사 대표들은 신년사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디지털’을 키워드로 꼽았다. 지난해에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했다면 올해에는 실질적인 서비스들을 내놓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조직 개편까지 단행했다. 신한카드는 올해 초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DT(Digital Transformation) 부문’을 신설했다. DT 부문 산하에는 디지털혁신팀과 AI랩 등을 배치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말 미래사업본부 내에 있던 핀테크사업부를 미래사업추진부와 핀테크사업부로 나눴다. KB국민카드도 디지털 업무를 총괄하는 디지털본부를 만들었다. 본부 안에는 핀테크사업부와 모바일사업부를 개편한 디지털사업부·디지털마케팅부가 포함됐다. 또 비대면 채널을 총괄하는 디지털채널부도 신설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혁신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여신금융연구소는 올해 8개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익이 지난해보다 100억 원 줄어든 2조5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수익기여도가 낮은 공과금, 체크카드 비중 확대, 경쟁 심화, 조달 비용 상승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중심으로 인력을 늘리는 동시에 신규 서비스를 계속 고안하고 있다. 모바일 중심으로 업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뒤처지면 죽는다’는 생각을 다들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BC카드는 5년 전 친환경 제품을 사면 혜택을 주는 ‘그린카드’를 선보인 바 있다. BC카드가 이 카드를 업그레이드한 상품을 최근 내놓았다. BC카드는 환경을 고려하는 친환경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추가로 주는 ‘그린카드v2’를 선보였다고 21일 밝혔다. BC카드는 환경부와 공동으로 ‘스마트한 소비, 가치 있는 선택’이라는 주제를 정하고 기존 서비스를 강화했다. 전기요금, 통신요금, 아파트 관리비 등 생활요금을 자동이체하거나 온라인으로 쇼핑을 하면 에코머니 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친환경 식품, 엔진 세정제 등을 구매할 때도 추가 포인트를 준다. 또 다른 카드들이 제공하는 CGV, 롯데시네마 등 영화 예매(온라인)와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등 커피전문점 할인 서비스도 제공한다. 기존에 그린카드가 제공했던 혜택도 그대로 제공한다. 국내 전 가맹점 이용대금의 최대 0.8%를 에코머니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가정 내 에너지(전기, 수도, 가스)를 절감했을 때도 포인트를 준다. 대형 유통점 및 편의점 등에서 저탄소 친환경 제품을 샀을 때도 에코머니 포인트가 적립된다. BC카드 관계자는 “에코머니 포인트는 소비자가 다양한 친환경 활동 시 경제적 혜택으로 돌려주는 포인트 리워드 서비스다. 적립된 포인트는 TOP 포인트 전환, 현금 캐시백, 이동통신요금 및 대중교통 결제, 친환경 기부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도 올해부터 현행 포인트 지급 구조를 대폭 완화했다. 온실가스를 실질적으로 감축하는 ‘저탄소 인증제품’을 중심으로 에코머니 포인트 적립을 확대할 예정이다. 서준희 BC카드 사장은 “이는 환경을 생각하고 소비를 하는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는 카드다. 환경부와 함께 관련 서비스들을 계속 고민해 선보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린카드v2는 NH농협, IBK기업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의 영업점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은행별 세부 서비스 혜택 등 자세한 내용은 에코머니 홈페이지(www.ecomoney.c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영국계 HSBC은행에 첫 한국인 행장이 탄생했다. HSBC는 정은영 기업금융부문 대표(53·사진)를 HSBC코리아의 신임 행장에 임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9년 산업은행에 입행하면서 금융계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보스턴 은행(현 뱅크오브아메리카)과 호주 커먼웰스 은행 등을 거쳐 2005년 HSBC코리아에 둥지를 틀었다. 금융권에서는 외국계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 등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사정에 밝은 한국인 행장을 발탁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인 행장으로는 박진회 씨티은행장과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등이 있다. HSBC 관계자는 “국제 업무 경험과 한국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어 한국 고객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신임 행장은 금융감독 당국의 승인을 거쳐 4월 3일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마틴 트리코드 현 행장은 HSBC 호주의 행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세계 최대 금융기업 중 하나인 HSBC는 1982년 국내에 처음 지점을 열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가 발목을 잡았다. HSBC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추진했고 2013년 국내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접었다. 현재는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국내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금요일 밤 충남 공주시의 한 지방도. 차를 몰던 김일수(가명) 씨가 급커브를 확인하지 못해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의식을 잃었다. 한적한 길이다 보니 지나가는 차도, 사람도 전혀 없었다. 빨리 구조되지 않는다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 그런데 사고가 일어난 지 5분도 채 안 돼 보험사의 긴급출동 서비스 차량과 앰뷸런스가 현장에 도착했다. 김 씨가 탄 차량이 자동으로 보험사로 사고 발생 정보를 보냈기 때문이다. 이는 가상의 사례지만 곧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물인터넷(IoT)이 장착된 차량이 보급되는 수년 후에는 우리 주위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공지능(AI)이나 로봇기술,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 일하고 생활하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업 역시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접목한 첨단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비대면 거래의 활성화,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 등이 대표적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소비자의 80∼90%는 모바일뱅킹 또는 인터넷뱅킹,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은행 거래를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8월 금융회사들이 공인인증서나 일회용비밀번호(OTP) 외에 다양한 인증수단을 도입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지문은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보편적인 인증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BC카드는 다음 달 목소리로 본인 인증을 하는 서비스를, 롯데카드는 손바닥에 흐르는 정맥으로 결제하는 서비스를 각각 시작할 예정이다. 홍채나 안면, 몸짓 등을 통한 인증도 준비되고 있다. 비대면 거래, 바이오 인증 등이 금융 거래의 번거로움을 줄여줬다면 빅데이터나 AI의 도입은 금융업과 다른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주가의 흐름과 투자 성향 등을 면밀히 분석해 투자자의 자문에 응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는 미국에만 130여 개 업체가 성업 중이다. NH농협은행, 동부화재, 라이나생명, 대신증권 등은 인간과 대화를 하고 상담 업무를 처리하는 메신저인 챗봇을 도입했다. 전문가들은 비대면 금융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금융보안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인공지능 서비스가 오류를 일으키거나 대규모 해킹 사고가 일어날 경우 투자 손실 같은 금전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인증이나 암호기술 등의 금융보안 인프라 없이는 새로운 서비스 개발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국내 금융투자업계가 운용하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안전성과 보안성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동진 금융보안원 보안기술연구팀 연구원은 “새로운 서비스 도입 과정에서 세부적인 보안 위협과 대응 방안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잠재적인 보안 위협에 대한 지속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창규 kyu@donga.com·김성모 기자}

“빌딩이랑 인근 토지도 좀 사고 싶습니다.” 중국인 사업가 A 씨는 지난해 말 국내 한 시중은행을 찾았다. 자금을 맡기고 부동산 투자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다. 그가 맡긴 금액은 300억 원. A 씨는 은행 측에 빌딩뿐만 아니라 인근 토지도 함께 사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중국인들이 무서운 속도로 국내의 토지와 건물들을 사들이고 있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21일 발표한 보고서 ‘외국인의 한국 부동산 투자 동향’에 따르면 중국인 투자자는 지난해에만 262만 m²의 토지를 사들였다. 기타 국가(101만 m²), 미국(97만 m²), 일본(11만 m²) 투자자를 압도했다. 중국인이 가지고 있는 국내 토지 비중은 아직 높지 않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토지는 국내 전체 토지의 0.2%인 10만5413필지(2억3220만 m²) 정도이고, 이 가운데 중국인이 소유한 땅은 2만208필지(1690만 m²)다. 전체 외국인 보유 토지의 7%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 다른 외국인 투자자에 비해 속도가 빠르다. 중국인이 소유한 국내 토지는 5년 전의 5배 가까이로 불었다. 중국인 투자자의 2011년 필지 수는 3448필지(370만 m²)에 불과했다. 중국인들의 국내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2만208필지(1690만 m²)까지 증가했다. 5년 만에 486%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필지는 4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중국 자산가들이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투자처를 찾고 있다. 특히 상가뿐만 아니라 ‘도심 토지’에까지 관심이 늘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은 요즘 중국인 투자자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인들의 투자 탓에 홍콩과 싱가포르, 캐나다 밴쿠버 등의 집값이 폭등한 전례가 있어서다. 이 때문에 캐나다 밴쿠버의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는 지난해 8월부터 외국인에게 주택 가격의 15%를 특별취득세로 부과하기 시작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위안화 하락세를 막기 위해 자국민의 해외 직접투자를 규제하고 있어 이 같은 투자세가 올해도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중국인들이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선 도시들은 집값이 크게 뛰면서 임대료 상승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며 “아직까지 국내에서 중국인 보유 토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영향을 사전에 검토할 시점이 왔다”고 말했다.김성모 mo@donga.com·강성휘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카드로 결제한 금액이 사상 최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6년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이 해외에서 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143억 달러(약 16조4450억 원)로 2015년 132억6400만 달러(약 15조2536억 원)보다 7.8%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5년 전인 2011년 86억1900만 달러(약 9조9119억 원)보다 65.9% 늘었다. 해외여행객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로 출국한 국민은 2238만 명이다. 전년(1931만 명)보다 15.9% 늘었다. 해외에서 현금보다 카드를 선호하는 경향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한국인이 해외에서 긁은 카드는 총 4692만1000장으로 전년보다 22.1% 늘었다. 지난해 외국인이 국내에서 카드로 쓴 금액도 107억800만 달러(약 12조3142억 원)로 전년 대비 6.6% 늘었다. 2015년 메르스 사태로 급감했던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1724만 명으로 전년 대비 30.3% 늘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나는 고모가 엄마였으면 좋겠어.” 조카 소연이(가명·9)가 한참 뜸을 들이더니 말문을 열었다. ‘엄마가 돼 달라’는 조카의 한마디가 김모 씨(48·여)의 가슴을 세차게 후려쳤다. 함께 살면서 딸처럼 대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엄마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컸다. 그날 이후 고모와 조카 사이엔 보이지 않는 ‘끈’ 같은 것이 생겨났다. 소연이는 몇 해 전 발생한 교통사고에서 홀로 살아남았다. 불시에 찾아온 사고는 소연이 부모는 물론이고 어린 오빠까지 집어삼켰다. 김 씨는 홀로 남아 바들바들 떨던 조카를 집으로 데려왔다. 엄마를 찾으며 울던 소연이가 사촌들과 어울리며 밝게 웃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 칼보다 날 선 주변 시선들 사고 이후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언제부터인가 주변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소문 속의 김 씨 가족은 어린 조카에게 남겨진 사고 보험금 7억 원을 노린 ‘나쁜 가족’으로 분칠돼 있었다. 그의 지인은 “아이가 사고의 기억을 지우려는지 고모에게 많이 의존했다. 그런데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그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소연이의 삶을 지탱해줄 유산이 살아남은 가족들을 괴롭히는 비수로 돌변한 것이다. 김 씨는 주변의 시선을 피해 멀찌감치 떨어진 곳으로 이사했다. 소연이도 학교를 옮겼고 이름까지 바꿨다. 하지만 그들을 둘러싼 소문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보험금 지급을 담당하는 직원조차 “이래서야 보험금 관리가 제대로 되겠느냐”며 의심했다. 김 씨를 정식 후견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친척마저 등장했다. 김 씨는 가족의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현실의 악몽을 털어내기로 마음먹었다. 변호사의 권유를 받아들여 KEB하나은행과 미성년후견지원신탁 계약을 맺고 사고 보험금을 은행에 맡기기로 한 것이다. 이달 김 씨 변호사와 하나은행이 관리 방법을 최종 협의해 가정법원에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법원이 이에 동의하는 처분명령을 내리면 하나은행이 소연이의 보험금을 관리한다. 은행이 매달 교육비가 포함된 생활비를 김 씨를 통해 소연이에게 지급하고 제대로 쓰는지 관리하는 것이다. ○ 사회적 안전망 역할 하는 ‘신탁업’ 이번 계약은 국내에서 처음 맺는 미성년후견지원신탁 계약이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부모가 미성년자인 자녀를 두고 사망했을 때 금융사가 보험금, 유산 등을 맡아 성년이 될 때까지 관리해주는 신탁상품이다. 미성년 자녀가 사고로 부모를 모두 잃었을 때 가정법원이 후견인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종종 금전 다툼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13년 7월 ‘최진실법’으로 불리는 ‘친권자동부활금지제’가 시행되면서 미성년후견지원신탁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혼한 한쪽 부모가 사망하면 다른 한쪽에게 자동으로 친권이 생기는 제도가 폐지되고 가정법원의 심사를 거쳐 친권자를 선정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분쟁을 막기 위해선 전문 기관이 재산을 대신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지만 은행들이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해 계약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이나 일본처럼 신탁업이 향후 하나의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학계, 가정법원 등과 협의해 꾸준히 관련 상품을 준비해왔다. 배정식 하나은행 신탁부 팀장은 “법원 인근에 신탁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고 전문가들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올해 1월엔 금융권 최초로 성년후견지원신탁 계약을 체결했다. 성년후견지원신탁은 치매 환자를 비롯해 정신지체자 등 피후견인의 재산 관리를 은행이 대신해 주는 것이다. 첫 계약 대상자는 지적능력이 1, 2세에 불과한 40대 남성 유족이었다. 하나은행은 노부부가 남긴 8억 원의 현금을 맡아 매달 생활비 170만 원을 후견인에게 지급하고 있다. 시스템이 갖춰진 만큼 가정법원도 후견인을 지정할 때 금전 다툼의 소지가 있으면 신탁업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미성년후견지원신탁의 이용 절차▽ 미성년자 후견인○ 은행과 협의해 계약○ 관련 서류 가정법원에 제출▽ 은행○ 가정법원 처분명령에 따라 매달 일정 금액 입출금통장에 지급○ 병원 치료비, 교육비 등 특정 사유 발생 시 해당 금액 지급 ○ 성년 또는 계약서에 적힌 일정 연령이 되면 나머지 돈 지급}

《 핀테크(기술+금융)부터 4차 산업혁명까지 요즘 금융권에는 ‘기술 바람’이 한창입니다. 신용카드사, 은행들이 이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들까지 쏟아내면서 셀 수 없이 많은 금융상품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적금, 펀드 등 일반 금융상품부터 ‘핫한’ 금융기술 서비스까지 기자가 직접 써보고 장단점을 조목조목 소개합니다. 》 ‘신한카드의 하이 포인트나 롯데카드의 벡스 카드를 썼다면 각각 6만2386원, 4만6770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기자는 현재 2개의 신용카드를 쓰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총 4만1061원의 할인·포인트 적립 혜택을 받았다. 그런데 14일 금융상품 추천 애플리케이션 ‘뱅크 샐러드’를 써보니 다른 카드를 이용했다고 가정하면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 카드들은 지금 쓰는 것보다 연회비도 싸다. 신용카드를 2개나 쓰고 있지만 혜택은 하나 쓴 것만 못한 셈이었다. 속이 쓰렸다. 신용카드부터 바꿔야겠다. ○ 신용카드 추천 앱 써보니 뱅크 샐러드는 고객의 지출 명세를 분석하고 여기에 맞는 혜택을 가진 신용카드를 추천해주는 앱이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신용카드 포인트 사용에 제한을 두지 못하도록 카드사 표준약관을 개정하면서 이 앱의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신용카드 포인트만으로도 물건을 살 수 있게 되자 고객들이 ‘포인트 혜택’에 더 민감해진 것이다. 이 앱의 이용법은 간단했다. 앱을 다운로드한 뒤 e메일 주소와 비밀번호, 이름을 넣고 회원가입을 마쳤다. 그러자 10초도 안 돼 이달 지출 금액과 오늘 쓴 금액이 나타났다. 문자메시지로 온 구매 명세들을 분석한 결과다. 하단의 지출 명세를 누르면 요일별로 구매한 항목들이 액수와 함께 상세히 나온다. 지출 분석을 누르면 이 명세들을 카테고리별로 나눠 보여준다. 1월 기자는 신용카드로 68만9186원을 썼다. 이 중 식사 금액이 37%로 가장 컸다. 쇼핑(25%), 패션(15%), 문구(9%) 등을 사느라 신용카드를 긁었다. 이번에는 화면 상단에 있는 추천 항목을 선택했다. 그러자 신용카드 상품들이 주르륵 떴다. 각 카드 옆에 3개월간 이용했을 때 받았을 혜택 금액이 나타났다. 해당 상품을 누르자 월별로 적립됐을 각각의 포인트 액수가 표시됐다. 또 쇼핑, 마트, 통신 등 상세한 카드 혜택들도 보여줬다. 전화 신청, 온라인 신청을 누르면 즉시 카드 발급도 받을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인기 신용카드 등 추천 항목이 없다는 점이었다. 김태훈 뱅크 샐러드 대표는 “신용카드는 자신의 소비 성향에 맞게 쓰는 게 가장 혜택이 크다. 뱅크 샐러드 홈페이지에서는 신용카드 인기 순위뿐만 아니라 예금이나 적금 상품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여러 카드 한 장에 ‘올인원 카드’ 카드를 일일이 비교해 갈아타는 게 번거로우면 여러 개의 카드를 한 장에 담아놓고 각각의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는 KB국민카드의 ‘알파원’ 카드를 써도 좋다. 지난해 9월 카드업계 최초로 이 카드사가 선보인 기능이다. 알파원은 일종의 바구니 역할을 하는 카드다.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 보유하고 있는 국민카드들을 전부 담을 수 있다. 연회비나 가입비는 따로 없다. 이 카드에 여러 카드를 담아두면 각기 다른 혜택을 전부 누릴 수 있다. 상황에 따라 가장 혜택이 큰 카드를 앱 카드에서 결제 카드로 설정하면 된다. 마트를 갔을 때 마트 할인이 큰 카드를, 기름을 넣을 때는 주유할인이 큰 카드를 자동으로 골라 쓸 수 있게 된다. 현재 3만 명이 넘는 고객이 이 카드를 쓰고 있다. 이승연 국민카드 상품기획부 팀장은 “이 카드는 앱 카드와 실물 카드를 오가는 핀테크 기술이 융합된 상품이다. 편의성을 높이고 혜택을 많이 담은 상품들을 내놓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현대캐피탈 독일 법인에서 일하던 모리스 크랜스벨트 씨는 지난해 인사 담당자로부터 해외 파견 프로그램을 제안받았다. 원하는 국가의 법인에서 장기로 일할 수 있게 해준다는 조건이어서 솔깃했다. 역량을 키울 좋은 기회라고 판단한 그는 곧바로 이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그의 선택은 한국이었다. 크랜스벨트 씨는 지난해 8월부터 한국 본사에서 일하고 있다. 독일에서 금융 모델, 비즈니스 분석을 담당해 온 크랜스벨트 씨는 현재 본사 해외사업본부의 해외전략실에서 시장조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여러 통로로 들어오는 시장 정보를 분석하고 전략 수립을 지원하는 일이다. 그는 “해외 법인 간 교류는 직원에게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이며 회사는 각 법인과 직원들의 특성을 잘 활용할 수 있어 ‘윈윈’ 전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원하는 나라에서 일하게 해준다” 현대캐피탈은 직원이 원하는 국가에 장기 파견하는 ‘글로벌 로테이션 프로젝트(GRP)’를 올해 확대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처럼 각 나라의 법인 직원이 교류하고 근무지를 선택할 수 있는 인사관리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언어와 조직 문화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표준화돼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시행하는 인사 시스템이다. 현대캐피탈의 GRP는 한 법인에서 다른 해외 법인으로 최소 1년 이상 장기 파견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내는 법인이 비용을 부담한다. 해외에서 쌓은 경험을 원래 근무지로 돌아와 활용하라는 취지다. 전략, 재무, 리스크, 인사, 정보기술(IT), 마케팅 등 GRP가 적용되는 업무 범위도 다양하다. 특히 서울 본사에서 해외 법인으로만 직원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해외 법인들 간에도 인력을 교류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미국 법인 직원이 캐나다와 독일로, 러시아 법인 직원이 미국과 영국에, 캐나다 법인 직원이 중국 등으로 파견됐다. 모두 9명이 원하는 국가 법인에서 일을 하고 있다. 차경모 현대캐피탈 홍보팀 과장은 “러시아 직원은 미국에 가고 싶어 했는데, 비자 발급이 안 됐다”며 “회사 측에서 미국 대사관 영사를 두 번 찾아가 설득하기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 “맥킨지, GE처럼 바꾼다”, 정태영 부회장의 실험 GRP 프로그램은 정태영 현대캐피탈 부회장이 꺼낸 ‘글로벌 통합’ 카드다.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글로벌 금융사가 되려면 시스템 통합이 필수적이라고 본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캐피탈은 2010년 진출해 있는 9개국의 직급체계부터 통합했다. 평사원은 ‘APB’,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급은 ‘PB’, 중간관리자는 ‘LPB’ 등으로 통일했다. 정 부회장은 “직급 통일은 다른 나라에서 일할 수 있다는 암묵적 메시지다”라며 “직급 통일이 안 돼 내 상사인지 부하인지도 헷갈리면 함께 일할 수 없다”고까지 말했다. 직급 통일 이후 현대캐피탈은 인력 교류 프로그램을 점차 확대해 나갔다. 2010년 특정 법인의 프로젝트에 여러 국가 법인의 직원이 임시로 파견되는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지난해 32명이 이런 식으로 파견됐다. GRP는 이 프로그램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현대캐피탈은 다른 해외 법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개 채용 제도도 도입했다. 해외 법인 간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캐피탈은 현재 국내(8000명)와 해외(1만 명)를 합해 총 1만8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정 부회장이 시도하는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의 글로벌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다. 지난해 현대카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디지털캠프를 만들고 해외 연구·사업을 강화했다.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주재원이나 현지 채용 인력으로 구분하는 국내 금융사 해외 인력관리의 ‘이분법’을 깨기 위한 조치다. 이 과정에서 해외 근무를 원하는 인재들을 유치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글로벌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맥킨지 등이 수년 전 이런 방식으로 직원을 운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법인의 인력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조직 시스템과 일하는 방식 등을 표준화하고 이를 정착시키는 게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성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원들이 자유롭게 해외 근무를 지원하는 ‘커리어마켓’을 조성하면 직원들이 주도적으로 경력을 개발하게 하거나 외국 우수 인재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일은 시스템으로 하는 것이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와) 마찰이 있다는 소리를 안 낼 자신이 있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8일 서울 중구 신한카드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전날 차기 신한은행장 단독 후보로 추천된 위 사장은 이날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행장으로 내정됐다. 그는 일각에서 우려하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와의 마찰에 대해 “그럴 일은 절대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조 내정자와 위 내정자는 1957년, 1958년생으로 1년 차이다. 둘은 2015년 신한은행장, 지난달 신한금융그룹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한 관계다. 이 때문에 위 사장의 행장 내정 이후 업계에서는 ‘투 톱 체제’라는 말까지 나왔다. 신한은행이 신한금융그룹 총자산과 당기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그룹 내에서 행장의 위상이 높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7.2% 많은 2조7748억 원이다. 이 중 약 70%(1조9403억 원)가 은행 몫이다. 마찰이 생기면 자칫 ‘제2의 신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위 내정자는 이에 대해 “한동우 회장이 지주 회장과 계열사 대표의 역할을 시스템화해 분명하게 나눠 놨다. 일은 나이로 하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가 은행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포스트 위성호’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위 내정자는 후계자에 대해 “카드가 금융권 맨 앞에서 디지털과 싸우고 있어서 저도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 새로 오는 분도 디지털·글로벌·리스크 관리에 철학을 담아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수장은 2007년 LG카드와의 통합 이후 신한지주 부사장이나 신한은행 부행장 중에서 선임돼 왔다. 이 때문에 김형진·임영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과 서현주 신한은행 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일은 시스템으로 하는 것이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마찰이 있다는 소리를 안 낼 자신이 있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8일 서울 중구 신한카드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전날 차기 신한은행장 단독 후보로 추천된 위 사장은 이날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행장으로 내정됐다. 그는 일각에서 우려하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와의 마찰에 대해 “그럴 일은 절대 없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조 내정자와 위 내정자는 1957년, 1958년생으로 1살 차이다. 둘은 2015년 신한은행장, 지난달 신한금융그룹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한 라이벌 관계였다. 이 때문에 위 사장의 행장 내정 이후 업계에서는 ‘투 톱 체제’라는 말까지 나왔다. 신한은행이 신한금융그룹 총자산과 당기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그룹 내에서 행장의 위상이 높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7.2% 많은 2조7748억 원이었다. 이중 약 70%(1조9400억 원)가 은행 몫이다. 마찰이 생기면 자칫 ‘제2의 신한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위 내정자는 이에 대해 “한동우 회장이 지주 회장과 계열사 대표의 역할을 시스템화 해 분명하게 나눠놨다. 일은 나이로 하는 게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가 은행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포스트 위성호’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위 내정자는 후계자에 대해 “카드가 금융권 맨 앞에서 디지털과 싸우고 있어서 저도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 새로 오는 분도 디지털·글로벌·리스크 관리에 철학을 담아서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수장은 2007년 LG카드와 통합 이후 신한지주 부사장이나 신한은행 부행장 중 선임돼 왔다. 이 때문에 김형진·임영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과 서현주 신한은행 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민정기 신한BNP파리바 사장, 이동대 제주은행장,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사장, 이원호 신한신용정보 사장, 김종규 신한PE 사장 등도 3월에 임기가 끝난다. 신한금융은 3월 중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신한카드를 비롯한 계열사 사장들의 인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