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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체납된 공항 사용료를 두고 국내 양대 공항공사와 법적 분쟁에 휘말린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산업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난항을 거듭하던 매각 협상은 후보군이 압축돼 막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실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두 공사는 이스타항공이 납부하지 못한 올해 공항 사용료에 대해 각각 올 6월, 9월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했다. 인천공항공사는 7월 이스타항공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변호인을 선임해 정식 재판을 시작했고, 한국공항공사도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소송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회사 명의의 부동산이 없어 압류조차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두 공사의 조치는 모두 장기 체납된 사용료를 받고자 공사 내규에 따라 진행됐다. 하지만 국적 항공사가 3개월 이상 사용료를 내지 못해 법적 분쟁까지 이어진 건 이례적이다. 특히 한국공항공사는 1∼8월 기준 이스타항공으로부터 78억 원을 받아야 했지만 62.2%인 48억 원이 체납됐고, 이는 공사 전체 미징수액의 91.4%에 달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3월부터 모든 노선의 운항을 중단해 매출이 사실상 ‘0’으로, 현재로선 변제 능력이 없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상반기(1∼6월) 제주항공과의 인수 협상이 진행 중일 때만 해도 밀린 공항 사용료를 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모두 물거품이 됐다. 이 때문에 이스타항공은 조만간 제주항공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 4월부터 운항 중단이 없었다면 다소나마 국내선 매출 창출이 가능했겠지만, 제주항공이 인수 협상 과정 중 중단을 요구해 놓고 인수를 돌연 포기해 이스타항공의 매출 창출 기회를 박탈했다는 것이다. 문 의원은 “최근 직원 정리해고 등 어려움을 겪는 이스타항공의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며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해 관계당국이 이스타항공 관련 조치의 재고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타항공 측은 일단 운항 재개와 함께 재매각에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이스타항공 매각 주관사는 기업 4곳을 인수 적합 기업으로 추렸다. 당초 기업 8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었지만 인수 조건에 부합하지 않거나 이스타항공의 사회적 논란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중도 포기를 한 곳이 발생하면서 절반으로 압축됐다. 이스타항공과 매각 주관사는 최대한 빠르게 최적의 인수자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이스타항공은 인수 기업이 정해지는 대로 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갈 계획이며 동시에 운항 재개를 위한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인수자를 빨리 찾아 밀린 고정비 등을 내서 하루빨리 운항을 재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변종국 기자}
현대·기아차가 주행 중 시동 꺼짐 등 결함 논란을 불렀던 ‘세타2GDi’(세타2) 엔진의 추가 품질 비용(충당금) 3조4000억 원을 3분기(7∼9월) 실적에 반영하기로 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충당금으로 현대차그룹은 세타2 엔진에 대한 품질 논란을 이번에 말끔히 해결하고 소비자 신뢰를 선제적으로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현대·기아차는 3분기 실적에 충당금으로 현대차 2조1300억 원, 기아차 1조2600억 원 등 총 3조3900억 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2018년 3분기와 지난해 3분기에 세타2 엔진 리콜을 위해 각각 4600억 원, 9200억 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하지만 세타2 엔진 교환(리콜) 사례가 늘고 있고, 운전자들이 장기간 차량을 보유함에 따라 품질보증 기간이 더 늘어나면서 추가 충당금을 설정하기로 했다. 현대차 측은 “세타2 엔진에 대한 평생 보증을 발표한 뒤 엔진 교환 사례가 예상보다 늘고, 보증 기간도 당초 12.6년에서 19.5년으로 늘어 충당금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0월 세타2 엔진을 얹는 국내외 차량 400여만 대를 평생 보증해 주기로 결정한 바 있다. 쏘나타 K5 쏘렌토 스포티지(이상 2011∼2018년식)와 투싼 싼타페(이상 2013∼2018년식) 등이 대상이다. 세타 엔진은 2002년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순수 국산 엔진으로 호평받았지만 후속 모델인 세타2 엔진은 2015년부터 소음 및 진동, 시동 꺼짐 현상이 지적되면서 엔진 결함 논란을 빚어왔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평생 품질보증 대상은 아니지만 고객 불만 사례가 접수되고 있는 기타 엔진(세타2MPI·HEV, 감마, 누우)에 대해서도 고객 품질 만족도 제고를 위해 KSDS(엔진 소음 및 진동을 미리 감지해 주는 시스템)를 장착해 주기로 하고, 이와 관련한 비용도 올해 3분기 실적에 충당금으로 반영했다. 품질보증 및 KSDS 장착 관련 대상 차종은 총 740만 대(현대차 370여만 대, 기아차 360여만 대) 규모다. 현대·기아차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충당금 관련 사전 설명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품질 논란 등 시장의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증권업계는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번 충당금 반영으로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정부가 택배기사에 대한 택배회사의 안전보건 조치 상황을 긴급 점검하기로 했다. 과로사로 보이는 택배기사의 사망 사고가 연이은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또 회사 측이 택배기사들의 산업재해보상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대리 작성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신청서를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21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과로 등 택배기사의 건강장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조치 긴급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19일 밝혔다. 점검 대상은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롯데글로벌로지스, 로젠택배 등 4곳이다. 정부는 이들 업체의 주요 터미널 40곳과 대리점 400곳을 점검할 방침이다. 정부가 앞서 점검에 나선 쿠팡은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달 12일 한진택배 소속 택배기사 김모 씨(36)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나흘 전인 8일 새벽 “너무 힘들다. 물량 일부를 받지 않으면 안 되겠느냐”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동료 기사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김모 씨(48)는 8일 배송 업무 도중 호흡곤란과 가슴통증을 호소하다가 숨졌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올 들어 10명의 택배기사가 사망했다. 정부는 김 씨의 것을 포함해 CJ대한통운 측이 대필한 것으로 확인된 택배기사들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직권으로 취소했다. 전국택배연대노조는 업무 중 숨진 김 씨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 필체가 본인 것과 다르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고용부와 근로복지공단은 16일과 18일 이틀간 CJ대한통운 송천대리점을 현장 조사한 결과 모두 9명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세무대리인이 대신 작성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구두로 동의했더라도 신청서에 자필 서명이 없으면 효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택배기사, 골프장 캐디 등 특수고용노동자(특고)들은 기업이 직접 고용한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산재보험 적용을 제외해 달라고 스스로 신청할 수 있다. 보험료 부담을 꺼리는 기업들이 이를 악용해 특고에게 산재 적용 제외 신청을 강요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CJ대한통운 측은 “산재보험은 택배 대리점과 택배기사들 간의 일로 CJ대한통운이 관여하는 부분은 아니다”라면서도 “서명을 대신 한 부분은 있지만 신청서 작성을 강요한 것이 아니고 카카오톡 등으로 사전 동의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진택배 측은 “사망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지병에 의한 사망으로 결론이 났고 평소 다른 택배기사에 비해 적은 200박스 내외 물량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고용부와 공단은 택배기사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전수 조사하고 제외 신청 과정에 사업주의 강요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송혜미 1am@donga.com·변종국 기자}

현대·기아차가 주행 중 시동 꺼짐 등 엔진 결함 논란을 불렀던 ‘세타2GDi’(세타2) 엔진에 대한 품질보증비용(충당금) 규모를 추가로 3조4000억 원 늘렸다. 19일 현대·기아차는 3분기(7~9월) 실적에 충당금으로 현대차 2조1300억 원, 기아차 1조2600억 원 등 총 3조3900억 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엔진 결함으로 2018년 3분기(4600억 원)와 지난해 3분기(9200억 원)에 쌓은 충당금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현대차 측은 “세타2 엔진에 대한 평생 보증을 발표한 뒤 엔진 교환 사례가 예상보다 늘고, 보증 기간도 당초 12.6년에서 19.5년으로 늘어 충당금 규모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평생 품질보증 대상은 아니지만 고객 불만 사례가 접수되고 있는 기타 엔진(세타2 MPI·HEV, 감마, 누우)에 대해서도 KSDS(엔진 소음 및 진동을 미리 감지해주는 시스템)를 장착해주기로 하고 이 비용도 충당금으로 반영했다. 품질보증 및 KSDS 장착 관련 대상 차종은 총 740만 대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최악의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체납된 공항 사용료를 두고 국내 양대 공항공사와 법적 분쟁에 휘말린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산업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난항을 거듭하던 매각협상은 후보군이 압축돼 막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실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두 공사는 이스타항공이 납부하지 못한 올해 공항 사용료에 대해 각각 올해 6월, 9월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했다. 인천공항공사는 7월 이스타항공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변호인을 선임해 정식 재판을 시작했고, 한국공항공사도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소송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회사 명의의 부동산이 없어 압류조차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두 공사의 조치는 모두 장기 체납된 사용료를 받고자 공사 내규에 따라 진행됐다. 하지만 국적 항공사가 3개월 이상 사용료를 내지 못해 법적분쟁까지 이어진 건 이례적이다. 특히 한국공항공사는 1~8월 기준 이스타항공으로부터 78억 원을 받아야했지만 62.2%인 48억 원이 체납됐고, 이는 공사의 전체 미징수액의 91.4%에 달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3월부터 모든 노선의 운항을 중단해 매출이 사실상 ‘0’으로, 현재로선 변제 능력이 없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상반기(1~6월) 제주항공과의 인수 협상이 진행 중일 때만 해도 밀린 공항 사용료를 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모두 물거품이 됐다. 이 때문에 이스타항공은 조만간 제주항공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 3월부터 운항 중단이 없었다면 다소나마 국내선 매출 창출이 가능했겠지만, 제주항공이 인수협상 과정 중 중단을 요구해놓고 인수를 돌연 포기해 이스타항공의 매출 창출 기회를 박탈했다는 것이다. 한편 이스타항공 측은 일단 운항 재개와 함께 재매각에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이스타항공 매각 주관사는 기업 4곳을 인수 적합 기업으로 추렸다. 당초 기업 8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었지만 인수 조건에 부합하지 않거나 이스타항공의 사회적 논란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중도 포기를 한 곳이 발생하면서 절반으로 압축됐다. 이스타항공과 매각 주관사는 최대한 빠르게 최적의 인수자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이스타항공은 인수기업이 정해지는대로 회생신청(법정관리)에 들어갈 계획이며 동시에 운항 재개를 위한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인수자를 빨리 찾아 밀린 고정비 등을 내서 하루 빨리 운항을 재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잇따른 화재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EV에서 또 불이 났다. 18일 경기소방본부에 따르면 17일 오전 3시 40분쯤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주민자치센터 주차장에 세워진 코나EV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대는 인력 26명과 장비 12대 등을 투입해 불을 껐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차량 소유자는 화재 전날인 16일 오후 10시쯤 주차를 한 뒤 충전을 시작했다. 소방당국은 차 배터리를 충전하다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번 코나EV 화재는 최근 한 달 동안 일어난 세 번째 화재이자 국내외에서 보고된 14번째 화재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화재가 계속되자 2017년 9월 29일부터 올해 3월 13일까지 제작된 차량 2만5564대를 대상으로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리콜조치(시정조치)에 들어갔다. 이번에 화재가 난 코나EV는 2018년식 차량으로 리콜 조치 대상이다. 다만, 현대차 관계자는 “(남양주 화재 차량이) 리콜 조치를 받은 차량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앞으로 구체적인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앞서 대구와 제주 등에서 발생한 코나EV 화재와 달리 차량이 완전 전소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명확한 화재 원인 규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개 차량 화재는 완전 전소가 돼 화재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토부와 현대차 등이 앞선 화재의 원인을 ‘배터리 셀 불량 가능성’으로 발표했지만, 업계에서는 정말 배터리 문제가 맞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한 상태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HMM(옛 현대상선)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을 위해 북미 서안 항로에 컨테이너선 2척을 임시 투입한다. 18일 HMM은 부산∼미국 로스앤젤레스 구간에 직기항 서비스(다른 항구를 거치지 않고 바로 가는 노선)로 컨테이너선 2척을 긴급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투입 예정인 선박은 5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프레스티지호와 4600TEU급 인테그랄호다. 두 선박은 31일 부산에서 출발해 다음 달 11일 미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HMM의 컨테이너선 긴급 투입은 8월과 9월에 이어 세 번째다. 미국 노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얼어붙었던 경기가 회복되면서 물동량이 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수출 기업들은 해운업계 등에 원활한 수출을 위해 선복량을 늘려달라고 요구해 왔다. HMM은 당초 1대의 컨테이너선을 투입하려 했으나 기업들의 요구로 1대를 더 늘린 것으로 전해진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지난달 말 호주 콴타스 항공은 ‘747 와인바’ 상품을 출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퇴역한 B747 여객기에서 사용하던 기내용 카트에 와인과 샴페인, 과자, 기념품 등을 담아 상품화한 것이다. 1474호주달러(약 120만 원)에 올라온 이 상품은 2시간 만에 완판됐다. 한 항공사 홍보 담당자는 “신선하지만 슬픈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평소 같으면 중고로 팔거나 버렸을 카트를 조금이라도 돈을 더 받기 위해 상품으로 내놓을 정도로 항공사들의 경영 상태가 최악임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글로벌 항공업계에서는 업황 회복에 비관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스콧 커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이 보급되지 않으면 앞으로 1, 2년이 지나도 여행 수요가 되돌아오진 않을 것 같다”며 “기업 출장 수요도 2024년까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 배스천 델타 항공 사장도 “항공 수요가 정상화되기까지는 2년 이상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항공사들의 적자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객 수요가 급감한 항공사들은 여름을 기점으로 조금씩 수요가 회복되는 기미를 보였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되자 비관론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국내 항공업계는 장기전에 돌입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이달 중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신청할 예정이다. 여기에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 등을 더해 총 1조5000억 원 이상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올해는 유상증자와 알짜 사업부 매각, 화물 운송 반짝 실적 등으로 버텼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에 대비하는 것이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도 기안기금을 신청해 1700억 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나머지 항공사들도 유상증자와 직원 무급휴직 등을 통해 버티기에 들어갔다. 연말부터는 대부분 무급휴직에 들어가는데 언제 끝날지는 불투명하다. 일부 항공사들은 쉬고 있는 비행기를 활용해 국내 상공을 도는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과 사옥 투어 등 다양한 이색 상품을 내놓고 수익 마련에 힘쓰고 있지만 경영난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한 항공업계 임원은 “국내선과 일부 국제선의 기업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나 싶더니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업계가 얼어붙고 있다”며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1, 2년 더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하에 생존을 위한 장기 플랜을 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지난달 말 호주 콴타스 항공은 ‘B7474 와인바’ 상품을 출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퇴역한 B747 여객기에서 사용하던 기내용 카트에 와인과 샴페인, 과자, 기념품 등을 담아 상품화한 것이다. 1474 호주 달러(약 120만 원)에 올라온 이 상품은 2시간 만에 완판 됐다. 한 항공사 홍보 담당자는 “신선하지만 슬픈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평소 같으면 중고로 팔거나 버렸을 카트를 조금이라도 돈을 더 받기 위해 상품으로 내놓을 정도로 항공사들의 경영 상태가 최악임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 되면서 글로벌 항공업계는 업황 회복에 비관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스콧 커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이 보급되지 않으면 앞으로 1,2년이 지나도 여행 수요가 되돌아오진 않을 것 같다”며 “기업 출장 수요도 2024년까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 배스천 델타항공 사장도 “항공 수요가 정상화되기 까지는 2년 이상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이런 추세가 계속 되면 항공사들의 적자 기조가 계속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여객 수요가 급감한 항공사들은 여름을 기점으로 조금씩 수요가 회복되는 기미를 보였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되자 비관론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국내 항공업계는 장기전에 돌입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이달 중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신청할 예정이다. 여기에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 등을 더해 총 1조5000억 원 이상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올해는 유상증자와 알짜 사업부 매각, 화물 운송 반짝 실적 등으로 버텼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에 대비하는 것이다.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도 기안기금을 신청해 약 17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나머지 항공사들도 유상증자와 직원 무급 휴직 등을 통해 버티기에 들어갔다. 연말부터는 대부분 무급휴직에 들어가는데 언제 끝날지는 불투명하다. 일부 항공사들은 쉬고 있는 비행기를 활용해 국내 상공을 도는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과 사옥 투어 등 다양한 이색 상품을 내놓고 수익 마련에 힘쓰고 있지만 경영난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한 항공업계 임원은 “국내선과 일부 국제선의 기업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나 싶더니 코로나 재확산으로 다시 업계가 얼어붙고 있다”며 “앞으로 코로나 사태가 1~2년 더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생존을 위한 장기 플랜을 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50·사진)이 수석부회장 취임 2년여 만에 회장 자리에 오른다.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기에 정 수석부회장이 보다 확고한 책임경영의 열쇠를 쥐고 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4일 오전 긴급 화상 이사회를 열고 정 수석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승진 선임할 예정이다. 정주영, 정몽구 회장에 이어 3세 경영체제가 본격화되는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현대차그룹의 경영을 실질적으로 주도해왔다. 정 수석부회장은 앞서 3월에 부친인 정 회장(82)이 21년 만에 내려놓은 현대차이사회 의장직을 물려받는 등 그룹 경영권 이양 작업이 차근차근 진행돼왔다. 이번 승진 인사로 현대차의 미래차 드라이브에는 더 큰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내년 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생산되는 첫 전기차 ‘아이오닉5’를 출시하면서 전기차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정 회장은 7월 지병으로 서울아산병원에 긴급 입원한 바 있다. 이후 서서히 건강을 회복했지만 아직 입원 중인 정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명예회장으로 추대될 것으로 알려졌다.김도형 dodo@donga.com·변종국 기자}

“가는 곳이 길이 되는 전설적인 오프로더, 올 뉴 디펜더.” 지난달 22일 국내 출시를 겸해 열린 랜드로버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 뉴 디펜더’의 시승회. 올 뉴 디펜더를 소개하는 자료에 적혀 있는 한 문구에 시선이 갔다. ‘가는 곳이 길이 된다’는 것은 이 차가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대체 얼마나 대단하기에 이런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일까? 이날 시승은 10년 동안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지 않았다는 경기 양평군 한화리조트 인근의 산길을 통해 유명산 정상(860m)까지 오르는 코스였다. 비가 많이 내린 뒤였던지라 일부 산길은 유실돼 있었고 물길까지 나 있었다. 가파른 경사와 움푹 파인 길 때문에 앞 시야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곳도 있었다. 난이도가 있었지만, 오프로드 성능을 느껴 보기엔 적합한 코스였다. 올 뉴 디펜더의 오프로드 기능을 활성화하면 길이 진흙인지, 모래인지, 암석인지에 따라 주행 모드를 설정할 수 있었다. 차량 높이나 바퀴 회전, 출력 등을 조절해줘 주행을 도왔다. 특히 카메라 센서를 이용해 물의 깊이를 파악함으로써 도강을 돕는 기능도 있으며, 차량 바퀴 쪽에 카메라가 있어서 디스플레이로 운전자 시야에는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도 볼 수 있었다. 험한 길에서는 간혹 바퀴 한쪽이 빠지거나 헛도는 일도 있었는데 차를 몰수록 차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졌다. 특히 서스펜션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시승에 앞서 울퉁불퉁한 길에서 몸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려 멀미가 날까 봐 점심 끼니도 거른 상태였다. 하지만 올 뉴 디펜더는 차량 바퀴를 댐퍼(진동을 줄이는 장치)와 스프링으로 지지하는 방식인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스프링 서스펜션과 차량의 높이를 75mm에서 최대 145mm까지 높여주는 에어서스펜션을 적용해 흔들림을 최소화했다. 이러한 서스펜션 기능은 핸들링을 상당히 가볍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핸들을 이리저리 돌릴 때 뻑뻑하거나 무겁지 않았다. 핸들링이 너무 가벼워 오히려 놀랄 정도였다. 30분도 안 돼 800m 높이의 정상에 도착했다. 내려올 때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량이 스스로 속도를 조절해주는 기능을 사용했다. 힘들이지 않고 오프로드 시승을 마치고 나자 ‘가는 곳이 길이 된다’는 자신감 ‘뿜뿜’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온로드 주행도 놀라웠다. 비포장에 특화돼 있어 온로드 주행은 소음도 크고 가속도 평범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완전히 빗나갔다. 핸들링이 가볍다 보니 코너링 구간에서도 세단 못지않은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가족 및 레저형 SUV일 뿐 아니라 도심형 SUV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 뉴 디펜더 시승 이후 지인들로부터 “올 뉴 디펜더 어때?”라는 질문을 몇 번 받았다. “기대 안 했는데 괜찮다. 시승 한번 꼭 해봐라”고 답해주고 있다. 오프로드와 온로드를 동시에 사로잡을 수 있는 SUV를 찾는다면 올 뉴 디펜더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올 뉴 디펜더의 가격은 8590만∼9180만 원이며 연비는 L당 9.6km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50·사진)이 수석부회장 취임 2년여 만에 회장 자리에 오른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기에 정 부회장이 보다 확고한 책임경영의 열쇠를 쥐고 변화에 대응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4일 오전 긴급 화상 이사회를 열고 정 수석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승진 선임할 예정이다. 정주영, 정몽구 회장에 이어 3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되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현대차그룹의 경영을 실질적으로 주도해왔다. 정 수석부회장은 앞서 3월에 부친인 정몽구 회장(82)이 21년 만에 내려놓은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물려받는 등 그룹 경영권 이양 작업이 차근차근 진행돼왔다. 이번 승진인사로 현대차의 미래차 드라이브에는 더 큰 힘이 실릴 전망이다. 현대차는 내년 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생산되는 첫 전기차 ‘아이오닉5’를 출시하면서 전기차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7월 대장 게실염으로 서울아산병원에 긴급 입원한 정 회장의 결단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술 이후 서서히 건강을 회복했지만 아직 입원 중인 정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명예회장에 추대될 것으로 알려졌다.김도형 dodo@donga.com·변종국 기자}

국회가 12일 국가기관 최초로 현대차의 양산형 수소전기버스를 도입했다. 지금까지 국가기관이 경찰버스에 시범사업용 수소전기버스를 도입한 적은 있지만, 상업 판매를 위해 제작한 양산형 모델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는 셔틀버스 등 다양한 용도로 운영해 청사 내 차량 이용 시 배출되는 대기 오염물질을 줄여 ‘클린국회’를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9월 국회에는 수소충전소도 세워졌다. 이날 공개된 수소전기버스는 1회 충전으로 434km의 주행이 가능하고,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180kW 연료전지 시스템이 탑재돼 13분 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특히 3단계 정화 과정을 통해 공기 중 초미세먼지를 99.9% 제거할 수 있는 공기정화 시스템을 갖췄다. 1시간 주행할 때마다 516명이 마실 양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어 ‘달리는 공기청정기’라 불린다. 교통약자가 편리하게 버스를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정차 시 계단 없이 탑승자 쪽으로 차가 7∼8cm 낮춰지는 시스템(닐링 시스템)도 갖췄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수소버스가 우리 국민에게 수소경제의 중요성과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수소전기버스 시승식에는 박 국회의장과 김영춘 국회사무총장, 복기왕 의장비서실장, 전상수 입법차장 등 국회 관계자와 수소전기버스를 제작한 현대차 공영운 사장이 참석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서울 강남구에 사는 전기자동차 소유주 윤모 씨는 최근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기차 한 대가 다섯 시간이 넘도록 충전기를 사용하고 있는 걸 목격했다. 보통 완충하는 데 2, 3시간이면 충분한데도 충전기를 독차지하고 있어 차주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도 받지 않았다. 윤 씨는 “아파트 주차장에 충전기가 2기뿐인데 이렇게 얌체 짓을 하는 사람 때문에 제때 충전을 못하는 일이 잦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이모 씨는 아파트 주차장의 전기차 충전소에 일반 차량이 버젓이 주차해 놓은 황당한 상황을 종종 겪는다. 이 씨는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충전 외에는 반드시 비워둬야 할 공간에까지 주차한다”면서 “관리사무소에 항의하지만 이런 일이 잦아 매번 항의하기도 지친다”고 했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전기차 충전을 둘러싼 갈등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전기차는 매년 늘고 있지만, 전기차 충전소 보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 전기차 100대당 충전기 수는 50.1기로, 2017년 정점(59.7기)을 찍은 뒤 매년 줄고 있다.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2017년 2만4907대에서 올해 8월 말 10만9271대로 약 4.3배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충전기 수는 1만4868기에서 5만4774기로 3.6배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0년 이후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들이 전기차 충전기 보급을 위해 설치 보조금 등을 지급해 왔지만 2017년 이후 관련 예산이 줄고 충전 공간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확충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100대당 충전기 수 185.3기인 미국과 318.5기인 영국, 230.4기인 독일에 비하면 매우 낮다. 충전 인프라 부족에 따른 운전자 간 갈등도 매년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시에 접수된 충전소 관련 민원은 월별 2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월평균 153대)보다 약 49% 늘었다. 민원 대부분이 충전기 이용 시간이 과다하다거나 충전 공간에 차를 세워두는 문제 등이다. 이와 같은 갈등의 원인은 충전 예절 및 인식의 부족과 함께 한정된 충전기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다 유연한 충전기 인프라 확충 정책을 짜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역별로 전기차 보급 상황이 달라 부족 또는 과잉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충전소 설치를 무조건 의무화하는 것도 옳지는 않다”면서 “전기차 증가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초적인 전력 설비 구축을 의무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언제든지 전기차 보급 상황에 따라 충전기 수를 조절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갖춰 놓자는 것이다. 실제 유럽연합(EU)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은 건물이나 주차장에 의무적으로 전기 배선을 깔게 한 뒤 필요에 따라 전기 충전소 개수를 늘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한편 국내 전기차 보급대수가 가장 많은 테슬라는 장기간 충전을 하는 이른바 ‘알박기 충전’ 해결을 위해 26일부터 ‘점거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테슬라는 전용 충전기인 ‘슈퍼 차저’를 전국 33곳에 두고 있는데 충전 완료 후 5분 이내에 차량을 이동시키지 않으면 1분당 500원씩(혼잡 시 분당 1000원)을 강제 부과하기로 했다.변종국 bjk@donga.com·서형석 기자}

서울 강남구에 사는 전기차 소유주 윤모 씨는 최근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기차 한 대가 다섯 시간이 넘도록 충전기를 사용하고 있는 걸 목격했다. 보통 완충하는데 2,3시간이면 충분한데도 충전기를 독차지하고 있어 차주에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도 받지 않았다. 윤 씨는 “아파트 주차장에 충전기가 2기 뿐인데 이렇게 얌체 짓을 하는 사람 때문에 제때 충전을 못하는 일이 잦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이모 씨는 아파트 주차장의 전기차 충전소에 일반 차량이 버젓이 주차 해놓은 황당한 상황을 종종 겪는다. 이 씨는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보니 충전 외에는 반드시 비워둬야 할 공간에까지 주차한다”면서 “관리사무소에 항의하지만 이런 일이 잦아 매번 항의하기도 지친다”고 했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전기차 충전을 둘러싼 갈등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전기차는 매년 늘고 있지만, 전기차 충전소 보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 전기차 100대 당 충전기 수는 50.1기로, 2017년 정점(59.7기)을 찍은 뒤 매년 줄고 있다.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2017년 2만4907대에서 올해 8월 말 10만9271로 4.3배 늘었지만, 같은 기간 충전기 수는 1만4868기에서 5만4774기로 3.6배 늘어나는데 그쳤다. 2010년 이후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들이 전기차 충전기 보급을 늘려왔지만 2017년 이후 관련 예산이 줄고 충전 공간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확충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100대당 충전기 수는 185.3기인 미국과 318.5기인 영국, 230.4기인 독일에 비하면 매우 낮다. 충전 인프라 부족에 따른 운전자 간 갈등도 매년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시에 접수된 충전소 관련 민원은 월별 2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월 평균 153대) 보다 약 49% 늘었다. 민원 대부분이 충전기 이용 시간이 과다하다거나 충전 공간에 차를 세워두는 문제 등이다. 이와 같은 갈등의 원인은 충전 예절 및 인식의 부족과 함께 한정된 충전기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다 유연한 충전기 인프라 확충 정책을 짜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역 별로 전기차 보급 상황이 달라 부족 또는 과잉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충전소 설치를 무조건 의무화하는 것도 옳지는 않다”면서 “전기차 증가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초적인 전력 설비 구축을 의무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언제든지 전기차 보급 상황에 따라 충전기 수를 조절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갖춰놓자는 것이다. 실제 유럽연합(EU)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등은 건물이나 주차장에 의무적으로 전기 배선을 깔게 한 뒤 필요에 따라 전기 충전소 개수를 늘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한편 국내 전기차 보급대수가 가장 많은 테슬라는 장기간 충전을 하는 이른바 ‘알박기 충전’ 해결을 위해 26일부터 ‘점거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테슬라는 전용 충전기인 ‘슈퍼 차저’를 전국 33곳에 두고 있는데 충전 완료 후 5분 이내에 차량을 이동시키지 않으면 1분당 500원씩(혼잡시 분당 1000원)을 강제 부과하기로 했다.변종국기자 bjk@donga.com서형석기자 skytree08@donga.com}

“배터리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한 내부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국토교통부가 8일 현대자동차의 전기차인 코나EV의 자발적 제작결함시정(리콜) 조치를 발표하며 유력한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를 언급하자 배터리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코나EV 차주들도 “배터리가 문제라면 현 리콜 방침은 잘못됐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9일 자동차 및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날 국토부 발표 후에야 배터리 결함이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된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다양한 화재 원인 중 제조 공정상 품질불량으로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돼 화재가 났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추정된다”고 밝혔다. LG화학은 국토부 발표 직후 긴급회의 후 두 시간여 만에 “배터리 셀 불량이 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에 현대차와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LG화학 관계자는 “코나EV 용 배터리 셀을 생산한 중국 난징 공장에서 현대차 아이오닉을 비롯해 유럽 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배터리 셀도 생산하고 있지만 특별한 문제는 아직 없었다”며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연 실험에서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통상 화재 원인 파악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번 발표가 성급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한국 배터리 명성에 치명적일 수 있는 발표인데 좀더 신중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중국과 일본 업체들이 이번 발표를 앞세워 한국 배터리 회사들을 공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나EV 일부 차주들도 자체 커뮤니티 등에서 국토부와 현대차의 대처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국토부 발표를 보면 배터리 자체의 결함으로 보이는데, 왜 배터리 교환에 준하는 조치가 없느냐’는 것이다. 현대차는 코나EV에 대한 리콜 조치로 고전압배터리관리시스템(BMS)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겠다고 밝혔다. BMS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 배터리 문제 발생시 경고등이 켜지면서 충전이 중단되고, 시동이 걸리지 않아 화재를 미리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이어 현대차는 업데이트 이후에도 문제가 이어지면 배터리를 교환해주겠다는 방침이다. 한 차주는 “바로 배터리를 교환해주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만 하겠다는 것은 리콜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 아니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차주들은 △BMS 업데이트를 하면 항속거리(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거리)가 줄어드는 현상 △전기차 전용 냉각수 문제로 인한 화재 가능성 △배터리를 둘러싼 케이스의 깨짐 현장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 등 최근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는 논란에 대한 명확한 답변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측은 BMS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인한 항속거리 감소나, 냉각수 문제로 인한 화재 가능성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다음주 북미 시장에서도 동일한 리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현재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이 진행하고 있는 결함조사에도 충실히 참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년 전 BMW 화재 조사도 1년 이상이 걸렸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데 특정 원인을 유력하게 지목해 오히려 논란을 키운 것 같다”며 “소비자 안전과 배터리 산업이 걸린 문제인 만큼 신중하고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변종국기자 bjk@donga.com서동일기자 dong@donga.com}
서울시가 7일 대한항공이 보유한 종로구 송현동 땅의 용도를 공원으로 변경했다. 대한항공이 내년 초까지 매각 대금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해 제3자가 이 땅을 먼저 매입해 매각 대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날 ‘제14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송현동 부지(3만7141m²)를 포함한 북촌 지구 단위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밝혔다. 송현동 부지 용도를 부동산 개발이 가능했던 상업지구에서 공원으로 바꾸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는 8월 송현동 부지의 역사·문화적 가치와 입지적 중요성 등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김학진 행정2부시장은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데 민간의 대규모 개발 철회 후 23년간 나대지로 방치돼 왔다”며 “현 시점에서 공공이 매입하지 않는다면 송현동 땅은 영영 공적으로 활용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결정고시는 현재 진행 중인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를 감안해 조정이 완료되는 시점까지 유보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한항공에 빠른 대금 지급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매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LH가 대한항공으로부터 땅을 매입한 뒤 서울시 소유의 시유지와 교환하는 방식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원 결정 이후에도 타당성 조사, 공원 조성계획 수립 등의 절차를 거쳐야 땅 매입을 위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중재위 결정을 지켜보면서 서울시 등과 협의하겠다”고만 밝혔다. 다만 대한항공은 땅의 용도가 공원으로 결정돼 버리면 매각 대상은 서울시로 한정될 수밖에 없어 협상의 여지가 줄어든다. 이 때문에 땅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LH는 이날 자료를 내고 9월 서울시로부터 송현동 부지 매입 협조 요청을 받았지만, 부지 매입 여부나 매입 방식 등과 관련해 서울시와 합의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LH 관계자는 “서울시가 사업 방안이 확정된 것처럼 발표해 당황스럽다”고 설명했다. 권익위는 6월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와 관련해 고충민원을 제기함에 따라 조정을 통해 해결하기로 하고 이달 안에 최종 조정안을 낼 방침이다. 권익위 측은 “권익위 조정 합의는 법적 구속력을 가지기 때문에 양측은 조정 결과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김하경 whatsup@donga.com·변종국·이새샘기자}

현대모비스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내비게이션, 주행 정보 전달, 인터넷 등 차량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 그동안 집중적으로 투자해온 자율주행과 전동화 분야를 넘어서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분야 투자에도 나선 것이다. 7일 현대모비스는 AR HUD(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 개발 업체인 영국 엔비직스에 2500만 달러(약 29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AR HUD는 운전자 앞 유리창에 차량 주행정보와 전방 도로 상태, 차가 가야 할 방향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투영해주는 장치다. 기존 헤드업디스플레이는 차량 속도나 주행 방향 정보 등만 보여주는 수준이었다. 예를 들어 오른쪽 길로 들어가야 하는 경우 진입해야 하는 해당 도로 위에 화살표를 시현해준다. 골목 등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차량이 있으면 차량에 빨간 표시를 해준다. 전방 상태를 홀로그램 형태로 보여주기 때문에 운전자가 즉시 전방 도로 상황을 알 수 있어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여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엔비직스는 2010년 설립된 디지털 홀로그램 광학기술 스타트업으로 AR HUD 분야에서는 최고 기술력을 가진 업체로 평가받는다. 증강현실 및 홀로그램을 기반으로 HUD를 양산해 본 경험이 있는 업체도 엔비직스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모비스가 이번 투자를 결심한 건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AR HUD 분야는 현재 초기 시장 형성 단계지만 향후 10년간 큰 성장이 기대되는 인포테인먼트 분야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HUD의 경우 2030년 1200만 대 규모 이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3년간 자율주행과 전동화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왔다. 여기에 인포테인먼트 분야까지 투자를 늘려 자율주행과 전동화, 인포테인먼트라는 미래 성장동력의 삼각 축을 형성하겠다는 의지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자체 기술로 △디지털계기판 △SVM(차량주변모니터링시스템) △AVNT(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텔레메틱스), △헤드업디스플레이 등 인포테인먼트를 양산해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AR HUD는 고부가가치 기술로 제품 및 기술들과 연계할 경우 프리미엄 완성차 시장에 최적화된 제품을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AR HUD 원천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은 손에 꼽을 정도인 만큼 선제적인 기술 확보 차원에서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반도체 소재 전문기업 A사는 지난해 말 연구개발을 함께하던 교수가 반도체 관련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것 같다는 제보를 받았다. 해당 기술은 경제적 가치가 커서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는 국가 핵심기술로 중국 손에 넘어가면 한국과의 반도체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었다. A사는 해당 교수를 의심하고는 있었지만 감시 또는 정황을 알아볼 사내 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결국 사내 보고를 거쳐 일주일이 지나서야 수사 기관에 의뢰했고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이다. 국내 산업의 핵심 기술이 경쟁 외국 기업과 국가로 유출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기업 내 보안전담 부서를 만들거나, 보안전담 임원을 두는 등 보안조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산업기술 유출 사건은 2013년부터 해마다 20건 넘게 발생하고 있다. 유출되면 피해가 큰 반도체 등 국가 핵심기술 유출 사례도 매년 5, 6건에 이른다. A기업의 경우 보안전담 조직이나 보안전담 임원이 있었다면 의심단계에서 유출을 막거나 빠른 조치를 할 수 있음에도 전담 조직이 없어 사태를 키운 것이다. 6일 한국산업보안한림원이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연구기관 등 전체 143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무 이상의 직급으로 사내 보안 및 보안 규정을 총괄하는 보안전담 임원이 있는 곳은 143개 중 8개(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을 전담으로 하는 팀과 부서를 보유한 곳도 51개사(35.6%)였다. 대부분의 기업과 연구소는 보안 담당 임원이나 책임자가 총무와 기획 등의 업무를 겸하고 있었고, 보안 조직도 부서별 보안 담당자를 두거나 특정 부서에 일부 파트로 두고 있는 정도였다. 애플과 IBM, 구글, 화웨이,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은 보안만 전담하는 부사장급 임원을 두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우식 한국산업보안한림원 회장은 “크고 작은 정보유출 사고가 계속되고 있지만 국내 회사 경영진은 보안전담 조직의 필요성에 둔감하다”며 “전문성 있는 임원급 책임자와 조직을 갖추는 것은 이제 필수적인 시대가 됐다”고 지적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반도체 소재 전문기업 A사는 지난해 말 연구개발을 함께하던 교수가 반도체 관련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것 같다는 제보를 받았다. 해당 기술은 경제적 가치가 커서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는 국가 핵심기술로 중국 손에 넘어가면 한국과의 반도체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었다. A사는 해당 교수를 의심하고는 있었지만 감시 또는 정황을 알아볼 사내 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결국 사내 보고를 거쳐 일주일이 지나서야 수사 기관에 의뢰했고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이다. 국내 산업의 핵심 기술이 경쟁 외국 기업과 국가로 유출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기업 내 보안전담 부서를 만들거나, 보안전담 임원을 두는 등 보안조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산업기술 유출 사건은 2013년부터 해마다 20건 넘게 발생하고 있다. 유출되면 피해가 큰 반도체 등 국가 핵심기술 유출 사례도 매년 5, 6건에 이른다. A기업의 경우 보안전담 조직이나 보안전담 임원이 있었다면 의심단계에서 유출을 막거나 빠른 조치를 할 수 있음에도 전담 조직이 없어 사태를 키운 것이다. 6일 한국산업보안한림원이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연구기관 등 전체 143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무 이상의 직급으로 사내 보안 및 보안 규정을 총괄하는 보안전담 임원이 있는 곳은 143개 중 8개(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을 전담으로 하는 팀과 부서를 보유한 곳도 51개사(35.6%)였다. 대부분의 기업과 연구소는 보안 담당 임원이나 책임자가 총무와 기획 등의 업무를 겸하고 있었고, 보안 조직도 부서별 보안 담당자를 두거나 특정 부서에 일부 파트로 두고 있는 정도였다. 애플과 IBM, 구글, 화웨이,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은 보안만 전담하는 부사장급 임원을 두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기업들은 보안 전담 부서와 전담 임원이 필요하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한국산업보안한림원이 회원사 42개 업체(대기업)를 대상으로 보안전담 임원 필요성에 대해 물은 결과 70%의 기업들이 ‘보안전담 부서 및 임원이 법률로써 지정될 필요가 있다’ 고 답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보안 책임자가 임원이냐 아니냐에 따라 영향력 자체가 달라진다. 그만큼 부서 간 보안 협력이나 통제도 원활하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보안 사고가 터졌는데 어떻게 신고를 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자체를 모르는 임원도 있다. 기술 유출 수법은 나날이 발달하는데 그 만큼 보안 전문성도 강화돼야 한다는 점에서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보안전담 조직의 법률화가 과도한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IT업체 관계자는 대기업 관계자는 “임원 하나 늘리는 것이 쉽지 않고, 겸직으로도 충분히 보안이 확보가 되는데 오히려 법제화를 하는 것이 기업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비용적인측면도 고려를 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술유출은 했으나 처벌 대상은 아니다? 기술유출을 막기 위해 ‘보안조직이라는 성’을 두텁게 쌓는 조치 못지않게 기술유출 행위 자체를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8년 7월 대법원은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A전무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A전무는 10년 가까이 반도체 관련부서에서 근무를 하던 중, 2016년부터 3회에 걸쳐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 47개 자료를 유출한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A전무가 회사 자료를 가지고 나와 집에 보관하는 행위가 산업기술 유출에 해당하지만 ‘부정한 목적’과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과거에 이직을 시도했고, 헤드헌터와 접촉한 점을 의심하고 있지만 부정한 목적을 증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부정한 목적’을 증명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어려울 뿐 아니라, 이미 기술이 넘어간 뒤에 부정한 목적이나 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를 입증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지적한다. 한 반도체 관련 기업 관계자는 “삼성전자 사건에서 유출된 기술들은 경쟁사와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기술이었다”며 “들키면 ‘연구 목적으로 기술을 가지고 온 것’이라고 해버리면 처벌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3년(2017~2019) 동안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은 총 72건이지만, 실형을 선고 받은 건 3건 뿐이었다. 이에 기업들은 해외 경쟁국들이 국내 핵심기술 확보에 혈안이 돼있는 만큼 산업기술 보호를 위해 ‘회사 동의 없이 기술을 유출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처벌가능 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유가 무엇이든 부정하게 기술을 유출한 행위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산업보안한림원 정우식 회장은 “이미 넘어간 기술의 유출 목적을 따져봐야 엎질러진 물”이라며 “보안 관련해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주지 말고 기업과 기관 허락 없이 외부로 가져가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경각심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