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문재인 대통령은 7일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서 대북제재를 완화할 계획은 없다”며 “(북한과) 절대로 이면 합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여야 대표 초청 오찬에서 “핵 폐기와 핵 동결 등 비핵화 문제는 남북 간 문제만이 아니라 국제적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찬에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여야 대표가 모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 합의 결과에 대해 “성급한 낙관은 금물”이라며 “적어도 (북-미 간) 선택적 대화, 예비적 대화를 위한 미국의 요구 정도는 갖춰진 것 아니냐고 보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북제재를) 임의로 완화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런 의사를 갖고 있지도 않고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뭔가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때 국제적인 합의 속에서 제재가 완화된다는 것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문 대통령은 북한이 조건부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것에 대해 “우리의 목표는 비핵화이다. 핵 확산 방지나 핵 동결로는 만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핵 폐기는 최종 목표이고, 바로 핵 폐기가 어려울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에서 핵 폐기 전 단계까지 이런저런 로드맵을 거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기로 한 배경에 대해서는 “우리는 평양, 서울 또는 판문점 어디든 좋다고 제안한 것”이라며 “북한이 남쪽 평화의집에서 하겠다고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문병기 weappon@donga.com·유근형 기자}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다. 성급한 낙관은 금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여야 5당 대표들과 가진 오찬 회동에서 대북 특사단의 성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모두발언에서부터 “이제 시작”이라고 운을 뗀 문 대통령은 비공개 회동에선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도 했다. 북한 핵·미사일 모라토리엄과 남북 정상회담 개최 등 상징적인 합의들만으로 아직 성과를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것. 청와대는 4월 말 남북 정상회담을 갖기 전까지 북-미 대화를 성사시키는 것을 다음 목표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 문 대통령, “北에 놀아난 것 아냐” 오찬에선 대북 특사단의 남북 합의 결과를 놓고 날카로운 논쟁이 벌어졌다. 초당적 안보 협력을 위한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구성 등 5개 항의 공동발표문을 채택한 지난해 9월 회동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문 대통령은 회동에서 남북 정상회담 합의 과정을 상세히 공개하며 제기되는 의혹과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상회담 과정에서 남북이 비밀 접촉을 통해 이면합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판문점을 통한 비공개 접촉은 있었지만 비밀회동은 없었다. 국외에서 따로 비밀접촉을 가진 사실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정상회담은 베를린선언부터 시작하면 우리가 제안한 셈”이라며 “북한 측에서 호응을 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 합의가 김정은의 ‘시간벌기용 쇼’에 말려든 것이라는 주장을 반박하면서 ‘한반도 운전석론’을 내건 정부가 주도해 얻어낸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 문 대통령은 “그냥 저쪽(북한)에 놀아나는 거야, 이렇게 생각하실 일도 아닐 것”이라고 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4월로 정해진 것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6월 지방선거로부터는 간격을 두는 것이 좋겠다고 우리가 의견 제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 장소에 대해선 “우리는 평양, 서울 또는 판문점 어디든 좋다고 제안했다”며 “판문점은 남북 각각 관할지역이 있는데 어디든 좋다. 우리 관할구역과 저쪽 관할구역을 하루씩 오가며 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제안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에서 많은 합의 할 수 있다 생각 안 해” 비핵화 방법론을 놓고도 논쟁이 벌어졌다. 북한의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을 대가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제재 완화를 약속한 것 아니냐는 야당의 비판이 나오면서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우리 정부가 처음 문서로 인정하는 결과로 둔갑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 점은 아예 말씀하실 필요조차 없다”며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은 우리 단독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임의로 풀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핵 폐기를 목적으로 하더라도 이런저런 로드맵을 거쳐 완전한 핵 폐기에 이르도록 합의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미국과는 아주 집중적으로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열더라도 남북 경협 등 대북 제재와 연계된 결정은 북-미 대화 진전과 보조를 맞춰 가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번 남북 합의로 북한이 미국의 대화조건을 맞춘 것으로 보고 4월 말 정상회담 전까지 북-미 접촉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화를 주선할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 대화를 시작했다는 것만으로 선물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굉장히 많은 합의를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영철 방한 놓고 유감 표명 문 대통령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선 “지난달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왔을 때 연합훈련을 연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했다”며 “대체로 우리가 제시했던 부분들이 기대 밖으로 많이 수용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야당은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꼽히는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방한을 수용한 것을 놓고서도 문 대통령에게 날을 세웠다. 이에 문 대통령은 김영철 방한 수용에 대해선 “대승적인 차원에서 그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받아들인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유근형·최고야 기자}
“30년 정당 정치인입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평소 입버릇처럼 스스로를 이렇게 평가했다. 24세 때 정계에 발을 디딘 그는 정치적 고비마다 다양한 선택지 앞에 섰지만 진보진영 정당을 30년 가까이 지켰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러나 5일 자신의 정무비서 성폭행 폭로 이후 1시간 만에 해명도 못 하고 당으로부터 출당 및 제명 조치를 통보받았다. 30년 정당 정치인의 꿈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결말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안 전 지사의 정치 여정엔 우여곡절이 많았다. 1989년 김덕룡 의원(당시 통일민주당)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지만 3당 합당 뒤 ‘꼬마민주당’에 잔류해 소수 야당의 설움을 겪었다. 1992년 여의도를 떠난 안 전 지사를 다시 부른 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14대 총선 낙선 뒤 지방자치실무연구소를 열고 살림살이를 안 전 지사에게 맡겼다. 안 전 지사는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996년 서울 종로 국회의원 선거 등 지역주의에 도전한 노 전 대통령의 숱한 좌절도 함께했다. 노 전 대통령이 1998년 종로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에는 국회에 입성하는 대신에 ‘장수천’이라는 생수 사업을 이끌며 측면 지원했다. 안 전 지사는 2002년 대선에서 노 전 대통령의 ‘금강캠프’를 이끌며 개국 공신이 됐다. 그러나 환희의 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안 전 지사는 당선 1주년 즈음인 2003년 12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수감됐다. 그는 법정에서 “저를 무겁게 처벌해 주셔서 승리자도 법과 정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이고 증명해 달라”고 최후 진술을 하기도 했다. 1년간의 수감 생활 뒤 출소한 안 전 지사는 노무현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임기 내에 공직을 맡지 않았다. 2005년 광복절 사면 대상자로 거론되자 당시 여당 대표 앞으로 자신을 제외해 달라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런 그를 두고 노 전 대통령은 “그는 내 동업자이자 동지라고 감히 말한다. 나로 말미암아 고통받고 있는 사람”이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 뒤에도 가시밭길은 이어졌다. 안 전 지사는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 때 고향인 충남 논산 출마를 준비했지만 ‘금고 이상 형 공천 배제’ 원칙에 따라 심사조차 받지 못했다. 같은 해 원외 신분으로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에 당선된 그는 민주당 출신 최초로 2010년과 2014년 충남도지사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선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2위에 오르며 ‘안희정 열풍’을 만들어 차기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특히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대연정 등 통합적 가치를 주장해 ‘확장성’을 갖췄다는 평까지 받았다. 안 전 지사의 정치적 유산은 성폭행 폭로로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트위터 지지자 모임도 6일 해체를 선언하며 “그의 철학과 가치는 모두 허위임이 명백해졌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적폐청산 흐름에 밀려 지난 대선에서 빛을 보지 못했지만 안 전 지사의 ‘통합’ 가치는 여권에 꼭 필요한 자산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이 더욱 참담하다”고 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5일 불거진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및 성추행 의혹은 향후 정치 지형을 뒤흔들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불과 99일 앞으로 다가온 6월 지방선거와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물론이고 2022년 차기 대선 구도까지 정치권에 메가톤급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당 내에서 안 지사가 갖고 있는 정치적 상징성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의혹이 불거진 5일 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출당 및 제명 절차를 밟기로 한 것도 이번 사안이 갖는 무게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안 지사를 비롯해 그와 가까운 국회의원들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안 지사의 정확한 소재도 파악되지 않았다. 정치권은 안 지사 파문이 보수 정서가 아직은 강한 충청권 지방선거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지사의 측근으로 충남도지사 경선에 나선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과 대전시장에 출마한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은 인기가 높은 안 지사의 지원에 기대 선거 전략을 짜고 있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의 핵심 자산이 큰 손상을 입었으니 지방선거는 물론 향후 정치 일정에 끼칠 악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충청권의 자유한국당 후보들에게는 기회가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대부분 “어안이 벙벙하다”며 할 말을 잃은 표정이었다. 지방선거 이후 8월 당 대표 출마와 차기 대선구도 등 안 지사의 향후 정치 행보도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안희정 현상’을 선보이며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그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지사는 ‘안희정’이라는 이름만으로 존재감이 있는 정치인이다. 그가 보여준 도덕적 고뇌가 가장 큰 강점이었는데 그게 무너졌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도덕적 우월이라는 진보정치 코드가 본격적인 논란의 시험대에 올랐다는 말도 있다. 안 지사는 성폭행 의혹이 터지기 직전에도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지지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안 지사는 5일 충남도청 문예회관에서 열린 ‘3월 행복한 직원 만남의 날’에서 “미투 운동은 남성 중심적 성차별의 문화를 극복하는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우 원내대표가 올 초 국회 본회의장에서 흰 장미를 들고 나와 미투 동참을 호소했지만 연이은 당내 피해 사례 고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과거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 캠프에서 일어난 성추행을 한 여성 작가가 고발한 데 이어 당 내부 게시판에도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김상운 sukim@donga.com·유근형 기자}
여야 정치권은 헌법에 노동계의 요구를 어디까지 반영할지를 두고도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특히 헌법 32조, 34조 등에 등장하는 ‘근로자’라는 표현을 ‘노동자’로 바꾸는 문제를 놓고도 기 싸움이 상당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초 개헌 당론을 채택하면서 ‘근로자’라는 표현을 ‘노동자’로 바꾸기로 했다. 일제강점기부터 내려온 ‘근로자’라는 용어가 ‘의무’에 방점을 찍고 있어 ‘권리’를 강조하는 ‘노동자’라는 적극적 개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헌법에서 용어가 바뀌게 되면 근로기준법, 근로복지기준법 등 관련 하위 법령도 용어가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관계자는 “노동자 개념을 헌법에 넣는 것은 노동자의 권리를 적극 확장하겠다는 국제사회의 규범과 맥을 같이하는 상징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수 야당은 여당이 개헌을 경제 분야 이념 투쟁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이 신설하려는 헌법 조항들이 ‘사회주의적 경제조항’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정태옥 대변인은 “민주당 개헌안은 자유시장 경제 원리를 훼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표현을 헌법에 삽입하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여당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 격차, 남녀 노동 격차 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동일노동의 가치가 인정받는 방향으로 헌법 조항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불평등이 단순한 격차를 넘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동일노동 동일가치’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노동의 가치를 획일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등 다양한 직종의 변화 속에서 창의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당 관계자는 “여당은 이념 논란과 시장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정작 근로자들에게 돌아가는 실익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공무원의 노동 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보장 문제도 논란거리다. 민주당은 공무원의 노동 3권을 헌법으로 보장하되, 경찰과 군인은 업무의 특수성을 고려해 법률로 제한하는 내용을 개헌 당론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보수 야당은 “공무원들은 국민에 대한 봉사를 해야 하는데, 과도한 노동운동을 허용하면 국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경남도지사 시절 강성 노조의 횡포를 비판하며 진주의료원 등 공공병원을 폐쇄한 바 있다. 한국당은 이달 안에 자체 개헌안을 마련해 여권의 공세에 대응할 방침이다.유근형 noel@donga.com·홍정수 기자}

현재까진 박 시장이 여론조사 다자구도에서 30%대 지지율을 기록하며 경쟁자들을 앞서고 있다. 박 시장은 베테랑 행정가로서의 안정감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후발주자들은 ‘박원순 3선 피로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박영선 의원은 ‘서울을 걷다’ ‘영선아 시장 가자’ 등 현장 이벤트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수소·전기차 확대 등 정책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평창 겨울올림픽 ‘특혜 관전’ 논란을 겪으며 주춤했지만, 삼성 저격수 등 개혁적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우 의원은 박 시장의 미세먼지, 부동산정책에 각을 세우며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항공통신 마일리지로 대중교통 이용 등 정책 아이디어로 승부하겠다는 복안이다. 영화 ‘1987’의 흥행 이후 6월항쟁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전략통으로 꼽히는 민 의원은 국회의 세종시 이전, 재래시장 위에 주거시설을 짓는 ‘시장 아파트’ 등 아이디어로 승부하고 있다. 민주당의 유일한 강남권 국회의원인 전현희 의원은 서울에서 민주당세의 확장을 주장하고 있으며, 정봉주 전 의원도 채널A ‘외부자들’ 등에서 얻은 대중적 인기를 앞세워 서울시장 경선에 뛰어들었다.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민주당의 후보 선출 상황을 봐가며 맞춤형 깜짝 공천을 해야 그나마 승산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정치적 행보를 자제하고 있지만 황교안 전 국무총리 카드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평이다. 황 전 총리는 출마 의향을 묻는 동아일보의 질문에 “언제 한번 이야기할 기회를 만들어 보자”며 여지를 남겼다. 최근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영입설도 나온다. 본인이 불출마 의사를 밝혔던 홍정욱 전 의원도 상황에 따라 완전히 닫힌 카드는 아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출마 여부가 제일 큰 관심이다. 이번주 지방선거를 이끄는 당직에 복귀할 예정인 안 전 대표는 2일 “당이 요청하면 말씀을 나누겠다”고 출마 쪽으로 기운 듯한 말을 하기도 했다. 이는 민주당 후보로 박 시장이 나설 경우 ‘이번에는 안철수’라는 프레임이 먹힐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 시장에게 선뜻 후보 자리를 양보했기 때문에 “지난번에 양보했으니, 이번에는 안철수 차례”라는 구도가 가능하다는 구상이다. ▼ 경기-인천 한국당, 남경필-유정복 수성 전략 ▼경기지사와 인천시장 선거는 현역을 보유한 한국당이 수성에 나섰지만 판세는 그리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민주당에선 경기지사 후보로 이재명 성남시장, 전해철 의원, 양기대 광명시장 등이 나섰다. 이 시장은 높은 인지도와 복지 확대 등 시정 성과, 소통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전 의원은 친문 성향 권리당원의 결집을 자신하고 있다. 양 시장은 연간 100만 명이 찾는 광명동굴, ‘이케아’ 유치 등 검증된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강조하고 있다. 한국당은 남경필 현 지사가 1월 15일 복당하면서 재선 도전을 기정사실화했다. 남 지사의 당내 대항마로 경제통인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언론인 출신의 박종희 전 의원, 검사 출신 김용남 전 의원도 출사표를 냈다. 이석우 남양주시장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이찬열 이언주 의원, 김영환 전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측은 민주당에 대항하기 위해 서울시장 후보로 안 전 대표를, 경기지사 후보로 남 지사를 내세우는 ‘연합 공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인천시장 후보로 민주당에선 여론조사에서 앞선 친문 박남춘 의원이 최근 인천시당위원장과 당 최고위원을 사퇴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친화력을 앞세운 김교흥 전 국회 사무총장은 공직 사회를 중심으로 지지세를 다지고 있다. 빈민운동가 출신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도 존재감 부각에 나섰다. 한국당에선 유정복 현 시장이 앞서가고 있다. 인천시의 ‘재정위기 주의 단체’ 해제를 끌어냈고,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 등 성과를 앞세우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문병호 전 의원, 정의당에서는 김응호 인천시당위원장이 후보로 거론된다. 유근형 noel@donga.com·최우열 기자}
전국 17개 시도 지사, 교육감 등 지역 일꾼을 뽑는 제7대 6·13지방선거가 5일 딱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최소 7곳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전국 단위 선거인 만큼 국정운영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문 대통령이 추진 중인 개헌 국민투표가 함께 실시될지도 관심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60%대 지지율이라는 여권 프리미엄을 업고 광역단체장 17곳 중 ‘9곳(현 민주당)+알파’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3곳 석권과 함께 부산시장, 경남도지사 등으로의 동진(東進)을 꿈꾸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텃밭인 영남권(5곳)을 중심으로 ‘6곳(현 한국당)+알파’를 확보해 보수세력의 붕괴를 막겠다는 게 현실적 목표다. 여권의 적폐 청산에 대한 피로감을 부각시키고 ‘정치 보복’ 프레임을 가동해 보수 표심을 최대한 끌어모으겠다는 것. 바른미래당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지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유근형 noel@donga.com·최우열 기자}
정치권이 헌법 개정 과정에서 국회의원 선거구제 개편 방향이 정해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해구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장은 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회의원 선거의 비례성 강화 원칙이 (대통령) 개헌안에 다뤄질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정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자문 작업을 이끌고 있는 데다 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선거구제 개편에 강한 애착을 보였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야당(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직접 대여 협상에 나섰는데 그 당시 의제가 선거구제 협상이었다.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선거구제 개편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호남과 영남에서 (각각 특정 정당) 후보가 싹쓸이하는 지역주의 해소가 중요하다”며 ‘연동형 비례대표’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는 비례대표제를 5, 6개 권역별로 쪼개서 운영하고, 정당 득표율에 지역구 당선자 수가 미치지 못하는 만큼을 비례대표 의석수를 채워주는 제도로, 정당 득표율과 실제 의석수의 괴리를 막는 비례 대표성 강화는 문 대통령의 오랜 소신이기도 하다. 지역주의에 도전했던 문 대통령의 친구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遺志)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시 여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의 반대에 막혔다. 문 대통령의 이런 오랜 신념은 국민헌법자문특위가 준비 중인 개헌 정부안에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의 근거를 헌법 조항에 명시하겠다는 것.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민주당의 호남 의원들이 ‘지역 기득권’을 누려 왔다는 인식이 강했다. 20대 총선에서 전체 의석수가 줄더라도 권역별 비례대표만은 도입하겠다는 의지가 강했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비례성 강화 의지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더 구체화됐다. ‘국회 구성의 비례성 강화와 지역편중 완화’ ‘국회의원 선거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 도입’ ‘개헌을 통한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등이 대선 공약에 포함된 것. 당선 뒤에는 ‘소외받는 국민이 없도록 공직 선거제도를 개편하자’며 같은 내용을 100대 국정과제의 2번째 과제로 넣었다. 물론 문 대통령의 비례성 강화 철학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대통령 개헌안을 발의하더라도 국회가 60일 안에 기명투표로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해야 국민투표가 성사되기 때문이다. 한국당을 제외한 대부분의 정당은 비례성 강화에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달 개헌 당론을 정하면서 “대통령제에 근간을 두고 분권과 협치, 비례성을 강화하는 원칙으로 야당과의 개헌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도시는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면서도 농촌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도농복합형 선거구제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소수 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에 더 적극적이다. 정당 득표율만큼 의석수를 얻으면 당세 확장과 다당제 확대를 노릴 수 있기 때문. 정의당 관계자는 “20대 총선에서 정의당이 7.2%를 얻었는데 산술적으로 21, 22석을 얻어야 하지만, 현행 제도론 6석밖에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가 도입되면 텃밭인 영남에서 의석수가 크게 줄어들어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례성 강화’ 내용을 담은 특위의 개헌 자문안은 13일 문 대통령에게 보고돼 문 대통령이 늦어도 20일 개헌안을 발의할 것으로 보인다.유근형 noel@donga.com·한상준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1박 2일 밤샘 조율 끝에 27일 새벽 근로시간 단축안을 전격 처리한 것은 2월 임시국회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대법원이 3월 근로시간 단축 관련 판결을 선고하면 법 제도 미비 속에 노동시장이 대혼란에 빠질 우려가 높았다.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 방한 여파로 다른 상임위는 파행을 거듭했지만 환노위는 26일 오전 10시 27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시작했다. 환노위 소속 여야 의원 15명 중 12명은 다음 날 오전 3시까지 약 17시간 동안 끝장 토론을 이어갔다. 비공개로 열린 법안심사소위는 간간이 밖으로 고성이 흘러나올 정도로 격렬한 토론이 이어졌고, 6차례나 정회하기도 했다. 최대 쟁점은 휴일근로 중복할증, 특례업종 규모, 시행 시기 등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중복할증을, 자유한국당은 특례업종 규모를 각각 양보했다. 이 과정에서 홍영표 환노위원장은 27일 오전 1시 넘어 야당 간사가 설득이 안 되자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집으로 보좌진을 보냈다. 잠에서 깬 김 원내대표는 홍 위원장과 30분가량 직접 통화하며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시행 시기 등 막판 쟁점을 조율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홍 위원장과 김 원내대표는 친구 사이다. 2013년 환노위 여야 간사를 맡으면서 정년 60세 의무화 법안을 함께 통과시킨 적도 있다. 오전 3시 17분 세부안 합의에 성공한 환노위는 오전 3시 45분경 전체회의를 열고 근로시간 단축안이 포함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회가 2013년 논의를 시작한 뒤 5년 만에 이루어진 합의였다. 홍 위원장과 3당 간사 등 여야 의원들은 여의도의 한 감자탕 집으로 자리를 옮겨 오전 5시경까지 합의 과정에 대한 소회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유근형 noel@donga.com·최고야 기자}
대통령 개헌안 마련을 총괄하고 있는 정해구 국민헌법자문특위 위원장이 26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만나 “국회에서 개헌을 조금 더 빨리 상의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정 위원장은 정 의장과 추 대표에게 특위 출범 배경과 국민 의견 수렴 과정 등을 설명하고 개헌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정 위원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국회 논의에 우선권을 줬다. 하지만 그것이 (잘) 안 되면 대통령이 직접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달 12일까지 (헌법자문특위의) 자문안을 완성해 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그러면 (산술적으로) 대통령이 20일 전후해 발의할 수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후 김명수 대법원장과도 면담을 가졌다. 27일에는 이진성 헌법재판소장과 정의당 이정미 대표를, 28일에는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는 국회 논의가 우선이라며 정 위원장과의 면담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중국은 임피딩 반칙, 캐나다는 진로 방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20일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선에서 중국과 캐나다가 실격한 이유를 21일 밝혔다. ISU는 “중국 판커신이 3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들어가려던 중 한국 최민정에게 임피딩 반칙을 범했다”고 설명했다. 임피딩 반칙은 △고의로 상대를 방해, 가로막기, 공격을 한 경우 △몸의 어느 부분으로 다른 선수를 미는 경우 등에 선언된다. ISU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기존보다 강한 임피딩 반칙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최민정도 여자 500m 결선에서 2위로 골인했지만 임피딩 반칙으로 탈락했다. ISU는 캐나다에는 ‘진로 방해’를 적용했다. 주자가 아닌 선수들은 주로 안쪽에 있어야 하지만 캐나다 선수가 결승선 부근의 주로 안쪽 라인 부근을 침범해 있었고 한국과 중국의 레이스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대표팀은 판정에 불복하고 있다. 중국 리옌(李琰)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 팀이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동일한 경기에서 심판 판정 잣대는 일관성,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심판 판정을 바꿀 순 없더라도 올림픽에선 공정한 경기가 이뤄져야 한다”며 ISU에 제소할 의사를 밝혔다. 중국 언론도 격앙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중앙(CC)TV는 중국 출신 국제심판의 평론을 통해 “캐나다 선수의 터치 장면, 한국 선수가 넘어지는 장면, 중국 선수가 한국 선수를 추월하며 손을 쓰는 장면 등 여러 규정 위반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환추시보도 “중국 팀은 실격 판정을 받았지만, 그에 앞서 한국 선수가 넘어지며 캐나다 선수의 진로를 방해한 행위는 실격 판정을 받지 않았다”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중국 누리꾼들은 최민정 등 한국 선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국 쇼트트랙의 수치다’, ‘역겹다’ 등의 악성 댓글 수천 건을 달고 있다.유근형 noel@donga.com / 평창=최지선 기자}
‘빙상 강국’ 네덜란드의 질주가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17일까지 진행된 스피드스케이팅 7개 종목 중 6개 금메달을 독식했을 정도다. 은메달과 동메달까지 포함하면 전체 21개 메달 중 11개 메달을 차지했다. 특히 네덜란드가 놓친 남자 1만m의 금메달리스트 테드 블로먼은 2014년 캐나다로 귀화한 네덜란드 출신 선수다. 사실상 네덜란드 출신이 전 종목을 석권하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 여자 선수들의 선전도 주목받고 있다. 여자 3000m에선 네덜란드 선수가 금은동을 휩쓸었다. 여자 1000m에선 네덜란드 요린 테르모르스가 금메달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던 세계기록(1분12초09) 보유자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를 제치고 우승했다. 네덜란드빙상연맹(KNSB) 야리 코프스 기술위원장은 개막 전 “이상화와 일본 고다이라 나오가 출전하는 종목을 제외한 전 종목의 금메달을 노리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뛰어넘는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는 4년 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도 스피드스케이팅에 걸린 금메달 12개 중 8개를 휩쓸었다. 당시 네덜란드는 다른 종목에선 메달을 따내지 못했지만, 스피드스케이팅에서만 메달 24개를 휩쓸었다. 역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나온 금메달 중 약 20%(35개)가 네덜란드 차지였다. 네덜란드의 저력은 자연환경으로부터 나온다. 네덜란드는 국토의 25%가 해수면보다 낮아 운화와 수로가 발달했고, 자연스럽게 빙상위에서 즐기는 스케이팅이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나무판에 금속 날을 장착한 스케이트가 처음 등장한 것도 14세기 네덜란드로 알려졌다. 동네마다 잔디구장에 물을 뿌려 조성한 빙상장은 수백 개에 이르고, 스케이팅 키즈 클럽은 8000개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400m 트랙을 갖춘 빙상경기장이 17개나 있다. 인구 100만 명당 한 개의 링크를 갖춘 셈이다. 400m 트랙을 갖춘 빙상 경기장이 서울 태릉과 강릉 두 곳 뿐인 한국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네덜란드 빙상 관계자는 “네덜란드에서 이상화 이승훈 등 한국 빙상 스타의 인지도는 한국에서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 만큼이나 높다”고 전했다. 천혜의 자연환경 덕에 네덜란드의 스케이팅 등록 선수는 1만 명이 넘는다. 연간 1500회의 각종 스케이팅 경기가 열린다. KNSB 지도자 자격증이 있는 코치도 1250여 명에 이른다. 한국은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피겨를 합쳐 등록 선수가 1700여 명 정도다. 두터운 선수층과 치열한 내부 경쟁은 세계 최고의 경기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네달란드 국가대표가 되기가 올림픽 메달을 따기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마치 한국 양궁 국가대표 선발 과정처럼. 일례로 2014 소치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미헐 뮐더르는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유근형기자noel@donga.com강릉=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에 설 연휴(15∼18일)는 ‘골든 데이’다. 스켈레톤 윤성빈 등 금메달 후보들이 줄줄이 출전 대기하고 있다. 한국 썰매종목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윤성빈은 15일 오전 10시부터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리는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 나선다. 15일 1, 2차 시기, 16일 3, 4차 시기 등 총 4번의 주행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윤성빈이 금메달을 따면 설날에 한국 썰매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온 국민에게 선사하게 된다. 한국의 주력 종목인 쇼트트랙 대표팀은 17일 다시 금메달에 도전한다. 1000m에 서이라, 임효준, 황대헌이 출전한다. 한국 선수 중 1000m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랭킹(2위)이 가장 높은 황대헌은 1500m 결선에서 넘어졌던 아픔을 씻고자 한다. 랭킹 6위 임효준은 1500m 금메달의 기세를 이어 2관왕에 도전한다. 김아랑, 심석희, 최민정은 여자 1500m 금메달에 도전한다. 1500m는 한국 여자 쇼트트랙 주력 종목 중 하나다. 500m 결선에서 실격했던 최민정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나선다. 이상화는 18일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여자 500m 3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상화는 500m에 집중하기 위해 1000m 출전까지 포기하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이상화는 맞수 고다이라 나오(일본)와 대결한다. 고다이라는 올 시즌 최고기록 36초50을 보유한 만만치 않은 실력자다. 이상화와 고다이라의 대결은 이번 대회를 빛낼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꼽힌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국을 이기려면 도대체 얼마나 거리를 벌려야 하는가.” 미국 NBC의 안톤 오노 해설위원은 10일 쇼트트랙 여자 계주 3000m에서 넘어지고도 신기록을 세운 한국 대표팀에 대해 이같이 탄식했다. 국민들도 반 바퀴가량 뒤지고도 선두를 탈환한 한국팀의 압도적 스피드에 환호했다. 만약 예선보다 강한 중국, 캐나다, 이탈리아와 만나는 20일 결선에서 실수가 나와도 대추격전이 가능할까. 동아일보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제공한 예선 랩타임(한 바퀴 기록)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선 진출 팀의 속도를 산출했다. 그 결과 한국은 예선 당시 이유빈이 넘어졌지만, 최민정이 기지를 발휘해 터치한 뒤 시속 45.90km의 속도로 선두권을 추격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최민정은 한때 한 바퀴를 시속 46.5km로 질주하기도 했다. 한국은 평균 시속 44.23km로 질주한 캐나다를 약 14바퀴 만에 따라잡고 1위를 탈환했다. 한국팀의 스피드는 예선 2조에서 1위로 결선에 진출한 중국의 평균 속도인 시속 44.64km, 예선 2조 2위 이탈리아의 시속 44.50km보다 빨랐다. 남자 1500m 결선에서 금메달을 딴 임효준의 구간별 최대 속도(시속 45.72km)보다도 빠른 것이다. 20일 결선에서 한국이 또다시 넘어지면 어떨까. 여러 변수가 있지만 대역전극이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예선 때처럼 비상 터치에 성공하고 선두 그룹과 반 바퀴(약 56m) 거리 안에 있을 경우 산술적으로 중국은 18바퀴, 이탈리아는 16바퀴, 캐나다는 13바퀴 만에 따라잡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총 27바퀴를 도는 3000m에서 초반 9바퀴 이내에 실수가 나올 경우 중국을 추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추월을 시도하는 시간(1, 2바퀴)까지 고려하면 초반 7바퀴 이전에만 실수가 나오면 대역전극을 노릴 시간은 충분한 셈이다. 만약 경기 중반에 실수가 나올 경우 14바퀴 이상 남았다면 최소 캐나다는 따라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중반에 실수가 나와도 최선을 다하면 메달을 딸 기회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초반부터 치고 나가면 추격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예선 경기에서 중반 이후 1위로 올라선 뒤 마지막 11바퀴를 시속 45.36km로 질주했다. 이 같은 속도를 내면 한국은 최대치로 속력을 올려도 27바퀴 안에 중국을 따라잡을 수 없게 된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개헌 속도전을 펼치는 배경에 숨은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헌법과 국회법 제112조 제4항에 따르면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할 경우 20일의 공고기간을 거친 후 국회가 60일 안에 기명투표 표결로 가부를 결정해야 한다. 국회가 제출한 개헌안은 여야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않을 수 있는데, 정부가 제출한 개헌안은 본회의에서 표결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면 국회가 본회의 상정을 거부하며, 무기한 시간을 끌지 못한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이 국회의 여야 개헌안 협상 과정을 지켜보기 보다는 적극 자체 개헌안 마련에 돌입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자체 개헌안을 발의하는 순간, 개헌 국면은 현재와는 180도 다른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안에 대한 국회 표결이 국회법상 ‘기명 투표’라는 점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대통령 개헌안에 반대 표결을 한 것이 기록으로 남게 되면 향후 여권으로부터 ‘호헌세력’이라는 비판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표결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누가 반대 표를 던졌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반대나 무효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기 위해 “탄핵 찬성 인증샷을 남기자”고 압박하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들의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야당 의원들이 ‘기명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지려면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개헌 시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하려면 3월 안에 국회가 개헌안에 합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7일 정책기획위원회를 통해 국민개헌자문특별위원회(가칭)을 구성하고, 권력구조 개편안까지 담은 개헌안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권력구조 개편이 여야 합의가 어려우면 기본권 지방분권 개헌부터 먼저 하자”고 제안했던 것보다 더 적극적인 입장을 내고 있는 것이다. 여권도 문 대통령의 개헌 속도전에 발을 맞추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헌법 조항 중 신설 및 수정이 필요한 90개 조항을 세세하게 밝혔다. 특히 ‘촛불집회’ 문구, 경제민주화 관련 내용, 토지공개념 등 이념적 논란이 불가피한 조항들을 대거 포함시켰다. 민주당 관계자는 “폭탄을 한 개가 아닌 수십 발을 동시에 터뜨려 야당이 6월 개헌을 꺼리는 야당이 반응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는 전략이다. 일종의 블랙홀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권의 개헌 속도전은 6·13지방선거까지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개헌이 좌절될 경우 ‘야당=호헌세력’이라는 프레임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영화 1987 흥행으로 ‘호헌세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다. 개헌 대 호헌 구도가 실제 선거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을 찾은 세계 각국 정상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곳이 있다.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약 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오대산 월정사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노르웨이 등의 정상들이 강원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 방문 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9일 월정사를 방문해 차담회를 갖는다. 라이몬즈 베요니스 라트비아 대통령과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각각 9일과 18일 월정사 대법륜전에서 여권 인사들과 만찬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도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정상들이 선수단 격려 등 공식 활동도 하지만 틈틈이 한국을 체험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았다”며 “신라 선덕여왕 시절(643년) 건립된 유서 깊은 월정사가 ‘외교의 장’ 역할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상들은 명상, 차(茶) 등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월정사는 소설가 조정래 씨가 촌장을 맡고 있는 명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만찬에는 사찰식 조리법으로 만든 샐러드 죽 튀김 잡채 비빔밥 등이 나오고, 디저트로는 초콜릿 오미자차 강정 등이 제공될 예정이다. 비손 해금산조 시나위 등 전통 공연도 예정됐다. 인광 스님이 직접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특히 라트비아 대통령 방문 때는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다툴 윤성빈과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의 이야기가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찬을 주재하는 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은 “이번 교류를 계기로 ‘한-라트비아 친선의 날’을 추진하는 등 실질적 관계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최근 일본 가상통화 거래소에서 사상 최대인 5700억 원어치의 가상통화가 해킹당한 사건이 북한 소행으로 추정돼 정보당국이 조사 중이라고 국가정보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또 북한은 지난해 12월 한국의 가상통화 거래소 최소 두 곳을 이미 해킹해 수백억 원 상당의 가상통화를 탈취했다고 국정원이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가상통화 해킹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한 뒤 이로 인한 국내외 피해 사례를 집중적으로 보고했다. 회의에 참석한 복수의 정보위원에 따르면 일본의 가상통화 해킹도 피해사례 중 한 곳으로 지목됐다. 일본의 코인체크는 지난달 26일 580억 엔(약 5700억 원) 상당의 가상통화 해킹 피해를 보았다. 당시 일본 당국은 “해외 해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지만, 북한의 개입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한 정보위원은 “일본의 가상통화 탈취 사건이 북한 소행으로 추정된다는 보고를 국정원이 했다”고 전했다. 반면 다른 정보위원은 “그렇게 의심하고 조사 중에 있다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은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와 회원 대상으로 해킹 메일을 보내 회원의 비밀번호를 절취했다. 북한은 이 과정에서 백신 무력화 기술을 사용했고, 거래소가 신입 직원을 수시로 채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입사지원서를 위장한 해킹 메일을 발송하기도 했다. 한 정보위 위원은 “북한이 최소 2곳의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를 해킹했는데, 그 가운데 A거래소의 전산망은 완전 장악한 뒤 260억 원 상당의 가상통화를 탈취해갔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피해를 당한 국내 거래소의 이름은 시장 혼란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았다. 국정원은 한 정보위원이 ‘해킹당한 업체가 우리나라 업체가 맞느냐’고 질문하자 “맞지만 어떤 업체인지까지 공개할 수 없다. 피해가 개인들에게 통보됐는지는 보고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일부 업체가) 탈취당한 것은 맞지만 국정원이 나머지는 유의미하게 차단하고 있다고 한다. 사이버팀 능력이 우수하다고 한다”고 평가했다. 야당은 북한의 가상통화 시장 교란행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한 정보위원은 “국정원이 정부기관에 보고를 했지만 보안 상황 때문에 계속 덮어버렸다. 북한이 가상통화 거래소에 침투해 마구잡이로 날강도처럼 몇 백억 원을 절취해가는데, 왜 방치했느냐. 국민에게 안 알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북한에 책임을 지라고 요구할지 엄중하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유근형 noel@donga.com·박훈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13지방선거 전남도지사 출마를 준비 중이던 이개호 최고위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사진)에게 출마 재고를 공식 요구한 사실이 4일 알려졌다. 이 최고위원이 여론조사 선두권에 있지만 현역 차출로 원내 제1당의 지위를 잃으면 기호 1번과 국회의장 자리 등까지 야권에 내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누가 민주당 후보로 나서도 승리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현역 의원이 출마를 자제하는 것이 전체를 위해 좋겠다는 판단이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범계 의원도 지난달 비슷한 이유로 대전시장 불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민주당은 121석으로 자유한국당(117석)과 4석 차에 불과하다. 이 최고위원뿐 아니라 경남도지사 차출론이 일고 있는 김경수 의원, 충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양승조 의원과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박영선 우상호 민병두 의원 등이 있는 만큼 앞으로 현역 이탈 범위가 늘어날 수도 있다. 민주당은 이 최고위원 대신 의석수에 영향이 없는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을 대타로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최고위원은 “출마 의지에 변함이 없다”며 최고위원직은 물론이고 맡고 있는 전남도당위원장을 9일과 13일 사이에 그만두기로 했다. 민주당 이춘석 사무총장은 “광역단체장 후보자 중 현재까지 추가로 출마 자제를 요구한 사람은 없다. 향후 의석수 변화, 경선 구도 등을 고려해 추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4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권을 위해선 서울시장 3선 말고 다른 담대한 도전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양손에 떡을 가지려고 하지 말고 과감하게 어느 하나를 내놓으셔야 한다”고 이 같이 말했다. 박 시장이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려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다만 전 의원은 “박 시장이 3선을 해서 임기 끝까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입장이라면 저도 열린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 자신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 시장을 도울 수도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민주당의 유일한 강남 지역구 국회의원인 전 의원은 “자신이 본선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우리당의 모든 후보들은 강남권에서 취약하다. 강남권에서 표를 받지 못하면 확실한 압승 거두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0년 지방선거에서 한명숙 후보가 접전 끝에 오세훈 전 시장에게 패했던 것을 거론하면서 “당시 한 후보는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이겼지만 강남에서 패하며 선거에서 지고 말았다. 지금의 지지로는 안심할 수 없다”고 했다.유근형기자noel@donga.com}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일 개헌에 대해 대통령제 유지를 당론으로 확정했다. 야당이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이 선호한다고 밝힌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당론으로 정한 것이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제를 근간으로 분권과 협치를 강화하는 원칙을 갖고 야당과 협상한다는 당론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 여론조사 결과 권리당원은 68.6%가 4년 중임제를 선호했고 소속 의원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 “4년 중임제가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구체적인 정부 형태와 선거제도 개편안을 명시하지 않은 것은 야당과의 협상을 고려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야당이 대통령의 권한을 국회로 이양하는 분권형 대통령제 등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헌법 개정 및 정치개혁특위 소속의 한 의원은 “대통령제하에서 야당과의 협의를 통해 총리를 선출하는 협치 구도를 만들면 현재 야당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도시는 소선거구제, 농촌은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하는 도농복합형 선거구제, 지역별 정당득표율보다 지역구 의석수가 적을 경우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국민의당 정의당 등의 지원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당이 개헌 당론을 발표하면서 여야의 기 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원내전략상황실장은 전날 민주당이 헌법에서 ‘자유’를 뺐다고 브리핑했다가 ‘실수’라고 정정한 것을 거론하며 “얼치기 사회주의 개헌 요소가 많이 드러났다.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한국당은 이달 말까지 독자 개헌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의원 설문에서 ‘자유를 유지하자’는 의견이 62명으로 ‘빼자’는 의견(42명)보다 많아 이견 없이 결론을 내렸는데, 한국당이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정의당의 후예인 한국당이 (1987년 당시처럼) 또다시 개헌을 바라는 국민 요구에 호헌 획책으로 맞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근형 noel@donga.com·최우열·장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