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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55·사진)이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이 됐다. 정 회장은 8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진행된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서 투표 없이 당선됐다. 아시아에 배정된 평의회 위원으로 남자 3명과 여자 1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남자 후보는 정 회장을 포함해 3명뿐이어서 자동으로 당선이 결정됐다. 당초 4명이 입후보했지만 쿠웨이트의 셰이크 아흐마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은 금품 수수 등 비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출마를 철회했다. 정 회장과 함께 장젠 중국축구협회 부회장(51), 마리아노 아라네타 필리핀 축구협회장(62)이 FIFA 평의회 위원으로 당선됐다. 임기는 2019년까지다. FIFA 평의회는 총 3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FIFA의 최고 집행 기구로 월드컵을 제외한 FIFA 주최 대회의 개최지와 대륙별 참가국 수 등을 심의한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지난해에 기존의 FIFA 집행위원회를 평의회로 바꾸면서 회장과 부회장을 포함한 기존 집행위원 25명은 그대로 유지했다. 대신 12명의 위원을 대륙별로 나눠 추가 선출하기로 했다. 2015년에 FIFA 집행위원 선거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바 있는 정 회장은 두 번째 도전에서 FIFA 집행부 입성에 성공했다. 한국인으로는 1994년부터 2011년까지 FIFA 집행위원을 지낸 정몽준 전 FIFA 부회장(66)에 이어 6년 만에 FIFA 집행부의 일원이 탄생한 것이다. 정 회장은 “재도전 끝에 당선돼 무척 기쁘다. 국제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영향력과 외교력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사장님! 두 선수 좀 잡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프로농구 KGC 주장 양희종(33)은 2일 구단 역사상 첫 통합우승(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한 뒤 이렇게 말했다. 그가 간절히 팀에 남기를 바라는 선수들은 2016∼2017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게 된 오세근(30)과 이정현(30)이다. KGC가 정상에 오른 데는 국내 선수 ‘원투 펀치’ 오세근과 이정현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토종 센터 오세근은 외국인 선수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13.98득점(14위), 8.37리바운드(9위)를 기록했다. 정규리그 평균 15.28득점(11위)을 기록한 포워드 이정현은 챔프전 6차전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결승골을 비롯해 고비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했다. KGC는 당연히 두 선수 모두 잔류시키는 게 이상적이다. 하지만 샐러리캡(연봉+인센티브)이 팀당 23억 원으로 한정된 데다 우승 프리미엄으로 두 선수 몸값이 치솟게 돼 계산이 복잡해졌다. KGC의 2016∼2017시즌 샐러리캡 소진율은 94.65%이기 때문에 두 선수의 연봉을 인상할 경우 다른 선수들의 연봉 삭감이 불가피하다. 이번 시즌 오세근의 연봉과 인센티브를 합친 보수 총액은 3억3000만 원, 이정현은 3억6000만 원이었다. 이번 시즌 보수 총액이 4억3000만 원인 양희종은 두 동생에게 팀에 남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오세근, 이정현과 함께라면 통합 2연패도 가능하다. 집 떠나면 고생인데…”라고 말했다. 이에 이정현은 “농구 지능이 뛰어난 KGC 동료들과 함께 뛰는 것이 즐겁다. (연봉 문제 등에 대해) 세근이와 얘기를 나눠봐야겠다”고 말했다. 오세근은 “나는 쌍둥이 아빠라 육아비가 많이 든다. 잘 부탁드린다”며 웃었다. FA 선수들은 15일까지 원소속 구단과 먼저 협상을 해야 한다. 16일부터는 타 구단이 영입의향서를 제출할 수 있다. 오세근과 이정현은 일찌감치 FA 시장의 거물로 다른 팀의 주목을 받아 왔다. 3일 김승기 KGC 감독은 “구단 측에 연봉 협상을 맡기면서 오세근과 이정현을 무조건 붙잡아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팀에 완벽히 녹아든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 키퍼 사익스와도 재계약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KGC의 ‘기둥’ 오세근(30)은 팀을 탄탄히 지탱했고, ‘심장’인 주장 양희종(33)은 동료들에게 열정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해결사’ 이정현(30)은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와 삼성의 2016∼2017 KCC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6차전. 경기 종료 5초 전까지만 해도 양 팀은 86-86으로 맞섰다. 작전타임 때 이정현은 김승기 KGC 감독(45)에게 “저를 믿어주세요. 제가 (일대일 공격으로) 해결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 그대로 이정현 손끝에서 승패가 갈렸다. KGC는 마지막 공격에서 이정현(13득점)이 종료 2초 전 과감한 돌파에 이은 골밑 슛을 터뜨려 88-86으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구단 역사상 첫 통합우승(정규리그+챔프전 우승)이 확정된 순간 KGC의 핵심인 ‘국내파 3인방’ 이정현 오세근 양희종은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이정현은 결승골이 셋의 합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희종이 형이 상대 선수를 외곽으로 끌고 나가서 내가 일대일 공격을 하기 편하게 만들어줬다. 세근이는 골밑을 지켜서 상대가 블록슛을 할 수 없게 막아줬다”고 말했다. 이날 KGC 공격을 주도한 선수는 ‘부상 투혼’을 보여준 오세근이었다. 4차전에서 왼손 중지와 약지 사이가 찢어져 8바늘을 꿰맨 그는 5차전에서는 상대 선수의 팔꿈치에 맞아 흉골에 실금이 갔다. 이날 가슴 보호대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선 오세근은 21득점 7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그는 기자단 투표 87표 중 77표를 받아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신인 때인 2011∼2012시즌 이후 두 번째 플레이오프 MVP에 오른 그는 2007∼2008시즌 김주성(동부)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한 시즌에 정규리그와 올스타전, 플레이오프 MVP를 모두 석권한 선수가 됐다. 오세근은 프로 데뷔 시즌(2011∼2012시즌)에 KGC의 챔프전 우승을 이끌었지만 다음 시즌부터 발목 부상 등에 시달리면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는 지난해 태어난 쌍둥이 남매와 아내의 응원은 큰 힘이 됐다. 챔프전 기간 중에 쌍둥이가 태어난 지 200일을 기념하기 위해 잠시 자택에 다녀온 그는 ‘쌍둥이만 보고 오면 아픈 것도, 힘든 것도 잊은 채 웃게 된다’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남겼다. 이날 MVP로 선정된 후 굵은 눈물을 보인 오세근은 “5년간 롤러코스터 같은 농구 인생이 생각나 눈물이 났다. 쌍둥이가 태어나고 아빠이자 남편으로서 책임감이 느껴져 더 간절히 농구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에 동점과 역전을 허용할 때마다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선수는 양희종(24득점)이다. 수비력이 장점인 그이지만 이날은 3점 슛만 8개를 터뜨렸다. 삼성이 평소 득점력이 떨어지는 자신의 수비를 느슨하게 하는 틈을 노려 과감하게 외곽포를 터뜨린 것이다. 양희종은 “나는 큰 경기에 강한 선수다”라고 말했다. 그는 득점을 성공시킨 동료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분위기메이커 역할도 톡톡히 했다. 한편 김승기 감독은 프로농구 역대 최초로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우승 확정 후 오열한 김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고생하신 부모님과 아내 생각에 눈물이 났다. 나를 잘 따라와 준 선수들과 코치 시절 좋은 스승(전창진 전 감독)에게 잘 배운 덕분에 우승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 나설 ‘신태용호’의 대표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1일. 소집 장소인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들어서는 ‘리틀 태극전사들’의 복장은 자유로웠다. 이승우(19·FC바르셀로나) 등은 반바지를 입고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였다. 선수들의 지나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우려한 ‘휴대전화 압수’도 없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47)은 “내 휴대전화도 아닌데 빼앗을 이유가 있나. 선수들은 자신의 행동에 스스로 책임을 질 나이가 됐다”고 말한다. 20세 이하 대표팀(21명)은 ‘자율과 책임’ 속에 월드컵 본선을 향한 최종 담금질을 시작했다. 이날 NFC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해외파인 이승우와 백승호(20·FC바르셀로나)는 동료들과 장난을 치거나 농담을 주고받으며 대표팀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미드필더 한찬희(20·전남)는 “감독님께서는 승우나 승호가 유럽 팀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대표팀에 전파하는 것을 좋아하신다. 승우가 장난을 치면 팀 분위기가 더 밝아진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내가 스무살 때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항상 떠올려 본다. 집중을 하다가도 감독님의 눈을 피하면 장난을 치고 싶어 했다”면서 “선수들을 지적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속으로 삼킨다. 눈높이를 맞추고 신나게 축구를 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대신 신 감독은 그라운드 안에서는 강한 집중력과 책임을 요구한다. 그는 “선수들에게 그라운드 위에서의 희생정신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회에서 한국의 역대 최고 성적은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거둔 4위. 신 감독은 “최소 8강 진출이 목표다”라고 밝혔지만 선수들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수비수 이상민(19·숭실대)은 “8강을 목표로 하면 거기서 멈출 가능성이 크다. 우승을 목표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3월 4개국 축구대회(2승 1패)를 치르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 나도 내심 8강 이상의 성적을 기대한다”면서 “조별리그에서 2승 1무를 거둬 조 1위로 16강에 오르겠다. 8강까지 진입한 뒤부터는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라는 생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8일), 우루과이(11일), 세네갈(14일)과 평가전을 한 뒤에 20일 기니와 월드컵 본선 A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파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짐 팩(한국명 백지선·50)이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을 맡았을 때 먼저 한 일은 라커룸에 태극기를 다는 일이었다. 2014년 4월. 남자 대표팀은 국제대회에서 잇달아 부진하며 3부 리그로 강등됐다. 투지가 떨어진 대표팀에 대해 “한마디로 도련님들만 모여 있다”는 푸념이 들려왔다. 1∼6부 리그로 나뉘어 있는 세계 아이스하키에서 한국은 3부 리그 주변을 맴돌며 패배의식에 젖어 있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전력 강화가 시급했던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해외 지도자를 영입하기로 했다. 협회의 손을 잡아준 건 동양인 최초로 아이스하키 세계 최고 무대인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우승컵인 스탠리컵을 들어 올렸던 백지선이었다. 그는 미국의 피츠버그 펭귄스에서 수비수로 뛰던 1990∼1991, 1991∼1992시즌 두 번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서울에서 태어나 한 살 때 캐나다로 이민 간 그는 언젠가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겠다는 ‘오랜 꿈’을 좇아 한국에 왔다. 백 감독이 선수들에게 꺼낸 첫마디는 “당신은 한국 국가대표 선수입니다. 매일 국가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하세요”였다. 그리고 선수들이 이동할 때는 반드시 정장을 갖춰 입으라고 했다.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품위도 함께 지키라는 뜻이었다. 국가대표로서의 자긍심을 일깨우는 일부터 시작한 백 감독은 이어 강렬한 투지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힘썼다. 훈련 때마다 “샤이 보이(shy boy·수줍은 소년)는 안 돼!”라고 외쳤다. 투지를 뒷받침할 체력을 기르기 위해 여름에는 스틱을 잡지 않게 했다. 5월부터 두 달 이상은 지독한 체력훈련을 했다. 또한 공포의 20m 왕복달리기로 선수들의 체력을 측정했다. 체력과 정신력으로 무장한 ‘백지선호’가 마침내 기적을 이뤘다. 대표팀은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끝난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최종 5차전에서 승부치기 끝에 우크라이나를 2-1로 꺾었다. 2위를 기록한 한국은 1위 오스트리아와 함께 1부 리그로 승격했다. 성인 남자 등록 선수가 233명에 불과한 세계랭킹 23위 한국이 사상 최초로 세계 최고 수준의 16개 팀이 배정된 최상위 리그에 진입한 것이다. 한국은 1부 리그 국가인 세계 1위 캐나다(남자 등록 선수 9만7000명), 2위 러시아(1만2485명) 등과 당당히 같은 무대에 서게 됐다. 국가 간 격차가 큰 아이스하키에서 1부 리그 진입은 그 자체가 쾌거로 평가받는다. 꿈같은 일이 현실이 되자 선수들은 서로의 볼을 꼬집었고 백 감독도 눈물을 흘렸다. 그는 “나이가 있다 보니 아기들을 보면 눈물이 날 때가 있는데 같은 느낌이었다. 기뻐하는 선수들을 보니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라커룸에서 ‘믿자, 우리를 믿자’고 했었다”고 떠올렸다. 백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한 캐나다 출신 골리 맷 달튼(31)을 비롯한 귀화 선수 7명과 국내 선수들이 한 팀으로 녹아들도록 각별히 애를 썼다. 협회 관계자는 “언론이 귀화 선수만 별도로 인터뷰를 진행하자 백 감독이 ‘(토종 선수들도) 같이 해’라고 화를 냈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평소 자신의 하키 철학을 ‘3P’로 요약해 왔다. 열정(Passion)과 연습(Practice), 그리고 인내(Perseverance)다. 그는 “뚜렷한 목표와 꿈이 있다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 아버지께 그렇게 배웠고 NHL에서도 이것들을 지키면서 최선을 다해 선수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3P에 또 하나의 ‘P’가 추가됐는데 그것은 바로 평창(Pyeongchang)”이라고 말했다. 4P로 무장한 백 감독은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올림픽 첫 승의 새 역사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30일 귀국한 그는 “꿈은 항상 크게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과 헝가리가 1-1로 맞선 3피리어드 6분 31초. 상대 진영으로 질주하던 신상훈(24·안양 한라)은 퍽을 ‘덤프’(공격 지역으로 퍽을 치는 것)시켰다. 그는 백보드에 맞고 나온 퍽을 강슛으로 연결해 역전골을 뽑아냈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은 ‘자신의 득점을 스스로 도운 기이한 골’이라고 평가했다. 신상훈의 형인 신상우(30·안양 한라)는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는 3피리어드 15분 13초에 공격 지역으로 쇄도한 뒤에 날카로운 슈팅으로 한국의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두 팔을 번쩍 들어 환호한 그는 빙판 위에 누워 기쁨을 만끽했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세계 23위)은 26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끝난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3차전에서 헝가리(세계 19위)에 3-1로 역전승을 거뒀다. 3연승을 달린 한국은 승점 9로 선두를 달리며 톱 디비전(월드챔피언십) 승격을 눈앞에 뒀다. 2경기를 남긴 한국은 승점 2만 추가하면 최소 2위를 확보해 톱 디비전으로 올라간다. IIHF는 홈페이지를 통해 “헝가리전에서 한국은 토종 선수들이 승리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백지선호’는 귀화 선수들의 활약과 함께 토종 선수들의 실력이 상승하면서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백 감독의 궁극적 목표도 토종 선수들을 성장시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이후까지 대비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하나의 라인을 구성할 때 귀화 선수는 1, 2명만 출전시키고 나머지는 토종 선수로 구성한다. 헝가리전에서는 형제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IIHF가 한국의 승리를 전한 글의 제목도 ‘상훈! 상우!’였다. 단신이지만 저돌적 돌파가 장기인 ‘강심장 형제’ 신상훈(171cm)과 신상우(175cm)는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했다. 신상훈은 “우리 팀은 발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기 때문에 3연승이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또 다른 형제 김기성(32)과 김상욱(29·이상 안양 한라)도 콤비 플레이로 골을 합작했다. 한국이 0-1로 지고 있던 2피리어드 15분 43초에 김기성은 상대 골문 뒤쪽 공간에서 김상욱이 건넨 퍽을 스냅샷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터뜨렸다. 김기성은 3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다. 김상욱은 형과의 ‘찰떡궁합’에 대해 “눈으로 보지 않아도 형이 있을 것 같다고 예상되는 위치로 패스를 하면 어김없이 그곳에 형이 있다”고 말한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3피리어드에만 8골을 뽑아내는 등 강한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리치 체노마스 헝가리 감독은 “정신력이 강한 한국은 우리가 공격할 틈을 주지 않았다. 그들은 엄청난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28일 오전 2시 30분 오스트리아(세계 17위)와 4차전을 치른다. 백 감독은 “아직 대회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끝까지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로농구 LG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현주엽 감독(42)에게 가장 많은 축하를 해준 사람은 휘문고 1년 선배이자 현역 시절 소문난 라이벌이었던 서장훈(43)이다. 현 감독은 “장훈이 형과 7차례 통화를 했다. 형이 내게 ‘(너는) 충분히 잘할 수 있어’라고 응원도 해주고, ‘네가 감독이 됐으니 다음은 (내 차례인가?)’이라고 농담도 건넸다”고 말했다. 지도자 경험이 없는 현 감독에게는 서장훈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현 감독은 “내가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에 시달리는 것을 알고 장훈이 형이 많은 격려를 해준 것 같다. 장훈이 형도 감독을 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24일 LG스포츠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 감독은 “고향에 돌아온 것처럼 마음이 편하고 내가 좋아하는 농구를 (감독으로서) 실컷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다음 시즌에는 LG가 ‘봄 농구(플레이오프 진출)’를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현역 생활을 LG에서 마감한 현 감독은 두 시즌 연속 8위에 그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한 적이 없는 친정팀을 살릴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지도자 경험이 없는 부분은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현 감독은 “방송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농구의 흐름을 읽는 능력이 좋아졌다. 또한 각 팀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도자 경험이 있는 분과 호흡을 맞추면 프로 무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이가 나보다 많은 분도 충분히 고려해 볼 생각이다”며 코치진 구성 견해를 밝혔다. 현 감독이 그리는 LG 농구는 센터 김종규(207cm)를 앞세워 높이를 장악하는 동시에 공수 전환의 속도도 빠른 팀이다. 그는 “개인 능력이 뛰어난 LG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게 하겠다. 선수들과 함께 즐겁지만 힘들게 운동하겠다”고 말했다. 현 감독은 현역 시절에 자신과 함께 ‘오빠 부대’를 이끌고 다녔던 이상민 삼성 감독(45) 등 선후배 사령탑과의 맞대결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LG에서 뛸 때 구단 구성원들이 삼성을 이기면 좋아했다. 상민이 형이 이끄는 삼성이 제일 이기고 싶은 팀이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코리아 2017 홍보대사인 ‘산소탱크’ 박지성(36·사진)이 ‘리틀 태극전사들’에게 영상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20일 20세 이하 월드컵 조직위원회가 공개한 영상에서 박지성은 “20세 이하 월드컵이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후배들이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열기와 감동이 다시 한 번 우리나라에 퍼질 수 있도록 기적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에 기여하며 스타로 발돋움한 박지성이지만 현역 시절 20세 이하 월드컵에는 출전한 적이 없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올림픽과 월드컵을 통해 축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면서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20세 이하 월드컵이 앞으로 세계 축구를 이끌어 갈 선수들에게 뜻깊은 추억과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박지성은 FIFA 마스터코스 수업을 받기 위해 스위스에 머무르고 있다. 그는 “학업 때문에 현장에서 응원을 할 수는 없지만 멀리서나마 온 힘을 다해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대표팀은 다음 달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기니와 A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캄프누(FC 바르셀로나의 안방 구장)에서의 두 번째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바르사)는 유벤투스(이탈리아)와의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12일)에서 0-3으로 졌지만 4강 진출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다.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과의 16강 1차전 방문경기에서 0-4로 지고도 캄프누에서 열린 2차전 안방경기에서 6-1로 이겨 극적으로 8강에 오른 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루이스 엔리케 바르사 감독은 유벤투스와의 2차전을 앞두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PSG와의 2차전보다 더 적은 골을 넣어도 된다. 하지만 우리는 5골을 넣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20일 캄프누에서 열린 유벤투스와의 2차전이 끝난 후 엔리케 감독은 아쉬운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바르사는 이날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하고도 0-0으로 비겨 1, 2차전 합계 0-3(1무 1패)으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대역전극을 노린 바르사는 ‘MSN 트리오’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를 선발로 내세워 다득점을 노렸지만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 바르사는 전후반을 통틀어 17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유효슈팅은 1개에 그쳤다. 볼 점유율에서는 61%를 기록해 유벤투스(39%)보다 앞섰지만 유벤투스의 강력한 수비를 뚫는 데 실패했다. 메시는 전반전에 상대 선수와 충돌한 뒤 그라운드에 얼굴을 박아 왼쪽 뺨에서 피가 흐르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응급처치를 받고 경기장으로 돌아온 메시는 부상 투혼을 펼쳤지만 끝내 상대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PSG와의 2차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역전극을 이끌었던 네이마르도 이날은 침묵했다. 그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경기 후 엔리케 감독은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정확성이 떨어졌다. 우리가 가진 경기력을 완벽히 보여주지 못해 슬프다”고 말했다. 한편 AS모나코(프랑스)는 이날 열린 도르트문트(독일)와의 8강 2차전에서 3-1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도 3-2로 이겼던 모나코는 1, 2차전 합계 6-3으로 4강에 올랐다. 이로써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은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유벤투스, 모나코로 압축됐다. 4강 대진 추첨은 21일 스위스 니옹에서 열린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캄프누(FC바르셀로나의 안방 구장)에서의 두 번째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바르사)는 유벤투스(이탈리아)와의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12일)에서 0-3으로 졌지만 4강 진출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다.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과의 16강 1차전 방문 경기에서 0-4로 지고도 캄프누에서 열린 2차전 안방 경기에서 6-1로 이겨 극적으로 8강에 오른 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루이스 엔리케 바르사 감독은 유벤투스와의 2차전을 앞두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PSG와의 2차전보다 더 적은 골을 넣어도 된다. 하지만 우리는 5골을 넣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20일 캄프누에서 열린 유벤투스와의 2차전이 끝난 후 엔리케 감독은 아쉬운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바르사는 이날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하고도 0-0으로 비겨 1, 2차전 합계 0-3(1무 1패)으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대역전극을 노린 바르사는 ‘MSN 트리오’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를 선발로 내세워 다득점을 노렸지만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 바르사는 전후반을 통틀어 17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유효슈팅은 1개에 그쳤다. 볼 점유율에서는 61%를 기록해 유벤투스(39%)보다 앞섰지만 유벤투스의 강력한 수비를 뚫는 데 실패했다. 메시는 전반전에 상대 선수와 충돌한 뒤 그라운드에 얼굴을 박아 왼쪽 뺨에서 피가 흐르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응급처치를 받고 경기장으로 돌아온 메시는 부상 투혼을 펼쳤지만 끝내 상대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PSG와의 2차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역전극을 이끌었던 네이마르도 이날은 침묵했다. 그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경기 후 엔리케 감독은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정확성이 떨어졌다. 우리가 가진 경기력을 완벽히 보여주지 못해 슬프다”고 말했다. 한편 AS모나코(프랑스)는 이날 열린 도르트문트(독일)와의 8강 2차전에서 3-1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도 3-2로 이겼던 모나코는 1, 2차전 합계 6-3으로 4강에 올랐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세계적 명문 클럽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바르사) 소속 백승호(20·바르사B)와 이승우(19·바르사 후베닐A)가 있기 때문이다. 대표팀 사령탑인 신태용 감독은 “이승우는 ‘싸움닭’ 같은 선수이고, 백승호는 ‘모범생’이다”고 평가했다. 신 감독은 “승우는 팀이 지면 울분을 참지 못하는 다혈질이다. 하지만 그만큼 강한 승부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경기장 안에서 표출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는 3월 열린 아디다스 20세 이하 4개국 대회 잠비아와의 경기에서 환상적인 칩슛 등으로 2골을 넣는 등 대표팀에 완벽히 녹아든 모습을 보였다. 신 감독은 스피드와 발 기술이 뛰어난 이승우에게 근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 감독은 “승우에게 리오넬 메시와 디에고 마라도나(이상 아르헨티나)가 세계 최고 선수가 된 것은 강한 상체 근육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장차 프로 1군 무대 등에서 뛰기 위해서는 몸싸움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4개국 대회 후에 이승우가 소속팀 경기를 위해 스페인으로 돌아간 것과 달리 백승호는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체력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신 감독은 “백승호는 기본기가 매우 뛰어나지만 실전 체력이 떨어져 있다. 특히 공격 시 호흡 관리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체력 훈련을 지속해서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승호는 소속팀에서 실전 경기 출전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해 체력과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다는 문제가 있다. 신 감독은 “승호는 스스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는 모범적인 선수다. 최근에는 몸싸움 능력도 보완하면서 조금씩 ‘그라운드의 싸움닭’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티키타카’(짧은 패스 중심의 축구) 전술을 사용하는 바르사에서 성장한 두 선수는 전술이 유사한 ‘신태용호’에도 빠르게 적응 중이다. 신 감독은 “내가 패스 플레이와 상대 수비 뒤 공간을 한 번에 공략하는 공격 방식 등 바르사 스타일을 주문하기 때문에 두 선수 모두 대표팀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재밌어 한다”고 말했다.파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 축구가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뤄냈을 때 신태용 20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47)은 소속팀 성남 일화의 전지훈련지인 강원도의 한 숙소에서 TV로 그 장면을 지켜봤다. 2001년 K리그 최우수선수(MVP)였던 그였지만 월드컵 최종 명단에 들지 못했다. 신 감독은 “한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숙소와 거리에서 대표팀을 응원하면서 희열과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15년이 흐른 2017년. ‘리틀 태극전사’의 수장이 된 신 감독은 5월 20일부터 한국에서 열리는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또 한 번의 신화 창조에 나선다. 18일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그는 “1997, 1998년생이 대부분인 20세 이하 선수들은 2002년의 뜨거운 감정을 잘 모른다. 이들을 잘 지도해서 ‘감동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A조에서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기니와 함께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 신 감독은 “전통의 강호(아르헨티나, 잉글랜드) 및 복병(기니)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조별리그부터 힘든 여정이 될 것 같다. 최소 8강 진출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20세 이하 대표팀에서도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 때와 마찬가지로 ‘공격 축구’를 강조하고 있다. 적극적인 공간 침투와 강한 전방 압박을 중심으로 한 신 감독의 전술에는 선수들의 강한 체력이 꼭 필요하다. 이 때문에 신 감독은 NFC에서 진행 중인 소집훈련에서 1시간 30분 정도를 강도 높은 체력 훈련(웨이트트레이닝 제외)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우리 선수 중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가 2명 정도에 불과하다. 최우선적으로 선수들의 실전 체력을 키워 90분 이상을 뛸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체력 훈련과 함께 프로팀과의 평가전을 통해 ‘약점 찾기’에 나설 예정이다. 대표팀은 26일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최강으로 평가받는 전북과 평가전을 치른다. 신 감독은 “전북이 최상의 전력으로 평가전에 나섰으면 좋겠다”면서 “전력이 비슷한 팀과 경기를 해서 이기면 기분은 좋을 수 있지만 약점을 찾을 수 없다. 전북과의 경기에서 10골을 먹더라도 10골을 먹은 이유를 찾고 보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 감독과 선수들이 훈련을 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 중 하나는 ‘돌려치기’다. 이는 자신에게 온 공을 동료가 있는 쪽으로 패스해 상대 압박을 피한 뒤에 수비가 없는 빈 공간으로 가서 다시 받는 것을 뜻한다. 단순히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패스 플레이로 적진 깊숙이 침투하라는 것이다. 신 감독은 “수비 지역에서 공을 돌려서 점유율을 높여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패스 플레이로 상대 문전까지 빠르게 올라간 뒤에 위협을 줘야 점유율의 의미가 생긴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장차 국가대표팀(A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해야 할 20세 이하 선수들이 강팀을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맞붙는 습성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 한국 축구는 강팀을 상대로 수비만 하다가 역습으로 한 골 넣고 이기면 좋아했다. 하지만 맞불을 놓지 않고서는 우리의 약점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공격 축구로 세계의 강호들을 놀라게 하고 싶다”는 의욕을 강하게 드러냈다.파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벼랑 끝까지 몰렸던 오리온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오리온은 1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4차전 방문경기에서 79-76으로 이기고 2승 2패를 기록했다… 1, 2차전 안방경기를 모두 삼성에 내줬던 오리온은 3차전부터 주전들의 득점력이 살아나면서 반격에 성공했다. 역대 4강 PO에서 1, 2차전을 모두 지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팀은 없지만 오리온은 ‘뒷심’을 살려 새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경기 전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것이 선수들에게 큰 자산이 된 것 같다. 시리즈 전적이 1승 2패로 몰렸지만 모두가 진다는 생각 없이 여유를 갖고 경기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3차전에 이어 4차전에서도 오리온의 상승세를 이끈 선수는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26득점 10리바운드 8도움)다. 1, 2차전에서 각각 16, 13득점에 그쳤던 그는 3차전(26득점)부터 슛 감각을 회복했다. 4차전에서도 헤인즈는 1쿼터에만 9점을 몰아넣는 등 오리온의 공격을 이끌었다. 4쿼터 종료 13초를 남기고 75-71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는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 2개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헤인즈와 함께 오리온은 이승현(19득점)이 고비마다 3점 슛(3개)을 림에 꽂아 넣었다. 경기 후 추 감독은 “3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보겠다. 우리 팀의 근본적 목표는 삼성을 4강 PO에서 꺾는 것이 아니라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것이었다”면서 “5차전에서도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추 감독은 적지에서 2승을 거둔 것을 두고 “삼성과 안방을 바꿔야 하나”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43득점 16리바운드)가 분전했지만 슈터들이 부진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가드 김태술은 2점 슛 3개를 시도해 모두 놓치는 등 무득점에 그쳤고, 임동섭(2득점)과 문태영(8득점)은 단 한 개의 3점 슛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양 팀의 5차전은 19일 오리온의 안방인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이번 시즌에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에서 주전과 벤치 멤버를 오가며 40경기에서 19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붙박이 주전’이 보장된 국가대표팀에서는 득점력이 떨어진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경기에 출전한 손흥민은 1골에 그치고 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의 경기력 차이에 대해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측면 수비수들의 탁월한 공격 지원 덕분에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토트넘은 벤 데이비스와 대니 로즈 등 왼쪽 측면 수비수들이 공격할 때 빠르게 상대 진영까지 올라가 공격수와 2 대 1 패스 등으로 수비를 허물거나 크로스 공간을 확보한다. 이 때문에 손흥민은 측면에만 머물지 않고 중앙이나 상대 수비 뒤 공간으로 침투하는 등 다양한 위치에서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 반면 대표팀의 왼쪽 측면 수비수들은 부정확한 패스로 공격의 흐름을 끊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손흥민이 측면에 고립되거나 홀로 무리한 돌파를 하다가 볼을 빼앗기는 문제가 발생했다. 손흥민에게 정확한 패스를 넣어줄 동료가 없다는 것도 지적된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토트넘은 전방에서 볼을 잡은 공격수가 2선에서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패스를 하는 공격 방식이 효과를 보고 있다. 대표팀도 연계 플레이에 능한 최전방 공격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준희 위원은 “토트넘은 공격을 전개하는 빌드업 능력이 대표팀보다 훨씬 뛰어나다. 이 때문에 손흥민이 (대표팀에서처럼) 수비 지역에서부터 볼을 몰고 갈 필요 없이 공격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흥민아! 네가 이렇게 빨리 (나를) 넘을 줄은 몰랐다.”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64·현 20세 이하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자신과 어깨를 나란히 한 손흥민(25·토트넘)에게 축하를 건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가까운 미래에 후배가 자신의 기록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확신에 찬 듯 그는 손흥민이 이미 자신을 뛰어넘었다는 표현을 썼다. 16일 20세 이하 월드컵 트로피 공개 행사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그는 “손흥민 덕분에 잊혀졌던 내가 재조명되고 있는 것 같아 행복하다. 동양 선수가 2자리 숫자의 골을 넣는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기록이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1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본머스와의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전반 19분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현지 방송 해설자는 “봄이 되자 ‘해(Sun)’가 떴고 ‘손(Son·손흥민)’이 꽃을 피웠다. ‘손샤인(Sonshine·햇살을 뜻하는 ‘Sunshine’에 손흥민을 빗댄 표현)’답다”며 극찬했다. EPL 2위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 속에 4-0으로 이겼다. 손흥민은 이 골로 차 전 감독이 1985∼1986시즌에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작성한 한국인 선수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골(19골)과 타이를 이뤘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에 EPL 12골,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6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골을 기록 중이다. 토트넘은 23일 첼시와의 FA컵 4강전과 리그 6경기 등을 남겨뒀기 때문에 손흥민이 차 전 감독의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차 전 감독은 당시 리그에서만 17골을 터뜨렸기 때문에 리그에서의 활약만 놓고 보면 차 전 감독의 골이 순도가 더 높다. 하지만 손흥민은 최근 리그 4경기 연속 골의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차 전 감독보다 많은 리그 골을 노리는 동시에 개인 득점 톱10 진입까지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 15일까지 손흥민의 EPL 득점 순위는 공동 12위다. 차 전 감독과 손흥민은 역대 한국인 공격수 중 유럽 무대에서 가장 성공한 선수로 꼽힌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차 전 감독과 손흥민은 스피드와 골 결정력이 뛰어나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둘의 플레이 스타일에는 차이가 있다. 전문가들은 “몸싸움이 뛰어났던 차 전 감독은 주로 측면 공격수로 뛰었고 헤딩 능력도 있었다. 반면에 손흥민은 측면과 최전방, 처진 스트라이커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으며 기술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해외 축구 통계 사이트인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번 시즌에 왼쪽 측면 공격수 자리에서 11골,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서 7골,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1골을 넣었다. 차 전 감독은 손흥민이 헤딩 능력을 키운다면 더욱 완벽한 공격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미 손흥민은 대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그가 제공권을 보완한다면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차 전 감독은 33세의 나이에 한 시즌 19골을 터뜨렸지만 손흥민은 25세의 나이로 같은 기록을 세웠다. 차 전 감독은 25세 때 독일 무대에 진출했다. 손흥민이 앞으로 차 전 감독을 뛰어넘어 더 많은 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얘기다. 김 해설위원은 “차 전 감독은 개인의 노력으로 체력을 관리하며 유럽 무대를 누볐다. 손흥민은 현대 축구의 발달과 함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기록을 작성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PL 2년 차에 선배들의 기록을 하나씩 갈아 치우고 있는 손흥민은 ‘기록 제조기’로 불리고 있다. 이날 그는 잉글랜드 무대 통산 27골을 기록해 ‘산소 탱크’ 박지성(36·은퇴)의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포지션의 차이는 있지만 미드필더였던 박지성이 8시즌 동안 세운 기록을 손흥민은 2시즌 만에 달성했다. 앞서 손흥민은 기성용(28·스완지시티)이 보유했던 아시아선수 EPL 한 시즌 최다골(8골)도 뛰어넘었다. 한국인 선수 최초의 잉글랜드 무대 해트트릭과 ‘EPL 이달의 선수’ 수상도 모두 손흥민이 보유하고 있다. 이날 손흥민의 골이 터지자 아이처럼 펄쩍 뛰며 환호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이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그는 이제 EPL에 완벽히 적응했다”고 칭찬했다. 영국 언론은 이날 “토트넘이 손흥민과 재계약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유승진 채널A 기자}

경질 논란 끝에 유임된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63)이 위기를 벗어나려면 선수 선발부터 변화가 필요하다. 부임 초기 다양한 K리그 선수를 실험했던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해외파 등 기존의 대표팀 선수들을 중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소속팀에서 경기력이 떨어진 일부 선수는 대표팀에서도 부진한 경기를 펼쳤고, 대표팀은 졸전을 거듭한 끝에 간신히 A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6월 13일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8차전을 앞두고 대표팀은 조기 소집될 예정이다. 대표팀은 통상 경기 3, 4일 전에 소집되지만 이번엔 빠르면 2주 전에 소집될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최종예선에서 뽑지 않았던 새로운 선수들을 점검하고 내부 경쟁을 통한 경기력 강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최종예선 1∼7차전에서 드러난 문제점 중 하나는 9득점 가운데 선발 출전한 최전방 공격수의 골이 없다는 것이다. K리그 클래식 득점 선두인 포항의 공격수 양동현(31)은 최전방 골 가뭄을 해결할 수 있는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몸싸움 능력과 골 결정력이 탁월한 양동현은 올 시즌 5경기에서 4골을 터뜨렸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슈팅 능력이 좋은 양동현이 최전방에서 공격에만 효율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전술에 맞춰 뛴다면 대표팀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미드필더에서는 이명주(27·알 아인)를 주목할 만하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이명주는 왕성한 활동량이 장점이다. 수비와 경기 조율 능력을 모두 갖췄기 때문에 기성용(28·스완지시티)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예선에서 기성용의 파트너로는 한국영(27·알 가라파), 고명진(29·알 라이안) 등이 투입됐다. 하지만 기성용이 공격과 수비 지역 패스 순위에서 각각 팀 내 1, 2위에 오르며 고군분투한 반면 나머지 선수들은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명주는 소속팀에서도 주전으로 뛰고 있기 때문에 경기력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K리그 최고 왼발잡이인 수원의 염기훈(34·A매치 51경기)과 돌파가 뛰어난 강원의 이근호(32·A매치 75경기) 등 노련미를 갖춘 선수의 발탁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염기훈은 장신 공격수가 투입됐을 때 정확도 높은 크로스로 도움을 줄 수 있다. 최종예선에서 대표팀의 크로스 정확도는 12.5%에 불과했다. 베테랑의 선발은 슈틸리케 감독의 유임 조건 중 하나인 ‘경험과 함께 헌신성을 가진 선수의 발탁’에도 부합한다. 한편 13일 유럽파 점검을 마치고 귀국한 슈틸리케 감독은 “팀 내부 상황을 외부로 발설하는 선수에 대해서는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기강 잡기’에 나섰다. 그는 “우리는 한배를 타고 한 가지 목표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KGC 구단에서 데이비드 사이먼(203cm·사진)에게 뭘 먹게 한 건지…. 도저히 막을 수가 없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12일 KGC와의 2016∼2017 KCC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을 앞두고 걱정을 토로했다. 1차전에서 내·외곽을 오가며 33점을 터뜨린 KGC의 주포 사이먼을 막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유 감독은 “사이먼이 미들슛 성공률까지 높아지다 보니 네이트 밀러(187cm)가 수비하면 높이의 우위를 살려 자신 있게 슛을 쏘고, 발이 느린 허버트 힐(203cm)이 막으면 돌파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승기 KGC 감독은 여유가 넘쳤다. 그는 “(사이먼에게) 구단에서 모기업의 지원을 받아 제공하는 홍삼 음식을 먹게 했다”고 너스레를 떤 뒤 “사이먼이 우승에 대한 동기 부여가 강하게 돼 있어서 다른 팀에 있을 때보다 더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이먼은 과거 동부, SK에서 뛴 경험이 있다. 이날 KGC의 안방인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4강 PO(5전 3승제) 2차전에서도 사이먼은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이끌었다. 사이먼이 29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한 KGC는 82-73으로 모비스를 꺾었다. 정규시즌을 포함해 11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간 KGC는 4강 PO 전적 2승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한발 더 다가섰다. 역대 4강 PO에서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팀의 챔프전 진출 확률은 100%다. 이날 모비스는 힐과 국내 센터 이종현(203cm)이 돌아가며 사이먼을 수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1쿼터부터 13점을 몰아넣은 사이먼은 승부처였던 3쿼터에도 12점을 넣어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KGC의 가드 키퍼 사익스도 스피드를 살린 적극적인 돌파를 앞세워 18득점(7도움)을 기록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사이먼은 별도의 평가가 필요 없을 정도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다. 상대가 트랩수비를 시도해도 영리하게 벗어나 득점을 성공시켰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양 팀의 3차전은 14일 모비스의 안방인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다.안양=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올해 마스터스 우승자인 스페인 골퍼 세르히오 가르시아(37·사진)가 24일 열리는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레알)와 FC 바르셀로나의 맞대결 ‘엘클라시코’에서 시축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가르시아는 스페인의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두 팀의 경기를 현장에서 볼 예정이다. 시축을 하게 되면 멋진 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레알의 팬으로 알려진 그는 “레알과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경기(19일)도 경기장에서 보고 싶지만 다른 일정 때문에 안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레알은 10일 가르시아가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하자 구단 트위터를 통해 축하를 건네기도 했다. 또한 레알의 공격수 개러스 베일(웨일스)도 자신의 트위터에 “내 친구 가르시아가 마스터스 우승이라는 엄청난 업적을 이뤄낸 것을 축하한다”는 글을 남겼다. 레알은 과거에 스페인 피겨 스타 하비에르 페르난데스 등 다른 종목의 선수들을 시축자로 초청한 바 있다. 한편 7월 미국 골프채널 리포터 출신인 앤절라 에이킨스와 결혼할 예정인 가르시아가 마스터스 우승자가 입는 ‘그린재킷’을 결혼식 예복으로 입을지도 관심거리다. 가르시아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그린재킷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마오짱, 고생 많았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10일 밤 방송 속보와 11일자 각종 신문 1면을 통해 한국의 김연아(27·은퇴)와 치열한 라이벌전을 펼쳤던 일본 피겨 스타 아사다 마오(27)의 은퇴 소식을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아사다가 다시 한번 올림픽에 출전하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아사다는 최후까지 도전했다”며 아사다에게 “앞으로도 계속 빛나 달라”고 기원하는 일본인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아사다와 교류를 계속해 온 동일본대지진 피해 주민들도 “다음 꿈을 향해 도전해 달라”고 축복했다. 아사다를 지도해 온 사토 노부오 코치는 11일 “때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아사다를 신요코하마 스케이트 센터에서 만났을 때 “정리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아사다가) 슬퍼 보이지 않고 밝게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에 전했다. 그는 “아사다가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대단했다”고 평가했다. 또 아사다가 “앞으로 제가 출연하는 아이스쇼 ‘더 아이스’가 있으니 보러 와 달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아사다는 12일 도쿄에서 정식 은퇴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아사다는 10일 오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갑작스럽지만 피겨 선수 생활을 끝내겠다는 결정을 했다. 피겨 선수로서의 인생에 후회는 없다”고 은퇴를 선언했다. 아사다와 김연아는 끊을 수 없는 인연이 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아사다는 “김연아가 없었다면 나는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고 김연아는 “아사다와는 참 징한 인연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주니어 시절에는 아사다가 우위에 있었지만 2008∼2009시즌부터 김연아 쪽으로 추가 기울었다. 두 선수의 명암은 올림픽에서 극명히 갈렸다.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김연아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아사다는 은메달에 그쳤다. 2014 소치 겨울올림픽에서는 김연아가 은메달을 땄지만 아사다는 6위에 그쳤다. 소치 올림픽이 끝난 후 김연아는 빙판을 떠났지만 아사다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을 꿈꾸며 2015년 5월 복귀했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피겨선수권대회에서 12위를 기록하는 등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일본이 1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끝난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평창 올림픽 출전권 2장을 얻는 데 그친 것도 아사다의 은퇴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여자 싱글에 미야하라 사토코(19·세계 2위), 혼고 리카(21·세계 9위) 등 쟁쟁한 선수가 많이 등장했기 때문에 아사다(세계 25위)로서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도쿄=서영아 특파원}

오랜 메이저 대회 무관의 징크스를 떨쳐낸 세르히오 가르시아(37·스페인)는 우승을 확정한 뒤에 한풀이라도 하듯 제81회 마스터스가 열린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의 그린을 주먹으로 세게 내리쳤다. 한동안 그린을 응시하던 그는 한숨을 크게 내쉰 뒤 약혼녀를 끌어안고 기쁨을 나눴다. 가르시아는 “1999년 아마추어로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했을 때 ‘언젠가는 이 코스에서 한 번은 우승을 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세월이 너무 많이 흘렀다”고 말했다. 가르시아는 10일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에서 끝난 마스터스 4라운드에서 연장 끝에 저스틴 로즈(37·잉글랜드)를 제치고 메이저 대회 첫 정상에 올랐다. 4라운드까지 9언더파 279타로 로즈와 동 타를 이룬 가르시아는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첫 연장에서 버디를 낚아 보기를 한 로즈를 꺾었다. 가르시아는 1996년 브리티시오픈(컷 탈락)에서 메이저 대회에 데뷔한 이후 21년 만에, 메이저 대회 74번째 출전 만에 메이저 왕관을 차지했다. 마스터스에서는 19번째 도전 만에 그린재킷을 입었다. 가르시아는 “메이저 대회 마지막 라운드가 열린 일요일(현지 시간)에 이렇게 편안한 기분이 든 것은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세 살 때 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은 가르시아는 19세이던 1999년 마스터스에서 당시 아마추어 최고 성적인 공동 38위를 차지하며 ‘신동’으로 떠올랐다. 그해 프로로 전향한 뒤 참가한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42·미국)와 접전 끝에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유럽의 우즈’로 불렸던 그는 이후 PGA투어 9승, 유럽 투어 12승 등을 기록했지만 메이저 대회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2007년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연장 끝에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게 우승컵을 내주는 등 메이저 대회 준우승만 네 번을 기록했다. 그동안 ‘메이저 우승이 없는 강자’로 불렸던 가르시아는 마침내 그린재킷을 입고 불명예를 벗었다. 그는 “이제 메이저 대회 1승을 거둔 선수 중에 최고의 선수로 불릴 것 같다”며 웃었다. 가르시아의 메이저 우승 소식에 우즈는 트위터를 통해 “가르시아에게 축하를 건넨다. 그는 우승할 자격이 있다”는 말을 남겼다. 가르시아가 우승한 날은 현지 시간으로 그의 우상인 ‘스페인 골프 전설’ 세베 바예스테로스가 60년 전 태어난 날이다. 바예스테로스는 1980, 1983년 마스터스를 제패한 선수로 프로 통산 91승을 기록했다. 그는 2011년 뇌종양으로 숨졌다. 미국 ESPN에 따르면 가르시아는 첫 마스터스에 참가했던 1999년 연습 라운드에서 바예스테로스, 우즈와 함께 경기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가르시아는 “바예스테로스는 내가 마스터스에 참가할 때마다 많은 조언을 해준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면서 “오늘 우승한 것도 오늘로 60번째 생일을 맞은 바예스테로스가 하늘에서 내 퍼팅과 샷에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2002년 국내 메이저 대회인 한국오픈에 출전해 우승했던 가르시아는 샷을 할 때 30차례까지 왜글(손목풀기)을 하는 등 나쁜 경기 매너로 눈총을 사기도 했으며 테니스 스타들과 염문을 뿌리기도 했다. 한물간 스타로 취급됐던 가르시아의 우승에는 7월 결혼을 앞둔 연인이자 미국 골프채널 리포터 출신인 앤절라 앳킨스의 내조도 도움이 됐다. 가르시아는 “언제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게 불어넣어 주는 그녀 덕분에 큰 대회를 앞두고 용기를 얻는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