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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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윤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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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8~2025-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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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평창이다]233 vs 9만7000… 선수층 얇아도 체구 작아도 “땀-노력 믿어”

    백지선 감독(50)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역사적인 올림픽 첫 승을 달성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표팀은 5월 14일부터 충북 진천선수촌에 소집돼 11주간의 강도 높은 체력 훈련에 돌입했다. 2015년부터 시작된 대표팀의 ‘여름 체력 훈련’은 미국 트레이닝전문업체인 ‘엑소스(EXOS)’가 아이스하키 선수들에게 필요한 근력과 순발력을 갖추는 것에 초점을 맞춰 구성한 특별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선수들은 ‘공포의 삑삑이’로 불리는 셔틀런(왕복달리기)으로 심폐 지구력을 측정하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근력을 강화하고 있다. 트레이닝복이 땀으로 흠뻑 젖은 선수들이 지친 기색을 보일 때마다 백 감독은 정신력을 강조한다. 그는 “너희는 선택받은 사람이다. 태극마크의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고 말한다. 백 감독은 한국 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잇달아 부진하며 3부 리그로 떨어졌던 2014년 한국 감독이 됐다. 미국의 피츠버그 펭귄스에서 수비수로 뛰던 1990∼1991, 1991∼1992시즌 두 번 우승의 감격을 맛본 백 감독의 경험과 열정은 한국팀을 바꾸는 힘이 됐다. 백 감독은 선수들의 투지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힘썼다. 여름 체력 훈련은 투지를 뒷받침할 체력을 기르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체력과 정신력으로 무장한 ‘백지선호’는 4월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에서 2위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1부 리그로 승격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1부 리그 진입의 첫 관문을 통과한 백 감독의 시선은 평창을 향해 있다. 그는 최근 귀국하며 “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랭킹 21위인 올림픽 개최국 한국은 올림픽 본선에서 캐나다(세계 1위), 체코(세계 6위), 스위스(세계 7위)와 A조에 속해 조별리그를 치른다. 아이스하키 변방인 한국은 선수층 등 저변이 조별리그 상대들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한국의 성인 남자 등록 선수는 233명에 불과하다. 반면 ‘세계 최강’ 캐나다의 성인 남자 등록 선수는 9만7000명, 체코는 7만9838명, 스위스는 1만1129명에 달한다. 아이스하키 종주국이자 올림픽 최다 우승국인 캐나다는 평창 올림픽에서 3회 연속이자 통산 10번째 정상에 도전한다. 체코는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위스는 아직 올림픽 금메달이 없다. 체코와 스위스는 캐나다에 비해서는 전력이 떨어지지만 조직력이 좋고 체격 조건이 좋은 선수를 다수 보유했기 때문에 메달권 진입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이 올림픽에서 1승을 거둔다면 또 하나의 쾌거로 평가 받을 수 있다. 대표팀은 7월 해외 원정을 떠나고 11월부터는 올림픽 체제로 돌입할 예정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앞둔 백 감독이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세계 정상권 팀들과 부딪쳐보겠다는 각오다. 백 감독은 “우리 팀은 언제나 승자가 되기를 원한다. 아이스하키는 (유럽 선수들처럼) 체구가 크다고 잘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우리 선수들의 면면을 볼 때 개인은 작아보일지 몰라도 우리 팀은 작지 않다. 우리가 흘린 땀과 노력을 믿고 기적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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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든 대학이든 많이 뛰어야 실력 쌓는데…

    “우리 선수들은 K리그에서도 출전 명단에 못 들고, 대학에서도 경기를 못 뛰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30일 신태용 20세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포르투갈에 져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8강 진출에 실패한 뒤 “이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대학이든 프로든 소속 팀에서 많이 뛸 수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을 보완해야 한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이 경쟁국 선수들에 비해 실전 감각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백승호(바르셀로나 2군)도 신 감독과 같은 취지의 말을 했다. 1997∼1999년생 21명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대학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11명, 국내 프로축구 K리그 소속이 7명, ‘바르사 듀오’ 백승호, 이승우를 포함해 해외 클럽 소속이 3명이다. 대학생 11명은 대부분 1, 2학년이다. 3, 4학년 선배들과의 경쟁에서 주전 자리를 얻기가 쉽지 않다. 1, 2학년만 뛸 수 있는 대회가 1년에 두 차례 따로 열리지만 경기 수가 너무 적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 3경기만 하고 대회를 접어야 한다. 한 학원 축구 전문가는 “출전할 수 있는 대회나 경기도 많아져야 하겠지만 직업 선수를 꿈꾸는 고등학교 단계부터는 승강제가 적용되는 수준별 리그를 만들어 경쟁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20세 이하 선수가 K리그에서 주전으로 출전하기는 더 힘들다. K리그 소속인 대표팀 7명 중 올 시즌 선발 출전 경험이 있는 선수는 한찬희(전남·5회)와 임민혁(서울·1회) 둘뿐이다. K리그 클래식(1부)과 챌린지(2부)가 선발 출전 선수 11명에 각각 23세, 22세 이하 선수 1명을 의무적으로 포함하도록 정해놨지만 20세 이하 선수가 이 규정의 혜택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규정을 어기면 교체할 수 있는 선수 수가 3명에서 2명으로 줄어드는데 일부 감독은 이런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23세 이하 선수를 선발로 내보내지 않는 경우가 있다. K리그 A구단 감독은 “성적으로 모든 걸 말하는 프로에서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잉글랜드와 포르투갈은 선수 전원이 프로팀 소속이다. 대학생 선수가 절반을 넘는 우리와 차이가 크다”고 했다. 그러면 잉글랜드와 포르투갈의 20세 이하 선수들은 선배 선수들과의 주전 경쟁에서 모두 이겼다는 얘길까. 이번 대회 잉글랜드 대표팀은 대부분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클럽 소속이지만 EPL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는 드물다. 포르투갈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이 벤피카를 비롯한 포르투갈 리그 명문 클럽에 속해 있지만 1부 리그에서 주전을 꿰찬 선수는 많지 않다. 대개가 소속 팀의 2군 무대에서 뛴다. 유럽 주요 리그에서는 모든 팀이 2군 팀을 운영하고 있고, 20세 이하 선수들은 2군 리그에서 실전 경험을 충분히 쌓는다. 유럽과 같은 2군 리그 활성화가 20세 이하 선수들의 경기 경험 축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K리그에도 2군 리그가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폐지됐던 2군 리그를 지난해 다시 도입했다. 현재 2군 리그는 일부 예외 조항을 두고 있지만 23세 이하의 국내 선수 출전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문제는 2군 리그 참가가 K리그 클럽의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클래식 12개 팀 중 7곳, 챌린지 10개 팀 중 5곳만 2군 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20세 이하 대표팀 우찬양과 이승모의 소속 팀인 포항, 한찬희와 이유현이 속한 전남은 2군 리그에 참가하지 않는다. 박건하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어린 선수들의 경기 경험 축적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2군 리그 활성화가 바람직한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구단 입장에서 보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2군 운영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프로연맹이 K리그 클럽의 2군 리그 참가 의무화를 검토하면서도 선뜻 추진하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이종석 wing@donga.com·정윤철 기자}

    • 201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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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즈 ‘마약 진통제 운전’… 혀 꼬이고 방향감각 없어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가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한 뒤 운전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우즈는 경찰 조사에서 “의사 처방에 따라 ‘바이코딘’ 등 4종류의 약을 복용한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AP통신은 “바이코딘은 마약성 진통제 중 하나로 허리 통증 등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복용 후 졸음이 찾아오고 신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운전을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즈는 지난달 29일 미국 플로리다 주 주피터에서 경찰에 체포될 당시 혀가 꼬인 말투였으며 방향 감각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는 경찰과 대화를 나누다가 잠이 들기도 했다. 당초 경찰은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에서 안전띠를 착용하고 시동을 켠 채 잠든 우즈가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가 정신을 잃은 것으로 봤지만 호흡 검사에서 알코올은 검출되지 않았다.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법원에 출두하겠다는 서약을 한 뒤 풀려난 우즈는 소변 검사에도 합의한 상태다. 우즈는 “(허리 치료를 위해) 처방받은 약들을 복용하다 보니 몸에서 예상치 못한 반응이 생겼다”고 해명했다. 우즈는 최근 3년간 4차례 허리 수술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일부 미국 언론은 우즈가 만성적으로 바이코딘을 복용하다가 중독 상태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을 내놓았다. 2015년 미국에서는 바이코딘 중독으로 1만7536명이 사망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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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내 좌절한 ‘에이스 이승우’

    한국이 0-2로 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승우(FC바르셀로나)는 승리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다. 전반 33분 상대 진영 좌측에서 한국이 얻은 프리킥의 키커로 나선 그는 킥을 하기에 앞서 관중을 바라보며 박수를 유도했다. 대회 기간 내내 “많은 관중과 함께 호흡하면 더 큰 힘이 난다”고 말해온 그였다. 그러나 한국이 3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16강전에서 패하면서 이승우의 희망은 무너졌다. 조별리그에서 이승우는 한국 공격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기니(1차전), 아르헨티나(2차전)의 파상공세에 밀릴 때마다 그는 적극적 돌파와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한국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승우는 조별리그에서 3명의 공격수로 구성된 ‘스리톱’의 왼쪽 측면을 맡아 중앙과 측면을 자유롭게 오가며 역습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날은 조별리그와는 달랐던 공격 전형의 영향으로 인해 효율적 공격을 하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날 최전방에 하승운(연세대)과 조영욱(고려대) ‘투 톱’을 세우고 이승우를 공격수 밑에 위치한 4명의 미드필더 중 왼쪽에 배치했다. 이러다 보니 이승우는 공격에만 전념하지 못하고 수비까지 가담해야 하는 등 많은 역할을 소화해야 했다. FIFA가 “번개 같다”고 표현했던 공격적 움직임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우리 진영까지 내려와 공을 잡은 뒤 드리블로 돌파를 시도하는 등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포르투갈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에 막혀 끝내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한국이 경기를 승리할 때마다 환호하는 관중과 함께 ‘셀카’를 찍었던 이승우. 경기 막판까지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라는 손짓을 보내던 그는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먼 하늘을 한동안 응시한 뒤에 고개를 숙였다. 경기 내내 외로웠던 에이스는 끝내 활짝 웃지 못했다. 이승우는 “꿈꿨던 결승은 못 갔지만 좋은 경기를 한 듯하다. 오늘은 졌지만 우리의 미래는 밝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천안=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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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써 꺾이다니… 신태용호, 포르투갈에 1-3 무릎

    경기 종료를 알리는 심판의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드러눕는 선수들도 있었다. 이승우는 고개를 숙인 채 한참 동안 서 있었다. 백승호도 한동안 허공을 응시했다.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든 표정이었다. ‘리틀 태극전사’ 그 누구도 그라운드를 쉽게 떠나지 못했다. 경기장을 찾은 2만1000여 명의 팬들은 “괜찮아, 괜찮아”를 연호하며 이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주장 이상민은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34년 만의 4강 재현에 나섰던 20세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의 여정이 기대보다 너무 빨리 멈췄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3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16강전에서 포르투갈에 1-3으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포르투갈과의 역대 전적에서 3무 5패가 됐다. 조별리그 2연승으로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에 비해 포르투갈은 마지막 3차전이 끝날 때까지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던 팀이다. 하지만 우승 2차례와 준우승 한 차례를 포함해 그동안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유독 강세를 보여 온 포르투갈의 전력은 만만치 않았다. 조별리그를 치르면서 전력의 짜임새를 갖춰 온 포르투갈은 중원에서 기계처럼 돌아가는 패스 축구를 앞세워 한국의 미드필더들을 괴롭혔다. 한국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중앙에서 측면으로 순식간에 방향을 틀어 침투하는 포르투갈의 패스 축구에 고전했다. 비교적 이른 시간인 전반 10분과 27분에 연속 골을 내준 한국은 추격에 대한 부담으로 쫓기기 시작하면서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보여준 매끈한 공격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 24분 세 번째 골을 허용한 한국은 후반 36분 이상헌이 추격 골을 터뜨렸지만 두 골 차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이날 공격 상황에서의 잦은 패스 실수와 정확도가 떨어지는 크로스로 애를 많이 먹었다. 신 감독은 “초반 실점으로 선수들이 위축되면서 힘든 경기를 하고 말았다. 마지막까지 투혼을 보여 준 선수들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팬들에게는 상당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회를 마친 소감을 목이 멘 소리로 담담히 말했다. 눈시울도 다소 젖어 있던 신 감독은 “홈팬들을 위해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오늘 수비에서의 실수가 조금 아쉽다”고 했다. 한편 일본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연장전 끝에 남미의 복병 베네수엘라에 0-1로 져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천안=이종석 wing@donga.com·정윤철 기자}

    • 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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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르사 듀오 vs 벤피카 콤비

    ‘2선 공격이 더 강한 팀이 외나무다리 결투에서 살아남는다.’ 3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16강전에서 단판 승부를 벌이는 한국과 포르투갈은 강력한 2선 공격진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의 ‘바르사 듀오’ 백승호, 이승우(이상 FC바르셀로나)와 포르투갈의 명문 클럽 벤피카 소속인 디오구 곤살베스, 조제 고메스가 승부의 키를 쥐고 있다. 이들은 최전방 공격수의 뒤쪽이나 측면에 위치했다가 빠르게 상대 수비 뒤쪽 공간으로 침투하는 능력을 활용해 득점 확률이 높은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 등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에밀리우 페이스 포르투갈 감독은 “한국은 다이내믹한 팀이다. 이승우와 백승호가 위협적이다”며 경계했다. 조별리그에서 나란히 2골을 터뜨린 이승우와 백승호는 2선 측면에서 각자의 장점을 살려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축구 데이터 분석업체 팀트웰브에 따르면 조별리그에서 총 39회의 공격 상황에 가담한 왼쪽 측면 공격수 이승우는 역습(10회)을 주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 백승호는 30번의 공격 가담 중 연계 플레이(12회)를 통해 문전으로 침투하는 방식을 구사했다. 팀트웰브 관계자는 “이승우가 드리블을 통해 공격의 물꼬를 트거나, 이승우에게 수비가 몰린 틈을 타 백승호가 침투하는 공격 방식이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4실점을 한 포르투갈은 중앙 수비수들의 민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승우와 백승호의 2선 침투가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대표팀은 창끝을 날카롭게 다듬는 동시에 같은 장점을 지닌 포르투갈 공격진을 봉쇄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29일 천안축구센터에서 예정된 훈련에 앞서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다. 잠자는 시간 외에 대부분의 시간을 포르투갈을 분석하는 데 쓰고 있다”면서 “포르투갈 2선 공격수들이 슈팅 시 사용하는 발 등 세세한 부분까지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르투갈 공격수 중에는 ‘벤피카 콤비’ 곤살베스와 고메스가 한국 수비진을 괴롭힐 선수로 꼽힌다. 왼쪽 측면 공격수인 곤살베스는 조별리그에서 팀 내 최다인 2골을 넣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곤살베스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시도하는 오른발 슈팅이 날카롭다”고 평가했다. 포르투갈 국가대표팀(A대표팀)의 에이스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같은 등번호 7번을 달고 있는 곤살베스는 스피드와 킥력이 좋아 플레이 스타일도 호날두를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스리그에서 수차례 해트트릭을 기록해 UEFA로부터 “골을 쉽게 넣을 줄 아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FIFA는 “곤살베스가 20세 이하 월드컵을 통해 ‘제2의 호날두’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대표팀 수비수 이상민(숭실대)과 골키퍼 송범근(고려대)도 곤살베스를 ‘경계 대상 1호’로 꼽았다. 이상민은 “곤살베스를 압박해 슈팅을 시도하지 못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곤살베스와 벤피카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고메스는 포지션상 최전방에 나서지만 측면 공격수와 위치를 바꾼 뒤 2선에서부터 공격을 전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대회에서는 아직 골을 터뜨리지 못했지만 2016 UEFA 17세 이하 챔피언십 토너먼트에서 득점왕(7골)에 오를 정도로 언제든지 득점력이 폭발할 수 있다. 그는 1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한국과의 평가전(1-1 무승부)에서 골 맛을 보기도 했다. 2016∼2017시즌에는 벤피카 2군에서 23경기에 출전해 7골을 넣었다. 고메스는 자국 축구협회 인터뷰에서 “조별리그에서는 부진했지만 토너먼트가 시작된 만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천안=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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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도 믿는다, 송범근 ‘거미손’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2승 1패로 16강에 오른 한국 대표팀은 3경기에서 2실점을 기록했다. 이는 남북 단일팀으로 참가했던 1991년 포르투갈 대회와 타이로 한국의 역대 20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 최소 실점이다. 이 같은 ‘짠물 축구’는 탄탄한 수비로 상대 슈팅 기회를 원천 봉쇄했기 때문은 아니다. 대표팀은 기니, 아르헨티나에는 19개, 잉글랜드에는 14개의 슈팅을 허용했다. 상대의 ‘소나기 슈팅’ 속에서도 실점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조별리그 3경기에 풀타임 출전한 골키퍼 송범근(20·고려대·사진)의 맹활약 덕분이다. 탄탄한 체구(194cm, 88kg)와 민첩성 등 골키퍼로서 뛰어난 능력을 갖춘 송범근은 수차례 선방을 펼치며 대표팀의 골문을 지켰다. 그는 조별리그에서 골키퍼 선방 횟수(14회)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송범근은 “선방을 해서 만족하지만 상대에게 슈팅을 많이 허용했다는 것은 수비 조율이 완벽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포르투갈과의 16강전 때까지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지면 탈락인 16강전부터는 송범근의 활약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연장전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승부차기를 치르기 때문. 송범근은 “고등학교 때 승부차기에서 슈팅을 3번 연속 막아내 팀을 승리로 이끈 적도 있다. 승부차기 상황이 와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송범근이 조별리그에서처럼 제 역할을 잘 해주면 포르투갈전도 걱정 없이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범근’이라는 이름은 한국 축구의 전설적 공격수인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64)의 팬이던 아버지가 지었다. ‘차범근 축구교실’에서 축구를 배우기 시작한 송범근은 초등학교 입학 후에 공격수로 뛰었지만 또래보다 큰 덩치를 눈여겨본 감독의 권유로 6학년 때 골키퍼로 전향했다. 2015년 초부터 꾸준히 연령별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면서 경험을 쌓은 그는 동료들에게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백승호(20·FC바르셀로나)는 “덩치가 큰 범근이가 골문을 지키면 어디로 골을 넣어야 할지 고민될 정도다. 든든한 골키퍼가 있기 때문에 편하게 공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 DJ’ 송범근은 대표팀 버스 안에서 휴대용 스피커로 힙합 음악을 틀어 팀 분위기를 띄우는 등 활력소 역할도 한다. 송범근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차붐’을 일으킨 차 전 감독처럼 ‘송붐’을 일으키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유럽 리그에 진출한 첫 한국 골키퍼가 되는 것이 꿈이다. 분데스리가에서 뛰어보고 싶다.” 천안=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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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포’ 불 뿜은 프랑스… 오귀스탱 2골-튀랑 1골 합작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의 강력한 우승 후보인 프랑스가 조별리그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프랑스는 2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월드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베트남에 4-0 완승을 거뒀다. 유럽 지역 예선 1위인 프랑스는 ‘쌍포’인 장케뱅 오귀스탱(20·파리 생제르맹)과 마르퀴스 튀랑(20·FC소쇼몽벨리아르)의 득점을 앞세워 손쉽게 승리를 낚았다. 승점 6으로 선두를 지킨 프랑스는 뉴질랜드와의 조별리그 최종 3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16강 진출이 확정됐다. 베트남은 이날 온두라스(4위)를 3-1로 꺾은 뉴질랜드(2위)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전반 7분 페널티킥을 실축한 오귀스탱은 전반 22분과 45분에 연달아 골을 터뜨려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19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득점왕과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오귀스탱은 잉글랜드와 독일의 명문 구단들이 영입을 노리고 있는 선수다. 2016∼2017시즌 소속팀인 파리 생제르맹에서는 리그 10경기(1골)에 출전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탁월한 슈팅 능력을 바탕으로 조별리그 2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고 있다. 프랑스의 ‘레전드’ 릴리앙 튀랑의 아들 마르퀴스 튀랑도 골 맛을 봤다. 릴리앙 튀랑은 프랑스의 1998년 FIFA 월드컵 우승을 이끈 수비수다. 아버지와 달리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슛으로 프랑스의 첫 골을 터뜨렸다. 한편 F조의 미국은 이날 열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세네갈(2위)을 1-0으로 꺾고 승점 4로 조 1위에 올랐다. 같은 조 사우디아라비아(3위)는 에콰도르(4위)를 2-1로 꺾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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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바람 몰고 온 신태용號… “4강 그 이상, 꿈이 아니다”

    ‘신나라 코리아.’ 20세 이하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팀 슬로건이다. ‘신바람 축구’를 이끌고 있는 공격수 이승우(19·FC바르셀로나)는 골을 성공시킬 때마다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춤을 추거나 자신의 유니폼을 가리키며 관중의 호응을 이끌어낸 뒤 신태용 감독(47)에게 달려가 안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포르투갈전에서 박지성이 결승골을 터뜨리고 나서 거스 히딩크 감독과 포옹한 장면과 같다. 이승우는 “(감독님께 안긴 것은) 억지로 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감정의 표현이었다. 골을 넣을 때마다 감독님께 달려갈 것이다”라며 웃었다. 이승우와 신 감독의 모습은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한 ‘히딩크호’의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한국은 23일 전주에서 열린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대회 최다(6회) 우승국 아르헨티나를 2-1로 꺾었다. 한국은 20세 이하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 2경기 만에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팀의 상승세는 선수들이 태어나기도 전인 1983년 박종환 감독이 이끌었던 청소년대표팀의 ‘멕시코 4강 신화’ 재현에 대한 기대감도 갖게 한다. 신 감독은 대게로 유명한 경북 영덕 출신이다. 그는 “고향에서는 내가 대게만큼 유명하다”고 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 그가 이끄는 대표팀은 밝고 자유롭다. 선수들이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는 ‘힙합 파티’가 벌어진다. DJ는 골키퍼 송범근(20·고려대)이 맡는다. 감독도 함께 즐긴다. 신 감독이 딱 한 번 선수들의 ‘힙합 파티’를 중단시킨 것은 버스 안에 설치된 텔레비전에서 자신이 젊은 시절 즐겨 듣던 잔잔한 노래가 나왔을 때라고 한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숙소 생활에도 많은 제약을 두지 않았다. 선수들이 숙소 밖으로 외출해 카페에서 종종 차를 마시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하는 이유다. 신 감독은 “방에만 있으면 몸이 무거워질 수 있으니 잠시 산책도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개성이 강한 이승우는 개인기가 뛰어나지만 자신의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신 감독은 “나도 스무 살 때는 장난을 많이 치는 선수였다”면서 “승우의 자유로운 행동을 허용해주는 대신 그라운드 위에서 자유만큼의 책임감을 갖고 뛰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파격적인 자유를 줬고 이는 신나는 팀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자유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수비수 이상민(19·숭실대)은 선수들이 저녁식사 후 자발적으로 식당에 모인다고 했다.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참석하지 않는 선수들만의 작전회의다. 이상민은 “의견을 서로 허심탄회하게 얘기한다. 각자 특성을 파악하고 선호하는 세부 전술을 종합해 조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26일 잉글랜드와의 3차전을 앞두고 있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한국 역사상 최초로 조별리그 3연승을 기록한다. 신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선수들은 역사적인 순간을 좀 더 많은 팬과 함께 즐기고 싶다고 했다. 조별리그 1, 2차전에는 각각 3만7500명, 2만7058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경기장이 가득 찬 것은 아니었다. 이번 대회의 23일까지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9290명으로 다른 대회 때보다 적은 편이다. 1983년 멕시코 대회 때는 평균 3만6098명이 입장했다. 대회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대회) 홍보가 잘될 거라고 기대했는데 지금도 대회가 계속 가려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상민은 “팬들이 많을수록 선수들의 자신감은 커진다. 문재인 대통령님께서도 경기장을 찾아와 주시면 많은 사람의 관심 속에 축구의 매력을 마음껏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전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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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승장구… 신태용호, 아르헨에 2-1 승리

    ‘신나라 코리아’를 팀 슬로건으로 내건 20세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이 조별리그 2경기 만에 16강 진출을 확정하며 신바람을 냈다. 한국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바르셀로나(바르사) 듀오’ 이승우와 백승호의 득점으로 이 대회 역대 최다(6회) 우승국 아르헨티나를 2-1로 꺾었다. 1차전 기니전에 이어 2연승으로 승점 6을 만들며 조 단독 1위로 나선 한국은 잉글랜드와의 3차전 결과에 관계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16강 진출을 일찌감치 결정지었다. 앞서 열린 같은 조의 잉글랜드-기니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잉글랜드(승점 4)가 2위, 기니(승점 1) 3위, 2연패로 승점이 없는 아르헨티나가 최하위다. 한국이 1, 2차전 연승으로 2경기 만에 16강 진출을 확정한 것은 20세 이하 월드컵 사상 처음이다. 조별리그에서 2승을 거둔 것은 ‘4강 신화’를 썼던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두 번째다. 당시는 1차전을 패한 뒤 2, 3차전을 이겼다. 조별리그에서 두 경기 만에 16강 진출을 이뤄낸 것은 성인 월드컵 대표팀도 못 한 일이다. 한국이 26일 ‘축구 종가’ 잉글랜드마저 꺾으면 한국 남녀 축구를 통틀어 FIFA 주관 대회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기록하는 최초의 대표팀이 된다. 한국의 선제골은 전반 18분 이승우가 만들어 냈다. 아르헨티나 지역 센터 서클 부근에서 공을 잡은 이승우는 상대 선수 3명을 달고 뛰는 ‘폭풍 드리블’로 약 40m를 질주한 뒤 골문을 비우고 뛰쳐나온 골키퍼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왼발 칩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승우는 골을 넣은 뒤 관중석을 향해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면서 자메이카 육상 스타 우사인 볼트의 번개 세리머리와 흡사한 제스처로 홈팬의 흥을 돋웠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승우의 골은 멋진 드리블에다 마무리까지 너무 멋있다. 너무 예뻐 보였다. ‘제2의 난놈’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난놈’은 신 감독의 별명이다. 백승호는 전반 42분 페널티킥으로 추가 골을 기록했다. 기니전 득점에 이어 나란히 2골씩 기록한 ‘바르사 듀오’는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 통산 최다 골 기록에도 도전해 볼 만하다. 이 부문 최다는 멕시코 4강 신화의 주역인 신연호 단국대 감독 등 3명이 갖고 있는 3골이다. 한국은 후반 5분 만에 아르헨티나에 추격 골을 허용한 뒤 많이 밀리는 경기를 하면서 고전했지만 골키퍼 송범근의 선방에 힘입어 1골 차 승리를 지켜냈다. 신 감독은 “세계 정상의 팀 아르헨티나가 다급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세계무대에서도 부족함이 없다는 느낌을 받아 아주 짜릿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전주=이종석 wing@donga.com·정윤철 기자}

    • 201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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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심장 막내’ 조영욱… 충돌 피하지 않고 공 향해 돌진

    대표팀의 막내는 용감했다. 상대 골키퍼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모습이 보였지만 그는 눈을 질끈 감고는 공을 향해 머리를 내밀었다. ‘퍽’ 소리가 관중석까지 들릴 정도로 강한 충돌이었다. 심판은 골키퍼의 반칙을 선언했다. 그가 온몸으로 얻어낸 페널티킥은 귀중한 결승골로 이어졌다.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20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이 열린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대표팀의 유일한 1999년생 막내 조영욱(18·고려대)은 ‘강심장 공격수’로 거듭났다. 한국이 1-0으로 앞선 전반 39분 페널티 지역을 파고들던 그는 동료의 긴 패스가 땅에 맞고 튀어 오르자 헤딩을 시도해 자신의 진로를 막고 충돌한 골키퍼의 반칙을 이끌어냈다. 조영욱이 얻은 페널티킥은 백승호(FC바르셀로나)가 성공시켰다. 충돌 후 2분여간 일어나지 못했던 조영욱은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다가 치료를 받은 후 재투입됐다. 선제골을 내준 아르헨티나의 파상 공세가 계속되던 상황이었지만 한국은 조영욱의 투혼 덕분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최전방 공격수 조영욱은 이번 대회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지만 탁월한 연계 능력과 상대 수비 뒤 공간을 파고드는 적극적 움직임으로 공격의 활로를 열고 있다. 막강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는 대표팀의 ‘소리 없는 영웅’인 셈이다. 신태용 감독은 “조영욱은 충분히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전방에서 볼을 잘 지켜내면서 이승우(FC바르셀로나)와 백승호의 공격력이 살아날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칭찬했다. 조영욱은 2015년 FIFA 17세 이하 월드컵 당시 최종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 아픔을 겪었다. 그는 “2년 전의 아픔이 나를 더욱 독하게 만들었고 발전의 계기가 됐다. 지금은 소중한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만큼 팀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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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칠게 나올 아르헨… 중원은 ‘중-고교 선후배’가 맡아줘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엔진’인 미드필더 이진현(20·성균관대)과 이승모(19·포항)는 포항제철중, 포항제철고를 거친 선후배 사이다. 각각 공격형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찰떡 호흡’을 보여주는 이들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끈끈하다. 이승모는 “(이진현은) 형이지만 친구처럼 편하게 얘기를 나눈다. 진현이 형은 상대 선수들의 플레이 특징을 모두 꿰고 있을 정도로 축구 지식이 풍부해서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들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아르헨티나와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치르는 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질 ‘선후배 콤비’로 꼽힌다. 1차전에서 잉글랜드에 패해 벼랑 끝에 몰린 아르헨티나는 한국전에서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중원 승부의 키를 쥔 미드필더들이 반드시 제몫을 해줘야 한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훈련에 앞서 이진현과 이승모를 콕 집어 기자회견에 나서게 했다. 신 감독은 “아르헨티나전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비기는 것이 최악이라는 각오다”면서 “미드필더 싸움에서 지면 힘들어지기 때문에 선발이 유력한 두 선수가 의기투합하라는 의미로 기자회견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왼발 킥이 좋은 이진현은 대표팀의 세트피스 담당 키커다. 대표팀의 세트피스나 상대 수비 뒤 공간을 노리는 긴 패스를 활용한 공격이 성공하려면 기니전에서 정확도가 떨어졌던 이진현의 킥 컨디션이 살아나야 한다. 이진현은 “기니전을 통해 잔디 상태에 적응하고 킥 감각도 끌어올렸기 때문에 2차전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현은 2015년 11월 베트남 친선대회를 끝으로 약 1년 4개월 동안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그러나 2월 춘계대학축구연맹전을 관람한 신 감독이 그의 킥 능력을 눈여겨보고 3월 4개국대회부터 대표팀에 합류시켰다. 신태용호의 ‘신데렐라’를 꿈꾸는 이진현은 틈날 때마다 왼발 킥이 좋은 스타 선수들의 영상을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그는 “오늘 밤에는 왼발을 잘 쓰는 염기훈 선수(수원)의 영상을 볼 생각이다. 이번 대회에서 공격 포인트 4개를 기록하겠다”고 말했다. 이진현은 후배 이승모를 ‘만능 미드필더’로 표현했다. “승모가 포항제철중에 테스트를 받으러 왔을 때는 얼굴도 하얗고 말라서 축구 선수가 아닌 줄 알았다. 우리 팀에 합류한 뒤로는 공격수와 수비수 등을 소화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호리호리한 몸매(185cm, 70kg)인 이승모는 ‘제2의 김정우’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김정우(183cm, 71kg)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며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에 한몫했다. 수비진 앞에 서는 이승모는 상대 공격수들을 전방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임무를 맡는다. 이승모는 “주변에서는 몸싸움이 약할 것이라는 걱정을 하지만 상대와 부딪치는 데는 자신 있다”고 말했다. 이승모는 중학교 1학년 때는 공격수였다가 1년 뒤 수비수로 전향했다. 2015년 17세 이하 대표팀에서는 최진철 감독의 제안에 따라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바꿨다. 포지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수비력과 공격력을 모두 갖춘 선수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선배 이진현의 크로스를 후배 이승모가 헤딩 골로 연결하는 합작품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이승모는 “아르헨티나 A대표팀에는 리오넬 메시 등 세계적 선수가 많지만 20세 이하 대표팀에는 내가 알고 있는 유명 선수가 없다. 독기를 품고 패기로 맞붙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전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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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서운 패스-침착한 슈팅 ‘임니에스타’

    “이번 대회에서 잘하면 인생이 바뀔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을 앞둔 미드필더 임민혁(20·FC 서울·사진)은 당당했다. 1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그는 월드컵을 통해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고 했다. 임민혁은 “월드컵 때 해외 구단 스카우트들의 눈에 띄어 유럽 무대에 진출하고 싶다. 황선홍 감독님(FC 서울)도 이해해주실 것이다”면서 “내가 (골을) 넣거나, 이승우(FC 바르셀로나·바르사)의 골을 돕는 상상을 매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민혁은 20일 열린 기니와의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힘찬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이 1-0으로 앞선 후반 20분 교체로 투입된 그는 후반 31분 골문 정면을 파고들었다. 그는 이승우의 전방 패스가 상대 선수의 발에 맞고 굴절되자 침착하게 잡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골문 앞에서 당황하지 않고 골키퍼의 움직임을 끝까지 보고 여유 있게 슈팅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임민혁은 “처음에는 칩 슛을 하려고 했다가 골키퍼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타이밍을 잰 뒤에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그가 보여준 재치와 경기를 안정적으로 조율하는 모습은 그의 우상인 바르사의 ‘천재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3·171cm)를 연상시킨다. 이니에스타는 단신이지만 발기술과 안정적 볼 키핑 능력을 바탕으로 상대의 밀집 수비를 벗어나며 득점력도 갖췄다. 대표팀에서 최단신인 임민혁(168cm)은 “체격이 작지만 기본기가 탄탄한 이니에스타는 나 같은 선수들에게는 훌륭한 본보기가 된다”고 말했다. 2014년 12월부터 꾸준히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임민혁은 2015년 수원 JS컵에서는 화려한 발재간과 매서운 스루 패스 능력을 보여줘 ‘차세대 공격형 미드필더’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이승우는 “임민혁은 스페인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선수”라고 치켜세웠고, 축구 팬들은 임민혁에게 ‘임니에스타’(임민혁+이니에스타)라는 별명을 붙여 줬다. 첫 경기를 산뜻하게 출발한 그는 “우리 팀이 가진 실력의 150%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분위기가 됐다. 자만하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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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샤인, 캡틴도 차붐도 뛰어넘다

    상대 골문을 향해 파고들던 손흥민(25·토트넘)은 팀 동료 델리 알리가 띄워준 공을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36분에 이번 시즌 20호 골을 터뜨리며 역대 한국인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작성한 그는 손가락으로 숫자 ‘20’을 표현한 뒤 방송 중계 카메라에 입을 맞췄다. 팀이 3-1로 앞선 후반 26분에는 수비수 3명을 앞에 두고 날린 중거리 슛으로 시즌 21호 골을 터뜨렸다. 아버지 손웅정 씨(51)와 함께 하루에도 수백 번씩 슈팅 연습을 반복한 끝에 탁월한 골 감각을 갖게 된 손흥민이 환상적인 슈팅으로 한국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그는 “이제야 나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 행복한 밤이다”고 말했다. 트레이드마크인 ‘핸드셰이크 세리머니’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세리머니는 선수들끼리 손바닥과 손등을 부딪친 뒤 춤 동작을 하거나 경례를 하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한 팀이라는 뜻으로 세리머니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대기록 뒤에는 친화력도 있다. 손흥민은 19일 영국 레스터에서 열린 지난 시즌 챔피언 레스터시티와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방문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20, 21번째 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차붐’ 차범근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64)이 1985∼1986시즌 레버쿠젠(독일)에서 작성한 한 시즌 19골 기록을 31년 만에 경신했다. 또한 잉글랜드 무대에서만 29골을 넣어 ‘캡틴’ 박지성(은퇴)의 한국인 잉글랜드 무대 통산 최다 골 기록(27골)도 뛰어넘었다. 이번 시즌 EPL 14골, 축구협회(FA)컵 6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21일 헐시티와의 리그 최종전을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최다 골 기록을 더 늘릴 가능성이 있다. 득점 공동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그는 최종전 결과에 따라 득점 톱10 진입도 가능하다. 이번 시즌 EPL 33경기에 출전한 손흥민은 22경기가 선발이었고, 11경기는 교체 투입됐다. 이런 가운데서도 손흥민의 득점포가 불을 뿜을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슈팅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양발을 모두 사용하는 손흥민은 이번 시즌에 왼발로 8골, 오른발로 13골을 터뜨렸다. 이러한 슈팅 능력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함께 페널티박스 좌우측 45도 부근에서 하루에 각각 200번이 넘는 슈팅 훈련을 반복한 끝에 익힌 것이다. 프로 선수로 뛰다가 28세 때 부상으로 은퇴한 아버지 손 씨는 아들을 특별 지도해 스타로 키워냈다. 그는 “나는 스피드는 좋았지만 기술이 없는 선수였다. 아들은 나와 다른 길을 걷게 하기 위해 기본기 훈련과 슈팅 연습을 죽도록 시켰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다음 목표는 차 전 감독이 보유한 한국인 유럽 무대 통산 최다 골(121골)을 뛰어넘는 것이다. 손흥민은 유럽 무대 통산 78골(1군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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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태용 “2승1무로 16강 간다”

    한국 축구가 20일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코리아 2017에서 ‘4강 신화’ 재현에 도전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대표팀은 이날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기니와 대회 개막전을 치른다. 백승호(20)와 이승우(19·이상 FC바르셀로나) 등 해외파와 국내파 유망주로 구성된 한국은 34년 만에 대회 4강에 도전한다.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한국은 역대 최고인 4강에 올랐다. 한국이 속한 A조는 ‘전통의 강호’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 ‘아프리카의 복병’ 기니가 함께 속해 ‘죽음의 조’로 불린다. 신 감독은 “기니와의 경기를 포함해 조별리그에서 2승 1무를 거둬 조 1위로 16강에 오르겠다. 8강까지 진입한 뒤부터는 매 경기가 결승전이라는 각오로 임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은 23일 전주에서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르고 26일 수원에서 잉글랜드와 3차전을 벌인다. 세계 축구계를 이끌어 갈 예비 스타들의 경연장이 될 이번 대회는 6개 도시(수원, 전주, 인천, 대전, 천안, 제주)에서 다음 달 11일까지 열린다. FIFA에서 주관하는 대회 중 A대표팀(국가대표팀)이 나서는 월드컵 다음으로 규모가 큰 20세 이하 월드컵에는 24개국이 참가해 4개국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 2위와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16강에 올라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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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영욱 “2015 U-17월드컵 못간 아픔 씻자”

    2015년 10월은 두 선수에게 서로 다른 기억을 남겼다. 당시는 17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칠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남미 강호 브라질을 격파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을 때다. 대표팀 주장이었던 수비수 이상민(19·숭실대)은 팀을 16강까지 이끌며 차세대 수비수로 각광받았다. 반면 공격수 조영욱(18·고려대)은 대표팀 최종 명단에서 탈락해 칠레에 가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같은 기간에 열린 전국체전에서 소속팀인 서울 언남고를 정상에 올려놨다. 2017년 두 선수는 20세 이하 대표팀에 나란히 승선해 월드컵 ‘4강 신화’ 재현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표팀 막내인 조영욱은 백승호, 이승우(이상 FC바르셀로나)와 함께 ‘스리톱’을 구성해 공격을 이끌고 있다. 조영욱의 장점은 득점력과 함께 연계 플레이에 능해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조영욱의 움직임은 나무랄 데가 없다. 상대 수비 뒤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과 수비수를 등지고 볼을 지키면서 동료의 침투를 기다리는 플레이가 좋다”고 칭찬했다. 14일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는 4개월 만에 골 맛도 봤다. 조영욱은 “2년 전에 느낀 아픔은 내가 독기를 품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때는 TV로 동료들을 응원했지만 이번에는 대표팀 소속으로 팀 내 최다 골의 주인공이 돼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민은 17세 이하 팀에 이어 20세 대표팀에서도 주장 완장을 찬다.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대표팀의 조별리그 세 경기를 무실점으로 이끈 그는 2015년 대한축구협회 시상식에서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188cm, 77kg의 건장한 체격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진을 제압하는 능력이 뛰어난 그는 포백, 스리백 등 다양한 전술을 사용하는 대표팀 수비진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상민은 3월 열린 4개국 축구대회 잠비아전에서 정태욱(20·아주대)이 상대 선수와 공중볼 다툼을 하다 충돌해 쓰러졌을 때 신속히 응급처치를 해 눈길을 끌었다. 신 감독은 “이상민 등 선수들이 위험에 처한 동료를 구해내기 위해 합심했던 일을 계기로 선수들끼리 서로를 챙기는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정태욱은 “의젓한 성격의 이상민은 경기의 흐름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고, 경기 중 동료 수비수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선수다”라고 평가했다. 이상민은 이번 대회에서 2년 전과 같은 아쉬움을 남기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17세 이하 월드컵 때는 주장으로서 동료들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지 못해서 아쉬웠다”면서 “이번 대회는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우승을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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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 김시우의 강심장, 지구촌 필드 뒤흔들다

    1996년 “헬로 월드(Hello World)”란 인사말과 함께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뛰어든 타이거 우즈(42·미국)는 1997년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역대 최연소(만 21세 3개월) 우승을 차지했다. 골프 황제의 탄생을 알린 그는 PGA투어에서만 79승(메이저 14승 포함)을 거뒀다. 한국 남자 골프에도 지구촌 필드를 뒤흔들 ‘혜성’이 등장했다. 우즈를 우상으로 삼은 김시우(CJ대한통운)가 주인공이다. 김시우는 15일 미국 플로리다 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에서 끝난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로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만 21세 10개월)을 세웠다. 제5의 메이저대회라 불리는 이 대회에서 애덤 스콧(호주)이 갖고 있던 종전 최연소 우승 기록(만 23세 8개월)을 갈아 치웠다. 우즈는 26세였던 2001년에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PGA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 중 막내인 김시우는 ‘맏형’ 최경주(47·2011년)에 이어 한국 선수 중 두 번째로 이 대회를 제패했다. 그는 189만 달러(약 21억2200만 원)의 우승 상금과 함께 5년간의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세계 랭킹은 75위에서 단숨에 28위로 뛰어올랐다. 김시우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 여자 선수들이 너무 잘하고 있어 그동안 (남자 선수들이) 비교가 됐다”면서 “이번 우승을 계기로 메이저대회 우승에도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시우는 14번의 티샷 중 9차례(64.3%)만 공을 페어웨이로 보냈다. 그린 적중률도 44.4%(18번 중 8번)에 불과했다. 하지만 김시우는 위기를 맞아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린을 놓친 10번 모두 스크램블링(파온을 못 했어도 파 이상을 잡는 것)에 성공했다. 김시우는 이날 보기를 하나도 하지 않은 유일한 선수였다. 최근 들어 바꾼 ‘집게 그립’ 효과도 톡톡히 봤다. 김시우는 지난달 마스터스에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집게 그립으로 우승한 것을 보고 퍼팅 그립을 바꿨다. 집게 그립은 퍼팅 시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퍼터의 샤프트를 단단히 잡는 방식이다. 박도규 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선수회장은 “집게 그립은 손목의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짧은 퍼트나 중간 거리의 퍼트를 할 때 정확성이 높다”고 말했다. 선두에 2타 뒤진 단독 4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시우는 1번홀(파4) 버디로 출발한 뒤 7번홀(파4)에서는 약 8m 거리의 내리막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아버지의 권유로 7세 때 골프를 시작한 김시우는 우즈처럼 갖가지 최연소 기록을 써 가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2년에는 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을 역대 최연소(만 17세 5개월)로 통과했다. PGA투어 정회원 규정(만 18세 이상)에 걸려 초청 선수 등으로만 투어에 나서다가 웹닷컴투어(2부 투어)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2015∼2016시즌에 PGA투어에 복귀했다. 지난해 8월에는 윈덤챔피언십에서 역대 한국인 최연소(만 21세 1개월)로 PGA투어 챔피언이 됐다. 지난해 말 허리 부상을 당한 그는 샷 난조에 허덕이며 올해 14개 대회에 나서 톱10을 단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고, 여섯 차례나 컷 탈락을 당했다. 그런 그가 우승하자 미국 골프채널은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만큼 놀라운 이변이다”라고 평가했다. ※김시우는… △생년월일: 1995년 6월 28일 △신체조건: 180cm, 85kg △소속: CJ대한통운 △학력: 신성고-연세대 체육교육과 △주요 경력: 2012년 프로 데뷔, 2012년 PGA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연소 합격, 2015년 웹닷컴(2부 리그)투어 스톤브레 클래식 우승, 2016년 PGA투어 윈덤 챔피언십 우승(대회 두 번째 최연소), 2017년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대회 최연소) 이헌재 uni@donga.com·정윤철 기자}

    • 2017-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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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20 전사들 ‘창’은 어디 내놔도…

    “출정식이 열리는 날 잔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쉽네요.” 신태용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감독(47)은 14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평가전이 끝난 뒤 활짝 웃지 못했다. 20일 개막하는 월드컵의 출정식을 겸해 열린 이날 경기에서 대표팀이 후반 막판 동점골을 허용해 2-2로 비겼기 때문이다. 세네갈은 기니와의 월드컵 본선 A조 조별리그 1차전(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 대비한 상대다. 아프리카 예선에서는 세네갈이 2위, 기니가 3위를 기록했고, 양 팀 간 준결승 맞대결에서는 세네갈이 1-0으로 이겼다. 대표팀은 세네갈전을 통해 공격진의 자신감을 얻었지만 세트피스에서의 수비 조직력은 아쉬움을 남겼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3-1 승), 우루과이(2-0 승)와의 평가전에서 5골을 뽑아낸 대표팀의 공격진은 이날도 날카로웠다. 이승우(FC바르셀로나), 조영욱(고려대), 백승호(FC바르셀로나)로 구성된 ‘스리톱’은 적극적 돌파와 연계 플레이로 상대를 위협했다. 전반 18분 이승모(포항)가 상대 수비 진영으로 빠르게 파고드는 조영욱에게 패스를 했다. 세네갈 골키퍼가 걷어낸 볼은 수비수에게 맞고 조영욱 앞쪽으로 떨어졌고, 조영욱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낚았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조영욱은 수비 뒤쪽 공간을 파고드는 민첩한 움직임으로 세네갈을 괴롭혔다. 그를 보면 카메룬의 공격수 사뮈엘 에토오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흑표범’으로 불리는 에토오는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인터밀란(이탈리아)의 리그 우승을 이끈 세계적 공격수다. 전반 36분에는 조영욱의 패스를 받은 백승호가 개인기로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에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소속 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 골 감각이 떨어졌던 그는 대표팀에 합류한 이후 체력과 경기 감각 회복에 집중했다. 백승호는 “현재는 정상 컨디션의 90% 정도다. 대회 개막 때까지 100%의 몸 상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공격은 합격점을 받았지만 수비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31분 프리킥과 후반 40분 코너킥 등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했다. 상대 선수를 마크하는 데 실패하면서 골을 허용하는 등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이 위원은 “볼이 페널티 지역으로 넘어오기 전에 상대 선수가 골문을 향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야 하는데 이 부분을 완벽히 수행하지 못했다”면서 “한국과 맞붙는 상대 국가들에 치명적 약점을 노출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신 감독은 선수들의 집중력 강화를 촉구하면서도 세트피스 실점이 크게 걱정할 사안은 아니라고 내비쳤다. 그는 “장신 선수가 많은 기니도 세트피스에 강하기 때문에 오늘 경기에서 우리의 세트피스 방어 형태 등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면서 “핑계로 들릴 수 있겠지만 많은 것을 숨기려 했다”고 말했다. 조제프 코토 세네갈 감독은 “한국이 기니보다 강한 것 같다”면서 “(한국이) 수비 시에 상대에게 공간을 허용하는 것을 줄이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고 말했다. 평가전을 모두 마친 대표팀은 16일 기니와의 경기가 열리는 전주로 이동한다. 고양=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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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챔스 정상, 레알 창이냐 유벤투스 방패냐

    “특별하고 아름다운 결승전이 될 것 같다.” 2년 연속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레알·스페인) 감독(45)은 결승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역 시절 자신이 유럽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준 유벤투스(이탈리아)와 맞붙게 됐기 때문이다. 레알은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의 2016∼2017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1-2로 졌다. 그러나 1차전에서 3-0으로 이겼던 레알은 1, 2차전 합계 4-2로 결승에 올랐다. 지난 시즌 우승팀인 레알은 19년 만에 결승에서 유벤투스와 맞붙는다. 1997∼1998시즌 결승에서는 레알이 1-0으로 승리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당시 지단은 유벤투스 소속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유벤투스에서 뛰며 기량을 갈고닦은 지단은 이후 레알로 이적해 2006년까지 뛰었다. 유벤투스에서는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서지 못했지만 레알에서는 선수(2001∼2002시즌)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지단은 “유벤투스는 선수 시절의 내게 많은 가르침을 준 중요한 구단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내 삶의 중심인 레알과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승은 다음 달 4일 웨일스 카디프에서 열린다. 양 팀의 승부는 ‘창과 방패’의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득점 기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을 앞세운 레알은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2경기에서 32골(경기당 평균 2.67골)을 터뜨리는 등 강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반면 유벤투스는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 등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경기당 평균 0.25실점의 짠물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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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후회없이 공격”… K리그 자존심 지켰다

    프로축구 제주가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의 자존심을 지켰다. 제주는 9일 안방인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2017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H조 조별리그 최종 6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승점 10(3승 1무 2패)을 기록한 제주는 장쑤 쑤닝(중국·승점 15)에 이어 조 2위로 팀 역사상 첫 ACL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제주는 올 시즌 ACL에 출전한 K리그 팀 중 유일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감바 오사카와의 안방경기에서는 지난 5경기와 같은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고 밝힌 조성환 제주 감독은 공격적 축구로 상대를 제압했다. 제주는 전반 29분 상대 수비 뒤 공간을 침투한 정운이 동료의 패스를 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낚았다. 후반 21분에는 황일수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대역전극을 노린 감바 오사카는 경기 종료 직전까지 맹공을 퍼부었지만 제주는 수비수들의 육탄 방어 등 투혼을 앞세워 무실점 승리를 지켜냈다. 조 감독은 “올 시즌 ACL에서 K리그 팀들이 부진했는데 살아남아 기쁘다”면서 “16강 진출에 만족하지 않고 K리그가 아시아에서 최고의 리그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은 이날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의 G조 조별리그 6차전 방문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이로 인해 승점 9(2승 3무 1패)가 된 수원은 조 3위로 내려앉으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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