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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서방의 경제제재가 본격화하면서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받는 영향도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러시아에 공장을 둔 현대차 등 자동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고, 다른 기업들도 촉각을 세우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우선 완성차 업체와 자동차부품 업체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러시아 수출에서 완성차 및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0.6%에 이른다. 특히 현대차그룹에 러시아는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거점과도 같은 곳이다. 현대차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연 23만 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 현지 판매법인을 통해 현대차와 기아를 합쳐 약 38만 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8월에는 러시아 내 전체 브랜드 가운데 현대차·기아가 판매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현대위아를 비롯한 그룹 내 부품 계열사도 러시아에 진출하는 등 현지 시장 확장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사태가 장기화되면 현지 부품 수급에도 차질이 예상된다”며 “현대차그룹 브랜드가 1위를 차지하는 몇 안 되는 시장에서 성장이 지체된다면 뼈아플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가 반영돼 주가도 약세를 보여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스마트폰, TV, 가전제품, 정보기술(IT) 부품 등의 수출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 금융기관을 통해 거래하지는 않아 당장 영향은 없지만 향후 제재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러시아 수주액은 17억8450만 달러(약 2조1333억 원) 수준이다. 당장 사업장이 영향을 받는 건 아니지만, 향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러시아 주요 은행이 퇴출될 경우 공사 대금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지난해 러시아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공사 계약을 따낸 A건설사 관계자는 “(스위프트 배제로) 공사 대금 결제가 어려워지면 정부 지원에 기댈 수밖에 없다”며 “공사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부담은 커질 텐데 이대로라면 최악의 경우 현장 공사가 아예 중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28일 CJ대한통운 본사 1층 점거 농성을 해제했다. 지난달 10일 본사 점거 농성에 들어간 지 18일 만이다. 다만 노조 측은 파업과 본사 앞 농성은 지속하면서 CJ대한통운에 사회적 대화 참여를 요구할 방침이다.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로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농성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다만 “파업 대오는 여전히 건재하다”며 “CJ대한통운이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우리는 대화에 열려 있다”고 했다. 본사 1층에 남아 있던 노조원 40여 명은 모두 건물에서 철수했다. 이번 조치는 더불어민주당의 제안을 택배노조 측이 수용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날 오전 민주당 민생연석회의와 진성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장경태 의원이 농성장을 방문해 “택배노조에 파업사태를 끝내기 위해 전향적인 노력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CJ대한통운도 더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사회적 합의기구에 참여했던 주체들이 이견이 있는 사안에 대해 추가적인 사회적 대화를 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CJ대한통운이 이후에도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집단행동을 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그럴 일이 없길 바라지만 미리 상황을 가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답변을 피했다. 하지만 직접 고용 관계가 아니라며 대화에 나서지 않았던 CJ대한통운이 노조 측과의 협상 테이블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CJ대한통운은 이번 점거 농성 철수를 두고도 입장문을 따로 내놓지 않았다.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 또한 추가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민주당에 유감을 표하며 “또다시 원청(CJ대한통운)을 끌어들이는 행위를 보며 지난 대화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미니 코리아가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인 ‘미니 일렉트릭’(사진)을 국내에 출시한다고 28일 밝혔다. 미니 쿠퍼 S를 기반으로 제작된 미니 일렉트릭은 ‘3-도어 해치백’과 육각 형태의 라디에이터 테두리 등 기존 모델 고유의 디자인을 반영했다. 그러면서도 앞뒤 엠블럼과 사이드 미러 캡은 순수전기 모델임을 상징하는 색깔인 노란색을 적용하며 특색을 더했다. 최신 동기식 동기모터의 최고출력은 184마력에 최대토크는 27.5kg·m이다.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복합 159km, 배터리 최대 용량의 80%까지 급속충전을 하는 데 약 35분이 걸린다. 트림은 클래식(4560만 원), 일렉트릭(4990만 원)으로 나뉘며 국고·지자체 보조금을 받게 되면 지역에 따라 3000만 원 중반대에서 4000만 원 초반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22년 신년 메시지로 전한 이 한 문장에는 올해를 친환경 모빌리티 서비스 회사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 현대차그룹이 그간 미래 핵심기술로 선정해 개발에 박차를 가해온 분야로는 △전동화 △자율주행 △로보틱스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등이 꼽힌다. 무엇보다 친환경 가치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이 적용된 아이오닉 5, EV6, GV60을 성공적으로 출시한 것에 이어 올해는 아이오닉 6, GV70 전동화모델, 니로 EV, EV6 고성능 모델의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자율주행 기술에 가장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기술로 고객의 새로운 이동경험을 실현시키겠다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서고 있다. 현대차는 운전자 개입을 최소화한 레벨4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고 2023년 양산 예정인 아이오닉 5 자율주행 차량을 시험 주행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1∼6월)에는 이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로보 라이드(RoboRide)’와 수요응답형 모빌리티 서비스인 ‘셔클(Shucle)’를 결합한 로보셔틀(RoboShuttle)의 시범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에 자율주행 실증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그룹의 일원이 된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함께 서비스 로봇인 스팟(Spot)과 물류 로봇인 스트레치(Stretch)를 시장에 선보인 바 있다. 특히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로보틱스와 메타버스가 결합한 ‘메타모빌리티(Metamobility)’를 통해 미래 로보틱스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그룹 내 조직인 ‘로보틱스랩’도 웨어러블 로봇, 인공지능(AI)서비스 로봇, 로보틱 모빌리티 등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동공간을 하늘로 확장하는 UAM 대중화의 기반도 다지고 있다. UAM은 현대차그룹의 지향점인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이란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 중요한 축이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상용화 목표를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간다는 계획. 지난해 미국 UAM 법인명을 ‘슈퍼널(Supernal)’로 확정하고, 안전한 기체 개발과 UAM 상용화를 위한 제반 인프라 구축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포스코는 지역사회 ‘어르신 돌봄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인공지능(AI) 로봇이 탑재된 스마트 돌봄인형을 포항지역 취약계층 홀몸노인에게 제공(사진)했다고 27일 밝혔다. 포스코의 ‘섬김봉사단’은 25일부터 경북 포항시 송도동과 해도동 등지에 거주하는 홀몸노인 43명에게 스마트 돌봄인형을 전달했다. 2008년 13명의 포스코 직원들이 홀몸노인들을 찾아 함께 식사하고 말벗이 되어주는 것으로 시작된 섬김봉사단은 현재 43명의 봉사자가 활동하고 있다. 홀몸노인에게 전달한 인형은 알람 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약 복용과 식사 시간을 알려주고, 내부 센서로 일정 기간 홀몸노인의 움직임이 없으면 보호자에게 알림메시지를 보내준다. 노래를 불러주거나 대화를 나누는 정서 지원 기능도 포함됐다. 돌봄인형을 받은 한 어르신은 “인형하고 이야기도 많이 하고 정말 내 손녀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은 오스트리아 대중교통 기업에 판매한 자사의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FCEV’(사진)가 시내버스 정규 노선에 포함돼 운행을 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의 비너 리니엔은 일렉시티 FCEV 3대를 구입해 빈의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했다. FCEV는 이후 그라츠, 잘츠부르크 등 오스트리아 내 다양한 지역 노선에 순차적으로 활용된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이 판매한 수소전기버스가 해외 시내버스 정규 노선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판매는 오스트리아 정부 차원의 수소 인프라 확충과 사업 확장을 위한 ‘하이버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일렉시티 FCEV는 1회 충전으로 최대 550km를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수소전기버스의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외 최초로 시내버스 정규 노선에 투입해 운행하게 된 것이라 뜻깊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소재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고성능 소재인 ‘저팽창 음극재’ 양산을 위해 투자를 확대한다고 27일 밝혔다. 포스코케미칼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독자 개발한 저팽창 음극재 생산능력을 연간 7000t에서 3만5000t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를 위해 1054억 원을 투자해 세종시에 건설 중인 천연 흑연 음극재 생산공장을 저팽창 음극재 전용 생산라인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실제 양산은 2023년 시작된다. 포스코케미칼에 따르면 천연 흑연을 원료로 활용한 저팽창 음극재는 소재 구조를 판상형에서 등방형으로 개선해 기존 음극재 대비 팽창률은 25% 낮고, 급속충전 성능은 15% 더 빠르다. 또 인조 흑연과 비교해 제조원가는 낮아지고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도 줄어든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음·양극재 모두를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은 현재 차세대 소재로 꼽히는 실리콘 음극재의 사업화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얼티엄셀즈를 비롯한 글로벌 배터리사와 전기차사로부터 수주가 늘어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란 설명이다.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대표는 “이번 투자는 차별화된 배터리 소재를 양산해 시장 격차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다”라며 “최고의 제품으로 고객 수요에 차질 없이 대응하고 전기차 산업의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70의 전기차 모델을 앞세워 올해 전기차 내수 시장 장악을 위한 첫발을 뗐다. GV70 전기차는 신차 경쟁이 치열해지는 3월을 앞두고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내놓은 전략 상품이다. 보통 이 기간을 전후로 전기차의 국고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이 확정된다. GV70 전기차는 최신 주행기술이 적용되고 출력이 향상돼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올 한 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출고 지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제네시스는 24일 기존 G90, GV60에 이어 자사 세 번째 전기차 모델인 GV70의 전기차 모델의 가격과 주요 사양을 공개하고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이 아닌 내연기관 모델 구조를 전기차로 일부 변형한 모델이다. 사륜 구동 단일 모델로 판매되며 전륜과 후륜에 배치되는 모터의 합산 최대 출력은 320kW(킬로와트), 최대 토크는 700Nm(뉴턴 미터)에 달한다. 배터리는 77.4kWh(킬로와트시)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400km다. 350kW 급속 충전기를 활용하면 배터리 용량을 10%에서 80%로 채우는 데 18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판매가격은 개별소비세 3.5%를 적용하면 7332만 원부터 시작한다. 이번 신차는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중형 SUV 전기차의 첫 모델이다. 수소·전기차 브랜드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제네시스가 기존 내연차를 어떻게 바꿀지 결정할 모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무게감을 가진 모델인 반면에 정작 흥행을 결정할 요인으로는 성능이 아닌 다른 변수가 거론되고 있다. 업계가 꼽는 최대 변수는 출고 지연 문제. 전기차 신차를 기준으로 사전계약 물량이 소진되고 나면 주문 이후 실제 차량을 인도받는 데까지 1년이 넘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신형 볼트 전기차(EV)와 볼트 EUV의 사전계약을 진행한 한국지엠만 해도 지난해 사전계약에 참여하지 않은 소비자들은 올해 2분기(4∼6월)에야 차량을 넘겨받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네시스는 GV70 전기차는 사전계약 예상 물량과 기간을 공개하지 않고 “3월부터 GV70 전기차를 소비자들에게 인도한다”는 계획만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GV70 전기차의 사전계약 기간은 대략 2∼3주 정도로 예상된다. 이 기간 중 1년 치 물량이 접수돼 버리기 때문에 그 이후부터는 전기차를 사려고 해도 보조금 받기가 어려워 구매를 포기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결국 사전계약을 제외하고, 출고시간이 1년 미만인 물량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판매량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전기차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확대할 예정인 제네시스로서는 3월 GV70의 ‘신차 효과’가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면서 “차량용 반도체의 리드타임(발주에서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이 최근 줄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다”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차로 5시간 거리의 두 도시에서 열리는 다음 올림픽은 괜찮을까.’ 편파 판정과 도핑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다음 대회의 도시 ‘분산 개최’ 문제가 새 화두로 떠올랐다. 베이징 올림픽은 20일 폐회식에서 다음번 대회 개최지인 밀라노(주세페 살라)와 코르티나담페초(잔피에트로 게디나)의 두 시장이 올림픽기를 넘겨받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올림픽의 G데이(G-Day) 시계도 21일 기준 1467일로 새로 맞춰졌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은 2006년 토리노 대회 이후 20년 만에 스키의 본고장인 알프스 산맥 일대로 돌아오는 대회다. 유럽 스키 선수 및 애호가들이 반길 만한 기다림의 시간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정작 개최지인 이탈리아 내부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개최지의 면적이 이제껏 열린 그 어떤 대회보다 더 넓은 2만2000km²라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일부 외신은 “지구촌이 한곳에서 화합을 도모하는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 개·폐회식이 열리는 이탈리아 밀라노와 알파인 스키, 썰매 종목 등이 열리는 코르티나담페초는 410km의 거리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스키점프 등 일부 종목의 선수 숙소와 경기장은 차로 2시간 걸리는 거리에 떨어져 있을 정도.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 대회 주최 측이 기존 시설을 활용해 숙소와 경기장을 만들다 보니 생겨난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겨울올림픽 알파인 스키에서 세 번 메달을 딴 이탈리아 선수 페데리카 브리뇨네는 “새 시설을 짓는 과정에서 나오는 환경 파괴를 막을 수 있어 좋긴 하다”면서도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기회가 사라져 올림픽 분위기만 따져 봤을 땐 썩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최민정은 배구 여제 김연경보다 핫(Hot)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최민정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1000m에서 은메달을 따고도 펑펑 울었다. 그러고는 1500m에서 기어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활짝 웃었다. 그 극적인 스토리에 마음을 사로잡힌 걸까. 온라인 민심(民心)은 지난해 도쿄 올림픽 당시 여자배구(여배) 열풍을 몰고 다닌 김연경보다 더 많은 수의 댓글 응원 세례로 화답했다. 20일 본보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인스타그램 한국어 계정(Olympic) 게시물에 달린 댓글을 분석해본 결과다. 2014년 국내에 올림픽 홍보용 채널로 개설돼 IOC 소셜미디어팀이 운영하는 계정이다. 4∼19일 게시물 176개와 댓글 1만510개가 달린 이 계정에서 최민정은 응원 댓글에 이름이 가장 많이 언급(428번)된 선수다. 이는 같은 계정에 도쿄 대회 당시 여자배구(응원 댓글 870번)가 받은 응원 댓글보다는 적은 수다. 하지만 여자 스포츠계의 최고 팬덤이라 불리는 김연경(199번)보다 많은 댓글 응원을 받으며 이번 대회 최고 스타로 올라섰다. 최민정이 정점을 찍었다면 올림픽 열기에 군불을 땐 것은 김민석(스피드스케이팅)이다. 전날 편파 판정 논란으로 ‘중국체전’ ‘부정 실격’ ‘눈 뜨고 코베이징’ 등 부정적인 댓글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던 것을 단 하루 만인 8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이번 대회 한국 첫 메달(동메달)을 따내는 것으로 반전시켰다. IOC 공식 채널에서 부정적 댓글이 다수를 차지하는 건 드문 일이다. 그런데 7일만큼은 댓글 감정점수의 총합이 ―131점을 나타냈다. 도쿄 대회를 포함해 유일하게 마이너스 점수가 나온 날이다. 이날은 황대헌이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심판진으로부터 ‘뒤늦은 라인 변경’이란 이유로 실격 판정을 받은 날이다. 이틀 전 중국의 ‘쇼트트랙 혼성 계주 노터치 금메달’ 논란이 이 황대헌의 실격 문제로 폭발한 것이다. 부정적 감정으로 기울던 분위기를 돌려세운 게 김민석의 동메달이었다. 9일 피해 당사자(?)인 황대헌이 남자 1500m 금메달을 따내고, 기존 팬덤이 확고한 차준환과 유영, 김예림 등 한국 피겨스케이팅 주요 선수들의 경기가 열리면서 올림픽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이는 16일 최민정의 금메달(여자 1500m)까지 이어졌다. 폐회식 날까지 베이징에서 이뤄진 총 17일간의 대장정 기간에 국민들은 최민정을 비롯해 이 대회에 참여한 한국 선수 65명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며 함께 울고 웃었다. 편파 판정 논란을 비롯한 각종 풍파 속에서도 끝내 메달을 수확하거나 후회 없는 경기를 보여준 선수들을 보며 한국 스포츠의 밝은 미래를 꿈꾸는 이들도 있었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등 일부 인기 스포츠에만 관심이 집중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응원 댓글에 가장 많이 언급된 선수 10명(팀) 중에는 최민정과 곽윤기 등 쇼트트랙 종목 선수 5명, 스피드스케이팅 1명(김민석), 피겨스케이팅 3명(차준환, 유영, 김예림), 컬링 1팀(팀킴)으로 설상 종목 선수는 소외돼 있었다. 베이징에서는 메달을 따진 않았지만 노장의 투혼을 보여준 크로스컨트리의 이채원, 월드컵 시즌을 잘 보내놓고 정작 올림픽에선 메달을 놓친 스노보드 ‘배추보이’ 이상호 등 남모르게 열정을 쏟은 국내 선수들도 많았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의 쇼트트랙은 ‘평창의 주역’이 평정한 대회였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 9개 종목은 16일 남자 5000m계주와 여자 1500m를 끝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서 하나 이상의 메달을 가져간 선수는 총 39명. 이중 이번 대회 신설 종목인 혼성 2000m 계주를 제외하면 32명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32명 중에서 평창에서 한 번 이상 시상대에 섰던 선수들은 총 11명이었다. 특히 여자 3개 개인 종목은 금메달 리스트가 4년 전 평창 대회 때와 100% 똑같다. 500m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 1000m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 1500m 최민정(대한민국) 등은 2개 대회 연속으로 올림픽 시상대에서 갖아 높은 곳을 밟았다. 또한 이번 대회 남자 500m 우승자인 류 사오앙(헝가리)은 평창에서 5000m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500m에서 이번 대회 한국 첫 금메달을 신고한 황대헌 역시 평창에서 500m 은메달을 따낸 ‘평창의 아이들’ 중 하나였다. 쇼트트랙 개인 종목만 놓고 보면 베이징 1000m 우승자인 중국의 런쯔웨이는 이번 대회 금메달 리스트 중 유일하게 평창 대회까지 올림픽 메달이 없는 선수로 남게 됐다. 평창 때만 해도 한국의 최민정(여자 1500m)과 임효준(남자 1500m), 스훨팅(여자 1000m), 류사오왕(남자 계주) 등이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대회 초반 편파판정 논란에 휘말려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대회 중·후반으로 접어들며 최민정과 황대헌 등 ‘평창의 샛별’들이 금메달을 따내 분위기를 뒤집었다. 한국은 최종적으로 쇼트트랙 출전국 가운데 가장 많은 5개(금2 은3)의 메달을 수확해냈다. 반면 대회 초반에 열린 혼성 2000m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전 종목 ‘금메달 싹쓸이’를 자신했던 중국은 4개 메달(금2 은1 동1)을 따내는데 그쳤다. 예선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만 총 세 차례 올림픽 기록을 경신하며 최전성기의 기량을 뽐낸 쉬자너 스휠팅(25)을 앞세운 네덜란드도 중국과 똑같이 4개의 메달(금2 은1 동1)을 확보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루지(4개)와 스켈레톤(2개) 금메달을 모두 가져간 독일이 봅슬레이 남자 2인승에서는 금, 은, 동메달을 싹쓸이하며 ‘썰매 강국’ 위용을 떨쳤다. 16일 기준 독일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 10개 중에서 7개가 썰매 종목에서 나왔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팀과 로흐너 팀, 하퍼 팀은 15일 중국 옌칭 슬라이딩센터에서 막을 내린 봅슬레이 남자 2인승 경주에서 1∼3위에 올랐다. 봅슬레이는 파일럿 이름을 따서 팀 이름을 붙인다. 역대 올림픽 봅슬레이 종목에서 한 나라 선수가 전부 모든 메달을 가져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메달 싹쓸이 선두에 선 건 현역 최강의 파일럿으로 불리는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32)다.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에서 최근 4시즌 연속으로 1위(2인승, 4인승) 자리를 지키고 있는 프리드리히는 평균 시속 130km를 웃도는 상황에서도 차분하고 완벽하게 주행한다는 의미로 ‘아이스 카이저’라고 불린다. 그 명성에 걸맞게 프리드리히는 이번 대회에서 1∼4차 시기 합계 3분56초8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자로 알려진 그는 2차 주행 기록이 떨어지자 “실수가 있었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3차 주행에서 그간 누구도 이 트랙에서 진입하지 못했던 58초대의 기록(58초99)으로 1위에 올라서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로써 프리드리히 개인적으로는 4년 전 평창 대회 봅슬레이 2인승과 4인승에서 각각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했다. 평창 대회에서 ‘노메달’에 그쳤던 요하네스 로흐너(32)는 3분57초38로 생애 두 번째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다. 2차 주행까지만 해도 1위를 달렸지만 3차에서 프리드리히 팀에 밀리고 말았다. 동메달을 따낸 크리스토프 하퍼(30)는 3분58초58를 기록하며 생애 첫 올림픽에서 메달까지 따냈다. 이들은 모두 빨간 비니에 검은색과 노란색 조합의 유니폼을 입고 단상에 올랐다. 독일 국기의 3색을 상징하는 복장이었다. 평소 차분하던 프리드리히는 이곳에서만큼은 “세 개 독일 팀 전부가 메달을 가져갔다. 미친 일이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동메달을 딴 하퍼 팀 브레이크맨 마티아스 조머(31)는 “우린(독일팀 전부) 함께 훈련하고 같이 장비를 점검한다”며 “독일팀의 승리다”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베이징에서 또 한 명의 ‘천재 스노보더’와 전설이 탄생했다.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빅에어 경기가 열린 15일 장자커우 윈딩스노우파크 경기장에서 중국의 쑤이밍(18)은 합산 182.5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 스웨덴의 몽스 뢰이슬란드(171.75점)에 11점 이상 앞서는 성적이었다. 8일 전 슬로프스타일에서 쑤이밍(은메달)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낸 맥스 패럿(캐나다)은 170.25점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스노보드 빅에어는 공중에서 회전과 그립 등의 연기를 펼치는 종목으로 결선 순위는 1~3차 시기 가운데 최하점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기 점수를 합쳐 결정한다. 이날 쑤이밍은 최고 난도 기술인 5바퀴(1800도) 회전을 1, 2차에서 모두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이에 일찌감치 금메달을 확정한 쑤이밍은 연기 대신 우승 자축 포즈를 선보이는 ‘빅토리 세레머니’로 3차 시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앞서 열린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는 오스트리아의 안나 가서(30)가 4년 전 평창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수확했다. 2차 시기까지 2위에 머물던 가서는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바퀴 반(1260도) 회전에 성공하며 순위를 뒤집었다. 이 대회 슬로프스타일 금메달로 뉴질랜드 선수 첫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던 조이 사도스키 시노트(21)는 그 마지막 연기에 2위로 밀려났지만 가서에게 먼저 다가가 전설의 탄생을 축하했다. 스노보드 여자 선수가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건 ‘천재 소녀’ 클로이 김(하프파이프)과 제이미 앤더슨(슬로프스타일·이상 미국), 가서 등 셋 뿐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남자 피겨 4위에 그치며 은퇴가 점쳐졌던 일본의 하뉴 유즈루(28·사진)가 다음 올림픽 출전 가능성에 여지를 남겼다. 하뉴는 14일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아직 모르겠다”고 답했다. 2014년 소치와 2018년 평창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하뉴는 이번 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쿼드러플 악셀(4회전 반) 점프를 시도한 선수로 남았지만 3연패에는 실패했다. 그동안 성공을 거듭하던 하뉴는 큰 실패를 경험했다. 발목 부상을 참고 이번 대회에 나섰다는 사실도 고백했다. 그는 “일반 대회였다면 출전을 포기했을 것이다. 의사도 기권하라고 했다”며 “진통제를 맞고 경기를 뛰었다”고 말했다. 하뉴의 도전 정신은 이번 올림픽에서 큰 화제가 됐다. 그는 “쿼드러플 악셀 점프 도전을 하는데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나오는 걸 느꼈다. 지금까지 한 것 중 최고였다”고 밝혔다. 그는 20일 열리는 갈라쇼에 참가할 예정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미국 봅슬레이 대표팀의 카일리 험프리스(37)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 캐나다 국적으로 봅슬레이 여자 2인승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전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획득했던 그녀가 조국 캐나다에게 안기는 세 번째 메달이었다. 4년이 지난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도 험프리스는 또 한번 메달을 품에 안았다. 이번 대회에서 새로 생긴 모노봅(1인승)에서 왕좌에 오르며 여자 봅슬레이 역사상 올림픽 최다 금메달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이 영예로운 순간은 이전과는 조금 다르다. 그녀의 조국은 더 이상 캐나다가 아닌 미국이기 때문이다. 험프리스는 14일 중국 베이징의 옌칭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모노봅 경기에서 1~4차 시기 합계 4분19초27의 기록으로 이 종목 초대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험프리스는 이날 2위 엘라나 메이어스 테일러(미국·4분20초81)보다 1초 이상 빠른 압도적인 실력으로 1위를 기록했다. 험프리스는 2019년 “캐나다 코치진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미국 대표팀으로 옮겼다. 험프리스는 “이전 (메달을 땄을 때보다)보다도 더 가슴 벅찬 순간이다”며 “지지와 응원이 있었다는 것에 힘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모노봅에서 금메달을 놓친 ‘썰매 강국’ 독일은 이날부터 시작되는 봅슬레이 2인승 남녀 경기와 4인승에서 메달을 노린다. 이번 대회에 독일은 루지와 스켈레톤에서 6개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썰매 종목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뽐내고 있다. 현존 최강의 파일럿이라고 평가받는 프랜체스코 프리드리히(32)를 앞세운 독일이 남은 3개 봅슬레이 경기에서 메달을 모두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다.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편파 판정 논란과 열악한 설상 경기 환경 문제가 계속 지적되는 것과는 별개로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빙속 종목에서는 연일 신기록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개회 열흘째인 13일 기준으로 빙상(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 총 14개의 올림픽 신기록이 나왔다. 대회가 후반기로 접어들 무렵 “신기록 봇물이다”라고 평가받던 4년 전 평창 대회 전체 신기록숫자다. 신기록 행진 중심에 서 있는 건 네덜란드 쇼트트랙 간판 쉬자너 스휠팅(25)이다. 그는 여자 500m(42초379) 예선과 1000m(1분27초292) 예선, 준준결선(1분26초514)에서 총 세 차례 올림픽 기록을 경신했다. 준준결선에서 기록한 1000m 기록은 세계 신기록이기도 하다. 여자 3000m 계주까지 포함하면 총 4개 종목에서 새 기록을 쓴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스훨팅은 “세계 기록을 달성했을 땐 정말 기뻤지만 결선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곧바로 깨닫고 당황했다”면서도 “그래도 세계 기록 덕분에 자신감을 가지고 결선에 나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스훨팅은 1000m 결선에서 결승선을 코앞에 두고 뒤따라오는 최민정을 가까스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스훨팅은 여자 500m에서도 은메달 하나를 가져갔다. 종목별로는 쇼트트랙에선 총 6번의 올림픽 기록이 나왔다. 남자 1000m에서 황대헌(23·강원도청)도 1분23초042로 올림픽 기록을 세웠지만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빙상 종목을 통틀어 올림픽 기록을 세우고도 결선에 나가지 못한 건 황대헌뿐이다. 14개 금메달이 달린 스피드스케이팅은 이날까지 8개 세부 종목에서 새 기록이 나왔다. 남자 500m와 5000m, 1500m에선 두 차례 이상 올림픽 기록이 경신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평창 대회에 이어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2연속 올림픽 은메달을 딴 차민규(29·의정부시청)가 34초39로 기존 올림픽 기록을 0.02초 앞당겼다. 그러나 중국의 가오팅위(25)가 차민규보다 0.07초 더 빠른 기록을 남기면서 결국 그에게 최종 올림픽 기록 경신자 이름을 내줘야 했다. 베이징에선 경기 기록 이외 ‘최고령 타이틀’도 세 개가 나왔다. 스피드스케이팅에 출전한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50·독일)은 역대 겨울올림픽 여자 선수중 제일 나이가 많은 선수로 기록됐다. 또 이레인 뷔스트(36·네덜란드)는 제일 나이가 많은 스피드스케이팅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스노보드 크로스 전설’ 린지 제이커벨리스(37·미국·사진)가 이력서의 마지막 한 줄을 채웠다. 제이커벨리스는 9일 중국 장자커우 윈딩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결선에서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것도 금빛이었다. 16강전부터 결선까지 20대 초반의 숱한 경쟁자들과 붙었지만 그 네 경기 모두에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베테랑의 관록은 빛났다. 올림픽 금메달은 제이커벨리스에게 남은 마지막 숙제와도 같았다. 제이커벨리스는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금메달 6개를 싹쓸이하는 등 이 종목 전설로 통한다. 사실 스노보드 크로스가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16년 전 토리노 대회에서도 그는 압도적인 실력을 뽐냈다. 결선에서도 2위와 큰 격차를 두며 마지막 점프를 할 때까지 독주했다. 하지만 그 마지막 점프에서 관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욕심에 스노보드를 손으로 잡는 묘기를 부리다 넘어졌다. 그걸로 은메달이었다. 겨울올림픽 역사상 최악의 실수를 꼽을 때마다 이 장면이 빠지지 않는다. 제이커벨리스는 이후 세 차례 올림픽에 더 출전해 명예 회복에 도전했지만 금메달은커녕 시상대에도 오르지 못했다. 제이커벨리스는 “그때 금메달을 놓쳤다는 걸 믿을 수 없는 것처럼 오늘 금메달을 땄다는 것도 아직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주한 중국대사관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에 대해 9일 입장문을 내고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인이 중국 정부와 베이징 올림픽 전체에 대해 창끝을 겨누고 심지어 반중(反中) 정서를 선동해 양국 국민의 감정에 해독을 끼쳤다(毒化)”고 주장했다. 중국대사관은 이날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에서 “(이는) 중국 누리꾼들의 반격을 초래했다”며 “이에 대해 부득불 엄중한 우려를 표시하고 엄정한 입장을 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대사관은 “한국 선수단과 일부 언론이 쇼트트랙에 대해 ‘불공정 판정’이 존재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을 주목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중국대사관이 개회식 공연 한복 논란에 대해 전날 입장문을 내고 “중국 인민의 감정을 존중하라”고 주장한 데 이어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에 대해서도 노골적으로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한국 쇼트트랙 황대헌, 이준서 선수의 석연찮은 실격 판정에 외신들까지 나서 공정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음에도 이를 “반중 정서 선동”으로 치부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대사관이 주재국 국민들의 여론에 공격적인 태도로 비판하고 나선 것도 월권이자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中대사관 “일부 한국 정치인 억측 엄중 우려”… 편파판정 논란을 反中 치부中 “韓언론-정치인 선동”한복 이어 이틀연속 강경 입장문… 반중정서 폭발하자 정부차원 개입中 관영매체 “한국의 열등의식”… 조직위 SNS서 런쯔웨이 金 사라져 중국대사관은 이날 오후 늦게 낸 입장문에서 “한국 일부 언론과 정치인이 ‘겨울올림픽에 흑막이 있다’고 억측하고 ‘중국 정부와 체육부가 반성해야 한다’고 멋대로 말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다”며 “우리는 절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했다. 대사관은 입장문의 상당 부분을 문제의 쇼트트랙 경기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규정에 따라 진행됐고 각국 선수들에게 안전하고 공정한 시합 환경을 제공했다고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중국 정부는 경기 결과에 절대 영향을 주거나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편파 판정 의혹을 “반중 정서 선동” “일부의 억측”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쇼트트랙 편파 판정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누리꾼들의 혐한 정서가 한국의 반중 정서 때문이라는 일방적인 주장도 펼쳤다. 다만 “모든 경기에는 승패가 있다. 우리는 한국 민중의 심정을 이해한다”고도 했다. 중국대사관은 “한중 수교 30년 동안 양국 관계는 주목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양국 국민 간 우호적 감정은 양측 공통의 귀한 재부(財富)다. 절대 감정적인 언행 때문에 손상돼서는 안 된다”며 “중국은 계속해서 양국 관계, 양국 국민 간 우호 감정 촉진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다. 한국 친구들이 함께 마주 보며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하고 믿는다”고 했다. 중국대사관이 이틀 연속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에서 반중 정서가 폭발하자 중국 정부가 직접 개입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은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지난해부터 한국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려고 노력해 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문화, 스포츠 갈등으로 반중 감정이 격화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사관의 입장문은 단순히 반중 정서를 진화하려는 목적으로 보기에는 강경했다. 정부 관계자는 “시진핑 체제 결속을 위해 강화해온 애국주의, 민족주의 교육을 받고 자란 중국의 젊은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보이는 자국 내 혐한 여론을 의식해 한국에 경고하는 입장문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날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의 공식 인스타그램(@beijing2022)에는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인 런쯔웨이의 금메달 수상 소식이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런쯔웨이는 남자 1000m 경기에서 편파 판정 논란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직위는 그동안 인스타그램에 중국 선수들의 메달 수상 소식을 빠짐없이 게시물로 올렸다. 이 때문에 조직위가 런쯔웨이 수상 소식만 제외한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이날 소셜미디어용 기사를 통해 “한국은 오랫동안 중국 일본 사이에 끼어 있어 자연스레 열등의식을 갖게 돼 판정이 중국 편향적이고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누리꾼들이 보이는 중국에 대한 격한 반응은 금방 뜨거워지는 한국인들의 성향과 관련 있다”고도 주장했다. 한국 선수단은 이날 ISU와 화상 면담을 통해 편파 판정에 대해 항의했지만 ISU는 “우리 입장은 7일 발표한 결과와 변함이 없으며 공정한 판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주한 중국대사관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에 대해 9일 입장문을 내고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인이 중국 정부와 베이징 올림픽 전체에 대해 창끝을 겨누고 반중(反中) 정서를 선동해 양국 국민의 감정에 해독을 끼쳤다(毒化)”고 주장했다. 중국대사관은 이날 대변인 명의 입장문에서 “(이는) 중국 누리꾼들의 반격을 초래했다”며 “이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시하고 엄정한 입장을 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대사관은 “한국 선수단과 일부 언론이 쇼트트랙에 대해 ‘불공정 판정’ 문제를 제기한 것을 주목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한국 일부 언론과 정치인이 ‘겨울올림픽에 흑막이 있다’고 억측하고 ‘중국 정부와 체육부가 반성해야 한다’고 멋대로 말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다”며 “우리는 절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했다. 중국대사관이 개회식 공연 한복 논란에 대해 전날 입장문을 내고 “중국 인민의 감정을 존중하라”고 주장한 데 이어 편파 판정 논란에도 노골적으로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 것. 한국 선수들의 석연찮은 실격 판정에 외신들까지 나서 공정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음에도 이를 “반중 정서 선동”으로 치부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다만 “모든 경기에는 승패가 있다. 우리는 한국 민중의 심정을 이해한다”고도 했다. 중국대사관은 “한중 수교 30년 동안 양국 관계는 주목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양국 국민 간 우호적 감정은 양측 공통의 귀한 재부(財富)다. 절대 감정적인 언행 때문에 손상돼서는 안 된다”며 “중국은 계속해서 양국 관계, 양국 국민 간 우호 감정 촉진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다. 한국 친구들이 함께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하고 믿는다”고 했다. 중국대사관이 이틀 연속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에서 반중 정서가 폭발하자 중국 정부가 직접 개입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은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지난해부터 한국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려고 노력해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문화, 스포츠 갈등으로 반중 감정이 격화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시에 시진핑 체제 유지를 위한 애국주의에 기댄 중국 국내의 혐한 정서도 의식해 한국에 경고하는 입장문을 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의 공식 인스타그램(@beijing2022)에는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인 런쯔웨이의 금메달 수상 소식이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런쯔웨이는 남자 1000m 경기에서 편파 판정 논란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직위는 그동안 인스타그램에 중국 선수들의 메달 수상 소식을 빠짐없이 게시물로 올렸다. 이 때문에 조직위가 런쯔웨이 수상 소식만 제외한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이날 소셜미디어용 기사를 통해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 국회의장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보낸 나라다. 미국 일본 등 외교적 보이콧을 선택한 다른 서방 국가들과는 다르다”면서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한국의 반응(불만)을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도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선수단은 이날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의 화상 면담을 통해 편파 판정에 대해 항의했지만 ISU는 “우리 입장은 7일 발표한 결과와 변함이 없으며 공정한 판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주최국인 중국만 돋보이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을 두고 이번 대회가 지구촌 축제가 아닌 ‘중국전국체육대회’(중국체전)로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실제 개회 닷새째인 8일까지 대회 초반 짧은 기간에 연이어 터진 편파 판정 시비로 중국과 다른 참여국 간에 희비가 크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이날 현재 중국이 금메달 2개를 확보한 쇼트트랙만 해도 타국에는 엄격하고 중국에는 유독 관대한 페널티 판결이 잇따랐다. 5일 혼성계주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개 종목 경기가 진행된 쇼트트랙에서만 21개의 페널티가 쏟아졌다. 이미 4년 전 평창 대회 당시 쇼트트랙 8개 전 종목에서 나온 페널티 수(27개)에 가까워진 것이다. 반면 이 종목에서 ‘상습적인 반칙국’으로 꼽히던 중국은 페널티를 단 1개만 받으면서 차곡차곡 메달을 수확하고 있다. 게다가 페널티를 집중적으로 받은 나라가 한국을 비롯한 중국의 주요 경쟁국이라 공정성에 더 큰 의구심을 받고 있다. 동아일보가 쇼트트랙에 비디오 판독 제도가 도입된 2006년 토리노 대회부터 직전 평창 대회까지 총 4개 올림픽 쇼트트랙 전 종목 경기 기록을 분석한 결과 중국은 참가국 가운데 가장 많은 10개의 페널티를 받았다. 이어 러시아(8개)와 미국 네덜란드(이상 7개)가 뒤를 잇는다. 한국은 페널티 5개를 받아 일본 캐나다 헝가리와 나란히 하위권에 자리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만 놓고 보면 순위는 완전히 뒤바뀐다. 가장 많이 실격 처분을 받은 국가는 캐나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이탈리아로 페널티를 각각 세 차례 받았다. 유럽의 강호로 꼽히는 이탈리아가 받은 페널티 3개는 직전 4개 대회 쇼트트랙 전 종목에서 받은 페널티 수와 같다. 7일 하루에만 2번 페널티를 받은 한국은 미국, 헝가리, 네덜란드 등과 함께 그 뒤를 따랐다. 이들 대다수가 쇼트트랙 우승 후보국으로 손꼽히던 곳들이다. 편파 판정 논란은 다른 종목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7일 열린 스키점프 혼성 단체전에서 독일, 일본,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여자 선수 5명이 ‘헐렁한 유니폼을 입었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됐다. 스키점프는 유니폼의 면적에 따라 바람을 받는 양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성적이 좌우돼 유니폼 규격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각 신체 사이즈 대비 2cm의 오차만 허용하는 등 유니폼이 몸에 딱 맞아야 한다. AFP는 “스키점프에서 실격은 드물지 않지만 한 경기에서 이렇게 많은 수가 나오는 건 드문 일”이라고 했다. 실격 처리된 선수 중에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카타리나 알트하우스(독일)도 포함돼 있었다. 슈테판 호른가허 독일 대표팀 감독은 유로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완전히 미친 짓”이라며 “우리는 실격 판정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할 수 없었다”고 항의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