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박성민 차장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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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부터 죽음까지, 보건복지 분야를 취재합니다. 원인의 원인의 원인이 뭘까 고민합니다.

min@donga.com

취재분야

2026-05-22~202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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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가 되기 위해 직장도, 노후 대비도 포기” 난임부부의 눈물

    직장인 김모 씨(38·여)는 15년간 다닌 회사를 곧 그만둘 예정이다. 결혼 8년차지만 임신이 안 돼 아이 갖기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김 씨는 2013년부터 6차례 체외수정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난임 관련 치료에 쓴 돈만 4000만 원이 넘는다. 남편 사업이 어려웠을 땐 치료비를 대느라 친정에 손을 벌리기도 했다. 그 사이 몸은 만신창이가 됐다. 호르몬 주사를 많이 맞다보니 자궁과 관절에 무리가 가 수술을 받아야 했다. 우울증으로 정신과 상담도 받았다. 하지만 아이를 갖겠다는 희망만은 버릴 수 없었다. 김 씨는 “엄마가 되기 위해 직장도, 노후 대비도 포기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난임 부부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난임 시술 지원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20만 명이 넘는 난임 환자들에게 정책 체감도는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다. 2017년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했지만 시술 종류에 따라 지원 횟수가 정해져 있어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직장 내 난임 휴가 및 휴직 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은 점도 문제다. 26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토론방에는 이런 문제를 개선해 달라는 난임 부부의 청원이 1만5000건 가까이 올라 있다. 비싼 난임 치료비는 가계를 짓누른다. 건강보험은 시험관 시술 7회(신선배아 4회, 동결배아 3회), 인공수정 3회 등 총 10회에 한해 지원된다. 건강보험을 적용받아도 체외수정 본인부담금은 102만~114만 원에 이른다. 검진비, 약값 등을 더하면 많게는 2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예상치 못한 염색체 검사나 후유증 치료까지 받게 되면 경제적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런 지적에 정부는 올해부터 난임 시술의 비급여 지원을 늘렸다. 기존에는 신선배아 시술 4회까지 1회당 최대 50만 원을 지원했다. 여기에 동결배아 3회, 인공수정 3회가 추가됐다. 하지만 건강보험 지원을 10번 모두 받는 여성은 드물다. 8번째 난임 시술을 준비 중인 이모 씨(42)는 난소 기능이 떨어져 동결배아 시술을 받을 수 없다. 이 씨는 “여성의 몸 상태는 사람마다 다른데 획일적으로 시술별 횟수를 정해놓다 보니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동결배아 3회 시술을 신선배아 1회로 바꿔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각자 몸에 잘 맞는 시술을 집중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난임 치료를 받다보면 회사에 눈치가 보여 일을 그만두는 여성이 적지 않다. 난임 휴가나 휴직 제도가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 시술 때마다 보통 5~7회 정도는 병원에 다녀야 하는데 난임 휴가 일수는 1년에 3일로 제한돼 있다. 정모 씨(37)는 “난자를 채취하고 바로 출근했다가 복수가 차오르고 빈혈이 와 길에서 쓰러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난임 부부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체외수정 시도가 5회를 넘어가면 출산 성공률이 크게 떨어지고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며 “건강보험 재정의 투입 효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난임 정책이 보다 세밀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독일은 시술 전 진단비용 등을 건강보험으로 지원한다. 프랑스는 난임 시술 지원횟수가 10회로 우리나라와 같지만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권황 분당차병원 난임센터소장은 “난임 상태에 따라 중증도를 평가해 지원 방안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기자 min@donga.com}

    • 2019-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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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녀 없어도 된다” 기혼 여성 절반, 출산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회사원 정모 씨(38·여)는 최근 둘째 낳기를 포기했다. 더 이상의 ‘경력 단절’이 부담스러워서다. 정 씨는 첫아이 출산과 초등학교 입학 후 총 1년 6개월 동안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육아에만 전념할까도 생각해봤지만 집 장만에 노후를 대비하려면 맞벌이를 포기할 수 없었다. 정 씨는 “결혼 전에는 남편과 최소 둘은 낳자고 얘기했는데, 이젠 하나라도 잘 키우자고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우리나라 기혼 여성들이 출산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교육비와 소득 불안정 등 경제적 부담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자녀수는 2.16명이지만 실제 자녀수는 평균 1.75명에 그쳤다. 2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에 따르면 15~49세 기혼 여성의 84.8%는 향후 출산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출산을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은 10.4%에 그쳤다. 출산 계획이 없다는 기혼 여성들에게 출산을 포기한 이유를 묻자 △자녀 교육비 부담(16.8%) △양육비 부담(14.2%) △소득과 고용 불안정(7.9%) △일과 가정의 양립 곤란(6.9%) △주택 마련 곤란(1.3%) 등이 주된 이유였다. 출산 계획이 없는 기혼 여성의 절반가량이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든 것이다. 기혼 여성들의 출산 의지는 35세를 기점으로 급격히 줄었다. 출산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25~29세가 46.3%, 30~34세가 55.9%였지만 35~39세에선 82.3%로 치솟았다. 40세 이상에서는 90%를 넘었다. 갈수록 초혼 연령이 늦어지는 추세를 감안할 때 출산을 고려하는 시기가 짧아지면서 향후 저출산 현상이 심화될 우려가 큰 셈이다. ‘자녀가 꼭 필요하다’는 응답은 49.9%로 절반에 그쳤다. 2015년 60.2%에 비해 10.3%포인트나 줄었다.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아이가 행복하기 힘든 사회(25.3%)’라는 점을 ‘출산기피’의 첫 이유로 꼽았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24.2%), 자녀 양육 곤란(11.3%)이 그 뒤를 이었다. 이소영 보사연 연구위원은 “자녀를 원하는 만큼 낳기 어렵게 하는 장애물들을 정부가 없애줘야 한다”며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는 정책을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19-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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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 극단선택 키우는 ‘빈곤-고용차별’

    경제적 불안과 고용 차별 등 신변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장애인 비율이 국민 전체 자살률의 2.6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보건복지부와 국립재활원이 발표한 ‘2016년 장애와 건강통계’에 따르면 장애인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66.8명으로 같은 해 전체 자살률 25.6명의 2.6배에 달했다. 인구 10만 명당 장애인 사망률은 2813명으로 전체 사망률 549.4명의 5.1배로 나타났다. 장애인 사망 원인 1위는 암(20.5%)이었고, 뇌혈관 질환과 심장 질환, 폐렴이 뒤를 이었다. 장애인 자살률이 높은 것은 경제 활동 제약으로 인한 빈곤과 고용 시장에서의 차별이 주요 원인이었다. 2017년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 자살 45건을 분석한 결과 58%는 ‘만성적 빈곤과 직장 문제’가 원인으로 꼽혔다. 이번 조사에서 우울증과 불안 장애를 겪는 장애인은 각각 11.0%, 13.4%로 나타나 정신건강이 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건강 상태도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 검진에서 ‘정상’ 판정을 받은 비율은 24.1%에 불과해 비장애인(42.5%)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위암 판정을 받은 비율은 비장애인의 2배에 달했다. 장애인은 진료비 부담도 컸다.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479만 원으로 국민 1인당 진료비 146만 원의 약 3.3배였다. 만성신부전증 등 신장 장애일 때 평균 2623만 원, 뇌병변 장애인은 평균 878만 원을 썼다. 장애가 있는 노년층의 연평균 진료비는 586만 원으로 2012년보다 약 25% 증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애인의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적극 발굴하고 개선하겠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19-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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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月200만원이상 수급자 22명

    국민연금을 매달 200만 원 이상 받는 수급자가 22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월 200만 원을 받는 수급자는 22명으로 지난해 말 10명에서 크게 늘었다. 이는 전년도 물가변동률을 반영한 국민연금 수급액 인상 시기가 기존 4월에서 1월로 당겨진 데 따른 것이다. 최고액 수급자는 서울에 사는 A 씨로 월 207만6230원을 받는다. A 씨는 1988년 1월부터 25년 동안 총 7269만3000원의 보험료를 냈다. 이어 2013년 1월부터 월 137만 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수급 시기를 늦추는 대신에 최대 연 7.2%의 이자가 붙는 ‘연기연금’제도를 활용해 수급액이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월 100만 원 이상 노령연금 수급자는 20만1592명으로 국민연금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었다. 하지만 전체 수급자의 94.7%는 여전히 월 100만 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무원연금 등과 비교해 국민연금이 ‘노후 안전판’ 역할을 하기에 미흡하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2017년 기준 공무원연금 퇴직급여 수급자는 평균 월 240만 원, 최고액 수급자는 월 720만 원을 받는다. 이날 관련기사에는 두 연금의 격차를 언급하며 “국민연금을 폐지하거나 공무원연금과 통합해 달라”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두 연금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국민연금은 매달 소득의 9%를 보험료로 내는 반면 공무원연금은 보험료율이 17%에 이른다. 공무원연금은 평균 가입기간이 27.1년으로 국민연금(17.1년)보다 길다. 장호연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정책과장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충족하지 못한 139만 명가량도 특례자로 포함돼 있어 평균 수급액이 낮게 보이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1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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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태 7년새 17만→5만건… 헌재 위헌여부 결정에 영향 줄까

    대학원생 허모 씨(26·여)는 2년 전 떠나보낸 ‘별이’를 아직 잊지 못한다. 5년간 사귄 남자친구는 아이를 가졌다는 말에 “병원비에 쓰라”며 30만 원을 내밀었다. 임신 사실을 눈치 챈 엄마도 아이를 지우길 원했다. 대학원 진학을 앞둔 허 씨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는 “피임기구를 쓰지 않겠다던 남자친구에 대한 원망과 자책 때문에 1년간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별이’처럼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져 간 생명이 한 해 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약 136명, 10분에 한 명꼴로 인공임신중절(낙태) 시술이 이뤄진 셈이다. 다만 피임 문화 확산으로 낙태 건수는 2010년보다 약 60% 감소했다. 하지만 낙태 사실을 밝히기 꺼리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드러나지 않는 낙태 시술은 훨씬 많을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발표한 ‘2018년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신 경험이 있는 여성 3792명 중 19.9%가 낙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1%는 낙태를 고려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임신한 여성 10명 중 3명은 낙태를 고민했거나 실제 낙태를 한 셈이다. 이는 보사연이 지난해 15∼44세 여성 1만 명을 온라인 설문조사 한 결과다. 정부 차원에서 낙태 조사가 이뤄진 건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 가임기(15∼44세) 여성 1000명당 연간 낙태 시술 건수는 2005년 29.8건에서 2010년 15.8건으로 낮아진 데 이어 2017년 4.8건으로 급감했다. 이를 바탕으로 추산한 2017년 한 해 동안 이뤄진 총 낙태 건수는 4만9764건이다. 낙태율이 급격히 낮아진 것은 피임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피임을 안 했다’는 응답은 7.3%로 2011년 19.7%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가임기 여성 수 자체가 2010년 이후 7년 동안 8.5% 감소한 것도 낙태율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낙태를 결정한 이유는 세대별로 달랐다. 20대는 △학업이나 직장생활 지장(51%) △경제적 불안(48.7%)을 주요 이유로 꼽은 반면 30대 이상은 자녀 계획(54.1%) 때문에 낙태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 조사 결과가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여부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을 모은다. 응답자의 75.4%는 낙태를 한 여성과 시술한 의사를 처벌하도록 한 현행 낙태죄를 개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2012년 헌법소원에서는 합헌과 위헌 의견이 4 대 4로 나뉘어 합헌 결정이 났다. 낙태죄가 위헌 결정이 나려면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위헌이라고 판단해야 한다. 해외는 한국보다 낙태에 관대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6개국 중 25개국은 본인 요청에 의해 낙태가 가능하다. 30개국은 경제적 이유 등으로 낙태할 수 있다. 한국은 모자보건법상 △본인·배우자의 유전적 질환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한 임신 △혈족이나 인척 간 임신 △임부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는 경우에만 임신 24주 안에 낙태가 허용된다. 이를 어긴 여성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의사는 2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법제이사는 “낙태죄 처벌과 낙태율은 상관관계가 없다”며 “낙태가 음성화돼 여성의 건강을 해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종교계에서는 태아의 생명권을 이유로 낙태죄 폐지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19-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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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절기 ‘돌연사’ 공포… “심폐소생술 배워두세요”

    최근 의료인들마저 근무 중 과로로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예고 없이 찾아오는 죽음, ‘돌연사’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심혈관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과로로 신체의 균형이 무너지면 급성 심장정지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환절기에는 큰 일교차로 심장이 느끼는 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한다.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면 심장과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4%나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근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도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심장 건강을 위협할 수 있어 외출 시 주의해야 한다. ○ 한 해 2만여 명 ‘예고 없는 죽음’ 돌연사는 의학적으로 정확한 수치가 잡히지 않는다. 다만 급성 심근경색 등 갑자기 심장이 멈춰 숨지는 경우를 대개 돌연사로 분류한다. 보건당국은 한 해 2만 명가량이 돌연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자살로 목숨을 끊은 사람(2017년 기준 1만2463명)보다 많은 수치다.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은 나이에 따라 나뉜다. 대개 40대 이상에서는 심장동맥이 좁아져 심장에 피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협심증과 급성 심근경색이 심장 정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젊은층에서는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이 흔히 발견된다. 가장 위험한 것은 ‘건강 과신’이다. 심장 혈관은 수년간에 걸쳐 천천히 좁아지기 때문에 대개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이 심하지 않고 가벼운 구토에 그치거나 소화가 안 되는 것으로 여겨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위험 신호는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혈전이 달라붙어 혈관을 막으면 가슴을 쥐어짜는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노태호 가톨릭대 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혈관이 좁아지면 가슴이 뻐근하거나 계단을 오를 때 숨이 가쁜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환자에 따라 전조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돌연사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연세대 의대 정보영 교수팀이 인공 심장박동기를 삽입한 환자 160명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10μg(마이크로그램) 올라갈 때마다 부정맥 위험은 2.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몸 안에 들어온 미세먼지가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몸의 밸런스를 깨뜨리면 부정맥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급성 심장정지, 골든타임은 ‘4분’ 돌연사를 예방하려면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술과 담배, 기름지고 짠 음식을 피해야 한다. 의료계에서는 심장 기능을 평가해 하위 35%가량을 돌연사 ‘위험군’으로 구분한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들은 평소에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를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이미 심장마비가 발생했다면 4분 내에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4분을 넘기면 뇌가 손상돼 생존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진다. 이후 병원에 옮기더라도 손쓸 수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다행히 급성 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2006년 2.3%에서 2017년 8.7%로 높아졌다. 뇌기능 회복률도 같은 기간 0.6%에서 5.1%로 올라갔다.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자동심장충격기) 활용이 늘어난 덕분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생존율은 여전히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12.7%)과 울산(11.4%) 등 대도시와 경북(4.1%)과 전남(5.1%) 등 지방의 생존율 격차도 크다. 최근에는 많은 아파트단지와 공공장소에 자동제세동기가 비치돼 있다.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면 먼저 기도를 확보하고 119에 신고한 뒤 심폐소생술이나 자동제세동기로 응급처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태호 교수는 “병원 도착 전 심폐소생술로 응급처치를 하면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환자를 발견한 가족이나 주위사람의 대처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19-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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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응급환자 경중, 구급대원이 이송때 판단한다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119 구급대원이 응급환자의 상태를 판단해 가장 적합한 응급실로 이송하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현재 응급실에서 활용 중인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KTAS)’를 개편해 이송 단계부터 확대 운영하는 것이다. 응급환자가 병원을 옮겨 다니다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를 줄이고, 대학병원과 같은 상급병원 응급실에 경증환자가 몰리는 ‘응급실 과밀화’를 막기 위한 조치다.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오랫동안 고민해온 신속한 응급의료 체계의 첫 단계가 실현되는 셈이다. 12일 소방청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병원 이송 단계에서 응급환자의 경중을 구분해 가장 적합한 병원으로 안내하는 시스템을 권역별로 도입하기 위해 조만간 시범운영 지역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이 활성화되면 응급환자가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아 전원(轉院)하는 비율을 줄여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19 구급대의 응급환자 부적정 이송률(2015년 보건복지부 자료)은 △중증외상 환자 44.6% △뇌신경계질환 환자 31.9% △심혈관계질환 환자 30.7%에 이른다. 응급환자 10명 중 3, 4명이 적합한 응급실로 이송되지 않아 응급처치 시기를 놓친 셈이다. 이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박준범 순천향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최초 응급기관을 잘 선택하면 병원을 옮기는 불필요한 시간을 줄여 환자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를 최적의 병원으로 보내면 한정된 의료 자원의 효율성도 높아진다. 현재 국내 응급실은 이용자의 70% 이상이 비(非)응급환자에 해당하는 4, 5등급에 속한다. 응급실 문턱이 낮다 보니 정작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일본과 캐나다 등 의료 선진국에선 이미 병원 이송 전 응급환자 분류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번에 도입하는 응급환자 분류 시스템은 대한응급의학회가 일본 오사카시에서 운영하는 응급환자 분류 애플리케이션(앱) ‘오리온(ORION)’을 참조해 만들었다. 구급대원의 태블릿PC에 응급환자 분류 앱을 설치하면 가장 먼저 환자의 병력과 혈압, 심장박동수, 체온 등 생체정보를 입력하게 돼 있다. 이를 통해 최상위 응급의료기관인 구급구명센터로 이송해야 할지를 알려준다. 이어 호흡과 통증, 출혈 상태 등을 따져 응급처치나 시술이 가능한 병원을 알려준다. 응급실별 과밀 여부도 이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일선 구급대원들은 이 시스템 도입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청 관계자는 “적정 병원이 10km 떨어져 있다고 나올 때 장시간 이송하는 도중에 생명 유지 조치를 계속해야 하는데 응급구조사의 업무 범위에는 여전히 제약이 많다”고 말했다. 위급한 환자를 경증환자로 잘못 판단해 환자 상태가 악화될 수도 있다. 박 교수는 이런 우려에 대해 “이 앱을 사용하면 구급대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적어 오히려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급 의료기관을 선호하는 환자와 구급대원이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조석주 부산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환자가 끝까지 상급병원을 고집할 경우 의사의 판단을 구하는 과정을 거치면 마찰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재찬 복지부 응급의료과장은 “구급대원의 판단을 신뢰하는 국민의 의식 변화가 선행돼야 이 시스템을 정착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1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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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경증 환자 넘치는 응급실… ‘6시간 룰’이 눌러앉기 부추긴다

    “다른 증상은 없고, 두드러기 나신 게 전부죠?” 10일 낮 12시 40분경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간호사가 침착하게 증상을 되묻자 40대 환자 A 씨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 그렇다니까! 어제 먹은 케이크가 잘못됐나 봐.” A 씨는 별다른 지병도 없었고 팔에 난 두드러기는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경미했지만 “어서 병상에 눕혀 달라”고 재촉했다. 이 응급실은 중증 응급환자를 위해 고가의 장비를 갖춘 권역응급의료센터였지만 이날 이곳을 찾은 환자 18명 중 5명은 경증 환자였다.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51)이 마지막 순간까지 고심했던 건 경증 환자가 응급실 병상의 72.3%를 차지하는 바람에 급박한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가 거리를 헤매다 숨지는 현실이었다. 이 병원에선 전날 저녁 경증 환자들이 병상을 점령한 탓에 중증 환자 20여 명이 예진실에서 자리가 나길 기다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간호사 채모 씨는 “더 급한 환자를 위해 기다려 달라고 부탁하면 난동을 부리는 경증 환자가 매일 6, 7명은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응급실 체류 늘리는 ‘6시간 룰’ 손봐야 전문가들은 경증 환자가 응급실에 북적이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이른바 ‘6시간 룰’을 꼽았다. 이는 응급실에서 6시간 이상 체류하면 외래가 아닌 입원으로 분류돼 건강보험 진료비 중 환자가 부담하는 비율을 20%로 낮춰주는 규정이다. 진료비가 100만 원이라면 응급실에 5시간 59분간 머무른 환자는 일반 본인부담률(50∼100%)이 적용돼 50만∼100만 원을 내야 하지만, 6시간 이상 눌러앉으면 20만 원만 내면 된다. 보건복지부는 대형병원의 응급환자 과밀도를 낮추겠다며 2016년 1월부터 응급환자 분류등급(KTAS) 5개 중 4, 5급에 해당하는 비응급 환자에겐 진료 시간과 상관없이 본인부담률을 50∼100%로 무겁게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 대책이 적용되는 곳이 전체 응급실 517곳 중 권역 및 지역응급의료센터 153곳(29.6%)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규모가 작은 지역응급의료기관 등 364곳(70.4%)에선 여전히 의료진이 ‘치료가 끝났으니 비켜 달라’고 요청해도 버티는 환자가 이득을 보는 구조다. 일부 육아 및 환자 커뮤니티에선 이를 ‘응급실 저렴하게 이용하는 꿀팁’으로 공유하고 있다. 비응급 환자가 응급실에 들르면 진료비와 별개로 ‘응급의료관리료’ 2만∼5만 원이 붙는다. 정부는 이 돈을 실손의료보험으로도 보장할 수 없도록 했지만, 금지 대상이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42곳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2015년 12월 31일 이전에 실손보험에 가입한 환자에겐 적용되지 않는다. 해외 선진국은 국내와 상황이 판이하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은 기본적으로 응급실에 가려면 구급차를 불러야 해 스스로 걸을 수 있는 경증 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응급실이 극히 드물다. 미국의 한 교민 유튜버는 최근 응급실에서 6시간 진료를 받은 뒤 각종 검사비에 구급차 이용료까지 더한 총 1만5000달러(약 1686만 원)짜리 청구서를 받았다는 동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다. 허윤정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은 “환자가 ‘진료비 폭탄’을 맞는 사례는 없어야겠지만 경증으로 응급실을 찾는 걸 더 어렵게 만들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응급 상담전화-‘달빛 보건소’ 활성화해야 응급실 의료진은 경증 환자 대다수가 ‘어쩔 수 없이’ 응급실을 찾는다고 믿고 있다. 일반인은 자신의 상태가 중증인지, 몇 시간 참았다가 다음 날 동네 의원에 들러도 되는 정도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응급 상담전화 ‘1339’를 1998년 7월 도입했다. 하지만 긴급전화가 너무 다양해 헛갈린다는 지적이 나오자 2012년 6월에 1339를 없애고 상담 기능을 119에 통합했다. 문제는 119가 응급 상담을 해준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고, 전화를 걸어도 상담원의 의학 전문성이 낮다 보니 제대로 된 상담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석주 부산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상담 기능이 구급·구조대를 신속히 출동시켜야 하는 119의 본질에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선진국처럼 119와 응급 상담전화를 다시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은 긴급출동 요청 전화와 별개로 환자의 상태를 원격으로 확인해 적합한 응급실을 찾아주는 상담전화를 운영하고 있다. 또 미국과 캐나다는 야간 진료 클리닉이 활성화돼 있어 불필요하게 응급실에 들를 필요가 적다. 영국은 야간 및 휴일 진료 서비스를 공공의료의 개념으로 제공한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17개 시도가 야간 및 휴일 진료를 해주는 이른바 ‘달빛 보건소’를 한 곳씩만 시범 운영해 봐도 응급 환자 분산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조건희 becom@donga.com·박성민 기자}

    •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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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환자-치료가능 병원 바로 매칭… 윤한덕 센터장의 마지막 꿈이었다

    20년 넘게 국내 응급의료계를 이끌어오다가 유명을 달리한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마지막 과업은 응급의료 체계가 사람이 아닌 시스템으로 돌아가도록 만드는 작업이었던 것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자신이 없어도 응급의료 체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작업을 진행하다가 순직한 셈이다. 그의 집무실 책상엔 이런 내용을 담은 ‘중앙응급의료센터 발전 방안’ 자료가 어지럽게 놓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8일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는 “윤 센터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응급환자가 이 병원, 저 병원으로 옮겨 다니지 않고, 한 번에 가장 적합한 지역 의료기관으로 이송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었고, 순직하기 전까지 그 작업에 매달렸다”고 전했다. 현재는 응급실이 부족한 데다 병원마다 처치 수준이 달라 국립중앙의료원 재난응급의료상황실에서 긴급 환자가 발생할 때마다 치료 가능한 응급실을 찾아 안내하고 있다. 지난해 병원을 옮겨 다니며 치료한 환자만 5188명에 이른다. 윤 센터장은 권역별로 응급환자와 응급실을 즉시 매칭하는 시스템을 마련한 뒤 이달에 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날 계획이었다고 한다. 응급의료계 전반을 조율하는 지휘자 자리에서 내려와 지역 응급의료 현장에서 일하기를 원했다는 것이다. 중앙에서 추진하는 응급의료 정책과 지역 응급실 현장 간 괴리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서다. 윤 센터장의 ‘하방(下放) 계획’에는 자신의 헌신만으로 응급의료 체계를 발전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절박감도 작용했다고 한다. 고인의 25년 지기인 허탁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윤 센터장은 본인이 한 발짝 물러나야 조직도, 응급의료 체계도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인의 유지를 잇기 위해 응급의료 체계 개선을 서두르기로 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는 “응급의료 체계 개편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더욱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윤 센터장이 공무원은 아니지만 ‘국가 사회발전 특별공로자’로 인정받는 방안을 국가보훈처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19-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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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빈 응급실 찾느라 직접 전화 30통 돌린 응급센터장

    지난달 초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재난응급의료상황실에서 당직 근무를 하던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51)은 부산의 한 병원으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70대 여성 환자가 괴사성 근막염으로 쇼크에 빠졌는데 응급실에 빈자리가 없어 치료할 수 없다는 전화였다. 윤 센터장이 부산과 경남, 수도권에 이르기까지 30곳이 넘는 응급실에 직접 전화를 걸었지만 “우리도 빈자리가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결국 2시간여 만에 부산의 응급실에 자리가 생겨 환자를 옮겼지만 상태가 심하게 나빠진 후였다. 과로사로 추정되는 윤 센터장의 희생 뒤에는 이처럼 응급실에 자리가 없어서 환자가 복도에 방치되거나 다른 병원으로 전원(轉院)되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우리나라의 열악한 응급의료 현실이 있었다. 환자가 처음 도착한 응급실이 치료를 마치지 못하고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옮긴 사례는 2016년 1365건에서 지난해 5188건으로 2년 만에 3.8배로 급증했다. 윤 센터장이 설 연휴가 시작된 1일 저녁에도 귀가하지 않고 국립중앙의료원에 남았던 이유도 전국 응급실 532곳의 전원 요청을 조정하는 재난응급의료상황실이 원활하게 운영되는지 확인하고 책임지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4일 그가 숨진 채 발견된 책상 위엔 응급의료체계 개선 방안이 담긴 자료 등이 놓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매달리느라 지난달 말 5년여 만에 처음으로 가려 했던 가족여행도 취소했다. 윤 센터장의 부인은 이날 “남편은 평소 집에 못 들어오는 때가 많았지만 불평 한번 안 했던 분이었다”고 심경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윤 센터장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해 달라고 보건복지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경찰은 “심장동맥 경화로 인한 급성 심장사”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가 나왔다고 이날 밝혔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박성민 기자}

    • 2019-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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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남루한 간이침대 가슴 아파” 이국종 “내가 의지해 짐 됐을것…미안”

    “미안해요.” 7일 오후 9시경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을 찾은 이국종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교수(권역외상센터장)는 윤 센터장의 아들 형찬 군(23)의 손을 맞잡고 고개를 떨궜다. 이어 이 교수는 “내가 그만두고 싶을 때마다 윤 센터장에게 의지했다”며 “이게 다 윤 센터장에게 짐이 됐을 것”이라며 미안함을 나타냈다. 이 교수는 2주 전쯤 한 회의에서 윤 센터장을 만난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당시 윤 센터장은 안색이 좋지 않은 이 교수에게 “건강을 챙기라”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 이 교수는 며칠 뒤 콩팥(신장) 결석을 제거하는 시술을 받았다. 이 교수는 “윤 센터장이 의지를 갖고 버텨줬기에 우리나라 응급의료가 이만큼 온 건데, 앞으로 막막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출간한 책 ‘골든아워’에서 고인을 두고 “한국의 응급의료 체계에 대한 생각 이외에는 어떤 다른 것도 머릿속에 넣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적었다. 이 교수는 이 책에서 두 사람의 첫 만남을 이렇게 소개했다. “2008년 겨울, 윤 센터장 찾아갔을 때 ‘지금 이 선생이 이렇게 밖에 나와 있는 동안 아주대병원에 중증외상 환자가 갑자기 오면 누가 수술합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냉소적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신기하게도 그에게서 진정성을 느꼈다.” 동료들은 윤 센터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허망한 표정으로 빈소를 지켰다. 윤 센터장과 1994년 수련의 생활을 함께한 허탁 전남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고인은 응급의료 분야에 발을 디딘 뒤 일제강점기 독립투사처럼 일해 왔다”며 “우리나라 응급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세 발자국 앞을 그리며 정책을 준비했다”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충혈된 눈으로 빈소를 찾은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응급환자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남다른 의사였다”며 고인을 회고했다. 한 동료 의사는 “의료계의 가장 험지를 지키다가 죽어서야 존경을 받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간이침대를 놓고 밤을 새우며 격무를 이어간 고인의 집무실 앞에는 한 시민이 남긴 꽃다발과 커피가 놓여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윤 센터장의 죽음을 ‘순직’으로 표현하며 “숭고한 정신 잊지 않겠다”는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문 대통령은 “설 연휴에도 고인에게는 자신과 가족보다 응급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먼저였다”며 “사무실 한편에 오도카니 남은 주인 잃은 남루한 간이침대가 우리의 가슴을 더 아프게 한다”고 애도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빈소를 찾아 “응급의료 체계를 발전시켜 사회안전망이 강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빈소에서 “의료진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잘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고인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해 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국립중앙의료원도 윤 센터장의 국가유공자 지정을 복지부에 건의하기로 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건희 기자}

    • 2019-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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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 윤한덕 센터장 추모 물결…文대통령도 “주인 잃은 남루한 간이침대 가슴 아파”

    “미안하다.” 7일 오후 9시경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을 찾은 이국종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교수(권역외상센터장)는 윤 센터장의 아들 형찬 군(23)의 손을 맞잡고 고개를 떨궜다. 이어 이 교수는 “내가 그만두고 싶을 때마다 윤 센터장에게 의지했다”며 “이게 다 윤 센터장에게 짐이 됐을 것”이라며 미안함을 나타냈다. 이 교수는 2주 전쯤 한 회의에서 윤 센터장을 만난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당시 윤 센터장은 안색이 좋지 않은 이 교수에게 “건강을 챙기라”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 이 교수는 며칠 뒤 콩팥(신장) 결석을 제거하는 시술을 받았다. 이 교수는 “윤 센터장이 의지를 갖고 버텨줬기에 우리나라 응급의료가 이만큼 온 건데, 앞으로 막막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출간한 책 ‘골든아워’에서 고인을 두고 “한국의 응급의료 체계에 대한 생각 이외에는 어떤 다른 것도 머릿속에 넣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적었다. 이 교수는 이 책에서 두 사람의 첫 만남을 이렇게 소개했다. “2008년 겨울, 윤 센터장 찾아갔을 때 ‘지금 이 선생이 이렇게 밖에 나와 있는 동안 아주대병원에 중증외상 환자가 갑자기 오면 누가 수술합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냉소적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신기하게도 그에게서 진정성을 느꼈다.” 동료들은 윤 센터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허망한 표정으로 빈소를 지켰다. 윤 센터장과 1994년 수련의 생활을 함께한 허탁 전남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고인은 응급의료 분야에 발을 디딘 뒤 일제시대 독립투사처럼 일해 왔다”며 “우리나라 응급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세 발자국 앞을 그리며 정책을 준비했다”고 고인을 업적을 기렸다. 충혈된 눈으로 빈소를 찾은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응급환자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남다른 의사였다”며 고인을 회고했다. 한 동료 의사는 “의료계의 가장 험지를 지키다가 죽어서야 존경을 받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간이침대를 놓고 밤을 새우며 격무를 이어간 고인의 집무실 앞에는 한 시민이 남긴 꽃다발과 커피가 놓여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윤 센터장의 죽음을 ‘순직’으로 표현하며 “숭고한 정신 잊지 않겠다”는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문 대통령은 “설 연휴에도 고인에게는 자신과 가족보다 응급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먼저였다”며 “사무실 한편에 오도카니 남은 주인 잃은 남루한 간이침대가 우리의 가슴을 더 아프게 한다”고 애도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빈소를 찾아 “응급의료 체계를 발전시켜 사회안전망이 강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빈소에서 “의료진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잘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고인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해 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국립중앙의료원도 윤 센터장의 국가유공자 지정을 복지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9-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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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 쇼핑’하는 당뇨환자가 사망률 더 높아

    병원을 여러 곳 옮겨 다니는 당뇨병 환자가 한 병원을 오래 다니는 환자보다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른바 ‘의료 쇼핑’이 중복 진료를 낳고, 진료의 연속성을 떨어뜨려 오히려 환자 건강을 해친다는 얘기다. 31일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박은철 교수와 단국대 보건행정학과 김재현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당뇨병으로 사망한 환자들은 의료기관을 평균 19.2곳 방문했다. 반면 생존 환자들이 찾은 의료기관 수는 평균 13.4곳이었다. 사망 환자가 생존 환자보다 병원을 5.8곳 더 방문한 셈이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의 방문 의료기관이 한 곳 늘어날수록 사망률이 평균 1%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방문 의료기관이 5.8곳 더 많았다면 사망률도 6%가량 오르는 것이다. 이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당뇨병 환자 5만5558명의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의료 기록을 추적 조사한 결과다. 이 가운데 16.8%인 9313명이 사망했다. 연구팀은 병원을 여러 곳 옮겨 다니는 이른바 ‘의료 쇼핑’이 진료의 연속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박 교수는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가 새로운 병원을 계속 찾다 보면 중복 처방의 위험이 커지고 의료비 부담도 늘어난다”며 “의료 쇼핑의 부작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1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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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대 할머니 “죽음도 삶의 일부인데… 힘들게 가고싶지 않아”

    《 설 전날인 4일은 연명의료결정법(일명 존엄사법)이 전면 시행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임종을 앞두고 회복할 가망이 없을 때 환자의 뜻대로 연명의료를 거부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존엄사가 국가 제도 안으로 들어왔지만 여전히 가족끼리도 ‘품격 있는 죽음’에 대해 터놓고 대화하기를 꺼리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막상 아무런 사전 논의 없이 누군가가 임종기를 맞으면 연명의료를 계속할지를 두고 갈등을 겪는 가족이 적지 않다. 이번 설 연휴에 연명의료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눠보는 건 무엇보다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 기자가 ‘연명의료 상담사’가 돼 어떤 대목을 고민해야 할지 미리 살펴봤다. 》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의 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사전의향서) 상담실에 80대 여성 A 씨가 들어왔다. A 씨는 자리에 앉자마자 가방에서 서류를 잔뜩 꺼냈다. ‘웰다잉 학교’ 강의를 들었다는 A 씨는 ‘인공호흡기를 달지 말라’고 적은 유언장을 보여줬다. 해부용 시신 기증 서약서도 미리 작성해 놓았다. A 씨는 “죽는 것도 삶의 일부라는데 힘들게 버티다가 가고 싶지 않다”며 “공부를 웬만큼 하고 왔으니 어서 사전의향서 등록을 도와 달라”고 채근했다. 이날 A 씨가 작성한 사전의향서는 만약 임종을 앞두고 의식을 잃어 자신의 뜻을 말할 수 없게 될 경우에 대비해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미리 국가 전산망에 기록해두는 문서다. 사전의향서는 연명의료계획서(말기나 임종기에만 작성 가능)와 달리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건강할 때 써둘 수 있다. 단,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이 지정한 상담실을 방문해 관련 교육을 이수한 상담사와 일대일 대면 상담을 거쳐야만 작성할 수 있다. 기자는 지난달 25일 교육을 받고 상담사 자격을 얻었다.○ “가족과 대화할 때 고마움을 먼저 말해야” 낯빛이 어두운 한 70대 남성은 “이걸(사전의향서를) 쓰면 내가 원할 때 아무 때고 죽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안락사와 혼동한 듯했다. 안락사는 약물 등으로 생명을 인위적으로 단축시키는 것으로 국내에선 불법이다. 한 30대 여성은 “아주 특정한 상황에만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것이니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의향서를 작성했다. 저마다 상담을 받는 이유는 달랐지만 ‘고통을 무의미하게 연장하기보다 생을 차분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뜻은 같았다. 기자가 주변에 “연명의료 중단에 관심이 있으면 상담을 해주겠다”고 알린 후 며칠이 지나 ‘사건’이 터졌다. 지인 B 씨가 임신 10주인 아내에게 갑자기 “사전의향서를 쓰고 싶다”고 했다가 큰 다툼을 벌였다. 아내는 B 씨가 이런 얘기를 불쑥 던진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가까운 가족일수록 조심스럽게 대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은 기자의 잘못이 컸다. 연명의료결정법을 만든 주역인 이윤성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서울대 의대 교수)은 “가족과 (연명의료 관련) 대화를 차일피일 미뤄도 안 되지만 서두르는 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가족과 갈등 없이 연명의료 중단을 얘기하려면 ‘죽음’보다 가족에게 평생 느껴온 고마움과 미안함을 얘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마지막 결정은 스스로 내리고 싶다는 뜻을 밝혀야 한다. 주변에 연명의료의 대상이 된 친척이나 지인을 언급하며 누구나 그런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서로 공감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녀에게 “병원비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는 말부터 꺼내는 건 금물이다. 돈을 아끼려 인공호흡기를 뗀다는 죄책감이 들 수 있어서다.○ ‘몰라서, 멀어서’ 못 쓰는 현실 지난해 2월 4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사전의향서를 등록한 사람은 11만4174명이다. 65세 이상 노인 등록자만 따지면 국내 전체 노인 인구의 1.2% 수준이다. 노인의 91.8%가 연명의료에 반대한다는 2017년 보건복지부의 실태 조사를 감안하면 아직까지 매우 미미한 수치다. 기자의 상담 과정에서 대다수가 사전의향서를 모른다는 데 놀랐다. 지난해 5월 위암 진단을 받은 강기웅 씨(81)가 그랬다. 혹시 의식을 잃으면 꼼짝없이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연명해야 하는 줄 알았던 강 씨는 병원 측의 안내로 사전의향서를 쓴 뒤 안심했다. 박아경 국립암센터 사회사업실장은 “뉴스를 접할 기회가 적은 저소득층일수록 제도 자체를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사전의향서 등록 기관이 턱없이 적은 점도 문제다. 사전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는 곳은 전국에 290곳이 전부다. 거기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197곳)를 빼면 나머지 93곳은 서울·경기(32곳), 전북(17곳) 등 일부 지역에 편중돼 있다. 충북과 제주엔 각 1곳뿐이다. 홍양희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 대표는 “사전의향서 제도를 널리 홍보해야겠지만 그에 앞서 상담을 활성화해 죽음을 맞이하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가까운 상담기관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홈페이지나 전화로 확인할 수 있다. 조건희 becom@donga.com·박성민 기자}

    • 201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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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호흡기 달지 말아주세요” 사전의향서 쓰고 가족에 말했더니…

    《설 전날인 4일은 연명의료결정법(일명 존엄사법)이 전면 시행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임종을 앞에 두고 회복할 가망이 없을 때 환자의 뜻대로 연명의료를 거부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존엄사가 국가 제도 안으로 들어왔지만 여전히 가족끼리도 ‘품격 있는 죽음’을 터놓고 대화하는 걸 꺼리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막상 아무런 사전 논의 없이 누군가가 임종기를 맞으면 연명의료를 계속할지를 두고 갈등을 겪는 가족들이 적지 않다. 이번 설 연휴에 연명의료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눠보는 건 무엇보다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 기자가 ‘연명의료 상담가’가 돼 어떤 대목을 고민해야 할지 미리 살펴봤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의 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사전의향서) 상담실에 80대 여성 A 씨가 들어왔다. A 씨는 자리에 앉자마자 가방에서 서류를 잔뜩 꺼냈다. ‘웰다잉 학교’ 강의를 들었다는 A 씨는 ‘인공호흡기를 달지 말라’고 적은 유언장을 보여줬다. 해부용 시신 기증 서약서도 미리 작성해 놓았다. A 씨는 “죽는 것도 삶의 일부라는데 힘들게 버티다가 가고 싶지 않다”며 “공부를 웬만큼 하고 왔으니 어서 사전의향서 등록을 도와 달라”고 채근했다. 이날 A 씨가 작성한 사전의향서는 만약 임종을 앞두고 의식을 잃어 자신의 뜻을 말할 수 없게 될 경우에 대비해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미리 국가 전산망에 기록해두는 문서다. 사전의향서는 연명의료계획서(말기나 임종기에만 작성 가능)와 달리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건강할 때 써둘 수 있다. 단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이 지정한 상담실을 방문해 관련 교육을 이수한 상담사와 1 대 1 대면 상담을 거쳐야만 작성할 수 있다. 기자는 지난달 25일 교육을 받고 상담사 자격을 얻었다.● “가족과 대화 때 고마움을 먼저 말해야” 낯빛이 어두운 한 70대 남성은 “이걸(사전의향서를) 쓰면 내가 원할 때 아무 때고 죽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안락사와 혼동한 듯했다. 안락사는 약물 등으로 생명을 인위적으로 단축시키는 것으로 국내에선 불법이다. 한 30대 여성은 “아주 특정한 상황에만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것이니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의향서를 작성했다. 저마다 상담을 받는 이유는 달랐지만 ‘고통을 무의미하게 연장하기보다 생을 차분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뜻은 같았다. 기자가 주변에 “연명의료 중단에 관심이 있으면 상담을 해주겠다”고 알린지 며칠 후 ‘사건’이 터졌다. 지인 B 씨가 임신 10주인 아내에게 불쑥 “나는 사전의향서를 쓰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가 큰 다툼을 벌였다. 아내는 B 씨가 이런 얘기를 불쑥 던진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가까운 가족일수록 조심스럽게 대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은 기자의 잘못이 컸다. 연명의료결정법을 만든 주역인 이윤성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서울대 의대 교수)은 “가족과 (연명의료 관련) 대화를 차일피일 미뤄도 안 되지만 서두르는 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가족과 갈등 없이 연명의료 중단을 얘기하려면 ‘죽음’보다 가족에게 평생 느껴온 고마움과 미안함을 얘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마지막 결정은 스스로 내리고 싶다는 뜻을 밝혀야 한다. 주변에 연명의료의 대상이 된 친척이나 지인을 언급하며 누구나 그런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서로 공감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녀에게 “병원비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는 말부터 꺼내는 건 금물이다. 돈을 아끼려 인공호흡기를 뗀다는 죄책감이 들 수 있어서다.● ‘몰라서, 멀어서’ 못 쓰는 현실 지난해 2월 4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사전의향서를 등록한 사람은 11만4147명이다. 65세 이상 노인 등록자만 따지면 국내 전체 노인 인구의 1.2% 수준이다. 노인의 91.8%가 연명의료에 반대한다는 2017년 보건복지부의 실태 조사를 감안하면 아직까지 매우 미미한 수치다. 기자의 상담 과정에서 대다수 사람들이 사전의향서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여전히 모른다는 데 놀랐다. 지난해 5월 위암 진단을 받은 강기웅 씨(81)가 그랬다. 혹시 의식을 잃으면 꼼짝없이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연명해야 하는 줄 알았던 강 씨는 병원 측의 안내로 사전의향서를 쓴 뒤 안심했다. 박아경 국립암센터 사회사업실장은 “뉴스를 접할 기회가 적은 저소득층일수록 제도 자체를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사전의향서를 쓸 수 있는 기관이 턱없이 적은 점도 문제다. 사전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는 곳은 전국에 290곳이 전부다. 거기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197곳)를 빼면 나머지 93곳은 서울·경기(32곳), 전북(17곳) 등 일부 지역에 편중돼 있다. 충북과 제주엔 각 1곳뿐이다. 홍양희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 대표는 “사전의향서 제도를 널리 홍보해야겠지만 그에 앞서 상담을 활성화해 죽음을 맞이하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가까운 상담기관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홈페이지(lst.go.kr)나 전화(1855-0075)로 확인할 수 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19-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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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이어트-화장품 등 가짜 후기 단속… 생활용품 불신 해소할 것”

    “식품의약품안전처를 ‘규제 기관’으로만 바라보는데, 역발상이 필요합니다.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 해외 시장 진출과 산업 성장의 디딤돌 역할을 하겠습니다.” 국민의 먹거리 안전과 건강을 책임지는 정부 부처 수장이 규제 완화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습은 낯설었다. 자칫 ‘국민 안전을 소홀히 다룬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하지만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60)의 소신은 확고했다. 식품·의약품 안전과 규제 완화는 상충하는 가치가 아니라 동시에 잡아야 할 ‘두 마리 토끼’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43개 중앙행정기관 정부 업무평가에서 식약처는 규제혁신부문 1위에 올랐다. 류 처장은 30일 동아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먹거리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없도록 온라인 유통 제품에 대한 선제적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에 ‘가짜 후기’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광고가 많다. “단기간에 살을 뺄 수 있다거나 키가 커진다는 식품, 미세먼지 효과를 과장한 마스크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미세먼지 차단에 효과가 있다는 화장품 53개를 조사했더니 27개는 효과가 없는 제품이었다. 특히 올해는 가짜 체험 후기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의사 등 전문가로 외부 검증단을 구성해 효능을 부풀린 제품들을 공개할 것이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해 먹는 사람이 늘면서 관련 업체의 위생 관리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배달 앱에 등록된 음식점이 6만5000여 개에 달한다. 소비자가 직접 방문하지 않으니 위생 상태를 알 수 없다. 올 7월부터 배달 앱 사업자는 이물질 신고가 접수된 음식점을 식약처에 보고해야 한다. 이런 정보가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도 점검할 계획이다. 매년 한 번씩 전수조사를 통해 위생이 불량한 업체는 퇴출시킬 방침이다. 온라인 전용 슈퍼마켓 이용도 급증하고 있다. 이런 곳도 위생에 문제가 없는지 집중 점검하겠다.” ―지난해에는 고혈압약과 생리대, 백신 등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의약품 및 생활용품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일본에서 수입한 백신에서 비소가 검출돼 파문이 일었다. 그후 백신 안전대책은 강화됐나. “유리 용기에서 나온 비소가 원인이었다. 올해 주사제용 유리용기의 비소 기준을 신설할 계획이다. 올해 12월부터는 해외에서 의약품을 수입할 때 제조업체를 사전에 등록해야 한다. 현지 실사도 나갈 계획이다. 백신의 품질관리 기준을 높이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케미포비아(화학제품 공포증)’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생활용품 안전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이다. “우선 최근 국민 불안이 큰 미세먼지 마스크의 안전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물티슈와 일회용 면봉에 대해서도 9월부터 포름알데히드 등의 안전 기준이 신설된다. 또 생리대의 다이옥신 성분 분석과 인체 위해 평가를 위해 다음 달부터 현장 점검에 들어간다.” 류 처장은 2014년 도입한 ‘의약품 부작용 피해 구제제도’의 이용률이 낮아 안타깝다고 했다. 이는 의약품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소송을 거치지 않고 정부가 신속하게 보상해주는 제도다. ―보상을 받기까지 절차가 까다롭다고 생각해 아예 신청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 것 아닌가. “지난해까지 350건의 피해 구제 신청이 접수돼 220건을 구제했다. 사망보상금과 장례비, 장애 보상금, 진료비 등 4개 항목에 약 48억 원이 집행됐다. 국민의 권리인 만큼 더 적극적으로 신청해주길 바란다. 올해는 보상범위를 비급여 진료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인플루엔자(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로 인한 부작용이 생겼을 때도 신청할 수 있다.” ―식품과 의약품은 다른 분야보다 규제가 엄격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규제 완화를 강조하는 이유가 있나. “무조건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게 아니다. 우리 기업들이 새 제품을 개발하거나 해외에 진출할 때 도움이 되도록 불필요한 허들을 없애겠다는 얘기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규제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일이다. 한국은 현재 3차원(3D) 프린팅 기술의 국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향후 인공 장기 분야 등에서도 우리가 가이드라인을 선도하도록 돕겠다. 기업에 이런 명확한 기준을 만들어주는 것이 지원금을 주는 것보다 더 도움이 된다.” ―기업들과 어떻게 협업해 나갈 생각인가. “첨단 의료기기나 바이오 의약품, 화장품 등은 연구개발(R&D) 단계부터 식약처가 참여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안전 문제를 먼저 꼼꼼하게 관리한 뒤 효능이 입증된 제품은 규제 장벽을 과감히 낮추면 기업에 큰 도움이 된다. 올해부터 기능성 화장품 심사 기간을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것도 이런 지원책의 하나다.” ―대마 성분 의약품을 두고는 오히려 너무 깐깐하게 규제한다는 지적이 있다. “환자의 치료 기회 확대라는 취지와 다르게 이를 오·남용하는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대마 성분 의약품을 수입해 공급하는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의 전담 인력을 현행 10명에서 23명으로 늘려 환자들의 불편을 줄여나가겠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19-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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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수탁委 2차 회의 빈손…“한진칼·대한항공 적극적 주주권 행사 논의 안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자문기구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반대한다는 당초 입장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국민연금이 다음달 1일 예정된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한진그룹에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 지침) 적용을 강행하기에 더 부담이 따르게 됐다. 수탁자전문위 산하 주주권 행사 분과위원회 위원들은 29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2차 수탁자책임전문위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한진그룹 사이의 비공개 면담 내용을 듣고 국민연금이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했을 때 물어내야 할 단기매매차익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다. 이날 회의에서 두 회사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와 관련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일각에서 1차 회의가 열린 지 엿새 만에 수탁자전문위가 다시 열리는 건 두 회사에 대해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기 위한 것이란 의혹이 제기돼 왔다. 수탁자전문위의 한 위원은 “참석자들로부터 ‘1차 회의 안건을 다시 다루지 않는다’고 확답을 받은 뒤 회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진그룹은 같은 날 진행된 국민연금과 비공개 면담에서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해 준법 경영 강화를 위한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설치, 내부통제 강화 등의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국민연금도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고 경영참여 목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면 단기매매차익을 반환해야 하는 ‘10%룰’을 예외없이 적용받아야 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따라서 국민연금이 이사해임, 사외이사 선임, 정관변경 같은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면 해당 기업 주식의 단기 거래에 따른 차익은 포기해야 한다. 국민연금이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 여부는 다음달 1일 예정된 기금운용위에서 최종 결정된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19-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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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령 늦춰 많이 받자” 국민연금 연기 신청 증가

    서울에 사는 A 씨(66)는 지난해 매달 204만6000원의 국민연금을 받아 최고액 수령자가 됐다. A 씨는 1988년부터 25년 동안 월평균 24만 원을 냈다. 2011년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수령 시기를 5년 늦춘 덕분에 이자가 붙어 수령액이 올라갔다. A 씨처럼 국민연금을 받는 시기를 늦추는 대신 매달 더 많은 금액을 받으려는 ‘연기연금 신청자’가 늘고 있다.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고령층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조금 늦게 받되 월 수급액을 높이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고령층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27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10년 1075명이던 연기연금 신청자는 2015년 1만4871명으로 1만 명을 넘었다. 2017년엔 2만2139명으로 급증했다. 2013년과 2018년에는 연기연금 신청자가 743명, 2215명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5년마다 수급 연령을 1세씩 상향 조정하면서 신청 대상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연기연금은 노령연금을 받는 시기를 최대 5년까지 늦출 수 있는 제도다. 현재 62세부터 국민연금을 받는데 이를 67세로 늦출 수 있다는 얘기다. 그 대신 연기 기간에 따라 최대 연 7.2%씩 이자가 붙어 받는 돈이 불어난다. 현재 연금을 받고 있더라도 연기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 연기 기간이 지나 연금을 받는 사람은 2013년 3064명에서 지난해 3만1298명으로 5년 새 약 10배로 늘었다. 이들은 월평균 90만 원을 받고 있다. 전체 수령자의 월평균 수령액은 지난해 말 기준 1인당 약 38만 원 수준이다. 연기연금을 신청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수령 시기를 늦추면 이자를 더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지만 수령기간이 줄어 최종 연금 수령액 총액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연기연금 신청에 앞서 자신의 건강 상태와 소득 수준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19-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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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연휴때 日여행, 독감 조심하세요”

    “설 연휴에 가족들과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인데 현지에서 독감이 유행이라 걱정입니다.” 일본의 올겨울 인플루엔자(독감) 누적 환자가 500만 명을 넘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설 연휴 일본 여행을 앞두고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어린 자녀들의 감염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복용한 뒤 환각 증세 등을 보이는 사례가 국내외에서 잇따르면서 약 복용에 대한 우려도 크다. Q. 국내에서도 독감이 다시 확산될까? A. 독감 환자 수는 지난해 12월 넷째 주 외래환자 1000명당 73.3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월 셋째 주 23명으로 감소 추세다. 하지만 올겨울 독감 유행 기준인 6.3명을 여전히 웃돌고 있어 방심할 단계는 아니다. 독감은 3, 4월까지 지속될 수 있어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올겨울 독감 예방을 위해 지난해 9∼12월 예방접종을 한 비율은 6개월∼12세 어린이는 73%, 65세 이상 고령자는 84%였다. Q. 일본의 독감 유행 상황은? A. 14∼20일 보고된 일본의 독감 환자 수는 의료기관 1곳당 53.91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1월 넷째 주(54.33명)에 버금간다. 독감 경보 기준인 30명을 넘겨 ‘적색’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현재 환자 수는 213만 명, 올겨울 누적 환자 수는 총 541만 명에 이른다. Q. 백신을 맞았다면 일본으로 여행을 가도 안전할까? A. 독감 백신 접종 뒤 항체가 생기려면 2주가 걸린다. 지난주 맞았다면 설 연휴 기간 항체가 없을 수 있다. 백신을 맹신하는 것도 금물이다. 건강한 성인의 백신 예방 효과는 70∼90% 수준이다. 노인이나 어린이, 만성질환자의 예방 효과는 더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예방접종을 하면 독감에 걸리더라도 가볍게 앓고 지나갈 수 있다. 올겨울 독감을 이미 앓았더라도 유형이 다른 바이러스에 또다시 감염될 수 있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수밖에 없다. Q. 타미플루는 어떤 부작용이 있나? A. 국내에서는 2015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836건의 부작용 신고가 접수됐다. 구토, 설사 등 경미한 증상이 대다수였지만 환각 12건, 섬망(병적 흥분) 6건 등 이상행동을 보인 사례도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13세 여중생이 타미플루를 복용한 뒤 아파트 12층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본에서도 타미플루를 복용한 것으로 알려진 초등학교 6학년생 남학생이 맨션 3층에서 떨어져 다치는 사고가 났다. 보건당국은 타미플루의 오셀타미비르인산염 성분이 소아나 청소년에게 신경정신계 이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Q. 그렇다면 타미플루 복용을 중단해야 하나? A. 아니다. 면역력이 낮은 사람이 독감에 걸려 합병증을 일으키는 게 더 위험하다. 부작용은 일시적이기 때문에 임의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복용 후 이틀 정도 환자가 혼자 있지 않도록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Q. 어떤 경우 복용에 유의해야 하나? A. 만성질환자는 의사와 먼저 상담해야 한다. 신장 기능이 떨어진 경우 투여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간 질환 환자는 간 효소 수치가 상승할 수 있고, 당뇨 환자는 고혈당증이 나타난 사례가 있어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임신을 했거나 수유 중인 경우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좋다. 태아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연구로 입증되지 않았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 2019-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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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능후 장관 “노인 기준 65→70세 단계적 조정 논의를”

    정부가 노인 연령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4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 전체 워크숍’에서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노인 연령 기준을 70세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것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노인 기준을 70세로 올리면 2040년 기준 생산가능인구가 428만 명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노인 연령 기준이 오르면 기초연금, 국민연금, 장기요양보험 등 노인복지 혜택 연령도 오르게 된다. 정년 연장이 뒤따르지 않으면 ‘소득 절벽’이 길어져 노인층의 저항이 클 수밖에 없다. 김상희 저출산위 부위원장은 “노인 기준 조정은 시점의 문제로 결국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저출산위는 다음 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 논의를 시작한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19-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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