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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기업의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현행 15%에서 20%로 높이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반도체 연구개발(R&D) 세액공제 혜택을 2031년 말까지 7년 연장하는 법안도 처리됐다. 법안이 13일 기재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면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이르면 이달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조세소위에서 이 같은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반도체 기업에 적용되는 통합투자세액공제의 경우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20%로, 중소기업은 30%로 5%포인트씩 상향한다. 반도체 R&D 세액공제 일몰 기한을 7년 연장하는 내용도 통과됐다. 일몰 기한 7년 연장은 지난해 여야 간사 간에 잠정 합의가 이뤄졌지만 이후 기재위 전체회의가 열리지 않아 처리되지 못했고 정부안인 3년 연장만 처리됐다. 신성장·원천기술과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R&D 세액공제는 5년 연장돼 2029년 말까지 적용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숙원이었던 K칩스법 소위 통과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세액공제 직접 환급 등 반영되지 않은 요청 내용이 있지만 이번 세액공제율 상향이 반도체 산업 지원 확대의 물꼬를 튼 것으로 평가한다”며 “국내 반도체 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무조사 때 장부 등 제출 의무를 위반하는 기업 등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국세기본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다국적 기업이 세무조사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여야는 이날 여야정 국정협의회 실무협의를 열어 추가경정예산안(추경)과 국회 연금특위 구성, 반도체 특별법 제정 등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지난해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약진 속에 국내 3사의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북미, 유럽 완성차 고객사들의 수요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11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4.7%포인트 하락한 18.4%에 그쳤다. 점유율 기준 글로벌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CATL과 BYD의 합산 점유율은 전년 대비 2.6%포인트 늘어난 55.1%를 차지했다. 지난해 글로벌 전체 배터리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7.2% 커졌다.기업별 성장세에서도 국내 3사는 중국 기업들에 뒤처졌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1.3% 늘어 2023년에 이어 글로벌 점유율 3위를 지켰다. SK온은 12.4% 성장해 기존 5위를 유지했다. 삼성SDI도 7위를 유지했지만 배터리 사용량은 10.6% 줄었다.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는 BMW, 리비안, 아우디 등 유럽과 북미 자동차 회사에 배터리를 집중 공급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특히 아우디 전기차 모델의 판매 감소가 삼성SDI 배터리 사용량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SK온은 현대자동차, 벤츠, 포드, 폭스바겐 등에 납품하고 있으며 기아 ‘EV9’, 포드 ‘F-150 라이트닝’ 등의 판매 호조가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와 쉐보레 주요 모델의 탑재량이 늘었다.중국 CATL과 BYD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7%, 37.5% 성장하며 판매량을 급속히 늘리고 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내수 시장을 넘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 진출하며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SNE리서치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미국 및 유럽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점유율 방어를 위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공급망 다변화와 원가 절감, 기술 혁신 등을 통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근 국내 상장사의 경영권 분쟁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사의 주주 이익 보호 의무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상법이 개정되면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1일 발표한 ‘최근 경영권 분쟁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경영권 분쟁 소송 공시는 지난해 87개사 315건으로 전년(93개사 266건) 대비 18.4% 늘면서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87개사를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중소기업이 59개사(67.8%)로 가장 많았다. 중견기업 22개사(25.3%), 대기업 6개사(6.9%) 등 작은 기업일수록 경영권 분쟁에 쉽게 노출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2022년 말 기준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의 35.3%를 차지하는 중견·중소기업이 경영권 분쟁 건수에서는 93.1%를 차지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은 비교적 소액으로도 경영권 공격이 가능하고 지분 구조가 단순한 경우 경영 개입이 쉬운 데다 분쟁 발생 시 대응 인력과 자금이 부족해 경영권 공격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경영권 공격을 받은 상장사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등의 우호 지분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공시한 87개사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평균 26.1%에 그쳐 2023년 기준 상장사 평균(39.6%)에 못 미쳤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22.7%로 대기업(29.9%), 중견기업(34.5%)보다 낮아 경영권 분쟁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최근 논의 중인 상법 개정안 등 주주 보호 제고를 위한 법 제도는 행동주의펀드의 경영 개입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근 국내 상장사에 대한 경영권 분쟁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사의 주주 이익 보호 의무 신설 등 내용이 담긴 상법 개정 시 특히 중소기업이 분쟁의 타깃이 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대한상공회의소가 11일 발표한 ‘최근 경영권분쟁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기준 상장사 경영권분쟁소송 공시가 지난해 87개 사 315건으로 전년(93개 사 266건) 대비 약 18.4% 증가하면서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특히 지난해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87개 사를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중소기업이 59개 사(67.8%)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중견기업 22개 사(25.3%), 대기업 6개 사(6.9%) 등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분쟁에 더욱 노출되는 경향이 나타났다.대한상의 관계자는 “2022년 말 기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약 35.3%를 차지하는 중견·중소기업이 경영권분쟁 건수에서는 93.1%를 차지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은 비교적 소액으로도 경영권 공격이 가능하고, 지분 구조가 단순한 경우 경영개입이 용이하며, 분쟁 발생 시 대응 인력과 자금 등이 부족해 경영권 공격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지난 한 해 동안 경영권 공격을 받은 상장사는 대체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등의 우호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던 곳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공시한 87개사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평균 26.1%에 그쳐 2023년 기준 상장사 평균(39.6%)에 못 미쳤다. 전체 상장사의 평균 지분율을 상회하는 상장사는 87개 사 중 14개 사(16.1%)에 그친 반면 하회하는 상장사가 73개 사(83.9%)에 달했다.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22.7%로 대기업(29.9%), 중견기업(34.5%) 등보다 더 낮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고 분쟁 발생 시 방어 여건도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보고서는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행동주의 캠페인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논의된 상법상 이사의 주주 이익 보호 의무가 도입될 경우 해외 행동주의 펀드들이 경영권 공격을 통해 단기적으로 주가를 부양한 후 차익을 실현하고 떠나는 행태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대한상의는 이를 기반으로 상법 개정 논의 중단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밸류업은 지배구조 개선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경영권을 안정화시키고 기업의 지속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종합적인 법제도 환경 마련이 중요하며, 그 일환으로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와 최대주주 주식에 대한 할증과세를 폐지하는 등 상속세제 개편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국내 배터리 3사의 실적 ‘골짜기’가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3사가 사상 처음으로 일제히 적자를 냈다. 유럽 시장은 침체되고 중국 시장은 현지 기업들이 장악한 가운데 국내 업체들의 주력인 북미 시장의 성장세도 둔화됐다. 기업들은 투자와 공장 가동을 연기하는 등 길어지는 ‘배터리 겨울’에 준비하고 있다. 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손실 2255억 원, 삼성SDI는 영업손실 2567억 원, SK온은 영업손실 3594억 원을 각각 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3분기(7∼9월) 이후 3년여 만에 분기 적자 전환했고 삼성SDI는 2017년 1분기(1∼3월) 이후 7년여 만에 분기 적자를 냈다. 2021년 10월 독립법인 출범 이래 지속 적자였던 SK온은 지난해 3분기 첫 흑자 달성에 성공했지만 한 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2023년 말부터 본격화됐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업계에선 더 이상 이를 신기술의 대중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캐즘(일시적 성장 정체)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배터리 성장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배터리 기업의 한 고위 관계자는 “통상 신기술이 시장 점유율을 16% 정도 차지한 뒤 이른바 캐즘이 나타나는데 미국 기준으로 전체 자동차 시장 중 전기차 비율은 10%밖에 되지 않는다”며 “중국, 유럽, 미국 등 주요 지역에서 성장세가 천차만별인 점도 배터리 시장을 단순히 캐즘 상태라고만 볼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지난해 (전기차 부문인) 포드 모델 e에서만 50억∼55억 달러(약 7조∼8조 원)의 손실이 예상됩니다.” 7일(현지 시간) 폭스비즈니스 등 외신에 따르면 셰리 하우스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 발표에서 포드 전기차가 연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격 하락 압력이 계속되면 유럽과 북미 시장의 가격 책정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전기차 가격 인하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문제는 포드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주 고객사라는 점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포드의 사례가 ‘배터리 겨울’을 맞은 업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한 캐즘(일시적 성장 정체)이 아니라 장기 시장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3사 주력 북미 전기차 시장 둔화 길어져포드는 국내 배터리 3사 중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주요 고객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가 유럽으로 보내는 전기 상용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SK온은 미국 현지에서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운영하고 있다.북미 전기차 시장 수요가 예상보다 주춤하자 포드는 지난해 8월 전기차 투자 비중을 40%에서 30%로 낮췄다. 하지만 여전히 전기차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북미 고객사 위주인 국내 배터리 업계에 고스란히 타격이 됐다. SK온은 당초 올해로 예정됐던 블루오벌SK 테네시주 합작공장 가동을 1년 연기한다. 앞서 지난해 GM과 삼성SDI의 인디애나주 합작공장도 당초 2026년 가동에서 2027년으로 연기됐다.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역별로 세계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분화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주력인 북미 시장은 지난해 1∼11월 누적 전기차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유럽 시장은 같은 기간 0.8% 줄었다. 이 기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북미 비중도 12.1%에서 10.6%로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65.3%를 차지한 중국 시장은 전년 대비 39.7% 성장했다. 중국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CATL과 BYD 등 현지 기업들도 20%대 안팎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더 이상 캐즘 아닐 수도” 월동 준비 돌입 중국 시장은 현지 기업이 독점하고 유럽 시장은 역성장하는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3사는 여전히 북미 시장 공략에 기대고 있다. 출하되는 배터리 셀당 35달러(약 5만 원)를 지원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를 지난해 4분기(10∼12월) LG에너지솔루션은 3773억 원, 삼성SDI는 249억 원, SK온은 813억 원 받았다. 현재 수익의 가장 큰 부분인 셈이다. 업계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IRA 폐지는 주요 공장들이 위치한 지역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연방정부 정책의 무게가 ‘탈(脫)전동화’에 실린다면 향후 북미 시장 성장세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전현욱 SK온 IR담당은 실적 발표를 통해 “(미국이) IRA 전면 폐지보다는 요건 축소 및 조정을 할 것”이라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도 현지 고용 등을 감안하면 폐지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터리 3사는 공장 가동 연기와 더불어 투자 축소,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월동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해 말 위기경영 체제 돌입을 선언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설비투자를 전년 대비 20∼30% 줄인다. SK온과 삼성SDI도 설비투자를 전년 대비 축소하기로 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한국 산업계도 ‘패스트 팔로어’ 인재가 아닌 ‘새로운 생각을 하는 인재’로 인재상을 바꾸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권 전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인간개발연구원(HDI) 창립 50주년 기념포럼에서 “삼성전자는 근면 성실하면서 자신을 희생하는 모범생들이 기초가 돼 세계적인 회사가 됐다”며 “선진국을 벤치마킹해 지식을 쌓고 정답을 찾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을 그간 잘 써왔지만 지금은 AI가 훨씬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수 없이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실수해도 해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써야 한다”며 AI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인재상을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한국 경제 빈곤에서 번영 50년, 그리고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열렸다. 권 전 회장과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이주열 전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해 한국이 마주한 현안들을 논의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4분기(10∼12월) 정제마진 개선과 SK E&S 합병 효과로 흑자 전환했다. 다만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3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3.4% 줄어든 3155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4분기 매출은 19조4057억 원, 영업이익은 1599억 원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1157억 원을 기록했고 이 중 11, 12월 영업이익 1234억 원이 SK이노베이션 4분기 실적에 반영됐다. 앞서 양 사는 지난해 11월 1일 합병했다. 주요 사업 부문별로는 석유사업과 윤활유사업에서 각각 영업이익 3424억 원, 1395억 원을 냈다. 시장 침체와 중국의 공급 확대로 부진을 겪고 있는 화학사업은 842억 원 적자를 냈다. 배터리 사업은 4분기 영업손실 3594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으로는 1조1270억 원 적자를 냈다. 이날 SK온은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테네시 공장에 대해 2025년 중 상업가동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최적 시점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현재로는 2026년 중에 가동이 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중국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성장세가 한국과 미국 등 다른 주요국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유럽연합(EU) 공동연구센터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4년 R&D 투자 스코어보드’를 기반으로 전 세계 R&D 상위 2000대 기업 명단을 분석한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2013년 R&D 투자 상위 2000대 기업 중 119개를 차지하며 주요국 중 4위, 투자액 188억 유로(약 28조 원)로 8위에 그쳤다. 하지만 10년 뒤인 2023년에는 기업 수 524개, 투자액 2158억 유로(약 324조 원)로 2위로 올라섰다. 특히 투자액이 10년간 11배 이상으로 늘면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R&D 상위 10개국 가운데 10년 동안 기업 수와 투자액이 계속 증가한 국가는 중국이 유일했다. 10년간 부동의 1위를 차지한 미국은 2013년 대비 2024년 R&D 2000대 기업 수가 13개, 투자액이 2.8배로 증가했다. 미국과 중국의 R&D 경쟁 속에 한국의 성장세는 지지부진했다. 2000대 기업에 드는 숫자가 2013년 54개에서 2023년 40개로 14개 줄었다. R&D 투자액은 2.2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업 수로는 8위, R&D 투자액으로는 5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R&D의 미중 2개국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2023년 R&D 투자 상위 2000대 기업에 포함된 미국(681개)과 중국(524개)의 기업 수는 1205개로 전체의 60.3%를 차지했다. 박기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미중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도 보다 적극적인 산업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지난주 글로벌 증시를 ‘딥시크 쇼크’가 뒤흔들었다.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투자 비용을 95% 절감하면서 주요 벤치마크(성능 테스트)에서 챗GPT를 뛰어넘은 딥시크의 출현을 두고 서방 세계 스스로 ‘스푸트니크 모멘트’라며 충격을 감추지 않았다. 딥시크를 성공으로 이끈 량원펑 최고경영자(CEO)에게도 스포트라이트가 쏠린다. 지난해 11월 현지 전문 매체인 차이나토크에 량원펑과의 장문 인터뷰가 실렸다. 아직 세상의 주목을 끌기 전 량원펑의 생각과 포부가 담겼다. 일부 문장들을 통해 량원펑에게는 있고 우리에겐 없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돌아볼 수 있다.‘우리는 대부분 명문대를 갓 졸업했거나 박사 과정 중인 젊은이들이다.’ 알려져 있듯 딥시크의 150명 안팎 직원들은 2030세대가 주류다. 대부분은 직업 경력이 없는 신입 직원이다. 이런 채용 철학에 대해 량원펑은 기존 경험이 있는 이들은 그 정해진 루트대로 사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오랜 노동 경직과 인력 적체로 신규 채용마저 없애는 게 한국 기업들의 현주소다. 동아일보가 4대 그룹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기반으로 임직원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임직원 중 20대 이하 비중이 2023년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졌다. 나머지 그룹 대표 계열사들도 이미 30%를 밑돈다. 창의와 혁신보다는 당장의 조직을 유지하는 데 투입 가능한 경력 채용 의존도만 높아지고 있다.‘최고의 인재는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끌린다.’ 량원펑과 함께 주목받는 건 중국의 토종 과학 인재들이다. 수학 천재였던 량원펑 본인뿐만 아니라 딥시크 개발에 핵심 역할을 한 30세 뤄푸리, 문샷AI의 양즈린 등 국내파 이공계 스타의 지속적인 유입과 보상이 이뤄지는 구조다. 이공계의 진로 불확실성으로 의대 쏠림이 고착화되고,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한 백년지대계는커녕 연구개발(R&D) 예산조차 삭감하고 있는 국내의 인재 환경이 새삼 씁쓸해지는 대목이다.‘우리는 중국이 무임승차자가 아닌 기여자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량원펑은 2023년 딥시크를 창업하며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AI)을 만들겠다’는 꿈을 내걸었다. 또 그간 서구가 주도해 온 첨단산업에의 무임승차를 멈추고, 근본적인 기술 혁신을 자국에서 해내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품었다. 결국 물질적 보상을 뛰어넘는 한 개인의 꿈이 딥시크의 스푸트니크 모멘트를 이끈 것이다. 보상과 처우에 따라 삼성에서 SK로, 또 그 반대로, 혹은 해외 기업으로 명함을 바꾸며 ‘남에게 뒤지지 않는 연봉’만이 유일한 유인이 돼 버린 우리의 직장 문화에는 그런 꿈이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런데, 우리에게도 그런 게 있었던 시기가 있었다. 이해진 김범수 창업자가 삼성을 박차고 나와 1세대 정보기술(IT) 벤처 신화를 연 적이 있었다. 김정주 창업자가 작은 오피스텔 책상에서 한국 온라인 게임의 신화를 쓴 적이 있었다. 지금 량원펑에게 있지만 우리에게 없는 것들은 원래부터 없었던 게 아니라 어느 순간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이다. 딥시크 쇼크로 미국이 틀어쥐고 있던 고비용 AI 산업 구도의 균열은 분명 시작됐다. 이를 경종으로 받아들이고 한국의 기업가정신을 되살리는 불씨이자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곽도영 산업1부 기자 now@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4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만나 730조 원 규모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협력을 논의했다. 스타게이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 다음 날 발표한 초대형 인공지능(AI) 투자 프로젝트다. 중국발 ‘딥시크 쇼크’가 글로벌 AI 시장을 뒤흔들면서 한미일 AI 동맹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45분경부터 약 2시간 동안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5층 VIP 접객실 코퍼레이트 클럽에서 올트먼 CEO와 손 회장을 만났다. 이 회장은 전날 부당합병·분식회계 혐의 관련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스타게이트 협력과 관련된 이날 한미일 3자 회동이 이 회장이 무죄를 선고받은 뒤 나선 첫 공식 행보였다.재계에서는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이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공을 들이는 스타게이트를 비롯해 글로벌 AI 사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트먼 CEO와 손 회장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해 2029년까지 미 전역에 AI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잠재적 투자자인 동시에 AI 반도체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과 반도체 설계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다.손 회장은 이날 회동을 마친 뒤 삼성전자의 스타게이트 합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좋은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타게이트와 관련된) 업데이트와 모바일, AI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고 덧붙였다.‘무죄선고’ 이재용 첫 행보는 AI… 스타게이트 협력-AI동맹 논의[한미일 AI 동맹]올트먼-손정의와 3자 회동美 AI기술-日 자금에 韓 HBM 더해… “한미일 AI동맹 주요축 완성” 평가손정의 3자 회동뒤 “좋은 논의”… 최태원도 올트먼과 회동 “AI 협력”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등 글로벌 인공지능(AI) 업계 거물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잇따라 회동하면서 한미일 AI 동맹 구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경제계가 비상계엄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최근 이어진 불확실성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죄 선고’ 이재용 회장, 첫 행보로 AI 회동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 회장과 올트먼 CEO, 손 회장 등 3자 회동은 오후 2시 45분경부터 오후 4시 30분경까지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손 회장과 동행한 르네 하스 ARM CEO와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 등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경영진이 배석했다.이날 회동에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파트너십을 비롯해 3개 기업 간의 AI 협력 논의가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다음 날인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초대형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통해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약 730조 원) 이상을 미국 전역에 투자한다고 선언했다.특히 최근 중국이 딥시크로 글로벌 AI 업계를 뒤흔들자 손 회장 등 스타게이트를 주도하는 측이 ‘중국 굴기’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한국의 스타게이트 합류를 강하게 요구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손 회장은 3자 회동에 들어가면서 “삼성전자와 스타게이트 업데이트 및 협력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동이 끝났을 때는 “좋은 논의를 했다”고 평가했다.업계에서는 오픈AI와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주도의 생성형 AI와 AI 반도체, 일본 소프트뱅크·ARM의 자금 조달과 칩 설계 기술에 한국 기업이 갖춘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데이터센터 솔루션이 더해지면서 한미일 AI 동맹의 주요 축이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올트먼 CEO는 3자 회동에 앞서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카카오와의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스타게이트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한국 기업이 많다고 본다”며 “스타게이트는 공급망에 많은 기업이 참여해야 가능한 프로젝트로, 한국 기업들 역시 집중해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국내 재계 3, 4세들과 오찬 회동하며 스타게이트 청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여기엔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 조현상 HS효성 대표, 허윤홍 GS건설 대표,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투자 합류에 촉각… 최태원도 올트먼 만나손 회장이 이번 방한에서 삼성 측에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 투자 요청을 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손 회장은 최대 400억 달러(약 58조 원)를 스타게이트와 오픈AI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달 이와 관련해 “소프트뱅크는 100억 달러도 확보하지 못했다”며 스타게이트의 자금 확보 가능성에 회의를 제기하기도 했다.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해에 이어 올트먼 CEO와 개별 회동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사장 등이 이 자리에 동석했다.최 회장은 오픈AI가 추진하는 자체 AI 칩 개발에 꼭 필요한 HBM 탑재와 함께 SK텔레콤의 AI 비서, 데이터센터 등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글로벌 HBM 시장 1위 기업으로, 엔비디아 등에 5세대 HBM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월 방한한 올트먼 CEO와 만난 데 이어 같은 해 6월에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오픈AI 본사에서 올트먼 CEO와 회동한 바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 합병·회계부정 항소심 무죄 선고에 재계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내 탄핵 정국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삼성의 쇄신과 글로벌 경영 확대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는 강석구 조사본부장 명의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2심 판결과 관련해 인공지능(AI)·반도체 분야 글로벌 산업 지형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환영한다”고 입장을 냈다. 재계에서는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이 나오자 기업에 대한 정치권의 과도한 개입과 무리한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무한 경쟁하고 있는 기업인들이 불필요한 사법 리스크에 시달리는 대신 기업 경쟁력 강화와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적극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삼성전자의 사법 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이 해소돼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첨단 기술의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앞으로 삼성전자가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더욱 매진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총성 없는 통상전쟁’을 시작한 가운데 신임 미 행정부 출범 이후 국내 재계 첫 경제사절단이 이달 미국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다. 주요 그룹을 중심으로 양국 간의 사업 협력 방안과 통상정책 관련 대응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이달 19, 20일 양일 일정으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과 국내 20대 그룹 총수 혹은 사장단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회동한다. 이번 경제사절단은 20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이 성사될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재계의 첫 공식 접견이 될 예정이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을 컨트롤하는 무역대표부(USTR)와 상무부 고위 관계자 면담도 있을 예정이다. 전날인 19일에는 토머스 제퍼슨 빌딩이라 불리는 미 의회도서관 메인홀에서 한미 비즈니스 만찬이 개최된다. 주요 기업인들과 미국 정부 인사 상·하원 의원 등 정·재계 관계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발(發) 관세 폭탄으로 주요국 정상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가운데 국정 공백 상황에서 이번 경제사절단에 정부 측 인사는 누가 참석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관세 정책이 한국 유럽 일본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7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연내 일본 방문을 직접 요청하는 등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나라에 대한 구체적인 관세 언급은 없었지만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할 계획”이라며 “유사 입장국과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LG전자가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 4개 연구동의 증설을 완료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증설로 LG사이언스파크 내 LG전자 연구동은 총 10개로 늘어났으며 국내 연구개발(R&D) 인력 약 1만 명이 근무하는 글로벌 R&D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됐다. 이날 LG전자에 따르면 LG사이언스파크 내 LG전자 연구동의 전체 연면적은 12만5000평(약 41만3000㎡), 부지 기준으로는 2만1000평으로 서울 소재 단일 회사 R&D센터로는 최대 규모다. 지난 설 연휴를 시작으로 서초R&D캠퍼스, 양재R&D캠퍼스, 가산R&D캠퍼스 등에서 근무해 온 연구원 가운데 2000여 명이 LG사이언스파크 신설 연구동으로 순차 입주했다. 이로써 LG전자의 선행 기술 R&D를 주도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 및 4개 사업본부 소속 R&D 인력 대부분이 LG사이언스파크에 모여 근무하게 됐다. LG전자는 신축 연구동으로 이동하는 직원들이 근무지 변경으로 인한 육아의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100명 규모의 ‘LG전자 마곡 어린이집’도 460명 규모로 증설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대만 남부 지역에 최첨단 1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 생산 공장을 처음으로 지을 계획이라고 롄허보 등 대만 언론이 3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TSMC는 대만 남부 타이난 사룬 지역에 12인치(305mm) 웨이퍼(반도체 제조용 실리콘 판) 제품을 생산하는 25 팹(fab·반도체 생산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으며 이 팹은 반도체 공장 6개가 들어설 수 있는 초대형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소식통은 “TSMC가 25 팹 P1∼P3 공장에 1.4나노, P4∼P6 공장에 1나노 공정을 건설하는 계획을 남부과학단지 관리국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다.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 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져 첨단 공정에 해당된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앞선 양산 기술은 3나노로, TSMC와 삼성전자 모두 올해 안에 2나노 공정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TSMC는 현재 대만 전역에 걸쳐 글로벌 연구개발(R&D)센터 1곳과 7나노 이하 첨단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에서 4나노 공정 제품의 생산을 시작했고, 스마트폰과 자동차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일본 구마모토 공장이 지난해 12월 가동을 시작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4일 SK그룹, 삼성전자, 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과 만나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3일 IT업계 등에 따르면 올트먼 CEO은 4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과 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이날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도 회동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으로선 무죄 선고 이후 첫 공식 행보인 셈이다. 올트먼 CEO는 지난해 1월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찾아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봤으며 경계현 당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 등 경영진을 만난 바 있다. 올트먼 CEO는 뤼튼 등 국내 스타트업 개발자 100여명과 비공개 기술 워크숍을 가진 후 같은 호텔에서 열리는 카카오 정신아 대표의 AI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에도 깜짝 등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카카오와의 협업 구상이 발표될 예정이다. 카카오는 올해 출시 예정인 자체 AI 서비스 ‘카나나’에 오픈AI 모델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처럼 국내 기업들과 협력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오픈AI가 연내 한국에 법인을 설립할 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는 아시아 지역 가운데 일본과 싱가포르에 지사를 두고 있다.한편 올트먼은 방한에 앞서 3일 일본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함께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예방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을 대신하는 생성형AI 전용 단말기와 독자 반도체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같은날 도쿄 현지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심층 추론 모델 ‘딥리서치’도 발표했다. ‘딥리서치’가 중국 딥시크 최신 추론모델 R1 대비 3배 가까운 정확성을 보일 뿐 아니라, 기존 오픈AI 최고 성능 추론 모델인 o3보다도 2배가량 뛰어난 정답률을 기록했다는게 오픈AI 측 설명이다.올트먼의 이번 방한·방일 일정은 투자 유치 및 트럼프 집권기간 중 미국내 AI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차원으로 풀이된다. 실제 일본 소프트뱅크가 오픈AI에 최대 250억 달러(약 36조 800억 원)를 투자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4일 방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회동한다. 이 자리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발표될지 주목된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올트먼은 4일 서울 모처에서 최 회장과 만나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과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에 대한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구체적인 협력 방안과 투자계획 등이 나올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올트먼은 또 삼성전자 최고 경영진과의 회동도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트먼을 직접 만날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은 또 한국 스타트업 개발자 100여 명과 만나 비공개 기술 워크숍도 가질 예정이다. 올트먼은 앞서 2023년 6월 중소벤처기업부 초청으로 처음 방한했다. 지난해 1월에는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한 바 있다. 오픈AI는 현재 아시아 지역 가운데는 일본과 싱가포르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연내 한국 법인 설립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오픈AI는 지난해 11월 산업은행과 국내 데이터센터 개발에 대한 금융 협력 등에 대한 업무 협약도 체결하는 등 한국 시장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올트먼은 방한에 앞서 3일 현재 일본을 방문하고 있다. 이날 오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함께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예방한다. 올트먼은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을 대신하는 생성형AI 전용 단말기와 독자 반도체 개발에 나설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올트먼의 이번 방한·방일 일정은 투자 유치 및 트럼프 집권기간 중 미국내 AI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차원으로 풀이된다. 실제 일본 소프트뱅크가 오픈AI에 최대 250억 달러(약 36조 800억 원)를 투자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소프트뱅크가 오픈AI에 15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할 경우 기존에 130억 달러를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S)를 넘어 오픈AI의 최대 단일 투자자로 올라서게 될 전망이다. 이처럼 오픈AI와 소프트뱅크의 협력 관계가 깊어지는 가운데, 앞서 지난달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오픈AI·소프트뱅크·오라클이 미국 AI 인프라에 4년간 5000억 달러(약 720조 원)를 투자해 3개 기업의 AI 합작사 ‘스타게이트’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10∼12월) 연결 기준 매출 75조8000억 원, 영업이익 6조5000억 원을 냈다고 31일 확정 공시했다. 반도체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1∼6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설계 변경 제품을 공급하는 데 사활을 걸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 2조9000억 원을 내면서 같은 해 2분기(4∼6월) 이후 2개 분기 연속으로 반도체 영업이익이 줄었다. 메모리사업부에서 5조 원대 영업이익을 냈으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2조 원 넘는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 부진했던 배경에는 모바일 및 PC용 D램 시장의 침체와 더불어 최대 수요처인 HBM 시장에서 실기했다는 점이 꼽힌다. 현재 HBM 시장 주역인 5세대 ‘HBM3E’ 12단 제품의 미국 엔비디아 공급이 당초 목표 시기였던 지난해 4분기를 넘겼다. 이날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의 HBM3E 8단 제품이 지난해 말 엔비디아의 공급 승인을 받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HBM3E 개선 제품을 올 1분기(1∼3월) 말부터 양산해 2분기부터 공급을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6세대인) HBM4는 올 하반기(7∼12월)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반도체가 부진할 때 삼성전자 실적을 뒷받침하던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사업 실적도 밝지 않았다. 스마트폰 판매가 줄며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사업부가 전 분기,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감소한 영업이익 2조1000억 원을 냈다. 실적 하락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상반기 약세 지속을 예상한다”며 “1분기 실적 개선도 제한적”이라고 했다. 메모리반도체 침체와 함께 미국 정부의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도 변수로 지적된다. 한편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은 각각 300조9000억 원, 32조7000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6.2%와 397.7% 늘었다. 연간 매출은 2022년(302조2000억 원) 이후 두 번째로 300조 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연간 최대인 35조 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연결 기준 매출 75조8000억 원, 영업이익 6조5000억 원을 냈다고 31일 확정 공시를 했다. 각각 증권가 전망치(컨센서스) 대비 2.1%, 18.5% 밑도는 수치다.반도체(DS), 모바일(MX), 가전 등 주요 사업들의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모두 역성장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2조9000억 원으로 2분기(4~6월) 이후 2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전 분기 대비 24.9%(9600억 원) 줄었다. 반도체 부문은 2023년 연간 적자 14조8800억 원을 낸 이후 지난해 1분기(1~3월) 영업이익 1조9100억 원으로 반등한 데 이어 2분기 6조4500억 원까지 늘었으나 3분기(7~9월·3조8600억 원), 4분기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반도체 부진의 가장 큰 배경은 인공지능(AI) 최대 수요처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실기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D램 3대 업체인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이 지난해 초부터 HBM3E(5세대)를 엔비디아에 공급한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에서야 성능 검증에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이날 삼성전자의 HBM3E 8단이 지난해 말 엔비디아 승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반면에 SK하이닉스는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HBM3E 12단을 지난해 말부터 공급하기 시작한 상태다. 12단 제품은 8단보다 D램을 4개 더 쌓은 고사양 버전이다. 중국의 메모리 업체들의 추격도 거센 상황이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은 지난해부터 최신 범용 D램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5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수율(정삼품 비율)은 80%를 넘어 90%에 다다르고 있다. 아직 한국 기업들이 생산하는 DDR5보다 4~5년 뒤처진 성능이라고 평가받지만 모바일, PC 등 중저가 시장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며 전반적인 메모리 가격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시스템 반도체도 타격이 컸다. 메모리 부문 영업이익은 약 5조 원으로 추산되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와 설계를 맡는 시스템LSI사업부의 적자는 2조 원이 넘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는 모바일 수요 약세와 첨단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했다.반도체가 부진할 때 전사 실적을 뒷받침하던 모바일·가전·디스플레이 사업부도 지지부진했다. 특히 모바일은 연말 플래그십(고사양) 신모델 출시가 부재한 가운데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 영업이익(2조1000억 원)이 전 분기,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다.이 같은 상황은 올 상반기(1~6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상반기 약세 지속을 예상한다”며 “1분기 실적 개선도 제한적”이라고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최근 6개월 사이 지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한편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은 각각 300조9000억 원, 32조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2%, 397.7% 성장했다. 연간 매출은 2022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수치다. 연구개발비는 연간 최대인 35조 원, 분기 최대인 10조3000억 원을 투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미국은 전 세계 무역 환경에서 끔찍한 대우를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상무부 수장으로 발탁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후보자는 29일(현지 시간)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관세’ 관련 질의가 나올 때마다 시종일관 미국 경제를 위해 관세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소신을 강경한 어조로 밝혔다. 관세라는 무기를 전방위로 적용해 전 세계와의 무역전쟁에서 승리하고 미국 경제를 살려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동시에 그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미국 투자를 늘리는 반도체 및 자동차 기업에 지급하기로 했던 보조금의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혜택을 받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 현지 투자에 적극 나섰던 국내 기업에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이용하는 무례함 끝내야” 러트닉 후보자는 이날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이후 세계를 재건하기 위한 미국의 친절함과 고마움을 (다른 국가가) 이용하고 있다”며 “그 무례함을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무역 상대국이 미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고 자국산 경쟁 상품에는 보조금을 지급해 “미국을 나쁘게 대우한다”고도 했다. 특히 그는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불법 이민 및 마약 반입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타깃이 된 멕시코, 캐나다는 물론이고 한국, 일본 등 동맹국 또한 ‘관세 폭풍’의 사정권에 있다며 한국산 가전, 일본산 철강을 거론했다. 또한 그는 ‘보편 관세’ 등 관세 부과 시점에 대해서는 “행정명령에 적시된 대로 올 4월”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20일 상무부 등에 “미국 기업에 불균형하게 과세하는 국가에 대한 ‘보복 조치’를 검토해 4월 1일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선별(targeted)’ 관세와 ‘일괄(across the board)’ 관세 중 어떤 유형을 선호하느냐”는 질의에는 “일괄 관세”라고 답했다. 수입 비중이 높은 제품에 먼저 관세를 부과하고 비중이 낮은 제품의 관세는 유예하는 선별 관세보다 일괄 관세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트닉 후보자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다음 달 1일부터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캐럴라인 리빗 백악관 대변인도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와 중국에 대한 10% 관세 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러트닉 후보자는 일부 의원이 ‘관세 부과 시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미 소비자가 인플레이션 위험에 처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모든 제품의 가격이 다 오르는 것은 아니다.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관세 부과 의지를 또 한 번 강조했다. 그는 27일 열린 공화당 연방하원 콘퍼런스에서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한 점을 거론했다. 그는 “(당시) 한국산 세탁기, 건조기 등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오하이오주에 있는 미국 가전회사가 다 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이 세탁기 등을 덤핑하려고 해서 관세를 50%에서 75%, 100%까지 올렸다”고 말했다.● “보조금 계약 이행, 단언 못 해” 러트닉 후보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기업들에 주기로 한 반도체법 등에 따른 보조금 계약을 이행하겠느냐’는 질의에 “단언할 수 없다. 내가 읽지 않은 무엇을 이행할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내가 그 이행을 약속하려면 계약들을 읽고 분석해 이해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리스용 전기차의 세액공제 관련 질의에도 “그것을 끝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해 대선 때부터 IRA의 폐지를 거론해 왔다. 국내 산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법에 따라 지난해 12월 20일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47억4500만 달러(약 6조8500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받는 계약을 최종 확정했다. 삼성은 텍사스주 테일러에 370억 달러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으며 내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전체 투자 규모의 12.8%에 이르는 미 정부 보조금 지급이 트럼프 행정부 방침에 이어 러트닉 후보자의 발언 등으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4억580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기로 한 SK하이닉스 또한 러트닉 후보자의 발언이 가져올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