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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관세 협상 주무를 담당했던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8월 첫 한미 정상회담 이후 미 측이 보내온 협상안에 대해 “기절초풍이라고 해야 할지, 아주 진짜 말도 안 되는 안이었다”고 회상하며 “아, 올해가 을사년(乙巳年)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미국 측 최초 요구안의 요구 수준이 1905년도 일본과 맺은 을사늑약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불평등했다는 것이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김 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4일 이재명 대통령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영상에서 한미 협상이 타결됐던 지난달 29일 경주 한미 정상회담 전후 상황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김 실장은 “(타결 직전까지) 완전 최악이었다”며 “미국 측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경주)에 오는데 우리와 입장이 안 좁혀지니 엄청 화를 냈고, 그런 것들이 우리에게도 전달됐다”고 했다. 이어 “적어도 감내가 가능한 안을 위해 끝까지 사투했고 강경하게 마지막까지 대치했다. ‘더는 양보가 안 된다’는 우리의 선이 있었다”고 했다. 강 실장은 “긴장감이 극대화돼 있었고 이견은 좁혀지지 않은 상태였다”며 “끝나고 긴장이 탁 풀렸다”고 했다. 이어 “정책실장과 안보실장은 진척이 있는 것에 대해 설득을 주로 하는 편이었고, 제가 국민적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완강한 입장에 서 있었다”면서 “물론 더 완강한 건 대통령이었다”고 했다. 안보 분야 협상을 책임진 위 실장은 “주요 플레이어들이 마지막 순간에 입장을 재고하고 상대를 배려해 물러섰다”고 평가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잘됐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대처를 잘했고, 나머지 참모들도 여러 지혜를 모아 대처 방안을 잘 궁리했다”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재명 정부가 동북아 3국의 공식 표기를 ‘한중일(한국·중국·일본)’ 순서로 통일하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 당시 ‘한일중’과 ‘한중일’ 표기를 혼용하면서 편향 외교 논란을 자초했던 것을 원상 복구하겠다는 취지다.대통령실 관계자는 16일 “동북아 3국의 공식 표기 순서를 한중일로 통일한다”며 “가장 많은 사람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표기로 통일해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려는 것”이라고 했다.동북아 3국 표기 순서를 바꾼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한중 관계 복원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14일 발표된 한미 관세·안보 팩트시트에 ‘모든 역내 위협에 대한 억제 태세 강화’ ‘대한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 등 대중국 견제로 해석될 표현이 담긴 것에 대한 중국의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팩트시트 발표 당시 이 대통령은 “정부는 중국과 꾸준한 대화를 통해 양국 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길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고 했다.다만 동북아 3국 정상회의는 개최 순서를 고려해 ‘한일중’ 표현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 대통령실 차원에서 정부나 해외공관에 공식 지침도 따로 전달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윤석열 정부 이전처럼 ‘한중일’로 동북아 3국 표기를 재통일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정부가 지나치게 편향적으로 외교를 해왔던 것을 정상화하는 조치”라고 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2023년 9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일’ 대신 ‘한일중’ 표현을 채택했다. 당시 윤석열 정부에서는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면서 “자유와 연대를 기초로 미·일과 보다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며 표기 순서를 바꾼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한미가 14일 관세·안보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를 발표하면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핵잠) 건조가 한미 합의 문서로 공식화됐다. 한국이 30여 년간 추진해 왔지만 번번이 미국의 반대에 가로막힌 숙원 사업인 핵잠 건조가 첫발을 떼게 된 것이다. 다만 팩트시트에는 핵잠 건조 장소와 시기, 연료 공급 방안 등 구체적인 내용들이 담기지 않았다. 정부는 핵잠 선체는 물론이고 원자로까지 10년 내 한국에서 건조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한국 핵잠 건조 장소와 방식 등을 두고 이견이 돌출한 가운데 팩트시트에 ‘한국 건조’ 등 정부가 밝힌 핵심 원칙이 담기지 않으면서 후속 협상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핵잠 건조 장소, 연료 공급 방식 두고 줄다리기 이어질 듯 이날 공개된 팩트시트에는 “미국은 한국이 핵잠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approval)했다. 미국은 이 조선 사업의 요건들을 진전시키기 위해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핵잠을 어디에서 건조할지, 연료를 어떻게 공급받을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담기지 않은 것. 핵잠 건조 장소를 두고 한미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배(선체)는 여기(국내)에서 짓고, (핵잠용 소형) 원자로도 우리 기술로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정상 간 논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 내 건조를 전제로 진행됐다”며 “건조 위치에 대해선 일단 (국내로) 정리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필리조선소엔 잠수함 건조 시설이 없는 데다 한국에서 제작한 부품 반입 문제, 원자로 건조 장소, 유지·보수·운영(MRO) 문제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적지 않아 미국 건조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필리조선소를 거론하자 “한국 조선소도 훌륭하다”며 한국에서 건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다음 날 소셜미디어에 “한국은 핵잠을 훌륭한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며 미국 건조를 재차 거론했다. 팩트시트 조율 과정에서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핵잠을 미국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실무 협의 과정에서 한미 간 이견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핵잠 연료로 사용될 저농축우라늄(LEU)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절차를 완료하는 것 역시 숙제로 남아 있다. 현행 한미 원자력 협정이 핵물질의 군사적 이용을 다루고 있지 않은 만큼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핵연료 확보를 위한 별도의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핵잠을 판매하는 프로젝트인 ‘오커스(AUKUS)’ 협정 방식도 거론된다. 위 실장은 이날 “호주의 오커스 가입을 참고해 보면 미국의 원자력 관련 법률 91조에 있는 예외 조항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했다. 그런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저농축우라늄을 미국으로부터 받기 위해 호주처럼 미국 대통령 권한으로 군용 특수 핵물질 이전을 허용받는 방식으로 미국이 한국에 핵잠 연료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팩트시트에 핵잠 승인은 물론이고 핵잠 연료 공급에 대한 미국의 협력을 문서화한 것 자체가 큰 진전이라는 입장이다. 정부 소식통은 “핵잠을 미국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한미가 팩트시트 확정에 진통을 겪은 만큼 핵잠 도입의 선결 조건인 미국 승인이나 연료 공급 등을 일단 문서화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핵잠 연료 공급과 원자력 협정 개정은 별개” 위 실장은 이날 잠수함 건조 일정에 대해 “목표 시기가 특정돼 있지 않지만 대개 (건조에) 10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빨리 시작해서 시기를 앞당겨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군은 5000t급 이상 핵잠을 2030년대 중반 이후 4척 이상 건조하겠다는 방침인데, 이 계획에 맞춰 미국의 핵연료 조달이나 기술 지원 등 미국과의 협의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핵잠에 LEU를 연료로 사용하면 5∼10년 주기로 교체해야 하는 만큼 장기적으로 자체 농축한 우라늄으로 연료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정부는 “원자력 협정은 군사용이 아닌 민수용에 국한된다”고 일축했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핵잠 연료 생산 관련 부분과 원자력 협정에 따른 민수용 농축과 재처리 부분은 저희가 분별해서 보고 있다”며 “민수용(농축 우라늄)은 평화적 목적이고 군사용과 전혀 관계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핵잠 도입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우리가 핵연료를 미국에서 받아 재래식 잠수함에 사용해도 핵무장이 아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오커스 협정이 NPT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미국은 14일 발표된 관세·안보 분야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절차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핵추진 잠수함(핵잠)과는 무관하게 원자력발전소 연료 추가 확보 등 평화적 이용을 위해 한국이 농축·재처리 권한을 확보하는 데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 이재명 대통령은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의 농축·재처리 권한을 제한하고 있는 현행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여부에 대해선 명시적인 표현이 담기지 않았다. 한미 양국은 이날 공개한 팩트시트에 “123협정(한미 원자력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미국은 한국의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로 이어질 절차를 지지한다”는 문구를 담았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팩트시트 발표 후 브리핑에서 “미국은 우리가 농축과 재처리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그 길로 가는 프로세스(과정)를 시작하는 데 동의하고 지지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이 확대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은 것. 다만 팩트시트에 ‘123협정에 부합해야 한다’는 문구가 담긴 것을 두고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대해선 한미 양국 간 온도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한미 원자력협정은 미국 ‘원자력법’ 제123조에 근거해 체결돼 ‘123협정’으로 불린다. 원자력법 제123조는 미국이 제공하는 핵물질은 평화적 목적에만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2015년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의 동의가 있어야 우라늄을 20% 미만으로만 농축할 수 있고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는 금지돼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35년 만료되는 한미 원자력협정을 조기 개정해 일본 수준으로 농축·재처리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일본은 미일 원자력협정에 의해 20% 미만의 우라늄 농축 권한을 포괄적으로 인정받았다. 이에 대해 위 실장은 “협의를 통해 최종화해야 될 것”이라며 후속 협의를 통해 원자력협정 개정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도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대해 “일단 미국 국내적 절차도 있고 여러 측면을 봐서 (협정) 개정을 포함해 추가적 이행 협의가 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가 농축 및 재처리 규정 개정 합의까지는 못 미친 거냐’는 지적에는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려운데 개정을 염두에 뒀다”며 “농축·재처리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양측 간 강한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핵잠재력 확보 가능성 등에 대한 미국 내 일부 부처의 우려로 후속 협의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한미 양국은 팩트시트 발표 1, 2분 전까지도 원자력협정과 관련한 이견을 조율할 정도로 막판 협상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내 상무부, 에너지부를 비롯한 핵 비확산 관련 부처들과의 협의 진통으로 인해 ‘협정 개정’ 등 구체적인 표현 없이 포괄적 수준의 문구가 담겼다는 것. 위 실장은 “이 대통령과 정부 어느 누구도 핵연료 재처리를 경제·산업적 목적 외에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핵잠재력이나 핵무장론과 연계하는 걸 철저히 배척한다”고 강조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장관급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 박수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를 임명했다. 박 위원장은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중노위원장을 지냈다. 대통령실 김남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 위원장은 변호사 출신의 노동법 전문 교수”라며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로 성숙한 노사관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중노위 공익위원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 한국노동법학회장을 지냈다. 차관급인 방위사업청장에는 이용철 전 방사청 초대 차장이 낙점되면서 19년 만에 방사청에 복귀했다. 이 신임 청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법무비서관과 대통령민정비서관을 거쳐 2006년 방사청 차장을 지냈다. 2011년에는 성남산업진흥재단 대표를 맡았다.중소벤처기업부 제2차관으로는 이병권 전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이 임명됐다. 이재명 정부에서 소상공인을 전담하는 차관을 신설한 이후 첫 인선이다. 김 대변인은 “그동안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수립해 온 적임자”라고 했다.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으로는 한삼석 권익위 상임위원이 발탁됐다. 권익위 대변인, 부패방지국장 등 주요 직위를 거치며 청탁금지법 마련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부위원장으로는 이정렬 개인정보위 사무처장이 임명됐다. 이 사무처장은 인사혁신처 인사관리국장, 행정안전부 정부혁신기획관 등을 거치며 인사·행정 분야 업무 경험을 쌓았다. 이 대통령이 노사정 대화 기구로 노동개혁의 핵심 역할을 당부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상임위원으로는 이정한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이 선임됐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로 논란을 빚었던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대검 차장)의 사직서가 이르면 14일 수리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총장 대행’인 대검 차장검사 자리까지 비게 되면서 법무부가 원포인트 인사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르면 14일 노 권한대행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통령실이 노 권한대행의 사직서를 수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법무부에서도 이견 기류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대검은 14일 오전 10시 30분에 노 권한대행의 퇴임식이 비공개로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과 법무부는 4개월째 공석인 총장 자리보다는 대검 차장검사부터 먼저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검찰총장은 마땅한 인물을 찾기 어려운 만큼 대검 차장검사와 서울중앙지검장 두 자리의 후임자를 빠르게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 과정에서 검찰 전체적으로 인사 이동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검찰 내부에선 “총장을 공석으로 두는 건 내년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구심점 자체를 없애려는 것”이란 반응도 있다. 대검 차장검사가 고검장급인 만큼 현직 일선 고검장 3명을 보직 이동시키는 안이 거론된다. 현재 고검장급인 이진수 법무부 차관을 제외하면 구자현 서울고검장(사법연수원 29기)과 송강 광주고검장(29기), 이종혁 부산고검장(30기)이 후보군이다. 구 고검장은 문재인 정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부 대변인을 지냈고, 검사장으로 승진해 검찰 ‘빅4’ 요직인 검찰국장을 지냈다. 송 고검장은 대검 공안 1·2·3과장을 지냈고 2022년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기획조정부장, 법무부 검찰국장을 역임한 ‘공안·기획통’이다. 이 고검장은 대검 형사2과장과 감찰2과장, 서울고검 차장, 광주지검장 등을 거쳤다. 최근 항소 포기 논란이 불거진 직후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직 의사를 밝혔고 전국 일선 고검장 세 자리가 공석이라 법무부가 고위 간부 승진 인사를 함께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는 항소 포기와 관련해 반발한 일선 지검장 중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 대검 정책기획과장과 법무부 검찰과장 등을 지냈고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 시절 이른바 대장동 1기 수사팀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에 ‘들러리 세우지 않겠다. 의견을 다 들어주겠다’고 잘 전달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꼭 들어오도록 하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구조 개혁에 앞서 경사노위 정상화를 선결 과제로 제시한 것이다.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비공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재명 정부는 다를 것이다. 경사노위를 본보기가 될 기관으로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이어 “경사노위를 전원 의견을 다 듣는 합의체로 갈 수 있다”고 했다고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사회적 대화와 협력을 통해 마주한 난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경사노위의 조속한 정상화에 노사가 함께 힘을 합쳐 달라”고 말했다. 이어 “일자리, 노동 시간, 정년 문제, 어느 것 하나 만만치가 않다”며 “노동자와 사용자 그리고 정부가 상호 존중과 상생의 정신으로 국가적인 난제들을 하나씩 풀어 나가야 하겠다”며 경사노위를 통한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했다. 민노총은 1999년 2월 노사정위원회(현 경사노위)를 탈퇴한 후 현재까지 복귀하지 않은 상황이다.대통령실 김남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노동 개혁에 대해 “정부는 청년·고령자 등 취업 취약계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의 일할 권리를 보장하고,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방적·강압적으로 추진한 지난 정부의 노동개혁과 달리 이재명 정부는 소통과 상생의 노사관계 구축을 통해 ‘노동이 존중되는 진짜 성장’을 실현해 나가겠다”며 “‘국민이 공감하는 만큼 추진할 수 있다’는 원칙하에 개혁 과정 전반에 대한 국민 참여를 보장하고 숙의 과정을 최대한 공개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라고 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전태일 열사 55주기를 맞아 “최근 울산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건에서 보는 것처럼 지금도 수많은 전태일들이 일터에서 생과 사의 경계에 놓여 있다”며 “먹고살자고 갔던 일터에서 다치거나 죽는 일이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 안전의 패러다임 그리고 인식을 근본에서 새롭게 바꿔야 한다”며 “정부는 안전 중심의 현장 관리 체계 구축에 힘쓰고, 기업들도 이 안전이라고 하는 문제를 줄여야 할 비용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게 아니고, 당연히 늘려가야 할 투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2020년 이후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전태일 열사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대한민국이 당면한 최대 과제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하락하는 잠재성장률”이라며 “6대 핵심 분야 구조 개혁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반드시 반등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구조 개혁이 필요한 6대 분야로 규제·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을 꼽았다. 특히 이 대통령은 “현재 금융제도는 가난한 사람이 비싼 이자를 강요받는 이른바 ‘금융계급제’”라며 강도 높은 금융 개혁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는 내년이 본격적 구조 개혁을 통한 대한민국 국가 대전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를 철저하고 속도감 있게 준비해야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비공개 회의에서 “시간 끌면 안 하는 것과 같다”며 할 수 있는 분야부터 속도감 있는 구조개혁에 나설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융 개혁과 공공기관 및 규제 개혁이 우선순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 김남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부동산으로 자금이 쏠리고 취약계층에 대한 ‘약탈적 대출’, 제도권 금융 배제 등의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정책금융이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선 금융기관들의 막대한 수익을 취약계층의 금리를 낮추는 데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대통령은 공공기관 개혁에 대해선 “힘없는 사람을 자르는 방식이 되어선 안 되고 불필요한 임원 자리를 정리하는 개혁을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공공기관 통폐합 시 임원 등 상위 직급부터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규제개혁과 관련해선 “신기술은 규제를 유연하게 하고 생명·안전 분야는 적정 규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구조 개혁에는 고통이 따른다, 쉽지 않다, 저항도 따른다. 하지만 이겨내야 한다”며 “경제 회복의 불씨가 켜진 지금이 바로 구조 개혁의 적기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기관이 돈 잘 갚는 사람에게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과 외국인 지분이 70%가 넘는 금융지주들이 수익성을 따라가는 것이 시장 논리”라면서도 “저신용자들에게 사다리 역할을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공기관, 힘없는 사람 말고 불필요한 임원 정리”… 통폐합도 예고[李정부 6대 구조개혁] 금융-공기관 고강도 개혁 지시“개혁 명분 힘없는 사람 자르면 안돼… 금융권 차곡차곡 쌓은 이익 나눠야”“신기술에는 규제 유연하게 적용쉬운 것부터 추진… 시간 끌면 안돼”이재명 대통령이 13일 “본격적인 구조개혁을 통한 대한민국 국가 대전환”을 선언하면서 취임 5개월여 만에 강도 높은 금융 및 공공기관 개혁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에 대해 “가난한 사람이 비싼 이자를 강요받는 이른바 ‘금융계급제’가 된 것 아니냐”고 비판한 가운데, 공공기관을 향해서는 “불필요한 임원 자리를 정리하겠다”고 했다. 지지율이 60%를 넘나드는 임기 초반 구조개혁을 통해 취임 2년 차에도 정국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금융기관 비판한 李… “쌓은 이자 나눠야”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혈관에 찌꺼기가 쌓이면 좋은 영양분을 섭취해도 건강이 좋아지지 않는 것처럼 사회 전반의 문제가 방치되면 어떤 정책도 제 효과를 낼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조 개혁에는 고통이 따르고 저항도 따른다.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금 정부가 지난 4년간 감소한 성장률을 반등시켜야 할 핵심적인 위치에 있다는 점을 대통령이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6대 개혁 과제 중에서도 금융·공공기관 개혁을 특히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을 향해 “기존 사고에 매이지 말고 해결책을 마련하라”며 “금융기관도 공적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부동산으로 자금이 쏠리고 취약계층에 대한 약탈적 대출, 제도권 금융 배제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정책금융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 대통령은 이날 참모들에게 “햇살론 같은 국가 부담만이 아니라 금융권에서 차곡차곡 쌓은 이익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저신용자에게 고금리를 부과하는 금융권의 수익 구조를 바꾸고,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추가 채무 탕감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금융기관이 예대마진 중심의 수익 구조를 탈피해 투자를 확대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이 대통령의 발언에 금융권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저소득자에게 이자를 내리라는 주문이 신용을 기반으로 금리를 책정하는 시장 논리에 역행한다는 것. 또 이익을 나누는 방안에 대해서도 해외 주주가 절반이 넘은 상황에서 경영진에 배임죄 소지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무리한 금리 개입, 대출 규제 변경이 지속되면 은행 위험 관리 기능이 악화할 우려가 크다”면서 “부실 대출로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어 정책 금융과의 역할 구분과 재정적 뒷받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수도권에 규제 샌드박스 확대”이 대통령은 공공기관 개혁을 두고는 “개혁의 명분 아래 힘 없는 사람을 자르는 방식이 돼선 안 된다”며 “불필요한 임원 자리를 정리하는 개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개혁은 기능 조정을 통한 통폐합과 평가 체계 개편을 중심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화석연료 중심 5개 발전자회사와 업무가 상당 부분 겹치는 금융공기업 통폐합 작업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이 대통령은 이날 규제 개혁과 관련해서는 “신기술에는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하고, 생명·안전 분야에는 적정 수준의 규제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비(非)수도권에 규제 샌드박스 확대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샌드박스는 신사업에 도전하는 혁신 사업자들이 일정 기간 규제를 우회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제도다. 앞서 대한상의는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 수도권에 몰린 규제 샌드박스 범위를 지방으로 넓히고, 규제 합리화에 나설 것을 건의한 바 있다.이 대통령은 비공개 회의 과정에서 “시간을 끌면 안 하는 것과 같다”며 “쉬운 것, 할 수 있는 것부터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속도감 있는 개혁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생, 경제 분야의 성과를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신무경 기자 yes@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로 논란을 빚었던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대검 차장)의 사직서가 이르면 14일 수리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총장 대행’인 대검 차장검사 자리까지 비게 되면서 법무부가 원포인트 인사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이재명 대통령은 이르면 14일 노 권한대행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통령실이 노 권한대행의 사직서를 수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법무부에서도 이견 기류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과 법무부는 4개월째 공석인 총장 자리보다는 대검 차장검사부터 먼저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검찰총장은 마땅한 인물을 찾기 어려운 만큼 대검 차장검사와 서울중앙지검장 두 자리의 후임자를 빠르게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 과정에서 검찰 전체적으로 인사 이동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검찰 내부에선 “총장을 공석으로 두는 건 내년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구심점 자체를 없애려는 것”이란 반응도 있다. 대검 차장검사가 고검장급인 만큼 현직 일선 고검장 3명을 보직 이동시키는 안이 거론된다. 현재 고검장급인 이진수 법무부 차관을 제외하면 구자현 서울고검장(사법연수원 29기)과 송강 광주고검장(29기), 이종혁 부산고검장(30기)이 후보군이다. 구 고검장은 문재인 정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부 대변인을 지냈고, 검사장으로 승진해 검찰 ‘빅4’ 요직인 검찰국장을 지냈다. 송 고검장은 대검 공안 1·2·3과장을 지냈고 2022년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기획조정부장, 법무부 검찰국장을 역임한 ‘공안·기획통’이다. 이 고검장은 대검 형사2과장과 감찰2과장, 서울고검 차장, 광주지검장 등을 거쳤다. 최근 항소 포기 논란이 불거진 직후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직 의사를 밝혔고 전국일선 고검장 세 자리가 공석이라 법무부가 고위간부 승진 인사를 함께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는 항소 포기와 관련해 반발한 일선 지검장 중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 대검 정책기획과장과 법무부 검찰과장 등을 지냈고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 시절 이른바 대장동 1기 수사팀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내란 가담자에 대한 책임은 특검에 의존할 게 아니라 독자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며 12·3 비상계엄 가담 의혹이 있는 공직자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와 인사 조치를 주문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설 연휴 직전인 내년 2월 13일까지 정부 차원의 조사와 쇄신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3대 특검’이 종결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사회 전반으로 ‘내란 청산’을 확대하는 것이다. 김 총리는 이날 생중계로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내란 재판과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내란 극복이 지지부진한 현실”이라며 “내란에 가담한 사람이 승진 명부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문제가 제기되며 공직사회 내부적으로 반목을 일으키고 국정 추진 동력을 저하시킨다”며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구성을 제안했다. 이어 “TF는 내란에 참여하거나 협조한 공직자를 대상으로 합당한 인사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 확보를 목표로 한다”면서 “내년 1월까지 조사를 마치고, 설 전에 후속 조치를 해 공직사회의 동요를 최소화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김 총리의 제안에 즉각 “당연히 해야 될 일”이라며 “내란에 관한 책임은 관여 정도에 따라서 형사 처벌할 사안도 있고, 행정 책임을 물을 사람도 있고, 인사상 문책이나 인사 조치를 할 정도의 낮은 수준도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헌법존중 정부혁신 TF’는 국무조정실장이 총괄 단장을 맡고, 중앙행정부처 49곳에 각각 별도 TF를 설치해 공직사회를 대상으로 12·3 비상계엄에 가담하거나 협조했는지에 대한 내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특히 여당을 중심으로 계엄 연루 의혹이 집중 제기된 검찰과 군, 경찰은 물론 외교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등 12개 기관은 집중 점검 대상에 올랐다. TF는 ‘내란행위 제보센터’ 등을 통해 확보된 제보를 통해 관련 의혹이 제기된 이들을 상대로 인터뷰, 서면조사, 휴대전화 및 PC 포렌식 등에 나선다. 비상계엄 과정에서의 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로 인사·형사 고발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논란 속에 ‘내란 청산’을 전면에 부각해 국면전환에 나선 것이라고 반발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 때는 ‘적폐 청산’, 지금은 ‘내란 청산’으로 이름만 바꿔 달았을 뿐 본질은 똑같다”며 “정권에 불편했던 공무원을 골라내고 다른 생각을 가졌던 사람을 숙청하겠다는 정치 보복의 칼날이 다시 번뜩이고 있다”고 비판했다.내년 설前 ‘내란 공직자’ 물갈이… 공직사회 “줄세우기 악용 우려”[내란 가담’ 공직자 인적청산]李, 국무회의서 ‘공직 조사 TF’ 승인… 내주 설치-내달 12일까지 대상 확정가담 정도 따라 문책-인사조치 예고지방선거 앞두고 내란 청산 부각… “친윤 낙인 찍어 솎아내기” 지적도“내란에 관한 문제는 특검에만 의존할 일이 아니고 독자적으로 조사할 일이다.”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가 공직자의 12·3 비상계엄 불법행위 가담 여부를 조사하는 범정부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제안하자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곧장 승인했다. 이날 국무회의는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처음으로 전 과정이 생중계됐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의 질의에 “내란 책임을 물을 조직이 필요하다면 발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지 5일 만이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 특검)’이 다음 달까지 차례로 종료되는 가운데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사회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李 “내란 관여 정도 따라 책임 물어야”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특검이 수사를 통해 형사처벌을 하고는 있지만 내란에 대한 관여 정도에 따라 행정 책임을 묻거나 문책이나 인사 조치를 하는 등 낮은 수준의 대응을 해야 할 사안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국무회의에서도 군 인사를 거론하며 “내란은 정말 발본색원해야 한다”며 “특히 가담 정도가 극히 경미하더라도 가담하고 부역한 게 사실이면 승진시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불법 비상계엄 사태 1년을 앞두고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총리실은 이날 오후 곧바로 TF 구성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조사 범위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시점을 기준으로 6개월 전부터 4개월 후까지 총 10개월간 내란에 직접 참여하거나 협조한 행위이다. 총리실은 “내란 사전 모의 기간에 더해 4월 4일 탄핵 선고 시점까지 윤 전 대통령이 사실상 통치 행위를 수행한 것을 감안했다”며 “내란 사전 모의, 실행, 사후 정당화, 진실 은폐와 관련된 명백하고 직접적인 행위를 조사해서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정부가 직접 조사에 나선 것은 이재명 정부의 첫 국감에서 “공직사회 내란 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제대로 털고 가야 한다”는 당정대의 공감대가 형성된 데 따른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겐 비상계엄에 가담한 공무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거나 승진하는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담긴 투서가 전달됐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해 이재명 정부 인사를 본격적으로 하지 못했다”며 “제대로 일할 의지가 있는, 국정철학에 맞는 사람들 중심으로 인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2월까지 ‘공직사회 내란 청산’ 속도전정부는 속전속결로 비상계엄에 연루된 공직자들에 대한 조사와 인사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지시 열흘 뒤인 21일까지 기관별 TF 설치를 마무리하고 약 한 달 뒤인 다음 달 12일까지 조사 대상을 확정한 뒤 내년 1월 31일까지 조사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겠다는 것. 이어 설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내년 2월 13일까지 인사 조치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TF를 제대로 가동해 집권 2년 차 공직사회 기강을 바로잡아 민생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공직사회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제보를 바탕으로 조사가 이뤄지는 만큼 과거 정부에서 중용된 인사들을 친윤(친윤석열) 공직자로 낙인찍어 솎아내면서 ‘공직사회 줄 세우기’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 이에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사회 기강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야당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로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부각된 가운데 국면 전환을 노리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대장동 항소 포기로 정국이 불리해지자 국민의 시선을 또다시 ‘망상 내란 프레임’으로 돌리려는 것”이라며 “선량한 공무원을 괴롭히지 말고, 대장동 재판부터 받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주장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12·3 비상계엄에 대한 조사에 나설 범정부 태스크포스(TF)는 국무총리실에 설치될 총괄 TF의 지휘로 49개 중앙행정기관에 설치된다. 11일 국무회의에서 TF 출범을 제안한 김민석 국무총리는 총괄 TF의 보고를 직접 받으며 진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정부는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공직자들의 불법 행위를 조사할 TF를 49개 중앙행정기관별로 설치하고 관련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총리실에는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총괄 TF와 내란행위 제보센터가 구성된다. 단장은 국무조정실장이 맡지만 김 총리도 TF에서 이뤄지는 내용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김 총리가 수시로 TF 진행 상황 보고를 받고 필요시에는 총리 주재로 회의도 할 예정”이라며 “이번 TF가 총리 제안으로 시작된 만큼 최종 결정과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총괄 TF는 기관별 TF 활동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총괄 TF는 제보와 언론 보도, 국정감사 등을 통해 제기된 의혹 목록을 사전에 작성한 뒤 각 기관이 제출한 조사 대상 행위를 취합해 누락 여부를 검토한다. 총괄 TF와 기관별 TF에는 각각 ‘내란행위 제보센터’도 운영된다. 추후 TF별 구성이 마무리되면 전화와 이메일 등 제보 방식도 대외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제보센터는 별도의 조직을 만든다기보다는 기관별 제보 창구를 만드는 걸로 보면 된다”며 “총괄TF의 제보센터에 접수된 내용은 각 기관으로 전달해 조사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49개 중앙행정기관별로 최소 10인 이상이 참여하는 TF가 구성될 예정이다. 총리실에 따르면 TF 구성은 국가공무원의 법령 준수 의무를 담은 국가공무원법 56조 등을 근거로 추진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엔 19개 정부 부처와 기관 등에만 적폐청산위원회가 구성됐지만 이번 조사는 사실상 전 부처를 대상으로 한다. 대통령실은 TF 조사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위원회와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장기간에 걸쳐 부처별로 외부 위원들에 의해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졌던 적폐청산위와 달리 이번엔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내란 참여 및 협조 행위에 대해서만 공직사회 내부적으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중요한 것은 한시성, 제한성, 목적성 있는 기구라고 할 수 있다”며 “12·3 내란에 가담하거나 협조한 공직자로 제한이 있는 것이고 신속한 내부 조사를 거쳐 합당한 인사 조치를 할 근거를 확보해 내년 1월 정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라고 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대통령실은 10일 야당이 검찰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5명의 항소 포기를 두고 ‘윗선 개입’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항소 포기를 지시하지 않았다”며 “그런 문제에 관여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정면 반박했다.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검찰의 무분별한 항소, 상고 관행에 대해 지적한 적은 있지만 이 문제를 두고 항소 포기를 지시한 적이 없다”며 “대통령실에서 별도 입장을 낼 계획도 없다. 이 대통령은 민생과 경제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도 이날 검찰의 항소 포기와 관련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이틀째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대통령실 내에서는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검찰의 항소 포기 상황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결정은 법무부와 대검찰청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이 검찰의 항소 포기 결정 후 사후 보고는 받은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실에서 ‘(항소 포기를) 해라 하지 말아라’ 할 상황이 아니었다. 법무부, 대검찰청, 중앙지검 차원에서 이야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용산과 법무부 관계 등을 고려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등 대통령실의 외압설이 계속되는 것을 두고는 “일부 인사의 과잉 충성”이라는 주장도 나온다.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 퇴임 후에도 후임 정권이나 판사의 성향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재판의 불씨가 이어질 수 있다”며 “결국 검찰이 부당한 소를 취하하도록 하는 게 가장 깔끔한 해결책”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대통령실은 7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관세·안보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에 대해 “안보 분야에서 일부 조정이 필요해 얘기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 일부 부처가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원잠)과 우라늄 농축·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이 담긴 팩트시트 발표에 제동을 걸었다는 것. 관세에 이어 안보 협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서 문건을 검토하면서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는 작업을 하느라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발표가) 언제가 될지 특정해 말하기 조심스럽다”고 했다. 이어 “우리 입장을 관철할 수 있도록 계속 협의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당초 한미는 4일 팩트시트를 발표하려 했으나 미국에서 관계 기관의 이견 등 의견 수렴 필요성을 이유로 발표를 연기하자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원잠과 원자력 협정 문제 등을 두고 핵 비확산 정책을 주도하는 에너지부 등 일부 기관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원잠을 승인한 데 대해 “논의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한국에서 짓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잠 선체 건조 장소를 미국의 필리조선소로 거론한 데 대해선 “정상 간 대화에서는 한국에서 짓는 것으로 논의한 사안”이라며 “원자로도 우리가 개발해 장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대통령실 “원잠 한국서 건조, 한미 정상 논의한 사안”당초 주내 발표 예정 팩트시트 지연원자력협정 개정, 美 부처 내 이견10일 李대통령-총수 회동도 연기“지금까지 관세 분야가 문제시되는 건 없다. 안보 분야에서 논의가 다시 열리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7일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 협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인한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원잠) 도입 관련 팩트시트 문안을 두고 미국 내 관계 기관 검토가 길어지면서 그동안 관세 분야와 비교해 순조롭게 진행됐던 안보 분야 협의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이번 주 발표를 점쳤던 대통령실 내 기류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7일 팩트시트 협의 상황에 대해 “표현을 주고받는 단계까지 가 있지 않다”면서 “우리 주장대로 종래로 돌아간다는 결정이 나오면 기존 문안이 있어 (발표가) 빨리 될 수 있다. 그런데 새 문안으로 하면 (빨리) 안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당초 팩트시트엔 지난달 29일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원잠 도입과 한국의 ‘우라늄 농축·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를 미국이 지지한다’는 취지의 문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이 한미가 추진한 4일 팩트시트 발표 전 관계 기관의 이견에 따른 검토를 위해 발표 연기를 요청했고, 아직 미국 측의 의견을 주지 않고 있다는 것. 향후 미국이 핵 비확산을 담당하는 에너지부 등의 우려를 반영해 원잠과 원자력 협정 관련 문안에 대한 구체적인 수정을 요구할 경우 한미 간 협의가 새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상황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예측할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초 5일로 예정됐다가 10일로 순연된 이재명 대통령과 주요 기업 총수들과의 간담회도 팩트시트 발표 지연으로 또다시 연기됐다.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회담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원잠 건조 장소로 미국 내 필리조선소를 거론한 것과 관련해 “정상 간 대화에서는 한국에서 짓는 것으로 논의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필리조선소를 언급하자 “한국 조선소도 훌륭하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건조하는 대형 원잠은 한국 상황에 적절하지 않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90% 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쓰는 버지니아(7800t급)는 미국이 대양을 가로지르며 핵무장해 쓰는 공격형 잠수함”이라며 “우리 실정에 맞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영국, 호주와 맺은 ‘오커스(AUKUS)’ 협정에 따라 호주에 버지니아급 잠수함을 판매하기로 한 것을 두고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이) 원자로를 개발하면 거기에 맞는 농도의 핵연료를 미국에서 받는 것”이라며 “20% 이내 (저농축 우라늄) 모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정부가 과학기술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국가과학자’ 제도를 신설한다. 이는 중국 정부가 자국 석학들에게 부여하는 예우인 ‘원사(院士)’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총 100명을 뽑아 10년 동안 매년 1억 원씩 연구비를 지원하는 게 골자다. 정부는 7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다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보고회’를 열고 국가과학자 선발 등의 내용이 담긴 ‘과학기술 인재 확보 전략 및 연구개발(R&D) 생태계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국가과학자는 세계적 연구 업적을 가진 국내 연구자들이 해외 이직 없이 한국 안에서 연구를 이어 갈 수 있게 신설됐다. 5년 동안 20명씩 총 100명을 선발한다. 이들은 1년에 1억 원씩 연구활동비를 지원받는다. 정부는 이들에게 공항을 이용할 때 편의를 봐주고, 국가 연구 프로젝트 기획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날 해외 과학기술 인재를 한국으로 유치하기 위한 방안도 나왔다. 정부는 인공지능(AI) 등 핵심 전략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해외 연구자 2000명을 국내로 유치할 계획이다. 외국인 연구자들의 국내 정착을 돕기 위해 취업 지원을 확대하고 비자 제도도 개선한다. 또 국내 AI 인재 육성을 위해선 AI 과학영재학교를 신설한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새로운 이공계 롤모델인 국가과학자 제도를 신설해 우수 이공계 학생들에게 성장 경로와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과학기술계 현장에서는 중국이 원사급에 수십억 원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데다 ‘정년 해제’(정년 이후에도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 등 파격적 혜택이 없어 이공계 인재 유출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민보고회에서 “과학 문명에 투자하고 관심을 가진 국가 체제는 흥했고, 과학기술을 폄훼하거나 무시하는 체제는 망했다”며 “상상하지 못할 규모로 연구개발 예산 규모를 늘렸다”고 강조했다.‘국가과학자’ 10년간 年1억 지원 검토… 기업-대학 겸직, 처우 개선[‘국가과학자’ 신설, AI인재 유출 막는다]AI수석 “처우 차이 때문에 해외 선호”… ‘국가대표 과학자’ 선정해 예우 강화대학원 장학금 수혜율 1.3%→10%… 영주-귀화 확대로 해외인재 유치도“대한민국은 연구개발(R&D) 성공률이 90%가 넘는다. 황당한 얘기다. 그렇게 쉽게 성공할 거면 뭐 하려고 (연구를) 하냐. 연구자 여러분한테 실패할 자유와 권리를 주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과학기술 국민보고회에서 “연구개발은 정말로 어려운 분야에 새로운 길을 내야 한다. 실패가 쌓여서 성공의 자산이 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이날 과학기술인을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기술 패권’ 시대에 한국이 과학기술 인재 유출로 뒤처지면 안 된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다. 과학자들의 연구를 장기적으로 지원하고 사회적 대우를 높여 기술 인재 양성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1인당 매년 1억 원 지원… “10년 지원 검토”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가과학자 선정 등 과학기술인 우대 정책이다. 정부는 2026년 말부터 5년 동안 매년 20명씩 국가과학자를 선정한다. 매년 1억 원의 연구활동지원금을 지급한다. 선발 대상은 국내 연구진 가운데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업적을 가진 사람이다. 지원 기간은 10년 정도를 검토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부터 선정 절차에 들어가는 일정으로 계획하고 있다. 내년 말쯤에는 1호 국가과학자 한 20명이 선정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국가대표 과학자’로 국가 주요 R&D 프로젝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공항 패스트트랙 등의 예우도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은 “과학자, 특히 인공지능(AI) 분야 엔지니어들이 국내보다 해외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처우 차이”라며 “이 부분을 단시간 내에 극복하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AI 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AI 인재 순유입 지수는 1만 명당 ―0.36명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0.22명)이나 그리스(―0.25명)보다도 인재 유출이 많았다. 당장 고연봉 보장이 어려운 부분은 미국의 얀 르쾽 뉴욕대 교수가 메타 수석과학자를 겸하는 사례처럼 기업과 대학 간의 겸직 허용 강화로 풀어간다. 하 수석은 “기업과 대학 간의 실질적인 겸직을 강화하겠다”며 “양쪽에서 월급을 다 받을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해외 인재 2000명 유치… “노벨상 받을 환경 만든다” 이번 대책은 과학기술 인재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절박함’에서 나왔다. 여기에 인구절벽으로 인한 인구 감소로 국내 인재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학령인구 감소 영향으로 국내 이공계 석박사 과정 인력은 올해 정점을 찍고 감소세에 접어들어 2050년에는 현재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정부는 해외 인재 유치에도 힘을 쓰기로 했다. AI, 반도체 등 핵심 전략기술 분야에서 2030년까지 해외 연구자 2000명을 유치하는 게 목표다. 반도체 등 일부 첨단산업 분야 외국인에게만 주던 비자인 ‘톱티어 비자’를 전체 R&D 및 AI 분야 종사 외국인에게 준다. 지금까지 과학기술원 등에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만 혜택을 볼 수 있었던 영주·귀화 패스트트랙 역시 일반 대학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한국 내 인재 육성을 위해선 과학기술 인재를 기르는 생태계를 만든다. 현재 이공계 대학원 장학금 수혜율은 1.3%인데 2030년까지 이 비율을 10%까지 높인다. 대학원생에게 매달 일정 금액 지원을 해 주는 연구생활장려금 도입 대학도 35개에서 55개로 늘린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신진연구자 채용을 연 600명 내외로 확대하고, 정년 후에도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정년 후 연구지원 사업도 신설한다. 하 수석은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기저 환경을 만들 것”이라며 “언제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빠른 시일 내에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될 수 있도록 정부가 잘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에서 크게 삭감하며 논란이 됐던 정부 R&D 예산은 매년 정부 총지출 대비 5%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내년 예산안에서 R&D 예산은 총지출 대비 4.8% 수준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 원의 R&D 예산을 제대로 쓰고 ‘다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대한민국’을 실현해 과학기술 강국인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연구개발 투자는 정말로 어려운 분야에 새로운 길을 내야 한다. 실패가 쌓여서 성공의 자산이 되는 것이다.”이재명 대통령은 7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과학기술 국민보고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정부가 과학기술인을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과학기술이 경제·통상·안보 전반을 좌우하는 ‘기술패권 시대’에 더 이상 뒤처지면 안된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 “노벨상 받을 기저환경 만든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재의 한국 과학기술 위기 상황을 종합해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 업적을 내는 ‘국가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트랙으로 초중등 수학 및 과학 교육 저변을 넓히고, 이공계 대학생 및 대학원생, 신진연구자에 대한 장학 및 펠로십을 확대하기로 했다. AI 인재 양성을 위해선 AI 과학영재학교를 확대하고 과학기술원을 지역 AI 혁신 허브로 전환한다.AI, 반도체 등 핵심 전략기술 분야에선 2030년까지 해외 우수 및 신진 연구자 2000명을 유치해 지원한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의 국내 정착을 높이기 위해 취업 지원을 확대하고 비자 제도도 개선하기로 했다.이렇게 길러낸 인재가 전 주기에 걸쳐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생태계도 조성한다. 이공계 대학원 장학금 수혜율은 현행 1.3%에서 2030년 10%까지 높이고, 대학원생에게 매달 일정 금액 지원을 보장하는 연구생활장려금 도입 대학도 35개에서 55개로 늘리기로 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신진연구자 채용을 연 600명 내외로 확대하고, 정년 후에도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정년 후 연구지원사업도 신설한다.연구개발(R&D) 예산은 매년 정부 총지출 대비 5%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 예산안에서 R&D 예산은 총지출 대비 4.8% 수준이다. 매년 6만~7만개의 정부 R&D 과제에서 만들어지지만 1% 수준만 관리되는 연구 데이터가 사장되지 않도록 데이터를 다른 연구자들이 함께 쓰도록 공유하는 확산 체계도 만들기로 했다.대통령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기저환경을 만들 것”이라며 “언제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빠른 시일 내에 노벨상이 배출될 수 있도록 정부가 잘 지원하겠다”고 했다.● 2050년 이공계 석박사 절반 줄어이번 대책은 과학기술 인재가 빠져나가는 ‘절박함’으로 인해 마련됐다. 최근 기술 경쟁력이 국가의 운명을 가르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면서 R&D 인력이 반드시 확보해야 할 국가의 ‘전략 자산’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 과학기술 인재는 주요 기술선도국에 비해 그 수가 부족한 데다 인구절벽으로 인한 인구 감소로 인재난이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과학기술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학령인구 감소 영향으로 과학기술 인재 규모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공계 석박사 과정 인력은 올해를 정점으로 감소세에 접어들어 2050년에는 현재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과학기술인재 확보 없이는 ‘AI 3대 강국’이라는 국정과제 달성도 어려운 처지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확보한 엔비디아의 최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으로 AI 경쟁력 확보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국내 최고 수준의 인재들은 미국과 중국 등으로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또한 윤석열 정부에서 이뤄진 R&D 예산 삭감으로 국내 과학기술 인재들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지며 국내 연구 생태계가 급속히 악화됐다.고연봉을 보장하는 미국 빅테크뿐 아니라 ‘천인계획(千人計劃)’ 등 중국의 무차별 인재 영입 시도가 계속되는 문제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산하 출연연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초 출연연 연구자 수백 명이 ‘천인계획’ 관련 메일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천인계획’은 중국 정부가 해외 고급 과학기술인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와 특혜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 원의 R&D 예산을 제대로 쓰고 ‘다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대한민국’을 실현해 과학기술인이 미래를 책임지는 과학기술 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대통령실이 6일 윤석열 정부의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책임을 물을 조직이 필요하다면 발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특검 수사 외에 감찰을 통해 고위공직자들의 비상계엄 연루 의혹을 조사해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취지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실 대상 운영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전 부처에 걸쳐서 내란 관련 전 공무원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의 주장에 “동의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비상계엄 이틀 후인 지난해 12월 5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 명의로 조현동 주미대사에게 공문을 보내 22건의 야당 탄핵소추안 발의 등 계엄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도록 했다”면서 “제2의 내란을 획책한 유력한 근거”라고 주장했다. 강 실장은 “내란 특검은 매우 중요한 핵심 사안으로만 한정돼서 지금 특별감찰이 이뤄지고 있다”며 “하지만 더 많은 범위에서 더 많은 것들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부인하기 어렵고, 행정적인 절차와 책임을 확인하고 맡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 정부의 문제점에 대해 낱낱이 밝히고 싶은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면서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아야 된다고 다짐하고 옷깃을 바투 잡겠다”고 강조했다. 강 실장은 김건희 여사가 출입이 제한된 문화유산에 무단 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우리가 대통령실에 왔을 때 이미 많은 기록을 삭제한 상태였다. 우리도 지난 정부의 문제점에 대해 낱낱이 밝히고 싶은 게 한둘이 아니지만 그 모두를 없애 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건희 씨가 국가의 수장고나 주요 문화재에 함부로 들어가서 국민의 역린을 건드린 사태에 대해 발본색원해서 조사하겠다”고 했다. 한편 강 실장은 대통령실의 청와대 복귀 시기와 관련해 집무 공간 이전은 연내에 완료하되, 대통령 관저 이전은 내년에나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한남동 관저에 머물고 있는 이 대통령 내외는 청와대 복귀 이후에도 내년 초까지 현재 관저에 머물 것이라는 것. 강 실장은 “용산 대통령실을 청와대로 이전하는 문제는 연내를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다만, 대통령 관저를 옮기는 문제가 보안상의 문제라든지, 실제로 공사 자체가 다른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직원은 연말까지 가능한데, 대통령은 연말까지 (이전이)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저 옮기는 건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연말 지나고 내년 초나 상반기까지는 봐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낸 것처럼 이제는 인공지능(AI)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 도약과 성장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내년도 AI 예산을 올해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10조1000억 원을 편성한 데 대해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이라며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역사적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李 인공지능 30차례 언급하며 “새로운 100년 준비”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약 22분간 진행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인공지능을 모두 30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겪어 보지도 못한 국제 무역 통상 질서의 재편과 인공지능 대전환의 파도 앞에서 국가 생존을 모색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라며 “변화를 읽지 못하고 남의 뒤만 따라가면 끝없이 도태되지만 변화를 선도하며 한 발짝 앞서가면 무한한 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산업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달이 뒤처지고, 정보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1년이 뒤처졌겠지만 인공지능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지게 된다”고 인공지능 산업 중심의 성장론을 내세웠다. 정부는 총 10조1000억 원의 AI 예산 중 2조6000억 원은 산업·생활·공공 전 분야 AI 도입에 투입하고, 인재 양성과 인프라 구축에 7조5000억 원을 쓰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로봇, 자동차, 조선, 가전·반도체, 팩토리 등 주요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AI 대전환에 향후 5년간 약 6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과 함께 인공지능 시대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AI 경쟁력의 핵심인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5000장을 추가 구매해 정부 목표인 3만5000장을 조기에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에서 GPU 26만 장을 한국에 공급하기로 한 만큼 국내 민간 기업이 GPU를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인공지능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급 인재 1만1000명을 양성하고, 세대별 맞춤형 교육을 통해 국민 누구나 인공지능을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을 향해서는 “인공지능 시대, 미래 성장과 재정의 지속성을 함께 고려한 전략적 투자”라면서 “이번 예산안이 법정기한(12월 2일) 내에 통과되어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 尹 정부 겨냥 “R&D 예산 삭감해 퇴행” 이 대통령은 전임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거론하면서 “안타깝게도 지난 정부는 천금 같은 시간을 허비한 것도 모자라 과거로 퇴행했다”며 “출발이 늦은 만큼 지금부터라도 부단히 속도를 높여 선발 주자를 따라잡아야 우리에게도 기회가 생긴다”고 했다. 또 “새로운 기술 발전은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지만 한편으로는 격차가 커지는 그늘을 드리우기도 한다”며 “사회적 약자와 취약 계층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라고 했다. 자주국방에 대한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도 국방예산을 올해보다 8.2% 증액된 약 66조3000억 원으로 편성했다”면서 “우리 군을 최정예 스마트 강군으로 신속히 전환해 우리의 염원인 자주국방을 확실하게 실현하겠다”고 했다. 이어 “전 세계 5위의 군사력으로 평가받는 대한민국이 국방을 외부에 의존한다는 것은 우리 국민적 자존심의 문제 아니겠냐”며 전시작전권 환수 의지를 재차 밝혔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일 열린 첫 정상회담에서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70조 원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미중 패권경쟁과 반중(反中) 정서 확산으로 최악으로 치닫던 한중관계 복원에 뜻을 모은 것. 다만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추진에 대한 우려가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르면서 한중 관계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중한(한중)은 이사 갈 수 없는 중요하고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중국 매체 중국중앙(CC)TV는 시 주석이 이 대통령에게 전략적 소통 강화와 상호 이익 협력 심화, 국민감정 개선 등 민심 교류 증진, 다자 협력을 통한 평화 발전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11년 만에 국빈 방한한 시 주석은 이 대통령을 방중 초청했다. 시 주석은 윤석열 정부 당시인 2022년 11월 정상회담에서도 전략적 소통 강화를 제안했으나 이후 한중 관계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고위급 정례 소통 등이 무산됐다. 이 대통령은 회담 후 페이스북에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한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회복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실용과 상생의 길로 다시 함께 나아가게 됐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고 밝혔다. 한중 양국은 회담을 통해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하고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염두에 둔 서비스, 무역 교류 협력 강화 등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이번 방문의 중요 성과는 중한(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재확인을 실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핵추진 잠수함에 대해 방어적 성격의 전력이라는 점을 설명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유의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도 온도차를 보였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한반도의 평화 안정에 대한 협력 용의를 밝혔지만 대화 재개를 위해선 미-북 대화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했다. 또 한한령(限韓令)과 서해 불법구조물,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등에 대해선 실무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1일 ‘경주 선언’과 ‘인공지능(AI) 이니셔티브’,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를 채택하고 폐막했다.경주=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인한다고 밝힌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핵잠) 건조에 대해 “우리는 연료에 대해 승인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한국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핵잠을 건조할 예정”이라면서 미국에서의 핵잠 건조를 강조한 가운데 미국에서 한국의 핵잠을 건조하자는 제안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위 실장은 1일 경북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핵잠 건조를 두고) 다양한 언급이 있어 혼란스럽기는 한데, 우리는 주로 연료 문제 도움을 청한 것”이라며 “핵잠을 건조하려면 미국이 전반적으로 승인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잠 연료를 우리가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 달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전 핵잠 건조 승인을 발표했고, 뒤이어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 즉 한화오션이 인수한 미국법인인 한화필리조선소에서의 건조를 명시했다. 우리 측은 핵연료(저농축 우라늄) 공급 승인을 요청했는데 미국이 예상치 못한 방식을 언급하며 혼란이 생긴 것이다. 이에 미국이 만든 핵잠을 한국이 구매하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뜻인지, 관련 기술 이전 등을 포함한 공동 개발에 나서자는 뜻인지를 두고도 정부 내에서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필리핀 대통령, 한화오션 만나… 잠수함 도입계획 지원방안 논의 한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1일 경주에서 한화오션 경영진과 만나 잠수함 도입 계획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필리핀 현지 매체 PNA는 “한화오션은 잠수함 전용기지 건설 지원, 유지·보수·정비(MRO) 센터 설립, 첨단 시뮬레이터와 통합 시스템을 이용한 필리핀 잠수함 요원 및 지휘관 훈련 프로그램 구축 등을 제안했다”고 1일 보도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해 10년간 2조 페소(약 48조7600억 원)가 투입될 필리핀군 3차 현대화 사업계획을 승인했는데, 여기엔 필리핀 최초의 잠수함 도입 사업이 포함돼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경주=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1일 “북한이 과거보다는 매우 (적대적) 표현의 강도가 많이 완화된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북미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로 나서겠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한일,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이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폐막일인 이날 경주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진행한 내·외신 대상 기자회견에서 “싸워서 이기는 게 하책, 싸워서 이기는 게 중책, 싸울 필요 없게 만드는 게 가장 확고한 평화고 안보”라고 했다.이 대통령은 “북측이 대한민국 정부를 의심하고 적대적으로 행동하고 있지만 이 의심과 대결적 사고를 바꾸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적대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남북 관계가)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변화의 과정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하나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측이 대한민국 정부를 의심하고 화나고 적대적으로 행동하고 있지만 북측이 안심하고 남측을 조금이라도 믿을 수 있게 하는 선제적인 조치를 이것저것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런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이 대통령은 “한반도는 여전히 휴전 중이고, 휴전 협정의 당사자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미국”이라며 “북한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체제 안정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한다”고 했다. 이어 “남북 대화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도 뚜렷한 한계가 있다”며 “북한과 미국이 대화해서 대화하면 남북 관계도 개선할 길이 열리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만드는 ‘피스 메이커(Peace Maker)’ 역할을 하는 게 대한민국 평화를 확보하는 길”이라고 했다.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공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화 성사를 위한 ‘페이스메이커(pace maker)’ 역할에 나서겠다는 뜻을 강조한 바 있다.이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서는 경제적 교류와 동북아 평화 안정을 위한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가 실질적으로는 관계가 완전히 정상화됐거나 회복됐다고는 보기는 어렵다”면서 “외부에 작은 장애가 있어도 이를 넘어서 더 큰 이익과 변화를 향해 나아가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이어 “한국과 중국에 다 도움이 되는 경제, 민간 교류 더 나아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역할에 대해서도 협력과 소통의 계기를 많이 만들어가려고 한다”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정착하는 데도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반도가 안정돼야 동북아도 안정되고 그게 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보고 큰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APEC 기간인 지난달 30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을 가진 것과 관련해서는 “아주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재임 전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등 극우 인사로 평가된 점에 대해서도 “걱정을 안 한 건 아니지만 (한일 관계에 대한) 걱정이 다 사라졌다”고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일본 언론도 대한민국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극좌인데 걱정된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며 “다카이치 총리께서 개별 정치인일 때와 일본 국가의 경영을 총책임 질 때 생각과 행동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달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일본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 별로 걱정 안 하지 않냐”며 “다카이치 총리 역시 걱정 안 한 건 아니지만 만나보니 똑같은 생각을 가진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이어 “앞으로 한일 관계는 있는 문제는 직시하고 미래를 향해 함께 손을 잡아서 한일이 손을 잡고 서로에게 도움 되는 관계로 가겠다. 가급적 자주 만나겠다”며 “셔틀외교 차원에서 다음은 제가 일본을 방문하는데, 나라현으로 가자고 말씀드렸다. 다카이치 총리도 흔쾌히 좋다고 했다”고 전했다. 경주=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