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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서현 기자입니다.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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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3~20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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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 김성환 화백에 금관문화훈장

    한국 시사만화의 상징 ‘고바우 영감’을 그린 고 김성환 화백(사진)에게 금관문화훈장이 수여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0일 “김 화백이 한국의 정치, 사회에 대한 풍자와 비판을 통해 만화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고 후배 작가를 양성하는 데 기여했다”고 훈장 수여 배경을 밝혔다. 올해 9월 타계한 김 화백은 1955년 2월 1일 동아일보에 ‘고바우 영감’의 첫 회를 실은 이후 2000년 9월까지 45년간 네 컷 만화로 현대사를 담아냈다. 주인공 ‘고바우’는 바위처럼 단단한 민족성을 상징한다는 뜻으로 권력에 대한 촌철살인과 세태 풍자, 서민들의 애환을 대표했다. 총 1만743장의 원화는 2013년 근대 만화 최초로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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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행대박’은 비수기에 터진다… 올해 극장가 新흥행공식 화제

    올해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한 해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다섯 편이나 쏟아졌다. △극한직업(1626만 명) △어벤져스: 엔드게임(1393만 명) △알라딘(1255만 명) △기생충(1008만 명)에 지난달 개봉한 ‘겨울왕국2’(1069만 명)까지 가세했다. 2014년 1000만 영화 4편이 나온 기록을 깬 것이다. 당시 △명량(1761만 명) △국제시장(1426만 명) △겨울왕국(1029만 명) △인터스텔라(1030만 명)가 1000만 명을 넘었다. 덕분에 올해 극장 관객 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총 관객은 2억421만329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5% 늘었다. 올해 관객은 11월 25일 이미 2억 명을 돌파했으며 총 관객은 2억2000만 명을 넘어서 역대 최고기록(2017년 2억1987만 명)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관객의 선택을 받은 ‘1000만 영화’ 중 ‘극한직업’만 유일하게 전통적인 극장가 성수기인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했고 나머지 4편은 각각 4월(어벤져스: 엔드게임), 5월(기생충, 알라딘), 11월(겨울왕국2) 등 비수기에 개봉해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이 같은 ‘1000만 관객의 역설’은 성수기를 겨냥한 대작 영화들 틈에서 작품이 지닌 콘텐츠의 힘과 입소문이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충성도 높은 팬들을 거느려 흥행이 예정돼 있던 ‘어벤져스: 엔드게임’이나 ‘겨울왕국2’,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이라는 호재가 있었던 ‘기생충’과 비교해 ‘극한직업’과 ‘알라딘’은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 관객의 입소문이 만들어 낸 성적이라는 평이 우세하다. 한 극장 관계자는 “올해 1000만 영화들은 좋은 콘텐츠와 배급 전략으로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지난해 비수기에 개봉해 장기 흥행에 성공한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앞으로도 입소문의 힘이 비수기 흥행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비수기 디즈니(마블) 영화가 크게 흥행한 반면 성수기인 여름방학과 추석을 겨냥한 한국 영화들은 오히려 성적이 저조했다. 7월 개봉한 ‘엑시트’가 신선한 소재로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1000만 영화 클럽’에 들지는 못했다. 특히 추석 연휴 한국 영화들은 같은 날 동시 개봉해 ‘타짜: 원 아이드 잭’(222만 명) ‘힘을 내요, 미스터 리’(118만 명) ‘나쁜 녀석들: 더 무비’(457만 명) 등이 기대만큼 흥행하지는 못했다. 상반기 이미 1000만 영화가 네 편이 나온 데다 성수기마다 반복되는 비슷한 장르 영화들로 관객의 피로감이 커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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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생충’, 골든글로브상 3개부문 후보 올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77회 골든글로브 감독상, 각본상,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골든글로브상은 아카데미상과 함께 미국 양대 영화상으로 꼽힌다. 골든글로브상을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가 9일(현지 시간) 골든글로브 후보를 발표한 결과 ‘기생충’은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감독상 후보로는 샘 멘데스(‘1917’), 토드 필립스(‘조커’), 마틴 스코세이지(‘아이리시맨’),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기생충’은 각본상 후보에도 포함됐으며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도 올랐다. 봉 감독은 영화 ‘마더’(2009년)로 제67회 골든글로브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내년 1월 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다. 앞서 ‘기생충’은 8일 로스앤젤레스비평가협회로부터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조연상(송강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생충’은 감독상과 작품상에서 경쟁했던 ‘아이리시맨’을 제쳤다. 같은 날 워싱턴비평가협회와 토론토비평가협회로부터도 각각 작품상과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등 3관왕을 수상했다. ‘기생충’은 아카데미상 수상의 가늠자로 여겨지는 전미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을 받았고 최근 뉴욕타임스 평론가들이 뽑은 올해 최고의 영화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북미에서 수상 소식이 이어지며 ‘기생충’이 내년 2월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수상의 영예를 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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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만 관객의 역설’…기생충·겨울왕국2 등 성수기 피하는 영화들, 왜?

    올해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한 해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다섯 편이나 쏟아졌다. △극한직업(1626만 명) △어벤져스: 엔드게임(1393만 명) △알라딘(1255만 명) △기생충(1008만명 )에 지난달 개봉한 ‘겨울왕국2’(1069만)까지 가세했다. 2014년 1000만 영화 4편이 나온 기록을 깬 것이다. 당시 △명량(1761만 명) △국제시장(1426만 명) △겨울왕국(1029만 명) △인터스텔라(1030만 명)가 1000만 명을 넘었다. 덕분에 올해 극장 관객 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총 관객은 2억421만329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5% 늘었다. 올해 관객은 11월 25일 이미 2억 명을 돌파했으며 총 관객은 2억2000만 명을 넘어서 역대 최고기록(2017년 2억 1987만 명)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관객의 선택을 받은 ‘1000만 영화’ 중 ‘극한직업’만 유일하게 전통적인 극장가 성수기인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했고 나머지 네 편은 각각 4월(어벤져스), 5월(기생충, 알라딘), 11월(겨울왕국2) 등 비수기에 개봉해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이 같은 ‘1000만 관객의 역설’은 성수기를 겨냥한 대작 영화들 틈에서 작품이 지닌 콘텐츠의 힘과 입소문이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충성도 높은 팬들을 거느려 흥행이 예정돼 있던 ‘어벤져스: 엔드게임’이나 ‘겨울왕국2’,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이라는 호재가 있었던 ‘기생충’과 비교해 ‘극한직업’과 ‘알라딘’은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 관객의 입소문이 만들어 낸 성적이라는 평이 우세하다. 한 극장 관계자는 “올해 1000만 영화들은 좋은 콘텐츠와 배급 전략으로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지난해 비수기에 개봉해 장기 흥행에 성공한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앞으로도 입소문의 힘이 비수기 흥행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비수기 디즈니(마블) 영화가 크게 흥행한 반면 성수기인 여름방학과 추석을 겨냥한 한국 영화들은 오히려 성적이 저조했다. 7월 개봉한 ‘엑시트’가 신선한 소재로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1000만 영화 클럽’에 들지는 못했다. 특히 ‘타짜: 원 아이드 잭’(222만 명) ‘힘을 내요, 미스터 리’(118만 명) 등 추석 연휴 한국 영화들은 같은 날 동시 개봉해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 457만 명을 모으며 고전했다. 상반기 이미 1000만 영화가 네 편이 나온 데다 성수기마다 반복되는 비슷한 장르 영화들로 관객의 피로감이 커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서현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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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왕국2’도 1000만 관객 돌파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개봉 17일째인 7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겨울왕국2’는 이날 오후 누적 관객 수 1000만2577명을 기록했다. 외화로서는 8번째 ‘1000만 관객’을 달성했으며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최초로 1, 2편 모두 1000만 관객을 모은 ‘쌍천만’ 영화가 됐다. ‘겨울왕국2’는 개봉 초기 1편의 주제곡 ‘렛 잇 고’만 한 주제곡이 없고 어린이 관객의 눈높이에는 서사가 복잡하고 어둡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엘사’와 ‘안나’ 자매의 모험 이야기에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공감했고 2편의 OST는 한 편의 뮤지컬처럼 줄거리와 잘 어울렸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멀티플렉스 극장 CGV 관객 분석에 따르면 개봉일 이후 이달 5일까지 ‘겨울왕국2’를 관람한 관객 중 40대가 33.9%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자녀와 함께 극장을 찾은 40대가 티켓을 가장 많이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N차 관람’(다회차 관람) 비중은 6.5%로, 이 기간 박스오피스 상위 10개 영화의 반복 관람 비중(1.6%)보다 높아 전편의 팬들이 여러 차례 관람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화 흥행과 함께 ‘엘사 드레스’ 등 각종 관련 상품도 늘어 CGV 씨네샵 매출은 이 작품 개봉 이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약 161% 증가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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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왕국2 1000만 돌파… 애니메이션 최초 ‘쌍 천만’ 영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개봉 17일째인 7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겨울왕국2’는 이날 오후 누적 관객 수 1000만2577명을 기록했다. 외화로서는 8번째 ‘1000만 관객’을 달성했으며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최초로 1,2편 모두 1000만 관객을 모은 ‘쌍 천만’ 영화가 됐다. ‘겨울왕국2’는 개봉 초기 1편의 주제곡 ‘렛 잇 고’만한 주제곡이 없고 어린이 관객의 눈높이에는 서사가 복잡하고 어둡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엘사’와 ‘안나’ 자매의 모험 이야기에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공감했고 2편의 OST는 한 편의 뮤지컬처럼 줄거리와 잘 어울렸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멀티플렉스 극장 CGV 관객 분석에 따르면 개봉일 이후 이달 5일 까지 ‘겨울왕국 2’를 관람한 관객 중 40대가 33.9%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자녀와 함께 극장을 찾은 40대가 티켓을 가장 많이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N차 관람(다회차관람)’ 비중은 6.5%로 다른 상위 10개 영화의 반복 관람 비중(1.6%)보다 높아 전편의 팬들이 여러 차례 관람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화 흥행과 함께 ‘엘사 드레스’ 등 각종 관련 상품도 늘어 CGV 씨네샵 매출은 이 작품 개봉이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약 161% 증가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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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등의 남북한, 영화속에선 화합으로 위기 맞서

    북한 인민무력부 소속 군인과 남한 EOD(폭발물처리반) 대위는 백두산 화산 폭발이라는 재난에 어떻게 손을 잡을까. 19일 개봉하는 영화 ‘백두산’은 남북 합작으로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처하는 내용을 다룬 블록버스터. 이병헌이 북한 인민무력부 소속 리준평 역을, 하정우가 작전에 투입된 남한 EOD 대위 조인창 역을 맡았다. 백두산 폭발이라는 새로운 재난 상황에 분단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결합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남북의 대치 상황은 영화의 오랜 흥행 카드다. 이념과 체제의 차이에서 오는 극한 갈등에 맞닥뜨리는 캐릭터의 서사는 관객들이 감정을 이입하고 몰입하기에도 매력적이다. 정부 기관의 음모와 권력자들의 이해관계 등 활용할 수 있는 요소도 다양하다. 내년에도 남북한 소재를 다양하게 변주한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강철비’를 흥행시킨 양우석 감독은 내년 ‘정상회담’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한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위기 상황을 그렸다. 양 감독은 동명의 웹툰을 올해 9월부터 연재 중이다. ‘강철비’에서 북과 남의 두 ‘철우’로 출연한 정우성과 곽도원은 이번에는 남북한 소속을 바꿔 연기해 달라진 체제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정통 첩보 액션 ‘베를린’(2013년)을 만든 류승완 감독의 ‘탈출’은 1990년대 소말리아 내전 때 고립된 남북 대사관 공관원들의 생사를 건 탈출 작전을 모티프로 했다. 당시 반군의 표적이 된 남북한 대사관저 직원 가족과 교민들이 한국 대사관저로 피신해 공포의 밤을 지새웠고 남한 대사의 간곡한 설득으로 이들은 함께 이탈리아 수송기를 타고 현장을 탈출할 수 있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는 6·25전쟁이나 비무장지대(DMZ)를 배경으로 분단의 비극, 같은 민족으로서의 동질감과 감정적인 교류를 직접적으로 그린 영화들이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태극기 휘날리며’(2004년)나 ‘공동경비구역JSA’(2000년)가 대표적이다. 최근 분단이라는 소재는 영화에서 더욱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다. 단순한 이념 대립 구도를 넘어 갈등 구조가 섬세해지고 스토리에 역동성을 부여하는 배경으로 등장하는 등 한층 다채롭게 활용되고 있다. ‘공작’(497만 명·2018년)과 ‘강철비’(445만 명·2017년)는 긴장감 넘치는 현실을 정공법으로 다루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개봉한 ‘PMC: 더 벙커’나 ‘인랑’은 주요 소재와 배경으로 분단 상황을 차용했지만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가 몰입을 방해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격변하는 국제 정세와 맞물려 분단 현실을 직접 다루거나 소재로 한 영화가 여럿 제작되고 관심을 받았다. 분단은 영화 소재로 오랜 기간 널리 활용된 만큼 관객들은 완성도가 높고 즐거움을 주는 작품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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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달아 개봉 앞둔 ‘한반도 분단’ 소재 영화들, 이번에도 흥행 통할까

    북한 인민무력부 소속 군인과 남한 EOD(폭발물처리반) 대위는 백두산 화산 폭발이라는 재난에 어떻게 손을 잡을까. 19일 개봉하는 영화 ‘백두산’은 남북 합작으로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처하는 내용을 다룬 블록버스터. 이병헌이 북한 인민무력부 소속 리준평 역을, 하정우가 작전에 투입된 남한 EOD 대위 조인창 역을 맡았다. 백두산 폭발이라는 새로운 재난 상황에 분단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결합했다. 세계 유일한 분단국,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남북의 대치 상황은 영화의 오랜 흥행카드다. 이념과 체제의 차이에서 오는 극한 갈등에 맞닥뜨리는 캐릭터의 서사는 관객들이 감정을 이입하고 몰입하기에도 매력적이다. 정부 기관의 음모와 권력자들의 이해관계 등 활용할 수 있는 요소도 다양하다. 내년에도 남북한 소재를 다양하게 변주한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강철비’를 흥행시킨 양우석 감독은 내년 ‘정상회담’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한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위기 상황을 그렸다. 양 감독은 동명의 웹툰을 올해 9월부터 연재 중이다. ‘강철비’에서 북과 남의 두 ‘철우’로 출연한 정우성과 곽도원은 이번에는 남북한 소속을 바꿔 연기해 달라진 체제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정통 첩보액션 ‘베를린’(2013년)을 만든 류승완 감독의 ‘탈출’은 1990년대 소말리아 내전 때 고립된 남북 대사관 공관원들의 생사를 건 탈출 작전을 모티프로 했다. 당시 반군의 표적이 된 남북한 대사관저 직원 가족과 교민들이 한국 대사관저로 피신해 공포의 밤을 지새웠고 남한 대사의 간곡한 설득으로 이들은 함께 이탈리아 수송기를 타고 현장을 탈출 할 수 있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는 한국전쟁이나 DMZ를 배경으로 분단의 비극, 같은 민족으로서의 동질감과 감정적인 교류를 직접적으로 그린 영화들이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태극기 휘날리며’(2004년)나 ‘공동경비구역JSA’(2000년)가 대표적이다. 최근 분단이라는 소재는 영화에서 더욱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다. 단순한 이념대립 구도를 넘어 갈등 구조가 섬세해지고 스토리에 역동성을 부여하는 배경으로 등장하는 등 한층 다채롭게 활용되고 있다. ‘공작’(497만 명·2018년)과 ‘강철비’(445만 명·2017년)는 긴장감 넘치는 현실을 정공법으로 다루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개봉한 ‘PMC: 더 벙커’나 ‘인랑’은 주요 소재와 배경으로 분단 상황을 차용했지만 개연성 떨어지는 전개가 몰입을 방해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격변하는 국제 정세와 맞물려 분단 현실을 직접 다루거나 소재로 한 영화들이 여럿 제작되고 관심을 받았다. 분단은 영화 소재로 오랜 기간 널리 활용된 만큼 관객들은 완성도가 높고 즐거움을 주는 작품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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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 언더그라운드’ 베이 감독 방한… “TV로 들어온 초대형 액션신, 기대하세요”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경험이 어느 부분에서 죽어가고 있어서 슬픈 감정도 들어요. 하지만 넷플릭스가 투자한 덕분에 훌륭한 배우들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블록버스터의 전설’ 마이클 베이 감독이 넷플릭스 영화 ‘6 언더그라운드’로 라이언 레이놀즈 등 주연 배우들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베이 감독은 ‘나쁜 녀석들’ ‘더 록’ ‘트랜스포머’ 시리즈 등 시원하고 스케일 큰 액션으로 명성을 얻었다. 이번 작품은 그의 첫 넷플릭스 영화다.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두 사람과 배우 멜라니 로랑, 아드리아 아르호나, 이언 브라이스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6 언더그라운드’는 과거의 기록을 모두 지운 정예 요원 여섯 명이 펼치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이들은 이른바 ‘고스트’가 되어 각자 지닌 신념을 위해 뭉쳤다. 큰 스크린에서 즐길 수 있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작품을 연출해온 베이 감독에게 이번 작업은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저는 큰 화면, 큰 규모의 영화에 익숙한 사람입니다. 최근 3, 4년간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는 경우가 크게 늘어난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새로운 소재에 관심을 가져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베이 감독) 선 굵은 액션을 극장의 큰 화면으로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묻는 질문에 베이 감독은 “큰 TV를 사시는 게 어떨까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레이놀즈는 리더인 ‘원(One)’을 연기했다. 영화는 이탈리아 피렌체 두오모 성당의 지붕을 타고 질주하거나 홍콩의 고층 건물을 뛰어다니는 등 화려한 액션으로 눈을 사로잡는다. 지난해 방한해 MBC 예능 ‘복면가왕’에도 출연한 레이놀즈는 특유의 쉼 없는 유머로 간담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25년째 연기하고 있지만 이런 엄청난 스케일의 영화는 처음입니다. 현장에서 베이 감독의 촬영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학생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요즘 영화들은 컴퓨터그래픽(CG)을 많이 쓰는데 스턴트맨들의 엄청난 노력을 보면서 많이 배웠습니다.”(레이놀즈) 베이 감독은 가장 공들인 액션 장면으로 ‘이탈리아 피렌체 촬영’을 꼽았다. 피렌체는 카 체이싱 총격전과 두오모 액션신 등 초반 액션 장면의 주요 무대다. 베이 감독은 “1200년간 이런 촬영을 허락하지 않은 도시라서 설득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1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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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왕국2’ 천만 눈앞…1편 기록 깼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85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영화는 1일 기준 누적 관객수 858만3777명으로 전편보다 16일 빠른 속도로 8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극한직업’ ‘알라딘’ 등 올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들보다 빠른 속도로 이르면 이번 주말 10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겨울왕국1’의 주제곡 ‘렛 잇 고’만큼 귀에 감기는 ‘후크 송’이 없고 스토리도 아이들이 보기에 어둡고 다소 복잡하다는 평을 무색하게 하는 성적이다. 이 같은 ‘겨울왕국2’의 관객몰이는 극장가의 본격 성수기인 12월에 앞서 개봉 시점을 11월로 잡은 데다 팬들이 같은 작품을 여러 번 관람하는 이른바 ‘N차 관람(다회차 관람)’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데 따른 것이다. 2일 멀티플렉스 극장 CJ CGV 관객 분석에 따르면 ‘겨울왕국2’의 ‘N차 관람’ 비율은 개봉 1일 기준 6%다. 개봉 이후 불과 열흘가량 지난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극장 측 분석이다. ‘겨울왕국1’의 상영 기간 중 ‘N차 관람’ 비율은 3.8%였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들은 같은 기간 상영한 경쟁작들과 비교해 높은 ‘N차 관람’ 비율을 보였는데 ‘겨울왕국2’의 재관람률은 ‘기생충’(6%), ‘극한직업’(7%)과 비슷한 수준이다. 새로운 상영 버전으로 자리 잡은 ‘4DX’ 버전 관객이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개봉 9일 차에 20만 명을 돌파한 것도 또 다른 흥행 요인이다.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영상에 맞춰 관객석 의자가 움직이고 더불어 바람과 조명, 눈 등 다양한 효과가 등장하는 ‘4DX’ 버전이 ‘겨울왕국2’에 최적화된 작품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엘사와 안나의 모험에 맞춰 의자가 이리저리 움직이는 데다 ‘불의 정령’, ‘바람의 정령’ 등에 적절한 효과가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 엘사가 바다를 건널 때 물이 튀거나 눈이 내리는 효과 등도 적절하게 반영됐다는 입소문을 타고 있다. ‘4DX’ 버전의 경우 새로운 상영 포맷에 익숙한 10대(8.9%)와 20대(41.5%) 관객의 비중이 전체 4DX 관객의 절반에 이른다. 북미에서도 흥행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개봉 이후 10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해 현재까지 약 2억8758만 달러(약 3396억 원)의 수익을 냈다. 특히 추수감사절 연휴(11월 27일∼12월 1일) 5일간 1억2374만 달러를 벌어들여 이 기간 흥행수익 신기록을 세웠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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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한 마이클 베이, 첫 넷플릭스 영화 ‘6 언더그라운드’에 이유있는 자신감

    “25년 째 연기를 하고 있지만 이런 엄청난 스케일의 영화는 처음입니다. 현장에서 마이클 베이 감독님의 촬영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학생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넷플릭스 영화 ‘6 언더그라운드’로 한국을 찾은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는 영화의 압도적인 규모를 강조했다. 함께 방한한 마이클 베이 감독은 ‘나쁜 녀석들’ ‘더 록’ ‘트랜스 포머’ 시리즈 등 시원하고 스케일 큰 액션으로 명성을 얻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두 사람과 배우 멜라니 로랑, 아드리아 아르호나, 이안 브라이스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6 언더그라운드’는 과거의 기록을 모두 지운 정예 요원 여섯 명이 펼치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이들은 이른바 ‘고스트’가 되어 각자 지닌 신념을 위해 뭉쳤다. 레이놀즈는 리더인 ‘원(One)’을 연기했다. 영화는 이탈리아 피렌체 두오모 성당의 지붕을 타고 질주하거나 홍콩의 고층 건물을 뛰어다니는 등 화려한 액션으로 눈을 사로잡는다. 지난해 방한해 MBC 예능 ‘복면가왕’에도 출연한 레이놀즈는 특유의 쉼 없는 유머로 간담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이렇게 큰 규모의 영화를 넷플릭스와 함께 만들다니 넷플릭스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영화들은 컴퓨터그래픽(CG)을 많이 쓰는데 스턴트맨들의 엄청난 노력을 보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까지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잇달아 흥행시키며 ‘액션의 거장’으로 등극한 마이클 베이 감독의 첫 넷플릭스 영화다. “저는 큰 화면, 큰 규모의 영화에 익숙한 사람입니다. 최근 3, 4년 간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며 세상이 변한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영화라는 경험이 어느 부분에서 죽어가고 있어서 슬픈 감정도 들어요. 하지만 넷플릭스에서 많은 투자를 해준 덕분에 훌륭한 배우들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베이 감독) 이번 영화의 선 굵은 액션을 극장의 큰 화면으로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묻는 질문에 베이 감독은 “큰 TV를 사시는 게 어떨까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가장 공들인 액션 장면으로 ‘이탈리아 피렌체 촬영’을 꼽았다. 피렌체는 카 체이싱 총격전과 두오모 액션 씬 등 초반 액션 장면의 주요 무대다. 베이 감독은 “1200년 간 이런 촬영을 허락하지 않은 도시라서 설득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1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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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철학의 언어로 표현한 테니스의 아름다움

    문외한에겐 ‘그깟 공놀이’일지라도 어느 경기장이든 공이 오가는 궤적을 따라 철학이 흐른다. 미국 현대 문학계에서 뛰어난 스타일리스트로 꼽히는 저자가 테니스의 매력을 종횡무진 써내려 간 에세이집이다. 주니어 테니스 선수였던 저자는 선수들의 자서전을 탐독하고 물리학의 법칙을 거스르는 프로 선수들을 주저 없이 신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우아하고 유려한 문체로 테니스의 매력과 아름다움을 묘사하면서 인생에 대한 통찰을 곁들여 테니스를 모르는 사람들도 열성 팬으로 바꿔 놓기에 충분하다. 로저 페더러를 소재로 쓴 마지막 장 ‘살과 빛의 몸을 입은 페더러’는 천재의 플레이를 보는 것을 종교적 경험에 비유한다. 저자는 찰나의 순간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초월의 경험을 ‘페더러 모먼트’로 규정한다. 어느 스포츠의 팬이든 당대 최고의 경기를 본 경험이 있다면 저자의 테니스 예찬에 깊이 공감할 것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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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왕국 안나처럼 힘든 순간에도 힘내세요”

    애니메이터는 작품을 마치고 자신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는 순간을 최고로 꼽는다고 한다. 가족처럼 애정을 쏟은 캐릭터가 애니메이터의 손길 없이도 비로소 살아 숨쉬게 되기 때문이다. 26일 홍보차 한국을 찾은 디즈니 ‘겨울왕국2’의 한국인 애니메이터 이현민 슈퍼바이저(38)는 인터뷰 내내 그가 담당한 캐릭터 ‘안나’를 가족의 일부처럼 표현했다. 그는 ‘겨울왕국2’에 참여한 수십 명의 애니메이터들을 총괄해 ‘안나’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슈퍼바이저로 참여했다. “캐릭터가 스스로 생명력을 갖게 됐을 때 애니메이터들은 비로소 성공했다는 느낌을 받거든요. 안나와 엘사를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주시는 걸 보면 마음 한편에 ‘아휴, 앞으로 더 잘 살아야 해!’ 하는 마음이 들어요.”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예술대(칼아츠·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를 졸업하고 2007년 인턴십으로 디즈니에 발을 들여 13년째 애니메이터로 일하고 있다. ‘주먹왕 랄프’, ‘겨울왕국1’, ‘주토피아’ 등 다양한 작품에 참여했다. ‘겨울왕국1’ 제작 당시 안나 캐릭터의 초기 디자인 작업을 하며 인연을 맺어 ‘겨울왕국2’에서는 애니메이터들이 디자인한 안나의 모습을 총괄해 일관성을 더하는 슈퍼바이저가 됐다. “안나가 1편에서도 그랬듯 여전히 씩씩하고 밝지만 한편으로는 걱정과 책임감이 많아졌어요. 생각이 깊어진 모습을 무게감 있는 색깔의 의상, 머리 스타일까지 다방면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엘사의 초능력이 눈과 얼음을 만드는 것이라면 안나가 가진 능력은 무엇일까. 이 씨는 안나가 가진 ‘초능력’으로 다른 이들을 걱정하고 감싸 안는 ‘포용력’을 꼽았다. “1편에서는 철없는 왈가닥 직진 캐릭터였다면 이번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려 걱정하고 갈등하는 캐릭터로 좀 더 성숙했지요. 안나는 사람들에게서 힘을 얻는 캐릭터인데 혼자가 됐을 때 어떻게 자기만의 힘을 끌어내는지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안나가 실제 사람이라면 바로 이런 모습일까 싶을 정도로 통통 튀고 발랄한 이 씨지만 대학에 진학하는 해에 애니메이터의 길을 누구보다 응원한 어머니를 갑작스레 암으로 잃는 시련을 겪었다. “낯선 미국에서 혼자 적응하는 게 큰 도전이었어요. 안나가 ‘The Next Right Thing’을 부르는 장면 기억하시죠? 항상 옆에 있던 사람들 없이 어느 순간 혼자 살아가야 한다는, 딛고 일어나야 한다는, 그런 순간들은 누구에게나 있어요. 관객들이 안나를 보고 힘을 내셨으면 좋겠어요.”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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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30년대 보성전문 축구 응원가 등 발견

    1905년 설립된 보성전문학교(고려대의 전신)에서 당시 학생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가 고려대에 기증됐다. 26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학교 농학과 63학번 김고영 씨는 아버지 김덕은 전 고려대 교우회 이사장(보성전문 상과 27회)의 유품을 정리하다 보성전문 시절 자료를 여러 건 발견해 교우회에 기증했다. 김 전 이사장이 학교를 다녔던 1931∼1934년 소장한 것으로 보이는 교가와 학생회가, 축구 응원가, 결석에 관한 규정, 여행비에 관한 규정 등 문서 5종이 기증 자료에 포함됐다. 학교 규정은 한문으로 썼지만 교가, 학생회가, 축구 응원가는 한글로 가사가 적혀 있다. ‘우하하 헛다리 퉁방울/또또또 또 굴렀다 콩고물/그러면 그렇지 아무렴 그렇지/엇잔 말이야 젓(젖) 먹고 와’라는 가사의 보성전문 시절 축구 응원가가 발견된 건 처음이다. 이 응원가가 ‘보연전’(보성전문학교-연희전문학교·현재 고연전)에서 사용됐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고려대는 당시 신문 등을 검증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기증된 자료에 대해 음원 복원작업을 할 예정이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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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왕국2’ 한국인 애니메이터 이현민 “왈가닥서 성숙한 ‘안나’ 캐릭터로”

    애니메이터는 작품을 마치고 자신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는 순간을 최고로 꼽는다고 한다. 가족처럼 애정을 쏟은 캐릭터가 애니메이터의 손길 없이도 비로소 살아 숨쉬게 되기 때문이다. 26일 만난 디즈니 ‘겨울왕국2’의 한국인 애니메이터 이현민 수퍼바이저(38)는 인터뷰 내내 그가 담당한 캐릭터 ‘안나’를 가족의 일부처럼 표현했다. 그는 ‘겨울왕국2’에 참여한 수십 명의 애니메이터들을 총괄해 ‘안나’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수퍼바이저로 참여했다. “캐릭터가 스스로 생명력을 갖게 됐을 때 애니메이터들은 비로소 성공했다는 느낌을 받거든요. 안나와 엘사를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주시는 걸 보면 마음 한 켠에 ‘아휴, 앞으로 더 잘 살아야 해!’하는 마음이 들어요.”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예술대(칼아츠·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를 졸업하고 2007년 인턴십으로 디즈니에 발을 들여 12년 째 애니메이터로 일하고 있다. ‘주먹왕 랄프’, ‘겨울왕국1’, ‘주토피아’ 등 다양한 작품에 참여했다. ‘겨울왕국1’ 제작 당시 안나 캐릭터의 초기 디자인 작업을 하며 인연을 맺어 ‘겨울왕국2’에서는 애니메이터들이 디자인 한 안나의 모습을 총괄해 일관성을 더하는 수퍼바이저가 됐다. “안나가 1편도 그랬듯 여전히 씩씩하고 밝지만 한편으로는 걱정과 책임감이 많아졌어요. 생각이 깊어진 모습을 무게감 있는 색깔의 의상, 머리 스타일까지 다방면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엘사의 초능력이 눈과 얼음을 만드는 것이라면 안나가 가진 능력은 무엇일까. 이 씨는 안나가 가진 ‘초능력’으로 다른 이들을 걱정하고 감싸 안는 ‘포용력’을 꼽았다. “1편에서는 철없는 왈가닥 직진 캐릭터였다면 이번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려 걱정하고 갈등하는 캐릭터로 좀 더 성숙했지요. 안나는 사람들에게서 힘을 얻는 캐릭터인데 혼자가 됐을 때 어떻게 자기만의 힘을 끌어내는 지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안나가 실제 사람이라면 바로 이런 모습일까 싶을 정도로 통통 튀고 발랄한 이 씨지만 대학에 진학하는 해 애니메이터의 길을 누구보다 응원한 어머니를 갑작스레 암으로 잃는 시련을 겪었다. “낯선 미국에서 혼자 적응하는 게 큰 도전이었어요. 안나가 ‘The Next Right Thing’을 부르는 장면 기억하시죠? 항상 옆에 있던 사람들 없이 어느 순간 혼자 살아가야한다는, 딛고 일어나야 한다는, 그런 순간들은 누구에게나 있어요. 관객들이 안나를 보고 힘을 내셨으면 좋겠어요.”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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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창 김정민, 伊서 ‘흥보가’ 완창 도전

    판소리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흥보가’ 이수자인 김정민 씨(사진)가 다음 달 1일 이탈리아 바를라시니 벨로니 극장에서 ‘흥보가’ 판소리 완창에 도전한다. 이탈리아에서 판소리 완창 공연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씨는 흥보·놀보 등 등장인물 15명을 혼자서 연기한다. 창본집 기준 65페이지 분량, 글자로는 3만2764자에 이른다. 그는 아니리(사설)와 발림(몸동작), 휘모리장단, 중모리장단, 진양조장단을 넘나들며 3시간가량 쉬는 시간 없이 공연할 예정이다. 김 씨는 “이번 공연이 판소리 세계화에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최근 5년 동안 ‘흥보가’ 10회, ‘적벽가’ 3회를 공연했다. 1994년 국악을 소재로 한 영화 ‘휘몰이’에는 주인공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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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왕국2’ 흥행광풍… 애니메이션 최고 수익낼까

    ‘엘사’의 마법이 세계를 ‘아렌델’(겨울왕국 배경인 가상 국가)로 만들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국내에서 개봉 4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전 세계에서도 개봉 첫 주말 4억7720만 달러(약 5635억 원)의 수입을 거둬들이며 막강 화력을 과시했다. 미국보다 하루 앞선 21일 개봉한 ‘겨울왕국2’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25일 443만8048명을 기록했다. 23일 토요일 하루만 166만1967명이 관람해 역대 최다 일일 관객 수 기록을 보유한 ‘어벤져스4: 엔드게임’(166만2469명)보다 겨우 502명이 적었다. 2014년 국내에 개봉했던 전작 ‘겨울왕국’은 당시 애니메이션으로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넘으며 전국을 주제곡 ‘렛 잇 고’로 물들였다. 5년 만에 돌아온 2편도 이미 애니메이션 최초로 사전 예매 110만 장을 넘기며 흥행 광풍을 예고했다. 때마침 25일 한국을 찾은 크리스 벅·제니퍼 리 감독과 피터 델 베코 프로듀서, 이현민 슈퍼바이저 등 제작진은 이 같은 세계적 흥행에 “압도적인 감정을 느낀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벅 감독은 전편에 이어 신드롬으로 번지는 소감으로 “열심히 몰두해서 창작했는데, 사람들이 이렇게 감정적으로 반응한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를 겸허하게 만든다”며 고마워했다. 감독들은 1, 2편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전작이 엘사의 초능력과 자매의 우애를 그린 ‘두려움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변화와 성숙’에 관한 이야기”라고 정의했다. 1편에 비해 다소 스토리가 어렵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릴 때 봤던 피노키오나 신데렐라, 밤비 등도 그런 면을 갖고 있지만, 아이들은 자신들에게 영감을 주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른 생각보다 아이들은 강하다”(리 감독)라고 답했다. 벅 감독은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오래전부터 일해 왔는데, 디즈니의 핵심은 영감을 주는 희망의 이야기라는 점”이라고 의견을 보탰다. 제작진은 역경을 극복하며 더욱 깊어진 엘사와 안나 자매 캐릭터, 더욱 진취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디즈니 ‘공주들’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벅 감독은 “디즈니는 이전까지 로맨틱한 사랑에 초점을 맞춰 왔는데, ‘진정한 사랑은 가족의 사랑이 아닐까’라는 질문에서 ‘겨울왕국’이 시작됐다”며 “우리는 ‘자매의 사랑’이란 소재가 아주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욱 사랑을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여성 캐릭터는 항상 싸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없애고 싶었습니다. 자매가 합심해서 도전을 하고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그리고 사랑은 복잡하다는 메시지도 전하고 싶었죠. 엘사에 대한 세계적인 사랑을 통해 여성 캐릭터의 힘만으로도 영화를 진행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리 감독)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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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은 지금 ‘기생충 신드롬’… 아카데미 트로피 가능성 커졌다[인사이드&인사이트]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이집션 시어터. 600석 규모의 극장은 상영 전부터 몰려든 관객들로 북적거렸다. LA 한국문화원이 영화 ‘기생충’을 상영하고 봉준호 감독이 참석하는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한 자리였다. LA 한국문화원은 당초 200석을 현지 영화 관계자들과 취재진을 위해 마련하고 400장을 일반 관객 몫으로 남겨뒀는데, 400석은 순식간에 매진됐다. 이날 봉 감독과 LA타임스 칼럼니스트 저스틴 창이 진행한 질의응답에 관객석에서는 쉴 새 없이 폭소가 터져 나왔다. 올해 5월 프랑스 칸을 집어삼킨 기생충은 이제 북미 대륙을 장악하고 있다. 22일 기준 북미 수입 약 1442만 달러(약 170억 원)로 올해 북미에서 개봉한 외국어 영화 중 최고 수입을 올렸다. 상영관 수도 600여 개에 이른다. 기생충 이전의 1위는 올해 3월 개봉해 927만 달러를 벌어들인 코미디 영화 ‘노 만체스 프리다 2’다. 역대 외국어 영화 흥행 1위인 리안(李安) 감독의 ‘와호장룡’(1억2800만 달러)이나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57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할리우드 거장 감독 및 배우들의 호평과 일반 관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쏟아내는 열광적인 반응은 역대 한국 영화가 누리지 못한 현상이다. ○ 할리우드는 지금 #bonghive 최근 트위터와 유튜브에서 가장 ‘핫’한 콘텐츠는 기생충에서 반지하에 사는 남매 기정(박소담)과 오빠 기우(최우식)가 신분을 속이며 말을 맞추기 위해 ‘독도는 우리 땅’을 개사해 부른 노래다. 미국에서 ‘제시카 징글’이란 이름이 붙은 이 노래는 ‘아카데미 주제가상감이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은 발 빠르게 홈페이지에 휴대전화 벨소리로 이 노래를 내려받을 수 있는 링크를 게시했고, 배우 박소담은 이 노래를 가르쳐주는 동영상을 SNS에 게시했다. 인터넷에는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라는 가사를 담은 머그잔과 티셔츠 등 갖가지 패러디 상품까지 등장했다. 봉준호 감독의 열성 팬덤을 뜻하는 ‘#봉하이브(hive·벌집)’라는 해시태그에는 ‘제시카 징글’뿐만 아니라 핼러윈을 맞아 기생충의 주요 장면을 패러디하거나 영화에 등장하는 한우 토핑을 넣은 ‘짜파구리’를 만든 인증샷을 공유한다. 기생충이란 콘텐츠가 변방의 영화가 아닌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아 가는 것이다. 박위진 LA 한국문화원장은 “한 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 관람했다는 사람들도 있다”며 기생충의 프로모션으로 만난 북미 영화계 관계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전했다. 박 원장은 “‘스토리가 탄탄하고 기발하다. 미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의견이 많다’는 반응이 나왔다. 사회갈등과 빈부격차는 어느 나라에나 있지만 영화를 풀어가는 과정이 너무나 재미있었다고 한다. 등장인물 중 ‘누가 나쁜 사람이냐. 사회가 만들어낸 악인들 아니냐’며 서로 논쟁하는 모습도 흥미롭다”고 전했다. ○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카타르시스 선사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근 ‘기생충은 어떻게 북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외국어 영화가 됐나’라는 기사에서 ‘기생충 현상’을 진단했다. 가디언은 “기생충은 계급 갈등을 적절하게 건드리면서도 빈부격차에 대한 담론에 굶주린 젊은 관객들에게 보편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기생충이 다양한 세대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도, 특히 최근 미국 내에서 뜨겁게 떠오른 ‘오케이 부머(OK Bommer)’, 즉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으로 ‘됐거든요, 베이비 부머!’를 외치는 젊은 세대들에게 더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배급사 네온의 톰 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어떤 사람들은 이 영화가 ‘위층-아래층’에 관한 이야기라고 묘사하지만 이 영화에는 악당도, 무고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이가 기생충이다. 우리는 결국 모두 자본주의 안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코믹스 영화로는 처음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화 ‘조커’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과도 맞닿아 있다. ‘조커’는 R등급(만 17세 미만이 영화를 관람할 때 보호자를 동반해야 하는 등급) 영화로는 처음으로 전 세계 흥행 수입 10억 달러(약 1조1800억 원)를 돌파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계급 갈등은 오랜 기간 영화의 주제였지만 기생충은 특유의 유머감각을 지닌 영화”라며 “칸 영화제 현장에서도 관객들이 국적에 관계없이 기생충의 유머감각과 시니컬함에 열광했는데, 북미 관객들도 같은 맥락에서 통쾌함과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랜 기간 축적된 한류의 저변에 종합예술로서 한국 영화가 제대로 평가받았다는 의견도 있다. 완전히 다른 문화권의 영화지만 그동안 북미에서 K팝과 K드라마, K뷰티 등 한국 문화가 널리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관객들이 한국 영화를 이해하기 어려운 타 문화권의 영화로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LA 곳곳으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강의를 하러 다니다 보면 자신을 ‘계란말이’라는 별명으로 소개하거나, 드라마 ‘대장금’ 노래를 흥얼거리는 미국인을 만나기도 한다. 한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미국 전역 곳곳에 퍼져 있다. 기생충의 인기는 이런 씨앗이 곳곳에 뿌려져 있는 토양 위에서 폭발적으로 돋아났다”고 설명했다. ○ 미국 대선 못지않은 캠페인전 기생충은 10월 개봉을 시작으로 ‘오스카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내년 2월 9일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각 배급사의 ‘어워드 팀’이 본격적으로 프로모션 활동에 돌입했다. 1929년 시작된 아카데미상의 수상작 선정 방식은 복잡하기로 악명 높다. 전 세계에서 8000명 안팎의 아카데미 회원의 투표를 거쳐 작품상, 감독상 등 24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영화 제작에 직접 참여한 제작자, 감독, 배우 등이 해당 부문에 투표한다. 아카데미상 선정 방식을 설명한 규정집만 A4용지로 35쪽에 이른다. 투표권을 가진 봉 감독조차 “아카데미 수상작 선정 방식은 너무나 복잡하다. 예측하기도 어렵지 않냐”고 반문할 정도다. 올해는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명칭을 ‘국제영화상(Best International Feature)’으로 바꾸고 심사 규칙도 변경해 기생충의 수상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지난해까지는 100개 가까이 올라오는 각국 출품작 가운데 아카데미 회원 투표를 통해 1차로 예비 후보 10편을 정한 뒤 내부 심의를 통해 최종 후보를 5편으로 압축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예비 후보 10편이 정해지면 아카데미 회원들이 스트리밍으로 작품을 감상한 후 투표해 최종 5편을 정하도록 심사 방식을 바꿨다. 후보작들은 미국 내 주요 도시의 극장에서 상영하고 아카데미 회원 전용 사이트에서 스트리밍한다. 작품을 볼 수 있는 장소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아카데미 회원들의 참여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외국어영화상 예비 후보 10편에 들어갔지만 최종 후보 5편에서는 탈락했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가 최종 수상작이 됐다. 할리우드 영화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기생충은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국제영화상 부문 최종 후보에 올라가고 작품상 후보까지 넘볼 수 있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올해 국제영화상 부문에는 93개국의 영화가 출품됐다. 외신들이 유력 후보로 예측하는 작품은 기생충과 함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드 글로리’, 세네갈계 출신 마티 디오프 감독의 ‘아틀란틱스’ 등이다. 수년간 ‘백인들만의 오스카(#Oscars so white)’라는 비판을 받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어떤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지에 대한 기대도 크다.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를 둘러싼 설왕설래에도 정작 봉 감독은 한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스카는 국제영화제가 아니잖아요. 지역의(local) 축제지요”라고 언급해 화제가 됐다. 미국인들조차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테마 파크’라는 두 단어로 마블을 날려 버렸다면 봉 감독은 단 한 단어(local)로 콧대 높은 오스카의 권위를 날려 버렸다며 통쾌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생충은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 이어 내년 2월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돌비 시어터까지 집어삼킬 수 있을까. 봉 감독의 발언처럼 아카데미는 세계적인 시상식이지만 분명 미국의, 아직은 백인 남성 중심의 잔치다. 그럼에도 기생충의 아카데미 후보 지명으로 전 세계 더 많은 사람이 한국 영화에 새로 관심을 갖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한국 영화 100년을 맞은 올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서현 문화부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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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기생충’, 북미대륙 장악중…할리우드는 지금 #bonghive

    지난달 3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이집션 시어터. 600석 규모의 극장은 상영 전부터 몰려든 관객들로 북적거렸다. LA한국문화원이 영화 ‘기생충’을 상영하고 봉준호 감독이 참석하는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한 자리였다. LA한국문화원은 당초 200석을 현지 영화 관계자들과 취재진을 위해 마련하고 400장을 일반 관객 몫으로 남겨뒀는데, 400석은 순식간에 매진됐다. 이날 봉 감독과 LA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창이 진행한 질의응답에 관객석에서는 쉴 새 없이 폭소가 터져 나왔다. 올해 5월 프랑스 칸을 집어삼킨 기생충은 이제 북미 대륙을 장악중이다. 22일 기준 북미 수입 약 1442만 달러(약 170억 원)로 올해 북미에서 개봉한 외국어 영화 중 최고 수입을 올렸다. 상영관 수도 600여 개에 이른다. 기생충 이전의 1위는 올해 3월 개봉해 927만 달러를 벌어들인 코미디 영화 ‘노 만체스 프리다2’다. 역대 외국어 영화 흥행 1위인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1억2800만 달러)이나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57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할리우드 거장 감독 및 배우들의 호평과 일반 관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쏟아내는 열광적인 반응은 역대 한국 영화가 누리지 못한 현상이다. ●할리우드는 지금 #bonghive 최근 트위터와 유튜브에서 가장 ‘핫’한 콘텐츠는 기생충에서 반지하에 사는 남매 기정(박소담)과 오빠 기우(최우식)가 신분을 속이며 말을 맞추기 위해 ‘독도는 우리 땅’을 개사해 부른 노래다. 미국에서는 ‘제시카 징글’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노래는 ‘아카데미 주제가상감이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은 발 빠르게 홈페이지에 휴대폰 벨소리로 이 노래를 다운받을 수 있는 링크를 게시했고, 배우 박소담은 이 노래를 가르쳐주는 동영상을 SNS에 게시했다. 인터넷에는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라는 가사를 담은 머그컵과 티셔츠 등 갖가지 패러디 상품까지 등장했다. 봉준호 감독의 열성 팬덤을 뜻하는 ‘#봉하이브(hive·벌집)’라는 해시태그에는 ‘제시카 징글’ 뿐 아니라 핼러윈을 맞아 기생충 주요 장면을 패러디 하거나 영화에 등장하는 한우 토핑을 넣은 ‘짜파구리’를 만든 인증샷을 공유한다. 기생충이라는 콘텐츠가 변방의 영화가 아닌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박위진 LA한국문화원장은 “한 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 관람했다는 사람들도 있다”며 기생충의 프로모션으로 만난 북미 영화계 관계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전했다. 박 원장은 “‘스토리가 탄탄하고 기발하다. 미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의견이 많다’는 반응이 많다. 사회 갈등과 빈부격차는 어느 나라에나 있지만 영화를 풀어가는 과정이 너무나 재미있었다고 한다. 등장인물 중 ‘누가 나쁜 사람이냐. 사회가 만들어낸 악인들 아니냐’며 서로 논쟁하는 모습도 흥미롭다”고 전했다.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카타르시스 선사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근 ‘기생충은 어떻게 북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외국어 영화가 됐나’라는 기사에서 ‘기생충 현상’을 진단했다. 가디언은 “기생충은 계급 갈등을 적절하게 건드리면서도 빈부 격차에 대한 담론에 굶주린 젊은 관객들에게 보편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기생충이 다양한 세대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도 특히 최근 미국 내에서 뜨겁게 떠오른 ‘오케이 부머(OK bommer)’, 즉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으로 ‘됐거든요, 베이비 부머!’를 외치는 젊은 세대들에게 더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배급사 네온의 톰 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어떤 사람들은 이 영화가 ‘위층-아래층’에 관한 이야기라고 묘사하지만 이 영화에는 악당도, 무고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이들이 기생충이다. 우리는 결국 모두 자본주의 안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코믹스 영화로는 처음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화 ‘조커’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과도 맞닿아 있다. ‘조커’는 R등급(만 17세 미만이 영화를 관람할 때 보호자를 동반해야하는 등급) 영화로는 처음으로 전 세계 흥행 수입 10억 달러(약 1조1800억 원)를 돌파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계급 갈등은 오랜 기간 영화의 주제였지만 기생충은 특유의 유머 감각을 지닌 영화”라며 “칸 영화제 현장에서도 관객들이 국적에 관계없이 기생충의 유머감각과 시니컬함에 열광했는데 북미 관객들도 같은 맥락에서 통쾌함과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랜 기간 축적된 한류의 저변에 종합예술로서 한국 영화가 제대로 평가받았다는 의견도 있다. 완전히 다른 문화권의 영화지만 그동안 북미에서 K팝과 K드라마, K뷰티 등 한국 문화가 널리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관객들이 한국 영화를 이해하기 어려운 타 문화권의 영화로 느끼지 않다는 것이다. 박위진 원장은 “LA 곳곳으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강의를 하러 다니다 보면 자신을 ‘계란말이’라는 별명으로 소개하거나, 드라마 ‘대장금’ 노래를 흥얼거리는 미국인을 만나기도 한다. 한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미국 전역 곳곳에 퍼져있다. 기생충의 인기는 이런 씨앗이 곳곳에 뿌려져 있는 토양 위에서 폭발적으로 돋아났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선 못지않은 캠페인전 기생충은 10월 개봉을 시작으로 ‘오스카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내년 2월 9일 열리는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각 배급사의 ‘어워드 팀’이 본격적으로 프로모션 활동에 돌입했다. 1929년 시작된 아카데미상의 수상작 선정 방식은 복잡하기로 악명 높다. 전 세계에서 8000명 안팎의 아카데미 회원의 투표를 거쳐 작품상, 감독상 등 24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영화 제작에 직접 참여한 제작자, 감독, 배우 등이 해당 부문에 투표한다. 아카데미상 선정 방식을 설명한 규정집만 A4용지로 35쪽에 이른다. 투표권을 가진 봉 감독조차도 “아카데미 수상작 선정 방식은 너무나 복잡하다. 예측하기도 어렵지 않나?”고 반문할 정도다. 올해는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명칭을 ‘국제영화상(Best International Feature)’으로 바꾸고 심사 규칙도 변경해 기생충 수상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지난해까지는 100개 가까이 올라오는 각국 출품작 가운데 아카데미 회원 투표를 통해 1차로 예비 후보 10편을 정한 뒤 내부 심의를 통해 최종 후보를 5편으로 압축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예비후보 10편이 정해지면 아카데미 회원들이 스트리밍으로 작품을 감상한 후 투표해 최종 5편을 정하도록 심사 방식을 바꿨다. 후보작들은 미국 내 주요 도시의 극장에서 상영하고 아카데미 회원 전용 사이트에서 스트리밍 한다. 작품을 볼 수 있는 장소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아카데미 회원들의 참여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외국어영화상 예비후보 10편에 들어갔지만 최종후보 5편에는 탈락했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가 최종 수상작이 됐다. 할리우드 영화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기생충은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국제영화상 부문 최종 후보에 올라가고 작품상 후보까지 넘볼 수 있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올해 국제영화상 부문에는 93개국의 영화가 출품됐다. 외신들이 유력 후보로 예측하는 작품은 기생충과 함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 세네갈 출신 마티 디옵 감독의 ‘아틀란틱스’ 등이다. 수년간 ‘백인들만의 오스카(#Oscars so white)’라는 비판을 받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어떤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대한 기대가 크다.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를 둘러싼 설왕설래에도 정작 봉 감독은 한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스카는 국제영화제가 아니잖아요. 지역의(local) 축제지요”라고 언급해 화제가 됐다. 미국인들조차도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테마 파크’라는 두 단어로 마블을 날려버렸다면 봉 감독은 단 한 단어(local)로 콧대 높은 오스카의 권위를 날려버렸다며 통쾌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생충은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 이어 내년 2월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돌비 시어터 까지 집어 삼킬 수 있을까. 봉 감독의 발언처럼 아카데미는 세계적인 시상식이지만 분명 미국의, 아직은 백인 남성 중심의 잔치다. 그럼에도 기생충의 아카데미 후보 지명으로 전 세계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 영화에 새로 관심을 갖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한국 영화 100년을 맞은 올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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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영화사 “韓 걸그룹 소재 영화 제작”

    영화 ‘라라랜드’를 만든 미국 할리우드 영화사가 케이팝을 소재로 한 영화를 제작한다. 22일 외신에 따르면 영화 제작사 라이언스게이트는 케이팝 걸그룹의 데뷔와 성장을 다룬 코미디 영화 ‘서울 걸스(Seoul Girls)’를 제작하기로 했다. 케이팝이 할리우드 영화의 주제로 활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이언스게이트는 영화 ‘라라랜드’ ‘헝거게임’ 등을 만든 유명 제작사다. 호주 출신 영화배우 겸 제작자인 레벨 윌슨(사진)이 제작 겸 주연을 맡는 ‘서울 걸스’는 미 고교에 다니는 한국인 여학생과 또래 친구들이 세계적인 케이팝 보이밴드의 콘서트 오프닝 무대에 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다. 영국의 유명 걸그룹 멤버도 합류해 세계 최고의 무대에 선다는 내용을 코믹하게 담아낼 예정이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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