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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추리소설 작가 할란 트롬비가 고풍스러운 저택의 서재에서 피를 흘린 채 발견된다.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때는 할란의 85세 생일을 기념하는 가족 모임 다음날. 가족 뿐 아니라 할란의 간병인과 가사도우미도 용의선상에 놓인다. 자살인지 타살인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탐정 브누아 블랑(다니엘 크레이그)이 등장한다. 미국 개봉 당시 리뷰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평점 97%(100% 만점)을 받은‘나이브스 아웃’이 ‘겨울왕국2’의 흥행 열풍 속에서 입소문으로 관객을 모으고 있다. 4일 개봉한 이 영화는 16일 기준으로 약 48만 명이 관람했다. 관객들이 이 영화에 흥미를 갖는 첫 번째 요소는 한 자리에 다 모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화려한 캐스팅이다. 탐정 블랑 역에는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가, 작가 할란 역은 ‘사운드 오브 뮤직’의 폰 트랩 대령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각각 맡았다. 플러머는 올해 90세다. ‘캡틴 아메리카’로 유명한 크리스 에반스가 할란의 손자 랜섬을 연기하고 ‘셰이프 오브 워터’의 마이클 섀넌, 넷플릭스 시리즈 ‘루머의 루머의 루머’의 캐서린 랭포드,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아나 디 아르마스까지 익숙한 얼굴들이 각자 맡은 배역에 맞춰 환상적인 연기 앙상블을 펼친다. 설정은 애거사 크리스티와 아서 코난 도일의 추리 소설에 나오는 탐정 에르큘 포와로나 셜록 홈즈의 활약을 연상시키지만 영화는 범인과 죽음의 이유를 모두 알린 채 시작하며 관객의 허를 찌른다. 블랑과 함께하는 관객의 진짜 추리는 여기부터다. 블랑은 증거와 범인, 사망 원인까지도 퍼즐 맞추듯 추리해나가는데 고전 추리소설의 공식에 익숙한 관객들은 서서히 알쏭달쏭해지기 시작한다. 지목된 범인이 진짜인가. 아니면 여전히 관객은 속고 있는 것인가. 관객들은 자신이 탐정 블랑이 되어 사건을 다시 촘촘히 추리해나가는 과정을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로 꼽는다. 미국의 트럼프 시대가 상징하는 반(反) 이민 정책을 비롯해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풍자, 추리소설 속 배경에 걸맞게 기묘하게 설정된 할란의 저택을 보는 시각적 재미도 곁들인다. 영화는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 뮤지컬·코미디 부문의 최우수작품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각본의 치밀함에 ‘나이브스 아웃’의 원작 소설을 검색하지만 이 영화의 최대 반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를 연출한 라이언 존슨 감독이 직접 각본을 썼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내년 2월 9일(현지시간)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영화상(Best International Feature·옛 외국어영화상)과 주제가상 예비후보로 선정됐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국제영화상과 장편 다큐멘터리, 단편 다큐멘터리, 분장, 음악, 주제가, 단편 애니메이션, 라이브액션 단편 등 9개 부문의 예비 후보를 17일 발표했다. ‘기생충’과 함께 마티 디옵 감독의 ‘아틀란틱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 등 총 10편이 국제영화상 예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AMPAS는 이번 시상식에 총 91편의 작품을 심사했다. 기생충은 엔딩곡 ‘소주 한 잔’으로 ‘주제가상(Music-Original Song)’ 부문에도 예비 후보로 올랐다. 봉 감독이 작사를 맡고, 극중 기택네 장남 기우를 연기한 배우 최우식이 직접 부른 노래다. 정재일 음악감독의 곡에 요즘 젊은이들의 고달픈 초상을 대변하는 가사를 봉 감독이 직접 썼다. 봉 감독은 국내 개봉 당시 “엔딩크레딧에 흐르는 이 노래의 가사를 끝까지 듣는 것을 감상 팁으로 제안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주제가상 부문에는 ‘스피치리스(알라딘)’ ‘인투 디 언노운(겨울왕국2)’ ‘스피릿(라이온 킹)’ 등 총 15편이 후보에 올랐다. 외신들은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에서 국제영화상 뿐 아니라 작품상, 감독상 등 여러 부문에서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지만 주제가상은 뜻밖이라는 평가다. 2018년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예비 후보에 봉 감독의 ‘옥자’가, 지난해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이 외국어영화상 예비 후보에 각각 올랐지만 모두 본선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최종 후보작은 내년 1월 13일 발표한다. 작품상, 감독상 등 주요 부문 후보작도 함께 공개한다. 시상식은 2월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언니! 이쪽으로 좀 더 가까이 와∼.” “이렇게?” 눈을 감고 목소리만 들으면 영락없는 ‘엘사’와 ‘안나’ 자매다. 13일 올라프 인형이 가득한 서울 종로구 윈터하우스에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시리즈의 한국어 더빙 성우 ‘엘사’ 역의 소연과 ‘안나’ 역의 박지윤을 만났다. 둘은 스크린 밖에서도 자매처럼 서로를 살뜰히 챙겼다.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 1, 2편 모두 ‘1000만’ 작품에 등극한 ‘겨울왕국’ 시리즈의 더빙판 인기는 원작이 부럽지 않다. ‘겨울왕국1’ 더빙판의 관객은 약 416만 명에 이르렀고 당시 같은 작품을 여러 상영 버전으로 보는 ‘N차 관람’ 붐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겨울왕국2’ 역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15일 기준 1200만 관객을 넘어섰고 이 중 더빙판 관객만 351만 명. 겨울왕국2를 관람한 관객 4명 가운데 1명은 더빙판을 본 셈이다. 이 같은 더빙판의 인기는 소연과 박지윤 성우의 ‘현실 자매 호흡’ 덕분이다. 각각 1999년과 2005년 KBS 공채로 데뷔한 이들은 베테랑 성우다. 관객들로부터 ‘엘사의 우아함이 목소리에 제대로 표현됐다’ ‘안나의 적극적인 성격이 한국어 대사와 목소리에 녹아들었다’는 찬사를 받는다. “엘사는 1편에서 불안하고 내면의 갈등을 품은 여왕이었다면 2편에서는 품위와 안정감을 되찾았어요. 이번 작품에서는 목소리로 보다 성숙해진 엘사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지요.”(소연) “올여름 속편의 노래를 처음 받았는데 분위기가 전편과 달라 스토리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어요. 저희도 관객들과 같이 떨리는 마음으로 속편을 기다렸지요.”(박지윤) 더빙 작업이 단지 어린이 관객을 위한 것이라거나 단순히 한국어로 번역한 대본을 읽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들은 더빙이 순발력과 캐릭터에 대한 분석, 고민을 필요로 하는 ‘재창조’ 작업이라고 강조한다. 성악을 전공한 박 성우는 1편에 이어 2편에서 안나의 노래까지 직접 소화했다. 그는 “원곡을 부른 크리스틴 벨의 호흡을 따라 하면서 입 모양까지 맞추고 거기에 제 감정까지 싣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소연 성우는 “작품 초반 발코니의 엘사가 ‘가시죠’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어요. 같은 의미라도 엘사의 성격에 비춰볼 때 ‘갑시다’라고 딱딱하게 말할지 아니면 ‘가시죠’라고 어미를 좀 더 부드럽게 바꿀지 더빙 과정에서 수시로 제작진과 상의하죠.” 두 성우는 ‘겨울왕국’ 외에도 여러 인기 외화와 애니메이션의 목소리를 맡았다. 소연 성우는 토이스토리3, 4의 ‘보핍’과 쿵푸팬더 시리즈 ‘타이그리스’뿐 아니라 어벤져스 시리즈의 ‘블랙위도우’도 맡았다. 박 성우는 라푼젤의 ‘라푼젤’, 눈의 여왕 시리즈의 ‘겔다’ 역을 연기했다. 하나의 목소리로 호랑이와 공주를 오가는 비결은 뭘까. “철저히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해요. ‘블랙위도우’는 저음으로 과감한 목소리를 냈고 ‘보핍’은 7년 만에 우디를 만나는 감정에 푹 빠져서 연기했죠. 그러면 제 안에서 캐릭터에 가장 맞는 목소리와 연기가 나와요.”(소연) 박 성우가 맞장구를 쳤다. “더빙 작업 때도 라디오 드라마에서 연기를 하듯 내 호흡으로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요. 그러면 그 캐릭터의 감정이 자연스레 나오더라고요. 원작 성우들은 작품의 매력을 살리려고 우리가 이런 공을 들여 노력한다는 걸 알까요? 하하.” 최근 국내 창작 게임 산업이 발전하고 오디오 북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문 성우들이 활약할 무대가 더욱 넓어지고 있다. “오디오에 집중한 장르는 고유한 세련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영상으로 다 보여주지 않는 ‘목소리’의 매력이 관객들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길 바랍니다.”(소연)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출품된 영화 ‘기생충’이 미국 시카고 영화비평가협회(CFCA)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15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CFCA는 ‘기생충’을 최우수작품상 수상작으로 선정하며 동시에 봉준호 감독에게 감독상도 안겼다. ‘기생충’은 이 시상식에서 각색상, 의상디자인상, 여우조연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한 그레타 거윅 감독의 ‘작은 아씨들’과 함께 최다 수상작이 되기도 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화제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남우조연상 등 2개 부문을 수상했다. ‘기생충’은 북미 지역의 여러 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 강세를 보이며 내년 2월로 다가온 오스카 수상 가능성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비평가협회로부터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조연상(송강호)을 수상했고 토론토 비평가협회로부터 작품상과 외국어상, 감독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다. 뉴욕 필름비평가 온라인어워즈에서도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을 휩쓸었다. 아카데미 시상 여부를 예측할 때 중요한 지표가 되는 미국배우조합이 수여하는 미국배우조합상의 영화 부문 캐스팅상에도 11일 공식 후보로 지명되면서 아카데미 수상에 더욱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언니! 이쪽으로 좀 더 가까이 와~” “이렇게?” 눈을 감고 이들의 목소리만 들으면 영락없는 ‘엘사’와 ‘안나’ 자매다. 13일 올라프 인형이 가득한 서울 종로구 윈터하우스에서 만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시리즈의 한국어 더빙 성우 ‘엘사’역의 소연과 ‘안나’역의 박지윤은 스크린 밖에서도 자매처럼 서로를 살뜰히 챙겼다.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 1,2편 모두 ‘1000만’ 작품에 등극한 ‘겨울왕국’ 시리즈의 더빙판 인기는 원작이 부럽지 않다. ‘겨울왕국1’ 더빙판의 관객은 416만 명에 이르렀고 당시 이 같은 인기는 같은 작품을 여러 상영 버전으로 보는 ‘N차 관람’ 트렌드를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겨울왕국2’ 역시 흥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15일 기준 1200만 관객을 넘어섰고 이 중 더빙판의 관객만 351만 명이다. 겨울왕국2을 관람한 관객 4명 중 1명은 더빙판을 본 셈이다. 이 같은 더빙판의 인기는 소연과 박지윤 성우의 ‘현실 자매 호흡’ 덕분이다. 각각 1999년과 2005년 KBS 공채 성우로 데뷔한 이들은 베테랑 성우들이다. 이들은 관객들로부터 ‘엘사의 우아함이 목소리에 제대로 표현됐다’, ‘안나의 적극적인 성격이 한국어 대사와 목소리에 제대로 녹아들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엘사는 1편에서 불안하고 내면의 갈등을 품은 여왕이었다면 2편에서는 품위와 안정감을 되찾았어요. 이번 작품에서는 목소리로 보다 성숙해진 엘사를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했지요.”(소연) “올 여름 속편의 노래를 처음 받았는데 분위기가 전편과 달라서 스토리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어요. 저희도 관객분들과 같이 떨리는 마음으로 속편을 기다렸지요.”(박지윤) 더빙 작업이 어린이 관객을 위한 것이거나, 단순히 한국어로 번역한 대본을 읽는 일이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이들은 더빙이 순발력과 캐릭터에 대한 분석, 고민을 필요로 하는 원작의 재창조 작업이라고 강조한다. 성악을 전공한 박지윤 성우는 1편에 이어 2편에서 안나의 노래까지 직접 소화했다. 그는 “원곡을 부른 크리스틴 벨의 호흡을 따라하면서 입 모양까지 맞추고, 거기에 제 감정까지 싣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소연 성우는 “직역하면 우리말로 의미전달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작품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해 모든 대사를 등장인물이 실제 하는 말처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작품 초반 발코니의 엘사가 ‘가시죠’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어요. 같은 의미라도 엘사의 성격에 비춰볼 때 ‘갑시다’라고 딱딱하게 말할지, 아니면 ‘가시죠’라고 어미를 좀 더 부드럽게 바꿀지 더빙 과정에서 수시로 제작진과 상의를 하죠.” 두 성우는 ‘겨울왕국’ 외에도 여러 인기 외화와 애니메이션의 목소리를 맡았다. 소연 성우는 토이스토리3,4의 ‘보핍’과 쿵푸팬더의 쿵푸팬더의 ‘타이그리스’ 뿐 아니라 어벤져스 시리즈의 ‘블랙위도우’를 맡았다. 박지윤 성우는 라푼젤의 ‘라푼젤’, 눈의 여왕 시리즈의 ‘겔다’역을 연기했다. 하나의 목소리로 호랑이와 공주를 오가는 비밀은 무엇일까. “철저히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해요. ‘블랙위도우’는 저음으로 과감한 목소리를 냈고, ‘보핍’은 7년 만에 우디를 만나는 감정에 푹 빠져서 연기했었죠. 그러면 제 안에서 캐릭터에 가장 맞는 목소리와 연기가 나와요.”(소연) 박지윤 성우가 맞장구를 쳤다. “더빙 작업 때도 라디오 드라마에서 연기를 하듯 내 호흡으로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요. 그러면 그 캐릭터의 감정이 자연스레 나오더라구요. 원작 성우들은 작품의 매력을 살리려고 우리가 이런 공을 들여 노력한다는 걸 알까요? 하하” 최근 국내 창작 게임 산업이 발전하고 오디오북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문 성우들이 활약할 무대가 더욱 넓어지고 있다. “오디오에 집중한 장르는 고유한 세련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영상으로 다 보여주지 않는 ‘목소리’의 매력이 관객들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길 바랍니다.”(소연)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30대 여성 손성은 씨는 재능연결 플랫폼 ‘탈잉’에서 영어 학습법을 강의 중이다. 본격적인 영어 수업도 아니고 대면 강의를 통해 영어 학습 노하우를 2시간 남짓 나눌 뿐인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방에서 올라와 강의를 들었지만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는 등 그의 강의 커뮤니티에는 감사 댓글 700여 개가 달렸다. 직장을 그만두고 600일 동안 세계를 누비며 현장에서 체득한 영어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자신의 경험을 담은 진정성이 인기 비결이다.》최근 ‘클래스101’ ‘숨고’ ‘탈잉’ ‘하비풀’ 등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취미와 재능을 강의로 판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거래되는 재능은 인테리어부터 이사, 영어 과외, 집 청소 등 기존 노동시장에 있던 항목부터 ‘여행 중 드로잉 배우기’ ‘회사 실무형 엑셀 마스터’ ‘고장 난 기타 셀프 수리법’까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소확행이 만드는 ‘N잡’의 시대 이런 현상은 임시직, 단기직 고용이 확대되는 ‘기그(gig) 이코노미’가 확산되는 데다 주 52시간 근무 확대로 여가시간에 자신의 재능을 팔면서 여러 개의 직업을 갖는 ‘N잡’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자는 적은 예산으로 새로운 취미와 성취감을 누리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즐기려는 사람들이다. 강의는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으로 한다. 숨고는 2015년 관련 사업을 시작해 서비스 제공자인 ‘숨은 고수’로 등록된 사람들이 고객에게 견적서를 보내 일대일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서비스 제공 분야는 이사부터 웨딩과 스포츠 레슨, 웹 소설 쓰기 등 700여 개에 이른다. 견적서의 누적 발송 건수는 올해 9월 800만 건을 돌파했고 연말에는 1000만 건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혜 숨고 마케팅 총괄은 “소유보다 수준 높고 의미 있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전문성 있는 사람을 만나 시간 낭비 없이 빠르게 족집게 과외를 받듯 필요한 부분을 해결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서비스를 활성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래스101은 강의와 더불어 준비물까지 패키지로 배송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수채화 수업의 경우 온라인 강의를 결제하면 물감과 그리기 도구를 함께 구입할 수 있다. 학습과 도구 준비의 편의성이 결합하면서 이 서비스는 창업 약 1년 만에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약 12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 틈새와 이야기가 경쟁력 클래스101의 그리기 수업 중 ‘아이패드 200% 활용하기’ 카테고리에는 서로 다른 특색을 지닌 강좌가 12개에 이른다. 아이패드로 이모티콘 그리기, 아이패드로 여행 일러스트 그리기 등 크리에이터들이 제공하는 강의가 각각 다른 그림 스타일과 주제를 지녔기 때문이다. 클래스101에는 3000명이 넘는 크리에이터가 강의를 제공하며 이들 중 약 10%가 꾸준히 수업료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주어진 클래스101 브랜드 담당자는 “비슷한 주제의 수업이라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오랜 기간 쌓은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강의에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재능을 판매하는 활동은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고정적인 소득을 보장하는 ‘N잡’이 되려면 차별성과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엑셀 강의도 전문 엑셀 강사가 아니라 대기업에서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차곡차곡 승진한 사람이 하는 수업이나, 현업에서 여러 실무를 처리해 본 사람의 수업에 수강생들이 더욱 공감한다는 것이다. 김윤환 탈잉 대표는 “고객들의 취향이 세분화할수록 독특한 스토리가 담긴 서비스가 주목을 받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자투리 시간에도 플랫폼을 매개로 부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분석한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들이 까다로워진 고용 조건에 부담을 느끼면서 전통적 형태의 고용이 줄고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구조가 안착하려면 노동력의 가치가 제대로 매겨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정성택 기자}

30대 여성 손성은 씨는 재능연결 플랫폼 ‘탈잉’에서 영어 학습법을 강의 중이다. 본격 영어 수업도 아니고 대면 강의를 통해 영어 학습 노하우를 2시간 남짓 나눌 뿐인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방에서 올라와 강의를 들었지만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는 등 그의 강의 커뮤니티에는 감사 댓글 700여개가 달렸다. 직장을 그만두고 600일 동안 세계를 누비며 현장에서 체득한 영어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자신의 경험을 담은 진정성이 인기 비결이다. 최근 ‘클래스 101’, ‘숨고’, ‘탈잉’, ‘하비풀’ 등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취미와 재능을 강의로 판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거래되는 재능은 인테리어부터 이사, 영어 과외, 집 청소 등 기존 노동시장에 있던 항목부터 ‘여행 중 드로잉 배우기’ ‘회사 실무형 엑셀 마스터’ ‘고장 난 기타 셀프 수리법’까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소확행이 만드는 ‘N잡’의 시대 이런 현상은 임시직, 단기직 고용이 확대되는 ‘긱(gig) 이코노미’가 확산되는 데다, 주 52시간 근무 확대로 여가시간에 자신의 재능을 팔면서 여러 개의 직업을 갖는 ‘N잡’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자는 적은 예산으로 새로운 취미와 성취감을 누리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즐기려는 사람들이다. 강의는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으로 한다. 숨고는 2015년 관련 사업을 시작해 서비스 제공자인 ‘숨은 고수’로 등록된 사람들이 고객에게 견적서를 보내 1대1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서비스 제공 분야는 이사부터 웨딩과 스포츠 레슨, 웹 소설 쓰기 등 700여 개에 이른다. 견적서의 누적 발송 건수는 올해 9월 800만 건을 돌파했고 연말에는 1000만 건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혜 숨고 마케팅 총괄은 “소유보다 수준 높고 의미 있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문성 있는 사람을 만나 시간 낭비 없이 빠르게 족집게 과외를 받듯 필요한 부분을 해결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서비스를 활성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래스 101은 강의와 더불어 준비물까지 패키지로 배송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수채화 수업의 경우 온라인 강의를 결제하면 물감과 그리기 도구를 함께 구입할 수 있다. 학습과 도구 준비의 편의성이 결합하면서 이 서비스는 창업 약 1년 만에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약 12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틈새와 이야기가 경쟁력 클래스 101의 그리기 수업 중 ‘아이패드 200% 활용하기’ 카테고리에는 서로 다른 특색을 지닌 강좌가 12개에 이른다. 아이패드로 이모티콘 그리기, 아이패드로 여행 일러스트 그리기 등 크리에이터들이 제공하는 강의가 각각 다른 그림 스타일과 주제를 지녔기 때문이다. 클래스101에는 3000명이 넘는 크리에이터가 강의를 제공하며 이들 중 약 10%가 꾸준히 수업료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주어진 클래스101 브랜드 담당자는 “비슷한 주제의 수업이라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오랜 기간 쌓은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강의에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재능을 판매하는 활동은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고정적인 소득을 보장하는 ‘N잡’이 되려면 차별성과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엑셀 강의도 전문 엑셀 강사가 아니라 대기업에서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차곡차곡 승진한 사람이 하는 수업이나, 현업에서 여러 실무를 처리해 본 사람의 수업에 수강생들이 더욱 공감한다는 것이다. 김윤환 탈잉 대표는 “고객들의 취향이 세분화할수록 독특한 스토리가 담긴 서비스가 주목을 받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자투리 시간에도 플랫폼을 매개로 부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분석한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들이 까다로워진 고용 조건에 부담을 느끼면서 전통적 형태의 고용이 줄고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구조가 안착하려면 노동력의 가치가 제대로 매겨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제9회 동아옥션 경매가 18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 동아옥션 갤러리에서 열린다. 동아옥션은 이번 경매에서 △근현대자료 △도서 △동서양 미술 △도자기·민속품 △고서화·고문서·간찰 등 총 168건을 선보인다. 주목할 만한 근현대 자료들이 응찰대에 오르는 것이 이번 행사의 특징이다. 경매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자료는 ‘근현대를 대표하는 한국 문학 500인의 육필 모음’(출품번호 60)이다. 시인 서정주 신석정 김수영 박두진을 비롯해 소설가 심훈 이효석 김동리 박경리 등 일제강점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문인과 학자 500여 명이 육필로 쓴 원고다. 이들이 퇴고를 거듭한 기록물들, 문학과 인생을 논하며 고뇌한 흔적이 자료에 담겨 있다. 논문, 편지, 방명록 등 모두 1000점 규모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순암 안정복(1712∼1791)이 편찬한 역사서 ‘열조통기 19책’(출품번호 153)도 출품된다. 순암은 당대에 제대로 서술된 역사책이 없다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조선의 역사적 정통성을 바로잡기 위해 고조선부터 고려 말까지의 역사를 묶어 ‘동사강목’을 편찬한 인물이다. 이번 경매에 출품된 ‘열조통기’는 순암이 ‘동사강목’에 이어 조선의 역사를 체계화하기 위해 엮어낸 역사책이다. ‘단심가’로 유명한 고려 말 문신이자 학자인 포은 정몽주(1337∼1392)의 ‘포은시고’(출품번호 152)도 응찰대에 오를 예정이다. 포은은 일생 동안 많은 문장과 시를 남겼으나 스스로 없애 버려 남아 있는 것이 드물다. ‘포은시고’는 정몽주가 명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온 것을 기록한 ‘봉사대명행록’과 일본에 사신으로 가서 지은 시 등을 그의 아들 정종성이 묶어 낸 책이다. 임진왜란 이전의 판본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이 밖에 조선 후기 문인 유한지의 시전(詩傳·‘시경’의 내용을 알기 쉽게 풀이한 책)도 출품된다(출품번호 154). 동아옥션은 물품을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11일부터 18일까지 경매품 168건을 동아옥션갤러리에서 전시한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한국 시사만화의 상징 ‘고바우 영감’을 그린 고 김성환 화백(사진)에게 금관문화훈장이 수여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0일 “김 화백이 한국의 정치, 사회에 대한 풍자와 비판을 통해 만화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고 후배 작가를 양성하는 데 기여했다”고 훈장 수여 배경을 밝혔다. 올해 9월 타계한 김 화백은 1955년 2월 1일 동아일보에 ‘고바우 영감’의 첫 회를 실은 이후 2000년 9월까지 45년간 네 컷 만화로 현대사를 담아냈다. 주인공 ‘고바우’는 바위처럼 단단한 민족성을 상징한다는 뜻으로 권력에 대한 촌철살인과 세태 풍자, 서민들의 애환을 대표했다. 총 1만743장의 원화는 2013년 근대 만화 최초로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올해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한 해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다섯 편이나 쏟아졌다. △극한직업(1626만 명) △어벤져스: 엔드게임(1393만 명) △알라딘(1255만 명) △기생충(1008만 명)에 지난달 개봉한 ‘겨울왕국2’(1069만 명)까지 가세했다. 2014년 1000만 영화 4편이 나온 기록을 깬 것이다. 당시 △명량(1761만 명) △국제시장(1426만 명) △겨울왕국(1029만 명) △인터스텔라(1030만 명)가 1000만 명을 넘었다. 덕분에 올해 극장 관객 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총 관객은 2억421만329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5% 늘었다. 올해 관객은 11월 25일 이미 2억 명을 돌파했으며 총 관객은 2억2000만 명을 넘어서 역대 최고기록(2017년 2억1987만 명)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관객의 선택을 받은 ‘1000만 영화’ 중 ‘극한직업’만 유일하게 전통적인 극장가 성수기인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했고 나머지 4편은 각각 4월(어벤져스: 엔드게임), 5월(기생충, 알라딘), 11월(겨울왕국2) 등 비수기에 개봉해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이 같은 ‘1000만 관객의 역설’은 성수기를 겨냥한 대작 영화들 틈에서 작품이 지닌 콘텐츠의 힘과 입소문이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충성도 높은 팬들을 거느려 흥행이 예정돼 있던 ‘어벤져스: 엔드게임’이나 ‘겨울왕국2’,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이라는 호재가 있었던 ‘기생충’과 비교해 ‘극한직업’과 ‘알라딘’은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 관객의 입소문이 만들어 낸 성적이라는 평이 우세하다. 한 극장 관계자는 “올해 1000만 영화들은 좋은 콘텐츠와 배급 전략으로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지난해 비수기에 개봉해 장기 흥행에 성공한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앞으로도 입소문의 힘이 비수기 흥행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비수기 디즈니(마블) 영화가 크게 흥행한 반면 성수기인 여름방학과 추석을 겨냥한 한국 영화들은 오히려 성적이 저조했다. 7월 개봉한 ‘엑시트’가 신선한 소재로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1000만 영화 클럽’에 들지는 못했다. 특히 추석 연휴 한국 영화들은 같은 날 동시 개봉해 ‘타짜: 원 아이드 잭’(222만 명) ‘힘을 내요, 미스터 리’(118만 명) ‘나쁜 녀석들: 더 무비’(457만 명) 등이 기대만큼 흥행하지는 못했다. 상반기 이미 1000만 영화가 네 편이 나온 데다 성수기마다 반복되는 비슷한 장르 영화들로 관객의 피로감이 커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77회 골든글로브 감독상, 각본상,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골든글로브상은 아카데미상과 함께 미국 양대 영화상으로 꼽힌다. 골든글로브상을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가 9일(현지 시간) 골든글로브 후보를 발표한 결과 ‘기생충’은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감독상 후보로는 샘 멘데스(‘1917’), 토드 필립스(‘조커’), 마틴 스코세이지(‘아이리시맨’),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기생충’은 각본상 후보에도 포함됐으며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도 올랐다. 봉 감독은 영화 ‘마더’(2009년)로 제67회 골든글로브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내년 1월 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다. 앞서 ‘기생충’은 8일 로스앤젤레스비평가협회로부터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조연상(송강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생충’은 감독상과 작품상에서 경쟁했던 ‘아이리시맨’을 제쳤다. 같은 날 워싱턴비평가협회와 토론토비평가협회로부터도 각각 작품상과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등 3관왕을 수상했다. ‘기생충’은 아카데미상 수상의 가늠자로 여겨지는 전미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을 받았고 최근 뉴욕타임스 평론가들이 뽑은 올해 최고의 영화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북미에서 수상 소식이 이어지며 ‘기생충’이 내년 2월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수상의 영예를 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올해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한 해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다섯 편이나 쏟아졌다. △극한직업(1626만 명) △어벤져스: 엔드게임(1393만 명) △알라딘(1255만 명) △기생충(1008만명 )에 지난달 개봉한 ‘겨울왕국2’(1069만)까지 가세했다. 2014년 1000만 영화 4편이 나온 기록을 깬 것이다. 당시 △명량(1761만 명) △국제시장(1426만 명) △겨울왕국(1029만 명) △인터스텔라(1030만 명)가 1000만 명을 넘었다. 덕분에 올해 극장 관객 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총 관객은 2억421만329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5% 늘었다. 올해 관객은 11월 25일 이미 2억 명을 돌파했으며 총 관객은 2억2000만 명을 넘어서 역대 최고기록(2017년 2억 1987만 명)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관객의 선택을 받은 ‘1000만 영화’ 중 ‘극한직업’만 유일하게 전통적인 극장가 성수기인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했고 나머지 네 편은 각각 4월(어벤져스), 5월(기생충, 알라딘), 11월(겨울왕국2) 등 비수기에 개봉해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이 같은 ‘1000만 관객의 역설’은 성수기를 겨냥한 대작 영화들 틈에서 작품이 지닌 콘텐츠의 힘과 입소문이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충성도 높은 팬들을 거느려 흥행이 예정돼 있던 ‘어벤져스: 엔드게임’이나 ‘겨울왕국2’,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이라는 호재가 있었던 ‘기생충’과 비교해 ‘극한직업’과 ‘알라딘’은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 관객의 입소문이 만들어 낸 성적이라는 평이 우세하다. 한 극장 관계자는 “올해 1000만 영화들은 좋은 콘텐츠와 배급 전략으로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지난해 비수기에 개봉해 장기 흥행에 성공한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앞으로도 입소문의 힘이 비수기 흥행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비수기 디즈니(마블) 영화가 크게 흥행한 반면 성수기인 여름방학과 추석을 겨냥한 한국 영화들은 오히려 성적이 저조했다. 7월 개봉한 ‘엑시트’가 신선한 소재로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1000만 영화 클럽’에 들지는 못했다. 특히 ‘타짜: 원 아이드 잭’(222만 명) ‘힘을 내요, 미스터 리’(118만 명) 등 추석 연휴 한국 영화들은 같은 날 동시 개봉해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 457만 명을 모으며 고전했다. 상반기 이미 1000만 영화가 네 편이 나온 데다 성수기마다 반복되는 비슷한 장르 영화들로 관객의 피로감이 커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서현기자 baltika7@donga.com}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개봉 17일째인 7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겨울왕국2’는 이날 오후 누적 관객 수 1000만2577명을 기록했다. 외화로서는 8번째 ‘1000만 관객’을 달성했으며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최초로 1, 2편 모두 1000만 관객을 모은 ‘쌍천만’ 영화가 됐다. ‘겨울왕국2’는 개봉 초기 1편의 주제곡 ‘렛 잇 고’만 한 주제곡이 없고 어린이 관객의 눈높이에는 서사가 복잡하고 어둡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엘사’와 ‘안나’ 자매의 모험 이야기에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공감했고 2편의 OST는 한 편의 뮤지컬처럼 줄거리와 잘 어울렸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멀티플렉스 극장 CGV 관객 분석에 따르면 개봉일 이후 이달 5일까지 ‘겨울왕국2’를 관람한 관객 중 40대가 33.9%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자녀와 함께 극장을 찾은 40대가 티켓을 가장 많이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N차 관람’(다회차 관람) 비중은 6.5%로, 이 기간 박스오피스 상위 10개 영화의 반복 관람 비중(1.6%)보다 높아 전편의 팬들이 여러 차례 관람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화 흥행과 함께 ‘엘사 드레스’ 등 각종 관련 상품도 늘어 CGV 씨네샵 매출은 이 작품 개봉 이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약 161% 증가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개봉 17일째인 7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겨울왕국2’는 이날 오후 누적 관객 수 1000만2577명을 기록했다. 외화로서는 8번째 ‘1000만 관객’을 달성했으며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최초로 1,2편 모두 1000만 관객을 모은 ‘쌍 천만’ 영화가 됐다. ‘겨울왕국2’는 개봉 초기 1편의 주제곡 ‘렛 잇 고’만한 주제곡이 없고 어린이 관객의 눈높이에는 서사가 복잡하고 어둡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엘사’와 ‘안나’ 자매의 모험 이야기에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공감했고 2편의 OST는 한 편의 뮤지컬처럼 줄거리와 잘 어울렸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멀티플렉스 극장 CGV 관객 분석에 따르면 개봉일 이후 이달 5일 까지 ‘겨울왕국 2’를 관람한 관객 중 40대가 33.9%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자녀와 함께 극장을 찾은 40대가 티켓을 가장 많이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N차 관람(다회차관람)’ 비중은 6.5%로 다른 상위 10개 영화의 반복 관람 비중(1.6%)보다 높아 전편의 팬들이 여러 차례 관람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화 흥행과 함께 ‘엘사 드레스’ 등 각종 관련 상품도 늘어 CGV 씨네샵 매출은 이 작품 개봉이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약 161% 증가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북한 인민무력부 소속 군인과 남한 EOD(폭발물처리반) 대위는 백두산 화산 폭발이라는 재난에 어떻게 손을 잡을까. 19일 개봉하는 영화 ‘백두산’은 남북 합작으로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처하는 내용을 다룬 블록버스터. 이병헌이 북한 인민무력부 소속 리준평 역을, 하정우가 작전에 투입된 남한 EOD 대위 조인창 역을 맡았다. 백두산 폭발이라는 새로운 재난 상황에 분단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결합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남북의 대치 상황은 영화의 오랜 흥행 카드다. 이념과 체제의 차이에서 오는 극한 갈등에 맞닥뜨리는 캐릭터의 서사는 관객들이 감정을 이입하고 몰입하기에도 매력적이다. 정부 기관의 음모와 권력자들의 이해관계 등 활용할 수 있는 요소도 다양하다. 내년에도 남북한 소재를 다양하게 변주한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강철비’를 흥행시킨 양우석 감독은 내년 ‘정상회담’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한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위기 상황을 그렸다. 양 감독은 동명의 웹툰을 올해 9월부터 연재 중이다. ‘강철비’에서 북과 남의 두 ‘철우’로 출연한 정우성과 곽도원은 이번에는 남북한 소속을 바꿔 연기해 달라진 체제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정통 첩보 액션 ‘베를린’(2013년)을 만든 류승완 감독의 ‘탈출’은 1990년대 소말리아 내전 때 고립된 남북 대사관 공관원들의 생사를 건 탈출 작전을 모티프로 했다. 당시 반군의 표적이 된 남북한 대사관저 직원 가족과 교민들이 한국 대사관저로 피신해 공포의 밤을 지새웠고 남한 대사의 간곡한 설득으로 이들은 함께 이탈리아 수송기를 타고 현장을 탈출할 수 있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는 6·25전쟁이나 비무장지대(DMZ)를 배경으로 분단의 비극, 같은 민족으로서의 동질감과 감정적인 교류를 직접적으로 그린 영화들이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태극기 휘날리며’(2004년)나 ‘공동경비구역JSA’(2000년)가 대표적이다. 최근 분단이라는 소재는 영화에서 더욱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다. 단순한 이념 대립 구도를 넘어 갈등 구조가 섬세해지고 스토리에 역동성을 부여하는 배경으로 등장하는 등 한층 다채롭게 활용되고 있다. ‘공작’(497만 명·2018년)과 ‘강철비’(445만 명·2017년)는 긴장감 넘치는 현실을 정공법으로 다루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개봉한 ‘PMC: 더 벙커’나 ‘인랑’은 주요 소재와 배경으로 분단 상황을 차용했지만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가 몰입을 방해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격변하는 국제 정세와 맞물려 분단 현실을 직접 다루거나 소재로 한 영화가 여럿 제작되고 관심을 받았다. 분단은 영화 소재로 오랜 기간 널리 활용된 만큼 관객들은 완성도가 높고 즐거움을 주는 작품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북한 인민무력부 소속 군인과 남한 EOD(폭발물처리반) 대위는 백두산 화산 폭발이라는 재난에 어떻게 손을 잡을까. 19일 개봉하는 영화 ‘백두산’은 남북 합작으로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처하는 내용을 다룬 블록버스터. 이병헌이 북한 인민무력부 소속 리준평 역을, 하정우가 작전에 투입된 남한 EOD 대위 조인창 역을 맡았다. 백두산 폭발이라는 새로운 재난 상황에 분단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결합했다. 세계 유일한 분단국,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남북의 대치 상황은 영화의 오랜 흥행카드다. 이념과 체제의 차이에서 오는 극한 갈등에 맞닥뜨리는 캐릭터의 서사는 관객들이 감정을 이입하고 몰입하기에도 매력적이다. 정부 기관의 음모와 권력자들의 이해관계 등 활용할 수 있는 요소도 다양하다. 내년에도 남북한 소재를 다양하게 변주한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강철비’를 흥행시킨 양우석 감독은 내년 ‘정상회담’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한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위기 상황을 그렸다. 양 감독은 동명의 웹툰을 올해 9월부터 연재 중이다. ‘강철비’에서 북과 남의 두 ‘철우’로 출연한 정우성과 곽도원은 이번에는 남북한 소속을 바꿔 연기해 달라진 체제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정통 첩보액션 ‘베를린’(2013년)을 만든 류승완 감독의 ‘탈출’은 1990년대 소말리아 내전 때 고립된 남북 대사관 공관원들의 생사를 건 탈출 작전을 모티프로 했다. 당시 반군의 표적이 된 남북한 대사관저 직원 가족과 교민들이 한국 대사관저로 피신해 공포의 밤을 지새웠고 남한 대사의 간곡한 설득으로 이들은 함께 이탈리아 수송기를 타고 현장을 탈출 할 수 있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는 한국전쟁이나 DMZ를 배경으로 분단의 비극, 같은 민족으로서의 동질감과 감정적인 교류를 직접적으로 그린 영화들이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태극기 휘날리며’(2004년)나 ‘공동경비구역JSA’(2000년)가 대표적이다. 최근 분단이라는 소재는 영화에서 더욱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다. 단순한 이념대립 구도를 넘어 갈등 구조가 섬세해지고 스토리에 역동성을 부여하는 배경으로 등장하는 등 한층 다채롭게 활용되고 있다. ‘공작’(497만 명·2018년)과 ‘강철비’(445만 명·2017년)는 긴장감 넘치는 현실을 정공법으로 다루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개봉한 ‘PMC: 더 벙커’나 ‘인랑’은 주요 소재와 배경으로 분단 상황을 차용했지만 개연성 떨어지는 전개가 몰입을 방해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격변하는 국제 정세와 맞물려 분단 현실을 직접 다루거나 소재로 한 영화들이 여럿 제작되고 관심을 받았다. 분단은 영화 소재로 오랜 기간 널리 활용된 만큼 관객들은 완성도가 높고 즐거움을 주는 작품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경험이 어느 부분에서 죽어가고 있어서 슬픈 감정도 들어요. 하지만 넷플릭스가 투자한 덕분에 훌륭한 배우들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블록버스터의 전설’ 마이클 베이 감독이 넷플릭스 영화 ‘6 언더그라운드’로 라이언 레이놀즈 등 주연 배우들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베이 감독은 ‘나쁜 녀석들’ ‘더 록’ ‘트랜스포머’ 시리즈 등 시원하고 스케일 큰 액션으로 명성을 얻었다. 이번 작품은 그의 첫 넷플릭스 영화다.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두 사람과 배우 멜라니 로랑, 아드리아 아르호나, 이언 브라이스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6 언더그라운드’는 과거의 기록을 모두 지운 정예 요원 여섯 명이 펼치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이들은 이른바 ‘고스트’가 되어 각자 지닌 신념을 위해 뭉쳤다. 큰 스크린에서 즐길 수 있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작품을 연출해온 베이 감독에게 이번 작업은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저는 큰 화면, 큰 규모의 영화에 익숙한 사람입니다. 최근 3, 4년간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는 경우가 크게 늘어난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새로운 소재에 관심을 가져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베이 감독) 선 굵은 액션을 극장의 큰 화면으로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묻는 질문에 베이 감독은 “큰 TV를 사시는 게 어떨까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레이놀즈는 리더인 ‘원(One)’을 연기했다. 영화는 이탈리아 피렌체 두오모 성당의 지붕을 타고 질주하거나 홍콩의 고층 건물을 뛰어다니는 등 화려한 액션으로 눈을 사로잡는다. 지난해 방한해 MBC 예능 ‘복면가왕’에도 출연한 레이놀즈는 특유의 쉼 없는 유머로 간담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25년째 연기하고 있지만 이런 엄청난 스케일의 영화는 처음입니다. 현장에서 베이 감독의 촬영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학생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요즘 영화들은 컴퓨터그래픽(CG)을 많이 쓰는데 스턴트맨들의 엄청난 노력을 보면서 많이 배웠습니다.”(레이놀즈) 베이 감독은 가장 공들인 액션 장면으로 ‘이탈리아 피렌체 촬영’을 꼽았다. 피렌체는 카 체이싱 총격전과 두오모 액션신 등 초반 액션 장면의 주요 무대다. 베이 감독은 “1200년간 이런 촬영을 허락하지 않은 도시라서 설득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1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85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영화는 1일 기준 누적 관객수 858만3777명으로 전편보다 16일 빠른 속도로 8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극한직업’ ‘알라딘’ 등 올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들보다 빠른 속도로 이르면 이번 주말 10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겨울왕국1’의 주제곡 ‘렛 잇 고’만큼 귀에 감기는 ‘후크 송’이 없고 스토리도 아이들이 보기에 어둡고 다소 복잡하다는 평을 무색하게 하는 성적이다. 이 같은 ‘겨울왕국2’의 관객몰이는 극장가의 본격 성수기인 12월에 앞서 개봉 시점을 11월로 잡은 데다 팬들이 같은 작품을 여러 번 관람하는 이른바 ‘N차 관람(다회차 관람)’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데 따른 것이다. 2일 멀티플렉스 극장 CJ CGV 관객 분석에 따르면 ‘겨울왕국2’의 ‘N차 관람’ 비율은 개봉 1일 기준 6%다. 개봉 이후 불과 열흘가량 지난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극장 측 분석이다. ‘겨울왕국1’의 상영 기간 중 ‘N차 관람’ 비율은 3.8%였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들은 같은 기간 상영한 경쟁작들과 비교해 높은 ‘N차 관람’ 비율을 보였는데 ‘겨울왕국2’의 재관람률은 ‘기생충’(6%), ‘극한직업’(7%)과 비슷한 수준이다. 새로운 상영 버전으로 자리 잡은 ‘4DX’ 버전 관객이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개봉 9일 차에 20만 명을 돌파한 것도 또 다른 흥행 요인이다.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영상에 맞춰 관객석 의자가 움직이고 더불어 바람과 조명, 눈 등 다양한 효과가 등장하는 ‘4DX’ 버전이 ‘겨울왕국2’에 최적화된 작품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엘사와 안나의 모험에 맞춰 의자가 이리저리 움직이는 데다 ‘불의 정령’, ‘바람의 정령’ 등에 적절한 효과가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 엘사가 바다를 건널 때 물이 튀거나 눈이 내리는 효과 등도 적절하게 반영됐다는 입소문을 타고 있다. ‘4DX’ 버전의 경우 새로운 상영 포맷에 익숙한 10대(8.9%)와 20대(41.5%) 관객의 비중이 전체 4DX 관객의 절반에 이른다. 북미에서도 흥행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개봉 이후 10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해 현재까지 약 2억8758만 달러(약 3396억 원)의 수익을 냈다. 특히 추수감사절 연휴(11월 27일∼12월 1일) 5일간 1억2374만 달러를 벌어들여 이 기간 흥행수익 신기록을 세웠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25년 째 연기를 하고 있지만 이런 엄청난 스케일의 영화는 처음입니다. 현장에서 마이클 베이 감독님의 촬영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학생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넷플릭스 영화 ‘6 언더그라운드’로 한국을 찾은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는 영화의 압도적인 규모를 강조했다. 함께 방한한 마이클 베이 감독은 ‘나쁜 녀석들’ ‘더 록’ ‘트랜스 포머’ 시리즈 등 시원하고 스케일 큰 액션으로 명성을 얻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두 사람과 배우 멜라니 로랑, 아드리아 아르호나, 이안 브라이스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6 언더그라운드’는 과거의 기록을 모두 지운 정예 요원 여섯 명이 펼치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이들은 이른바 ‘고스트’가 되어 각자 지닌 신념을 위해 뭉쳤다. 레이놀즈는 리더인 ‘원(One)’을 연기했다. 영화는 이탈리아 피렌체 두오모 성당의 지붕을 타고 질주하거나 홍콩의 고층 건물을 뛰어다니는 등 화려한 액션으로 눈을 사로잡는다. 지난해 방한해 MBC 예능 ‘복면가왕’에도 출연한 레이놀즈는 특유의 쉼 없는 유머로 간담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이렇게 큰 규모의 영화를 넷플릭스와 함께 만들다니 넷플릭스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영화들은 컴퓨터그래픽(CG)을 많이 쓰는데 스턴트맨들의 엄청난 노력을 보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까지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잇달아 흥행시키며 ‘액션의 거장’으로 등극한 마이클 베이 감독의 첫 넷플릭스 영화다. “저는 큰 화면, 큰 규모의 영화에 익숙한 사람입니다. 최근 3, 4년 간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며 세상이 변한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영화라는 경험이 어느 부분에서 죽어가고 있어서 슬픈 감정도 들어요. 하지만 넷플릭스에서 많은 투자를 해준 덕분에 훌륭한 배우들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베이 감독) 이번 영화의 선 굵은 액션을 극장의 큰 화면으로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묻는 질문에 베이 감독은 “큰 TV를 사시는 게 어떨까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가장 공들인 액션 장면으로 ‘이탈리아 피렌체 촬영’을 꼽았다. 피렌체는 카 체이싱 총격전과 두오모 액션 씬 등 초반 액션 장면의 주요 무대다. 베이 감독은 “1200년 간 이런 촬영을 허락하지 않은 도시라서 설득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1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문외한에겐 ‘그깟 공놀이’일지라도 어느 경기장이든 공이 오가는 궤적을 따라 철학이 흐른다. 미국 현대 문학계에서 뛰어난 스타일리스트로 꼽히는 저자가 테니스의 매력을 종횡무진 써내려 간 에세이집이다. 주니어 테니스 선수였던 저자는 선수들의 자서전을 탐독하고 물리학의 법칙을 거스르는 프로 선수들을 주저 없이 신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우아하고 유려한 문체로 테니스의 매력과 아름다움을 묘사하면서 인생에 대한 통찰을 곁들여 테니스를 모르는 사람들도 열성 팬으로 바꿔 놓기에 충분하다. 로저 페더러를 소재로 쓴 마지막 장 ‘살과 빛의 몸을 입은 페더러’는 천재의 플레이를 보는 것을 종교적 경험에 비유한다. 저자는 찰나의 순간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초월의 경험을 ‘페더러 모먼트’로 규정한다. 어느 스포츠의 팬이든 당대 최고의 경기를 본 경험이 있다면 저자의 테니스 예찬에 깊이 공감할 것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