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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서현 기자입니다.

baltika7@donga.com

취재분야

2024-03-28~202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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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엄마본색… 소유진이 두 딸-엄마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

    설 특집으로 ‘엄마본색’을 마련했다. 소유진과 엄마, 두 딸까지 모녀 삼대가 여행을 떠난다. 백종원은 아내와 장모, 두 딸의 여행을 위해 직접 떡국을 끓이고 아들 육아를 자처하는데…. 소유진의 어머니는 두 손녀를 위해 옷까지 뚝딱 만들어 입혀 ‘살림꾼 소유진’의 면모를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할머니와 엄마, 두 손녀의 여행은 눈썰매와 바비큐 파티로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김원효와 심진화는 절친한 사이인 양가 어머니를 모시고 ‘버킷 리스트’를 이뤄드리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어머니들의 버킷 리스트는 바로 드레스를 입어보는 것. 평생 예쁜 드레스를 입어 본 적이 없다는 양가 어머니를 위해 아들과 딸이 두 분을 모시고 드레스 투어에 나선다. 화사한 메이크업에 고급 리무진까지 동원한 ‘효도관광’에 어머니들 얼굴에서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는데….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20-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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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연휴 볼거리-즐길거리 풍성

    4일간의 짧은 설 연휴를 알차게 보내려면 동선을 잘 짜야 한다. 극장, 공연장, 전시장, 고궁 등 소소하지만 행복하게 즐길거리들을 잘 조합해 최적화된 연휴를 보내보자. 연휴 극장가는 코미디와 정치드라마,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장르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22일 동시 개봉한 한국 영화 중 10·26사건을 다룬 ‘남산의 부장들’이 개봉 첫날 25만 명을 동원하며 1위로 출발했다. ‘내부자들’ ‘마약왕’의 우민호 감독이 연출한 이번 영화는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등 배우들의 열연이 인상적이다. 권상우가 국가정보원 요원 출신의 웹툰 작가로 나오는 ‘히트맨’은 웹툰과 코미디를 결합시켜 색다른 웃음을 준다. 이성민 주연의 ‘미스터주: 사라진 VIP’는 동물의 말을 알아듣게 된 국정원 요원이 동물들과 공조해 사라진 VIP를 찾아나서는 코미디물이다. ‘스파이 지니어스’는 비둘기로 변한 유능한 스파이 요원과 천재 과학자가 범죄조직에 맞서는 애니메이션으로 윌 스미스와 톰 홀랜드가 목소리를 연기한다. 부모, 아이가 함께 즐기기 좋은 공연들이 관객을 기다린다. 뮤지컬 ‘알사탕’은 동명의 베스트셀러 그림책을 각색한 작품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화 판타지를 무대에 구현했다. 혼자 놀기 좋아하는 아이가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알사탕을 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서울 마포구 신한카드 판 스퀘어에서 3월 1일까지 공연한다. 서울시극단은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각색한 연극을 선보인다. 요리사인 주인공이 화해와 용서의 이야기를 안무, 음악을 곁들여 경쾌하게 전한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2월 2일까지 공연한다. 프랑스 동화를 각색한 뮤지컬 ‘장화 신은 고양이 비긴즈’도 다양한 퍼포먼스를 곁들여 관객을 사로잡는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2월 9일까지 공연한다. 설날(25일)만 빼고 24, 26, 27일엔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현재 ‘가야본성-칼과 현’ ‘인간, 물질 그리고 변형-핀란드 디자인 10000년’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세계문화관에서 전시하는 2700년 전 이집트 주요 유물도 볼거리다. 조선왕릉과 종묘는 설 연휴 기간에 무료로 다녀올 수 있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4대 궁은 창덕궁 후원을 제외하고 연휴 기간 내내 무료로 개방된다. 경복궁에서는 25일 오후 2시 수문장 교대의식 뒤에 ‘2020 세화(歲畵) 나눔’ 특별 행사도 열린다. 24, 26일 개관하는 국립민속박물관은 특별공연 ‘놀이 진풍류’를 준비했다. 쥐띠 관람객들에겐 선착순(하루 150명)으로 복주머니도 나눠준다.이서현 baltika7@donga.com·김기윤·정성택 기자}

    • 2020-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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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스카 시즌 2월… ‘기생충’ 경쟁작들이 온다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기생충’과 맞붙을 경쟁작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미개봉작들은 2월 오스카 시즌을 맞이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개봉했다가 상영이 끝난 작품을 다시 보거나 개봉을 앞둔 작품들을 미리 관람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작품상을 놓고 경쟁하는 영화들 중 ‘조조 래빗’이 다음 달 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토르: 라그나로크’로 국내에도 팬을 거느린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은 기발한 블랙코미디로 돌아왔다. 제2차 세계대전 말 엄마와 사는 10세 소년 ‘조조’(로먼 그리핀 데이비스)와 상상 속 친구 ‘히틀러’(타이카 와이티티)의 이야기를 그렸다. 엄마 역할은 작품상 부문 경쟁작 ‘결혼이야기’에 주연으로 출연한 스칼릿 조핸슨이 맡아 조핸슨은 이번 아카데미에 출연작 두 편이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다음 달 12일에는 작품상을 비롯해 여우주·조연상과 의상상 등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작은 아씨들’(감독 그레타 거위그)이 관객을 기다린다. 루이자 메이 올컷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각기 다른 성격을 지닌 네 자매의 성장담을 그린 고전의 재탄생으로 관심을 모은다. ‘기생충’의 가장 강력한 경쟁작으로 꼽히는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은 작품상 경쟁작 중 가장 늦은 다음 달 19일에 개봉한다. 아카데미 총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이번 영화는 독일군에 의해 모든 통신망이 파괴된 전장을 가로질러 영국군 장군의 공격 중지 명령을 전달하는 스코필드(조지 매케이)와 블레이크(딘 찰스 채프먼)의 사투를 그렸다. ‘1917’은 북미에서 이달 10일 개봉한 후 호평이 이어져 ‘기생충’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작품상뿐 아니라 감독상, 각본상, 미술상을 두고도 ‘기생충’과 경쟁 중이다. 한편 지난해 개봉했으나 이미 스크린에서 내린 경쟁작을 극장에서 보길 원하는 관객들을 위해 CGV아트하우스는 이달 23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전국 18개 CGV아트하우스 상영관에서 아카데미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16편을 선정해 ‘2020 아카데미 기획전’을 연다. ‘1917’을 포함해 ‘작은 아씨들’ ‘조조 래빗’ ‘주디’ ‘페인 앤 글로리’ 등이 공식 개봉 전 국내 관객들을 미리 만난다. 작품상과 감독상 등 11개 부문에 최다 노미네이트 된 ‘조커’뿐 아니라 ‘기생충’ ‘나이브스 아웃’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도 다시 볼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 광화문도 ‘2020 아카데미 특별전’을 마련했다. 이달 23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작은 아씨들 △조조 래빗 △주디 △1917 △페인 앤 글로리 등 미개봉 작품뿐 아니라 △아이리시맨 △결혼이야기 △두 교황 등 넷플릭스 영화도 극장 스크린으로 관람할 수 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2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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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생충’ 美영화배우조합 최고상 수상

    영화 ‘기생충’이 미국영화배우조합(SAG) 시상식에서 작품상에 해당하는 ‘영화부문 캐스팅상’을 수상했다. 외국어 영화가 이 상을 받은 것은 ‘기생충’이 처음이다. 이번 수상으로 ‘기생충’은 다음 달 9일(현지 시간)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영화상 이외 추가 수상 가능성에 한발 더 다가섰다. SAG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19일 열린 시상식에서 영화 부문 캐스팅상 후보인 △기생충 △밤셸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5편 가운데 ‘기생충’을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영화에 출연한 주·조연 배우가 전체 수상 대상자로, ‘기생충’의 주연배우 송강호를 비롯해 최우식 박소담 이선균 이정은 등이 무대에 올라 함께 트로피를 안았다. 영어가 아닌 언어로 만든 영화가 이 부문 후보로 오른 것은 1999년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이후 처음이다. 영화에서 ‘기우’ 역을 맡은 최우식은 수상 후 외신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영어로 “해외에는 정말 많은 전설적인 영화들이 있다. 이 순간 이후 우리는 더 많은 외국어 영화, 아시아 영화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AG는 미국 내 영화배우와 성우, 스턴트맨 등 약 16만 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미국에서 가장 큰 배우조합으로 오스카를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매년 가장 주의 깊게 지켜보는 단체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앞서 열리는 SAG 시상식이 아카데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아카데미는 전체 회원의 약 15%가 배우로 구성돼 있고, 이들은 곧 SAG의 회원이기도 하다. 특히 배우들은 아카데미 회원을 구성하는 여러 직군 가운데 자막을 읽어야 하는 외국어 영화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가장 심한 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기생충’이 SAG 시상식 후보에 올랐을 당시 “자막에 대한 배우조합 회원들의 강한 혐오감을 고려하면 기생충이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다. 이 영화가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하는 최초의 외국어 영화가 될지 모른다”고 평가했다. 할리우드에서 ‘자막의 1인치’ 장벽이 가장 높은 조합의 구성원들이 표를 던진다면 그만큼 오스카 수상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아카데미 전체 회원 8000여 명은 SAG 구성원들보다 국적, 인종, 문화적 배경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한편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17일 미국영화편집자협회(ACE)에서 수여하는 장편영화 드라마 부문 편집상을 받았다. ‘기생충’의 양진모 편집감독은 ‘포드v페라리’ ‘조커’ ‘아이리시맨’ ‘결혼이야기’를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편집상 후보에도 올라 있다. 18일 열린 전미제작자조합(PGA) 시상식의 작품상은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에 내줬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20-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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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생충, 美영화배우조합 ‘캐스팅 상’ 수상…오스카 자막 장벽 깰까

    영화 ‘기생충’이 미국영화배우조합(SAG) 시상식에서 작품상에 해당하는 ‘영화부문 캐스팅 상’을 수상했다. 외국어영화가 이 상을 받은 것은 ‘기생충’이 처음이다. 이번 수상으로 ‘기생충’은 다음달 9일(현지시간)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영화상 이외 추가 수상 가능성에 한발 더 다가섰다. SAG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19일(현지시간) 열린 시상식에서 영화부문 캐스팅 상 부문 후보인 △기생충 △밤쉘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5편 가운데 ‘기생충’을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영화에 출연한 주·조연 배우가 전체 수상 대상자로, ‘기생충’의 주연배우 송강호를 비롯해 최우식 박소담 이선균 조여정 이정은 등이 함께 무대에 올라 함께 트로피를 안았다. 영어가 아닌 언어로 만든 영화가 이 부문에 후보로 오른 것은 1999년 ‘인생은 아름다워’ 이후 처음이다. 영화에서 ‘기우’역을 맡은 최우식은 시상 후 외신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영어로 “해외에는 정말 많은 전설적인 영화들이 있다. 이 순간이후 우리는 더 많은 외국어 영화, 아시아 영화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AG는 미국 내 영화배우와 성우, 스턴트맨 등 약 16만 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미국에서 가장 큰 배우조합으로 오스카를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매년 가장 주의 깊게 지켜보는 단체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앞서 열리는 SAG 시상식이 아카데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아카데미는 전체 회원의 약 15%가 배우로 구성돼 있고, 이들은 곧 SAG의 회원이기도 하다. 특히 배우들은 아카데미 회원을 구성하는 여러 직군 가운데 자막을 읽어야 하는 외국어 영화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가장 심한 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기생충’이 SAG 시상식 후보에 올랐을 당시 “자막에 대한 배우조합 회원들의 강한 혐오감을 고려하면 기생충이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다. 이 영화가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하는 최초의 외국어 영화가 될지 모른다”고 평가했다. 할리우드에서 ‘자막의 1인치’의 장벽이 가장 높은 조합 구성원들이 표를 던진다면 그만큼 오스카 수상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아카데미 전체 회원 8000여 명은 SAG 구성원들보다 국적 인종 문화적 배경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한편 ‘기생충’은 외국어영화로는 처음으로 17일(현지시간) 미국영화편집자협회(ACE)에서 수여하는 장편영화드라마 부문 편집상을 받았다. ‘기생충’의 양진모 편집감독은 ‘포드v페라리’ ‘조커’ ‘아이리시맨’ ‘결혼이야기’를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편집상 후보에도 올라있다. 18일(현지시간) 열린 전미제작자조합(PGA)의 작품상은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에 자리를 내줬다. 이서현기자 baltika7@donga.com}

    • 20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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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6 사건’은 왜 일어났나…‘남산의 부장들’ 감독이 던지는 물음표

    어떤 이야기는 수수께끼처럼 남아 사람들 주위에 오랫동안 맴돈다. 우민호 감독(49)에게는 책 ‘남산의 부장들’(김충식·폴리티쿠스)이 그랬다. 군에서 제대한 이후 우연히 접한 이 책은 단숨에 그를 매료시켰고 880쪽에 이르는 원작은 단박에 읽혔다. ‘내부자들’(2015년) ‘마약왕’(2018년) 같이 우리 사회에 단단히 발붙이고 있는 이야기에서 시작해 그 이면을 쫓아온 그가 이번엔 ‘10·26’을 소재로 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22일 개봉)로 돌아왔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지만 ‘왜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가’라는 질문에 누구도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소재를 선택한 그를 서울 광화문의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에서 만났다. “원작은 중앙정보부의 시작과 끝, 현대사의 중요한 장면들을 방대한 분량에 걸쳐 이야기하는데 그게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영화로 만들면 10시간짜리는 될 텐데 1, 2, 3부로 나눠서 전체를 만들어 볼까 생각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는 10·26을 특수한 역사적 사건이면서 동시에 조직사회 어디서나 있을 수 있는 보편적인 사건으로 해석했다. “그 사건이 뚜렷한 대의명분이나 논리적 인과관계가 아니라 인물들 사이의 감정과 관계, 그리고 그것의 파열과 균열에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건을 거시적으로 보여주기보다는 인물의 내면과 심리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어요.” 영화는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과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의 충성경쟁과 권력의 정점에 있는 박통(이성민), 미국에서 정권의 부패를 폭로한 전직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을 오가며 대통령 암살 사건 발생 전 40일을 치밀하게 재구성했다. 실화가 갖는 흡인력에 빈틈없는 대사, 베테랑 배우들이 그리는 섬세한 감정연기가 밀도를 더했다. 배우들은 러닝타임 내내 예민한 지진계처럼 아주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감정까지 묘사하고 카메라는 절제된 화면 속 배우들의 감정 변화를 집요하게 ¤는다. 원작에서 받은 느낌을 고스란히 화면으로 구현하려 애쓴 결과다. 시사 후 원작자인 김충식 가천대 교수는 우 감독에게 ‘내가 만든 사진첩을 우 감독이 풍경화로 그려낸 것 같다’는 평을 남겼다. “원작이 가진 이야기의 힘, 문체가 갖는 힘이 좋았습니다. 흥분하지 않으면서 깊고 날카롭게 파헤치는 태도와 시선을 영화에서는 감독의 시선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감독의 의도에 맞춰 배우들은 압도적인 연기를 펼친다. 이병헌은 눈빛과 한 올 흐트러짐 없는 머리카락까지도 충성스러운 중정부장에서 점차 평정심을 잃어가는 김규평을 재현한다. 2인자들의 충성 경쟁 속에서 점차 히스테릭해지는 박통의 불안과 공포를 이성민은 실감나게 그려냈다. 궁정동 안가(安家)의 텅 빈 방안에서 박통이 홀로 술잔을 기울이며 ‘황성옛터’를 부르는 장면은 독재와 권력 암투 이면의 허무함 그 자체다. 연기가 원작의 집요함을 닮았다면 카메라는 날카롭고 절제된 필체를 닮았다. 우 감독은 1970년대 어딘가에 그대로 카메라를 들이민 듯 그때 그 시절을 빈틈없이 고증해 절제된 영상미로 재현해냈다. 미국으로 도피한 박용각이 체류한 워싱턴, 그가 실종된 프랑스 방돔광장은 어렵게 촬영 허가를 얻어 카메라에 담았다. “종이 한 장만 봐도 지금 우리가 쓰는 것과 그때 쓰던 것이 달라요. 당시 유행하던 옷을 참고해서 디자인하고 사진 속 즐겨 입던 스타일도 참고했죠. 박통의 양복은 실제 그때 대통령의 양복을 직접 만드셨던 분을 찾아 제작을 의뢰했습니다.” 평가가 끝나지 않은 역사는 여전히 많은 물음표와 논쟁을 남긴다. 그는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물음표를 주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덧붙였다.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들어있어 더 흥미로웠습니다. 충성과 배신, 존중과 우정, 의리와 반역 같은 보편적인 감정이 소용돌이칩니다. 어느 조직이나, 심지어 가족 사이에도 있을 수 있는 충돌인데도 분명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죠. 인물의 행동이 쉽게 설명되지 않는 지점에 대한 판단은 관객이 해주셨으면 합니다. 영화를 보시고 계속 물음표를 찾아 나선다면 여러 세대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서현기자 baltika7@donga.com}

    • 2020-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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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성과지표는 과학? 숫자에 속으셨군요

    12월은 잔인한 달. 기업과 교육, 의료, 금융, 정부 기관 등 대부분의 조직은 연말이 가까워지면 성과 측정 지표에 매달린다. 저자는 미국 사립대 학과장으로 재직하며 성과 측정과 보상 체계를 경험하고는 이를 ‘측정 강박’으로 정의 내린다. ‘숫자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이고 신뢰할 수 있다’, ‘성공의 열쇠는 성과 평가에 있다’ 등 여러 조직이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이는 이 신념이 오히려 성과의 장애물이라는 것이다. 여러 조직이 성과를 수치화하는 데 너무나도 집착한 나머지 측정 자체가 목적이 된 세태를 각종 사례와 통계로 꼬집는다. 연말에 많은 월급쟁이들의 생살여탈권을 쥔 측정 지표 자체가 사회적 신뢰 부족, 법적 책임과 소송을 피하기 위한 결과물이라는 뒷이야기가 흥미롭다. 원제 ‘The Tyranny of Metrics’.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2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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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경계인으로 살아온 내 아버지의 역사

    역사는 어떤 이들의 온 생애를 기차처럼 관통해버리며 경계를 짓밟아 놓는다. 헝가리 태생의 유대인 이슈트반 프리드먼. 헝가리의 민족주의를 동경해 가장 헝가리다운 이름인 팔루디로 개명한다. 그는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당시 백인 남성의 전형적인 이름인 스티븐 팔루디로 산다. 이혼이란 부침을 겪고 생애 마지막 시기는 정숙한 노부인 스테파니 팔루디로 보낸다. 페미니스트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70대에 성전환 수술로 여성이 된 자기 아버지의 역사를 10년간 취재해 쓴 회고록이다. 종교 인종 국적 성별까지 평생 경계를 무너뜨리며 산 스테파니는 그의 독특한 생애를 통해 독자들에게 보편적인 질문을 던진다. 시대착오적인 민족주의와 성(性)대결이 만연한 세상에서 정체성을 묻는 것은 의미가 있는가. 그보다 인간에 대한 이해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2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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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셉션처럼 꿈인 것 같다” 봉준호 월드 더 큰 꿈 꾼다

    “저는 곧 깨어나서 이 모든 것이 꿈이라는 걸 알게 되겠죠. 전 아직 ‘기생충’ 촬영 현장에 있고 모든 장비는 고장 난 상태고요. 밥차에 불이 난 걸 보고 울부짖고 있고요.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좋고 행복합니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6개 부문의 최종 후보로 오른 데 대해 봉준호 감독(51)이 13일(현지 시간) 미국 한 연예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인셉션’ 같은 기분이 든다”며 밝힌 소감이다. 이날 발표된 아카데미상 최종 후보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 각본 편집 미술 국제영화상에 이름을 올린 기생충의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이 꿈처럼 느껴지는 건 봉 감독만이 아니다. 전 세계 영화인들은 기생충이 써내려 갈 ‘꿈같은 역사’에 주목하고 있다. 아카데미상 24개 부문 중 최고 영예인 작품상 수상 여부에 가장 큰 관심이 쏠린다. 작품상 후보는 기생충을 비롯해 △포드 v 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 래빗 △조커 △작은 아씨들 △결혼 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9편이다.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한다면 비(非)영어 영화 중 최초로, 아카데미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1929년 첫 아카데미 시상식 이래 작품상 수상작은 모두 영어 영화였다. ‘거대한 환상’ ‘제트’ ‘우트반드라나’ ‘외침과 속삭임’ ‘일 포스티노’ ‘인생은 아름다워’ ‘와호장룡’ ‘바벨’ ‘아무르’ ‘로마’ 등 모두 10편의 비영어 영화가 작품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작으로 호명되지는 못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투표권을 가진 아카데미 회원들은 여전히 백인이 다수여서 미국 배경의 역사 이야기인 ‘1917’이나 ‘원스 어폰…’이 유력 후보”라며 “하지만 최근 백인 위주의 영화제라는 비판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어 기생충도 수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감독상 부문에서 봉 감독은 마틴 스코세이지(아이리시맨)와 샘 멘데스(1917),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토드 필립스(조커)와 겨룬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2007년 ‘디파티드’, 샘 멘데스는 2000년 ‘아메리칸 뷰티’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봉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할 경우 아시아에서는 대만 출신의 리안 감독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리 감독은 2006년 ‘브로크백 마운틴’, 2013년 ‘라이프 오브 파이’로 두 차례 감독상을 받았다. 국제영화상(전 외국어영화상)은 기생충의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기생충은 이미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아카데미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에서도 외국어영화상을 받았기 때문에 아카데미 회원들도 표를 줄 가능성이 높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국제영화상 후보 중 ‘페인&글로리’가 남우주연상 후보, ‘허니랜드’가 다큐멘터리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게 전부”라며 “6개 부문에 오른 기생충이 국제영화상을 못 받으면 오히려 이상한 결과”라고 전망했다.미술상과 편집상 수상도 노려볼 만하다. 기생충은 기택(송강호)과 동익(이선균)이 사는 공간을 통해 빈부격차를 선명하게 드러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상상공작소’ 한아름 미술감독은 “계층 차이를 수직적인 방법으로 확연히 드러냈다. 홍수로 기택의 집이 물에 잠겨 배우들이 반지하방에서 허우적대는 장면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아카데미 회원 약 8000명은 3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부문별로 한 표씩 행사한다.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영화가 해당 부문을 수상한다. 이 때문에 다음 달 9일 시상식 전에 예정된 미국 영화계 직능단체 주최 시상식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배우조합(SAG) 미국작가조합(WAG) 미국감독조합(DGA) 전미영화제작자조합(PGA)의 회원 일부가 투표권을 가진 아카데미 회원이어서 이들 시상식 결과는 아카데미 결과를 예측하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 기생충은 18일 PGA 시상식을 시작으로 SAG 시상식(20일), DGA 시상식(26일), WAG 시상식(다음 달 1일)이 잇달아 예정돼 있다. “기생충은 갑자기 튀어나온 영화가 아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영국아카데미상(BAFTA)에서 수상했고, 지난해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쇼트 리스트에 올랐다. 이런 게 쌓여 기생충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봉 감독은 13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기생충이 한국 영화를 넘어 세계 영화의 역사를 다시 쓸지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결정된다.김재희 jetti@donga.com·이서현 기자}

    • 202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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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우주연상 울고갈 남우조연상 후보들

    연기 경력 도합 244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대 볼거리 중 하나는 연기 신(神)으로 손꼽히는 명배우들의 ‘남우조연상’ 노미네이트로, 후보 5명의 연기 경력을 합친 숫자다. 남우주연상을 잘못 본 게 아닐까 착각할 만큼 쟁쟁한 배우들이 후보에 포함됐다. 마리엘 헬러 감독의 ‘어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로 첫 번째로 호명된 톰 행크스는 이미 ‘필라델피아’와 ‘포레스트 검프’로 1994년과 1995년 2년 연속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넷플릭스 영화 ‘두 교황’에서 조너선 프라이스와 명연기를 펼친 앤서니 홉킨스는 1992년 ‘양들의 침묵’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으며 이후 영화 ‘닉슨’과 ‘아미스타드’ 등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여러 차례 올랐다. ‘아이리시맨’의 알 파치노는 1993년 영화 ‘여인의 향기’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조 페시는 1991년 ‘좋은 친구들’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이후 29년 만에 같은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 전설적인 배우들 틈에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로 후보에 오른 브래드 피트는 가장 막내다. 연기 경력도 33년으로 앤서니 홉킨스(60년), 조 페시(59년) 등 다른 후보들에 비해 제일 짧다. 2012년 영화 ‘머니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후 8년 만의 후보 지명이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등 뛰어난 작품을 여럿 남겼지만 유독 오스카와 인연이 없던 브래드 피트는 제작자로 참여한 ‘노예 12년’이 2014년 작품상을 받으며 아카데미 징크스를 깼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2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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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준호 ‘기생충’, 2월 9일 한국 넘어 아카데미 새 역사 쓰나

    “저는 곧 깨어나서 이 모든 것이 꿈이라는 걸 알게 되겠죠. 전 아직 ‘기생충’ 촬영 현장에 있고 모든 장비는 고장 난 상태고요. 밥차에 불이 난 걸 보고 울부짖고 있고요.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좋고 행복합니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오스카) 총 6개 부문의 최종 후보로 오른 데 대해 봉준호 감독(51)이 미국 한 연예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인셉션’ 같은 기분이 든다”며 밝힌 소감이다. 기생충의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이 꿈처럼 느껴지는 건 봉 감독뿐만이 아니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영화인들은 기생충이 써내려갈 ‘꿈같은 역사’에 주목하고 있다. 13일 발표된 아카데미상 최종 후보에서 기생충은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 각본 편집 미술 국제영화상 등 총 6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한다면 비(非)영어 영화 중 최초로, 아카데미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아카데미상 24개 부문 중 최고 영예인 작품상 수상여부에 가장 큰 관심이 쏠린다. 작품상 후보는 기생충을 비롯해 △포드 v 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조커 △작은아씨들 △결혼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원스 어폰) 등 총 9개다. 1929년 첫 아카데미 시상식 이래 작품상 수상작은 모두 영어 영화였다. ‘거대한 환상’, ‘제트’, ‘우트반드라나’, ‘외침과 속삭임’, ‘일 포스티노’, ‘인생은 아름다워’, ‘와호장룡’, ‘바벨’, ‘아무르’, ‘로마’ 등 총 10편의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작으로 호명되지 못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투표권을 가진 아카데미 회원들은 여전히 백인이 다수여서 미국 배경의 역사 이야기인 ‘1917’이나 ‘원스 어폰…’이 유력 후보”라며 “하지만 최근 백인 위주의 영화제라는 비판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어 기생충도 수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감독상 부문에서 봉 감독은 마틴 스코세이지(아이리시맨)와 샘 멘데스(1917),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토드 필립스(조커) 등 네 명과 겨룬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2007년 ‘디파티드’, ‘1917’의 샘 멘데스는 2000년 ‘아메리칸 뷰티’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봉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할 경우 아시아에서는 대만 출신의 리안 감독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리안 감독은 2006년 ‘브로크백 마운틴’, 2013년 ‘라이프 오브 파이’로 두 차례 감독상을 받았다. 국제영화상(전 외국어영화상)은 기생충의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기생충은 이미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아카데미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에서도 외국어영화상을 받았기 때문에 아카데미 회원들도 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국제영화상 후보 중 ‘페인 앤드 글로리’가 남우주연상 후보, ‘허니랜드’가 다큐멘터리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게 전부”라며 “6개 부문에 오른 기생충이 국제장편영화상을 못 받으면 오히려 이상한 결과”라고 전망했다. 미술상과 편집상 수상도 노려볼 만하다. 기생충은 기택(송강호)과 동익(이선균)이 사는 공간을 통해 이들의 빈부격차를 선명하게 드러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한아름 미술감독은 “계층 차이를 드러내는 미술적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수직적으로 이를 확연히 드러냈다. 홍수로 기택의 집이 물에 잠겨 배우들이 반지하방에서 허우적대는 장면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이번 아카데미상 후보에 가장 많은 이름을 올린 작품은 ‘조커’로 24개 부문 중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호아킨 피닉스) 등 11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리시맨,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3개 작품은 작품상을 포함해 총 10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기생충은 조조 래빗, 작은아씨들, 결혼이야기와 함께 6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다. “기생충은 갑자기 튀어나온 영화가 아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영국아카데미상(BAFTA)에서 수상했고, 지난해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쇼트 리스트에 올랐다. 이런 게 쌓여 지금의 기생충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봉 감독은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기생충이 한국 영화를 넘어 세계 영화의 역사를 다시 쓸지는 다음달 9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결정된다. 김재희기자 jetti@donga.com이서현기자 baltika7@donga.com}

    • 202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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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기 경력 도합 244년…올해 오스카 ‘별들의 전쟁’은 남우조연상

    연기경력 도합 244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대 볼거리 중 하나는 연기 신(神)으로 손꼽히는 명배우들의 ‘남우조연상’ 노미네이트로, 이들 5명의 연기 경력을 합친 숫자다. 남우주연상을 잘못 본 게 아닐까 착각할 만큼 쟁쟁한 배우들이 후보에 포함됐다. 마리엘 헬러 감독의 ‘어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로 첫 번째로 호명된 톰 행크스는 이미 ‘필라델피아’와 ‘포레스트 검프’로 1994년과 1995년 2년 연속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넷플릭스 영화 ‘두 교황’에서 조너선 프라이스와 명연기를 펼친 앤서니 홉킨스는 1992년 ‘양들의 침묵’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으며 이후 영화 ‘닉슨’과 ‘아미스타드’ 등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여러 차례 올랐다. ‘아이리시맨’의 알 파치노는 1993년 영화 ‘여인의 향기’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조 페시 역시 1991년 ‘좋은 친구들’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이후 29년 만에 같은 부문에 오스카 후보에 올랐다. 이 전설적인 배우들 틈에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로 후보에 오른 브래드 피트는 가장 막내다. 연기 경력도 33년으로 앤서니 홉킨스(60년), 조 페시(59년) 등 다른 후보들에 비해 제일 짧다. 2012년 영화 ‘머니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후 8년 만의 후보 지명이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등 뛰어난 작품을 여럿 남겼지만 유독 오스카와 인연이 없던 브래드 피트는 제작자로 참여한 ‘노예 12년’이 2014년 작품상을 받으며 아카데미 징크스를 깼다. 이서현기자 baltika7@donga.com}

    • 202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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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영화 첫 아카데미상 보인다… 기생충, 6개부문 노미네이트

    지난해 10월 북미 개봉 이후 북미 관객들과 평단을 사로잡은 ‘기생충’의 열풍에 미국 영화의 상징과도 같은 아카데미상까지 흠뻑 빠졌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13일(현지 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로 아카데미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포함해 감독 각본 편집 미술 국제영화상 등 총 6개 부문에 ‘기생충’의 이름을 올렸다. 아카데미 최종 후보 발표를 앞두고 미국 주요 매체들은 ‘기생충’이 작품 감독 각본 국제영화상 등 4개 부문 후보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여기에 미술상과 편집상 후보가 추가되며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냈다. 뉴욕타임스와 AP통신은 송강호의 남우조연상 후보 지명을 예상하기도 했지만 최종 후보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기생충은 △포드 v 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조커 △작은 아씨들 △결혼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같은 쟁쟁한 작품과 함께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알파벳순으로 지명되면서 가장 마지막으로 호명됐다. 봉 감독은 마틴 스코세이지(아이리시맨)와 샘 멘데스(1917),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할리우드 거장 감독들과 아카데미 감독상을 두고 경쟁하게 됐다.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한다면 비(非)영어 영화로서는 처음이다. 감독상 부문에서 역대 아시아인 수상자는 대만 출신의 리안 감독이 유일하다. 리안 감독은 ‘브로크백 마운틴’과 ‘라이프 오브 파이’로 감독상을 두 차례 받았다. 각본상 후보로는 봉 감독과 한진원 작가가 올랐고 편집상 후보로는 양진모 편집감독, 미술상 후보로는 이하준 미술감독과 조원우 세트디자이너가 각각 올랐다.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열린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이달 5일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기생충은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과 평단의 호평에 힘입어 아카데미를 앞두고 주요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감독상 작품상 등을 휩쓸며 수상 가능성을 높여 왔다. 특히 미국 프로듀서조합 작품상, 작가조합상 각본상 후보, 감독조합상 감독상 후보, 배우조합상 캐스팅 앙상블상 등 아카데미 투표권을 지닌 직능 조합이 수여하는 상 후보로 오르며 아카데미 유력 후보로 꼽혀 왔다. 한편 이승준 감독의 세월호 소재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도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올랐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2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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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생충’ 아카데미 6개부문 최종후보 올랐다

    봉준호 감독(사진)의 영화 ‘기생충’이 92회 아카데미상 후보에서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 각본 편집 미술 국제영화상 등 모두 6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상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 처음인 데다 주요 부문 후보에 거의 대부분 이름을 올려 겹경사를 맞았다. 후보작 발표는 13일 오전 5시 18분(현지 시간)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공식 홈페이지에서 진행됐다. 기생충은 미국 각지의 비평가협회를 비롯해 주요 상을 수십 차례 수상하면서 아카데미에서도 주요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졌지만 6개 후보에 오른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것으로 평가된다. 5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외국어영화상 수상에 그쳤다. 기생충이 6개 부문에 후보로 오름에 따라 한국 영화 최초의 아카데미상 수상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작품상에는 기생충을 포함해 ‘포드 v 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조커’ ‘작은 아씨들’ ‘결혼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9개 작품이 후보에 올랐다.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2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2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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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텐츠 제국 디즈니, 이제 OTT로 승부수

    올해도 디즈니 제국에 ‘포스’가 함께할 수 있을까. 지난해 콘텐츠 제국 디즈니가 거둔 성과는 역대급이다. 2019년 개봉한 영화들의 전 세계 흥행 성적을 한 줄로 세웠을 때 디즈니 작품이 상위 10위 안에 7편이나 포함됐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라이온킹’ ‘겨울왕국2’ ‘캡틴 마블’ 등 영화 7편이 거둔 수익을 더하면 97억 달러(약 11조300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12월 말 북미 등 주요 지역에서 개봉하자마자 단숨에 전 세계 박스오피스 9위에 오른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가 국내에서 이달 8일 개봉한 점을 고려하면 디즈니의 지난해 작품 수익은 지금도 계속 불어나고 있는 중이다. 디즈니에 지난해는 로버트 아이거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후 수년간 꾸준히 벌여온 인수합병(M&A)이 꽃을 피운 해였다. 글로벌 흥행작의 면면을 보면 △루커스필름(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픽사(토이스토리4) △마블(어벤져스, 캡틴 마블) △클래식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실사화 프로젝트가 골고루 안배돼 있다. 디즈니가 올해 국내 극장에 처음 선을 보인 작품은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1977년 ‘스타워즈’가 세상에 나온 지 42년 만에 ‘스카이워커 사가(saga·대서사시)’를 마무리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이지만 지난해 디즈니가 국내 극장가에서 일군 전무후무한 성적을 고려하면 다소 심심한 시작처럼 보인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미국에서는 대중문화의 신화 같은 존재로 사랑받은 데 반해 국내에서는 시리즈의 최고 흥행 성적이 320만 명(‘깨어난 포스’·2015년)에 그치는 등 마니아들의 작품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북미를 비롯한 주요 지역에서 지난해 말 일제히 개봉한 데 비해 국내에서는 11월 개봉한 ‘겨울왕국2’에 밀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해 폭스와의 인수를 마무리하며 올해 ‘더 뉴 뮤턴트’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등 폭스 영화들이 디즈니의 우산 아래 본격적으로 출격을 준비 중이고 ‘뮬란’ 등 실사 영화가 개봉 예정이지만 지난해 수준의 ‘대박’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극장을 벗어나 디즈니의 전체 사업을 보면 올해가 한 세기에 이르는 디즈니 역사에 중대한 전환점을 맞는 시기임을 알 수 있다. 시청자들이 케이블TV를 해지하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 넘어가는 ‘코드 커팅(code-cutting)’을 하는 상황에서 넷플릭스는 막대한 제작비를 쏟아부으며 거장 감독들과 손잡고 작품성이 뛰어난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후발 주자인 애플TV플러스도 드라마 ‘더 모닝쇼’로 올해 골든글로브 3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등 도처에서 ‘콘텐츠 제국’ 디즈니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1월 선보인 OTT ‘디즈니플러스’가 올해 디즈니 디지털 전략의 성패를 좌우할 조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브스의 표현처럼 ‘아이거가 디즈니의 CEO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한편 디지털 리더로서 자신의 유산을 굳건히 하는 계기’인 셈이다. 디즈니플러스의 가입자는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콘텐츠 업계는 지난해 말 가입자가 2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봤지만 11월 한 달 만에 2400만 명을 가볍게 넘겼다. 회당 제작비 160억 원 규모의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핀오프 ‘만달로리안’이 북미 관객들을 끌어들인 마중물이 됐다. 올해는 마블의 시리즈 ‘완다비전’과 ‘팔콘 앤드 윈터솔져’, 픽사의 ‘몬스터 주식회사’의 스핀오프인 ‘몬스터스 앳 워크’가 예정돼 있다. 해외 진출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1∼6월)에 서유럽, 일본을 시작으로 인도와 동남아, 10월에 유럽과 남미, 내년에 홍콩과 대만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2024년까지 디즈니가 목표로 하는 가입자는 최대 9000만 명. 이를 위해 2024년까지 디즈니가 디즈니플러스에 투입할 콘텐츠 제작비는 연간 25억 달러(약 2조9000억 원)에 이른다. 출범 석 달째인 디즈니플러스는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 유료 OTT들이 ‘더 재미있게, 더 편리하게’를 위한 경쟁에 몰두하는 현실에서 디즈니플러스는 작품을 알파벳순으로 나열해 원하는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없는 데다 ‘만달로리안’을 제외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 미국 매체 시넷은 이를 지적하며 질문을 던졌다. “‘만달로리안’ 시청자들에게 이를 대체할 오리지널 콘텐츠는 ‘스타워즈’뿐인데, (북미에서) 스타워즈를 안 본 사람이 있나?”▼내년 대만-홍콩과 함께 서비스 예상… 통신 3사 물밑협상 치열▼ 한국 팬들은 디즈니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를 언제부터 즐길 수 있을까.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진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내년 대만 홍콩과 함께 한국에 들어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디즈니를 잡기 위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치열한 물밑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가 복수의 업체와 동시에 계약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TT 사업의 성패는 콘텐츠에 달려 있기 때문에 통신사가 디즈니플러스를 잡는 것은 꼭 필요한 상황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디즈니의 콘텐츠는 각 통신사 인터넷TV(IPTV)에서 볼 수 있지만 경쟁력을 높이려면 디즈니가 자체 제작해 OTT에서만 제공하는 오리지널 콘텐츠까지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와 OTT ‘웨이브’를 만들었고, KT는 최근 OTT 플랫폼을 ‘시즌’으로 개편했다. 2007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도입한 넷플릭스는 2016년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김재희 기자}

    • 202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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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급 성적’ 디즈니, 올해 중대 전환점…‘디즈니 플러스’가 성패 좌우

    올해도 디즈니 제국에 ‘포스’가 함께 할 수 있을까. 지난해 콘텐츠 제국 디즈니가 거둔 성과는 역대급이다. 2019년 개봉한 영화들의 전 세계 흥행 성적을 한 줄로 세웠을 때 디즈니 작품이 상위 10위 안에 7편이나 포함됐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라이온킹’, ‘겨울왕국2’ ‘캡틴 마블’ 등 이들 영화 7편이 거둔 수익을 더하면 93억 달러(약 10조8000억 원)에 이른다. 지난달 말 북미 등 주요 지역에서 개봉하자마자 단숨에 전 세계 박스오피스 9위에 오른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가 국내에서 이달 8일 개봉한 점을 고려하면 디즈니의 지난해 작품 수익은 지금도 계속 커지는 중이다. 디즈니에게 지난해는 로버트 아이거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후 수년 간 꾸준히 벌여온 인수합병(M&A)이 꽃을 피운 해였다. 글로벌 흥행작의 면면을 보면 △루카스필름(스타워즈: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픽사(토이스토리4) △마블(어벤져스·캡틴 마블) △클래식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실사화 프로젝트가 안배돼 있다. 디즈니가 올해 국내 극장에 첫 선을 보인 작품은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1977년 ‘스타워즈’가 세상에 나온 지 42년 만에 ‘스카이워커 사가(saga·대 서사시)’를 마무리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이지만 지난해 디즈니가 국내 극장가에서 이룬 전무후무한 성적을 고려하면 다소 심심한 시작처럼 보인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미국에서는 대중문화 아이콘을 넘어 신화 같은 존재로 사랑받은 데 반해 국내에서는 시리즈의 최고 흥행 성적이 320만 명(‘깨어난 포스’·2015년)에 그치는 등 마니아들의 작품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북미를 비롯한 주요 지역에서 지난해 말 일제히 개봉한데 비해 국내에서는 11월 개봉한 ‘겨울왕국2’에 밀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해 폭스와의 인수를 마무리하며 올해 ‘더 뮤턴트’,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등 폭스 영화들이 디즈니의 우산 아래 본격적으로 출격을 준비 중이고 ‘뮬란’ 등 실사 영화가 개봉예정이지만 지난해 수준의 ‘대박’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극장을 벗어나 디즈니의 전체 사업을 보면 올해가 한 세기에 이르는 디즈니 역사에 중대한 전환점을 맞는 시기임을 알 수 있다. 시청자들은 케이블을 해지하며 OTT서비스로 넘어가는 ‘코드 컷팅(code-cutting)’을, 넷플릭스는 막대한 제작비를 쏟아 부으며 거장 감독들과 손잡고 작품성 뛰어난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후발주자인 애플TV플러스도 드라마 ‘더 모닝쇼’로 올해 골든글로브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도처에서 ‘콘텐츠 제국’ 디즈니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1월 선보인 ‘디즈니 플러스’가 올해 디즈니 디지털 전략의 성패를 좌우할 조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브스의 표현처럼 ‘아이거가 디즈니의 CEO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한편 디지털 리더로서 자신의 유산을 굳건히 하는 계기’인 셈이다. 디즈니플러스의 가입자는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말 2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본 콘텐츠 업계의 예상치를 비웃듯 11월 한 달 만에 가입자 2400만 명을 가볍게 넘겼다. 회당 제작비 160억 원 규모의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핀오프 ‘만달로리안’이 북미 관객들을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올해는 마블의 시리즈 ‘완다 앤 비전’과 ‘팔콘 앤 윈터솔져’, 픽사의 ‘몬스터 주식회사’의 스핀오프인 ‘몬스터스 앳 워크’가 예정돼 있다. 해외진출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1~6월) 서유럽, 일본을 시작으로 인도와 동남아, 10월 유럽과 남미, 홍콩 대만은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2024년까지 디즈니가 목표로 하는 가입자는 최대 9000만 명. 이를 위해 2024년까지 디즈니가 디즈니플러스에 투입할 콘텐츠 제작비는 연간 25억 달러(약2조9000억 원)에 이른다. 출범 두 달 째인 디즈니플러스는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 유료 OTT서비스들이 ‘더 재미있게, 더 편리하게’를 위한 경쟁에 몰두하는 현실에서 디즈니플러스는 알파벳순으로 나열한 직관적이지 못한 정렬방식과 ‘만달로리안’을 제외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 미국 매체 씨넷은 이를 지적하며 질문을 던졌다. “‘만달로리안’ 시청자들에게 이를 대체할 오리지널 콘텐츠는 ‘스타워즈’ 뿐인데, (북미에서) 스타워즈를 안 본 사람이 있나?”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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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준호의 한마디, 전세계 영화팬 뒤흔들다

    ‘봉준호가 말했다. 미국인들은 글을 못 읽는다고.’ ‘기생충’의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으로 “1인치 정도 되는 자막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이 해외 영화 팬들 사이에서 화제다. 이들은 봉 감독의 발언이 외국어 영화를 기피하는 미국 관객이 새겨 들을 만한 내용이라며 ‘짤방(meme)’ 형태로 만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공유하고 있다. “당신(미국인)들은 왜 하루 종일 SNS는 읽으면서 자막은 못 읽나” “봉준호가 말했다. ‘읽는 법을 좀 배우세요’” 등 미국 중심 사고방식을 스스로 비판하는 내용들이다. 할리우드 영화에 익숙한 미국 관객들은 자막을 읽어야 하는 외국어 영화에 대해 배타적이다. 이번 수상으로 봉 감독이 지난해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오스카(아카데미)는 국제영화제가 아니지 않나. 매우 ‘로컬(지역적)’이니까”라는 발언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5일(현지 시간) 열린 시상 장면이 올라온 유튜브 동영상에는 ‘기생충이 1개 부문 수상에 그치다니 여전히 미국 영화제는 지역적’이라는 댓글도 이어졌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봉 감독의 수상 소감에 대해 ‘완벽하게 다듬어진 한 문장으로 미국 관객들의 자막 반감에 대해 외쳤다’고 전했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임보미 기자}

    • 202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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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린 단 하나의 언어를 쓴다… 그것은 영화다”

    《“우리는 단 하나의 언어를 쓴다고 생각합니다. 그 언어는 영화입니다(I think we use only one language, Cinema).” 영화 ‘기생충’이 미국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5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기생충을 발표했다.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이 끝나자마자 관객석에 있던 할리우드 유명 감독, 배우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영화, TV 콘텐츠에 대해 시상하는 골든글로브에서 한국 콘텐츠가 수상한 것은 처음으로 지난해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한국 영화 100년 역사상 할리우드 영화계의 높은 벽을 넘은 사건으로 평가된다. 》 봉 감독은 “자막의 장벽, 장벽도 아니다. 1인치 정도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지만 세계 영화산업의 심장부 할리우드는 유독 자막을 읽어야 하는 외국어 영화에 대한 관객의 심리적 장벽이 높은 곳이다. 그러나 ‘기생충’은 이미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어 지난해 10월 북미에서 개봉한 이후 상영하는 곳마다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기생충’은 북미에서만 2390만 달러(약 280억 원), 세계적으로는 1억2974만 달러(약 1518억 원)를 벌어들였다. 이는 지난해 북미에서 개봉한 외국어 영화 중 가장 큰 규모다. 극 중에서 기정(박소담)이 ‘독도는 우리 땅’을 개사해 부른 노래가 ‘제시카 징글(Jessica Jingle)’로 북미 관객들 사이에서 아카데미 주제가상으로 꼽히는가 하면 할리우드의 대표 배우 브래드 피트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도 골든글로브를 앞두고 열린 ‘기생충’ 파티에 참석해 봉 감독과 송강호에게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9년의 영화’로 꼽기도 했다. ‘기생충’은 상업적 성공과 더불어 북미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골든글로브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4일 열린 전미비평가협회 최고상인 작품상과 각본상을 비롯해 시카고,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주요 비평가협회 상을 휩쓸며 전 세계에서 약 50개의 트로피를 안았다. 시상식을 앞두고 쏟아진 예측 기사에서도 외신은 골든글로브의 외국어영화상 부문은 ‘기생충’의 몫이라고 평가했다. 봉 감독은 골든글로브 수상 직후 가진 질의응답에서 미국 관객들이 ‘기생충’과 사랑에 빠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 영화는 가난한 자와 부자, 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로 미국이야말로 자본주의의 심장과 같은 곳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기대를 모았던 골든글로브 감독상과 각본상 수상은 불발에 그쳤지만 외국어영화상 수상으로 다음 달 9일 열리는 아카데미상 수상에도 관심이 쏠린다. 골든글로브 감독상은 제1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 ‘1917’을 만든 샘 멘데스 감독에게, 각본상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각본을 쓰고 연출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게 돌아갔다. 송강호는 기자간담회에서 “골든글로브도 크고 중요한 시상식이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오스카다. 봉 감독이 아쉽게 감독상에서 탈락한 불운을 오스카에서 반드시 달성하리라 생각하고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 감독 역시 아카데미 시상식 전 펼쳐지는 프로모션 캠페인을 ‘선거운동’에 비유하며 “칸의 황금종려상, 한국의 1000만 관객의 선물을 받은 작품이라 그 이후에 벌어지는 모든 일은 즐거운 소동이다. 오스카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한국 영화산업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할리우드를 취재하는 외신기자들이 수여하는 골든글로브와 달리 아카데미상은 배우와 감독 등 영화 제작에 직접 관여하는 8000여 명의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의 투표로 결정된다. 이 때문에 회원의 일부가 아카데미 투표권을 가진 미국감독조합과 미국배우조합이 수여하는 상이 아카데미 수상의 가늠자가 되는데 ‘기생충’은 미국배우조합의 작품상 격인 캐스팅상 후보에 올라 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외신들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따낼 첫 외국어 영화로 ‘기생충’을 언급하는 이유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과 주제가상 등 2개 부문에 예비 후보로 선정됐으며 13일 작품상과 감독상 등 전체 후보가 발표된다.이서현 baltika7@donga.com·김재희 기자}

    • 2020-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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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아콰피나 “어머니가 한국계… 한때 ‘김치찌개’라는 예명도 생각”

    5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계 여배우 아콰피나(본명 노라 럼·32·사진)가 영화 ‘더 페어웰’로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골든글로브의 영화 부문에서 한국계 여배우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그는 케이트 블란쳇, 에마 톰슨, 아나 데 아르마스, 비니 펠드스타인 같은 쟁쟁한 후보들을 눌렀다. 지난해에는 한국계 여배우 샌드라 오가 아시아계 최초로 진행을 맡은 데 이어 TV 드라마 ‘킬링 이브’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오는 2006년 TV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적도 있다. 중국계 룰루 왕 감독의 영화 ‘더 페어웰’은 불치병에 걸린 할머니를 위해 가족들이 가짜 결혼식을 계기로 한자리에 모이는 과정을 그린 가족 드라마. 주인공 빌리 역을 맡은 아콰피나는 수상 소감으로 “일생의 기회를 준 왕 감독에게 감사하다.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며 “아버지와 나를 길러주신 할머니, 그리고 하늘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을 어머니께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미국 뉴욕에서 중국계 아버지와 한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콰피나는 2018년 개봉한 영화 ‘오션스8’와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서 독특하고 유쾌한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디즈니 실사 영화 ‘인어공주’에 갈매기 스커틀 역으로 캐스팅됐으며 마블의 아시아인 히어로물 ‘샹치’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아콰피나’라는 예명은 고교 시절 생수 상표명에서 따서 지었으며 ‘김치찌개’라는 예명도 생각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20-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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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표 조작논란에 엑스원 결국 해체… “각 소속사 입장 존중”

    엠넷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을 통해 탄생한 그룹 엑스원(X1)이 투표 조작 논란에 결국 해체했다. 엑스원 멤버들이 소속된 플레이엠엔터테인먼트 등 엔터테인먼트사 9곳은 엠넷과의 회의 끝에 이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6일 밝혔다. 엑스원은 지난해 8월 정식으로 데뷔한 후 조작 논란으로 활동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소속사들은 “각 멤버 소속사와 (활동에 관한) 전원 합의를 원칙으로 협의하였으나 합의되지 않아 해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엠넷은 “엑스원의 활동 재개를 위해 노력했지만 엑스원 해체를 결정한 소속사들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인정했다. 시청자 투표로 데뷔 멤버를 결정하는 ‘프로듀스X101’과 ‘프로듀스48’은 투표 조작 논란으로 제작진이 구속되며 파문이 일었다. CJ ENM은 이에 지난달 30일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2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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