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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다 인구절벽을 먼저 경험한 국가들은 외국인 인력을 적극 받아들이면서 핵심 생산인구를 확충해 왔다. 최근에는 값싼 인력을 받아들이는 것을 지양하고 내국인 노동시장을 철저히 보호하는 한편 전문 지식과 기술을 갖춘 고급 인력 유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추세다. 1970년대부터 인구절벽이 시작된 싱가포르는 한국처럼 고용허가제를 도입해 말레이시아 등 인근 국가의 근로자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내국인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단순 기능 인력의 유입은 철저히 통제하면서 전문 기술 인력의 유입을 장려하고 있다. 특히 건설업, 제조업, 조선업, 서비스업 등 인력난이 심각한 업종에 외국인 인력 쿼터를 더 많이 배정하는 등 산업별로 외국 인력 상한선 규제를 두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단순 기능 인력 수입이 불가피한 업종도 외국인 취업을 허용하되 강한 규제를 하고 있다. 1980년대 들어 인력난이 심각해진 대만도 1992년 외국인 고용 허가 및 관리법(고용허가제)을 제정해 외국인 취업을 합법화했다. 처음에는 제조업, 건설업 등 6개 업종에만 허용했지만 최근에는 간병인, 가사근로 도우미, 선원 등으로 대상을 늘리고 있다. 다만 내국인 노동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역시 업종별로 외국인 상한 비율을 두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민을 적극 장려하면서 선진국으로 성장한 호주도 1970년대부터 단순 기능 인력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정책을 대폭 개편했다. 이민 신청자 개인의 자질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자격 요건을 갖춘 자에게만 영주 이민을 허용하는 점수제를 실시했고, 고급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기술 이민의 비중을 늘렸다. 이 밖에도 기간제 취업 이민제를 도입하는 등 그때그때 노동시장의 수요에 맞춰 정책도 기민하게 바꾸고 있다. 캐나다는 노동시장의 단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1976년 제정한 이민법을 1990년부터 고급 인력을 수입할 수 있도록 개편하는 등 호주처럼 노동시장의 수요에 맞게 적극적으로 정책을 개편해 나가고 있다. 스웨덴도 2008년부터 유럽연합(EU) 출신이 아닌 외국인에게도 노동시장을 개방하면서 핵심 생산인구 감소에 대응하고 있다. 이미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독일은 제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전문 인력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인 인력 정책은 국가가 처한 환경적 요소와 노동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전체 사회경제의 편익을 늘리는 방향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경남 지역의 실업률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조선업종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대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경남 거제에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소가 있고 경남 통영에는 중형 조선사인 성동조선해양 등이 있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경남 지역의 실업률은 3.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포인트 올라 전국에서 실업률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있는 전북과 울산 지역의 실업률도 지난해 5월보다 각각 0.6%포인트, 0.1%포인트 높아졌다. 실제로 경남 지역의 제조업 취업자 수는 크게 줄었다. 5월 경남 지역 제조업 취업자 수는 총 41만3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만6000명 급감했다. 경남 지역 제조업 취업자 수는 올해 2월 44만2000명에서 매달 줄어드는 추세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경남 지역은 제조업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하고 실업률도 올라가 조선업 구조조정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월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포인트 오른 9.7%로 집계돼 5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청년실업률은 올해 2월 12.5%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뒤 4개월 연속 동월 기준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전체 실업률은 3.7%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했고 고용률은 61.0%로 0.1%포인트 상승했다.세종=박민우 minwoo@donga.com / 유성열 기자}

《“남들은 쉴 나이에 회사와 사회를 위해 일할 수 있어 자부심을 느낍니다.” 포스코 협력업체인 TCC한진에서 근무 중인 편장수 씨(59)는 지난해 12월 정년퇴직을 했지만 지금도 일하고 있다. 회사가 퇴직자의 경험과 기술을 사장시키지 않고 적극 활용하기 위해 운영 중인 재고용 프로그램으로 올해 1월 편 씨를 다시 채용했기 때문이다. 편 씨는 지금도 본부장 직급으로 정비 현장을 책임지며 후배 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가정을 위해서라도 1, 2년은 더 일을 하고 싶었는데 다시 채용해줘 감사하다”며 “일을 완전히 그만두는 날까지 모든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 중장년도 핵심생산인구로 한국은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생산인구(25∼49세)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도 점점 현실화되는 상황이다. 이런 위기에 대처하려면 50대만 돼도 은퇴로 내몰리는 중장년을 대폭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장년 일자리를 크게 늘리는 한편 전직 훈련을 도입하고, 퇴직 이후 삶까지 대비하는 생애설계 프로그램을 구축하면 핵심생산인구가 50대까지 자연스레 확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편 씨가 근무 중인 TCC한진은 60세 정년에 대비해 이미 2010년부터 임금피크제(55세부터 실시)를 도입하고, 55세였던 정년을 단계적으로 늘려왔다. 또 정년퇴직한 직원을 다시 고용해서 장년근로자의 고용을 안정시키는 데 힘써 왔다. 자연스레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2012년 97명이었던 장년근로자가 최근에는 104명까지 늘어났고, 신입사원도 매년 10명 이상 채용하고 있다. TCC한진 관계자는 “고령자의 고용 안정과 장년 근로자들의 노하우 전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년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줄여 이직과 전직에 대비할 수 있게 지원하는 곳도 점차 늘고 있다. 인천의 건설업체인 대주중공업은 50대 이상 장년 근로자가 근로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근로자는 본인이 원하는 시간만큼 일을 하면서 퇴직 이후의 삶을 설계할 수 있게 됐고, 회사 측도 정년 연장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대주중공업 관계자는 “직원들의 일·가정 양립이 가능해지는 효과도 생겼다”고 말했다. 정부도 50대 이상 근로자가 주 32시간 이하로 근로시간을 줄이면 줄어든 임금의 50%와 월 30만 원의 간접노무비(건강보험료 등)를 지급하는 등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이런 노력 못지않게 국가의 뒷받침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중장년들이 ‘생애설계’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전문기업에서 20년간 일하다 회사 경영난으로 2012년 퇴직한 이명자 씨(58·여)는 최근 경기 남양주 평생교육원의 강사로 채용됐다. 퇴직 후 3년여 동안 이 씨의 인생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무작정 일자리를 구해봤지만, 50세를 넘은 나이에 자격증도 없는 이 씨를 원하는 곳은 없었다. 그런 이 씨에게 희망이 된 것은 노사발전재단이 운영 중인 장년나침반 생애설계프로그램. 이곳에서 전문 컨설턴트들의 도움으로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58세의 나이에도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씨는 “한곳에서 오래 근무하다 퇴직하면 구직정보도 구하기 힘들고 막막하기만 하다”며 “장년나침반이 재취업을 위한 ‘디딤돌’이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일자리의 질 한국은 중장년 고용률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4∼6월) 기준 55∼64세 고용률은 65.6%로 34개 회원국 가운데 9위다. 특히 65세 이상 고용률은 31.3%(2014년 기준)로 아이슬란드(36.2%)에 이어 2위다. 수치만으로는 중장년 인력을 핵심생산인구로 잘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한국의 중장년 고용률이 높은 이유는 노후를 대비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하는 ‘생계형’이 많아서다. 특히 자영업이 붕괴하면서 퇴직 이후 안정된 일자리를 갖지 못하고, 비정규직 등 질 낮은 일자리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60대 비정규직은 133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3%(14만7000명) 급증했다. 특히 국내 전체 비정규직(615만6000명) 중 50대 이상의 비율은 43.7%에 이른다. 선진국에 비해 연금소득이 적은 데다 비정규직이 이처럼 급증하면서 OECD 1위인 노인빈곤율(47.2%)도 좀처럼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장년이) 일을 하는 건 나쁜 게 아니지만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이 문제”라며 “퇴직 이후의 삶을 설계하고 싶어도 정부와 기업의 지원이 부족하고, 자녀 문제 등으로 설계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국가가 연금 등 사회보장정책을 지속적으로 다듬는 한편 기업 역시 적극 나서서 중장년 근로자들의 직무 능력을 높여주는 방안을 적극 도입해야 되는 시기라고 충고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조선업 밀집 지역의 고용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달 경남 지역의 실업률 상승폭이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구조조정과 관련한 실업 태풍이 거세게 불어닥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자구안을 확정한 조선 3사는 올해 정규직 6000여 명을 감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협력업체들까지 연쇄적으로 고용 인원을 줄이면 이들 지역의 고용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경남 지역 실업률은 3.7%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실업률 상승폭이 1%포인트를 넘은 곳은 경남이 유일했다. 전국 실업률이 지난해 5월 3.8%에서 올해 5월 3.7%로 0.1%포인트 낮아진 것을 감안하면 경남 지역의 실업률 상승폭은 이례적인 것이다. 경남의 실업률은 2012∼2013년만 해도 1.5~2.4%로 전국 평균 실업률보다 1%포인트 이상 낮았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줄곧 실업률이 3%대를 보이고 있다. 경남 지역에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상 거제), 성동조선해양(통영) 등 조선사들이 몰려 있다. 또한 전북 군산과 울산에는 세계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이 있다. 경남뿐 아니라 전북과 울산도 5월 실업률이 전년 동월 대비 각각 0.6%포인트, 0.1%포인트 상승했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경남 지역은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5월 제조업 부문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2만6000명이나 줄었고, 전북도 다소(4000명) 감소했다”며 “울산은 자동차 정유 등 다른 산업이 있어 취업자 수 변동폭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하반기(7∼12월) 고용 전망이 더 어둡다는 점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 3사는 앞으로 2년 반 동안 인력을 30% 이상 감축하겠다는 자구계획안을 최근 발표했다. 대형 조선 3사의 자구안에 따르면 올해 이들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정규직 근로자 6000여 명이 일터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조선사에 의존하는 협력업체와 지역 상권을 감안하면 최악의 경우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조선업체 사업장이 밀집한 거제시에서는 내년 3월까지 최대 3만 명의 실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우려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은 20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6월 중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업에 대한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여부를 심사하는 민관합동조사단은 이날 현장실사에 들어갔다. 정부는 조사단의 보고서를 토대로 이달 말 지정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민관합동조사단은 이날 거제시청 대회의실에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 등 정부 관계자 5명과 류장수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 등 민간전문가 8명,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 3명 등 총 16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16일 울산과 20일 전남 영암에서도 현장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조사단은 현장실사 결과와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DB) 등 관련 통계를 토대로 지원 대상과 범위 등의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하게 된다. 고용부는 이 보고서를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친 다음, 이달 말 이기권 장관이 주재하는 고용정책심의회를 열어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여부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세종=박민우 minwoo@donga.com / 유성열 기자}
인구절벽 위기를 한국보다 먼저 겪은 선진국들은 중장년 인력을 핵심생산인구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중장년 근로자들을 위해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도 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컨설팅회사 에이온 휴잇(AON Hewitt)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 10곳 중 9곳은 근로자의 퇴직 준비와 전직 등을 돕기 위한 생애설계 교육을 하고 있다. 과거의 생애설계 교육이 퇴직연금 등 복지제도에만 국한해 이뤄졌다면, 최근엔 기대수명 증가와 노동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주제로 분화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의 목재회사인 와이어하우저는 50세 이상 근로자를 대상으로 △인생설계 △재무설계 △부동산설계 △기업복지 △공적연금 △의료보험 등 통합적인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합숙교육으로 실시하며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배우자와 함께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또 자원봉사, 사회공헌 조직을 통해서도 중장년 인력을 적극 활용한다. 대통령 직할 국가서비스 조직인 ‘노인단(Senior Corps)’이 대표적이다. 이곳엔 빈곤퇴치, 보건, 제대군인 지원 등의 분야에 약 40만 명이 활동하고 있다. 은퇴 이후 사회공헌이나 비영리단체 근무 등을 희망하는 중장년을 위한 조직도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다. 이미 고령화 위기에 직면한 일본은 경력관리 제도를 각 기업이 적극 도입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전자기기 업체인 히타치제작소는 근로자가 정년퇴직을 1년 앞둔 시점에 △재고용 △정년퇴직 △전직 또는 자영업 전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해 관련 교육을 집중 실시하고 있다. 도요타도 입사 직후부터 ‘생애디자인’ 교육을 통해 20, 30대는 주택 구입, 40대는 재테크 및 노후설계, 50대는 퇴직 후 생애설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생산직 장년 근로자 비율이 20%를 넘긴 독일 역시 근로자 개인별로 경력관리상담사를 배정하거나 단축근무로 남은 시간에 전직 훈련을 받게 하고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 내 퇴직 교육을 활발히 하면서 중장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도가 높은 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고용노동부는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 116명의 명단을 고용노동부 홈페이지(www.moel.go.kr)와 관보에 13일 공개했다. 이날 명단이 공개된 대상자는 기준일(2014년 8월 31일) 이전 3년 간 임금체불 혐의로 2회 이상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기준일 이전 1년 간 임금 체불 총액이 3000만 원 이상인 사업주다. 이들 116명은 이름 나이 주소 사업장명 등의 개인정보와 3년 간 임금체불액이 2019년 6월 12일까지 3년 간 공개된다. 사업주가 체불임금을 청산한 후 명단에서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면 임금체불정보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삭제될 수 있다. 고용부 조사 결과 명단이 공개된 116명의 3년 평균 체불 임금은 6633만 원으로 나타났고, 이 가운데 15명은 1억 원 이상 체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3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이 110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2회 이상 임금체불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기준일 이전 1년 간 체불 총액이 2000만 원 이상인 사업주 191명은 ‘신용제재 대상자’에 포함됐다. 이들은 명단이 공개되진 않지만 성명과 주소 사업자등록번호 등이 한국신용정보원에 제공돼 7년 간 신용관리 대상자로 등재된다. 금융기관의 신용도 평가에서도 이 내용이 반영돼 대출 등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 고용부는 2013년 9월 처음으로 임금 체불 사업주 명단을 공개한 이래 이번까지 총 933명을 공개했고 1544명은 신용제재 조치를 내렸다.유성열기자 ryu@donga.com}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조선업종 비정규직 실직자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정부가 4700억 원을 투입한다. 조선업종에 대한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은 이달 말 최종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노동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조선업 고용 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이날 “구조조정의 최대 피해자로 꼽히는 물량팀(2차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지원은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과 관계없이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하청업체 근로자도 ‘피보험자격 확인 청구’를 거쳐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고용보험 가입을 신고하지 않아 고용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을 때 구제하는 제도다. 고용보험법상 국내에서 근로자를 고용한 모든 사업장은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하지만 1만1000명으로 추산되는 조선업 하청 근로자는 가입률이 45.4%밖에 되지 않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고용보험 미가입 실직자는 근로계약서와 급여 통장 등 임금을 받고 일한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챙겨 가까운 지역 고용센터에 찾아가 청구서와 함께 제출하면 된다. 피보험자격이 인정되면 최대 3년까지 고용보험 가입이 인정된다. 다만 수급 요건(퇴직일 이전 18개월 동안 180일 이상 근로)을 갖춰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요건이 모두 충족되면 연령에 따라 90∼240일 동안 실직 전 평균 임금의 50%(하루 최대 4만3000원)를 받을 수 있다. 고용부는 사업주의 자진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9일부터 9월 8일까지 특별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해 신고 지연에 따른 과태료도 면제하기로 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찬란했던 ‘대우’의 위상을 되찾고 싶어요.” 전북 정읍시의 대우전자부품 콘덴서영업팀 전지열 씨(28·전북대 기계공학과 졸업)의 목표다. 그는 2014년 6월부터 이곳에서 학습근로자로 일하다가 지난해 12월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전 씨는 취업준비생 시절 다른 기업의 정규직으로도 합격했지만 주저 없이 대우전자부품의 학습근로자를 선택했다. 아무 경험 없이 바로 일하기보다는 좀 더 체계적으로 기술을 배우고 경험을 쌓은 뒤 현장으로 가고 싶었다. 전 씨는 “학습근로자 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현장 분위기와 시스템을 빨리 이해하고 적응하지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독일, 스위스식 도제 시스템 접목 전 씨가 이렇게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시행한 일·학습 병행제 덕분이다. 일·학습 병행제는 정부가 독일, 스위스식 직업교육 제도를 국내 실정에 맞게 설계해 2014년부터 시행 중인 인력 양성 제도다. 인턴 또는 학습근로자 신분으로 직장을 다니면서 회사 선배들로부터 각종 훈련을 받는 일종의 도제 교육 시스템이다. 학교가 주도했던 기술인력 양성을 산업계가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해 보겠다는 것이 이 정책의 의도다. 대우전자부품은 1973년 대우그룹 계열사로 설립돼 한때 연 매출액이 3000억 원에 이를 정도로 탄탄한 기업이었다. 그러나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2008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자 직원들도 대거 회사를 떠났다. 다행히 2010년 아진산업이 인수한 뒤 현대자동차에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기자동차 부품도 개발하는 등 연구개발(R&D)에도 적극 나섰다. 이미지 쇄신을 위해 한때 사명을 바꾸는 것도 검토했지만, 동남아에서 여전히 인지도가 높은 대우 브랜드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포스코대우(옛 대우인터내셔널)에 로열티까지 지급했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2013년 9월 ‘취업하고 싶은 500대 강소기업’에 선정됐고, 2014년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4년 8월에는 일·학습 병행 기업으로 선정됐다. 일·학습 병행제를 이용해 모자란 일손도 보충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확보해 보자는 전략이었다. 먼저 총 850시간에 이르는 훈련 시스템을 탄탄히 구축하고, 학습근로자를 적극 채용했다. 정상 근무를 하면서 공부도 하고, 자격증을 따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1, 2기 합쳐 총 14명이 수료했고, 회사는 이들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신입사원 초봉도 약 3700만 원(성과급 제외)으로 대폭 인상했다. 일을 하면서 훈련을 받고, 높은 연봉까지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나자 청년들의 호응도 높아졌다. 최근 인턴사원 10명을 뽑기 위해 공고를 내자 500명이나 지원했다. 개발팀에서 근무 중인 강철하 씨(29·전주대 전기전자공학과 졸업)는 대기업을 포기하고 이 회사에 와서 학습근로자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된 경우다. 강 씨는 “영어와 경력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전공”이라며 “학습근로자를 통해 실무와 이론을 겸비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강 씨처럼 훈련을 수료한 뒤 관리부에 재직 중인 나혜진 씨(26·여·부산가톨릭대 산업보건학과 졸업)는 “직전에 다닌 회사에서는 시키는 일만 했었는데 여기서는 스스로 찾아서 일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석호 관리부장은 “일·학습 병행을 통해 입사한 사원들의 성과와 적응력은 정말 뛰어나다”며 “회사가 다시 성장하려면 능력 있는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신입사원은 모두 일·학습 병행을 통해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년, 중소기업 모두에 ‘윈윈’ 최근 일·학습 병행제에 대한 중소기업의 호응은 폭발적이다. 일·학습 병행제를 통해 ‘현장형 인재’를 조기에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들 역시 또래보다 빨리 취업해서 자격증이나 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정부도 이 제도를 도입한 기업에 직업훈련비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당초 정부가 올해 목표한 참가 기업은 4000곳이었지만 7235곳이나 신청하는 바람에 계획보다 늘려 5643곳을 선정했다. 이는 2014년(2079곳)보다 171%나 급증한 것이다. 이미 훈련프로그램 개발을 끝낸 2364개 기업은 1만489명을 채용해 훈련을 실시 중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부터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 △고등학교·전문대 통합교육과정 △장기 현장실습형 등으로 일·학습 병행제를 확대했다. 재학생 단계에서부터 학습근로자로 직업훈련을 받은 다음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훈련 품질을 강화하기 위해 전담근로감독관 211명을 지정했고, 기업 내부의 현장교사를 육성하기 위한 지원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권기섭 고용부 직업능력정책국장은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 학과의 입학 경쟁률이 세지는 등 학생, 학부모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정읍=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청년들이 직업훈련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취업 성과가 우수하거나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업교육훈련 과정 800개(약 1만7000명 규모)를 선정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6일 밝혔다. 먼저 대학 2, 3학년 재학생이 직무 체험을 하면서 본인의 적성과 진로를 찾는 청년취업아카데미 단기 특화 과정 83개가 있다. 빅데이터 관리자나 웹 개발자 등 정보통신 과정과 경영회계사무 과정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취업이 절박한 졸업생과 졸업예정자를 위해서는 경영·회계·사무, 정보통신, 영업·판매, 문화·예술·디자인·방송, 보건·의료, 기계 등 다양한 직무분야 교육 과정이 맞춤형으로 제공된다. 취업이 특히 어려운 인문계 출신들은 인문계 특화 과정을 개설한 청년취업아카데미를 고려해 볼 만하다. 병원 코디네이터 등 유망 직업훈련을 받고 싶다면 ‘내일배움카드제’를 이용하면 되고, 물류업에 관심이 있다면 ‘국가인적자원 개발 지원 과정’을 들어도 된다. 한국폴리텍대의 기능사 양성 과정을 이수하면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고, 현장실습형 일·학습 병행제도를 이용하면 신라명과 등 207개 기업에서 훈련을 받을 수도 있다. 교육훈련 정보는 고용부 홈페이지()와 직업훈련포털(), 청년워크넷()은 물론이고 대학 내에 설치된 청년고용센터와 취업지원부서 등 다양한 곳에서 제공한다. 과정마다 정해 놓은 학년에 따라 대학생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비용은 정부가 전액 지원한다. 나영돈 고용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2학년 이상인 대학생이면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한국의 75세 이상 고령자 고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이나 재테크로 노후를 대비하지 못해 일을 해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고령층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3일 OECD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한국의 75세 이상 고령자 고용률은 19.2%로 OECD에 관련 통계를 제출한 24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4.8%)의 네 배 수준이었다. 75세 이상 고용률은 한국과 멕시코(15.7%)만 두 자릿수 퍼센트를 기록했고, 일본 8.2%, 영국 2.6%, 프랑스 0.4% 등 나머지 22개국은 모두 10% 미만이었다. 더 큰 문제는 고령자들이 비정규직 등 질 낮은 일자리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26일 내놓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60대 비정규직 근로자 수(133만8000명)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3%(14만7000명)나 급증했다. 이처럼 고령자들이 질 낮은 일자리로 내몰리면서 한국의 노인빈곤율(2014년 기준 47.2%)도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상황이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1일 4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10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지하철 공사장 폭발사고의 현장에는 폭발을 막을 수 있는 환풍기와 가스누출 탐지기가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전날 작업에 쓰였던 가스통과 산소통은 별도 보관소가 아닌 현장에 그대로 방치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고가 안전 불감증이 부른 인재(人災)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고를 조사 중인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2일 브리핑을 통해 “환풍기가 폭발이 일어난 지하가 아닌 외부에서 발견됐다”며 “겉에 그을리거나 파손된 흔적이 없는 점으로 볼 때 폭발로 튕겨져 나온 게 아니라 원래 지하에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환풍기가 지하에 없었다면 작업장에서 누출된 액화석유가스(LPG)와 산소가 그대로 쌓여 폭발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사고 전까지 이 작업장에서는 LPG통과 산소통, 절단기 등을 동원해 철골을 자르는 용단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경찰은 사고 전날 작업을 마친 뒤 LPG통과 산소통을 현장에 그대로 뒀다는 인부들의 진술도 확보했다. 약 15m 깊이의 지하 작업장에는 가스누출 탐지기와 화재경보기도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작업 전 시행해야 할 안전교육이 제대로 진행됐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의 하청을 받아 현장을 책임진 매일ENC 소속 현장소장은 사고 당시 현장에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서류상으로는 소장 대신 차장이 안전교육을 했다고 돼 있는데 실제로 교육을 했는지 추가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전보건공단 지침에 따르면 용접이나 용단 작업을 할 때는 감시인을 작업장에 배치해야 하지만 사고 당시 감시인이 있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포스코건설과 매일ENC 간의 하도급 계약이 불법적으로 이뤄졌는지, 또 작업 과정에서 안전관리교육이 제대로 진행됐는지를 집중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아직까지 정확한 발화 시점과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경찰은 “LPG통 및 산소통과 연결된 호스를 정리하지 않고 지하 작업장까지 늘어놓은 채로 뒀는지에 대해서는 진술이 엇갈린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감식 과정에서 수거한 용접봉이 원인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감식반은 현장에서 수거한 호스를 물에 넣어 새는 곳이 있는지 확인했다. 경찰은 사상자 모두 일용직 근로자라고 밝혔다. 이들은 매일ENC에 정식 채용된 정규직이 아닌 일용직으로 16만∼18만 원의 일당을 받고 일하고 있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폭발사고 공사 현장의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에 대한 특별감독에 들어간다고 2일 밝혔다. 고용부는 7일부터 17일까지 남양주 현장을 포함해 포스코건설이 시공 중인 현장 전국 108곳 전체를 대상으로 안전보건 특별감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고용부는 산업재해가 일어났을 때 원청업체 처벌을 크게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했지만 노동개혁 입법 논란에 밀려 19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고용부는 지난달 23일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다시 입법 예고했으며, 규제영향심사가 끝나는 대로 20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남양주=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박창규 기자·유성열 기자}

조선업 구조조정의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조선3사는 이미 6000명이 넘는 인력감축안을 내놨고, 감축 규모는 더 늘어날 예정이다. 통계에도 잡히지 않은 ‘물량팀(2차 하청업체)’까지 포함하면 조선업에서만 약 2만 명의 실업자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재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할지 검토 중이다. 말 그대로 조선업을 ‘특별 관리’ 대상에 포함시켜 각종 지원금을 특별하게 주겠다는 뜻이다. 지정되면 실업자는 실업급여를 더 받을 수 있고, 해고를 자제한 사업주에게도 지원금이 지급된다.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이 처음으로 공론화된 것은 총선 직전인 4월 8일이다. 새누리당 후보로 경남 거제에 출마한 김한표 의원은 이날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전화를 걸어와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왔다”고 언론에 밝혔다. 고용부는 즉각 해명 자료를 냈다. 이 장관이 먼저 전화를 건 것이 아니라 김 의원이 전화를 걸어 지정을 요구했고, 일반론적으로 답한 것이지 구체적인 내용이나 시기는 전혀 확정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정부 정책을 표심에 이용하려 한 김 의원에 대한 비난도 나왔지만, 과정이야 어쨌든 정부도 울산과 거제에 실사단을 보내 검토를 시작했다. 이후 두 달여 동안 정부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여전히 검토 중이다. 이 장관이 브리핑을 할 때도, 관계부처 장관이 모여 회의를 해서 나온 결론도 어김없이 ‘검토’다. 정부가 이렇게 검토만 하는 사이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의 1분기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9454명)는 지난해보다 18.2%나 급증했다. 조선업발(發) 실업대란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 물론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은 국민 세금으로 부실 기업을 지원하는 것인 만큼 노사의 자구 노력을 엄격히 심사한 뒤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두 달 동안 검토만 하고 있는 정부가 과연 특별한 대책을 내놓을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이 그렇게 특별하지 않아 보이는 것은 더 큰 문제다. 특단의 대책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업급여와 고용유지지원금을 더 주는 것 외에 특별한 내용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마저도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하청업체 근로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실업자 이직도 지원한다지만 평생을 조선소에서 일한 근로자들이 다른 직업을 금세 갖기도 쉽지 않다. 수년 전부터 조선업 위기를 경고해온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조선3사 노사와 전문가, 정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구조조정 대책을 총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정부가 양질의 공공일자리 사업을 대거 일으켜 실직자를 흡수하는 등의 파격적인 정책도 필요하다고 배 연구위원은 주장한다. 정부가 검토 중인 정책에는 이런 내용은 전혀 없다. 별로 특별하지도 않은 정책을 특별하게 검토만 하고 있는 정부가 배 연구위원과 같은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 정말로 ‘특별하게 효과 좋은’ 대책을 하루라도 빨리 내놓길 기대한다. 유성열 정책사회부 기자 ryu@donga.com}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5월의 기능한국인에 이규윤 ㈜다원체어스 대표(56·사진)를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대표는 30년간 사무용 의자 관련 기술을 개발해 온 전문 기술인이다. 고교 시절 전국기능경진대회에서 입상한 이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가구업체에 취업했다. 새로운 의자를 개발하기 위해 해외 유수의 가구 전시회는 모조리 다녔고, 외국 의자들을 들여와 해체하고 조립하면서 기술을 배워 나갔다. 2001년 1월 자신이 직접 회사를 설립한 뒤에는 매출액의 대부분을 신제품 개발에 다시 투입할 정도로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었다. 회사 설립 1년 만에 장시간 앉아 있어도 피로감을 줄여주는 신제품을 출시했고, 2년간 15만 개가 팔려나가는 ‘대박’을 쳤다. 현재 매년 5종 이상의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고, 국내외 특허 44건 등 총 168건의 지식재산권을 취득했다. 해외 38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고, 지난해 매출액은 233억 원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누구나 어떤 분야에서든 기술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갖고 노력하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성공이 따라온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성과연봉제를 놓고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금융공공기관 근로자들이 약 9000만 원의 연봉을 받으면서도 호봉제 비율은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노조 조직률은 95%를 넘어 근로소득 상위 5%(8500만 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배경에는 경직된 임금체계와 강력한 노조의 힘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본보가 2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www.alio.go.kr)에 등록된 총 9개 금융공공기관(산업은행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예탁결제원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의 2015년 공시를 분석한 결과 9개 기관의 1인당 평균 연봉은 8980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산업은행(9435만 원) 수출입은행(9241만8000원) IBK기업은행(9129만 원)은 9000만 원을 넘겼다. 이 기관들은 신입사원 초봉도 4000만 원을 넘어 국내 근로자 1인당 평균 연봉(3960만1000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공서열 연봉, 조직 고령화 문제는 이런 고액연봉이 성과가 아닌 연공서열에 따른 것이란 점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금융업(공공기관+민간 금융회사) 종사자의 호봉제 비율은 무려 91.8%로 전체 근로자 평균(60.8%)보다 31%포인트나 높다. 호봉제에서는 경영 상태나 성과와 상관없이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오른다. 특히 금융공공기관 근로자는 평균 근속연수가 14.9년으로, 국내 정규직 근로자(6.4년)의 두 배를 웃돌면서 조직도 고령화됐다. 2006년에는 금융업 근로자의 21.8%가 30대 이하였지만, 2014년에는 15.7%까지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50대 직원 비율은 8.9%에서 15.6%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신규 직원 대비 10년 이상 근속자의 임금 비율(연공성)이 평균 2.75배로 전체 산업 평균(2.52배)을 넘어섰다. 이는 정부의 ‘낙하산’으로 내려온 기관장들이 노조의 눈치를 보느라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대폭 수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금융공공기관의 노조 조직률은 95.1%로 국내 전체 근로자 조직률(10.3%)의 9배에 달했다. 정부 관계자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자동 가입되는 ‘유니언숍’ 형태로 노조를 조직하기 때문에 조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합의 없는 성과연봉제 소송 가나 정부는 ‘신의 직장’으로 통하는 이 기관들이 임금체계 개편을 선도해야 기타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민간 부문도 따라올 명분이 생긴다고 보고 있다. 20일 처음 가동된 여야정 협의체는 성과연봉제를 노사합의로 추진키로 했지만, 정부는 노조가 협의를 거부하면 의사회 의결만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현재 금융공공기관 9곳 중 노사합의로 도입한 곳은 예보 한 곳뿐이고 6곳은 의사회 의결만으로 도입했으며 나머지 2곳은 아직 도입하지 않았다. 이는 올해 초 고용부가 발표한 취업규칙 변경 지침(노조가 협의를 거부하면 노조 동의 없이 변경 가능)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지침은 법적 효력이 없어 노조가 소송을 내면 정부 측이 패소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노조도 “노사합의 없는 취업규칙 변경은 불법”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일부 공공기관에선 직원에게 동의서 작성을 강요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침은 법과 판례에 근거하기 때문에 지침만 준수한다면 소송에서 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60대 임시직 근로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생계를 꾸릴 수단이 마땅치 않아 임시직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60세 이상 임시직(근로계약기간이 한 달 이상 1년 미만인 단기 일자리) 근로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만7000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60세 이상 임시직 근로자는 1월 11만3000명, 2월 9만1000명 등 전년 대비 증가폭이 올해 들어 매달 10만 명 안팎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전체 연령대를 기준으로 하면 임시직은 지난해 12월 11만3000명이 늘어난 이후 1월에는 1만9000명으로 증가폭이 대폭 줄었고, 2월에는 오히려 9000명 감소하다가 3월이 되서야 다시 3만4000명 증가로 돌아섰다. 특히 15~24세 연령층은 3월에 2만4000명이 감소했고, 40대는 5만1000명이 감소하는 등 40대 이하에서는 지난해보다 모두 줄어었다. 반면 50대도 2만2000명 증가하는 등 유독 50, 60대에서만 임시직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고용정보원은 고령화에 따라 50, 60대의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데다가 은퇴에 내몰린 베이비붐 세대들이 마땅한 생계 수단을 찾지 못한 채 어쩔 수 없이 임시직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정성미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60대 이상 장년층도 은퇴 후 소득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노동시장에 나왔지만 상용직을 구하기 어렵다보니 임시직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라며 “평소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있다가 단기 일자리가 생기면 임시로 일을 하는 형태가 많다”고 설명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정국이 다시 ‘긴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현안 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만약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20대 국회 시작과 함께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새누리당은 ‘거부권 행사’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23일 원내대표단 만찬 회동 뒤 기자들을 만나 “국회 현안 청문회에 대해서는 헌법에 아무런 근거가 없어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재개정이 힘든 만큼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은 상시 청문회가 도입되면 ‘365일 정쟁’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야권은 “언제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고 하더니 청문회를 상시화하면 행정부가 마비된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국정 현안에 대해 수시로 청문회를 여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논란의 핵심은 결국 ‘국회에 대한 불신’이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갈등인 셈이다.○ “국회 답변 준비만 하다 허송세월할 것” 상시 청문회의 직격탄을 맞는 곳은 정부부처다. 부처들이 추진하는 모든 정책과 사회 현안이 청문회 대상이 되면 공무원들의 업무가 폭증할 수 있다. 수시로 국회로 불려 다녀야 하는 데다 국회 답변자료 준비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칫 정책들이 정쟁으로 비화돼 갈등은 증폭되고 정책 추진 동력은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는 23일 “이 법이 어떻게 운영될지 예측조차 안 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회부처의 한 국회 업무 담당자는 “사회적 이슈가 많거나 정치적으로 첨예한 업무를 다루는 부처는 특히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야권이 반대하는 정책들을 청문회 무대에 올리는 것만으로 담당자들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얘기다. 고용노동부 고위 관계자는 “19대 국회에서도 야당은 노동개혁법이 ‘재벌 편들기’가 아니냐는 근거 없는 공격을 쏟아냈다”며 “상시 청문회가 열리면 이런 공격에 대한 각종 답변 자료를 준비하느라 온통 시간을 허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하게 바뀐 것은 여소야대 정국” 이렇게 정부의 우려가 큰 법안이 무사통과된 데는 새누리당의 책임이 작지 않다.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이 법이 통과된 것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퇴진한 바로 다음 날인 지난해 7월 9일이다. 이어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것은 원유철 전 원내대표가 합의 추대된 바로 다음 날인 같은 달 15일이다. 당시 새누리당 의원 누구도 이 법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았다. 본회의를 통과한 이달 19일에도 새누리당은 “당내 의견 수렴이 안 됐다”며 ‘부결 지침’을 내렸지만 이탈 표를 막지 못했다. 당시 정진석 원내대표는 당선자 신분이어서 본회의장에 참석할 수 없었다. ‘실제 바뀐 것은 법률 조항이기보다 여소야대 정국’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법 개정안에서 유일하게 바뀐 것은 청문회 개최 요건에 ‘소관 현안 조사’가 추가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19대 국회에서도 ‘쌍용차 정리해고 청문회’ 등 4건의 현안 청문회가 열렸다. 18대 국회 때도 현안 청문회는 6건이 있었다. 국회법 개정안을 주도한 정의화 국회의장 측은 “과거에도 상임위에서 의결하면 현안 청문회를 열 수 있었다”며 “이번에 법적 근거를 만든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도 “청문회에 대한 우려를 잘 안다”며 “그건 문제를 만드는 국회, 서로 반대만 하는 국회 때 경험 때문이다. 이제는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권이 청문회 대상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 게 가장 큰 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부 마비’ 우려는 곧 야권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쟁을 일삼을 것이란 불신과 맞닿아 있는 셈이다. 이재명 egija@donga.com·유성열 / 세종=이상훈 기자}

정부가 19대 국회에서 좌절된 노동개혁 입법을 20대 국회에서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노동계와 야당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파견법을 포함한 동시 처리 방침은 물론이고 박근혜 대통령이 철회했던 기간제법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사진)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20대 국회가 문을 열면 빠른 시일 내에 당정 협의를 거쳐 노동개혁법의 재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당정 협의를 통해 제출했다가 폐기된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파견법 개정안 등 노동 4법 개정안을 20대 국회가 문을 열면 바로 제출하겠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파견법 적용을 받는) 당사자와 국민이 (파견법 개정을) 더 절실하게 원하고 있다”며 “국민 입장에서는 분리 처리가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이 장관은 파견법과 함께 노동개혁의 핵심 쟁점이었던 기간제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당정 협의를 통해 (제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혀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금융권 최초로 저(低)성과자 해고(일반해고)를 도입한 IBK투자증권이 올해 초 청년 13명을 신규 채용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정부의 해고 지침 발표를 이유로 노사정(勞使政) 합의 파기를 선언할 정도로 일반해고는 노동개혁의 핵심 쟁점이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취업규칙을 변경하고, 올해부터 일반해고를 시행하고 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사무금융노조 소속인 노조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찬반이 엇갈렸지만 지난해 12월 직원 투표에서 64%의 찬성으로 취업규칙 변경을 의결했다. 사실상 노사 합의로 일반해고를 도입한 것이다. 이에 민노총은 IBK투자증권지부를 전격 제명했다. 새 취업규칙은 정규직 프라이빗뱅커(PB) 중 1년간 개인영업 실적이 하위 5%에 포함되거나 회사가 제시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은 30개월의 성과 향상 프로그램을 거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3개월의 대기발령을 거쳐 해고가 가능하다. 증권업계 불황으로 2013년 이후 신입 직원을 뽑지 못한 IBK투자증권은 취업규칙 변경 후 청년 13명을 신규 채용할 수 있었다. 윤동열 울산대 교수(경영학)는 “근로자 역량이 강화되면서 청년을 신규 채용하는 효과로 이어졌다”며 “정부의 2대 지침이 쉬운 해고를 야기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오히려 산업현장으로부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개혁 입법이 부진한 상황에서 이처럼 ‘현장의 노동개혁’은 올해부터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임금체계 개편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호봉제 비중은 2012년 75.5%에서 지난해 65.1%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임서정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은 “임금체계 개편과 취업규칙 변경은 근로자에게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근로자가 우려하는 부분에 대한 보완 조치가 있어야 효과가 커진다”며 “앞으로도 노사의 자율적인 임금체계 개편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10.9%. 통계청이 밝힌 4월 청년(15∼29세) 실업률이다. 제조업 분야로 구조조정 태풍이 몰려오고 있고 청년 실업률은 석 달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지만 19대 국회에서 정부가 내놓은 노동개혁법은 폐기될 운명이다.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산업 전반에 젊은 피를 수혈하려면 임금 체계 개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등을 통해 현장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내야만 한다. 동아일보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을 바꾸고, 높아진 관심이 기업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청년이 희망이다―일자리, 강소기업이 답이다’ 10회 시리즈를 시작한다. 》 차체를 생산하는 ㈜호원오토는 현대·기아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다. 협력업체라고 기업 규모가 작을 것이라 생각하는 건 편견이다. 광주와 경기 평택은 물론이고 터키에도 공장이 두 개나 있고, 해외법인까지 합친 연간 매출액이 7000억 원에 이른다. 2014년에는 2억 달러 수출 돌파로 금탑산업훈장도 받은 탄탄한 기업이다. 하지만 탄탄한 이 회사 신현주 대표에겐 해결되지 않는 고민이 있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일손이 많이 필요하지만 신입사원 뽑기가 쉽지 않다. 공채를 해도 홍보가 되지 않아 지원자가 적고, 어렵게 채용한 청년도 금세 이직하기 일쑤다. 신입사원 초봉도 3400만 원에 이르고, 해외근무 기회도 많은 데다 복지 혜택도 좋지만 이름난 ‘대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우리는 스펙이 필요하지도 않고, 성실성 하나만 보는데도 청년들의 관심이 적다”며 “청년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은 꼭 남의 나라 얘기 같다”고 하소연했다.○ 대기업이 청년과 협력업체의 ‘디딤돌’ 정부가 지난해 7월 내놓은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은 신 대표의 고민을 해결해줬다. 고용디딤돌은 대기업이 청년을 뽑아 직접 훈련시킨 뒤 협력업체나 벤처기업 취업을 알선하는 사업이다. 대기업이 청년과 협력업체 사이의 ‘디딤돌’ 역할을 하는 모델이다. 청년들은 대기업에서 훈련받고 협력업체에서 인턴을 거친 뒤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대기업과 정부가 보증하는 프로그램이라 믿고 지원할 수 있고, 훈련비용과 수당은 대기업과 정부가 부담하기 때문에 협력업체의 부담도 적다. 현재 삼성 현대차 한국전력 LG SK 등 주요 대기업과 공기업에서 1495명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호원오토에서 생산관리 인턴으로 근무 중인 김병준 씨(25)가 바로 고용디딤돌 1기 수료생이다. 조선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해 17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고용디딤돌에 합격했다. 올해 초부터 현대차에서 훈련을 받은 뒤 4월 호원오토로 왔다. 김 씨는 원래 대기업에 가려고 했지만 지방대 출신인 데다 워낙 경쟁이 치열한 탓에 쉽지 않았다. 어느 날 학과 게시판에서 고용디딤돌 모집 공고를 보고 김 씨는 협력업체에 취업하기로 결심했다. 고용디딤돌 합격 후 현대차에서 받은 훈련은 기대 이상이었다. 철저히 현장 실무 위주의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현장에 적응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협력업체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다. 김 씨는 “최고의 부품을 만들어야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고, 처음에는 부정적이었던 아버지까지 달라지셨다”며 “취업 준비를 하는 친구들도 고용디딤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에게도 김 씨가 ‘복덩이’다. 현대차에서 착실히 훈련받은 덕분에 특별한 교육 없이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었다. 훈련비용과 인턴수당까지 현대차가 주기 때문에 비용 부담도 없다. 인력난과 비용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한 것이다. 호원오토는 올해 고용디딤돌 인턴 1명을 더 채용한 뒤 앞으로는 신입사원의 절반을 고용디딤돌로 채용할 예정이다. 현재 2기 훈련생 453명(협력업체 146곳 배치 예정)을 모집 중인 현대차도 2018년까지 총 2400명을 고용디딤돌로 지원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병준이가 지금처럼 일한다면 기꺼이 정규직으로 채용할 것”이라며 “우리는 스펙 같은 거 절대 안 본다. 성실성과 긍정적인 성격만 갖춘다면 누구라도 채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용디딤돌로 자부심 생겨” 김 씨와 고용디딤돌 동기로 4월부터 ㈜네오오토(자동차 기어 부품 생산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최명우 씨(24·한밭대 기계공학과 졸업)는 “현대차에서 두 달간 받은 합숙 교육이 정말 큰 도움이 된다”며 “자동차업계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사실 중소기업은 비용 문제 때문에 대기업처럼 신입사원을 상대로 집단 합숙훈련을 할 수 없다. 최 씨는 “합숙 기간 동안 자동차 생산 현장의 전반적인 교육을 다 받았기 때문에 현장에 적응하는 게 크게 어렵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기업이 훈련을 담당하고, 비용까지 부담하는 고용디딤돌 사업에 대한 구직자와 협력업체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정부도 사업 확대에 나섰다.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전담하고 있는 대기업 16곳을 모두 참여시키고, 지난해 7곳이 참여하는 데 그쳤던 공공기관도 17곳까지 늘려 총 9400명 규모로 사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고용디딤돌 운영 실적을 반영하는 한편,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고용디딤돌을 운영하면서 부담하는 직업훈련 비용과 훈련수당에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정부 지원도 늘릴 예정이다. 특히 앞으로는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고용디딤돌 수료생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나영돈 고용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인력난을 겪고 있는 강소, 중견기업 취업을 활성화시켜야 청년 일자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청년 채용을 늘리는 강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대폭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평택=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내년부터 베트남 근로자도 외국인 고용허가제에 포함돼 국내에서 일할 수 있게 된다. 1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17일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 노동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고용허가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베트남 근로자는 2004년부터 한국 내 근로가 가능했지만 불법체류율이 50% 육박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해지자 고용부는 2012년부터 고용 허가를 중단했다. 그러나 국내 사업주들은 베트남 근로자들이 현장 적응력과 기술 습득력이 뛰어나다며 정부에 고용 허가 재개를 지속적으로 요청했고, 이번 MOU 체결로 내년부터 국내 사업체 근로가 가능해졌다. 베트남 정부는 불법체류 감소 로드맵(2016¤2018년)을 만들어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양국 장관은 이날 한국 청년들의 베트남 진출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베트남은 최근 학사 이상 또는 5년 이상의 경력이었던 ‘전문가 고용허가’ 요건을 학사 이상이면서 경력도 3년 이상일 경우로 강화했다. 이에 양국 장관은 한국 국가기술 자격 보유자나 하노이 K-MOVE 스쿨 졸업자에게만 주던 면제 특례를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현재 베트남에는 한국기업 3300여 개가 진출해 있고, 1만 여명의 한국 근로자도 일을 하고 있어 한국 청년들의 수요가 많은 편이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