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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물류 배송 사업에 활용되는 ‘T맵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서비스’를 확대 개편했다고 29일 밝혔다. API는 프로그램의 일부 기능을 외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언어나 메시지 형식으로, SK텔레콤은 자사의 위치 기반 서비스인 ‘T맵’ 등의 API를 외부에 제공하고 있다. 이번 개편으로 ‘T맵 API’의 경유지 수는 기존 30개에서 100개로 확대됐고 처리 속도도 빨라졌다. 또 지도 이미지를 자동으로 캡처하는 ‘이미지 경로’ 기능이 추가돼 운전자가 손쉽게 전체 경로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용자는 활용할 기능의 종류와 범위에 따라 해당 API를 유료 또는 무료로 활용할 수 있다. 물류·배송 기업에서 사용하는 배차 솔루션인 ‘TMS API’의 배차 계산 시간도 단축됐다. 보유 차량 10대에 배송지 100곳 기준, 각 차량의 배송지를 결정하는 데 3분이 걸리던 기존 계산 시간이 1분 이내로 줄었다는 것이 SK텔레콤 측의 설명이다. SK텔레콤은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인 ‘파토스트럭’과 스마트폰 기반의 관제·배차 서비스인 ‘화물GO’ 등 T맵 API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도 출시했다. 장유성 모빌리티 사업단장은 “중소기업을 포함한 여러 관계자와 협업해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에 도움이 되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올해 안에 5세대(5G) 콘텐츠 및 관련 솔루션을 통신사 최초로 수출하겠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5G 전용 콘텐츠와 이를 제작·운영하는 기술(솔루션)을 해외에 수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이룬 한국에서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것이다. 29일 LG유플러스는 “하 부회장은 26, 27일 이틀간 엔비디아와 구글, 넷플릭스 등 실리콘밸리 현지 주요 정보기술(IT) 기업 경영진을 만나 5G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해외 통신사 등과 제휴해 올해 가시적인 수출 성과를 낼 것이다”고 밝혔다. 주요 수출품으로는 아이돌 콘서트 등을 AR 및 VR 기술로 촬영해 제공하는 ‘U+아이돌라이브서비스’가 꼽힌다. 야구나 골프 등 스포츠의 특정 중계 화면을 360도로 촬영해 제공하는 솔루션도 유력한 수출 후보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이달 초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20여 명의 수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국내외 기업들과 수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 부회장은 “현재 계약이 완료되지 않아 구체적인 회사명을 밝히긴 어렵다”면서도 “내년에는 해외에서도 5G를 상용화하는 통신사들이 늘어 제휴 및 관련 기술의 수출이 많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 부회장은 이번 방문 기간에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나 LG유플러스와 엔비디아가 협력해 내놓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지포스 나우’에 대한 국내 반응을 설명하는 등 글로벌 IT 기업과의 협력 강화에도 나섰다. 하 부회장은 “통신사 혼자만으로는 불가능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회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것이 LG유플러스의 전략이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다음 달이면 카카오 캐릭터를 부착한 대형택시 ‘라이언택시’(가칭)가 도로 위를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카카오T)으로 승합차를 부르는 것은 ‘타다’와 동일하지만 렌터카가 아닌 택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요금 산정과 운영 방식 등이 달라진다. 라이언택시에 대한 주요 궁금증을 질의문답(Q&A) 형식으로 정리했다. Q: 라이언택시의 서비스 시작 시기와 차종, 출시 대수는…? A: 카카오모빌리티가 서울시에 요청한 ‘대형택시 운영지침’이 확정되면 다음 달 안에 서울 인천 경기 지역에서 우선 출시될 예정이다. 차종은 스타렉스와 카니발이고 출시 목표 대수는 타다(1400대)의 절반인 700∼800대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법인택시의 면허 전환이나 차량 확보 과정 등 거쳐야 할 절차가 있어 물리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라이언택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크고 지원한 기사도 3000여 명에 달해 초기 고객 반응에 따라 추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Q: 택시요금은 얼마나 비싸지나? A: 배차 수요량에 따라 요금이 결정되는 탄력요금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요금 배율은 기본요금(기본료+거리·시간에 따른 과금)의 0.7∼2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급택시는 기본요금의 최대 4배까지 배율을 정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간 수준이다. 라이언택시의 기본료 및 요금체계가 중형택시와 같다는 전제하에 서울 광화문에서 강남역까지 4만 원가량(중형차는 1만9000원)이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라이언택시의 기본료는 중형택시보다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아 실제 요금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Q: 택시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한 요소는…? A: 사납금을 없애고 완전 월급제를 실시해 승차거부 유인을 줄였다. 이러한 기사 처우 개선과 함께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사의 운행 패턴을 파악해서 운행 마감 시간에 차고지 근처로 배차받을 수 있게 하는 등 기술적 지원도 이뤄질 예정이다. Q: 서비스 명칭과 차량 내외부 모습은 확정됐나? A: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 프렌즈’ 사업권을 가진 카카오IX와 논의 단계다. 차량 외부에는 인기 캐릭터 라이언이 부착될 가능성이 높다. 또 내부 좌석 배치를 변경하는 등 승객이 좀 더 편하게 앉을 수 있도록 개조할 계획이다.김재형 monami@donga.com·황태호 기자}
‘리니지의 아버지’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만든 기대작 ‘달빛조각사’가 다음 달 10일 정식 출시된다. 배급사 카카오게임즈는 25일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 달 9일부터 양대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인 구글플레이와 애플스토어에서 게임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플레이는 10일 0시부터 가능하다. 달빛조각사는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활용해 만든 모바일 신작으로 리니지와 바람의나라 등을 만든 송 대표가 제작에 직접 참여했다. 송 대표는 “20년 전 처음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을 만들었던 기분으로 돌아가 그 시절의 레트로(복고)한 감성과 디테일한 즐거움을 살린 게임을 만들었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원작의 인기와 거장 송 대표가 새로 선보이는 신작이란 점에서 게이머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달 28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단 하루 만에 예약자가 100만 명을 돌파했고 24일 현재 예약자가 240만 명을 넘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음악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KT의 자회사 지니뮤직은 자사 첫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 과정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날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서류를 받고 이후 AI 온라인 인적성 검사, 실무면접, 임원면접을 거친 뒤 최종 합격자는 내년 1월에 입사한다. 1991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이번 지니뮤직 공채의 모집 분야는 △경영관리부문 △IT부문 △사업부문 등이다. 특히 인적성 검사 단계에서는 AI 기술이 도입되는데 지원자가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해 전략게임 등을 하면 AI가 지원자의 인성과 업무 적합성 등을 분석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서울 송파구 삼성SDS 본사에서 차로 1시간여 거리에 있는 강원 춘천시 칠전동의 데이터센터. 축구장 5개 반 정도 넓이(3만9843m²)의 대지에 영문 대문자 ‘Y’ 모양으로 세워진 이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 삼성SDS 대외 클라우드 사업의 전초기지다. 20일 춘천 데이터센터에서 만난 홍원표 삼성SDS 대표는 “클라우드 시장은 서버 등 정보기술(IT)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1단계를 넘어 운영체제(OS)를 포함한 플랫폼과 솔루션까지 활용하는 2단계로 접어들었다”며 “춘천 데이터센터는 한층 심화된 2단계 클라우드 시장을 겨냥한 야심작”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IT 인프라를 넘어 핵심 업무시스템, 비즈니스 플랫폼까지 회사의 모든 IT 업무를 클라우드 위에서 개발, 제공하는 데 최적의 시설이라는 것이다. 이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도 최근 강화하고 있는 분야다. 삼성SDS는 이 같은 운영 방식을,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 아래 놓이는 디지털 네이티브에 빚대어 ‘클라우드 네이티브’라고 부르며 이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소개했다. 삼성SDS 춘천 데이터센터가 제공하는 핵심 서비스 중 하나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플랫폼’은 AWS나 MS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의 퍼블릭 클라우드와 사용자의 특정 요구에 맞춤형으로 구축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하면서 민감한 정보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저장하길 원하는 기업들의 수요를 겨냥한 것으로, 여러 클라우드 간 데이터 이동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장애 관리도 손쉽게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서비스형 플랫폼(Platform as a Service·PaaS)’과 ‘사이트 안정성 엔지니어링(SRE)’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업무 시스템이나 서비스를 빠르게 개발하고 글로벌로 확산하려는 기업을 위한 서비스다. 윤심 삼성SDS 부사장은 “삼성SDS PaaS를 도입하면 개발 환경 구축을 8일에서 1일로, 앱 배포 기간도 2주에서 1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춘천 데이터센터에 적용된 기술도 현존하는 데이터센터 중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서버 룸은 6개의 모듈(구역)로 나뉘어 특정 서버에 문제가 생겨도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구성했다. 주변의 찬 공기를 활용해 서버를 냉각하고 전력 보급 시 보통 두 번 이상을 거치는 변압 과정을 한 번으로 줄여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성의 핵심인 전력 효율성을 높였다. 처음부터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로 설계돼 물리적 조작 없이 데이터센터의 모든 자원을 소프트웨어로 자동 제어하는 것도 특징이다. 오라클이 16일(현지 시간) 미국 현지에서 열린 행사에서 한국의 신규 데이터센터 위치로 춘천을 지목한 것을 두고 최첨단 기술로 구축된 삼성SDS 춘천 데이터센터의 일부를 임대하는 방식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IT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SDS는 클라우드를 비롯한 대외 사업의 확대로 삼성그룹 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매출 비중이 대폭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 대표는 “연간 매출 9조 원을 올린 2017년 대외 사업 매출 비중이 전체의 11%였다”며 “이를 올해 10조 원 이상 매출에 대외 사업 비중은 19%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춘천=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저한테 두 시간만 주면 드론을 원격조종용으로 바꿔 무기처럼 조작할 수 있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사물인터넷(IoT) 전문가는 최근 발생한 ‘사우디 테러’에 활용된 드론처럼 국내의 민간용 드론을 조작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국내 항공안전법은 조종자의 시야 범위를 넘어서는 ‘비가시권 비행’을 금지한다. 하지만 통신망과 연동하면 원격조종을 통해 시야를 넘어서는 장거리 비행을 하면서 무기로 악용할 수 있다. 그는 “시중에서 모터나 프레임 등 드론 부품을 구하기가 쉬워 마음만 먹으면 불법 개조해 위험한 화학물질을 운반하는 ‘머리 위 폭탄’으로 바꿀 수 있다”고도 했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레저·상업용 드론이 언제든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섬뜩한 충고였다. 사실 ‘무인기’를 뜻하는 드론은 애초에 군사용으로 탄생했다. 제1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개발된 미제 무인폭격기인 케터링버그가 시초로 꼽힌다. 현재 일반인이 취미로 애용하는 드론과의 차이는 외형이 프로펠러 형태가 아닌 비행기와 유사하다는 정도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세계 최대 석유 생산 시설 두 곳이 폭탄 공격을 받으면서 세계인들은 드론의 위험성에 대해 새삼 인지하게 됐다. 이번 공격으로 사우디의 산유량은 하루 570만 배럴로 반 토막이 났다. 전 세계 수요량의 5%에 해당하는 원유가 감소하며 국제 유가는 요동치고 있다. 이 때문에 드론이 악용될 가능성을 막는 안전·보안기술 도입이 시급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교통·물류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상업화의 길을 걸어온 드론의 안전성이 다시 쟁점 이슈로 떠올랐다.○ 한국도 민간 드론 1만 대 그간 드론은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미래 기술로 꼽히며 산업으로 성장해왔다. 물류나 교통 분야를 중심으로 이미 세계 굴지의 기업들은 앞다퉈 드론시장에 뛰어들었다. 세계 최대 물류회사인 DHL은 2013년 12월부터 독일에서 의약품 배달에 드론을 적용했다. 도미노피자는 2016년 뉴질랜드에서 드론으로 피자 배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아마존은 6월 배송용 드론을 공개하며 “몇 달 내 상용화”를 공언했다. 글로벌 차량공유업체인 우버도 하늘을 나는 드론택시 ‘우버 에어’의 출시 목표 시점이 2023년이라고 밝혔다. 미국 항공우주시장 분석업체인 틸그룹은 비군사 분야의 무인항공기 생산 규모는 올해 49억 달러(약 5조8380억 원)에서 2028년 143억 달러(약 17조 원)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드론산업의 중심지로 불리는 미국에서 약 30만 대의 상용 드론이 연방항공청(FAA)에 등록됐다. 드론업계는 4년 뒤면 미국에서 상용 드론이 100만 대에 육박할 것으로 본다. 국내에서 드론 및 부품 매매 거래와 관련된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700억 원 수준으로 아직은 초기 단계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미국 드론회사인 톱 플라이트와 차세대 이동수단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하는 등 드론에 대한 투자가 이제 막 꽃피는 단계다. 이달 초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가 민간협의체를 구성해 드론택시와 같은 미래형 개인 비행체 산업 활성화에 나서는 등 정부도 드론산업 육성에 시동을 걸었다. 국내에서도 드론이 출몰하는 횟수가 잦아졌다. 이달 19일 기준 국내에 등록된 민간 드론은 1만 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월 기준 지방항공청 등 당국에 등록된 드론 기체 수는 모두 9342대다. 2015년 925대에서 시작해 4년 만에 10배로 늘어났다. 미신고 기체까지 합치면 이미 1만 대를 훌쩍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법상 영리 목적 구입자는 당국에 무조건 신고해야 하지만 비영리 목적의 12kg 이하 소규모 드론은 신고 의무가 없다. 드론업계 관계자는 “레저용 드론은 대부분 (신고 의무가 없는) 12kg 이하라 당국에 등록된 대수보다 최소한 배 이상은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 불법 비행 늘어…항공기와 충돌 시 새보다 위협적 항공법상 공항 근처에서는 드론을 띄울 수 없다. 하지만 최근 공항 관리자들은 공항 인근에서 무단 비행하는 드론이 늘어 이를 적발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항공법 등을 무시하고 조종자가 무심코 띄운 드론을 쫓아내고 단속하기 위해 진땀을 쏟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FAA는 리튬전지가 탑재된 드론이 비행기 엔진에 빨려 들어가는 것이 새가 항공기와 충돌(버드 스트라이크)할 때보다 훨씬 더 위협적이라고 분석한다. 충돌 시 파괴력도 새보다 더 강하다. 그렇다 보니 각국 공항들은 드론 출몰에 예민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올 초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 인근에서 “드론이 나타났다”는 신고가 들어오자 항공기 운항이 한 시간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국내 공항의 분위기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신라대 드론 관제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6일까지 김해공항 인근에 드론이 무단으로 출현한 횟수는 1388번이었다. 이 관제센터는 SK텔레콤과 드론 솔루션기업 한빛솔루션, 육군53사단 등이 참여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불법 드론 공동 대응 시스템 및 체계’를 마련했다. 불법 드론을 탐지해 추적해서 무력화하는 ‘안티 드론 시스템’이다. 해당 시스템으로 불법 비행한 드론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평균 이동 거리는 3980m였다. 특히 사람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고도인 150m 이상 비행이 236건(17%)에 이른다. 대부분의 공항은 육안으로 불법 드론을 감시한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불법 비행하는 드론이 상당하다는 의미다. 이를 전국 15개 국내 공항으로 넓혀 계산해 보면 감지되지 않는 드론의 무단 비행은 1년에 5000여 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활용과 안전 균형점 찾아야 전남 영광경찰서가 비행금지구역인 한빛원전 인근 가마미해수욕장에서 8차례 드론을 띄운 이모 씨(48)를 17일 적발하기까지 한 달 반이 걸렸다. 이 씨는 7월 30일부터 비교적 눈에 잘 띄는 시간대인 대낮에 907g의 경량 촬영용 드론을 주로 띄웠다. 그런데도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수십 대를 확인하고 대대적인 인력을 투입해야 했다. 현장 적발을 하지 않는 이상 현재로선 사실상 신고가 들어온 지역 일대의 CCTV를 뒤져 신고 시간에 해당 장소에 있었던 사람을 추적하는 것 말고는 단속할 방법이 없다. 최근 들어 드론의 불법 비행이 성행하는 곳 중 하나가 원자력발전소 인근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종훈 민중당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2월 이후 원전 인근에서 드론이 출몰한 건수는 13건이다. 이 중에 10건이 올해 확인된 불법 비행이고 대다수는 누가 어디서 드론을 날렸는지 확인하지 못한 ‘원점미확인’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항뿐만 아니라 원전 인근에서도 드론을 불법 비행시킨 조종자를 찾기 위한 경찰의 분투가 이어진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사우디 테러 이후부터는 원전 인근에 비행금지구역 안내판과 현수막을 설치하고, 불법으로 드론을 날린 조종자를 찾기 위해 대테러 작전을 방불케 하는 점검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드론의 불법 비행을 신속히 적발하기 위해 기체 신고의 의무조항인 ‘비영리일 경우 무게 12kg 이상’ 규정을 없애고 모든 드론을 당국에 등록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해당 무게 기준은 드론산업 초창기 농업용 드론의 무게를 감안해 만든 것이다. 소형·경량 드론이 많아지는 지금의 추세와도 맞지 않는다. 등록된 드론이 무단 비행을 하다가 등록번호 등이 식별되면 조종자가 누군지 손쉽게 확인된다. 국토부는 드론 분류체계를 바꿔 250g 이상의 기체를 당국에 등록하게 하는 가이드라인을 현재 검토 중이다. 기준을 바꾸는 것과 함께 불법 비행하는 드론을 감지해 즉시 무력화하는 안티드론 기술 개발과 중앙 관제 시스템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티드론에는 드론 조종 시에 쓰이는 주파수(RF)를 감지하거나 레이더를 활용해 드론의 위치를 찾는 방법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신라대와 KAIST 등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황광명 신라대 공공안전정책대학원 교수는 “안티드론 기술 개발과 함께 지방항공청이나 원전 등으로 파편화된 관제 시스템을 중앙으로 통합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사우디의 드론 테러 때문에 드론산업 자체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드론은 IoT 기술과 결합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물류 혁명의 주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처럼 재난 현장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어느 때보다 드론의 안전성이 부각되는 요즘 보안 안전성을 높이면서도 드론 사용을 활성화할 공생의 지점을 찾아야 한다. 김재형 산업1부 기자 monami@donga.com}

“저한테 두 시간만 주면 드론을 원격 조종용으로 바꿔 무기처럼 조작할 수 있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사물인터넷(IoT) 전문가는 최근 발생한 ‘사우디 테러’에 활용된 드론처럼 국내의 민간용 드론을 조작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국내 항공안정법은 조종자의 시야 범위를 넘어서는 ‘비가시권 비행’을 금지한다. 하지만 통신망과 연동하면 원격 조종을 통해 시야를 넘어서는 장거리 비행을 하면서 무기로 악용할 수 있다. 그는 “시중에 모터나 프레임 등 드론 부품을 쉽게 구할 수 있어 마음만 먹으면 불법 개조해 위험한 화학 물질을 운반하는 ‘머리 위 폭탄’으로 바꿀 수 있다”고도 했다.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레저·상업용 드론이 언제든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섬뜩한 충고였다. 사실 ‘무인기’를 뜻하는 드론은 애초에 군사용으로 탄생했다. 세계 1차대전 막바지에 개발된 미제 무인폭격기인 케터링버그가 시초로 꼽힌다. 현재 일반인이 취미로 애용하는 드론과의 차이는 외형이 프로펠러 형태가 아닌 비행기와 유사하다는 정도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세계 최대 석유 생산 시설 두 곳이 폭탄 공격을 받으면서 세계인들은 드론의 위험성에 대해 새삼 인지하게 됐다. 이번 공격으로 사우디의 산유량은 하루 570만 배럴로 반 토막이 났다. 전 세계 수요량의 5%에 해당하는 원유가 감소하며 국제 유가는 요동치고 있다. 이 때문에 드론의 악용 가능성을 막을 안전·보안 기술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교통·물류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상업화의 길을 걸어온 드론의 안전성이 다시 쟁점 이슈로 떠올랐다.● 한국도 민간 드론 1만 대 그간 드론은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미래 기술로 꼽히며 산업으로 성장해왔다. 물류나 교통 분야를 중심으로 이미 세계 굴지의 기업들은 앞 다퉈 드론 시장에 뛰어들었다. 세계 최대 물류회사인 DHL은 2013년 12월부터 독일에서 의약품 배달에 드론을 적용했다. 도미노피자는 2016년 뉴질랜드에서 드론으로 피자 배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아마존은 6월 배송용 드론을 공개하며 “몇 달 내 상용화”를 공언했다. 글로벌 차량공유 업체인 우버도 하늘을 나는 드론 택시 ‘우버 에어’의 출시 목표 시점을 2023년이라고 밝혔다. 미국 항공우주 시장 분석업체인 틸 그룹은 비군사 분야의 무인항공기 생산 규모는 올해 49억 달러(약 5조8380억 원)에서 2028년 143억 달러(약 17조 원)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드론 산업의 중심지로 불리는 미국에서 약 30만 대의 상용 드론이 연방항공국(FAA)에 등록됐다. 드론 업계는 4년 뒤면 미국에서 드론이 100만 대에 육박할 것으로 본다. 국내에서 드론과 부품 매매거래와 관련된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700억 원 수준으로 아직은 초기 단계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미국 드론 회사인 톱 플라이트와 차세대 이동수단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하는 등 드론에 대한 투자가 이제 막 꽃 피우는 단계다. 이달 초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가 민간협의체를 구성, 드론 택시와 같은 미래형 개인 비행체 산업 활성화에 나서는 등 정부도 드론 산업 육성에 시동을 걸었다. 국내에서도 드론이 출몰하는 횟수도 잦아졌다. 19일 기준 국내에 등록된 민간 드론은 1만 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월 기준 지방항공청 등 당국에 등록된 드론 기체 수는 모두 9342대다. 2015년 925대에서 시작해 4년 만에 10배로 늘어났다. 미신고 기체까지 합치면 이미 1만 대를 훌쩍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법상 영리 목적 구입자는 당국에 무조건 신고해야 하지만 비영리 목적의 12㎏ 이하인 소규모 드론은 신고 의무가 없다. 드론 업계의 관계자는 “레저용 드론은 대부분 (신고 의무가 없는) 12㎏ 이하라 당국에 등록된 대수보다 최소 배 이상은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 불법 비행 늘어…항공기와 충돌시 새보다 위협적 항공법상 공항 인근은 드론을 띄울 수 없다. 하지만 최근 공항 관리자들은 공항 인근에서 무단 비행하는 불법 비행 드론이 늘면서 이를 적발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항공법 등을 무시하고 조종자가 무심코 띄운 드론을 쫓아내고 단속하기 위해 진땀을 쏟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FAA는 리튬 전지가 탑재된 드론이 비행기 엔진에 빨려 들어가는 것이 새가 항공기와 충돌(버드 스트라이크)할 때 보다 훨씬 더 위협적이라고 분석한다. 충돌 시 파괴력도 새보다 더 강하다. 그러다보니 각국 공항들은 드론 출몰에 예민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올 초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 인근에서 “드론이 나타났다”는 신고가 들어오자 항공기 운항이 한 시간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국내 공항의 분위기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신라대 드론 관제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6일까지 김해공항 인근에 드론이 무단으로 출현한 횟수는 1388번이었다. 이 관제센터는 SK텔레콤과 드론 솔루션기업 한빛솔루션, 육군53사단 등이 참여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불법 드론 공동 대응 시스템 및 체계’를 마련했다. 불법 드론을 탐지해 추적해서 무력화 하는 ‘안티 드론 시스템’이다. 해당 시스템으로 불법 비행한 드론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평균 이동 거리는 3980m였다. 특히 사람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고도인 150m 이상 비행이 236건(23.6%)에 이른다. 대부분의 공항은 육안으로 불법 드론을 감시한다. 눈에 잘 띄지않는 사각지대에서 불법 비행하는 드론이 상당하다는 의미다. 이를 전국 15개 국내 공항으로 넓혀 계산해보면 감지되지 않는 드론의 무단 비행은 1년에 5000여 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활용과 안전 균형점 찾아야 전남 영광경찰서가 비행금지 구역인 한빛원전 인근 가마미해수욕장에서 8차례 드론을 띄운 이모 씨(48)를 17일 적발하는 데까지 한 달 반이 걸렸다. 이 씨는 7월30일부터 비교적 눈에 잘 띄는 시간대인 대낮에 907g의 경량 촬영용 드론을 주로 띄웠다. 그런데도 그를 적발하기까지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수십 대를 확인하고 대대적인 인력을 투입해야했다. 현장 적발을 하지 않는 이상 현재로선 사실상 신고가 들어온 지역 일대의 CCTV를 뒤져 신고 시간에 해당 장소에 있었던 사람을 추적하는 것 말고는 단속 방법이 없다. 최근 들어 드론의 불법 비행이 성행하는 곳 중의 하나가 원자력발전소 인근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종훈 민중당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2월 이후 원전 인근에서 드론이 출몰한 건수는 13건이다. 이중에 10건이 올해 확인된 불법 비행이고 대다수는 누가 어디서 드론을 날렸는지 확인하지 못한 ‘원점미확인’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항뿐만 아니라 원전 인근에서도 드론의 불법 비행을 한 조종사를 찾기 위한 경찰의 분투가 이어진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사우디 테러 이후부터는 원전 인근 비행금지구역 안내판과 현수막을 설치하고 드론의 불법 비행을 한 조종사를 찾기 위해 대테러 작전을 방불케 하는 점검 활동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드론의 불법 비행을 신속히 적발하기 위해 기체 신고의 의무조항인 ‘비영리일 경우 무게 12㎏ 이상’ 규정을 없애고 모든 드론을 당국에 등록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해당 무게 기준은 드론 산업 초창기 농업용 드론의 무게를 감안해 만든 것이다. 소형·경량 드론이 많아지는 지금의 추세와도 맞지 않는다. 등록된 드론이 무단 비행을 하다가 등록번호 등이 식별되면 조종자가 누군지 손쉽게 확인된다. 국토부는 드론 분류체계를 바꿔 250g 이상의 기체가 당국에 등록하게 하는 가이드라인을 현재 검토 중이다. 기준을 바꾸는 것과 함께 불법 비행하는 드론을 감지해 즉시 무력화시키는 안티드론 기술의 개발과 중앙관제시스템의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티드론에는 드론 조종 시에 쓰이는 주파수(RF)를 감지하거나 레이더를 활용해 드론의 위치를 찾는 방법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신라대와 KAIST 등이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황광명 신라대 공공안전정책대학원 교수는 “안티드론 기술의 개발과 함께 지방항공청이나 원전 등으로 파편화 된 관제 시스템을 중앙으로 통합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사우디의 드론 테러 때문에 드론 산업 자체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드론은 IoT 기술과 결합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물류 혁명의 주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처럼 재난현장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어느 때보다 드론의 안전성이 부각되는 요즘 보안 안전성을 높이면서도 드론 사용을 활성화할 공생의 지점을 찾아야 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카카오가 카카오톡 채팅방 안에서 개인 일정을 등록하고 친구와 공유할 수 있는 ‘톡 캘린더’ 기능을 추가했다고 17일 밝혔다. 톡 캘린더는 채팅방 입력란 왼쪽 ‘+’ 버튼을 누르고 ‘캘린더’를 선택하면 이용할 수 있다. 제목과 장소 등을 쓴 뒤 친구에게 보내면 일정이 채팅방에 말풍선으로 공유된다. 이용자는 카카오톡 앱 업데이트를 하면 해당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웨이브’가 다시 한류를 만들어내는 파도 제조기가 될 것이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손을 잡고 만든 콘텐츠웨이브가 16일 서울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토종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웨이브’를 알리는 출범식을 열었다. 이번 행사에는 지상파 3사 대표와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참석해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 사업자와의 일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18일 정식 출시되는 웨이브는 유·무료 가입자 수 1000만 명으로 추정되는 SK텔레콤의 ‘옥수수’와 지상파 3사의 ‘푹’(가입자 400만 명)을 통합한 OTT이다. 운영사 콘텐츠웨이브 측은 이날 2023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해 3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실질적인 투자가 내년부터 이뤄진다고 하면 연간 700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이 집행되는 것이다. 초반 흥행을 위한 물량 공세에도 나선다. 콘텐츠웨이브는 미국 드라마 3편(매니페스트, 사이렌, 더 퍼스트)을 웨이브를 통해 국내에 독점 방영하고, 자체 투자한 한국 드라마 ‘녹두전’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영화 주문형비디오(VOD) 1000편을 추가하고, 옥수수에서 서비스하던 프로야구 멀티뷰, 가상현실(VR), e스포츠 콘텐츠 채널도 별도 제공한다. 콘텐츠웨이브 관계자는 “요금은 월정액 베이식(7900원), 스탠더드(1만900원), 프리미엄(1만3900원) 등 3종으로 제공하는데 신규 가입자에게는 베이식 상품(월 7900원)을 3개월간 월 4000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SK텔레콤은 자사 이동통신 가입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부가서비스 ‘푹앤데이터’(월 이용료 100원으로 3개월간 푹 또는 웨이브 사용)의 프로모션도 올 연말까지 이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결국 콘텐츠웨이브가 국내 소비자에게 ‘맞춤형 킬러 콘텐츠’를 내놓을 수 있느냐에 따라 흥행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던전앤파이터(던파)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가 넥슨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넥슨은 허 대표가 외부 고문을 맡아 넥슨의 신작 개발 전반에 참여할 것이라고 9일 발표했다. 명목상으로는 고문이지만 허 대표의 역할은 작지 않을 것이라는 게 게임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넥슨은 이날 “원더홀딩스에 신주 인수 방식으로 3500억 원(취득 지분 11.1%)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원더홀딩스는 소셜커머스 업체인 위메프와 게임사 원더피플, 에이스톰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지주회사다. 넥슨 측은 “이번 투자로 원더홀딩스와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고 게임 자회사인 원더피플과 에이스톰의 게임 개발에 협력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두고 신작 발굴에 갈증을 느끼는 김정주 NXC 회장이 허 대표를 끌어들이기 위해 거액의 베팅을 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넥슨은 던파를 비롯해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 10년이 넘은 지식재산권(IP)이 여전히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김 회장이 넥슨 지분 매각에 실패한 것도 최근 5년간 히트한 신작이 없다는 사실이 중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허 대표가 넥슨의 신작 발굴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으면 지금처럼 어수선한 시국에 거액을 들이진 않았을 것”이라며 “‘던파의 신화’를 썼던 허 대표가 넥슨에서 맡을 역할은 고문 그 이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넥슨은 이번 투자로 허 대표가 개발하고 있는 신작에 대한 배급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 2010년 위메프 설립 이후 유통업계에 뛰어들었던 허 대표는 2년 전 원더피플에서 ‘프렌즈마블’을 출시하며 다시 게임업계에 복귀했다. 허 대표는 현재 원더피플에서 1인칭 슈팅게임(FPS) 장르의 신작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넥슨이 이 게임의 판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한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앞으로 몇 년간은 기술적으로 ‘리니지2M’을 따라올 게임은 없을 것입니다.” 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더 라움’에서 열린 ‘엔씨소프트의 미디어 쇼케이스’ 행사장. 좀처럼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사진)가 무대에 올랐다. 리니지2의 모바일 버전인 ‘리니지2M’을 직접 설명하기 위해서다. 이날만큼은 최고경영자(CEO)가 아니라 게임 개발을 총괄한 최고창의력책임자(CCO·Chief Creative Officer)로 자신을 소개하며 신작에 대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 대표는 “‘4K 그래픽’과 광대한 대지를 끊김 없이 이동하는 ‘심리스(Seamless) 월드’, 1만 명의 게이머가 하나의 채널에서 플레이 할 수 있게 하는 기술 등을 구현해 냈다”며 “엔씨의 개발진은 리니지2M을 통해 한발 앞선 미래로 떠났다”고 강조했다. 1998년 PC온라인 게임으로 출발한 ‘리니지’는 PC 열풍 속에 국내 게임 시장의 초창기 성장을 이끈 전설 같은 게임이다. 그로부터 5년 뒤인 2003년에는 당시 최고 수준인 3D 그래픽을 구현한 리니지의 프리퀄(앞선 이야기를 다룬 속편) ‘리니지2’로 흥행을 이어갔다. 리니지2가 3D 게임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이었듯이 리니지2M을 통해 모바일 게임으로의 혁신을 이루겠다는 기대감이다. 이와 함께 엔씨는 이날 모바일과 PC를 자유롭게 오가며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이밍 플랫폼인 ‘퍼플’을 공개했다. 리니지2M의 출시일에 맞춰 퍼플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엔씨 관계자는 “리니지2M을 시작으로 앞으로 엔씨의 다른 지식재산권(IP)과도 연동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대표는 공교롭게도 과거 ‘리니지 신화’를 함께 썼던 옛 동료와 신작을 놓고 한판 승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리니지를 개발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달빛조각사’(카카오게임즈 배급)를, 리니지2의 아버지로 불리는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는 ‘V4’(넥슨 배급) 출시를 올해 4분기 중 계획 중이다. 이 두 게임 모두 모바일 게임이다. 리니지 시리즈로 국내 PC 온라인 게임의 시작을 알린 대부들의 한판 승부를 게이머들은 주목하고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아이 키우는 같은 엄마로서 경악스럽네요. 왜 영상이 안 지워지죠?” 세계 1위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가 올해부터 미성년자 보호 정책을 강화한다고 밝혔음에도 국내에서 유해성 아동 콘텐츠를 발견하고도 늑장 대응을 한 사례가 나타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아동 유튜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유튜브가 사전 검증 못지않게 신고 접수 이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사후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단은 4일 오전 10시경 국내의 한 맘 카페에 올라 온 게시글이었다. 유튜브에 등록된 한 유해성 아동 콘텐츠를 신속히 삭제할 수 있도록 회원들이 해당 콘텐츠 ‘(삭제)신고’에 데 동참해달라는 내용이었다. 5세 미만으로 보이는 여자아이 두 명이 카메라 앞에서 옷을 벗은 뒤 “구독하기 눌러주세요”라고 말하는 40초가량의 영상이었다. 이미 5월에 게시돼 조회 수 3만 건을 넘었던 해당 영상은 특히 당일 새벽 극우사이트인 일간베스트에서 언급되기 시작해 더 큰 확산이 우려되던 상황이었다. 해당 카페 회원들은 “다급한 마음에 신고했지만 영상이 빨리 내려가지 않는다”며 걱정을 쏟아냈다. 실제 해당 영상은 처음 문제가 제기된 지 약 4시간 반이 지나서야 삭제됐다. 이번 사건을 두고 유튜브의 안일한 대처를 문제 삼는 지적이 쏟아진다. 맘 카페 회원 A 씨는 “5월에 올라간 영상을 4개월 동안이나 방치한 것도 문제지만, 삭제신고 요청이 쇄도한 당일에도 서둘러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확인조차 안된 유해한 콘텐츠가 얼마나 많을지 우려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튜브는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동영상 중 약탈적 행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으면 댓글을 달 수 없게 하고,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자의 라이브 스트리밍을 제한하는 등 미성년자 보호 정책을 올해 초부터 실시하고 있기는 하다. 아동청소년보호법과 같은 현행법에 저촉되진 않더라도 문제가 될 만한 콘텐츠라면 사전 조치를 하겠다는 뜻이지만 이에 못지 않게 신속한 사후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하루에도 유튜브에 수십만 건씩 콘텐츠가 올라오는 상황에서 아무리 사전 검증을 강화한다 해도 허점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신고가 들어온 이후에라도 빠른 대처를 했어야 했는데 안일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튜브 측은 이에 대해 “정책 위반 콘텐츠를 모니터링하는 인력을 1만 명 이상으로 확충하고 기술적 솔루션을 개발하는데 매진하고 있다”며 “때로는 콘텐츠를 (신고접수 이후) 처리하는데 시간이 지체되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국내 1위 숙박 예약 플랫폼인 야놀자가 고급 호텔 및 레스토랑 예약 애플리케이션(앱)인 ‘데일리호텔’을 인수한다. 야놀자는 모텔과 펜션 중심의 기존 예약 대행 서비스의 범위를 고급 숙박 시설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3일 야놀자 측은 “특급 호텔과 파인 다이닝(고급 식당) 예약 플랫폼인 데일리호텔 인수를 최근 결정했다”고 밝혔다. 데일리호텔은 신라호텔 등 한국 주요 호텔을 포함해 전 세계 210개국에서 호텔 및 레스토랑 예약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거래액이 17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 결정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야놀자의 사업 다각화의 일환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야놀자는 지난해 동남아 호텔체인인 ‘젠룸스’와 국내 부산 경남 지역 호텔 브랜드인 ‘더블유디자인그룹’을 사들였다. 이어 올해 6월에는 국내 최대 실시간 펜션 예약 서비스인 ‘우리펜션’을 인수해 펜션과 풀빌라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특히 야놀자가 제공하고 있는 기존 레저 상품 서비스에 데일리호텔에 입점해 있는 고급 레스토랑까지 추가되면 숙박과 레저를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둘러싼 사생활 침해 논란이 국내에서도 불거졌다.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음성인식 AI 서비스를 통해 입력되는 사용자의 목소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구글과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같은 문제로 사생활 침해 논란을 겪은 것과 같은 상황이다. 사용자들은 “기계인 줄로만 알았던 AI 서비스 뒤 어딘가에서 실제 사람이 내 말을 듣고 있었다”며 불쾌해하지만 기업들은 ‘서비스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기계 뒤에서 사람이 듣고 있다 3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클로바’와 삼성전자의 ‘빅스비’, SK텔레콤 ‘누구’ 등 대부분의 음성인식 AI 서비스가 사용자 목소리를 수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분석해 AI 서비스가 사용자의 명령어를 잘못 알아듣는 등 인식률이 떨어지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저장된 사용자 목소리를 사람이 듣고 문자화한다는 점이다. 네이버의 경우 계열사인 ‘그린웹’의 직원들이 수집된 사용자 음성의 일부를 직접 듣고 이를 문서로 만드는 작업을 해 왔다. 빅스비, 누구를 통해 수집된 음성정보 역시 비슷한 작업을 거친다. 이처럼 음성정보를 수집하고 다른 기업에 제공한다는 점은 서비스의 이용약관에 명시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는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아무도 안 듣는 대화’라고 인식한다. 따라서 남에게 노출하기 싫은 사적인 내용을 기계인 AI 서비스에 말하는 경우도 있다. 또 ‘청취’ 기능이 활성화된 상황에서 타인과 나눈 대화도 수집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빅스비 이용약관에 ‘민감정보(사상·신념, 노동조합·정당의 가입·탈퇴, 정치적 견해, 건강, 성생활 등에 관한 정보 등)는 검색 또는 음성 입력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명시해 놓기도 했다.○ “AI 서비스 개선 위해 필수”…기업마다 방식 달라 이 같은 문제는 올 들어 글로벌 IT 기업들에서 먼저 불거졌다. 4월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세계 전역에서 수천 명의 계약직을 동원해 AI 스피커 ‘알렉사’의 사용자 음성 명령을 녹음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애플 ‘시리’와 구글 ‘어시스턴트’, 페이스북 메신저 역시 마찬가지다. IT업계에서는 “AI 서비스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박명순 SKT AI사업유닛장은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사용자의 명령어를 AI 서비스가 수행하지 못할 경우 사람이 직접 ‘지도’를 해야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다”며 “기계 스스로의 학습에만 맡길 경우 서비스 개선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다”고 설명했다. 기업마다 음성정보를 처리하는 방침은 조금씩 다르다. 네이버와 SKT는 사용자 계정(ID)과 음성정보 데이터를 분리하는 ‘비식별’ 작업을 거친 뒤 음성 명령어를 나눠 입력한다. 음성데이터가 화자를 분간할 수 있는 ID와 분리되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 여지가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음성명령 저장 허용 여부를 사용자가 직접 결정할 수 있는 기능도 조만간 도입할 예정이다. 반면 아마존과 구글의 경우 ID별로 음성정보를 저장하고, 애플은 저장 6개월 후 비식별화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비식별화 여부를 별도로 안내하지 않고 있다.황태호 taeho@donga.com·김재형 기자}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가 3일 경기 성남시 넥슨 본사 앞에서 게임업계로는 최초로 장외 집회를 열었다. 노조 측은 김정주 NXC 회장이 지분 매각을 철회한 뒤 조직 개편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구조조정이 우려된다며 사측에 “고용 안정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이번 집회는 지난해 9월 넥슨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섬노조 산하 노조가 설립된 지 1년 만에 열린 장외 집회다. 스마일게이트와 네이버 노조원까지 합류하면서 6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이날 노조는 게임 개발 프로젝트가 중단된 이후 해당 인력이 다른 개발팀으로 ‘전환 배치’되는 과정에서 만성적인 고용 불안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배수찬 넥슨 노조 지회장은 “프로젝트가 끝난 전환 배치 대상자는 새로 입사하는 것처럼 자신이 들어갈 팀을 찾아 면접을 다시 봐야 한다. 이게 정규직이 맞는지 의구심이 생긴다”며 “면접에서 떨어지면 사실상 대기발령 상태로 방치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넥슨 노조 측은 현재 150여 명이 전환 배치 대상자가 됐다고 추산했다. 이에 대해 넥슨 사측은 “전환 배치 대상자가 새 팀에 들어가기 전에 간단한 문답 형식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는 개발자의 성향에 맞는 팀에 들어가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가능한 한 빠르게 전환 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최근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넥슨이 ‘인원 감축’ 카드를 꺼내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회사 측은 “인력 감축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회사를 믿을 수 있도록 고용 보장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레디 액션!” 온몸에 마커 60개를 붙인 두 살 브리타니스패니얼(견종) ‘엘티이’는 꼬리를 흔들며 조련사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150m²(약 45평) 규모 스튜디오의 사방에 배치된 카메라 100대는 마커가 반사한 적외선을 감지해 엘티이의 세세한 동작을 그래픽으로 나타냈다. 추후 보완 작업을 거쳐 게임 속에 실사 같은 그래픽으로 재탄생할 기초 자료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날 엘티이는 ‘걷기’ ‘공 물어오기’ 등 총 20개의 동작을 연기했다. 엘티이가 지치거나 지겨워하는 기색을 내비치면 스태프는 간식을 주거나 머리를 쓰다듬으며 주연 배우(?) 관리에 진땀을 쏟았다. 그렇게 동작 하나당 “OK” 사인이 나기까지 10여 분이 걸리는 강행군이 4시간 동안 이어졌다. 마치 SF 영화 촬영장에서나 볼 법한 광경이었다. 21일 경기 수원시 광교역 인근에 있는 엔씨소프트 ‘모션캡처 스튜디오’에서 이뤄진 실제 촬영 현장 모습이다.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처럼 게임 속 캐릭터의 실감나는 표정이나 움직임을 그래픽으로 구현해내기 위한 전문 촬영소이다. 엔씨는 본사 지하 일부 공간을 활용하던 모션캡처 스튜디오를 6월에 이곳으로 확장 이전했다. 엔씨는 이 밖에 3차원(3D) 스캔 스튜디오와 폴리 스튜디오(효과음 등 촬영) 등 그래픽과 음향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 전문 촬영시설을 갖췄다. 국내 게임사 중에는 넥슨과 펄어비스 등이 이러한 시설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가 2016년에 처음으로 모션캡처 스튜디오를 만들자 다른 게임업체도 뒤따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게임업체가 큰돈을 들여 영화 스튜디오 못지않은 게임 스튜디오를 짓는 까닭은 국내 게임업계가 놓인 내우외환의 위기 상황과 무관치 않다. PC 기반의 온라인게임에 치중해온 국내 게임시장은 더 이상 게임 이용자가 늘지 않는 정체 상태에 빠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게임 이용률이 2015년 74.5%에서 올해 65.7%까지 떨어졌다. 미국에 이어 세계 최대 게임시장으로 불리는 중국은 2017년부터 국내 게임사에 판호(유통 허가권) 발급을 하지 않고 있다. 상황을 반전시킬 돌파구가 절실한 게임업체들이 주목한 것이 ‘실제보다 더 진짜 같은’ 게임이다. 사실감과 몰입감을 극대화해 게이머들에게 게임하는 재미를 되찾아주자는 것이다. 정희석 엔씨소프트 비주얼캡처 스튜디오 실장은 “콘솔(비디오게임) 게임처럼 스토리와 영상미가 결합한 ‘트리플 A(블록버스터)’급 게임을 만들어 북미나 유럽 등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엔씨는 현재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콘솔 버전 게임이나 고사양 PC게임 등에 스튜디오에서 확보한 영상·음성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정 실장은 “확보한 자료들은 사내 디지털 라이브러리를 통해 각 개발팀이 공유하고 활용하고 있다”며 “게임의 시청각적 완성도를 높여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장기적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둘러싼 사생활 침해 논란이 국내에서도 불거졌다.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음성인식 AI 서비스를 통해 입력되는 사용자의 목소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구글과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같은 문제로 사생활 침해 논란을 겪은 것과 같은 상황이다. 사용자들은 “기계인 줄로만 알았던 AI 서비스 뒤 어딘가에서 실제 사람이 내 말을 듣고 있었다”며 불쾌해하지만 기업들은 ‘서비스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기계 뒤에서 사람이 듣고 있다 3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클로바’와 삼성전자의 ‘빅스비’, SK텔레콤 ‘누구’ 등 대부분의 음성인식 AI 서비스가 사용자 목소리를 수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분석해 AI 서비스가 사용자의 명령어를 잘못 알아듣는 등 인식률이 떨어지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저장된 사용자 목소리를 사람이 듣고 문자화한다는 점이다. 네이버의 경우 계열사인 ‘그린웹’의 직원들이 수집된 사용자 음성의 일부를 직접 듣고 이를 문서로 만드는 작업을 해 왔다. 빅스비, 누구를 통해 수집된 음성정보 역시 비슷한 작업을 거친다. 이처럼 음성정보를 수집하고 다른 기업에 제공한다는 점은 서비스의 이용약관에 명시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는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아무도 안 듣는 대화’라고 인식한다. 따라서 남에게 노출하기 싫은 사적인 내용을 기계인 AI 서비스에 말하는 경우도 있다. 또 ‘청취’ 기능이 활성화된 상황에서 타인과 나눈 대화도 수집이 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빅스비 이용약관에 ‘민감정보(사상·신념, 노동조합·정당의 가입·탈퇴, 정치적 견해, 건강, 성생활 등에 관한 정보 등)는 검색 또는 음성 입력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명시해 놓기도 했다.● “AI 서비스 개선 위해 필수”…기업마다 방식 달라 이 같은 문제는 올 들어 글로벌 IT 기업들에서 먼저 불거졌다. 4월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세계 전역에서 수천 명의 계약직을 동원해 AI 스피커 ‘알렉사’의 사용자 음성 명령을 녹음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애플 ‘시리’와 구글 ‘어시스턴트’, 페이스북 메신저 역시 마찬가지다. IT업계에서는 “AI 서비스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박명순 SKT AI사업유닛장은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사용자의 명령어를 AI 서비스가 수행하지 못할 경우 사람이 직접 ‘지도’를 해야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다”며 “기계 스스로의 학습에만 맡길 경우 서비스 개선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다”고 설명했다. 기업마다 음성정보를 처리하는 방침은 조금씩 다르다. 네이버와 SKT는 사용자 계정(ID)과 음성정보 데이터를 분리하는 ‘비식별’ 작업을 거친 뒤 음성 명령어를 나눠 입력한다. 음성데이터가 화자를 분간할 수 있는 ID와 분리되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 여지가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음성명령 저장 허용 여부를 사용자가 직접 결정할 수 있는 기능도 조만간 도입할 예정이다. 반면 아마존과 구글의 경우 ID별로 음성정보를 저장하고, 애플은 저장 6개월 후 비식별화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비식별화 여부를 별도로 안내하지 않고 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활용한 혁신이 일어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필수역량에 해당하는 코딩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게임기업 넥슨은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 청소년 코딩 분야에 사회공헌 차원의 다양한 투자에 나섰다. 넥슨은 2016년부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래밍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코딩을 경험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고자 매년 청소년 코딩대회인 ‘NYPC’를 개최하고 있다. NYPC는 최근 코딩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 비해 일반 학생들의 접근이나 경험이 어렵다는 점에 주목해 마련됐다. 청소년들에게 익숙한 넥슨 브랜드를 활용하여 코딩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자 기획된 것이다. NYPC에서는 넥슨이 서비스하는 인기게임의 콘텐츠를 활용하거나, 실제 게임개발 또는 서비스 상황에서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을 제공한다. 익숙한 게임을 배경으로 원하는 상황을 구현하기 위해 프로그래밍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참가자들이 코딩이 교과목이 아닌 재미있는 논리도구라는 점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NYPC는 넥슨이 오랜 기간 게임개발을 통해 쌓아온 기술 분야 노하우와 이를 바탕으로 한 창의적인 문제 출제로 청소년 및 학부모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2016년 첫 대회에 2500여 명이 참가한 데 이어 지난해 두 번째 대회에는 4500여 명이 참여하는 등 대표적인 청소년 코딩 대회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2019년 NYPC 본선대회는 10월 26일 온라인 예선 결과 상위 80여 명을 대상으로 넥슨 사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김정욱 넥슨재단 이사장은 “넥슨은 그간 축적해 온 오랜 노하우를 활용해 코딩이 청소년들에게 즐거운 논리도구로 인식될 수 있도록 많은 지원과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네이버 온스테이지2.0 공연 생중계를 ‘안방 1열’에서 즐긴 해외 이용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네이버 브이라이브(V LIVE)로 전 세계 14만 명이 시청한 BTS 영국 웸블리 공연을 계기로 온라인으로 콘서트 실황 공연을 보는 생중계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 온스테이지는 8월 10, 11일 이틀간 서울 성동구 성수동 피어59 스튜디오에서 총 12팀이 참여해 공연을 개최하고 이를 브이라이브로 생중계했다. 이번 공연은 음악 라이브와 미니멀리즘 영상에 집중한 온스테이지2.0 개편 1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 공연마다 다른 색깔의 네 가지 테마로 진행한 4회 공연에 1000여 명의 관객이 몰렸고 브이라이브 생중계 시청자는 3만 명, 좋아요 48만 회를 넘겼다. 특히 생중계 당시 해외 팬들의 공연 반응과 뮤지션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고 실시간 채팅창으로 국내 팬들과 공감하며 온스테이지 공연을 함께 즐겼다. 단순히 관람을 위한 공연 생중계에서 나아가 인디 뮤지션을 해외로 알리는 생중계 공연 문화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온스테이지2.0 공연을 생중계로 시청했다는 20대 여성은 “공연마다 뚜렷한 콘셉트와 색깔을 가지고 기획돼, 무대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공연장에 가진 못했지만 뮤지션 클로즈업과 풀샷 등 다양한 화면 구도로 즐길 수 있어 무대 현장의 생동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네이버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라이브, 미니멀리즘, 다양성’ 등 세 가지 키워드에 주목한 온스테이지2.0을 오프라인 무대로 가져와 이용자들이 즐기는 음악 경험하는 데 집중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의 인디 뮤지션을 발굴해 소개하며 네이버 ‘프로젝트 꽃’의 창작자 지원 스펙트럼을 확장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