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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내 최정예 수사 부서로 평가받는 특수부에 수사를 맡겼다는 점에서 이번 수사가 철저하고 강도 높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 ‘최정예 수사팀’에 배당 서울중앙지검은 18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을 수사할 주체와 관련해 “공공형사수사부에 있는 고발 등 관련 사건들을 이날 특수1부로 재배당했다”며 “사안의 중요성과 서울중앙지검 부서 간 업무부담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2차장 산하에 있는 공공형사수사부가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 와해 의혹 수사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3차장 산하 특수부 4개 중 수사 인력이 가장 많고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된 최강 수사팀이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한동훈 3차장, 신자용 특수1부장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수사 능력은 물론이고 비타협적인 수사 의지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최순실 씨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함께 활약했다. 윤 지검장은 지난해 5월 대선 직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후 이들을 중앙지검으로 불러들였다. 이후 한 3차장은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등 굵직한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신 부장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당일 최 씨와 함께 있었다는 이른바 ‘세월호 7시간’의 행적을 규명했다. 검찰은 수사 인력을 보강한 뒤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우선 대법원 특별조사단이 공개한 대법원 법원행정처 문건 98건 등을 검토하면서 법리 검토와 쟁점 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조단이 공개하지 않은 문건 300여 개에 대해서도 임의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 관련자들의 혐의가 윤곽이 드러나면 검찰은 당시 문건을 작성한 법원행정처 심의관과 이를 지시한 간부 등 전·현직 판사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소환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수사 과정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대법원 고위직의 개입 정황이 발견된다면 전직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검찰 조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 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법원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한 법원 관계자는 “무제한적인 검찰 수사가 이뤄지면 사법부 내부의 인사 정보나 감사 정보가 검찰로 무분별하게 유출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민변 “행정처 판결 관여 정황 많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이날 오후 기자좌담회를 열고 “법원행정처가 실제로 판결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많다”고 주장했다. 민변 최용근 변호사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 사건 1심 선고일이던 2014년 9월 11일 고 김영한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업무일지에 ‘元―2.6y, 4유, 停3(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이라고 적혀 있던 사실을 공개했다. 최 변호사는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는 오전에 열리고 원 전 원장의 1심 판결은 오후에 선고됐으므로 판단 결과가 청와대에 누설되지 않았다면 미리 알 수 없을 내용”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민변 등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김윤수 기자}

“남북 교류 확대는 우리 변호사들에게도 포화 상태인 국내 법률시장을 벗어날 큰 기회, ‘블루오션’이 될 겁니다.”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53)은 1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변호사들이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면 북한과 북한 주민의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 북한 법률을 공부해야 한다. 통일 한국에 적합한 통일법을 만드는 역할도 변호사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이 회장은 법조계에서 손꼽히는 북한법 전문가다. 박사과정에서 북한 행정법을 공부한 이 회장은 연세대 법무대학원에서 현재 북한법 강의를 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북한이탈주민법률지원위원장과 통일부 통일교육위원도 역임했다. 그의 관심사를 보여주듯이 서울변호사회 회장실 곳곳에는 북한 관련 법률 서적과 각종 자료가 쌓여 있다. 이 회장이 북한법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서울변회 재무이사를 맡고 있던 2005년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열린 국제인권법회의에 참석하면서다. 이 회장은 “회의에서 만난 외국인들이 북한법과 북한 이탈주민 인권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 전문가보다도 해박한 지식과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직후부터 북한 이탈주민을 찾아다니고 북한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북한 이탈주민들이 한국 사회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변호사 모임도 꾸렸다.지난해 1월 서울변호사회 회장에 취임한 직후 이 회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학식과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 30명을 모아 통일법제특별위원회를 꾸린 것이다. 이 회장은 “보통의 위원회와 달리 보다 엄격한 선발 기준을 거쳐 지원자 180여 명 중 30명을 뽑았다”며 “법무부 통일법무과 근무 이력이 있는 변호사, 다양한 북한 관련 사회단체 활동을 했던 변호사, 국정원 출신 변호사 등 어디든 내놓을 만한 경력을 지닌 분들이다”라고 밝혔다.통일법제특위는 그동안 진행한 학술세미나와 연구 성과를 토대로 7월 중에 북한 변호사 제도 관련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북한의 신분등록, 등기제도 등 법조계 안팎에서 관심이 큰 사안들에 대한 보고서도 차례로 발간할 계획이다.이 회장은 “국내 변호사들에게 언어가 같고 한 민족인 북한은 가장 쉽게 진출할 수 있는 법률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화해 국면으로 경제적인 교류가 늘어나면 계약체결이나 대금과 관련된 민사 분쟁도 자연스레 증가하는 만큼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 법을 남북 교류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등 법률가들이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며 “북한법을 공부한 변호사들은 두 체제를 접목하는 아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변호사회는 500여 명의 변호사가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진 북한 변호사업계와 민간 차원의 친선 교류도 추진 중이다. 경평(서울·평양)축구처럼 서울과 평양의 변호사단체 간 축구경기대회를 열고 이를 발판삼아 왕래를 늘려가겠다는 것이 이 회장의 구상이다. 딱딱한 법률 대신 축구공으로 분단의 벽을 뛰어넘겠다는 것. 이 회장은 “남북 교류 관련 단체 및 중국 로펌 등을 통해 북측과의 교섭 채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남북 교류 활성화에 대비해 북한 내 14개 경제특구와 국내 14개 지방변호사회를 일대일로 매칭하자는 아이디어도 중소벤처기업부에 제안한 상태다. 각 지방변호사회가 해당 특구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에 계약과 관련한 법률 자문은 물론이고 분쟁 조정 등 종합적인 법률 서비스를 지원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회장은 “예를 들면 평양의 옥류관 냉면도 이미 남한에도 상표권이 등록된 상태라 통일 이후 당장 소송으로 충돌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그밖에 서울변호사회는 통일부와 법무부 등 국가 기관을 비롯해 대한적십자사 등 비교적 북한과 교류가 빈번한 외부 단체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다양한 남북 교류방식을 찾는 중이다. 이 회장은 “‘통일 대박’은 우리 변호사들에게도 대박이 될 것”이라며 “북한법에 대한 이해가 높고 실무 경험이 풍부한 서울변호사회 변호사들이 남북 교류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문무일 검찰총장, 이철성 경찰청장과 오찬을 갖고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경찰은 수사에서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받아야 하고, 기소권을 갖고 있는 검찰은 사후적·보충적으로 경찰 수사를 통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 총장은 이날 퇴근길에 “문명국가”를 거론하며 문 대통령의 수사권 조정 방침을 우회적으로 맞받았다.○ 문 대통령 “왜 같은 내용으로 두 번 조사받나” 문 대통령은 이날 1시간 30분 동안 문 총장, 이 청장,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수사권 조정에 대한 문제의식은 왜 국민들이 똑같은 내용을 가지고 검찰과 경찰에서 두 번 조사를 받아야 하느냐는 것”이라며 “이건 국민의 인권침해고, 엄청난 부담이 되풀이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간 검경 내부의 여론 수렴을 거쳐 ‘검찰의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수사 종결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수사권 조정안을 마련하고 내주에 발표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현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정보 수집 등을 폐지한 국가정보원의 예를 들며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서부터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검찰과 경찰 모두 국정원처럼 큰 폭의 변화를 수용하라는 것이다. 또 문 대통령은 수사권 조정과 관련된 2002년 노무현 대통령 공약과 2012년 대선 공약을 자신이 만들 정도로 오래전부터 고려해온 문제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내가 과거에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구속된 경력도 있고 하니 검찰, 경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에 대해 적대적일 거라 지레짐작하고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이런 권력기관들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이 되는 데 (예전부터) 관심을 갖고 큰 기대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조직의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수사권 조정안이 나오면 검찰이든 경찰이든 다들 미흡하게 여기고 불만이 나올 텐데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구성원들을 잘 설득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검경 수사권 조정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오찬에 앞서 문 대통령은 문 총장의 요청에 따라 조 수석만 배석한 채 30분간 문 총장을 별도로 만났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총장은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검찰 내부의) 우려를 대단히 솔직하게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 문무일 “문명국가 제도 정착돼야…” 검찰 내부는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방침이라 공직자로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지만 앞으로 큰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허탈해했다. 문 총장은 이날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수사권 조정에 대한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해 “국민이 문명국가의 시민으로 온당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정착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마련한 수사권 조정안이 ‘문명국가’에 걸맞지 않은 ‘야만적인 제도’라는 뉘앙스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다음 주중 수사권 조정안이 공식 발표되면 검사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문 총장이 거취를 표명하는 상황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국회가 검경 수사권 조정의 키를 쥐고 있는 만큼 거취 표명이 나올 상황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사진)이 15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 사실상 검찰 수사를 요구해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서울중앙지검은 다음 주 시민단체 등의 고소 고발 10여 건을 어느 수사 부서에서 담당할지 결정한 뒤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건 분석 등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에 대법관들은 “재판 거래 의혹은 근거 없다. 국민에게 혼란을 주는 일이 계속돼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법조계에서는 재판 최종심을 하는 대법관들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검찰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18일 사건 새로 배당 검찰이 규명해야 할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직 중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사건 등의 재판을 청와대와 거래하려고 한 의혹 △법원의 체포 및 구속영장 발부 권한을 대정부 협상 카드로 쓰려고 한 의혹 △진보 성향 판사들 동향 파악 및 대응 의혹이다. 검찰 수사의 정점은 이 같은 의혹들에 양 전 원장이 개입했는지를 확인하는 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행정처의 의혹 관련 문건들을 작성하거나 문건 내용을 실행에 옮기도록 직접 지시했는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문건 작성 경위를 알고 방조 또는 묵인했는지 등을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를 위해 당시 법원행정처 처장과 차장, 실장, 심의관 등 판사들을 소환 조사해야 한다. 또 재판 거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법원행정처 관계자들과 일선 법원 재판부 간 통화나 면담 기록을 확인해야 한다. 수사 필요에 따라 법원행정처나 의혹에 연루된 고등법원, 지방법원의 판사실을 압수수색할 수도 있다. 검찰 내부에는 김 대법원장 지시로 의혹을 조사했던 법원 특별조사단의 보고서 내용만으로도 의혹에 연루된 법원행정처 관계자들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특별조사단은 법원행정처의 문제가 된 문건의 내용이 실행된 경우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실제 이행되지 않았더라도 문건을 작성한 과정 자체가 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고 보는 검사가 많다. 예를 들어 2015년 10월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원세훈 사건 환송 후 당심(서울고법 2015노1998호) 심리 방향’ 문건에는 당시 이 사건 재판장 및 주심판사와 각각 통화한 내용이 정리돼 있는데 이 통화를 해 문건을 만들도록 지시한 법원행정처 관계자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를 맡게 된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주말 동안 논의를 거쳐 18일 사건을 새로 배당할 계획이다. 시민단체 등이 고소 고발한 사건 10여 건은 현재 공공형사수사부에 배당돼 있다. 검찰 안팎에선 특별수사부가 맡아서 수사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본격적인 수사는 다음 주초 검찰 검사장급 이상 인사가 마무리된 뒤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 “재판 거래 없어” vs “의혹 해소해야” 김 대법원장의 수사 협조 결정 직후 고영한 선임대법관 등 대법관 13명은 입장문을 통해 “재판의 본질을 훼손하는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해 근거 없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밝혔다. 또 “대법원 재판의 독립에 관해 어떠한 의혹도 있을 수 없다는 데 견해가 일치됐다”고 강조했다. “개인적 믿음과는 무관하게 재판을 거래의 대상으로 삼으려 하였다는 부분에 대한 의혹 해소도 필요하다”고 한 김 대법원장의 판단을 반박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대법원장은 퇴근길에 취재진에게 “사법행정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대법원장과 일선에서 직접 재판을 맡고 있는 대법관님들의 걱정이 표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사법 개혁 조치와 의구심 해소에 대해 저와 의견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법원 내부 해결을 주장해 온 고위직 판사들은 검찰 수사가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한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부장판사는 “법원 내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인데 검찰 수사를 받아들이면서 일을 더 키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의혹에 대한 고발이나 수사 의뢰를 주장해온 일부 소장 판사는 김 대법원장의 수사 협조 결정이 미온적이라는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지방법원의 판사는 “사법 불신 여론이 팽배한데 이 정도 후속 조치로도 충분하다고 보는 것인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김윤수 기자}
다음 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앞두고 공상훈 인천지검장(59·사법연수원 19기)과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56·19기), 안상돈 서울북부지검장(56·20기), 신유철 서울서부지검장(53·20기)이 14일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앞서 12일 김강욱 대전고검장(60·19기)이 검찰을 떠나기로 하는 등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5명이 용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또 김회재 의정부지검장(56·20기)도 조만간 사의를 표명할 예정이다. 공 지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28년 4개월간 검사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선배, 후배, 동료 여러분 덕분”이라고 밝혔다. 안 지검장도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려 검경 수사권 조정을 염두에 둔 듯 “비록 많은 것을 빼앗겨도 마지막 남은 주머니칼 하나라도 힘줘 들고 정의를 세우겠다는 결심을 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라고 당부했다. 신 지검장은 글에서 “앞으로 우리 검찰이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성원하겠다”고 했다. 여성 검사장 1호인 조 지검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총장에게 구두로 사의를 전했다. 고검장급 8명 중에 여성이 없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 검찰총장을 제외한 검사장급 이상 직위는 49개에서 43개(고검장급 8개, 검사장급 35개)로 줄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정부가 검찰의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수사 종결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다음 주 초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검사의 ‘송치 전 수사 지휘’를 폐지하고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상하 관계가 아닌 상호 협력적 관계로 규정하는 내용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최근 마련했다. 또 피의자에 대한 인권 침해 발생 등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경찰에 수사 종결권을 부여하고 검찰의 직접 수사도 부패 범죄와 경제·금융 범죄, 선거 범죄 등으로 제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부겸 행안부 장관 등은 올 2월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비공개 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문무일 검찰총장이 논의에서 배제되는 이른바 ‘검찰 패싱’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부의 논의는 잠정 보류됐다. 문 총장은 조 민정수석과 박 장관을 겨냥해 “법률을 전공하신 분이 그렇게 생각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당시 검찰 수장까지 강하게 반발하자 청와대는 대검찰청과 경찰청 등 양측에서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입장 및 쟁점, 의견 수렴안을 제출받았다. 앞서 정부의 수사권 조정 협의 과정에서는 경찰에 수사 종결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논란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사 종결권을 온전히 가져야 된다고 주장한 반면 검찰은 이에 반대하면서 예외 조항 삽입을 전제로 절충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수사 종결은 일종의 사법 판단인 만큼 법률가인 검사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무부가 다음 주에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하려고 하는 것도 검경 수사권 조정 발표와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수사권 조정안 발표 이후 예상되는 검찰 반발을 감안해 인사 일정을 앞당겼다는 것이다. 이번 검사장 인사에서는 연수원 20, 21기의 고검장 승진과 24, 25기의 검사장 승진이 예상되고 있다. 김강욱 대전고검장(60·사법연수원 19기)은 12일 사의를 표명했다. 김 고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에 사직 인사를 올려 “오늘 제 청춘의 전부를 쏟아부은 정든 검찰을 떠나기로 했다”며 “바라건대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른 근시안적이고 감성적인 판단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형사사법체계가 결정되기를 소망한다”고 당부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최근 주요 사건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잇달아 기각되면서 경찰과 검찰이 여론에 편승한 수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엄벌을 원하는 여론의 압박 속에서 “일단 영장부터 신청해 놓고 보자”는 면피성 수사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대한항공 조현민 전 전무(35)에 대한 구속영장은 무리한 영장 신청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난달 초 경찰은 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냈다는 등의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당초 법조계에서는 유리컵을 바닥에 던진 것만으론 폭행죄가 성립하기 어렵고, 조 전 전무와 비슷한 사건으로 구속된 사례가 거의 없다며 무리한 신청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프로야구팀 넥센 히어로즈의 박동원 씨(28·포수)와 조상우 씨(24·투수)에 대한 구속영장도 4일 검찰에서 기각됐다. 피의자들과 피해자들의 주장이 상반되고 조사된 내용만으로는 혐의를 인정하고 구속할 필요성이 부족하다고 검찰이 판단한 것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언론에서 주목을 받는 사건에 신중하게 접근할 경우 소극적인 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며 “기각 가능성이 높다고 해도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 토로했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당한 경우도 있다. 검찰은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69)에 대해 특수폭행 등 7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4일 기각됐다. 범죄 혐의 일부의 사실관계 및 법리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도망의 염려가 없다며 기각한 것이다. 최근 구속영장의 기각 사례가 늘고 있는 배경 중 하나로 검경 수사권 조정이 거론되기도 한다.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경찰과 검찰이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구속영장 신청이나 청구를 남발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있다. 문제는 구속영장 기각 사례가 늘어날수록 수사기관의 법 집행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조 전 전무 등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여론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거나 ‘전관예우 효과 아니냐’란 식으로 반응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구속영장 기각 논란에 대해 “형사소송법상 대원칙은 불구속 수사”라며 “수사기관이 여론이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휩쓸리지 않도록 구속 필요성을 엄격하고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구속 여부를 둘러싼 논란과 잡음을 줄이기 위해 구속 요건과 발부 기준을 좀 더 세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박근혜 정부 집권 3년 차인 2015년 당시 이완구 국무총리가 ‘부정부패와의 전면전’을 선언한 이후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입법 등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을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안을 분석하고 대응 방향을 정리한 보고서의 체계와 내용 등이 정보기관의 보고서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법원행정처가 2015년 6월 5일 작성한 ‘국무총리 대국민담화의 영향 분석과 대응 방향 검토’ 보고서는 이 전 총리가 대국민담화를 통해 ‘부정부패와의 전면전’을 선언한 것에 대한 정치적 함의를 ‘조기 레임덕 방지를 위한 집권 3년 차 어젠다’, ‘국면전환을 위한 집권 3년 차의 기업 수사의 일종’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총리의 담화 발표 하루 만에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부정부패 사범 단속 강화 지시’ 지침을 하달한 것 등을 사례로 들며 검찰·법무부의 득세가 계속되고 이에 따라 사법부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예측했다. 보고서는 이어 “2014년 세월호 사건 수사가 초반에는 다소 무리해 보였지만 속전속결·총력전식 수사를 통해 검찰·법무부는 BH(청와대)의 신임을 획득했다”며 “통진당 위헌정당해산심판 청구에서도 압도적인 차이로 정당해산 결정을 받아냄으로써 BH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보고서는 대응 방향 검토 대목에서 “상고법원 입법 등 주요 사법정책 추진 시기를 면밀하게 조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부정부패와의 전면전’을 통해 BH와 여권이 주도권을 회복하는 것은 상고법원 입법 등 주요 사법정책 추진에 유리한 요소는 아니며 특히 검찰·법무부의 득세로 사법부가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하지만 사정(司正) 국면은 항상 양날의 검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특히 검찰·법무부가 실책을 저지르는 시기가 반드시 올 것이므로 타이밍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사건,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등 사법부가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사건처리 방향과 시기를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승진을 포기한 채 불성실하게 업무를 했던 이른바 ‘승포판’(승진을 포기한 판사)에 대해 법원행정처가 관리감독을 강화하려 했던 정황이 5일 추가로 공개됐다. 대법원의 정상적인 근태 관리로 볼 수 있지만 당시 사법정책에 비판적이었던 판사들을 타깃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2015년 9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에서 작성된 ‘문제 법관에 대한 시그널링 및 감독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승포판은 △출퇴근 시간을 준수하지 않고 △재판 업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하며 △배석판사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한 행위 등이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이런 일부 고참 법관의 직업적 나태함은 소장 법관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사법부 경쟁력의 급속한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적었다. 법원행정처는 대응 방향으로 감찰활동 등 사법행정권을 적절히 발동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일부 승포판 가운데는 사건 처리율 등 외형적인 통계 수치는 양호하게 유지하면서 기록 검토와 판결문 작성 등 실질적인 재판 업무는 등한시하는 합의부 부장판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합의를 위한 상세한 브리핑 등 사건 처리 부담이 배석판사들에게 전가돼 배석판사의 자존감이 떨어지고 불만이 커진다고 했다. 법원행정처는 “이런 실태는 업무 처리 통계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내부자의 건강한 감시체계를 작동시키는 것이 긴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문제 법관에 대해 법원행정처는 △법원장 등의 사전 경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강도 높은 직무 감찰 △사무분담(재판부) 변경 △전보 등 인사 조치 △징계 등 조치를 단계별로 취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에 적었다. 다만 “모든 법관을 상대로 전자적 모니터링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법관 내부의 반발과 동요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니 문제 법관에 대해서만 개별적, 예외적으로 심층 점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이찬희)가 서울동부지법에서 발생한 변호인 흉기 위협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5일 성명서에서 “1일 오전 11시경 서울동부지법 5층 형사 법정에서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던 A 씨는 자신의 변호인을 길이 2cm, 폭 1cm의 쇳조각으로 위협하며 난동을 부렸다”며 “흉기로 변호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는 심각한 범죄행위로서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인에 대한 위협은 헌법 상 규정된 변호인의 정당한 변론 활동을 위축시켜 결국 법치주의의 형해화 및 사법질서의 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변회는 또 이 사건과 관련된 철저한 수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이들은 “교정당국은 출정 피고인에 대해 철저히 소지품 검사를 하고 있는지, 수감된 피고인들에게 변호인에 대한 위협금지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지 등 변호인 안전과 관련된 실태를 신속하게 파악한 후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재판을 받던 A 씨는 공판이 끝날 무렵 갑자기 일어나 변호인의 목에 흉기를 대고 위협했지만 법정에 있던 교도관 등은 노 씨를 바로 제압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의혹 중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재수사를 권고한 강제추행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하게 됐다. 4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2009년 이 사건을 처리했던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사건기록을 넘겨받아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홍종희)에 배당했다. 장 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선일보 기자 출신 A 씨의 주거지 및 범행 장소 등을 감안해 관할권이 있는 서울중앙지검으로 넘긴 것이다. A 씨는 2008년 8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가라오케에서 장 씨와 장 씨의 전 소속사 대표 김모 씨 등과 함께 술을 마시다 장 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2009년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이 사건을 수사했던 경기 분당경찰서는 A 씨의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해 성남지청에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지만 성남지청은 A 씨를 불기소 처분했다. 하지만 과거사위는 “장 씨가 2008년 술자리에서 A 씨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사건의 공소시효 만료(올해 8월 4일) 전에 재수사하라”고 지난달 28일 검찰에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2009년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한 술자리 동석자들의 진술을 근거로 해 증거 판단에 미흡했고 수사 미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대한변호사협회가 3일 ‘드루킹 특별검사’ 후보로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임정혁(62·16기) 오광수(58·18기) 김봉석 변호사(51·23기) 등 4명을 추천했다. 야당이 합의를 거쳐 6일까지 후보 2명을 추천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9일까지 한 명을 특검으로 최종 임명해야 한다. 늦어도 이번 주 안에는 특검 인선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이날 특검 후보 추천 특별위원회를 연 변협은 △수사력과 조직 통솔력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고 수사를 마무리하는 강직함 △특별한 정치적 성향이 없고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인물 등 3가지를 고려해 후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후보 4명은 모두 검찰 출신이다. 충남 부여 출신의 허 변호사는 덕수상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인천지검 공안부장, 대구지검 형사부장 등을 지낸 뒤 변호사로 개업해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서울변호사협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법무법인 산경 소속으로 지난해부터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을 맡고 있다. 임 변호사는 서울 출신으로 서울 중앙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대검찰청 2, 3과장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대검 공안부장 등을 지낸 ‘공안통’이다. 서울고검장, 대검 차장, 법무연수원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법무법인 산우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오 변호사는 전북 남원 출신으로 전주고와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대검 중수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등을 지낸 특수통이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분식회계 사건, 한보그룹 분식회계 사건, 김현철 씨 비리 사건 등 특별수사 경험이 많다. 청주지검장, 대구지검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등을 지냈다. 현재 법무법인 인월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김 변호사는 경남 고성 출신으로 진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장 재직 시절 중앙선관위원회 디도스 공격 사건을 수사하는 등 정보기술(IT) 관련 범죄를 수사한 경험이 많다. 울산지검 특수부장 등을 지낸 뒤 변호사로 개업했다. 박형철 대통령반부패비서관이 근무했던 법무법인 담박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국회의사당 담장 100m 이내에서는 집회를 하지 못하도록 한 현행법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31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 등이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해당 조항이 위헌이지만 즉각적인 무효화에 따른 사회적 혼란을 고려해 특정 시점까지 효력을 유지하는 결정이다. 헌재는 관련 조항의 효력을 내년 12월 말까지 유지하되 그 전까지 국회가 개정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2020년부터 효력을 상실하도록 했다. 헌재는 “예외 없이 국회의사당 인근의 집회를 금지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집회의 자유를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입법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헌재는 해당 조항의 ‘국회의사당’을 국회 본관과 국회도서관 등 국회 담장 안에 있는 전체 부지로 해석해 인근의 집회를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A 씨는 2011년 11월 국회의사당 담장으로부터 30∼40m 떨어진 곳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에 참가했다 기소됐다. A 씨는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하자 직접 헌법소원을 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문무일 검찰총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비공개로 만나 기업의 담합행위에 대해 공정위만 고발하도록 돼 있는 ‘전속고발권’ 폐지 문제를 논의했다. 이런 방향으로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 카르텔 혐의와 관련된 고발이 늘면서 검찰의 기업 관련 수사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28일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를 찾아 문 총장과 면담했다. 문 총장과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17일 처음 회동한 뒤에 수차례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전속고발권 폐지 방안을 협의했다.○ ‘카르텔 범죄’ 수사 허용하나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표시광고법, 대규모유통업법, 가맹사업법, 대리점법 등 6개 법과 관련한 불공정행위에 대해 공정위만 고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고발이 남발할 경우 기업 활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지만 공정위가 대기업에 대한 고발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공정위 전속고발권 전면 폐지 문제는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줄곧 ‘뜨거운 감자’였다. 공정위는 그동안 ‘법 집행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까지 설치해 이 문제를 검토했다. 일부 전속고발권 폐지는 거의 확정적이다. TF는 지난해 12월 중간 보고서에서 전속고발권이 부여된 공정위 소관 6개 법률 가운데 △가맹사업법 △대규모유통업법 △대리점법 등 이른바 ‘유통 3법’에 대한 전속고발권 폐지를 권고했다. 문제는 공정위 전속고발권의 핵심인 공정거래법 개정 여부다. 현재로서는 기업 담합과 합병 등에서 불법 행위가 드러나도 공정위 고발이 없으면 수사 진행이 어렵다. 검찰도 담합 사실을 인지하는 것만으로 수사에 착수할 수 있어야 강력한 단속과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상의 전속고발권을 없애면 담합 자체를 적발하기 어려워진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담합은 기업 간 은밀한 거래로 이뤄지기 때문에 자신이 신고한 기업에 대해 처벌을 줄여주는 ‘리니언시’ 제도를 운영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전속고발권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정위와 검찰 안팎에서는 양 기관의 수장이 법 위반 혐의가 분명한 카르텔 범죄에 한해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즉,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과 ‘기업결합’ 등 전문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에는 전속고발권을 유지하되 가격이나 입찰 담합 같은 카르텔 행위에는 검찰의 강제 수사가 가능하도록 고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준다는 것이다.○ 공정위 “전문적 영역에는 전속고발권 필요” 공정위 내에선 여전히 전속고발권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기류가 강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의 경제 활동에 바로 형법을 적용한다면 경영 위축 등 부작용이 작지 않을 것”이라며 “전문가인 경쟁당국이 수사 대상을 미리 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전속고발권 폐지가 대기업 담합을 적발하는 가장 강력한 ‘칼’인 리니언시의 무력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까지는 공정위 조사에 협조하면 고발 면제로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이유로 대표적인 전속고발권 폐지론자였던 김 위원장도 취임 이후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는 취임 당시에만 해도 “전속고발권 제도의 폐해를 가장 많이 경험한 게 바로 나”라며 전면 폐지를 거론한 바 있다. 전속고발권을 예외 없이 폐지할 경우 기업 활동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제도 수정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7월까지 TF의 공정거래법 개정 방안을 제출받아 검토할 방침이다. 공정위 최종안을 8월에 공개하고 연내 국회에 법 개정안을 제출하는 것이 목표다. 검찰과 공정위 수장이 전속고발권 문제를 논의한 것이 6월 지방선거 이후 개혁 조치를 내놓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미 국세청이 대기업 오너 일가 세무조사를 강화하고 관세청이 한진그룹 오너 일가 수사에 나서는 등 정부 2년 차를 맞아 ‘사정(司正)’ 기류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황형준 기자}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28일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조선일보 기자 출신 A 씨의 장 씨 강제 추행 혐의에 대해 검찰에 재수사를 권고했다. 과거사위가 검찰에 재수사를 권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사위는 2009년 자살한 탤런트 장자연 씨가 2008년 술자리에서 A 씨에게 강제 추행을 당했다는 사건의 공소 시효가 만료되기 전 신속하게 재수사를 해야 한다고 검찰에 권고했다. 앞서 검찰은 2009년 8월 A 씨를 불기소 처분했고, 공소 시효는 올 8월 4일 만료된다. 과거사위가 지난달 사전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장자연 리스트’ 사건을 검토 중인 대검 진상조사단은 “2009년 당시 검찰은 적극적인 허위 진술을 한 것이 피의자(A 씨)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있던 핵심 목격자의 진술이 허위라고 판단하면서도 그 동기에 대해 아무런 확인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신빙성이 부족한 술자리 동석자들의 진술을 근거로 불기소 처분한 것은 증거판단에 있어 미흡한 점이 있고 수사 미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A 씨는 2008년 8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가라오케에서 장 씨와 장 씨의 전 소속사 대표 김모 씨 등과 함께 술을 마시다 장 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2009년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장 씨 자살 후 수사를 벌인 경기 분당경찰서는 A 씨의 강제 추행 혐의를 인정해 사건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성남지청은 불기소 처분했다. 대검 진상조사단은 A 씨 외에도 장 씨가 숨지기 전 직접 작성한 ‘장자연 리스트’의 연예기획사 관계자와 기업인, 언론사 고위층 등 유력 인사들이 장 씨에게 술자리 접대와 잠자리를 강요한 의혹을 검찰이 다시 수사해야 할지 검토 중이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74·구속 기소·사진)이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국정원 간부 5명과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51·구속 기소) 등 당시 국정원에 파견됐던 검사 2명도 실형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23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위증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남 전 원장에게 징역 3년 6개월과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다.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58·구속 기소)은 징역 2년 6개월에 자격정지 1년 6개월, 고일현 전 종합분석국장(56·구속 기소)은 징역 1년 6개월에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15일 구속기한 만료로 석방된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58)과 문정욱 전 국익정보국장(59)은 각각 징역 2년, 징역 2년에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장 전 지검장과 이제영 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44·구속 기소)는 각각 징역 1년에 자격정지 1년, 징역 1년 6개월에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댓글 사건은 광범위한 조직과 막대한 예산을 가진 국정원이 헌법에 명시된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하고 조직적으로 정치에 관여해 민주주의의 헌법가치를 중대하게 훼손한 사건”이라며 “피고인들이 수사과정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태도로 진실을 밝히는 데 협조했더라면 국정원이 신뢰를 받는 정보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와 재판에서 진실 발견을 방해하는 범죄는 형사사법의 기본과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어서 그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용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가 시작되자 ‘현안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압수수색에 대비한 ‘가짜 사무실’을 만들고 허위 서류를 갖다놓는 등 증거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국정원 직원들에게 수사 및 재판에서 거짓 진술과 허위 증언을 하도록 지시하고 국정원 직원 박모 씨를 러시아로 출장을 보내 증인을 도피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남 전 원장은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어 형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대검찰청 전문자문단이 19일 0시 40분경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검찰 고위 간부 2명에 대해 불기소 의견을 냈다. 이로써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이 검찰 간부 기소를 주장하며 문무일 검찰총장(사진)과 충돌했던 검찰 내홍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자문단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회의를 열고 최종원 서울남부지검장, 김우현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에 대해 불기소 처분하는 것이 옳다는 심의 결과를 대검에 제출했다. 자문단은 수사단, 최 지검장, 김 반부패부장 순서로 의견을 청취한 후 토론을 거쳐 기소 여부를 다수결로 결정했다. 7명인 자문단원은 10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변호사 4명과 법학교수 3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1시경부터 11시간 반가량 이어진 마라톤 회의에서는 직권남용 혐의 적용이 법리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해 치열한 토론이 이뤄졌다. 문 총장은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오후 6시 48분 퇴근했다. 수사단은 두 검찰 간부의 혐의에 대해 4시간 50분 동안 입장 발표를 했다. 김 반부패부장이 지난해 12월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 보좌관 소환 문제와 관련해 절차 위반 문제를 제기한 권 의원의 전화를 받고 대검 연구관을 통해 춘천지검 안미현 검사(39)에게 “앞으로 보고하고 하라”고 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반부패부장은 “적법한 수사지휘였다. 정치인 보좌관 등을 출석시킬 때 대검에 보고하도록 한 검찰 내규 위반을 지적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2시간 40분 동안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의 입장을 모두 청취한 자문단은 김 반부패부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길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최 지검장이 춘천지검장 시절인 지난해 4월 최흥집 전 사장(67)을 불구속하고 수사를 종결하도록 방해했다는 수사단의 주장에 대해서도 법리적으로 직권남용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 자문단의 불기소 결정은 문 총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문 총장은 두 간부를 기소해야 한다는 수사단의 의견에 제동을 걸었고, 수사단이 반발해 15일 항명성 보도자료를 내면서 갈등을 빚었다. 수사단은 앞으로 안 검사가 외압의 주체라고 주장했던 검찰 간부를 기소하지 못하면서 수사 동력을 잃고 입지가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고비를 넘긴 문 총장은 당분간 검찰 조직을 추스르며 자신의 리더십에 대해 재점검하는 기회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은 취임 후 ‘수평적 리더십’을 강조해 왔지만, 정작 자신이 수사단과 갈등을 빚으면서 상하 소통 구조의 문제점이 드러났다.전주영 aimhigh@donga.com·황형준 기자}
정부는 6·13지방선거에서 악의적인 ‘가짜뉴스’ 사범을 구속 수사하는 등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공명선거 관계장관회의’에서 이렇게 밝혔다. 회의에는 박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판석 인사혁신처장, 이철성 경찰청장,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참석했다. 법무부는 전국 검찰청에 선거사범 전담반을 설치해 31일부터 24시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가짜뉴스 전담팀을 만들어 수사 초기부터 각종 디지털 증거 분석, 인터넷주소(IP주소) 추적 등 과학수사 역량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법무부가 엄정 대응에 나선 것은 선거사범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지방선거 사범은 이달 11일 기준으로 1178명이 입건돼 2014년 지방선거 당시(925명)와 비교해 27.3%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흑색선전 405명(34.4%) △금품선거 250명(21.2%) △여론조작 90명(7.6%) △불법단체 동원 15명(1.3%) 등이었다. 경찰청도 사이버선거사범 수사전담반을 통해 가짜뉴스 등 허위사실 생산 및 유포 행위에 신속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검경은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가짜뉴스 관련 정보를 공유해 허위·불법 게시물을 신속하게 차단할 수 있도록 핫라인을 구축한다. 이 총리는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공직자가 선거에 관여하는 행위는 관련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며 공무원의 선거 중립을 강조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불법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징역 3년이 확정돼 복역 중인 한상균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56·사진)이 형기를 반 년가량 남겨두고 21일 가석방으로 출소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어 한 전 위원장의 가석방을 허가하기로 결정했다. 경기 화성교도소에 수감 중인 한 전 위원장은 21일 오전 10시 출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은 22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다른 가석방 대상자 800여 명과 함께 출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일선 교도소에서 선별한 후보 가운데 수형 태도가 모범적이고 재범 가능성이 적은 사람을 가석방 대상자로 결정한다. 최종적으로는 법무부 장관이 가석방 여부를 재가한다. 2015년 12월 구속된 한 전 위원장은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됐다. 현재까지 2년 5개월여 복역해 형기의 약 81%를 채웠다. 형법 제72조에 따르면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되려면 형기의 3분의 1 이상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형기의 85% 정도를 채운 수형자를 심사 대상으로 올렸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가석방 심사 기준을 형 집행률 90% 안팎까지 올렸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교도소 모범수의 갱생 기회 확대를 위해 가석방 비율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법무부 관계자는 “구치소 과밀 수용을 해소하기 위해 가석방을 확대하면서 의무적으로 채워야 하는 형기도 예전보다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전 위원장은 현 정부 들어 낮아지고 있는 가석방 심사의 최소 기준을 턱걸이로 충족하자마자 가석방이 이뤄진 셈이다. 앞서 한 전 위원장은 2015년 11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을 선동해 경찰 수십 명을 다치게 하고 경찰버스 수십 대를 파손한 혐의 등으로 2016년 1월 구속기소됐다. 당시 시위대는 보도블록을 깨 경찰을 공격하고, 미리 준비한 쇠파이프로 경찰버스를 부숴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경찰이 대대적인 체포 작전을 벌이자 조계사 등지에 은신하다가 24일 만인 같은 해 12월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에 부당하게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는 수사단의 주장에 대해 16일 “총장의 직무”라고 비판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날 문 총장을 신임하며 힘을 실었고 대다수 검사들도 총장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지지해 검찰 내분이 일단락되고 있다.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문 총장과 정면충돌했던 수사단은 이날 온종일 침묵했다.○ “관리·감독은 총장의 직무” 문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하면서 기자들에게 “검찰권이 바르게, 공정하게 행사되도록 관리·감독하는 게 총장의 직무라고 생각한다. 법률가로서 올바른 결론이 나도록 그 과정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사단이 최종원 서울남부지검장(전 춘천지검장)과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을 수사 외압 혐의로 기소하려 한 것에 제동을 걸고 외부 전문자문단의 심의를 받도록 지휘한 것은 공정한 검찰권 행사를 위한 총장의 정당한 직무라는 얘기다. 최 지검장과 김 반부패부장 기소 여부를 사실상 결정할 전문자문단 회의는 18일 열린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진 ‘검찰 인사제도 개선 방안’ 발표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불필요한 논쟁이 빨리 정리되도록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라며 “검찰총장에게 국민적 의혹이 없도록 신속하고 엄정하게 처리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검찰 고위 관계자는 “장관의 발언은 문 총장에 대한 신임으로 봐야 한다. 청와대 언질이 없이 그렇게 얘기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수사 과정에서 관계자들의 의견이나 주장이 언론을 통해 표출되고 그로 인해 검찰 조직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여 국민들이 우려하고 계시는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대검, 조직 추스르기 나서 대검 반부패부는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에 글을 올려 “강원랜드 수사지휘 과정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규정과 절차를 준수했다”고 강조했다. 반부패부는 전국 일선 지검의 특별수사를 지휘, 지원, 감독하는 대검의 컨트롤타워다. 반부패부 김후곤 선임연구관은 A4용지 5쪽 분량의 ‘강원랜드 채용비리사건 수사지휘 관련 저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수사단이 안미현 검사를 8회씩이나 불러서 조사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혹시나 한 사람의 주장만으로 무리하게 대검의 수사지휘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또 “대검의 수사지휘 내용을 검토하고 경청한다면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사 외압 의혹을 주장한 안 검사는 지난해 춘천지검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를 맡은 주임검사였다. 이 글에는 검사들의 댓글 수십 개가 달렸다.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검사는 “대검 반부패부가 압수수색에 반발한 소문을 들었는데 참 황당했다. 책임과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들이 검찰에 많았으면 좋겠다”고 댓글을 달았다. 하지만 대다수 검사들은 “누가 부끄러워해야할지 두고 보겠다”, “총장이 사건에 의견 제시를 하는 것이 외압이 되는 시대인가. 기록을 넘기는 손에서 기운이 빠진다”며 대검 지휘가 적법했다는 의견을 댓글로 달았다.○ 전국 검사들 “총장의 수사지휘는 정당” 대다수 검사는 수사단에 대한 문 총장의 수사지휘가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법무부가 이날 전국 검사들의 의견과 분위기를 파악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의 한 지방검찰청에서는 이날 소속 검사 전원의 의견을 취합해 문 총장의 수사지휘가 정당했다고 결론을 냈다. 문 총장이 수사 과정에서 수사단의 보고를 받지 않았고 결론을 내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지시한 것이므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또 안미현 검사(39)가 문 총장의 수사 외압 의혹을 기자회견을 통해 주장하고, 수사단이 보도자료를 공표한 것은 잘못이라는 의견도 모았다고 한다. 검찰총장이 명백하게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증거나 정황이 있는 것도 아닌데 공개적으로 외압 의혹을 주장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검사들은 이영주 춘천지검장이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을 소환하려 한 것을 문 총장이 질책한 것에 대해서도 총장을 옹호했다. 한 평검사는 “그러라고 총장이 필요한 것”이라며 “증거가 부족해 보강수사를 지휘한 것을 안 검사가 외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야기를 나눠본 검사들 대부분은 수사단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황형준·김윤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