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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일전쟁(중국 표현 중일갑오전쟁) 120년을 맞은 올해 역사와 영토 문제로 일본과의 갈등이 커지면서 중국 관영 언론은 ‘치욕을 잊지 말자’는 기사를 잇달아 내보내고 있다. 인민해방군 기관지 제팡(解放)군보는 올해 초부터 ‘갑오전쟁 문화침사(沈思·곰곰이 생각해보기)’라는 장기 기획 시리즈를 시작했다. 갑오전쟁 패배는 군사적 패배만이 아니라 당시 청나라가 새 시대 조류를 따라가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청나라 해군은 일본에 비해 군함이나 무기는 비슷했지만 일본군의 엄정한 군기에 비해 청나라 군대는 부패했다”며 “지금 군대의 부패는 청나라 말기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 지금도 싸우면 진다”고 경고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3월 초 “시모노세키 조약이 맺어지기 전에 일본 오키나와(沖繩) 현이 작성한 ‘오키나와 현 전도(全圖)’에 ‘센카쿠 열도’는 포함돼 있지 않다. 중일갑오전쟁으로 도둑질당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포털 사이트에서도 ‘갑오전쟁 패배 원인’ 분석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전국정치협상회의 위원이자 중국전략문화촉진회 뤄위안(羅援) 상무부회장은 관영 찬카오(參考)소식망에 올린 ‘갑오전쟁 참패 10대 교훈’에서 “중일갑오전쟁은 중국의 근대 전쟁 중 실패가 가장 비참하고 영향이 가장 깊은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중국은 또 치욕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기 위해 1894년 9월 17일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 앞바다에서 벌어진 ‘황해해전’에서 일본 해군에 침몰당한 철갑 순양함 치원(致遠)함 기념함을 건조하고 있다. 치원함 기념함은 침몰된 9월 17일에 진수될 계획이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대만 국내선 여객기가 23일 비상착륙을 시도하던 중 건물과 충돌해 4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대만 TVBS 방송은 이날 오후 6시 45분경(현지 시간) 대만 푸싱(復興)항공 GE222편 쌍발 프로펠러 여객기가 마궁(馬公) 공항에 비상착륙하다 활주로 끝 건물을 들이받아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사고기에는 승객 54명, 승무원 4명 등 모두 58명이 타고 있었다. 대만 당국은 이날 공항에 제10호 태풍 마트모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 등 악천후 속에서 항공기가 비상착륙을 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기는 이날 오후 5시 가오슝(高雄) 공항을 이륙해 35분 뒤 유명 관광지인 펑후(澎湖) 제도의 마궁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항공기는 6시 45분경 마궁 공항 상공에 나타나 비상착륙을 하던 중 화염에 휩싸였다. 목격자들은 항공기 추락 직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기체가 화염에 휩싸였다고 진술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평소 한국인이 많이 찾지 않는 곳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대만 당국으로부터 사고가 난 비행기에는 한국인 탑승객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조숭호 기자}

25일은 청일전쟁(중국 표현 중일갑오전쟁) 발발 120년이 되는 날이다. 1894년 7월 25일 아산만 앞바다 풍도에서 일본 해군이 청나라 군함 제원(濟遠), 광을(廣乙)함 등을 선전포고 없이 습격해 청나라 군사 1200여 명이 수장되면서 전쟁이 시작됐다. 전쟁은 이듬해 3월 청나라의 주력 북양함대가 산둥(山東) 성 웨이하이(威海)에서 전멸하면서 청나라가 사실상 패배했다. 동학농민혁명을 빌미로 조선에 진주한 청일 양국은 한반도에서 전쟁까지 벌이며 우리 민족에게 큰 피해를 줬다. 120년이 지난 지금도 한반도는 여전히 중국과 일본의 패권 다툼에 크고 작은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국력이 커진 중국,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의 굴레에서 벗어나 군사대국화의 길로 나아가는 일본이 기세 싸움을 벌이고 있어 한반도는 다시금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반성과 교훈이 뒤섞인 류궁 섬 북양해군제독서(北洋海軍提督署·북양함대 본부)가 있었던 웨이하이 류궁(劉公) 섬. 웨이하이 부두에서 20분가량 여객선을 타고 가면 닿는다. 겉으로만 보면 관광하기 좋은 아름다운 섬이다. 21일 오전 11시 50분 배가 터미널에 들어서자 ‘전국애국주의교육 시범기지’라는 글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갑오전쟁박물관’과 ‘박물관 진열관’, 북양함대 마지막 제독 정여창(丁汝昌)의 관사를 개조한 ‘정여창 기념관’ 등은 중국이 갑오전쟁을 얼마나 치욕스럽게 여기는지 보여줬다. 또 이를 반성하고 교훈 삼아 해양강국 의지를 키우는 장소로도 바꿔 놓은 듯했다. 진열관 앞 ‘수사(水師·옛 해군)광장’ 변에는 ‘나라 잃은 치욕을 잊지 말고 해양강국을 이루자(勿忘國상 海洋强國)’는 글귀가 큰 화단에 꾸며져 있었다. ‘정여창 기념관’ 전시실에는 먼저 뼈아픈 반성의 글귀를 뚜렷이 새겼다. “갑오해전 며칠 전 군기가 해이해지고 장교와 병사들은 너나없이 가족을 이동시켰으며 밤에 (군함을 이탈해) 부두에 올라가 기숙하는 자가 절반에 달했다.” “북양해군 군함은 군사훈련은 하지 않고 오히려 여객과 화물이나 실어 나르느라 여러 항구를 오갔다.” “청나라 정부는 해군 경비를 유용해 이허위안(이和園)을 증축하면서 북양해군에는 군함 한 척, 대포 한 문 늘리지 않았다.” 진열관에도 “북양해군 창설 이래 배 한 척 아직 늘리지 않아 … 어려움이 계속될 것이 몹시 걱정된다”는 당시의 북양대신 이홍장(李鴻章)의 글과 베이징(北京) 이허위안에 설치된 것으로 자희태후(서태후)의 60세 생일을 맞아 돌로 조각한 대규모 석조 유람선 사진을 위아래로 걸어 대비시켜 놓았다. 해군 양성기관인 ‘쿤밍호수사(水師)학당’은 만주족 학생 20명을 뽑아 서태후 유람선에 전담시켰다고도 했다. 이러한 결과로 갑오전쟁 직전 양국의 군함 규모는 청나라 4만여 t, 일본 7만여 t이었다고 한다.● 아직도 생생한 치욕과 분노 일본 해군은 1895년 3월 17일 류궁 섬에 상륙해 북양 해군본부를 함락한 뒤 파죽지세로 산둥 성과 랴오둥(遼東) 반도 등을 장악했다. 한 달 뒤인 4월 17일에는 시모노세키 조약을 체결했다. 당시 양국 대표 5명씩이 앉아 조약에 서명하는 장면은 진열관에 밀랍 인형으로 제작해 놓았다. 조약 11개항 중 ‘대만 및 부속 도서를 일본에 할양한다’가 있다. 부속 도서 중에는 현재 중일 간 첨예한 영토 갈등 대상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도 포함돼 있다. 류궁 섬을 끝까지 지키던 정여창은 ‘북양해군제독 서방(書房)’에서 독약을 마시고 자살했다. ‘정여창 기념관’ 입구에는 그의 청동상이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 북양함대가 결정적으로 패배한 웨이하이 해전이 있었던 보하이(渤海) 만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정여창의 현손(玄孫)인 딩샤오룽(丁小龍) 씨는 박물관에서 다른 저자가 쓴 ‘영웅 정여창’이란 책을 판매하며 사인을 해주는 일을 5년째 하고 있다. 그는 “올해 갑오전쟁 120년을 맞아 지난해에 비해 관람객이 훨씬 늘었다”고 말했다. 갑오전쟁 패배에 대한 중국인들의 분노는 진열관의 ‘진저우취스징(金州曲氏井)’이란 제목의 실제 인물 크기 전시물이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894년 11월 6일 일본군이 진저우를 공략해 오자 취씨 집안의 부녀자와 아이 등 10명이 적들로부터 모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 우물에 뛰어들어 자살하는 장면이다. 두 눈을 꼭 감고 포대기에 싼 아이를 안은 채 우물 속으로 뛰어들기 직전의 젊은 여성, 할머니의 소매를 부여잡고 뛰어들지 않으려는 어린아이의 표정이 매우 생생하다. 일부 관람객들은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30대 초반의 한 관람객 여성은 어린 아들이 “왜 우물에 뛰어들어야 해?”라고 물으니 “그러지 않았어도 적들에게 다 죽었을 거야”라고 대답하며 서둘러 다른 곳으로 아이를 데리고 갔다.● ‘낙후하면 당한다’ 되새겨 진열관 마지막 전시실 중앙에는 ‘역사를 잘 기억해 경종을 오래 울리게 함으로써 해양 방어를 강하게 하고 해양 권익을 키운다(銘記歷史 警鐘長鳴 强我海防 興我海權)’는 거대한 문구가 둥근 기둥에 새겨져 있다. 밖으로 나가기 직전 출구에는 ‘갑오전쟁 패전의 치욕의 역사는 낙후하면 당한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준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진열관 출구 방명록에는 ‘잊지 말자’는 간단한 문구부터 분노와 다짐을 한 장 가득 적은 고등학교 교사의 글까지 다양하게 적혀 있다. ‘국치를 잊지 말고 중화 부흥을 이루자’ 같은 글이 많았으나 장쑤(江蘇) 성에서 온 37세 쑨(孫)모 씨는 ‘작은 일본을 때려잡아 댜오위다오를 되찾자’는 감정적인 글도 남겼다. 류궁 섬에서 돌아가는 선상. 여승무원이 “류궁 섬에 오셨으니 갑오전쟁의 교훈을 잊지 마시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제6차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가 15일 브라질에서 개막했다. 브릭스 회원국들은 올해 회의에서 ‘브릭스판 세계은행’인 ‘신개발은행(NDB)’ 설립 협약식을 갖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결속과 단합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정상들의 속내는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궁지에 몰린 처지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것이다. 5개국 정상은 정상회의에 앞서 14일 개별 양자회담을 가졌다. 먼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5월 상하이(上海)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에서의 양국 합의는 ‘말한 이상 기필코 성실하게 실행해야 한다(言必信, 行必果)’며 ‘쇠뿔도 단김에 빼자((전,진)熱打鐵)’”고 말했다. 또 “국제관계에서의 민주화 추진을 위해 브릭스가 손을 잡자”고 밝혔다. 이에 푸틴 대통령도 “국제통화기금(IMF) 개혁이나 사이버 안전을 위해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도 만나 “두 나라가 한목소리로 말하면 전 세계가 경청할 것이며 손을 잡고 협력하면 전 세계가 주목할 것”이라고 양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인도는 전략적 협력동반자이지 경쟁의 맞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양국 경제협력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국경 분쟁을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또 “양국의 우호적 분쟁 해결은 세계에도 모범이 될 것”이라며 중국이 주창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어 시 주석은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아프리카 안전 문제에 중국이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해 군사적으로 아프리카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나설 뜻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정상회의를 통해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외신들이 분석하고 있다. 한편 시 주석은 14일 이번에 순방하는 중남미 4개국 언론 공동 인터뷰를 갖고 “중국의 핏속에 타국 침략이나 세계 패권의 유전자”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중국의 발전에 따라 지역 및 세계 평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국제현안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 국제 관리 체계가 완전하게 되도록 노력하고 중국의 대표성과 발언권을 확대하겠다”며 “보다 많이 중국의 방안을 제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라틴아메리카 관계에 대해 ‘상지무원근 만리상위린(相知无遠近 万里尙爲隣·서로 이해하면 거리가 멀고 가까움이 관계없고 만 리를 떨어져 있어도 이웃이다)’이라는 당시(唐詩) 한 구절을 인용해 우호 강화의 의지를 나타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부주석 시절 이후 네 번째로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 순방에 나섰다. 시 주석은 중남미를 방문할 때마다 세계의 주목을 받는 말이나 행적을 남겨 이번 순방에도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적극적인 ‘글로벌 공략’이 진행 중이어서 시 주석이 새로운 면모를 보일 여건은 갖춰졌다. 중국은 3, 4일 미국과 전략경제대화를 가졌으나 오히려 ‘제로섬 대결의 성격이 커지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평가했다. 쿠바에서는 ‘반미 선봉장’인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도 만난다. ‘중국-라틴아메리카 포럼’ 창설도 제안해 경제 영향력 확대의 발판을 만든다. “배부르고 할 일 없는 외국인들이 중국을 함부로 비판하고 간섭한다. 중국은 해외로 혁명과 빈곤, 기아를 수출한 적도 없다.” 2009년 2월 11일 멕시코를 방문 중이던 당시 시 부주석은 현지 화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평소 신중한 언행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시 부주석이 중국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상응하는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평가됐다. 그는 2011년 6월 쿠바 방문 때 카스트로와 아바나를 돌아보다 자신을 알아보는 관광객들에게 둘러싸이자 중국이 1970년 4월 발사한 1호 인공위성이 올라갈 때 울려 퍼진 노래인 ‘둥팡훙(東方紅)’을 카스트로와 합창했다. 지난해 5월 31일부터 6월 6일까지 코스타리카 트리니다드토바고 멕시코 등 3개국을 순방할 때는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동행해 ‘펑리위안 열풍’을 일으켰다. 펑 여사는 과거 국가주석의 부인과 달리 성격이 활달한 데다 뛰어난 패션감각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펑 여사는 이번 순방에는 동행하지 않았다. 순방국 정상 대부분이 배우자가 없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홍콩 밍(明)보가 14일 전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대통령이 여성인 데다 배우자와는 이혼 또는 사별했고 카스트로 전 의장도 2007년 부인이 세상을 떠났다. 한편 시 주석은 남미로 향하던 13일 그리스를 방문해 “평화 수호는 세계 각국 인민의 공통된 염원으로 국제사회는 파시스트 침략 전쟁을 부인 및 미화하려는 시도를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지중해 로도스 섬에서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 안도니스 사마라스 총리 등과 회담하면서 이렇게 뜻을 같이했다. 시 주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를 비롯해 최근 일본의 중국 침략을 비판한 것과 같은 행보를 이어갔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지난해 6월 중국 방문을 앞둔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인터뷰했던 관영 중국중앙(CC)TV의 간판 앵커 루이청강(芮成鋼·37) 씨가 11일 밤 생방송 프로그램 진행 직전 검찰에 연행됐다고 차이신왕(財新網)이 12일 보도했다. 루이 씨는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CCTV2 총책임자 궈전시(郭振璽) 총감과의 연루설이 나오고 있다. 총감은 20여 개 CCTV 채널의 채널별 총책임자를 뜻한다. 루이 씨가 속한 경제채널 CCTV2의 리융(李勇) 부총감(부총책임자)과 제작자 한 명도 같은 날 연행됐다. 리 부총감의 사무실에서는 현금 100만 위안(약 1억6400만 원) 이상이 발견됐다. 이번 연행이 전격적이었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됐다. 11일 오후 8시 30분 생방송인 ‘경제소식롄보(聯播)’가 시작되기 전인 7시 39분에 “루이청강과 셰잉잉(謝穎穎)이 함께 진행한다”는 안내가 방송국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나왔다. 하지만 방송이 시작됐을 때 루이 씨가 앉던 왼쪽 자리에는 셰 씨 혼자 앉고 오른쪽에는 마이크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경제소식롄보’의 책임자는 “방송이 시작되기 전 루이 씨가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리 부총감은 15일부터 브라질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담을 생중계하기 위해 11일 점심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서 브라질로 출발했으나 공항 세관에서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 씨는 지난해 박 대통령을 인터뷰할 당시 박 대통령이 자신에게 ‘인생을 살면서 도리를 거스르지 않고 마음 편하도록 힘쓰면 된다(人生在世, 只求心安理得就好了)’는 글씨를 써 주었다며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알린 유명인사였지만 반부패의 칼날을 비켜가지 못했다. 그는 그동안 박 대통령 등 국가원수 30여 명과 미국 경제전문 잡지 포천이 발표하는 세계 500대 기업의 최고위급 간부 300여 명을 인터뷰하는 등 CCTV의 간판 인물이었다. 그는 랴오닝(遼寧) 성 다롄(大連)에서 열리는 ‘하계 다보스포럼’이나 하이난(海南) 섬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서 진행을 맡기도 했다. 루이 씨는 또 2010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할 때 지명을 받지 않았는데도 손을 번쩍 들고 “나는 중국인이지만 아시아인을 대표해 질문하겠다”고 나서 눈총을 받았다. 이듬해 11월에는 다롄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게리 로크 당시 주중 미국대사가 베이징(北京)에서 이코노미석을 타고 온 것을 두고 “미국이 중국에 빚이 많아서인가요?”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스타 앵커가 연행되면서 CCTV에 대한 반부패 사정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최고인민검찰원은 6월 1일 궈전시 총감과 제작자인 톈리우(田立武)를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한다고 밝혔다. 궈 총감은 CCTV2가 매년 소비자의 날인 3월 15일 내보내는 고발 프로그램에서 주로 외국 기업들을 타깃으로 삼아 악명이 높았다. H사 등 한국 기업들도 곤욕을 치렀다. 지난해 12월에는 CCTV 부사장 출신인 리둥성(李東生) 전 공안부 부부장이 비리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의 비핵화가 시급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해 4차 핵실험을 위협하는 북한에 큰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10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6차 전략경제대화 결과 기자회견에서 “미중은 비핵화되고 안정적이며 번영하는 한반도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비핵화 등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구체적 방안들을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우리는 북한에 대해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제재하는 유엔 결의들을 집행하는 것의 중요성도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양제츠(楊潔지)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양국이 조선반도(한반도)의 핵과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밀접한 협상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조선반도 핵 문제에서는 협상을 통한 비핵화 실현의 중요성을 서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양 국무위원은 “중미 양국 사이에는 ‘전략적 오판’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양국이 신형대국관계의 새로운 모델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상대의 전략적 의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위안화 환율,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영유권 갈등, 온실가스 감축 등 많은 현안에서는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특히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에 대해 중국은 “위안화 가치가 올해만 2.4%, 2010년 이후 17% 올랐는데도 위안화 가치를 두고 여전히 절상률이 낮다고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 상하이(上海)의 여행 레저 관련 국영 대기업에 근무하는 직원이 지하철에서 여성의 다리를 한 차례 만졌다가 승객의 휴대전화 동영상에 찍혀 직장에서 쫓겨나고 체포됐다. '상하이진장(錦江)국제집단'에 근무하는 39세의 왕치캉(王其康) 씨는 최근 지하철에서 좌석 바로 옆에 서 있던 한 여성의 다리를 흘끔흘끔 쳐다보다 손으로 만졌다. 이 여성이 움찔하며 피하자 자신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아무 짓도 안했다는 듯이 능청을 떨었다. 이 여성이 경찰에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며 고발하자 왕 씨는 잠결에 우연히 접촉한 것이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왕 씨의 건너편에 있던 한 승객이 촬영한 성추행 장면 동영상을 경찰이 확보하면서 성추행 진실 공방은 끝이 났다. 그는 회사에서 해고된 것은 물론 공산당 당적도 박탈당했다.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왕 씨의 소식이 알려진 뒤 분노한 누리꾼들은 그의 얼굴과 신분증 번호까지 인터넷에 공개하며 신상 털기에 나서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0일 "과거 중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성추행을 해도 처벌하지 않고 피해자도 침묵했으나 시대가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휴대전화로 동영상 촬영이 가능해지면서 성추행 장면 등을 찍어 신고하는 사례가 많다고 신문은 전했다.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미국과 중국이 9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개막한 제6차 미중 전략경제대화(S&ED)에서 초반부터 ‘뼈 있는’ 연설을 주고받았다. 양측 모두 말로는 상호 존중과 협력의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사이버 해킹과 해양 영유권 분쟁 등을 둘러싸고 골이 깊어진 관계는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전략경제대화 개막에 즈음해 미국 유력 언론이 중국의 전 세계 통신망 도·감청 의혹을 폭로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오전 9시 30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S&ED 개막연설에서 “중국과 미국은 문화전통 사회제도 경제발전 수준이 달라 이견과 마찰을 피하기 어렵지만 공동이익이 이견보다 크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양국이 대립하면 양국에도, 전 세계에도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는 논어 구절을 인용해 “양국은 각자가 선택한 발전 과정을 존중하고 자신의 의지와 발전양식을 상대에게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중 양국이 마찰보다는 서로를 포용할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설에서 중국을 대등한 파트너로 대해 줄 것을 요구하는 ‘신형대국관계’를 9차례나 언급하며 “신형대국관계 구축은 양국의 사명이자 책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연설에서 “우리(미국)는 아시아에 아주 큰 이익을 갖고 있다”며 “부상하는 힘(중국)과 기존의 힘(미국)은 모두에게 서로 손해가 되지 않는다”고 맞장구쳤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봉쇄할 의도가 없다. 양국은 평화와 번영, 협력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미국은 지역 안정과 발전에 기여하고 세계 현안에 책임 있는 역할을 하는 중국의 부상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해 양국 간 이견 조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8일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과 관련해 “이미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지역 인프라 투자와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AIIB는 아직 존재하지 않으며 분명히 넘어야 할 문턱이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AIIB 설립에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기는 처음이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미국과 중국이 9일부터 이틀간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제6차 미중 전략경제대화(S&ED)에서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인다. 이번 대화에 중국 측은 왕양(汪洋) 부총리와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미국 측은 제이컵 루 재무장관과 존 케리 국무장관이 대표로 나선다. 이에 앞서 윌리엄 번스 미 국무부 부장관과 장예쑤이(張業遂) 외교부 상무부부장은 8일 제4차 미중 전략안보대화를 가졌다. 특히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첫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새로운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던 지난해 대화와는 달리 올해는 사이버 해킹 논란과 해상 영유권 갈등 등에서 양국 관계가 악화될 대로 악화된 가운데 진행된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WP)는 7일 “미국과 중국의 최근 관계는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방중 이후 가장 험난한 상태를 맞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을 중국이 중국 봉쇄정책으로 보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국은 이번 대화에서 주요 안보 및 경제 현안들을 놓고 첨예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3대 핵심 쟁점으로는 영유권 갈등, 사이버 해킹, 위안화 평가가 꼽힌다. 특히 중국은 해킹 문제를 집중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정쩌광(鄭澤光) 중국 외교부 부장 조리(차관보)는 7일 “미국은 인민해방군 장교가 해킹에 관여됐다고 주장하거나 지역 해양 분쟁에 개입하는 것을 중단하라”며 “해킹 기소는 미국이 조작했으며 이는 중국과의 대화를 앞두고 사이버 안보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하려는 자세가 부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중국과 주변국의 해양 분쟁에 개입하는 것도 ‘잘못된 행동’으로 미중 관계에서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며 “미국은 이데올로기나 어느 특정 국가가 동맹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사실에 입각해 판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안화 평가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루 재무장관은 과거 위안화 저평가 문제를 거론한 적이 있어 이번 대화에서 추가 절상을 요구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중국은 올해 들어 위안화 가치가 상당 폭 오른 점을 강조하며 반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번 대화에서 북한 비핵화나 해상 영유권 분쟁 등 중요 이슈에서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안보 이슈는 물론이고 경제 이슈에서도 결실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케리 국무장관 등 미국 대표단이 베이징에 도착한 것은 중국과의 관계가 더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한편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대화에서 다뤄질 예정인 한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문제와 관련해 시드니 사일러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담당 보좌관은 7일 “한국이 신중해야 한다”며 중국 주도의 AIIB 가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일러 보좌관은 “우리는 인프라 투자와 개발에 관여하는 금융기관으로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을 갖고 있으며 두 은행은 지배구조와 환경·사회적 세이프가드, 조달 측면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AIIB가 현 시점에서 이 같은 기준들을 이행할 수 있는지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일전쟁의 발단이 된 ‘7·7사변’(루거우차오·盧溝橋 사건·1937년 7월 7일) 77주년을 맞아 중국이 일본을 향해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지 말라”며 “중국 국민이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 경고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7일 오전 10시(현지 시간) 베이징(北京) 펑타이(豊臺) 구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 앞 광장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해 “유감스럽게도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전쟁에서 승리한 지 약 70년이 된 요즘도 일부 소수가 역사를 역류하려고 한다”며 역사 왜곡을 주도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을 정조준했다. 중국의 최고지도자가 7·7사변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파즈(法制)만보는 전했다. 시 주석은 “(이들 소수는) 항일전쟁 중 희생된 수많은 무고한 생명을 무시하고 다시금 침략의 역사를 부인하거나 미화해 국제사회의 신뢰를 파괴하고 지역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 주석은 “공산당은 일구(日寇·왜구의 동의어로 일본 해적이라는 뜻)의 침략에 맞서 중국 땅에서 몰아내기 위해 앞장섰다”고 말하는 등 기념사 도중 두 차례나 일본을 ‘일구’로 표현했다. 7·7사변은 중국 루거우차오 인근에 주둔한 일본군이 1937년 7월 7일 밤 한 병사가 실종된 사건을 “중국이 사격을 가했다”는 구실로 삼아 루거우차오 주변 지역을 점령한 것으로 이를 계기로 중일전쟁이 촉발됐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시 주석의 연설에 대해 “중국이 공연히 역사 문제를 국제 문제화하는 것은 이 지역의 평화와 협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도쿄=배극인 특파원}

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7사변(루거우차오·盧溝橋 사건)’ 발발 77주년 기념식에서 일본을 맹비난하면서 ‘항일’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 내 반일 정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가 자국에 불리한 과거사를 부정하면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7·7사변 50주년을 맞아 1987년 루거우차오 건너편에 지어진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 외에도 중국에는 ‘굴욕의 역사’를 잊지 말자는 뜻에서 많은 기념관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일본이 동북 3성을 점령한 뒤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를 내세워 세웠던 ‘웨이만황궁박물관’은 국토의 일부가 식민통치를 당했던 치욕을 기억하기 위한 장소다. 창춘의 ‘동북윤함사(淪陷史)진열관’은 1931년 ‘9·18사변(류탸오후·柳條湖 사건) 관련 사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윤함’은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뜻으로 중국인의 당시 심정을 보여준다. 지린(吉林) 성 관계자는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 관동군 사령부와 관동군 헌병대 사령부 건물을 각각 지린 성 당위원회와 지린 성 정부청사로 사용하는 것도 과거 역사를 잊지 말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서양 제국주의에 무릎을 꿇은 아편전쟁보다 1894년 갑오전쟁(청일전쟁)에서 패배한 것을 더 큰 굴욕으로 여기고 있다. 특히 올해 120년째를 맞아 인민해방군 기관지 제팡(解放)군보는 “당시의 패배는 군사력의 열세보다는 군의 부패가 원인이었다”고 자성하는 시리즈 기획을 게재했다. 북양함대의 산둥(山東) 성 ‘웨이하이 해전’은 중국이 패배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웨이하이 앞의 섬인 류궁다오(劉公島)의 옛 북양함대 사령부는 ‘중국갑오전쟁기념관’으로 조성돼 당시의 굴욕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哈爾濱) 인근 일본 ‘731부대’의 생체실험 현장이나 장쑤(江蘇) 성 난징(南京)의 ‘침화일군(侵華日軍)난징대도살위난동포기념관’은 중국인의 격분을 자아내게 하는 역사 교육의 현장들이다. 하얼빈의 ‘안중근의사기념관’이나 상하이(上海) 항저우(杭州) 등의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등은 중국의 지방정부 예산으로 관리 운영되고 있다. 중국도 ‘항일’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일 정서는 TV 방송 편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관영 중국중앙(CC)TV 종합채널 채널1의 황금시간대인 오후 8시 5분에 편성된 TV 드라마 ‘스쑹훙쥔(十送紅軍)’은 대장정을 배경으로 한 ‘항일 드라마’다. 이어 오후 10시 30분에도 동북지역의 항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방영된다. 국제채널인 채널4의 대표 시사 대담 프로그램으로 매일 오후 9시 30분부터 30분간 방송되는 ‘오늘의 초점(今日關注)’ 역시 단골 메뉴는 일본이다. 6월 1일 이후 이달 4일까지 11차례가 일본에 관한 내용이었다. 중국은 6일 난징대학살 희생자를 인터넷에서 추모하는 사이트를 개설했고 앞서 4일에는 항일전쟁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올해 2월에는 9월 3일을 ‘항일전쟁 승리 기념일’로, 12월 13일을 ‘난징대도살 희생자 국가애도일’로 지정하는 등 ‘항일’을 제도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중국 정부는 또 6월 난징대학살과 위안부 관련 자료를 유네스코 기록 문화유산으로 신청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기간 한중 정상은 양국 관계는 물론이고 북한 미국 일본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대화를 많이 나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4일 시 주석의 방한을 결산하면서 “마치 친척집을 방문하는 것 같았다”며 “이번 방문이 양국 관계 역사에서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고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방한 기간에 나온 합의나 대화, 발언의 이면에는 다른 각도에서 해석하고 고민해 봐야 할 내용도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중이 진정한 친척이 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꽤 있다는 뜻이다. ○ ‘한중 간에도 엄연한 역사적 현실 존재’ 시 주석은 4일 서울대 강연에서 1930년대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한중 양국이 고난을 겪었을 뿐 아니라 임진왜란 때는 왜에 대응하여 함께 싸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선은 임진왜란(1592년)과 정유재란(1597년) 30년 뒤에는 한족이 세운 나라는 아니지만 청이 침략해 정묘호란(1627년)과 병자호란(1636년)을 당했다. 또 한국은 1945년 일제로부터 광복한 지 5년 만에 북한의 남침으로 6·25전쟁을 겪었다. 1953년 휴전으로 분단 상태가 지속된 큰 요인 중 하나는 중공군이 북한 편에 서서 참전한 것이다. 시 주석은 2010년 10월 ‘항미원조 전쟁 60주년 좌담회’ 참석차 베이징(北京)의 북한대사관을 방문해 ‘6·25전쟁은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후 이를 대체하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 한중 정상은 4일 특별 오찬에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훼손하려고 한 것에 한목소리로 유감을 표시했다. 많은 증거를 통해 확인된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인하는 것은 인권 침해에 눈을 감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인권단체 등은 중국이 자국 내 탈북자를 붙잡아 강제 북송하는 것도 인권 침해라며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경제 비전 ‘립 서비스’로 끝나지 말아야 시 주석은 4일 한중 경제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대중 투자를 적극 장려했다. 하지만 중국 투자 환경은 점차 팍팍해지고 있다. 첨단 기술과 친환경, 미래 에너지 분야 등은 환영하지만 노동집약적, 환경오염 유발 산업은 투자하기 어렵다. 중국 토종 기업들과의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은 이번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중국 자오퉁(交通)은행 서울지점을 한국 내 위안화 청산 결제은행으로 지정했다. 이로써 서울은 세계 7번째로 위안화 청산 결제은행을 갖게 됐다. 이는 위안화의 국제화에 기여하겠지만 ‘달러 제국’의 쇠퇴를 우려하는 미국과의 관계를 어색하게 할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한중 정상은 또 한국 김치의 중국 수출에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절임채소 위생표준’에 따르면 수입 김치는 ‘100g당 30마리 이상의 대장균’이 검출돼선 안 된다. 한국 김치가 이 기준을 맞추려면 발효 단계가 지나 푹 삭아 먹지 못할 정도가 돼야 한다. 실제로 한국 김치의 대중 수출 실적은 ‘0’이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육로로 중국을 지나 러시아와 유럽으로 이어지는 구상을 이번에도 강조했다. 하지만 시 주석이 북한에 앞서 한국을 방문한 데다 공동성명에서 ‘확고히 한반도 핵개발에 반대한다’고 밝히는 등 북한을 자극해 북한이 육로를 열어 줄지는 의문이다.○ ‘금지된 드라마 칭찬한 시 주석 부부’ 시 주석은 4일 서울대 강연에서 ‘별에서 온 그대’ 등 한국 드라마가 중국에서 큰 유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중국 당국의 심의 규정에 맞지 않아 인터넷으로만 소개됐다. 외계인이나 귀신 같은 ‘미신을 선전하는 내용’은 방영 불가라는 규정 때문이다. 4일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은 “세계 인터넷의 중심은 최고 인프라를 가진 한국과 최대 시장을 가진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양국이 협력하면 세계경제 발전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리 회장이 이런 발언을 하는 순간에도 한국 카카오톡의 중국 내 PC 버전은 작동되지 않고 있었다. 2일부터 불통된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시 주석의 방한 기간 중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등 설만 무성하다. 인터넷 시대를 이끄는 국가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이 앞으로 3년간 중국 고등학생에게 장학금 1억4500만 위안(약 240억 원)을 주기로 했다.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은 19일 베이징(北京)에서 중국교육발전기금회 장바오칭(張保慶·전 교육부 부부장) 이사장과 만나 장학사업 협약식을 가졌다고 22일 밝혔다. 이랜드 장학금은 학생 1만5500명에게 전달된다. 박 부회장은 “수익의 10%를 사회에 기부한다는 원칙을 중국에서도 지키고 있다”며 “초등학교나 대학 등에 비해 지원이 적었던 고등학교에 장학금을 집중하는 것이 이번 협약식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매장 7000여 개를 운영하는 이랜드는 이번 장학금을 포함해 2002년부터 중국에 기부한 사회공헌 기금이 955억 원가량이라고 덧붙였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 고위 지도자들은 터놓고 대화하기 힘들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은 냉정한 사장님 같은 인상이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10일 발간된 두 번째 회고록 ‘힘든 선택들’에서 중국 등 주요국 지도자들에 대한 인물평을 내놓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중국 지도자들은 고위층일수록 의외의 상황에 맞닥뜨리는 것을 원하지 않아 개방적으로 대화하기 힘들었다”고 소개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후 전 주석은 직접적으로 논쟁하는 것을 싫어하고 관례대로만 하려고 했지만 세심하게 예의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어 “세계 주요 경제 대국인 중국의 지도자로서 보면 후 전 주석은 덩샤오핑(鄧小平)에 비해 개인적 위엄이 부족했다”고 낮은 점수를 줬다. 그는 “후 전 주석은 일을 직접 챙기는 행정관처럼 냉정한 사장님 같았으며 부하 직원들과 회의를 거친 뒤에야 결과를 도출한 적이 종종 있었다”고 덧붙였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원 할아버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 세계에 친절하고 온화한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제론 매우 날카롭고 표리부동한 측면이 있다고 평했다. 일례로 개인적으로 클린턴 자신과 만났을 때 매우 날카롭게 ‘미국은 중국을 무시하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 금융위기를 책임지라’고 몰아붙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권력욕이 강한 인물’이라고 판단했으며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능력 있는 지도자’,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완전한 신사’라고 호평했다. 홍콩 밍(明)보는 18일 “클린턴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각국 최고 지도자들에 대한 친소(親疎)관계를 분명히 드러냈다”고 전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11일 오전 5시 중국 저장(浙江) 성 원저우(溫州) 시 웨칭(樂淸) 바이샹(白象) 진의 ‘관터우(琯頭)’ 교회에 철거반원 100여 명이 들이닥쳐 십자가를 철거했다. 수일째 밤샘하며 십자가를 지키던 신도 수십 명이 철거반원들과 충돌했고 일부는 진압 곤봉 등에 맞아 다쳤다고 홍콩 싱다오(星島)일보가 최근 보도했다. 바이샹 진 당국은 공권력 행사 수일 전 ‘건축 면적이 규정보다 넓다’는 이유를 들어 십자가 자진 철거를 통보했고 이날 기습적으로 철거에 나섰다. 앞서 저장 성 정부는 4월 28일 원저우 시 융자(永嘉) 현에 있는 싼장(三江) 교회의 규모가 허가 면적인 1800m²보다 5배 이상 넓은 1만 m²가 넘는다“며 강제 철거했다. 전국의 신자 3000여 명이 몰려와 철거를 막으며 한 달가량 협상을 벌였으나 소용없었다. 관터우 교회처럼 ‘건축법’ 위반 등을 이유로 난데없이 ‘십자가 사냥’을 당한 곳이 올해 4월 이후 100여 곳, 철거된 교회도 60여 곳에 이른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밍징왕(明鏡網) 등은 원저우를 시범으로 벌어지는 잇단 교회 철거는 건축법 위반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내면에는 기독교의 성장세가 너무 빠른 데다 교회가 민주화운동 세력과 연관돼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학생지도자로 ‘21명의 수배자’ 중 한 명인 장보리(張伯笠) 목사는 “원저우에서 탄압을 받는 교회는 대부분 국가의 허가를 받은 교회들”이라며 “가장 큰 원인은 너무 빠른 속도로 기독교 신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 내 기독교인 수는 2300만 명가량. 비합법인 ‘가정 교회’ 신도 등을 합치면 1억 명에 가깝다는 설도 있다. 미국 퍼듀대는 중국의 기독교인 수가 2025년엔 1억6000만 명, 2030년엔 가톨릭 신자를 포함해 2억47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최근 전망했다. 중국이 멕시코 브라질 미국 등을 뛰어넘는 세계 최대의 기독교 국가가 된다는 것이다. 중국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젊은층과 지식인까지 대거 포함된 기독교 신자의 급격한 증가는 공산당에 대한 충성심을 약화시킬 것으로 중국 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공산당 집권체제에 위협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더욱이 톈안먼 사태 이후 민주화 반체제 인사 중 상당수가 기독교인이어서 ‘기독교인=반체제 인사’라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현재 중국 내 기독교 신자의 70% 이상이 1989년 6·4사태 이후 기독교인이 됐다는 자료도 중국 당국을 긴장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밍징왕은 전했다. 미국 펑서우화샤(豊收華夏·Harvest Chinese) 기독교 교회에서 목회 중인 장 목사는 “중국 정부가 민감한 문제를 처리할 때 늘 그러듯이 기독교 발전이 가장 빠른 지역인 원저우를 먼저 타깃으로 삼아 조치를 취한 뒤 국내외 반응을 지켜보며 전국적으로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가 일본의 반성을 촉구하는 한국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의 기고를 실어 일본 견제에 나섰다. 동북아역사재단 석동연 사무총장은 16일 런민일보에 ‘역사를 거울삼아야 미래가 있다’는 칼럼을 실어 “(일본은) 1894년 갑오전쟁 등 일본의 침략전쟁으로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 재난을 안기고 일본 국민에게도 큰 고통을 줬다. 120년이 지난 뒤 일본의 우경화로 동북아에 다시 어떤 충돌이 일어날지 우려하는 역사의 갈림길에 섰다”고 지적했다. 그는 “갑오전쟁을 주도하고 무력으로 대외팽창을 추진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는 안중근 의사에게 사살됐지만 일본은 반성하지 않고 군국주의의 길로 나가 결국 파멸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추진하고 과거 침략전쟁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군국주의 부활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석 총장은 “일본은 과거 역사를 직시하고 겸손해야 세계인의 신뢰를 얻고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룰 수 있다”며 “역사에서 미래를 위한 귀감을 삼는다면 동아시아는 편협한 민족주의와 극단주의 지양과 동아시아 공동체 의식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이 재판에 흠이 있거나 잘못된 판결을 내리는 법관에게 퇴직 뒤에도 책임을 묻는 ‘종신 책임제’를 도입한다. 지금까지는 재판관의 임면이나 판결에 각급 지방정부나 의회(인민대표대회)가 광범위하게 개입했으나 이는 최소한으로 억제한다.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는 6월 15일 이 같은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통과시켰다고 중국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개혁소조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조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시진핑식 사법 개혁’이라 할 수 있다. 개혁안에 따르면 법관이 오판이나 부정확한 재판을 하면 그 책임을 사임한 이후까지도 묻도록 했다. 지금처럼 재직 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법관의 자질과 수준이 너무 낮아서 빚어진 하자와 착오는 고려를 해야 한다’는 점이 단서로 달려 있다고 반관영 통신 중국통신망이 전했다. 이는 법관의 자질에 대한 불신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번 개혁안이 마련한 것이 바로 ‘법원과 검찰원의 직원을 3분류해서 관리’하는 방안과 ‘법관 문턱 높이기’다. 사법 분야의 공직자를 법관과 검찰, 보조 인력, 행정 인력 등으로 나눠 별도로 관리함으로써 법관과 검찰의 인원수를 엄격히 관리하고 청렴성 및 소양을 높여 임관을 위한 ‘문턱’을 높이기로 했다. 현재는 국가사법시험과 법원공무원시험에 합격하지 않은 사람도 지방 정부나 의회가 임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법관 선발도 지금처럼 지방 인민대표대회에서 임명하지 않고 변호사나 외부 전문가 등이 참가한 성(省)급 선발위원회가 맡는 등 독립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번 개혁안은 각 지역에 맞는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상하이(上海) 광둥(廣東), 지린(吉林), 후베이(湖北), 후난(湖南), 칭하이(靑海) 6개 성·시를 시범구역으로 정해 우선 시행키로 한 것이 특징이다. 런민(人民)대 소송제도 및 사법개혁연구중심의 천웨이둥(陳衛東) 교수는 “이번 시범 실시를 통해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한 뒤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 영화계의 거장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신작 ‘귀래(歸來)’가 ‘중국 체제 붕괴의식을 조장한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여배우 궁리(鞏리)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문화대혁명(1966∼1976년)이 개인이나 가정에 얼마나 큰 상처를 남겼는지를 다룬 재미 화교 작가 옌거링(嚴歌(령,영))의 소설 ‘루판옌스(陸犯焉識·루옌스가 과오를 저지르다)’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지난달 16일 개봉 이후 8일까지 880만 명이 관람했고 티켓 판매 수입은 2억8000만 위안(약 448억 원)을 올렸다. 펑완위(궁리 분)는 남편 루옌스(천다오밍·陳道明 분)가 반혁명 분자로 몰려 20년간 돌아오지 않는 사이 부분 정신이상 증세를 일으킨다. 문혁이 끝난 뒤 기다리던 남편 루가 돌아왔으나 알아보지 못한다. 펑은 루가 보낸 ‘5일 집으로 돌아감’이라는 편지만 믿고 매월 5일 기차역 앞으로 간다. 남편은 아내가 늙어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를 탈 때까지 아내와 함께 자신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매월 5일 기차역에서 기다린다는 줄거리다. 루가 아내의 기억을 되살리려고 ‘편지 읽어주는 옆집 아저씨’가 돼 자신이 아내에게 보냈던 수백 통의 편지를 읽어주는 대목에선 관객들의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대중적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귀래가 공산당 사상과 중국 체제 붕괴의식을 고취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주간지 ‘야저우(亞洲)신문’의 주필 류하오펑(劉浩鋒)은 당 중앙선전부의 공식 웹사이트 ‘당젠왕(黨建網)’ 기고문에서 “한 지식인 가정의 변천사를 통해 문화혁명 시기 전체를 왜곡하는 이른바 ‘해체주의’ 수법으로 중국 붕괴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옛 소련 붕괴를 촉진하는 데 영향을 미친 러시아 영화 ‘후회’의 중국판”이라고 몰아붙였다. 이후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가 신좌파적 성향을 띠고 있어 영화 속 문혁 비판을 수용하지 못한다”면서 우파 사조를 허용하면 당이 붕괴할 것이라는 사고를 가진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언론매체들의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잔잔하면서도 관객의 가슴을 파고드는 흡인력이 있는 높은 예술성을 가진 작품이라는 호평도 있지만 원작을 너무 많이 뜯어고쳐 원작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역에서 활주로와 항만을 갖춘 인공섬 건설을 추진하기로 해 주변국과의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중국이 남중국해의 파이어리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永暑 섬) 일대를 매립해 활주로와 항구 등을 갖춘 인공섬으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진찬룽(金燦榮) 교수는 “중앙정부에 건설 계획안이 제출됐다”며 “면적은 인도양의 환상 산호초 섬인 디에고가르시아의 미 해군기지보다 적어도 2배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어리크로스 암초는 중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으나 필리핀과 베트남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SCM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인공섬 건설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해군군사학술연구소의 리제(李杰) 씨는 “활주로와 항구 등이 들어서면 군사 보급 및 원조 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책 연구소인 중국사회과학원의 장제(張潔) 연구원은 “인공섬 건설은 중국의 주변국들 사이에 불신을 심화시키고 지역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인공섬에 활주로 건설 계획이 포함된 점을 들어 동중국해에 이어 남중국해에도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은 또 필리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난사(南沙) 군도의 존슨사우스 암초에서 매립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은 필리핀 베트남 등 회원국들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해 사태 해결을 위한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베트남 언론이 7일 보도했다. 마르티 나탈레가와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은 이 회의가 열리면 아세안이 중국의 영유권 공세 강화에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남중국해 분쟁 해역에서 원유 시추를 진행 중인 중국은 선체 충돌용 특수선박들을 동원해 베트남 감시선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베트남 일간 뚜오이쩨는 7일 중국이 최근 파라셀 제도(베트남명 호앙사 군도·중국명 시사 군도) 부근 시추 현장에 어선을 가장한 특수선박을 새로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선박은 최소 44척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당국은 이들 선박이 뱃머리에 대형 금속물체를 장착하고 있어 충돌하면 다른 선박들보다 훨씬 위험하다며 자국 감시선들에 주의를 당부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