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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북한군의 우리 국민 총살 사건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법률을 검토한 결과) 이 사건이 (ICC 회부) 조건을 갖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ICC는 몇 가지 특정 국제범죄에 대한 관할권이 있고 당사국이 아니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해야 관할권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부하려면) 범죄가 체계적이고 광범위해야 하는 등 여러 조건이 있는데 이 사건의 조건을 그렇게 결론내리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북한은 ICC 당사국은 아니다. 물론 ICC는 2014년 국내외 민간단체 등의 탄원에 따라 직권으로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 예비조사를 했다가 ICC 관할 전쟁범죄가 아니라며 종결한 바 있다. 민간인 사망자가 나온 연평도 사건에 대해서는 북한이 고의적으로 이들을 공격했다고 입증할 만큼 정보를 수집하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사건에 대해 강 장관이 먼저 공식석상에서 회부 가능성을 차단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강 장관은 이날 우리 국민 총살 사건에 대해 “언론을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 사건 대응을 위해 23일 새벽과 오전에 이뤄진 두 차례 관계장관 회의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 “(17~18일) 베트남 출장을 다녀온 뒤 연가 내고 재택근무를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23일 유엔총회 연설을 미룰 수 없었느냐는 질의에는 “연설이 공개될 당시까지 외교부가 (사건 관련) 첩보 분석에 참여하고 있지 않아 의견을 내지 못했다”며 “정상들이 참여 연설이라 순서를 바꾸기도 매우 어렵다”고 답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한국국제협력단(KOICA) 임원진이 추석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적 기업을 돕기 위해 임원진의 급여와 성과급 반납분을 모은 5849만 원을 기부했다. 24일 이미경 KOICA 이사장은 경기 성남시 KOICA 본부에서 송진호 사회적가치경영본부, 박재신 사업전략·아시아본부, 백숙희 아프리카중동·중남미본부, 송웅엽 글로벌파트너십본부 이사 등 4명과 함께 모은 돈을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에 기부했다. 기부금은 4개월간 성과급의 일부를 모아 마련했다. 대통령과 장차관급 이상 고위 공무원이 4개월 간 급여의 30%를 반납하기로 한 것에 대한 참여의 일환이다. 기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존립 위기에 처한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이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경제조직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크다. 이번 기부가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모두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OICA는 6월 기획재정부가 주관한 ‘2019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우수(A)’등급을 받았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북한이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를 총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사건을 두고 야권에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벌어진 ‘제2의 박왕자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에는 북한군 당국이 무방비 상태의 우리 국민을 수시간 동안 해상에서 직접 신문하고 방치한 뒤 처형했다는 점에서 사안이 더욱 엄중하다는 지적이 많다. 2008년 7월 11일 북한 금강산 관광을 하던 민간인 박왕자 씨가 북한군 초병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당시 박 씨는 해안가를 산책하다가 북한군이 쏜 총에 등과 엉덩이를 맞았다. 북한은 “(박 씨가) 관광객 통제구역을 지나 북측 군 경계 지역에 진입했고 공탄(공포탄)까지 쏘면서 거듭 서라고 했으나 계속 도망쳤기 때문에 사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사건 다음 날부터 금강산 관광을 전면 중단하고 북한에 △진상 규명 △관광객 신변 안전 보장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구했다. 북한은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면서 정부의 남북 합동조사단 구성 요구를 거부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을 이유로 이 같은 조치를 했다고 해도 도덕적, 국제적 규범으로 용인될 수 없는 상식 밖의 행위”라고 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북한이 표류하던 우리 국민을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사건으로 한반도 정세가 다시 급속도로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가운데 10월 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한으로 정부가 기대하던 한반도 ‘10월 서프라이즈’도 물거품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사건으로 남북관계는 사실상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해 2월 ‘하노이 결렬’ 이후 북한은 그해 3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자국 인원을 돌연 철수시켰다가 복귀시키는가 하면 같은 해 10월엔 금강산 관광시설을 철거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남북관계의 문을 닫아걸기 시작했다. 정부의 잇따른 대화 제의를 외면하던 북한은 올해 들어 각종 고위 당국자들의 연쇄 담화를 동원한 ‘말 폭탄’을 쏟아내며 압박 수위를 더욱 높였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군사행동을 경고한 데 이어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는 초강수를 두며 사실상 남북관계를 벼랑 끝으로 끌고 갔다. 이후 남북관계는 김 위원장이 김여정의 대남 군사행동 계획에 제동을 걸면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북한이 해상에서 표류하던 한국 국민을 별도 재판 절차도 없이 현장에서 사살한 것도 모자라 시신을 불태우면서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인을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만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도 비교하기 어려운 파장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와 국방부가 이날 ‘반인륜적 행위’ ‘책임자 엄중 처벌’을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이 한국의 재발방지 및 책임자 처벌 요구에 응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정부가 남북 대화 명분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관측대로 10월 초 방한한다고 해도 북-미 간 극적인 이벤트가 연출될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평가도 뒤따라 나온다. 이번 피격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진 정부 안팎에선 폼페이오 장관이 한국에서 북-미 대화 재개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게 나왔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핵 문제가 실질적으로 해결되는 걸 보여줄 수 없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선거에 도움이 안 된다. 북한과 관련된 ‘10월 서프라이즈’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더 나아가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과시하며 “재선되면 북한과 빠르게 협상하겠다”고 공언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재선된다고 하더라도 남북 관계 개선 동력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남북 간) 모든 게 ‘올스톱’ 될 듯하다. 북한이 납득할 만한 사과를 하지 않는 한 올해 말까지 경색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고, 내년에도 새로운 시도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한국에 오면 북한에 대해선 의례적인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수준의 메시지 발신에 그칠 거란 전망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폼페이오 장관은 원칙적인 이야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7일 방미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 등을 만날 예정이다. 외교부는 “(한미가) 현 상황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진전을 가져오기 위한 협력 방안 등 폭넓은 협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교당국은 이번 사건도 한미 협의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기재 record@donga.com·최지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출발점으로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에 대해 미국 정부가 시큰둥한 반응을 내놨다. 표면적으로는 한미 양국의 협력과 조율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내부적으로는 회의론과 함께 냉소적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국무부는 23일(현지 시간)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한 본보의 입장 질의에 “미국과 한국은 북한과 관련한 노력에 있어 긴밀히 조율하고 있으며, 우리는 단합된 대북 대응을 위한 긴밀한 조율에 전념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국무부는 문 대통령의 연설문 전문과 종전선언 제안의 전후 맥락을 따져본 뒤 내부 조율을 거쳐 연설 하루 뒤인 이날 입장을 내놨다. 한미 협력에 대한 원칙론을 밝히면서 동시에 ‘조율’과 ‘단합’을 강조함으로써 한국 정부에 ‘너무 앞서 나가지 말라’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무부는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과 함께 제안한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구상’에 대한 질의에는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고만 답변했다. 문 대통령의 구상을 지지한다거나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협력하겠다는 내용은 없었다. 국무부 관계자들은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의 개략적인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북한 관련 내용에 대해 한국 정부로부터 사전 협의나 조율 요청은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미국이 주도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및 그 과정의 단계적 상응조치를 진행해 왔는데도 종전선언과 관련해 미국의 의견을 묻지 않았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한 당국자는 “한국 정부의 제안에 대해 별로 신경 쓰는 분위기가 아니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구상에 대해 “북한과 뭔가를 해보려는 또 다른 절박한 시도로 보이지만 앞서 시도했던 ‘동북아 철도협력’ 구상과 같은 게 아니겠느냐”는 반응을 내놨다. 한국 정부가 단독으로 시도하더라도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런 미 정부의 반응에 한국 외교가에서도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종전선언이 구체화될 수 있는 단계가 전혀 아니다. 현실화될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보고 미 정부가 적절한 수준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홍균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미국 입장에서 종전선언은 북한이 비핵화를 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될 때만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비판 강도는 더 세고 노골적이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종전선언은 중국, 러시아, 북한이 유엔군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구실만 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종전선언을 평화프로세스의 단계가 아닌 출발점으로 삼는 것은 ‘환상’이라고 단언했다. 또 “한국 대통령이 유엔에서 미국 의회, 행정부의 입장과 이렇게 일치하지 않는 연설을 하는 것을 본 적이 거의 없다”고 혹평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문 대통령이 거꾸로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종전선언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의 열쇠가 아니라 북한 비핵화 달성이 한국전쟁의 영구 종식을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본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비전을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최지선 기자}

북한이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원 A 씨(47)를 총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사건을 두고 야권에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벌어진 ‘제2의 박왕자 사건’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에는 북한 군 당국이 무방비 상태의 우리 국민을 수시간 동안 해상에서 직접 심문하고 방치한 뒤 처형했다는 점에서 사안이 더욱 엄중하다는 지적이 많다. 2008년 7월 11일 북한 금강산 관광을 하던 민간인 박왕자 씨가 북한군 초병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당시 박 씨는 해안가를 산책하다가 북한군이 쏜 총에 등과 엉덩이를 맞았다. 북한은 “(박 씨가) 관광객 통제구역을 지나 북측 군 경계 지역에 진입했고 공탄(공포탄)까지 쏘면서 거듭 서라고 했으나 계속 도망쳤기 때문에 사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관계된 일인 만큼 조속한 진상규명을 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사건 다음날부터 금강산 관광을 전면 중단하고 북한에 △진상규명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재발방지를 강력히 요구했다. 북한은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면서 정부의 남북 합동조사단 구성 요구를 거부했다. 남북관계는 이후 급속도로 얼어붙었고 박 씨 사건의 진실은 아직도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은 북한군이 무방비 상태의 우리 민간인에 총격을 가했다는 점에서 박 씨 사건과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A 씨가 해상에서 오랜 시간 동안 표류하면서 ‘기진맥진한 상태’였다는 점, 북한군이 A 씨로부터 표류 경위와 월북 의사를 들은 뒤에도 6시간이나 해상에 놔둔 뒤 사살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이 더욱 반인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박 씨는 시신을 인계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했지만 A 씨는 해상에서 시신을 불태워 유해 수습이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을 이유로 이 같은 조치를 했다고 해도 도덕적, 국제적 규범으로 용인될 수 없는 상식 밖의 행위”라며 “북한의 사과나 유감 표명이 없으면 남북관계를 풀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출발점으로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에 대해 미국 정부가 시큰둥한 반응을 내놨다. 표면적으로는 한미 양국의 협력과 조율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내부적으로는 회의론과 함께 냉소적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국무부는 23일(현지 시간)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한 본보의 입장 질의에 “미국과 한국은 북한과 관련한 노력에 있어 긴밀히 조율하고 있으며, 우리는 단합된 대북 대응을 위한 긴밀한 조율에 전념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국무부는 문 대통령의 연설문 전문과 종전선언 제안의 전후 맥락을 따져본 뒤 내부 조율을 거쳐 연설 하루 뒤인 이날 입장을 내놨다. 한미 협력에 대한 원칙론을 밝히면서 동시에 ‘조율’과 ‘단합’을 강조함으로써 한국 정부에 ‘너무 앞서 나가지 말라’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무부는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과 함께 제안한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구상’에 대한 질의에는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고만 답변했다. 문 대통령의 구상을 지지한다거나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협력하겠다는 내용은 없었다. 국무부 관계자들은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의 개략적인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북한 관련 내용에 대해 한국 정부로부터 사전 협의나 조율 요청은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미국이 주도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및 그 과정의 단계적 상응조치를 진행해왔는데도 종전선언과 관련해서 미국의 의견을 묻지 않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당국자는 “한국 정부의 제안에 대해 별로 신경 쓰는 분위기가 아니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구상에 대해 “북한과 뭔가를 해보려는 또 다른 절박한 시도로 보이지만 앞서 시도했던 ‘동북아 철도협력’ 구상과 같은 게 아니겠느냐”는 반응을 내놨다. 한국 정부가 단독으로 시도하더라도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런 미 정부의 반응에 한국 외교가에서도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종전선언이 구체화될 수 있는 단계가 전혀 아니다. 현실화 될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보고 미 정부가 적절한 수준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홍균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미국 입장에서 종전선언은 북한이 비핵화를 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될 때만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비판 강도는 더 세고 노골적이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종전선언은 중국, 러시아, 북한이 유엔군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구실만 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종전선언을 평화프로세스의 단계가 아닌 출발점으로 삼는 것은 ‘환상’이라고 그는 단언했다. 또 “한국 대통령이 유엔에서 미국 의회, 행정부의 입장과 이렇게 일치하지 않는 연설을 하는 것을 본 적이 거의 없다”고 혹평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문 대통령이 거꾸로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종전선언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의 열쇠가 아니라 북한 비핵화 달성이 한국전쟁의 영구 종식을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본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비전을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 종전선언이 비핵화를 여는 문이 될 것”이라며 선(先)종전선언 구상을 제시했지만 호응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한미 양국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미 당국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10월 초 방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북한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11월 대선을 앞두고 북핵 문제에 대한 관심이 낮아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언급에 대해 현실성이 높지 않다는 반응이 나왔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이날 세종연구소와 미국외교협회(CFR)가 주최한 ‘미국 대북정책의 미래’ 화상회의에서 “종전을 선언했는데 그걸로 충분하지 않다는 게 드러날 수 있어 우려된다”며 “한미가 이 문제에 대해 (공동의 이해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북 강경파인 제재 전문가 조슈아 스탠턴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종전선언을 한다고 치자. 그럼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모든 제재를 해제하고 비핵화를 포기할 것인가”라며 “그럴 수 없고 그렇게 하더라도 아무것도 끝내지 못한다”고 적었다. 전문가들은 종전선언이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낼 인센티브가 되지 않는 한 미국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 한승주 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힘 외교안보특위 주최로 열린 ‘미국 대선과 한미관계 전망 긴급간담회’에 참석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거래는 이제 정치적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하더라도 북핵 문제에 큰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올해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남북 대화를 거부하고 미국과도 당장 협상에 나설 뜻이 없음을 내비치고 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우리 대화 제의에 북한이 한두 마디라도 호응해 나오는 분위기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종전선언을 제안할 타이밍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을 통해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로 들어서자고 제안한 것”이라며 “교착 국면을 뚫기 위해, 멈춰 있는 항구적 평화 시계를 분침, 초침이라도 움직이게 하기 위해 대통령이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치 지도자의 연설 메시지는 의지, 신념의 표현”이라며 “오늘 아침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오늘 밤 당장 현실화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내심을 갖고 내일을 준비하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10월 초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성사되면 한미 간 미 대선 이후 북-미 대화 재개 구상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당국은 폼페이오 장관이 10월 초 일본 방문을 계기로 한국을 찾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성사되면 지난해 6월 말 트럼프 대통령의 판문점 남북미 회동을 위해 방한한 이후 1년 3개월여 만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방한하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문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 언론은 폼페이오 장관이 중국 견제를 위한 지역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와 관련해 미국 일본 호주 인도 외교장관 회담을 위해 일본 도쿄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방한을 통해 한국의 대중국 압박전선 동참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북한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향한 도발 자제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일각에선 한반도 상황 관리 차원에서 북한 인사와의 대면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 대선 전 ‘옥토버 서프라이즈’까지는 아니더라도 북-미 간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시그널 정도는 보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한기재 record@donga.com·최지선 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 종전선언이 비핵화를 여는 문이 될 것”이라며 선(先)종전선언 구상을 제시했지만 북-미 모두 호응하기 어려운 비현실적인 제안이었다는 지적과 평가가 한미 양국에서 나오고 있다. 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핵보유국 지위를 언급하는 등 비핵화 의지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낮아진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1월 대선을 앞두고 북핵 문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기류와 동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유엔총회에서 북한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으면서 극명히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유엔총회 연설 때마다 북한 관련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당장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언급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이날 세종연구소와 미국외교협회(CFR)가 주최한 ‘미국 대북정책의 미래’ 화상회의에서 “종전을 선언했는데 그걸로 충분하지 않다는 게 드러날 수 있어 우려된다”며 “서울과 워싱턴이 이 문제에 대해 (공동의 이해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전이 (북한에) 얼마나 중요한지 등 북한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도 했다.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제재 전문가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종전선언을 한다고 치자. 그럼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모든 제재를 해제하고 비핵화를 포기할 것인가”라며 “그럴 수 없고 그렇게 하더라도 아무것도 끝내지 못한다”고 적었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도 트위터에 “(종전선언으로) 비핵화의 길을 열지 못할 것이다. 의지가 필요하지 종이 한 장이 필요한 게 아니다”고 썼다. 종전선언은 2차례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로 협상에서 거론됐지만 지난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 모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종전선언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낼 인센티브가 되지 않는 한 미국이 종전선언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이 높지 않고 그런 시기는 지나갔다고 봤다. 한승주 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힘 외교안보특위 주최로 열린 ‘미국 대선과 한미관계 전망 긴급간담회’에 참석해 “김 위원장과의 거래는 이제 정치적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하더라도 북핵 문제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의 호응도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은 올해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남북대화를 거부하고 미국과도 당장 협상에 나설 뜻이 없음을 내비치고 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우리 대화 제의에 북한이 한두마디라도 호응해 나오는 분위기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종전선언을 제안할 타이밍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홍균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의 대화 메시지를 보내는 차원으로 보이지만 종전선언은 용도폐기된 개념”이라며 “지금 단게에서 북-미 모두 종전선언의 효용성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한국만 유독 이 개념에 집착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마땅한 카드가 마땅치 않은 청와대는 종전선언 제안이 불가피했다는 기류다. 청와대 관계자는 “교착국면을 뚫기 위해, 멈춰 있는 항구적 평화 시계를 분침 초침이라도 움직이게 하기 위해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대한 호소라는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재기자 record@donga.com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외교부가 뉴질랜드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외교관 A 씨에게 성추행당한 뉴질랜드 피해자에 대한 구제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외교부는 최근 피해자 측에 ‘2차 사인(私人) 중재’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사인 중재는 뉴질랜드 노동법에 따른 분쟁 해결 절차로 피고용인이 고용주에게 위로금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번 사건에서는 외교부가 피해자와 보상 등 구제 조치에 합의하는 것을 가리킨다. 중재가 시작되면 이번 사건이 7월 한국과 뉴질랜드 간 외교 문제로 비화된 뒤 외교부가 처음 피해자 구제에 나서는 것이다. 외교부와 피해자 측은 4월 1차 사인 중재를 시도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피해자 측이 8월 초 2차 중재를 요청했으나 외교부는 “검토 중”이라면서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고 청와대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외교부의 대응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피해자 구제 조치를 취하기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당사자의 의견과 요구사항을 잘 들어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건 외교부 차관보는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와 만나 양국 간 협력을 강조했다. 피해자 측 대리인인 루이즈 니컬러스는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피해자가 원하는 것은 심신이 완전히 회복되고 정의가 실현되도록 지원받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제 방식에 대해 양측이 합의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피해자가 A 씨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별도로 물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국제 해양 명칭의 표준을 결정하는 국제수로기구(IHO)가 공식 책자에 그동안 동해 명칭으로 표기해오던 일본해 대신 고유의 ‘식별 번호’를 부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일본의 논리가 정당성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IHO 책자에 ‘일본해’뿐 아니라 ‘동해’를 함께 병기해야 한다며 외교전을 펼쳐 왔다. ‘동해와 일본해의 공동 병기’라는 당초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IHO 책자를 근거로 해도 등 각종 지도에서 ‘일본해’를 단독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일본의 논리를 반박할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IHO는 각종 해도 제작의 지침이 되는 국제 표준 해도집인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 개정판에 동해를 ‘식별 번호(universal numerical identifier)’로 표기하는 방안을 최근 한일 양국에 제안했다. IHO 사무총장은 11월 화상으로 개최될 제2차 총회에서 이 내용이 담긴 협의 결과를 브리핑할 예정이다. 정부는 IHO 회원국들이 높은 지지를 보여 해당 안건이 채택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HO는 일제강점기인 1929년 ‘일본해’가 단독으로 병기된 S-23을 발간했다. 이런 병기 방식은 2판(1937년)과 3판(1953년)에서 별도의 수정 없이 이어졌다. 뒤늦게 이에 대한 문제를 인식한 정부는 1997년부터 국제사회에서 S-23에 동해가 공동으로 병기돼야 한다는 외교전을 시작했다. 2002년에는 동해 표기를 위한 IHO 회원국들 간 이견이 해결되지 않아 그해에 나온 4판에 동해 부분이 백지로 남았다. 한일 간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자 지난해 남북과 미국 일본 영국 등 5개국이 두 차례 비공식 협의를 가졌고 동해도 일본해도 아닌 식별 번호를 기재하는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IHO는 ‘디지털 해도 시대’의 시작을 식별 번호를 도입하는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동해 표기를 둘러싼 한일 간 오랜 분쟁을 마무리 짓기 위해 개정판에서 바다 이름을 모두 빼기로 한 것이다. 외교당국은 ‘일본해가 국제적으로 확립된 유일한 명칭’이라는 일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가장 핵심적인 근거가 S-23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별 번호가 사용된 S-23 개정판의 발간이 일본의 주장을 뒤집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의 주장과 달리 ‘일본해 단독 병기’가 시대에 뒤떨어진 관습이라는 논리로 국제사회를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3년을 이어온 한국의 ‘동해 병기’ 외교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초 목표였던 ‘동해 병기’를 이루지 못한 것은 국제사회에서 여전한 일본의 영향력을 넘어서지 못한 방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식별 번호를 도입한 새로운 해도집이 나온다고 해도 일본해가 표기된 기존 S-23이 바로 폐기되는 것은 아니라는 일본의 입장도 반영됐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IHO 입장에서는 일본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다. 한일 가운데 한쪽 편만 들어줄 수 없는 IHO가 고민 끝에 타협점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최지선 기자}

국제 해양 명칭의 표준을 결정하는 국제수로기구(IHO)가 공식 책자에 그동안 동해 명칭으로 표기해오던 일본해 대신 고유의 ‘식별 번호’를 부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IHO 책자에 ‘일본해’뿐 아니라 ‘동해’를 함께 병기해야 한다는 외교전을 벌여왔다. ‘공동 병기’라는 당초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해도 등 각종 지도에서 ‘일본해’를 단독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일본의 논리를 반박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IHO 책자를 근거로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일본해 단독 표기의 정당성을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IHO는 각종 해도 제작의 지침이 되는 국제 표준 해도집인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 개정판에 동해를 ‘식별 번호(universal numerical identifier)’로 표기하는 방안을 최근 한일 양국에 제안했다. IHO 사무총장은 11월 화상으로 개최될 제2차 총회에 이 내용이 담긴 협의 결과를 브리핑 할 예정이다. 정부는 IHO 회원국들이 높은 지지를 보여 해당 안건이 채택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HO는 일제강점기인 1929년 ‘일본해’가 단독으로 병기된 S-23을 발간했다. 이런 병기 방식은 2판(1937년)과 3판(1953년)에서 별도의 수정 없이 이어졌다. 뒤늦게 이에 대한 문제를 인식한 정부는 1997년부터 국제사회에서 S-23에 동해가 공동으로 병기돼야 한다는 외교전을 시작했다. 2002년에는 동해 표기를 위한 IHO 회원국들 간 이견이 해결되지 않아 그해 나온 4판에 동해 부분이 백지로 남았다. 한일 간 갈등이 좀처럼 봉합돼지 않자 지난해 남북과 미국 일본 영국 5개국이 두 차례 비공식 협의를 가졌고 동해도 일본해도 아닌 식별번호를 기재하는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IHO는 ‘디지털 해도 시대’의 시작을 식별 번호를 도입하는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동해 표기를 둘러싼 한일 간 오랜 분쟁을 마무리짓기 위해 개정판에서 바다 이름을 모두 빼기로 한 것이다. 외교 당국은 ‘일본해가 국제적으로 확립된 유일한 명칭’이라는 일본의 주장을 뒷받침 하는 가장 핵심적인 근거가 S-23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별 번호가 사용된 S-23개정판의 발간이 일본의 주장을 뒤집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의 주장과 달리 ‘일본해 단독 병기’가 시대에 뒤떨어진 관습이라는 논리로 국제사회를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민간 지도 제작사들에 대한 한국의 ‘동해 병기’ 외교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초 목표였던 ‘동해 병기’를 이루지 못한 것은 국제사회에서 여전한 일본의 영향력을 넘어서지 못한 방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식별번호를 도입한 새로운 해도집이 나온다 해도 일본해가 표기된 기존 S-23이 바로 폐기되는 것은 아니라는 일본의 입장도 반영됐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IHOD 입장에서는 일본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다. 한일 가운데 한 쪽 편만 들어줄 수 없는 IHO가 고민 끝에 타협점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재기자 record@donga.com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퇴임 사흘 만인 19일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현직 총리였던 2013년 12월 이곳을 찾아 거센 비판을 받았던 그는 이후 참배를 자제했으나 ‘현직 총리’ 타이틀을 벗자마자 또 참배해 극우 성향을 드러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퇴임 사실을 영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신사 내에서 이동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렸고 방명록에는 ‘전 총리대신 아베 신조’라고 적었다. 그는 2013년 당시 2006년 8월 참배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에 이어 현직 총리로는 7년 만에 야스쿠니신사를 찾았다. 당시 한국, 중국 등이 강력 반발하자 이후 봄과 가을 제사 등에 집권 자민당 총재 이름으로 공물을 봉납했다. 현직에서 물러났지만 아베 전 총리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탄생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고 정치적 영향력 또한 막강한 현역 의원이다. 스가 총리는 “외교 문제는 전임자와 상의하겠다”고 밝혔고, 아베 전 총리 또한 18일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새 정부의 외교 특사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이를 감안할 때 그의 참배는 일본 정부가 역사 문제 등에서 기존 노선을 고수하겠다는 메시지를 주변국에 던진 동시에, 조기 총선 등을 고려해 핵심 지지층인 일본 보수 세력의 결집을 노린 행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 외교부는 19일 “아베 전 총리가 식민 침탈과 침략 전쟁을 미화하는 시설물인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데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반발했다. 중국 관영언론 또한 ‘우익 세력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최지선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퇴임 사흘 만인 19일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현직 총리였던 2013년 12월 이 곳을 찾아 거센 비판을 받았던 그는 이후 참배를 자제했으나 ‘현직 총리’ 타이틀을 벗자마자 또 참배해 극우 성향을 드러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퇴임 사실을 영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신사 내에서 이동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렸고 방명록에는 ‘전 총리 대신 아베 신조’라고 적었다. 그는 2013년 당시 2006년 8월 참배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에 이어 현직 총리로는 7년 만에 야스쿠니를 찾았다. 당시 한국, 중국 등이 강력 반발하자 이후 봄과 가을 제사 등에 집권 자민당 총재 이름으로 공물을 봉납했다. 현직에서 물러났지만 아베 전 총리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탄생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고 정치적 영향력 또한 막강한 현역 의원이다. 스가 총리는 “외교 문제는 전임자와 상의하겠다”고 밝혔고, 아베 전 총리 또한 18일 요미우리 인터뷰에서 “새 정부의 외교 특사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이를 감안할 때 그의 참배는 일본 정부가 역사 문제 등에서 기존 노선을 고수하겠다는 메시지를 주변국에 던진 동시에, 조기 총선 등을 고려해핵심 지지층인 일본 보수 세력의 결집을 노린 행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 외교부는 19일 “아베 전 총리가 식민 침탈과 침략 전쟁을 미화하는 시설물인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데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반발했다. 중국 관영언론 또한 ‘우익 세력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한국과 일본이 3월부터 6개월간 취해온 양국 기업인 입국 제한 조치를 이르면 이달 말 완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본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갈등 악화 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적 교류마저 단절된 상황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총리 내각 출범을 계기로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풀릴지 주목된다. 최근 일본 정치권 인사들과 접촉한 외교 소식통은 17일 “일본 자민당 의원들 사이에서 이달 말 한일 간 기업인 입국 제한을 풀어 예외 입국을 허용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며 “일본 내에서 코로나19로 입은 심각한 경제 피해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많고 자국 내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안정돼 가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일본 외무성도 제한을 완화해 기업인 왕래를 재개해야 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기업인 입국 제한 완화가 임박한 것이냐’는 본보의 질문에 “타결을 위해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일 정부는 7월 말부터 기업인 왕래 재개를 위한 자가 격리 기간 축소와 면제, 출입국을 위한 방역 조건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기재 record@donga.com·최지선 기자}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기록센터가 문재인 정부 출범 뒤인 2018년부터 매년 작성해온 인권보고서를 통일부가 ‘3급 비밀’로 지정해 대외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은 17일 “통일부가 자체적인 판단만으로 센터 보고서를 ‘3급 비밀’로 지정한 행정 절차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3급 비밀은 누설될 경우 국가안보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사안을 가리킨다. 지 의원 측은 “통일부가 제출한 보안업무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통일부가 인권보고서를 3급 비밀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내부 보안심사위원회 논의를 거쳐야 했지만 이런 절차 없이 작성 기관인 센터가 임의로 비밀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센터는 2016년 북한인권법이 통과된 뒤 같은 해 9월 설치됐다. 북한인권법 13조는 인권 실태 조사 결과 발간을 북한인권기록센터의 주요 업무로 명시했지만 2018년부터 작성을 시작한 2017∼2018년도 북한 인권 실태 조사 결과 보고서는 모두 3급 비밀로 분류돼 비공개 상태다. 통일부 관계자는 “그동안은 센터가 정책 수립 참고용으로 보고서를 제작해 대외에 공개하지 않았다”며 “정부 문서를 생산한 담당자가 비밀 등급을 자체적으로 매기도록 돼 있어 보안심사위원회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비영리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탈북민 정착 기관인 하나원 입소 탈북민을 상대로 21년간 진행해온 북한 인권 실태 조사를 통일부가 올해 3월 중단시킨 상황에서 정작 정부 보고서는 비밀에 부치는 사실 자체에 대한 비판도 크다. 김익한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류사 기록물에 대한 관점에서 볼 때 북한 인권 실태 조사 결과가 3급 비밀인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16일 NKDB 조사 중단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부 보고서 비공개 비판까지 겹치자 17일에야 뒤늦게 공개용 북한 인권보고서를 내겠다고 밝혔다.권오혁 hyuk@donga.com·최지선 기자}
한국과 일본 정부가 진행해온 양국 기업인 입국 제한 완화 협의가 이르면 이달 말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 출범 이후 한일관계 악화를 막는 상황 관리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일관계 전문가들은 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해결과 경제 회복이라는 공통의 실리를 추구하면서 그간 반복돼온 양국 간 감정적 대응을 누그러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한일관계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17일 “일본 자민당에서 ‘이달 말이면 한일 경제인 입국 제한이 풀려 교류가 재개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양국 간 협의가) 임박했다고 볼 수 있는 기류”라고 전했다. 일본 집권 여당 내부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일본 정치권이 한일 경제인 왕래 재개에 적극적 분위기라는 것. 일본 외무성도 입국 제한 완화가 필요하다며 한국 정부와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협의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타결이) 임박했다고 볼 수 있지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양국 모두 기업인 왕래 필요성이 있어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우리 경제인이 일본에 입국할 때 14일 격리 조치를 아예 면제받을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10일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를 직접 만나 입국 제한 조치로 인한 기업인들의 어려움을 전하고 양국 기업인 왕래를 원활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달 말 협상이 타결되면 6개월 만에 양국 간 경제인들의 교류에 숨통이 트이게 된다. 일본은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던 3월 초 한국인을 상대로 한 무비자 입국 제도를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4월엔 한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한국은 일본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지는 않고 특별 입국 절차를 의무화한 상태다. 양국 경제인들을 배려하기 위한 예외적 입출국에 대한 논의는 7월 말 일본이 한국을 포함한 12개국과 관련 논의를 하면서 시작됐다. 일본 집권당에서 이달 말이라는 특정 시점까지 언급되며 경제인 왕래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배경으로는 경제 회복 필요성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절박함과 방역 상황에 대한 자신감이 꼽힌다. 스가 총리의 16일 취임도 왕래 재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스가 총리가 강력하게 내세우는 정책이 규제 완화와 ‘인바운드(외국인의 방일)’ 촉진인 만큼 해외 경제인 교류 제한 해제를 적극 추진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최대 변수는 예측 불허인 한일 양국의 코로나19 방역 상황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방역이 걸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타결 시기를 확정해 예단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일본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이달 들어 300∼6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기재 record@donga.com·최지선·서동일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7일 전직 통일부 장관들과 만찬을 갖고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 조언을 구했다. 이 장관은 조바심 내지 않고 ‘작은 접근’을 통해 남북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만찬 겸 간담회에서 이 장관은 이홍구 정세현 손재식 조명균 등 9명의 선배 장관에게 “요즘 (한미 정권의 변화와 상관없이)지속 가능한 남북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 장관은 “단숨에 큰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조바심 내지 않고 작은 접근을 통해서 협력의 공간을 확대해나가는 단단한 마음으로 (장관직에)임해왔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어 “남북이 평화공동체를 형성해나간다면 동북아의 평화 경쟁으로 확대되고, 한반도 분단을 둘러싼 미중 갈등도 비적대적인 관계로 만들어갈 수 도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고 했다. 또 “오늘 선배 장관님들을 뵈니 말을 바꿔야겠다. 꼴찌는 면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이 장관은 취임 후 첫 출근길에 “역대 통일부 장관 중 최고는 아니어도 두 번 째로 잘하는 장관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에 ‘통 큰 지원’을 당부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수해로)금년 농사는 사실상 망쳤다고 봐야한다. 내년 봄부터 당장 식량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40만, 50만t 지원한 적이 있었는데 (두 정부를)계승한 문재인 정부에도 그 정도는 기대하지 않겠느냐”면서 “여론 눈치만 보지 말고 (식량 지원 계획을)조성해 나가면 남북간 화해협력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노둣돌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노태우 정부 시절 통일원 장관이었던 이홍구 전 총리는 “통일부 장관은 본인이 어떻게 하는지 보다도 국내외 정세에 의해서 어떨 결과를 가져오는지 결정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선 등)여러 변수가 한반도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니 통일정책을 일관성 있게 끌고 나가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김연철 전 장관은 만참에 불참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전 장관이 일정이 맞지 않아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14일 자민당 총재에 선출된 뒤 1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뒤를 잇는 신임 총리로 지명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향후 1년간 한일 관계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3가지 양국 현안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13일 “올해 개최를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을 위한 현금화,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내년으로 미뤄진 도쿄 올림픽이 향후 1년간 한일 관계 개선의 3가지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스가 내각 출범이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주시하고 있다. 한일 관계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스가 내각이 아베 내각의 연장선상이고 상황 관리용 내각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한일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시기가 임박한 첫 번째 이슈는 11월 말로 추진되고 있는 한중일 정상회의이다. 정부는 일본 차기 총리를 초청해 한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한일 갈등이 지난해처럼 악화되지 않고 그나마 상황이 관리된 것도 지난해 12월 어렵게 성사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만들어진 ‘대화 모멘텀’ 덕분이었던 만큼 상황을 이어가기 위해 올해도 정상회담 개최가 필수적이라는 평가에는 외교가에서 별 이견이 없다. 진창수 전 세종연구소 소장은 “스가 장관이 총리가 되면 한국으로 초청해 문재인 대통령과 ‘앞으로 잘해보자’는 메시지만 나눠도 한일 관계가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현금화는 복잡한 절차를 고려하면 내년으로 넘어가고 길게는 2년 이상 걸릴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올해 말과 내년 초 사이에는 현금화를 위한 과정인 일본 기업 압류 자산에 대한 감정 평가가 끝날 것이 유력하다. 이 때문에 외교부 내부에서도 “현금화는 한일 관계의 파국”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먼저 피해자에게 변제하고 일본 기업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도 가능하다”며 “한일 관계 파국이라는 시한폭탄을 멈추려면 정부가 빨리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이념 지향적이었던 아베 총리보다 스가 장관은 실용적인 측면이 있는 만큼 정부가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내년 도쿄 올림픽 개최에 ‘협력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진 전 소장은 “코로나19에도 ‘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통해 한국에 우호적 여론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12일 자민당 총재 후보 토론회에서 “아베 총리의 정상 외교는 훌륭했다”며 “외교는 계속성이 중요하다. 아베 총리와 상담하면서 가겠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차기 총리가 중의원을 조기에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한기재 record@donga.com·최지선 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
외교부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측이 2017년 당 대표 시절 딸의 프랑스 비자 발급과 관련한 청탁이 있었는지 확인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외교부는 추 장관 측이 외교부 직원에게 비자 관련 문의를 한 사실은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추 장관 측의 비자 발급 청탁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파악되는 대로 말씀드릴 사항이 있으면 드리겠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2017년 가을 무렵 국회를 담당하는 실무직원이 추 장관 측으로부터 비자 관련 문의를 받은 사실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또 당시 프랑스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추 장관 측에게 연락을 한 사람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추 장관의 전 보좌관은 한 언론을 통해 2017년 프랑스 유학을 준비 중이던 추 장관 딸의 비자를 빨리 내달라고 외교부에 물어봤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 측의 문의를 받은 외교부 직원은 비자 처리 과정에 대해 일반적인 설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장관 변호인은 8일 “비자 발급은 청탁으로 이뤄질 수 없는 사안”이라고 해명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