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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에 이어 현대백화점도 럭셔리 화장품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직접 챙긴 각사 대표 브랜드가 올 하반기 뷰티 시장에서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한섬에 따르면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가 27일 첫선을 보인다. 한섬이 뷰티 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패션 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3월 신세계인터내셔날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10년간 공들인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뽀아레’를 선보였다. 100년 역사의 프랑스 브랜드 ‘폴 뽀아레’ 상표권을 인수한 후 자체 브랜드로 출시한 것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한섬은 현재 매출 규모에서 비슷한 실적을 내는 경쟁업체다. 한섬은 올해 상반기 매출 6460억 원에 영업이익 687억 원을 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같은 기간 매출 6826억 원, 영업이익 478억 원을 올렸다. 이들이 나란히 고가 화장품 시장에 출사표를 낸 것은 국내 패션시장이 성숙단계에 이르면서 뷰티 사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뷰티 시장에 먼저 발을 들여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지난해 화장품 매출은 3293억 원으로 총 매출(1조3255억 원)의 25%에 이르렀다. 올 2분기도 화장품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6% 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한섬 관계자는 “이미 성숙한 국내 패션 시장에서 뷰티 사업은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말했다. 국내 패션업계가 뷰티 시장을 공략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LF는 2018년 남성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 맨 룰’로 화장품 시장에 진출한 후 2019년 비건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내놨다. 코오롱FnC도 지난해 친환경 스킨케어 브랜드 ‘라이크와이즈’를 출시하고 올 4월 ‘엠퀴리’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재단장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다만 최근에는 초고가 시장 공략으로 차별화하는 추세다. 오에라의 경우 최고가인 크림 제품이 120만 원대, 뽀아레는 최고 72만 원에 판매된다. 두 업체 모두 럭셔리 화장품을 정조준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뷰티 소비가 고급화하는 추세여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화장품 하나도 비싸고 좋은 걸 쓰려는 국내외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며 “중국산도 기존 K뷰티 제품만큼 품질이 높아져 결국 고급화가 차별화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각 브랜드를 자사 주요 점포에 입점시켜 럭셔리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뽀아레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이어 지난달 리뉴얼한 강남점 1층에 명품 매장 대신 들어섰다. 오에라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1호점을 낸 후 연내 무역센터점과 판교점에 입점할 계획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당장 실적이 나지 않더라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장기적으로 화장품 사업에 공을 들이는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비쌀수록 잘 팔린다.’ 한 그릇에 10만 원을 육박하는 고가의 호텔 빙수가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9일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에 따르면 1914라운지바에서 판매하는 9만8000원짜리 샤인머스캣 빙수(사진)가 연일 완판 행진 중이다. 올해 6월 처음 선보인 이 빙수는 현재 판매 중인 특급호텔 빙수 가운데서도 최고가에 속한다. 통상 2∼3명 분량으로, 샤인머스캣 총 다섯 송이가 들어간다. 네 송이는 착즙해 빙수 얼음으로 만들고, 나머지 한 송이는 토핑으로 올린다. 하루 판매 수량은 20개. 샤인머스캣 빙수가 나오기 전 럭셔리 빙수 인기를 주도했던 건 서울 신라호텔의 애플망고 빙수(6만4000원)였다. 가격 논란 속에서도 소셜미디어 인증 열풍을 부르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 올해는 이보다 훨씬 더 비싼 빙수가 화제인 것이다. 롯데호텔 시그니엘 서울의 코코넛망고 빙수(6만2000원), 포시즌스호텔의 애플망고 빙수(6만8000원) 등 다른 특급호텔 빙수도 꾸준히 인기다. 자신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MZ세대에게 호텔 빙수는 호텔 숙박보다 가격 부담이 적은 ‘스몰 럭셔리’ 상품으로 인지된다. 호캉스(호텔에서 즐기는 바캉스) 입문용으로 빙수를 즐기는 것.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라운지에서 빙수를 주문하는 테이블 10개 중 8, 9개가 2030세대 고객”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해외 온라인 쇼핑몰이 국내 소비자에게 통관과 반품에 관한 유의사항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 관련 피해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해외 주요 온라인 쇼핑몰 5곳과 관련해 지난 3년간(2018∼2020년) 접수된 소비자 상담은 총 691건이었다. 큐텐이 약 36%로 가장 많았고 아마존(26%), 알리익스프레스(22%), 이베이(10%), 아이허브(6%) 순이었다. 상담 이유는 ‘취소·환불·교환 지연 및 거부’가 30%가량을 차지했으며 ‘배송 관련 불만’과 ‘제품 하자 및 AS 미흡’이 각각 20%대였다. 대부분의 해외 쇼핑몰들은 모바일 앱 내에서 쇼핑 유의사항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 5곳 중 3곳이 국내 수입 시 주의해야 하는 품목별 통관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통관 과정에서 상품이 폐기될 가능성이 있었다. 원화(KRW)로 해외 결제가 가능한 4개 쇼핑몰은 원화로 결제 시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하지 않았다. 반품 관련 정보를 상품 상세 페이지에 직접 제공하지 않은 쇼핑몰도 3곳이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온 가족이 다 같이 가입해 쓰고 있었는데, 환불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20% 할인된 가격에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하면 편의점, 식당 등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하는 혜택을 내걸어 가입자 100만 명을 모은 결제 플랫폼 업체 ‘머지플러스’가 최근 상품권 판매를 중단하고 서비스를 대폭 축소하자 13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회사 앞으로 이용자 수백 명이 몰려들었다. 대학생 정모 씨(19)는 “150만 원어치 상품권 포인트를 갖고 있고, 용돈도 포인트로 받아왔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고 했다.○ 본사로 몰려든 회원들 “환불 제대로 안 돼” 머지포인트는 이용자가 20% 할인된 가격에 일정액을 충전하면 전국 약 7만 개 가맹점에서 현금과 동일하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8만 원을 주고 산 상품권을 이용해 10만 원어치를 결제할 수 있다. ‘앱테크’(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재태크)에 관심이 많은 20, 30대에 잘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1000억 원이 넘는 상품권이 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머지플러스는 대형마트와 편의점, 카페 등 200여 개 브랜드에서 상품권을 쓸 수 있도록 했지만 11일부터 상품권 판매를 중단했고, 사용처도 20여 개 브랜드로 한정했다. 업체 측은 환불 신청을 받아 순차적으로 충전 금액의 90%를 돌려주겠다는 입장이지만 “회사에 찾아가 따져야 조금이라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말이 돌면서 12, 13일 회원들이 몰렸다. 새벽부터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회원들은 환불 절차가 크게 지연되자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이 넘는 포인트가 묶여 있다고 했다. 주부 손모 씨는 “오늘 오전 3시에 온 사람들은 60% 정도를 보상받았다더라. 90%를 환불해준다던 온라인 공지와 다르다”고 했다. 환불을 받지 못한 일부 회원이 공기청정기 등 회사 집기를 가지고 나가는 장면도 목격됐다. 일부 회원은 아직 결제가 가능한 식당을 찾아 포인트로 수십만 원을 미리 결제하기도 했다. 이후 자영업자 온라인 카페 등에서 “머지포인트는 부도어음이니 절대 받지 말라”는 글이 속속 올라오면서 남아있는 가맹점 중 상당수가 결제를 거부하고 있다.○ 금감원의 영업등록 권고 후 돌연 서비스 중단 이번 사태는 6월 머지플러스가 투자자 유치를 위해 금융감독원에 전자금융업자 등록을 문의하면서 시작됐다. 선불 결제로 포인트를 구매해 다른 가맹점에서 사용하도록 하는 서비스 방식은 선불전자지급 수단에 해당돼 전자금융업 등록을 해야 한다. 하지만 머지플러스는 2018년 2월 상품권 발행업자로만 등록하고 영업해 왔다. 금융감독원은 이 업체가 전자금융업 등록을 하지 않고 영업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고 머지포인트 측에 등록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자 머지플러스는 11일 “법적 이슈가 없는 형태로 음식업 전문 서비스로 축소 운영하겠다. 등록 절차를 빠르게 진행해 서비스를 재개하겠다”며 돌연 포인트 판매 일시 중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선 서비스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은 머지플러스를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머지플러스의 창업자는 남매 사이인 권남희 대표(37)와 권보군 최고운영책임자(34)다. 두 사람은 2013년 츄링이라는 ‘해독주스’ 제조사를 창업한 뒤 2016년 츄링의 경영권 지분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의 자회사인 우아한신선들(배민찬)에 매각하고 이 회사 직원으로 근무한 뒤 퇴사해 2017년 7월 머지홀딩스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30억3000만 원이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대학생 이효원 씨(23·여)는 최근 들기름에 빠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행한 들기름 막국수를 먹어보고 그야말로 ‘신세계’를 맛봤다. 이제 비빔밥에도 비빔국수에도 참기름 대신 들기름을 둘러먹는다. 그는 초콜릿 쿠키보다 쑥이나 흑임자 같은 전통 식재료로 만든 쿠키도 즐긴다. 이 씨는 “고소하고 정감 있는 ‘할매 푸드’가 좋다”고 말했다. 최근 ‘할매니얼’(할머니 세대 취향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 취향을 지닌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제품의 인기가 거세다. 오뚜기가 올 3월 경기 용인시 맛집인 ‘고기리 막국수’와 협업해 출시한 ‘고기리 들기름 막국수’는 온라인과 라이브쇼핑 등에서 100여 차례나 ‘완판’됐다. 평상시 사려면 ‘품절’된 경우가 적지 않다. 오뚜기 관계자는 “일반 비빔국수에 비해 덜 자극적인 맛이 나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이 최근 선보인 ‘들기름·춘천식 메밀막국수’도 출시 직후 한 달여 동안 MZ세대가 전체 구매자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젊은층들의 반응이 좋다. 전통음료 식혜도 MZ세대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11일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식혜를 구매한 고객 중 20대가 33.2%, 30대가 26%를 차지한다. 10명 중 6명이 2030세대인 셈이다. GS25는 지난해부터 ‘곰표’로 인기를 끌고 있는 대한제분과 협력해 곰표 밀식혜를 선보였다. GS25 관계자는 “전통차·전통과자 등은 오히려 MZ세대가 기존의 즐겨 먹던 음식과 차별화된 제품이라는 인식이 있어 인기”라고 말했다. 팥, 흑임자 같은 전통 식재료를 활용한 신제품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달 파리바게뜨는 MZ세대를 겨냥해 1975년 빙그레에서 출시한 통단팥 아이스크림 ‘비비빅’을 응용한 제품을 내놨다. 비비빅 단팥맛과 인절미맛이 반반씩 들어간 ‘비비빅 팥절미 케이크’가 대표적이다. 3일 스타벅스에서는 흑임자 크림 폼을 바닐라 라테 위에 올린 새 음료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할매니얼 입맛이 인기를 끄는 것은 전통적인 식재료가 젊은층에게 ‘이색적이면서도 건강한 식품’이란 인식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에게 전통식품은 SNS에 인증샷을 올릴 만한 이색 경험”이라며 “특히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이들의 관심이 크게 늘면서 몸에 좋고 담백한 전통식품이 바람직한 식생활 트렌드로 자리 잡은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식품뿐 아니라 어릴 적 먹던 ‘추억의 음식’도 덩달아 인기다. 11일 마켓컬리에 따르면 올해 1∼7월 레트로 식품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5% 늘었다. 그중 가장 많이 팔린 카테고리는 강냉이, 오란다 등 과자류로 334% 증가했다. 베이커리류에서는 맘모스빵(658%)을 비롯한 옛날 빵이 인기였다. 간편식 중 옛날 통닭 제품(215%)도 판매량이 크게 뛰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옛날 먹거리에 대한 MZ세대 선호도가 높아 최근 상품 구색을 크게 늘렸다”고 말했다. 오래전 단종됐던 제품까지 할매니얼 품으로 귀환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달 추억의 젤리 ‘참새방앗간’을 약 20년 만에 재출시했다. 올 들어 24년 만에 ‘뿌요소다’를 재출시했던 팔도는 최근 라인업을 3종으로 확대했다. 오리온은 3월 ‘와클’을 15년 만에 선보여 출시 5주 만에 누적 판매량 180만 개를 달성하기도 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생산이 멈춘 제품을 다시 출시해 달라는 젊은 소비자들의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오뚜기, 농심에 이어 삼양과 팔도까지 라면 가격을 올린다. 이로써 라면업체 주요 4사 모두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13일 삼양식품은 다음 달 1일부터 제품 13종 가격을 평균 6.9% 인상한다고 밝혔다. 2017년 5월 이후 4년 만의 가격 인상이다. 삼양라면은 810원에서 860원으로 6.2%, 불닭볶음면은 1050원에서 1150원으로 9.5% 각각 오른다. 팔도도 9년 만에 라면값을 평균 7.8% 인상한다. 내달 1일부터 비빔면(10.9%) 왕뚜껑(8.6%)을 비롯한 4개 제품 가격이 오른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생산 효율화를 통해 원가 상승 부담을 감내하려 했지만 밀가루, 팜유 등 원재료는 물론이고 인건비와 물류비 등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단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뚜기가 이달 1일부터 진라면, 스낵면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1.9% 인상했고, 농심은 16일부터 신라면 등을 평균 6.8% 올리기로 했다. 각각 13년, 4년여 만의 가격 인상이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각종 비용 압박을 견디기 어려웠던 상황에서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며 “한 곳이 가격을 올린 만큼 ‘줄 인상’은 예견됐던 결과”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울산 등 일부 지자체에서 환자를 수용할 병상이 바닥나는 등 병상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확진 판정을 받고도 빈 병상이 날 때까지 자택에서 기다리는 상황도 생기고 있어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울산시의 경증 환자 치료 병상은 울산대병원 73개, 양지요양병원 126개, 울산 생활치료센터 75개 등 총 274개다. 넉넉했던 병상은 확진자가 하루 평균 40명대로 늘어나면서 9일부터 꽉 찼다. 이 때문에 13일 0시 기준 경증 확진자 67명이 자택에서 대기 중이다. 퇴원하는 환자 수보다 신규 확진자가 많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상황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에 울산시는 숙박업소 한 동을 통째로 빌려 280개 병상 규모의 신규 생활치료센터를 설치해 24일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부산의 경우 병상 부족 사태를 우려해 전담병원에 56병상을 추가 확보해 운영하기로 했다. 부산에서 경증 환자가 입소하는 ‘생활치료센터’의 경우 13일 기준 1289개 병상이 확보됐는데 이 가운데 1103개를 쓰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는 동구 소재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에 운영하는 생활치료센터 160실 가운데 여유분이 23실로 줄어 가동률이 90%까지 치솟았다. 대구시는 경북 경주 현대자동차 연수원에 280실 규모 제2 생활치료센터를 열어 가동률을 낮췄지만 안심할 수 없는 단계라고 보고 세 번째 센터를 준비 중이다. 정부는 광복절 연휴를 앞둔 13일 두 번째 ‘병상 동원령’을 내렸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행정명령을 통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 병원은 허가 병상의 1.5%를 코로나19 병상으로 확보하도록 했다. 이렇게 120개 병상이 추가된다. 기존에는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운영하지 않았던 종합병원 9곳(51병상) 역시 이번 행정명령 대상이다. 종합병원 26곳(594병상)에는 상태가 위중하지 않으나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위한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이 새로 마련된다. 이렇게 마련하는 코로나19 병상이 수도권에만 총 765곳에 이른다. 다만 정부는 이번에 수도권 병상만 늘렸다. 비수도권은 향후 필요한 경우 추가하겠다는 입장이다.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AZ, 30~40대도 접종… 연령기준 세번째 변경 정부가 잔여 백신에 한해 30, 40대도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연령은 올 2월 접종 시작 이후 지금까지 3번 바뀌었다. 기준 없는 연령 조정에 안전성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13일 브리핑에서 “30세 이상 희망자를 대상으로 13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잔여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당초 65세 이상이던 해당 백신 접종 가능 연령은 해외에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발생 논란이 불거지자 올 4월 30세 이상으로 변경됐다. 이후 국내에서도 TTS 사례가 나오자 지난달 1일 다시 50세 이상으로 높였다. 최근 높은 고령층 백신 접종률 탓에 폐기되는 백신이 늘자 잔여 백신만 30, 40대 접종을 허용한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4차 유행에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백신을 일찍 맞고 싶은 분에게 위험과 이득을 설명하고 접종할 것”이라며 “(안전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겼다’는 지적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 30, 40대 접종 안전성에 대해 새로 파악한 연구 결과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최재욱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과학적 근거 없이 지침을 바꿔 백신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방역당국은 이날 내년 1분기(1∼3월)부터 들어오는 화이자 백신 3000만 회분 구매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공여한 얀센 백신 40만 회분은 15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23일부터 교정시설 입소자 등의 예방접종에 사용된다. 정부는 이날 행정명령을 통해 수도권에서 765개 병상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또 바뀐 AZ 접종연령… 오락가락 정부 “30, 40대도 원하면 접종” 정부가 13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접종 대상자에 30∼49세를 포함시키며 폐기되는 잔여 백신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처음에 정한 접종 연령을 과학적 근거 없이 ‘수급 문제’로 인해 바꾸는 것이 오히려 국민들의 백신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4차 유행의 최대 고비로 꼽히는 광복절 연휴(14∼16일)를 하루 앞두고도 “집에 머물러 달라”는 것 이상의 추가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원칙 없는 백신 정책” 우려 정부는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폐기 물량이 늘어나면서 이 물량을 30, 40대에게도 접종하기로 했다. 정부는 폐기 잔여 백신 숫자를 따로 집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선 고령층 백신 1차 접종이 마무리되면서 50세 이상만 맞을 수 있는 해당 백신의 폐기량이 늘었다고 전한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내과는 “13일 하루만 아스트라제네카 잔여 백신이 9개 나왔는데 접종 희망자가 없어 모두 폐기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자를 다시 확대할 만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지난달 30, 40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금지할 때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발생 위험이 백신 접종으로 얻는 이득보다 크다고 밝혔던 것과 대조적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국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1269만 건 중 TTS는 3명만 확인됐다”고 말했지만 이는 한 달 전과 비교해 달라진 조건이 아니다. 이날 방역당국 관계자는 “4차 유행의 영향으로 감염 위험이 커졌으니 30, 40대에게 접종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30, 40대 사이에선 “누가 맞겠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회사원 고모 씨(43)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고령층만 맞을 수 있다고 하다가 갑자기 잔여 백신을 맞으라니 안전성을 어떻게 믿고 접종하겠느냐”고 했다. 일부에선 30, 40대가 이미 예약한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 대신 아스트라제네카를 맞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하고 있다. 그만큼 백신 불신이 적지 않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연일 원칙 없는 정책을 진행해 백신 불신을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국내 화이자 백신 1, 2차 접종 간격은 처음 3주에서 4주, 최근엔 6주까지 늘어났다. 수도권 55∼59세가 맞는 백신 역시 물량 부족을 이유로 모더나에서 화이자로 바뀐 바 있다.○ 광복절 앞두고 방역 ‘재탕’ 13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1990명이다. 정 청장은 이날 “아직은 확진자 수를 정점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방역당국과 전문가의 의견”이라며 “확진자 1명이 5명까지 감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델타 바이러스가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차 유행의 최대 고비로 꼽히는 광복절 연휴를 앞두고 정부 대책은 대부분 ‘재탕’ 수준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번 연휴만큼은 모임과 이동을 자제해야 한다”며 “언제 어디서나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말했다. 일부 방역 전문가는 기업 재택근무 추가 도입을 제안하고 있지만 이 역시 기업별 자율 준수 수준의 권고에 그쳤다. 정부는 이날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과 류근혁 대통령사회정책비서관 등 대표단을 미국 모더나로 파견했다. 모더나는 8월 국내에 보낼 예정이던 백신 850만 회분을 절반 이상 줄여 보내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한편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코로나19 확진자 억제보다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 전략에 대해 “충분히 치명률이 떨어지는 순간부터 검토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1차 접종률이 70% 수준이 되는 9월 이후에나 이를 검토할 계획이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이 배달앱 ‘요기요’를 인수한다. GS리테일은 신선식품과 생필품 등을 1~3시간 내에 빨리 배송하는 퀵커머스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은 13일 사모펀드와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가 운영하는 요기요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최종 인수 금액은 8000억 원으로 GS리테일은 2400억 원을 투자해 지분 30%를 확보한다. 컨소시엄에는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퍼미라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다. 요기요는 배달앱 시장 점유율 약 25%를 차지하는 2위 사업자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DHK가 국내 1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요기요 매각을 명령했고 배달앱 경쟁이 격화되면서 매물로 나왔다. GS리테일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퀵커머스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GS25와 할인점 GS더프레시,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랄라블라 등 1만6000여개 점포와 요기요 배달망을 결합해 퀵커머스 역량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기존의 당일 배송보다 빠르고 상품 구색이 다양한 ‘즉시 배송 장보기’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오뚜기, 농심에 이어 삼양과 팔도까지 라면 가격을 올린다. 이로써 ‘라면 4사’ 모두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13일 삼양식품은 다음달 1일부터 제품 13종 가격을 평균 6.9% 인상한다고 밝혔다. 2017년 5월 이후 4년 만의 가격 인상이다. 대표 제품인 삼양라면은 810원에서 860원으로 6.2%, 불닭볶음면은 1050원에서 1150원으로 9.5% 오른다. 팔도도 9년 만에 라면값을 평균 7.8% 인상한다. 내달 1일부터 비빔면(10.9%), 왕뚜껑(8.6%)을 비롯한 4개 제품 가격을 올린다. 삼양식품과 팔도는 원재료비, 인건비 등 비용 상승으로 불가피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라면이 대표적인 서민식품인 만큼 생산 효율화를 통해 원가 상승 부담을 감내하려 했다”며 “그러나 밀가루, 팜유 등 원재료를 비롯해 인건비, 물류비 등 각종 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압박을 못 견디고 가격 인상을 단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농심과 오뚜기도 가격을 인상했다. 오뚜기는 지난 1일부터 진라면, 스낵면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2%가량 인상했고, 농심은 16일부터 신라면 등을 평균 6.8% 인상가에 판매한다. 각각 13년, 4년여 만의 가격 인상이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다른 업체들도 라면값을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다들 비용 압박을 견디기 어려웠던 상황이라 서로 눈치만 봤다”며 “한 업체에서 가격 인상을 시작한 이상 가격 줄 인상은 이미 예견됐던 결과”라고 말했다.이지윤기자 leemail@donga.com}
쿠팡이 올해 2분기(4∼6월) 매출액이 5조 원을 돌파하며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냈다. 다만 올해 6월 발생한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영향으로 영업적자는 크게 늘었다. 쿠팡은 올해 2분기 5조1500억 원(약 44억7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12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71% 증가한 수준으로 쿠팡 분기 매출이 5조 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은 2017년 3분기 이후 15개 분기 연속으로 50%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덕평물류센터 화재 피해액 등 각종 비용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손실 규모가 커졌다. 화재 비용 3400억 원 등을 포함한 2분기 영업손실은 5920억 원으로 전년 동기(―1095억 원)보다 5배 넘게 커졌다. 쿠팡 관계자는 “화재 비용은 향후 화재보험금을 받으면 보전되는 일회성 손실”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신선식품(쿠팡프레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배로, 배달플랫폼(쿠팡이츠) 매출은 3배 이상으로 각각 뛰었다. 쿠팡은 두 부문에 총 1380억 원을 투자했다. 쿠팡 측은 “신사업 부문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2분기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구매한 적이 있는 고객은 26% 늘어난 약 1700만 명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에 비해서도 100만 명이 증가한 규모다. 고객 1인당 구입액은 약 3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많아졌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농심이 유럽에 수출한 ‘해물탕면’에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국내 판매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고 농심 측은 밝혔다. 12일 유럽연합 식품사료신속경보(RASFF)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과 3월 독일에 수출된 농심 해물탕면에서 소독용 화학물질인 에틸렌옥사이드가 검출됐다. 검출량은 1월 수출분 7.4ppm, 3월 수출분 5.0ppm이었다. 유럽연합(EU) 기준치(0.05ppm)를 최대 148배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나온 것이다. RASFF는 6일 해물탕면 판매를 즉각 중단하고 전량 회수하라고 농심 측에 통보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해물탕면은 올 1월 27일과 3월 3일 생산돼 수출된 제품 전량이다. 두 날짜 외에 다른 일자에 생산된 제품은 별도 조치 없이 유럽에서 정상 유통되고 있다. 농심 측은 국내에서 판매된 제품은 문제가 없다고 했다. 1월과 3월 국내 제품 생산에 사용된 원료를 검사한 결과 발암물질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국내 제품은 유통기한이 6개월로 수출용(1년)보다 짧은 탓에 회사 측이 확보한 제품이 없어 라면 자체에 대한 검사는 하지 못했다. 농심 관계자는 “수출용은 부산 중국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내수용은 안성 안양 구미 공장에서 주로 생산한다”며 “생산 라인이 달라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농심이 유럽에 수출한 ‘해물탕면’에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국내 판매제품에는 문제가 없다고 농심 측은 밝혔다. 12일 유럽연합 식품사료신속경보(RASFF)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과 3월 독일에 수출된 농심 해물탕면에서 소독용 화학물질인 에틸렌 옥사이드가 검출됐다. 검출량은 ·1월 수출분 7.4ppm, 3월 수출분 5.0ppm 이었다. EU 기준치(0.05ppm)를 최대 148배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나온 것이다. RASFF은 6일 해물탕면 판매를 즉각 중단하고 전량 회수하라고 농심 측에 통보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해물탕면은 올 1월 27일과 3월 3일 생산돼 수출된 제품 전량이다. 두 날짜 외에 다른 일자에 생산된 제품은 별도 조치 없이 유럽에서 정상 유통되고 있다. 농심 측은 국내에서 판매된 제품은 문제가 없다고 했다. 1월과 3월 국내 제품 생산에 사용된 원료를 검사한 결과 발암물질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국내 유통 제품은 유통기한이 6개월로 수출용 라면(1년)보다 짧은 탓에 회사 측이 확보한 제품이 없어 라면 자체에 대한 검사는 하지 못했다. 농심 관계자는 “수출용은 부산·중국·미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내수용은 안성 안양 구미 공장에서 주로 생산한다”며 “생산라인이 달라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모더나 백신을 맞은 20대 여성이 혈전증 증상을 보여 질병관리청에 연관성 검사를 의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여성은 치료를 받다가 숨져 사망과 접종이 어떤 인과성이 있는지 밝혀내기 힘들어졌다. 11일 제주도에 따르면 20대 여성 A 씨는 지난달 26일 제주의 한 위탁의료기관에서 모더나 백신을 맞은 뒤 닷새 만인 같은 달 31일 혈전증 증상을 보였고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제주도는 A 씨에 대한 중증 이상반응 신고를 받고 접종 이상 반응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의료인인 역학조사관의 의견 등을 근거로 질병청에 모두 3차례 혈소판감소성혈전증(TTS) 검사를 의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주도가 검사를 의뢰할 방법을 찾는 도중 병원 치료를 받던 A 씨는 7일 숨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미국에서 모더나 백신 접종 후 TTS 발생 사례가 있었던 점 등을 들어 질병청에 3차례 검사를 요청했다”며 “질병청이 혈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이 검토했는데 검사가 필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A 씨의 경우 TTS 검사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TTS는 아스트라제네카(AZ)나 얀센 백신 접종 후 드물게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주로 젊은 여성에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Z나 얀센 백신을 맞은 뒤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만 TTS 검사를 한다. 질병청 검사의뢰 기준도 △아데노벡터 백신(AZ, 얀센) 접종 후 4∼28일 이내에 TTS 의심 증상 발생 △혈소판 수가 μL당 15만 개 미만 △혈전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디-다이머(D-dimer)’ 검사 수치 상승 △영상 검사 등으로 혈전이 확인된 경우 등이다. 조은희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안전접종관리반장은 10일 브리핑에서 “전 세계적으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에 생긴 문제에 대해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이라고 정의가 돼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해당 사례에 대해 전문가에게 자문하고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에서 인과성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의사협회는 10일 “의료진의 판단을 외면한 질병청의 형식적이고 행정편의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제주도는 자체적으로도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유통업체들이 정보기술(IT) 개발자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게임업계에서 시작된 개발자 유치 전쟁이 유통가 전반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비 시장 주도권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오프라인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해 오던 유통업계에서 개발자들의 몸값이 오르고 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곳은 CJ올리브영이다. 올리브영은 13일까지 IT 경력직을 공개 채용한다고 11일 밝혔다. 채용 규모는 두 자릿수로 이는 1999년 창사 이래 최대다. 지원자는 서류전형 없이 오로지 코딩 테스트만으로 검증받는다. 올리브영 측은 “개발 역량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의지를 담은 채용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매장 중심인 올리브영까지 ‘개발자 모시기’ 경쟁에 뛰어든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는 매장에서 직접 발라 보고 구입하던 화장품 구매 방식이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된 영향이 크다. 실제로 CJ올리브영의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이달 1조 원을 돌파했다. 2017년 4월 온라인 쇼핑 사업에 뛰어든 지 4년여 만이다. 특히 올해 1∼7월 거래액만 2700억 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 영향 등으로 온라인 구매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도 개발자 채용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SSG닷컴은 두 자릿수 규모로 경력 개발자를 모집하고 있다. SSG닷컴 측은 “단독 법인이 출범한 2019년 이후 개발자 직군 단일 채용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SSG닷컴은 개발자 기여도에 따라 스톡옵션을 주겠다고 하는 등 각종 인센티브까지 내걸었다. 회사가 상장하면 개발자도 스톡옵션 차익을 쥘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도 올해 최대 150명의 개발자를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오프라인 중심 기업의 공세에 기존 이커머스 기업들도 신규 개발자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에 소홀히 할 경우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유통 환경에서 쉽게 도태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이날 평년보다 2배 이상을 뽑는 개발자 공개 채용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마켓컬리는 올해 100명이 넘는 개발자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개발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슈퍼 갑’이 된 개발자들을 붙잡기 위한 유통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게임업계 등에서 공격적인 연봉 인상 등을 통해 개발자 이직 단속에 나선 데다 개발자들의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IT 업계 선호 현상이 뚜렷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유통기업 채용 담당 임원은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생존 키워드가 됐다”며 “우수한 개발자를 유치하기 위한 파격적인 연봉 인상과 조직문화 개선 등의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신세계백화점이 대전에 13번째 점포를 연다. 대구신세계 이후 5년 만에 신규 점포를 내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27일 대전 유성구에 ‘대전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를 낸다고 10일 밝혔다. 연면적 28만4224m²(약 8만6000평) 규모로 8개 층으로 이뤄졌다. 193m 높이의 신세계 엑스포 타워도 함께 들어선다. 이 점포에는 쇼핑 매장은 물론이고 각종 체험시설이 들어선다. KAIST 연구진과 손잡고 대전의 특색을 살린 체험형 과학관인 ‘신세계 넥스페리움’을 만들었다. 미디어 아트를 활용한 아쿠아리움, 충청권 최초의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 프리미엄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문을 연다. 엑스포 타워에는 호텔과 아트 전망대가 들어선다. 타워 꼭대기에 위치한 아트 전망대에서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의 전시가 열린다. 타워 15개 층은 신세계백화점의 자체 호텔 브랜드인 ‘호텔 오노마’가 운영하며 건물 38층에는 스타벅스가 입점해 ‘제2의 전망대’ 역할을 한다. 구찌, 발렌시아가, 펜디, 보테가베네타, 몽클레르앙팡 등 해외 명품 브랜드도 입점한다. 럭셔리 남성 전문관도 국내 최초로 신규 개점과 동시에 문을 연다. 화장품 브랜드는 총 47개가 입점해 대전지역 최대 규모로 들어선다.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사장은 “지역상권에 최적화된 브랜드를 갖추고 단순 쇼핑 시설을 넘어선 오감 만족 시설로 가득 채웠다”며 “중부지역을 대표하는 백화점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미국 모더나가 8월 한국에 보낼 코로나19 백신을 절반 이상 줄이기로 하면서 백신 접종 계획이 틀어지고 있다. 1차 접종에서 모더나, 화이자를 맞은 사람들은 2차 접종이 일괄 연기됐다. 모더나가 하반기(7∼12월) 국내 접종의 주축 백신인 만큼 계획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11월 집단면역 목표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급 불안 장기화 우려 정부는 모더나 공급 축소에도 예약을 완료한 사람의 1차 접종을 예정대로 진행한다. 50대는 28일까지, 18∼49세 우선접종 대상자는 다음 달 11일까지 예정대로 접종한다. 모더나 백신은 9일 현재 총 계약 물량(4000만 회분)의 6.1%인 245만5000회분만 국내에 들어왔다. 접종을 하고 남은 분량이 162만 회분 정도다. 8월 모더나 백신이 통보대로 절반 줄어든 최대 425만 회분이 공급되면 최대 587만 회분을 확보할 수 있다. 추후 공급만 이뤄지면 비수도권 50대 등 모더나 백신 접종 예정자의 1차 접종을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모더나 공급이 또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 관계자조차 “모더나가 8월 물량의 절반 이하를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40%가 올지 그보다 더 적은 양이 올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수급 불안이 장기화되면 9일 접종 예약을 시작한 40대 이하 접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는 아직 18∼49세에게 어떤 백신을 접종할지 공개하지 못했다. 정부는 최악의 경우 50세 이상에게만 접종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40대 이하에게 사용하는 ‘플랜B’까지 검토하고 있다. ○ 접종 간격 늘리기도 논란 정부는 백신 부족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의 1, 2차 접종 간격을 2주 더 늘리기로 했다. 지난달 접종 간격이 3주에서 4주로 한 차례 늘어난 이들 백신은 이번에 6주까지 늘어났다. 18∼49세 일반인, 사업장 및 지자체 자체접종자 등 대상자는 2453만 명에 달한다. 다만 고3 학생 등 대입 수험생과 고교 교직원 72만 명은 기존 3, 4주 간격을 유지한다. 이는 2차 접종 시기를 늦춰 1차 접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영국은 백신 접종 간격을 일괄 8주, 독일은 모더나의 경우 4∼6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화이자와 모더나는 6주 간격으로 접종했을 때의 유효성을 검증한 연구가 없다”며 “2차 접종이 늦춰지면 델타 변이 감염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급 차질에도 “접종 목표 이룰 것” 백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이날 집단면역 목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석 전 3600만 명 접종이 목표”라며 “백신 접종 인원을 더 늘릴 것”이라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9일 현재 국내 1차 접종자는 2093만 명 이상으로 접종률 40%를 넘었다. 추석인 다음 달 21일까지 약 1507만 명이 추가 접종해야 3600만 명 접종을 달성할 수 있다. 방역 당국 안팎에서는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8월 공급 목표 1120만 회분이 제때 들어오는 게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차 접종 인원 늘리기에 ‘다걸기’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며 “고위험군인 50대의 2차 접종을 제때 완료하는 게 더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박성현 씨(25)는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구찌 가상 컬렉션을 1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캡처 사진을 올리고 자랑하기 위해서다. 박 씨는 “현실에선 엄두도 못 내는 명품을 사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직장인 석지훈 씨(36)는 요즘 로봇청소기에 청소를 맡겨놓고 필름카메라로 일상을 찍는다. 그는 “최신 기술에 의존하면서도 ‘사람 냄새’가 그리워 아날로그 제품을 산다”고 말했다.○ 가상-현실 경계 허문 ‘메타버스’ 시장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방식이 확산되면서 소비생활 전반에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소비혁명이 단순히 빠른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과거와 현재, 제조와 유통 간의 경계선을 무너뜨리면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는 최근 소비의 흐름인 ‘무경계 현상’을 잘 보여준다. 메타버스에서의 활동은 단순 교류를 넘어 쇼핑, 회의 등으로 영역이 넓어졌다. 올해 디올과 구찌는 제페토와 손잡고 가상 신제품을 출시했고 현대백화점은 VR백화점을 선보였다. 직장인 이유경 씨(24·여)는 “메타버스에서는 나와 닮았으면서도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메타버스는 온라인의 편리함과 오프라인 경험이라는 욕구를 충족시킨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관련 시장 규모가 2030년 1770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원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신기술에 대한 도전 욕구가 높은 국내 소비자 특성상 메타버스도 머잖아 모든 연령대가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아날로그 기술, 체험 중시하는 젊은층에 어필요즘 소비자들은 최신 기술 못지 않게 과거 기술에도 주목하고 있다. 첨단 기술로 무장한 하이테크에 비해 기술 수준은 낮지만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이른바 ‘로테크(low-tech)’ 제품이 인기를 끄는 것이다. 바이브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이후 ‘사고 싶은’ 물건 상위 30위에는 애플워치(4위), 아이맥(5위), 폴라로이드(3위), 턴테이블(8위)이 올랐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워치와 폴라로이드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각각 39%와 49%였다. 최신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워치와 과거 기술을 대변하는 폴라로이드가 주력 상품으로 동시에 소비되는 게 최근 시장의 흐름이다. 하이테크만큼이나 로테크도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다. 예스24에 따르면 지난 3년간 LP 구매 고객 중 2030세대 비중이 절반 이상이었다. 최근 무선 이어폰과 LP 2장을 구매한 이형석 씨(29)는 “주로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어 신형 이어폰을 갖고 싶었다”면서도 “디지털 음원과 달리 LP는 ‘만질 수 있는 음악’이라 소장용으로 샀다”고 말했다. 여기엔 ‘콘택트’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향수도 소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언택트에 지친 사람들이 아날로그 방식을 통해 행복했던 과거를 느끼려는 것”이라며 “체험을 즐기는 젊은층에게 ‘보고 만질 수 있는’ 아날로그 기술은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분석연구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의미와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조-유통-물류 간 경계도 흐려졌다. 제조부터 물류까지 전 역량을 갖춘 플랫폼 공룡의 등장에 유통·제조업계가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일례로 지난달 한국야쿠르트와 현대백화점이 라스트마일 물류에 뛰어들었다. 이강욱 BCG(보스턴컨설팅그룹) 유통소비재 부문 파트너는 “대형화하는 플랫폼에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면 유통·제조업은 직접 배송, 개인 맞춤형 서비스 등으로 기존 가치사슬을 뒤흔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국내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김민성 씨(32)는 3년째 여름마다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다. 2018년 입사할 때만 해도 차마 하지 못했던 행동이다. 회사에서 자유로운 복장을 허용하고 있었지만 예의에 어긋나는 차림이란 생각을 떨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40대 남성 직장 상사가 반바지를 입고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다. 김 씨는 “입사 2년 차 들어 반바지에 처음 도전할 때도 주변 눈치를 많이 봤는데 우려와 달리 주변에서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이후론 여름마다 즐겨 입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 출근 복장을 간소화하자는 논의는 10여 년 전부터 이뤄졌다. ‘쿨비즈룩’이라는 이름의 반팔셔츠와 노타이 등 간편한 옷차림이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반바지만큼은 쉽사리 정착되지 못했다. ‘반바지는 격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그런데 그 흐름이 최근 빠르게 바뀌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남성 반바지 판매량이 급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 폭염 속 ‘젠더리스 붐’ 타고 남성 반바지 인기 6일 G마켓에 따르면 올 6, 7월 남성 반바지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반바지의 인기는 운동이나 여가생활을 할 때뿐 아니라 출근 복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뉴욕 컨템포러리 브랜드 ‘띠어리’와 네덜란드 남성복 브랜드 ‘수트서플라이’의 올해 남성 반바지 신상품 매출은 지난달 1∼25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 20% 신장했다. 최근 남성 반바지 판매량 증가에는 무더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재택근무 활성화 등과 함께 ‘젠더리스(Genderless) 패션’ 트렌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젠더리스 패션이란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패션을 추구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넓게는 국경, 인종, 나이의 경계까지 허무는 것도 포함된다. 이미 패션계에서는 수년 전부터 젠더리스 패션이 대세로 자리 잡아 왔다. 프라다는 2022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에서 짧은 길이의 바지(shorts)에 미니스커트(skirt)를 덧댄 ‘스코트(Skort)’를 선보이기도 했다. 펜디 2022 봄여름 남성 컬렉션에서는 여성복으로 여겨져 왔던 크롭톱, 일명 배꼽티까지 등장했다. 젠더리스 패션을 즐기는 스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올해 6월 공개된 방탄소년단 ‘Butter’의 싱글 앨범 콘셉트 포토에서 지민은 짧은 반바지 위에 킬트(스코틀랜드 전통의상으로 남성이 입는 스커트)를 입고 페이크 퍼 부츠를 신은 스타일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젠더리스 트렌드가 문화 전반에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남성 반바지 패션 역시 자연스럽게 정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디자이너인 간호섭 홍익대 미술대 교수는 “바로크 시대에는 남성이 반바지를, 여성이 긴 치마를 입었다가 산업화가 되면서 오히려 남성이 긴바지를 입고 여성이 종아리를 드러냈다”라며 “남성 전유물이었던 반바지가 여성의 전유물이 됐다가 성과 나이 구분이 없어진 시대가 되면서 이제는 같이 입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 3인치 쇼츠 등 갈수록 짧고 과감하게 젠더리스 패션 확산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남성 반바지는 갈수록 더 과감해지고 있다. 기존에는 7인치 기장의 반바지가 인기였다면, 올해는 5인치의 짧은 기장이 유행이다. 짧은 반바지는 시원할 뿐 아니라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해 체형을 보완해 주는 효과가 있다. 색상도 검은색이나 네이비, 베이지 등 무난한 색상에서 다채로워지고 있다. 예컨대 수트서플라이는 무릎 위 짧은 기장과 원턱, 밑단 턴업을 적용한 ‘베닝턴 쇼츠’를 선보였다. ‘슬로웨어’는 팬츠라인 인코텍스를 통해 화이트, 베이지, 레드, 옐로 등의 다채로운 컬러의 반바지 상품을 내놨다. 특히 운동하는 남성들 사이에서는 남성용 쇼츠라 불리는 3인치의 짧은 반바지도 인기다. 각종 스포츠 브랜드뿐 아니라 요가복 브랜드 ‘젝시믹스’도 남성용 3인치 쇼츠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러닝 쇼츠를 비롯해 스포츠 쇼츠가 대중화되면서 일상복으로 입는 반바지 길이도 짧아졌다”라며 “오랜 집콕 생활로 편안함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재택근무로 근무복과 일상복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과감하게 짧아진 남성 반바지 수요도 늘었다”라고 말했다.○ 단순한 복장코드 넘어 ‘자율성’의 상징 반바지 위상이 재평가되고 있다 해도 근무복으로 반바지를 택하는 것을 망설이는 이들은 여전히 있다. 대기업 직원 A 씨(41)는 “사내 규정에는 ‘미풍양속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복장 자율화’라고 돼있지만 외부 미팅에 나가면 반바지를 입은 모습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자유로운 복장을 달가워하는 임원도 별로 없을 거란 생각에 늘 긴바지를 입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성 반바지에 ‘자유로움’이라는 의미가 내재돼 있는 만큼 반바지 착용에 얼마나 개방적인지에 따라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지기도 한다. 국내 한 대기업 직원인 박승연(가명·31) 씨는 매년 여름 출근할 때마다 반바지를 입고 있다. 이 회사에서는 20대, 30대 초반의 젊은 직원뿐 아니라 30대 후반, 40대 초반의 과장과 차장급까지도 반바지를 입고 일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박 씨는 반바지 착용의 장점으로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장 먼저 꼽았다. “다른 회사 다니는 지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또래들 중 반바지 입고 출근하는 비율이 30% 정도도 안 되는 것 같아요. 반바지를 입고 출근할 수 있는 회사가 좀 더 수평적이고 깨어있는 조직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자부심이 생기더라고요.” 전문가들도 사내 반바지 문화 확산이 기업 이미지나 조직 문화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반바지 허용은 단순히 복장 코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사내 구성원들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상징적인 지표”라며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실용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1990년대 이후 생들에게 의미 있게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국내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김민성 씨(32)는 3년째 여름마다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다. 2018년 입사할 때만해도 차마 하지 못했던 행동이다. 회사에서 자유로운 복장을 허용하고 있었지만 예의에 어긋나는 차림이란 생각을 떨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40대 남성 직장 상사가 반바지를 입고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다. 김 씨는 “입사 2년차 들어 반바지에 처음 도전할 때도 주변 눈치를 많이 봤는데 우려와 달리 주변에서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이후론 여름마다 즐겨 입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 출근 복장을 간소화하자는 논의는 10여 년 전부터 이뤄졌다. ‘쿨비즈룩’이라는 이름의 반팔셔츠와 노타이 등 간편한 옷차림이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반바지만큼은 쉽사리 정착되지 못했다. ‘반바지는 격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그런데 그 흐름이 최근 빠르게 바뀌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남성 반바지 판매량이 급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 폭염 속 ‘젠더리스 붐’ 타고 남성 반바지 인기6일 G마켓에 따르면 올 6~7월 남성 반바지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반바지의 인기는 운동이나 여가생활을 할 때 뿐 아니라 출근 복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뉴욕 컨템포러리 브랜드 ‘띠어리’와 네덜란드 남성복 브랜드 ‘수트서플라이’의 올해 남성 반바지 신상품 매출은 지난달 1~25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 20% 신장했다. 최근 남성 반바지 판매량 증가에는 무더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활성화 등과 함께 ‘젠더리스 패션’ 트렌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젠더리스(Genderless) 패션이란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패션을 추구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넓게는 국경, 인종, 나이의 경계까지 허무는 것도 젠더리스 의미에 포함된다. 이미 패션계에서는 수년 전부터 젠더리스 패션이 대세로 자리잡아왔다. 프라다는 2022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에서 짧은 길이의 바지(shorts)에 미니 스커트(skirt)를 덧댄 ‘스코트(Skort)’를 선보이기도 했다. 펜디 2022 봄·여름 남성 컬렉션에서는 여성복으로 여겨져 왔던 크롭 톱, 일명 배꼽티까지 등장했다. 젠더리스 패션을 즐기는 스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올해 6월 공개된 방탄소년단 ‘Butter’의 싱글 앨범 콘셉트 포토에서 지민은 짧은 반바지 위에 킬트(스코틀랜드 전통의상으로 남성이 입는 스커트)를 입고 페이크 퍼 부츠를 신은 스타일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젠더리스 트렌드가 문화 전반에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남성 반바지 패션 역시 자연스럽게 정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디자이너인 간호섭 홍익대 미술대 교수는 “바로크시대에는 남성이 반바지를, 여성이 긴 치마를 입었다가 산업화가 되면서 오히려 남성이 긴바지를 입고 여성이 종아리를 드러냈다”라며 “남성 전유물이었던 반바지가 여성의 전유물이 됐다가 성과 나이구분이 없어진 시대가 되면서 이제는 같이 입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 3인치 쇼츠 등 갈수록 짧고 과감하게젠더리스 패션 확산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남성 반바지는 갈수록 더 과감해지고 있다. 기존에는 7인치 기장의 반바지가 인기였다면, 올해는 5인치의 짧은 기장이 유행이다. 짧은 반바지는 시원할 뿐 아니라 다리를 길어보이게 해 체형을 보완해주는 효과가 있다. 색상도 검정색이나 네이비, 베이지 등 무난한 색상에서 다채로워지고 있다. 예컨대 수트서플라이는 무릎 위 짧은 기장과 원턱, 밑단 턴업을 적용한 ‘베닝턴 쇼츠’를 선보였다. 슬로웨어는 팬츠라인 인코텍스를 통해 화이트, 베이지, 레드, 옐로우 등의 다채로운 컬러의 반바지 상품을 내놨다. 특히 운동하는 남성들 사이에서는 남성용 쇼츠라 불리는 3인치의 짧은 반바지도 인기다. 각종 스포츠 브랜드뿐 아니라 요가복 브랜드 젝시믹스도 남성용 3인치 쇼츠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러닝 쇼츠를 비롯해 스포츠 쇼츠가 대중화되면서 일상복으로 입는 반바지 길이도 짧아졌다”라며 “오랜 집콕생활로 편안함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재택근무로 근무복과 일상복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과감하게 짧아진 남성 반바지 수요도 늘었다”라고 말했다.● 단순한 복장코드 넘어 ‘자율성’의 상징 반바지 위상이 재평가 되고 있다 해도 근무복으로 반바지를 택하는 것을 망설이는 이들은 여전히 있다. 대기업 직원 A 씨(41)는 “사내 규정에는 ‘미풍양속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복장 자율화’라고 돼있지만 외부 미팅에 나가면 반바지를 입은 모습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 되는게 사실”이라며 “자유로운 복장을 달가워하는 임원도 별로 없을 거란 생각에 늘 긴바지를 입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성 반바지에 ‘자유로움’이라는 의미가 내재돼 있는 만큼 반바지 착용에 얼마나 개방적인지에 따라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지기도 한다. 국내 한 대기업 직원인 박승연(31·가명) 씨는 매년 여름 출근할 때마다 반바지를 입고 있다. 이 회사에서는 20대, 30대 초반의 젊은 직원 뿐 아니라 30대 말~40대 초반의 과장과 차장급까지도 반바지를 입고 일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박 씨는 반바지 착용의 장점으로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장 먼저 꼽았다. “다른 회사 다니는 지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또래들 중 반바지 입고 출근하는 비율이 30% 정도도 안 되는 것 같아요. 반바지를 입고 출근할 수 있는 회사가 좀 더 수평적이고 깨어있는 조직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보니 자부심이 생기더라고요.” 전문가들도 사내 반바지 문화 확산이 기업 이미지나 조직 문화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반바지 허용은 단순히 복장 코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사내 구성원들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상징적인 지표”라며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실용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1990년대 이후 생들에게 의미 있게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