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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측이 외교부가 피해배상 해법을 찾기 위해 출범한 민관협의회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외교부가 대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한 것을 두고 “신뢰가 깨졌다”며 반발하며 불참을 선언한 것. 처음부터 민관협의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미쓰비시중공업 근로정신대 강제노역 피해자 측에 이어 앞서 2차례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마저 불참을 선언하면서 한일 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후지코시기업의 강제징용 피해자측 지원단·대리인단은 3일 기자회견을 갖고 외교부가 미쓰비시 중공업 매각명령결정 재항고 사건 2건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향후 민관협의회 불참을 통보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달 26일 대법원에 “한일 양국 이익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공익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국가기관의 의견 제출이 가능하다’는 민사소송규칙을 근거로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행정부의 의견을 사법부에 제출하는 가장 중대한 행동을 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개별적인 통지도, 아무런 논의도 없었다”며 “사후에 물어봤을 때도 외교부는 ‘어차피 아실 것 같아서 따로 알리지 않았다’며 내용조차 확인해 주기 어렵다 했다”고 반발했다. 다만 “이후 정부 안이 확정되면, 이에 대한 동의여부 절차에는 협조할 것”이라며 정부가 해결안을 내놓을 경우 이를 검토할 가능성은 열어 놨다. 앞서 민간협의회는 정부와 민간 전문가, 피해자 측 관계자들이 배상 문제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자는 취지로 구성돼 지난달 4일, 14일 두 차례 회의를 가진 바 있다. 이달 중순 경 3차 회의를 앞두고 있었다. 배상 소송 중 가장 진행이 빠른 미쓰비시 재항고 사건의 경우 자산 현금화가 이르면 이달 말 시작될 수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 직후 한국을 찾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는 미중 관계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미 입법부 수장이자, 대통령·부통령에 이은 미국 내 권력 서열 3위인 고위 인사의 방문인 만큼 “정중하게 대우하고, 필요한 게 있다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펠로시 의장 방한 중 대만 문제 등이 공개적으로 거론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펠로시 의장의 방한 공식 일정은 4일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만남이다. 양국 의장은 국회에서 50여 분간 회담을 갖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경제 협력, 기후위기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만남은 성사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휴가 중이고, 박 장관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캄보디아로 출국했기 때문. 펠로시 의장은 2015년 방한했을 때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 정의화 국회의장 등을 만난 바 있다. 2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미 관계 강화를 기조로 내건 윤석열 정부가 펠로시 의장과의 만남을 피하거나 소극적으로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정부는 대중(對中) 관계 역시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우리 메시지 등을 최종 정리할 것으로 전해졌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위험한 시도는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며 위협했다. 김 위원장이 윤 대통령 이름을 거론해 비난하고 직접 대남 기조를 밝힌 것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 위원장이 전날(27일) 열린 ‘전승절 69주년’ 기념행사 연설에서 “남조선 정권과 군부깡패들이 군사적으로 우리와 맞서볼 궁리를 하고 그 어떤 특정한 군사적 수단과 방법에 의거해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마슬수(부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천만에”라며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이날 “김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며 우리 정부에 대해 위협적인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안보실은 이어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시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국가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美와 군사적 충돌에도 철저한 준비” 北, 한미훈련 빌미 핵실험 명분쌓기 김정은, 尹실명거론 위협 정부 ‘담대한 계획’ 발표 앞두고19일만의 공개행보로 대남 비난“이니셔티브 쥐겠다는 의지” 분석金 “대화에도 준비돼 있어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다음 달 열릴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저들 군사력의 열세를 조금이나마 만회해 보려고 (중략) 미국의 핵전략 장비들을 대대적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명목의 전쟁연습들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걸고들고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면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지금 같은 작태를 이어간다면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김 위원장이 19일 만에 첫 공개행보로 대남 비난 연설을 택한 데는 향후 북한의 도발에 대한 명분도 쌓으면서 남북관계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던 북한의 대남선전매체 대신 김 위원장이 직접 등판한 것도 중량감 있는 메시지를 발신할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지난주 외교안보 부처의 업무보고를 받고 언급한 대북정책 로드맵 ‘담대한 계획’이 이번 비난의 불쏘시개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윤 대통령이 조만간 담대한 계획을 공개 발표하기 전에 북한이 남북관계의 이니셔티브를 쥐고 절대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담대한 계획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상응해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대북경제협력 및 안전보장 방안을 마련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연설에는 비핵화나 경제협력에 대한 언급은 일체 없었다. 또 “핵전쟁 억제력이 만전태세에 있다”며 자주국방을 확인하는 문구만 담겨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장은 “결국 경제적 인센티브는 관심 없고 군사안보 문제가 핵심이라는 김정은의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을 직접 언급했다는 것 외에 비난 수위 자체는 평소 수준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직접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 자체가 한미의 북 미사일이나 핵실험에 대한 대응을 김 위원장이 의식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해석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미국을 향해 “그 어떤 군사적 충돌에도 철저한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언한다”고 경고하면서도 “이미 나는 국가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자면 대화에도 대결에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데 대해 명백히 밝혔다”며 ‘대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윤석열 정부가 대북 선제타격 등을 시도할 경우 정권과 군대를 전멸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위협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김 위원장이 직함 없이 윤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고 한국 정부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전승절 69주년 기념행사 연설에서 “남조선 정권과 군부깡패들이 군사적으로 우리와 맞서볼 궁리를 하고 그 어떤 특정한 군사적 수단과 방법에 의거해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마슬수(부셔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천만에”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한 위험한 시도는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집권한 남조선 보수 정권은 역대 그 어느 보수 정권도 능가하는 극악무도한 동족대결정책과 사대매국행위에 매달려 조선반도 정세를 전쟁접경에로 끌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더 이상 윤석열과 그 군사깡패들이 부리는 추태와 객기를 가만히 앉아서 봐줄 수만은 없다”고 비난한 뒤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걸고들고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면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지금 같은 작태를 이어간다면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을 향해서도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미제는 ‘동맹’ 강화라는 미명 하에 남조선당국을 추동질하여 자살적인 반공화국 대결에로 떠미는 한편 우리와의 군사적 대결을 추구하면서 근거 없는 그 무슨 ‘위협설’을 집요하게 내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미국과의 그 어떤 군사적 충돌에도 대처할 철저한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언한다“면서 ”미국이 우리 국가의 영상을 계속 훼손시키고 우리의 안전과 근본이익을 계속해 엄중히 침해하려 든다면 반드시 더 큰 불안과 위기를 감수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도 강한 경계를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계속해서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걸고들고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면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지금같은 작태를 이어간다면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향후 도발 가능성을 높였다. 미국을 향해서도 대북 적대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미국이 우리 국가의 영상을 계속 훼손시키고 우리의 안전과 근본이익을 계속해 엄중히 침해하려 든다면 반드시 더 큰 불안과 위기를 감수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공개활동은 8일 노동당 각급 당위원회 조직부 당생활지도 부문간부 특별강습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이후 19일 만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중국 정부가 한국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도 전임 문재인 정부의 ‘3불 방침’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중국이 사드 관련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드 3불’은 사드 추가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삼각동맹 불가를 뜻한다. 27일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박진 외교부 장관이 2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사드 3불’은 한중 간 약속이나 합의가 아니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한국은 2017년 사드 문제에 대해 엄중한 입장을 밝혔고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면서 “이는 상호신뢰 증진, 협력 심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당이 집권하더라도 대외 정책의 기본적인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소통하는 길”이라면서 “새로운 관리(새 정부)는 과거의 부채를 외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박 장관의 대정부질문 발언 외에 보태고 더할 게 없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사드 3불’ 관련 질의에 “우리 판단으로 결론을 내려야 한다. 중국이 ‘약속했으니 지키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중국 정부가 한국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도 전임 문재인 정부의 ‘3불 방침’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중국이 사드 관련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드 3불’은 사드 추가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삼각동맹 불가를 뜻한다. 27일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박진 외교부 장관이 2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사드 3불’은 한중 간 약속이나 합의가 아니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한국은 2017년 사드 문제에 대해 엄중한 입장을 밝혔고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면서 “이는 상호신뢰 증진, 협력 심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당이 집권하더라도 대외 정책의 기본적인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소통하는 길”이라면서 “새로운 관리(새 정부)는 과거의 부채를 외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박 장관의 대정부질문 발언 외에 보태고 더할 게 없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사드 3불’ 관련 질의에 “우리 판단으로 결론을 내려야 한다. 중국이 ‘약속했으니 지키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국과 충돌하는 것 자체가 득이 될 게 없어 관련 언급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대선 때부터 (일본이) 주변 관련국에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투명하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밝혔다. 앞서 22일 일본 원자로규제위원회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정식 인가한 것과 관련해 ‘동의 절차’를 꺼내 들며 불편한 심정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 최근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인 우리 정부가 일본 오염수 방출 대응에는 다소 미온적이란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자 이를 의식한 발언으로도 풀이된다. 일본이 오염수 방류 계획을 정식 인가한 건 지난해 4월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도록 처리 방식을 결정한 지 1년 3개월여 만이었다. 일본에서 방류된 오염수가 우리 해역으로 흘러올 경우 당장 방사능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만큼 우리 정부로선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윤 대통령이 이날 ‘주변국 동의’까지 언급하면서 강한 견제구를 날린 것도 그만큼 민감한 사안이란 걸 감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외교부도 이날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 방안’ 관련 동아일보 질의에 “외교 채널을 동원해 우리 국민들 우려와 한국 정부 입장을 일본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유엔해양법협약상 분쟁해결절차에 회부하는 등 국제법적 대응방안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우리 요청 사항을 일본에 반영시킬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에서 제지하지 않는 이상 일본의 행보를 저지하기 쉽지 않다는 것. 윤석열 정부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주요 외교 과제로 내걸고 있는 만큼 양국 간 국민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오염수 이슈에 공개적으로 불을 지피는 데 부담이 있다는 점도 우리 정부의 고민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감사원이 26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이 업무상 취득한 내부 개발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사들인 7건을 확인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2014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약 7년간 국토부·LH 임직원과 그 피부양자 8만9028명의 토지 거래 내역을 전수 조사한 결과, 임직원과 가족들이 공공택지지구와 인근 지역 토지를 총 1180건 거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지역본부 A 씨는 2018년 LH 주도 개발사업 관련 업무보고를 본 뒤 경기 남양주 도시개발사업 정보를 인지해 근처 토지와 건물을 5억7000만 원에 사들였다. 비슷한 방식으로 내부 정보를 활용해 개발 예정 주변 부지를 사들인 대전충남지역본부와 전북지역본부의 부장도 적발됐다. 강원지역본부 부장급 직원은 매각이 유찰된 공공주택지구 내 준주거용지와 주차장 용지를 지인 명의로 사들이고 땅값이 올랐을 때 일부 매각하는 식으로 6억1300만 원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경작할 의사가 없으면서 거짓으로 취득 목적을 작성해 농지를 사들이는 등 농지법 위반 혐의로도 17명(LH 직원 10명, 국토부 직원 5명, 민간인 2명)을 적발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및 그 가족이 2014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약7년 여간 공공택지지구와 인근 지역 토지를 총 1180건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7건은 업무 상 취득한 내부 개발정보를 이용한 거래로 확인됐다. 감사원이 26일 발표한 ‘국토개발정보관리 및 농지법 위반 감독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토부·LH 임직원과 그 피부양자 8만9028명의 토지 거래 내역을 전수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3기 신도시와 인근 지역 토지 거래가 272건이고, 나머지 공공택지 지역이 908건이었다. 감사원은 경기도 3기 신도시 등 업무상 취득한 미공개 내부 개발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에 나선 일부 LH 직원들에 대해선 경찰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지역본부 A 씨는 2018년 LH 주도 개발사업 관련 내용이 담겨있는 서울지역본부 업무보고 내용을 보고 경기도 남양주 도시개발사업 정보를 인지한 뒤 근처 토지와 건물을 5억7000만 원에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충남지역본부 부장급 B 씨는 대전 내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를 선정하는 경영투자심사위원회 심의 자료를 검토하다 개발사업 정보를 알게 돼 개발예정 지역과 가까운 땅 541㎡를 배우자와 약 10억 5000만 원에 매입했다. 전북지연본부의 C 부장도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지구 우선 추진 후보지를 알고 주변 토지를 본인 명의로 사들였다. 강원지역본부 부장급 D씨는 매각이 유찰된 공공주택지구 내 준주거용지와 주차장 용지를 지인 명의로 사들이고 땅값이 올랐을 때 일부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지인들과 6억1300만 원의 차익을 본 사실도 드러났다. 농지를 불법으로 취득한 혐의로 LH 직원 10명, 국토교통부 직원 5명, 민간인 2명이 이번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A, B, C 씨에 대해서는 해임을, D 씨에 대해서는 파면을 LH사장에게 요청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6·25전쟁에서 전사한 참전용사 4만여 명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의 벽’ 제막식에 미측 대표로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데니스 맥도너 보훈부 장관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참석을 검토했지만 일정 등 이유로 불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바이든 대통령이 영상 메시지를 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2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7일(현지 시간) 미 수도 워싱턴의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에서 거행될 제막식에는 맥도너 장관이 미 고위급 대표로 참석한다. 백악관에선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등이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미 측에서도 이번 행사의 의미를 높게 평가하고, 관심이 많았던 만큼 백악관에선 바이든 대통령에게 참석을 검토하기 위한 행사 관련 자료 등은 전달했다고 한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도 참석 가능성까지 열어 두고 검토했지만 결국 불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미 측 대표로 거론됐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도 일정상 이유로 참석이 무산됐다. 오스틴 장관은 대신 제막식에 영상 축사를 보낼 예정이다. 맥도너 장관은 미국에서 손꼽히는 유력 인사 중 한 명이다. 소식통은 “맥도너 장관의 참석은 미 측이 배려할 수 있는 최선의 카드”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서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대표로 참석하는 만큼 적절한 카운터 파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박 처장은 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시를 대독할 예정이다. 맥도너 장관은 2007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 수석 외교정책 보좌관으로 합류해 2008년 오바마 대선 캠프에서 외교정책을 담당했다. 2009년 백악관 NSC 비서실장을 거쳐 2010년 10월부터 NSC 부보좌관으로 일했다. 이후 조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 후 2021년 2월 보훈부 장관에 취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동맹인 이른바 ‘칩(Chip)4’ 참여와 관련해 우리 업계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대미 관계 등까지 손상시키지 않는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 정부는 일단 칩4가 중국 등을 배제하기 위한 배타적 협의체가 아니라는 점, 반도체 부족 등 위기 발생 시 해결을 위한 ‘위험관리적’ 의미가 강하다는 점 등을 포함한 우리 방안을 구체화해 다음 달 미국에 역제안할 예정이다. 또 중국이 우리를 겨냥해 칩4 관련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중국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설명하고 설득하는 작업도 병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칩4, 美中 중 선택하는 2지 선다 아냐”25일 정부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거론되는 (반도체 동맹이라는) 개념부터 잘못됐다”며 “칩4는 동맹이 아닌 관련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 역시 칩4와 관련해 배타적 형태로 우리에게 제안하거나 설명한 적이 없었다”면서 “미국의 기술과 중국의 시장 중 하나를 고르라는 식의 2지 선다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애초 제안했던 칩4의 형태 자체가 분명하지 않았던 만큼 정부는 다음 달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칩4의 방향, 성격 등을 구체화해 미 측에 다시 제안할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개방 체제에 의존하는 국가이기에 특정 배타성을 가진 협의체에 들어간다는 건 사실상 어려울 것 같다”며 “가능한 한 해외시장 진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다음 달로 가입 여부에 대한 답변 시한을 설정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답변 시한이) 한 달밖에 안 남았다고 하는 것도 특별히 긍정 시인을 하기 어렵다”며 “우리가 필요하면 우리의 생각에 따라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내용을 만들어 협력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 中에 칩4 이해 구하는 노력 병행중국은 연일 칩4 참여와 관련해 우리에게 묵직한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업계에서도 칩4 참여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중국(홍콩 포함)이 국내 반도체 수출의 6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중국에 오해하지 않도록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수교 30주년인 다음 달 24일을 전후해 중국 방문을 계획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도 이와 관련해 우리 측 입장을 설명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아직 칩4 참여 여부를 결정하진 않았지만 미 측이 우리 입장을 어느 정도 수용한다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이 향후 중국 견제 의미를 칩4에 분명하게 담는다면 고심이 깊어질 수 있다. 이에 26일 방한하는 빅토리아 뉼런드 미국 국무부 정무 담당 차관에게 칩4 관련 우리 입장을 전달하는 등 수시로 미 측과 의견 조율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칩(Chip)4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동맹. 한국과 대만, 일본에 제안했으며 우리 정부에 8월 말까지 참여 여부를 알려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짐. 미국의 설계 기술과 장비를 바탕으로 한국과 대만의 생산 시설, 일본의 소재를 결합해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추정.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북한이 2019년 11월 탈북 어민들이 판문점에서 강제북송되던 영상을 촬영해 2020년 봄부터 1년여간 집체교육(集體敎育)에 사용했다는 증언들이 나왔다. 그동안 강제송환이 북한 주민의 탈북을 막는 심리적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은 나왔으나 실제 교육자료로 활용했다는 증언은 처음이다. 24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집체교육을 실시했던 교육관과 복수의 탈북민들은 2020년 봄부터 지난해 봄까지 이 영상이 북한 내부는 물론이고 중국 선양과 단둥 총영사관 등 동북3성 내 북한 식당 및 공장 근로자들에게도 공개됐다고 전했다. 해당 교육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탈북민들은 통일부가 18일 공개한 북송 영상을 본 후 교육 영상 속 현장과 동일하다며 당시 많은 중국 내 북한 노동자들이 탈북을 포기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교육을 받았다는 탈북민은 “해당 교육은 평양 지휘부 지시에 따른 것으로, 영상은 어민 2명이 판문점 T1(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을 통해 북측에 인계되던 순간을 북측 경비초소 2층에서 내려다보는 방향으로 찍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북송 장면을 보여주면서 교육관들은 “한국에 가면 이렇게 (북한으로) 돌려보내기로 다 약속이 돼 있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과거에는 말로만 ‘가면 안 된다’면서 미리 제작한 탈북 방지 영상들로 교육을 받았는데 판문점 실제 북송 영상은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9년(1047명)까지 매년 1000명대를 유지하던 국내 입국 탈북자 수는 2020년 229명, 2021년에는 63명으로 급감했다. 판문점 어민 강제북송 영상을 공개한 교육에서 함께 진행된 ‘강연 및 정치사업자료’도 공개됐다. 동아일보가 24일 입수한 2020년 3월 국가보위성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을 틈타 방역 과정에서 담배와 금품을 가로챈 군인 등의 비위 사실을 알리며 북한이 내부단속을 강화한 정황을 드러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일본 정부가 22일 발간한 방위백서에서 독도가 자신들의 영토라는 억지 주장을 반복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8∼20일 일본을 방문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위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를 막겠다고 손을 내민 지 이틀 만이다. 일본이 방위백서에서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건 2005년 이후 18년째이지만 한국 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려는 시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방위백서에서 북한,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의 위협을 근거로 방위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발언도 소개했다.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상 선제 타격 능력을 뜻하는 적 기지 공격 능력을 일본이 방위백서에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판 방위백서를 이날 각의(국무회의)에서 채택했다. 일본 방위성은 백서의 ‘우리나라(일본) 주변의 안전보장 환경’ 항목에서 “우리나라(일본)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쿠릴열도 4개 섬의 일본식 표현)와 다케시마(일본이 독도를 가리키는 명칭)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채로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방위성은 같은 항목에 첨부한 일본 및 주변 지역 지도의 독도 위치에 “다케시마 영토 문제”라고 표시했다. 외교부는 이날 즉각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고 “일본 정부가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 국장대리(심의관)는 이날 외교부 청사로 하야시 마코토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대리(정무공사)를 초치했다. 국방부도 주한 일본대사관 국방무관인 나카시마 다카오 대령을 초치해 항의했다. 日 방위백서 ‘반격능력’ 첫 명시… 선제타격 사실상 공식화 日 ‘독도 영유권’ 또 억지 일본 방위성은 22일 공개한 올해 방위백서에서 중국, 러시아 군용기가 2019∼2022년 독도 인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했다가 이탈한 데 대해 “우리나라(일본) 주변의 중-러 공동활동은 우리나라에 대한 시위를 의도한 것”이라며 자신들의 영공·영토를 노린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와 관련한 내용의 지도에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명기했다.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에서 “일본 정부는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반복하는 것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자각해야 할 것”이라며 향후 독도에 대한 도발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18∼20일 일본을 방문한 뒤 “한일관계 변화의 신호탄”이라고 자평했었다. 다만 일본 방위성은 올해 한일 안보협력과 관련해 “한일 양국을 둘러싼 안전보장 환경의 엄중함과 복잡함이 더해가는 가운데 한일 협력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대목을 새로 추가했다. 또 지난해 4월과 올해 3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일 합동참모의장 회의를 소개하며 “지역 평화 안정을 위협하는 과제 대응, 안보협력 확대 등을 통해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7월 호주에서 있었던 한국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 5개국 해군 공동훈련을 언급하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회를 활용해 한미일 3개국 안보협력 강화를 하겠다”고도 기술했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은 당초 박 장관의 방일 시점에 방위백서를 발표하려다가 이를 미루고 한국 측에 발표 시점을 미리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방위백서에 사실상 선제 타격 능력을 뜻하는 ‘반격 능력’을 처음 명시하면서 북한,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 위협을 근거로 자국 방위력 증강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특히 대만과 관련해 “중국은 대만에 대해 무력 행사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계속 보이고 있다”며 “대만 침공이라는 군사적 선택지를 발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정부가 10년 이상 단절됐던 일본과의 정상 셔틀외교를 복원한다는 목표를 갖고 한일 간 현안 해법을 조속한 시일 내에 찾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외교부 업무보고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경제외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이 반발하는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이 오해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외교를 하라”고 주문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최근 일본 방문 성과를 보고하면서 다음 달 중 강제징용 배상문제와 관련해 진전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배상 문제 해결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는 민관협의회 회의만 무한정 열 순 없다”면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다음 달 24일이 한중 수교 30주년인 만큼 이를 전후로 박 장관의 방중(訪中) 시기, 장소 등을 두고 중국 측과 조율 중이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사태 등으로 사실상 중단됐던 한중 외교국방 전략대화도 다시 추진 중이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한국이 미국 국무부가 매년 발표하는 ‘인신매매 보고서’의 인신매매 근절평가에서 20년 만에 1등급에서 2등급으로 떨어졌다. 2등급은 ‘인신매매 방지와 관련한 모든 기준을 충족하진 못하지만 지속적인 노력은 하는 나라’에 해당한다. 이번 보고서가 평가한 기간은 전임 문재인 정부 후반기인 2020년 4월∼2021년 3월이다. 미 국무부는 19일(현지 시간) 보고서에서 “2020년과 비교해 인신매매와 관련한 기소가 줄었고, 외국인 인신매매와 관련해 정부 차원의 장기적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의 평가를 한 단계 낮춘 이유를 설명했다. 또 한국 정부가 외국인 강제노동을 이용한 한국 어선의 어업 활동과 관련해 해당 강제노동을 규명하지 않고 있다는 점, 인신매매와 관련한 중대 범죄자가 1년 미만의 가벼운 형을 선고받거나 기소유예, 벌금형 처분을 받는 등 솜방망이 처분을 받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한국은 2001년 처음 보고서 발표 때 3등급을 받은 뒤 이듬해부터 2021년 보고서까지 줄곧 1등급을 유지해 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평가가 공개된 직후 아쉽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더 적극적으로 인신매매 예방 및 근절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번 평가에서 20년째 ‘최악의 인신매매국’으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한미 정부가 필요시 외화유동성 공급장치를 실행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이뤘다. 최근 불안정해진 국내 외환시장을 진정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사진)을 만나 “양국 정상 간 합의 취지에 따라 경제안보 동맹 강화 측면에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다양한 방식의 실질적 협력 방안을 양국 당국 간 깊이 있게 논의해 달라”며 “양국의 상대적 통화가치가 안정될 수 있도록 미국도 협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뒤이어 열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옐런 장관 간 회의에서도 외환시장 안정 방안이 논의됐다. 추 부총리는 회의 후 ‘통화스와프가 논의됐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외환시장에 관해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고 외환 이슈에 대해 선제적으로 적절히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양국이 필요하면 유동성 공급장치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실행할 여력이 있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추후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추 부총리는 러시아 원유 가격상한제 동참에 대한 미국의 요청에 대해선 “동참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가치를 공유하는 우방 국가들이 생산을 분담)을 내세우며 한미 간 공급망 구축 강화를 위한 긴밀한 협조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 내 차세대 배터리 소재 시설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과 같은 독재국가들이 특정 제품과 물질에 대해 지배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을 막고자 한다”면서 “공급망에서 특정 세력 및 국가에 지배적 권한이 넘어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공급망으로 인한 물가 인상으로 타격받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한국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한 것. 미국은 우리 정부에 한국 일본 대만에 제안한 반도체 동맹인 이른바 ‘칩(Chip)4’에 참여할 것도 촉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경제안보 분야에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하며 반도체 등 분야에서 중국을 뺀 공급망 재편에 나선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힘을 실어줬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방한 첫 일정에서 “중국과 같은 독단적 국가가 불공정한 질서를 통해 각국 안보 위협이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한미 간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동맹 협력을 주문했다. 옐런 장관은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전기차 배터리 소재와 관련 부품시설들을 견학한 뒤 연설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옐런 장관은 “한국은 핵심부품 공급망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도체와 배터리가 바로 그렇다”며 한국의 기여를 높이 평가했다. 이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하며 “미국 혼자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한국과 같은 책임감 있는 동맹들과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옐런 장관은 연설에서 특히 중국을 겨냥해 강경한 ‘작심발언’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중국은 그동안 양자든 다자든 글로벌 시스템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입었다”고 한 뒤 “중국과 같은 독단적 국가가 특정 국가가 특정 물품을 지배하는 지위를 막도록 해야 한다”며 한미간 협력을 강조했다. 한미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지역에 대한 인식을 함께하는 만큼 “공급망에서 특정 세력과 특정국가에 지배적인 권한이 넘어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도 했다. 연설에 앞서 옐런 장관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함께 LG사이언스 파크 내 전기차 배터리 소재와 부품들을 찬찬히 들러봤다. 그러면서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하면 얼마나 더 쓸 수 있느냐” “전기차 배터리는 한 번 충전하면 몇 마일까지 갈 수 있느냐”는 등 관심을 드러냈다. 다만 이동 중 방한기간 내 한국과 논의할 의제들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옐런 장관은 “한국과 어떠한 추가대북제재를 논의할 계획이냐”는 동아일보 기자 질문에 잠시 쳐다본 후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어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묵묵부답을 이어갔다. 옐런 장관은 이날 LG사이어스파크 방문을 시작으로 한국 내 여성기업인들과의 만남,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들과 면담을 갖고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한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19일 방한 첫 일정으로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전기차 배터리 시설을 견학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25분경 도착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인사를 나누며 기념촬영을 마친 뒤 25분 간 LG사이언스파크 내 지속가능한 사회 갤러리를 둘러봤다. 배터리가 모여 셀이 되고 셀이 모여 모듈, 다시 팩이 되는 과정들이 전시돼 있는 갤러리에서 옐런 장관은 배터리 밸류 체인에 대한 안내원의 설명을 주의 깊게 들었다. 이어 “전기차 배터리 한 번 충전하면 몇 마일이나 가느냐” “배터리를 재활용(reuse)하면 얼마나 더 사용할 수 있나”고 신 부회장에게 물어보는 등 다양한 관심을 표명했다. 옐런 장관은 “대북 추가제재에 대해 한국과 어떤 논의를 할 예정이냐”는 동아일보 기자의 질문에는 잠시 눈길을 줬지만 별도로 대답하진 않았다. 이어 이번 방한에서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한 논의를 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후 7층으로 이동한 옐런 장과은 배터리 소재와 분리망 등에 대한 시설들을 참관한 뒤 신 부회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미 재무부는 장관의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과 같은 강력한 국제 동맹과의 더 탄력적인 공급망 구축 중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한미가 신뢰할 수 있는 국가와 공급망을 구축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에 나설 것을 주문할 계획이다. 앞서 한국으로 향하는 군용기 안에서 옐런 장관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희토류와 태양광 패널 등 핵심 제품을 중국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믿을 수 있는 동맹과의 교역 관계 및 공급망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옐런 장관은 “회복력 있는 공급망은 공급처를 다양화하며, 지정학적 라이벌이 우리를 조종하고 우리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을 최대한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한일 외교장관이 18일 도쿄에서 열린 회담에서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확정 판결에 따른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 문제를 조기에 막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위한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를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외교부는 이날 양국 외교장관 회담 뒤 “박진 장관이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에게 강제징용 판결 관련 현금화가 이뤄지기 전에 바람직한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며 “양국이 이 문제의 조기 해결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르면 8, 9월로 예상되는 일본 기업들에 대한 대법원의 현금화 확정 판결 전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데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회담 뒤 브리핑에서 “한일이 현금화가 되면 안 된다는 데 대한 엄중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 당국자도 회담 뒤 “현금화 문제에 대해 빠른 시일 안에 해결하겠다고 박 장관이 말했다”며 “그 말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한일 고위급 회담에서 한국 측이 일본에 현금화 이전에 해결책을 내놓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장관은 하야시 장관에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정상화 의지를 밝히면서 일본 측에 “한국에 대한 부당한 수출 규제를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 ‘징용 해결’ 고리로 한일관계 개선 모색… 피해자 설득 관건 한일 외교, 징용문제 조기해결 공감… 8월~9월 日기업 자산 현금화 예상‘기금 모아 先배상’ 일부 피해자 반발… 韓, 지소미아 정상화 의지 밝히며日에 수출규제 즉시 철회 요구… 日외상은 특별한 반응 안보여 한국과 일본이 18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에 따른 일본 기업의 자산 현금화 문제부터 막아야 한다는 데 사실상 합의한 것은 이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한일 관계 개선을 이뤄낼 수 없다는 데 양국이 인식을 같이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2018년 10월과 11월에 각각 신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내렸지만 일본 기업들은 배상 책임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의 경우 법원의 한국 내 자산 매각 명령에 불복해 4월 대법원에 항고했다. 이르면 8월 말∼9월경 항고가 기각돼 현금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현금화가 한일 관계의 레드라인(금지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현금화 막기까지는 난항 예상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한일 외교장관 회담 뒤 “박진 장관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상에게 현금화가 이뤄지기 전에 바람직한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몇 차례 강조했다”며 “현금화가 돼선 안 된다는 인식을 한일 간에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장관 레벨에서 한국이 일본에서 이 문제를 협의했다는 건 우리 정부가 현금화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면서 속도감과 긴장감을 갖고 협의해 나간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8, 9월로 예상되는 현금화 시점이 임박한 만큼 빨리 해결책을 찾겠다는 것이다.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을 맞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 정부가 먼저 손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하야시 외상에게 정부와 강제동원 피해자 간 협의체인 민관협의회 논의 상황도 설명했다. 다만 현금화를 막기 위해서는 강제동원 피해자 설득이 필요하다. 현금화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거론되는 대위변제 방안에 대해 일부 피해자들이 반발하고 있고, 일본 기업의 대위변제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한일 정부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대위변제는 한국이나 일본 기업, 양국 시민이 참여해 조성한 기금으로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방식이다. 14일 열린 민관협의회 2차 회의에서 피해자 측은 피해 배상 방안으로 정부가 판결을 이행하고 이후 일본 기업이 배상하는 형식의 대위변제안이 채택될 경우 “일본 피고 기업의 기금 조성 참여와 사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쓰비시중공업에 의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2차 회의 직후 민관협의회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금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9월까지 불과 2개월가량 남았고 피해자 단체를 비롯한 국내 여론을 설득하는 작업이 쉽지 않아 실제 현금화를 막을 방안을 찾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韓 수출 규제 철회 요구에 日 반응 안 보여박 장관은 하야시 외상에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의지를 밝히면서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를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당국자는 “수출 규제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이런 부당한 조치를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현금화 문제 해결책을 찾겠다고 손을 내민 대신 지소미아 정상화와 수출 규제 철회를 일본이 이행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하야시 외상은 수출 규제 철회 요구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부가 이날 내놓은 보도자료에도 지소미아 및 수출 규제에 대한 내용은 들어가 있지 않아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2019년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었던 정의용 전 실장이 “우리 국내법은 비(非)정치적 중대범죄자를 추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당시 북송 결정이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즉각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탈북 어민을 엽기적인 살인마라고 규정한 건 심각한 문제”라고 반박했다. 정 전 실장은 17일 ‘흉악범 추방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북송된 두 명의 북한 어민에 대해 “희대의 엽기적인 살인마들”이라며 “애당초 귀순할 의사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살인 등 비정치적 중범죄를 저지른 북한 주민이 재외 공관에서 귀순 의사를 밝히더라도 국내 이송 절차를 취하지 않을 수 있도록 법은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여당의 특별검사 및 국정조사 주장에 대해 “법과 절차에 따라 국민 보호를 위해 최선의 결정을 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거리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가 기존의 판단을 어떤 이유로 번복했는지도 함께 밝혀져야 할 것”이라며 ‘맞불’을 놨다. 이에 대해 최영범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탈북 어민들의 자필 귀순의향서를 들어 “귀순 의사가 없었다는 것은 궤변”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 사안의 본질은 대한민국이 받아들여서 우리 법대로 처리해야 마땅할 탈북 어민을 북측이 원하는 대로 사지로 돌려보낸 것”이라며 “야당과 지난 정부의 관련자들이 해야 될 일은 정치 공세가 아니라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해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용 “귀순 진정성 없었다” 대통령실 “자필의향서 받아놓고 궤변” 鄭 ‘흉악범 추방사건 입장문’ 발표 “정권 바뀌었다고 뒤집어질 순 없어”崔, 尹정부 출범뒤 첫 마이크 앞에 “정치공세 말고 조사 성실 협조해야”통일부 “북송때 직원 휴대전화 촬영, 국회 제출할수 있는지 법적 검토중” 2019년 11월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을 두고 윤석열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전면전에 들어갔다. 17일 각각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최영범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나서며 강 대 강 충돌하는 국면으로 전환된 것이다. 그간은 전(前) 정부의 북송 결정을 둘러싼 여야 공방과 외교안보 부처들의 문제 제기가 주를 이뤘다. 정 전 실장이 먼저 “새로운 사실도 없이 현 정부가 기존 판단을 번복했다”며 목소리를 높이자 그간 전면에 나서지 않던 대통령실이 “전 정부 관련자들이 해야 될 일은 정치 공세가 아니라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해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맞서며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귀순 진정성 없었다” vs “자필로 받아놓고” 전·현 정부는 탈북 어민 2명의 귀순 의사와 조사 과정에서부터 충돌했다. 정 전 실장은 이날 3300여 자 분량의 ‘흉악범 추방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탈북 어민들에 대해 ‘살인 등 비정치적 범죄를 저지른’ 흉악범이라는 점을 거듭 내세워 귀순 의사의 진정성이 없었고, 국민 보호 차원에서 북송 결정 명분이 충분했다고 강조했다. 정 전 실장은 입장문에 탈북 어민들이 귀순 의사를 밝힌 과정을 상세히 공개했다. 특히 “이들이 나포된 후 동해항까지 오는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며 “귀순 의사 표명 시점이나 방식 등에 비춰 진정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최 수석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마이크 앞에 서 “귀순 의사가 없었다는 것도 궤변이다. 이 사람들이 자필로 쓴 귀순의향서는 무시했다는 말이냐”고 반박했다. 이에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탈북 어민이 한국 군대를 만나니까) 이틀을 도망 다녔다”며 재반박하기도 했다. ○ “北 요청받은 사실 없어” vs “탈북 사실 사전 파악”북한이 어민의 송환을 먼저 요청했는지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최근 청와대가 국가정보원보다 어민들의 탈북 사실을 먼저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정 전 실장은 “북한으로부터 먼저 이 흉악범들을 송환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사실도 없었다”면서 “다만 추방할 경우 상대국의 인수 의사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북측에 의사를 먼저 타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청와대는 특수정보(SI)에만 의존해 우리 측으로 넘어오기도 전에 흉악범 프레임을 씌워 해당 어민의 북송을 미리 결정했다”고 반박했다. 북한이 청와대에 어민들의 탈북 사실을 미리 알렸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 “추방 근거 규정 있어” vs “국내법, 국제법 무시”북송의 정당성 여부를 가름할 탈북민의 법적 지위를 놓고도 엇갈린 주장을 했다. 정 전 실장은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으로 규정된 북한 주민을 ‘난민’이나 ‘외국인’으로 확장해 강제추방의 근거를 제시했다. 살인 등 중대범죄자들이 재외공관에서 귀순 의사를 밝히더라도 국내 이송 절차를 취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국내법이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 주민을 외국인의 지위에 준해 개별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한 판시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전 정부는 귀순한 탈북자도 헌법상 우리 국민으로 간주하는 국내법과 고문방지협약에 따른 강제 송환 금지 원칙 등 국제법을 무시했다”고 반박했다. 북한이탈주민법 소관부처인 통일부, 국내법 이행을 관장하는 법무부, 재외공관에서의 탈북민 이송을 담당하는 외교부도 귀순 의사를 밝힌 탈북민을 송환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부는 “북한 주민은 헌법상 대한민국 국적 보유자로 판시하고 있어 탈북민은 난민법이나 출입국관리법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탈북 어민 강제 북송 현장 사진 10장을 공개했던 통일부는 이날 현장 영상의 존재를 알렸다. 통일부는 “현장에 있던 직원이 개인적으로 휴대전화로 촬영했음을 확인했다. 국회 등에 제출할 수 있는지 법률적 검토 중”이라며 공개 가능성을 시사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