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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7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방위비를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에서 2%까지 끌어올린다는 내용을 담은 ‘경제재정운영 및 개혁 기본방침’을 채택했다. 집권 자민당에서 논의돼 온 방위비 증액이 일본 정부의 공식 정책으로 명기된 것이다. 일본 방위비가 GDP의 2%까지 늘어나면 올해 5조4005억 엔(약 52조 원)인 방위비가 2027년에 10조 엔을 넘어 1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세계 국방비 지출 9위인 일본이 2027년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군사강국이 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일본은 북핵 위협, 중국의 군사력 증강 등을 방위비 증액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면서 동아시아 방위 부담을 덜고 싶어 하는 미국은 일본의 방위비 증액을 지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군비 증강 경쟁에 뛰어들면서 동아시아의 긴장이 격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시다, 아베에 밀려 방위비 증강 시기 적시일본 정부는 이날 채택한 경제 기본지침에 방위비 증액에 대해 ‘5년 이내에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한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맹국은 방위비를 GDP의 2% 이상으로 한다’는 내용을 예시로 명기했다. 사실상 5년 내 방위비를 2%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정부 정책으로 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논의 과정에서는 온건파로 분류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측과 아베 신조 전 총리를 필두로 한 강경 매파가 충돌했다. 당초 일본 정부가 논의한 초안에는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한다’로만 기술하고 시기, 규모 등은 언급하지 않은 채 나토의 2% 수준만 각주로 작게 소개했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 등 강경파가 보다 강한 내용을 주문하면서 목표 시기가 명기됐고 ‘2% 방침’이 각주에서 본문으로 올라왔다. 예산 편성을 놓고는 입장 차이가 더욱 극명했다. ‘2021년도 방침에 근거한다’고 규정한 내년도 예산 편성 방침과 2025년까지 재정건전화를 견지한다는 목표에 대해 아베 전 총리와 강경파가 반발했다. ‘지출 개혁 노력을 계속한다’는 2021년도 방침과 재정건전화 목표를 강조할 경우 방위비 증강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게 아베 전 총리 등의 입장이었다. 기시다 총리는 ‘정책 선택지를 좁혀선 안 된다’는 문구를 넣어 방위 예산 확대 가능성을 언급한 대신 ‘2021년도 방침 근거’ 표현은 삭제하지 않았다. ‘2025년도 재정수지 흑자 목표를 견지한다’는 원안 표현은 ‘재정건전화 깃발을 내리지 않는다’로 바뀌었다. 아사히신문은 “회의 중 까불지 말라는 고함과 호통이 이어졌다. 멱살잡이가 벌어지지 않을까 싶었다”는 자민당 초선 의원의 발언을 전하며 “7월 참의원 선거 이후를 노린 당내 주도권 다툼”이라고 분석했다. ○ “日 군사대국 야심에 긴장고조” 우려자민당은 방위비 증액에 대해 중국의 대만해협 위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 미사일 발사 등을 들며 “힘이 부족하면 언제든 위험에 직면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면서도 군사 및 재정 부담을 덜고 싶은 미국은 일본의 방위력 강화가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져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쟁 포기를 규정한 평화헌법을 채택한 일본이 군사대국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데 대한 우려가 크다. 한국 외교부는 “일본의 방위안보 정책은 평화헌법 정신을 견지하면서 지역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일본이 방위비를 늘려 자위대가 실질적으로 군과 비슷한 형태로 갈 가능성이 있다. 평화헌법을 넘어서 주변국에 우려를 끼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일본 정부가 전국 대부분 초·중학교 학생들에게 태블릿PC를 무상 지급하면서 이른바 ‘태블릿 이지메’로 불리는 ‘온라인 왕따’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일선 학교는 부모에게 스마트기기 사용을 지도해 달라며 요청하고 있지만 아이들의 스마트기기 사용 능력이 부모 교사를 훌쩍 뛰어넘는 경우가 많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노골화하는 태블릿 이지메6일 요미우리신문이 도쿄를 비롯한 전국 지방자치단체 109곳을 조사한 결과 초·중학교에 1인당 1대씩 배포된 학습용 태블릿PC로 벌어진 온라인 왕따 사건은 최소 47건이었다. 다른 학생의 아이디 비밀번호를 멋대로 도용한 사례도 36건에 달했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개인용 스마트폰, PC 등을 활용한 왕따, 놀림 사례는 2014년 7898건에서 2020년 1만8870건으로 6년 새 2.5배 가까이로 늘었다. 태블릿PC 등 보급 확대에 따른 부작용 사례는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도쿄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친구의 비밀번호를 알아내 몰래 접속한 학생이 수업용 워크시트에 대변 그림을 그렸다. 오사카의 한 중학교에서는 같은 반 학생 3명이 담임선생님이 볼 수 없도록 문서 공유 프로그램을 설정한 뒤 다른 학생들에 대한 욕설을 썼다. 온라인 수업을 하는 도중 프로그램 안에서 같은 반 급우를 강제로 쫓아내거나 온라인 메시지로 ‘바보’ ‘죽어라’ 같은 폭언을 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간사이 지역 교육위원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욕설이 적힌 종이를 증거로 혼내면 됐지만 태블릿PC 폭언은 흔적도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0년에는 도쿄의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이 학습용 태블릿PC로 다른 학생 4명에게서 지속적으로 폭언 메시지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여학생 부모는 지난해 9월 기자회견에서 “학교와 시 교육위원회가 충분한 설명도 없이 불성실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문부과학성에 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급증하는 ‘스마트폰 왕따’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역시 수업시간에 스마트폰 사용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통제 방식을 썼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학생 1인에게 태블릿PC 1대를 빠르게 보급했고 단계적으로 교과서도 태블릿PC 등으로 대체하는 상황이어서 스마트 기기 사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온라인 왕따·놀림’이 확산되면서 일본 학교들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도쿄 신주쿠구 한 초등학교는 올 4월 신학기를 맞아 모든 학생에게 태블릿PC를 나눠주면서 ‘보안을 위해 반드시 학생이 아닌 부모 지문(指紋)을 등록해 달라’는 가정통신문을 전달했다. 이 학교는 “최근 다른 학교에서 태블릿PC를 통한 불상사가 발생한 데다 일부 학생은 온라인에서 문제되는 행동을 한다”며 가정에서 사용할 때는 부모가 직접 통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도쿄 시나가와구에서는 경찰이 관내 초등학교를 방문해 모든 학생과 희망하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올바른 스마트기기 사용법, 온라인에서 하면 안 되는 행위 등을 강의했다. 시나가와경찰서 관계자는 “학부모 대부분은 스마트기기가 없던 때 학창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스마트폰 같은 기기를 어떻게 올바로 쓰는지 배워본 적이 없다. 가정교육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2020년 소행성에서 채취한 모래 샘플(사진)에서 단백질 기본 구성단위 아미노산이 20종류 이상 발견된 것을 확인했다고 아사히신문이 6일 보도했다. 지구 생명체 기원이 우주에서 왔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지 주목된다. JAXA가 2014년 12월 발사한 탐사선 ‘하야부사 2호’는 3년 6개월의 여정 끝에 2018년 6월 소행성 ‘류구’에 착륙했다. 하야부사 2호는 성공적으로 모래 샘플을 채취한 뒤 귀환을 시작해 2020년 12월 지구 상공 200km에서 호주 사막에 샘플 캡슐을 낙하시켰다. JAXA는 지난해 6월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한 세계 각국 연구기관에 이 샘플을 나눠 주고 본격적인 분석에 들어갔다. JAXA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아미노산 중에는 체내 자체 생성이 불가능한 이소류신과 발린 등이 있었다. 특히 이 모래 샘플은 우주에서 채취한 뒤 지구 대기나 토양과 접촉 없이 바로 운반된 것이어서 단백질 우주 기원설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지구에 떨어진 운석에서 아미노산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지구 토양 및 공기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아미노산이 묻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올 1분기(1∼3월) 역대 최대인 약 6조 원 적자를 낸 한국전력공사가 세계 전력회사 중에서도 올해 들어 가장 큰 수익 감소를 보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모든 업종을 통틀어서도 수익 감소 폭이 세계 10위로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워스트(최악) 10’에 이름을 올렸다. 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세계 1만3600여 기업의 올 1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전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억 달러(약 6조2600억 원) 감소한 49억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닛케이는 “한국 정부 탈원전 정책과 전기요금 억제 정책으로 한전이 최대 수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독일 에너지회사 유니퍼(44억 달러 감소)가 그 뒤를 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전은 올 1분기 6조4766억 원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하면서 영업손실이 9조1623억 원에 달했다. 닛케이가 이날 공개한 수익 악화 기업 15곳 중 한국 기업은 한전이 유일했다. 올 들어 글로벌 주가 하락에 따른 투자 기업 손실을 크게 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362억 달러)을 비롯해 영국 석유회사 BP(―250억 달러), 스웨덴 인베스터(―178억 달러), 미국 아마존닷컴(―119억 달러) 등이 수익이 악화한 글로벌 주요 기업으로 꼽혔다. 수익이 개선된 기업으로는 유가 상승에 힘입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168억 달러 증가)와 브라질 페트로브라스(83억 달러)가 1,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28억 달러·15위)가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닛케이가 순위를 공개한 15위 이내에 들었다. 세계 1위인 메모리반도체 및 고급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선전이 수익 개선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매출 77조7800억 원, 영업이익 14조1200억 원을 거두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8.9%, 영업이익은 50.5% 늘었다. 다만 지속적으로 성장 중인 반도체에 비해 가전, TV, 보급형 스마트폰 등에서 예년보다 주춤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올 1분기(1~3월) 역대 최대인 약 8조 원 적자를 낸 한국전력공사가 세계 전력회사 중에서도 올해 들어 가장 큰 수익 감소를 보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모든 업종을 통틀어서도 수익 감소 폭이 세계 10위로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워스트(최악) 10’에 이름을 올렸다. 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세계 1만3600여개 기업의 올 1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전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억 달러(약 6조2600억 원) 감소한 49억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닛케이는 “한국 정부 탈원전 정책과 전기요금 억제 정책으로 한전이 최대 수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한전은 독일 에너지회사 유니퍼(44억 달러 감소)를 제치고 올 1분기 세계에서 순이익이 가장 많이 줄어든 전력회사가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전은 올 1분기 6조4766억 원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하면서 영업손실이 9조1623억 원에 달했다. 닛케이가 이날 공개한 수익 악화 기업 15곳 중 한국 기업은 한전이 유일했다. 올 들어 글로벌 주가 하락에 따른 투자 기업 손실을 크게 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362억 달러)을 비롯해 영국 석유회사 BP(-250억 달러) 스웨덴 인베스터(-178억 달러) 미국 아마존닷컴(-119억 달러) 등이 수익 악화 글로벌 상위 기업으로 꼽혔다. 수익이 개선된 기업으로는 유가 상승으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168억 달러 증가)와 브라질 페트로브라스(83억 달러)가 1,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28억 달러, 15위)가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공개 대상인 15위권에 들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29,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나토와 아시아 동맹국들 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정상회의에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들이 참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면 중국을 포위하려는 나토 회원국들에 동조해 어떤 메시지를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 한일 정상 간 대면 회담 성사 여부도 관심사다. 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통령실은 이달 초 마드리드에 동선 점검 등을 위한 사전 답사단을 이미 보냈다. 경호팀과 의전팀, 국민소통관실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사전 답사단은 현지에서 대통령 참석 시 머물 숙소 및 동선 등을 꼼꼼하게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면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이 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첫 해외 방문 자체가 상징성이 있는 만큼 (나토 정상회의가) 그 일정으로 적합한지, 참석이 국익에 부합하는지 등을 집중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방문 확정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내부적으론 참석하는 방향으로 방점을 찍고 대통령 일정 등을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정부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중국의 급속한 군사화에 대응하기 위한 신(新)전략 개념 문서 등을 채택하겠다고 이미 공언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중 갈등 격화 속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이어진 만큼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중-러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참석 시 이런 회원국들 메시지에 어떻게 호응할지 등을 꼼꼼하게 사전 점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4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방향으로 검토한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가 나토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일본 측에 타진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일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되면 2019년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회동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면 개별 국가 정상들과 자연스럽게 만날 순 있지 않겠는가”라고만 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270km가량 떨어진 후쿠시마현 후타바정(町).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폭발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와 마을 중심지가 불과 5km 떨어져 있다. 당시 방사성물질 유출에 따른 일본 정부의 피난 지시 후 마을 전체가 출입·숙박이 금지된 ‘귀환곤란구역’으로 지정됐다. 주민 전원이 피난을 갔고, 현재까지도 주민이 ‘0명’이다. 기자가 2일 방문한 마을 내 후타바미나미 초등학교는 11년 전 그날의 모습으로 멈춰 있었다. 지진으로 피난 지시가 내려진 2011년 3월 11일 수업 일정이 분필로 적힌 칠판과 대피한 아이들이 두고 간 가방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사고 전 재학생 196명이 다니던 꽤 큰 시골 초등학교였지만 이제는 잡초만 무성하다. 후쿠시마 1원전에서 3km 떨어진 후타바미나미 초등학교의 방사선량은 이날 시간당 0.171μSv(마이크로시버트). 피난 지시 해제 기준(시간당 3.8μSv)을 밑돌았다. 일본 원전 피해의 상징적 장소인 후타바정은 이르면 이달 중에 일본 정부의 피난 지시가 공식 해제된다. 마을 내 거주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제염(오염물질 제거)과 폐기물 처리로 성공적인 환경 재생이 이뤄졌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가 주민들에게 마을 복귀 신청을 받아본 결과 돌아오겠다는 주민은 전체 7000여 명 중 57명에 불과했다.마을 곳곳 방사성 폐기물… “아무 일 없었던 듯 돌아올 수 있나” 피난지시 해제로 거주 가능해져도 농사 어렵고 생활 기반시설 부족피난민 60% “돌아가고 싶지 않다”… 폐기물 저장시설 여의도 5배 면적언제 어떻게 처리할지 아직도 몰라 “11년 넘게 피난을 떠났던 곳입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하루아침에 돌아올 수는 없어요.” 기자가 2일 방문한 후쿠시마현 후타바정 중심지 후타바역 인근은 주민센터와 주택을 짓는 공사로 부산했다. 일본 정부는 2017년 후타바정의 10%를 부흥 거점지구로 지정해 정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곧 정부의 피난 지시가 해제되더라도 마을로 돌아오겠다는 주민은 많지 않다. 농업 위주였던 마을에서 농사가 어려워졌고, 생활 기반시설 정비도 아직 요원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실시한 피난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0%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답했고, 25%는 “판단이 안 선다”고 했다. 거점지구 외에 귀환곤란구역으로 남는 나머지 90%에 대한 제염 작업은 시작도 못했다. 마을은 역 주변을 조금만 벗어나면 사고 당시 처참했던 흔적들이 아직 남아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가옥과 상점 곳곳에는 떨어진 기왓장과 깨진 유리 파편, 무너진 간판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차로 20분쯤 이동해 원전 사고 현장 1.2km 지점에 도달했다. 당시 폭발로 철골만 앙상하게 남은 원자로 건물 옆에 파란 물탱크가 보였다. 그 안에 내년부터 태평양에 방류될 오염수가 담겨있다. 이 구역의 이날 방사선량은 시간당 1.52μSv(마이크로시버트). 한국 원자력안전위원회 기준에 따르면 방사선량이 시간당 1μSv를 초과하는 구역은 일반인이 접근할 경우 관리자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 취재를 주선한 일본 포린프레스센터 측은 방사선 노출을 우려해 “긴 옷을 입고 장갑을 껴 달라”고 했다. ‘귀환곤란구역’은 연간 방사선량 50mSv(밀리시버트) 이상인 고오염지역이어서 작업원 등 허가를 받은 사람만 정해진 시간 동안 제한적으로 출입할 수 있다. 후쿠시마현 내 귀환곤란구역 면적(337km²)은 서울 면적의 55% 규모다. 원전 인근 방사능 오염토와 폐기물을 보관하는 중간저장시설 곳곳에는 폐기물이 담긴 검은 자루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후쿠시마 원전 인근 폐기물 저장시설의 총면적은 서울 여의도 면적의 5배가 넘는다. 누노타 히로시 일본 환경성 후쿠시마재생추진실장은 “저장 후 30년 내인 2045년까지 폐기물을 후쿠시마현 밖에 최종 처분하도록 법으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 어디에, 어떻게 처리할지는 아직 계획이 없다. 일본 정부는 흙을 정화해 50cm 깊이로 묻으면 99% 이상의 방사선 차단이 가능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며 여러 실험을 하고 있지만, 모든 오염토를 이런 방식으로 처리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내년 오염수 해양 방출을 추진하기에 앞서 올해 안에 원자로 내 녹아내린 핵연료 제거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제거 기술을 완성하지 못했다. 후타바=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장에서 일본 극우파의 난입을 막던 일본인 활동가 2명에게 폭행 혐의로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일본 요코하마지방법원은 2018년 10월 16일 영화 ‘침묵’이 상영된 가나가와현 시민문화회관에서 극우단체 일본제일당 간부의 상영장 진입을 막으려다 폭행 및 상해 혐의로 기소된 일본인 2명에게 각각 10만 엔(약 100만원), 20만 엔(약 200만원) 벌금형을 3일 선고했다. ‘침묵’을 연출한 박수남 감독 등으로 꾸려진 ‘침묵 상영 실행위원회’(이하 실행위)는 상영 당시 극우단체 훼방을 우려해 일명 ‘카운터’로 불리는 자원 활동가들에게 안전 관리를 부탁했다. 일본 극우단체들은 ‘표현의 부자유전’ 등 일본군 위안부 등을 다루는 행사가 있을 때마다 확성기가 달린 선전차를 동원하거나 주최 측을 협박해 방해하곤 한다. 당시 일본인 활동가 2명의 제지를 받은 극우단체 간부는 계단 밑으로 떨어진 뒤 경찰에 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극우단체 간부는 “활동가들이 밀어서 넘어졌다”고 주장했지만 활동가들은 그가 스스로 발을 헛디뎌 넘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출동한 경찰은 몸싸움 과정에서 벌어진 단순 해프닝으로 판단했지만, 2년 뒤인 2020년에 돌연 검찰이 경찰에 보강 수사를 지시한 뒤 정식 기소했다. 극우단체 주장 외에는 별다른 물적 증거가 없었지만 법원은 이날 “활동가들에게 밀려서 넘어졌다”고 주장한 극우단체의 손을 들어줬다. ‘침묵’ 연출가인 재일동포 박 감독은 판결 후 “오늘 판결에는 일본의 정치 현실이 반영돼 있다. 마지막까지 싸우겠다”고 밝히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반도체 제조 분야 세계 수위를 다투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대만 TSMC 등이 여전히 일본 미국의 제조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장비업체 매출 상위 15개사 가운데 7개사가 일본 업체였다. 삼성전자에 주요 장비를 납품하는 도쿄일렉트론(3위)을 비롯해 어드반테스트(6위), 스크린홀딩스(7위), 고쿠사이일렉트릭(9위), 히타치하이테크(12위) 등이다. 매출 1위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를 비롯해 4위(램 리서치), 5위(KLA), 8위(테라다인)는 미국 기업이다. 일본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인 도쿄일렉트론은 반도체 웨이퍼에 감광액을 바르는 코터(coater)와 현상하는 디벨로퍼 장비 부문에서 세계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열처리 장비 시장 전체로 보면 도쿄일렉트론, 고쿠사이일렉트릭 2개사가 세계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한국에서는 카메라 업체로 더 잘 알려진 캐논과 니콘도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엑시머 레이저를 사용하는 노광(露光·exposure) 장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어드반테스트는 반도체 품질 테스터 분야 세계 1위다. 닛케이는 “반도체 회로에서 소자(素子)와 집적회로 칩을 세로로 쌓는 3차원화가 진행되면서 반도체 장치 제조업체가 강한 일본이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분야 제조 공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정밀성이 요구되면서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일본 업체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일본 정부는 자국 업체가 강점을 보이는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미국과의 연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쓰고 있다.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경제산업상은 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지난달 초 미국 뉴욕주 반도체 연구 클러스터 ‘올버니 나노테크 콤플렉스’를 방문해 IBM, 현지에 진출한 도쿄일렉트론 등을 둘러봤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든 일본에서 실외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정부는 권고하지만 젊은이를 중심으로 “마스크를 안 쓰는 것은 바지를 벗고 다니는 것 같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31일 “일본에서는 마스크가 마치 속옷 같은 필수품이 됐다”며 “‘얼굴팬티(顔パンツ·가오판쓰)’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가나가와현에 사는 여고 2학년생은 지난해 점심을 먹기 위해 마스크를 벗었다가 친구들에게서 “그런 얼굴이었어?”라는 농담을 들었다. 딱히 놀리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이 학생은 ‘맨얼굴을 드러내면 상대방이 실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외출할 때는 물론이고 방에서 화상수업을 들을 때조차 마스크를 벗지 않고 있다. 일본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삼나무가루 알레르기 등을 이유로 마스크 쓰는 사람이 적지 않아 ‘마스크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작다. 일본 여름은 한국보다 무더워 마스크를 쓰면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마스크를 벗는 분위기는 좀처럼 생겨나고 있지 않다. 여론조사기관 일본인포메이션이 10~60대 남녀 1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코로나19가 끝나도 마스크를 쓰겠다’는 응답이 54.5%였다. 신경정신과 의사 소리타 가쓰히코 씨는 “마스크 의존도가 높아지면 외모에 별 문제가 없는데도 스스로 얼굴이 추하다고 생각하는 신체이형장애가 생기거나 타인과 대화할 때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사교불안증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정부가 자국 동의를 얻지 않은 채 한국이 독도 주변 해양조사를 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강력히 항의했다고 30일 밝혔다. 한국 정부는 국제법 및 국내 법령에 따른 정당한 활동이라며 항의를 일축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의 독도 주변 해양조사에 대해 항의한 것은 2017년 5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 관계 개선 논의가 오가지만 한국의 고유한 영토인 독도를 분쟁 지역화하려는 일본 정부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 국립해양조사원 소속 조사선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 북방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와이어 같은 것을 바닷속에 투입하고 있는 것을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확인했다”고 말했다. 마쓰노 장관은 “한국이 일본 EEZ에서 벌인 해양조사에 대해 일본에 사전 동의를 신청하지 않았으므로 외교 경로를 통해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강력히 항의했다”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유엔해양법협약 등 국제법 및 관련 국내 법령에 따라 이뤄진 정당한 활동에 대한 일본 측의 문제 제기는 수용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정부가 한국의 독도 주변 해양조사에 강력히 항의한다고 30일 밝혔다. 한국 정부는 국제법 및 국내 법령에 따른 정당한 활동이라며 일본 측의 항의를 일축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 국립해양조사원 소속 조사선이 다케시마(독도를 부르는 일본식 명칭) 북방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와이어 같은 것을 바닷속에 투입하고 있는 것을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확인했다”고 말했다. 마쓰노 장관은 “한국이 일본 EEZ에서 해양조사에 대해 일본에 사전 동의를 신청하지 않았으므로 외교 경로를 통해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강력히 항의했다”며 “독도는 국제법상 명백하게 일본 고유의 영토로 한국의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본 외무성도 전날 한국 선박의 독도 주변 해양조사에 항의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의 독도 주변 해양조사에 대해 항의한 것은 2017년 5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이에 외교부 당국자는 “유엔해양법협약 등 국제법 및 관련 국내 법령에 따라 이뤄진 정당한 활동에 대한 일본 측의 문제 제기는 수용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한국 정부는 앞서 지난 17일 일본 언론이 한국 기업의 독도 남방 일본 EEZ 내 무허가 해양조사가 의심된다며 문제를 제기했을 때도 같은 입장으로 대응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1970년대 세계 곳곳에서 테러를 일으킨 일본 극좌 테러단체 ‘일본적군(日本赤軍)’ 최고 간부 시게노부 후사코(重信房子·76·사진)가 20년 형기를 마치고 28일 출소했다. ‘적군파 여제’ ‘마녀 테러리스트’로 불린 시게노부가 출소한 이날 교도소 앞에서는 그를 지지하는 사람과 항의하는 사람이 모여 서로 구호를 외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고 NHK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일본적군은 1960년대 무장투쟁 노선을 앞세워 과격한 학생운동을 벌인 일본 극렬 좌파 일부가 1971년 거점을 레바논으로 옮겨 결성했다. 이들은 1970년대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 습격, JAL 여객기 공중 납치 등을 벌였다. 1980년대 이후 인터폴과 일본 경찰의 추적으로 조직이 와해됐다. 조직을 이끌던 시게노부는 해외를 전전하다 2000년 11월 오사카에서 체포돼 20년형을 선고받았다. 아직 체포되지 않은 일본적군 간부 7명은 국제 지명수배 중이다. 수감 중 네 차례 암 수술을 받은 시게노부는 “살아서 나왔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50년 전 무고한 사람들을 인질로 삼는 등 모르는 사람들에게 피해 준 것을 사과한다”고 말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하늘 위 암살자’ ‘침묵의 암살자’ 등으로 불리는 미군의 최신 공격용 무인기(드론)가 일본에 처음 배치된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쿼드(Quad)’ 정상들이 24일 중국 해군 활동을 억제하겠다고 뜻을 모은 뒤 꺼내든 첫 조치다. 일본 교도통신은 7월부터 1년간 일본 서남쪽 가고시마현에 있는 해상자위대 가노야(鹿屋) 항공기지에 미군 무인기 ‘MQ9 리퍼’ 8대가 배치된다며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일본 서남 방면 경계 감시를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28일 보도했다. 미군 150∼200명도 기체 조작과 정비를 위해 주둔할 예정이다. 가노야 기지 맞은편에 있는 동중국해는 대만뿐 아니라 중국 일본이 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있어 미중 갈등의 화약고로 떠오른 곳이다. 미일은 무인기로 일본 규슈와 대만 간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을 감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폭 18m의 대형 드론인 ‘MQ9 리퍼’는 무장한 채 7500m 상공에서 14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하며 소리 없이 공격할 수 있다. 정보 수집이나 정찰뿐만 아니라 정밀 타격도 할 수 있어 세계 최강의 무인기로 꼽힌다. 2020년 1월 미군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암살할 때도 이 드론이 쓰였다. 정찰이나 정보 수집 임무만 수행하더라도 중국에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드론 배치는 24일 쿼드 정상들이 중국의 해군 활동을 억제하기 위한 해양 시스템 구축에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1990년대 일본에서 ‘전설의 특수부 검사’로 명성을 날린 구마자키 가쓰히코(熊崎勝彦) 전 도쿄지검 특수부장이 27일 심부전으로 별세했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보도했다. 향년 80세. 1942년 기후현에서 태어난 그는 메이지대 법학부를 졸업한 뒤 검사로 임관해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알렸다. 대형 권력비리 수사를 주로 하는 도쿄지검 특수부에서 부부장, 부장을 역임했다. 구마자키 전 부장은 1998년 대장성(현 재무성·금융청) 관료들이 퇴폐업소에서 은행 접대를 받은 ‘대장성 접대 스캔들’ 수사를 지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속옷을 입지 않은 여성 종업원이 변태적 방식으로 접대하는 도쿄 신주쿠 가부키쵸 음식점에서 전·현직 경제 관료들이 금융권의 은밀한 접대를 받은 사실이 도쿄지검 특수부의 수사로 드러나자 일본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사건에 책임을 지고 당시 대장상, 일본은행 총재가 사퇴한 것은 물론, 메이지 유신 때인 1869년 설립된 대장성이 132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2001년 해체돼 재무성과 금융청으로 분리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집권 자민당 가네마루 신 전 부총재가 5억 엔(약 50억 원)의 뇌물을 받은 ‘사가와 규빈 사건’(1992년)을 수사하며 자민당 부총재를 직접 체포하는 등 굵직한 사건 수사를 벌이면서 도쿄지검 특수부가 ‘거악과 싸우는 검찰’이라는 명성을 세우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거 한국 대검 중수부가 있을 때 곧잘 비교되던 도쿄지검 특수부의 이미지는 사실상 그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검 공안부장을 끝으로 퇴직한 뒤 2014년에는 일본 프로야구를 운영하는 일본야구기구(NPB) 커미셔너도 역임했다. 2020년에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검사장 및 총장 정년을 행정부 판단으로 최대 3년간 연장할 수 있는 검찰청법 개정을 추진하자 특수부 출신 38명과 법안 재검토 요구 의견서를 제출하며 반대 여론을 환기시키는 등 말년에도 ‘대쪽 검사’로 활약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윤석열 정부 첫 주일 한국대사가 유력한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26일 “북한이 10기 이상의 핵무기 양산 체제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원장은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도쿄에서 개최한 ‘아시아의 미래’ 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이같이 밝히며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주요국이 협조해 대북 제재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윤 전 원장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집중돼 북한 핵 및 미사일 문제가 상대적으로 소홀해지고 있어 위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유엔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했다. 윤 전 원장은 “현재 한일 관계는 최악의 상황”이라며 “좋았던 시기로 되돌리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한일 관계 악화의 핵심 문제로 지목하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 배상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다. 일본 기업의 자발적 협력이 있다면 크게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日, 내달 10일부터 외국인관광객 수용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다음 달 10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일본 입국을 허용한다고 이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이유로 외국인 관광객 입국을 금지한 지 2년 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다음 달 1일부터 일일 입국자 수 상한선을 1만 명에서 2만 명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다만 일본 정부는 당분간 여행사를 통한 단체관광(패키지투어)만 허용할 계획이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윤석열 정부 첫 주일 한국대사가 유력한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26일 “북한이 10발 이상의 핵무기 양산 체제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원장은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도쿄에서 개최한 ‘아시아의 미래’ 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이같이 밝히며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주요국이 협조해 대북 제재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윤 전 원장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 관심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집중돼 북한 핵 및 미사일 문제가 상대적으로 소홀해지고 있어 위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유엔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했다. 윤 전 원장은 “현재 한일 관계는 최악의 상황”이라며 “좋았던 시기로 되돌리는 것이 우리 사명”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한일 관계 악화의 핵심 문제로 지목하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 배상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다. 일본 기업의 자발적 협력이 있다면 크게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다음달 중순 일본을 방문해 하야시 요시마사 외상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앞서 박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하야시 외상과 10일 만나 강제동원 노동자 문제 등을 풀기 위해 속도감 있게 협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일본 외무성 측은 “빠른 시일 내에 협의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월드컵 베이비’라는 말을 듣고 자랐는데 그때 사진을 보니 감격스럽네요.” 2002 한일 월드컵 개최 20주년을 맞아 당시 명장면을 담은 사진을 전시하는 기념특별전이 26일 일본 도쿄 주일 한국문화원에서 열렸다. 2002년 3월생이라는 대학생 오리카사 히로 씨(20)는 “내가 태어난 해에 한일 양국이 이런 엄청난 교류를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신기한 듯 사진을 바라봤다. 한국인 유학생 이정윤 씨(20)는 “친구들이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케이팝 좋아한다고, 한국에 가고 싶다고 한다”며 “20년 전 사진을 보니 가깝고 친한 이웃 나라라는 게 실감 난다”고 말했다. 2002년 일본 국가대표팀 주장 ‘원조 마스크맨’ 미야모토 쓰네야스 일본축구협회 이사도 특별 손님으로 전시회를 찾았다. 당시 한국 국가대표 수비수 김태영 선수가 코뼈를 다쳐 썼던 특수 제작 마스크는 월드컵 개막 전 같은 부상을 당한 그가 먼저 썼다. 그는 “눈 깜짝할 새 20년이 지났다. 한국과 일본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양국 국민에게 큰 기쁨을 줬다”며 “올해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모두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란다”고 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96세의 와타나베 쓰네오(渡邊恒雄·사진) 요미우리신문 대표이사 겸 주필이 연임하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5일 밝혔다. 와타나베 대표는 보수적 색채 강화와 공격적 경영으로 요미우리신문을 세계 최대 발행부수(하루 703만 부) 신문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치부 기자 시절 자민당 부총재를 한국에 가게 해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의 만남을 기획했다. 1965년 한일 수교 협상 과정에서 나온 ‘김종필-오히라 메모’ 내용을 특종 보도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2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이 열린 도쿄 아사카가 영빈관에서 일본 기자들은 대규모 미국 수행단과 경호차량들을 보며 “대단하다”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한 일본 기자는 “외무성에 출입하며 영빈관 취재를 여러 번 했지만 오늘처럼 북적인 건 드물었다”며 “미일 정상회담은 다른 행사와 확실히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과 달리 해외 언론사는 바이든 대통령 방일 이틀 전인 20일 외무성에 취재 신청서를 내야 했다. 본보를 비롯해 AP AFP 그리고 중국 매체들이 취재 허가를 받았다. 취재 24시간 전 발급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음성’ 증명서 제출로 취재 신청 절차는 마무리됐다.○ 손님맞이 영빈관, 삼각형 레드카펫 외무성 안내에 따라 미일 정상회담 취재 기자들은 23일 오전 10시 아카사카 영빈관 동문에 집합했다. 아카사카 영빈관은 1909년 일본 왕세자가 살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서양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네오바로크 양식으로 지었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인 1948년 국유재산으로 환수돼 국회도서관, 법무성 일부, 1964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청사 등으로 쓰이다가 1968년 리모델링을 하고 외국 귀빈을 맞이하는 영빈관으로 탈바꿈했다. 취재 신청 여부 및 신분증 확인을 마치자 모든 절차를 마쳤다는 의미로 상의에 분홍색 리본을 달았다. 영빈관 앞 광장에 들어서자 양국 정상을 맞이하기 위해 하얀 제복을 입은 일본 자위대 의장대가 긴장한 모습으로 도열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광장 중앙에는 레드카펫이 커다란 삼각형 모양으로 깔렸다. 광장 한쪽에는 카메라 기자들이 의장대 사열 촬영 준비에 부산했다. 기자들이 영빈관에 들어오고 약 10분 뒤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모습을 드러내 자위대 의장대를 사열했다. 기자들은 영빈관 복도 유리창 너머로 이 장면을 지켜봤다. 이날만큼 규모가 크고 화려하게 정상을 맞이하는 일이 흔하지 않다 보니 일본 취재기자들도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사진을 찍었다. 일부 기자는 의장대가 연주하는 환영 음악 멜로디를 따라 흥얼거렸다.○ “땡큐” 외치며 영빈관 퇴장 요청 10분이 안 되는 의장대 사열을 마치고 미일 정상이 입장하자 본격적인 취재 경쟁이 시작됐다. 유럽 르네상스풍 서양화가 그려진 천장 등 영빈관 내부는 화려했지만 113년 된 건물이어서 그런지 복도가 좁아 양국 수행단 취재진이 뒤엉켜 제대로 이동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 북새통에 미국 기자 몇몇은 영빈관 곳곳을 스마트폰으로 찍었다. 두 정상만의 일 대 일 대화가 끝나고 오전 11시 반경 시작된 소인수 회담은 취재진에 공개됐다. 양국 정상이 테이블 위 화분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앉아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모두발언이 끝나자 양국 실무 수행원들이 “생큐” “아리가토(고맙다)”를 연발하며 기자들에게 나가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한 마디라도 더 듣고, 한 컷이라도 더 찍으려는 기자들에게 손을 휘저으며 취재를 마쳐달라고 했다. 밖에서 기다리다 오후 1시 반경 다시 영빈관으로 복귀했다. 모두발언 때보다 수십 명 많은 기자들이 기자회견장에 몰렸다. 약 100석이 마련된 기자회견장은 정확히 절반씩 나뉘어 오른쪽은 일본 측, 왼쪽은 미국 측 기자들이 앉았다. 외무성 취재 허가를 받은 동아일보는 일본 측 자리에 앉았다.○ 바이든 “예스” 발언에 기자들 웅성웅성 취재진 휴대전화 전파가 차단된 뒤 미일 정상이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왔다.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우려를 표하고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 의향을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복귀하길 기대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TPP 복귀에 대해 가타부타 말하지 않은 채 굳건한 미일동맹을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일본 기자들은 기시다 총리에게 중국에 대한 우려, IPEF 참여 방침 등을 질문했다. 미국 기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만 유사시 미국의 군사적 개입 여부를 묻는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그렇다(Yes). 그것이 우리 약속이다(That‘s the commitment we made)”라고 답하자 기자회견장이 일순간 술렁이며 웅성거림이 회견장 전체로 퍼졌다. 미국의 대만에 대한 외교정책인 ’전략적 모호성‘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추가 질문할 겨를도 없이 대만 관련 질문을 끝으로 양국 정상 공동 기자회견은 끝났다. 기자 100여 명에게 주어진 질문 기회는 일본 측 2회, 미국 측 2회가 전부였다. 기자 옆에 앉은 일본 기자는 아쉬운 표정으로 질문이 적힌 메모지를 양복 안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영빈관 건물을 나서자 현관 앞에 미국 대통령 공식 의전차량 캐딜락 원, 일명 ’더 비스트(The Beast)‘를 비롯해 경호 및 수행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미일 정상회담이 아니면 보기 힘든 명물같은 장면이었지만 기자들은 바쁘게 스마트폰을 꺼내 본사로 전화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속사포같이 전했다. 복도에 쭈그려 앉아 노트북으로 기사를 송고하는 기자들도 적지 않았다. 역사적인 미일 정상회담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