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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주유네스코 대사에 박상미(59·사진)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를 임명했다고 17일 밝혔다.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3개월 만에 이뤄진 첫 공관장 인사다. 박 교수는 정부 전액장학금으로 하버드대에서 문화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201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심사기구 의장을 지낸 바 있다. 2014년 방한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과 경복궁을 방문했을 당시 안내했던 인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외교부는 “훌륭한 영어 실력과 공공문화외교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국익을 적극 수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외교부는 이날 주밴쿠버 총영사에 견종호 외교부 공공문화외교국장, 주오사카 총영사에 김형준 전 대통령실 춘추관장, 주후쿠오카 총영사에 박건찬 전 경북경찰청장을 임명했다. 이날 발표한 주유네스코 대사와 주오사카·주후쿠오카 총영사는 비외교관 출신 외부 인사로 임명한 특임공관장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권영세 통일부 장관(사진)이 16일 “부분적 대북 제재 완화 또는 유예, 면제 등은 (미국과) 논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날(15일) 윤석열 대통령이 밝힌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 “본격적인 북한 인프라 구축이나 관계 사업, 발전 지원 등은 대북 제재에 포함될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권 장관은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 미국 정부에서 특별한 이의 제기가 없는 걸로 안다”며 “비핵화 논의 처음부터 미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또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한미) 워킹그룹 등 실무적 협의체 구상 등도 생각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 국무부는 15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의 대북 제재 부분 면제 구상 관련 질문에 “현재로선 완전히 가설에 따른(hypothetical) 질문”이라며 “북한이 외교나 대화에 관심을 보인다는 어떠한 신호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북 제재 완화 등과 관련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권 장관은 이날 또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로 넘어간다면 평화체제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담대한 구상의 정치·군사적 남북 협력 로드맵 중 하나로 평화체제 구축을 내세운 것. 다만 앞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한반도 종전선언에는 “담대한 구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 장관은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및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선 “누구라도 책임 있는 자들이 조사받는 게 정상”이라며 “탈북민 전원 수용 원칙을 (윤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고 말했다.“北제재 완화 다룰 한미 워킹그룹 검토… 종전선언 추진 계획없어” 권영세 통일장관 본보 인터뷰“北 비핵화 시동걸면 즉시 식량지원, 남북간 연락채널 확보해 안전 보장실질적인 비핵화땐 평화체제 구축… 발전시설 현대화-인프라사업 지원금강산 관광-개성공단 경협도 포함… 북한매체 보도 가급적 빨리 개방”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선언하고 여러 협력에 시동을 거는 초기 단계부터 안전보장 측면에선 남북사이 연락채널 확보, 경제협력 측면에선 식량교환프로그램과 농업부분 기술 전수 및 인프라 구축 기초기술을 즉시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단계로 나아가면 “평화체제 구축에 나설 수 있다”고도 했다. 북한 비핵화에 따른 각종 인센티브를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대북 제재를 부분적 완화하는 것을 두곤 “미국과의 워킹그룹 같은 실무적 협의체 구상은 생각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2019년 11월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논란 관련해선 “윤석열 대통령께 탈북민 전원수용원칙을 건의했다”며 “탈북민의 귀순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나 시기를 시행령으로 규정해 원칙을 재확인하고자 한다”고 예고했다. 민족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사실 보도 위주의 언론매체를 시작으로 가급적 빨리 북한 매체를 개방할 방침이라고도 밝혔다. 또 북한 인권보고서는 “탈북민 개인 신상 문제로 공개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면서도 북한 인권 상황은 ‘인권 백서’ 형식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권 장관과의 1문1답. ―15일 윤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밝힌 ‘담대한 구상’에서 북한 안전보장 관련해선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담대한 구상은 북한이 느끼는 체제 위협에 대해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내용이 들어간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과 차이가 있다. 북한의 수요를 망라한 포괄적인 구상이다.” ―북한 비핵화는 어떻게 나누고 각각 어떤 인센티브들을 단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건가. “북한 비핵화는 비핵화를 선언하고 여러 협력에 대한 시동을 거는 ‘초기 준비’ 단계, 핵활동 동결·신고·검증, 일부 핵시설이나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실질적 비핵화’ 단계, 그리고 핵물질 완전 폐기, 핵무기를 외부로 반출해서 해제하는 식의 ‘완전한 비핵화’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비핵화 초기(준비) 단계부터 경제적으로는 식량공급이나 초기 기술지원이 가능하다. ‘한반도 자원 식량 교환프로그램’(알펩, rfep·resources-food exchange program)과 농업부분 기술 전수, 인프라 제공에서도 초기적 기술 제공은 바로 시행 가능하다. 안전보장 측면에서는 남북 사이의 연락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본격적인 발전시설 현대화나 인프라 사업은 실질적 비핵화단계에 진입해야 가능하고 세계 금융시장에 북한을 편입시켜주는 건 최종단계에서 이뤄질 수 있다.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로 넘어간다면 평화체제 구축에 나설 수 있다. 다만 종전선언은 개인적으로 반대한다. 담대한 구상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 ―식량과 자원을 어떻게 교환한다는 건가. “‘한반도 자원 식량 교환프로그램’(알펩, rfep·resources-food exchange program)에는 단순히 식량뿐만 아니라 마스크, 콩기름 등 다른 인도적 협력 물자들도 포함되는 개념이다. 1:1로 물물교환보다는 북한이 토석, 철광석, 희토류를 팔면 제3자를 낀 에스크로 계좌(제3자가 돈을 보관했다가 물건 배달이 확인된 뒤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계좌)를 통해 북한이 대금을 지불하고 우리가 마스크나 식량 등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는 식이 될 것이다. 단 RFEP을 하더라도 인도적 지원 성격의 식량 무상지원은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부분적 제재 완화에 대한 한미간 논의와 대북 협상 전망은?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담대한 구상에도 변화가 있나. “담대한 구상 관련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서 특별한 이의 제기는 없는 걸로 안다. 미국과 북한 문제를 중심으로 하는 워킹그룹 등 실무적 협의체 구상은 얼마든지 생각해볼 만하다. 다만 제재 관련해서 북한과의 협상은 1~2년 내로 끝나는 게 아닌 긴 과정일 것이다. 제재는 완전한 비핵화 단계까지 유지돼야 하지만 부분적 제재 완화·유예·면제 등은 처음부터 논의가 가능하다. 다만,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담대한 구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비핵화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담대한 구상 속 경제협력 인센티브에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같은 전통적 남북경협은 제외됐나. “금강산, 개성공단 경협이 끝났다는 게 아니다. 크게 봐선 ‘담대한 구상’에 포함된다. 다만 벌크캐시(대규모 자금)가 들어가고 제재 면제나 유예를 대규모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 비핵화 단계서 검토할 내용이다. 새로 추진 시 투자보장 확약 가능한 제도적 장치 마련할 것이다. 북한이 최근 금강산 시설을 폐기하는 데 정부가 대응할 방안이 마땅치 않은데 그래도 북한에 신뢰를 해치는 행위임을 분명하게 경고할 필요가 있다” ―북한인권보고서 공개는 언제쯤 이뤄지나. “북한인권보고서는 탈북민 면접조사라서 개인 신상 이유로 공개는 하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북한 인권 관련 여러 내용들을 전반적으로 종합해 그해의 북한인권 상황을 인권백서 형식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2020년 서해공무원 피살과 2019년 탈북어민 강제북송사건 수사가 진행 중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남북 정상회담 및 남북 정보수장 간 핫라인에 대한 국가정보원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수사기관에서 책임이 있다고 결론내면 누구든지 합당한 책임을 져야한다. 두 경우 모두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할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정부가 문제 있다고 선언한 것, 책임있는 자들이 조사받는 것 모두 정상인데 그게 논쟁거리가 된다는 게 통일부 장관으로선 아쉽다. 남북간 대화가 비밀스럽게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는 건 이해하지만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는 건 문제가 있다. 구체적 단서가 있는 상태에서 그것을 외면하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 ―탈북민 전원수용원칙을 윤 대통령께 건의하겠다고 했다. “이미 대통령께 건의했다. 수용 원칙은 헌법에 나와 있어서 다시 제도화할 필요는 없지만 시행령을 통해 원칙을 재확인하는 절차는 필요하다고 본다. 귀순의사를 밝히는 시기나 절차 등을 규정하는 시행령을 통일부 장관이 선언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업무보고 때 민족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북한 매체 개방을 언급했는데 진행상황은. “북한 매체는 가급적 빨리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검열을 통한 일부 개방이 아닌 전체 개방 방식이 바람직하다. 상호성을 확보하려면 사실보도 같은 언론 분야부터 시작하는 게 어떨까 싶다. 국민들 인식이 성숙했고 법적으로도 문제없어 보인다. 아직 반대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계속 설득 중이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유입됐다고 맹비난했다 “북한이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하면서 체제 결속을 하고 우월성 제시하는 과정에서 실체가 있는 적을 만든 것이다. 김여정의 말로 도발 가능성이 높아진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철저히 대비하고 도발에는 강하게 응징해야 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윤석열 대통령(사진)은 15일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그 단계에 맞춰 북한의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설 경우 초기 협상 과정부터 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대북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와 동북아, 그리고 전 세계의 지속가능한 평화에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5월 10일 취임사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할 ‘담대한 계획’을 예고한 뒤 98일 만으로, ‘담대한 구상’으로 비핵화 로드맵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이번 경축사에는 비핵화 협상과 함께 가동할 6개 경제 지원책이 우선 공개됐다. 윤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대규모 식량 공급, 발전과 송배전 인프라 지원, 항만과 공항의 현대화,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지원, 병원과 의료 인프라의 현대화, 국제투자 및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가 도출될 경우 경제 협력을 실행할 ‘남북 공동경제발전위원회’를 가동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필요에 따라 지금 이행되고 있는 유엔 제재 결의의 부분적인 면제도 국제사회와 함께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밝힌 ‘담대한 구상’에는 북한이 핵 개발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안전 보장 우려’를 해소할 방안은 일단 빠져 있다. 다만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에서 “비핵화에 관한 포괄적 합의가 도출되고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가 진행되는 프로세스에 발맞춰 정치·군사 부문의 협력 로드맵도 준비해 두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은 경제뿐 아니라 안보·군사 협력까지 열어둔 것으로, 경제적 보상에 초점을 맞췄던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한일 관계의 조속한 개선 의지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일본은 이제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면서 “한일 관계가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양국의 미래와 시대적 사명을 향해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비핵화 협상 초기부터 경제 지원”… 北 호응이 관건 尹, 광복절 경축사서 ‘담대한 구상’ 밝혀 北비핵화 단계 맞춰 인센티브 제공… 식량-전기 등 6가지 지원 계획유엔제재 부분 완화도 논의할 방침… “MB ‘비핵-개방-3000’과 유사” 평가대통령실 “정치 군사 요소로 차별화”“비핵화 전제… 北 수용 가능성 낮아… 대북제재 완화 논의도 쉽지 않을듯”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6가지 경제 협력 방안 등 비핵화 로드맵을 담은 ‘담대한 구상(Audacious Initiative)’을 밝혔다. 이번 구상은 5월 10일 취임식에서 윤 대통령이 밝힌 ‘담대한 계획’을 한층 구체화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군사와 정치 분야에 대한 계획들도 전부 마련해 뒀다”며 한껏 기대감을 높였지만,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군사·정치 계획도 마련” 윤 대통령이 밝힌 6가지 인센티브는 민생 개선과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춘 사실상 개발 원조에 가깝다. 북한의 비핵화 단계에 맞춰 △대규모 식량 공급 △발전과 송배전 인프라 지원 △국제 교역을 위한 항만과 공항의 현대화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지원 △병원과 의료 인프라의 현대화 지원 △국제 투자 및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제시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담대한 구상’은 비핵화 논의와 경제 협력이 함께 진행된다는 게 특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 협상에 나올 경우 초기 협상 과정부터 경제 지원 조치를 적극 강구한다는 점에서 과감한 제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가 될 경우 단계적 조치에 상응해 남북 경제 협력을 위한 남북 공동경제발전위원회를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북한의 광물·희토류 등 지하자원과 연계한 ‘한반도 자원·식량 교환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북한의 풍부한 자원을 한국과 국제사회가 활용하는 대신 북한이 필요로 하는 대규모 식량과 생필품을 한국이 지원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북한 광물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대상에 포함된 것을 부분적으로 완화하는 것도 논의할 방침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리 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진전 사항을 논의했다”며 “비핵화 협의 과정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면 안보리 (제재) 조치에 대해서도 당사국과 마음을 열고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로드맵에 북한의 최대 관심사인 안전보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의식한 듯 대통령실 관계자는 “담대한 구상의 비전은 결국 경제, 군사, 정치 세 가지 분야에서 남북이 초보적인 협력을 논의하고 실천하고 심화하는 과정에서 비핵화도 동시에 합의되고 실천되는 것”이라며 군사, 정치 분야 계획도 있음을 알렸다. 다만, 선공개한 경제 협력에 북한이 호응하는지를 봐가며 두 분야를 논의하겠다면서 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北 호응 없는데… ‘현실성 부족’ 지적도문제는 북한의 수용 여부다. 대통령실은 핵무기 동결과 신고, 사찰 허용, 핵 프로그램 폐기 순으로 가는 단계적 비핵화를 설명하면서 경제 협력과의 동시 진행을 거듭 강조했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수용 가능성을 낮게 봤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한국이 경제적 인센티브를 줘서 핵을 포기하게 한다는 주장을 북한 체제 부정으로 간주한다”며 외려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대진 한라대 교수도 “북측의 호응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 때 성과 없이 끝난 ‘비핵·개방·3000’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넘어야 할 산이다. 북한 매체는 이미 “쓰레기통에 처박힌 휴지조각을 꺼내들었다”며 담대한 구상을 비난했다. 대북제재의 부분적 완화 논의도 쉽지만은 않다. 식량 프로그램을 빼면 공히 유엔과 미국의 크고 작은 제재 매듭을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항만과 공항 현대화는 공사 범위나 규모 면에서 허용 수준을 장담할 수 없고, 국제 투자 및 금융 지원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고 분석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6가지 경제협력을 담은 대북정책 ‘담대한 구상(Audacious Initiative)’을 밝혔다. 이번 구상은 5월 10일 취임식에서 윤 대통령이 밝힌 ‘담대한 계획’을 구체화 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군사와 정치 분야에 대한 계획들도 전부 마련해뒀다”며 한껏 기대감을 높였지만,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군사·정치 계획도 마련” 윤 대통령이 밝힌 6가지 인센티브는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춘 사실상 개발원조에 가깝다. 북한의 비핵화 단계에 맞춰 △대규모 식량 공급 △발전과 송배전 인프라 지원 △국제 교역을 위한 항만과 공항의 현대화 프로젝트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지원 △병원과 의료 인프라의 현대화 지원 △국제투자 및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제시한다는 게 골자다. 대북 인도적 지원과 북한이 현재 주력하고 있는 국가전략사업들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수요를 고민한 흔적으로 보인다. 5월 취임사 당시 ‘담대한 계획’에서 진화한 ‘담대한 구상’은 비핵화 논의와 경제 협력이 함께 진행된다는 게 특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 협상에 나올 경우 초기 협상과정부터 경제지원 조치를 적극 강구한다는 점에서 과감한 제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가 될 경우 단계적 조치에 상응해 남북 경제 협력을 위한 남북 공동경제발전위원회를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북한의 광물·희토류 등 지하자원과 연계한 대규모 식량공급 프로그램을 포함한 ‘한반도 자원·식량 교환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북한의 풍부한 자원을 한국과 국제사회가 활용하는 대신 북한이 필요로 하는 식량과 생필품을 한국이 지원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북한 광물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대상에 포함된 것을 두고 부분적 완화도 논의할 방침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리 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진전 사항을 논의했다”며 “미국이 북한의 반응에 관심을 갖고 있다. 비핵화 협의 과정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면 안보리 (제재) 조치에 대해서도 당사국과 마음을 열고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로드맵에 북한의 최대관심사인 안전보장은 포함되지 않아 “반쪽짜리 유인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를 의식한 듯 대통령실 관계자는 “담대한 구상의 비전은 결국 경제 군사 정치 세 가지 분야에서 남북이 초보적인 협력을 논의하고 실천하고 심화하는 과정에서 비핵화도 동시에 합의되고 실천되는 것”이라며 군사, 정치 분야의 구상도 있음을 알렸다. 다만, 선공개한 경제협력에 북한이 호응하는지를 봐가며 군사, 정치 분야를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소개하지 않았다.●北 호응 없는데 ‘면피성 구상’ 지적 문제는 북한의 수용 여부다. 복수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핵화를 전제로 한 ‘담대한 구상’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한국이 경제적 인센티브를 줘서 핵을 포기하게 한다는 주장을 북한 체제 부정으로 간주한다”며 외려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대진 한라대 교수도 “북측의 호응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자충수가 될 수 있으며, 우리가 제안했는데도 북이 계속 안 받는다고 한다면 명분쌓기 용 면피성 구상이라는 비판도 면할 수 없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 때 성과 없이 끝난 ‘비핵·개방·3000’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넘어야 할 산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담대한 구상은 비핵·개방·3000에 없는 정치 군사 요소를 로드맵에 포함했고, 비핵화 합의 도출을 위해 만나 이야기하는 과정에 경제조치를 (먼저) 취했다”고 차별화했지만 북한 매체는 이미 “쓰레기통에 처박힌 휴지조각을 꺼내들었다”며 담대한 구상을 비난했다. 대북제재 부분적 완화 논의도 쉽지만은 않다. 식량 프로그램을 빼면 공히 유엔과 미국의 크고 작은 제재 매듭을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항만과 공항 현대화는 스케일 면에서 허용수준을 장담할 수 없고, 국제투자 및 금융지원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며 “북한이 비핵화에 상당히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해 벽이 높다”고 분석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대통령실이 11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북한 핵·미사일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방어 수단이며 안보 주권 사안”이라고 밝혔다. 전날 중국이 ‘사드 3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3각 군사동맹 불가)뿐 아니라 이미 배치된 사드 운용까지 제한하는 ‘1한(限)’까지 “(문재인 정부가) 선언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자 “사드는 결코 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일축한 것. 대통령실은 사드 기지가 이달 말 정상화될 것이라며 정부 기조대로 사드 기지 조기 정상화 방침도 확인했다. 다만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이날 본보 인터뷰에서 “한국은 사드 3불 입장을 (문재인 정부 당시) 천명했다”며 “사드가 중국을 겨냥하는 한 중국은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전 정부에서 사드 3불 1한 관련해 중국에 약속이나 협의한 것으로 파악하느냐’는 질문에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협의나 조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드 3불 관련해서는 어떤 관련 자료가 있는지를 포함해 (전 정부로부터) 인수·인계받은 사안이 없다”고도 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몰래 3불 1한에 동의했는지는 당시 상황에 대해 남긴 문건이 없어서 모른다”면서도 “우리가 받은 게 없으니 당연히 지킬 이유도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이날 중국이 한국에 사드 관련 3불 1한 이행을 요구한 데 대해 “사드는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신중하고 제한적인 자위적 방어 역량”이라며 “한국에 자위적 방어 수단을 포기하라고 압박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韓 “사드, 결코 협의대상 될 수 없다”… 美 “中은 한국 압박 말라” 정부, 中 반발속 “이달 사드 정상화”대통령실 “국민 생명 지켜낼 수단”국방부 “中 반대해도 정책 안바꿔”“韓정부 ‘3不1限’ 표명” 中 주장엔“물려받은 것도 지킬 이유도 없다” 중국이 “한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대외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3불(不) 1한(限)’ 정책을 선언했다”고 주장하며 이미 배치된 사드 운용 제한까지 요구하자 11일 대통령실을 비롯해 외교안보 부처가 전방위 반박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는 ‘상호 존중에 기반한 당당한 대중 외교’를 표방하고 있다. 이에 사드 등 안보주권 문제에서만큼은 중국과의 초반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사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방어수단이며, 안보주권 사안”이라며 “결코 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달 말 경북 성주 주한미군 사드 기지가 정상화될 경우 중국의 경제 보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거기에 대해서 보탤 것도 뺄 것도 없다”고 말했다. 안보주권 문제인 만큼 중국 정부의 입장에 영향받을 게 없다는 뜻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이날 기자 간담회를 열어 “사드 배치는 안보주권에 해당하고, 중국이 그런 논의를 한다고 해서 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중국의 반대에 의해 사드 정상화 정책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10일 문재인 정부가 ‘3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3각 군사동맹 불가)’뿐만 아니라 이미 배치된 사드 운용을 제한하는 ‘1한’까지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불’은) 전 정부의 입장으로, 어떤 계승할 합의나 조약은 아니다”라며 “윤석열 정부는 윤석열 정부의 입장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가 중국과 ‘1한’에 대한 이면 논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에 관해 인수인계 받은 사안도 없을뿐더러 굳이 알려고 들지도 않겠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정부에서의 논의를 알려고 했다가 자칫 중국의 주장을 확인해주는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리는 (전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게 없으니 당연히 지킬 이유도 없다”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한국 정부가 대외적으로 ‘3불 1한’을 ‘선서(宣誓)’했다”고 표현했다가 이날 ‘널리 알린다’는 뜻의 ‘선시(宣示)했다’로 표현을 바꿨다고 우리 정부는 설명했다. 선서(宣誓)와 선시(宣示)는 중국어로 발음과 성조가 같지만 선서는 대외적 공식 약속을 뜻하는 반면 선시는 사람들에게 입장을 널리 표명했다는 뜻에 가깝다. 중국이 뒤늦게 표현을 순화한 것을 두고 한국 정부의 반발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열린 첫 한중 외교장관회담 이후 중국이 공개적으로 사드 문제를 압박하자 즉각 반박에 나섰다. 미 국무부는 10일(현지 시간) “사드는 전적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한국 국민, 동맹군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수단”이라며 “사드 배치는 한국과 미국 동맹 차원의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한미 동맹 간 합의에 중국이 개입하려는 데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대만해협 사태로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중국의 ‘3불 1한’ 요구가 한중 관계는 물론이고 미중 갈등 격화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11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3불(不) 1한(限)이 문재인 정부와의 약속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한국은 사드 3불 입장을 천명했다”고 밝혔다. 또 “어떤 이유에서든 사드는 중국을 겨냥하거나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훼손하면 안 된다”며 “그렇게 되면 중국은 절대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싱 대사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날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사드 3불(사드 추가 배치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체계와 한미일 3각 군사동맹 불참)에 더해 사드 운용 제한을 의미하는 ‘1한’까지 언급한 뒤 나온 중국 외교당국자의 첫 번째 입장이다. 싱 대사는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인 이른바 ‘칩4’에 대해선 “중국을 첨단 산업망에서 배제하고 중국의 발전을 억압하고, 중국 제조업을 목 졸라 죽이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이 7차 핵실험으로 도발 시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할지 묻자 “제재를 위한 제재가 되면 안 된다”고 했다. 아래는 싱 대사와의 1문1답.―‘칩4’ 예비회의에 한국이 참석한다. 중국은 한국이 칩4에 참여하지 않길 바라는 입장인가, 참여하되 중국이 배제되지 않도록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건가. “한국은 공개적으로 칩4에 예비회의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 문제와 관련해 나는 우선 기본적인 사실을 분명히 하고 싶다. 미국이 왜 칩4를 하려는가? 한미일과 중국대만지역은 글로벌 반도체칩 산업의 주요 기술과 생산 자원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역시 글로벌 반도체 중요 시장이자 기술 강대국이다. 왜 중국을 끌어들여 칩5를 하지 않는가? 최근 미국의 여러 표현은, 미국의 진짜 의도가 중국을 겨냥한 ‘소그룹’을 끌어들이려는 것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중국을 첨단 산업망에서 배제하고 중국의 발전을 억압하고, 중국 제조업을 목 졸라 죽이려는 목적이다. 미국이 어떤 교활한 궤변을 늘어놓든 우리는 이에 대해 분명히 보고 있다. 우리가 접촉한 한국 산업계 인사들도 미국의 이런 행위를 우려하고 있다. 또한 미국이 한국을 강제로 줄 세우려는 행위에 불만을 갖고 있다. 한국은 중국 산업과 깊이 융합돼 있고 글로벌 반도체 산업망의 중요한 부분이다. 중국이라는 이런 거대한 시장을 배제하는 것, 이미 성숙된 글로벌 공급망 밖에서 새로 시작하는 것, 이것이 시장 규칙에 부합하고 한국 이익에 부합하나? 답은 매우 분명하다. 우리는 한국이 한중협력 측면에서, 더 나아가 자신의 이익에서 출발해 신중하게 관련 문제를 처리하길 바란다.”―9일 한중 외교장관회담 후 중국 외교부는 “일부 국가에서 경제를 정치화하고 무역을 수단화하고 표준을 무기화하여 글로벌 생산 및 공급망의 안정성을 약화시킨다”며 “시장원칙에 위반되면 저항해야 한다”고 밝혔는데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단기적으로 경제정치화와 무역수단화 표준무기화는 어떤 국가들에 유리하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파괴되는 것은 각국의 공통발전 이익이다. 중한(한중)은 글로벌 자유무역 체계의 수혜자이고 건설자다. 완전하고 안전하고 원활하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인 산업망, 차별적이지 않고 공개적이고 투명한 원칙의 무역규범이 양국 경제무역과 과학기술 협력을 지속적으로 심화시키고 가치를 창출하는 전제이자 기초다. 양측이 이를 함께 수호해야 한다. 시장 규범 위배 행위에 대해 양측은 기치가 선명하게 반대 입장을 밝혀야 한다. 정치와 이데올로기가 경제와 기술 분야에서 개입되는 걸 거부해야 한다. ‘협박외교’에 대해 큰 소리로 ‘No’라고 얘기해야 한다.”―사드 ‘3불 1한’을 놓고 4년간 한중 간 입장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3불 1한이 문재인 정부와의 ‘약속’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 정부는 사드 3불이 북한 위협에 대한 한국의 안보주권 문제란 입장이다. “사드 문제는 (한중) 관계에서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에 중대하게 민감한 문제다. 한동안 양국 수교 이래 직면한 최대 도전이었다. 한국은 사드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사드는 미국 손에 장악돼 있다. 사드 X-밴드 레이더의 탐지 거리는 2000~3000킬로미터다. 중국 내륙의 내지 깊은 곳에 다다르기 때문에 중국의 전략적 안보를 직접 위협한다. 특히 현재 미중 간 게임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지척에 있는 한국에 사드를 배치해 지역 평화와 안정에 위험한 요소를 가져왔다. 또한 중국 국민을 매우 불안하게 만들었고 중국은 어쩔 수 없이 우려를 표명했다. 이유가 어떻든 사드는 중국을 겨냥하면 안 된다.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훼손하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중국은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양측의 공통노력을 거쳐 한국은 3불 입장을 천명했다. 양국 관계가 다시 올바른 궤도로 돌아오는 중요한 기초가 됐다. 얼마 전 중한(한중)외교장관 회담에서 양측은 서로의 안보 우려를 중시해야 하고 적절한 처리를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것이 양국 관계의 장애물이 되면 안 된다고 인식했다. 양측이 함께 노력해 이 문제가 다시 돌출되는 것을 피하기를 희망한다.”―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회담에서 ‘독립자주를 견지하고 외부의 장애와 영향을 받지 말 것’ 등 5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이 중 중국이 생각하는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사항은 무엇인가. 각각의 요구가 어떤 의미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왕이 국무위원이 제기한 5가지 응당 해야 할 것의 의미는 매우 분명하다. 첫째 중한(한중)은 모두 독립자주의 주권국가다. 양자관계 발전은 당연히 각자 이익의 필요에 기초해야 한다. 외부 영향과 방해를 받지 말아야 한다. 둘째 중한(한중)은 떨어질 수 없는 이웃이고 안보와 발전에서 동고동락해왔다. 당연히 이심전심이고 서로 배려해왔다. 중국은 일관되게 한국의 중대한 관심사를 존중해왔다. 당연히 한국이 사드 등 민감한 문제에서 중국의 심정을 고려하기를 기대했다. 세 번째 글로벌 공급망은 깊이 교직돼 있고 떼려야 뗄 수 없다. 양국은 시장 규칙과 공통의 이익에서 출발해 힘을 합쳐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 발전을 수호해야 한다. 어떤 인위적인 공급망 단절과 디커플링 시도도 거절해야 한다. 다른 한쪽을 겨냥해 소그룹을 만들거나 참여하는 것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네 번째 30년 전 한중은 평화공존의 5개 원칙에 기초해 냉전의 질곡을 깨뜨리고 수교했다. 초심을 잊지 말고 상대방의 핵심 이익에 관련된 많은 문제들에 정확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다섯 째 중한(한중) 양측은 모두 유엔 헌장 취지 원칙을 수호해야 한다. 냉전 사유가 되살아나는 것, 이데올로기 대립을 스스로 막아야 한다. 이 5가지는 선후를 가리지 않고 모두 매우 중요하다.” ―위 5가지 요구사항 관련 왕 부장이 “중한(한중) 양국 국민 뜻의 최대공약수”라고 강조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한국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중국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최대공약수’는 양측이 커다란 이익의 교집합에서 관련 문제에 대한 중요한 컨센서스(합의)를 이루는 것을 가리킨다.”―한국 정부는 대만 문제 관련해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대만 해협에서 중국의 긴장 고조 등에 대해선 우려도 하고 있다.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에 관련된다. 중국의 입장은 매우 명확하다. 한국이 계속 중한 수교 성명(공보)에 명확하게 돼 있는 하나의 중국 입장과 상호 존중, 협력 공영(윈-윈)을 확실하게 해주기를 희망한다.”―북한이 7차 핵실험에 곧 나설 거라고 보는가. 핵실험 시 중국은 이번에도 대북제재에 나서지 않을 것인가. “중국은 줄곧 당사자들, 특히 북-미가 대화 협상으로 돌아오도록 촉진했다. 중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줄곧 유엔과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강대국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우리는 ‘제재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재를 위한 제재가 되면 안 되고, 북한을 무너뜨리기 위한 제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모든 당사자가 냉정함과 자제를 유지하기를, 정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큰 방향을 견지하기를 희망한다. 정세 긴장을 격화시킬 어떤 행동도 피하기를 바란다.”―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 한중 관계가 불균형했다는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중국은 일관되게 평화공존 5개항 원칙을 국가 간 관계 처리의 기본 준칙으로 삼아왔다. 국가의 크고 작음, 강약, 빈부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똑같이 평등하다는 것을 견지해왔다. 우리는 한국과 관계를 발전시키되 어떤 당파나 인물을 보지 않고 양국의 근본 이익과 지역평화안정의 대국에서 출발해 판단한다. 한국에 누가 집권하든, 양자관계 발전의 진심과 견지의 원칙은 모두 같다. 우리는 한국과 함께 수교의 초심을 견지하기를 원한다. 공통의 장기적 이익에 착안해, 양국 국민이 기대에 순응하고 구동존이, 상호 존중과 신뢰, 서로 이익과 중대 관심사에 대한 고려를 견지해 중한관계가 계속해서 새롭고 더 크게 발전하도록 추동하기를 원한다.” ▽싱하이밍 대사는2020년 2월 부임한 싱 대사는 평양의 중국대사관과 서울의 중국대사관을 번갈아 가며 근무한 중국 외교부 내 대표적인 한반도통이다. 1986년 중국 외교부에 입부한 뒤 북한대사관에서 1988~1991년, 2006~2008년 두 차례 근무했다. 한국대사관에서는 1992~1995년, 2003~2006년, 2008~2011년 세 차례 근무하면서 공사참사관과 대리대사까지 역임했다. 북한 사리원농업대학을 졸업했고 남북과 베이징(北京)을 오가면서 한국 업무만 20년 넘게 담당한 그는 한국어도 능통하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감사원이 더불어민주당 출신 전현희 위원장이 이끄는 국민권익위원회를 감사하면서 추미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수사와 관련된 유권해석도 살펴보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권익위에 대한 감사 대상에는 검찰에 대한 인사권과 수사지휘권을 가진 추 전 장관의 아들을 검찰이 수사하더라도 이해충돌이 아니라고 권익위가 판단한 경위가 포함됐다. 권익위는 앞서 2020년 추 전 장관의 아들이 군 휴가 특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사안이 추 전 장관과 이해충돌 소지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추 전 장관이 사적 이해관계자에는 해당하지만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아 직무 관련성은 없다는 게 전 위원장의 주장이었다. 아울러 전 위원장은 조 전 장관의 장관직 업무 수행 또한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와 이해충돌 여지가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전 위원장이 추, 조 전 장관 가족 수사와 관련해 권익위 유권해석을 왜곡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 위원장은 “지난해 감사원의 정기감사, 인사혁신처의 직원 복무감사, 국무총리실의 인사점검을 모두 마친 상태”라며 “(감사원의 재감사는) 불법적인 표적감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감사원은 “권익위 고위직 등으로부터 여러 건의 제보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대한민국 헌정회(회장 김일윤)가 설립한 싱크탱크 동북아근현대역사연구소가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현대 한일관계를 주제로 첫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역사연구소 연구위원과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들이 참석해 크게 3가지 주제로 한일관계 문제를 짚었다. △국교 정상화 이후 한일관계의 추이와 현주소를 살펴보고 △오늘날의 갈등을 낳은 한일 역사인식의 추이와 현황을 짚어본 뒤 △변화된 국제환경에서 새로운 한일관계의 구축방안을 제시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역사연구소 자문위원장으로 위촉된 정재정 서울시립대 명예교수(전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는 “현재 한일관계는 ‘냉전 또는 복합골절상태’”라고 비유하면서 한일 양국의 위상변화에 따른 국민감정에서 이러한 상황이 초래됐다고 분석했다. 또 양국 정치세력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한일관계를 활용했던 까닭에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고 지적하면서 “한일관계 인식의 착각과 오류, 선입관과 편향성을 바꿀 새로운 현대한일관계사상을 정립하자”고 제안했다. 한일 역사인식의 추이와 현황을 발표한 남상구 동북아역사재단 정책연구실장은 “일본은 1993년 호소가와 모리히토 발언 이후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발언, 1998년 오부치 선언, 2010년 간 나오토 담화, 2015년 아베 신조 연두 기자회견 등 식민지배와 침탈에 대하여 총론적으로는 반성하고 사죄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으나 종군 위안부, 강제동원 등 구체적 사안에 들어가면 그들의 위법성이나 강제성을 부정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로 인해 한일 간 갈등이 갈수록 증폭돼 갔다는 게 남 실장의 설명이다. 박철희 서울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한일관계의 국제정치적 측면을 도외시한채 피해자 중심주의 관점에서 접근해 동맹국 미국과 관계 강화가 아니라 중국 등에 기대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서 한일관계를 더욱 어렵게 몰고 갔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 국제사회는 세계시장에서 특정 국가들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공급 관계를 구축하는 문제로 발전해갈 것이므로, 기술적, 경제적으로 상호 의존성이 강한 한일 양국이 동반자 관계로 발전할 경우 크게 유리한 국면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발표 후 역사연구소의 자문위원들인 심규선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이명희 공주대 교수,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현대송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 등이 나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심 전 국장은 “한일관계가 악화한 것은 양국이 수직관계서 수평관계로 구조적 변환을 겪으면서 ‘미니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졌기 때문”이라며 “두 나라는 ‘불가능한 최선’을 위해 내셔널리즘을 앞세워 소모적인 갈등을 벌일 것이 아니라, ‘가능한 차선’을 위한 냉철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상호 존중과 양보의 길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 센터장은 “일본의 한국 불신 분위기가 심각하여 한일관계의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한일 관계의 뇌관으로 자리잡은 일본기업의 강제징용 배상 현금화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기금을 조성하거나 재단을 설립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고, 한일청구권협정 제3조에 의한 중재안도 염두에 두어야 하며, 최종적으로는 식민지 시대의 피해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특별법 제정도 고려하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역사연구소는 이어 10월에는 ‘한일의 역사 현안 어떻게 풀 것인가?’ 12월에는 ‘한일의 건설적 미래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제2회, 제3회 심포지엄을 열어 한일 갈등 원인을 분석하고 그 해법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중국이 앞서 문재인 정부가 이른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3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3각 군사동맹 불가)’뿐 아니라 이미 배치된 사드 운용까지 제한하는 ‘1한(限)’까지 약속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중국은 그동안 사드 3불이 한국 정부의 약속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1한’을 정부 차원에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우리 외교부는 “사드는 자위적 방어 수단이며 안보주권 사안으로 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번 중국의 도발은 윤석열 정부가 사드 운용 정상화에 나선 가운데 오히려 현재 배치된 사드 운용까지 사실상 문제를 삼은 것이라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중국과 실제 ‘1한’을 논의했는지 등을 두고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 中 “韓 정부, 공식적으로 3불 1한 서약”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중국 측이 밝힌 ‘안보 우려 중시 및 적절한 처리’가 무엇인지 묻자 “한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대외에 3불 1한 정책을 서약했다”며 “중국은 한국 정부의 이런 입장을 중시했고 한중 양측이 (이런) 이해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절히 사드 문제를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 것은 명백히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해치는 행위”라며 “중국은 이에 대해 한국 측에 여러 차례 우려를 표명했다”고도 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새로운 관리는 옛 장부를 외면할 수 없다”는 말로 3불 이행을 강조한 바 있지만 1한까진 언급하지 않았다. 3불 1한이 처음 알려진 것은 2017년 11월 중국 관영 환추시보를 통해서다. 그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訪中) 전 한국 정부가 3불을 언급하자 환추시보는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한중 회담에서 한국의 3불 1한 입장 표명을 언급했다”며 “한국이 3불 1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한중 관계가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후 공식적으론 1한을 지키라고 문제 삼지 않았다. ○ 사드 빌미로 ‘미국 편에 서지 말라’ 압박그러다 우리 정부가 바뀌고 이번에 중국이 갑자기 1한을 공식적으로 꺼내든 것. 특히 박진 외교부 장관이 외교장관회담 이후 “사드 3불은 국가 간 합의나 약속이 아니라는 점을 중국 측에 분명히 전했다”고 밝힌 가운데 오히려 3불보다 더 나아간 1한까지 지키라고 나오면서 향후 사드 문제가 다시 한중 관계에서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도발은 전형적인 ‘중국식 압박 전략’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사드로 비판 수위를 높여 ‘미국 편에 서지 말라’고 강도 높은 압박에 나섰다는 것. 우리 정부 당국자는 “사드 3불도 약속이 아니란 게 우리의 일관된 입장인데 1한은 더더욱 수용할 수 없는 주장”이라며 “사드를 빌미로 한미 관계를 흔들겠다는 의도까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사드 정상화에 나서는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중국이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앞서 군 당국은 6월 사드기지를 조기에 정상화하겠다면서 환경영향평가를 내년 3월까지 조기 완료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현재는 환경영향평가의 첫 단계인 평가협의회 구성이 진행되고 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국제협력센터장은 “중국이 최근 한국의 사드와 관련한 일련의 움직임으로 사드 문제가 봉인 해제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받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일부 자산 현금화 문제가 이르면 다음 주 결정된다. 9일 외교부에 따르면 미쓰비시 강제징용 피해자 김성주 할머니의 상표권 특별현금화 명령 사건을 심리 중인 대법원 민사3부는 사건 접수 4개월이 되는 19일 전까지 더 이상 사건을 따져보지 않아도 될지를 판단하는 심리불속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미쓰비시 측이 낸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하면 현금화 절차가 시작된다. 현금화가 임박한 가운데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외교부 민관협의회 3차 회의가 이날 오후 조현동 외교부 1차관 주재로 열렸다. 외교부 당국자는 회의 직후 “일본의 사과 수위, 형식 등과 관련해 서한이나 구두로 받을지부터 과거 양국 정부 간 나눈 적절한 표현들을 써야 할지 등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고 전했다. 정부는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 문제와 관련해 민간 전문가들로부터 미쓰비시 사건에 대한 채권·채무 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 등의 의견도 수렴했다. 다만 이날 회의는 피해자 대리인단과 지원단이 모두 불참한 채 열려 협의회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은 외교부가 대법원에 ‘외교적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지난달 26일 의견서를 제출하자 “사전·사후에 고지가 없었다. 행정부의 사법농단”이라며 반발해 3일 불참을 선언했다. 외교부는 다른 경로로 이들과 소통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피해자 측이 응할지는 미지수다. 전날(8일) 윤덕민 주일 대사가 “현금화 절차를 동결해야 한다”고 한 발언도 피해자 반발을 낳았다. 강제징용 피해자 지원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는 “일본 정부 눈치만 보며 굴종 외교에 급급한 윤석열 정부에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기대할 수 있을지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윤 대사의 사퇴까지 촉구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9일 “(한중 양국은) 원활한 공급망과 산업망을 수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견제하는 동시에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이른바 ‘칩(Chip)4’에 한국이 참여를 검토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정까지 표출한 것. 이에 박진 외교부 장관은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등을 통해 새로운 도전들을 함께 극복해 나가자”고 했다. 또 “우리 국내 관계부처 간 긴밀한 검토를 거쳐서 예비회담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을 오늘 왕이 부장에게 통보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밝혔다. 왕 부장은 이날 중국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양국이 지켜야 할 5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독립자주를 견지하고 외부의 장애와 영향을 받지 말 것 △서로의 중대 관심 사항을 배려할 것 △안정적이고 원활한 공급망과 산업망을 수호할 것 △서로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 것 △다자주의를 견지해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견지할 것 등이다. 미국 견제 의지가 뚜렷한 이 5가지를 두고 그는 “중한(한중) 양국 국민 뜻의 최대공약수”라고 강조했다. 중국 측이 원하는 사실상의 ‘레드라인’을 제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박 장관은 “북한이 도발 대신 대화를 선택하도록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을 기대한다”고도 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도 거론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드 문제가 한중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에 명확하게 공감했다”고 했다. 이날 회담을 앞두고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한국에 어떤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지 등을 시시콜콜 말하지 않지만 한국은 결코 친구(미국)가 건네는 칼(사드)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진 “북핵 협력을”… 왕이, ‘사드 3不’ 등 5가지 요구 쏟아내왕이, 칩4-대만 문제 조목조목 거론… “응당 해야할 5가지” 레드라인 제시中외교부 발표엔 북핵 언급 없어… 中매체 “친구가 건네는 칼 받지말라” 9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덕담으로 시작됐지만 각종 민감한 사안들이 논의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200분간 이어진 회담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5가지 요구까지 내걸며 미중 갈등 속 ‘미국 편에 서지 말라’는 메시지로 한국을 압박했다. ○ 中 ‘미국 편 서지 말라’ 전방위 압박 회담 모두발언부터 양국의 온도차는 감지됐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북한 비핵화, 한한령 해제 등을 언급했지만 중국 외교부 발표에는 관련 내용이 전혀 없었다. 그 대신 “현재 한중 양국 국민 뜻의 최대공약수이자 시대적 흐름의 필요적 요구”라면서 5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왕 부장의 요구들은 미국을 강하게 견제하는 동시에 한국의 안보나 국익을 크게 고려하지 않은 중국식 일방주의에 가까웠다. 첫 번째 요구인 ‘독립자주를 견지하고 외부의 장애와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건 미국 편에 서서 중국을 견제하지 말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참여 등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긴 발언인 셈이다. 두 번째 ‘서로의 중대 관심 사항을 배려해야 한다’는 주장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3불(사드 추가 배치 않고 미국의 MD·한미일 군사동맹 불참)’을 중국 입장에서 고려해 준수해 달라는 의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환추시보도 이날 ‘한국이 독립·자주 외교를 견지한다면 자연히 존중받을 것’이란 사설에서 “중국은 한국에 어떤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지 등을 시시콜콜 말하지 않지만 한국은 결코 친구가 건네는 칼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사드 문제에 대한 협박성 경고를 보냈다. 여기서 ‘친구’는 미국, ‘칼’은 사드를 가리킨다. 회담 직후 외교부 당국자는 “양국 외교장관 모두 깊이 있게 각자의 사드 관련 입장을 명확하게 개진했다”고 전해 사드와 관련해 입장차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왕 부장은 세 번째로는 ‘안정적이고 원활한 공급망과 산업망을 수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인 ‘칩4’에 한국이 참여하는 데 대한 우려를 표시한 것. 박 장관은 이날 ‘공급망 안정’에 역점을 두겠다고 했지만 중국은 ‘수호’에 방점을 둔 셈이다. 박 장관은 한국이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칩4 예비회의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통보하면서 “특정 국가를 배제할 의도가 결코 없다”고 안심시키면서도 “앞으로 우리는 오직 국익에 기초해 판단하겠다”는 원칙도 중국 측에 전달했다. 한중은 공급망 문제에 대한 소규모 역내 협의 내지 대화체를 추진하는 방향도 논의했다. 네 번째 ‘내정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요구는 대만 문제에 대한 간섭을 하지 말라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다자주의를 견지해 유엔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결국 미국의 각종 제재 등에 동참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한중 외교장관 회담 내용을 발표하면서 “5가지 응당 해야 할 것을 견지하라”는 제목을 붙여 이 요구들이 한중 관계의 ‘레드라인’임을 분명히 했다. ○ 박진 외교장관 “시 주석, 연내 방한 기대” 박진 외교부 장관은 7차 핵실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중국의 역할을 당부했다. 박 장관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전례 없이 위협받고 있다”며 “북한이 도발 대신 대화를 선택하도록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장관은 “한중 양국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서 최고위급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연내 한국을 방문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고위급 소통을 더욱 활성화하자며 올해 하반기에 차관급 외교안보대화 ‘2+2’를 개최하자고 했다. 칭다오=외교부 공동취재단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덕민 일본 주재 한국대사(사진)가 8일 한일 관계 개선과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배상을 위해 일본 기업 압류 자산의 현금화 절차를 동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위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 판결 절차를 일단 중단해 외교적 해법을 찾을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 고위 당국자가 직접 밝혀 주목된다. 윤 대사는 이날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현금화를 통해 피해자분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만한 자금이 마련될지 의문이고, 피해자 보상은 아주 적은 부분이 될 수밖에 없다”며 “현금화를 동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금화가 이뤄지면 우리 기업과 일본 기업에 수십조 원, 수백조 원에 달하는 비즈니스 기회가 날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윤 대사는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가 치유되는 과정이 다 무시되고 민사소송으로 끝나면 가장 큰 피해는 당사자가 입을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외교를 할 공간이 절실히 필요하고 이는 현금화를 동결하는 지혜를 통해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사의 발언은 지난달 외교부가 대법원에 강제동원 피해자 관련 해법 모색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설명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대법원에) 현금화 동결을 요청해야 한다는 (윤 대사) 발언은 본부와 교감된 것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강제징용 피해자 지원단 소속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피해자의 권리를 국익 앞에 희생시키려는 정부가 강제동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심각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덕민 일본 주재 한국대사가 8일 한일 관계 개선과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배상을 위해 일본 기업 압류 자산의 현금화 절차를 동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법부가 강제 동원 피해자 배상을 위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 판결 절차를 일단 중단해 미루고 외교 해법을 찾을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 고위 당국자가 직접 밝혀 주목된다. 윤 대사는 이날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현금화를 통해 피해자 분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만한 자금이 마련될지 의문이고, 피해자 보상은 아주 적은 부분이 될 수밖에 없다”며 “현금화를 동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금화가 이뤄지면 우리 기업과 일본 기업에 수십조 원, 수백조 원에 달하는 비즈니스 기회가 날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윤 대사는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가 치유되는 과정이 다 무시되고 민사소송으로 끝나면 가장 큰 피해는 당사자가 입을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외교를 할 공간이 절실히 필요하고 이는 현금화를 동결하는 지혜를 통해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사의 발언은 지난달 외교부가 대법원 민사 2부, 3부에 강제 동원 피해자 관련 해법 모색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설명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사법부가 현금화 조치에 대한 최종 판단을 최대한 미뤄 한일 양국 정부가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외교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직접 제기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대법원에) 현금화 동결을 요청해야 한다는 (윤 대사) 발언은 본부와 교감된 것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윤덕민 일본 주재 한국대사가 8일 한일 관계 개선과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배상을 위해 일본 기업 압류 자산의 현금화 절차를 동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법부가 강제 동원 피해자 배상을 위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 판결 절차를 일단 중단해 외교적 해법을 찾을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 고위 당국자가 직접 밝혀 주목된다. 윤 대사는 이날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현금화를 통해 피해자분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만한 자금이 마련될지 의문이고, 피해자 보상은 아주 적은 부분이 될 수밖에 없다”며 “현금화를 동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금화가 이뤄지면 우리 기업과 일본 기업에 수십조 원, 수백조 원에 달하는 비즈니스 기회가 날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윤 대사는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가 치유되는 과정이 다 무시되고 민사소송으로 끝나면 가장 큰 피해는 당사자가 입을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외교를 할 공간이 절실히 필요하고 이는 현금화를 동결하는 지혜를 통해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사의 발언은 지난달 외교부가 대법원에 강제 동원 피해자 관련 해법 모색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설명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대법원에) 현금화 동결을 요청해야 한다는 (윤 대사) 발언은 본부와 교감된 것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강제징용 피해자 지원단 소속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피해자의 권리를 국익 앞에 희생시키려는 정부가 강제동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심각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도쿄=이상훈특파원 sanghun@donga.com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박진 외교부 장관이 8일 2박 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한중 외교장관회담(9일) 등을 갖고 현안을 논의한다. 대만 문제로 미중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고위급 인사의 첫 방중(訪中)인 만큼 어떤 얘기가 오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양국 장관은 대만 문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3불(不) 방침, 칩(Chip)4, 북핵 문제 등 민감한 현안들을 모두 논의할 것으로 보여 임기 초반 윤석열 정부의 대중국 기조가 이번 박 장관 방중 결과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 북핵 해결 소통 강화… 칩4는 우리 입장 적극 설명박 장관은 6일 기자들과 만나 “특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경제안보 분야에서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칭다오에서 가질 왕이(王毅) 외교부장과의 외교장관회담과 관련해 이렇게 설명한 것. 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장관은 일단 북핵 문제의 경우 양국 간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적극 협조를 당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북핵 문제는 그나마 양국이 현 시점에서 무난하게 접근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우선적으로 언급하고 비핵화 메시지까지 공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이른바 ‘칩4’와 관련해선 박 장관이 중국 측에 우리 입장을 주로 설명하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칩4가 중국 등을 배제하기 위한 배타적 협의체가 아니라는 점 등을 강조하며 이해를 구하겠다는 것. 정부 관계자는 “미중이 충돌하는 반도체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서 기본적으로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는 ‘로키(low-key)’가 우리의 기본 전략”이라며 “이번 외교장관회담에선 공급망과 관련해 중국에만 적용 가능한 별도 협력 메시지도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만 직접 거론 안 할 듯… 사드는 정면돌파정부가 이번 중국 방문에서 가장 난제로 여기는 부분은 역시 대만 문제다. 앞서 5일(현지 시간)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 회의에서 박 장관은 중국의 ‘대만 봉쇄’ 훈련으로 인한 대만해협 긴장 고조 등과 관련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다만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며 동시에 수위 조절에도 나섰다. 한미 동맹 강화를 기조로 내걸고 있지만 하반기 중국과의 관계 개선까지 꾀하는 현 정부의 고민이 그대로 반영된 것. 이번 중국 방문에서 박 장관은 가급적 대만 문제에 대해선 직접 언급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군사적 충돌이나 경제적 불안정을 초래하는 긴장 조성 행위에 반대한다는 식으로 간접적인 견제 메시지를 낼 가능성은 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핵심은 중국의 태도”라며 “중국이 미국을 강하게 비판하며 우리에게도 대만 문제로 압박하면 박 장관이 중국을 겨냥해 긴장 조성 행위 등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부는 ‘사드 3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3각 군사동맹 불가)에 대해선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라고 주장할 경우 “합의도 약속도 아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정면 돌파할 방침이다. 중국은 지난달 27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새로운 관리(지도자)는 옛 장부를 외면할 수 없다”는 등 최근 사드 3불을 지키라며 압박하고 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이른바 ‘칩(Chip)4’ 참여를 결정하기에 앞서 예비회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미 측에 우리 입장이나 이익 등을 충분히 반영한 형태로 ‘역제안’에도 나설 계획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칩4의 형태 자체가 아직 분명하지 않은 만큼 일단 성격이나 방향부터 분명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며 “다음 달 초로 예상되는 예비회의에서 우리 입장, 의견 등을 전달하고 바이든 행정부의 생각도 들어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예비회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논의될지는 아직 조율된 바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이 협의체의 명칭을 뭐로 할지부터 정해야 할 것”이라며 “적어도 이 협의체가 중국 등 일부 국가를 배제하기 위한 배타적 협의체가 아니라는 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우선 예비회의 등을 통해 논의를 이어간 뒤 다양한 이해득실을 따져보고 칩4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중국(홍콩 포함)이 국내 반도체 수출의 6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인 만큼 칩4 논의 과정에서 중국이 오해하지 않도록 설명하고 설득하는 작업도 계속 병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남북 정부 인사가 만났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조건 없는 남북대화’를 제시했지만 안광일 북한 주아세안대표부 대사 겸 주인도네시아 대사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면서 우리 제안을 일축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4일 캄보디아 프놈펜 츠로이 창바르 컨벤션센터(CICC)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의장국 주재 환영만찬에서 박 장관과 안 대사가 조우해 이 같은 짧은 대화만 나눴다고 전했다. 안 대사는 최선희 외무상을 대신해 이번에 참석했다. 박 장관은 안 대사에게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해서 비핵화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대화 의지를 보였지만 안 대사는 여건 조성이 먼저라고만 했다는 것. 안 대사는 다음 날 취재진을 만나선 “(박 장관을) 만난 적도 없다. 아무 말도 안 했다”며 인사를 나눈 사실조차 부인했다.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안보 협의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그간 남북 외교장관 간 만남이 최대 관심사로 꼽혀왔다. 이 외교무대에서 남북 외교 당국자가 만난 건 2018년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 이후 4년 만이다. 2020년과 2021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화상회의로만 열린 ARF는 올해 대면으로 재개됐다. 올해 ARF에선 북핵 문제 및 한반도 안보문제 등을 둘러싼 남북 입장차가 뚜렷했다. 박 장관은 한국 정부가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로 전환할 경우 북한 경제와 주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담대한 계획’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안 대사는 북한 발언 순서에서 “북한의 국방력 강화는 자위적인 조치”라며 “미국은 이른바 ‘이중 기준’을 멈춰야 한다”는 등 비판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대규모 한미 군사훈련 등을 겨냥해서도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도 7일 우리 정부가 내세운 ‘담대한 계획’ 등을 맹비난했다. 매체는 “한마디로 10여 년 전 남조선 각계와 세인으로부터 실현 불가능한 흡수통일문서로 지탄받고 역사의 쓰레기통에 던져졌던 이명박 역도(역적의 무리)의 비핵·개방 3000을 적당히 손질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빛도 보지 못하고 휴지 조각이 돼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힌 것을 윤석열 역도가 10여 년이 지난 오늘 다시 꺼내 들고 담대한 계획이라는 이름을 달아 내들고 있으니 실로 얼빠진 자의 해괴한 추태”라고 비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프놈펜=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한국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4일 동료 하원의원들과 함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찾았다. 공개적으로 대북 강경 메시지를 낼 거란 예상과 달리 펠로시 의장은 동료 의원들과 안보 최전선을 점검하며 한미 동맹 강화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이 JSA를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통화에서 “한미 간에 강력한 대북 억지력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오후 펠로시 의장은 1시간 30분가량 JSA를 방문했다. 예년과 달리 북한 장병들이 판문각에서 나오거나 동선을 확인하지 않자, 펠로시 의장은 메시지를 내놓는 대신 먼 방향으로 손을 흔들며 인사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JSA 대대 브리핑도 받지 않고 수행 장병에게 의장 기념코인을 나눠 주는 등 조용한 형식이었다고 정부 소식통은 설명했다. 펠로시 의장이 공개적인 대북 강경 메시지를 발신하진 않았지만 이번 JSA 방문 자체에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가 담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소식통은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 권력서열 3위 인사가 방문한 자체가 북한에는 충분한 긴장감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JSA 견학에는 펠로시 의장의 동아시아 순방을 수행한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교위원장, 마크 타카노 하원 보훈위원장, 수잔 델베네 하원 세입세출부위원장,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하원 정보위원, 앤디 킴 하원의원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동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의장을) 수행한 미 하원의원들이 전방에 한 번도 간 적이 없고 판문점과 JSA를 방문하고 싶어 해서 펠로시 의장이 한국의 안보 현장을 동료 의원들에게 눈으로 확인시켜 주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다”고 단체 방문 배경을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JSA행에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1시간 10분여간 회담을 갖고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두 의장은 회담 후 한미 공동언론 발표를 통해 “한미 양측은 북한의 위협 수위가 높아가는 엄중한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며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강력하고 확장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국제 협력 및 외교적 대화를 통해 실질적인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양국 정부의 노력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한미 양국관계는 매우 특별하다”며 “공동의 가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을 이겨내는 것, 지구를 구하는 것 등 이야기할 것이 많고 기회도 많다”며 양국 의회 협력을 거듭 강조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나 “미국은 항상 대만을 지지하겠다는 약속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물러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하는 중국의 대만 흡수통일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반면 4일부터 3일간 사실상 대만을 봉쇄하는 첫 군사훈련에 나서는 중국은 “미국에 의지한 대만의 독립 시도는 죽음의 길”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주권이자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는 대만 통일을 둘러싸고 미중 간 대립 구도가 뚜렷해지면서 미중이 돌이키기 어려운 ‘대만 신(新)군사냉전’ 시대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차이 총통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43년 전 미국은 대만관계법으로 항상 대만을 지지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대만의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미국의 결의는 철통(ironclad)같다”고 했다. 미국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핵심 동맹국에 대한 방어 의지를 강조할 때 사용하는 ‘철통같은 결의’를 대만에 썼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앞서 3차례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군이 개입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펠로시 의장도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유사시 미군 개입을 가능하도록 한 대만관계법을 강조했다. 특히 펠로시 의장은 전날 밤 대만 도착 직후 공개한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시 주석의 집권 강화로 중국에서 최악의 인권 상황과 법치에 대한 무시가 계속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차이 총통과 회담 전 연설에선 “민주주의와 독재 사이 선택에 직면해 있다”고 해 시 주석 체제를 독재 정권으로 묘사했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미국은 중국의 통일 대업을 방해하려는 환상을 품어서는 안 된다”며 “반드시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릴 것(頭破血流·두파혈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국방부는 4∼7일 대만을 둘러싼 해역 6곳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만 제2도시 가오슝에서 불과 20km 떨어진 곳도 포함됐다. 중국은 훈련 지역에 선박과 항공기 진입을 금지해 대만이 고립 상태가 된다. WP는 이날 “미중 관계가 영원히 바뀌고 대만이 그 중심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 밍보는 사설에서 “미중 관계가 6·25전쟁 이후 최대 위기”라며 “쿠바 미사일 위기의 21세기 버전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대만에서 19시간 체류를 마치고 3일 밤 한국에 도착한 펠로시 의장은 4일 오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한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 직후 3일 밤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특히 펠로시 의장은 4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과 회동 일정이 잡히지 않았지만 자칫 미 권력서열 3위의 정계 거물을 홀대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는 만큼 두 사람 간 깜짝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펠로시 의장은 일본으로 떠나기에 앞서 JSA를 방문한다.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 최고위급 인사가 JSA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격적으로 판문점에서 회동을 한 후 미 행정부 또는 의회 고위 인사가 JSA를 방문한 적은 없다. 펠로시 의장은 판문점에서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7차 핵실험 및 인권 상황 등에 대한 우려를 표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JSA는 최근 논란이 된 2019년 11월 탈북 어민 강제 북송이 이뤄졌던 장소이기도 해 북한을 겨냥한 메시지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한한 펠로시 의장은 4일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동 및 오찬을 갖는다. 오찬에는 여야 원내대표 등이 함께한다. 이후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로 이동해 주한미군 등을 격려한 뒤 저녁에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다만 윤 대통령과의 만남은 불투명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일 “펠로시 의장의 방한 일정이 윤 대통령 휴가와 겹쳐 두 분이 만나는 일정은 잡지 않았다”고 했다. 정부는 펠로시 의장이 의회를 대표하는 인사인 만큼 카운터파트인 김 의장과 만나는 게 맞는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거센 반발이 예상됨에도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깜짝 만남이 거론되는 이유는 한미 동맹이란 상징성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펠로시 의장의 무게감을 고려할 때 휴가를 이유로 대면 인사조차 하지 않는다면 향후 윤 대통령이 미 측 고위 인사를 만날 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가운데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만남 가능성을 놓고 대통령실은 이날 혼선을 빚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오전 브리핑에선 만남에 선을 그었지만, 오후 들어 깜짝 만남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자 “다시 만남을 조율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변인실은 이후 언론 공지를 통해 “오전 브리핑 내용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정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회동을 위한) 조율 과정도 없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측이 외교부가 피해배상 해법을 찾기 위해 출범한 민관협의회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외교부가 대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한 것을 두고 “신뢰가 깨졌다”며 반발하면서 불참을 선언한 것. 처음부터 민관협의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미쓰비시중공업 근로정신대 강제노역 피해자 측에 이어 앞서 2차례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마저 불참을 선언하면서 한일 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후지코시기업의 강제징용 피해자 측 지원단·대리인단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부가 미쓰비시중공업 매각명령결정 재항고 사건 2건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향후 민관협의회 불참을 통보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달 26일 대법원에 “한일 양국 이익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공익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국가기관의 의견 제출이 가능하다’는 민사소송규칙을 근거로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행정부의 의견을 사법부에 제출하는 가장 중대한 행동을 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개별적인 통지도, 아무런 논의도 없었다”며 “사후에 물어봤을 때도 외교부는 ‘어차피 아실 것 같아서 따로 알리지 않았다’며 내용조차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했다”고 반발했다. 다만 “이후 정부 안이 확정되면, 이에 대한 동의 여부 절차에는 협조할 것”이라며 정부가 해결안을 내놓을 경우 이를 검토할 가능성은 열어 놨다. 앞서 민간협의회는 정부와 민간 전문가, 피해자 측 관계자들이 배상 문제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자는 취지로 구성돼 지난달 4일, 14일 두 차례 회의를 가진 바 있다. 이달 중순 3차 회의를 앞두고 있었다. 배상 소송 중 가장 진행이 빠른 미쓰비시중공업 재항고 사건의 경우 자산 현금화가 이르면 이달 말 시작될 수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