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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7년 넘게 동결해왔던 기준금리를 연 0.25%로 내렸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과 투자 촉진에 나선 것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4일(현지 시간)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를 비롯한 경기부양 정책들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09년 3월부터 유지돼 왔던 0.5%의 기준금리가 0.25%로 낮아진다. 2009년에는 유럽의 금융위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결정됐다. 이번에는 올 하반기 마이너스 성장률이 예상되는 등 브렉시트 후폭풍이 거세자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영란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은행들이 중앙은행으로부터 저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했다. 또 양적 완화(국채 자산매입) 한도를 600억 파운드(약 88조1280억 원) 늘려 총 4350억 파운드(약 638조9280 억원)로 확대하기로 했다. 영란은행은 성명을 통해 “경제 요소들이 상호 보완하며 강화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했다”며 “다수의 위원들은 이번 조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면 연말에 추가로 기준 금리를 인하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제로 금리 가능성도 열어놨다는 것이다. 황인찬기자 hic@donga.com}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4)을 미 대선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의 e메일 해킹 배후로 러시아가 지목된 상황에서도 트럼프는 “힐러리의 e메일도 해킹하길 바란다”고 말하는 등 친(親)러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의 강력한 대(對)러 경제제재를 불러온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크림 반도 강제 병합에 대해서도 이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는 사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러시아 문제가 미 대선의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트럼프의 러시아 관련 발언은 실수라기보다는 선거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많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임 시절 실패했던 대러 정책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내가 러시아를 더 잘 다룰 수 있다”고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7월 27일 사설에서 “클린턴은 국무장관 시절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나섰지만 철저히 실패했다”며 “반면 나토 동맹국이 공격받더라도 미국이 자동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발언은 유럽으로 팽창을 꿈꾸는 러시아에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도 내심 트럼프의 당선을 바라고 있다. 국무장관을 지내 러시아의 약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강성의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면 상대하기가 버겁기 때문이다. 반면 ‘장사꾼’인 트럼프는 협상과 거래를 통해 함께 문제를 풀어 갈 수 있는 상대로 평가된다. 워싱턴포스트도 최근 기사에서 “크렘린 궁의 생각은 단순하다. 트럼프가 당선되는 것이 자국의 이익에 더 부합된다고 여기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실 트럼프는 러시아 사업을 위해 오래전부터 푸틴 대통령에게 구애를 펼쳐 왔다. 그동안은 일방적인 짝사랑이었지만 트럼프가 대선 후보가 된 뒤로는 당당히 ‘브로맨스’(남자들 간의 친밀한 관계)로 발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는 1987년부터 러시아에 호텔 건립을 추진했다. 또 1990년대와 2013년에 모스크바로 날아가 푸틴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성사 직전 취소당했다. 잇따른 푸대접에도 트럼프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더 이상 멋질 수 없는 사람”이라며 끊임없이 러브 콜을 날렸다. 가디언은 “트럼프는 푸틴의 팬이자, 푸틴을 롤 모델로 여기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올 5월 친푸틴계인 우크라이나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의 정책고문으로 일했던 폴 매너포트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앉히는 등 러시아 채널을 강화했다. 민주당은 러시아로 기우는 트럼프를 연일 맹공하고 있지만 보다 넓게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 전문가인 스티븐 코언 프린스턴대 교수는 7월 30일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러시아의 정보원이라는 비아냥 등은 대부분 민주당 선거캠프에서 나온 것들”이라며 “어떤 후보가 러시아와 다양하게 협력하면서 신냉전 시대를 종식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과 일면식은커녕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는 트럼프가 상황을 너무 만만하게 본다는 우려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트럼프는 본인의 탁월한 협상력으로 푸틴 대통령을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푸틴 대통령은 ‘셈이 복잡하지 않고 신뢰할 만한 인물’이라며 자신을 칭찬한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에도 버젓이 조지아를 침공했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다시 정립하겠다’고 다짐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뒤통수를 쳤다”고 지적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터키 정부가 군부 쿠데타 배후세력의 씨를 말리기 위해 1400명에 가까운 군인을 해고하고 모든 군사학교를 폐교 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군과 정보기관을 대통령 직속으로 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을 시사했다. 터키 일간 휴리예트는 31일자 관보를 인용해 국가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쿠데타 시도 실패에 연루된 군인 1389명이 해고됐다고 보도했다. 또 터키 내 모든 군사학교가 문을 닫았다. 터키 정부의 계획에 따라 폐교 조치된 군사학교에는 전쟁대학, 군사고등학교 등이 포함됐다. 터키의 굴하네 군의과대학과 전국의 모든 군사병원은 보건부로 예속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통령 중심제의 개헌도 시사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A-하베르 TV 인터뷰에서 “작은 규모의 개헌을 하려고 한다”며 “개헌이 이뤄지면 터키 국가정보청(MIT)과 군 참모총장이 대통령의 지휘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는 의원내각제 국가로 현재 터키군과 MIT는 대통령이 아닌 총리의 지휘를 따르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통령에게 훨씬 큰 권력을 부여해 의원내각제를 사실상 대통령 중심제로 바꾸려고 시도한다는 관측이 많다. 그는 자신이 창당한 정의개발당(AKP)이 작년 총선에서 압승하자 개헌을 통한 대통령제 전환을 끊임없이 시도해 왔다. 에드로안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언론 인터뷰에서 3개월 동안 선포된 국가비상사태를 상황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서방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입법, 사법, 군부를 모두 장악하며 독재자의 길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15일 터키 군부의 쿠데타 실패 이후 1만8699명이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포켓몬 캐릭터의 고향인 일본에서는 포켓몬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낸 젊은이들이 포켓몬 고 게임에 열중하면서 사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NHK에 따르면 25일 오전 일본 중부의 시가(滋賀) 현 오쓰(大津) 시에서 21세 남성이 게임에 열중하다 3중 추돌 사고를 냈다. 이 남성은 “포켓몬 캐릭터가 근처에 있다는 진동이 울려 포획하려다 신호등에서 멈춘 앞차를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24일 기후(岐阜) 현 미노(美濃) 시에서는 브라질 국적의 24세 남성이 포켓몬을 잡겠다며 고속도로에 들어갔다가 경찰에 발견됐다. 이 남성은 “인근 강가에서 바비큐를 하다 게임에 몰두해 고속도로에 들어가게 됐다”라고 밝혔다. 나고야(名古屋) 시에서는 자전거를 타며 게임을 하던 여대생의 가방을 괴한이 빼앗아 가는 사건도 발생했다. 게임이 선보여진 22일에는 교토(京都)에서 대학생이 역대 일왕의 거주지 고쇼(御所) 담장에 근접해 침입 방지용 경보가 울리고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방자치단체 등은 주의를 촉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군마(群馬) 현 도미오카(富岡) 시는 세계문화유산인 도미오카 제사장(製絲場) 주변 두 곳에 ‘출입 금지 구역 및 사고에 주의하고 주변 사람을 배려해 달라’는 간판을 설치했다. 구마모토(熊本) 시의 명소인 구마모토 성은 게임 개발에 관여한 닌텐도 측에 성내에 포켓몬이 나타나지 않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포켓몬을 잡으려는 게이머들이 4월 지진으로 심하게 파손된 성의 진입 금지 구역에 들어가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일부 신사와 사찰도 경내에서 스마트폰 사용 금지를 선언했다. 일본(22일)보다 먼저 포켓몬고 게임이 시작된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캐나다에 사는 10대 형제는 24일 포켓몬 고를 하던 중 걸어서 불법으로 미국 국경을 넘어가다 미 국경수비대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국경수비대는 “두 청소년 모두 포켓몬 고 게임에 빠져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18일 인도네시아에서는 포켓몬 고를 하다가 군사기지에 들어간 20대 프랑스인 남성이 체포되기도 했다. 이 남성은 보안 요원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들어갔다가 체포됐고, 수 시간 신문을 받고 나서야 풀려났다. 포켓몬이 아니라 사람을 잡는 참사도 일어나고 있다. 21일 과테말라의 치키물라 시에서는 포켓몬 고의 가상 아이템을 획득하려고 철로 위를 걸어가던 10대 청소년 2명을 향해 지나가던 차에서 갑자기 총격을 가해 한 명은 사망하고 다른 한 명은 중상을 입었다. 13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는 포켓몬 고에 열중한 남성 두 명이 24m 높이 해안 절벽에서 떨어져 중상을 입었다. 혼란이 가중되자 급기야 ‘포켓몬 고 금지령’도 내려졌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대통령궁이 나서 금지령을 내렸고 사우디아라비아 종교계도 포켓몬 고를 막는 파트와(이슬람 율법 해석)를 선포했다. 11일 미 해병대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최근 사격장에도 포켓몬 고를 즐기는 게이머들이 등장하고 있다”라며 출입 금지령을 내렸다. 뜻하지 않은 미담도 이어지고 있다. 11일 미국 미시간 주에서는 포켓몬 사냥을 즐기던 한 남성이 여성 음주 운전자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해 사고를 막았다. 12일 캘리포니아 주 풀러턴에서는 포켓몬 고를 하며 걷던 미국 해병대원 2명이 흉기로 행인을 위협하던 남성을 제압해 경찰에 넘기기도 했다. 하루에 많게는 수 km를 이동하며 아이템을 찾아야 하는 포켓몬 고의 특성상 게임을 즐기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우울증 등 정신장애로 외출을 삼갔던 환자들이 자연스레 야외 활동을 하게 돼 활력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미국 최대 정신건강 관련 온라인 네트워크인 ‘사이키 센트럴’의 창립자인 존 그로홀 박사는 12일 “포켓몬 고와 같은 가상현실이 현실의 건강 상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게임을 즐기러 야외로 나가 상쾌한 공기를 쐬는 행위는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도쿄=장원재 peacechaos@donga.com/황인찬 기자}

한여름 휴가철을 맞은 유럽이 테러 공포로 떨고 있다. 14일 프랑스 니스의 해변가 나들이객을 덮친 ‘살인트럭’ 사건을 시작으로 26일 프랑스 북부 시골 마을의 성당 테러까지 13일간 프랑스와 독일에서 6건의 테러가 발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 “최근 유럽에서 발생한 테러들은 수니파 급진 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공격이 ‘아마추어 테러’라는 새로운 형태에 돌입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IS의 테러 교육을 받지 않고 IS의 사상에 경도된 유럽 내 현지인들이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흉기로 벌이는 ‘자발적 테러’가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WP는 “최근 시리아 등 근거지에서 세력이 급격히 약화된 IS는 해외 동조자들에게 테러에 가담하라고 적극 부추겨 왔고, 이들이 실제 행동에 나서는 일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날로 악화되고 있는 유럽인의 난민에 대한 정서는 난민들의 돌출 행동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는 무슬림들도 테러에 가담하고 있다. 잠재돼 있는 다문화 사회의 갈등이 테러 형태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IS의 지시를 받지 않는 이런 동조자들은 저만의 방식으로 테러를 감행한다. 전통적인 테러 도구인 총이나 폭탄뿐만 아니라 칼과 도끼, 트럭까지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 잔혹한 살해 도구로 변하고 있다. 테러 장소 또한 공항이나 쇼핑몰뿐만 아니라 와인바, 출퇴근 기차, 시골 마을의 작은 성당까지 다양해졌다. 최근 발생한 6건의 테러 중 3건은 용의자가 10대들로 상대적으로 경계가 약했던 ‘틴에이저 테러’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10대들은 IS 조직원들의 주장을 쉽게 받아들이고 있다. IS 동조자들이 펼치는 중구난방식 테러에 유럽 당국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라파엘로 판투치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국장은 “치안력은 한계 상황에 달했는데 감시 대상은 무한대로 넓어지고 있다. 대테러 직원들은 어디를 택해 감시를 나가야 할지 난감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연방경찰연합회는 “당장 2만 명의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프랑스에서는 수년간 이어진 경찰력 감소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7일에는 스위스 제네바 공항의 테러 첩보가 입수돼 현지 당국이 긴장하기도 했다. 유럽에 이어 올림픽을 앞둔 브라질에 테러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음도 들린다. 브라질 당국은 최근 IS 동조자 12명을 체포했다. 국제테러감시단체 시테(SITE)의 리타 카츠 대표는 “소셜미디어와 IS의 매체에는 올림픽에 맞춰 브라질에서 테러를 감행하라고 포르투갈어로 지시한 글이 넘쳐나고 있다”고 전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미국 정치 역사상 여성이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가 된 것은 처음이다. 1776년 7월 4일 독립을 선포한 미국은 44대에 걸쳐 대선이 치러졌지만 모두 남성이 선출됐으며, 공화당과 민주당 등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도 모두 남성이 독식해왔다. 클린턴 전 장관은 26일(현지 시간) 이날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의 농구경기장 ‘웰스파고 센터’에서 진행된 전당대회 이틀째 행사에서 대의원 만장일치의 박수를 받는 형식으로 대선 후보에 지명됐다. 이에 앞서 호명 투표는 각 주와 미국령, 재외거주 미국인 대표가 사회자인 스테파니 롤링스 블레이크 볼티모어 시장의 지명에 따라 경선 결과를 발표하는 형식으로 호명 투표가 진행됐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뒤져 경선에서 패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출신지인 버몬트 주는 당초 51번째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맨 마지막으로 순서가 조정됐다. 클린턴 후보 지명의 역할을 경선 패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맡았기 때문이다. 샌더스는 버몬트 공개투표 순서가 되자 사회자에게 “투표를 중단하고 힐러리 클린턴을 당 후보로 공식 지명할 것을 제안한다”고 발언했다. 순간 전대장은 클린턴 지자자들이 ‘힐러리’를 연호했고 샌더스 지지자들도 대부분 마지못한 표정으로 박수를 쳤다. 샌더스의 제안에 대의원들은 “예(aye)”라고 답했고, 전대의장은 투표 중단과 함께 힐러리 지명을 공식 선언했다. 클린턴은 대의원 절반인 2383명을 넘었으나 공식적으로는 만장일치의 박수로 지명된 것이다. 임시 전대의장인 마샤 퍼지는 “샌더스가 투표 절차를 중단하고 화합의 정신으로 지명을 제안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8년 전 대선 경선에서 패한 클린턴 전 장관도 승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후보 지명 역할을 맡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28일로 예정된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본격 도전한다. 황인찬기자 hic@donga.com}
“나는 매일 아침 흑인 노예들이 지은 집(백악관)에서 눈을 뜹니다. 그러곤 백악관의 잔디마당에서 애완견과 뛰노는 성숙하게 자란 두 딸을 보곤 해요. 그래요. 힐러리 클린턴이라면, 내 딸과 우리 자녀들이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을 당연하게 여길 것입니다.” 백악관 안주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25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하는 감동 연설을 해 큰 박수를 받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셸 여사가 월요일 밤 호쾌한 홈런을 날렸다. 남은 전당대회 기간에 이를 뛰어넘는 연설은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극찬했다.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온 변호사 출신의 미셸 여사는 조용하고도 확신에 찬 어조로 14분 동안 발언을 이어갔다. 미셸 여사는 2008년 대선 경선 때 남편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맞수였던 클린턴 전 장관과 한때는 앙숙 관계였지만 이날 연설에서 “그녀와 함께할 것”이라고 지지를 분명히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이 대중 앞에서 지지 의사를 명확히 밝히는 장면이 힐러리에게 필요했다. 대통령 부인보다 이런 메시지를 강력히 전달할 사람은 없다”고 논평했다. 미셸 여사는 “위기가 닥쳤을 때 우리는 반목하고 질시하지 않았다. 서로 의견을 나누고 의지했다. 함께했을 때 더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로 우리 아이들의 4년, 혹은 8년의 미래가 결정된다”며 “오늘 밤 내가 이 자리에 선 것은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 대통령이 될 진정한 자질이 있는 단 한 사람이 바로 우리의 친구 힐러리 클린턴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미셸 여사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흔들며 환호했고, 객석에 있던 클린턴 후보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벌떡 일어나 박수를 쳤다. 미셸 여사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부인인 멜라니아가 자신의 연설을 베낀 것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트럼프의 선거구호를 거론하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 지금, 바로 이 순간 우리는 이미 위대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공화당)은 저급하게 나가지만 우리(민주당)는 고급스럽게 가자”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앞으로 3년 안에 중남미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9000만 명 이상 추가 발생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지카 감염 위험이 가장 큰 도시 중 하나로 꼽혔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합동연구팀이 이런 지카 확산 전망치를 다룬 연구논문을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리지에 게재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25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과거의 지카 확산 시기와 경로에 국가·도시별 인구 및 출산율, 기후, 모기 개체 수, 보건상태 등을 분석해 향후 지카 확산 가능성을 예측했다. 이에 따르면 남미에서만 3년 내에 약 9340만 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며 이 가운데 160만 명은 임신부일 것으로 예측됐다. 나라별로는 브라질이 3740만 명으로 가장 많은 감염자가 나올 것으로 예측됐다. 이어 멕시코 1490만 명, 베네수엘라 740만 명, 콜롬비아 670만 명, 쿠바 370만 명 순이었다. 이번 연구팀을 이끈 영국 사우스햄튼대의 앤드류 타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카 바이러스가 가져올 가공할 만한 충격의 시작점을 예측했을 뿐이다. 앞으로 과학자들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에서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소두증 신생아가 첫 번째로 나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보건당국은 25일 한 여성이 지카 감염으로 인해 소두증(小頭症) 남아를 출산했다고 밝혔다. 22일 미국 뉴욕에서도 소두증 신생아가 출생해 남미에서 출발한 소두증 피해가 유럽과 미국 본토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골프와 테니스 종목의 일부 선수들이 지카 감염을 우려해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리우 올림픽에 가지 않을 예정이라고 데일리메일이 25일 보도했다. 이들 부부는 2012년 런던 올림픽 특별대사여서 브라질 방문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콜롬비아 정부는 25일 지카 바이러스가 진정세로 접어들었다며 임신 연기 권고를 해제했지만 전문가들을 “시기상조”라며 경계 수준을 낮추지 말 것을 주문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을 ‘사기꾼 힐러리(crooked Hillary)로 부르며 공격해왔던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가 본격적인 본선 경쟁을 앞두고 새로운 비방용 별명을 지었다. 트럼프는 25일 버지니아 주 로어노크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첫 연설에서 클린턴 장관의 결혼 전 성(姓)인 로댐(Rodham)을 ’로튼(Rotten·썩은)‘으로 바꿔 부르며 공격했다. 국무장관 시절 업무처리에 개인 e메일을 사용해 논란을 빚은데 이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노골적으로 힐러리 후보 만들기에 골몰했던 정황이 드러나자 ’힐러리는 부패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청중들에게 “힐러리 로댐 클린턴으로 불렸던 그가 왜 요즘은 로댐이란 미들네임을 쏙 뺏는 줄 아나?”고 물은 뒤 “실제는 ’힐러리 로튼(썩은) 클린턴‘이기 때문이다. 썩은 힐러리란 뜻”이라고 자답했다. 그는 “그것이 로댐이란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다. 로댐과 로튼이 매우 비슷하지 않냐”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공격할 때 사용했던 ’활기가 없는(low energy)‘이란 비방 표현을 이날 힐러리 전 장관을 공격하며 재활용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그녀는 본능적으로 결함이 있는 사람이다”고 운을 뗀 뒤 “그녀는 활기가 없다. 집에 가서 몇 시간 낮잠이나 자고 와야 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난 잠이 없는 사람이다. 낮잠이 필요 없다. 우리는 (대선 투표일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프랑스대혁명 기념 국경일인 14일 밤 프랑스 남부 해안 도시 니스에서 트럭 한 대가 축제를 즐기던 군중을 향해 돌진해 최소 84명이 사망하고 50여 명이 중상을 입는 테러가 발생했다. 130명이 숨진 지난해 11월 파리 연쇄 테러사건에 이어 8개월 만에 프랑스에서 터진 가장 큰 규모의 ‘소프트 타깃(민간인 대상)’ 테러였다. 외교부는 사망자와 중상자 가운데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 이날 트럭 테러 사건이 발생한 프랑스 니스(알프마리팀 주)에 대해 여행자제 경보를 발령했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반경 25t짜리 하얀색 트럭 한 대가 방지턱을 넘어 해안 산책로로 진입해 2km가량 질주했다. 놀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갔지만 범인은 사람들이 많은 곳을 골라 트럭을 지그재그로 운전하며 치어 희생자가 크게 늘었다. 휴일을 맞아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많았으며 사상자 수백 명 가운데 50여 명은 어린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니스에 거주하는 튀니지 출신의 프랑스인인 모하메드 불렐(31)로 알려졌으며 현장에서 사살됐다. 트럭 안에선 다수의 장전된 총기와 폭발물이 발견됐다. 현지 매체인 니스 마탱은 테러범이 사망 전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의 연관성을 수사하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자유와 평등, 박애 정신을 상징하는 국경일에 공격을 받았다”며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군사작전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니스=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황인찬 기자}

프랑스혁명기념일로 공휴일인 14일 밤 프랑스 남부 해안도시 니스에서 트럭 한대가 축제를 즐기던 군중을 향해 돌진해 최소 80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부상당하는 테러가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사건에 이어 7개월 여 만에 다시 프랑스에서 비무장 대중을 상대로 한 ‘소프트 테러’가 벌어진 것으로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외교부는 이번 테러와 관련해 현지에 있는 한국인 5명의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밝혀 한국인 피해도 우려된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하얀색 트럭 한대가 방지턱을 넘어 해안 산책로로 진입해 약 2㎞ 가량 질주했다. 놀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갔지만 트럭이 좌우로 지그재그 운전을 하며 가속해 희생자가 늘어났다. CNN은 현지 언론을 인용해 이번 테러로 80명 이상이 숨졌다고 보도했으며, 1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불꽃놀이를 즐기기 위해 많은 관중이 밀집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은 이어 트럭에서 내린 뒤 행인과 경찰들을 상대로 총격을 가했으며 총격전 과정에서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고 정부 당국 관계자는 밝혔다. 범행에 사용된 트럭 안에서는 다량의 폭발물과 함께 프랑스계 튀니지인 남성의 신분증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지 니스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사건을 전하며 시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아직까지 이번 사건의 배후를 자처하는 단체는 나오고 있지 않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수니파 급진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IS는 최근 전세계 자생적 테러집단들을 상대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서방 세계에 테러를 감행하라고 지시한 바 있으며 이 가운데 차량을 이용한 테러 주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영사콜센터 등을 통해 9명이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이 가운데 4명은 연락이 닿았지만, 5명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와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은 각각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며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외교부는 니스 일대에 있는 우리 국민은 이번 사태가 종결될 때까지 불필요한 외출은 삼가 달라고 해외안전여행 영사콜센터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이후 대테러 경보단계를 최상급으로 유지하고 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62·사진)이 세금으로 억대 연봉을 줘가며 개인 이발사에게 머리 손질을 받아온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올랑드 대통령은 2012년 5월 취임 이후 개인 이발사를 두고 미용 서비스를 받아왔는데 이 이발사에게 지급되는 월급이 9895유로(약 1251만 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는 대통령 월급 1만4910유로의 3분의 2 수준이자 정부 각료급 월급과 비슷하다. 이런 사실이 공교롭게도 부패한 권력에 대한 시민 항거의 상징적인 날인 프랑스혁명기념일(14일) 전날 알려지자 파문이 더욱 커졌다. 올랑드 대통령은 사회주의자이며 자칭 ‘보통 사람(Mr. Normal)’이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의 대변인은 “누구나 머리 손질을 받고 있지 않나”라면서 “해당 이발사는 자신의 가게를 접고 (대통령을 위해) 24시간 대기한다”고 해명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올백 머리를 고수하고 있다. 가디언은 “그렇게 고액 미용사를 뒀다면 좀 더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에 도전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인터넷에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올해 83세인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생전 양위 의사를 주변에 밝힌 것으로 13일 알려지면서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혔다. 일왕이 살아 있을 때 물러나는 것이 200여 년 만에 처음인 데다 아키히토 일왕은 국민 통합의 상징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14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차 몽골로 출국하기에 앞서 하네다(羽田)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안의 성격상 언급을 피하겠다”고 말했다. 왕실 업무를 주관하는 궁내청 야마모토 신이치로(山本信一郞) 차장은 전날 밤 “일왕이 퇴위 의향을 드러낸 사실이 전혀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왕은 적어도 1년 전부터 생전 퇴위 의사를 밝혀 왔다고 한다. 궁내청도 수면 아래서 관련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돼 조만간 공식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키히토 일왕이 생전 양위를 원하는 것은 건강에 대한 부담 외에 왕실의 존재 방식을 재검토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1947년 제정된 왕실 관련 법률인 ‘황실전범(皇室典範)’은 일왕의 별세 시 왕세자가 곧바로 즉위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생전 양위가 이뤄지기 위해선 전범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일본 언론은 전범 개정에 2, 3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범은 왕위 계승에 대해 아버지로부터 왕실 혈통을 물려받은 남성만 왕위에 오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범 개정 논의가 시작될 경우 과거 일본 내에서 당위성이 검토됐던 여성의 왕위 계승 문제도 함께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왕실 여성이 민간인 남성과 결혼하면 왕실에서 제외돼 왕실 전체가 20여 명에 불과하다. 83세인 아키히토 일왕의 생전 양위 전망이 나오면서 올해 90세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언제쯤 왕위를 물려줄지도 관심이다. 1952년 즉위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벌써 65년째 통치하고 있다.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랜 집권 기간이다. 이 바람에 왕위 계승 서열 1순위인 찰스 왕세자(68)는 벌써 일흔을 코앞에 뒀다. 현재 영국 왕실에서는 왕위 계승과 관련된 공식 논의는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여왕은 예전보다 대외활동이 줄기는 했지만 공식 업무를 무난하게 처리하고 있다. 13일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의 사임 예방을 받았고 테리사 메이를 신임 총리로 임명했다. 투철한 사명감도 그가 여왕직을 내려놓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찰스 왕세자의 왕위 승계는 당장은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왕에 대한 영국 국민의 신망은 여전히 높지만 퇴위 시점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황인찬 기자}

저성장과 사회적 불안정, 강대국 권력 전이(轉移)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난세(亂世)에 여성 지도자들이 속속 구원투수로 등판하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분열로 치닫는 시대에 이념보다 실용을 앞세우고 합의를 도출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통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기존 남성 중심의 정치 구도가 변하지 않는 이상 ‘유리 천장을 뚫은 여성 지도자들은 독이 든 성배(聖杯)를 마시는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살아있는 대처’로 불리는 테리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이 13일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영국 총리에 취임했다.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를 앞서고 있다. 2005년 총리에 오른 뒤 10년 넘게 권좌를 지키고 있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건재하고 클린턴 전 장관이 당선된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영국 독일 등 서방 주요 3국의 지도자가 모두 여성으로 채워진다. 주요 5개국(G5) 회의에서 여성 지도자들이 남성(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을 수적으로 앞서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의 두 축을 담당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재닛 옐런 의장도 여성이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 미얀마의 사실상 1인자인 아웅산 수지 여사 등 아시아의 여풍(女風)도 거세다. 대부분 50, 60대인 이들은 영국 마거릿 대처 총리(1979∼1990년 재직)를 보며 지도자의 꿈을 키운 ‘대처 키즈’들이다. 1970년대 신좌파(New Left) 운동을 계기로 여성의 사회 및 정치 활동이 증가한 변화의 수혜자들이기도 하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 최근 약진하는 여성 지도자들의 성향이 △실용적이고 △극단적으로 이념적이지 않으며 △협상을 추구한다는 세 가지 특징으로 ‘마담 프레지던트’ 현상을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공감 능력, 유연성, 협상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남성을 뛰어넘은 여성 정치인들의 무기”라며 “국론이 극단으로 나뉠 때, 남성 지도자들이 마치 싸움을 위한 게임장에 나온 것처럼 핏대를 세울 때 대중은 여성 지도자들을 무대 위로 불러 세운다”는 것이다. 실제로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분열된 영국인의 부름을 받았고, 클린턴 전 장관은 ‘마초 트럼프’의 편협함과 무례에 온몸으로 맞서고 있다. 독일 일간지 디벨트는 3일 ‘여성 민주주의(femokratie)’란 신조어로 설명했다. 신문은 메이 총리 등을 ‘바지 정장을 입고 고무장갑을 낀 포스트모던 시대의 엘렉트라(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성)’에 비유하면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와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 등 남성들이 만들고 떠나버린 난장판에서 여성들이 뒷수습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남성 정치인들이 망가뜨려 놓은 정치판에 새로운 피를 기대하는 유권자들의 희망이 그녀들을 부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격변기에 권력을 잡은 여성 지도자들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유리 천장을 뚫고 고위직에 오른 여성이 남성 위주의 지도층 분위기 등 새로운 한계를 만나 다시 추락한다는 게 영국 엑서터대 미셸 라이언 교수(심리학)의 ‘유리 절벽’ 이론이다. 여성은 야구에서 위기 상황에 등판한 ‘원포인트 릴리프’(한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투입하는 투수)와 같아서 위기가 지나가면 다시 남성으로 교체된다는 것이다. 라이언 교수는 9일 허핑턴포스트에 “그들이 실패한다면, 실패한 정치인이 아니라 실패한 여성으로 남게 되며 결국 남성 지배 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이용된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난세에 여성 지도자들이 맡은 역할은 지극히 어려운 것이어서 성공 확률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통계적으로도 여성 지도자의 득세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의회의 여성 비율이 독일 37%, 영국 29%, 미국 19%까지 늘어난 만큼 여성 지도자 탄생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란 설명이다.황인찬 hic@donga.com·김수연·한기재 기자}

이탈리아의 마지막 왕손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푸드 트럭을 몰며 파스타를 팔아 화제다. 주인공은 이탈리아 마지막 왕인 움베르토 2세의 손자 엠마뉴엘 필리베르토 씨(44).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은 그가 이탈리아의 마지막 왕가인 사보이왕가(1861~1946)를 상징하는 푸른색 트럭을 몰고 로스앤젤레스(LA) 등을 누비고 있다고 8일 전했다. 필리베르토 씨는 “6개월 전 LA에 왔을 때 멕시코와 아시아 음식을 파는 트럭들이 즐비한 것을 봤다. 그때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이탈리아 음식들을 직접 소개하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이색 도전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그는 요리사를 채용해 새우와 조개가 들어간 페투치네, 송로버섯이 들어간 링귀네 등 이탈리아 요리를 15달러(약 1만7000원)에 선보이고 있다. 그는 “미국인들은 공원 벤치에 앉아 점심을 간단히 먹기 좋아하는데 그들에게 맛있고 질 좋은 음식을 선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몰락한 왕조의 후손은 삶이 순탄치 않았다. 1946년 이탈리아가 국민투표로 공화국을 선포한 후 스위스로 망명한 사보이 왕가는 2002년 이탈리아 의회가 입국을 허용하기 전까지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태어난 필리베르토 씨는 이후 이탈리아의 TV프로그램인 ‘댄싱 위드 더 스타’에도 출연했지만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전자담배 광고에 나와 “(전자담배를 이용하면) 섹스를 더 많이 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움베르토 2세의 유일한 손자인 그는 왕정이 이어졌다면 왕이 될 가능성이 높았던 인물이다. 필리베르토 씨는 푸드트럭 옆에 ‘베니스의 왕자(Prince of Venice)란 상호를 달았다. 이탈리아 정부로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결혼해 두 아이가 있는 필리베르토 씨는 “논쟁을 불러일으킬 생각은 없다. 단지 할아버지가 내게 준 명칭일 뿐”이라며 “사업이 번창하고 일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잇따른 총기 사건에 흑백 갈등으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미국이 카리브 해의 소국 바하마로부터 ‘여행주의 국가’로 지정돼 체면을 구겼다. 바하마 정부는 8일 “경찰에 의한 흑인 총기사망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며 미국 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을 여행하는 자국민은 극도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바하마는 흑인 인구가 90%를 넘는다. 바하마 정부는 자국민에게 “미국에서 정치 시위를 비롯해 어떤 시위에도 참가하지 말고, 군중들이 모인 곳도 피하라”면서 특히 젊은 남성에 대해서는 “(미국)경찰에 절대 맞서지 말고 협력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9일 “미국 정부는 최근 정국불안 등을 이유로 라오스와 니카라과 등에 대해 여행주의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이제는 미국이 주의를 받는 처지가 됐다”고 전했다. 미국은 6일 미네소타 주 팔콘 하이츠, 7일 루이지애나 주 배턴 루지에서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총격에 숨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흑백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 섬 바로 코앞까지 미국 해군이 은밀하게 순찰 작전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중국이 필리핀 등 인근 나라들을 위협하며 해당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 반대하는 미국이 군사적인 경고 행동에 나선 것이다. 미 해군 전문지 네이비타임스는 7일 미 해군의 스테덤, 스프루언스, 몸센 등 구축함 3척이 지난 2주 동안 중국이 실효 지배하는 남중국해의 스카버러(중국명 황옌·黃巖) 섬 근해 14∼20해리 사이에서 순찰 항해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 섬은 지난달 12일 필리핀 청년들이 필리핀 국기를 꽂으며 영토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 구축함은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 군도)에서도 순찰을 펼쳤다. 국제법상 통상 12해리 영해 주장이 통용돼 이보다 접근하면 영해 침범이 된다. 이번에 미 구축함들은 12해리에서 살짝 떨어진 14∼20해리 해상까지 근접해 영해 침범을 하지 않고 중국을 위협했다. 이번 미군의 무력시위는 12일 공개되는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판결을 앞둔 미묘한 시기에 벌어졌다.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6일 이번 판결과 관련해 전화 통화를 했다. 왕 부장은 “PCA의 남중국해 판결은 법적 절차, 증거 면에서 억지 논리이자 실수투성이”라면서 “우리는 미국이 영토 분쟁에 관련해 특정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지키고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침해하는 행동을 자제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은 미중 양국의 공동 이익이며 미국은 관련국이 외교적 협상의 방법으로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CNN은 “전문가들은 PCA의 재판이 중국에 불리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남중국해 문제 때문에 미중 관계가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영국에 두 번째 여성 총리가 탄생하게 됐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사퇴의사를 밝힌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후임을 정하기 위해 7일(현지 시간) 열린 영국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59)과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차관(53) 등 두 여성 정치인이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메이 장관과 레드섬 차관(재선) 가운데 한 명이 브렉시트 이후의 혼란을 수습하고 EU 탈퇴 협상을 이끌게 됐다. 이날 당 하원의원 2차 투표 결과 메이 장관이 199표로 1위, 레드섬 차관은 84표로 2위를 차지해 결선에 진출했다. 1차 투표에서 3위에 그쳤던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은 2차 투표에서도 3위(46표)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앞으로 약 15만 만 명의 당원들이 메이 장관과 레드섬 차관을 놓고 9월 8일까지 우편투표 방식으로 결선을 진행해 새 총리를 뽑는다. 당선자는 9월 9일 발표된다. 메이 장관은 EU 탈퇴 국민투표에서 적극적인 독려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잔류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레드섬 차관은 탈퇴파로 분류된다. 이런 까닭에 결선투표 과정에서 브렉시트를 놓고 다시 한번 잔류파와 탈퇴파가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황인찬기자 hic@donga.com}

“사담 후세인은 아주 나쁜 사람이지만 테러범 처형에는 특출 났다. (그가 없는) 현재 이라크는 테러리스트들을 위한 하버드대가 됐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사진)가 2006년 사망한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칭송했다.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발생한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자살폭탄 테러로 25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며 테러 공포가 커지자 “그래도 후세인 때가 나았다”며 독재자를 두둔한 것이다. 트럼프는 5일 노스캐롤라이나 주 주도(州都)인 롤리에서 벌인 유세에서 “후세인이 뭘 잘했는지 아나. 테러범을 잘 죽였다. 그들에게 권리를 읽어주지도, 대화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테러범이니까, 그것이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이라크는 어떤가. 당신이 테러리스트가 되고 싶다면 이라크로 가라. 그곳은 (테러범들의) 하버드대처럼 됐다”며 “이는 매우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캠프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후세인 정권은 이스라엘에 대한 자살폭탄 테러를 후원하는 등 테러에 가담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역사 공부를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공화당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폭스뉴스가 트럼프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당황해하며 “후세인은 20세기 가장 악한 인간 중 한 명”이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올 2월 후세인 전 대통령에 대해 “나쁜 사람지만 테러 대처는 잘했다”고 평가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미국의 한 기독교 단체가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실물로 재현하면서 배안에 공룡 모형을 넣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기독교단체 ‘창세기의 응답’은 미국 켄터키 주 윌리엄스타운 ‘아크 인카운터’ 테마파크 내에 ‘노아의 방주’ 코너를 7일 개장하면서 배 안에 노아의 가족과 동물 모형뿐만 아니라 공룡 모형까지 포함시켰다고 AP통신 등이 5일 전했다. 이 단체는 “신이 6000년 (공룡을 포함한) 전 우주만물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공룡을 포함시킨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방주 건설에 반대하는 운동단체인 ‘자유로운 사상가들’은 “공룡은 (방주 건립에 앞서) 이미 6500만 년 전에 지구에서 멸종됐다”며 “방주에 공룡 전시물을 넣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010년부터 1억 달러(약 1163억 원)가 투입돼 목재로 만들어진 이 방주는 길이 155.4m, 폭 25.9m, 높이 15.5m 규모다. ‘창세기의 응답’ 켄 햄 회장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독교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주 측은 개장 첫해 방문객 200만 명을 예상하고 있다. 일일 관람료는 성인 기준 40달러(약 4만6500원)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