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동영상 공유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인 틱톡과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 간의 매각 협상과 관련해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합의안을) 들여다 보고 곧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나는 래리 엘리슨(오라클 창업자)에 높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 그는 오랫동안 정말 훌륭한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엘리슨 창업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드물게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왔고 올해 초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모금 행사도 진행한 바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오라클이 이 같은 친분을 등에 업고 틱톡과의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다만 백악관의 최종 발표 전까지 승인 여부는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틱톡의 사용자 정보가 중국 공산당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에 틱톡의 강제 매각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달 20일까지 시한을 주고 그때까지 매각이 안 되면 틱톡의 미국 내 이용을 금지하겠다고 경고했다. 틱톡의 인수자로는 처음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유력했지만 막판에 트럼프 행정부와 관계가 두터운 오라클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오라클이 틱톡을 완전히 인수하는 대신 기술협력이라는 형태로 틱톡의 경영에 개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최근까지 알려진 양측의 합의안에 따르면 틱톡의 글로벌 본사는 미국으로 옮기고, 바이트댄스가 최대주주를 유지하는 대신 오라클이 소수지분을 갖고 이용자의 데이터 보안을 책임진다. 이용자에게 어떤 동영상을 보여줄지 결정하는 알고리즘은 오라클에 넘기지 않고 바이트댄스가 관리할 계획이다. 미국 기업에 100% 지분 매각을 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방침에서 크게 후퇴한 셈이다. 그러나 틱톡은 미국에 설립될 글로벌 본사에서 2만 명을 신규 고용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이 부분을 트럼프 행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회고록을 집필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에게 수시로 전화하면서 “잘 써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CNN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우드워드에게 전화를 걸어 책에 무슨 내용이 담겼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친 책이 될 것 같다. 내용이 노골적이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요즘 시장(증시)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며 “그 얘기도 책에 썼는가”라고 물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나 인종차별 반대시위 등 자신에게 안 좋은 얘기가 잔뜩 언급될 것을 걱정해, 자신이 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경제 분야에 대한 얘기도 써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책의 내용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우드워드와 18차례 인터뷰에서 내내 이어졌다. 지난 달 전화에서는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 화제에 올랐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행정부에 내내 부정적이던 프리드먼이 최근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의 관계 정상화에 미국이 기여한 것을 칭찬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일이다. 프리드먼 다음으로 내가 필요한 사람은 당신”이라며 우드워드에게 자신의 치적을 보도해달라는 주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와의 대화에서 코로나19 대응보다 경제를 중시하는 성향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우드워드가 “이번 대선은 트럼프·바이든과 바이러스 간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해서는) 나는 할 만큼 했다. 일찍부터 행동에 나섰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지금 바이러스가 경제를 대체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우리는 지금 새로운 증시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라고 경제 얘기를 다시 꺼냈다. 한편 우드워드는 미국 공영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둘러싼 취재 윤리 위반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우드워드가 올 2월부터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초기부터 인지했다”는 발언을 확보해놓고 신간을 출간하는 9월까지 이를 묻어뒀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우드워드는 이에 대해 “그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바이러스 상황에 대해 얘기하는 줄 알았다”며 “그리고 2월 당시에는 미국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인식은 거의 없었고 나도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우드워드가 마음만 먹었으면 얼마든지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 내용을 일찍 공개해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비판은 여전히 나오고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중국 동영상 공유 서비스 ‘틱톡’의 미국 사업 부문 매각과 관련해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오라클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을 틱톡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 보도했다. FT는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오라클과 기술협력 파트너 형식으로 협력하게 될 것”이라며 “바이트댄스와 오라클은 기술협력 파트너 계약을 통해 미국 정부가 우려하는 국가안보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술협력 파트너’가 완전한 매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신징(新京)보도 “바이트댄스가 틱톡 지분을 일부 유지하면서 오라클과 ‘기술 파트너’로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틱톡 인수를 추진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날 성명에서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 사업 부문을 우리에게 팔지 않겠다고 알려왔다”고 확인했다. 최근 미국 정부는 틱톡을 통해 미국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중국 측에 넘어갈 수 있다며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에 미국 사업 부문을 매각하라고 요구해 왔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오라클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독특한 친분 때문에 이번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해 왔다고 분석하고 있다. 오라클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은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자신의 저택에서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열었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새프라 캐츠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수위원회에 참여한 바 있고 지금도 백악관을 자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오라클은 훌륭한 기업이다. 오라클은 틱톡을 잘 경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다만 중국 정부는 아직 최종 방침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매체들은 틱톡을 ‘매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14일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트댄스는 MS에도, 오라클에도 틱톡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짧게 전했다. 신징보 역시 “바이트댄스 창업자인 장이밍(張一鳴) CEO는 틱톡의 미국 사업을 팔지 않도록 하는 해결 방안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베이징=김기용 kky@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미국 법무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였던 북한 국적의 리정철을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미 법무부는 11일 리정철과 그의 딸 리유경, 말레이시아인 간치림을 기소하고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리정철은 김정남이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사망했을 때 용의자 중 한 명으로 조사받았다가 풀려난 바 있다. 다만 미 법무부는 리정철에 대한 기소는 김정남 암살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법무부에 따르면 리정철은 말레이시아의 사업가로 위장해 활동하면서 북한을 위해 자금 세탁과 물품 조달 등을 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정철이 수만 달러 상당의 야자유와 비누 등을 북한군이 통제하는 무역회사에 수출할 수 있도록 돕고, 이탈리아산 와인 5만 병(25만 달러 상당)을 조달해 북한 지도부와 엘리트 계층에 넘기며 대북 제재를 위반했다고 보도했다. 리유경은 이 과정에서 아버지에게 통역을 해줬고, 간치림은 이 부녀를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정철은 김정남 암살 사건 당시 용의자로 체포됐으나 혐의를 부인했고 석방 후에 말레이시아에서 추방됐다. 미국 사법당국이 리정철의 신병을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 검찰은 이와 별도로 대북제재를 위반해 북한과 거래한 중국 통신업체 ZTE의 위장회사와 ZTE에서 근무했던 직원을 상대로 100만 달러를 압류할 방침이다. ZTE 전 직원 리시춘은 ZTE의 위장회사들을 이용해 휴대전화 장비 등을 북한에 조달하고 최소 1500만 달러의 자금을 미국 금융 시스템을 이용해 북한과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교활하면서 매우 영리하다(very smart)”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김 위원장에 대해 멍청하다(stupid)고 결론 내렸다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호되게 당했다”며 감염이 확산됐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이는 동아일보가 15일 공개될 예정인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의 신작 ‘격노(Rage)’의 내용 전문을 입수한 것에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교활하고, 술수가 뛰어나고, 매우 영리하다”면서 “그리고 알다시피 매우 거칠다(tough)”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5일 집무실에서 만난 우드워드에게 이런 의견을 밝혔다. 당시 미 CIA가 김 위원장에 관해 ‘교활하고 술수가 뛰어나지만 궁극적으로 멍청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우드워드가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를 아는 유일한 사람”이라며 “나는 그가 거래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는 다른 어떤 사람과도 거래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CIA의 분석과는 다소 상반된 평가를 내린 것이다. 김 위원장이 영리하다는 것을 확신하냐는 질문에는 “영리함 그 이상(far beyond smart)”이라며 “27세에 (권력을) 승계받았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전보다는 훨씬 덜 위험하다. 왜냐면 그가 나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를 좋아한다. 우리는 서로 잘 지낸다”고 했다. 이 책에는 지난해 2월 하노이 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핵시설 폐기를 강하게 압박한 부분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나는 도움이 안 되고 둘도 도움이 안 되고 셋도 도움이 안 되고 넷도 도움이 안 된다. 다섯은 도움이 된다”며 다섯 곳의 핵시설을 모두 폐기하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영변은 우리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시설”이라며 영변만 없애겠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은 가장 크지만) 가장 오래된 곳이다. 나는 이 핵시설 하나하나를 다 안다. 우리 국민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당신은 합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협상 결렬을 시사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순간 충격에 빠진 듯한 표정으로 “그게 무슨 뜻이냐”고 되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나의 친구다. 하지만 당신은 합의할 준비가 안 됐기 때문에 난 떠나야겠다”고 못 박았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한 불만을 토로한 적도 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것이었다. 이 책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5일 보낸 친서에서 “나는 우리 두 나라 간의 실무급 협상에 앞서 도발적인 연합 군사훈련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것으로 믿었다”며 “전쟁 준비 훈련의 주된 타깃은 우리 군대다. 이건 우리의 오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현재와 미래에 한국군은 나의 적이 될 수 없다”며 “당신이 언젠가 말했듯 우리는 특별한 수단이 필요 없는 강한 군대를 갖고 있고, 한국군은 우리 군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의 얘기도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정은)는 고모부를 죽였고 그 시신을 고위 관료들이 이용하는 건물의 계단에 뒀다. 그의 잘린 머리는 가슴 위에 놓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모든 것을 말한다. 모든 걸 말해줬다”면서 장성택 처형 내용을 우드워드에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3월 코로나19 대유행과 관련해 북한에서도 확산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8일 우드워드와 한 통화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언급하면서 “중국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게 코로나에 두들겨 맞았다”면서 “북한에서도 그들이 호되게 당하는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 내 구체적인 피해 정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미국 내 상황과 관련해서는 ‘사망자가 10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고 우드워드가 언급하자 “그럴 수 있다”면서 “지금 내가 하는 일들을 만약 하지 않았다면, 그보다 몇 배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이윤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비핵화를 강하게 몰아붙였고 협상이 결렬되자 김 위원장이 크게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에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추가 발사하면 그 누구도 가져보지 못한 큰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15일 공개되는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의 신작 ‘격노(Rage)’의 북한 관련 내용이 담긴 부분을 입수했다.● 트럼프의 하노이 결렬 선언에 당황한 김정은이 책에 따르면 하노이 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하나는 도움이 안 되고 둘도 도움이 안 되고 셋도 도움이 안 되고 넷도 도움이 안 된다. 다섯은 도움이 된다”며 다섯 곳의 핵 시설을 모두 폐기하라고 김 위원장을 압박했다. 김 위원장은 “영변은 우리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시설”이라며 영변만 없애겠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은 가장 크지만) 가장 오래된 곳이다. 나는 이 핵시설 하나하나를 다 안다. 우리 국민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맞받아쳤다. 김 위원장이 그래도 물러서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하늘에 로켓 쏘아 올리는 것 말고 다른 것은 안 하느냐. 영화나 보러가자. 아니면 골프나 치러 갈까”라고 화제를 돌리려는 듯하다가 “당신은 합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협상 결렬을 시사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순간 충격에 빠진 듯한 표정으로 “그게 무슨 뜻이냐”고 되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나의 친구다. 당신이 아주 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당신은 합의할 준비가 안 됐기 때문에 난 떠나야 겠다”고 못 박았다. 책에는 2017년 미국과 북한의 전쟁 위험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고조됐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인터뷰에서 우드워드가 ‘ 당시 북한과 꽤 전쟁과 가까이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맞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 갔다”고 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17년 8월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은 북한의 한 항구를 폭격하려 했지만 전면전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드워드가 ‘김정은이 ICBM을 다시 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쏜다면, 그는 큰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큰, 큰 문제. 그 누구도 가져보지 못한 큰 문제”라며 매우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 “김정은, 장성택 참수해 전시”지난해 판문점 회동 이틀 뒤인 7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은 22장의 사진과 함께 김 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당신에게 핵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빅딜’을 성사시킬 능력이 우리에게 있다”고 썼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한달 여 뒤인 8월 5일 보낸 답장에서 한미 군사훈련이 계속되는 것에 강한 불만을 표하면서 “지금도 앞으로도 남한 군대는 우리의 적이 될 수 없다. 남한 군대는 우리 군에 상대조차 안 된다”고 폄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의 얘기도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정은)는 고모부를 죽였고 그 시신을 고위 관료들이 이용하는 건물의 계단에 뒀다. 그의 잘린 머리는 가슴 위에 놓였다”고 말했다. 또 “김정은은 교활(cunning)하지만 스마트하고 터프하다”며 “북미 관계는 이전보다는 덜 위험하다. 왜냐하면 그가 날 좋아하고 내가 그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법무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였던 북한 국적의 리정철을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미 법무부는 11일 리정철과 그의 딸 리유경, 말레이시아인 간치림을 기소하고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리정철은 김정남이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사망했을 때 용의자 중 한 명으로 조사받았다가 풀려난 바 있다. 다만 미 법무부는 리정철에 대한 기소는 김정남 암살사건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법무부에 따르면 리정철은 말레이시아의 사업가로 위장해 활동하면서 북한을 위해 자금세탁과 물품 조달 등을 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정철이 수만 달러 상당의 야자유와 비누 등을 북한군이 통제하는 무역회사에 수출할 수 있도록 돕고, 이탈리아산 와인 5만 병(25만 달러 상당)을 조달해 북한 지도부와 엘리트 계층에게 넘기며 대북 제재를 위반했다고 보도했다. 리유경은 이 과정에서 아버지에게 통역을 해줬고, 간치림은 이들 부녀를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정철은 김정남 암살 사건 당시 용의자로 체포됐으나 혐의를 부인했고 석방 후에 말레이시아에서 추방됐다. 미국 사법당국이 리정철의 신병을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 검찰은 이와 별도로 대북제재를 위반해 북한과 거래한 중국 통신업체 ZTE의 위장회사와 ZTE에서 근무했던 직원을 상대로 100만 달러를 압류할 방침이다. ZTE 전 직원 리시춘은 ZTE의 위장회사들을 이용해 휴대전화 장비 등을 북한에 조달하고 최소 1500만 달러의 자금을 미국 금융 시스템을 이용해 북한과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각하와의 또 다른 역사적 회담을 희망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나도 당신처럼 두 나라 사이에 위대한 결과가 이뤄질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으며 우리 두 지도자만이 해낼 수 있습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18년 12월 두 사람이 주고받은 친서의 내용이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들은 ‘각하’라는 극존칭과 함께 북-미 정상회담 개최 및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게 답장을 보내며 우정을 다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편으로는 김 위원장에게 핵무기는 “너무 사랑해서 팔 수 없는 집 같은 것”이라며 북핵 협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워싱턴포스트와 CNN방송이 9일(현지 시간) 밥 우드워드의 책 ‘격노(Rage·사진)’의 내용을 미리 입수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27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펜팔 외교’를 이어왔다. 15일 발간될 예정인 이 책은 우드워드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18차례에 걸쳐 진행한 인터뷰와 백악관 관료 취재 내용 등을 담았다.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회담 6개월 뒤인 2018년 12월 보낸 친서에서 “각하처럼 강력하고 뛰어난 정치인과 좋은 관계를 맺은 것이 기쁘다”고 했고 다른 편지에서는 “우리의 깊고 특별한 우정이 양국 관계의 장애물을 없애는 마법의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믿는다”고 썼다. 김 위원장은 이 책에 전문이 공개된 2통의 편지에서만 ‘각하’라는 표현을 16차례나 쓰며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평양에서 개최하기를 희망했다는 정황도 담겨 있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2차 회담 장소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면서 북-미 정상회담(DPRK-US summit)이라는 표현 대신 “두 번째 DPRK 정상회담(second DPRK summit)”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도 2019년 6월 판문점 깜짝 회동 직후 두 사람의 사진을 1면에 실은 뉴욕타임스 사본 위에 “위원장님, 멋진 사진이고 훌륭한 시간이었다”고 적어 이를 김 위원장에게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뒤에 또다시 편지와 함께 비무장지대(DMZ)에서 함께 찍은 사진 22장을 보냈다. CNN방송이 추가로 전한 세부 내용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한 달 뒤 답장을 보냈지만 이번에는 뭔가 톤이 달라졌다. 김 위원장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것에 기분이 나빠서 ‘실망한 친구나 연인’ 같은 뉘앙스를 풍겼다는 것. 김 위원장은 답장에서 “나는 명백하게 화가 났고 당신에게 이런 감정을 숨기고 싶지 않다. 정말로, 매우 화가 났다”고 썼다. 책에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북-미 정상회담의 뒷이야기도 나온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생각했던 것보다 김 위원장이 똑똑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크게 놀라서 ‘빌어먹을(holy shit)’이라고 혼자 생각하기도 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케미’에 대해 “당신이 여자를 만나면 1초 만에 앞으로 잘될지를 알 수 있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한눈에 좋은 관계가 될 것이라는 점을 알아봤다는 것이다. 북-미 정상 간 세 차례의 만남에 대해 ‘성과 없이 김 위원장의 위상만 높여줬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에게 “내가 포기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2017년 북-미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으며 전쟁 위험이 고조됐을 무렵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팀은 실제 북한과의 핵전쟁 가능성까지 각오하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 상황에 극도로 긴장했던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옷을 입은 채로 잤고, 기도를 하기 위해 워싱턴 국립대성당을 찾기도 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치명적 위험성을 알고도 일부러 이를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지 않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재선에 미칠 여파 등을 고려해 코로나19 관련 정확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숨겼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9일 CNN 등 미 언론은 ‘워터게이트’ 특종기자인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의 신작 ‘격노(Rage)’의 내용을 미리 입수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전인 1월 28일 백악관 안보팀으로부터 기밀 정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바이러스는 대통령 임기 중 가장 큰 국가 안보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고했다. 매슈 포틴저 부보좌관도 “코로나19가 전 세계에서 5000만 명을 숨지게 한 1918년 스페인독감만큼 치명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공중보건에 관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중국으로부터의 입국도 전면 차단했다. 열흘 뒤인 2월 7일 우드워드와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뚜렷이 인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자신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코로나19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매우 까다롭고 다루기 힘든 문제”라며 “독감보다 5배는 더 치명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에게는 코로나19가 잘 통제되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가 4월에는 사라질 것”(2월 10일) 등 위험성을 경시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 때문에 코로나19를 초기에 억제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었던 2월 한 달을 날려버렸다고 CNN은 비판했다. 그는 3월 19일 우드워드와의 인터뷰에서는 “어제오늘 놀랄 만한 사실이 밝혀졌다. 노인들만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그렇다는(위험하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4월에도 우드워드에게 “이건 끔찍한 일이다. 믿을 수가 없다” “전파가 너무 쉽게 된다. 당신은 믿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5월 인터뷰에선 “1월에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했던 경고를 기억하느냐”는 우드워드의 질문에 “아니다”라면서 대충 얼버무렸다. 마지막 7월 인터뷰에선 “바이러스는 나랑 관계가 없다. 내 잘못이 아니다. 중국이 망할 바이러스를 다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되자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거세게 비난했다. 그는 이날 미시간주 유세 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몇 달간 우리나라가 직면한 위협에 대해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며 “그는 바이러스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었는데도 고의적으로 직무를 유기했다. 미국인의 생사가 걸린 배신”이라고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2017년 북미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으며 전쟁 위험이 고조됐을 무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보팀이 실제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극도로 긴장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내용은 9일(현지 시간) CNN 등 미국 언론들이 사전 입수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의 신간 ‘격노(rage)’를 통해 알려졌다. 이 책에 따르면 당시 백악관의 국가안보팀은 북한과의 핵전쟁 가능성을 각오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잇달아 시험 발사하며 그해 11월 ‘핵무력 완성’을 주장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화염과 분노’를 거론하며 북한과 격렬히 대치했다. 우드워드는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이 이 때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대비해 제복을 입고 잠을 자기도 했다고 썼다. 또 인근의 워싱턴 국립대성당을 방문해 나라의 운명을 위해 기도도 했다고 덧붙였다. 매티스 전 장관은 또 2018년 말 트럼프 대통령과의 이견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댄 코츠 당시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에게 대통령은 ‘위험’하고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티스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우리가 집단행동을 해야 할 시기가 올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집단행동이 무엇을 말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매티스 전 장관은 이와 별도의 대화에서 “대통령은 도덕적 잣대가 없다”고 했고 이에 코츠 전 국장은 “맞다. 그는 진실과 거짓의 차이를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최근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일어났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통합시키려는 노력도 안 하고 그런 척도 안하는 유일한 대통령”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험성을 스스로 잘 알고도 공개적으로는 일부러 이 사실을 감췄다는 폭로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국민들을 패닉에 몰아넣지 않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은폐와 행정부의 더딘 대응이 수많은 사망자를 낸 요인이 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9일 CNN 등 미국 언론들은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출신 언론인인 밥 우드워드의 신작 ‘격노(rage)’의 내용을 미리 입수해 이 같이 보도했다. 이 책은 우드워드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18차례 인터뷰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본격적인 확산이 시작되던 1월 28일 백악관의 안보팀으로부터 기밀 정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바이러스는 대통령 임기 중 가장 큰 국가 안보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고했다. 매슈 포틴저 당시 부보좌관도 “코로나19가 전 세계에서 5000만 명을 숨지게 한 1918년 스페인 독감만큼 치명적일 것”이라며 “중국에서는 이미 무증상 감염자의 바이러스 전파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공중보건에 관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중국으로부터의 입국도 전면 차단했다. 열흘 뒤 2월7일 우드워드와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뚜렷이 인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자신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코로나19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는 사실을 밝히며 “이는 매우 까다롭고 다루기 힘든 문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공기 중에 바이러스가 떠돌아다닌다고 한다”며 “독감보다 5배는 더 치명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대중들에게는 위험성을 경고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경시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코로나19는 잘 통제되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조만간 바이러스는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을 계속 반복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를 초기에 억제할 수 있는 골든타임인 2월 한 달을 그대로 날려버린 것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그는 3월 19일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의도적으로 평가절하하고 있다는 것을 시인하기도 했다. 사실을 밝혔다가 시민들이 공황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인터뷰에서 “어제 오늘 놀랄만한 사실이 밝혀졌다. 노인들만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그렇다는(위험하다는) 점”이라며 자신의 공개발언과 배치되는 말을 이어갔다. 이어 4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에게 “이건 끔찍한 일이다. 믿은 수가 없다”, “전파가 너무 쉽게 된다. 당신은 믿지 못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무섭다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인터뷰에선 “1월에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했던 경고를 기억하느냐”는 우드워드의 질문에 “아니다”, “그는 좋은 사람”이라면서 얼버무렸다. 마지막으로 7월 인터뷰에선 “바이러스는 나랑 관계가 없다. 내 잘못이 아니다. 중국이 망할 바이러스를 다 퍼뜨렸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되자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거세게 비난했다. 그는 이날 미시간주 유세 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몇 달 간 우리나라가 직면한 위협에 대해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며 “그는 바이러스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었는데도 고의적으로 직무를 유기했다. 미국인에 대한 생사를 가르는 배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을 안심시키려 한 것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연방대법관 후보 목록을 발표하면서 우드워드의 책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이 나라의 치어리더이고, 이 나라를 사랑한다”며 “나는 사람들이 겁에 질리거나 패닉에 빠지는 걸 원치 않는다. 우리는 힘을 보여주길 원한다”고 해명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기술주 대표 주자인 테슬라 주가가 8일(현지 시간) 상장 이후 최대인 21.1% 급락하며 ‘기술주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스닥지수도 전 고점 대비 10% 이상 폭락하며 사실상 ‘조정장’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기술주의 갑작스러운 상승과 급락 패턴이 20년 전 세계 금융시장을 충격에 몰아넣은 ‘닷컴버블’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하고 있다.○ 기술주 빅6 시총 1조 달러 증발 이날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에 비해 4.11% 폭락했다. 테슬라를 포함한 기술주 ‘빅6’의 시가총액도 3거래일 만에 약 1조 달러 증발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주가가 6배로 뛴 테슬라는 2010년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사상 최대 폭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5.4%), 애플(―6.7%),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3.6%), 아마존(―4.4%), 페이스북(―4.1%) 주가도 크게 내렸다. 테슬라는 지난달 31일 498.32달러로 주가가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8일까지 5거래일 동안 주가는 33.7% 폭락했다. 테슬라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이 불발된 것이 가장 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수 편입 실패의 이유로 “테슬라가 핵심 부문에서 수익을 내고 있지 못하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올해 2분기(4∼6월)까지 4분기 연속 흑자를 냈지만 자동차 판매보다는 탄소배출권 판매를 통해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테슬라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찍은 다음 날 50억 달러(약 6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진 것도 악재였다. 테슬라의 외부 최대 주주인 영국 투자사 베일리기퍼드는 지분을 6.32%에서 5% 미만으로 대거 줄이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뉴컨스트럭츠의 데이비드 트레이너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실적으로 주가가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 적절하다”며 “테슬라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종이로 만든 집이나 다름없다”고 경고했다.○ “기술주 조정 불가피” vs “닷컴버블 때와 달라” 전문가들은 최근 기술주의 폭락을 단기간에 과열된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조정을 받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MAGA’로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아마존에 더해 페이스북 등 5대 기업의 시총은 S&P500 전체 기업 시총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4년 전(12%)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목을 받은 비대면 기업들의 거품이 빠지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프린시펄 글로벌인베스터의 시마 샤 수석 전략가는 “봉쇄가 풀리고 백신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사람들이 좀 더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고 테크 기업에 대한 의존도도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풀이했다. 최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40억 달러어치의 콜옵션(미래에 일정한 값에 주식을 살 권리)을 은밀히 사들인 까닭에 기술주가 실제 가치보다 더 많이 올랐다는 우려가 퍼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번 급락장을 거품 붕괴로 볼 순 없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마크 헤이플리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 기술주는 버블이 아니다. 닷컴버블 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사업구조가 실적의 뒷받침 없이 주가가 급등한 닷컴버블 때보다 단단하다는 것이다. 연준이 상당 기간 ‘제로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증시가 폭락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만 미 대선 결과가 가시화되는 시점까지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크고 작은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스닥은 9일 1.9% 오르며 장을 시작했다. 테슬라도 6.5% 상승하는 등 빅테크 주가가 회복세를 보였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 박희창 기자}

3일(현지 시간) 미국 뉴저지주 크레스킬의 ‘에드워드브라이언’ 초등학교 앞. 새 학년을 시작하는 개학일을 맞아 마스크를 쓴 학부모들이 자녀의 하교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올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학교가 문을 닫은 지 약 반 년 만에 학생들이 첫 등교를 하는 것이어서 부모들도 긴장한 표정이었다. 기자와 만난 한 학부모는 “아이들의 사회성을 키우고 정신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학교를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잠시 뒤 마스크를 쓴 아이들이 교사의 인솔하에 건물 밖으로 나왔다. 학생들은 잔디밭에 임시로 마련된 장소에 반별로 모였다. 땅 밑에 하얀 스프레이로 칠해진 지점에 한 명씩 선 학생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며 부모를 기다렸다. 한 교사는 몇몇 학생이 조금 가깝게 걸어가자 “서로 떨어지라”고 주의를 줬다.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간 뒤 교사와 교직원들은 서로 “힘든 날이었다” “고생했다”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에릭 로스 교장은 “학부모들에게 사전에 동영상으로 학생들이 지켜야 할 점을 미리 고지했다. 모두가 설명한 대로 잘 지켜줬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나누고 쪼갠다” 슬기로운 학교생활미 50개 주 학교들은 지난달 말∼이달 초에 순차 개학을 시작했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지 않은 일부 지역은 100% 온라인 개학을 했지만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등 진정 조짐이 보이고 있는 북동부 지역은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등교를 합한 ‘하이브리드 개학’을 택했다. 특히 100만 명이 넘는 학생을 보유한 미 최대 교육구(區) 뉴욕시의 등교 개학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 같은 인구 밀집지에서의 안전한 학교생활 여부가 다른 지역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뉴욕 인근에서 학교발(發)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거나 등교 개학이 무더기로 취소된 사례는 없다. 모두가 긴장하면서 방역 수칙을 잘 따른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의 각 학교는 성공적인 등교 개학을 위해 다양한 방역 대책을 준비했다. 핵심은 등교하는 학생 수를 제한하는 것이다. 뉴욕시 롱아일랜드시티의 한 공립 초등학교는 개학에 앞서 전체 재학생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온·오프라인 수업을 교대로 받는 A와 B그룹, 학부모 의사에 따라 100% 온라인 수업만 받는 C그룹으로 분류한 것. 이에 따라 온·오프 병행을 택한 A그룹은 한 주는 주 3일, 그 다음 주는 주 2일만 등교를 하고 나머지 요일에는 원격 수업을 받는다. A그룹 학생이 온라인 수업을 할 때 B그룹 학생들이 등교를 하는 식이다. 이 방식을 택하면 교실당 최대 9∼12명 정도만 수업을 받는다. 20∼30명이 같이 수업을 받았던 과거보다 집단감염 위험이 대폭 줄어든다. 실제 뉴욕시의 사전 설문조사에서도 약 70%의 학생이 ‘하이브리드 수업’을, 나머지 30%가량은 온라인 100% 수업을 선택했다. 뉴욕시는 올가을 모든 공립학교에 학생들을 나눠서 지도하라고 공지했다. 이 학교는 또 지난달 말 온라인 타운홀 미팅을 통해 학부모에게 여러 방역 수칙을 전달했다. 우선 학생들은 학교 내에서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또 손 세정제를 교내 곳곳에 비치하고, 교실 창문을 수시로 개방해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교실에서 갑자기 발열 증상을 보이는 학생이 있으면 즉시 교내에 따로 마련된 격리 공간으로 보낸 후 부모가 직접 데려가게 한다.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학급은 일정 기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고, 확진자가 여러 교실에서 동시에 발생하면 학교를 다시 폐쇄한다는 방침도 마련했다. 이 학교 교장은 “코로나 이후의 등교 수업은 이전과는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라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학부모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학교는 감염 확률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공원 및 운동장 등에 천막을 쳐놓고 야외 수업을 시행하고 있다. 시 교육청은 현재까지 약 200건의 야외 수업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일부 교사 “재확산 촉매 우려” 반발이런 정책에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4일 뉴욕시 브루클린의 빌 더블라지오 시장 자택 앞에는 100여 명의 교사가 모였다. ‘더블라지오, 우리는 당신의 실험 대상이 아니다’란 팻말을 든 이들은 오프라인 수업 재개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섰다. 교사들은 “확실한 안전 대책을 마련하지도 않은 채 당국이 학생과 교사를 위험에 몰아넣었다. 우리는 정치적 결정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한다. 당초 뉴욕시는 일부 교사의 반발에도 아랑곳 않고 이달 10일까지 개학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 최대 교원노조 ‘UFT’가 파업 가능성을 언급하자 추가 방역 대책을 마련하고 개학 날짜를 약 열흘간 늦추기로 했다. 그럼에도 교사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오프라인 개학을 반대하는 쪽은 ‘현 수준의 인력과 학교 인프라로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을 관리할 수 없다. 대면수업 재개는 무책임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맨해튼 공립 초등학교의 한인 교사 이지아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뉴욕시는 그간 낙후된 학교 시설을 개선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떻게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다는 당국의 말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이어 “뉴욕 일대에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올봄 학교 구성원 중 상당수가 가족의 죽음을 겪었다. 오프라인 수업 재개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뉴욕시가 모순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뉴욕시는 아직 실내 식당 영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교실 안이나 학교 식당에서만 점심을 먹어야 한다. 당국이 학생을 실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택한 일부 학부모의 불안감도 크다. 아이들의 친목 활동, 반 년째 이어지는 ‘집콕’ 육아에 지친 나머지 어쩔 수 없이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만 언제 코로나19가 다시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에드워드브라이언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한 한국계 학부모는 “언제 다시 학교 문을 닫아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올여름 미국 내 2차 확산의 거점이었던 남부 일부 공립학교에서는 최근 개학과 동시에 감염자가 속출해 학교 문을 닫아야 했다. 뉴욕 인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어린이 감염 위험 논란학생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둘러싼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미국 전체 코로나19 감염자 중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비중은 7%였다. 사망자 비율은 0.1%에 그쳤다. CDC는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학교 내 어린이 간 코로나19 확산 위험은 낮은 편”이라며 “학교 폐쇄의 장기화가 아이들에게 더 해로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어린이 확진자의 수와 치명률은 고령층, 기저질환자 등 코로나19 위험군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어린이 또한 성인과 맞먹거나 오히려 능가하는 바이러스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어린이의 치사율이 어른보다 높지 않다 해도 학교에서 감염된 어린이가 가정 및 지역사회에 코로나19를 옮기는 매개체 역할을 하면서 재확산을 부추긴다는 의미다. 지난달 말 미 의사협회저널(JAMA)에 실린 논문은 올해 초 코로나19에 감염된 아동들을 연구한 결과 “증상이 더 진행되지 않거나 오래전에 멈춘 아동들도 수주 동안 바이러스를 몸에 지니며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프라인 개학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도 상당하다. 11월 3일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등교를 완전히 재개하지 않는 공립학교에 대한 연방예산 지원을 삭감하겠다”고 경고해왔다. 하지만 반(反)트럼프 진영에서는 “공립학교에 다니는 상당수 저소득층 및 비백인계 아이들이 코로나19에 더 취약하다. 대통령이 보건 문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한다”고 비판한다. 학생 수를 줄인다 해도 교실, 스쿨버스, 학교 식당 등에서 아이들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100% 지켜진다고 장담할 수 없으며 무작정 학교 문을 열었다가 교사가 병에 걸리면 아이들도 가르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유재동 뉴욕 특파원 jarrett@donga.com}

제75차 유엔 총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라 사상 처음 원격 회의 방식으로 15일 개막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화상 연설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 시간) 주유엔 한국대표부 등에 따르면 유엔은 볼칸 보즈키르 총회 의장(전 터키 EU담당 장관) 주재로 총회 개회식을 열고 내년 9월14일까지 새로운 회기를 시작한다. 이중 각국 정상들이 기조연설을 하는 ‘일반 토의’는 22~29일 열린다. 기조연설 순서는 총회 관행상 브라질이 1번을 맡고, 이어 유엔 소재지인 미국, 총회 의장국인 터키, 5개 지역그룹 대표국가 순으로 진행된다. 문 대통령은 바로 그 다음인 9번째 순번을 맡아 22일 오전 연설을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일반 국가 중에는 가장 처음 연설을 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는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일반토의 주제에 맞게 한국의 코로나19 대응과 국제 협력 등에 관해 연설을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마지막 날인 29일 마지막 순서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화상 연설 여부가 관심이었지만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연설자로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총회는 각국 정상 등 대표급 인사들의 사전 녹화된 연설을 상영하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 있는 총회장에는 각국 유엔대표부 대사 등이 모이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예년 총회와는 달리 각국의 VIP 인사들이 뉴욕에 모이고, 이에 따라 맨해튼 호텔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현상은 이번에는 볼 수 없게 된다. 한국에서도 문 대통령을 비롯해 고위급 인사나 외교관 중에 직접 뉴욕에 방문하는 사람은 없을 전망이다. 다만 ‘호스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계 정상 중 유일하게 직접 총회에 참석해 일반토의 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회에는 코로나19 외에 다양한 국제 현안이 논의되며 북한 인권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유엔 한국대표부 관계자는 “북한 인권은 개선돼야 하지만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올 6월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18년 연속 채택했지만 한국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노동절 연휴 이후 8일(현지 시간) 열린 미국 증시가 또다시 미끄러졌다. 지금까지 강한 상승세를 주도해왔던 대형 정보기술(IT)기업의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리며 하락장을 주도했다. 본격적인 거품 붕괴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 급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이달 2일 사상 최고치로 올라선 뒤 3거래일 만에 10% 이상 폭락한 것이다. 그동안 버블 논란이 일었던 대형 IT주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애플이 6.7% 떨어졌고 마이크로소프트(―5.4%), 아마존(―4.4%),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3.6%), 페이스북(―4.1%) 등 미 증시에서 ‘빅5’로 불리는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내렸다. 특히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주가가 6배까지 껑충 뛴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이날 하루 만에 21.1%나 대폭락한 채 장을 마쳤다. 최근 들어 주가가 너무 현기증 나게 오른 데다, 테슬라가 뉴욕증시의 간판지수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편입에 실패했다는 점이 추가 악재로 작용했다. ‘빅5’에 테슬라까지 합친 6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지난 사흘 거래일 동안 1조 달러 이상 증발했다. 올 들어 불어난 시총 규모(약 3조2000억 달러)의 약 3분의 1을 단 사흘 만에 까먹은 셈이다. 최근 미국 증시의 급격한 조정 국면은 여러 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우선 아마존 애플 등 테크 기업에 대한 사람들의 의존도가 줄어들 때가 됐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 조치가 이어지면서 디지털·온라인 서비스 기업들이 급부상했지만, 증시에서 이들의 가치가 너무 과대평가된 것 아니냐는 반성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의 시마 샤 수석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봉쇄가 풀리고 백신에 대한 전망이 나오면서 사람들이 좀 더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기 시작하고 테크 기업에 대한 의존도도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풀이했다. 한편으로는 미중 갈등의 확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수요 부진 등 악재가 중첩되면서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꺼지고 있는 신호라는 풀이도 나온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경제와 ‘디커플링’을 선언하는 등 양국 간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이날 엔비디아(―5.6%), 마이크론(―3.1%) 등 반도체주도 동반 급락했다. 이 같은 글로벌 실물경기에 대한 비관은 국제유가의 폭락세로 이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6% 내린 36.76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6월 이후 약 석 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중국과 미국 등 최대 원유 소비국들의 수요가 줄어든 점이 유가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중국이 미국을 뜯어먹고 있다. 중국에 대한 의존을 끝내겠다”며 중국을 거세게 비판했다. 하루 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미국에 맞서 자체적으로 데이터 안보에 관한 국제표준을 제정하겠다는 ‘글로벌 데이터 안보’ 구상을 발표하며 맞섰다. 중국 관영매체는 미국 국채 매각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우리가 준 돈을 군사력 강화에 쓰고 있다”며 “중국과 거래하지 않으면 수십억 달러를 잃지 않는다. 디커플링(탈동조화) 혹은 엄청난 관세를 통해 중국에 대한 의존을 영원히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핵 능력이 중국에 훨씬 앞서 있다며 “미국의 강화된 핵 능력을 쓸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을 이유로 신장위구르에서 생산되는 면 제품의 수입 금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 틱톡, 위챗 등 중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을 미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규제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청정 네트워크’ 구상안을 발표하며 중국 통신사, 앱, 클라우드 등을 미 시장에서 퇴출하겠다고 밝혔고 이달 들어 중국 반도체 기업 SMIC의 거래제한을 검토하는 등 파상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왕 부장은 “일부 국가가 안보를 핑계로 선두 기업을 공격하는 것은 노골적 횡포”라며 미국을 정조준했다. 특히 중국 중심의 IT 규칙 및 표준을 제정해 중국 IT 기업을 안보 위협으로 거론하는 미국과 맞서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6월 말 기준 일본(1조2613억 달러)에 이은 세계 2위 미 국채 보유국인 중국이 1조744억 달러의 보유물량 전체를 매각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우선 일부분을 매각해 국채 보유량을 8000억 달러까지 낮춘 후 미국의 대응 수위를 봐가며 매각 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이 미 국채를 대량으로 팔면 달러화 가치가 폭락하고 금리가 급등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마비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최근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경제 분야에서 양국의 관계를 아예 단절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무역과 금융 등의 부문에서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는 미중이 ‘경제 독립’을 추진하고 나서면 양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노동절 휴일을 맞아 진행된 언론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중국만큼 우리(미국)을 뜯어먹은 나라는 없었다”면서 “그들과 비즈니스를 하지 않으면 우리는 수십 억 달러를 잃지 않을 것이고 그것을 디커플링(decoupling)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미국을 세계의 제조업 슈퍼파워로 만들 것”이라며 “그것이 디커플링이든, 우리가 계속 해온 막대한 관세든 간에 우리는 중국에 대한 의존을 영원히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밖에도 중국은 미국이 준 돈을 군사력 강화에 쓰고 있다는 식의 주장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디커플링’이라는 단어를 종종 사용하면서 중국 기업을 미국에서 몰아내는 정책을 계속 쏟아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회계기준을 지키지 않는 중국 기업들을 미 증시에서 퇴출시키겠다는 방안이다. 최근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 SMIC(중신궈지)를 거래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역시 미국의 ‘경제 관계 단절’ 압박에 비슷한 카드로 맞불을 놓고 있다. 중국의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지난 주말 “중국이 현재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매각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정부가 보유한 미 국채는 1조 달러(약 1200조원) 이상인데, 이를 8000억 달러까지 점진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양국의 군사적 충돌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모든 보유국채를 내다팔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미국 국채의 최대 보유국인 중국이 미 국채를 대량으로 팔면 달러화 가치가 폭락하고 금리가 급등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마비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글로벌 타임스는 6일에도 “중국은 자국에 적대적인 나라에는 등을 돌리고 현재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에 따라 유럽 및 아프리카 아시아 나라들과 긴밀한 경제적 파트너십을 형성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미중 간 디커플링에 나선 만큼 중국은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밖에도 최근 미국이 중국 정보통신 기업들을 겨냥해 추진 중인 ‘청정 네트워크’ 전략에 맞서, 데이터 안보에 관한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자체적으로 발표하고 각국의 지지를 구할 예정이다. 미중 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 대선 일정 등을 감안했을 때 엄포용으로 그칠 가능성도 있지만 만약 조금이라도 현실이 될 경우 글로벌 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우선 미국의 제조 공장이 중국에서 철수할 경우, 미국은 더 이상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상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고 중국도 많은 공장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어버릴 수 있다. 또 미중 무역분쟁으로 이미 전 세계 경제가 심각한 피해를 본 마당에 이 상태가 두 나라의 본격적인 금융 전쟁으로 확대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불가피하다. 그렇게 되면 미중은 상대국에 타격을 주려다 오히려 자국 경제에 손실을 끼치는 꼴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양국의 관계가 아무리 악화되더라도 경제 분야에서 완전한 결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2년 당시 재선에 도전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대역을 불러놓고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라고 말하는 동영상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을 대놓고 조롱한 것이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쇼맨십 역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6일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이번 주 출간하는 회고록 ‘불충’에 한 장의 사진이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2년 트럼프타워에 있는 집무실에서 검은 양복을 입고 가슴에 성조기 배지를 찬 흑인 연기자와 마주하고 있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는 미국의 극우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가 2013년 제작한 ‘가짜 오바마(Faux Bama)’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캡처한 것이다. 해당 동영상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 대역을 맡은 흑인에게 “당신은 엄청난 경기 부양 자금을 쓰면서 실업률을 6%로 끌어내리겠다고 했지만 실업률은 8.3%로 올랐고 정부 부채도 치솟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신은 연설은 잘하는 것 같지만 뭐든 말로 하는 건 쉽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럼에도 당신은 4년을 더 일하기를 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결과물을 원한다. 오바마 대통령, 당신은 해고야”라고 말하면서 동영상은 끝난다. 이 동영상의 구성이나 분위기, 대사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 진행을 맡았던 NBC방송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를 빼다 박았다. ‘당신은 해고야’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유행어다. 이 동영상은 당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상영하려 했으나 ‘내용이 과하다’는 공화당 지도부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코언은 회고록에서 “‘가짜 오바마’ 동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판타지 실현’과도 같다”고 표현했다. 이처럼 미 대선을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폭로전이 달아오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악재가 되고 있다. 2016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간 공모 의혹을 수사했던 전직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피터 스트르조크는 회고록 ‘타협한(Compromised)’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미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6일 뉴욕타임스(NYT)가 사전 입수한 회고록에서 그는 “(트럼프-러시아 공모 의혹은) 러시아와 같은 상대국으로부터 정치적 도움을 받고 미국의 모든 것을 전복하려는 그(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의 수사 개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딸인 매리 트럼프도 각각 회고록을 출간해 트럼프 대통령을 ‘거짓말쟁이’ ‘소시오패스’ 등으로 비판했다. 잇단 폭로 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전히 열세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CBS방송과 유고브가 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찍겠다는 응답자는 42%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52%)에 비해 10%포인트 낮았다. 뉴욕=유재동 jarrett@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2년 당시 재선에 도전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대역을 불러놓고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라고 말하는 동영상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을 대놓고 조롱한 것이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쇼맨십 역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6일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이번 주 출간하는 책 회고록 ’불충‘에 한 장의 사진이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2년 트럼프타워에 있는 집무실에서, 검은 양복을 입고 가슴에 성조기 배지를 찬 흑인 연기자와 마주하고 있는 장면이 담겨있다. 이는 미국의 극우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가 2013년 제작한 ’가짜 오바마(Faux Bama)‘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캡처한 것이다. 해당 동영상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 대역을 맡은 흑인에게 “당신은 엄청난 경기부양 자금을 쓰면서 실업률을 6%로 끌어내리겠다고 했지만 실업률은 8.3%로 올랐고 정부 부채도 치솟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신은 연설은 잘 하는 것 같지만 뭐든 말로 하는 건 쉽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럼에도 당신은 4년을 더 일하기를 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결과물을 원한다. 오바마 대통령, 당신은 해고야”라고 말하면서 동영상은 끝난다. 이 동영상의 구성이나 분위기, 대사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 진행을 맡았던 NBC방송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를 빼다 박았다. ’당신은 해고야‘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유행어다. 이 동영상은 당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상영하려 했으나 ’내용이 과하다‘는 공화당 지도부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코언은 회고록에서 “’가짜 오바마‘ 동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판타지 실현‘과도 같다”고 표현했다. 코언은 또 이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빌어먹을 소수인종 우대정책 덕분에 하버드 로스쿨에 간 꼭두각시‘라고 비판했고,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 대해서도 “나라를 망쳐버렸다. (남아공은) 거지소굴이 됐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미 대선을 두 달도 남기지 않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폭로전이 달아오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악재가 되고 있다. 2016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간 공모 의혹을 수사했던 전직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피터 스트르조크는 회고록 ’타협한(Compromised)‘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미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사전 입수한 회고록에서 그는 “(트럼프-러시아 공모 의혹은) 러시아와 같은 상대국으로부터 정치적 도움을 받고 미국의 모든 것을 전복하려는 그(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의 수사 개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딸인 매리 트럼프도 각각 회고록을 출간해 트럼프 대통령을 ’거짓말쟁이‘ ’소시오패스‘ 등으로 비판했다. 잇단 폭로 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전히 열세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CBS방송과 유고브가 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찍겠다는 응답자는 42%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52%)에 비해 10%포인트 적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이수혁 주미 대사는 3일(현지 시간) “한국이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기대고 있는 상황에서 두 요소는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하기 어렵다는 것. 하지만 외교가 일각에서는 대미 외교에 집중해야 하는 주미 대사가 중국의 중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한 게 적절치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사는 이날 미국 조지워싱턴대가 주최한 화상 대담 행사에서 “미국과 강한 동맹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는 한국에 아주 중요하다”며 “미국은 우리 동맹이고 중국은 가장 큰 무역 상대라는 지정학적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 지정학적 특수성은 ‘양날의 검’이며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강점이 될 수도, 약점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안보는 (한미) 동맹에 기대고 있고, 경제 협력은 중국에 기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나라가 안보만으로는 존속할 수 없고 경제도 안보만큼 중요하다”며 “두 요소는 어느 한쪽이 더 중요한 게 아니고 같이 가야 한다”고 했다. 한국에 중국이 미국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이 대사는 6월 특파원 간담회에서 “우리는 미중 사이에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한국은 수십 년 전 권위주의를 버리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을 때 이미 어느 편에 설지를 선택했다”며 다소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