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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무대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을 넘는다. 3일(한국 시간)부터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Q(퀄리파잉)시리즈가 열린다. ‘지옥의 레이스’로도 불리는 Q시리즈는 2주 동안 4라운드 72홀 경기를 두 차례 치른다. 예선, 시메트라(2부)투어 상금 순위, 롤렉스 세계랭킹 등을 통해 출전 자격을 얻은 110명 중 공동 45위 안에 들면 내년 투어 출전 자격을 얻는다. 국내 선수 중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뛰던 최혜진(22·롯데) 안나린(25·문영그룹·사진)의 도전에 관심이 쏠린다. 두 선수는 모두 세계랭킹으로 Q시리즈 출전권을 획득했다. 최혜진은 현재 53위, 안나린은 67위다. 이 밖에도 LPGA 시드 재도전에 나서는 이미향(28) 곽민서(31) 등 총 8명의 한국 선수가 출사표를 냈다. KLPGA투어 통산 10승에 빛나는 최혜진은 2018∼2020시즌 3년 연속 대상을 수상한 명실상부 국내 투어의 간판스타다. 아마추어 시절인 2017년 US여자오픈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한 경험도 있다. 일찍이 2019시즌 후 LPGA투어 도전 포부를 밝혔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계획을 미뤄야 했다. KLPGA투어 통산 2승의 안나린은 10월 국내에서 열린 LPGA투어 대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당시 Q시리즈 도전을 선언한 바 있다. 당시 이틀 연속 선두 자리를 지키는 등 가능성을 보여줬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엔 우승이 없다. 목표는 수석 합격이다. 내년 시즌 최대한 많은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선 가급적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려놔야 한다. 주요 경계 대상으로는 일본의 후루에 아야카(21·세계 14위), 시부노 히나코(23·38위), 태국의 아타야 티띠꾼(18·18위) 등이 꼽힌다. 2019년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자인 시부노는 ‘골프위크’가 소개한 Q시리즈 주요 참가자 중 가장 앞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최혜진은 8번째, 안나린은 11번째로 각각 소개됐다. 티띠꾼도 유럽여자골프투어(LET) 올해의 선수와 신인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1주 차 1∼4라운드는 모빌의 매그놀리아 그로브에서 열린다. 도선의 하일랜드 오크스에서 열리는 2주 차 5∼8라운드는 1주 차 상위 70명(동타 포함)만 출전 자격을 얻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근대5종은 2021년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8월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간판’ 전웅태(26)가 남자개인에서 국내 선수 첫 올림픽 메달의 숙원을 풀었다. 전웅태의 동메달은 국민들에게 근대5종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전웅태를 롤 모델로 삼아 한국 근대5종의 도약을 이어갈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는 선수가 있다. 유망주 김동훈(19·전북체육회)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스포츠클럽에서 수영을 시작한 김동훈은 빼어난 운동신경으로 학교에서 육상과 플로어볼(플라스틱 재질의 스틱, 공으로 하는 하키형 뉴스포츠) 대표로 활약했다. 하키 선수로도 진로를 고민하던 그는 보다 다양한 종목을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근대3종(수영과 육상-사격 복합 종목인 레이저 런) 선수로 서울체중에 입학했다. 이어 서울체고로 진학한 김동훈은 근대4종(근대3종에 펜싱 추가) 선수로 2019년 회장배 남고 개인 1위, 전국체육대회 남고 릴레이 1위 등을 차지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같은 해 11월 중국에서 열린 유스 아시아·오세아니아 선수권에서도 혼성 릴레이 4위로 가능성을 보였다.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실업팀에 입단해 성인 무대에 데뷔한 그는 최근 승마를 배우며 진정한 근대5종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말을 복불복으로 타는 방식이 도마에 오르면서 근대5종에서 승마를 제외하겠다는 방침이 공식화되고 있지만 2024년 파리 올림픽 때까지는 승마가 남아있는 만큼 선수로선 소홀히 준비할 수 없다. 스스로 꼽는 강점은 복합종목인 레이저 런, 그중에서도 사격이다. 김동훈은 서울체중·고 선배인 전웅태의 뒤를 잇는 간판스타가 되길 꿈꾼다. 평소에도 전웅태에게 장비와 관련해서 묻고, 전웅태의 최고 강점인 레이저 런에 대해 조언을 구한다고 한다. 전웅태는 김동훈에 대해 “자질이 뛰어난 후배다. 명확한 목표를 갖고 운동에 더 집중하면 선배들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김동훈은 “웅태 형의 올림픽 경기를 보며 대단하다고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선수로서 부럽기도 했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좋아하는 만큼 ‘한국 근대5종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당분간 프로배구 여자부 IBK기업은행의 경기 때마다 배구 팬들의 이목이 상대 팀 벤치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여자부 6개 구단 감독들이 김사니 기업은행 감독대행(40·사진)과 악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다. 지난달 세터 조송화(28)와 김 감독대행의 이탈로 팀 내 불화가 수면 위로 드러난 가운데 구단이 오히려 서남원 감독과 단장을 경질한 것에 대한 여자부 감독들의 항의로 풀이된다. 이미 지난달 27일 차상현 GS칼텍스 감독(47)이 경기 전후로 김 감독대행과의 악수를 외면한 바 있다. 기업은행 내홍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배구계에서도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녀부 14개 구단 중 최고참인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69)도 지난달 28일 경기를 앞두고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라 안타깝다. 현명하게 수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치용 전 진천선수촌장(66·전 삼성화재 단장)도 “감독의 지위가 프런트 대리보다 낮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라며 구단의 행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에서도 모든 현안이 기업은행 사태로 함몰되는 상황에 대한 불만의 이야기가 나온다. 당장 3일로 예정된 한국배구연맹(KOVO) 실무위원회(각 팀 사무국장 회의)에서도 △올스타전 개최 △내년도 컵 대회 개최지 등 여러 안건에 대한 논의 대신 기업은행 사태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연맹은 기업은행 요청에 따라 2일 조송화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한편 30일 남자부 한국전력은 대한항공에 3-2(24-26, 17-25, 25-21, 25-21, 15-11) 역전승을 거두며 OK금융그룹을 제치고 선두로 도약했다. 여자부 GS칼텍스는 KGC인삼공사에 3-0(25-17, 25-22, 25-15)으로 이기며 2위가 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최근 내홍 사태가 불거진 프로배구 여자부 IBK기업은행의 행보를 보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기’란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구단 정상화를 위한 쇄신은커녕 그저 얕은수로 잘못을 가리는 데만 급급한 모습이다. 김사니 감독대행 선임 이후 첫 안방경기가 열린 27일 화성체육관에서는 팬들의 항의 피켓, 현수막 등을 구장에 반입하지 못하게 해 논란이 됐다. 가방 검사를 당했다는 팬들도 나왔다. 경기진행, 관람 편의를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지만 팬들은 쉬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사태의 해결은 뒤로 미뤄 둔 채 그저 팬들의 입만 틀어막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감독대행의 대처도 그렇다. 23일 사전 기자회견 당시 서남원 전 감독에게 폭언을 들었다며 진실공방의 불을 붙였던 그는 이날 폭언 논란에 대해 말을 아낀 채 “더 이상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팀과 선수를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지만 사안을 그저 뒤로 미루려는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주장대로 문제가 있었다면 이참에 뿌리 뽑는 게 맞다. 애초 서 전 감독에게 잔여 연봉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구단은 비판 여론이 일자 다시 “(잔여 연봉 문제에 대해) 아름답게 마무리하겠다”고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여러모로 구단의 진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들뿐이다. 이날 경기 전후에는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이 김 감독대행과의 악수를 거부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 이유에 대해 차 감독은 즉답을 피했지만 누가 보더라도 일련의 사태에 대한 배구계의 냉담한 반응을 대변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흔히 ‘신사의 스포츠’로 불리는 배구에서 이례적 행보다. 근본적인 처방 없는 기업은행의 ‘손바닥 가리기’가 끝나지 않는 한 리그 정상화는 요원해 보인다.강홍구 스포츠부 기자 windup@donga.com}
김주형(19)이 28일 태국 푸켓 블루캐년CC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블루캐년 푸켓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로 6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7언더파 217타로 태국의 사돔 캑칸자나와 공동 2위를 했다. 상금 8만6500달러(약 1억 원)을 챙겼다. 1위 대만 찬신창과 1타 차다. 김비오(31)가 16언더파 272타로 공동 4위를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도로공사가 날갯짓을 시작했다. 프로배구 여자부 도로공사가 28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 3-1(21-25, 25-15, 25-19, 25-23) 역전 승리했다. 3연승을 이어간 도로공사는 7승 4패(승점 20)로 3위 GS칼텍스(7승 4패·승점 22)를 바짝 추격하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전 우승후보 1순위로 꼽혔던 도로공사는 1라운드 3승 3패로 부진했다. 여자부 7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켈시)가 지난 시즌에 이어 잔류하는 등 안정적인 팀 전력을 꾸렸지만 팀 호흡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2라운드 첫 두 경기에서 1승 1패를 기록한 도로공사는 KGC인삼공사와의 경기부터 신인 세터 이윤정(24)을 선발 투입하며 팀 전술에 변화를 줬다. 1997년생인 이윤정은 실업팀(수원시청)에서 뛰다 올 시즌 프로 무대에 데뷔한 ‘중고신인’이다. 수원전산여고(현 한봄고) 3학년이던 2015년에는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V리그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하는 대신 실업무대로 직행했다. 이날 손목 통증에도 선발 출전한 이윤정은 자신의 강점인 다양한 경기 운영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양 팀 최다 득점을 올린 켈시(28득점) 외에도 레프트 전새얀(12점), 센터 배유나(11점) 등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두 자릿수대 공격점유율을 기록한 선수도 4명이었다. 남자부 KB손해보험은 이날 의정부체육관에서 삼성화재에 3-1(25-18, 25-17, 23-25, 25-15)로 이기며 1라운드 패배를 설욕했다. 외국인 선수 케이타가 양 팀 최다인 29득점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2연승을 달린 KB손해보험은 삼성화재를 제치고 5위로 도약했다.의정부=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배구여제 김연경(33·중국 상하이 광밍)이 4년 만의 중국리그 복귀전에서 팀 최다 득점 활약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27일 중국 광둥성 장먼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1~2022 중국여자배구 슈퍼리그’ B조 랴오닝 화준과의 시즌 개막전에 선발 출전해 양 팀 최다인 17득점을 올리며 팀의 3-0(25-23, 25-17, 25-17) 완승을 이끌었다. 공격성공률 58%를 기록했다. 1,2세트 각각 5득점씩 올렸던 김연경은 3세트 들어 공격성공률 100%에 7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블로킹으로도 2득점했다. 3세트 승부가 기울자 벤치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올 시즌 중국배구협회는 외국인 선수 출전을 1명으로 제한하기로 리그 규정을 바꿨다. 이에 리그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 2명(김연경, 조던 라슨)을 보유한 상하이는 두 선수를 번갈아 내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김연경은 개막전에 선발로 나서 활약하며 팀 내 입지를 스스로 입증했다. 미국 대표팀으로 출전한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라슨은 이날 교체 투입됐다. 상하이는 28일 오후 9시(한국시간) 베이징 자동차와 2번째 경기를 치른다. 베이징은 현재 1패를 기록 중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타이틀리스트가 2021시즌 전 세계 주요 투어에서 골프 볼 사용률 및 우승률 1위를 차지하며 73년 연속 넘버 원 골프공의 위상을 지켰다. 미국 골프 전문 리서치 기관 ‘대럴 서베이’와 국내 리서치 업체 ‘CNPS’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타이틀리스트 골프 볼(Pro V1 및 Pro V1x·사진)은 전 세계 투어를 통틀어 총 2만1093회의 선택을 받으며 73%의 사용률을 기록했다. 골퍼 한 명이 한 대회에서 타이틀리스트 골프 볼을 사용했을 경우를 1회로 따졌다. 심지어 우승률은 76%로 2위 업체(8%)를 9배 상회한다. 올해 전 세계 투어 우승자 4명 중 3명꼴로 타이틀리스트 골프 볼을 사용한 셈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경우 올 시즌 사용률 73%에, 우승률 71%를 기록했다. 특히 71%의 우승률(51개 대회 중 36번 우승)은 지난해 64%를 7%포인트 뛰어넘는 기록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사용률(84%), 우승률(87%)이 모두 80%대를 기록했다. 국내 투어도 마찬가지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는 사용률 70%와 우승률 88%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는 사용률 67%, 우승률 79%를 각각 기록했다. 남녀 투어 모두 대상, 상금왕 수상자(남자 김주형, 여자 박민지)부터 신인상 수상자(남자 김동은, 여자 송가은)가 모두 타이틀리스트 골프 볼을 올 시즌 선택했다. 코리안투어 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을 거머쥔 김주형(19)은 “골프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Pro V1x 골프 볼만 사용하고 있다. 그린 주변 웨지샷을 할 때 스핀 컨트롤에 예민한 편인데 항상 일관성 있게 완벽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KLPGA투어 2승을 차지한 김효주(26)도 “타이틀리스트 골프 볼을 사용하면서 쇼트게임 컨트롤 능력이 훨씬 좋아졌다. 롱게임에서도 비거리가 더 많이 나가고 퍼팅할 때 만족스러운 타구감을 줘서 중요한 경기에서 더 자신 있게 플레이할 수 있다”고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이별마저 예의가 없었다. 선수, 코치의 무단이탈로 수면 위로 떠오른 프로배구 여자부 IBK기업은행 내부 갈등이 진실 공방으로 번진 가운데 구단에서 서남원 전 감독(54·사진)의 잔여 연봉을 미지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통상 자진 사퇴와 달리 경질의 경우 계약 중단의 책임이 구단에 있는 만큼 잔여 연봉을 지급한다. 그러나 IBK기업은행의 정반대 행보에 배구계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서 전 감독에 따르면 애초 구단은 12월까지 연봉 지급 계획을 밝혔다. 이에 서 전 감독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히자 내년 4월까지 지급하는 중재안이 검토됐다. 그러나 서 전 감독이 언론을 통해 자신을 경질한 구단의 대처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히면서 구단은 잔여 연봉 지급이 어렵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애초 서 전 감독은 구단과 2년 계약을 맺었다. 구단은 계약서 내 ‘선수 관리 소홀 및 성적 부진은 계약 해지의 사유가 된다’는 내용을 연봉 미지급의 근거로 삼고 있다. 그러나 서 전 감독은 “선수 관리 소홀의 책임을 나에게만 지우는 것은 물론 아직 시즌 초반임에도 성적 부진이라고 단정 짓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구단의 설명대로 연봉 미지급의 원칙이 있음에도 12월 지급, 내년 4월 지급 등 상황에 따라 다른 안을 제시하는 것 또한 ‘고무줄 늘이기’식 행정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표준계약서가 있는 선수 계약과 달리 감독 계약의 경우 구단의 양식에 따라 계약을 체결한 뒤 지정된 기한 안에 한국배구연맹(KOVO)에 제출하도록 돼 있다. A구단 관계자는 IBK기업은행의 행보에 대해 “(선수, 코치와 감독의 갈등이 불거진) 지금의 상황을 봤을 때 관리 소홀의 책임을 감독에게만 지우긴 어렵다고 본다. 계약서 내 계약기간이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잔여 연봉 미지급 방침은) 논의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 중 하나이지 최종 확정된 방침은 아니다. 곧 잔여 연봉 지급에 대한 구단의 방침을 결정해 서 전 감독에게 공지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구단을 서 전 감독도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서 전 감독은 현재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겉은 화려하고 좋아 보이지만 결국 안은 썩었고 곪았다는 걸….” ‘배구여제’ 김연경(33·상하이 광밍·사진)이 22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중 일부다. 23일 오후 기준 1만 건 가까이 리트윗된 이 글에는 “변화가 두렵다고 느껴지겠지만 이제는 우리 모두가 변해야 될 시기인 것 같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25일 개막하는 중국 슈퍼리그를 준비 중인 김연경이 이 같은 글을 게시한 건 최근 프로배구 여자부 IBK기업은행 내부에서 불거진 감독, 선수 간 불화 사태에 대한 의견으로 풀이된다. 정확하게 팀이나 선수, 감독 등을 특정하진 않아 해석의 여지가 있지만 여자프로배구의 전반적인 구조 등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연경은 지난 시즌 흥국생명에서 뛸 당시 제기된 팀 불화설이나, 과거 국가대표 차출 비협조 등 사안이 있을 때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 왔다. 한편 올 시즌 슈퍼리그에서 외국인 선수 출전을 1명으로 제한하기로 규정을 바꾸면서 김연경의 풀타임 출장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하이는 슈퍼리그에 참가하는 14개 구단 중 유일하게 2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 조던 라슨(35)은 김연경과 같은 레프트 포지션에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미국 우승을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김연경의 소속사 관계자는 “선수 본인은 출전 기회가 줄어드는 것에 아쉬워하고 있다. 하지만 리그 일정이 빡빡한 만큼 팀에서 보다 여유를 갖고 외국인 선수를 교체 기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열려 올 시즌 슈퍼리그는 내년 1월까지 단축 운영된다. 모든 경기를 중국 장먼스포츠센터에서 치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선수와 코치의 무단이탈로 수면 위로 떠오른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 내부 갈등이 진실 공방으로 번졌다. 경질된 서남원 전 감독(54)을 대신해 감독대행을 맡게 된 김사니 코치(40)가 서 전 감독에게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서 전 감독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감독대행은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배구 팬들에게 실망감을 드려 죄송하다. 배구인으로서 반성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세터 조송화(28)와 김 감독대행은 서 전 감독과의 마찰로 두 차례 팀을 이탈했고 김 감독대행은 20일 경기를 앞두고 팀에 복귀했다. 이후 IBK기업은행은 21일 팀 내 불화와 성적 부진 등 최근 사태의 책임을 묻고 팀을 쇄신하겠다는 이유로 서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경질했다. 이후 김 감독대행이 처음 지휘봉을 잡은 이날 경기장에는 6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김 감독대행은 13일 훈련 도중 조송화와 서 전 감독의 마찰이 있었고 이후 조송화가 팀에서 이탈한 후 자신에게 불똥이 튀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선수와 스태프가 있는 상황에서 서 전 감독이 내게 화를 냈다. ‘모든 것을 책임지고 나가라’는 말 등 모욕적인 말과 입에 담지 못할 폭언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전부터 서 전 감독의 폭언이 이어져 오면서 잠을 못 자고 공황장애를 겪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조송화와 서 전 감독의 마찰에 대해서 김 감독대행은 “(선수가) 100%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두 사람의 갈등은 헤아릴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구단을 이탈해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서는 “구단 차원에서 제재가 있다고 들었다. 감독대행인 만큼 차기 감독이 선임된 후 (감독대행에서) 사퇴할 것”이라고 했다. 서 전 감독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김 감독대행이 주장하는) 모욕적인 표현, 폭언 모두 전혀 없었다. 없던 사실을 있다고 주장하니 난감할 따름이다.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문제가 될 상황을 굳이 꼽자면 무슨 말을 해도 대답을 하지 않는 조송화를 향해 ‘감독, 코치 말도 안 듣고 이런 ×같은 상황이 다 있나’라고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구단 측의 미숙한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앞서 22일 조송화에 대한 임의해지(옛 임의탈퇴) 등록 신청이 서류 미비로 반려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9월 문화체육관광부의 권고에 따라 임의해지 시 선수의 서면 신청서를 첨부하도록 규정을 개정했는데 IBK기업은행의 자료에 조송화의 서면 신청서가 포함되지 않아 23일 이를 반려시켰다. 애초 구단에 복귀하지 않겠다던 조송화 역시 현재 심경 변화로 서면 신청서를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관계자는 “(임의해지 방침에 대한) 구단의 입장 변화는 없다”면서도 “선수가 복귀 의사를 밝힌다면 연맹과 구단 차원에서 선수에 대한 조치 등을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은 이날 흥국생명에 3-0(25-21, 25-18, 27-25)으로 승리하며 시즌 2승(8패)째를 챙겼다. 페퍼저축은행을 제치고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한편 연맹은 데이트 폭력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대한항공 정지석(26)에게 500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남은 2라운드 경기에도 정지석을 출전시키지 않기로 했다. 남자부 OK금융그룹은 우리카드에 3-0(25-19, 25-19, 25-22)으로 이겨 선두에 올랐다. 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가 올 2월 차량 전복 사고로 수술대에 오른 지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스윙 장면을 공개했다. 우즈는 2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나아가고 있다(Making Progress)’는 글과 함께 2초 길이의 아이언 풀 스윙 영상(사진)을 올렸다. 영상에서 우즈는 반바지 차림으로 오른쪽 다리에 검은색 압박 보호대를 착용하고 스윙 분석기 앞에서 스윙을 했다. 반쯤 채워진 골프공 바구니와 땅의 디벗 자국을 봤을 때 풀스윙을 수차례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골프장은 우즈의 미국 플로리다주 집 근처에 있는 메달리스트 골프클럽으로 알려졌다. 우즈의 스윙 영상에 전 세계 골프팬들도 환호했다. 저스틴 토머스(28), 맥스 호마(31) 등은 우즈의 영상을 리트윗했다. 우즈의 영원한 라이벌이자 올 5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십에서 최고령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을 쓴 필 미컬슨(51)도 자신의 트위터에 “우즈는 내가 기록을 갖고 있는 걸 견디지 못한다. 그는 내가 가진 메이저 최고령 우승 기록을 깨고 싶을 것이다. 나는 그저 ‘덤벼’라고 말하겠다”는 글을 올리며 복귀를 기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K골프를 향한 세계의 도전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22일 투어 챔피언십을 끝으로 마무리한 2021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위와 같다. 시즌 5승을 거둔 고진영(26)이 다승왕과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 등 3관왕으로 자존심을 지켰지만 전체적으로 한국 선수들은 예년만큼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진 못했다. 우승 횟수를 따져 봐도 그렇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해와 같은 7승을 합작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8개 대회만 치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30개 대회가 열렸다. 개최 대회 수를 감안하면 우승 비중은 크게 줄어들었다. 고진영을 빼면 박인비와 김효주만이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한국은 8승을 따낸 미국에 밀려 2015년부터 이어온 최다승 국가 자리도 내줬다. 2010년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대회 무관에 그쳤다. 태국의 상승세는 뜨거웠다.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한 패티 타와타나낏(22)을 포함해 태국 선수들이 트로피 4개를 들었다. 타와타나낏은 5년 연속 한국 선수들이 받아온 신인상과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도 수상했다. 도쿄 올림픽 금메달에 시즌 4승, 최저타수 1위(68.774타) 등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맞은 넬리 코르다(23·미국)는 한국 선수의 최고 라이벌로 떠올랐다. 다만 최소 라운드 규정을 채우지 못해 베어트로피(최저타수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는 들지 못했다. 박인비(33)는 평균 퍼팅 수(28.71타), 이정은(25)은 최다 버디(343개)에서 각각 1위에 올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KT는 2021 KBO리그 한국시리즈(KS)에서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발자국 하나를 남겼다. 바로 KS 사상 처음으로 ‘선발 4연승’의 기록을 세운 것이다. 1차전 선발 쿠에바스(31)부터 2차전 소형준(20), 3차전 데스파이네(34), 4차전 배제성(25) 등 모두 부담감이 큰 KS 무대에서 5이닝 이상씩을 책임지며 선발 승리를 챙겼다. 네 명의 선발투수가 평균자책점 1.47의 ‘짠물 피칭’을 하면서 KT는 필승조를 중심으로 경기 운영을 손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그 결과 11승 선발투수 고영표(30)를 불펜으로 기용한 벤치의 선택도 결과적으로 잘 맞아떨어졌다. 이강철 KT 감독도 시리즈 뒤 “선발 4명을 잘 선택했다. 필요한 이닝을 고영표가 책임져 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까지 4연승으로 KS가 마무리된 건 모두 8차례다. 그러나 올해처럼 구원승 없이 선발승으로만 시리즈가 끝난 건 단 한 번도 없다. 2019년 두산과 키움의 KS만 하더라도 두산은 4승 중 3승을 구원승으로 따냈다. 그만큼 시종일관 KT가 우세한 시리즈를 펼쳤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구나 이 선발 4연승을 모두 다른 투수가 따냈다는 것 또한 KT 마운드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KT가 올해 첫 정규시즌 우승을 일궈낸 데에도 선발 마운드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최다 팀 선발승(53승)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도 76회, 심지어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3자책점 이하)도 29회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이 기록했다. 그런 의미에서 KT는 마지막 KS에서도 KT다운 야구로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핫식스’ 이정은(25·대방건설·사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최종전 첫날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정은은 19일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따내며 중간합계 8언더파 64타로 1위에 올랐다. 김세영(28) 등 공동 2위 그룹과 1타 차다. 16∼18번홀에서 3홀 연속 버디를 따내는 등 막판 집중력이 빛났다. 이정은은 2019년 5월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투어 통산 2승에 도전한다. 올해 최고 성적은 7월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차지한 준우승이다. 이정은은 “보기 없이 경기를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해냈다. 올해 1승을 하는 것이 목표인데 한 경기 남았다.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현재 교정 중인 백스윙이 편해지면서 보다 정교하고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번 대회에 걸린 우승 상금(150만 달러·약 17억8000만 원)은 역대 여자 대회 최고 금액이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 2위 고진영(26)은 보기 2개, 버디 5개 중간합계 3언더파 69타로 공동 25위에 이름을 올렸다. 고진영과 롤렉스 올해의 선수상 경쟁 중인 세계 1위 넬리 코르다(23·미국)는 고진영에 3타 앞선 공동 6위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창단 후 최다인 7연패에서 탈출한 여자 프로배구 최하위 IBK기업은행이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바로 주전 세터 조송화(28·사진)의 이탈이다. 18일 배구계에 따르면 조송화는 12일 대전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경기 후 팀을 무단이탈했다. 구단의 설득으로 16일 광주 페퍼저축은행전에 합류했지만 출전하진 않았고 이후 다시 팀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개막 7연패로 창단 이후 최다 연패 늪에 빠졌던 IBK기업은행은 이날 3-1로 승리했다. 개막 후 팀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주전 세터로서 경기 운영에 부담감을 느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탈이 반복되면서 구단으로서도 그의 거취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송화는 현역 은퇴를 고심 중이다. 앞서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PO) 당시에도 컨디션 난조로 조송화가 2, 3차전에 결장하면서 팀과의 호흡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한편 김사니 코치도 페퍼저축은행전이 끝난 뒤 구단에 쉬겠다는 의사를 표하며 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2012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조송화는 2018∼2019시즌 흥국생명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IBK기업은행과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올 시즌 주장을 맡은 조송화는 팀에서 세 번째로 많은 2억7000만 원(옵션 포함)의 연봉을 받고 있다. 당분간 부주장인 리베로 신연경(27)이 주장을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IBK기업은행은 20일 1위 현대건설과 맞붙는다. 한편 남자부 최하위 우리카드는 1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선두 한국전력에 3-1(19-25, 26-24, 25-22, 25-18)로 역전 승리했다. 우리카드 외국인 선수 알렉스가 양 팀 최다인 33득점을 했다. 한국전력은 훈련 도중 발목 부상으로 결장한 센터 신영석의 빈자리가 아쉬웠다. 여자부 KGC인삼공사는 흥국생명에 3-0(25-17, 25-19, 25-21) 완승하며 4연승을 달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개막 전 두산의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점치는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2015년부터 6년 연속 KS에 진출하며 ‘왕조’를 일궜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주력 선수들이 대거 자유계약선수(FA)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전력이 크게 약해졌기 때문이다. 두산은 9월 한때 8위까지 추락했다. 영원할 것 같던 ‘두산 왕조’도 그대로 저무는 듯했다. 그러나 곰들의 ‘가을 DNA’는 남달랐다. 9, 10월 0.617의 승률을 기록한 두산은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치며 가을야구에 합류했다. 더욱 기적 같은 일은 포스트시즌(PS)에서 벌어졌다.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LG와의 준플레이오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를 모두 이긴 것이다. 더구나 외국인 선발 원투펀치 로켓과 미란다가 빠진 상황에서 만들어낸 쾌거였다. 두산은 그렇게 KBO리그 사상 첫 7년 연속 KS 대업을 이뤄냈다. PS만 되면 강해지는 외야수 정수빈, 투수 이영하 등의 활약이 특히 빛났다. 삼성과의 PO 1차전 승리로 사상 첫 PS 100승(현 101승) 팀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중심에는 ‘곰탈여(곰의 탈을 쓴 여우)’ 김태형 두산 감독(사진)이 있었다. 앞선 시리즈들에서 가을야구 초보 감독들을 연파하며 승부사 기질을 보여준 김 감독은 PS 통산 60경기(36승 24패) 고지를 넘었다. 김응용(92경기), 김경문(79경기), 김성근(74경기), 김인식(65경기) 감독 등 리그를 대표하는 명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중 김태형 감독보다 PS 승률이 높은 건 10차례 KS 우승컵을 차지한 김응용 감독(55승 32패 5무·승률 0.632)뿐이다. 김 감독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여기까지 와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내년은 다시 처음부터, 무(無)에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KS 무대에서 정규시즌 1위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나선 KT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올가을을 뜨겁게 달군 팀은 역시 ‘미러클 두산’이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류현진(34)의 팀 동료인 로비 레이(30)가 2021시즌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아메리칸리그(AL) 수상자로 선정됐다. 18일(한국시간) MLB네트워크가 공개한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 결과에 따르면 왼손투수 레이가 AL 수상자로, 밀워키의 오른손 투수 코빈 번스(27)가 내셔널리그(NL) 수상자로 각각 선정됐다. 두 선수 모두 생애 첫 사이영상 수상이다. 레이는 압도적인 표차로 사이영상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역대 토론토 투수로는 다섯 번째다. 전체 30명의 투표 중 1위표 29개, 2위표 1개를 받아 총 207점으로 뉴욕 양키스의 게릿 콜(123점) 등을 크게 제쳤다. 1위표에는 7점, 2위 4점, 3위 3점, 4위 2점, 5위 1점이 각각 매겨진다. 올 시즌 토론토와 1년 단기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던 레이는 올해 32경기에서 193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13승 7패 평균자책점(ERA) 2.84, 248탈삼진 등을 기록했다. 최다 이닝, ERA, 탈삼진 등에서 AL 1위에 오르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시즌 후 다시 FA 자격을 얻은 레이는 이번 스토브리그 투수 최대어로 꼽힌다. 토론토는 일단 레이를 잔류시킨다는 입장이지만 타 팀 이적 가능성도 있다. 레이는 “여전히 토론토와 매일 대화하고 있다. 그러나 FA 시장도 살펴보고 있다. 즐거운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탈 가능성에 대비해 토론토는 17일 오른손 투수 호세 베리오스(27)와 7년 1억3100만 달러(약 1545억 원)에 연장계약을 했다. 한편 NL에서는 치열한 표 싸움 끝에 수상자가 가려졌다. 번스는 1위표 12개, 2위표 14개, 3위표 3개, 4위표 1개 등 총 151점으로 필라델피아의 잭 휠러(141점)를 불과 10점 차로 따돌리고 사이영상을 받았다. 휠러도 번스와 같은 1위표 12개를 획득했다. 역대 NL 사이영상 투표 사상 가장 적은 점수 차다. 번스는 올해 11승 5패에 평균자책점 2.43(1위)를 기록했다. 시즌 개막 후 볼넷 없이 58타자 탈삼진으로 이 부문 신기록도 세웠다. 8월에는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10타자 연속 탈삼진으로 이 부문 타이기록을 썼다. 밀워키는 1998년 AL에서 NL로 옮긴 뒤 처음으로 사이영상 투수를 배출했다.밀워키는 1998년 AL에서 NL로 옮긴 뒤 처음으로 사이영상 투수를 배출했다. 빅리그 4년 차인 번스는 올해 60만8000달러(약 7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막아설 자 누구랴. 프로배구 여자부 선두 현대건설이 개막 후 9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현대건설은 1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2라운드 맞대결에서 3-0(25-16, 25-12, 25-19)으로 완승을 거뒀다. 세 경기 연속 셧아웃 승리다. 이날 승리로 현대건설은 구단 최다 연승 타이기록이자 여자부 개막 후 최다 연승 타이기록(이상 10연승)에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2009∼2010시즌 GS칼텍스가 기록한 여자부 최다 연승(14연승) 기록에도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승점 26이 된 현대건설은 2위 KGC인삼공사(승점 18)와의 차이를 8로 벌렸다. 현대건설은 이날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2세트 한때 19-6까지 앞서기도 했다. 현대건설 센터 양효진(32·사진)이 블로킹, 서브 2개씩 포함 양 팀 최다 20득점을 했다. 공격성공률은 76.19%를 기록했다.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던 외국인 선수 야스민(25)도 17득점(성공률 46.87%)을 했다. 올해 처음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은 야스민은 팀의 취약점으로 꼽혀온 큰 공격에서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경기 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우리가 준비한 것들이 제대로 나왔다. 매일 이렇게만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반면 도로공사는 외국인 선수 켈시(9점)를 포함해 아무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남자부 현대캐피탈도 KB손해보험에 3-0(25-22, 25-22, 26-24) 완승을 거두며 4위에서 2위로 도약했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KB손해보험 상대 7연패에서 탈출했다. 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 히메네즈가 팀 최다 20득점을 했다. ‘현대 남매’가 나란히 웃은 하루였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 선두 한국전력은 올 시즌 가장 높은 블로킹 벽을 자랑하고 있다. 16일 현재 세트 당 3.167개로 역시 ‘높이의 팀’으로 평가 받는 현대캐피탈(세트 당 2.375개) 등을 크게 따돌리고 블로킹 부문 선두에 올라 있다. 개인 블로킹 부문 1위 신영석(0.708개), 2위 다우디(0.667개), 3위 박찬웅(0.583개)이 모두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있다. 그 중에서도 2년차 센터 박찬웅(24)이 코트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데뷔 시즌(2020~2021) 8경기 출전에 블로킹 6개 포함 10득점에 그쳤던 박찬웅은 올 시즌 선배들을 제치고 주전 센터 자리를 거머쥐었다. 시즌 첫 경기(삼성화재전)에서만 지난시즌보다 많은 8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밖에 속공 14위(성공률 42.86%) 등에도 올라 있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비 시즌에 워낙 훈련을 열심히 한데다 근성도 강한 선수라서 일찌감치 주전으로 낙점했다. 센터로서 키(196㎝)가 큰 편은 아니지만 발이 빠르고 기본기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장 감독에게 가장 자주 듣는 조언은 “침착하라”는 말이다. 의욕이 넘치다보니 가끔 플레이가 급해지는 성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V리그를 대표하는 센터이자 롤 모델인 신영석(35)과의 동행은 박찬웅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박찬웅은 “영석이 형 플레이를 보면 예술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배울 점이 진짜 많다”며 열의를 태우고 있다. 자신의 매력 포인트인 인중 위의 점처럼 코트에서 눈에 띄는 차세대 센터로 성장하겠다는 각오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