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

김태언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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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태언 기자입니다.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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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4~202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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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PC통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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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차도, 산책로, 펜션… 제때 대처했으면 인명피해 없었다

    지난달 23일 올해 전국의 수해가 심각할 수 있다는 조짐을 보여주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이날 부산 동구 초량동 지하차도가 침수돼 시민 3명이 탈출하는 과정에서 숨졌고 울산 울주군과 경기 김포시에서도 사망자가 나와 5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흘 뒤인 27일 “관련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장마철 호우 피해와 관련해 사전 점검과 대책 마련을 꼼꼼하게 해달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지시에도 주말인 1, 2일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쏟아지자 이틀 만에 7명이 숨지고 7명이 실종됐다. 청와대는 3일 오전에서야 경남 양산시 사저에 내려가 있는 문 대통령이 여름휴가(3∼7일)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국가 재난 상황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청와대는 4일에야 문 대통령이 주재한 가운데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인명 피해 속출하는데 ‘컨트롤타워’는 뒷북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6일 오후 7시 반 기준으로 올해 7, 8월 집중호우로 발생한 인명 피해는 41명에 이른다. 26명이 목숨을 잃었고 15명이 실종됐다. 특히 1∼6일 중부지방의 집중호우로만 18명이 숨졌고 15명이 실종됐다. 지난달에도 남부지방 등에 집중호우가 내려 8명이 사망했다. 중대본이 호우 피해에 따른 대응 수위를 ‘비상 3단계’로 올린 것은 2일 오후 3시다. 1일부터 시작된 중부지방의 폭우로 불과 하루 반 만인 2일 오후 3시 전까지 14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뒤였다. 행안부 관계자는 “2일부터 경기, 충북지역을 중심으로 비 피해가 커지면서 위기 상황을 종합해 3단계 대응 수위를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상 3단계로 대응 수위를 강화한 뒤에도 3일 오후에는 경기 평택시 청북읍에서 공장 뒤편에서 토사물이 쏟아져 3명이 사망했고 충남 아산시에선 하천 급류에 2명이 쓸려 실종되는 등 인명 사고가 이어졌다. 이번 피해는 2011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78명의 인명이 희생된 이후 9년 만에 최악의 상황이다. 당시에는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와 강원 춘천시의 펜션 매몰 사고로 인명 피해가 컸다. 한국방재학회장인 박무종 한서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가을철 태풍이 오기도 전에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장마가 언제 종료될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더 많은 피해가 발생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재난 대응 최전선’ 지자체도 우왕좌왕 지방자치단체 역시 부실한 예방 조치와 초동 대응으로 피해를 키웠다. 3일 경기 가평군 가평읍에서 흘러내린 야산의 토사가 펜션을 덮쳐 3명이 사망한 사고가 대표적이다. 펜션 위쪽 토지는 지표면 기준으로는 경사가 15∼20도 수준으로 산지관리법 시행령과 가평군 조례인 25도 기준에 부합했다. 하지만 위쪽 토지 아래 암석을 포함하면 경사는 35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 허가를 내주는 지자체가 암석의 경사를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다. 가평읍 펜션 사고 현장을 찾았던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가파른 경사 바로 근처에 펜션을 짓도록 허용해주니 토사 붕괴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3일 3명이 사망한 부산 동구 지하차도의 침수 사고도 지자체가 시설 관리에 더 신경을 썼다면 막을 수 있는 인재(人災)였다. 이 지하차도에는 분당 20∼30t의 물을 빼내는 배수펌프가 있었지만 사고 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또 사고 1시간 반쯤부터 호우경보가 내려 침수 가능성이 예상된 상황이었지만 지하차도 입구에서 출입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고, 출입구에 부착된 전광판에 침수 여부를 알리는 안내 문구도 없었다. 1일 서울 관악구 도림천에서 급류에 휩쓸려 1명이 사망한 사고도 지자체가 신속히 현장 통제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오전 11시경 이미 서울시 전체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됐지만 시민들은 낮 12시 20분까지 도림천 부근 산책로를 자유롭게 오갔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지자체가 재난 상황의 최전선에서 민첩하게 대응해야 하는데 인력도 부족하고 전문성이 부족한 탓에 각종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자체 대응 역량을 키우기 위한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지민구 warum@donga.com·김태언 기자}

    • 2020-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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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파른 암석아래 펜션 허가… 폭우때 산사태 위험, 손놓고 있었다

    3일 경기 가평군 가평읍에서 빗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야산 토사가 흘러내려 펜션을 덮치며 3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은 소극적인 행정이 낳은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경사가 높은 지역 근처에 건물을 짓는 것을 허가한 데다 펜션 위쪽 토지를 과수원으로 개간해 지반이 약해졌는데도 불법이 아니란 이유로 별다른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35도 가파른 암석 아래 펜션 4일 가평읍 펜션 사고 현장을 찾은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사고를 당한 펜션 위쪽 경사도가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전 교수는 “펜션 위쪽에 있는 토지 아래 돌의 경사가 35∼40도다. 가파른 경사 바로 옆에 펜션을 지으니 지반이 약해서 토사 붕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행 산지관리법 시행령은 산지의 평균 경사도가 25도 이하면 지자체 허가를 받아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임업정보서비스 시스템에 따르면 사고가 난 가평읍 펜션의 경사도는 10∼15도였다. 시행령에서 허용한 경사도 기준에 부합한다. 하지만 이 경사도 기준은 지표면을 기준으로 해, 해당 펜션처럼 인근 토지에 가파른 암석이 들어있는 경우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 이 전 교수는 “산지에 건물을 지을 때는 내부 암석의 경사도가 훨씬 중요하다”며 “지반 구조를 명확히 살펴서 위험 요소를 따져볼 수 있도록 규제를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펜션 위쪽에 있는 땅이 토사가 흘러내리기 쉬운 형태였다는 점도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주변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보면 펜션 뒤편 산지는 지난해 2월 가평군의 허가를 받아 임야에서 과수원으로 토지 용도(지목)가 변경됐다. 일반 임야를 과수원으로 변경하려면 2가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산지복구준공검사’를 통해 임야 등 산지를 다른 목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적절한지 지자체가 살핀다. 또 지자체가 관개 시설 등을 만들기 적합한지도 따져본 뒤 ‘개간준공허가’를 내준다. 문제는 가평군이 과수원 아래에 펜션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지목 변경 허가를 내줬다는 점이다. 가평군 관계자는 “토지 용도를 변경할 때 주변 주택과의 거리 등을 고려하는 규정은 없다. 과수원 허가를 낸 것에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과수원은 임야보다 물 흡수량이 2배 가까이 높아 토사 붕괴, 산사태 사고에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가평군에 따르면 사고 당일 폭우로 흘러내린 토사는 과수원보다 위쪽에서 시작됐다. 지반이 약한 과수원은 이 토사를 막지 못하고 오히려 함께 무너져 내려 펜션을 덮쳤다. ○ “우면산 산사태 후에도 개선 없어” 가평군 홈페이지에 보면 189개의 펜션이 등록돼 있다. 대부분 산지와 가까운 위치에 자리 잡았다. 홈페이지 등록은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가평군에만 수백 개의 펜션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펜션 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밝혀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이후에도 비슷한 사고가 또다시 발생할 수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2011년 폭우로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한 뒤 서울시는 “과수원 등으로의 지목 변경이 토사 붕괴나 산사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이후에도 비슷한 문제점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안형준 전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건물을 지을 산지의 지반 구조나 특성을 꼼꼼하게 살피고, 토사 붕괴를 예방할 배수로 등의 보호 장치가 잘 갖춰졌는지 파악해야 유사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가평=김태언 beborn@donga.com / 지민구 기자}

    • 20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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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파른 경사 옆 펜션 허가…가평 펜션 참사, 소극적 행정이 낳은 ‘인재’

    3일 경기 가평군 가평읍에서 빗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야산 토사가 흘러내려 펜션을 덮치며 3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소극적인 행정이 낳은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경사가 높은 지역에 건물을 짓는 것을 허가한 데다, 펜션 위쪽 토지를 과수원으로 개간해 지반이 약해졌는데도 불법이 아니란 이유로 별다른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35도 가파른 암석 위 펜션… “지자체 관리 소홀”4일 가평읍 펜션 사고 현장을 찾은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사고를 당한 펜션 위쪽 경사가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전 교수는 “펜션 위쪽에 있는 토지 아래 돌의 경사가 35~40도다. 가파른 경사 바로 옆에 펜션을 지으니 지반이 약해서 토사 붕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행 산지관리법 시행령은 산지의 평균 경사도가 25도 이하면 지자체 허가를 받아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임업정보서비스 시스템에 따르면 사고가 난 가평읍 펜션의 경사도는 10~15도였다. 시행령에서 허용한 경사도 기준에 부합한다. 하지만 이 경사도 기준은 지표면을 기준으로 해, 해당 펜션처럼 인근 토지에 가파른 암석이 들어있는 경우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 이 전 교수는 “산지에 건물을 지을 때는 내부 암석의 경사도가 훨씬 중요하다”며 “지반 구조를 명확히 살펴서 위험 요소를 따져볼 수 있도록 규제를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펜션 위쪽에 있는 땅이 토사가 흘러내리기 쉬운 형태였다는 점도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주변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보면 펜션 뒤편 산지는 지난해 2월 가평군의 허가를 받아 임야에서 과수원으로 토지용도(지목)가 변경됐다. 일반 임야를 과수원으로 변경하려면 2가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산지복구준공검사’를 통해 임야 등 산지를 다른 목적으로 개발하는 데 적절한지 지자체가 살핀다. 또 지자체가 관개 시설 등을 만들기 적합한지도 따져본 뒤 ‘개간준공허가’를 내준다. 문제는 가평군이 과수원 아래에 펜션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토지를 지목변경 허가를 내줬다는 점이다. 가평군 관계자는 “토지 용도를 변경할 때 주변 주택과의 거리 등을 고려하는 규정은 없다. 과수원 허가를 낸 것에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과수원은 임야보다 물 흡수량이 2배 가까이 높아 토사 붕괴, 산사태 사고에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사고 당일 폭우로 흘러내린 토사는 과수원보다 위쪽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지반이 약한 과수원은 이 토사를 막지 못하고 오히려 함께 무너져 내려 펜션을 덮쳤다. ● “우면산 산사태 후에도 개선 없어”가평군 홈페이지에 보면 가평군에만 189개의 펜션이 등록돼 있다. 대부분 산지와 가까운 위치에 자리 잡았다. 홈페이지 등록은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가평군에만 수백 개의 펜션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펜션 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밝혀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이후에도 비슷한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할 수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2011년 폭우로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한 뒤 서울시는 “과수원 등으로의 지목변경이 토사 붕괴나 산사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비슷한 문제점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안형준 전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정부와 지자체가 건물을 지을 산지의 지반 구조나 특성을 꼼꼼하게 살피고, 토사 붕괴를 예방할 배수로 등의 보호 장치가 잘 갖춰졌는지 파악해야 유사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평=김태언 기자beborn@donga.com지민구기자 warum@donga.com}

    • 2020-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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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쿵쿵 소리 나더니 펜션 사라져”… 할머니-딸-손자 함께 참변

    “쿵쿵 소리에 내다봤더니 펜션이 아예 사라져버렸어요.” 3일 오전 10시 37분경 경기 가평군 가평읍. 빗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야산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2층 높이의 펜션을 덮쳤다. 1층 기둥이 무너진 건물은 마당에 있던 차량 위로 폭삭 주저앉았다. 테라스에 파라솔을 펴고 휴가철 분위기를 냈던 펜션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주말부터 많게는 시간당 최대 100mm에 이르는 기록적인 폭우로 수도권과 중부지방 곳곳에서 산사태가 잇따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발생한 산사태는 3일 오후 7시 반 기준 200건. 가평과 평택에서 산사태로 최소 6명이 매몰돼 숨졌으며, 충남 아산 등에선 6명이 급류나 토사에 휩쓸려 실종됐다. ○ 할머니와 두 살 손자 등이 참변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가평 펜션에 머무르던 숙박객 30여 명은 대피했으나 펜션을 운영하는 일가족 3명이 참변을 당했다. 소방대는 사고 현장을 수습해 매몰됐던 할머니(65)와 딸(37), 손자(2)의 신원을 파악했다. 소방대 관계자는 “당초 펜션 직원 1명도 매몰됐다고 알려졌으나, 오후 8시경 완료된 현장 수색에 나오지 않아 해당 직원은 사고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무너진 건물은 카페 등 부대시설이 있는 관리동이라 이곳에 머물던 운영자 가족만 피해를 입었다. 경기 평택의 한 반도체 부품 제조 공장에도 흙더미가 덮쳤다. 오전 10시 49분경 6명이 작업하던 천막으로 지어진 가건물에서 산사태로 4명이 매몰됐다. 소방 당국은 약 1시간 반 만에 매몰자들을 구출했지만 3명은 결국 사망했다. 1명은 골절 등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 “산사태, 부처 협업 체계화해야” 폭우로 산사태가 잇따르자 전문가들은 “산사태의 취약 지역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현재 산 위쪽은 산림청, 산 중턱 도로는 국토교통부, 아래쪽은 행정안전부 관할인데 협업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각 부처에서 선정한 위험 지역이 총 6만여 곳인데 실제 사고 지역을 보면 취약 지역으로 관리되지 않는 곳이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사고가 난 평택과 가평도 취약 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폭우로 인한 산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시설 점검도 중요하다. 평택 산사태는 가건물과 인접한 야산에 설치된 약 3m 높이의 옹벽이 무너져 내리며 발생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특히 장마가 발생하는 7∼9월이 위험한 시기다. 콘크리트로 지은 옹벽이라도 내부 철근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식되며 강도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 집중호우로 실종자도 6명 산사태로 흘러내려온 토사로 인해 물에 빠진 실종자도 나왔다. 3일 오후 2시 3분경 충남 아산시 송악면에선 70대 주민 2명이 흙더미에 휩쓸려 온양천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구조팀이 행방을 찾고 있다. 오전 1시경 경기 포천시 관인면의 한 저수지 낚시터에선 수문을 살펴보려고 보트를 타고 나간 관리인(55)이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오전 10시 27분경 가평군 청평면 대성리 계곡에서도 한 남성(75)이 급류에 떠내려갔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의 한 승마장 인근에선 폭우로 떠내려 온 부유물을 걷어내는 작업을 하던 남성(55)이 수압을 이기지 못하고 맨홀에 빠져 사라졌다. 오후 7시 54분경 충북 진천군 문백면에 있는 봉죽교에선 1t 트럭이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 운전자 한모 씨(62)가 실종됐다. 산림청은 3일 산사태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경계는 4단계 위기경보에서 최고인 ‘심각’ 아래 단계다. 가평=김태언 beborn@donga.com / 평택=김태성 / 이청아 기자}

    • 2020-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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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의자 소재파악 늑장… 그사이 강화도 배수구 통해 월북 추정

    18일경 북한으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모 씨(24)가 범죄 피의자로 지목된 건 지난달 12일. 자신의 집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과 술을 마신 뒤 성폭행한 혐의였다. 김 씨는 범행을 부인했지만 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관련 증거물에서 김 씨의 DNA를 찾아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약 1개월 동안 김 씨는 월북할 준비를 해나갔다. 임대아파트 보증금을 빼 달러로 환전했고 TV 등도 모두 처분했다. 심지어 주변 지인들에게 “북한에 돌아가겠다”고 공공연히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달 21일 한 차례 불러 조사한 것 외에는 김 씨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탈북민 신변보호담당관도 전화 통화 한 번 한 게 전부였다. 심지어 이미 월북한 뒤조차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다음 날쯤에야 출국 금지 조치했다. ○ 성범죄 피의자를 월북 이틀 뒤 영장 신청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이 김 씨의 소재 파악에 나선 건 18일경. 이날 새벽부터 행방이 묘연해진 김 씨는 이미 북한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다. 심지어 경찰이 움직인 건 김 씨가 ‘피해자를 죽이겠다’고 협박한다는 주변 제보 때문이었다. 뒤늦게 대응에 나선 경찰은 피해자 신변보호를 강화한 뒤 20일 출국 금지 조치했다. 그때까지 불구속 수사하던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건 21일이었다. 이후 위치 추적 등 신병확보 수사를 진행한 건 24일 전후. 거의 1주일이 지난 시점까지 김 씨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던 셈이다. 경찰 감시가 느슨했던 동안 김 씨는 월북 준비를 착착 진행했다. 17일 자신의 차를 타고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 갔다가 김포로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월북 경로를 미리 사전 답사했단 뜻이다. 김포에선 인근 마사지업소에 들르기까지 했다. 다음 날 새벽 택시를 타고 강화읍 월곳리로 간 김 씨는 오전 2시 20분경 내린 뒤 종적을 감췄다. 27일 이 인근에선 김 씨가 놓고 간 것으로 보이는 가방도 발견됐다. 가방엔 물안경과 옷가지, 환전 영수증 등이 들어있었다. 김 씨는 살던 집의 임대보증금을 빼고 그걸 달러로 환전까지 하면서도 어떤 제지도 받지 않았다. 경찰 측은 “(김 씨의 범죄에 대한) 증거가 확보됐고 조사도 잘 받아서 별다른 소재 파악을 하지 않았다”며 “수사가 거의 마무리된 상태여서 조만간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었는데 월북을 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군 경계초소 인근 배수구로 빠져나가 김 씨가 월북한 출발점으로 알려진 월곳리에는 군의 경계초소 인근에 여러 개의 배수구가 있다. 사각형의 배수구는 가로세로 약 1.5m 크기로 성인 남성이라도 몸을 움츠리면 충분히 지나다닐 수 있는 구조다. 바로 위에 철조망이 설치돼 있지만 이 배수구를 따라가면 곧장 한강으로 연결됐다. 군 등은 김 씨가 18일에서 19일 사이 이 배수구 중 하나를 통해 한강 하구로 나간 뒤 헤엄을 쳐서 월북한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둘러본 현장엔 약 10∼20m 옆에 경계초소가 있지만 지키는 병력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한 주민도 “평소에도 경계 근무를 하는 군인은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2017년 8월 탈북해 남한으로 올 때도 이 인근으로 건너왔다. 강화도에서 북한 땅은 최단 거리가 1.3km 정도로, 당시 김 씨는 페트병 등을 몸에 두르고 헤엄쳐 왔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군사전문가는 “일반인이 2번이나 남북으로 헤엄쳐 건널 정도라면 훈련을 받은 전문가라면 제 집처럼 드나들 수 있을 것”이라며 “가장 경계가 삼엄해야 할 지역이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됐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강승현 byhuman@donga.com / 수원=이경진 / 김포=김태언 기자}

    • 202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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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코로나 의심 탈북민 월북”… 軍 또 뚫렸다

    북한이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탈북민이 개성으로 입북(入北)해 개성을 봉쇄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코로나19가 발생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우리 군 당국은 월북(越北) 일주일 만인 이날 북한의 공개 이후에야 탈북민의 월북 정황을 시인하면서 군 경계 태세와 탈북자 관리에 심각한 허점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개성시에서 악성 비루스(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탈북)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열어 24일부터 봉쇄에 들어간 개성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이행하는 특급 경보를 발령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공개보도가 나온 뒤인 26일 오후에야 합동참모본부는 “군은 일부 인원을 (재입북자로) 특정해 관계 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2017년에 귀순한 김모 씨(24)가 최근 재입북을 위해 경기 김포, 인천 강화 교동도 일대를 사전 답사한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 중이다. 김 씨는 지상 철책이 아닌 한강 하구를 통해 헤엄쳐 북한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북한 어선의 동해 ‘삼척항 노크 귀순’ 이후 1년여 만에 군사분계선(MDL) 경계 실패가 재발하면서 군 수뇌부 등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씨는 최근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종적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출국 금지 상태였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비상확대회의를 주재하면서 “해당 지역 전연부대(접경지역 부대)의 허술한 전선경계근무 실태를 엄중히 지적했다”며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사건 발생에 책임이 있는 부대에 대한 집중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엄중한 처벌을 적용하며 대책을 강구할 것을 토의했다”고 보도했다.신규진 newjin@donga.com·최지선·김태언 기자}

    •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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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車빌려준 지인 “월북할 것 같다 신고… 경찰 묵살”, 김포署 “車 도난당했다고 해… 월북 얘기는 안해”

    북한이 탈북 3년 만에 재입북했다고 주장한 탈북민으로 추정되는 김모 씨(24)가 임대아파트 보증금 등을 빼서 달러로 환전하고, 탈북 루트를 사전 답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씨의 지인인 탈북자 A 씨는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개성아낙’을 통해 “김 씨가 얼마 전 억울하게 성폭행 사건에 연루됐다고 털어놨다”고 밝혔다. 이어 “남한 정부가 제공하는 임대아파트 보증금 1500만 원을 비롯해 미래행복통장과 취업 장려금 약 2000만 원, 자동차를 대포차로 팔아넘긴 금액 등 3000만∼4000만 원을 달러로 사전에 바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평소 A 씨의 승용차를 자주 빌려 이용했고, 월북하기 이틀 전인 17일 오후 4시 55분경 해당 차량이 일산대교를 통과한 하이패스 기록도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경기 김포시와 인천 강화군 일대를 사전 답사한 정황이 포착됐다. 김 씨는 3년 전 강화군 교동도 해상을 통해 월남한 것으로 알려져 비슷한 경로로 월북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A 씨는 김 씨가 자신의 차량을 빌려가 돌려주지 않고 처분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평소 김 씨가 자신의 차량을 자주 빌려 썼는데 돌려주지 않아 18일 저녁 차량을 찾아달라며 김포경찰서에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씨가 월북을 할 것 같다’고 했지만 경찰이 이를 묵살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김포경찰서 관계자는 “차량 절도 신고를 하기는 했지만 따로 월북 얘기는 하지 않았다”면서 “월북 가능성에 대해 신고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성폭행 혐의로 경찰 수사가 시작된 후 김 씨가 주변에 ‘월북하겠다’ ‘죽고 싶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강승현 byhuman@donga.com·김태언 기자}

    •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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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방송 중 딱 걸린 몰카범

    인터넷방송에서 생방송을 하고 있던 여성 진행자(BJ)를 한 20대 남성이 몰래 불법 촬영하는 장면이 화면에 담겨 덜미가 잡혔다. 이 남성은 25일 구속 수감됐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미수) 혐의를 받고 있는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25일 발부됐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24일 낮 12시 13분경 시흥에 있는 한 PC방에서 아프리카TV로 아르바이트하는 모습을 촬영하고 있던 여성 BJ의 치마 아래를 스마트폰으로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BJ는 뒤돌아 서 있어 상황을 몰랐다가 방송을 시청하던 누리꾼들이 “방금 도둑 촬영 당한 것 같다”고 채팅창으로 제보해 PC방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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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숭고한 피땀, 기억하겠습니다

    “막내는 아직도 아빠를 기다리는데…. 이번 수상이 아이들이 아빠를 더 영예롭게 여길 수 있는 귀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고 김종필 기장(중앙119구조본부)은 자신의 일을 천직으로 생각했다. 부인 이현숙 씨(43)는 “남편은 인명 구조를 다녀온 뒤엔 언제나 ‘벅차고 뿌듯하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도움이 절실한 긴급환자를 이송한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가족들을 볼 때마다 그는 가슴이 벅차올랐다고 한다. 고된 업무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고인은 지난해 10월 31일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원 4명과 함께 소방헬기 ‘영남1호(EC-225)’에 탑승해 어둠이 깔린 바다로 출동했다. 독도에서 긴급환자를 태운 헬기는 오후 11시 25분경 이륙 직후 추락했다. 헬기에는 소방대원 5명과 사고를 당한 환자, 동료 선원 등 7명이 타고 있었다. 김 기장 등 3명은 끝내 시신마저 찾지 못했다. 유명을 달리한 김 기장 등 구조대는 23일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 열린 ‘제9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김 기장(46·이하 당시 나이)과 서정용 검사관(45), 이종후 부기장(39), 배혁 소방장(31), 박단비 소방교(29·여) 등 5명이다. 시상식에 참석한 김 기장의 아들 김수호 군(17)은 “정말 가정적인 분이셨다. 우리를 위해 헌신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여전히 크다”며 울먹였다.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제복 공무원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동아일보와 채널A가 2012년 제정했다. 올해는 국방부 경찰청 해양경찰청 소방청이 추천한 후보 가운데 대상 5명과 제복상 6명, 위민경찰관상 3명, 위민소방관상 1명 등 모두 15명에게 시상했다.강승현 byhuman@donga.com·김태언 기자}

    • 2020-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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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 30대 새벽 광란의 질주… 11개월 딸 태우고 45km 달려

    새벽에 마약을 투약한 채 자신의 11개월 된 딸을 차에 태우고 운전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가평경찰서는 “20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운전자 A 씨(39)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의 부인은 이날 오전 3시 11분경 ‘남편이 마약을 하고 차를 몰고 나갔다’고 112에 신고했다. A 씨는 자택인 가평군 청평면에서 출발해 약 45km를 운전했으며 오전 4시 반경 하남시 미사대교에서 순찰차를 들이받고 멈췄다. 차에 타고 있던 딸은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에 있던 마약을 투약하고 부부싸움을 한 뒤 “딸을 본가에 맡기겠다”며 나갔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상태가 회복되는 대로 필로폰을 구입한 경로 등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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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 직원-젠더특보와 박원순, 3시간 심야 대책회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날인 8일 오후 9시 이후부터 시장 공관 밖에서 약 3시간 넘게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와 변호사 출신의 비서실 직원, 또 다른 비서실 직원 등 총 3명과 함께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한석 전 시장비서실장은 이 회의에 참석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다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직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책회의의 내용 등을 묻는 질문에 “저는 할 말이 없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임 특보는 “박 전 시장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8일 오후 3시경 박 전 시장에게 직접 찾아가 어떤 일인지 물어봤다”고 스스로 밝혔다. 본보는 임 특보에게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 전 시장이 9일 극단적 선택을 한 경위 등을 수사 중인 서울 성북경찰서는 15일 고 전 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3시간 동안 조사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가 경찰에 출석한 건 처음이다. 경찰은 조만간 박 전 시장의 수행비서 등 비서실 관계자를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고 전 실장은 박 전 시장이 실종된 9일 오후 1시 39분부터 약 5분 동안 박 전 시장과 휴대전화로 통화를 했다. 박 전 시장이 당시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가 오후 3시 49분경 끊기기 전에 마지막으로 통화를 한 상대방이다. 고 전 실장은 이날 오전 9시경 공관에서 박 전 시장을 독대하고, 오전 10시 10분경 나왔다. 박 전 시장은 약 30분 뒤인 오전 10시 44분경 등산복 차림으로 공관을 나선 뒤 숨진 채 발견됐다. 고 전 실장도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의 인지 여부에 대해 “나중에 (따로) 조사가 있으면 거기서 말하겠다”고 했다. 고 전 실장은 서울시 산하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다가 올 4월부터 비서실장으로 근무했으며, 10일 면직 처리됐다. 서울시는 15일 “시 관계자와 여성단체, 인권·법률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지 6일 만에 서울시가 처음 밝힌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민관합동조사단에 강제수사 등 실질적 권한이 없어 조사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경찰은 적극적인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민구 warum@donga.com·박창규·김태언 기자}

    • 20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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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자 경찰 조사 받는 동안… 박원순, 측근 3명과 예정에 없던 회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 등으로 고소한 서울시 직원 피해자 A 씨가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있던 8일 오후 9시 이후 박 전 시장은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 변호사 출신의 비서실 직원, 또 다른 비서실 직원 등 3명과 함께 서울 시내 모처에서 3시간 넘게 회의를 했다. 임 특보가 같은 날 오후 3시 박 전 시장에게 ‘불미스러운 일’을 처음 알린 지 6시간 정도 지난 시간이었다. A 씨는 변호인과 함께 경찰에 철저한 수사 보안 유지를 당부하면서 피해 사실을 털어놓고, 관련 증거를 제출했다. ○ 비서실 직원 등과 3시간 넘게 심야 대책회의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오후 9시 10분경 서울 시내 구청장 10여 명과 만찬을 가진 박 전 시장은 종로구 공관에 밤 12시를 넘겨 귀가했다. 그 사이 박 전 시장은 제3의 장소에서 측근들과 심야 대책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3, 4시간가량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박 전 시장이 대책회의를 가진 시점이다. 피해자 A 씨는 당일 오후 4시 반경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시켰다. A 씨의 법정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증거인멸 등을 우려해 경찰에 철저한 보안 유지를 부탁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A 씨는 다음 날 새벽 2시 반경까지 조사를 받았다. 박 전 시장 등은 거의 동시간에 대책회의를 했다. 앞서 8일 오후 3시경 임 특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청사 집무실에서 박 전 시장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는데, 실수한 게 있느냐’고 물어봤다”고 밝혔다. 임 특보는 “당시에는 성추행 관련 구체적인 내용이나 피소 사실 등은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임 특보가 불미스러운 일을 언급한 당일 저녁 박 전 시장이 임 특보, 변호사 출신 비서실 직원 등과 심야 회의를 한 것은 피소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정황이다. A 씨 입장에서 가해자인 박 전 시장에게 ‘불미스러운 일’을 처음으로 알리고 대책회의에 참석한 임 특보는 피해자 A 씨를 지원하는 한국성폭력상담소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 때문에 임 특보가 어떤 경로로 불미스러운 일을 인지했는지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비서실장, 심야회의 참석 요청받았지만 불참사망 전날과 당일 박 전 시장의 동선에는 고한석 전 서울시장비서실장이 거의 매번 등장했다. 고 전 실장은 심야 대책회의에 참석하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다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9일 고 전 실장은 오전 9시경 서울 종로구 공관을 찾아가 박 전 시장과 1시간 10분 동안 독대했다. 고 전 실장을 만난 후 34분 뒤 박 전 시장은 홀로 공관을 나섰고 오후 1시 39분경 고 전 실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 이 통화를 마지막으로 박 전 시장은 실종됐다. 15일 경찰에 출석한 고 전 실장은 9일 박 전 시장과 나눈 대화와 마지막 통화 내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찰에 다 얘기했다”고만 답했다. 고 전 실장은 조사 직후 “9일 오전 시장님 만나뵐 때 고소장이 접수됐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성추행 피해 사실을 9일 오전 처음 인지했고 그 전까지는 해당 내용을 보고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 전 실장이 심야 대책회의 참석을 요청받은 데 이어 비서실 직원 2명이 대책회의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피소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고 전 실장 등 비서실 직원들은 박 전 시장이 연락두절되자 딸이 실종신고를 하기 6시간 전인 오전 11시경 북악산 안내소 등에 전화해 박 시장의 행적을 수소문한 것으로 알려졌다.강승현 byhuman@donga.com·박종민·김태언 기자}

    • 20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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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소인측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서 지속적 성적 괴롭힘당해”

    13일 오후 2시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 박원순 전 서울시장(64)의 성추행 의혹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재련 변호사가 휴대전화 화면이 담긴 대형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김 변호사는 박 전 시장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서울시 직원 A 씨의 법률 대리인이다. “시장님 님이 나를 비밀 대화에 초대했습니다.” 보안 수준이 높기로 유명한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비밀 대화방 화면에 이 같은 안내 메시지가 찍혀 있었다. 해당 대화방 상단에는 박 전 시장의 얼굴이 담긴 프로필 사진이 있었다. 김 변호사는 “올해 2월 6일 박 전 시장이 A 씨를 이 대화방에 초대한 증거”라며 “당시는 (A 씨가) 비서실에서 근무하지 않고 다른 부서에서 근무할 때다. 텔레그램으로 비밀 대화를 요구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은 당사자 중 한 명이 ‘대화내용 지우기’ 버튼을 누르면 이전까지 나눈 모든 대화 기록이 지워진다. ○ 집무실 침실로 불러 “안아 달라”며 신체 접촉김 변호사 등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은 A 씨가 2017년 비서로 근무하기 시작한 이후 4년간 A 씨를 성추행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박 전 시장이 집무실 안에 있는 침실로 A 씨를 불러 ‘안아 달라’며 신체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A 씨 측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은 “즐겁게 일하기 위해 ‘셀카’를 찍자”면서 A 씨를 집무실로 불러 셀카를 찍는 동안 신체를 밀접 접촉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박 전 시장이 (A 씨의) 무릎에 난 멍을 ‘호’ 해주겠다며 자신의 입술을 A 씨의 무릎에 접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성추행은 A 씨가 퇴근한 뒤에도 이어졌다고 한다. 김 변호사 등이 이날 공개한 ‘범죄사실 개요’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은 퇴근한 A 씨를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으로 초대해 사생활을 언급하고, 음란문자를 보냈다. 박 전 시장이 이 대화방에 속옷 차림을 한 자신의 사진을 올린 적도 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A 씨가 (박 전 시장이) 음란한 문자와 개인적인 사진을 보내온 것에 대해 친구와 동료 공무원들에게 보여주며 피해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A 씨, 시장 비서 지원한 적 없어”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은 A 씨가 지난해 다른 부서로 이동한 뒤에도 지속됐다는 게 A 씨 측 주장이다. A 씨가 비서로 일하는 동안 텔레그램으로 음란한 문자와 사진을 보냈던 박 전 시장이 업무적으로 연관이 없는 A 씨를 또다시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으로 초대했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가해 수위가 점점 심각해져 A 씨가 부서 변경을 요청했지만 시장이 승인하지 않는 한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일반 공무원으로 서울시에 임용돼 다른 기관에서 근무하던 A 씨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시장 비서실로 오게 된 배경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김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A 씨가 서울시장 비서직으로 지원한 사실이 없다. 서울시 측 전화를 받고 당일 오후 시장실 면접을 봤는데 같은 날 비서실에서 비서로 근무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서울시장이 갖는 엄청난 위력 속에서 어떠한 거부나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는 전형적인 위력 성폭력의 특성을 그대로 보였다”며 “이 사건은 결코 진상 규명 없이 넘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이미 피해자가 사과받고 책임이 종결된 것 아니냐는 일방적인 해석이 피해자에게 엄청난 심리적 압박을 주고 있다”며 “형사 사법절차상 수사와 재판을 거쳐 제대로 응당한 처벌을 받도록 하고 피해자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소연 always99@donga.com·김태언 기자}

    • 202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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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부 지지자 “고소인 색출”… 2차가해 우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를 비난하고, 이 피해자의 신상을 색출하겠다는 움직임이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퍼지고 있다. 피해자에 대한 각종 허위사실도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이 같은 ‘2차 가해’ 행위를 적극적으로 적발해 형사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0일 “(박 전 시장 고소 건과 관련해) 허위로 관련자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엄중하게 조치할 방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원인이 그를 경찰에 고소한 피해자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피해자를 비난하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2017년부터 성추행당했다면서 이제야 고발하는 게 이상하다”며 피해 주장의 진정성을 문제 삼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은 “피해자가 근무했던 부서와 소속 직원들을 다 알고 있다”면서 “누가 고소했는지 꼭 찾아내겠다”는 글을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렸다. 무분별한 ‘신상 털기’로 인해 추가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박 전 시장을 고소한 피해자’로 지목된 한 서울시 직원의 사진이 유포됐지만 해당 직원은 이번 사안과는 무관한 인물이었다. 이날 서울시는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해당 직원이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여성계에서는 2차 가해 움직임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이효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는 “어렵게 고소를 결심한 성폭력 피해자들을 더욱 위축시키는 잘못된 행태”라며 “지금이라도 피해 사실을 알린 것에 대해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트위터에서는 ‘#박원순_시장을_고발한_피해자와_연대합니다’ 등 해시태그가 잇따라 올라왔다. 전채은 chan2@donga.com·김태언 기자}

    • 2020-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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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망 전날 ‘성추행 피소’ 보고받아… 공관 나선 뒤 지인들과 통화

    10일 공개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64)의 다섯 문장짜리 유서에는 박 전 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가 드러나 있지 않다. 박 전 시장은 본인 특유의 필체를 살려 붓펜으로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는 심경에 대해서만 간략히 적었다. 박 전 시장이 서울시 직원의 성추행 고소 직후 비극적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성추문에 따른 심리적 압박감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뚜렷한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박 전 시장, 성추행 고소 건 보고받은 듯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시장은 8일 보좌진에게서 서울시 직원 A 씨로부터 성추행 및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을 보고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시장은 이 자리에서 해당 사안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전현직 구청장과의 친목 성격의 저녁 자리에는 정상적으로 참석했다. A 씨의 고소장을 접수한 서울지방경찰청은 박 전 시장과 서울시에 고소 관련 사항을 통보하지는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고소인 조사를 마친 뒤 서울시 관계자 등을 참고인으로 조사하는 방안만 우선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 전 시장 측에 고소된 사실을 통보하지도 않았고 조사 일정 등도 정해진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 전 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동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단서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박 전 시장의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서 박 전 시장의 애플 아이폰 휴대전화를 발견해 통화기록과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에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어 해제 작업에만 몇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장애물이 적지 않다. 경찰은 일단 박 전 시장이 9일 오후 3시 49분 서울 성북구 핀란드대사관저 부근에서 휴대전화 신호가 끊기기 전까지 딸을 포함해 여러 지인과 통화를 주고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인물들을 조사할 계획이다. ○ 택시 운전사 “더운데 산 왜 가느냐” 물어경찰은 사건 당일 박 전 시장이 보였던 행적도 추적하고 있다. 우선 박 전 시장은 9일 오전 10시 44분 서울 종로구 가회동 공관을 나섰다. 박 전 시장이 공관에서 나올 당시 집 안에는 딸이 머물고 있었다. 공관 주변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박 전 시장은 재동초등학교를 지나 북촌로 큰길에서 다급하게 택시를 잡는 모습도 포착됐다. 박 전 시장 앞에 택시 한 대가 멈춰선 뒤 운전사가 잠시 내려 편의점으로 들어가자 박 전 시장은 길가에서 여러 차례 손짓을 하며 다른 택시를 잡으려 했다. 당시 박 전 시장은 청색 모자를 눌러쓰고 하얀색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검은색 점퍼를 입고 있었다. 박 전 시장은 운전사가 2분 뒤 편의점에서 돌아오자 택시를 타고 와룡공원 쪽으로 향했다. 택시 운전사는 뒷좌석에 탄 박 전 시장을 알아보지 못하고 “날이 더운데 산(와룡공원)은 왜 가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박 전 시장의 딸은 공관 서재에 남겨진 박 전 시장의 유서를 뒤늦게 발견하고 오후 5시 17분경 서울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약 7시간 뒤인 10일 0시 1분경 박 전 시장은 산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상황, 유족 및 관계자 진술, 유서 내용 등을 종합하면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박 전 시장의 시신은 부검하지 않고 유족에게 인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신지환 jhshin93@donga.com·김태성·김태언 기자}

    • 2020-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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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 나선지 5시간뒤 휴대전화 끊겨… 등산로 벗어난 곳서 시신으로

    박원순 서울시장(64)이 경찰의 밤샘 수색 작업 끝에 10일 0시 1분경 서울 성북구 삼청각 인근 야산에서 수색견에 의해 결국 숨진 채로 발견됐다. 등산로에서 벗어나 인적이 드물고, 나무가 빽빽한 곳이었다. 시신 인근에는 휴대전화 등 유류품이 있었다. 처음 서울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에 박 시장의 딸 박 씨가 울면서 전화한 시간은 9일 오후 5시 17분경이었다. 박 씨는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하고 나갔다. 지금 전화기가 꺼져 있다. (아버지를) 찾아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 내용은 관할서인 서울 종로경찰서에 곧장 접수됐다. 서울 종로경찰서와 성북경찰서는 위치추적을 통해 박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서울 성북구 주한 핀란드대사관저 근처에서 오후 3시 49분경 끊긴 것으로 파악했다.○ 수색 7시간 만에 삼청각 인근에서 발견경찰은 오후 9시 반경 1차 수색에 이어 2차 밤샘 수색을 진행한 끝에 박 시장의 시신을 수습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 주변에서 별다른 흔적은 찾지 못했으며, 박 시장이 공관을 나설 때와 같은 차림새였다”며 “정확한 사망 시점이나 원인 등은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현장에서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찰은 오후 5시 30분경부터 2개 중대 경찰 200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수색을 시작했다. 이후 해가 저물자 인원을 770여 명으로 늘렸다. 드론 6기와 수색견 9마리, 서치라이트 등도 동원했다. 경찰은 종로구 와룡공원을 올라가는 길목부터 경찰을 길게 배치해 그물망 형식으로 수색을 진행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사건 접수 직후 이용표 청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하고, 수색 상황을 지휘했다. 민갑룡 경찰청장 역시 “밤을 새워서라도 수색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박 시장이 와룡공원을 거쳐 주한 핀란드대사관저 방향으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등산로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다. 공관 인근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박 시장은 오전 10시 44분경 공관에서 혼자 밖으로 나왔다. 공관에는 박 시장과 부인 강난희 여사만 거주하고, 아들과 딸은 살지 않고 있다. 딸 박 씨는 경찰에 “(연락이 안 된 지) 4, 5시간 정도 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CCTV에는 박 시장이 이후 종로구 재동초등학교 후문 담벼락을 따라 북촌로 큰길로 나가는 장면도 잡혔다. 박 시장은 청색 모자를 푹 눌러 쓰고 하얀색 마스크도 착용하고 있었다. 흰 셔츠 위에 검은색 점퍼를 걸친 박 시장은 서울시 브랜드 ‘아이 서울 유(I SEOUL U)’가 적힌 배낭을 메고 있었다. 박 시장은 시종일관 고개를 푹 숙이고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다. 북촌로 큰길에서 빠져나간 박 시장은 와룡공원 입구 근처 CCTV에서 오전 10시 53분경 포착됐다.○ 오후 3시 49분, 박 시장 휴대전화 꺼져경찰의 수색 과정에서 와룡공원 입구를 지난 박 시장의 행적은 오후 3시 49분 휴대전화 신호가 끊긴 시점까지 5시간 정도 확인되지 않았다. 박 시장 측근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최근 집값 안정 등 부동산 대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 마련 등에 따른 격무로 주변에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이 생전에 소셜미디어에 마지막으로 남긴 글은 8일 오전 11시 작성한 ‘서울판 그린 뉴딜’ 발표 관련 내용이다. 박 시장은 평소 서울시 정책이나 사회 현안에 대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의견을 밝혔다. 사적인 의견이나 감정을 드러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페이스북을 제외한 모든 박 시장의 소셜미디어는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지민구 warum@donga.com·김태언·박종민 기자}

    • 202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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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자·마스크 쓰고 사라진 박원순 시장…경찰 700명 투입 야간 수색

    서울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에 박원순 서울시장(64)의 딸 박모 씨(37)가 울면서 전화한 시간은 9일 오후 5시 17분경이었다. 박 씨는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하고 나갔다. 지금 전화기가 꺼져 있다. (아버지를) 찾아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 내용은 관할서인 서울 종로경찰서에 곧장 접수됐다. 서울 종로경찰서와 성북경찰서는 위치추적을 통해 박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서울 성북구 주한국 핀란드대사관저 근처에서 오후 3시49분경 끊긴 것으로 파악했다. 핀란드대사관저는 종로구 가회동 시장 공관에서 와룡공원 입구를 거쳐 도보로 50분 가량 걸린다.● 모자와 마스크 쓰고, 고개 숙인채 이동 경찰은 오후 5시 30분경부터 2개 중대 경찰 200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수색을 시작했다. 이후 해가 저물자 인원을 700여 명으로 늘렸다. 드론 3기와 수색견 4마리, 서치라이트 등도 동원했다. 종로구 와룡공원을 올라가는 길목부터 경찰을 길게 배치해 그물망 형식으로 수색을 진행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사건 접수 직후 이용표 청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하고, 수색 상황을 지휘했다. 민갑룡 경찰청장 역시 “밤을 새서라도 수색 작업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박 시장이 와룡공원을 거쳐 주한핀란드대사관저 방향으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등산로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다. 현장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119 구급차 등도 출동했고, 일반인의 접근은 차단됐다. 공관 인근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박 시장은 오전 10시44분경 공관에서 혼자 밖으로 나왔다. 공관에는 박 시장과 부인 강난희 여사만 거주하고, 아들과 딸은 살지 않고 있다. 딸 박 씨는 경찰에 “(연락이 안 된 지) 4~5시간 정도 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CCTV에는 박 시장이 이후 종로구 재동초등학교 후문 담벼락을 따라 북촌로 큰 길로 나가는 장면도 잡혔다. 박 시장은 청색 모자를 푹 눌러 쓰고 하얀색 마스크도 착용하고 있었다. 흰 셔츠 위에 남색 점퍼를 걸친 박 시장은 서울시 브랜드 ‘아이 서울 유(I SEOUL U)’가 적혀진 배낭을 등에 매고 있었다. 박 시장은 시민들이 자신을 알아볼 것을 우려한 듯 시종일관 고개를 푹 숙이고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다. 잠시 고개를 들었지만 한 여성 시민과 마주치자 급하게 고개를 숙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북촌로 큰 길에서 빠져나간 박 시장은 와룡공원 입구 근처 CCTV에서 오전 10시 53분경 포착됐다.● 오후 3시 49분, 박 시장 휴대전화 꺼져 박 시장은 오후 11시 현재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와룡공원 입구를 지난 박 시장의 행적도 오후 3시 49분 휴대전화 신호가 끊긴 시점까지 5시간정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과 서울시는 박 시장이 가족과의 연락도 끊은 상태에서 휴대전화를 끄고 외출을 한 상황이어서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며 소재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박 시장 측근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최근 집값 안정 등 부동산 대책 마련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 마련 등에 따른 격무로 주변에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이 소셜미디어에 마지막으로 남긴 글은 8일 오전 11시 작성한 ‘서울판 그린뉴딜’ 발표 관련 내용이다. 박 시장은 평소 서울시 정책이나 사회 현안에 대해 소셜미디어을 통해 의견을 밝혔다. 다만 사적인 의견이나 감정을 드러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박 시장의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6일 올린 ‘길고양이 학대 사건’ 관련 글이 마지막으로 올라와있다. 현재 페이스북을 제외한 모든 박 시장의 소셜미디어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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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박원순 서울시장 수색중” 드론 띄우고 수색견 투입

    서울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에 박원순 서울시장(64)의 딸 박모 씨(37)가 울면서 전화한 시간은 9일 오후 5시 17분경이었다. 박 씨는 “아버지가 이상한 말을 하고 나갔다. 지금 전화기가 꺼져 있다. (아버지를) 찾아 달라”고 호소했다. 신고 내용은 관할서인 서울 종로경찰서에 접수됐다. 서울 종로경찰서와 성북경찰서는 곧바로 위치추적을 통해 박 시장의 휴대전화가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근처에서 마지막으로 꺼진 것으로 파악했다. 와룡공원은 가회동 시장 공관에서 1.7km 정도 떨어져 있다. 도보로는 관사에서 출발해서 와룡공원 입구까지 30분가량 걸린다. 경찰은 오후 5시30분쯤부터 2개 중대 경찰 200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집중적인 수색에 나섰다. 경찰 수색견과 드론까지 총동원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용표 청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하고, 수색 상황을 진두지휘했다. 현장에선 와룡공원 올라가는 길목부터 기동대를 길게 배치해 그물망 형식으로 수색을 진행했다. 인근 소방 인력도 소재 파악을 위해 지원에 나섰다. 경찰은 박 시장이 와룡공원을 거쳐 주한국핀란드대사관 방향으로 등산로를 따라 올라왔을 것으로 보고, 등산로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다. 현장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119 구급차 등도 출동했고, 일반인의 접근이 완전히 차단됐다. 경찰 측은 “밤샘 수색 작업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44분경 종로구 가회동 공관에서 나왔다. 공관에는 박 시장과 부인 강난희 여사만 살고, 아들과 딸은 거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딸 박 씨는 경찰에 “(연락이 안 된지) 4~5시간 정도 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폐쇄회로(CC)TV에는 박 시장은 검은 모자를 쓰고, 어두운색 점퍼와 검은 바지, 회색 신발을 착용한 상태에서 검은 배낭을 진 채 홀로 집 문을 닫고 나왔다. 경찰의 분석에 따르면 박 시장이 외출할 때 특이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외출하는 모습처럼 보였다”고 했다. 서울시는 박 시장 외출 직전인 오전 10시40분에 출입기자들에게 ‘서울시장 공개 일정 취소 안내’라는 제목의 문자를 보냈다. 박 시장이 집 앞을 나서는 CCTV에 나서기 4분 전이었다. 경찰과 서울시는 박 시장이 외출 직전 서울시에 일정을 취소해달라는 통보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 시장은 오후 4시40분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예정된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과 만나 서울-지역 간 상생 발전 방안을 주제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일정 취소 당시 서울시는 출입기자들에게 “부득이한 사정으로 금일 일정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시에 “몸이 좋지 않다”며 오전부터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9일까지 공식 일정을 비워둔 상태였다. 이날 오후 8시 30분 현재 박 시장의 소재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박 시장 측근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최근 집값 안정 등 부동산 대책 마련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방역 대책 마련 등에 따른 격무로 주변에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서울시는 박 시장이 가족과의 연락도 끊은 상태에서 휴대전화를 끄고 외출을 한 상황이어서 소재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112신고센터에 처음 신고한 딸 등 가족과도 연락이 끊긴 박 시장의 마지막 소셜미디어 글은 8일 오전 11시에 작성한 ‘서울판 그린뉴딜’ 발표 관련 내용이다. 박 시장은 평소 서울시 정책이나 사회 현안에 대해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을 통해 의견을 밝혔다. 다만 사적인 의견이나 감정을 페이스북으로 드러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박 시장의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6일 올린 ‘길고양이 학대 사건’ 관련 글이 마지막으로 올라와 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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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숙현 부친 “감독이 아내에게 딸 뺨 때리게 했다”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22)의 아버지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팀 감독이 숙소로 우리 부부를 불러 아내에게 숙현이의 뺨을 때리게도 했다”고 주장했다. 최 선수의 아버지는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17년 4월경 감독이 우리 부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갖은 욕설을 하며 숙현이의 뺨을 때렸다”며 “아내에게도 직접 딸의 뺨을 때리라고 강요해 ‘찰싹’ 소리가 나는 정도로 때린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해당 감독은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긴급 현안 질의에 참석해 “폭행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국무회의에서 “모두에게 사랑받아야 할 선수가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것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며 “성적이 선수의 행복보다 중요하지 않다. 훈련에 가혹행위와 폭행이 따른다면, 설령 메달을 목에 걸어도 값진 일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고인이 경찰과 경주시청, 경주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대한체육회 등에 피해 사실을 호소했지만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알려진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이라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철저한 조사를 주문했다. 경찰은 9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체육계의 불법행위 특별신고 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최 선수 관련 사건은 특별수사단을 구성해 추가적인 불법행위가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조응형 yesbro@donga.com·김태언·한상준 기자}

    • 202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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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육계 성폭력 36%-폭력 19% 합숙소 생활중에 일어나

    “(숙소가) 완전히 생지옥이었대요. 생지옥.” 전화 너머로 들리는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고 최숙현 선수(22)의 아버지 최모 씨는 7일 분노로 목소리가 가라앉질 않았다. “감독이 부모를 오라고 하더라고. 감독이 ‘저거는 정신 차리려면 엄마가 때려야 한다’고 하면서 때리라고 했어요. 숙현이는 서러워 울고 애 엄마는 가슴이 찢어지고….” 최 씨는 “집에 와서 ‘숙현아, 엄마가 때린 거 아프더냐’ 하고 문자하니까 ‘아니야, 안 아팠어’…”라며 말끝을 흐렸다. ○ “숙소 생활은 악몽”최 선수의 아버지에 따르면 2017년 4월경 최 선수는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경북 경산에 있는 경주시청 선수 합숙소를 무단이탈했다가 이틀 만에 복귀했다. 당시 최 선수는 경북체고를 졸업한 뒤 막 실업팀에 입단한 상태였다. 최 씨는 “감독이 우리를 (숙소로) 오라고 했다. 숙현이가 도망갔다 왔으니 혼내야 한다고. 그러면 우리는 죄인 아니겠나. (아내가) 가슴은 아프지만 세게 때리지는 않았다고 하더라”고 했다. 6일 피해 사실을 증언한 고인의 룸메이트인 A 선수의 어머니 B 씨도 감독이 딸을 대신 혼내게 했다며 비슷한 정황을 전했다. B 씨는 “감독이 해외 훈련 가서 영상통화를 연결해 (딸을) 혼내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 식으로 할 거면 들어와’라고 했다. 다른 선수 어머니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최 선수 등이 머물던 합숙소는 4층의 방 3개짜리 빌라로, 주요 가해자로 지목된 주장 선수와 최 선수, A 선수 등 3명이 합숙했다. 이곳에서 최 선수 등은 감독과 ‘팀 닥터’라고 불린 운동처방사, 주장 선수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려야 했다. 운동처방사는 여성 선수들만 있는 공간에 밤늦게 찾아와 혼자 술을 마시기도 했다고 한다. 최 씨는 “딸이 숙소 생활이 악몽 같았다고 했다. 완전히 ‘왕따(따돌림)’ 분위기였다고 했다”고 말했다. B 씨도 “딸이 폐쇄된 공간에 있다 보니 모든 운동선수가 그런 줄 알고 살았다더라. 3년간 5, 6번 숙소에 다녀왔는데도 그런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고 했다. 대한철인3종협회에 따르면 전국 12개 실업팀 선수 63명은 모두 합숙을 경험했다. 협회 관계자는 “합숙 기간 중 휴일을 보장하는 등 선수들의 합숙 환경을 개선할 방침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으로 막았지만 157곳 전원 합숙최 선수를 비롯해 경주시청 동료 선수들의 피해가 벌어진 장소는 대부분 합숙소였다. 실제로 합숙소는 오랫동안 스포츠계 가혹행위의 온상으로 지목돼 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1997∼2019년 판례 총 264건을 분석해 지난해 11월 발표한 ‘스포츠 분야 폭력·성폭력 판례 분석 결과’에 따르면 폭력은 43건 가운데 8건(18.6%), 성폭력은 136건 가운데 49건(36.0%)이 합숙소에서 발생했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합숙소 가혹행위를 막기 위해 2013년 학교체육진흥법을 제정했다. “상시 합숙 훈련이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원거리 통학하는 학생선수를 위해 기숙사 운영은 가능하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2019년 인권위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교 313곳과 중학교 66곳, 초등학교 1곳 등 전국 초중고교 380곳이 여전히 기숙사를 운영한다. 157곳(41.3%)은 원거리 거주 학생이 아닌 근거리 학생까지 전원이 기숙 생활을 한다. 인권위는 전체 선수 4만7019명의 21.8%에 이르는 1만246명이 기숙사 또는 합숙소 생활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태룡 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정책연구실 수석연구위원도 “합숙 훈련을 하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긴 쉽다. 하지만 부상을 당하거나 폭언 폭행을 당하면 장기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기 훨씬 어렵다. 심지어 청소년기에 합숙하며 감독이나 동료하고만 소통하다 건강한 사회관계를 형성할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조응형 yesbro@donga.com·김태언 기자}

    • 202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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