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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4일 문재인 대통령의 66번째 생일을 앞두고 서울 시내 지하철에 축하 광고가 실렸다. 현직 대통령의 생일 광고가 나온 건 처음이라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의 생일 광고는 11일부터 광화문역 여의도역 고속터미널역 잠실역 등 서울지하철 10개 역에 걸렸다.문 대통령이 활짝 웃는 얼굴 사진과 함께 ‘66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광고는 최장 다음 달 28일까지 걸린다. 에스컬레이터 구간 벽면에는 영상 광고가 송출되고, 5호선 광화문역에는 벽면광고도 게재한다. 광고 제작에 관여한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광고비용은 영상광고 1200만 원, 벽면광고 160만 원으로 총 1360만 원 정도”라고 말했다. 광고주는 문 대통령 팬클럽으로 알려져 있다. ‘Moon_rise_day’라는 계정의 트위터는 광고 게재를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이번 이벤트는 문 대통령을 응원하는 평범한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기획한 것이다. 특정 지역, 단체, 인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국내외 팬클럽이 아이돌 스타의 생일 광고를 게재하듯 문 대통령 열성 지지층이 자발적으로 나섰다는 설명이다. 야당에선 날선 반응이 나왔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12일 “일찌감치 저도 축하한다”면서도 “이제는 사생팬(연예인을 밤낮없이 쫓아다니는 극성팬)들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대통령이 되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내가 볼 땐 교묘한 안티다. 대통령 생일을 국민이 떠들썩하게 축하하는 국가는 선진국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올렸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를 충성으로 높이 우러러 모셔야 한다”는 ‘김일성 주체사상’을 언급하며 지지자들의 행태를 비판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지하철 광고를 심의하는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정치인 생일 축하 광고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 내부적으로 꼼꼼히 심의했다.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 등이 없어 심의기준에 위반될 소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홍정수 기자}

건물 비상구를 폐쇄해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엄벌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로 인해 인명 피해가 났을 경우 책임자를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법안도 개정할 방침이다. 조종묵 소방청장은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현안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대책을 밝혔다. 회의장에는 지난해 12월 스포츠센터 화재로 아내를 잃은 류건덕 유가족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유족 5명이 방청했다. 조 청장은 “비상구를 막는 중대 위반 행위는 엄벌하겠다. 비상구 폐쇄 등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가 적발되면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비상구가 막혔는데 사고가 나서 사상자가 발생하면 책임자를 최대 징역 10년형에 처하도록 법을 개정하는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제천 화재 당시 스포츠센터 2층 여성 사우나 비상구가 철제 선반으로 사실상 가로막혀 20명이 숨진 데 대한 대책이다. 조 청장은 “소방차 통행을 방해하는 불법 주정차 차량은 6월 27일 시행되는 소방기본법 개정안을 바탕으로 파손 여부와 상관없이 강력히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셀프 조사’ 논란이 일었던 소방 점검도 강화하기로 했다. 사전에 통보하고 표본조사만 하던 소방특별조사를 연중 불시단속으로 바꾸고 소방청이 직접 조사하기로 했다. 조 청장은 “거짓 보고나 부실 점검한 점검업자는 자격정지를 비롯해 강력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현안보고 이후 여야 의원들은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며 질타했다.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은 “현장에서 아무도 2층 여자 사우나실에 진입하라고 지시하지 않았고 누가 책임자였는지 규명도 안 됐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이 화재 당시 현장 무전이 먹통이었다는 질의에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이 “대원들끼리는 됐다”고 답변하자 유족들은 “왜 말이 바뀌느냐”며 소리쳤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제천 참사 문제를 있는 그대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질의에 앞서 발언 기회를 얻은 류 위원장은 “화염과 눈물에 갇힌 희생자 29명이 창밖 소방관을 바라보며 구조해주길 바랐고 살려 달라고 애원하다 마지막 숨을 거뒀다”며 호소문을 읽다 흐느꼈다. 이어 “소방관은 유가족들의 절규를 외면한 채 건물 내부로 진입하지 않았다. 불타는 빌딩에서 이용객을 대피시킨 사람은 스포츠센터 이용객이었다”며 국정조사를 비롯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유족들은 “세월호 참사 때와 무엇이 달라졌느냐”고 울부짖었다. 국회에 계류 중이던 소방기본법 개정안도 이날 발의 416일 만에 행안위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에 ‘소방차 전용구역’을 반드시 마련하게 하고 이를 위반할 때의 과태료를 100만 원까지 높였다. 소방 관련 시설 주변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 등 소방 관련 법안 6건도 통과됐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박훈상 기자}
“대한민국 국회가 아랍에미리트(UAE) 파병 아크부대 주둔 연장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 “지난 20년 동안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지속적인 발전을 했다고 평가한다. 앞으로도 한국 국회의 협조를 요청한다.”(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 8일 오후 3시 국회에서 만난 정 의장과 칼둔 청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된 외교 갈등 의혹을 의식한 듯 양국 관계 발전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수차례 한국을 방문한 칼둔 청장이 국회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정 의장이 UAE를 방문했을 때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왕세제를 만나지 못한 데 대한 예방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정 의장은 한국이 수주한 UAE 원전시설과 아크부대만 방문하고 돌아갔다. 국회의장실은 두 사람이 이전 정부에서 체결한 군사협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의장이 ‘아크부대 파병 연장안’을 먼저 꺼낸 것은 군사협정 이행에 대한 UAE 측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앞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UAE를 방문했을 때 “2010년 맺은 군사협력은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고 하자, UAE 측이 항의해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무마하러 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양측은 양국 경제협력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 걸로 알려졌다. 칼둔 청장이 “한국 기업의 UAE 투자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 특히 항공과 관광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만간 정 의장께서 UAE에 다시 방문해주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최근 임 실장의 UAE 특사 의혹이 전·현 정부 책임론으로 확대되면서 두 사람의 만남은 여야 정치권에서 관심의 초점이 됐다. 실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정 의장에게 “칼둔 청장과의 면담에 각 당 원내대표들도 동석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다. 의장실은 “비공개 회동이고 외교관계를 감안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거절했다.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은 현재 임 실장의 UAE 특사 파견 배경에 대한 청와대 측 해명이 미진하다며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김상운 sukim@donga.com·박성진·박훈상 기자}

“정치권에서 이렇게 들쑤시고, 난리법석을 떨면 이곳에 거주하는 주재국 교민의 한 사람으로서도 국익에 도움이 안 되는 정말 불편한 모습으로 비칩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12년째 거주해온 한 교민은 지난해 12월 하순 동아일보 기자에게 이런 내용의 e메일을 보내왔다. 같은 달 9∼12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UAE를 방문한 직후부터 정치권에서 폭로전이 벌어진 데 대한 불편함을 호소한 것. 실제로 임 실장의 UAE 방문 이유를 두고 그동안 각종 의혹들이 롤러코스터처럼 이어졌다. 처음엔 UAE가 북한의 옛 수교국이라는 점에서 대북 접촉설이 잠시 불거졌다가 이명박(MB) 정부에서 진행된 원전 사업과 관련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그러다가 이젠 한-UAE 간 군사협정이 진짜 이유라고 입을 모은다. 임 실장이 UAE에서 만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의 8일 방한을 계기로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과 그 진위를 점검해본다.○ 결국 ‘썰’만 무성했던 탈원전과 리베이트 의혹 임 실장 UAE 방문 논란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와 원전사업 비리 조사가 UAE와의 관계 악화로 이어졌다는 주장에서 본격화됐다. 임 실장이 UAE 원전사업을 총괄하는 칼둔 청장을 만났다고 일부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의혹에 불을 지폈다. 최근까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UAE 원전게이트 사건은 MB를 잡으러 들어갔다가 국제분쟁이 일어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MB 정부 원전 수주 과정에서 리베이트가 오간 정황을 캐려다 UAE를 자극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며 제기한 관련 의혹도 원전 관련 업체의 내부 제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최근 들어 급격히 줄어들면서 결과적으로 별 근거 없는 의혹 제기 아니었느냐는 말이 나온다. MB 정부 때 UAE 원전사업을 총괄한 조환익 전 한국전력 사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UAE 원전 사업은 아무런 차질이나 굴곡이 없다”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한 외교 소식통도 “UAE 바라카 원전 1호기 준공이 지연되면서 양국 간 책임을 놓고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현재는 사실상 합의가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게다가 MB 정부의 원전 리베이트 제공설을 파악한 주체는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국가정보원으로 알려지면서 의혹 제기의 신빙성이 훼손됐다는 말이 나온다. ○ UAE와의 군사협정 국회 비준 동의 요구가 갈등 도화선인 듯 임 실장 UAE 방문 관련 논란은 원전을 거쳐 UAE와의 군사협력 부문으로 옮겨붙고 있다. 책임 소재를 떠나 정황상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정부 안팎의 평가다. 2009년 12월 UAE 원전사업 수주의 일환으로 MB 정부는 이듬해 UAE와 군사협력과 관련해 양해각서와 약정 등 4건을 체결했다. 첫 군사협정은 2006년 11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UAE를 방문하면서 맺었지만 ‘유사시 전투병 동원’ 등 외교적으로 민감한 내용은 MB 정부 당시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임 실장보다 한 달 앞서 UAE를 방문했을 때 “2010년 맺은 군사협력은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고 하자 UAE 측이 항의했고, 임 실장이 이를 무마하러 갔다는 말이 나왔다. 물론 상당수의 MB 정부 관계자는 MB 정부에서 UAE에 유사시 파병까지 약속했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2010년 김태영 당시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UAE에서 처음에 여러 과도한 요구를 해왔다. 원전 수주를 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군사협력을 적극 추진하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말해 미묘한 해석차를 보였다.○ UAE와의 관계 소원은 진보 정권? 보수 정권? 아무튼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비서실장이 연거푸 방문할 정도로 한국과 UAE 간에 모종의 외교 문제, 특히 군사협력 관련 논란이 있었던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 책임을 놓고 한국당에선 “UAE와의 군사협정은 노무현 정부 때 체결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핵심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때 소원해진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방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외교가에서는 2014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바라카 원전 1호기 행사에 참여했던 일화를 거론한다. 당초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왕세제가 참석할 것이라는 청와대 예고와 달리 왕세제가 불참했고, 이로 인해 “MB 정부 때와는 달라졌다”는 뒷말이 나온 것. 반면 “왕세제의 어머니가 박 전 대통령 팬이라고 했다” “MB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 때 54조 원 규모의 원전 운영 계약이 순조롭게 마무리됐다”는 반론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내가 더 이상 이야기하면 폭로여서 이야기할 수 없다”고만 할 뿐 구체적인 사항은 함구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국정조사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 국방위원장 출신 김영우 한국당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과거 국가 간 맺은 협정이나 약속에 대해 국정조사를 하자는 주장은 정신 나간 소리”라고 주장했다가 해당 글을 삭제하는 등 야당 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중동 전문가인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왕정국가인 UAE 입장에선 우리가 정권이 바뀌었다고 기존에 맺은 협정을 수정하려고 하면 굉장히 불편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지금까지 제대로 관련 사실을 밝히지 않고 말을 바꾸다가 의혹이 확산된 만큼, 지금이라도 임 실장 방문 배경을 국민이 납득할 수준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여전하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김상운·유근형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4일 강규형 이사 해임으로 공석이 된 KBS 이사 자리에 김상근 목사(78·사진)를 추천했다. KBS 이사회가 여당 우위로 재편되면서 이인호 이사장 불신임, 고대영 사장 해임 등 KBS 경영진 교체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방통위는 정부과천청사에서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김 목사를 KBS 보궐이사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전북 군산 출신인 김 목사는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총무, 대통령직속 방송개혁위원회 위원, 제2의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 상임위원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등을 역임했다. 김 목사의 임기는 강 전 이사의 잔여 임기대로 올해 8월 말까지다. 대통령이 최종 승인하면 KBS 이사회는 여당 우위로 재편된다. KBS 이사회 여야 구성이 6 대 5로 역전돼 KBS언론노조가 요구하는 고대영 사장 해임 등 KBS 경영진 교체가 가능해진다. 이사진은 재적 이사 과반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할 수 있다. KBS 여권 측 이사들은 이르면 다음 주중에 임시이사회를 열고 고 사장 해임 제청안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27일 방통위는 법인카드 부당 사용 등을 이유로 강 이사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키로 의결했다. 다음 날인 28일 대통령이 이를 재가해 강 이사 해임이 확정됐다. 강 전 이사는 3일 서울행정법원에 문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이날 자유한국당은 KBS 보궐이사 추천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신임이사 임명중지’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했다. 한국당은 가처분 신청서에서 “강규형 전 이사는 KBS 이사 해임에 불복해 해임처분 무효 확인 소송 및 해임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진행 중에 있다. 소송을 통해 해임처분이 무효임이 밝혀질 수 있는 만큼 KBS 이사의 결원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방통위는 이날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 해임도 의결했다. 지난해 11월 초 방문진 이사회는 고영주 당시 이사장의 불신임안을 가결하며 이사직 해임을 방통위에 건의했다. 방통위는 “고영주 이사는 MBC의 공정성을 훼손했을 뿐 아니라 개인의 이념적 편향성으로 수차례 사회적 파장을 초래하는 등 적절한 직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이사직에서 해임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신수정 crystal@donga.com·박훈상 기자}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실제 소유주인지를 두고 논란이 커진 자동차부품회사 ‘다스’에 대한 사정기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검찰이 다스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국세청은 특별 세무조사를 시작했다.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검찰 수사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국세청과 다스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소속 조사관 40여 명은 이날 경북 경주시에 있는 다스 본사와 공장 등을 찾아 회사 회계장부와 임직원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하는 조사를 시작했다. 이와 별도로 국세청 조사 인력 20여 명은 충남 아산시에 있는 다스 지점에 나가 재무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 비자금 입증에 총력전 이번 조사는 다스의 탈세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 세무조사다. 다스로 흘러들어간 자금 가운데 비정상적인 돈의 흐름을 포착해 비자금 조성 여부를 밝히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다스가 17명의 차명계좌 43개를 이용해 12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여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가 나왔다. 당시 한승희 국세청장은 “사실관계를 조속히 파악하고 관계기관과 함께 (과세 여부를 결정하는) 유권해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 안팎에서는 이번 조사가 당시 한 청장의 발언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말 다스와 거래 관계가 있는 현대자동차 1차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벌여 자금 흐름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하는 등 ‘사전 정지작업’에 나선 바 있다. 다스는 2016년 12월부터 3개월 동안 대구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았지만 당시에는 조사 후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검찰의 다스 수사도 올해 들어 속도를 내고 있다. 다스 관련 수사는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 다스 비자금 의혹 전담팀(팀장 문찬석 차장검사)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 등 두 곳에서 진행된다. 동부지검 전담팀은 정호영 전 BBK 특별검사가 2008년 수사 당시 다스의 여직원이 비자금 120억 원을 횡령한 사실을 알고도 수사하지 않은 혐의(특수직무유기)로 고발된 사건을 수사 중이다. 공소시효가 다음 달 21일에 만료되는 이 사건의 전담팀은 출범 일주일 만에 다스 이상은 대표의 전 운전사와 경리팀 직원 등 관련자들을 줄소환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옵셔널캐피탈(옛 옵셔널벤처스) 대표 장모 씨가 이 전 대통령과 김재수 전 주미 로스앤젤레스 총영사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인 2011년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에게 외압을 가해 다스 투자금 190억 원 중 140억 원을 먼저 돌려받으면서 옵셔널캐피탈이 김 전 대표로부터 받아야 할 돈 371억 원을 받지 못했다는 게 고발 내용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관련 고발 사건은 공소시효(2020년)가 여유가 있는 편”이라며 “다스 관련 의혹 전반을 충분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의 장남 이시형 씨의 회사 SM이 다스의 하청업체들을 인수한 과정에서 다스가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 등 최근 언론에서 새로 제기된 의혹들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해나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MB 측 “정치 보복” 주장 다스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 소식을 들은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세무조사한 지 1년도 안 됐고, 외형이 1조5000억 원인 회사에 100명을 투입해 다시 세무조사한다는 것은 무자비한 정치 보복이란 단어로 규정할 수밖에 없으며, 명백한 국가 공권력의 횡포”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특별 세무조사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강력 규탄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이명박 정권의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로 박연차 태광실업을 기획 세무조사한 것을 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논리대로라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피의사실 유포에 의한 모욕 주기 수사와 다스에 대한 기획 세무조사는 정확하게 시기만 달리하는 정치 보복이다”라고 말했다. 한국당의 핵심 관계자는 “정치적 목적을 갖고 국세청이 세무조사하는 것이 적폐라고 해놓고, 다스에 대해 그렇게 하고 있다. 청와대 하명조사가 아니면 진행될 리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황형준·박훈상 기자}
집권 2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드라이브를 둘러싸고 여권 내 목소리가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2일 국회사무처 시무식에서 “적폐청산을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서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조용하게 하면 얼마나 더 좋을까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사자성어 ‘본립도생(本立道生·기본이 바로 서면 길이 생긴다)’을 언급하며 “자정능력을 갖출 때만이 국민이 기대하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6선인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도 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적청산에만 급급하고 제도적 보완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피로감을 느끼게 되면 개혁과 혁신의 동력을 잃게 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여권 중진들이 잇따라 적폐청산으로 인한 정치보복 논란을 이제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 하지만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3일 당 최고위 회의에서 “‘마부정제(馬不停蹄·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의 각오로 우리에게 주어진 적폐청산의 소명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경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이어 “새해를 맞아 적폐청산을 멈춰선 안 된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적폐청산이 산이라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고 건너야 할 강이라면 반드시 건너겠다는 각오로 국민과 함께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일 새해 인사차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잇달아 예방했다.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야당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어렵다 어렵다 해도 외교안보와 경제가 지금같이 위중한 때가 없었다. 힘 있는 야당이 국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홍 대표에게 말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가치는 국가 정체성과 관련된 것이라 매우 중요한데 흔들릴지 모른다. 야당이 개헌에 관심을 기울이고 중심을 잡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홍 대표는 정부의 언론정책을 비판하며 “방송을 아예 뺏겨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통령은 “그것이 적폐”라고 답하자 홍 대표는 “적폐가 아니라 강도”라고 받아쳤다. 이 전 대통령과 홍 대표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의혹에 대해선 의견을 나누지 않았다고 한국당은 밝혔다. 홍 대표가 “기자들이 UAE 의혹에 대해 물어볼 텐데 그것을 물어보려면 살짝 만나지 않겠느냐. 머리 아파서 듣고 싶지 않다”고 먼저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이명박 정부를 겨냥한 적폐청산 수사에 대해선 “전임 대통령에 대해 댓글 수사니 ‘다스’가 누구 것이냐 같은 것으로 모욕 주기 수사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웃음으로 답을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만난 김 전 총리와 홍 대표는 개헌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 김 전 총리는 “개헌한다고 하면서 국민 설득을 잘 안 하려는 모양이다. 국민을 먼저 설득한 뒤 개헌하는 게 좋은데 설명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이 정부의 개헌 방향은 좌파사회주의 체제로 (국가의) 근본 틀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63)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3일 오전 열린다. 영장 청구 23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은 3일 오전 10시 30분 강부영 영장전담판사(44·사법연수원 32기)의 심리로 최 의원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겠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29일 임시국회 종료로 국회의원의 회기 중 불체포특권이 해제되자 법원이 연휴가 끝난 즉시 구인영장을 발부한 것이다. 최 의원 측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날 지역구인 경북 경산에 머무르다가 급히 서울로 올라와 심사 대응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3부(부장 양석조)는 최 의원이 2014년 10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국정원으로부터 예산 관련 청탁과 함께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11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여야 대치로 최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보고만 되고 표결이 이뤄지지 않아 영장심사가 지연돼 왔다. 검찰은 당시 이병기 국정원장(71·구속 기소)이 이헌수 국정원 기획조정실장(65)에게 지시해 1억 원이 든 서류 가방을 정부서울청사 기재부 장관 사무실에서 최 의원에게 건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472억 원 상당의 국정원 예산이 늘어나고 청와대 상납 특활비가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늘어난 것도 최 의원의 영향력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0억 원대 불법 정치자금과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26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우현 한국당 의원(61)에 대한 영장심사도 3일 오전 10시 30분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49·26기)의 심리로 진행된다.허동준 hungry@donga.com·박훈상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민생 대책 중 하나인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국민들은 추가 인상에 신중한 의견을 나타냈다. 찬반보다는 올해 진행 상황을 보며 추후 인상 여부를 결정하자는 것이 다수였다. 올해부터 최저임금은 시급 7530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매년 15.7%씩 올려 1만 원을 맞추겠다고 대선 때 공약했다. 동아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1.9%는 ‘올해 상황을 살펴본 뒤 추후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저소득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위해 인상해야 한다’(33.8%)는 의견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이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부담을 가중시켜 일자리를 앗아가는 ‘최저임금 인상의 역설’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자영업자의 부담 때문에 일자리가 줄 수 있어 반대한다’는 의견은 22.1%였다. 직업별로 최저임금 인상 여부에 대한 찬반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수혜 대상인 학생 직업군에서는 절반이 넘는 51.2%가 유보 의견을 보였고 찬성 의견은 34.1%였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매출에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자영업자는 반대(33.9%)가 학생(14.7%), 화이트칼라(15.4%) 직업군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근로시간 단축(주당 최대 근로시간 68→52시간)에 대해서는 절반 가까운 49.8%가 ‘근로시간이 줄더라도 임금이 줄지 않도록 법제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23.7%는 ‘임금이 줄더라도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며 근로시간 단축을 지지했다. ‘임금이 줄어든다면 근로시간 단축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20.9%로 가장 적었다. 비정규직 제로 정책은 응답자의 61%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 의견(31%)보다 2배가량 많았다. 응답자 직업별로 보면 블루칼라 계층에선 찬성한다는 의견이 67.4%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령별 설문에서도 전 세대에서 찬성 의견이 절반 이상으로 나타나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통합 파트너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보다 6·13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 지지율이 예상 밖으로 높게 나온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유 대표는 동아일보 신년 여론조사 ‘서울시장 후보 다자 대결 구도 지지율’ 조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32.1%)에 이어 2위(11.1%)를 기록했다. 다른 언론사 조사 결과도 수치만 약간 달랐을 뿐 순위에는 변함이 없었다.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차기 야권 주자 여론조사에선 대권 경쟁자였던 안 대표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큰 격차로 따돌리는 결과까지 나왔다. 최근 일부 의원의 한국당 복당으로 바른정당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었고, 유 대표가 단 한 차례도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결과다. 유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시장에 출마 안 한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 도전했고,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도전할 것이다. 서울시장을 대권 발판 삼아 몇 년 하다 중간에 관두고 대권에 도전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도 했다. 다음 대선은 2022년 3월로 새로 당선될 서울시장은 출마하려면 임기 도중 사퇴를 해야 한다. 바른정당 핵심 관계자는 “대선에선 보수 지지층이 정권을 지키기 위해 홍 대표에게 투표했지만 현 시점에선 인물의 미래와 철학을 보게 된다. 개혁 보수의 분명한 색깔을 보여주고 실천에 옮긴 유 대표에게 건강한 보수층이 기대를 걸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문재인 정부의 지난해 핵심 국정과제였던 적폐 청산은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층에 따라 찬반이 미묘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왔다. 동아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적폐 청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특별히 기간을 두지 않고 계속돼야 한다’는 답변이 56.2%로 ‘지난해 연말로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34.6%)보다 21.6%포인트 높았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2년 차를 맞아 국정기조의 중심을 적폐 청산에서 민생으로 옮길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민 다수는 아직 적폐 청산이 끝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 정당 지지자별로 의견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바른정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기한 없는 적폐 청산’ 응답 비율이 높았다. 반면 보수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호남 의원이 주류인 국민의당 지지자들은 ‘조속한 마무리’에 더 많이 찬성했다. 민주당 지지자는 전체 응답자의 비율보다 높은 77.5%가 ‘계속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조속히 마무리’는 18.5%에 불과했다. 하지만 한국당 지지자는 정반대로 답했다. 조속한 마무리는 73.7%였고 계속되어야 한다는 의견은 11.6%에 불과했다. 국민의당 지지자도 ‘조속한 마무리’(53%)가 ‘계속되어야 한다’(37%)보다 높았다. 한국당과 보수정당 경쟁을 하는 바른정당 지지자는 계속되어야 한다(59.2%)는 의견이 조속한 마무리(29.8%)보다 2배 가까이 높게 나왔다. 연령별 지역별로도 엇갈렸다. 20∼40대에서는 지속적인 적폐 청산을 주문했지만 60대 이상은 조속한 마무리를 원하는 의견이 51.5%로 더 많았다.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은 문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천 화재 참사, 북핵 위기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지만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취임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 ‘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답변이 75.3%인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답은 20.8%였다. ‘잘하고 있다’ 중 ‘매우 잘하고 있다’는 답변도 31.8%였다. 연령별로는 20, 30대 중 88% 이상이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30대는 51.2%가 ‘매우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90% 이상이 ‘잘하고 있다’고 답한 층도 있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지역(95.7%), 정당별로는 정의당(97.1%)과 민주당(95.9%) 지지층이다. 반면 유일하게 자유한국당 지지자만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58.5%로 잘한다는 의견(35.5%)보다 높았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지난해 12월 29일 여야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활동시한 종료를 불과 이틀 앞두고 기한을 올 6월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정치개혁특위와 통합해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 하지만 개헌안 국민투표 시기를 놓고는 여야의 셈법이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은 6·13 지방선거에서 개헌안 투표를 함께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가 여권이 주도하는 개헌 프레임에 묻힐 수 있는 만큼 지방선거 이후부터 올해 12월 사이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맞서고 있다. 동아일보가 실시한 신년 여론조사에서 국민은 개헌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시기와 권력 구조를 놓고서는 미묘하게 의견이 엇갈렸다.○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개헌 찬성 우선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선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공감하고 있다.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필요하다’는 72.3%로 ‘필요하지 않다’(13.2%)보다 5배 이상 높게 나왔다. 5년 전인 2013년 동아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서 ‘새 정부의 임기 내 개헌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동의한다’가 69.8%로 ‘동의하지 않는다’(22.7%)의 3배가량 높게 나온 것에 비해 개헌 찬성론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되면서 현 대통령제의 한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개헌 찬성 의견은 우선 연령대로는 40대(82.3%)가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76.5%로 가장 높았다. 정당별로는 정의당(88.1%)을 제외하곤 민주당 지지층이 78.9%로 개헌 의견을 주도했다. 이른바 ‘87년 체제’가 정치적, 사회적 효력을 다 해가는 데 대해 민주당 성향의 서울 거주 40대가 개헌 여론을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바른정당 지지층도 개헌 찬성론이 78.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당 지지자는 61.9%가 개헌에 찬성했으나 반대 의견(23.6%)이 민주당 지지자(9.8%)보다 많았다. 국민의당 지지층도 개헌 찬성론은 69.6%로 70%대에는 못 미쳤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반대(20.3%)가 다른 지역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 10명 중 8명 ‘어떻게든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개헌해야’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개헌 투표 시기에 대해선 우선 ‘2022년 이전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투표’가 36.2%로 가장 많았다.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2018년 지방선거 때’는 27%로 2위에 그쳤다.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 때’(18%), ‘개헌을 추진할 필요가 없음’(8.5%)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국민이 개헌 적정 시기를 문재인 정부 임기 내로 여유 있게 둔 것은 ‘이번만큼은 제대로 개헌해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동아일보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국회에서 충분히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결되면 정치적 논란이 심해질 수 있는 만큼 이를 피해야 한다는 국민적 우려가 담겨 있다”고 해석했다. 이는 바꿔 말하면 여야 간 개헌 조율 과정에서 진전이 있을 경우 ‘임기 내 투표’를 찬성한 국민 중 일부는 ‘지방선거에서 동시 개헌 투표’로 옮겨 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층도 아직은 6·13 지방선거 동시 투표(29.4%)보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39%)를 더 선호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적폐청산 등 국정과제 동력이 개헌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 힘을 잃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당 지지층은 한국당과는 달리 ‘지방선거 때 동시 투표’(23.5%)와 ‘문 정부 임기 내 투표’(23.9%)가 비슷했다. ○ 대통령 4년 중임제 가장 선호 개헌의 핵심인 권력 구조로는 대통령 4년 중임제(40.8%)를 가장 선호했고 그 다음은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26.4%)였다. 5년 전 동아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선 4년 중임제(41.7%)와 5년 단임제(34.1%)의 격차가 7.6%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이번 여론조사에선 14.4%포인트로 벌어졌다. 정당별로는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4년 중임제(46.%)에 대한 선호가 5년 단임제(24.9%)보다 크게 높았다. 문재인 정부가 올해도 정치적으로 순항할 경우 집권 시기가 늘어날 수 있는 대통령 4년 중임제가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듯하다. 지지 정당별로도 국민의당 지지자를 제외하면 한국당, 바른정당, 정의당 지지자들도 4년 중임제를 선호했다. 대선 직전 국회 개헌특위도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하고 1회에 한해 중임할 수 있는 4년 중임제를 들고 나왔다. 5년 전 본보 여론조사보다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답변은 조금 줄었다. 5년 전에는 국민의 75.8%가 대통령제를 이원집정부제(11.3%)와 의원내각제(7.6%)보다 선호했다. 하지만 이번 신년 여론조사에선 5년 단임제 선호 의견이 줄면서 대통령제 선호도가 67.2%로 감소했다. 이원집정부제와 의원내각제는 각각 12.4%, 7.4%로 5년 전과 엇비슷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2년 8개월 동안 어처구니없는 사건에 휘말려 폐목강심(閉目降心·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힌다)의 세월을 보냈다. 누명을 벗게 돼 참으로 다행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사진)는 22일 대법원이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무죄로 확정짓자 30분 만에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는 “나를 둘러싼 음해와 질곡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한국 보수 우파의 중심으로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무죄가 확정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대해 “명예회복을 원할 것이다. 당에서 돕겠다”고 했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나 지방선거 출마 등을 원한다면 지원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홍 대표는 “증거를 조작한 검사들에겐 응분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 요즘 검사들은 사건을 수사하는 게 아니라 만들고 있다”고 작심한 듯 검찰을 비판했다. 한국당은 ‘홍준표 직할체제’가 더 탄력을 받게 됐다. 최고위원회는 이날 친박(친박근혜)계인 서청원 유기준 의원 등의 당협위원장 박탈을 의결했다. 공석인 62곳의 후임을 선발할 조직강화특위도 류석춘 혁신위원장 등 홍 대표와 가까운 인사로 구성했다. 이종혁 전 최고위원의 빈자리도 홍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염동열 의원이 메웠다. 홍 대표는 “조직혁신이 마무리되면 정책혁신을 통해 한국당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민유숙 대법관 후보자(52·사법연수원 18기)는 미성년자 의제 강간 기준연령(현행 13세 미만)을 올리자는 주장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민 후보자는 20일 국회 인사청문특위에서 “기준연령을 높이는 것은 성폭력 범죄의 근절과 피해자 보호의 측면에서 그렇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민 후보자는 “미성년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부정 당하는 결과가 될 수 있어 처벌의 측면만 고려하기보다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 후보자는 2014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 여중생(당시 15세)을 수차례 성폭행하고 가출을 유도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40대 남성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한 바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사랑하는 연인 관계’라는 남성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확정했다. 이를 계기로 미성년자 의제 강간 기준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 후보자는 상고허가제 재도입과 관련해선 “상고심 사건이 너무 많아 대법원의 위상 강화와 정책법원화를 저해한다. 세계 각국에서 채택하고 있는 상고허가제가 상고심 제도 개선방안으로서 이상적인 제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민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면 최근 청문회를 통과한 안철상 후보자의 임명동의안과 함께 22일 본회의에 상정된다. 한편 현재 대법관으로 재직 중인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58·사법연수원 14기)는 국회 행안위 인사청문회에서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해 “소선거구제하에서 사표(死票)가 많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있다. 앞으로 개헌 논의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적격보고서가 채택된 권 후보자는 위원장을 대법관이 맡는 관례에 따라 중앙선관위 내부 호선 절차를 거쳐 20대 위원장을 맡게 된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청와대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방문에 대해 “양국 간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목적”이었다고 19일 밝혔다. 당초 해외 파병장병 격려차 방문했다며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다가 의혹이 확산되자 ‘찔끔 해명’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UAE는 중동의 전략적 랜드마크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엔 왕 또는 왕세제와 파트너십이 잘 이뤄졌으나 박근혜 정부 중후반부에 이르러서 파트너십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전(前) 정부에서 끊어진 UAE와의 최고위급 채널 복원이 14년 만에 이뤄진 대통령비서실장 해외 특사 파견의 목적이었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또 서동구 국가정보원 1차장의 동행에 대해 “정보 교류 사업도 포함돼 있어 동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 정보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서 차장에게 물으니 ‘(임 실장과) 같이 간 게 아니다. 정보기관 협력 차원에서 갔는데, 우연히 방문 기간이 일치해 동석하게 됐다’고 답하더라”고 전했다. 야당이 제기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UAE의 우려 무마용’이라는 의혹도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UAE 원전 사업에는 문제가 없다. 원전 사업에 대한 문제 제기로 임 실장이 방문했다는 것은 사실관계의 초기 진단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처음부터 특사 방문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의혹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청와대는 임 실장 출국 하루 뒤에야 특사 파견 사실을 공개하면서 “해외 파병장병 격려가 주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야권의 의혹 제기와 잇단 언론 보도에도 구체적인 해명 없이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일축했다. 임 실장이 UAE를 방문한 ‘진짜 이유’를 따지겠다며 자유한국당의 소집 요구로 19일 열린 국회 운영위는 시작부터 30분 동안 파행을 겪었다. 임 실장은 18∼21일 휴가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가 위원장석 옆에 서서 ‘일방적인 회의 소집’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박 원내수석은 “안건도 없는 회의를 뭐하려 하느냐. 의혹제기를 하려 회의를 열면 앞으로 찌라시(사설정보지) 내용마다 운영위를 소집할 것이냐”고 말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의사진행을 방해하라고 지시한 것이냐”고 맞받았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세간에는 문재인 정권이 정치보복을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뒤꽁무니를 캐다가 심지어 UAE 왕실자금까지 들여다보다 발각됐다는 의혹이 있다”고도 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민주당은 운영위 소집에 응하지 않음으로써 이 의혹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홍수영 gaea@donga.com·문병기·박훈상 기자}
“국가는 국민을 위한 기구고, 세금으로 나가는 경우기 때문에 문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안철상 대법관 후보자(60·사법연수원 15기)는 19일 국회 인사청문특위에서 최근 정부의 구상권 청구소송 철회 논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다만 안 후보자는 “민사소송의 기본은 당사자의 법적 평화를 위한 것이고 쌍방이 원하면 어떤 결론이든 할 수 있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또 자녀가 세 차례 위장전입한 것을 인정하면서 “저 자신에게 실망했고, 제 불찰이 크다고 생각한다. 국민께 죄송하다”고 답변했다. 안 후보자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에 대해 “로스쿨은 대학을 졸업하지 않더라도 입학할 수 있는 제도 보완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청문특위는 적격보고서를 곧바로 채택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에 따르면 20일 청문회가 예정된 민유숙 대법관 후보자(52·18기)의 남편인 국민의당 문병호 전 의원(17, 19대·인천 부평갑)이 2002∼2005년 지역구 주민을 포함한 지인들에게 1억9500만 원을 빌려준 사실이 드러났다. ‘1, 2년 뒤에 갚는다’는 취지의 차용증을 갖고 있지만 현재까지 한 푼도 돌려받지 않았다. 문 전 의원에게서 2000만 원을 빌린 지역구 주민 김모 씨는 선거운동을 도운 적이 있다. 문 전 의원은 동아일보에 “김 씨는 2004년 총선 때 사무장 비슷하게 선거를 많이 도와준 사람이다. 선거 끝나고 김 씨가 사정이 어려워 돈을 빌려줬는데, 파산하는 바람에 못 받았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새해는 정파나 이해를 뛰어넘어 대한민국이 제대로 갈 수 있도록 우리부터 힘을 모으자.” 18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2시간 반 동안 측근 40여 명과 가진 송년회 때 오간 건배사라고 한다. 이 전 대통령에게는 대통령 당선일, 생일, 결혼기념일이 겹치는 이른바 12월 19일 ‘트리플데이’ 전야다. 올해는 77세를 맞아 희수(喜壽)연도 겸했다.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이 전 대통령이 ‘5년 정권은 유한하지만 대한민국은 계속 발전해 나간다. 대한민국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송년회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나 “내년에는 갈등, 분열을 뛰어넘어 국민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새해에는 좀 더 좋은 일만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한 해를 보내면서 국민들이 나라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나 자신도 어쩌면 국격이라든가 국익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이 그렇게 작은 나라가 아니다.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라고 강조했다. 적폐청산 드라이브와 북핵 해결을 둘러싼 4강 외교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기자들이 김태효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실 대외전략기획관 등 측근의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한 생각을 묻자 웃으며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그건 나한테 물어보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답했다. 송년회 뒤에 기자들이 아랍에미리트(UAE) 관련 의혹에 대해 묻자 이 전 대통령은 “나보다 더 잘 알 텐데…”라며 말을 아꼈다. 송년회에는 정병국 나경원 정진석 권성동 의원, 고흥길 권택기 전 의원, 김효재 전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늘푸른한국당 이재오 대표와 함께 차를 타고 식당에 도착했다. 시위대 10여 명이 몰려와 ‘이명박 구속’을 외쳤다. 한 시위자는 식당 입구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에게 갑자기 달려들다가 경호원에게 끌려 나가기도 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자유한국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조직 혁신 차원에서 전국 253곳 중 호남을 제외한 214곳에 대한 당무감사를 벌여 당협위원장의 30% 가까운 62명(29%)의 자격을 박탈했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서청원 유기준 의원 등 현역 4명은 당협위원장 자격을 잃었고,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친박계 중진을 포함한 의원 16명은 더 분발하라는 취지의 경고를 받았다. 한국당 홍문표 사무총장과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은 17일 당사에서 당무감사 결과 기준점을 미달한 당협위원장 교체 지역을 발표했다. 물갈이 대상인 현역은 서, 유 의원 외에도 ‘엘시티 비리’ 관련 수뢰 혐의로 수감 중인 배덕광 의원,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엄용수 의원이 포함됐다. 원외 당협위원장은 전직 의원 10명과 류여해 최고위원(서울 서초갑) 등 모두 58명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명하고,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게 자진 탈당을 권고한 한국당은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해 ‘친박 지우기’ 마무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박근혜 정부에서 주중 대사를 지낸 권영세(서울 영등포을),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김희정(부산 연제), 친박으로 분류되는 박창식(경기 구리) 손범규(경기 고양갑) 신동우(서울 강동) 전하진(경기 성남 분당을) 등 전직 의원 10명도 탈락했다. 여기엔 박민식(부산 북-강서갑) 등 몇몇 비박 측 전직 의원들도 포함됐다. 하지만 친박 측에선 ‘찍어내기식 표적 감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서 의원은 “허허, 고얀 짓이네. 못된 것만 배웠구먼. 당의 앞날이 걱정이네”라고 말했다고 서 의원 측 인사가 전했다. 유 의원은 통화에서 “왜 이렇게 나왔는지 확인 중에 있다. 뭐라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는 발표 직전 페이스북에 “옥석을 가리지 않으면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기에 부득이하게 당협위원장 정비를 하게 됐다. 일체의 정무판단 없이 계량화된 수치로 엄격히 블라인드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당무감사는 100점 만점에 1권역 및 현역 의원은 55점 미만, 2권역은 50점 미만을 커트라인으로 정했다. 1권역은 영남 전역과 서울 강남3구, 성남 분당 지역이다. 1권역과 호남 지역을 제외한 기타 전 지역이 2권역이다. 당초 커트라인을 현역은 원외보다 5점 더 높이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그러나 시뮬레이션 결과 현역 박탈 대상자가 20명으로 늘어나면서 집단 탈당 등 후유증을 우려해 기준을 낮췄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55점은 넘었지만 60점에 미달해 경고를 받은 현역 16명 중에는 수도권 다선 중 친박계가 다수 포함됐다. 이 중에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참가한 의원도 있다”고 전했다.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성태 의원을 비롯해 강길부 김영우 여상규 이진복 정양석 홍철호 의원 등 7명은 이번에 교체된 당협위원장의 후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김무성 김용태 박순자 이종구 황영철 등 11명의 지역구는 기존 당협위원장이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당협위원장은 지방선거 때 구청장과 광역·기초의원 공천 시 후보 추천권을 갖는다. 앞으로 당협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홍 대표의 입김이 더 세질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16일 “원래 2월 말까지 하려 했는데 당무감사 이후 당협 정비 시간이 걸리니 늦어도 3월 말까지는 (공천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지도부의 면면도 대폭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이철우 의원이 내년 6·13지방선거에서 경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원외인 이재만, 이종혁 최고위원도 각각 대구시장과 부산시장 경선에 출마하기 위해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새로 선출된 김성태 원내대표와 함진규 정책위의장이 지도부에 합류하는 것을 포함해 최고위원 9명 중 5명이 교체됐거나 곧 바뀐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홍수영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취임 후 처음 열린 14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첫 사업으로 사법개혁위원회(가칭)를 만들어 대법원장의 과도한 인사권 남용은 물론이고 사법부 전반에 대한 개혁 의지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15일 홍준표 대표가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면 당 차원의 기구인 ‘사법개혁추진단’으로 할지, 원내 기구인 ‘사법개혁위원회’로 할지 홍 대표와 조율할 계획이다. 사법개혁추진단은 정부의 적폐청산 드라이브 핵심 기관인 법무·검찰을 견제하는 것이 목적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주광덕 의원이 공동 단장을 맡는다. 한국당은 또 원내 전략상황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주 의원이 상황실장을 맡는다. 김 원내대표는 강력한 대여 투쟁을 위해 ‘들개’를 자처했다. 김 원내대표는 “제1야당을 의도적으로 패싱하고 손쉬운 국민의당과 소위 뒷거래를 통해서 (정국을) 끌고 간다면 한국당은 거센 모래벌판, 엄동설한에 내버려진 들개처럼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