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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2019 고려대 진로진학콘서트’가 열린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인촌기념관. 2020학년도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 1200여 명으로 객석이 가득 찼다. 이들은 진학콘서트 내내 메모를 멈추지 않았다. 무대 위 대형 화면에서 입시 전형 자료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객석 여기저기서 휴대전화 사진 찍는 소리가 울렸다. 이날 오전 9시 반과 오후 2시 반, 두 차례 열린 진학콘서트에 총 2500여 명이 몰렸다. 학교 측은 진학콘서트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관련 정보를 대거 공개했다. 학종이 이른바 ‘깜깜이 전형’이 아니라는 근거로 분명한 선발 기준과 원칙을 밝힌 것이다. 학교 측은 학종의 4가지 서류평가 항목이 △학업역량 △전공 적합성 △인성 △자기계발 의지라는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최미정 입학사정관은 “학종의 네 가지 요소를 두루 갖춘다면 좋겠지만 어떤 요소는 뛰어난 반면 다른 것은 부족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합격자마다 합격 포인트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수험생의 희망 진로가 바뀌는 게 평가에 반영된다’거나 ‘자기소개서가 제일 중요하다’는 통념은 오해라고 밝혔다. 수험생이 진로를 변경했느냐, 유지했느냐는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입학사정관들은 자기소개서보다 학교생활기록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었다. ‘자기소개서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요소가 있으며 이 요소마다 별도 점수를 배정한다’는 설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최 입학사정관은 “자기소개서에 토플 같은 공인 어학성적과 부모의 직업, 지위, 직장을 암시하는 표현을 넣으면 0점 처리한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수시 일반 전형과 특기자 전형 선발 인원을 각각 19명, 36명 줄이고 정시로 55명을 더 뽑는 것을 2020학년도 입시 전형의 큰 변화로 소개했다. 또 기회균등 전형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됐고 고등학교 추천서가 필수 제출에서 선택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전형 설명에 이어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는 올해 학종으로 입학한 고려대 신입생들이 무대에 올라 합격 비결을 소개했다. “자기소개서에 학창시절 활동을 나열하기보다는 자신의 성장기를 담는 게 좋다”, “면접을 준비할 때는 스스로 자신의 영상을 찍어 말소리의 크기와 말의 속도 등을 체크해 보라”고 권유했다. 한 신입생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절제할 수 없다면 고3 때는 스마트폰을 과감히 없애버려야 한다”고 하자 객석의 학부모들 사이에서 공감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콘서트에 참석한 이정숙 씨(44·여)는 “새벽부터 충북에서 차를 직접 운전해 올라왔지만 조금도 후회가 안 된다”며 “지방에서는 학종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데 이번 콘서트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고3 학부모 계윤정 씨(54·여)는 “입시 준비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새롭게 알 수 있어 좋았다”며 “수험생인 아이와 함께 왔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김은지 eunji@donga.com·김소영 기자}

“방어능력 없는 태아의 생명권 부정 유감”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대해 천주교와 개신교 등 종교계에서는 “태아의 기본 생명권을 부정한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11일 의장 김희중 대주교 명의로 낸 자료를 통해 “낙태는 태중의 무고한 생명을 죽이는 죄이며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교회의 가르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번 결정은 수정되는 시점부터 존엄한 인간이며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없는 존재인 태아의 생명권을 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주교회는 지난해 3월 낙태죄 폐지에 반대하는 신자 100만 명의 서명을 받아 헌재에 전달하기도 했다. 주교회의는 또 “헌재 결정은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한 책임을 여성에게 고착시키고 남성에게서 부당하게 면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도 이날 대변인 허영엽 신부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헌재 결정에 유감을 표시했다. 서울대교구는 “관련 후속 입법이 신중하게 이뤄져 임신한 여성과 태아의 생명 모두를 지킬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개신교계를 비롯해 79개 단체가 모인 ‘낙태죄 폐지 반대 전국민연합’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의 존중이라는 헌법 정신에 입각해 볼 때 낙태죄는 존치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낙태죄는 태아의 생명권뿐 아니라 여성의 건강권을 지켜주고, 여성에게만 요구되는 전적인 책임으로부터 보호하는 법”이라며 “낙태가 허용되면 그로 인한 의료 보건적 부작용, 정신적 피해가 더욱 전적으로 여성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언론회도 이날 “헌재의 결정은 생명 존엄성을 경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갈 것이어서 매우 걱정스럽다”고 논평을 냈다.“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 존중받게 돼 환영”“여러분, ‘헌법불합치’가 나왔습니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소식이 전해진 11일 오후 2시 50분경 서울 종로구 헌재 앞에서는 ‘와’ 하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낙태공동행동)이 이날 오전 일찍부터 주최한 낙태죄 위헌판결 촉구 집회에 참여한 300여 명은 서로 부둥켜안고 펄쩍펄쩍 뛰었다.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문설희 낙태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승리의 날”이라며 “그동안은 경제개발과 인구관리라는 명목으로 낙태죄를 처벌했지만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낙태죄는 위헌이다, 우리는 승리했다’ ‘역사는 진보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오후 3시 50분까지 자리를 지켰다. 배복주 장애여성공감 대표는 “여성이 자신의 몸과 건강에 대한 권리를 존중받을 기회가 생긴 것”이라며 헌재의 결정을 반겼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유엔 여성차별위원회는 ‘안전하지 않은 여성의 임신중절이 모성 사망과 질병의 주요 원인’이라며 낙태 합법화를 한국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은 타당하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도 논평을 통해 “여성들은 그들의 삶을 옥죄던 잔혹하고 굴욕적인 족쇄 하나를 벗어던졌다”며 헌재의 결정을 환영했다. 법안과 제도 마련 등 후속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 결정이기 때문에 임신중절의 허용범위와 시기, 사유 등이 국회의 법개정과 입법후속조치에서 치열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여러분, ‘헌법불합치’가 나왔습니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소식이 전해진 11일 오후 2시 50분경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는 ‘와’하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낙태공동행동)이 이날 오전 일찍부터 주최한 낙태죄 위헌판결 촉구 집회에 참여한 300여 명은 서로 부둥켜안고 펄쩍펄쩍 뛰었다.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문설희 낙태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승리의 날”이라며 “그동안은 경제개발과 인구관리라는 명목으로 낙태죄를 처벌했지만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낙태죄는 위헌이다, 우리는 승리했다’, ‘역사는 진보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오후 3시 50분까지 자리를 지켰다. 배복주 장애여성공감 대표는 “여성이 자신의 몸과 건강에 대한 권리를 존중받을 기회가 생긴 것”이라며 헌재의 결정을 반겼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유엔 여성차별위원회는 ‘안전하지 않은 여성의 임신중절이 모성 사망과 질병의 주요 원인’이라며 낙태 합법화를 한국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은 타당하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도 논평을 통해 “여성들은 그들의 삶을 옥죄던 잔혹하고 굴욕적인 족쇄 하나를 벗어던졌다”며 헌재의 결정을 환영했다. 법안과 제도 마련 등 후속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 결정이기 때문에 법안 개정의 방향이 중요한 쟁점이 될 것”며 “낙태죄가 전면 폐지되는 것이 아니라 산모의 임신 기간,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고려해 낙태를 허가하는 ‘조건부 낙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은지기자 eunji@donga.com}
지난달 출산한 김모 씨(38)는 이달 초 서울의 자택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김 씨는 수유 때문에 새벽에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피곤한 날이 많지만 틈틈이 CCTV 영상을 돌려본다. 아이를 봐주는 산후조리사가 혹시 아이에게 해코지를 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돼서다. 충남 홍성군에서 출장 산후조리사로 일하는 임모 씨(58·여)는 3일 산모의 집 안 곳곳에 CCTV가 설치된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집에서 일한 지 일주일이 지난 임 씨가 처음 왔을 땐 CCTV가 없었다. CCTV는 부엌과 거실, 방 안에 설치돼 있었다. 임 씨는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 CCTV를 설치해 놓은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 하지만 고용이 된 입장이라 따지지는 못했다. 14개월 된 남아를 폭행하는 영상이 1일 공개된 정부 아이돌보미 김모 씨(59·여)가 8일 구속됐다. 이른바 ‘금천구 아이돌보미 폭행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 이후 베이비시터를 믿지 못하겠다는 부모들이 집 안 곳곳에 CCTV를 설치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감시의 대상이 된 베이비시터들은 섭섭함과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인천에 거주하는 이모 씨(31·여)는 금천구 사건 이후 불안한 마음에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이 씨는 28개월 된 남자 아이의 엄마다. 이 씨는 집 안에 CCTV를 달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일한 지 1년이 넘은 베이비시터가 기분 나빠 할까 봐 신경이 쓰인다. 이 씨는 “이제 와서 CCTV를 달겠다고 말하려니 미안하고 그렇다고 몰래 설치할 수도 없어 고민”이라며 “일단은 아이 몸에 상처나 이상 징후가 없는지 매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20개월 된 아이를 둔 이모 씨(32·여)는 금천구 사건이 알려진 이틀 뒤인 3일 집 안에 CCTV를 설치했다. 아이가 태어난 직후부터 돌봐준 베이비시터와는 각별한 사이지만 말 못하는 아이가 혹시라도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불안해서다. 이 씨는 “(베이비시터) 얼굴을 보고는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아 CCTV를 달았다는 말을 못 했다.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고 했다. 감시와 의심의 대상이 된 베이비시터들은 몸도 마음도 모두 불편하다. 서울 강남구의 한 가정에서 입주 베이비시터로 일하는 최모 씨(62·여)는 최근 일을 그만둬야 할지를 고민 중이다. 아이 부모가 집 안 곳곳에 CCTV를 설치하면서 최 씨의 침실에도 카메라를 단 것이다. 최 씨는 “방에서 옷을 갈아입을 때도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갈아입는다”며 “‘내가 이 나이에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짐 싸들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출장 베이비시터로 일하는 이모 씨(53·여)는 5일 퇴근 후 귀가한 아이 어머니에게서 핀잔을 들었다. 낮잠 자는 아이 옆에서 1시간 동안 눈을 붙였다는 게 이유다. 이 씨는 “1년간 일하면서 이런 적이 없었는데 ‘CCTV를 통해 감시하고 있다’는 걸 나에게 알리려고 그런 것 같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하기는 했지만 서운해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김은지 eunji@donga.com·이소연 기자}

지난달 출산한 김모 씨(38)는 이달 초 서울의 자택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김 씨는 수유 때문에 새벽에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피곤한 날이 많지만 틈틈이 CCTV 영상을 돌려본다. 아이를 봐주는 산후조리사가 혹시 아이에게 해코지를 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돼서다. 충남 홍성군에서 출장 산후조리사로 일하는 임모 씨(58·여)는 3일 산모의 집 안 곳곳에 CCTV가 설치된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집에서 일한 지 한 달가량 되는 임 씨가 처음 왔을 땐 CCTV가 없었다. CCTV는 부엌과 거실 방안에 설치돼 있었다. 임 씨는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 CCTV를 설치해 놓은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 하지만 고용이 된 입장이라 따지지는 못했다. 14개월 된 남아를 폭행하는 영상이 1일 공개된 정부 아이돌보미 김모 씨(59·여)가 8일 구속됐다. 이른바 ‘금천구 아이돌보미 폭행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 이후 베이비시터를 믿지 못 하겠다는 부모들이 집 안 곳곳에 CCTV를 설치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감시의 대상이 된 베이비시터들은 섭섭함과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인천에 거주하는 이모 씨(31·여)는 금천구 사건 이후 불안한 마음에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이 씨는 28개월 된 남자 아이의 엄마다. 이 씨는 집 안에 CCTV를 달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일한 지 1년이 넘은 베이비시터가 기분 나빠할까 봐 신경이 쓰인다. 이 씨는 “이제 와서 CCTV를 달겠다고 말하려니 미안하고 그렇다고 몰래 설치할 수도 없어 고민”이라며 “일단은 아이 몸에 상처나 이상 징후가 없는지 매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20개월 된 아이를 둔 이모 씨(32·여)는 금천구 사건이 알려진 이틀 뒤인 3일 집 안에 CCTV를 설치했다. 아이가 태어난 직후부터 돌봐준 베이비시터와는 각별한 사이지만 말 못하는 아이가 혹시라도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불안해서다. 이 씨는 “(베이비시터) 얼굴을 보고는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아 CCTV를 달았다는 말을 못 했다.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고 했다. 감시와 의심의 대상이 된 베이비시터들은 몸도 마음도 모두 불편하다. 서울 강남구의 한 가정에서 입주 베이비시터로 일하는 최모 씨(62·여)는 최근 일을 그만둬야 할 지를 고민 중이다. 아이 부모가 집 안 곳곳에 CCTV를 설치하면서 최 씨의 침실에도 카메라를 단 것이다. 최 씨는 “방에서 옷을 갈아입을 때도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갈아입는다”며 “‘내가 이 나이에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짐 싸들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출장 베이비시터로 일하는 이모 씨(53·여)는 5일 퇴근 후 귀가한 아이 어머니한테서 핀잔을 들었다. 낮잠 자는 아이 옆에서 1시간 동안 눈을 부쳤다는 게 이유다. 이 씨는 “1년간 일하면서 이런 적이 없었는데 ‘CCTV를 통해 감시하고 있다’는 걸 나한테 알리려고 그런 것 같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하기는 했지만 서운해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올해 들어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날 강원 고성군에서 시작돼 인접한 속초시로 번진 불을 포함해 모두 35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9건에 비해 35.5% 증가했다. 최근 10년(2009~2018년) 동안 같은 기간의 평균 발생 건수(205건)와 비교하면 70% 이상 많은 수치다. 올 1월 전국에서 104차례 발생한 산불은 2월에 60건으로 줄었다가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3월에 134건으로 크게 늘었다. 4월 들어서는 매일 10건 이상의 산불이 나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7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건)에 비해 2배로 늘었고, 강원도도 지난해 19건에서 올해 35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 들어 산불이 잦아진 건 전국적으로 이어진 건조한 날씨의 영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산림청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산불이 나면 이미 타버린 곳이나 산림에서 떨어진 논밭, 공터 등으로 대피해야 한다. 이런 장소로 대피가 힘든 상황이라면 가능한 한 낮은 지대로 몸을 피한 뒤 주변의 낙엽, 나뭇가지 등을 치우고 불길이 지나갈 때까지 엎드려 있는 것이 좋다. 화재 지역 인근 주민들은 집 주변과 지붕에 물을 충분히 뿌려두어야 한다. 등산객들은 산 아랫방향으로 바람을 등지며 대피해야 한다. 산불은 능선을 타고 높은 쪽으로 번지기 때문이다. 불길에 갇혀 하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움푹 파인 곳을 찾거나 직접 구덩이를 만들어 몸을 숨겨야 한다. 산불이 곧 다가올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운전 중이라면 차량 밖으로 벗어나야 한다. 연료가 든 차량을 불길이 덮치면 폭발의 위험이 있다. 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김은지기자 eunji@donga.com}
경찰이 고 장자연 씨의 동료 배우 윤지오(본명 윤애영·32) 씨의 신변 보호를 소홀히 한 데 대해 사과하면서 윤 씨를 위한 ‘신변보호 특별팀’을 꾸려 재발을 막겠다고 밝혔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신변보호를 소홀히 한 데 대해 윤 씨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원 청장은 “확인해 보니 스마트워치 기계 결함으로 윤 씨의 호출이 112 신고로 바로 접수되지 않았고 담당 경찰관에게는 문자가 전송됐지만 이를 제때 확인하지 않았다”며 “직원이 윤 씨 보호책임을 소홀히 한 데 대해서는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경정급을 포함한 여경 5명으로 구성된 ‘신변보호 특별팀’을 꾸려 윤 씨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윤 씨는 당분간 여경들이 24시간 교대로 밀착해 보호하는 수준의 신변보호를 받는다. 원 청장은 “신변보호에 문제없다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특별팀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 씨는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신변의 위협을 느껴 스마트워치의 비상호출 버튼을 세 차례 눌렀으나 경찰이 약 11시간 동안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는 글을 남겼다. 윤 씨의 국민청원은 하루 만에 20만 명 이상이 동의해 청와대 답변 충족 조건(30일 이내 20만 명 이상 동의)을 넘겼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고 장자연 씨의 동료 배우 윤지오(본명 윤애영·32·사진) 씨가 신변 위협을 느껴 경찰에 세 차례 도움을 요청했지만 11시간 동안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폭로했다. 경찰은 윤 씨에게 새 장치를 지급하고, 다른 숙소를 제공하는 등 뒤늦게 후속 조치를 했다. 윤 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달 30일 오후 4시경 ‘안녕하세요, 증인 윤지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윤 씨는 “경찰이 지급한 위치추적장치 겸 비상호출 스마트 워치가 작동되지 않아 신고 후 9시간 39분이 경과할 때까지 아무런 연락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무책임한 경찰의 모습에 깊은 절망과 실망감을 (느껴) 뭐라 말조차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윤 씨는 최근 숙소의 벽과 화장실 천장 쪽에서 의문의 기계음이 들리고 환풍구의 끈이 끊어져 있는 흔적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또 “전날(29일)에는 출입문 잠금장치가 갑자기 고장 나 잠기지 않아 수리를 했다”면서 “의심스럽고 불안한 심정으로 하루에 1시간조차 수면을 못 취한 날이 지속돼 비상호출을 누르게 됐다”고 적었다. 윤 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5시 55분경 세 차례 스마트 워치의 비상호출 버튼을 눌렀다. 비상호출이 작동하면 서울지방경찰청 112 상황실에 신고가 접수돼 관할 경찰서에서 곧장 출동하도록 돼 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는 것이다. 윤 씨가 글을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인 이날 오후 4시 57분경에야 담당 경찰관의 전화를 받았다. 윤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통화 장면을 공개했다. “왜 신고 접수가 되지 않았는지 확인해 보고 다시 전화하겠다”는 경찰관에게 윤 씨는 “저 이미 죽고 없겠네요. 지금 몇 시간 지났는지는 알고 계시나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윤 씨의 국민청원은 31일 오후 4시 30분 현재 23만9000여 명이 동의해 청와대 답변 충족 조건(20만 명 이상)을 넘겼다. 경찰은 스마트워치를 교체하고, 윤 씨의 숙소를 31일 오전 다른 곳으로 옮겼다. 경찰 관계자는 “담당 경찰관에게는 알림 문자메시지가 전달됐는데 ‘제때 확인하지 못해 연락을 못 했다’고 해 업무 소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했다. 또 “윤 씨가 묵었던 숙소도 외부에서 침입을 시도한 흔적이 있는지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에 거주하다가 최근 귀국해 검찰 과거사위원회에서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사건의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윤 씨는 지난달 14일부터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다. 윤 씨는 장 씨가 생전에 작성한 문건에서 특이한 성(姓)의 국회의원 등을 봤다고 증언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씨(33·수감 중)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다운 씨(34)의 변호인이 사임했다. 변호인은 김 씨가 조력자인 자신에게조차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나 전후 사정을 제대로 얘기하지 않고 거짓말을 해서 더 이상 돕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 체포 직후부터 변호를 맡아온 김정환 JY법률사무소 변호사 측은 25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서 김 씨를 만나 사임계를 제출했다. 김 변호사는 전날 ‘김 씨가 지난해 4월 일본 탐정을 사칭해 이 씨의 사기 피해자들을 만났다’ 등 김 씨에게서 듣지 못했던 내용이 잇따라 언론에 보도되자 신뢰관계를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변호사의 사임으로 ‘이 씨 아버지에게 빌려준 2000만 원을 받으러 갔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김 씨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김 씨 일당이 이 씨 부모로부터 빼앗은 5억 원 중 5000만 원이 변호사 비용으로 쓰인 사실도 드러났다. 김 씨 어머니가 21일 경찰에 자진 제출한 현금 2억5000만 원과는 별개다. 김 씨 어머니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변호사 수임료로 쓴 5000만 원도 아들이 (이 씨 부모 집에서) 가져온 돈 중 일부’라고 뒤늦게 밝히면서 변호인 측은 수임료 전액을 김 씨 어머니에게 돌려줬다. 경찰은 25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피의자 김 씨의 얼굴과 이름, 나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26일 김 씨를 검찰로 송치할 때 얼굴을 공개할 예정이다.조동주 djc@donga.com / 안양=김은지 기자}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씨(33·수감 중)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 씨(34)가 지난해 4월 ‘일본 탐정’을 사칭하며 이 씨로부터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이 씨 관련 정보를 수집하려 했던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경찰은 김 씨가 흥신소 직원을 동원해 이 씨 부모를 미행하고 이 씨 부모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붙여 동선을 추적하는 등 1년여 전부터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희진 피해자 모임’ 박봉준 대표(44)는 2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4월 김 씨로부터 ‘이 씨 관련 제보할 게 있으니 만나자’라는 e메일을 받아 한 차례 만났다. 이후 연락이 없다가 11개월 만인 15일(김 씨 검거 이틀 전) ‘이 씨 어머니 돈을 보내주면 받겠느냐’고 전화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박 씨에 따르면 김 씨가 처음 연락한 시기는 이 씨 형제의 1심 선고일인 지난해 4월 26일. 김 씨는 이날 박 씨와 통화하며 “나는 일본 탐정인데 조사해 보니 언론에 나온 피해가 많이 축소돼 있다. 법원에 가서 사람들(피해자들) 얼굴을 봤는데 이미 (돈을) 다시 찾으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이틀 뒤 김 씨는 서울의 한 커피숍에서 박 씨와 만나 이 씨 부모가 그 전해 2월 이사 간 아파트 주소를 언급하며 ‘드론을 띄워 (이 씨 부모를)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씨 부모는 당시 김 씨가 거론한 이 아파트에서 살다가 지난달 25일 그곳에서 피살됐다. 박 씨는 “김 씨가 자신이 아는 걸 흘리면서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캐내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후 김 씨는 연락이 없다가 이달 15일 박 씨에게 카카오톡 보이스톡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김 씨 등이 이 씨 부모를 살해한 지 3주쯤 지난 때였다. 이날 낮 이 씨의 동생(31)을 만나고 몇 시간 뒤 박 씨에게 연락한 것이었다. 김 씨는 박 씨에게 “판을 뒤집을 수 있는 걸 하려고 하는데 자문을 구하고 싶다”며 “이 씨 어머니의 돈을 보내주면 안 받으실 거냐”고 물었다. 경찰은 김 씨가 사기 피해자들을 위한 범행으로 포장하기 위해 뒤늦게 박 씨와 접촉하려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씨는 다음 날인 16일에도 박 씨에게 ‘제보하려고 전화했는데 안 받으시네요. 밀항 준비 중입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김 씨는 17일 밀항 브로커를 만나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박 씨는 “제가 지난해 4월 만났던 사람이 이 씨 부모 살인 용의자라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안양=김은지 eunji@donga.com / 조동주 기자}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씨(33·수감 중)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 씨(34)가 지난해 4월 ‘일본 탐정’을 사칭하며 이 씨로부터 사기당한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이 씨 관련 정보를 수집하려 했던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경찰은 김 씨가 흥신소 직원을 동원해 이 씨 부모를 미행하고 이 씨 부모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붙여 동선을 추적하는 등 1년여 전부터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씨 사기 피해자 A 씨는 24일 본보의 통화에서 “지난해 4월 김 씨로부터 ‘이 씨 관련 제보할 게 있으니 만나자’라는 e메일을 받아 한 차례 만났다. 이후 연락이 없다가 11개월 만인 15일(김 씨 검거 이틀 전) ‘이 씨 어머니 돈을 보내주면 받겠느냐’고 전화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김 씨가 처음 연락해온 시기는 이 씨 형제의 1심 선고일인 지난해 4월 26일. 김 씨는 이날 A 씨와 통화하며 “나는 일본 탐정인데 조사해보니 언론에 나온 피해가 많이 축소돼있다. 법원에 가서 사람들(피해자들) 얼굴을 봤는데 이미 (돈을) 다시 찾으려는 의지가 없어보였다”고 말했다. 이틀 뒤 김 씨는 서울의 한 커피숍에서 A 씨와 만나 이 씨 부모가 지난해 2월 이사 간 아파트 주소를 언급하며 ‘드론을 띄워 (이 씨 부모를)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씨 부모는 당시 김 씨가 거론했던 이 아파트에 거주했으며 지난달 25일 그곳에서 피살됐다. A 씨는 “김 씨가 자신이 아는 걸 흘리면서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캐내려고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A 씨는 “김 씨가 ‘검찰 출신 청와대 고위 인사가 이 씨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식의 허황된 얘기를 해 더 이상 만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김 씨는 별다른 연락이 없다가 11개월 만인 이달 15일 A 씨에게 카카오톡으로 불쑥 전화를 걸어왔다. 김 씨 등이 이 씨 부모를 살해한 지 3주쯤 지난 때였다. 김 씨가 이날 낮 이 씨의 동생(31)을 만나고 몇 시간 뒤 A 씨에게 연락한 것이었다. 김 씨는 A 씨에게 “판을 뒤집을 수 있는 걸 하려고 하는데 자문을 구하고 싶다”며 “이 씨 어머니의 돈을 보내주면 안 받으실 거냐”고 물었다. 경찰은 김 씨가 사기 피해자들을 위한 범행으로 포장하기 위해 뒤늦게 A 씨와 접촉하려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씨는 다음날인 16일에도 A 씨에게 ‘제보하려고 전화했는데 안 받으시네요. 밀항 준비 중입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계속 연락했다. 김 씨는 17일 밀항 브로커를 만나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A 씨는 “제가 지난해 4월 만났던 사람이 이 씨 부모 살인 용의자라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김 씨는 지난달 25일 범행 당시 이 씨 부모의 돈 가방에서 이 씨 동생이 하이퍼카 ‘부가티 베이론’을 15억 원에 판매한 매매증서를 발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김 씨가 이 매매증서를 보고 돈을 더 빼앗기 위해 이 씨 동생을 만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김 씨는 15일 수도권의 고깃집에서 이 씨 동생을 만나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김 씨는 이어 16일에도 이 씨 동생과 다시 만나기로 했다가 약속을 취소했다. 김 씨 측은 “이 씨 동생에게 범행을 털어놓고 사과하려고 만났는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첫 만남 때 못한 사과를 하려고 또 만나기로 했는데 도저히 못 할 것 같아 약속을 취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양=김은지기자 eunji@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떴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 형사들은 17일 오후 1시경 휴대전화에 신호가 뜨자 다급히 뛰쳐나갔다. 체포영장을 받아두고 추적 중이던 김모 씨(34)가 경기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에서 휴대전화 전원을 켰다는 기지국 신호가 감지된 것이다. 형사들은 김 씨 사진을 돌려보며 기지국 반경 2km를 샅샅이 뒤지다가 파란 옷을 입은 남성이 편의점에 들어가는 걸 발견했다. “김○○ 씨 맞죠?” 형사의 질문에 얼어붙은 김 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른바 ‘청담동 주식부자’로 이름을 알린 이희진 씨(33·수감 중) 부모 살해 피의자인 김 씨가 범행 20일 만에 붙잡히는 순간이었다. 김 씨는 지난해부터 이 씨 부모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달고 실시간으로 동선을 감시해 왔다고 22일 경찰에 진술했다. 이 씨 아버지에게 빌려줬던 2000만 원을 돌려받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경찰은 김 씨가 범행 당일인 지난달 25일 이 씨 부모가 아들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사무실을 다녀온다는 걸 위치추적기로 파악하고 이들이 아들에게서 돈을 받아올 수 있다고 판단해 이 씨 부모 집에서 미리 잠복했을 가능성을 추궁했다. 체포 당시 김 씨는 1800만 원을 들고 밀항 브로커를 만나려던 참이었다. 김 씨가 밀항 직전에 검거되긴 했지만 사건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석연치 않은 대목이 많다. ○ 2000만 원 때문에 살인? 김 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 51분 경기 안양시의 이 씨 부모 아파트 입구에 들어섰다. 9일 전 구인 사이트를 통해 경호원 역할로 고용한 중국동포 박모 씨(32) 등 3명과 함께였다. 15분 뒤 이 씨 부모가 검은색 스포츠 가방을 들고 집에 들어섰다. 가방에는 이날 오전 11시경 이 씨 동생(31)이 경기 성남시 수입차 전시장에서 하이퍼카 ‘부가티 베이론’을 20억 원에 팔고 매각 대금의 일부로 부모에게 건넨 5억 원이 담겨 있었다. 김 씨 측 주장은 이렇다. “이 씨 아버지에게 빌려준 2000만 원을 받으러 갔을 뿐 이 씨 동생이 이날 차를 팔았다는 건 몰랐다. 현관문을 여는 이 씨 부모를 뒤따라가 가짜 압수수색영장을 들이밀고 경찰을 사칭해 내부로 침입했다. 포박을 당한 이 씨 부모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자 동행한 중국동포 3명 중 1명이 둔기를 휘둘러 죽였다. 중국동포들은 그냥 위세를 과시하려고 데려간 건데 살인을 할 줄은 몰랐다. 중국동포들이 가방에서 7000여만 원을 들고 도망갔다.” 하지만 범행 직후 중국 칭다오로 달아난 중국동포의 얘기는 다르다. 김 씨가 예상치 못한 살인을 해 깜짝 놀라 도망쳤다는 것이다. 공범 3명 중 1명이 20일 한국에 있는 지인에게 위챗(중국의 카카오톡 격)으로 “우리가 안 했다. 억울하다”고 한 내용을 경찰이 확보했다. 공범은 “경호 일인 줄 알고 갔다가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발생해 급히 중국으로 왔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지난해 2월 처음 만난 이 씨 아버지 A 씨(62)에게 투자 명목으로 빌려준 2000만 원이 범행 동기라고 했다. A 씨가 ‘내 아들이 이희진’이라고 말해주긴 했지만 이 씨 형제와 직접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고도 했다. 이 씨 형제 사기 행각의 피해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김 씨가 2000만 원을 빌려줬다는 차용증이나 계좌이체 명세는 없었다. 김 씨는 요트 거래 중개사업 투자자 모집 광고를 냈는데 이를 본 A 씨가 연락해 처음 만났다고 말한다. 김 씨 측은 이 씨 동생이 차를 판 돈 중 일부를 부모에게 건넨 당일 범행이 벌어진 건 우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씨 부모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달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계획범죄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돈가방엔 4억5000만 원, 수표는 태워버렸다” 김 씨가 A 씨 시신을 숨긴 경기 평택시 창고 뒤편에는 무언가를 잔뜩 태운 듯 새까맣게 탄 드럼통이 있었다. 김 씨 측은 창고 뒤편에서 증거를 인멸했다고 인정했다. 이 씨 부모 가방 속에 수표가 있었는데 발각되면 추적당할까 봐 태워버렸다는 것이다. 이 씨 동생은 수입차 전시장 측에 부가티 베이론을 20억 원에 팔면서 ‘15억 원은 내 회사법인 계좌로 입금하고 5억 원은 5만 원권 현금으로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전시장 측은 거래 당일 5만 원권 현금 5억 원을 검은색 스포츠 가방에 넣어 이 씨 동생에게 건넸다. 이 씨 동생은 ‘아버지가 청담동 사무실로 오면 건네주라”며 돈가방을 직원에게 맡겼다. 이 씨 부모는 청담동 사무실에 들러 돈가방을 받고 안양 아파트로 돌아온 직후 살해됐다. 이 씨 동생이 전시장에서 받아 와 직원에게 건넨 현금 5억 원을 이 씨 부모가 온전히 가져왔다면 수표를 태웠다는 김 씨의 주장은 거짓말이다. 하지만 김 씨 측은 “당시 가방엔 현금과 수표가 섞여 4억5000여만 원이 있었고 이 중 수표는 태웠다”고 주장했다. 이 씨 동생이 현금으로 5억 원을 받아 왔다는 걸 알면서도 김 씨 측이 이런 주장을 하는 건 이 씨 동생 사무실에서 자금이 세탁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기 위한 의도로 추정된다. 범행 이후 주로 경기 화성시 동탄의 어머니 집에 숨어 지내던 김 씨가 밀항을 결심한 건 13일 이후였다고 한다. 김 씨는 밀항을 결심한 후 흥신소 직원을 고용해 벤츠 차량을 평택의 창고에 숨겨놓고 그 후로는 렌터카를 타고 다녔다고 한다.○ 이 씨 동생, 범인 만난 다음 날 경찰 신고 김 씨가 15일 수도권의 고깃집에서 이 씨 동생을 만나 점심식사를 함께한 점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김 씨가 이 씨 어머니 B 씨(58)의 휴대전화로 B 씨를 사칭하며 이 씨 동생에게 ‘아버지 친구 아들이 사업을 하는데 한번 만나보라’고 메시지를 보내 성사됐다는 만남이다. 김 씨는 원래 이 씨 동생을 만나 범행을 털어놓고 사과하려 했는데 요트 사업 등 시시콜콜한 얘기만 하다가 헤어졌다고 주장했다. 이 씨 부모를 살해한 범인이 밀항을 앞두고 피해자의 아들을 만나 사과하려 했다는 주장은 선뜻 믿기 어렵다. 일부 유가족 측은 “김 씨가 이 씨 동생마저 살해하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씨 변호를 맡은 JY법률사무소 김정환 변호사는 “김 씨가 이 씨 동생을 해치려 했다면 누군가를 함께 데리고 갔을 텐데 당시 김 씨는 혼자 나갔다”고 반박했다. 이 씨 동생은 김 씨를 만난 다음 날인 16일 오후 4시경 서울 방배경찰서 남태령지구대를 찾아가 어머니 실종 신고를 했다. 이 씨 동생은 “어머니와 휴대전화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는데 평소와 말투가 많이 다르고 메시지는 주고받으면서 전화는 한사코 피한다”며 “부모님 집에 가봤는데 비밀번호도 바뀌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 동생과 동행한 경찰이 16일 오후 6시경 안양 아파트의 문을 따고 들어가 집 안을 뒤지다가 방 장롱에서 비닐에 싸인 B 씨 시신을 발견하면서 김 씨 일당의 범행이 드러났다.조동주 djc@donga.com / 안양=김은지 / 평택·성남=남건우 기자}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씨(33) 부모 살해 피의자 김모 씨(34·구속)가 범행 직후와 3주간의 도피 기간에 여러 곳의 흥신소와 접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17일 경기 수원에서 체포될 당시에도 흥신소 직원을 만나려던 참이었다. 경찰은 김 씨가 범행 흔적을 지우는 등의 사건 뒤처리를 흥신소에 의뢰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김 씨가 연락했던 복수의 흥신소 관계자를 21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김 씨로부터 어떤 일을 의뢰받았는지 조사했다. 경찰은 김 씨가 사용한 휴대전화 통신 기록을 분석해 여러 흥신소와 수차례 연락한 사실을 확인했다. 김 씨는 지난달 25일 안양의 이 씨 부모 집에서 범행 직후 흥신소에 뒷수습을 의뢰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김 씨는 범행 당일 이 씨 부모에게 가짜 압수수색 영장을 내밀고 수사관을 사칭하며 집에 침입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범행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 새벽에는 대리기사를 이 씨 부모의 아파트로 부른 뒤 이 씨 아버지의 벤츠 차량을 경기 화성시 동탄의 자기 어머니 집 지하 주차장으로 옮겼다. 김 씨는 대리기사에게 자신의 렉스턴 차량으로 따라오게 한 뒤 다시 범행 현장으로 돌아갔다. 이후 김 씨는 벤츠 차량을 경기 평택의 창고 안에 숨겨두고 창고 뒤에서 물건을 태웠다. 경찰은 김 씨가 범행 이후 증거를 은닉하는 과정에서 흥신소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본보가 만난 창고 인근 주민들은 2월 말∼3월 초 수상한 남자들이 창고를 여러 번 드나드는 걸 목격했다고 말했다. A 씨(74)는 “남자 2명이 하얀 외제차와 검은색 차량을 타고 창고로 온 걸 봤다”며 “남자 혼자 올 때도 있고 두 명이 올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 B 씨(56)는 “하얀 마스크를 쓴 남자가 창고 뒤에서 혼자 뭔가를 태웠는데 지독한 냄새가 났다”고 했다. 김 씨의 어머니는 21일 안양동안경찰서를 찾아 현금 2억5000만 원이 든 쇼핑백을 수사팀에 제출했다. 김 씨가 이 씨 부모 집에서 훔친 돈가방에는 이 씨 동생(31)이 지난달 25일 경기 성남의 수입자동차 전시장에 하이퍼카 ‘부가티 베이론’을 팔고 받은 20억 원 중 현금으로 받은 5억 원이 담겨 있었다. 범행 후 김 씨는 경호원으로 고용한 중국동포에게 돈을 일부 나눠주고 가방을 동탄의 어머니 집으로 가져갔다. 어머니는 김 씨가 가져온 돈이 범죄의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어 전전긍긍하다가 변호인의 설득으로 경찰서를 찾아 자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고용한 공범들인 박모 씨(32) 등 중국동포 3명은 범행 후 택시를 타고 인천의 집으로 가 짐을 꾸린 뒤 중국 칭다오행 비행기표를 구입하고 바로 출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텔에서 일해 온 박 씨는 김 씨가 구인정보 사이트에 올린 경호원 모집 글을 보고 연락했고, 나머지 2명은 박 씨의 지인이라고 한다. 경찰은 20일 이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조동주 djc@donga.com / 안양=김은지 / 평택=남건우 기자}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씨(33)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 씨(34)가 어머니를 통해 현금 2억여 원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이 돈은 김 씨가 이 씨 부모 자택에서 훔친 5억 원 중 일부다. 김 씨 어머니는 21일 오전 10시 25분경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를 방문해 현금 2억여 원이 든 쇼핑백을 수사팀에 제출했다. 김 씨는 지난달 25일 경기 안양의 이 씨 부모 자택에 침입해 훔친 돈가방을 수도권 소재 어머니 집으로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 어머니는 김 씨가 가져온 돈이 강도살인의 유력 증거가 될 수 있어 전전긍긍하다가 변호인의 설득에 경찰로 자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훔친 돈가방에는 이 씨 동생(31)이 지난달 25일 경기 성남시 분당의 수입자동차 전시장에 하이퍼카 ‘부가티 베이론’을 팔고 받은 20억 원의 일부인 현금 5억 원이 담겨있었다. 김 씨는 5억 원 중 일부를 범행에 가담했던 중국동포가 가져갔다고만 진술하고 나머지 돈의 행방을 밝히지 않아왔었다. 김 씨는 17일 체포될 당시에도 1800만 원만 갖고 있었다. 김 씨 어머니로부터 2억여 원을 제출받은 경찰은 쓰임새가 밝혀지지 않은 나머지 2억8000여만 원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안양=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깡 있는 분 우대. 불법체류자 지원 가능. 월 300만∼1000만 원.’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씨(33) 부모 살해 피의자 김모 씨(34)가 지난달 16일 재외동포 구인구직 사이트에 개인경호팀을 모집한다며 올린 글이다. 김 씨가 범행을 저지르기 9일 전이다. 김 씨는 서울·경기지역에서 활동할 팀원을 모집한다며 ‘군인과 운동선수 출신이나 20∼35세의 신체 건강한 남성을 우대하고 교포와 외국인도 지원할 수 있다고 적었다. 하게 될 일은 개인 신변 보호와 범죄 예방 등이라고 썼다. 중국동포를 염두에 둔 듯 중국어로 경호원을 뜻하는 ‘保표(바오뱌오)’도 적어 놨다. 김 씨는 자신을 ‘김 실장’이라 칭하며 휴대전화 번호도 남겼다.○ “중국동포가 살해” 김 씨 범행 부인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이 글을 본 박모 씨(32) 등 중국동포 3명이 김 씨에게 전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씨 등 3명과 김 씨는 범행 일주일 전인 지난달 18일 경기 부천에서 처음 만났고 이틀 뒤 서울에 모여 구체적인 범행을 공모한 뒤 지난달 25일 경기 안양에서 다시 만나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박 씨 등 3명이 범행 전에 인천공항발 중국 칭다오행 비행기표를 예약했는지 중국 항공사에 사실 조회를 요청했다. 비행기표를 미리 예약했다면 계획 범행에 무게가 실린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면서도 살인 혐의만큼은 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이 씨 부모를 포박하고 돈을 내놓으라고 하던 중 부모들이 소리를 지르자 중국동포가 살해했는데 말리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20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전에도 취재진에 “제가 안 죽였습니다. 억울합니다”라고 했다. 이날 법원은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영장 범죄사실에는 김 씨가 이 씨 아버지의 벤츠 차량을 훔친 혐의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범행 현장인 이 씨 부모 아파트를 떠날 때 대리기사를 부른 뒤 벤츠 차량을 몰고 자신의 렉스턴 차량을 뒤따라오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 당일이 이 씨 부모가 이 씨 동생(31)으로부터 하이퍼카 ‘부가티 베이론’의 판매대금 20억 원 중 5억 원을 현금으로 받아온 날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이 씨 동생이 이날 차를 팔고 부모가 5억 원을 받아 귀가한다는 것을 김 씨가 미리 알고 범죄를 계획했는지 집중 추궁하고 있다. 이 씨 동생은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의 수입차 전시장을 방문해 부가티 베이론을 20억 원에 팔았다. 이 중 15억 원을 본인 회사 명의 계좌로 보내고 5억 원은 5만 원권 현금으로 달라고 한 뒤 검은색 스포츠 가방에 담아 친구를 통해 부모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김 씨는 “(이 씨 아버지에게 빌려준) 2000만 원을 받으러 간 것이지 5억 원의 존재는 몰랐고 집에 들어간 뒤에야 알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 범행 후 이 씨 동생 만나 김 씨는 범행 후인 3월 초 이 씨 어머니 A 씨(58)를 사칭해 이 씨 동생과 직접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이 씨 어머니 휴대전화로 이 씨 동생에게 “엄마가 일본 여행 중인데 아버지 친구 아들이 사업을 한다고 하니 한번 만나 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씨 동생은 고깃집에서 김 씨를 만나 함께 점심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가 20일 만난 유족 지인은 “(김 씨가) 이 씨 동생까지 노리고 유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 씨 변호인은 “김 씨는 범행 사실을 털어놓으려고 했는데 막상 만나고 보니 입이 안 떨어져서 미국 유학생활 등 개인적 얘기만 하고 돌아왔다”고 했다. 사건 당일 밤 10시경 김 씨의 전화를 받고 이 씨 부모 아파트에 왔다가 20분 만에 나간 한국인 2명은 김 씨 친구의 지인들로 조사됐다. 김 씨한테서 도움을 청하는 전화를 받은 친구가 사정이 여의치 않아 지인 2명에게 대신 가줄 것을 부탁했다. 이들은 “단순 폭행사건인 줄 알고 갔는데 살인사건이라 ‘빨리 신고하라’고 말하고 바로 나왔다”고 진술했다.안양=김은지 eunji@donga.com·이경진 / 성남=남건우 기자}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씨(33) 부모 피살 사건은 이 씨가 소유한 슈퍼카 ‘부가티 베이론’ 매각대금을 노리고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정황이 다수 포착됐다.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주범 김모 씨(34)는 이 씨 동생(31)이 부가티 베이론을 15억 원에 팔고 이 중 현금 5억 원을 부모에게 건넨 당일 이 씨 부모를 습격해 살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자신이 범행 대상으로 삼은 피해자들이 이 씨의 부모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19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이 씨 동생은 지난달 25일 경기 성남의 수입차 전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던 부가티 베이론을 15억 원에 팔았다. 이 씨 동생은 형과 공동 명의인 회사 소유 차량을 매물로 내놨었다. 이 씨 동생은 이 중 10억 원을 자기 계좌에 넣고 현금 5억 원을 가방에 담아 부모에게 건넸다고 한다. 이 씨 부모는 이날 오후 4시 6분 돈가방을 들고 자택인 경기 안양 아파트로 들어갔다. 이에 앞서 15분 전 김 씨 일당은 3층 앞에 잠복해 있다가 출입문을 여는 이 씨 부모의 뒤를 덮쳐 내부로 침입해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김 씨는 이 씨 어머니 A 씨(58)의 휴대전화로 A 씨 행세를 하며 이 씨 동생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카카오톡 메시지엔 답을 하면서 전화를 걸면 받지 않는 점을 수상히 여긴 이 씨 동생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김 씨 일당의 범행이 드러났다. 경찰은 김 씨 일당이 이 씨 동생의 차량 매각 관련 정보를 미리 알고 사전에 강도 범죄를 계획했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김 씨는 범행 일주일 전인 지난달 18일 경기 부천에서 박모 씨(32) 등 중국동포 3명을 처음 만난 데 이어 이틀 뒤 서울에서, 범행 당일엔 안양에서 만났다. 김 씨는 범행 직후 중국 칭다오로 도피한 중국동포 3명에게 5억 원 중 일부를 나눠 줬다. 김 씨는 범행 다음 날 돈가방을 들고 도주했지만 체포될 당시엔 1800만 원만 갖고 있었다. 김 씨와 이 씨 아버지 B 씨(62)는 지난해 2월 요트 판매대행 사업을 계기로 알게 됐다고 한다. 미국에서 요트 사업을 하던 김 씨가 자본금 2000만 원을 들고 한국에 와 투자자를 모집하려고 인터넷에 올린 글을 B 씨가 보고 연락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이 씨 아버지에게 빌려준 2000만 원을 받아내러 갔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 씨 어머니 시신은 옮길 여력이 없어 집 안에 뒀고 아버지 시신만 냉장고에 담아 이삿짐센터를 통해 평택 창고로 옮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 당일 밤 김 씨 전화를 받고 안양 아파트로 와 20여 분간 머물렀던 김 씨 친구 2명을 19일 불러 범행 가담 여부를 조사했다.안양=이경진 lkj@donga.com·김은지·강동웅 기자}

초호화 생활을 과시하며 유명세를 타다가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수감 중인 일명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씨(33)의 어머니 A 씨(58)와 아버지 B 씨(62)가 살해된 채 발견됐다. A 씨는 살해를 당한 지 3주 만에 경기 안양시의 자택 아파트에서 16일 발견됐다. B 씨는 하루 뒤 경기 평택시의 한 창고에 보관된 냉장고 안에서 발견됐다. 붙잡힌 주범은 채무관계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범 중 3명은 중국동포로 범행 직후 중국 칭다오로 도주했다. 경찰은 한국인 공범 2명의 신원을 특정하고 행방을 쫓고 있다. 18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이 씨 동생(31)은 16일 오후 4시경 “부모님이 오랫동안 통화가 안 돼 이상하다”고 112에 신고했다. 이 씨 동생은 형과 함께 구속 기소됐으나 지난해 11월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은 이 씨 부모가 1년여 동안 살아온 안양의 아파트에 인기척이 없자 소방관과 함께 문을 강제로 열었다. 당시 집 내부는 살해 현장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말끔했다. 집 안을 확인하던 경찰은 출입구 오른쪽 방 장롱 안에서 비닐에 싸인 A 씨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아파트 1층 폐쇄회로(CC)TV를 통해 요트 임대업자 김모 씨(34)와 중국동포 남성 3명이 지난달 25일 오후 3시 51분경 아파트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그로부터 15분 뒤 이 씨 부모가 아파트 건물 내로 들어서는 장면을 포착했다. 경찰은 김 씨 일당이 미리 잠입해 이 씨 부모를 기다리고 있다가 아파트 문을 여는 순간 침입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씨를 제외한 중국동포 3명은 아파트에 들어선 지 2시간 만에 밖으로 나온 뒤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칭다오로 달아났다. 이 셋이 나가고 4시간 뒤 김 씨의 전화를 받은 한국인 2명이 아파트로 들어가 김 씨와 함께 범행 현장을 정리했다. 김 씨의 친구인 둘은 20여 분 뒤 아파트를 떠났다. 혼자 남은 김 씨는 다음 날 오전 10시경 이삿짐센터 차량을 불러 사다리차를 통해 3층에서 1층으로 양문형 냉장고를 반출시켰다. 이 안에 비닐에 싸인 B 씨 시신이 들어 있었다. 그 직후 김 씨는 차량을 타고 아파트를 빠져나갔다. 인근 CCTV를 차례로 추적한 경찰은 17일 오후 3시 17분 경기 수원시의 편의점에서 김 씨를 붙잡았다. B 씨의 시신이 발견된 창고는 김 씨 일당이 지난달 말 보증금 1500만 원, 월세 150만 원을 주고 빌렸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해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중국으로 달아난 공범 3명은 인터폴에 적색수배 요청을 했다. 김 씨는 ‘B 씨가 투자 명목으로 2000만 원을 빌려갔는데 갚지 않아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동포 3명은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경호원으로 고용했다’고 했다. 중국동포 3명은 한국에 살면서 수시로 중국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이 씨 부모 아파트에 있던 현금 5억 원이 든 가방을 들고 도주했다. 이 돈은 이 씨 동생이 최근 경기 성남시 분당의 수입차량 전시장에서 처분한 슈퍼카 ‘부가티 베이론’ 판매대금 20억여 원 중 일부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가 받을 돈 2000만 원 때문에 공범까지 끌어들여 살인을 저질렀다는 진술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이번 사건이 이 씨의 사기 행각과 연관돼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 씨 동생이 풀려난 뒤 일부 사기 피해자들이 이 씨 가족에게 보상을 요구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아 앙심을 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씨 형제를 믿고 지인들 돈까지 끌어 썼다가 4억 원을 잃은 피해자가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안양=김은지 eunji@donga.com·이경진 / 평택=남건우 기자}
경찰이 가수 정준영 씨(30)로부터 불법 동영상 촬영과 유포 정황이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일명 ‘황금폰’을 제출받아 분석 중인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정 씨는 14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해 휴대전화 3대를 제출했다. 정 씨는 이 중 1대가 2016년 여성과의 성관계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고소당했을 때 포렌식(디지털 저장매체 복원 및 분석) 전문업체에 맡겼던 휴대전화인 ‘황금폰’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 씨는 해당 휴대전화를 경찰에 제출하지 않았다. 그와 아이돌 그룹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 등이 속했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참여자들은 성관계 동영상 유포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변호사에게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사건을 경찰에서 넘겨받은 검찰은 정 씨로부터 뒤늦게 휴대전화를 제출받았지만 범행 단서를 못 찾고 무혐의 처분했다. 정 씨와 같은 날 소환된 승리와 클럽 버닝썬의 모회사인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 씨, 승리 친구 김모 씨도 휴대전화 1대씩을 경찰에 제출했다. 경찰은 15일 정 씨와 김 씨의 집을 압수수색해 다른 휴대전화가 더 있는지 확인했다. KBS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은 정 씨가 2016년 ‘몰카’ 의혹이 불거졌을 때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정 씨를 조귀 복귀시킨 데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제작과 방송 중단을 선언했다. KBS는 15일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게 출연자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지 eunji@donga.com·이서현 기자}

경찰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가수 정준영 씨(30)가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이 한 사설 포렌식(디지털 저장매체 복원 및 분석) 업체에 보관돼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이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 신청했지만 검찰이 모두 반려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정 씨가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이 서울 서초구에 있는 포렌식 업체의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에 보관돼 있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해 12월 이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포렌식 업체 대표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를 반려했다. 그러자 경찰은 이 업체 대표 A 씨로부터 “정 씨가 2016년 8월 휴대전화 영상 복구를 맡긴 것은 맞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올해 1월 다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당시 “제보자가 봤다는 동영상 자료가 2016년 정 씨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건과 동일한 것일 가능성이 있으니 별개의 사건이라는 점에 대해 소명한 뒤 필요시 영장을 재신청하라”며 영장을 반려했다. 결국 경찰은 불기소 의견을 달아 정 씨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당시 검찰의 영장 반려에 대해 경찰은 “2016년 사건과 동일 사건이라고 해도 (당시 포렌식을 했던) 정 씨 휴대전화가 아닌 포렌식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것이어서 다른 증거들이 나올 수 있고, 피해자 역시 다를 가능성이 있었다”며 “별개 사건일 경우에만 영장 청구가 가능하다는 당시 검찰의 판단에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정 씨는 2016년 8월 한 여성과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피해를 주장한 여성이 고소를 취하했고 정 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아이돌 그룹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성접대 의혹과 정 씨의 불법 촬영 성관계 동영상 등에 대해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3일 이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이날 경찰의 압수수색은 2015년 12월 6일 카톡 대화방에 오른 승리의 성접대 의혹과 관련된 이틀 치 대화에 대해서만 영장이 발부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 씨의 불법 촬영 성관계 동영상 등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은지 eunji@donga.com·김자현 기자}

경찰이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올린 혐의로 입건한 가수 정준영 씨(30)를 14일 소환 조사한다. 문제의 카톡 대화방에 있던 아이돌 그룹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도 이날 경찰 조사를 받는다. 경찰은 정 씨의 마약 투약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하기로 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날 법무부 주요 업무보고에서 정 씨 사건과 관련해 “가장 나쁜 범죄 행위 중 하나”라며 “범행 사실이 발견되면 그에 따라 검찰에서 구형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정 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승리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받게 된다고 13일 밝혔다. 승리는 2015년 12월 6일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성접대를 준비하면서 주고받은 것처럼 보이는 메시지를 카톡 대화방에 올린 사실이 드러나 지난달 27일 경찰 조사를 한 차례 받았다. 당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은 승리는 성접대 의혹을 부인했다. 경찰은 카톡 대화방에 있던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 씨도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경찰은 이들 셋을 따로 불러 조사할 경우 수사 내용을 공유하며 입을 맞추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같은 날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정 씨가 한 여성과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2016년 8월 고소를 당했을 때 자신의 휴대전화 영상 복구를 맡겼던 서울 서초구 사설 포렌식(디지털 저장매체 복원 및 분석) 업체를 13일 오전 압수수색했다. 이날 경찰의 압수수색은 2015년 12월 6일 카톡 대화방에 오른 승리의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이틀치 대화에 대해서만 영장이 발부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 씨의 불법 촬영 성관계 동영상 등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정 씨는 13일 낮 12시 반경 소속사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성관계 불법 촬영과 유포 등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연예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