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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현지 시간)부터 3일간 독일 라이프치히 콩그레스센터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교통포럼(ITF) 교통장관회의가 열렸다. 2006년 출범한 ITF는 한국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 60개 나라가 회원으로 가입한 세계 교통정책 협의체다. OECD 회원국이 아닌 러시아와 중국도 ITF에 가입해 있다. ITF는 2008년부터 매년 라이프치히에서 교통장관회의를 열고 있다. ‘지역 통합을 위한 교통 연결성’을 주제로 열린 올해 회의에서는 한국이 의장국을 맡았다. 한국은 2007년 ITF 회원국이 됐다. 아시아 국가가 의장국을 맡은 건 2012년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달 27일 물러난 김정렬 전 국토교통부 2차관이 김현미 장관을 대신해 의장을 맡았다. 김영태 ITF 사무총장도 김 의장과 함께 이번 회의를 이끌었다. 김 사무총장은 국토부 교통정책조정과장을 지내다 2017년 임기 5년의 ITF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김 의장은 개회식에서 “‘연결’은 국가 사이의 벽을 낮추고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만든다”며 “길을 열고, 서로를 잇는다는 건 신뢰와 공생을 뜻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 개회식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연결성’은 현 시점에서 논의하기에 적절한 의제”라며 “교통연결을 통해 공동체를 키우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회원국들이) 서로 영감을 얻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올해 회의에는 ITF 비회원국을 포함해 70여 개국에서 1000여 명이 참여했다. 각 나라의 교통정책 관련 정부 인사뿐 아니라 경제 산업계 관계자들도 모여 교통수단과 통신기술을 활용한 연결성 강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각국 장관들은 교통 신기술 도입과 자동차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일레인 차오 미국 교통장관은 “교통 신기술인 드론과 자율주행차를 두고 주(州)마다 정책방향이 달라 이를 서로 조율하는 게 연방정부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율주행차의 상용화와 관련해 “현재 교통사고의 90% 이상은 사람의 실수에 의한 것”이라며 “자율주행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교통안전을 확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리샤오펑(李小鵬) 중국 교통운수부 장관은 “교통 서비스는 시민에게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환경오염도 일으킨다”며 화석연료 중심인 교통체계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국가 간의 연결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드레아스 쇼이어 독일 교통디지털인프라부 장관은 “베를린장벽 붕괴 후 동독과 서독 간의 격차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이동성과 연결성”이라며 “도시에 살든 농촌에 살든 누구나 지속적인 발전을 누릴 수 있도록 교통의 개방과 연결성 강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각국 교통장관들은 23일 장관 선언문을 채택해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도로, 철도, 항공 등 교통 기반시설의 연결성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등에 대한 합의가 담겼다. 유럽 국가 중심인 ITF에 다양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포함됐다. ITF 회원국 중 44개국이 유럽 국가다. ITF는 이번 회의 기간에 아프리카 국가 튀니지의 가입을 승인했다. 이번 회의 기간에 진행된 20여 개의 세션 참가자들은 여성과 농어촌 주민을 포함한 교통 취약계층을 위한 안전한 교통서비스와 친환경 교통 등 여러 주제를 놓고 의견을 나눴다. 특히 첫날 진행된 ‘지역교통 시스템에서 여성의 이동과 참여’ 세션은 참가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 세션에는 디에고 디아즈 프랑스국유철도(SNCF) 대표와 차량 공유 서비스기업 ‘우버’의 여성안전 대책 책임자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특히 SNCF와 우버는 각각 전통적인 대규모 대중교통과 신생 교통서비스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참여는 화제가 됐다. 세션에 참여한 여성 참가자들은 자신이 경험한 사례를 통해 여성이 왜 교통 취약계층인지를 설명했다. 한 여성 패널은 과거 미국의 철도역 화장실에서 있었던 살인사건을 언급하며 SNCF 대표에게 “세계 어느 도시의 기차역에도 여성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없다”며 여성 승객들의 안전에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데이터 분석업체 SAS 독일지사의 회계 담당자인 에디나 타르는 “여성의 교통권은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주제인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의미 있는 의견들을 주고받은 게 흥미로웠다”라고 말했다. ‘교통의 탈탄소화’ 세션에서는 교통수단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줄여 ‘지속가능한 교통’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교통수단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은 이미 준비돼 있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실행하도록 유도하는 정부의 지원 정책이 있어야 한다는 촉구도 있었다.▼ “건강한 교통수단” 전용도로 등 인프라 뛰어난 ‘자전거 천국’ ▼ITF 회의 열린 獨 라이프치히… 평평한 지형 장점 최대한 활용곳곳에 거치대 만들어 이용 장려… 대학생들 절반 자전거로 통학지난달 24일 오후 2시(현지 시간), 독일 라이프치히 연방행정최고법원 앞 광장. 여러 색깔의 풍선을 매단 자전거 100대가 놓여 있었다. 이날까지 3일 동안 열린 국제교통포럼(ITF) 교통장관회의의 마지막 프로그램인 ‘라이프치히 시장과의 자전거 투어’를 위해 라이프치히시 측이 준비해 둔 자전거였다. 투어 참가자들은 들뜬 표정으로 자전거에 올라탔다. 선두에 선 부르크하르트 융 라이프치히 시장이 “자, 출발합시다!”라고 외치며 힘차게 페달을 밟고 나가자 자전거 행렬이 뒤를 따랐다. 라이프치히는 매년 ITF 교통장관회의가 열리는 도시다. 독일 동부 작센주에 있는 라이프치히의 인구는 58만여 명으로 서울 강남구 정도 규모다. 큰 도시는 아니지만 독일 곳곳으로 연결되는 철도와 거미줄 같은 도로망 등 교통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교통장관회의 개최지로 낙점됐다. 융 시장은 “교통장관회의 참가자들이 라이프치히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해마다 자전거 투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프치히는 평평한 도시 지형을 활용해 ‘자전거 천국’으로 거듭난 도시다. 시내 곳곳에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자전거 거치대도 설치했다. 도시 어느 곳이든 자전거로 안전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융 시장은 “시민들이 건강한 교통수단인 자전거를 더 많이 탈 수 있도록 자전거 도로 등의 인프라를 계속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프치히 시민들은 시내 어느 곳을 가든 자전거를 타는 시민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오후에도 라이프치히대 도서관의 분관인 알버티나 도서관이 있는 베토벤길 약 80m 구간에 500여 대의 자전거가 빼곡히 늘어서 있었다. 도시 중심부에 있는 라이프치히대에는 각각 600대, 1100대의 자전거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두 군데 갖춰져 있다.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을 찾은 이 학교 학생 라라 슈라이트뮬러 씨(22·여)는 “우리 학교 학생의 절반 정도는 자전거를 타고 통학한다”고 말했다.○ 공동기획 :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로 받습니다.라이프치히=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엊그제 비가 와 일을 하루 못 했는데 타워크레인 파업으로 또 일을 못 하게 됐네요.” 광주의 한 오피스텔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근로자 박모 씨(54)는 4일 이렇게 하소연했다. 전날 오후부터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조가 동시 파업에 들어가면서 일감이 끊겼기 때문이다. 박 씨가 일하는 현장에서는 100여 명의 일용직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이날 일하지 못했다. 이 현장에서 일하는 목수 등 기능공의 일당은 22만 원, 잡부 일당은 12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전국 곳곳에서는 박 씨처럼 양대 노총 타워크레인 노조의 파업으로 일당을 손에 쥐지 못한 근로자들이 많았다.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은 고층 건물의 뼈대를 세우는 골조 작업을 할 때 철근 등의 자재를 옮기는 역할을 한다. 자재를 운반해야 할 타워크레인이 멈춰 버리면 골조 작업 인부들의 일감도 끊긴다. 또 골조 작업 이후의 공정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외벽 공사 등에 투입되는 일용직 근로자들의 일거리도 영향을 받는다. 박 씨 같은 건설 현장 근로자들은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자신들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데 애꿎은 일용직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외벽 거푸집 설치 작업을 하는 일용직 근로자 정모 씨(57)는 “당장 오늘은 타워크레인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기 전에 올려놓은 거푸집으로 작업하고 있는데 내일은 일감이 없을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근의 다른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골조 작업을 하는 장모 씨(62)는 4일 오전 작업량을 끝낸 후 오후엔 일감이 없어 귀가했다. 장 씨는 “오늘 일당의 반만 받고 들어가는 것도 아쉬운데 내일부터는 일감이 아예 없을지도 몰라 걱정스럽다”고 했다. 이 공사 현장 관계자는 “현장 인력이 450명쯤 되는데 이 중 골조 작업과 외벽 공사 등에 투입되는 100여 명이 타워크레인 파업 때문에 오늘 오후부터는 일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근로자 1500여 명이 일하는 서울의 한 주상복합개발사업 공사 현장에서도 전체 인력의 10%가량인 150여 명이 일감이 없어 집으로 돌아갔다.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관계자는 “구조물이 웬만큼 높이 올라간 상태에서는 타워크레인을 대체할 장비가 없어 일용직 근로자들의 일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김은지 eunji@donga.com·한성희 / 광주=이형주 기자}

“지금부터 구명조끼 착용법에 대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고객 여러분께서는 앞쪽에 있는 승무원을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1일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선착장을 출발한 유람선 ‘시티’호의 갑판 위 스피커를 통해 이런 안내방송이 나왔다. 선착장을 출발한 지 7분쯤 지난 뒤였다. 곧바로 한 승무원이 갑판 뱃머리 쪽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고는 구명조끼 착용 시범을 보이기 시작했다. “구명조끼는 부착끈과 포켓이 나오도록 입으시고 가장 먼저 가슴끈, 허리끈을 착용해 주십시오….” 스피커를 통해 계속 이어져 나오는 설명에 따라 승무원이 시범을 보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승객은 승무원의 시범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승무원의 시범과 설명을 제대로 보고 듣는 승객은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갑판 위에는 100명의 승객이 있었다. 이 중 25명은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였다.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온 부모 중 누구도 아이들에게 구명조끼 착용 시범을 잘 보고 들으라고 얘기하지 않았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로 구명조끼 착용을 포함한 유람선 내 안전수칙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이날 한강 유람선에 탑승한 기자는 배에서 내릴 때까지 구명조끼를 착용한 승객을 단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현행 ‘유선 및 도선사업법’은 5t 이하의 소형 선박 중에서도 관할 관청이 지정한 일부 선박에 대해서만 승객들의 구명조끼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시티호는 247t급이어서 승객들의 구명조끼 착용이 의무는 아니다. 선박 사고는 배의 규모에 관계없이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 대상 선박의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자가 탄 유람선은 여의도선착장을 출발해 마포대교, 당산철교를 지나 다시 여의도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40분간 운항한다. 이런 유람선이 하루에 6차례씩 일주일 내내 한강 위를 다닌다. 유선 및 도선사업법에 따르면 유람선 사업자는 안전한 승선·하선 방법과 인명 구조장비 사용법, 유사시 대처 요령 등을 출항 전에 승객들에게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 이날 기자가 탑승한 배에서는 구조장비 사용법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한 설명이 있었지만 사고 발생 시 행동 요령에 대한 안내는 따로 없었다.■ 갑판 정원 80명인데… 승객 100명 올라가도 아무도 제지안해 ■ “어린이 친구와 함께하신 고객님께서는 어린이가 뛰어다니거나 난간에 매달리지 않도록 늘 함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구명조끼 착용 시범이 있기 전엔 스피커를 통해 이런 안내방송이 나왔다. 탑승 어린이 보호자들에게 각별히 주의를 당부하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탑승 어린이들 중에는 난간에 매달렸다가 내려오기를 반복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를 제지하거나 주의를 주는 부모는 보이지 않았다. 어린아이를 한 손으로 안은 채 난간에 바짝 붙어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는 어른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한 여성은 ‘갈매기를 보라’며 서너 살쯤 돼 보이는 아이를 난간 가까이로 이끌기도 했다. 난간에 매달리는 어린이들의 안전을 챙기지 않기는 승무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 유람선이 운항하는 동안 대부분의 승객은 갑판 위에서 시간을 보냈다. 운항 시간의 절반가량인 20분 정도는 전체 승객 100명 모두가 갑판 위에 있었다. 갑판 아래 1층에는 좌석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음악 공연이 진행되는 약 10분 동안을 제외하고는 승객들은 갑판 위에 있었다. 갑판이 있는 이 유람선의 2층 최대 수용 인원은 80명이다. 수용 인원을 넘어선 승객들이 갑판 위로 나와 있었지만 이를 통제하는 승무원은 보이지 않았다. 김광수 목포해양대 항해학부 교수는 “승객들이 갑판 위로 다 올라가 있으면 무게중심이 위로 쏠려 배의 복원성이 줄어든다”며 수용 인원을 초과한 승객이 갑판 위에 머무는 것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기자가 유람선 곳곳을 둘러본 결과 구명조끼는 1층 좌석 맨 뒤편과 앞쪽 무대 주변에 성인용 총 138개, 2층 매점과 갑판 좌석 아래에 성인용 85개, 소인용 16개가 있었다. 유선 및 도선사업법은 구명조끼를 선박 정원의 120% 수준으로 갖추도록 정하고 있다. 시티호의 승선 정원은 256명이다. 규정상 구명조끼는 308개가 있어야 한다. 소인용 구명조끼는 정원의 20% 이상을 갖춰놔야 한다. 최소 52개는 있어야 한다. 유람선 측은 “1, 2층 곳곳에 성인용 구명조끼 267개, 2층에 소인용 구명조끼 61개가 비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유람선을 운영하는 ‘이랜드 크루즈’ 최경민 대표이사는 “유람선 시설 등을 선박안전기술공단에서 매년 한 차례 점검하고 있다”며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서도 매달 불시 점검을 나와 구명조끼 개수 및 상태 등을 검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명조끼가 비치된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유람선 곳곳을 둘러본 기자가 찾지 못했다면 승객들이 비상시 급박한 상황에서 구명조끼를 발견하기는 더욱 어려워 보였다.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에도 구명조끼는 비치돼 있었지만 이 배는 크루즈선에 추돌당한 뒤 7초 만에 침몰했다. 이은방 한국해양대 해양경찰학과 교수는 “구명조끼가 어느 위치에 어떻게 보관돼 있다는 걸 제대로 교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2일 오후 이랜드 크루즈가 운항하는 유람선 ‘트리타니아’호에 올라 안전관리 실태를 직접 점검했다. 진 장관은 “국내 유람선의 안전 실태를 꼼꼼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준 speakup@donga.com·김은지 기자}

“경찰관 손발 다 묶어놓고 여자 경찰이라 제압하지 못했다고 비난하니 참담하다.” 이른바 ‘대림동 여자 경찰 사건’의 관할서인 서울 구로경찰서 소속 경찰관은 20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연신 안타까워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술에 취한 사람이 난동을 부리면서 경찰에게 욕설을 퍼부어도 경찰은 ‘집에 가라’는 말로 달랠 수밖에 없는 공권력의 무력함인데 ‘여자 경찰 무용론’으로 번졌다는 것이다. 사건 당시 현장 동영상을 보면 중국동포 허모 씨(53)가 출동한 남자 경찰에게 욕설을 퍼붓는데도 경찰은 “빨리 집에 가세요”라고 말한다. 남자 경찰의 뺨까지 때린 허 씨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현장의 경찰관들은 이번 대림동 사건은 여자 경찰의 문제라기보다는 경찰이 공권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술에 취한 사람들이 욕을 하고 멱살을 잡아도 인권을 침해했다고 민원을 제기할까 봐 참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치안 역량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경찰서 김모 순경은 1월 택시 안에서 자고 있는 20대 남성을 깨우다가 멱살을 잡혔는데도 ‘보는 눈도 많은데 제압했다가 괜히 민원 들어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고 했다. 김 순경은 “‘과잉 진압했다’고 민원 들어오면 인사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결국 계속 욕을 해대는 남성을 말로 설득해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남자 경찰에 비해 힘이 상대적으로 약한 여자 경찰이라도 삼단봉 등의 장구를 사용하면 남성도 제압할 수 있다는 게 현장 경찰관들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하지만 ‘인권’이 강조되는 추세이다 보니 현장에서는 물리력을 사용하기보다는 말로 설득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의 한 지구대 여자 경찰관은 “경찰이 물리력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반발 정서가 워낙 강하고 장구 사용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며 “혹시라도 나중에 책임질 일이 생길까 봐 물리력 사용을 다들 꺼린다”고 말했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0일 “직원들이 현장에서 ‘비례의 원칙’에 따라 대응하는 경우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당한 공권력 집행에 저항하는 상대를 제압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물리력 행사는 문제 삼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사건 이후 경찰 내부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일선 현장을 책임지는 간부급 경찰들은 매달 한 번씩 현장 경찰에게 무도체포술 훈련을 시키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훈련이 주로 밤샘 근무 후에 이뤄지는 데다 평가 항목이 아니다 보니 교관도, 훈련을 받는 경찰도 형식적으로 시간만 때운다는 것이다. 중앙경찰학교에서 이뤄지는 체포 훈련도 현장에선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신입 경찰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서울의 한 지구대장은 “실제 현장에서 유용한 훈련은 전혀 없는 게 현실”이라며 “대림동 사건 여자 경찰이 무슨 잘못이 있나. 평소 훈련을 제대로 시키지 않은 조직이 문제”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여자 경찰관들은 자비를 들여 개인적으로 유도 등 무예를 배운다. 여자 경찰들도 제 몫을 하지 못한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태권도와 합기도를 합쳐 7단인 한 여성 순경은 “같이 출동한 남자 직원들에게서 ‘네가 다치면 일이 커지니 나서지 말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조동주 djc@donga.com·김은지·한성희 기자}

지난달 청년실업률이 20년 만에 최악을 기록하는 등 청년 취업시장이 갈수록 위태로워지고 있다. 이 같은 심리가 반영된 것일까. 1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관에서 열린 제12회 청년일자리 박람회 ‘청년드림 잡 콘서트’에는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긴 행렬이 늘어섰다. 이 행사는 청년 구직자들이 65개 중소·중견기업으로부터 즉석 채용 면접을 받을 수 있도록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고양시가 함께 주최한 자리다. 대기업 9곳은 상담 부스를 마련했다. 2014년부터 시작된 청년드림 잡 콘서트에는 대학생, 특성화고 학생, 군인 장병 등 많은 취업 희망자들이 참석해 현장 면접과 다양한 진로, 직업 탐색의 기회를 갖는다. 지난해엔 상·하반기 두 차례 열린 행사에 총 9000명이 참석했고 이 가운데 100여 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청년들이 취업에 희망을 갖게 되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이기 때문에 이런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400여 명의 청년에게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70여 개 기업, 5000여 명 ‘북적’… 고교생도 눈길 이날 행사에는 청년 구직자 5000여 명이 참석했다. 대학 졸업 후 정보통신 업계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한재원 씨(28)는 “취업난이 남의 얘기일 줄 알았는데 졸업 후에 취업이 잘 안 돼 답답한 마음에 이곳을 찾았다”며 “온라인에 떠도는 단편적 정보가 아닌 실제 기업 관계자들의 말을 들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교복 차림의 고등학생이 벌써부터 취업을 고민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친구와 함께 잡 콘서트를 찾은 경기 고양시 일산동고 2학년 주현수 양(17)은 영어면접 클리닉 부스에서 영어면접을 체험했다. 주 양은 “국내에서 취업이 안 되면 해외로 취업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영어면접 상담을 받았다”고 했다. 이날 행사장엔 영어와 일본어 면접 클리닉은 물론 △취업서류 클리닉 △인·적성 검사 클리닉 △면접 이미지 클리닉 △경영지원·마케팅·금융 등 11개 직무 분야 종사자 및 전문가의 개별 멘토링 등이 마련돼 취업준비생들에게 해법을 제시했다. 올 2월 이공계 석사 과정을 졸업한 전영현 씨(27)는 취업서류 클리닉을 받았다. 취업준비생들이 흔히 쌓는 ‘스펙’은 없지만 연구 경험이 많은 전 씨는 이 장점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를 주로 물었다. 전 씨는 “어려운 연구 내용을 쉽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상세히 알려줘 유익했다”고 말했다.○ 구인난 중소기업도 만족, AI 면접체험에 ‘엄지 척’ 현대자동차와 LG전자, 롯데백화점 등 대기업 9곳이 마련한 공채 상담 부스에는 기다리는 청년들이 짧은 행사 시간을 아쉬워할 정도로 대기자들의 줄이 길었다. 지난해 수도권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 윤창일 씨(28)는 “자동차 관련 기업 취업을 준비하는데 현대자동차 담당자에게 20분 가까이 상담받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전역 이후 취업을 돕기 위해 육군 1군단이 후원에 나선 가운데 전투복 차림의 장병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최홍식 병장(23)은 “다음 달 전역하면 3학년으로 대학에 복학하는데 미리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 전우들과 함께 잡 콘서트를 찾았다”고 했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최 병장은 취업 멘토링을 통해 금융권 취업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취업난 속에 구인난을 겪고 있는 중소·중견기업들에도 잡 콘서트는 반가운 자리다. 현장 면접장에서 만난 최영희 신성엔에스텍 관리부장은 “온라인에도 채용 공고를 올리고 있지만 현장에서 직접 구직자를 만나 회사의 장단점을 설명하며 채용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며 “1시간여 만에 벌써 2명을 점찍었다”고 얘기했다. AI 면접체험 부스도 현장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채용 비리를 근절하고 직무 적합도 높은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AI 면접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막상 취업준비생들이 이를 체험해 볼 기회는 드문 상황. 5분간 진행되는 약식 모의면접 테이블 앞은 차례를 기다리는 참가자들로 붐볐다.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정식 모의면접을 체험하기 위해 사전에 신청한 참가자가 30명을 넘었다. AI 모의면접을 마친 윤지수 씨(22·여)는 “사람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색하고 당황스러웠다”며 “앞으로 인공지능 면접을 치르게 된다면 이번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양=김도형 dodo@donga.com·김은지 기자}
10일 오후 11시경 인천국제공항도로 서울 방향 김포공항 나들목 부근. 여배우 한지성 씨(28)가 6일 오전 3시 52분경 사고를 당한 장소다. 한 씨는 이곳 2차로에 차를 세우고 내린 뒤 트렁크 뒤편에 서 있다 뒤에서 오는 택시와 올란도 차량에 치여 숨졌다. 기자도 야간에 이 지점 인근을 차로 직접 주행해 봤다. 차량이 내달리는 도로에서 보행자의 출현은 생각하기 힘들었다. 도로 위에 보행자가 있더라도 가까이 다가서지 않는다면 잘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경찰청에 따르면 고속도로 보행자 사상사고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매년 100건 넘게 발생했다. 지난달 16일에도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안성나들목 인근에서 고속도로를 걷던 70대 남성이 차에 치여 숨졌다. 이 중에는 차를 타고 달리다 잠깐 내린 사이 차에 치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장이나 사고로 차가 멈춰선 뒤 조치를 취하려다 뒤따르는 차에 치이는 2차 사고 피해자들도 이 안에 포함된다. 문제는 차량이 정지된 상태에서 사고를 당하면 일반 교통사고보다 피해가 훨씬 크다는 것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13~2017년 고속도로 위에서 발생한 2차 사고의 치사율은 연평균 52.7%로 일반 교통사고 치사율(연평균 9.1%)의 약 5.7배에 이른다. 차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주로 발생하는 추돌사고와 달리 멈춰 있는 상태에서 차에 받히면 더 큰 충격을 받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어떠한 돌발 상황에서도 고속도로 위에 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국가교통안전연구센터 연구위원은 “고속도로에서는 후방 차량을 위해 안전 삼각대를 설치하려다가도 사고를 당할 수 있다”며 “사고가 나도 비상등을 켜고 트렁크를 열어두는 조치만 취하고 재빨리 도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고속도로에서는 보행자 사상사고가 발생해도 법원이 운전자의 책임을 묻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고속도로 위 보행자 사망사고의 경우 과속 등 운전자의 과실이 일부 인정되더라도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리기도 한다. 화물차 운전자 A 씨(34)는 2016년 4월 경기 시흥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일산 방면에서 차로에 떨어진 박스를 줍던 B 씨를 치어 숨지게 했다. A 씨는 제한속도가 시속 100km인 도로를 시속 130km를 넘겨 달렸다. 하지만 1심 법원인 수원지법 안양지원은 A 씨에게 죄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자동차의 운전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행자가 있을 것까지 예견해 급정차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대비하면서 운전할 의무가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면서 “운전자가 제한속도인 시속 100km의 속력으로 운행했더라도 피해자가 1차로에 진입하기 이전에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예상할 수 없었다”며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 법원과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새아빠로부터 당한 성폭력 피해를 경찰에 알렸다가 그 새아빠에게 살해된 A 양(13). 그의 친모 유모 씨(39)는 A 양의 보호자가 아닌 남편의 동조자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다. 유 씨는 A 양이 남편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오히려 A 양의 친부에게 “딸 교육을 잘 시키라”고 따지며 A 양의 행실을 탓했다. 유 씨는 A 양이 경찰에 신고를 한 뒤에는 A 양을 살해 장소로 유인하는 등 남편의 범행을 도왔다. 딸이 가족에게 성폭력을 당했을 때 친모는 딸의 보호자 역할을 해야 하지만 지난달 27일 광주에서 벌어진 A 양 피살 사건처럼 친모가 남편이나 동거남 등 가해자 편에 서는 일이 적지 않다. 가족 내 성폭력 사건의 경우 친모의 비정상적인 심리 상태를 고려해 신속히 피해자를 보호해야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가 거짓말” 가해자 편든 친모 지난해 초 지방 한 소도시에 사는 중학생 B 양은 학교 상담교사에게 “친아버지로부터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얼마 뒤 B 양이 아버지를 피해 아동보호기관에 입소하자 B 양의 어머니가 해당 기관에 찾아왔다. 어머니는 “원래 거짓말을 잘하는 아이다. 애아빠가 어쩌다 가슴을 스친 것을 만진 걸로 과장한 것”이라며 딸의 피해 사실을 부인했다. B 양의 아버지는 재판에 넘겨진 뒤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B 양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B 양을 설득해 집으로 데려갔다. 2017년 말 중학교 2학년이던 C 양은 교내 상담 과정에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친아버지로부터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해 온 사실이 파악됐다. 학교 측이 C 양의 어머니에게 피해 내용을 알리자 어머니는 “부부관계가 좋지 않은 것이 다 이 아이 때문이었다”며 도리어 C 양을 탓했다. C 양의 어머니는 딸이 보호시설에 들어간 뒤 담당 상담사에게 “아이가 집에 없으니 남편이 신혼 때로 돌아간 것처럼 잘해준다”고 말했다고 한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광주 의붓딸 살해사건 피해자의 친모 유 씨 역시 남편과의 관계를 위해 딸을 제거해야 할 장애물로 여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친모 심리상태 고려, 적극 조치해야 가족 성폭력 사건들을 분석한 연구자들은 피해자의 친모가 남편이나 동거남에게 경제적, 심리적으로 압도당한 채 자존감이 극도로 낮은 경우가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고 말한다. 자신의 딸을 성폭행한 가해자인 남편이나 동거남이 감옥에 갇힐 경우 생계유지나 자녀 양육이 어려워질까 두려움에 사로잡힌다는 것이다. 남편의 사랑을 딸에게 빼앗겼다는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딸의 성폭력 피해를 알고도 묵인하거나 문제가 불거졌을 때 “그럴 리가 없다”며 가해자를 옹호하는 태도를 취한다고 가족 성폭력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생계가 어렵다는 둥 호소하며 “너만 참으면 동생들이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취지로 딸의 불필요한 죄책감을 부추기기도 한다. “너로 인해 문제가 생겼다”고 성폭력 피해의 책임을 딸에게 전가하는 사례도 있다. 전문가들은 광주 의붓딸 살해사건과 같은 비극을 막으려면 피해자 친모의 왜곡된 심리상태를 감안해 선제적인 피해자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친모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가할 것으로 우려되면 상담 치료를 받도록 하거나 피해자를 보호시설에 입소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의붓딸 살해사건에서 경찰은 가해자인 새아빠와 함께 사는 친모에게 딸의 성폭력 신고 사실을 알려 보복 살해의 빌미를 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광주 동부경찰서는 의붓딸을 살해해 시체를 유기한 새아빠 김모 씨(31·구속)를 7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김 씨에게 살인혐의가 아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보복살인죄의 최소 형량은 징역 10년으로 살인죄 최소 형량(5년)의 두 배다. 살인 및 시체유기 방조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된 어머니 유 씨는 광주 집에 머물며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김은지 eunji@donga.com / 광주=이형주 기자}

근로자의 날이었던 1일 오후 경기 고양시 A쇼핑몰. 다섯 살 안팎으로 보이는 ‘꼬마 킥라니(킥보드+고라니)’들이 장난감 가게와 키즈카페 등이 밀집한 3층에서 킥보드를 탄 채 헤집고 돌아다니는 동안 어린 자녀와 동행한 부모들은 조마조마 불안해했다. 7세 딸과 쇼핑몰을 찾은 여모 씨(36·여)는 “아이들이 킥보드를 타다 딸과 부딪힐까 봐 불안하다”고 했다. 이 쇼핑몰 곳곳에는 ‘주행기구 이용 금지’라고 적힌 팻말이 붙어 있었다. 스피커에선 ‘킥보드 이용이 불가하다’는 쇼핑몰 측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기자가 현장을 지켜본 1시간 30분 동안 직접 본 꼬마 킥라니는 10명이 넘었다. 헬멧 같은 안전장비를 착용한 아이는 한 명도 없었다. 부모들은 실내에서 내달리는 아이들을 말리기는커녕 킥보드에 올라타 직접 시범까지 보였다. 최근 휴일에 가족들과 쇼핑몰·대형마트를 찾는 시민들은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 꼬마 킥라니까지 피해 다녀야 해 애를 먹고 있다. 쌩쌩 달리는 킥보드를 멈추는 데 익숙지 않은 아이들은 종종 사고를 내기도 한다. 어린아이가 타는 킥보드에 부딪혀 코뼈가 부었다거나 킥보드에 밟혀 발가락을 다쳤다고 호소하는 사례들이 많다. 토요일이던 지난달 13일 오후 인천 연수구의 B아웃렛에서는 20대 남성이 킥보드를 타고 측면에서 돌진한 5세 남자 아이에게 다리를 부딪혀 휘청거렸다. 의류매장에서는 4세 남자 아이가 킥보드를 타고 좁은 판매대 사이를 돌아다녀 손님들이 피해 다니기도 했다. 충남 홍성군에 사는 이모 씨(31·여)는 3월 말 한 대형마트의 무빙워크에서 킥보드를 타고 내려오던 아이에게 받혀 발뒤꿈치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부상을 입었다. 쇼핑몰과 대형마트 측은 곳곳에 ‘킥보드 출입 금지’ 안내판을 붙여 놓았다. 하지만 고객을 강제로 쫓아낼 수는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 B아웃렛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십 명이 킥보드를 갖고 오는데 그렇다고 고객들한테 나가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자녀들의 킥보드 질주를 방관하는 부모들은 아이들이 평소 학원 스케줄로 바빠 야외활동을 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쇼핑몰이나 마트에서라도 운동 삼아 탈 수 있게 하는 거라고 항변했다. 쇼핑몰 내부가 야외의 인도보다 안전하고 미세먼지 걱정도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기자에게는 ‘내 아이들의 뛰어놀 권리가 다른 시민의 안전보다 더 중요하다’는 어긋난 자녀 사랑으로 들렸다. ‘실내에서는 주행기구를 타면 안 된다’는 쇼핑몰 규정을 부모의 묵인하에 어기는 아이들이 어떤 어른으로 자랄지도 걱정이 됐다. 기자가 주말 동안 돌아다닌 쇼핑몰들은 편의를 위해 규칙을 외면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아이들이 그대로 보고 배우는 현장이었다. 김은지 사회부 기자 eunji@donga.com}

경찰은 17일 경남 진주시 한 아파트의 ‘묻지 마 방화·살인 사건’ 발생 7개월 전부터 지난달까지 피의자 안인득 씨(42)의 오물 투척 등 난동에 대한 112 신고를 8차례 받았다. 그동안 아파트 이웃 주민 등은 안 씨의 과격한 행태에 몸서리쳤다. 하지만 경찰은 여러 차례 현장에 출동하고도 그가 조현병을 앓았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경찰이 현장 출동 단계에서 피신고자의 정신병력을 확인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너무 무섭다”며 경찰에 5차례나 신고했던 안 씨의 윗집 주민 강모 씨(54·여)는 안 씨가 휘두른 흉기에 중상을 입었다. 강 씨의 조카 최모 씨(19)는 목숨을 잃었다. 경찰이 안 씨의 정신병력을 확인해 미리 조치를 취했다면 이 같은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출동 경찰 정신병력 요청에 “공문 보내라” 현장 출동 경찰관들에게 피신고자의 정신병력은 중요한 정보다. 신고자나 경찰관들이 예상치 못한 공격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경기 광명시에서 60대 여성이 “미행을 당하고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여성이 김모 씨(64)의 미행 등 위협을 경찰에 신고한 횟수는 모두 5차례나 된다. 하지만 김 씨가 조현병 환자라는 사실을 몰랐던 경찰은 “내 갈 길을 가는 것이지 쫓아가는 것이 아니다”라는 김 씨의 말을 믿고 사건을 종결했다. 결국 마지막 미행 신고 19일 뒤 신고 여성은 김 씨에게 살해당했다. 또 지난해 7월 경북 영양군에서는 피신고자의 정신병력을 모른 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흉기에 찔려 숨졌다. 무엇보다 경찰이 출동 단계에서 피신고자의 정신병력을 파악하려고 해도 정신질환자 정보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은 게 문제다. 전국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정신건강복지센터(센터) 243개가 있지만 조현병 환자나 보호자가 병력을 센터에 제공하지 않으면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다. 전체 정신질환자 가운데 센터에 등록된 비율은 19%(2017년 기준 추정치)에 불과하다. 또 센터에 피신고자의 정신병력이 있다고 해도 경찰은 쉽게 열람할 수 없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센터는 수사를 위해 필요한 경우 경찰에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경찰이 정보를 요청하려면 공문을 센터에 보내야 해 촌각을 다투는 출동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또 열람을 요청한다고 하더라도 센터가 기록을 제공할 의무가 없어 거절당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피신고자에게 전과가 있는 경우 경찰은 사건기록의 정신병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장 출동이 잦은 파출소·지구대 경찰관들이 사건기록을 열람하려면 별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건 현장의 초동 조치 단계를 거친 뒤 피신고자가 입건돼 범죄 혐의가 인정될 경우 경찰은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병원과 건강보험공단에서 정신병력을 확인할 수 있다.○ “정신질환자와 피해자 인권 균형 맞춰야” 보건복지부는 환자의 정신병력이 민감한 개인정보이므로 수집 및 열람이 제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조현병 환자의 ‘묻지 마 살인’이 반복되면서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현장 경찰이 정신병력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말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병원에서 조현병 환자의 공격으로 숨진 사건을 계기로 정신건강복지법이 개정(임세원법)돼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개정 법에도 수사기관의 정신병력 정보 접근을 허용하는 내용은 없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정신질환자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그들에 의해 위험에 놓인 시민들의 인권 역시 보호받아야 한다. 보건당국과 수사기관 간의 정보공유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은지 eunji@donga.com·남건우 기자}
집 안 곳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여성과의 성관계 장면이나 여성 신체를 불법 촬영해온 제약회사 2세가 구속됐다. 권덕진 서울동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이모 씨(34)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18일 발부했다. 권 부장판사는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이 씨는 2007년부터 전등, 변기, 시계 등 집 안 곳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두고 방문하는 여성들과의 성관계 장면이나 신체 사진을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가 불법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은 수백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도 최소 34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10년 넘게 계속된 이 씨의 범행은 이 씨 컴퓨터에 저장된 불법 촬영 동영상을 전 여자친구가 발견해 지난달 경찰에 고소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혐의를 대체로 시인한 이 씨는 “영상을 소장하고 싶은 마음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집안 곳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여성과의 성관계 장면이나 여성 신체를 불법 촬영해온 제약회사 2세가 구속됐다. 권덕진 서울동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이모 씨(34)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18일 발부했다. 권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이 씨는 2007년부터 전등, 변기, 시계 등 집안 곳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두고 방문하는 여성들과의 성관계 장면이나 신체 사진을 불법적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가 불법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은 수백 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도 최소 34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10년 넘게 계속된 이 씨의 범행은 이 씨 컴퓨터에 저장된 불법 촬영 동영상을 전 여자친구가 발견해 지난달 경찰에 고소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혐의를 대체로 시인한 이 씨는 “영상을 소장하고 싶은 마음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디지털포렌식(디지털 저장매체 복구 및 분석)을 통해 피해자가 더 있는지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3, 4년 전 일이라 기억나지 않는다. 홍남기 전 정책조정수석실 기획비서관이 기록했으니 홍 전 비서관에게 확인하라.”(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 “기억이 나지 않는다.”(안종범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회의록을 챙겨본 적이 없다.”(조윤선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4·16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 방해 사건’ 재판에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비서실장과 안 전 경제수석, 조 전 정무수석 등 주요 피고인들은 증인신문을 통해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재판에는 특조위 가동 3개월 뒤인 2015년 11월 홍 전 비서관이 작성한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실수비) 회의 결과 보고서’와 강용석 전 청와대 해양수산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업무수첩 등이 증거로 제시됐다. 이들 자료에는 ‘세월호 특조위에서 사고 당일 VIP(박근혜 대통령) 행적을 전원위원회에 조사 안건으로 상정·채택하려고 시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해수부가 책임지고 대응, 제어할 것’ 등 청와대가 특조위 활동을 방해하려 한 정황이 담겨 있다. 또 ‘세월호 특조위가 청와대 대응 5개 사항(VIP 7시간 행적 포함)을 조사하는 내용의 안건을 전원위원회에 상정하는 것은 명백한 일탈, 월권 행위인 만큼 해수부를 중심으로 강력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경제수석)’ 등의 표현도 있다. 이 전 실장은 이날 첫 증인으로 나와 “오늘이 4월 16일이다.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지난해 3월 시작된 이 재판은 35차례 공판을 거치며 1년 넘게 이어져 왔다. 김은지 eunji@donga.com·이소연 기자}

13일 오전 ‘2019 고려대 진로진학콘서트’가 열린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인촌기념관. 2020학년도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 1200여 명으로 객석이 가득 찼다. 이들은 진학콘서트 내내 메모를 멈추지 않았다. 무대 위 대형 화면에서 입시 전형 자료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객석 여기저기서 휴대전화 사진 찍는 소리가 울렸다. 이날 오전 9시 반과 오후 2시 반, 두 차례 열린 진학콘서트에 총 2500여 명이 몰렸다. 학교 측은 진학콘서트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관련 정보를 대거 공개했다. 학종이 이른바 ‘깜깜이 전형’이 아니라는 근거로 분명한 선발 기준과 원칙을 밝힌 것이다. 학교 측은 학종의 4가지 서류평가 항목이 △학업역량 △전공 적합성 △인성 △자기계발 의지라는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최미정 입학사정관은 “학종의 네 가지 요소를 두루 갖춘다면 좋겠지만 어떤 요소는 뛰어난 반면 다른 것은 부족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합격자마다 합격 포인트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수험생의 희망 진로가 바뀌는 게 평가에 반영된다’거나 ‘자기소개서가 제일 중요하다’는 통념은 오해라고 밝혔다. 수험생이 진로를 변경했느냐, 유지했느냐는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입학사정관들은 자기소개서보다 학교생활기록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었다. ‘자기소개서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요소가 있으며 이 요소마다 별도 점수를 배정한다’는 설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최 입학사정관은 “자기소개서에 토플 같은 공인 어학성적과 부모의 직업, 지위, 직장을 암시하는 표현을 넣으면 0점 처리한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수시 일반 전형과 특기자 전형 선발 인원을 각각 19명, 36명 줄이고 정시로 55명을 더 뽑는 것을 2020학년도 입시 전형의 큰 변화로 소개했다. 또 기회균등 전형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됐고 고등학교 추천서가 필수 제출에서 선택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전형 설명에 이어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는 올해 학종으로 입학한 고려대 신입생들이 무대에 올라 합격 비결을 소개했다. “자기소개서에 학창시절 활동을 나열하기보다는 자신의 성장기를 담는 게 좋다”, “면접을 준비할 때는 스스로 자신의 영상을 찍어 말소리의 크기와 말의 속도 등을 체크해 보라”고 권유했다. 한 신입생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절제할 수 없다면 고3 때는 스마트폰을 과감히 없애버려야 한다”고 하자 객석의 학부모들 사이에서 공감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콘서트에 참석한 이정숙 씨(44·여)는 “새벽부터 충북에서 차를 직접 운전해 올라왔지만 조금도 후회가 안 된다”며 “지방에서는 학종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데 이번 콘서트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고3 학부모 계윤정 씨(54·여)는 “입시 준비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새롭게 알 수 있어 좋았다”며 “수험생인 아이와 함께 왔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김은지 eunji@donga.com·김소영 기자}

“방어능력 없는 태아의 생명권 부정 유감”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대해 천주교와 개신교 등 종교계에서는 “태아의 기본 생명권을 부정한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11일 의장 김희중 대주교 명의로 낸 자료를 통해 “낙태는 태중의 무고한 생명을 죽이는 죄이며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교회의 가르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번 결정은 수정되는 시점부터 존엄한 인간이며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없는 존재인 태아의 생명권을 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주교회는 지난해 3월 낙태죄 폐지에 반대하는 신자 100만 명의 서명을 받아 헌재에 전달하기도 했다. 주교회의는 또 “헌재 결정은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한 책임을 여성에게 고착시키고 남성에게서 부당하게 면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도 이날 대변인 허영엽 신부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헌재 결정에 유감을 표시했다. 서울대교구는 “관련 후속 입법이 신중하게 이뤄져 임신한 여성과 태아의 생명 모두를 지킬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개신교계를 비롯해 79개 단체가 모인 ‘낙태죄 폐지 반대 전국민연합’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의 존중이라는 헌법 정신에 입각해 볼 때 낙태죄는 존치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낙태죄는 태아의 생명권뿐 아니라 여성의 건강권을 지켜주고, 여성에게만 요구되는 전적인 책임으로부터 보호하는 법”이라며 “낙태가 허용되면 그로 인한 의료 보건적 부작용, 정신적 피해가 더욱 전적으로 여성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언론회도 이날 “헌재의 결정은 생명 존엄성을 경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갈 것이어서 매우 걱정스럽다”고 논평을 냈다.“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 존중받게 돼 환영”“여러분, ‘헌법불합치’가 나왔습니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소식이 전해진 11일 오후 2시 50분경 서울 종로구 헌재 앞에서는 ‘와’ 하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낙태공동행동)이 이날 오전 일찍부터 주최한 낙태죄 위헌판결 촉구 집회에 참여한 300여 명은 서로 부둥켜안고 펄쩍펄쩍 뛰었다.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문설희 낙태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승리의 날”이라며 “그동안은 경제개발과 인구관리라는 명목으로 낙태죄를 처벌했지만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낙태죄는 위헌이다, 우리는 승리했다’ ‘역사는 진보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오후 3시 50분까지 자리를 지켰다. 배복주 장애여성공감 대표는 “여성이 자신의 몸과 건강에 대한 권리를 존중받을 기회가 생긴 것”이라며 헌재의 결정을 반겼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유엔 여성차별위원회는 ‘안전하지 않은 여성의 임신중절이 모성 사망과 질병의 주요 원인’이라며 낙태 합법화를 한국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은 타당하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도 논평을 통해 “여성들은 그들의 삶을 옥죄던 잔혹하고 굴욕적인 족쇄 하나를 벗어던졌다”며 헌재의 결정을 환영했다. 법안과 제도 마련 등 후속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 결정이기 때문에 임신중절의 허용범위와 시기, 사유 등이 국회의 법개정과 입법후속조치에서 치열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여러분, ‘헌법불합치’가 나왔습니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소식이 전해진 11일 오후 2시 50분경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는 ‘와’하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낙태공동행동)이 이날 오전 일찍부터 주최한 낙태죄 위헌판결 촉구 집회에 참여한 300여 명은 서로 부둥켜안고 펄쩍펄쩍 뛰었다.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문설희 낙태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승리의 날”이라며 “그동안은 경제개발과 인구관리라는 명목으로 낙태죄를 처벌했지만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낙태죄는 위헌이다, 우리는 승리했다’, ‘역사는 진보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오후 3시 50분까지 자리를 지켰다. 배복주 장애여성공감 대표는 “여성이 자신의 몸과 건강에 대한 권리를 존중받을 기회가 생긴 것”이라며 헌재의 결정을 반겼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유엔 여성차별위원회는 ‘안전하지 않은 여성의 임신중절이 모성 사망과 질병의 주요 원인’이라며 낙태 합법화를 한국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은 타당하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도 논평을 통해 “여성들은 그들의 삶을 옥죄던 잔혹하고 굴욕적인 족쇄 하나를 벗어던졌다”며 헌재의 결정을 환영했다. 법안과 제도 마련 등 후속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 결정이기 때문에 법안 개정의 방향이 중요한 쟁점이 될 것”며 “낙태죄가 전면 폐지되는 것이 아니라 산모의 임신 기간,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고려해 낙태를 허가하는 ‘조건부 낙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은지기자 eunji@donga.com}
지난달 출산한 김모 씨(38)는 이달 초 서울의 자택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김 씨는 수유 때문에 새벽에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피곤한 날이 많지만 틈틈이 CCTV 영상을 돌려본다. 아이를 봐주는 산후조리사가 혹시 아이에게 해코지를 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돼서다. 충남 홍성군에서 출장 산후조리사로 일하는 임모 씨(58·여)는 3일 산모의 집 안 곳곳에 CCTV가 설치된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집에서 일한 지 일주일이 지난 임 씨가 처음 왔을 땐 CCTV가 없었다. CCTV는 부엌과 거실, 방 안에 설치돼 있었다. 임 씨는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 CCTV를 설치해 놓은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 하지만 고용이 된 입장이라 따지지는 못했다. 14개월 된 남아를 폭행하는 영상이 1일 공개된 정부 아이돌보미 김모 씨(59·여)가 8일 구속됐다. 이른바 ‘금천구 아이돌보미 폭행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 이후 베이비시터를 믿지 못하겠다는 부모들이 집 안 곳곳에 CCTV를 설치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감시의 대상이 된 베이비시터들은 섭섭함과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인천에 거주하는 이모 씨(31·여)는 금천구 사건 이후 불안한 마음에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이 씨는 28개월 된 남자 아이의 엄마다. 이 씨는 집 안에 CCTV를 달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일한 지 1년이 넘은 베이비시터가 기분 나빠 할까 봐 신경이 쓰인다. 이 씨는 “이제 와서 CCTV를 달겠다고 말하려니 미안하고 그렇다고 몰래 설치할 수도 없어 고민”이라며 “일단은 아이 몸에 상처나 이상 징후가 없는지 매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20개월 된 아이를 둔 이모 씨(32·여)는 금천구 사건이 알려진 이틀 뒤인 3일 집 안에 CCTV를 설치했다. 아이가 태어난 직후부터 돌봐준 베이비시터와는 각별한 사이지만 말 못하는 아이가 혹시라도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불안해서다. 이 씨는 “(베이비시터) 얼굴을 보고는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아 CCTV를 달았다는 말을 못 했다.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고 했다. 감시와 의심의 대상이 된 베이비시터들은 몸도 마음도 모두 불편하다. 서울 강남구의 한 가정에서 입주 베이비시터로 일하는 최모 씨(62·여)는 최근 일을 그만둬야 할지를 고민 중이다. 아이 부모가 집 안 곳곳에 CCTV를 설치하면서 최 씨의 침실에도 카메라를 단 것이다. 최 씨는 “방에서 옷을 갈아입을 때도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갈아입는다”며 “‘내가 이 나이에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짐 싸들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출장 베이비시터로 일하는 이모 씨(53·여)는 5일 퇴근 후 귀가한 아이 어머니에게서 핀잔을 들었다. 낮잠 자는 아이 옆에서 1시간 동안 눈을 붙였다는 게 이유다. 이 씨는 “1년간 일하면서 이런 적이 없었는데 ‘CCTV를 통해 감시하고 있다’는 걸 나에게 알리려고 그런 것 같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하기는 했지만 서운해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김은지 eunji@donga.com·이소연 기자}

지난달 출산한 김모 씨(38)는 이달 초 서울의 자택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김 씨는 수유 때문에 새벽에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피곤한 날이 많지만 틈틈이 CCTV 영상을 돌려본다. 아이를 봐주는 산후조리사가 혹시 아이에게 해코지를 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돼서다. 충남 홍성군에서 출장 산후조리사로 일하는 임모 씨(58·여)는 3일 산모의 집 안 곳곳에 CCTV가 설치된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집에서 일한 지 한 달가량 되는 임 씨가 처음 왔을 땐 CCTV가 없었다. CCTV는 부엌과 거실 방안에 설치돼 있었다. 임 씨는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 CCTV를 설치해 놓은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 하지만 고용이 된 입장이라 따지지는 못했다. 14개월 된 남아를 폭행하는 영상이 1일 공개된 정부 아이돌보미 김모 씨(59·여)가 8일 구속됐다. 이른바 ‘금천구 아이돌보미 폭행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 이후 베이비시터를 믿지 못 하겠다는 부모들이 집 안 곳곳에 CCTV를 설치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감시의 대상이 된 베이비시터들은 섭섭함과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인천에 거주하는 이모 씨(31·여)는 금천구 사건 이후 불안한 마음에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이 씨는 28개월 된 남자 아이의 엄마다. 이 씨는 집 안에 CCTV를 달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일한 지 1년이 넘은 베이비시터가 기분 나빠할까 봐 신경이 쓰인다. 이 씨는 “이제 와서 CCTV를 달겠다고 말하려니 미안하고 그렇다고 몰래 설치할 수도 없어 고민”이라며 “일단은 아이 몸에 상처나 이상 징후가 없는지 매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20개월 된 아이를 둔 이모 씨(32·여)는 금천구 사건이 알려진 이틀 뒤인 3일 집 안에 CCTV를 설치했다. 아이가 태어난 직후부터 돌봐준 베이비시터와는 각별한 사이지만 말 못하는 아이가 혹시라도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불안해서다. 이 씨는 “(베이비시터) 얼굴을 보고는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아 CCTV를 달았다는 말을 못 했다.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고 했다. 감시와 의심의 대상이 된 베이비시터들은 몸도 마음도 모두 불편하다. 서울 강남구의 한 가정에서 입주 베이비시터로 일하는 최모 씨(62·여)는 최근 일을 그만둬야 할 지를 고민 중이다. 아이 부모가 집 안 곳곳에 CCTV를 설치하면서 최 씨의 침실에도 카메라를 단 것이다. 최 씨는 “방에서 옷을 갈아입을 때도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갈아입는다”며 “‘내가 이 나이에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짐 싸들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출장 베이비시터로 일하는 이모 씨(53·여)는 5일 퇴근 후 귀가한 아이 어머니한테서 핀잔을 들었다. 낮잠 자는 아이 옆에서 1시간 동안 눈을 부쳤다는 게 이유다. 이 씨는 “1년간 일하면서 이런 적이 없었는데 ‘CCTV를 통해 감시하고 있다’는 걸 나한테 알리려고 그런 것 같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하기는 했지만 서운해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올해 들어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날 강원 고성군에서 시작돼 인접한 속초시로 번진 불을 포함해 모두 35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9건에 비해 35.5% 증가했다. 최근 10년(2009~2018년) 동안 같은 기간의 평균 발생 건수(205건)와 비교하면 70% 이상 많은 수치다. 올 1월 전국에서 104차례 발생한 산불은 2월에 60건으로 줄었다가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3월에 134건으로 크게 늘었다. 4월 들어서는 매일 10건 이상의 산불이 나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7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건)에 비해 2배로 늘었고, 강원도도 지난해 19건에서 올해 35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 들어 산불이 잦아진 건 전국적으로 이어진 건조한 날씨의 영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산림청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산불이 나면 이미 타버린 곳이나 산림에서 떨어진 논밭, 공터 등으로 대피해야 한다. 이런 장소로 대피가 힘든 상황이라면 가능한 한 낮은 지대로 몸을 피한 뒤 주변의 낙엽, 나뭇가지 등을 치우고 불길이 지나갈 때까지 엎드려 있는 것이 좋다. 화재 지역 인근 주민들은 집 주변과 지붕에 물을 충분히 뿌려두어야 한다. 등산객들은 산 아랫방향으로 바람을 등지며 대피해야 한다. 산불은 능선을 타고 높은 쪽으로 번지기 때문이다. 불길에 갇혀 하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움푹 파인 곳을 찾거나 직접 구덩이를 만들어 몸을 숨겨야 한다. 산불이 곧 다가올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운전 중이라면 차량 밖으로 벗어나야 한다. 연료가 든 차량을 불길이 덮치면 폭발의 위험이 있다. 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김은지기자 eunji@donga.com}
경찰이 고 장자연 씨의 동료 배우 윤지오(본명 윤애영·32) 씨의 신변 보호를 소홀히 한 데 대해 사과하면서 윤 씨를 위한 ‘신변보호 특별팀’을 꾸려 재발을 막겠다고 밝혔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신변보호를 소홀히 한 데 대해 윤 씨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원 청장은 “확인해 보니 스마트워치 기계 결함으로 윤 씨의 호출이 112 신고로 바로 접수되지 않았고 담당 경찰관에게는 문자가 전송됐지만 이를 제때 확인하지 않았다”며 “직원이 윤 씨 보호책임을 소홀히 한 데 대해서는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경정급을 포함한 여경 5명으로 구성된 ‘신변보호 특별팀’을 꾸려 윤 씨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윤 씨는 당분간 여경들이 24시간 교대로 밀착해 보호하는 수준의 신변보호를 받는다. 원 청장은 “신변보호에 문제없다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특별팀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 씨는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신변의 위협을 느껴 스마트워치의 비상호출 버튼을 세 차례 눌렀으나 경찰이 약 11시간 동안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는 글을 남겼다. 윤 씨의 국민청원은 하루 만에 20만 명 이상이 동의해 청와대 답변 충족 조건(30일 이내 20만 명 이상 동의)을 넘겼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고 장자연 씨의 동료 배우 윤지오(본명 윤애영·32·사진) 씨가 신변 위협을 느껴 경찰에 세 차례 도움을 요청했지만 11시간 동안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폭로했다. 경찰은 윤 씨에게 새 장치를 지급하고, 다른 숙소를 제공하는 등 뒤늦게 후속 조치를 했다. 윤 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달 30일 오후 4시경 ‘안녕하세요, 증인 윤지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윤 씨는 “경찰이 지급한 위치추적장치 겸 비상호출 스마트 워치가 작동되지 않아 신고 후 9시간 39분이 경과할 때까지 아무런 연락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무책임한 경찰의 모습에 깊은 절망과 실망감을 (느껴) 뭐라 말조차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윤 씨는 최근 숙소의 벽과 화장실 천장 쪽에서 의문의 기계음이 들리고 환풍구의 끈이 끊어져 있는 흔적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또 “전날(29일)에는 출입문 잠금장치가 갑자기 고장 나 잠기지 않아 수리를 했다”면서 “의심스럽고 불안한 심정으로 하루에 1시간조차 수면을 못 취한 날이 지속돼 비상호출을 누르게 됐다”고 적었다. 윤 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5시 55분경 세 차례 스마트 워치의 비상호출 버튼을 눌렀다. 비상호출이 작동하면 서울지방경찰청 112 상황실에 신고가 접수돼 관할 경찰서에서 곧장 출동하도록 돼 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는 것이다. 윤 씨가 글을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인 이날 오후 4시 57분경에야 담당 경찰관의 전화를 받았다. 윤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통화 장면을 공개했다. “왜 신고 접수가 되지 않았는지 확인해 보고 다시 전화하겠다”는 경찰관에게 윤 씨는 “저 이미 죽고 없겠네요. 지금 몇 시간 지났는지는 알고 계시나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윤 씨의 국민청원은 31일 오후 4시 30분 현재 23만9000여 명이 동의해 청와대 답변 충족 조건(20만 명 이상)을 넘겼다. 경찰은 스마트워치를 교체하고, 윤 씨의 숙소를 31일 오전 다른 곳으로 옮겼다. 경찰 관계자는 “담당 경찰관에게는 알림 문자메시지가 전달됐는데 ‘제때 확인하지 못해 연락을 못 했다’고 해 업무 소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했다. 또 “윤 씨가 묵었던 숙소도 외부에서 침입을 시도한 흔적이 있는지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에 거주하다가 최근 귀국해 검찰 과거사위원회에서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사건의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윤 씨는 지난달 14일부터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다. 윤 씨는 장 씨가 생전에 작성한 문건에서 특이한 성(姓)의 국회의원 등을 봤다고 증언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