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형

이세형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구독 78

추천

동아일보 이세형 국제부장입니다. 카이로특파원, 카타르 아랍센터 방문연구원을 지냈습니다.

turtle@donga.com

취재분야

2025-11-22~2025-12-22
중동57%
칼럼27%
국제정세7%
국제일반7%
국제정치2%
  • [인터넷 코리아 20년]LG전자, 스마트폰으로 가전제품과 채팅하며 관리

    전통적으로 생활가전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자랑해온 LG전자는 인터넷 기술도 가전제품에 적극적으로 적용해 왔다. ‘인터넷=PC’란 공식이 일반적이던 2000년대 초반부터 LG전자는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에 인터넷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2000년 세탁물 종류에 따라 인터넷에서 새로운 세탁 방법을 내려 받아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세탁기인 ‘LG 터보드럼 세탁기’를 출시했다. 같은 해 역시 인터넷 기능을 장착한 디지털 냉장고인 ‘인터넷 디지털 디오스’도 내놓았다. LG전자에 따르면 이 제품들은 당시 기준으로 모두 세계 최초였다. LG전자 관계자는 “본격적인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홈 네트워킹이 가능한 가전제품을 내놓은 것”이라며 “시장 선도 제품 출시 효과와 홈 네트워킹 기술 개발의 주도권을 잡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2001년에는 인터넷 에어컨도 개발했다. 어디에 있건 인터넷을 이용해 에어컨을 조작할 수 있는 ‘인터넷 에어컨’을 출시한 것이다. 인터넷 기술을 통해 원격제어, 모니터링, 자가진단 등이 가능해진 것이다. LG전자의 가전제품에 대한 인터넷 기술 적용은 최근에는 가전제품과의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홈챗 서비스’로까지 발전했다. 홈챗은 스마트폰을 통해 가전제품과 ‘일상 언어’로 채팅할 수 있는 서비스로 가전제품의 원격 제어, 모니터링, 콘텐츠 공유를 가능하게 해준다. LG전자는 홈챗 서비스를 지원하는 냉장고, 세탁기, 오븐 등을 올해 상반기에 출시했다. 또 하반기에는 적용 제품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홈챗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LG만의 방식’으로 가전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해 주는 의미가 있다”며 “편리함은 물론이고 감동까지 주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웹 운영체제(OS)가 탑재돼 있는 TV도 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주요 제품 중 하나로 꼽힌다. LG전자의 웹 OS 탑재 TV인 ‘스마트+ TV’는 해외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판매 100만 대를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다. 사용자경험(UX)이 간편하며, 방송 시청 중 화면 전환 없이 검색과 녹화 등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또 최신 인기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기능도 지원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사물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사물인터넷(IoT)’ 관련 기술을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6-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인터넷 코리아 20년]삼성전자, 편리함을 넘어 새로운 삶으로 이끄는 ‘스마트홈’ 기술

    삼성전자에 인터넷 기술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세계적으로 인터넷이 빠르게 확산되던 1990년대 중·후반부터 삼성전자의 글로벌 위상도 수직상승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999년 ‘SPH-M1000’이라는 최초의 PDA폰을 출시하며 모바일 인터넷이 가능한 첫 제품을 선보였다.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한 제품은 아니었지만 트렌드에 민감한 ‘얼리 어답터’(새 제품을 남들보다 먼저 경험하려는 소비자)들에게는 영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10여 년이 흐른 뒤 모바일 시장의 중심이 인터넷을 기본 기능으로 삼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이동하자 삼성전자의 위상은 업계 1, 2위를 다투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1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모바일기기를 가장 많이 판매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 발생한 인터넷 사용량(웹 트래픽)이 애플 아이폰을 넘어섰다고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람들이 삼성전자 모바일기기로 인터넷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스마트홈’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스마트홈은 냉장고, 세탁기, 오븐, 청소기 등 생활가전 제품을 스마트폰 등을 중심으로 제어하고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말 한마디, 버튼 클릭 한번으로 각종 정보기술(IT) 제품을 조정하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가장 편안한 집안 환경을 구현하는 데 인터넷과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앱·응용 프로그램)과 제품도 이미 출시하기 시작했다. ‘삼성 스마트홈 앱’을 이용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올해에만도 ‘삼성 스마트 에어컨 Q9000’, ‘삼성 버블샷3 W9000’(세탁기), ‘삼성 스마트 오븐’, ‘삼성 스마트 TV·사운드바’ 등이 나왔다. 이 제품들은 삼성 스마트홈 앱으로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향후 2, 3년간 스마트홈 산업의 규모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삼성테크윈, 삼성SDS, 에스원 등 관계사들과도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외부 기업들도 삼성 스마트홈 생태계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홈 기술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단계별로 서비스를 강화해 보안, 건설, 에너지 등의 분야로도 기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6-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삼성 건조기-LG 세탁기, 美소비자 평가 1위

    삼성전자 의류 건조기와 LG전자 세탁기가 미국 유명 소비자 잡지 평가에서 1위에 올랐다. 1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전기식(모델명 DV56H9100EG)과 가스식(DV56H9100GP) 의류 건조기는 최근 ‘컨슈머 리포트’가 실시한 품질 평가에서 모두 최고 점수를 획득했다. 컨슈머 리포트는 이 모델들이 건조 시간을 기존 제품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인 데다 에너지 소비량도 25% 정도 낮췄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소음이 거의 없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LG전자의 드럼 세탁기(모델명 WM8500HVA)와 전자동 세탁기(모델명 WT5680HVA)도 세탁기 부문 평가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 드럼 세탁기는 높은 에너지 효율과 세탁 시간을 20분 이상 단축하면서도 세탁력이 유지되는 ‘터보 워시’ 기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자동 세탁기는 옷감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스팀 옵션 기능, 스마트폰으로 고장 원인을 알아낼 수 있는 스마트 진단 기능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LG전자 세탁기는 컨슈머 리포트 독자들이 직접 점수를 주는 브랜드 신뢰성 평가에서도 1위에 올랐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6-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톡톡 경제]취업에도 韓流? ‘삼성고시’ 패스한 첫 외국인 신입사원의 꿈은…

    올해 초 삼성전기에 입사한 신입사원 중에는 벌써 사내 유명 인사가 된 직원이 있습니다. 세르지오 플로레스(24·사진)라는 이름의 과테말라 출신 청년인데요. KBS 예능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에 패널로 출연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플로레스 씨가 유명해진 이유는 단순히 외국인이거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서가 아닙니다. 대학(서울대 전기공학과)을 한국에서 나와 외국인용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문제가 영어로 출제됨)와 면접, 즉 ‘삼성고시’를 통해 삼성전기 본사에 입사한 ‘외국인 신입사원 1호’(현지채용 제외)라는 점 때문입니다. 현재 플로레스 씨는 회로설계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데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아주 익숙하다고 합니다. 업무와 일상 대화를 100% 한국어로 하는 건 물론이고, 신입사원 연수와 각종 교육도 한국인 직원들과 똑같이 받았습니다. 재미있는 건 플로레스 씨가 중학교 때부터 ‘삼성맨’을 꿈꿨다는 것입니다. 정보기술(IT)과 과학에 관심 많던 똑똑한 중남미 소년은 삼성 휴대전화와 TV에 매료됐고, 삼성이란 기업을 계속 공부했습니다. 또 삼성에 대한 관심은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됐습니다. 결국 그는 고등학교를 마친 뒤 한국으로 유학을 왔고,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자신을 설레게 했던 IT 제품의 주요 부품을 만드는 기업에 입사한 거죠. 플로레스 씨의 꿈은 중남미지역 법인장, 즉 삼성의 첫 번째 본사 파견 외국인 해외법인장이 되는 것입니다. 플로레스 씨는 “지난해 말 고향에 갔을 때 ‘삼성맨이 돼서 좋겠다’고 부러워하는 사람이 엄청 많았다. 한국 기업들이 지금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한류 열풍도 계속된다면 대학 학부부터 한국으로 유학 오고, 나아가 취업도 한국에서 하려는 외국인이 더 늘어날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한국 기업들이 해외법인 직원의 대부분을 현지에서 뽑는 건 이제 당연해졌습니다. 플로레스 씨를 보면서 그의 말처럼 한국 대기업 본사에 ‘공채 시험’을 거쳐 신입사원으로 들어오는 외국인들을 흔히 보게 되는 게 결코 먼 훗날의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금 같은 영향력을 유지한다면 말이죠. 이세형·산업부 turtle@donga.com}

    • 2014-06-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등 강조하던 삼성, 소외 종목에 눈 돌리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청용, 웨인 루니…. 단순히 월드스타로 구성된 초호화 축구팀이 아니다. 삼성전자가 전략 모바일 제품인 갤럭시를 마케팅하기 위해 세계 정상급 축구선수들로 구성한 ‘갤럭시 11’의 모델들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11 멤버들이 ‘갤럭시 S5’ ‘기어 2’ ‘기어 핏’ 같은 제품을 이용해 트레이닝하는 모습과 이들이 외계인과 축구 대결을 펼치는 애니메이션 영상을 최근 공개했고, 2014 브라질 월드컵 분위기와 맞물려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러시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도 예브게니 말킨(러시아·아이스하키), 막달레나 노이너(독일·바이애슬론), 이상화(스피드스케이팅) 등 겨울 스포츠 스타들로 이루어진 ‘갤럭시 팀’을 주요 국가별로 구성해 관심을 받았다. 16일 재계와 스포츠산업 관계자들은 삼성전자의 스포츠 마케팅에 대해 ‘국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프리미엄 전략을 지향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이런 스포츠 마케팅 전략이 최고를 추구하는 삼성전자 이미지에 어울린다는 분석이 많았다. 삼성전자의 다른 스포츠 마케팅에서도 프리미엄 지향성은 나타난다. 2005년부터 후원하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팀 첼시, 지난해부터 2018년까지 후원할 예정인 브라질 축구팀 모두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는 팀들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만큼 최고 수준을 지향할 수 있는 자금력이 뒷받침된다”며 “다른 기업들이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스타급 선수와 팀을 모델로 쓸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주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 후원의 ‘원조 기업’으로도 삼성전자는 자주 꼽힌다. 국내 기업들의 국제 스포츠 마케팅 활동이 사실상 전무하던 1986년과 1988년 각각 서울 아시아경기와 올림픽의 지역 스폰서로 후원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1998년부터는 아시아경기의 최고 파트너, 올림픽의 무선통신분야 공식 후원사가 되며 국제 스포츠 마케팅 분야의 ‘거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스포츠 마케팅 전략에도 변화 움직임이 보인다는 분석이 많다. 2000년대 후반부터 최상위 수준의 리그와 선수 후원에 비해 마케팅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유소년 스포츠대회와 장애인 올림픽 등에 대한 후원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축구 마케팅의 경우도 유럽에 비해 비중이 떨어지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의 후원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그동안 추구해온 프리미엄 스포츠 마케팅에서 장기적이고 사회공헌 성격이 강한 스포츠 마케팅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브랜드와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 것만큼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기업이란 메시지를 스포츠 마케팅에 담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 중에는 삼성전자 스포츠 마케팅이 아직까지 ‘혁신성’은 강하지 않다는 지적을 하는 이들이 많다. 국제적으로 오랜 기간 화제가 되고, 다른 기업들이 벤치마킹하는 스포츠 마케팅 성공사례는 아직 없었다는 것이다. 최준서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유명 스타들이 출연하고 캠페인도 화려하지만 스토리 구성이나 이미지에서 완전히 새롭거나 특별하다는 느낌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6-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더 건강해진’ 스포츠 마케팅 3.0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공식 후원기업 중 하나인 현대·기아자동차는 현지 주요 비정부기구(NGO)와 함께 2년간 6∼15세 브라질 어린이들에게 축구공 100만 개를 기부하기로 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축구공 100만 개를 지원했던 ‘아프리카 드림볼 프로젝트’를 브라질에서 다시 한 번 추진하는 것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부터 월드컵을 후원해 온 현대·기아차(기아차는 2010년부터)는 남아공 월드컵 때부터는 제품과 브랜드 노출 못지않게 ‘축구공 전달’ 프로젝트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축구공 전달은 축구를 통해 성공하기를 희망하는 이머징 국가 어린이들의 희망을 반영한 것”이라며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월드컵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현지화와 책임 있는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 사회공헌 메시지 강조가 최근 흐름 한국 대기업들의 스포츠 마케팅 전략이 진화하고 있다. 15일 재계와 스포츠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들의 스포츠 마케팅은 △프로 및 아마추어 스포츠팀 운영 △국제대회 및 해외 유명 스포츠팀 후원을 거쳐 최근에는 사회공헌 메시지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단순히 회사 이름과 로고, 제품처럼 눈에 보이는 요소를 강조하는 데서 벗어나 기업 메시지와 가치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심현승 제일기획 스포츠마케팅 그룹장은 “한국 주요 기업들은 단순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스포츠 마케팅을 하는 수준은 넘어섰다”며 “유소년(미래 고객), 다문화 수용(포용성), 교감(사회 연대감 형성) 등을 강조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현대·기아차 못지않게 사회공헌을 강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림픽, 브라질 축구 대표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첼시 등을 후원하며 프리미엄 스포츠 마케팅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아프리카와 함께 대표적인 이머징 시장으로 떠오르는 중남미 지역에선 유소년 대상 스포츠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중남미 10개국을 대상으로 후원하는 유소년 야구·축구대회인 ‘코파 삼성(Copa Samsung)’은 지난해 참가자 2만8000여 명, 관람자가 1050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서비스 기업과 기업 간 거래(B2B) 기업들도 사회공헌이나 메시지 전달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비인기 종목의 스타를 육성하는 데 적극적인 기업이 많다. SK텔레콤은 수영, 핸드볼, 펜싱 같은 종목 후원에 적극적이다. 수영 선수 박태환을 위해 세계적인 수영 지도자 마이클 볼 코치를 영입하고 올림픽 대비 전담팀을 구성하는 지원을 펼쳤다. 권세정 SK텔레콤 스포츠마케팅팀 매니저는 “‘비인기 종목에서도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한국 선수는 충분히 세계 정상급에 오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 더 큰 관심을 가지게 하고 지원을 하는 계기를 만드는 게 목표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색깔 찾기’ 나선 스포츠 마케팅 기업별 스포츠 마케팅 색깔도 뚜렷해지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은 공기업을 뺀 50대 그룹 중 43개가 진행하고 있을 만큼 일상화된 마케팅 전략이다. 그러다 보니 색깔 찾기를 통한 차별화가 중요한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정상급 팀과 선수 후원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우고 있고, 현대·기아차는 월드컵 다음으로 주목받는 국제 축구 이벤트인 ‘유로 대회’도 후원해 축구 마케팅을 강조하는 식이다. LG전자는 해외 주요 시장별로 타깃 스포츠를 정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서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진행 중인 ‘크리켓 마케팅’이 있다. LG전자는 1999년부터 세계크리켓협회(ICC)를 후원하며 크리켓 월드컵을 포함한 ICC의 주요 국제 대회를 공식 후원하고 있다. 북미 지역에선 미국대학체육협의회(NCAA)와 메이저리그의 LA 다저스, 유럽 지역에선 독일 프로축구팀인 바이엘 레버쿠젠을 후원한다.▼ “韓流와 접목… 독창적 스토리 담아야” ▼한국타이어는 타이어 회사답게 독일 모터스포츠 대회인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스(DTM)’의 타이어 공식 공급 업체로 활동하고 있다. 또 이탈리아의 ‘슈퍼스타스’도 후원하고 있다. 스포츠 산업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이제 인지도에선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으니 장기적인 효과를 위해선 독특하고 누구나 기억할 만한 스토리를 개발하는 게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준서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한류 열풍을 반영해 스포츠 마케팅에 한국적인 시각을 적용해볼 필요가 있다”며 “음식, 문학, 영화 등과 스포츠를 결합하는 것도 시도해볼 만하다”라고 말했다. 강준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단기 효과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하고 다양한 스토리를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포츠 마케팅 3.0 ::국내 주요 기업들의 스포츠 마케팅 트렌드가 ‘프로 또는 아마추어 스포츠팀 운영(1.0)’, ‘국제대회와 해외 유명 스포츠팀 후원(2.0)’에서 ‘사회공헌 메시지 강조(3.0 버전)’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4-06-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삼성-애플 ‘3년 특허전쟁’ 끝내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특허를 놓고 치열하게 소송전을 펼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최근 나란히 항고를 취하해 주목된다. 15일 정보기술(IT)업계와 독일 지적재산권 전문 블로그인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2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 항소법원에 국제무역위원회(ITC) 판정에 대한 항고를 취하했고 이어 13일 애플도 같은 판정에 대한 항고를 취하했다. 두 회사는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6건의 특허침해 기술 중 2건을 침해했다는 ITC의 판정과 이에 따라 일부 제품에 대해 수입금지 결정을 내린 데 대한 항고를 취하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의 침해가 인정된 특허는 이른바 ‘스티브 잡스 특허’로도 불린 휴리스틱스와 이어폰에서 플러그 내 마이크를 인식하는 기능 등이다. 휴리스틱스는 화면을 정확하게 터치하지 않아도 사용 정보를 이용해 손동작이 반영되도록 하는 기술이다. ITC가 수입 금지 명령을 내렸던 삼성전자의 제품들은 ‘갤럭시S’ ‘갤럭시S2’ ‘갤럭시 넥서스’ ‘갤럭시 탭’ 등이다. 이번 ITC 판정 항고 취하로 두 회사가 약 3년간 진행해 온 ‘특허전쟁’이 종료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애플이 적대적인 관계였던 구글과 화해 모드로 돌아선 것을 두고 애플이 삼성전자와도 관계 개선을 꾀하려고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당시 애플은 구글과 ‘직접적으로 존재하는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반면 일부에선 두 회사의 이번 ITC 판정에 대한 항고 취하가 특별한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는 해석도 있다. 해당되는 수입 금지 제품들은 모두 구형 제품이라 시장에서 사실상 중심 지위를 잃었고, 삼성전자는 애플이 특허 공세를 펼친 기술이 아닌 다른 기술을 이용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결국 ITC 항고 자체가 이미 실질적인 의미가 없어진 분쟁이라는 것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시장에서 영향력이 없는 제품들을 두고 벌어지는 ITC 판정에 대한 항고가 더이상 의미 있는 활동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에 항고를 취하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IT업계에선 모바일 시장의 양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모두 갈등 해결에 내부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6-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맨해튼으로 간 삼성, 모스크바로 간 LG

    세계 가전제품 시장의 ‘빅 플레이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각각 미국과 러시아에서 대규모 프리미엄 제품 출시행사를 가졌다. 삼성전자는 미국이 세계 최대 가전시장이라는 점을, LG전자는 러시아의 프리미엄 가전제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 조치다. 삼성전자는 1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냉장고 오븐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로 구성된 ‘셰프컬렉션 풀라인업’을 선보였다. 뉴욕의 문화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맨해튼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제품 소개뿐 아니라 ‘클럽 드 셰프’의 새로운 멤버 영입과 매장 혁신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가전제품 개발 과정에서 유명 셰프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하기 위해 운영 중인 클럽 드 셰프의 새 멤버로 미국의 정상급 프랑스 음식 전문 셰프로 인정받고 있는 다니엘 불뤼 씨가 합류하게 됐다. 또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85인치 초고화질(UHD)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통해 소비자가 공간 제약 없이 각종 제품을 실물 크기로 볼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는 ‘센터스테이지’도 발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매장 규모의 한계로 일부 제품만 전시되거나, 전시 제품 교체로 인해 비용이 크게 발생하는 것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안에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선보이고, 이머징 시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5, 6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가전제품 출시행사를 열고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오븐 등에서 프리미엄급 신제품을 선보였다. LG전자 관계자는 “2, 3월 주요 시장을 대상으로 열었던 제품 전시행사인 ‘이노페스트 2014’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된 행사”라며 “러시아 시장의 프리미엄 가전제품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고 LG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모스크바에서 대형 행사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에 따르면 러시아 시장에서 이 회사의 올해 1∼5월 가전제품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정도 늘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6-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기업 실적 악화에도 2013년 고용 4.6% 늘려

    2013년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되는 상황에서도 고용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 대상 47개 그룹에 속하는 기업들은 지난해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2012년에 비해 각각 2.0%와 22.1% 줄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이 기업들의 직원 수는 136만6201명에서 142만8550명으로 4.6% 증가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전반적인 경영 여건은 좋지 않았지만 새로 출범한 정권의 고용 확대 요청을 주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특히 신세계, 현대백화점, CJ 같은 유통업 기반 그룹들의 고용 증가율이 높았다. 그중에서도 고용 증가율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신세계였다. 신세계는 2012년 3만2319명이던 직원 수가 지난해에는 4만7723명으로 47.7% 늘었다. 이는 이마트에서 근무하던 비정규직 직원 1만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과 CJ는 지난해 직원 수가 2012년보다 각각 17.2%와 15.9% 증가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의 고용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현대차(4.7%), 삼성(2.3%), SK(1.7%), LG(1.3%) 순이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6-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G3 디자인 총괄한 이 남자… 이철배 LG전자 상무 “고급스러운 경험을 담았어요”

    ‘프리미엄 익스피리언스(Premium Experience·고급스러운 경험).’ LG전자가 처음으로 ‘1000만 대 이상 판매’를 공언한 전략 스마트폰 ‘G3’의 브랜드 콘셉트를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이 회사 이철배 디자인경영센터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디자인연구소장(상무)은 간략하게 답했다. G3의 디자인 업무를 총괄한 이 상무는 10일 서울 서초구 LG전자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G3에 담긴 디자인 철학은 소비자들에게 최대한 고급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전체적인 제품 모양과 기능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G3가 처음 공개됐을 때 강조했던 대화면, 고화질 기능도 고급스러운 경험 제공의 일환이었다고 한다. 그는 “5.5인치 초고해상도(QHD)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보다는 패블릿(폰+태블릿PC)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부품”이라며 “스마트폰에서 패블릿의 기능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지만 크기와 무게는 부담스럽지 않게 디자인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사용자와 기기의 커뮤니케이션 통로인 그래픽사용자환경(GUI) 디자인에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GUI상 애플리케이션(앱) 모양을 입체적이고 화려하게 꾸미는 것을 지양하고 심플하게 그렸다. 이 상무는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인정받는 명품 브랜드의 보석, 이탈리아 가구, 독일 자동차 등의 디자인은 화려하거나 튀지 않는 대신 제품 특성을 잘 반영한 은은함과 세련미가 느껴진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G3를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계속 추구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G3의 외형을 가죽이나 목재 같은 느낌이 나는 소재 대신 메탈 이미지로 만든 것도 차갑고 디지털적인 모바일 기기 본연의 특징을 살리기 위한 시도였다”고 덧붙였다. G3 후면의 버튼들이 배치돼 있는 모습이 ‘웃는 얼굴’ ‘곰인형 얼굴’ 같다는 의견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선 의도한 결과가 아니라고 답했다. 이 상무는 “후면 버튼 배치를 최대한 깔끔하게 정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이미지”라며 “G3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LG전자는 G3를 공개하며 ‘1000만 대 이상 판매’를 공언했다.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는 LG전자가 지금까지 내놓은 스마트폰 중 가장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시장의 트렌드가 바뀌는 과정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전자로서는 그만큼 G3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 상무는 “G3 디자인이 호평을 받고 판매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초콜릿폰 시대’를 떠올릴 것”이라며 “‘LG전자가 모바일 제품도 원래 강했다’란 인식을 주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6-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삼성전자, 유럽 디자인연구소장에 42세 독일인 영입

    삼성전자가 최근 영국 런던에 본부가 있는 유럽 디자인연구소 소장(임원급)으로 독일 디자이너 펠릭스 헤크 씨(42·사진)를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헤크 소장은 4월부터 유럽 디자인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유럽 디자인 연구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삼성전자 유럽 디자인연구소는 이탈리아 밀라노와 프랑스 파리에 분소가 있다. 헤크 소장은 독일의 대표적인 제품 디자이너로 독일 가전업체 뢰베 등의 제품 디자인에 참여한 경력이 있다. 삼성전자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자신의 이름을 딴 디자인 전문기업을 운영했다. 삼성전자와는 2000년대 중반부터 가전 부문을 중심으로 여러 번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또 외부 전문가로서 삼성전자의 제품과 전반적인 디자인 전략을 컨설팅하는 ‘마스터 디자이너’도 지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헤크 소장 영입을 계기로 삼성전자의 글로벌 디자인 전략에서 외국인 인력 확충이 더욱 활발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지에 총 9개의 디자인연구소를 두고 있다. 이들 연구소에 근무하는 디자인 인력 1300여 명 중 10% 이상이 외국인이다. 현재 외국인 디자인 인력이 책임자로 활동하는 곳은 유럽과 일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건 연구개발(R&D) 부문뿐만 아니라 디자인 분야에도 내려진 숙제”라며 “외국인 디자인 인력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디자인 가치와 경쟁력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헤크 소장 영입을 디자인 부문에서 삼성전자가 ‘젊은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움직임도 있다. 헤크 소장이 삼성전자에 합류한 지 한 달 뒤인 지난달 갤럭시 시리즈 등 스마트폰 디자인을 총괄하는 무선사업부 디자인팀장이 장동훈 부사장에서 이민혁 상무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상무는 올해 42세로 삼성전자 디자인 부문에서 대표적인 ‘젊은 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IT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해외 디자인 연구 인프라를 확대하는 것뿐 아니라 인력도 현지인을 적극 영입한다는 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디자인 유전자(DNA)를 발굴하기 위한 시도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6-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건희 회장 하루 7∼8시간 눈뜨고 손발 조금씩 움직여

    5월 10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한 달째 입원치료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72)의 건강이 점차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삼성그룹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손발을 조금씩 움직이며 하루 평균 7∼8시간 눈을 뜨고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의 건강 상태가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고, 의료진들도 예후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심장과 폐 기능, 뇌파 등이 모두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측이 이 회장의 상태에 대해 공식적인 소견을 밝힌 건 지난달 25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삼성은 ‘이 회장이 혼수상태에서 회복됐고 각종 자극에 대한 반응이 호전되고 있어 향후 인지 기능 회복도 희망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이 회장은 지난달 19일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VIP실)로 옮겼다. 삼성은 이 회장이 입원해 있는 동안에도 큰 동요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6-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은 볼보기계의 새로운 인재풀… 글로벌 타깃 제품 개발허브로 육성”

    “볼보건설기계의 글로벌 연구개발(R&D) 전략 중 하나는 유럽과 미국같이 오래전에 진출한 시장이 아닌 지역에서 뛰어난 인재들을 확보하는 것이다.” 스웨덴의 건설장비 업체인 볼보건설기계의 안데르스 라르손 R&D 부문 수석부회장(57·사진)은 8일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에 계속 대형 R&D센터를 만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게 수월하며, 이들로부터 R&D 성과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라르손 부회장은 지난달 이 회사가 경남 합천군에 만든 시험개발센터를 점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었다. 볼보건설기계는 한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 중 하나로 국내에 굴착기 부문 글로벌사업본부와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또 3개(경남 창원과 합천, 경기 평택)의 대형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럽 6곳, 아시아 5곳, 미국 1곳 등 총 12곳에서 거점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단일 국가로는 한국에 가장 많은 R&D센터를 두고 있다. 볼보그룹의 탄생지인 스웨덴과 유럽의 제조업 중심지인 독일에도 각각 2곳의 R&D센터만 있다. 그는 “이전에는 한국에서 제품 개발과 생산이 이루어진 뒤 주문한 고객이 있는 지역에서 성능 점검 과정을 거쳐야 해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며 “하지만 합천 시험개발센터가 설립되면서 개발, 생산, 점검의 업무를 한 번에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돼 더 큰 성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라르손 부회장은 “중국 R&D센터는 현지 시장을 겨냥한 제품 개발을 주로 진행하지만 한국 R&D센터에서는 아시아 시장은 물론이고 전체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제품을 개발하는 걸 목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6-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삼성-반즈앤드노블 손잡고 태블릿PC 만든다

    삼성전자와 세계 최대 출판물 전문 유통업체인 미국 반스앤드노블이 태블릿PC를 공동 브랜드로 생산한다. 6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두 회사는 ‘갤럭시 탭4’에 반스앤드노블이 보유하고 있는 출판물 300만 권을 볼 수 있는 전자책 소프트웨어 ‘누크’를 탑재한 ‘갤럭시 탭4 누크’를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태블릿PC 시장의 최근 경쟁 양상 중 하나는 ‘우리 제품으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갤럭시 탭4 누크는 삼성 태블릿PC가 차별화된 출판 콘텐츠를 탑재하고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반스앤드노블은 이번 공동 브랜드 태블릿PC 생산을 계기로 자체 태블릿PC는 개발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 탭4 누크는 8월 초 미국 내 700여 개 반스앤드노블 매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6-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국내외 전문가들이 본 한국 디자인경영 현주소

    《 “B+ 정도가 적당할 것 같습니다.” 4일 국내와 해외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디자인경영 전문가인 정경원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와 에린 조 미국 파슨스스쿨 전략디자인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기업들의 디자인경영을 학점으로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똑같이 답했다. 한국과 미국의 유명 디자인스쿨 교수들이 준 학점치고 짜지는 않았지만 후하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에는 강하지만 독창적인 답안 작성에는 부족해 ‘A학점’을 받기엔 2% 부족한 학생같이 한국 기업을 평가하는 듯했다. 》   ▼ “아직은 B+… 빨리빨리 문화의 한계” ▼에린 조 美 파슨스스쿨 교수해외 디자인 베끼던, 추격자 이미지 강해긴 안목과 인내 필요한국 출신 디자인경영 전문가 중 국제적으로 유명한 인사인 에린 조 교수(사진)는 동아일보와의 전화와 e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들의 디자인경영에 대한 노력과 관심은 높게 평가하지만 디자인을 통한 혁신과 시장 창조에 대해선 아직 고민과 투자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아직까지 한국 글로벌 기업들은 기존에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디자인을 좀더 예쁘고 편하게 바꿔서 경쟁하는 데 능숙한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이미지가 강하다”며 “약 10년 전에 비해 외국 유명 기업들의 한국 기업 디자인에 대한 관심은 커졌지만 시장과 트렌드를 이끌 수 있는 리더로까지는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참고하면 좋은 디자인경영 성공 사례로 ‘허만 밀러’(오피스가구), ‘스퀘어’(모바일 결제시스템), ‘테슬라’(전기차) 등을 꼽았다. 조 교수는 “허만 밀러는 사무실 내 개인공간, 스퀘어는 신용카드 대신 사용 가능한 결제시스템, 테슬라는 전기차 배터리의 자동차 뒤쪽이 아닌 아래쪽 부착 같은 발상의 전환으로 새 시장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한국 기업들은 이런 혁신 사례를 남의 이야기로만 생각해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마감일을 정해 놓고 급박하게 몰아붙이는 한국식 ‘빨리빨리’ 기업문화의 한계도 강조했다. 조 교수는 “더 큰 성장을 위해선 기존 틀에서 벗어나는 시도, 이로 인한 실패를 용납하는 안목과 인내의 기업문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기업들, 디자인을 장기전략 삼아야” ▼정경원 KAIST 교수단기 수익 매달리면, 의미있는 변화 못해정부 적극 지원해야국내 디자인경영 분야 권위자 중 한 명인 정경원 교수는 한국 기업들도 디자인을 장기적인 전략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까지도 한국 기업은 디자인을 단기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제는 시장과 소비자 프레임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디자인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의 디자인 역량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 오너 경영자들의 디자인경영에 대한 관심과 대규모 인하우스 디자인 조직을 꼽았다. 정 교수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대표 기업 오너들이 디자인경영을 주도하면서 의미 있는 성과도 많이 냈다”며 “이게 바로 한국 기업의 디자인경영 역량으로 외국 기업들의 연구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가 한국 기업들에 디자인경영 부문 벤치마킹 대상으로 추천한 해외 글로벌 기업은 덴마크 프리미엄 오디오업체인 뱅앤올룹슨(B&O)과 미국 구글. B&O는 ‘디자인은 항상 이긴다’는 내부 모토가 있을 정도로 디자인 역량을 강조한다. 구글은 서비스 기업임에도 오래전부터 ‘아름다운 구글’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 정 교수는 “최근 정부에서도 디자인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아직 연구비를 비롯한 전반적인 지원이 부족한 편”이라며 “좀더 적극적인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6-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제품 개발에 맞춘 전문인력 양성 KAIST-SADI서 ‘희망’을 찾았다

    이공계 명문 대학인 KAIST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디자인스쿨이기도 하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KAIST에도 디자인 전공이 있느냐’는 반응을 보이지만 이 대학 산업디자인학과는 2009년부터 미국 경제 전문잡지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30대 최고 디자인스쿨에 매년 선정되고 있다. 한국 디자인 교육기관 중 비즈니스위크 선정 ‘톱 30위’ 디자인스쿨에 든 곳은 KAIST가 유일하다. ‘정식 학교’는 아니지만 삼성디자인학교(Samsung Art & Design Institute·SADI)도 삼성그룹이 운영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디자인 전문교육기관이다. 1995년 설립된 SADI가 배출한 졸업생들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인정받는 ‘레드닷’, ‘IF’, ‘IDEA’에서 지난해까지 총 103개의 상을 받았다. ○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K-디자인스쿨 최근 10여 년간 한국 기업들의 디자인 역량이 크게 개선되면서 한국 디자인 교육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업과 디자인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내 디자인스쿨 중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KAIST 산업디자인학과와 SADI를 뽑는 이들이 많다. KAIST의 경우 처음부터 디자인은 물론이고 제품 개발 역량을 가진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교육과정에서 디자인 못지않게 인문학, 공학, 창업 관련 교육도 중요하게 다룬다. 또 올해 1학기의 경우 19개 전공과목 중 16개가 영어 강의일 정도로 국제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AIST 산업디자인학과는 지난해 ‘트랜스월’이란 새로운 제품을 개발했다.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사이에 놓고 두 사람이 동시에 게임, 작업,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제품이다. 4월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채널인 디스커버리에서 흥미로운 신기술로 소개하기도 했다. SADI는 삼성에서 운영하는 학교답게 기업에서 당장 통할 수 있는 디자인 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 선발 과정에서는 철저히 ‘융합’을 지향한다. 전공과 상관없이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자질만 본다는 얘기다. SADI의 성과는 해외에서 활약하는 졸업생을 통해 알 수 있다. ‘스파이더맨 3’, ‘닌자어새신’의 타이틀을 제작한 이희복 디렉터, 미국 어도비의 염경섭 사용자경험(UX) 디자이너, 박동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UX 디자이너 등이 SADI 출신이다. ○ 디자인 전문기업 창업과 성장은 아직 미미 인력 수준은 크게 향상됐지만 디자인을 활용한 창업 움직임이 약하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삼성, 현대자동차, LG그룹 등 일부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보다는 디자인 산업 생태계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디자인 전문기업 창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규모와 역량을 갖춘 디자인 전문기업도 탄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디자인 전문기업 창업 활성화가 현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와 ‘서비스 산업’ 활성화와도 연관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종석 산업통상자원부 디자인생활산업과장은 “디자인 전문기업 창업 활성화 속에서 해외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대형 디자인 전문기업이 나온다면 산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6-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정부, 50개기업 집중공략… 헤드쿼터-R&D센터 유치, 질 좋은 일자리 늘린다

    글로벌 기업의 헤드쿼터와 연구개발(R&D)센터 유치는 한국 경제에 왜 중요한 것일까. 헤드쿼터와 거점 R&D센터는 특정 사업 분야나 지역의 전체적인 경영전략과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기능을 지닌다. 그만큼 이를 유치할 경우 투자 규모가 커지고 자연스럽게 고용이 늘어난다. 일자리의 질도 높아진다. 김종갑 한국지멘스 회장은 “헤드쿼터와 R&D센터는 일반 생산이나 판매 법인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며 “중·장기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고급 일자리’가 늘어나는 건 물론이고 글로벌 기업의 전략과 기술 노하우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올 4월 외국인투자위원회를 열고 글로벌 기업 헤드쿼터와 R&D센터 유치를 중심으로 연말까지 170억 달러(약 17조4080억 원)의 외국인 투자유치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2일 산업부와 KOTRA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20개 글로벌 기업과 R&D센터 및 헤드쿼터 유치와 관련된 논의를 시작했다. 정부가 접촉 중인 기업들은 주로 유럽과 미국계로 업종은 석유화학, 의료기기, 전자와 화학 소재 부문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산업부는 총 600여 개의 잠재적 유치 대상 글로벌 기업 리스트를 마련했다. 이 중 50개의 ‘중점 타깃 기업’을 올해 안에 선정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집중 유치 대상인 동시에 정책 지원 대상인 외국계 기업의 헤드쿼터나 R&D센터는 글로벌 시장과 관련된 △전략 △인사 △자회사 관리 △장기적인 R&D 등과 관련된 기능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전체 근무 인력과 외국인 전문경영인 상주 인력 규모도 일정 수준 이상이어여 한다. 정부는 이미 한국에 헤드쿼터와 R&D센터를 운영 중인 기업들과도 투자협력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해 추가 투자 유치와 정책 지원 관련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오랜 기간 글로벌 기업들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주요 법령에 대한 영문 번역 서비스 미비, 정책 설명회 부족 등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이세형 turtle@donga.com·김재형 기자}

    • 2014-06-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국내 진출 글로벌기업들 “정책널뛰기-규제가 투자 걸림돌”

    글로벌기업들은 연구개발(R&D)센터의 입지로 한국이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46%), 중국(38%), 일본(16%) 순이었다. 반면 헤드쿼터(지역 또는 사업본부) 입지로는 중국(52%), 한국(36%), 일본(12%) 순으로 적합하다고 답했다. 동아일보가 2일 제너럴일렉트릭(GE), 지멘스, 폭스바겐 등 국내 진출 글로벌기업 50개를 대상으로 R&D센터와 헤드쿼터 투자처로서 한국의 매력을 조사한 결과다. 한국은 헤드쿼터 설립지 선호도에선 중국에 밀렸다. 하지만 일본보다는 R&D센터와 헤드쿼터 선호도에서 모두 앞섰다. 조병렬 GE코리아 전무는 “외국기업에 대한 협력의지, 인력수준, 업무속도 등을 고려하면 한국은 중국, 일본과의 경쟁에서 대등하거나 앞설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기업들이 한국에 R&D 시설을 짓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스웨덴 건설장비업체인 볼보건설기계는 최근 경남 합천군에 140억 원을 투입해 한국에 3번째 R&D시설을 세웠다. 독일 화학업체 바스프는 지난달 유기전자 소재 사업부의 글로벌 영업조직을 본사에서 서울로 옮긴 데 이어 올해 하반기(7∼12월) 경기 수원시에 R&D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그러나 글로벌기업들은 여전히 한국을 ‘정책 리스크’가 높은 나라로 보고 있다. R&D센터와 헤드쿼터 유치를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 정책 일관성 확보(23.8%)와 규제완화(21%)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4-06-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우수 인재-기술력 매력 크지만… 정부 甲질에 진빠져”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은 연구개발(R&D)센터와 헤드쿼터 설립 지역으로 한국이 나름대로 매력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 규모와 핵심·원천기술 같은 항목을 제외하고는 중국과 일본을 앞설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주석 체제가 들어선 뒤 정부 규제가 심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식재산권 보호, 생활여건 등에서 중국은 글로벌 스탠더드와 거리가 멀다고 답했다. 일본은 장기 경기침체, 문화적 폐쇄성, 대지진 등으로 인기가 크게 떨어졌다는 의견이 많았다. ○ 우수한 인적 자원과 협력의지가 매력 글로벌 기업들은 R&D센터 지역으로서 한국의 장점으로 ‘우수한 인력’(32.9%)과 ‘기술력’(26%)을 가장 많이 꼽았다. 헤드쿼터 지역으로서의 장점도 ‘기술력’(25.9%)과 ‘우수한 인력’(24.1%)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이 나왔다. ‘인력’과 ‘기술력’이 글로벌 기업을 유혹하는 데 가장 확실한 카드란 뜻이다. 미국 화학업체인 다우케미컬은 현재 200명 수준인 경기 화성 전자재료 부문 R&D센터 인력을 조만간 300명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불과 2년 전에 설립된 한국 R&D센터에서 벌써 수십 건의 다양한 기술혁신 사례가 나왔기 때문이다. 권형준 한국다우케미컬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해외 R&D센터에서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기술혁신이 나온 건 거의 없었던 일이라 본사에서는 한국 투자를 최고 성공 사례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도레이첨단소재도 현재 100명 수준인 한국 R&D센터 인력을 5년 안에 200명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회사는 한국 R&D센터에서 진행하는 연구 중 20% 이상을 3∼5년 뒤를 대비한 중·장기 과제로 삼고 있을 만큼 수준 높은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기업과 협력 가능성’도 한국의 매력이다. 이 항목도 R&D센터와 헤드쿼터로서 한국의 장점으로 모두 꼽혔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은 한국 기업이 외국 기업과 협력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높게 평가했다. 독일 지멘스는 지난해 10월 에너지 솔루션 사업부문의 아시아지역 헤드쿼터를 한국에 설립했다. 지멘스는 2017년까지 500명 이상의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멘스는 당초 헤드쿼터 설립 지역으로 한국과 중국 등 5개 나라를 검토했다. 한국이 ‘최후의 승자’가 된 배경에는 국내 기업들의 강한 협력 의지가 중요하게 작용했다. 김종갑 한국지멘스 회장은 “한국 기업이 일본과 중국 기업에 비해 외국 기업과 협력하려는 의지가 상대적으로 더 강하다는 점과 활발한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같은 개방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게 헤드쿼터 유치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조선해양 부문 글로벌 헤드쿼터를 지난해 한국에 설립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도 한국 기업들의 협력 의지를 높게 평가했다. GE 관계자는 “사업 진행 과정에서 거래 기업 의견을 수용하고, 대안을 찾는 속도에서 한국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편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 공적 영역은 개선해야 한국이 글로벌 기업의 헤드쿼터와 R&D센터로서 더욱 매력적인 지역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정책 리스크’가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인력, 기술력, 기업들의 협력 의지 같은 ‘민간 영역’과 달리 ‘정부 영역’에선 개선점이 많다는 뜻이다. 헤드쿼터와 R&D센터 유치를 위해 가장 필요한 사항으로는 ‘정책 일관성 확보’(23.8%)와 ‘규제 완화’(21%)가 나왔다. 다음으로는 ‘노사 갈등 해소’(17.5%)가 많았다. 유럽계 A기업은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설 때 한국의 기업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규제 완화 속도는 기대에 못 미쳤다. 2012년 대선을 전후로는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부의 편중’, ‘경제 민주화’ 같은 이슈들이 집중적으로 거론되며 반(反)기업 정서가 오히려 강해졌다. 또 의원 입법 등을 통한 규제도 더 강해지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A기업 관계자는 “여론 변화로 주요 정책이 바뀌는 건 물론이고 같은 정당이 정권을 잡아도 정책에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A기업 본사는 한국을 주요국 중 세금, 환경, 안전 같은 분야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기존 법이 크게 바뀌는 데 이어 강도 높은 규제가 생길 수 있는 나라로 분류하고 있다. 독일계 제약 및 화학기업인 머크도 한국의 장점인 빠른 스피드가 정책 부문에서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하엘 그룬트 한국머크 대표는 “전 정부에서는 녹색성장, 이번 정부에서는 창조경제 그리고 최근에는 안전 등 정책이 갑작스럽게 바뀐다”며 “잦은 정책 변화는 장기적인 R&D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상한 관행’도 문제라는 의견이 많았다. 미국계 B기업의 한국인 직원들은 담당 부처의 주요 관계자가 바뀔 때마다 황당한 일을 겪을 때가 많다. 전임자에게 이미 보냈던 자료를 새 담당자가 다시 보내 달라고 하거나 전임자와 이미 논의했던 내용을 다시 협의하자고 하는 등 귀찮게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B기업 관계자는 “본사에서는 이런 모습을 ‘한국만의 특이한 규제’로 평가하고 있다”며 “전략, 기획, 인사, 재무 등이 주 업무인 헤드쿼터 유치에 정부부처의 ‘갑질’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이세형 turtle@donga.com·박진우 기자}

    • 2014-06-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시장 개척-기업가치 상승 뒤엔 ‘D의 마술’

    ‘디자인 전략을 통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가치가 달라졌다.’3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디자인경영과 창조경제 포럼’에 참석한 국내 기업의 디자인경영 담당자들은 “디자인을 단순한 외형 꾸미기가 아닌 경영전략의 방법으로 인식하면 제품은 물론이고 기업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동아일보와 한국디자인진흥원(KIDP)이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한 이번 포럼에는 200여 명의 국내 기업 디자인 부문 관계자가 참석했다.이날 포럼에서는 삼성전자, KT, 현대카드 등 국내 대기업의 디자인경영을 통한 경쟁력 강화 사례와 욕실 인테리어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중소기업 세비앙의 사례가 다뤄졌다.김영준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선행디자인팀장(전무)은 삼성전자의 디자인경영이 글로벌 수준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최고경영자(CEO)의 확고한 철학과 의지 △강한 조직 역량 △우수 인력 확보와 양성 △강한 선행디자인 프로세스 구축을 꼽았다.김 전무는 “기업이 제품을 넘어 문화와 철학을 팔아야 하는 시대에 디자인은 중요한 차별화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디자인 성공 경험이 많아지면서 파격적이거나 실험적인 디자인 시도도 과거보다 더 잘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KT는 기업이미지(CI)를 새로 바꾸는 과정에서 디자인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성공을 거뒀다고 소개했다. 임재희 KT 그룹디자인정책팀장은 “‘올레’ 브랜드를 론칭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을 활용해 매장 인테리어, 로고 글씨체, 서비스 아이콘 등을 세련되고 고객친화적으로 바꿔 구태의연하고 권위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T는 셋톱박스 같은 제품에도 디자인을 도입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해 국내 서비스 기업 중 처음으로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의 하나인 ‘레드닷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현대카드는 디자인을 통해 다른 금융회사와는 확실히 구별되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정원 현대카드 디자인실장은 “현대카드는 굉장히 모던하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며 “앞으로도 ‘현대카드답다’고 할 수 있는 이미지와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디자인을 더욱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류인식 세비앙 대표는 ‘수납형 샤워기’라는 혁신적인 제품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과정을 발표했다. 이 회사 제품은 미국 독일 이탈리아 인테리어 기업의 신제품 개발에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장기적인 디자인 산업 육성 방안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조재경 한국디자인경영학회장(이화여대 교수)은 “유럽의 장인들이 시도했던 것처럼 디자인을 이용해 차별화된 사업 아이템을 만들어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종석 산업부 디자인생활산업과장은 “정부는 디자인을 성장성과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보고 있다”며 “산업계 전반에서 디자인 역량을 키우고 국제적인 수준의 디자인 전문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정책과 교육 지원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세형 turtle@donga.com·김재형 기자}

    • 2014-05-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