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중국으로]‘우한 프로젝트’로 중국 에너지시장 본격 개척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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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앞 내다보고 현지 기업 관점으로 사업 추진

재계에서 SK그룹은 오랜 기간 중국 시장에 많은 공을 들여온 대표적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SK는 중국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투자를 해왔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SK 관계자는 “최근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면서 그룹 전체적으로 중국 사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향후 더욱 큰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SK는 ‘안정 속 안정’이라는 올해 경영방침을 달성하는 데도 중국 사업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기업 가치 300조 원 시대를 만들어 나간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SK가 꼽는 대표적인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는 ‘우한(武漢) 프로젝트’다. 1월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프로젝트인데 SK의 중국 에너지 시장 개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과 손잡고 대표적인 내륙 도시 중 하나인 후베이(湖北) 성 우한시에 나프타 분해시설을 설립해 △에틸렌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의 유화제품을 연간 250만 t 규모로 생산하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우한 프로젝트는 SK 브랜드가 달린 석유화학제품을 중국에서 생산, 유통한다는 의미를 지닌다”며 “우한은 중국 석유화학시장의 교두보”라고 설명했다.

중국 닝보(寧波)화공과 함께 저장(浙江) 성에 건설 중인 고기능성 합성고무(EPMD) 공장도 올해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공장에서는 연간 5만 t의 EPMD를 생산할 수 있는데, 현재 중국 내 EPMD 자급률이 13% 정도에 그치고 있어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SK E&S가 2008년 3600억 원을 투자해 16.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도시가스업체 CGH의 성장도 눈여겨볼 만한 중국 내 투자 성과다. SK E&S는 친환경 기술과 전략을 통해 최근 중국 내 이슈가 되고 있는 친환경 정책 기조를 맞춰왔다.

이를 통해 CGH의 중국 내 도시가스업체 순위는 4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또 공급 가구 수 역시 2004년 26만7000가구에서 2012년에는 718만8000가구로 26배 정도로 늘었다.

석유화학과 가스 부문에서만 SK의 중국 시장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SK의 주력 사업으로 비중이 커지고 있는 반도체 사업도 순항 중이다.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無錫) 공장은 300mm 웨이퍼 생산능력과 20나노급 기술도 적용할 수 있는 미세공정 기술을 갖추고 있다.

또 SK가 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주력 사업 중 하나로 주목하고 있는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도 중국에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北京)자동차 등과 함께 배터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1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동시에 중국 내 대기오염 문제를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의 중국 시장 성공이 최태원 SK 회장을 중심으로 한 최고경영진의 장기적 안목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중국 사업과 관련해 임직원들에게 “30년을 보고, 현지 기업 관점으로 추진해 달라”고 주문해 왔다고 한다.

실제로 SK는 한국 기업 최초로 중국 내 공익재단을 설립했을 만큼 중국인들의 마음을 얻기위해 노력해 왔다. SK가 중국에 설립한 SK행복공익재단은 기금 규모를 확대해 앞으로 장학활동, 재난구조, 공익기관 지원 등 공익사업의 범위도 더욱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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