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웅

강동웅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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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입사해 교육과 보건복지(정책사회부), 야구, 농구, 육상, 탁구, 체조, 당구(스포츠부) 등을 취재해왔습니다. 빛나는 당신이 이룬 업적보다 어려움을 극복해낸 과정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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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천지 줄어도 ‘깜깜이 감염’ 늘어… 감염원 못찾으면 계속 번져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고 싶은 건 알겠지만 솔직히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추이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 인사의 낙관적 발언이 이어지자 한 감염병 전문가는 9일 이렇게 말했다. 자칫 시민들에게 ‘이제 안심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주게 되면 ‘집단 방심’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로나19 확산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요소가 곳곳에 있다고 지적했다. 긴장의 끈을 놓치면 안 된다는 말이다.○ 곳곳 ‘깜깜이 감염’→소규모 집단감염 초래 그동안 코로나19 증가세는 집단감염이 주도해왔다. 특히 대구경북 신천지예수교(신천지)가 결정적이었다. 이 지역 환자의 67.4%가 신천지 신도 또는 2차 감염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질본) 본부장은 9일 브리핑에서 “전국적으로 환자의 79.7%가 집단 발생과 연관이 있다. 이 중 62.5%는 신천지 관련 집단 유행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비교적 감염 경로를 밝히기 쉬워 추가 환자를 빨리 발견해낼 수 있었다. 신천지 환자 발생은 줄고 있다. 지난달 28일 635명을 기록했던 대구 신천지 신규 환자는 8일 125명까지 떨어졌다. 반면 대구경북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른바 ‘깜깜이 감염’이다. 질본에 따르면 9일 0시 기준 서울 확진자 중 34.6%(45명)가 경로 미상의 감염자다. 울산 50.0%(12명), 대전 47.4%(9명), 강원 46.4%(13명), 충북 28.8%(7명)도 깜깜이 환자 비율이 높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환자들이 방역망을 벗어난 곳곳에서 소규모 집단 감염을 일으키며 계속 병을 전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과 경기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깜깜이 감염 사례가 많은 것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서울 동안교회 집단감염의 경우 최초 전파자인 전도사의 감염 경로를 알 수 없어 추가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엄 교수는 “대구도 안심할 수 없다. 확진자 10%는 신천지와 무관하다. 이 불씨가 다른 곳으로 튄다면 지역사회 재유행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 병원 내 감염 속출→의료시스템 붕괴 우려 병원 내 감염이 빈발하는 것도 문제다. 국민안심병원인 경기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에서는 5일 암으로 입원한 환자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환자와 의료진 등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백병원에서는 대구 거주 사실을 숨긴 채 입원한 환자가 뒤늦게 확진을 받았다. 병원 내 감염은 감염병이 유행할 때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다. 병원에는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이 모여 감염 전파가 빠르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전체 환자 186명 중 172명(92.5%)이 병원 내 감염 환자였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병원 내 감염은 치사율이 높고 의료시스템 자체가 마비될 수 있어 무엇보다도 위험한 감염 형태”라고 설명했다. 장기 입원으로 심신이 쇠약한 환자들이 모여 있던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사망자가 7명이나 나온 것이 대표적인 예다. 요양시설 감염 역시 비슷한 위험을 안고 있다. 고령자와 기저질환자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경북 봉화 푸른요양원에서는 9일까지 54명이 감염돼 1명이 사망했다.○ 해외 각국 확산→새로운 감염경로 증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중국 이외 국가에서 한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새로운 걱정거리다. 예측이 어려운 감염 경로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미 스페인과 프랑스에 다녀온 30대 남성이 7일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8일에는 이탈리아에 다녀온 20대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9일 기준 109개국에서 11만95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아직까지 중국의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유럽 40개국 9242명, 중동 15개국 5029명, 북남미 지역 10개국 539명의 환자가 보고됐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구경북 지역의 대규모 감염이 내우(內憂)였다면 이탈리아, 이란, 일본 등 타 국가에서의 확산은 외환(外患)”이라며 “코로나19가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유입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중국과 일본에 적용 중인 특별입국절차 적용 지역 확대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국내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고 국외로부터의 추가 유입을 억제하는 조치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미지 image@donga.com·강동웅·사지원기자}

    •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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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규 환자수 증가세 주춤… 소규모 집단감염 잇달아 안심은 일러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5일 6088명으로 늘었다. 첫 환자 발생 45일 만에 6000명을 넘었다. 사망자는 42명으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 사망자(38명)보다 많아졌다. 다만 3일 하루 851명을 기록했던 일일 신규 환자 발생은 4일 435명으로 떨어졌고 5일에도 비슷한 규모(467명)를 유지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환자 증가세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실제 확진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구 지역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에 대한 검사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확진율이 낮아지고 있다. ○ 주말에 대구 신천지 검사 마무리 5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신천지 교인 1만914명 중 8458명(77.5%)이 진단검사를 받았다. 결과가 나온 6540명 중 확진 판정을 받은 교인은 3394명(51.9%). 신천지 교인의 확진 판정률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유증상자나 고위험군을 우선 조사했기 때문이다. 4일 신천지 교인 확진율은 51.9%(누적 기준)까지 떨어졌다. 초기 80%대였던 걸 감안하면 크게 낮아졌다. 특히 4일 하루 새로 결과가 나온 813명 중 220명(27.9%)만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천지 교인 가운데 아직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은 2456명. 대구시는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검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현재 대구시의 검사 능력은 하루 3000명 안팎. 일반 시민 검사를 감안하면 7일, 늦어도 일요일인 8일까지는 신천지 교인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추이를 볼 때 남은 2456명의 확진율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대부분 무증상자다. 이에 따라 신천지 환자(교인 및 2차 감염자)가 큰 비중을 차지했던 대구 지역 환자 증가세도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5일 0시까지 집계된 대구 지역 신천지 확진 환자는 3013명으로 대구 전체 환자(4327명)의 70%에 이른다. 지난달 28일 741명 증가한 이래 500명대, 400명대로 떨어졌다. 4일에는 320명에 그쳤다.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것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이날 “이제 (신천지 교인 중) 증상이 없다고 말씀하셨던 분들, 일반 대구 시민들 중 증상이 있다고 말씀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검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확진자 수가) 점차 줄어들 가능성을 예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다음 주 신규 환자 규모가 관건 전문가들은 대구를 비롯해 전국의 일일 확진자 증가 폭이 낮아진 것은 분명 긍정적 신호라는 의견이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천지 교인에게서 파생된 2, 3차 감염의 영향력이 아직 불확실한 탓이다. 대구 지역에서 다시 환자가 늘어날 수 있는 위험 요인인 셈이다. 서울과 경기 지역의 코로나19 환자가 각각 100명을 넘어서는 등 대구 밖 상황도 아직 불안하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학원, 교회 등 일상 공간에서 소규모 집단 감염이 잇달아 발생하는 것도 우려스럽다. 이런 유형의 감염은 폭발력을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까지 전체 환자 수는 신천지와 대구 환자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이들을 검사하느라 정작 다른 환자군을 놓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발견하지 못한 ‘숨은 환자’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대구 외 다른 지역에서 환자 급증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경증 환자를 수용할 생활치료센터다. 아직 서울에는 생활치료센터가 지정되지 않았다. 또 최소 1주 이상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소규모 집단에서 시작한 감염은 언제든 대규모로 발전할 수 있다”며 “이를 막으려면 앞으로 1∼2주일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잘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미지 image@donga.com·강동웅·사지원 기자}

    • 202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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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크 돌려쓰고 여러손 거친 마우스 클릭… 업주 “방역지침 없어”

    4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의 한 코인노래방. 3.3m² 규모의 좁은 방에 20대 청년 3명이 붙어 앉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누구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이들이 돌려쓰는 마이크 2개에는 1회용 덮개조차 보이지 않았다. 노래를 부를 때 침이 튀기 쉬운 마이크는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관리는 소홀했다. 카운터에 놓인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손님도 별로 없었다. 노래방 직원은 “가끔 실내에 소독약을 뿌리지만 마이크나 기계는 물기에 닿으면 고장 날 수 있어 자주 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소독을 하고 싶지만 정확한 방법을 몰라 하지 못하는 업주들도 있었다. 서초구의 한 노래방 업주는 “구청에서 소독 방법을 따로 알려준 적이 없다. 일단 인터넷에 나온 소독 방법을 참고하겠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효과 반감 우려 정부는 전국 학교의 개학을 연기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파를 막기 위해 외출을 자제하는 등 자발적 격리에 동참하는 시민들도 많다. 하지만 곳곳에 ‘방역 사각지대’가 있다. 학원이나 노래방, PC방 등과 같이 밀폐된 다중이용시설이다. 전문가들은 학교 개학이 미뤄진 기간에 정부뿐 아니라 시민들도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시설 업주는 물론 이용자가 각별히 주의해야 ‘사회적 거리 두기’가 효과를 낼 수 있고, 추후 더 큰 경제적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래방의 경우 침이 튄 마이크를 돌려쓰거나 여러 사람의 손가락이 닿은 리모컨 버튼을 누르는 과정에서 감염될 수 있다. 실제 4일 경남지역에서는 코인노래방을 방문했다가 확진된 사례가 나왔다. 경기 용인시에서 지난달 27일 확진 판정을 받은 25세 여성은 같은 달 21일 경북 안동시 노래방에 방문했다가 감염됐다. 이 노래방은 안동시 거주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노래방은 비말 전파 위험이 높기 때문에 만약 방문하면 반드시 마스크를 껴야 한다. 마이크 소독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키보드, 마우스도 바이러스 노출 개학이 더 미뤄지면서 PC방을 찾는 학생들이 많다. A 군(16)은 지난달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온천교회 교인 B 군(19)과 부산 동래구 PC방에서 우연히 같은 시간대에 머물렀다. A 군은 지난달 2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PC방은 밀폐된 공간인 데다 여러 사람이 손을 댄 마우스와 컴퓨터 자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다. 게임 도중 무심결에 오염된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될 수 있다. 현재 게임물관리위원회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PC방을 방문해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을 안내하고 사업자 준수사항을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PC방에서는 이용객 18명 중 마스크 없이 게임을 하는 손님이 절반을 넘었다. 이 PC방 업주는 “하루에 한 번 정도 키보드와 마우스를 알코올로 닦는다. 불안하면 물티슈를 준다”고 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게임 전후에 손 소독제를 철저히 사용하고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원 1곳에서 집단 감염도 부산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3명 발생한 학원에서 수강생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교육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4일 확진 판정을 받은 C 군(17)은 학원장인 54번 환자(27)로부터 일대일 강의를 듣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달 29일 확진된 D 양(18)도 이 원장에게 일대일 강의를 들었다. 고교 2학년생인 D 양은 지난달 17, 22일 이 학원에서 수업을 들었다. 원장은 확진 판정을 받은 온천교회 신도의 접촉자다. 휴원하면 당장 임대료를 감당하기 힘든 중소 학원들은 교육당국의 권고에도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광주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남구 봉선동에는 지역 학원 10%가 밀집돼 있다. 이 지역 학원 관계자는 “지난달 말 상당수 학원이 휴업했지만 신학기가 시작되는 2일부터 대부분 다시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90% 정도가 수업을 받고 있다. 각 시도교육청은 코로나19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휴원하지 않은 학원과 교습소의 방역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일부 학원은 사설 방역업체에 내부 소독을 맡기고 입구에 손 소독제를 비치했다.○ 정확한 방역지침 안내가 중요 이날 본보가 확인한 서울의 PC방과 당구장, 노래방 등 상당수는 보건당국으로부터 코로나19 관련 방역지침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당구장 직원은 “시청이나 구청에서 안내를 받거나 점검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마포구의 한 PC방 사장은 “구청에서 직원이 나와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주의사항이 적힌 유인물과 손 소독제를 주고 갔다. 따로 구체적인 방역과 소독에 관한 지침은 없었다”고 전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광주시학원연합회와 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을 따라 인근 학원을 돌며 휴업을 권유하는 정도”라고 했다. 광주 서구 관계자는 “노래방이나 식당 등은 가뜩이나 장사가 되지 않아 죽을 맛이라는 아우성이 많다. 법을 엄격히 적용하기엔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강동웅·김태성 기자}

    • 20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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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기저질환 앓는 고령자, 위험층 집중관리 시급

    지난달 21일 A 씨(82·대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장기간 고혈압 치료약을 복용 중인 만성질환자다. 확진 후 그는 바로 입원하지 못했다. 빈 병상이 없었다. 그는 3일까지 12일째 자가 격리 중이다. 구청 직원들은 매일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약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A 씨의 상태가 언제 갑자기 악화될지 모른다. A 씨를 돌보는 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도 있다. A 씨가 사는 지역에는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는데도 입원하지 못한 코로나19 확진자가 또 있다. 치매를 앓는 85세 노인과 뇌전증(간질)을 앓고 있는 27세 남성이다. 혼자서는 자가 격리 수칙을 지키기 어렵다. 의료기관의 집중 관리가 없으면 갑자기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최근 대구에서는 비슷한 상황에 놓인 환자들이 사망에 이르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대구 지역 17번째 사망자인 B 씨(79·여)는 생전에 감염 사실조차 몰랐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던 그는 2일 갑자기 상태가 악화돼 계명대 동산병원 응급실로 실려가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폐렴 증세를 확인한 의료진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감염이 확인됐다. 같은 날 숨진 C 씨(78·여)도 숨진 뒤에야 확진 판정을 받았다. C 씨는 당뇨병과 고혈압, 뇌졸중, 고지혈증을 앓고 있었다. 3일까지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31명 중 30명에게 기저질환이 있었다. 기저질환자는 원래 갖고 있던 질병으로 인한 이른바 ‘위장 효과’ 탓에 주변에서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여서 급격히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건 대부분 병세가 위중할 때다. 정부의 방역망도 이들을 조기에 포착하지 못한다. 대구 지역의 경우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신도를 우선 검사하다 보니 고령의 기저질환자까지 검사나 입원, 치료에 있어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사망자가 이어지자 보건당국은 3일 일반 고위험군 시민의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일반 대구시민들이 검사 기회를 놓치는 문제가 있었다”며 “고위험군을 우선 조사해 사망자를 줄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강동웅 leper@donga.com·박성민 / 대구=장영훈 기자}

    • 20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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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역 억제제 먹는 자가면역질환자, 특히 조심해야

    지금까지 분석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특성을 살펴보면 나이가 많고 지병이 있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앓고 있는 병이 호흡기 관련 질환이 아니어도 안심해선 안 된다. 3일 보건당국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들에게 가장 많았던 만성질환은 당뇨병이다. 당뇨병은 자신의 정상적인 신체 조직이나 세포에 비정상적 면역 반응을 나타낸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당뇨병 환자는 그 자체로 면역 억제 상태의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어 코로나19에 걸리면 상태가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가면역질환이 있으면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우선 자신의 본래 질환을 치료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증세를 개선하겠다고 자가면역질환자가 면역억제제 약을 끊으면 원래 갖고 있던 병이 악화돼 오히려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기저질환을 잘 관리하면서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을 어떻게 막을지 고민하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같은 이유로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도 코로나19 감염에 유의해야 한다. 지난달 27일 사망한 13번째 사망자(74)는 신장을 이식받은 이력이 있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식된 장기는 다른 사람의 조직이기 때문에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면서 몸 자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며 “장기를 이식한 환자들은 코로나19에서도 고위험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안심해선 안 된다. 엄 교수는 “심장과 폐는 연결된 장기이다. 폐가 산소를 빨아들이면 심장이 이를 전신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심장이 손상되면 폐도 악화한다”고 지적했다. 신장과 신진대사를 돕는 간에 기저질환이 있어도 위험한 건 마찬가지다. 김태형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중증 감염이 오면 주요 장기가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데 신장 투석을 했거나 신부전, 간경화가 있으면 병이 호전되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고혈압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코로나19 사망자 중에서도 많이 나타난 병이다. 다만 코로나19와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혈압은 나이가 들면 대다수 앓게 되는 질병”이라며 “하지만 고령자들은 기본적인 면역체계가 떨어지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3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31명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20명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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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자에 지병 앓고 있다면…‘코로나19’ 감염 유의해야

    지금까지 분석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특성을 살펴보면 나이가 많고 지병이 있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앓고 있는 병이 호흡기 관련 질환이 아니어도 안심해선 안 된다. 3일 보건당국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들에게 가장 많았던 만성질환은 당뇨병이다. 당뇨병은 ‘자가면역질환’이라는 특수성 탓에 위험하다. 자가면역질환은 자신의 정상적인 신체 조직이나 세포에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당뇨병 환자는 자가면역질환 때문에 항상 면역억제제를 먹는다”며 “이 때문에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어 코로나19에 걸리면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가면역질환이 있으면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우선 자신의 본래 질환을 치료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증세를 개선하겠다고 당뇨병 환자가 약을 끊으면 원래 갖고 있던 병이 악화돼 오히려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기저질환을 잘 관리하면서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을 어떻게 막을지 고민하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같은 이유로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도 코로나19 감염에 유의해야 한다. 지난달 27일 사망한 13번째 사망자(74)는 신장을 이식받은 병력이 있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식된 장기는 다른 사람의 조직이기 때문에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면서 ” 자체의 면역을 떨어뜨린다“며 ”장기를 이식한 환자들은 코로나19에서도 고위험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안심해선 안 된다. 엄 교수는 ”심장과 폐는 연결된 장기이다. 폐가 산소를 빨아들이면 심장이 이를 전신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심장이 손상되면 폐도 악화한다“고 지적했다. 신장과 신진대사를 돕는 간에 기저질환이 있어도 위험한 건 마찬가지다. 김태형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중증 감염이 오면 주요 장기가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데 신장 투석을 했거나 신부전, 간경화가 있으면 병이 호전되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고혈압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코로나19 사망자 중에서도 많이 나타난 병이다. 다만 코로나19와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혈압은 나이가 들면 대다수 앓게 되는 질병“이라며 ”대신 고령자들은 기본적인 면역체계가 떨어지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3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31명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20명이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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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임상위 “코로나 퇴원 기준 완화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퇴원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은 “증세가 호전되면 바로 퇴원할 수 있도록 해서 중증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임상위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한 의료진과 감염병 전문가 등으로 구성됐다. 중앙임상위는 이날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한 의학적 권고 사항을 발표했다. 중앙임상위에 따르면 현재 확진자들은 증상이 사라진 뒤 24시간 내 유전자(PCR)검사 결과가 두 차례 음성이어야 퇴원할 수 있다. 퇴원 기준과 관련해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진단검사 2회 음성 원칙은 유지하되 증상이 호전된 경우 전염력이 없어질 때까지 관찰 후 격리를 해제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퇴원 환자에 대해 첫 증상이 나타난 이후 최대 3주까지 자가 격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방 센터장은 “임상 결과를 보면 최초 증상 발생 이후 21일이 지나야 몸에서 바이러스가 배출되지 않았다. 퇴원을 하더라도 이 기간을 채울 때까지 집에서 자가 격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완치 6일 만에 다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5번 환자(73·여)가 ‘재감염’이 아니라는 주치의의 견해도 나왔다. 25번 환자 주치의인 김의석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퇴원 후 새로운 환자와 접촉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감염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매우 드물게 바이러스가 몸에 남아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바이러스의 재활성화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중앙임상위는 또 열이나 폐렴 증상만으로 검사 대상을 분류하면 감염자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은 “입원 당시 중국 중증환자들의 절반은 체온이 정상이었다”며 “발열 여부에만 의지해 의사 진료를 생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오 위원장은 “중증환자의 경우에도 4분의 1은 흉부 X선 검사에서 폐렴이 보이지 않았다”며 “코로나19 의심환자는 반드시 의사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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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 최소화로 전환”… 흔들림없이 장기전 준비하는 방역수장

    “지역 사회 감염이 확산되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피해 최소화를 목적으로 하는 전략의 전환이 필요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42일째를 맞은 1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코로나19 특성은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는 다른 양상”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확진자가 폭증하자 정부 방역전략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인한 것. 질병관리본부(질본)는 발병 초기 비교적 신속히 대응해 진단검사 물량을 하루 1만 건까지 확보했다. 이를 통해 신속하게 환자를 걸러내 격리 치료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지역 사회 전파를 막지는 못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여당 관계자와 보건당국 수장의 잇단 실언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 불만이 팽배한 가운데 정 본부장이 성실한 소통으로 신뢰감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확진자가 급증하는 국면에서 안정감 있는 태도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메르스 징계의 ‘아픔’ 딛고 올해 설 연휴를 불과 나흘 앞둔 1월 20일 국내 첫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그전까지 중국 상황을 관망하던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정 본부장의 일성은 “원인불명 폐렴에 대해 확진검사를 신속히 수행하겠다”였다. 앞서 질본은 한국으로의 전파에 대비해 진단검사법 개발에 착수한 상태였다. 새로운 진단검사법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검사에만 1, 2일이 걸렸다. 모든 코로나바이러스 유형에 대해 검사하는 ‘판코로나바이러스’ 검사법이 유일했기 때문. 검사기관도 18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 한정됐다. 질본은 의약품 긴급사용승인제를 통해 RT(실시간) PCR 검사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검사 가능 물량을 하루 1만 건까지 대폭 확대할 수 있었다. 하루 검사 물량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범정부 차원의 대응도 비교적 신속했다. 정부는 1월 3일 대응반을 꾸렸다. 초기 감염병 위기경보 상향도 비교적 빨랐다. 보건당국은 내국인 환자가 나온 설 연휴 이후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첫 환자가 발생해 경보가 한 단계 격상된 지 일주일 만인 1월 27일이었다. 이런 대응 역시 정 본부장을 비롯한 질본의 자문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서는 정 본부장이 메르스 사태 당시 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으로 일하며 쌓은 실전 경험이 신속한 초동 대처로 이어졌다고 평가한다. 당시에도 정 본부장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지만 워낙 피해가 컸던 탓에 다른 담당자와 함께 정직(최종 결정은 감봉) 징계를 받았다. 의료계 인사들은 지금도 당시 상황을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그때의 경험이 이번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서울대 의대 동문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꼼꼼’ 그 자체다. 디테일에 강하고 성실한 사람이라 집에도 안 들어가고 일하는 것으로 안다”고 평했다. 한 의료계 인사는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도 유연하게 받아들여 대책에 적용한 걸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초기부터 위생수칙 준수를 당부한 점도 눈에 띄는 점이다. 정 본부장은 브리핑마다 기침 예절을 강조했다. 그가 브리핑 중간중간 보여준 옷소매, 팔꿈치 기침은 온라인상에서 캡처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방심 경계하면서 ‘국민 안심’ 강조 2월 들어서며 국내 확산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유입 지역도 일본, 싱가포르 등으로 다변화됐다. 정부는 2월 4일 입국 제한을 확대했다. 7일에는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을 넓혔다. 예상치 못한 환자들이 등장하면서 정부 방역대책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정 본부장은 아직 방역망 내에 있는 환자들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켰다. 진단검사 범위가 확대 시행된 7일 그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 의료진의 판단을 신뢰해 달라”고 국민에게 당부했다. 하지만 만일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검사 확대 이후 한동안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일각에서 이제 ‘소강기’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정 본부장은 12일 브리핑에서 “아직 정점을 찍고 감소 추세라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예의주시할 단계이지 변곡점이나 낙관 또는 비관할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은 환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확진된 29번 환자 등이다. 이들은 해외에 다녀온 적도 없고 기존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도 아니었다. 환자가 급증할 신호가 여럿 감지된 것이다.○ 입국금지 논란 속에도 신중한 모습 지난달 18일 대구에서 31번 환자가 발생하며 코로나19는 전혀 다른 국면으로 들어섰다. 지역 사회 곳곳에 퍼져 있던 숨은 환자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불과 이틀 만에 확진 환자가 34명으로 급증했다. 진작 입국 제한을 확대했어야 했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질본은 그때까지 ‘범부처 협의사안이다’라며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브리핑에 나선 정 본부장은 “방역하는 입장에서 고위험군이 (국내에) 덜 들어오는 게 좋은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입국 제한 조치가 늦어진 데 따른 방역당국의 고충을 에둘러 이야기한 셈이다. 질본이 진작 정부에 입국 제한 확대를 요청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지난달 25일 브리핑에서 정 본부장은 “초기에 주요 감염 지역인 후베이성에 대한 입국 차단 부분이 중요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입국 제한이 제한적이었던 것은 내국인들의 입국이 많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들이 고려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방역을 위해 필요하지만 다른 사항들이 고려돼 입국 제한 확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최근 들어 방역 어려움 토로 대구와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신도 환자들이 드러나면서 환자 수도 급증하기 시작했다. 정 본부장은 23일 브리핑에서 “특정 환자, 특정 지역,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는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역 사회 감염이 기정사실화하자 정부는 지난달 23일 위기경보를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질본 내 원인불명 폐렴 대응반이 꾸려진 지 51일, 경계 단계를 발령한 지는 27일 만이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이래로 감염병 심각 단계가 발령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24일 브리핑에서 정 본부장은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나타났다. 심각 단계에 들어서자 “머리 감을 시간도 아껴야 한다”며 머리를 자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1시간도 못 주무신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이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그는 “1시간보다는 더 잔다”고 답했다. 직원들과 그의 건강을 염려하는 질문에는 “직원들 업무 부담이 크긴 하지만 잘 견디고 잘 진행하고 있다. 그 정도 답변 드리겠다”고 답했다. 담담하게 말했지만 서울대 의대 83학번 동기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평소 주변 사람을 잘 챙기고 누나 같은 따뜻한 사람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폭증하는 환자 추이에 곤혹스러운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 본부장은 26일 확진 환자가 1000명을 돌파한 날 브리핑에서 “한 달 정도 환자 발생 양상을 보니 감염력이 굉장히 강하고 전파 속도는 너무나 빠르다”며 방역의 어려움을 전했다.이미지 image@donga.com·강동웅 기자}

    • 20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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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도우러 오신 의료진, 잠이라도 편하게”… 숙박시설 통째로 내놓은 사장님

    “얼마 전 대구에 온 공중보건의들이 숙박할 모텔을 구하느라 고생했다는 말을 듣고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대구를 도우러 온 분들이 최소한 눈치 보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뭐라도 도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고통받고 있는 대구를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내놓는 이들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전국에서 대구로 달려오는 의료봉사자들이 대표적이다. 대구 중구에서 ‘공감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허영철 씨(51)는 이들을 위해 자신이 운영하는 숙박시설을 무료로 내놓았다. 허 씨가 운영하는 호스텔과 한옥게스트하우스 두 곳의 방은 총 15개. 최대 60명까지 묵을 수 있다. 허 씨는 대구로 의료진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언제라도 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25일부터 일반 손님을 받지 않았다. 26일 대구시와 대구시의사회에 연락해 이런 뜻을 설명하자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대구시의사회에 따르면 27일까지 여기로 자원봉사를 신청한 타 지역 의료진은 21명. 당장 27일 경남 사천에서 달려온 봉사자 한 명이 오후 10시까지 의료 전선에서 뛰다가 허 씨의 숙소에 고단한 몸을 뉘었다. 이 숙소는 대구 경북대병원까지 차로 4분, 계명대 대구 동산병원까지 차로 5분 거리여서 접근성도 좋다. 의료봉사로 지친 이들이 장거리를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허 씨는 “조만간 들어올 의료진이 10명 정도라서 각자 독방을 쓰면서 최대한 편히 지낼 수 있도록 도우려 한다”면서 “이 숙박시설들도 대구 시민들 덕분에 성장한 만큼 나도 이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0-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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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대본, 코로나 사투 대구 의료진에 “방호복 대신 가운 권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 지역 의료진이 ‘전신방호복이 아닌 가운 사용을 권장한다’는 정부 지침에 반발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25일 “최근 보호구 소요량이 증가하고 의료기관의 건의가 있어서 격리 공간에서 검체를 채취할 때 전신방호복이 아닌 가운 사용을 권장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발송했다. 현재 선별진료소 의료진은 온몸을 완벽하게 가리는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한다. 중대본 지침이 시행되면 수술용 가운에 마스크, 고글, 장갑을 착용하게 된다. 중대본은 “가운이 레벨D 방호복보다 차단율이 낮을 순 있지만 같은 방호도구이고, 코로나19는 호흡기로 전파되므로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현장의 의료진들은 “직접 검체 채취를 안 해봐서 저런 발상이 나온 것” “대구 진료소의 위험한 상황을 모르는 소리”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현장에 자원한 의사 박모 씨는 “검체 채취를 하면 코와 입을 면봉으로 찌르는데 이때 환자가 괴로워하면서 무조건 기침을 한다. 그때 침이 다 튀어서 의사들도 솔직히 겁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사는 “인턴을 안 해봐서 상대적으로 실무에 약한 공중보건의들이 빈약한 방호 도구까지 쓰는 게 걱정”이라며 “정부가 중국에 방호복 10만 개를 보내놓고 우리에게는 가운을 쓰라고 하는 것에 대해 의사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모임’은 성명서를 내고 “피검사자가 뱉은 기침·가래 방울이 폐쇄된 공간에 상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의료진의 인권과 안전 문제”라고 비판했다. 반발이 확산되자 여준성 보건복지부 정책보좌관은 27일 페이스북에 “정부는 레벨D 방호복 7만2500개를 대구경북에 지원했다. 현재 재고량도 충분하다”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방호복 물자가 부족해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레벨D 방호복은 대부분 독일산이라 공급이 적다. 증상이 심한 사람의 검체를 채취하거나 착용 후 2, 3시간이 지나면 갈아입어야 하기 때문에 소모량도 많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눈, 코, 입과 호흡기만 잘 막아주면 된다. 방호복은 너무 더워서 안 입게 해달라는 요구도 있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술용 가운은 목이 노출돼서 목 부분에 유증상자의 침이 튀면 찝찝할 수 있다”며 “직접 노출된 피부는 다른 보호구로 가리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강동웅·위은지 기자}

    • 2020-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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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늙었지만 쓰일 데 있다면” 대구 달려가는 66세 의사

    26일 오후 서명옥 씨(60·여·서울 강남구)는 대구행 고속철도(KTX)에 올랐다. 집을 나서던 그에게 딸은 “엄마, 죽으러 가냐”며 말렸다. 오후 3시 45분 동대구역에 내린 서 씨는 대구시의사회로 향했다. 그는 영상의학과 의사다. 서 씨는 전날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이 작성한 “단 한 푼의 대가, 한마디의 칭찬도 바라지 말고 피와 땀과 눈물로 시민들을 구하자”고 적은 호소문을 보고 대구행을 결심했다. 그는 “호소문을 보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 급히 대구로 내려왔다”며 “언제 집에 갈지 몰라 아예 여행가방을 싸왔다”고 말했다. 서 씨는 지금 대구에 의료진의 손길이 얼마나 절실한지 알고 있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강남구보건소장으로 일했기 때문이다. 서 씨는 “우리는 국가와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다. 이럴 때 의사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호소에 답한 건 서 씨뿐만이 아니다. 하루 사이 260여 명이 “내가 가겠다”며 대구시의사회에 연락했다. 지원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조현홍 씨(66)는 “나처럼 늙다리 내과의가 쓰일 데가 있을까 했지만 그래도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신청했다”고 말했다. 경북 경산에서 개인병원을 운영 중인 조 씨는 전날 아내와 상의한 뒤 다음 주부터 휴진하기로 했다. 조 씨는 “이런 상황에서는 좌고우면할 것 없다. 나이 많다고 따질 것도 아니다. 도울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으면 누구든지 다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모든 분들이 사정이 있을 텐데 한걸음에 달려와 주셔서 정말 고맙다”며 “앞으로 긴 싸움이 되겠지만 정말 든든하다”고 말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강동웅 기자}

    • 202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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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흡기환자 따로 진료… 코로나 걱정없는 ‘안심병원’ 91곳 지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괜히 다른 병을 치료하러 병원에 갔다가 코로나19가 옮는 건 아닌가’라고 걱정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일반 진료를 받는 사람들이 이런 걱정 없이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호흡기 환자를 따로 관리하는 ‘국민안심병원’이 가동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26일 “91개 국민안심병원을 지정해 보건복지부, 병원협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명단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국민안심병원이란 호흡기 환자의 병원 방문부터 입원까지 전 진료 과정을 나머지 환자들과 분리해 진료하는 의료기관을 말한다. 코로나19에 대한 국민 불안을 줄이고 비호흡기 환자들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걱정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마련됐다. 복지부는 24일부터 병원들의 신청을 받아 상급종합병원 4곳, 종합병원 68곳, 일반병원 19곳을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했다. 이 가운데 대다수인 84곳은 25, 26일 중 운영에 돌입했고 나머지 7곳도 3월 2일까지는 운영을 개시한다. 국민안심병원을 찾는 이들은 모두 들어오기 전에 호흡기 증상과 발열, 의사 환자 해당 여부 등을 확인받는다. 병원은 이때 해외여행력 정보제공 프로그램(ITS)과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로 환자의 해외여행력을 확인한다. 호흡기 환자의 외래 진료구역은 비호흡기 환자의 일반 진료구역과 섞이지 않도록 분리된다. 각 구역에서 진료를 본 환자들은 감염이 의심될 경우 즉각 선별진료소가 있는 기관으로 안내를 받는다. 국민안심병원은 방문객 통제도 엄격하게 이뤄진다. 우선 보호자 외의 병문안 등 방문객은 기본적으로 전면 통제된다. 환자 보호자는 불가피한 경우에 1명만 출입이 가능하다. 일부 국민안심병원은 별도로 선별진료소를 마련해 호흡기 환자 중 의사 환자에 대해 선제 진단을 실시한다. 이 병원들은 일명 ‘B타입 국민안심병원’에 선정된 의료기관으로 일반 국민안심병원보다 높은 수준의 감염 예방 수칙을 따라야 한다. 이 병원들은 호흡기 증상 환자의 입원 병동을 비호흡기 증상 환자와 분리해 운영하고 원인 미상의 폐렴 환자는 코로나19 격리 해제 조건을 충족하기 전까지 격리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에는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곳이 없다. 김 차관은 “대구지역의 여러 환경이 자체적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곧 지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대구는 모든 병원이 코로나19 대응에 매진하고 있어 국민안심병원을 신청할 여력이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국민안심병원 지정현황▼유형 A : 호흡기 전용 외래 진료소 분리 운영 유형 B : 유형 A + 선별진료소, 호흡기병동 등 입원실까지 운영}

    • 202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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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 있는 곳 가는게 소명”… SOS 받은 의사들 “가자, 대구로”

    “지금 바로 대구로 달려와 주십시오.” 25일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의 호소가 담긴 문자메시지 한 통이 전국 의료진을 움직이고 있다. 문자를 받은 대구경북 지역 의사들이 동료와 선후배에게 다시 전달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순식간에 퍼져나간 덕분이다.○ 대구로 가는 의사들 “조심히 다녀와라, 조심히….” 고령의 노모는 걱정되는 듯 망설였지만 아들의 뜻을 말리지 않았다. 경남 거제시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박태환 씨(46)는 대구행을 결정한 뒤 “어머니께 죄송하지만 대구시의사회장님의 호소를 보고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금요일부터 대구에 가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의 검사를 도울 예정이다. 애초에는 성금만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이 회장의 문자를 전달받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나도 의사이지 않나. 환자가 있으면 가야지. 그것이 내 직업이고, 소명이고.” 대구의 개인병원 의사들도 지원에 나섰다. 대구 동구에서 내과를 운영하는 전모 씨(47)는 이비인후과 의사인 후배와 함께 지원했다. 다음 주부터 코로나19 환자 병동에서 야간진료를 맡을 예정이다. 전 씨는 “솔선수범하는 주변 의사들을 보면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지친 상황에서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다”고 지원 동기를 이야기했다. 올해 대학에 들어가는 아들은 “꼭 해야 돼?”라고 물었다. 전 씨는 “겁이 나지만 의사가 환자를 버릴 수 없지 않으냐”고 답했다. 아내는 그의 결심을 이해하고 응원했다. 그는 “아마 더 많은 의사들이 올 것이다”라고 장담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모 씨(55·여·대구)는 딸이 걱정할까 봐 말도 하지 않고 지원했다. 김 씨는 “코로나 앞에서 우리가 후진국처럼 대응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너무 두려워할 필요 없다. 두려워하고 떨면 면역력이 저하된다.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돕고 싶다”고 말했다. 김 씨의 아들도 대구가톨릭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하며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 경북대병원 인턴도 응급실 복귀 자가 격리 해제를 요청했던 경북대병원 인턴 가운데 2명도 26일 현장에 복귀했다. 이들은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공간에 머물렀다는 이유만으로 18일부터 자가 격리 중이었다. 격리 8일째인 25일 환자의 아픔과 동료의 고생을 지켜보기만 할 수 없다며 병원 측에 격리 해제를 요청했다. 동료 인턴을 대표해 문자메시지를 쓴 김영호 씨(29)와 또 다른 인턴 한 명은 26일 오전 7시에 자가 격리가 해제됐다. 두 사람은 격리 대상자 중 음성 판정을 받고 기침, 콧물 등 이상 증상이 없다는 보건당국과 병원 측의 판단에 따라 해제됐다. 다른 2명은 격리 상태가 유지됐다. 김 씨 등은 곧장 응급실 진료에 투입됐다. 김 씨는 “며칠 만에 돌아와 보니 사람은 더 부족하고 일은 너무 많아졌다. 우리가 도울 수 있게 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26일 오전 9시 현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통해 지원을 신청한 의료인력은 총 205명. 의사 11명과 간호사 100명, 간호조무사 32명, 임상병리사 22명, 행정직 등 40명이다. 25일까지만 해도 59명에 불과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조만간 지원 인력을 내려보낼 계획이다. 의협 관계자는 “인력 모집과 별개로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이 곧장 의료지원단장을 맡아 직접 대구 지역에 내려가 현장에서 진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시민들 온정도 잇따라 전국 각지에서 대구 시민을 돕기 위한 선행 릴레이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등에서 9년째 태국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임동혁 씨(38)는 25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00만 원을 기탁했다. 임 씨는 “대구의 자영업자와 시민들에게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기부하기로 결심했다”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대구 달서구 성당동에서 2년째 세차장을 운영하고 있는 임모 씨(30)는 26일부터 ‘무료 차량 방역 서비스’에 나섰다. 세차 비용을 20∼50% 할인하고 세차한 손님 중 희망자에게는 차량 내부를 살균·소독해 주는 것이다. 그는 “내가 베풀 수 있는 것들을 베풀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구시의사회에도 크고 작은 기부금이 도착하고 있다. 서울시민이라고 밝힌 박모 씨는 300만 원을 기부하며 “의사 선생님들이 빵을 사 드셨으면 좋겠다. 지역 경제도 살리고 의사 선생님들이 빵 드신 후 힘내셨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전했다.○ 의료인력 지원 문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특별대책팀(044-202-3247), 대구시의사회(053-953-0033∼5) 이미지 image@donga.com·강동웅·전채은 기자}

    • 202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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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촌기념회, 고교-대학생 42명에 장학증서

    인촌기념회(이사장 이용훈)는 2020학년도 1학기 장학생으로 대학생 30명과 고교생 12명을 26일 선발했다. 인촌기념회는 일제강점기 민족교육운동을 벌인 인촌 김성수 선생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1967년부터 장학사업을 벌여왔다. 지금까지 대학생과 고교생 3840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올해 장학증서 수여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열리지 않았다. 한편 인촌장학생동문회(회장 오세정)는 회원들이 모금한 장학금 670만 원을 이날 인촌기념회에 전달했다. 대학 시절 인촌기념회에서 장학금을 받아 공부한 인촌장학생 동문들은 2011년부터 매년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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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흡기 환자 따로 관리 ’국민안심병원’ 어떻게 이용하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괜히 다른 병을 치료하러 병원에 갔다가 코로나19에 옮는 건 아닌가’라고 걱정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일반 진료를 받는 사람들이 이런 걱정 없이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호흡기 환자를 따로 관리하는 ‘국민안심병원’이 가동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26일 “91개 국민안심병원을 지정해 보건복지부, 병원협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명단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국민안심병원이란 호흡기 환자의 병원 방문부터 입원까지 전 진료 과정을 나머지 환자들과 분리해 진료하는 의료기관을 말한다. 코로나19에 대한 국민 불안을 줄이고, 비호흡기 환자들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걱정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마련됐다. 복지부는 24일부터 병원들의 신청을 받아 상급종합병원 4곳, 종합병원 68곳, 일반병원 19곳을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했다. 이 가운데 대다수인 84곳은 25, 26일 중 운영에 돌입했고, 나머지 7곳도 3월 2일까지는 운영을 개시한다. 국민안심병원을 찾는 이들은 모두 들어오기 전에 호흡기 증상과 발열, 의사환자 해당 여부 등을 확인받게 된다. 병원은 이때 해외여행력 정보제공 프로그램(ITS)과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로 환자의 해외여행력을 확인한다. 호흡기 환자의 외래 진료구역은 비호흡기환자의 일반 진료구역과 섞이지 않도록 분리된다. 각 구역에서 진료를 본 환자들은 감염이 의심될 경우 즉각 선별진료소가 있는 기관으로 안내를 받게 된다. 국민안심병원은 방문객 통제도 엄격하게 이뤄진다. 우선 보호자 외의 병문안 등 방문객은 기본적으로 전면 통제된다. 환자 보호자는 불가피한 경우에 1명만 출입이 가능하다. 일부 국민안심병원은 별도로 선별진료소를 마련해 호흡기환자 중 의사환자에 대해 선제 진단을 실시한다. 이 병원들은 일명 ‘B타입 국민안심병원’에 선정된 의료기관으로, 일반 국민안심병원보다 높은 수준의 감염 예방 수칙을 따라야 한다. 이 병원들은 호흡기 증상 환자의 입원 병동을 비호흡기 증상 환자와 분리해 운영하고, 원인 미상의 폐렴 환자는 코로나19 격리해제 조건을 충족하기 전까지 격리하게 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에는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곳이 없다. 김 차관은 “대구 지역의 여러 환경이 자체적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곧 지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대구는 모든 병원이 코로나19 대응에 매진하고 있어 국민안심병원을 신청할 여력이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국민안심병원 지정현황※ 유형 A : 호흡기 전용 외래 진료소 분리 운영 유형 B : 유형 A + 선별진료소, 호흡기병동 등 입원실까지 운영강동웅 기자leper@donga.com이진한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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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상 없으니 복귀시켜주세요” 대구 병원 인턴의 호소

    25일 오후 1시 염헌규 경북대병원 교수(55·교육수련실장)는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이 병원 인턴인 김영호 씨(29)가 보낸 것이었다. 김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이 병원을 거쳐 가면서 18일부터 자가 격리 중이다. 그는 “내과, 응급실에서 인턴 동기들이 너무나도 적은 인력으로 일하는 모습을 격리된 채 멀찌감치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무증상 인턴들의 격리 해제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적었다. 이날은 격리 8일째. 국가에서 정한 격리 기간은 14일이다. 김 씨는 “잠복기가 3∼7일 이내인 만큼 힘드시더라도 저희의 격리 해제 검토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통상적인 코로나19 잠복기를 고려해 병원에 조기 복귀를 호소한 것이다. 염 교수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받은 정호영 병원장(60)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그는 “젊은 의사들이 너무 기특했다. 답답했던 마음에 숨통이 트이고 뭉클해진다. 하지만 임의로 격리를 해제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격리된 인턴 대부분은 무증상으로 검사에서도 음성으로 나왔다”며 “현장에 있는 동료들의 고생이 심해 가만히 있기가 힘들다. 빨리 복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18일 오후 2시 응급실을 찾은 40대 남성이 확진자로 판명돼 접촉자로 분류됐다. 환자와 2m가량 떨어져 있었지만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경북대병원 응급실에는 12명의 인턴이 근무하는데 대부분 격리돼 현재 4명이 지키고 있다. 대구 지역 의료진은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자가 격리된 의료진이 급증하면서 코로나19 환자뿐 아니라 다른 응급환자를 보는 것도 힘겨워하고 있다. 급기야 정부는 24일부터 대구 지역으로 가서 환자를 돌볼 의료 인력의 지원을 받고 있다. 모집 인력은 의사 40명 등 약 260명. 하지만 25일 오전 10시까지 지원한 의사는 6명에 그쳤다. ▼ 대구의사회 회장 “선후배들, 격리병원-응급실로 달려와 달라” ▼대구 병원 인턴의 호소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날 이성구 대구시의사회 회장은 대구경북 지역 의사 5700여 명에게 호소문을 보냈다. 호소문은 “이 위기에 단 한 푼의 대가, 한마디의 칭찬도 바라지 말고 피와 땀과 눈물로 시민들을 구합시다. 우리 대구를 구합시다”라는 내용이다. 이 회장은 “지금 대구는 유사 이래 엄청난 의료재난 사태를 맞아 일손이 턱없이 모자란다”며 “지금 바로 선별진료소로, 대구의료원으로, 격리병원으로 그리고 응급실로 달려와 달라”고 요청했다. 또 “우리 모두 생명을 존중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선후배 형제로서 우리를 믿고 의지하는 사랑하는 시민들을 위해 소명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2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구는 우리 사랑하는 부모 형제 자녀가 매일을 살아내는 삶의 터전이다. 그러나 공포와 불안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의사들만 초조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우리도 똑같이 두렵고 불안하기는 매한가지이나 우리 의사들이 최전선의 전사로 분연히 일어서야 한다”며 울먹였다. 이 회장은 이날 공동운영 중인 개인병원에 10일 휴가계를 내고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한 이 회장은 방호복을 입고 현장 진료에 나섰다. 이 회장은 “격리병원에 와보니 의료진 방호복을 하루에 500개씩 쓰고 있고 마스크도 재활용을 못하니 남아있는 수량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권영인 대구시의사회 차장은 “대구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소비하는 마스크만 하루에 10만 장을 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이 회장의 호소문 발표 후 지역 의료진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의사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대구시 의사 60여 명이 참여의 뜻을 밝혔다. 한 의료진은 “피부과를 전공으로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수습에 뭐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 지원할 만한 일이 있겠느냐”고 문의를 해오기도 했다. 대구시에는 발열을 체크하는 체온계와 마스크 지원도 절실하다. 환자가 급증하면서 돈이 있어도 마스크, 체온계, 손 소독제, 고글 등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에 소재한 한 마스크 업체는 “대구시 사정이 좋지 않아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며 대구시의사회 측에 우선적으로 마스크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호소문이 전국으로 퍼지면서 모금 운동도 일어났다. 황규석 서울 강남구의사회 회장은 “호소문에 감명을 받았다”며 3000만 원 기부의 뜻을 밝혔다. 이 회장은 “의료 물품이 부족한 것이지 돈이 부족한 게 아니기 때문에 마음만 감사히 받고 기부금은 경제 어려움에 처한 대구시에 전액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남구의사회는 26일 오후 2시 서울에서 대구로 출발해 대구시장에게 해당 금액을 전달할 예정이다. 다만 이 회장은 “다른 지역에서도 지원을 와주시면 감사하겠지만 지역사회 감염 상태라 그분들이 위험해질 수도 있어 선뜻 요청을 못하겠다”며 “일단 대구시 내 자원봉사자들로 조를 짜서 우리끼리 어떻게든 막아보겠다”고 말했다. 의료인력 지원 문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특별대책팀(044-202-3247), 대구시의사회(053-953-0033∼5)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전주영·강동웅 기자}

    • 20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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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경북 요양시설 신천지교인 접촉 가능성 높아… 전수조사를”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정부는 이번 주를 전국적 확산 차단의 성패를 가를 중대 고비로 보고 있다. 이 고비를 성공적으로 넘기기 위해서는 꼼꼼한 전수조사와 취약지에 대한 집중 공략이 필요하다. 방역 당국이 21일부터 대구의 입원 폐렴 환자 514명을 전수조사해 코로나19 환자 5명을 새로 찾아낸 것이 좋은 예다. 위험 요소라고 판단되는 타깃을 명확히 정해 샅샅이 훑는 방역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다. ○ 신천지 전수조사 급선무 가장 시급한 방역 과제는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조사다. 대구경북 이외 지역에서 신천지 신도들의 동선을 따라 확진자가 나오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신천지 측이 1, 2월 중 대구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는 타 지역의 신도, 대구교회 신도 중 타 지역을 방문한 고위험군 신도, 그리고 전체 신도 명단을 제공하기로 했다”면서 “명단이 확보되는 대로 전국 보건소 및 지방자치단체에 이를 배포하고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천지 측은 이날 오후 신도 21만2000여 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보건 당국은 최근 신천지 대구교회를 다녀왔거나 의심 증세를 보이는 고위험군부터 검체 검사를 할 계획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유증상자, 대구 지역과 연관된 신도, 대구 신도와 접촉한 신도가 1차 검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구 지역 신도 9336명 중 증상이 있다고 답한 환자는 1276명(13.7%). 향후 대구 신도의 가족이나 접촉자까지 조사 대상을 넓히면 검사 대상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사 대상이 단기간에 급증하면 진단 키트와 검사 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물론 보건 당국의 일일 검사 가능 건수도 꾸준히 늘고 있기는 하다. 현재 전국 77개 기관에서 하루 약 1만5000건의 검사가 가능하다. 실제로는 1만 건 정도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앞서 보건 당국은 일일 검사 물량을 2월 말에 1만 건, 3월 말에 1만3000건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진단 과부하 우려와 관련해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등 6개 전문가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검사 가능 의료기관을 추가하고 인력을 중점 배치하면 하루 최대 2만 건까지 검사할 역량이 된다”고 밝혔다. 다만 학회는 “검사를 하루 2만 건으로 늘리더라도 모든 여력을 신천지 검사에만 할애할 수는 없다”면서 “검사 물량 중 20∼50%를 신천지 신도 조사에 배정한다면 전수조사에 한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 타깃 정해 집중 공략해야 방역에 성공하려면 ‘숨은 환자’가 있을 법한 곳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구 입원 폐렴 환자’와 같이 명확한 타깃을 정해 저인망식으로 조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정부는 공동시설, 특히 요양병원이나 정신병원 등에서의 집단 발병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들, 이들의 접촉자가 의료기관이나 시설에서 2, 3차 감염을 유발하는 것이 최근 확진자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를 통제하는 게 방역의 주안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확진자로 확인된 부산 아시아드요양병원 사회복지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각 시도 보건소가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사회복지사를 격리, 검사하고 감염 사실을 잡아낸 것이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경북 칠곡군의 중증장애인 시설도 한 입소자의 어머니가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신천지 교인과의 접촉 가능성이 높은 대구경북 지역 요양·단체시설들을 중심으로 저인망식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신천지 교인들이 요양보호사로 일하거나, 이들과 접촉한 가족이나 지인 등이 근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으로 전국 요양병원 1560개 가운데 64개가 대구, 120개가 경북에 있다. 특히 이들 시설에는 가벼운 폐렴 증상만 보여도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면역 취약 계층이 몰려 있다. 의료진과 간병인, 환자 중 어느 한 명이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순식간에 병원 내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또다시 감염 폭증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다. 손덕현 요양병원협회 코로나19 대응본부장은 “요양병원 노인 환자들은 선별진료소 이동이 쉽지 않다”며 “코로나19 검체 채취 키트를 전국 요양병원에 우선 보급해 감염 환자를 신속하게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병율 차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각 시설장들이 보호 중인 환자들의 증상 변화를 더 면밀하게 확인해 보건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min@donga.com·강동웅·사지원 기자}

    • 20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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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유학생 변수 등 고려안한 4주 안정화 전략, 현실성 떨어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4주 내에 안정화하겠다고 했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감염병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렸지만 실질적으로 그에 맞는 강도 높은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고강도 대책은 없어 정부가 23일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올린 데 이어 24일 새로 내놓은 대책은 앞으로 2주 동안 대구 지역 유증상자를 전수조사하겠다는 것. 코로나19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기 때문에 기침이나 콧물이 나면 모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것이다. 정부는 2만8000여 명을 검사 대상으로 보고 있다. 보건당국이 대구 지역 1일 최대 감기 환자 수를 추산한 2000명에 14일을 곱한 숫자다. 여기에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신천지 교인 약 9000명을 합쳐 3만7000여 명 정도를 검사할 계획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4일 브리핑에서 “4주의 기간을 정해 2주는 유증상자에 대한 검사를 집중적으로 수행하고 나머지 2주는 치료에 집중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대국민 예방수칙도 약간 강화했다. 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등교와 출근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 시민들에게는 외출이나 다른 지역 방문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 전수조사 현실성 떨어져 4주 동안 3만7000여 명을 전수 검사하고 치료하는 것은 정부의 구상처럼 순조롭게 풀리기 어렵다. 당장 현재 대구에는 의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도 이날 “3만 명이 훌쩍 넘는 검체를 채취하고 진단하려면 현재의 역량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최대한 의료인 지원을 받아서 보충을 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국적으로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런 시나리오는 쉽지 않다. 환자를 격리 치료할 음압병상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미 대구경북을 비롯해 인접 지역인 부산, 강원까지 국가지정 음압병상이 가득 찼다.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전수조사 인구 중 1%만 확진이 돼도 370명인데 해당 환자를 입원시키는 과정에서도 혼란이 야기돼 4주 안정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신이 없어 퇴원이 늦어지는 것도 문제다. 지난달 20일부터 누적된 확진환자 중에 퇴원 환자는 22명에 불과하다. 환자 담당 주치의들은 에이즈 치료제 혹은 말라리아 치료제를 쓰고 있다. 하지만 이 치료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것을 방해하는 역할만 하기 때문에 백신 개발이 급선무다. 전문가들은 검사 2주, 치료 2주의 4주 안정화 공언보다는 코로나19를 위한 공공의료전달체계부터 확립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손장욱 고려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위험한 환자가 많은 상급 의료기관보다는 공공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전담해 검사하도록 하루빨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학교와 함께 학원도 휴원시키는 대책도 내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학생들이 모여서 전파되는 걸 막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원도 막는 게 맞다”며 “정부가 비용처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후베이성보다 진정 늦어질 수도” 전문가들은 정부의 ‘4주 안정화 전략’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입을 모은다. 대구경북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면 최대 진앙인 ‘신천지발 감염’은 다소 줄일 수 있지만 다른 변수가 너무 많다는 것. 당장 이번주부터 집중적으로 들어오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변수다. 3월 말까지 입국이 예정된 중국인 유학생은 3만8000여 명. 정부가 대규모 중국인 유학생 입국에 대해서는 강화된 대책을 내놓지 않은 것이 ‘구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신천지발 확산만 막으면 성공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경로로 감염되는 상황이 나올 수 있어 4주 안정화는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의 진화 속도도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우한시는 지난달 23일 봉쇄한 지 한 달 만에 신규 확진자가 점차 줄고 있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정부가 우한의 속도(4주)로 안정화하겠다는 전략인 것 같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만큼 총력전을 할 수가 없으며 우한만큼 외부에서 의료진을 지원받기도 어렵다”고 말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강동웅·사지원 기자}

    • 202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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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뜻해지면 코로나 사라질 것’ 전망 틀렸나

    날씨가 따뜻해지면 바이러스의 힘이 약해지는 게 일반적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봄이 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소강상태로 접어들 것으로 본 이유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비교적 기온이 높은 국가에서도 꾸준히 환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보건부에 따르면 현지 코로나19 환자가 3명 추가돼 89명으로 늘었다. 요즘 싱가포르 한낮 기온은 31도까지 오른다. 최고 기온이 26∼34도인 대만과 태국, 호주의 환자도 각각 35명, 28명, 22명에 달한다.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의 사정도 비슷하다. 바이러스는 고온에서 활동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코로나19에는 적용되지 않는 셈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날이 따뜻해지는 4월이면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손장욱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존에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가 겨울철에 유행하고 여름에 가라앉았다고 해서 코로나19도 그럴 것이라고 확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65일 따뜻한 싱가포르와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를 비교해 전망할 수는 없다”고 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일반적인 계절성 독감은 3, 4월에 접어들면 환자가 줄지만 우리는 코로나19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다.강동웅 leper@donga.com·이윤태 기자}

    • 202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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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씨 따뜻해지면 바이러스 약해진다?…전문가들 의견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바이러스의 힘이 약해지는 게 일반적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봄이 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소강상태로 접어들 것으로 본 이유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비교적 기온이 높은 국가에서도 꾸준히 환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보건부에 따르면 현지 코로나19 환자가 3명 추가돼 89명으로 늘었다. 요즘 싱가포르 한낮 기온은 31도까지 오른다. 최고 기온이 26~34도인 대만과 태국 호주의 환자도 각각 35명, 28명, 22명에 달한다.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의 사정도 비슷한다. 바이러스는 고온에서 활동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코로나19에는 적용되지 않는 셈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날이 따뜻해지는 4월이면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손장욱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존에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가 겨울철에 유행하고 여름에 가라앉았다고 해서 코로나19도 그럴 것이라고 확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365일 따뜻한 싱가포르와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를 비교해 전망할 수는 없다”고 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NIAID)의 안소니 파우치 박사는 “일반적인 계절성 독감은 3, 4월에 접어들면 환자가 줄지만 우리는 코로나19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다. 강동웅 기자leper@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2020-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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