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혁

권오혁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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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에서 국회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공기를 살아있는 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hyuk@donga.com

취재분야

2025-11-08~2025-12-08
대통령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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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3%
  • “北내부 아직 비핵화 납득못해… 김정은, 中지지 과시할 필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다시 중국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밀착을 과시한 이면에는 내부적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의 필요성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다는 이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북-중 경제협력도 기대보다 못하다는 불안감이 더해졌다는 것이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9일 “북한 측 인사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북한 내부를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소식통은 또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결국 (동맹인) 미국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본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의 목적도 결국 북한을 변화시키려는 것으로 여긴다”며 “문 대통령도 완전히 믿지 못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 내부를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언급은 북한 측 관계자와 접촉한 복수의 한국 소식통도 전하는 내용이다. 미국이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적대 정책을 누그러뜨려야 비핵화 조치가 가능하다는 북한의 선전전일 가능성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김 위원장이 처한 북한 현실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기도 하다. 특히 중국의 다른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중 접경 지역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호텔에는 북한에서 넘어온 무역상들이 북적이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중국 측에 “북한 내부 경제가 매우 어렵다”고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김 위원장의 지난해 3차례 방중으로 북-중 관계가 완연히 개선됐음에도 중국의 실질적인 대북 경제협력에 진전이 없다”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북-미의 실질적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도 또다시 중국을 찾아 시 주석을 만난 배경에 이런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시 주석이 자신을 분명히 지지하고 있고 언제든 지원 의사가 있음을 북한 내부에 보여야 북-미 협상 추진에 대한 내부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 밝힌 “미국이 제재와 압박을 계속할 경우”에 모색하겠다고 한 “새로운 길”은 어찌됐든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문에서 경제가 어렵다며 시 주석에게 대북 경제 지원과 실질적인 북-중 경제협력 확대를 재차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한 대북제재 해제에 중국이 더 공세적으로 나서 달라고 요구했을 가능성도 크다. 앞으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친선 우호를 넘어 북핵과 평화체제 등 안보 문제에서 전략적으로 더욱 밀착해 공동 행보를 할 것임을 예고한다. 리카이성(李開盛) 상하이(上海) 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원 부연구원은 중국의 유력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에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북-미 회담을 앞두고 자신의 외교 협상 칩을 모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함으로써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언제든 카드로 쓸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미국의소리(VOA) 중문판은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각자 필요한 것을 얻은 회담”이라고 평가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 2019-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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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화려한 연회장서 만찬… 시진핑, 김정은에 ‘성대한 생일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5세 생일인 8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정상회담을 한 뒤 환영 만찬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20분경(현지 시간)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를 출발해 북-중 정상회담장인 인민대회당으로 향했다. 곧바로 오후 4시 30분부터 정상회담이 시작돼 1시간 동안 시 주석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양국의 협력 방안 등을 협의했다. 오후 6시에는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인민대회당에 도착했고, 가장 화려한 내부 장식으로 유명한 진써다팅(金色大廳) 연회장에서 생일축하연과도 마찬가지인 환영 만찬에 함께 참석했다.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인 만큼 환영 연회의 규모도 화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상무위원(최고지도부)과 정치국 위원이 대거 출동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오전 10시 45분경 베이징 기차역에 도착했다. 북한에서 가져온 황금빛 휘장이 달린 번호판 없는 특대형 검은색 전용 차량 메르세데스벤츠를 타고 영빈관 댜오위타이로 향했다. 김 위원장 일행은 곧바로 베이징 중심 도로인 창안제(長安街)로 들어서면서 중국 상무부 청사를 지나갔다. 베이징역에서 불과 1km 거리에 있는 상무부 청사에선 미중 양국이 무역전쟁 휴전 시한(3월 1일) 전에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 가늠하는 탐색전인 차관급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북핵 문제와 미중 무역협상이 묘하게 겹치는 장면이다. 김 위원장이 생일임에도 새해 벽두부터 베이징을 찾은 것은 공식적으로 초청한 시 주석이 이날을 원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북핵 문제와 미중 무역전쟁의 연계를 거부해온 중국이었기에 이 장면은 더욱 이례적으로 비쳤다. 이 때문에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직면한 시 주석이 급기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북한 카드’를 흔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김 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미국에 “새로운 길을 갈 수도 있다”고 경고한 이후여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시 주석은 전날인 7일엔 하루 종일 새해 첫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주재하면서 당 중앙 권위를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도착하기 직전인 8일 오전 10시 반부터는 베이징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장려대회에 참석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지난해 3차례 북-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했으나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엄격 준수를 이유로 속도를 내지 못하자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자 국면 전환을 노리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다시 만난 것이다. 북-중 간 전략적 밀착을 극적으로 과시한 셈이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북-미 접촉에서 중국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계속 존재할 것이다. (중국 아닌) 다른 국가는 대체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베이징역에 도착한 녹색의 김 위원장 전용 열차는 21량에 달했다. 중국의 상무위원급 인사가 플랫폼에 직접 나가 김 위원장을 맞았다. 댜오위타이로 이동하는 김 위원장과 리설주가 탄 차량 주변에만 중국 사이드카 4대가 둘러싸는 등 중국은 호위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그 뒤로 김 위원장의 수행원들을 태운 대형버스와 구급차 등 차량 30여 대의 행렬이 줄지어 따랐다. 김 위원장은 정상들이 묵는 댜오위타이 18호각에 짐을 푼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9일 중국 개혁개방의 성과를 볼 수 있는 베이징 인근의 톈진(天津) 등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지방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중 수교 70주년 의미를 살리기 위해 동북3성 지역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 20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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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美회담 앞두고 김정은 전격 訪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북한 특별열차가 7일 오후 10시 15분경(현지 시간) 북-중 접경지역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은 이날 “특별열차가 지나가기 전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역 앞에는 중국 공안 차량 수십 대와 공안이 배치돼 도로를 통제했고 이 열차가 지나간 뒤 경비가 해제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을 통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네 번째 북-중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단둥 기차역은 하루 종일 삼엄하게 통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단둥 기차역 역무원들은 휴대전화를 당국에 일시적으로 압수당했고, 압록강변 인근 일부 호텔은 투숙객을 받지 않았다. 단둥시 주민은 “이틀 전부터 단둥역에서 탑승객에 대한 신분증 검사가 강화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3, 5월 두 차례 중국에서 시 주석과 회담을 가진 만큼, 이번에도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동시적 단계적 조치’라는 비핵화 협상 전략을 북-중 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올해는 북-중 수교 70주년이어서 북-중 정상이 어떤 식으로든 만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이에 앞서 북-중 최고위급 인사들이 지난해 12월 베이징 외의 다른 중국 도시에서 극비리에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리수용 노동당 국제부장을 비롯해 4, 5명을, 중국은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을 내보냈다. 쑹 부장이 북측과 접촉한 것은 지난해 4월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하루 앞두고 중국 예술단장 자격으로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난 이후로 9개월 만. 한 외교 소식통은 “북-중 최고위급 인사들이 비공개로 대북제재 완화 방안 등 올해의 북-미 협상 방향과 함께 김 위원장의 방중 문제를 자연스레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첫 방중 때도 열차를 타고 단둥을 거쳐 베이징으로 갔다. 베이징으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선양(瀋陽)에서도 며칠 전부터 경비가 강화됐다고 복수의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한국 정부도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을 며칠 전부터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 이지훈 기자}

    • 20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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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지기 노영민’의 귀환… 광흥창팀서 원조 친문으로 ‘중심 이동’

    이 정도면 ‘원조 친위 부대’의 귀환이라 할 만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단행할 청와대 인사에서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노영민 주중대사와 더불어민주당 강기정 전 의원이 각각 대통령비서실장과 정무수석비서관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 캠프의 핵심이었던 ‘광흥창팀’을 중심으로 한 청와대 힘의 중심이 1년 8개월여 만에 원조 친문 진영으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문지기’ 노영민의 화려한 귀환 문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2017년 5월 9일, 민주당 내부에서는 내전(內戰)이 벌어지고 있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실장 자리를 놓고 노 대사를 미는 친문 진영과, 임종석 비서실장을 앞세운 광흥창팀 간의 기 싸움이었다. 훗날 문 대통령은 “일찌감치 임 실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했지만, 두 세력은 대선 당일까지도 문 대통령의 마음을 얻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광흥창팀의 한 관계자는 “대선 과정에서 임 실장에게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생각한 친문들이 ‘비서실장 자리는 빼앗길 수 없다’는 인식이 매우 강했다”고 했다. 노 대사, 전해철 의원 등 친문 진영은 2012년 대선부터 문 대통령과 함께해 온 인사들. 친문 진영과 거리가 있었던 임 실장 등은 대선을 앞두고 문 대통령이 수혈한 케이스다. 1차전에서 고배를 마신 노 대사는 중국에서 절치부심한 끝에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비서실장 자리를 차지했다. 여권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문 대통령과 노 대사가 비서실장 인선과 청와대 인선에 대해 논의를 마쳤다”며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고, 경제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집권 3년 차를 함께할 카드는 아무래도 노 대사밖에 없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이어 임 실장까지 곁을 떠나면서 문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하게 읽고 판단할 수 있는 인사는 노 대사밖에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노 대사는 2012년 대선 패배 뒤부터 ‘문지기’(문재인을 지키는 모임) 등 각종 의원 모임을 만들어 문 대통령이 흔들릴 때마다 곁을 지켰다. 노 대사는 이날 오후 예고 없이 베이징 소재 중국 외교부를 찾았다. 비서실장 내정에 따라 중국 외교부 고위 인사에게 귀임 인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 내 카운터파트로 일했던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난 것으로 추측된다. 선임 수석인 정무수석을 맡게 된 강 전 의원 역시 문 대통령이 각별하게 아꼈던 인사다. 2015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 대통령은 이종걸 원내대표와의 갈등을 감수하면서까지 강 전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밀어붙였다. 한 여당 의원은 “강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초대 정무수석 제안도 받았지만 지난해 지방선거 때 광주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고사했었다”며 “두 자리 모두 순리대로 임명된 인사”라고 평했다. 문 대통령은 19대 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 등 주요 현안을 처리했던 강 전 의원에게 규제 개혁 등 주요 혁신 관련 입법을 위한 당청 관계 조율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黨-靑 역학 관계도 변화 불가피 이번 인사로 당청 관계도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50대의 임 실장과 초선 의원 출신인 한병도 정무수석이 당청 관계에서는 다소 무게감이 약했다”며 “나란히 3선 의원 출신인 노 대사와 강 전 의원은 홍영표 원내대표는 물론이고 이해찬 대표와도 허물없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친문 색채가 짙어지면서 앞으로 문 대통령의 행보가 지지층 결집을 우선순위에 둘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과거 친문과 비문(비문재인) 진영의 갈등이 극심했을 때 노 대사와 강 전 의원은 ‘비둘기파’보다는 ‘매파’에 가까웠다”며 “야권과의 대치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 / 베이징=권오혁 특파원}

    • 20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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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서울 미세먼지 중국 탓 아니다” 주장

    중국 정부가 돌연 “서울의 심각한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건너간 게 아니라 서울에서 배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측은 “아전인수” 격이라고 반박했다. 중국 생태환경부 류여우빈(劉友賓) 대변인은 28일 베이징(北京)에서 연 브리핑에서 “최근 현상으로 볼 때 서울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은 서울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검측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중국의 공기 질은 대폭 개선되는 상황에서 한국 서울의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기본적으로 유지되면서 약간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주요 물질인 이산화질소(NO2)의 농도로 볼 때도 2015~2017년 서울의 NO2 농도가 (같은 기간) 중국 베이징,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 전문가팀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6, 7일 서울에서 심각한 대기오염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달 초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고강도의 대기 이동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서울의 오염물은 주로 서울에서 배출된 것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전문가 팀의 연구 역시 비슷한 결론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류 대변인은 “우리는 대기오염 해결 과정에서 환경 문제에 대응할 때는 자기 지역 오염을 해결하는 기초 위에서 지역 및 글로벌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부터 해결하고 중국을 탓하라고 비꼰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류 대변인의 발언은 “최근 한국 대부분 지역에서 대기오염이 발생하자 한국 매체들이 한국의 스모그가 중국에서 건너온 것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중국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나왔다. 하지만 중국은 서울의 미세먼지 발생에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계획된 발언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중국으로부터 한국에 오는 미세먼지의 이동 경로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많다. 베이징 옌타이 다롄 등 특정 경로만으로, 중국 책임이 없다고 하는 것은 아전인수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11월 6, 7일 등 특정한 사례만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의 미세먼지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는 종합적으로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한국이 미세먼지 영향에 대해 항의하면 중국은 ‘과학적 증거로 논증을 해보자’고 말해 왔는데 최근 5년간 베이징의 공기 질이 좋아지니 자신감을 갖고 중국 탓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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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바꾸면 안될건 안바꾼다” 美의 시장개혁 요구에 선그어

    “바꿔야 하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단호히 바꾸되, 바꾸지 말아야 하고 바꿀 수 없는 것은 결코 바꾸면 안 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8일 오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중국의 개혁에 대해 “무엇을 바꿀 것인지, 어떻게 바꿀 것인지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의 개선과 발전에 부합하는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 주석은 “개혁 발전을 추진할 때 어떤 것도 금과옥조의 교과서로 받들 수 없고 누구도 중국 인민을 마음대로 부리고 지시하는 사범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의 구조개혁을 강조한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시 주석의 이 발언들을 그대로 되풀이했다. 즉, 미국이 시장에 대한 개입 축소를 요구하더라도 국가가 시장과 민간을 통제하는 사회주의 제도에 벗어나는 그 어떤 구조개혁 조치도 시행하기 어렵고, 구조개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일방적인 양보가 아니라 오로지 중국 자신의 필요에 따라 진행될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미래에 반드시 이런저런 위험과 도전에 맞닥뜨릴 것이고 심지어 상상하기 어려운 거칠고 사나운 파도에 직면할 것”이라고도 했다. “과학기술 등 종합국력을 전면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해 미국이 포기를 요구하는 첨단산업 육성 전략 ‘중국제조 2025’를 지속할 것임도 시사했다. 미국은 중국이 국유기업들에 보조금 등 각종 특혜를 제공하고,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에 (중국으로의) 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통제가 불공정을 야기해 미국 기업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시 주석의 이날 연설은 미국의 기대만큼 중국이 전향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은 84분 연설 중 40여 분을 중국 개혁개방 40년을 회고하는 데 할애했다. 그가 제시한 첫 번째 과제는 “반드시 공산당에 의한 영도(지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시장이 자원배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면서도 “정부가 더욱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시장과 민간에 대한 공산당과 국가의 통제를 풀 생각이 없으며 “민간 시장 자율성을 늘려야 한다”는 국내의 비판도 무작정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이날 구체적인 새로운 개혁개방 조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일을 맞아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시장개방 조치가 나오지 않겠냐는 관측이 빗나간 것이다. 개혁개방 조치에 대한 언급은 당의 영도와 중국 특색 사회주의 강조 다음에야 나왔다. 시 주석은 “반드시 개방을 확대해야 한다”며 “공급 측의 구조개혁을 주요 노선으로 해서 발전 방식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고, 경제구조를 최적화하고 성장동력을 변화시키며, 적극적으로 내수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구조개혁 조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대신 “자신의 의지를 남에게 강요하는 것을 반대한다.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반대하고 강자가 약자를 깔보는 것을 반대한다”는 말로 중국의 변화를 요구하는 미국을 겨냥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체적인 조치가 전혀 없어 사람들을 실망시켰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개혁개방이 (마오쩌둥(毛澤東)이 일으킨) 문화대혁명의 잘못을 바로잡으라는 강렬한 요구로부터 나왔다”며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한 덩샤오핑(鄧小平)을 연설 중 7번 언급했다. 하지만 마오쩌둥도 5번 언급했다. “국가가 웅장한 이상과 포부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면서 “서막은 아직 클라이맥스가 아니다”란 마오쩌둥의 발언을 인용했다. 덩샤오핑의 발언은 인용하지 않았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 20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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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美 뒷마당’ 파나마와 16조 원 경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의 손을 잡은 중미 국가 파나마에 대규모 경제 원조를 약속했다. 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3일(현지 시간)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 기초 인프라건설, 은행, 관광 등 19개 분야 협정을 체결했다. 이 중에는 중국이 파나마가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구체적인 원조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대만연합보에 따르면 이번 중국과 파나마의 경제 협약 규모는 150억 달러(약 16조6050억 원)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시 주석은 아르헨티나 국빈 방문에 이어 2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파나마를 방문했다. 시 주석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파나마가 (세계 물류허브 조성을 위해) 추진 중인 ‘2030년 국가물류전략’과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 정부의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 구상이 맞닿아있는 부분이 많다”며 “양국 수교 이래 일대일로 공동건설 덕분에 여러 영역에서 협력의 성과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나마는 중남미 국가로는 처음으로 일대일로에 참여했다. 지난해 6월 파나마는 106년 동안 외교관계를 이어온 대만과 단교한 뒤 중국과 수교했다. 수교 직후 양국은 28개 항목의 투자 협정을 체결했다. 같은 중미 국가인 도미니카공화국과 엘살바도르도 각각 올해 5월과 8월 중국과 수교를 맺었다. 미국의 뒷마당 격인 중미 국가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미국은 우려를 표하며 “중국이 중남미 국가들을 포섭하기 위해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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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율주행버스 타고 이동… AI가 얼굴 인식해 운동량 체크

    “이거 사람이 없어도 안전한가요?” 22일 오후 베이징 하이뎬(海淀)구 하이뎬공원 내 무인차량 체험정류장 앞에 자율주행버스가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일부는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호기심 많은 한 중년 여성은 현장 관계자에게 연신 질문을 던졌다. 시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자율주행버스의 이름은 ‘아폴로’. 중국 인터넷기업 바이두(百度)가 진룽(金龍)버스와 합작해 만든 세계 첫 레벨4(정해진 구역에서 운전자 없이 주행이 가능한 수준) 자율주행버스다. 버스 안에는 운전대도, 액셀러레이터도, 브레이크도 보이지 않았다. 길이 4.2m, 높이 2m의 버스 안에는 최대 9명까지 탑승이 가능했다. 기자가 버스에 탑승한 뒤 안전요원이 태블릿PC로 출발 명령을 내리자 곧바로 자율주행을 시작했다. 버스는 공원에서 산책하던 시민이 차체에 가까워지자 자동으로 속도를 줄인 뒤 멈춰 섰다. 시속 10km의 속도가 다소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일어선 상태에서도 큰 흔들림을 느끼지 못할 만큼 버스는 안정되게 이동했다. 공원 서문에서 어린이놀이동산까지 약 1km 거리를 이동하는 데 7분가량 걸렸다. 하이뎬공원은 바이두가 베이징 하이뎬구와 합작해 이달 1일 개장한 세계 첫 인공지능(AI)공원이다. 기존 공원의 모습을 유지한 채 시민들이 다양한 AI 시설을 체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 바이두는 지난해 AI 특허건수 2368건(중국 1위)의 AI 선두 기업이고, 하이뎬구에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라는 중관춘(中關村) 정보기술(IT)기업단지가 있다. 자율주행차 못지않게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건 산책로와 AI를 결합한 ‘스마트 보행로’다. 출발 지점에서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한 뒤 이용자의 얼굴 사진, 신장, 나이, 키 등 간단한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바로 이용이 가능하다. 860m 길이 보행로의 출발점과 중간지점, 도착점에 1대씩 있는 얼굴 인식 카메라를 통해 이용자의 운동 상황이 체크된다. 기자가 보행로를 한 바퀴 돈 뒤 도착점 전광판 앞에 서자 ‘소모 열량 73Cal(닭다리 0.4개 상당)’ ‘이동 거리 860m’ 등 운동 정보가 바로 표시됐다. 자주 오는 이용자의 경우 주 단위, 월 단위 누적 기록도 표시된다. 평일 낮 시간임에도 공원을 찾아 운동을 하는 시민이 상당히 많았다. 매주 공원을 찾아 운동을 한다는 팡즈핑 씨(68·여)는 “예전에는 산책할 때 무작정 걷기만 했는데 스마트 보행로를 통해 운동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게 돼 참 좋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AI와 일대일 대화를 통해 날씨와 뉴스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정자(亭子)’, 증강현실 모니터를 통해 태극권을 알려주는 ‘태극권 사부’, 첨단 AI 기술을 소개하는 전시관 등 다양한 시설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지인들과 처음 공원을 찾았다는 류루이링 씨(45·여)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AI를 체험해봤는데 매우 신선했다. 말로만 듣던 AI가 현실로 느껴지면서 앞으로 생활과 업무, 학습 등에 커다란 변화를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꽃으로 불리는 AI를 국가 전략산업 중 하나로 천명한 뒤 이 분야에 전폭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딩즈양 바이두 공공관계부 사회혁신 매니저는 “과학혁신의 개념을 대중에 심어주려는 하이뎬구와 AI 기술을 실제 대중의 삶에 적용하고 싶은 바이두의 구상이 만나 AI공원이라는 새로운 결과물을 낳았다”고 설명했다.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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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없어도 안전한가요?”…중국의 세계최초 AI공원 가보니

    “이거 사람이 없어도 안전한가요?” 22일 오후 베이징 하이뎬(海淀)구 하이뎬공원 내 무인차량 체험정류장 앞에 자율주행버스가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일부는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호기심 많은 한 중년 여성은 현장 관계자에게 연신 질문을 던졌다. 시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자율주행버스의 이름은 ‘아폴로’. 중국 인터넷기업 바이두(百度)가 진룽(金龍)버스와 합작해 만든 세계 첫 레벨4(정해진 구역에서 운전자 없이 주행이 가능한 수준) 자율주행버스다. 버스 안에는 운전대도, 액셀러레이터도, 브레이크도 보이지 않았다. 길이 4.2m, 높이 2m의 버스 안에는 최대 9명까지 탑승이 가능했다. 기자가 버스에 탑승한 뒤 안전요원이 태블릿PC로 출발 명령을 내리자 곧바로 자율주행을 시작했다. 버스는 공원에서 산책하던 시민이 차체에 가까워지자 자동으로 속도를 줄인 뒤 멈춰 섰다. 시속 10km의 속도가 다소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일어선 상태에서도 큰 흔들림을 느끼지 못할 만큼 버스는 안정되게 이동했다. 공원 서문에서 어린이놀이동산까지 약 1km 거리를 이동하는 데 7분가량 걸렸다. 하이뎬공원은 바이두가 베이징 하이뎬구와 합작해 이달 1일 개장한 세계 첫 인공지능(AI)공원이다. 기존 공원의 모습을 유지한 채 시민들이 다양한 AI 시설을 체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 바이두는 지난해 AI 특허건수 2368건(중국 1위)의 AI 선두 기업이고, 하이뎬구에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라는 중관춘(中關村) 정보기술(IT)기업단지가 있다. 자율주행차 못지않게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건 산책로와 AI를 결합한 ‘스마트 보행로’다. 출발 지점에서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한 뒤 이용자의 얼굴 사진, 신장, 나이, 키 등 간단한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바로 이용이 가능하다. 860m 길이 보행로의 출발점과 중간지점, 도착점에 1대씩 있는 얼굴 인식 카메라를 통해 이용자의 운동 상황이 체크된다. 기자가 보행로를 한 바퀴 돈 뒤 도착점 전광판 앞에 서자 ‘소모 열량 73Cal(닭다리 0.4개 상당)’ ‘이동 거리 860m’ 등 운동 정보가 바로 표시됐다. 자주 오는 이용자의 경우 주 단위, 월 단위 누적 기록도 표시된다. 평일 낮 시간임에도 공원을 찾아 운동을 하는 시민이 상당히 많았다. 매주 공원을 찾아 운동을 한다는 팡즈핑 씨(68·여)는 “예전에는 산책할 때 무작정 걷기만 했는데 스마트 보행로를 통해 운동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게 돼 참 좋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AI와 일대일 대화를 통해 날씨와 뉴스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정자(亭子)’, 증강현실 모니터를 통해 태극권을 알려주는 ‘태극권 사부’, 첨단 AI 기술을 소개하는 전시관 등 다양한 시설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지인들과 처음 공원을 찾았다는 류루이링 씨(45·여)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AI를 체험해봤는데 매우 신선했다. 말로만 듣던 AI가 현실로 느껴지면서 앞으로 생활과 업무, 학습 등에 커다란 변화를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꽃으로 불리는 AI를 국가 전략산업 중 하나로 천명한 뒤 이 분야에 전폭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딩즈양 바이두 공공관계부 사회혁신 매니저는 “과학혁신의 개념을 대중에 심어주려는 하이뎬구와 AI 기술을 실제 대중의 삶에 적용하고 싶은 바이두의 구상이 만나 AI공원이라는 새로운 결과물을 낳았다”고 설명했다. 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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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드 보복 풀리나…中,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 제한 사실상 해제

    중국이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지난해 3월부터 금지해온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에 대한 지역적 제한을 14일 사실상 전면 해제했다. 중국 여행업계 소식통은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과 퉁청왕(同程網) 등이 이날 본사 임원회의를 통해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 재개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들 온라인 여행사들은 이날 오후 일제히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씨트립 홉페이지에서는 서울 관광 4박5일, 서울-강원도 관광 4박5일 상품 등의 예약이 가능하다. 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베이징 상하이 산둥 등 6개 지역에서 중국인들을 상대로 한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허용했으나 온라인 여행사의 상품 판매는 금지해왔다. 온라인 상품 판매 규제를 풀면 중국 전역에서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적 제한이 사실상 사리지기 때문이었다. 이 소식통은 “중국 당국의 지침에 따라 중국 온라인 여행사들이 14일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재개한 것으로 안다”며 “중국이 유지해온 상품 판매의 지역적 제한을 해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지역별로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일부 해제하면서도 그간 유지했던 제한은 온라인 판매, 크루즈, 전세기, 롯데 계열 회사 이용 금지 등 네 가지다. 소식통은 “온라인 판매 이외에 크루즈 이용도 조만간 해제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아직도 전세기와 롯데 계열 회사 이용 금지는 유지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 제한도 모두 풀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날 공교롭게도 한국관광공사는 베이징에서 ‘2018 한중 문화관광교류대전’을 열었다. 이 행사에는 한중 여행 업체 각각 130여 곳이 참석해 서로 교류하며 상담하는 B2B(기업간 거래) 이벤트 등을 가졌다. 이날 베이징을 찾은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행 단체관광 금지가) 잘 해결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자연스럽게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본보 취재진과 만난 중국 국영 청년여행사 관계자는 “내년 춘절(한국의 설)경에 한국행 단체관광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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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핵보유국이 목표” 中서도 불신 목소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갖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이 저렇게 (비핵화에) 전향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대북제재의 부분적 완화를 생각해 달라’고 말해 주면 우리로서는 감사하겠다.”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는 8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동아시아재단·중국 판구(盤古)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제4회 한중 전략대화에서 “자꾸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는다. 체제 안전을 위해 핵무기를 보존할 것’이란 생각을 안 했으면 좋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북한 지도자가 핵무기를 갖지 않겠다고 했으면 그에 따라 움직이면 된다. 현재 10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이 있는데,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11번째 결의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말만 했던 북한의 행태와 지금은 다르다. 자꾸 북한이 핵 포기 의사가 있는지 회의를 갖는 것은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발언들은 중국 학자들이 잇달아 북한의 핵 포기 의지를 불신하자 나왔다. 장롄구이(張璉괴) 중국 중앙당교 교수는 “북한의 (최근) 조치는 핵 동결이지 핵 포기가 아니다. 북한은 핵 보유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의 긴장 완화 국면을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볼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주펑(朱鋒) 난징(南京)대 교수는 “북한은 철저한 핵 포기를 원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는 일부 핵을 가진 북한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위훙쥔(于洪君) 전 중국 대외연락부 부부장은 “북핵 문제 해결은 매우 천천히 진행될 것”이라며 “한국 내에서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신 정서가 존재하는 것도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 2018-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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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정인 “시진핑, 트럼프에 ‘대북제재 완화 해달라’ 말해주면 감사할 듯”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이 저렇게 (비핵화에) 전향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대북 제재의 부분적 완화를 생각해 달라’고 말해주면 우리로서는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동아시아재단·중국 판구(盤古)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4회 한중 전략대화에서 “자꾸 ‘북한이 비핵화 하지 않는다’ ‘체제 안전을 위해 핵무기 보존할 것’이라는 생각을 안 했으면 좋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는 워싱턴과 베이징에서 북한이 핵 포기를 안 할 것이라는 가정이 제일 크다(많다). 일본도 그렇고”라고 지적한 뒤 “북한 지도자가 핵무기를 갖지 않겠다고 했으면 그에 따라 움직이면 된다. 제재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특보는 “과거 말만 했던 북한의 행태와 지금은 다르다”며 “자꾸 북한이 핵 포기 의직 있는지 회의를 갖는 것은 북핵 문제에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이날 중국 학자들이 잇따라 북한의 핵 포기 의지를 불신하자 나왔다. 장롄구이(張璉¤) 중국 중앙당교 교수는 “북한의 (최근) 조치는 핵 동결이지 핵 포기가 아니다”라며 “북한은 핵 보유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의 긴장 완화 국면을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볼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스인훙(時殷弘) 런민(人民)대 교수도 “북핵의 완전한 포기 가능성이 낮다는 장 교수의 의견에 동의한다”며 “김정은은 핵 포기를 하거나 핵을 감축하거나, 아니면 그 중간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펑(朱鋒) 난징(南京)대 교수는 교수는 발제문에서 “북한은 철저한 핵 포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일부 핵을 가진 북한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위홍쥔(于洪君) 전 중국 대외연락부 부부장은 “한반도 문제는 복잡하고 북핵 문제 해결은 매우 천천히 진행될 것”이라며 “한국 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신 정서가 존재하는 것도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북핵 폐기 방식, 핵재료 반출 처리 문제는 (북-미가 아니라) 세계의 모든 핵 보유 대국이 공동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핵문제 해결이 중국의 희망에 부합하지 않으면 중국은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된 데 대해 문 특보는 “의제 조율이 완전히 됐으면 (김영철이 뉴욕에) 안 갈 리가 없다”며 “북한은 영변 핵 시설 폐기 같은 큰 결정을 내렸으나 그에 상응하는 제재 완화, 종전선언 등 미국의 반응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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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핵검증 진도 나가기 망설이는 듯… 靑 “협상동력 잃진 않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뉴욕 고위급 회담이 연기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가 불투명해졌다. 미국은 “회담을 다시 잡을 것”이라며 대화의 문을 열어뒀다. 하지만 대북제재 완화를 놓고 거친 신경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실무회담에 이어 고위급 회담까지 무산되면서 북-미 대화가 좀처럼 교착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회담 하루 전에 연기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7일(현지 시간) 네 문장의 짧은 성명을 통해 “이번 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북 고위급 회담이 나중에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가 전날 뉴욕회담 일정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지 하루 만에 회담이 연기된 것이다. 나워트 대변인은 “진행 중인 대화(ongoing conversation)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무부는 회담 연기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국무부가 뉴욕 고위급 회담 일정을 공식 발표한 지 하루 만에 회담이 연기된 만큼 북한의 통보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회담 연기는 미국의 중간선거와 미중 대화 일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은 9일 폼페이오 장관과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웨이펑허 국방부장의 2+2 외교안보 대화를 가질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영철이 5월 첫 미국 방문 때처럼 이번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미국이 중국과의 일정 때문에 확답을 못 주자 고위급 회담을 미뤘다는 것. 북-미 고위급 회담 연기 사실이 공개된 것은 8월에 이어 두 번째. 폼페이오 장관이 7월 3차 방북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비핵화 진전이 충분하지 않다”며 4차 방북을 무기한 연기시킨 바 있다.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석 달 만에 ‘되치기’에 나선 셈이다. 하지만 외교 당국은 국무부 성명이 비교적 차분한 어조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대화의 일방이 무너뜨린 것이라고 하긴 어렵다. 멀고 먼 길을 가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무례한 방식으로 고위급 회담에 어깃장을 놓은 게 아니라는 취지다. 이에 따라 북-미 고위급 회담이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나워트 대변인이 성명에서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약속을 이행하는 데 지속적으로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다. ○ 돌파구 못 찾는 북-미 대화, 모멘텀 상실 우려 이유가 어찌됐든 뉴욕 고위급 회담 연기는 북-미 대화가 좀처럼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결국 북한에 핵시설 사찰과 검증을 위한 구체적인 일정을 요구하고 있는 미국과 제재 완화를 주장하는 북한이 아직 절충점을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폼페이오 장관이 강조했던 게 검증인데 북한이 받아들일 준비가 덜 됐다”며 “제재 해제라든지 연락사무소 개설, 종전선언 등 미국이 쉽게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 같아 만나봤자 소용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각에선 북-미가 조기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비핵화 협상의 동력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면서 ‘핵·경제 병진노선 부활’ 가능성을 언급하며 핵 개발 재개를 위협하는 상황이다. 외교 소식통은 “북-미가 조기에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맞바꾸는 문제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 한반도 정세가 빠르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 베이징=권오혁 특파원}

    • 20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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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광풍 폭우도 바다는 못 뒤집어”… ‘美에 굴복 안한다’ 의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규모 수입 확대를 약속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격적으로 견제하고 있는 ‘중국제조 2025’(2025년까지 중국 첨단기술 제조업을 세계 선두에 올리겠다는 계획)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과의 갈등을 사활을 건 패권 경쟁으로 보는 시 주석이 무역협상에서 일방적 양보는 없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시 주석은 5일 오전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개방 확대 5대 조치를 알리면서 앞으로 15년간 중국의 상품과 서비스 수입액이 각각 30조 달러(약 3경3711조 원), 10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은 2003∼2017년 15년간 약 19조2517억 달러어치 상품을 수입했다. 과거 15년보다 앞으로 1.5배 더 수입하겠다는 것이다. 1일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더 많이 수출하기를 원한다”고 한 데 대한 답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외국 기업에 대한 지식재산권 침해를 법에 근거해 처벌하고, 징벌적 배상 제도를 도입해 위법의 대가를 분명히 높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국은 최근 미국 기업 기술을 탈취한 중국에 대해 법적 대응을 강화하고 나섰다. 하지만 시 주석은 “자신의 결점을 감춘 채 타인을 비난하지 말라. 손전등처럼 자신은 안 비추고 다른 사람만 비추지 말라”며 미국을 겨냥했다. 특히 시 주석은 “중국 경제는 큰 바다와 같다. 광풍 폭우가 작은 연못은 뒤집지만 바다는 못 뒤집는다. 무수한 광풍 폭우에도 큰 바다는 여전히 거기에 있다. 5000여 년간 온갖 어려움을 겪고도 중국은 여전히 여기 있다. 미래에 중국은 영원히 여기에 있을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세 부과 등 미국의 압박으로 중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했지만 정책을 바꾸는 등의 저자세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경제의 발전이 눈에 띄는 모순과 문제에 직면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 자리의) 여러분은 중국 경제 발전의 앞날에 완전히 낙관적인 태도를 가져도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혁 개방 40년 동안 중국 인민은 자력갱생으로 강해지려 분발해 왔다. (외부 세계가 아니라) 자신의 근면함과 피땀에 기대 국가 민족 발전의 웅장한 서사시를 썼다”고도 말했다. 시 주석은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개방은 진보를 가져오고, 폐쇄는 반드시 낙후된다” “화를 남에게 전가하고 고립 폐쇄되면 국제무역은 기(氣)가 막히고 혈이 통하지 않을 것이다” “약육강식과 승자독식은 걸을수록 좁아지는 죽은 골목이다” “꽃 하나 홀로 피었다고 봄이 아니다. 백화제방(百花齊放)일 때 정원이 봄으로 가득 찬다” 등 여러 표현으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했다. 시 주석은 35분간의 연설에서 ‘개방’을 52번이나 언급하며 강조했다.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체제에 대한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수입박람회는 중국의 독창이 아니라 각국의 합창”이라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하지만 시 주석이 연설을 한 행사장 귀빈석에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국 정상은 보이지 않았다. 14개국의 정상급 참석자 중 체코 대통령과 러시아 총리를 제외하면 대부분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 대상국인 개발도상국들이었다. 대통령이 참석하기로 했던 스위스도 경제정책청장이 참석했다. 상하이=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 201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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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무역’ 내세운 中상하이박람회, 한국기업 상품홍보 상영 막아

    4일 중국 상하이(上海) 시내 곳곳에 제1회 국제수입박람회(5∼10일) 개막을 알리는 포스터와 플래카드가 박람회 마스코트인 ‘판다’ 그림을 배경으로 내걸렸다. 박람회가 열리는 국가회의전람센터 내부는 막바지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곳곳에 공안 보안요원이 배치돼 있어 삼엄한 통제 조치가 펼쳐졌다.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의 와중에 열리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대내외에 개방을 약속하고 자유무역의 수호자임을 자처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국 콘텐츠 기업들이 선보이려고 했던 콘텐츠 영상 상영을 분명하지 않은 이유로 금지해 한국 관계자들 사이에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이 여전한 것이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시진핑, 트럼프 달랠 선물 내놓을지 주목 한국 미국 일본 독일 등 박람회 주요 참가국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5일 개막식 연설에서 미중 무역전쟁을 완화할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 주석이 미국 중간선거(6일)와 미중 정상회담(다음 달 1일)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반길 만한 ‘선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거기(시 주석의 연설)에 작은 화해가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현지 관계자들은 시 주석이 개막식 연설에서 개방과 수입의 대폭 확대를 약속해 중국이 무역흑자를 추구하는 수출국가가 아니라 수입국가란 점을 강조하고 지식재산권 보호 등의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왕빙난(王炳南) 상무부 부부장은 3일 박람회장 기자회견에서 “박람회는 (중국의) 새로운 대외개방 정책의 선언”이라며 “중국 개방의 대문은 닫히지 않을 것이고 더 크게 열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요구하는 것이 단지 수입 확대가 아니라는 게 문제다. 미국과 유럽 정부 및 기업 관계자들은 첨단기술 탈취 등 지식재산권 침해, 중국 시장 진입 장벽, 불공정 경쟁 등을 해결할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왕 부부장은 “중국은 평등하고 상호 존중하는 협의를 하길 원한다”고 말해 일방적인 양보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자유무역 수호한다 해놓고 한국 콘텐츠 가로막아 4일 상하이 현지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 콘텐츠 기업 12곳이 5일부터 박람회장에서 중국 바이어들에게 공개하려 했던 콘텐츠 쇼케이스 영상이 중국 당국에 의해 상영이 금지됐다. 중국 측은 기업 소개 영상만 허용해 상품 판매를 위한 콘텐츠 소개는 할 수 없게 됐다. 한국 측이 문제가 없다고 본 애니메이션 게임 예능 콘텐츠를 뚜렷한 이유 없이 금지하자 시 주석이 참가한 박람회에서 문제가 될까 봐 민감하게 대응한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콘텐츠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박람회장 바깥 호텔로 바이어들을 불러 콘텐츠 홍보 영상을 틀기로 했다. 한국은 당초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박람회에 참가할 예정이었지만 개막식을 얼마 앞두고 무역투자실장이 참가하는 것으로 급을 낮췄다.상하이=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 201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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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포커스]3시간 걸리던 홍콩∼주하이 40분에 OK… 中 ‘다완취 통합’ 본궤도

    “와, 여기가 말로만 듣던 해저터널이네요!” 지난달 31일 오전, 홍콩(香港·샹강)과 마카오(澳門·아오먼)를 오가는 강주아오(港珠澳)대교 셔틀버스가 6225m의 해저터널에 진입하자 승객들이 탄성을 터뜨렸다. 2층 버스를 가득 채운 승객들은 세계 최장의 해저 침매(沈埋·완성된 터널을 바닷속에 묻는 공법)터널 곳곳을 두리번거리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촘촘한 조명이 환하게 터널 안을 비춰 최대 수심 40m까지 내려가는 해저터널을 통과하고 있다는 느낌은 크지 않았다. 버스는 5분 만에 터널을 빠져나와 다시 해상 교량을 달리기 시작했다. 장시(江西)성에서 아내와 함께 왔다는 류칭샹 씨(38)는 “웅장한 대교를 직접 보고 경험해 보고자 시간을 냈다”며 “특히 7km 가까이 되는 해저터널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홍콩∼마카오 셔틀버스 직접 타 보니 41분 걸려 기자는 이날 오전 강주아오대교를 직접 건너보고자 홍콩 란터우섬에 있는 터미널로 향했다. 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 24분. 넓은 시설에 비해 터미널 안은 한산했다. 대기자가 없어 1분 만에 출경 수속을 마쳤다. 보안검사까지 거친 뒤에야 셔틀버스 티켓을 살 수 있었다. 58위안(약 9400원)에 마카오행 버스 티켓 1장을 구매했다. 오전 9시 45분. 승차장에는 마카오행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승객 20여 명이 줄을 서 있었다. 버스는 지정석이 아닌 자유석으로 좌석이 가득 차는 대로 출발했다. 버스가 다가오자 승객들이 ‘진바(金巴·중국어로 금색버스의 줄임말)’라고 불리는 셔틀버스를 향해 달려갔다. 전망이 좋은 앞좌석부터 순식간에 채워졌다. 버스는 직전 버스가 떠난 지 5분 만인 오전 9시 53분 출발했다. 2층 버스 79석을 가득 채운 승객들은 대부분 광둥어를 사용하는 광둥(廣東)성 및 홍콩 지역 주민으로 보였다. 버스 창문은 일체형으로 열고 닫을 수 없는 구조였다. 별도의 휴게시설이 없어 다리를 건너는 동안은 임의로 차를 멈출 수 없다. 셔틀버스와 관광버스 외에 다른 차량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당국의 허가를 받은 택시와 개인 차량, 화물차는 통행이 가능하나 이용이 활발해 보이진 않았다. 다리 위 제한속도는 시속 80km였으나 버스는 대체로 시속 50∼60km로 주행했다. 홍콩 터미널에서 마카오 터미널까지의 이동 거리는 해저터널을 포함해 약 42km. 강주아오대교의 전체 길이가 55km지만 이는 인공섬과 육지로 연결된 도로까지 포함한 것이다. 오전 10시 32분에 마카오 터미널과 주하이(珠海) 터미널이 위치한 인공섬에 도착했다. 여기서 왼쪽 도로로 가면 마카오, 오른쪽 도로로 가면 주하이에 도착한다. 마카오 터미널과 주하이 터미널은 인공섬을 나눠서 사용하고 있어 도보로 출입경이 가능하다. 버스는 2분 뒤 마카오 터미널에 도착했다. 홍콩 터미널에서 출발한 지 41분 만이다. 마카오 입경 수속은 버스 탑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홍콩 출경 때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기자가 마카오 터미널을 빠져나온 시간은 오전 10시 48분. 오전 9시 24분에 홍콩 터미널에 도착했으니 티켓 구매와 대기 시간을 포함한 총 이동 시간은 1시간 24분이 걸린 셈이다.○ 개통 첫 주말 시간당 최대 3500명 이용 ‘세계 최장 해상 다리’ 강주아오대교는 준비 작업만 6년이 걸렸고 이후 9년 동안 공사가 진행됐다. 환경 파괴와 부실 공사 등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공사비만 1200억 위안(약 19조6000억 원)이 투입된 다리는 완공과 동시에 중국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3일 열린 개통식에 직접 참석했고 중국 매체들도 개통식을 전후해 연일 강주아오대교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현지에서 확인한 관광 열기는 상당했다. 강주아오대교를 보기 위해 홍콩이나 마카오를 방문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마카오 터미널에서 만난 웨이모 씨(23)는 “홍콩에 거주하는데 다리를 한번 직접 건너보고 싶어서 오게 됐다. 상당히 빠르고 편하게 마카오까지 왔다”고 말했다. 기자가 마카오 터미널을 거쳐 오후 1시경 도착한 주하이 터미널 앞은 단체 관광객 여러 팀을 비롯해 관광객 100여 명으로 북적였다. 중국인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지난달 24일 정식 개통 이후 첫 주말이었던 28일에는 최대 인파가 몰렸다. 홍콩특별자치구에 따르면 28일 대교를 통과한 차량은 3120대였고 이용객은 약 7만8000명을 기록했다.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린 28일 오후 6∼8시에는 시간당 3500명이 대교를 통과했다. 다만 개통 초반의 인기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관광버스나 셔틀버스 외에 다리를 이용하는 외부 차량은 거의 없었다. 외국인들이 무인 시스템을 사용하려면 등록이 필요해 중국인 이용객에 비해 출입경 수속이나 매표 과정에서 시간이 더 걸렸다. 다리를 보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홍콩이나 마카오를 가기 위한 수단으로 다리를 이용하기에는 가격과 시간 면에서 크게 유리하지는 않다. 다리 구간만 따지면 비용과 시간이 크게 줄어드는 게 사실이지만 홍콩 중심가에서 출발한다면 추가 교통비와 시간이 들기 때문이다. ○ 대교 개통으로 지역 통합 가속화 전망 강주아오대교 개통으로 3시간이 걸리던 홍콩∼주하이 이동 시간은 40분으로 크게 단축됐다. 대교 건설로 홍콩, 마카오와 광저우(廣州), 선전(深(수,천)) 등 광둥성 9개 도시를 묶는 웨강아오(粵港澳) 다완취(大灣區) 구상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됐다. 중국은 이 지역권을 미국 실리콘밸리, 일본 도쿄만을 능가하는 혁신 경제권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로 개발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 지역 인구를 합치면 모두 6600만 명에 이른다. 지역내총생산은 1조3400억 달러로 한국과 맞먹는다. 9월 23일 중국 광저우와 선전, 홍콩을 잇는 고속철을 개통한 데 이어 강주아오대교까지 개통하면서 다완취 개발을 위한 교통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고속철을 통해 광저우에서 홍콩까지는 48분, 선전에서 홍콩은 14분 만에 갈 수 있다. 상대적으로 낙후했던 주하이시 일대까지 대교를 통해 홍콩에서 40분 내외에 오갈 수 있게 되면서 이 지역이 ‘1시간 생활권’으로 묶이게 된 것이다. 황재원 KOTRA 광저우무역관장은 “아직 이용이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인적 물적 이동이 늘어날 것”이라며 “고속철과 대교 개통으로 다완취 통합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척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러한 지역 통합에 대한 홍콩 내부의 반발도 상당하다. 지역 통합이 활성화될수록 중국의 간섭이 커지고 결국 홍콩의 자율성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앞서 고속철 개통 당시 중국 법이 대거 적용되자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정책)에 어긋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홍콩·마카오·주하이=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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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빙빙 탈세폭로 前아나운서 베이징內 대학에 식당 개업

    중국 유명 여배우 판빙빙(范氷氷)의 탈세 혐의를 폭로했던 아나운서 출신의 추이융위안(崔永元·55·사진)이 베이징의 한 대학에 자신의 이름 딴 식당을 열었다. 19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추이융위안은 최근 중국촨메이대에 ‘추이융위안전몐(崔永元眞面)’이라는 식당을 개업해 운영 중이다. 이 식당은 판빙빙의 탈세 혐의에 대한 폭로로 이름을 알린 추이융위안이 주인이라는 입소문이 퍼진 데다 양고기국수 등 13종류의 음식을 저렴한 가격대(10∼18위안·약 1630∼2940원)에 팔고 있어 손님들이 몰리고 있다. 웨이보(중국의 트위터 격) 등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식당 앞에 길게 줄을 선 손님들의 사진과 이용 후기가 많이 올랐다. 추이융위안은 판빙빙의 탈세 혐의를 폭로한 데 대한 보복을 의식한 듯 자신의 웨이보에 “우리 식당이 이렇게 경계가 심할 것이라는 생각은 못 했을 것”이라며 “종일 식당을 지켜야 해 아직 학교 밖에 분점을 낼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식당은 현재 시범영업 단계”라며 “운영비를 제외한 식당 수익은 저소득층 학생 지원 등에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중앙(CC)TV 아나운서로 활동했던 추이융위안은 자신의 모교이기도 한 이 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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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3분기 성장률 6.5%… 금융위기 이후 최저

    중국의 올해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분기 GDP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 증가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 1분기 성장률(6.4%) 이후 최저치로 시장 전망치인 6.6%에도 못 미친다. 중국의 분기별 GDP 성장률은 6.9%를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 후로 하락세다. 올해 1, 2분기에는 각각 6.8%와 6.7%를 기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성장률이 강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 당국은 1∼3분기 평균 GDP 성장률이 6.7%이고 올해 목표치가 6.5%인 만큼 종합적으로 볼 때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가통계국은 이날 성명에서 “엄중한 국제 정세 속에서도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영도 아래 국민경제는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가운데 경제 구조 또한 부단히 선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4분기(10∼12월) 성장률 전망도 밝지 않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본격화되는 4분기에는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는 고속 성장기를 보냈으나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로는 연 6% 중후반대의 성장에 머물고 있다. 한편 류허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는 이날 런민일보를 비롯한 관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미 무역 마찰이 시장에 영향을 일부 미쳤으나 솔직히 말해 실제 영향을 미치는 것보다는 심리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밝혔다.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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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中 문화교류 위한 다리 놓겠습니다”

    중국의 국민화가, 중국 미술의 국보, 중국의 피카소. 중국 현대예술가 한메이린(韓美林·82·사진)에게는 이런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한메이린은 24일 한중 문화교류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중국인 최초로 대한민국 정부의 문화훈장을 받을 예정이다. ‘한중 문화교류의 산증인’이라는 수식어를 더하게 된 셈이다. 11일 베이징 퉁저우(通州)구에 위치한 한메이린예술관에서 만난 그는 “한국에서 외국인에게 훈장을 주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들었는데 이번에 문화훈장을 받게 돼 큰 기쁨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중 문화 교류가 여전히 많이 부족한데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메이린은 1992년 한중 수교 이래 한국 문화예술계 및 정부 인사들과 두루 교류를 이어왔다. 특히 최장수 주중 한국대사(2001년 10월∼2008년 3월)를 지낸 김하중 전 통일부 장관(71)과 인연이 깊다. 김 전 장관이 주중 대사로 재임 중이던 2002년 한메이린은 한중 수교 10주년을 기념해 자신의 청동 조각 작품 ‘봉황’을 한국 정부에 기증했다. 당시 기증 과정에 대해서 한메이린은 “김 대사와 상의한 끝에 양국에 모두 의미가 깊은 봉황이 적합하겠다고 생각했다”면서 “프랑스가 미국에 자유의 여신상을 보낸 것처럼 국가 간 예술작품을 주고받는 교류가 한중 간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8월 한중 수교 25주년으로 열린 중국 화가 치바이스 전시회에서 한메이린은 당시 닭의 해를 기념해 만든 조각 작품과 자신의 전시도록을 김 여사에게 선물했다. 이에 지난해 12월 문 대통령의 방중 당시 김 여사는 베이징 한메이린예술관을 방문했고, 올 6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한메이린의 개인 전시회에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 한메이린은 지난 한국에서의 전시회를 회상하며 한국 관객들의 관심과 사랑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메이린은 “판다 작품을 특히나 좋아해준 어린 친구들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한 아이가 나에게 ‘성이 한(韓)이니까 한국사람’이라고 얘기를 했는데 그 말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한메이린은 앞으로 한국 예술가들과의 협업은 물론 한국 학생들을 제자로 받아 한중 문화 교류를 위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싶다고 밝혔다. 한메이린은 “같은 동양문화권에 속한 한국과 중국은 수천 년간 교류를 이어온 만큼 문화 공감대를 쉽게 만들 수 있다”며 “문화에는 국경이 없는 만큼 빠르고 쉽게 양국 국민에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메이린은 중국 현대예술의 거장으로 서화, 현대미술, 조각, 도예, 그래픽디자인 등 다방면에 걸쳐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마스코트 ‘푸와’의 디자인을 총괄하고 중국국제항공 항공기에 담긴 봉황 로고도 직접 제작했다. 최근에는 2019년 기해년 돼지해 기념우표 디자인을 맡았다. 중국 미술계 인사로는 최초로 2015년 10월 유네스코로부터 ‘유네스코 평화예술가’라는 칭호를 공식으로 받았다. 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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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대북투자 늘것” vs “美제재 안 풀면…” 회담을 보는 北中 접경지역 르포

    “(저희가) 워낙 관심이 있어서요….” 제3차 남북 정상회담 첫날인 18일 오후 북-중 접경지역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의 북한 음식점 류경식당. 동아일보·채널A 취재진이 이날 오전 관영 중국중앙(CC)TV로 생방송됐던 남북 정상 간 만남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자 한 북한 종업원이 테이블로 다가왔다. 이 종업원은 고개를 내밀어 한참 이 영상을 지켜봤다. 이 종업원을 쳐다보자 “관심이 있어서 그렇다”며 수줍게 웃었다. 다른 종업원도 이내 다가와 같이 남북 정상의 만남을 시청했다. ‘오전에 중국 생방송을 못 봤느냐’고 묻자 “그때는 못 봤다”고 말했다. 대북 사업을 크게 해온 이 지역의 한 조선족 기업가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한반도에 평화가 오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중국의 대북 투자와 한국 기업의 (대북) 투자가 함께 늘어날 것”이라며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 전환에 기대를 나타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를 감안해 중국 기업들이 북한과 무역을 본격적으로 재개하거나 북한 내 건설 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억제’하고 있다고 북-중 접경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다. 즉 “제재 이후를 준비해 북한과 물밑 협의는 하되 지금 시작하지는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북-중 접경의 대북 사업가들은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중 물류의 중심지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도 현재 제재를 의식해 개통하지 못하고 있는 신(新)압록강대교의 북한 측 도로 및 다리 상판 공사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 중국인은 “중국 측이 북한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이 다리의 개통을 위한 북한 측 지역 공사를 진행하기로 북한에 약속했다”고 전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 진전될 경우 신압록강대교와 인근의 북한 황금평 경제특구 개발도 진행될 수 있다는 기대도 엿보였다. 하지만 북한과 실제로 사업을 진행하는 현지 소식통들에게서는 회의론도 감지됐다. 북한에 식료품 등을 수출하는 A 씨는 “현재 북-중 교역 상황이 (최악이었던) 올해 초와 별로 달라진 게 없다”며 “북-중 무역은 미국이 제재를 풀어야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물류업에 종사하는 B 씨도 “대북 제재로 단둥의 대북 물류가 다 죽었다”며 “미국이 제재를 안 풀면 남북 정상회담도 소용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모두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가 곧 미국의 제재’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현지 소식통들은 올해 3차례 북-중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중 무역이 실질적으로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밀수 등 제재 위반 행위가 여전히 이뤄지고 있지만 세관을 통한 북-중 공식 무역은 타격이 크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중국이 안보리 제재에 동참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하루 600대의 화물차량이 신의주와 단둥을 연결하는 압록강철교를 오갔으나 지금은 100대 수준”이라고 전했다. 중국이 제재 고삐를 조인 올해 초보다는 늘어났다는 시각도 있었다. 19일 취재진이 둘러본 단둥 해관(세관) 내부에는 북한 번호판을 단 대형 화물차량 1대밖에 없어 다소 썰렁했다. 이 차량에는 솜이 실려 있었다. 이날 오전 대형화물차량 5, 6대가 연달아 세관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단둥을 통해 중국에 입국하는 북한인에 대한 출입국 절차가 엄격해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전에는 단둥 세관을 통해 북한인이 입국할 때 한 사람당 수속 시간이 1분도 안 걸렸으나, 현재는 20분까지 길어졌다는 것이다. 북한 노동자 신규 비자 발급 및 기존 비자 연장 금지를 규정한 안보리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는 의혹이 계속되자 중국 당국이 불법 입국 단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제재 금지 품목의 대북 수출에 대한 통관도 엄격히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매일 세관 통관 과정에서 규정 위반 적발 사건이 일어난다”고 전했다. 단둥 지역에 한해 북한인들이 임시로 머물 수 있는 ‘도강증(渡江證)’에 대한 심사도 엄격해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하지만 3차례의 북-중 정상회담 이후 단둥에 오는 북한인들은 크게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중국인은 “과거 북한인들이 북한 식당과 임가공 공장에서 주로 일하던 것과 달리 지금은 단둥의 호텔, 중국 식당 등 다양한 곳에 고용돼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둥 내 북한인이 2~3만 명에 달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날 오후 단둥(丹東) 둥강(東港)에 있는 식품기업의 북한 노동자 수십 명이 단둥 세관을 통해 북한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 관계자는 “북한 노동자들이 잠시 북한에 다녀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자 연장을 위해 잠시 귀국하는 것으로 보인다. 단둥 세관 내부에서 북한인들이 박스에 물건들을 가득 채워 출국 수속 절차를 밟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중국에서 옷 등 생필품 등을 대량 구매해 북한에서 팔기 위한 보따리상으로 보였다. 19일 압록강철교에는 차량이 밀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꾸준히 화물차량이 오갔다. 이날 오후 ‘묘향산 려행사(여행사)’라고 쓰인 녹색 관광버스가 여러 대가 중국인 관광객을 태우고 연이어 압록강 철교를 통해 신의주에서 단둥으로 돌아왔다. 현지 소식통은 “북한 토지를 임대해 투기로 돈을 벌어보려는 중국인들의 북한행이 최근 늘었다”고 말했다. 단둥·옌지=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단둥·옌지=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8-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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