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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23명이 1심에서 전원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장찬)는 20일 오후 2시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국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나경원 의원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과 보좌진 등 26명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였던 나 의원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에 대해 벌금 2000만 원, 국회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각각 벌금 1000만 원과 벌금 150만 원을,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황 전 총리는 벌금 1500만 원과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았다. 1심 법원은 나머지 피고인에 대해서도 검찰의 공소 사실을 전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국회가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신뢰를 회복하고자 마련한 국회의 방침을 구성원인 의원들이 스스로 위반한 첫 사례”라며 “쟁점 법안의 정당함을 떠나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시 국회에서 벌어졌던 충돌 상황에 대해 국회의원 면책특권 대상이 아니며 저항권 행사로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고성과 몸싸움을 벌이는 ‘동물국회’를 막기 위해 2013년 8월부터 시행된 국회법상 회의방해죄로 현역 의원이 유죄를 선고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현직 의원 6명은 모두 의원직 상실형은 면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일반 형사사건으로 금고형 이상, 국회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되는데, 전현직 의원 23명 모두 기준 이하로 선고받아 의원직과 피선거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다수당 폭거에 면죄부를 주는 판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국민의힘이 국회 안에서 더 날뛰게끔 국회 폭력을 용인한 꼴”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검색 엔진을 열고 ‘옛날식’으로 발표 자료를 준비하느라 오후 11시까지 야근해야 했죠.” 19일 자산운용사에서 근무하는 강모 씨(31)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전날 사내 발표를 준비하던 중 챗GPT가 먹통이 되자 ‘과거로 돌아간 기분이었다’고 했다. AI를 사용하기 이전보다 자료 검색과 검증에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18일 오후 8시 30분경(한국 시간) 글로벌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업체 클라우드플레어에서 발생한 네트워크 문제로 챗GPT 등 주요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약 3시간 동안 마비되자 “큰 불편을 겪었다”는 이들이 속출했다. 회사원 심준영 씨(32)는 “챗GPT로 해외 영업 제안서를 작성하려는데 갑자기 오류가 나 당황스러웠다”며 “평소 AI로 처리하던 작업이 모두 멈춰 불편함이 컸다”고 했다. 노무사 김모 씨(27)도 의뢰인 서류를 챗GPT 없이 직접 정리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피해는 개인을 넘어 기업 단위로도 확산됐다. 챗GPT를 기본 업무 도구로 제공하는 한 중견 금융사 관계자는 “자료 작성 등 필수 업무가 사실상 중단됐다”며 “평소 쓰지 않던 다른 AI 서비스로 대체하느라 업무 지연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 역시 “상품 코드 생성·처리 작업에 챗GPT 의존도가 높은데, AI 없이 진행하느라 업무 시간이 두 배로 늘었다”고 전했다. 과제에 AI를 적극 활용하는 학생들도 혼란을 겪었다. 서울의 한 대학 약학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 씨(23)는 “의약품 정보와 성분 정리를 도와주던 챗GPT가 멈추니 ‘생각을 대신해 주던 비서가 사라진 느낌’이었다”며 “일상이 멈춰 선 것 같았다”고 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곳곳에서도 각종 문제가 발생했다. 1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 A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의 웹사이트가 다운됐다. FERC는 주(州) 간 가스, 석유, 전력의 수송을 감독하는 기관이다. FERC 웹사이트가 먹통이 돼 기업, 법조계, 규제 당국 등이 규제 관련 문서와 정보를 찾을 수 없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무디스의 신용평가 서비스 웹사이트도 접속 에러가 발생했고, 미국 뉴저지주 교통국과 뉴욕시 비상 관리국도 문제를 겪었다. 유럽에선 프랑스 국영철도회사(SNCF) 웹사이트가 영향을 받았다. SNCF는 웹사이트를 통해 제공되는 철도 운행 관련 정보와 일정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피해 사례가 한때 1만1000개까지 보고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AI에 대한 높은 의존성에 대해 경고했다. 최항섭 한국정보사회학회장은 “AI가 먹통이 됐을 때 복구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 자체가 인간의 능력이 축소된 상태를 방증한다”며 “소수 대형 기업의 AI 사용이 확대될 경우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폭발하는 것처럼 ‘쾅’ 하는 소리가 났고 지진 나고 건물이 무너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19일 전남 신안군 무인도에 좌초된 2만6546t급 국내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의 탑승객 김모 씨(41)는 구조 직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고 당시 다급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김 씨는 “선실에 누워 있는데 충격에 몸이 뒤로 밀렸고, 밖에선 고함이 들렸다”며 “나가 보니 매점 물건은 다 엎어져 있었고 아이가 울고 있었다”고 했다. 오후 8시 16분경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에도 긴박한 구조요청 전화가 쇄도했다. 해양경찰 초동 조사와 여객선에 탑승한 승객 등에 따르면 여객선은 큰 소리와 함께 기울었다. 일부 승객은 혼비백산해 구명조끼를 챙겨 입고 갑판으로 뛰어갔다. 한 승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여객선이) 어디 외딴섬에 기대고 있는 것 같다”며 “공포심에 급하게 선체 맨 위에 올라와 있다”고 적었다. 오후 8시 38분경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P-37 경비정이 사고 해역에 처음 도착했다. 경비정 직원은 무선을 통해 “선체가 절반 이상 섬에 올라타 있다”고 상황을 전파했다. 이후 목포해경 경비함정 등 22척이 속속 도착했다. 여객선 선체 위에는 해경 헬기가 서치라이트를 비추며 구조 상황을 실시간으로 통제했다.해경은 오후 8시 54분경 여객선에 올라탔고, 이후 여객선 뒤쪽에 경비정 등을 접안해 승객을 1명씩 조심스럽게 이송했다. 구조된 승객 중 5명은 좌초 시 충격으로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그동안 나머지 승객 중 일부는 갑판 위로 나와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 불안에 떨며 구조를 기다렸다. 오후 11시 10분 현재까지 110명이 구조됐다. 구조된 승객은 목포해경 전용부두로 들어왔고, 부상자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한밤중 갑작스러운 사고에 탑승객 가족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탑승객의 동생인 김모 씨는 “오후 9시 반에 언니한테서 ‘배가 세게 부딪혔다’는 전화가 왔다”면서 “승객은 차에서 귀중품만 가지고 다 구조를 기다리라고 해서, 구명조끼 입고 해경 배로 옮겨 타는 걸 대기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배가 충돌했는데 안내가 한참 후에 나왔다고 한다”면서 “승객들이 우왕좌왕하고, 탑승한 중국인들도 거의 패닉 상태였다는 것 같다”고 했다. 여객선 뱃머리에선 충격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는 구멍이 발견됐다. 해경은 침수 등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인원을 투입해 여객선 내 깨진 구멍 부위를 확인하고 있다. 해경과 선사에 따르면 여객선은 스스로 암초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상태다. 해경은 예인선을 동원해 배를 인양할 계획이다. 장산면사무소 직원과 어민들은 승객 30명이 탈 수 있는 큰 어선 1척을 운항해 사고 해역으로 달려갔다. 어민들은 “대형 사고가 난 줄 알고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말했다.해경은 여객선이 항로를 약 3km 벗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고를 당한 퀸제누비아2호는 이날 오후 4시 45분경 제주항에서 출발했다. 한 어민은 “큰 여객선은 자동항법장치로 운항하는데 좌초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모든 관계기관은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끝까지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신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목포=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폭발하는 것처럼 ‘쾅’하는 소리가 났고 지진 나고 건물이 무너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19일 전남 신안군 무인도에 좌초된 2만6546t급 국내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의 탑승객 김모 씨(41)는 구조 직후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사고 당시 다급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김 씨는 “선실에 누워있는데 충격에 몸이 뒤로 밀렸고, 밖에선 고함이 들렸다”며 “나가보니 매점 물건은 다 엎어져 있고 아이가 울고 있었다”고 했다. 오후 8시 16분경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에도 긴박한 구조요청 전화가 쇄도했다. 해양경찰 초동 조사와 여객선에 탑승한 승객 등에 따르면 여객선은 ‘쾅’ 소리와 함께 기울었다. 여객선 내 매점 진열대가 충격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일부 승객은 혼비백산해 구명조끼를 챙겨입고 갑판으로 뛰어갔다. 한 승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여객선이) 어디 외딴섬에 기대고 있는 것 같다”며 “공포심에 급하게 선체 맨 위에 올라와 있다”고 적었다.오후 8시 38분경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P-37 경비정이 사고 해역에 처음 도착했다. 경비정 직원은 무선을 통해 “선체가 절반 이상에 섬에 올라타 있다”고 상황을 전파했다. 이후 목포해경 경비함정 22척이 속속 도착했다. 여객선 선체 위에는 해경 헬기가 서치라이트를 비추며 구조 상황을 실시간으로 통제했다.해경은 오후 8시 54분경 여객선에 올라탔고, 이후 여객선 뒤쪽에 경비정 등을 접안해 승객을 1명씩 조심스럽게 이송했다. 구조된 승객 중 5명은 좌초 시 충격으로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그동안 나머지 승객 중 일부는 갑판 위로 나와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 불안에 떨며 구조를 기다렸다. 오후 10시 반 현재까지 80명이 구조됐다. 구조된 승객은 목포해경 전용부두로 들어왔고, 부상자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한밤중 갑작스러운 사고에 탑승객 가족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탑승객의 동생인 김모 씨는 “오후 9시 반에 언니한테서 ‘배가 쾅 하고 세게 부딪혔다’는 전화가 왔다”면서 “승객은 차에서 귀중품만 가지고 다 구조를 기다리라고 해서, 구명조끼 입고 해경 배로 옮겨 타는 걸 대기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배가 충돌했는데 안내가 한참 후에 나왔다고 한다”면서 “승객들이 우왕좌왕하고, 탑승한 중국인들도 거의 패닉 상태였다는 것 같다”고 했다.여객선 뱃머리에선 충격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는 구멍이 발견됐다. 해경은 침수 등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인원을 투입해 여객선 내 깨진 구멍 부위를 확인하고 있다. 해경과 선사에 따르면 여객선은 스스로 암초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상태다. 해경은 예인선을 동원해 배를 인양할 계획이다. 장산면사무소 직원과 어민들은 승객 30명이 탈 수 있는 큰 어선 1척을 운항해 사고 해역으로 달려갔다. 어민들은 “대형 사고가 난 줄 알고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말했다.해경은 여객선이 항로를 약 3km 벗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고를 당한 퀸제누비아2호는 이날 오후 4시 45분경 제주항에서 출발했다. 배는 2021년 4월 진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어민은 “큰 여객선은 자동항법장치로 운항하는데 좌초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모든 관계기관은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끝까지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신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목포=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검색 엔진을 열고 ‘옛날식’으로 발표 자료를 준비하느라 오후 11시까지 야근해야 했죠.”19일 자산운용사에서 근무하는 강모 씨(31)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전날 사내 발표를 준비하던 중 챗GPT가 먹통이 되자 ‘과거로 돌아간 기분이었다’고 했다. AI를 사용하기 이전보다 자료 검색과 검증에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18일 오후 8시 17분경(한국시간) 글로벌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업체 클라우드플레어에서 발생한 네트워크 문제로 챗GPT 등 주요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약 3시간 동안 마비되자 “큰 불편을 겪었다”는 이들이 속출했다. 회사원 심준영 씨(32)는 “챗GPT로 해외 영업 제안서를 작성하려는데 갑자기 오류가 나 당황스러웠다”며 “평소 AI로 처리하던 작업이 모두 멈춰 불편함이 컸다”고 했다. 노무사 김모 씨(27)도 의뢰인 서류를 챗GPT 없이 직접 정리하느라 진땀을 흘렸다.피해는 개인을 넘어 기업 단위로도 확산됐다. 챗GPT를 기본 업무 도구로 제공하는 한 중견 금융사 관계자는 “자료 작성 등 필수 업무가 사실상 중단됐다”며 “평소 쓰지 않던 다른 AI 서비스로 대체하느라 업무 지연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 역시 “상품 코드 생성·처리 작업에 챗GPT 의존도가 높은데, AI 없이 진행하느라 업무 시간이 두 배로 늘었다”고 전했다.과제에 AI를 적극 활용하는 학생들도 혼란을 겪었다. 서울의 한 대학 약학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 씨(23)는 “의약품 정보와 성분 정리를 도와주던 챗GPT가 멈추니 ‘생각을 대신해 주던 비서가 사라진 느낌’이었다”며 “일상이 멈춰 선 것 같았다”고 했다.국내 뿐 아니라 해외 곳곳에서도 각종 문제가 발생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A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의 웹사이트가 다운됐다. FERC는 주(州)간 가스, 석유, 전력의 수송을 감독하는 기관이다. FERC 웹사이트가 먹통이 돼 기업, 법조계, 규제당국 등이 규제 관련 문서와 정보를 찾을 수 없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무디스의 신용평가 서비스 웹사이트도 접속 에러가 발생했고, 미국 뉴저지주 교통국과 뉴욕시 비상 관리국도 문제를 겪었다. 유럽에선 프랑스 국영 철도 회사(SNCF) 웹사이트가 영향을 받았다. SNCF는 웹사이트를 통해 제공되는 철도 운행 관련 정보와 일정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피해사례가 한때 1만1000개까지 보고되기도 했다.지난달 20일에도 아마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 서비스 장애로 퍼플렉시티 등 일부 AI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같은 달 29일에는 AI가 탑재된 클라우딩 플랫폼인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에 9시간가량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서 에어뉴질랜드 등 온라인 체크인 서비스에 장애가 생겨 항공편이 지연됐다. 또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투표가 중단되고 MS AI 서비스인 ‘코파일럿’ 기능도 마비됐다.전문가들은 AI에 대한 높은 의존성에 대해 경고했다. 최항섭 한국정보사회학회장은 “AI가 먹통이 됐을 때 복구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 자체가 인간의 능력이 축소된 상태를 방증한다”며 “소수 대형 기업의 AI 사용이 확대될 경우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서울동부지검 합동수사단(합수단)에 파견돼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를 수사하는 백해룡 경정의 수사팀이 5명에서 3명으로 축소됐다. 백 경정은 “수사에 차질을 겪어 팀원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백 경정 팀에 파견된 수사관 4명 중 2명이 파견 기간이 끝난 14일 연장 근무를 신청하지 않고 경찰로 원대 복귀했다. 두 사람은 백 경정에게 “개인 사정이 있어 파견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백 경정은 합수단 합류 약 한 달 만인 13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사용 권한을 부여받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백 경정의 파견 기간을 내년 1월 14일까지로 2개월 연장한 바 있다.백 경정은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수사 인력이 부족해 10일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국무조정실에 수사팀을 15명으로 충원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며 “(남은) 3명이 수사를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32명으로 구성된 (기존) 검찰 합수단 규모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킥스도 사용할 수 없는 상황 등이 지속되면서 수사에 차질을 겪어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다며 “대검과 경찰청에서 ‘백해룡 팀’을 서로 미루며 떠넘기는 듯한 상태가 이어지면 남은 팀원도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백 경정 팀에 대해 아직 내부 게시판에 별도의 충원 공고를 올리지 않은 상태다. 경찰청 관계자는 “파견받는 기관인 대검찰청의 요청이 없었다”며 “파견받아 운영하는 기관에서 결정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동부지검 관계자는 “대검에 백 경정의 충원 의사를 전달했고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숙취 없이 건전한 대화로 하루를 시작하니 활기차고 좋습니다. 모임 시간도 길지 않아 커피 한잔하고 출근하기 좋아요.” 13일 오전 7시 반경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커피챗’ 행사에서 만난 회사원 황보연 씨(30)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황 씨가 참여한 ‘서울모닝커피클럽’의 커피챗은 아침 출근 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한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다. 참여자 8명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소개할 만한 서울 관광지’를 주제로 1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회사원 우정인 씨(41)는 “술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살고 싶어서 (모임에) 참여했다”고 했다.● “술 줄이고 ‘갓생’ 살래요” 도파민을 자극하는 쇼츠 등 콘텐츠가 유행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술을 멀리하는 이른바 ‘소버 큐리어스’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술에 취하지 않은(Sober)’과 ‘궁금한(curious)’을 합친 신조어로, 불필요한 음주를 줄이고 그 경험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생활 양식을 의미한다. 영미권에서 시작된 이 문화는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태도와 결합해 모닝 커피챗, 모닝 파티 등으로 번지고 있다. 그 배경엔 젊은 세대의 높은 건강 관리 관심도가 있다. 한국리서치 6월 조사에서 18∼29세 응답자의 74%, 30대의 71%가 “건강 관리를 위한 비용 투자가 효과적이다”라고 답했다. 취하지 않는 시간에 자기 계발에 힘쓰는 ‘갓생(god+인생)’ 트렌드도 영향을 줬다. 소버 큐리어스 문화를 접한 뒤 올해부터 술을 끊었다는 회사원 유모 씨(32)는 “술 마시는 시간, 숙취에 시달리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다”며 “그 대신 일찍 일어나 운동하고 밤에는 영어 공부를 한다”고 덧붙였다.● 커피 마시며 ‘아침 춤 파티’ 소버 큐리어스 문화는 건전한 교감으로도 확장한다. 서울모닝커피클럽은 “술 없이 아침을 즐기자”는 모토로 오전 7시에 카페에 모여 3시간가량 춤을 추는 ‘커피 레이브’ 행사도 운영한다. 커피와 광란의 파티를 뜻하는 레이브를 합친 표현으로, 20, 30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매번 300여 명의 신청자를 채우고 있다. 무알코올·비흡연 모임도 인기 있다. 사회 활동의 필수처럼 여겨졌던 술 대신 아예 커피와 차만 마시며 새로운 만남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화에는 술이 필수라는 인식은 줄어들고 새로운 생활양식이 유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버 큐리어스는 술, 회식 등 상당한 에너지를 요구하는 공동체 활동을 젊은 세대가 지양하기 시작한 현상”이라며 “커피 마시기 등 적은 에너지로 최소한의 감정 교류 등을 나누는 바람이 더해져 커피챗 유행으로까지 확산됐다”고 분석했다.소버 큐리어스‘술 취하지 않은(Sober)’과 ‘궁금한(Curious)’을 합친 신조어로 ‘술 취하지 않은 상태에 대한 호기심’을 뜻함.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원종빈 인턴기자 서울대 종교학과 졸업}

“숙취 없이 건전한 대화로 하루를 시작하니 활기차고 좋습니다. 모임 시간도 길지 않아서 커피 한잔하고 출근하기 좋아요.”13일 오전 7시 반경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커피챗’ 행사에서 만난 회사원 황보연 씨(30)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황 씨가 참여한 ‘서울모닝커피클럽’의 커피챗은 아침 출근 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한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다. 참여자 8명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소개할 만한 서울 관광지’를 주제로 1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회사원 우정인 씨(41)는 “술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살고 싶어서 (모임에) 참여했다”고 했다.● “술 줄이고 ‘갓생’ 살래요”도파민을 자극하는 쇼츠 등 콘텐츠가 유행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술을 멀리하는 이른바 ‘소버 큐리어스’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술에 취하지 않은(Sober)’과 ‘궁금한(curious)’를 합친 신조어로, 불필요한 음주를 줄이고 그 경험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생활 양식을 의미한다. 영미권에서 시작한 이 문화는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태도와 결합해 모닝 커피챗, 모닝 파티 등으로 번지고 있다.그 배경엔 젊은 세대의 높은 건강 관리 관심도가 있다. 한국리서치 6월 조사에서 18~29세 응답자의 74%, 30대의 71%가 “건강 관리를 위한 비용 투자가 효과적이다”고 답했다. 조사진은 “젊은 세대일수록 건강 관리에 대한 투자, 태도적 측면을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주류 판매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5년 407만4000㎘였던 국내 주류 출고량은 지난해 315만1371㎘로 줄었다.취하지 않는 시간에 자기 계발에 힘쓰는 ‘갓생(god+인생)’ 트렌드도 영향을 줬다. 소버 큐리어스 문화를 접한 뒤 올해부터 술을 끊었다는 회사원 유모 씨(32)는 “술 마시는 시간, 숙취에 시달리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다”며 “그 대신 일찍 일어나 운동하고 밤에는 영어 공부를 한다”고 덧붙였다.● 커피 마시며 ‘아침 춤 파티’소버 큐리어스 문화는 건전한 교감으로도 확장한다. 서울모닝커피클럽은 “술 없이 아침을 즐기자”는 모토로 오전 7시에 카페에 모여 3시간가량 춤을 추는 ‘커피 레이브’ 행사도 운영한다. 커피와 광란의 파티를 뜻하는 레이브를 합친 표현으로, 20, 30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매번 300여 명의 신청자를 채우고 있다.무알코올·비흡연 모임도 인기다. 사회 활동의 필수처럼 여겨졌던 술 대신 아예 커피와 차만 마시며 새로운 만남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화에는 술이 필수라는 인식은 줄어들고 새로운 생활양식이 유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해외에서는 소버 큐리어스 경험을 챌린지처럼 공유한다. 영국의 웰빙 관련 웹사이트 ‘원 이어 노 비어(One year no beer)’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원자를 받아 90일, 365일 등 기간을 나눠 금주 챌린지를 운영한다. 참가자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금주와 이로 인한 자기 성찰의 경험을 나눈다.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버 큐리어스는 술, 회식 등 상당한 에너지를 요구하는 공동체 활동을 젊은 세대가 지양하기 시작한 현상”이라며 “커피 마시기 등 적은 에너지로 최소한의 감정 교류 등을 나누는 바람이 더해져 커피챗 유행으로까지 확산했다”고 분석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원종빈 인턴기자 서울대 종교학과 졸업}

“‘쾅’ 소리와 함께 눈앞이 캄캄해졌고, 그러고는 기억이 끊겼대요.” 8일 울산 동구 울산대병원에서 만난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생존자 이모 씨(64)의 아내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이 씨는 사고 당시 보일러 타워 5호기 25m 높이(약 8층 높이)에서 산소절단기로 철 구조물을 자르는 작업을 하던 중 구조물 붕괴와 함께 아래로 추락했다. 갈비뼈 골절 등 중상을 입었지만 매몰되지 않았고 사고 직후 구조됐다. 소방 관계자는 “우리가 생각해도 의아하고 신기한 일”이라며 “바깥쪽에서 작업을 한 덕분에 매몰을 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이 씨는 현재 거동은커녕 말을 잇기도 어려운 상태다. 아내는 “말할 때마다 너무 고통스러워 거의 대화하지 못했다”며 “사고 충격이 커 당시 순간을 거의 떠올리지도 못한다”고 전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폐기흉(폐에 구멍이 나 공기가 흉강으로 새어드는 상태) 진단을 받은 이 씨는 고개만 간신히 움직일 정도로 쇠약한 상태다. 그는 HJ중공업 하청업체인 코리아카코 소속 일용직 근로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생존자 양모 씨(44)는 사고 당시 지상에서 사다리차를 조종하다 구조물 붕괴 직후 차량에서 뛰쳐나와 몸을 피했다. 왼쪽 가슴과 머리에 타박상을 입어 울산 남구 중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세를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이런 대형 재해를 겪으면 일상 전체가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며 “정신적 충격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행정안전부 위탁을 받아 대한적십자사가 운영하는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직업트라우마센터 등이 사고 피해자와 가족,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과 회복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울산=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쾅’ 소리와 함께 눈앞이 캄캄해졌고, 그리고는 기억이 끊겼대요.”8일 울산 동구 울산대병원에서 만난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생존자 이모 씨(64)의 아내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이 씨는 사고 당시 보일러 타워 5호기 25m 높이(약 8층 높이)에서 산소절단기로 철 구조물을 자르는 작업을 하던 중 구조물 붕괴와 함께 아래로 추락했다. 갈비뼈 골절 등 중상을 입었지만 매몰되지 않았고 사고 직후 구조됐다. 소방 관계자는 “우리가 생각해도 의아하고 신기한 일”이라며 “바깥쪽에서 작업을 한 덕분에 매몰을 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이 씨는 현재 거동은커녕 말을 잇기도 어려운 상태다. 아내는 “말할 때마다 너무 고통스러워 거의 대화하지 못했다”며 “사고 충격이 커 당시 순간을 거의 떠올리지도 못한다”고 전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폐기흉(폐에 구멍이 나 공기가 흉강으로 새어드는 상태) 진단을 받은 이 씨는 고개만 간신히 움직일 정도로 쇠약한 상태다. 그는 HJ중공업 하청업체인 코리아카코 소속 일용직 근로자인 것으로 알려졌다.또 다른 생존자 양모 씨(44)는 사고 당시 지상에서 사다리차를 조종하다가 구조물 붕괴 직후 차량에서 뛰쳐나와 몸을 피했다. 왼쪽 가슴과 머리에 타박상을 입어 울산 남구 중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세를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이런 대형 재해를 겪으면 일상 전체가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며 “정신적 충격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행정안전부 위탁을 받아 대한적십자사가 운영하는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직업트라우마센터 등이 사고 피해자와 가족,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과 회복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울산=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아내는 끝내 주저앉았다. 사진 속 남편은 검은 정장에 넥타이를 맨 채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사진을 한동안 바라보던 아내는 이내 고개를 떨군 뒤 한참을 흐느껴 울었다. 적막만 흐르던 빈소는 금세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7일 오후 3시경 울산 남구 울산병원 장례식장. 전날 남구 한국동서발전 내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가 무너지면서 매몰돼 숨진 전모 씨(49)의 아내는 “사고 당일 ‘점심 뭐 먹었냐’는 연락이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 일하는 걸 뿌듯해했던 사람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전 씨의 사고 소식에 아내는 충격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전 씨 동생의 부축을 받으며 빈소 밖을 오갔다. 전 씨는 이날 오전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뒤 사망 판정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전 씨는 서울에서 정육점을 운영했지만 코로나19로 폐업한 뒤 경남 거제시로 이사했다. 올해 초 조선소에서 일했던 전 씨는 반도체 관련 새 일자리를 구했지만 입사가 계속 미뤄졌다. 그러던 중 전 씨는 조금이라도 생활비를 벌어 보려고 과거 건설 현장 근무 경험을 살린 일용직을 택했다. 전 씨의 친척은 “배우자와 혼인신고만 하고 결혼식도 못 했을 만큼 일에 치여 살았다”며 “늘 쉬지 않고 부지런하게 일만 하던 조카였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다른 피해자 가족들도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사망자 이모 씨(64)의 시신이 임시로 안치된 남구 중앙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날 오후 사망 소식을 듣고 달려온 유족들이 황망한 표정으로 들어섰다. 그러다 결국 애써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며 오열했다. 이 씨의 처형은 “TV에서만 보던 일이 우리한테 일어나다니 거짓말인 것 같다”며 “(이 씨는) 60대였지만 비교적 건강하고 일도 잘했는데 (이런 사고를 당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사 발주를 맡았던 HJ중공업 관계자 10여 명도 숨진 근로자들의 빈소를 찾았다. 이번 사고로 숨진 근로자들은 HJ중공업의 하청업체 소속이었다.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여전히 이런 후진국형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며 “억장이 무너진다”고 한탄했다. 한 유족은 “뉴스에서 이런 사고를 볼 때마다 ‘앞으론 사고 안 나겠지’ 싶었는데 매번 반복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사고 현장에선 구조 작업이 길어지자 실종자 가족들이 현장과 상황실을 오가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일부는 구조대원들에게 “빨리 구해 달라”며 간절히 호소하기도 했다.울산=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아내는 끝내 주저앉았다. 사진 속 남편은 검은 정장에 넥타이를 맨 채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사진을 한동안 바라보던 아내는 이내 고개를 떨군 뒤 한참을 흐느껴 울었다. 적막만 흐르던 빈소는 금세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7일 오후 3시경 울산 남구 울산병원 장례식장. 전날 남구 한국동서발전 내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가 무너지면서 매몰돼 숨진 전모 씨(49)의 아내는 “사고 당일 ‘점심 뭐 먹었냐’는 연락이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 일하는 걸 뿌듯해했던 사람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전 씨의 사고 소식에 아내는 충격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전 씨 동생의 부축을 받으며 빈소 밖을 오갔다.전 씨는 이날 오전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뒤 사망 판정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전 씨는 서울에서 정육점을 운영했지만, 코로나19로 폐업한 뒤 경남 거제시로 이사했다. 올해 초 조선소에서 일했던 전 씨는 반도체 관련 새 일자리를 구했지만 입사가 계속 미뤄졌다. 그러던 중 전 씨는 조금이라도 생활비를 벌어보려고 과거 건설 현장 근무 경험을 살린 일용직을 택했다. 전 씨의 친척은 “배우자와 혼인신고만 하고 결혼식도 못 했을 만큼 일에 치여 살았다”며 “늘 쉬지 않고 부지런하게 일만 하던 조카였다”고 눈시울을 붉혔다.다른 피해자 가족들도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사망자 이모 씨(64)의 시신이 임시로 안치된 남구 중앙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날 오후 사망 소식을 듣고 달려온 유족들이 황망한 표정으로 들어섰다. 그러다 결국 애써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며 오열했다. 이 씨의 처형은 “TV에서만 보던 일이 우리한테 일어나다니 거짓말인 것 같다”며 “(이 씨는) 60대였지만 비교적 건강하고 일도 잘했는데 (이런 사고를 당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공사 발주를 맡았던 HJ중공업 관계자 10여 명도 숨진 근로자들의 빈소를 찾았다. 이번 사고로 숨진 근로자들은 HJ중공업의 하청업체 소속이었다.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여전히 이런 후진국형 사고가 발생한다는 게 믿을 수 없다”며 “억장이 무너진다”고 한탄했다. 한 유족은 “뉴스에서 이런 사고를 볼 때마다 ‘앞으론 사고 안 나겠지’ 싶었는데 매번 반복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사고 현장에선 구조 작업이 길어지자 실종자 가족들이 현장과 상황실을 오가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일부는 구조대원들에게 “빨리 구해 달라”며 간절히 호소하기도 했다.울산=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이른바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합동수사단(합수단)이 마약 반입 과정에서 세관 직원들의 도움이 없었다는 점을 뒷받침할 마약 운반책의 자필 편지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편지의 수신인은 함께 마약을 밀수한 또 다른 운반책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편지의 진위 여부를 조사 중이다.● 합수단 “세관 도움 없었다”는 취지의 편지 확보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합수단은 지난 7월, 백해룡 경정이 2023년 9월 5일 검거한 말레이시아인 여성 운반책 A 씨가 수감된 교정시설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A 씨가 작성한 편지를 확보했는데, 그 안에는 마약 밀수 당시 세관 직원들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A 씨는 백 경정이 검거한 말레이시아인 마약 운반책으로, 과거에는 “인천공항 세관 공무원들이 마약 밀수에 협조했다”고 진술했던 핵심 피의자 중 한 명이다. 특히 해당 편지의 수신인은 당시 함께 검거된 B 씨로 확인됐다.백 경정은 그동안 마약 운반책 3명(A 씨, B 씨, C 씨)의 초기 진술을 토대로 세관 직원 연루 의혹을 제기해왔다. 그는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으로 근무하던 2023년 9월, 필로폰을 국내로 들여온 말레이시아 국적 운반책 2명을 검거해 “세관 직원이 범행에 개입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운반책들은 경찰 조사에서 “올해 1월 인천공항을 통해 밀반입할 당시 현지 총책으로부터 ‘한국 세관이 너희를 알아보고 빼낼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경찰은 이 진술과 현장검증 등을 근거로 세관 연루 가능성을 수사했지만, 백 경정은 이후 “검찰과 경찰 고위 간부들로부터 외압을 받고 지구대장으로 좌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백 경정이 합수단에 파견된 뒤 임은정 동부지검장은 기존 합동수사팀과 별도로 소규모 전담팀을 구성해 백 경정에게 세관 마약 사건을 맡긴 상태다. 다만 공정성 논란 등을 이유로, 백 경정이 속한 수사팀은 ‘외압 의혹’ 부분은 담당하지 않고 있다. 합수단이 확보한 편지는 백 경정이 파견되기 전 이미 입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운반책 “거짓말할 이유 없다” 진술한 인물A 씨는 2023년 인천공항 현장검증 당시 “허위 진술을 하면 엉뚱한 사람이 피해를 본다”는 경찰의 말에 “누구를 해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우리는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한 인물이다.또 다른 운반책 C 씨는 같은 현장검증에서 “정신분열증이 도졌는지 귀에서 소리가 들리고 마음이 복잡하다”며 불안 증세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당초 A 씨와 C 씨는 마약을 인천공항으로 들여올 당시 세관 직원의 도움으로 4번과 5번 검색대를 통과했다고 진술했다. B 씨는 “허벅지 압박으로 피가 흘러 뒤처졌지만 세관 직원의 도움으로 빠져나왔다”고 말했다.하지만 최근 확보된 편지에는 이 같은 초기 진술과 상반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지면서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선 “운반책들이 진술을 번복하고 정신적 불안 증세를 보인 만큼, 초기 진술의 신뢰도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합수단은 편지의 작성 경위와 내용의 사실관계를 검증 중이다. 백 경정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지난달부터 합수단에 파견돼 세관 마약 사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서울 강동구의 한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져 3명이 중상을 입었다. 가해 남성은 피해자 중 한 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벌금을 물게 되자 대화를 시도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강동경찰서는 4일 60대 남성 조모 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씨는 이날 오전 10시 20분경 강동구 천호동의 한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 사무실에서 50대 여성과 60대 여성, 70대 남성을 과도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조 씨는 이 조합의 직전 조합장이었고, 피해자들 모두 임시조합장과 총무 등 조합 관계자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 씨는 올 7월 피해자 중 한 명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입건됐고, 9월 ‘조합 청산을 시도하는 등 사업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조합장에서 해임됐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조 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약식 기소했다. 그는 사건 전날에도 당사자와 대화를 시도했다고 한다. 경찰은 조 씨가 조합장에서 해임된 것에 앙심을 품고 범행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이런 ‘칼부림’ 범죄는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칼을 이용한 범죄는 2020년 8519건에서 지난해 9221건으로 8.2% 증가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감자탕집에서 ‘로또 서비스’를 주지 않는다며 주인 부부를 흉기로 공격해 아내가 숨지고 남편이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정신건강 상담 지원 등이 필요하고 지역사회에서 조기에 위험 행동 표출 징후 등을 제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이다겸 인턴기자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수료신예린 인턴기자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수료}

서울 강동구의 한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져 3명이 중상을 입었다. 가해 남성은 피해자 중 한 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벌금을 물게 되자 대화를 시도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강동경찰서는 4일 60대 남성 조모 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씨는 이날 오전 10시 20분경 강동구 천호동의 한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 사무실에서 50대 여성과 60대 여성, 70대 남성을 과도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경찰 조사 결과 조 씨는 이 조합의 직전 조합장이었고, 피해자들 모두 임시조합장과 총무 등 조합 관계자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 씨는 올 7월 피해자 중 한 명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입건됐고, 9월 ‘조합 청산을 시도하는 등 사업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조합장에서 해임됐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조 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그는 사건 전날에도 당사자와 대화를 시도했다고 한다. 경찰은 조 씨가 조합장에서 해임된 것에 앙심을 품고 범행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이런 ‘칼부림’ 범죄는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칼을 이용한 범죄는 2020년 8519건에서 지난해 9221건으로 8.2% 증가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감자탕집에서 ‘로또 서비스’를 주지 않는다며 주인 부부를 흉기로 공격해 아내가 숨지고 남편이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정신건강 상담 지원 등이 필요하고 지역사회에서 조기에 위험 행동 표출 징후 등을 제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이다겸 인턴기자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수료신예린 인턴기자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세계 최고 지능지수(IQ) 276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김영훈 씨가 “오늘날 한국 정부는 애국자를 처벌하고 공산주의자들을 찬양한다”며 미국 망명 의사를 밝혔다.김 씨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1분 35초 분량의 영상을 올려 “기독교인이자 세계 최고 IQ 기록 보유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현재 미국으로 망명을 신청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성경적 진리를 억압하고 선조들이 지켜내려 싸운 자유를 배반하는 친북 좌파 정권이 지배하는 한국에서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다”며 “악에 굴복하지 않겠다. 신앙이 박해받지 않고 보호받는 미국에 피난처를 구한다”고 했다.김 씨는 다른 게시글에서도 “한국 정부가 친북 정권이 되었기 때문에 정치적·종교적 박해를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아래에서 망명을 신청한 첫 번째 한국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정부에 의해 투옥된 다른 기독교 목사들처럼 나 또한 곧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그가 언급한 ‘종교적 박해’는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담임목사가 지난 9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사건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손 목사는 대선을 앞둔 5월 전후로 교회 예배와 기도회에서 특정 후보의 지지·낙선을 유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김 씨는 지난해 세계마인드스포츠위원회(WMSC)가 주최한 ‘세계기억력대회’에서 IQ 276으로 최고 기록을 보유한 인물로 소개됐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초고지능단체 ‘메가소사이어티’의 유일한 한국인 회원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미국 신학교협회(ATS) 인가 신학교의 신학석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갑자기 검은 물체가 튀어나와 기절할 뻔했어요. 자세히 보니 주인 없는 개였습니다.” 서울대 주변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다. 이 일대에선 최근 들개 출몰이 잦아지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2일 서울 관악구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2시경 서울대 기숙사인 관악학생생활관 인근에서 들개 6마리가 포착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서울대는 관악구에 지원을 요청했고, 출동한 전문가 등이 마취총을 이용해 6마리를 포획했다. 서울대를 둘러싸고 있는 관악산 인근에선 예전에도 들개가 종종 목격됐다. 이에 서울대는 들개가 자주 출몰하는 기숙사와 교수회관 등 8곳에 포획틀을 운영해 왔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재개발 과정에서 버려진 반려견들이 산속에서 들개가 됐다”며 “유기견들이 산에서 새끼를 낳아 2세대 들개가 늘어났고, 날이 추워지면서 먹이를 찾아 민가 쪽으로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근에 들개 약 30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자연번식 개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서울대 인근에서 포착된 들개 떼 영상과 들개와 마주쳤을 때 “비명을 지르지 말고 관심을 주지 말 것” “손에 든 음식은 버리고 뒤돌지 말 것” 등 행동 요령이 공유되고 있다. 관악구는 2022년부터 전문가와 수의사 등 5명으로 구성된 들개 안전포획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관악구에 따르면 올해 1∼10월 관악구에서 포획된 들개는 63마리로, 2023년 46마리, 지난해 56마리보다 증가했다. 관악구 관계자는 “들개가 사람은 잘 공격하지 않지만 반려견은 공격하는 경우가 있다”며 “반려견과 산책할 때 조심하고, 들개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갑자기 검은 물체가 튀어나와 기절할 뻔했어요. 자세히 보니 주인 없는 개였습니다.” 서울대 주변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다. 이 일대에선 최근 들개 출몰이 잦아지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2일 서울 관악구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2시경 서울대 기숙사인 관악학생생활관 인근에서 들개 6마리가 포착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서울대는 관악구에 지원을 요청했고, 출동한 전문가 등이 마취총을 이용해 6마리를 포획했다. 서울대를 둘러싸고 있는 관악산 인근에선 예전에도 들개가 종종 목격됐다. 이에 서울대는 들개가 자주 출몰하는 기숙사와 교수회관 등 8곳에 포획틀을 운영해왔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재개발 과정에서 버려진 반려견들이 산속에서 들개가 됐다”며 “유기견들이 산에서 새끼를 낳아 2세대 들개가 늘어났고, 날이 추워지면서 먹이를 찾아 민가 쪽으로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인근에 들개 약 30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자연번식 개체다.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서울대 인근에서 포착된 들개 떼 영상과 들개와 마주쳤을 때 “비명을 지르지 말고 관심을 주지 말 것”, “손에 든 음식은 버리고 뒤돌지 말 것” 등 행동 요령이 공유되고 있다. 관악구는 2022년부터 전문가와 수의사 등 5명으로 구성된 들개 안전포획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서울대 재학생은 “요즘 (서울대에) 들개가 너무 많은데 누구 한 명이 다쳐야 (해결)되는 거냐”고 우려하기도 했다.관악구에 따르면 올해 1~10월 관악구에서 포획된 들개는 63마리로, 2023년 46마리, 지난해 56마리보다 증가했다. 관악구 관계자는 “들개가 사람은 잘 공격하지 않지만, 반려견은 공격하는 경우가 있다”며 “반려견과 산책할 때 조심하고, 들개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가 풀려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7일 경찰에 세 번째로 출석했다. 이 전 위원장 측은 무리한 체포였다며 경찰 관계자에 대한 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이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3시간가량 조사받은 뒤 오후 4시경 나오며 “대통령 편에 서지 않으면 죄인이 되는 세상,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 측 임무영 변호사는 “(3차 조사도) 경찰이 불필요하게 출석해서 조사받을 것을 요구한 행위이기 때문에 (체포처럼)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며 “고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되 고발 대상은 추후 의논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미비했던 내용을 전반적으로 추가 조사했고, 사실관계에 대한 (이 전 위원장의) 의도 등을 살폈다”며 “필요한 조사였을 뿐이고, 직권남용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고 본다”고 반박했다.이 전 위원장은 지난해 8월 국회 본회의에서 그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좌파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 등의 발언을 한 혐의로 고발돼 이달 2일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재신청하지 않고 검찰에 사건을 불구속 송치할 계획이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미성년자도 위고비 살 수 있습니다. 처방전, 신분증 필요 없습니다.” 23일 기자가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판매한다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접속해 “미성년자도 구매할 수 있느냐”고 묻자 판매자는 1분도 안 돼 “가능하다”며 절차를 안내했다. “처음 복용하는 17세 학생은 5mg을 추천한다”는 답변까지 돌아왔다. 고도비만 치료제이자 비대면 처방이 금지된 전문의약품을 미성년자에게 아무런 검증 없이 권장한 것이다. 이날 취재팀이 해외 직구 사이트와 텔레그램 채널을 살펴본 결과 위고비를 비롯한 비만 치료제가 처방전 없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다. 이메일과 주소만 입력하면 택배로 받아볼 수 있고, 결제는 코인이나 상품권으로 대신 할 수 있었다. 구매자 신분 확인 절차는 어디에도 없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고비에 대해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는 성인에 비해 담석증, 담낭염 등의 발생률이 높았다”고 고시했다. 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청소년이 오남용하면 요요 현상으로 고도비만이나 골다공증까지 겪을 수 있다”며 “불법 판매 단속과 함께 청소년 외모 강박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처방없이 자기 배에 비만주사제 찌르는 아이들… “부작용 위험”‘위고비’ 불법 해외직구“처방전-신분증 필요없다” 유혹… 코인 결제 ‘심부름 대행’ 우후죽순불법 판매 광고, 1년새 5배로 급증… “은밀히 거래돼 약물 오남용 우려”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위고비 직구’ 등을 검색하자 해외 직구 사이트와 구매를 대행해 주겠다는 텔레그램 판매 채널이 줄줄이 검색됐다. 그중 한 명을 접촉하자 “처음이면 5mg부터 시작하라”는 조언과 함께 ‘주사 맞는 법’을 친절하게 설명하는 사진이 여러 장 도착했다. “아직 성인이 아닌데 괜찮냐”고 묻자 상대는 태연하게 말했다. “물론입니다. 저희는 병원이 아니니까요.”● “부모 동의 필요 없다” 직구 거래 유혹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위고비는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거나, 27 이상이면서 고혈압·고지혈증 등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만 권장되는 비만치료 주사제다. 특히 메스꺼움이나 구토 같은 초기 증상부터 담낭염, 급성 신부전, 급성 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데,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는 더 위험하다. 미성년자 처방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성인의 비대면 처방도 제한했다.그러나 온라인에서는 이런 규제가 무력했다. 한 판매자는 “미성년자나 병원에 못 가는 사정이 있으신 분들이 많이 찾는다”며 구매자를 안심시켰다. 인도의 한 해외 직구 사이트 관리자는 “한국인이라도 신분증이나 처방전은 필요 없다(not required)”며 구체적인 주사 용량까지 추천했다. 또 다른 해외 직구 사이트 관리자 역시 “부모 동의나 처방전은 필요하지 않다”며 “집으로 바로 택배 발송해 준다”고 거래를 유도했다. “근육량이 줄어들 수 있다”며 부작용까지 설명하는 판매자도 있었다.국내에서도 미성년자에게 위고비를 대신 사준다는 텔레그램 ‘심부름 대행’ 채널이 성행하고 있었다. 대다수가 복잡한 절차 없이 e메일과 주소 등만 적으면 입금 후 약을 받아볼 수 있는 방식이었다. 복용자의 상태 등 정확한 기준 없이도 약을 처방받아 오남용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지점이다.이들은 거래 명세를 숨길 방법까지 안내했다. 한 채널 운영자는 “아시다시피 이게 불법적인 거래잖아요? 계좌 거래를 하면 서로 위험하니 보통은 (결제를) 코인이나 상품권으로 진행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불법 판매 1년 만에 5배 급증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위고비 관련 이상 사례는 총 270건에 달했다. 앞서 정은경 복지부 장관도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고비 오남용을 우려하며 의료기관의 처방 행태를 개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식약처 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병의원에서 미성년자에게 위고비를 처방한 횟수는 2604건이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은밀히 거래되는 물량을 고려하면 실제 오남용 실태는 더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비만 치료제 온라인 불법 판매 알선·광고 적발 건수는 2021년 39건, 2022년 106건, 2023년 103건, 지난해 522건으로 1년 새 5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올해 1∼8월에도 이미 218건이 적발됐다.온라인에서 미성년자가 쉽게 위고비에 접근할 수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규제 강화와 더불어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을 줄일 수 있도록 비만을 외모의 기준이 아닌 건강의 문제로 인식시키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김인향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외모 압박을 받는 청소년들이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감으로 약물에 손대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심리적 지원과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