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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2월 기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새 3000억 원 줄어들며 9년여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0조7000억 원으로 한 달 새 2조7000억 원 줄었다. 은행 가계대출은 1월 4조7000억 원이 줄어든 데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가계대출 중 주담대 잔액은 798조6000억 원으로 한 달 새 3000억 원 줄었다. 주택 매매와 집단대출 관련 자금 수요가 늘었지만 전세 수요 부진으로 전세자금 대출이 역대 가장 큰 폭(―2조5000억 원)으로 감소한 결과다. 주담대가 감소한 건 2014년 1월(―3000억 원) 이후 9년 1개월 만이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2조4000억 원 감소한 250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5조4000억 원 감소했다. 제2금융권에서 보험과 저축은행 대출액은 다소 늘어난 반면 상호금융(―2조7000억 원)과 카드사(―4000억 원)를 중심으로 대출이 줄었다. 전체 금융권 주담대는 한 달 새 6000억 원 줄며 2개월 연속 감소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2월 기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한달새 3000억 원 줄어들며 9년여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0조7000억 원으로 한 달 새 2조7000억원 줄었다. 은행 가계대출은 1월 4조7000억 원이 줄어든 데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을 나타냈다. 가계대출 중 주담대 잔액은 798조6000억 원으로 한 달 새 3000억 원 줄었다. 주택 매매와 집단대출 관련 자금 수요가 늘었지만 전세수요 부진으로 전세자금대출이 역대 가장 큰 폭(―2조5000억 원)으로 감소한 결과다. 주담대가 감소한 건 2014년 1월(―3000억 원) 이후 9년 1개월 만이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2조4000억 원 감소한 250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5조4000억 원 감소했다. 제2금융권에서 보험과 저축은행 대출액은 다소 늘어난 반면 상호금융(―2조7000억 원)과 카드사(―4000억 원)를 중심으로 대출이 줄었다. 전체 금융권 주담대는 한 달 새 6000억 원 줄며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매파 발언을 쏟아내며 다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미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한 데 이어 미 장단기 금리 역전 폭이 42년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코스피도 1% 넘게 추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320원대로 급등(원화 가치는 급락)했다. 7일(현지 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파월 의장은 “최근 미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강했고 이는 연준이 예상했던 최종 금리 수준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만약 경제지표 전체가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 속도를 더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와 식품,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에 대해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2월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긴축 속도를 줄여 온 연준이 곧 금리 인상에 브레이크를 걸 것이란 시장의 기대는 무너졌다. 오히려 연준이 21, 22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으로 긴축 고삐를 바짝 조일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은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날 연준의 금리에 민감한 채권시장에서는 10년물과 2년물 미 국채 금리 역전 폭이 1%포인트까지 벌어지면서 경기 침체 신호가 커졌다. 뉴욕 증시가 1% 넘게 하락한 여파로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8%(31.44포인트) 내린 2,431.91로 마감했다. 투자 심리가 위축된 외국인(―1620억 원)과 기관(―8189억 원)이 1조 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2.0원 오른 1321.4원에 거래를 마쳤다.“美 최종금리 6%대” 전망까지… 한은, 내달 금리 인상 가능성파월 연준의장, 이달 빅스텝 시사강력 긴축→침체 공포에 유가 급락美 빅스텝땐 한미 금리 1.75%P 차환율 상승-자본유출 압박 커질듯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드러낸 ‘매파 본색’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렸다. 연준은 지난해 11월 이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서서히 줄이면서 시장에서는 “기나긴 긴축 터널의 끝이 보인다”며 곧 금리 인상이 멈출 것이란 기대가 확산됐다. 하지만 7일(현지 시간)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속도를 더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톤을 높이며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할 조짐을 보이는 데다, 파월의 발언까지 더해지며 시장에선 연준의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복귀를 넘어 최종 금리가 6%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 빅스텝 가능성 75% ‘유력’ 투자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이달 21,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을 결정할 가능성은 74.9%로 나타났다. 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25.1%에 그쳤다. 불과 하루 전만 하더라도 빅스텝 확률은 31.4%였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시장 전망을 완전히 뒤집어놓은 것이다. 파월 의장은 최종 기준금리 전망과 관련해 “지난 점도표 전망치(중간값 5.0∼5.25%)보다 올라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자 골드만삭스는 최종 금리 전망을 5.5∼5.7%로 상향 조정했고, 블랙록과 슈로더는 6%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경제지표 전체(The totality of the data)’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힌 만큼 10, 14일 발표되는 2월 미 고용보고서와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 주목하고 있다. 두 핵심 지표가 예상보다 높을 경우 3월 FOMC에서 더 강하게 긴축 고삐를 잡을 수 있다. 연준의 긴축이 예상보다 더 강하게, 오래 이어지면 경기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날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16년 만에 5%를 돌파했고, 그에 따라 장단기 국채 금리는 42년 만에 최대 폭으로 역전됐다. 국제유가도 3%대 급락하면서 경기 침체 전조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초대형 헤지펀드사 시타델의 켄 그리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트라우마 수준의 인플레이션 때문에 우리는 경기 침체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 환율 ‘다시 1400원대’ 우려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며 금리 인상 행진을 일단 멈춘 한국은행의 부담도 커지게 됐다. 연준이 이달 빅스텝에 나설 경우 현재 1.25%포인트인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였던 2000년 5∼10월(1.50%포인트)을 넘어 1.75%포인트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벌어지면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지고, 외국 투자금이 국내 시장을 탈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외환시장에선 이미 ‘킹달러’(달러 가치의 초강세) 공포도 되살아나고 있다. 한은이 지난달 23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원-달러 환율은 3거래일 새 1.97%(25.5원)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하며 지난해 12월 7일(1321.7원) 이후 1320원 선을 넘었다. 이후 잠시 내림세던 환율은 이날 22원 급등하며 다시 1320원대로 올라섰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9, 10월 장중 1440원 넘게 치솟으며 시장의 불안을 키운 바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는 조정을 받았던 지난해 말 양상이 재연될 수 있다”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위기 상황이 얼마나 급박하게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시장 안정화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7일 “금리 격차 자체가 환율과 외국인 자금에 기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환율 오름세가 지속되고 자본 유출이 가속화되면 한은이 4월 다시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한국의 여성 관리자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일본을 제외하면 꼴찌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여성 관리자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여전히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8일 OECD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여성 관리자 비중은 16.3%였다. 통계값이 있는 OECD 36개 회원국 중 최하위인 일본(13.2%) 다음으로 높다. 여성 관리자 비중은 기업 임원과 정부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 대학 총장, 초중고교 교장 등 관리직 취업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한국의 여성 관리자 비중은 OECD 회원국 평균(33.7%)의 절반에 그쳤다. 2011년 10.1%로 당시 OECD 평균(31.2%)의 3분의 1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격차가 줄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전체의 92%에 달하는 33개 회원국은 모두 20%대를 넘었다. 라트비아가 45.9%로 여성 관리자 비중이 가장 높았고, 이어 스웨덴(43.0%), 폴란드(43.0%), 미국(41.4%) 등이 뒤를 이었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2021년에 한국의 여성 관리자 비중이 높아진 데는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뿐만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그해에 남성 관리자 수가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관리자 수는 2020년 6만2000명에서 2021년 6만4000명으로 늘어난 뒤 지난해에도 6만4000명을 유지했다. 반면 남성 관리자는 2020년 33만4000명에서 2021년 32만9000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37만300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여성 관리자 비중은 14.7%로 전년(16.3%)보다 줄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이날 발표한 ‘여성 고용환경 지수’에서는 우리나라가 43점을 받아 33개국 중 32위였다. 멕시코가 41점으로 33위였다. 이 지수는 PwC가 OECD 33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여성 고용 성과를 측정·평가해 산출한다. 특히 한국은 성별 임금 격차가 31.1%로 꼴찌였다.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작은 국가는 룩셈부르크(0.5%)였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국민연금공단은 의결권 행사를 전담하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9명의 위원 중 3명을 금융투자업계에서 선임하기로 했다. 가입자(사용자·근로자·지역가입자) 단체의 수책위 비상근위원 추천 몫은 기존 6명에서 3명으로 줄어든다. 보건복지부는 7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2023년도 제1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수책위 운영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금위는 현채 수책위 상근 3명, 비상근 위원 6명 등 위원 9명을 가입자단체로부터 추천받도록 한 운영규정을 바꿔 비상근위원 6명 중 3명은 전문가 단체 등으로부터 추천받도록 했다. 기금위가 고려하는 전문가 단체는 한국금융연구원, 한국증권학회, 한국경영학회, 금융투자협회, 한국연금학회 등이다. 수책위는 국민연금기금이 보유한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때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2월 주주대표 소송 결정권을 수책위로 일원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뒤 수책위 구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소송이 남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달 23일로 임기를 마친 수책위 1기는 9명 중 6명이 법률가와 회계사로 구성됐다. 기금위는 “앞으로는 자산운용, ESG 책임투자 등 분야의 전문가들을 폭넓게 위촉,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3월 이후 물가상승률이 4.5%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연말에는 물가상승률이 3% 초반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안개가 가득 찼을 때는 차를 세워서 기다려야 한다”며 이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결정 배경으로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을 꼽았었다. 이 총재는 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물가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3월 이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5% 이하로 내려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고 연말에는 3% 초반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이 총재는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금리 인하 시기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으며 “장기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로 물가가 수렴한다는 그런 확신이 들면 그때 가서 금리 인하 정도를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물가 안정 목표를 3%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기대인플레이션과 환율을 자극할 수 있다”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부동산 대마불사(大馬不死), 즉 부동산 불패라는 시각이 있는데 인구 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과거 트렌드가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생각은 다시 한 번 고민해 봐야 한다.” 이 총재는 “자녀가 집값의 절반을 대출받아 서울에 집을 사겠다고 한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겠냐”란 질문에는 이같이 답했다. 그는 “특히 이자율 등을 고려할 때 젊은 사람들은 자기 능력에 맞춰 고민하고 신중하게 자산 운용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지난 2년 동안 집값이 한 40% 올랐는데 작년 한 해 19∼20% 정도 떨어졌다”며 “작년에 급속하게 떨어지던 집값이 올해 1, 2월을 보면 하락 속도가 완화돼 연착륙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젊은층의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른 가상자산에 대한 경계심도 드러냈다. 그는 “전 국민의 16%가 가상화폐 계좌를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가 크다”며 “가상화폐 투기보다는 이를 활용한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적극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인터넷전문은행이 확대되고 팬데믹으로 비대면 금융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지난해 인터넷뱅킹 고객 수가 처음으로 2억 명을 넘어섰다. 인터넷뱅킹 일평균 이용 금액과 이용 건수도 각각 76조 원, 1900만 건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내은행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은행의 인터넷뱅킹(모바일 포함) 등록 고객 수(중복 합산)는 2억704만 명으로 1년 전보다 8.5% 늘었다.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 수(1억6922만 명)는 10.3% 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인터넷뱅킹 고객 수가 늘면서 지난해 일평균 이용 건수도 1971만 건으로 전년 대비 13.8% 늘었다. 일평균 이용 금액도 76조3000억 원으로 8.2% 증가했다. 모두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이 가운데 모바일뱅킹 일평균 이용 금액과 이용 건수는 각각 14조2000억 원, 1684만 건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3%, 17.3%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인터넷뱅킹 이용실적에서 모바일뱅킹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용금액 기준 18.6%, 이용 건수 기준 85.4%로 집계됐다. 지난해 은행 지점을 통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비대면 대출 신청 서비스를 이용한 금액은 하루 평균 1조16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54.9% 급증했다. 이용 건수는 3만5000건으로 1년 전보다 13.5%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신용대출 재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출시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은행 입출금·자금 이체 서비스 거래의 77.7%가 인터넷뱅킹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 창구 비중은 5.5%에 불과했고 현금자동입출금기(CD/ATM) 14.2%, 텔레뱅킹 2.6% 등으로 나타났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부동산 대마불사(大馬不死), 즉 부동산 불패라는 시각이 있는데 인구 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과거 트렌드가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생각은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7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자녀가 집값의 절반을 대출받아 서울에 집을 사겠다고 한다면 어떤 조언을 해 주겠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특히 이자율 등을 고려할 때 젊은 사람들은 자기 능력에 맞춰 고민하고 신중하게 자산운용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지난 2년 동안 집값이 한 40% 올랐는데 작년 한 해 19~20% 정도 떨어졌다”며 “작년에 급속하게 떨어지던 집값이 올해 1, 2월을 보면 하락 속도가 완화돼 연착륙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의 향방을 좌우할 물가 전망과 관련해선 “3월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5% 이하로 내려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고 연말에는 3% 초반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이 총재는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금리인하 시기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 선을 그으며 “장기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로 물가가 수렴한다는 그런 확신이 들면 그때 가서 금리 인하 정도를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물가안정 목표를 3%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기대인플레이션과 환율을 자극할 수 있다”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젊은층의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른 가상자산에 대한 경계심도 드러냈다. 그는 “전 국민의 16%가 가상화폐 계좌를 갖고 있는 것에 우려가 크다”며 “가상화폐 투기보다는 이를 활용한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적극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공개매수에서 참패했다. 에스엠 지분 25%를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얻은 지분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에스엠 지분 확보가 무산된 카카오에 비하면 여전히 하이브가 에스엠 인수 경쟁에서 한참 앞서 있지만 시장은 카카오의 반격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하이브는 6일 공개매수를 통해 에스엠 23만3817주, 지분 0.98%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당초 목표한 물량(595만1826주)에 턱없이 모자랐다. 공개매수에 응한 갤럭시아에스엠(23만3813주)을 제외하면 소액주주 주식은 단 4주를 추가 확보한 셈이다. 이로써 현재 하이브가 손에 쥔 지분은 앞서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확보한 지분 14.80%에 이번 공개매수 물량을 더해 15.78%다. 여기에 추후 확보할 이 전 총괄의 지분(3.65%)을 포함하면 총지분은 19.43%다.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실패한 건 에스엠 주가가 공개매수가(주당 12만 원)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20일간의 공개매수 기간 중 사흘을 제외하면 모두 종가가 12만 원을 웃돌았다. 에스엠 경영권을 둘러싼 하이브 대 카카오-현 에스엠 경영진의 날선 신경전은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는 이날 오전 에스엠에 서한을 보내 “카카오와의 사업협력계약을 해지하라”며 법원의 가처분 인용 조치에 따른 후속 조치를 요구했다. 앞서 에스엠은 카카오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에스엠의 국내 음반·음원 유통 권리를 카카오 측에 배타적으로 부여하기로 한 바 있다. 이 외에도 하이브는 에스엠에 ‘카카오 측 지명 이사 후보에 대한 추천 철회권 행사’ ‘신주인수계약, 전환사채인수계약 등 투자계약의 즉시 해지’ 등도 요구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에스엠 지분 약 9.05%를 확보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카카오는 대응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손잡은 에스엠 현 경영진은 이날 하이브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권유’ 루머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자본시장법상 최근 에스엠 공개매수를 진행한 하이브는 6개월간 블록딜 방식으로 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하이브와 에스엠의 기업결합(M&A) 심사를 위해 내부적으로 연예 산업에 대한 시장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하이브와 에스엠의 기업결합 신고가 들어올 경우 신속하게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취지다. 에스엠 지분 15% 이상을 보유하게 된 하이브는 취득일(주금 납입일)인 6일부터 30일 이내에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한다. 공정위는 하이브가 기업결합을 신고하면 국제기업결합과에 사건을 배당할 계획이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공개매수에서 참패했다. 에스엠 지분 25%를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얻은 지분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에스엠 지분 확보가 무산된 카카오에 비하면 여전히 하이브가 에스엠 인수경쟁에서 한참 앞서있지만 시장은 카카오의 반격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하이브는 6일 공개매수를 통해 에스엠 23만3817주, 지분 0.98%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당초 목표한 물량(595만1826주)에 턱없이 모자랐다. 공개매수에 응한 갤럭시아에스엠(23만3813주)을 제외하면 소액주주 주식은 단 4주를 추가 확보한 셈이다. 이로써 현재 하이브가 손에 쥔 지분은 앞서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확보한 지분 14.80%에 이번 공개매수 물량을 더해 15.78%다. 여기에 추후 확보할 이 전 총괄의 지분(3.65%)을 포함하면 총 지분율은 19.43%다.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실패한 건 에스엠 주가가 공개매수가(주당 12만 원)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20일 간의 공개매수 기간 중 사흘을 제외하면 모두 종가가 12만 원을 웃돌았다. 에스엠 경영권을 둘러싼 하이브 VS 카카오-현 에스엠 경영진의 날선 신경전은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는 이날 오전 에스엠에 서한을 보내 “카카오와의 사업협력계약을 해지하라”며 법원의 가처분 인용조치에 따른 후속조치를 요구했다. 앞서 에스엠은 카카오와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에스엠의 국내 음반·음원 유통 권리를 카카오 측에 배타적으로 부여하기로 한 바 있다. 이 외에도 하이브는 에스엠에 ‘카카오 측 지명 이사 후보에 대한 추천 철회권 행사’ ‘신주인수계약, 전환사채인수계약 등 투자계약의 즉시 해지’ 등도 요구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에스엠 지분 약 9.05%를 확보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카카오는 대응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손잡은 에스엠 현 경영진은 이날 하이브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권유’ 루머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자본시장법상 최근 에스엠 공개매수를 진행한 하이브는 6개월간 블록딜 방식으로 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하이브와 에스엠의 기업결합(M&A) 심사를 위해 내부적으로 연예 산업에 대한 시장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하이브와 에스엠의 기업결합 신고가 들어올 경우 신속하게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취지다. 에스엠 지분 15% 이상을 보유하게 된 하이브은 취득일(주금납입일)인6일부터 30일 이내에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한다. 공정위는 하이브가 기업결합을 신고하면 국제기업결합과에 사건을 배당할 계획이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인수전에서 경쟁자 카카오를 따돌리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법원이 하이브와 손잡은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카카오의 지분 확보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수석부장판사 김유성)는 3일 이 전 총괄이 지난달 8일 에스엠을 상대로 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에스엠 지분 약 9.05%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되려던 카카오의 계획은 무산됐다. 앞서 에스엠 경영진은 지난달 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1119억 원 상당의 신주와 1052억 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그러자 이 전 총괄은 곧장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재판부가 이 전 총괄의 손을 들어주면서 하이브가 에스엠 경영권 확보를 위한 ‘7분 능선’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이브가 확보한 지분은 이 전 총괄에게서 사들인 14.8%, 이 전 총괄의 남은 지분 3.65%, 최근 갤럭시아에스엠으로부터 사들인 지분 약 1%까지 19.5%에 달한다. 하이브, ‘SM 인수전’ 우위 선점… 실탄 9000억 쥔 카카오 고심 법원, 카카오의 신주 취득 제동하이브, SM 지분 15.8% 일단 보유공개매수 등 통해 20% 확보 전망카카오, 지분매입-공개매수 가능성일각선 “인수포기도 배제할수 없어” 법원이 3일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카카오에 대한 신주·전환사채 발행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하이브가 에스엠 인수전에서 일단 우위를 점했다. 주식을 새로 확보해야 하는 카카오가 20% 상당의 지분을 확보한 하이브에 계속 맞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우위에 선 하이브, 카카오 반격 나서나 가처분 인용 직후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는 ‘에스엠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에스엠의 ‘포스트 이수만’은 나의 오래된 고민이었고, 내 최선의 선택은 하이브였다. 방시혁 의장이 나와 같은 애정으로 아티스트들을 대한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법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하이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에스엠 현 경영진의 위법한 시도가 저지되고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게 될 것”이라며 반겼다. 20%가량의 지분을 확보한 하이브는 여세를 몰아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자신들이 제출한 경영진 후보가 선임되도록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카카오는 지분 확보가 막히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에스엠을 인수하려면 이제 ‘원점’에서 지분을 새로 확보해야 한다. 물론 카카오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으로부터 조달한 9000억 원대 실탄을 바탕으로 지분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없진 않다.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최근 “필요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나선 만큼 카카오가 쉽게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카카오가 지분 확보전에 뛰어들 경우 국민연금, KB자산운용 등 카카오에 우호적인 입장으로 분류되는 주요 투자자들의 지분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사들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2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맞불 공개매수를 시도할 수도 있다. 김도현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엔터테인먼트·미디어산업 리더는 “카카오는 멜론 등 음악 사업의 미래가 불안해져 에스엠 인수에 나섰기에 대안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에스엠 인수에는 발을 빼면서 사업적으로 하이브와 손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방시혁 “적대적 M&A 아냐” vs 에스엠 “독과점 기업군 탄생” 하이브와 에스엠 현 경영진은 이날도 공방을 이어갔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이날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주주의 지분을 인수한 것을 적대적 M&A라고 하는 것은 선전용 용어”라고 했다. 이어 에스엠 경영진을 겨냥해 “대주주 없이 회사를 마음대로 운영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방 의장은 “최근의 케이팝 성장률은 둔화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군 입대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면 다행이지만 이대로 두면 위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독과점 우려에 대해 방 의장은 “해외로 빠지는 물량을 빼고 나면 에스엠과 하이브가 한국에서 파는 CD 물량을 다 합쳐도 독점이 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에스엠 경영진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경영에 법적 책임을 지는 이사회의 동의 없이 강행하는 인수와 합병이 적대적 M&A”라며 “하이브와 에스엠 결합 시 전체 시장 매출의 66%를 차지하는 독과점적 기업군이 탄생해 케이팝의 다양성을 저해하고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서울대에서 열린 토론회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이번 분쟁은 케이팝 제작 시스템의 전근대적인 경영 구조, 1세대 오너 리스크와 세대교체 등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며 “분쟁의 해결 방향에 따라 케이팝 제작 시스템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국민연금이 지난해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연간 평가 손실액은 80조 원에 달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2022년 국민연금기금 운용 수익률이 ―8.22%로 잠정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연간 평가 손실액은 79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적립금은 890조5000억 원으로 900조 원 밑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수익률은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후 가장 나빴다. 국민연금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건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0.18%), 미중 무역 분쟁과 통화긴축이 겹쳤던 2018년(―0.92%)에 이어 이번이 역대 세 번째다. 자산별 수익률은 국내 주식 ―22.76%, 해외 주식 ―12.34%, 국내 채권 ―5.56%, 해외 채권 ―4.91%, 대체 투자 8.94%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통화긴축,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으로 주식과 채권 시장이 동반 하락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주요 연기금과 비교하면 국민연금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게 국민연금의 설명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일본공적연금(GPIF·―4.8%), 캐나다연금계획투자위원회(CPPI·―5.0%)보다 낮았지만 노르웨이 국부펀드(GPEG·―14.1%), 네덜란드 연기금(ABP·―17.6%)보다는 높았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각국의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재확산하면서 미국의 국채금리가 치솟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작년 가을의 ‘긴축 공포’로 되돌아가는 분위기다. 미국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공포로 증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고, 한국도 최근 들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이 재연되고 있다. 작년부터 이어진 글로벌 복합위기의 여진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인플레 우려에 美 국채금리 치솟아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시장 벤치마크 금리인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장중 3.983%까지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당시는 연준이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아 긴축 공포가 극에 달한 시기였다. 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금리도 4.82%로 장을 마치며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다시 들썩이자 지난 한 달간 2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0.7%포인트, 10년 만기 금리는 0.5%포인트나 뛰었다. 국채금리의 급등은 최근 발표된 주요국의 물가 지표가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연준이 정책 결정 기준으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1월에 5.4%로 7개월 만에 재반등했다. 2월 프랑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7.2%로 1월(7.0%)에 비해 상승폭이 커졌고, 같은 달 스페인 물가 상승률도 6.1%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시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현재 4.50∼4.75%에서 6월엔 5.25∼5.50%까지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16일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5%포인트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긴축 장기화 우려 속에 소비 침체에 대한 경고음도 나오기 시작했다. 월마트에 이어 유통업체 타깃도 이날 실적 발표에서 “하반기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판매 둔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콘퍼런스보드 2월 소비자신뢰지수도 102.9로 전달(106)보다 내려가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서도 환율 급등, 외국인은 자금 회수 국내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환율은 지난달 28일 1322.6원으로 마감했다. 한은이 1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동결(3.50%)한 지난달 23일(1297.1원)보다 25.5원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한 것이다. 환율은 동결 당일 7.8원 떨어졌지만 24일과 27일 각각 7.7원, 18.2원 급등해 지난해 12월 7일(1321.7원) 이후 석 달 만에 1320원대로 올라섰다.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지난달 24일 이후 사흘간 국내 증시에서 9164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커지면서 코스피는 23일(2,439.09) 대비 1.1% 하락했다. 이런 시장 상황은 최근 한은의 금리 동결 결정과 이에 따른 한미 금리차 확대 우려가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 기준금리 상단이 4.75%인 연준이 향후 금리를 0.75%포인트 더 높인다고 가정하면 한은이 3.75%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한미 금리차는 역대 최대인 1.75%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한국 경제가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뒤 처음으로 경제성장률이 2년 연속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10∼12월) 역성장(―0.4%)한 데 이어 주력 산업인 반도체 등의 ‘수출 쇼크’가 지난달까지 이어지면서 침체 국면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는 올해도 잠재성장률(약 2.0%)을 밑도는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OECD 성장 중위권 국가로 1일 한국은행과 OECD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4%(속보치) 줄며 2020년 2분기(―3.0%) 이후 2년 6개월 만에 역성장했다. 이는 OECD 38개 회원국 중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발표한 29개국 평균(0.3%)보다 낮다. 또 폴란드(―2.4%), 리투아니아(―1.7%), 오스트리아(―0.7%), 스웨덴(―0.6%)에 이어 다섯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1, 2분기만 해도 각각 0.6%, 0.7% 성장하며 OECD 평균(0.2%, 0.5%)보다 높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0.3% 성장에 그치면서 OECD 평균(0.4%)에 못 미쳤고, 지난해 4분기에는 아예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한국의 연간 성장률도 2년 연속 OECD 평균을 밑돌았다. 지난해 OECD 29개국 평균 성장률은 2.9%였지만 한국은 2.6% 성장하는 데 그쳤다. 한국의 성장률이 회원국 평균보다 낮았던 것은 1998년(한국 ―5.1%, OECD 평균 2.9%)과 2021년(한국 4.1%, OECD 평균 5.7%)을 포함해 세 번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1998년은 외환위기 직후였고, 2021년은 팬데믹 회복 국면에서 나타난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전년도(2020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한국 경제에 남긴 상처(성장률 ―0.7%)가 OECD 평균(―4.4%)보다 작아 반등하는 힘도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은 이런 별다른 특이 요인 없이 OECD 평균 성장률도 따라가지 못하는 중위권 국가로 전락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며 “중국의 추격으로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됐다.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면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잠재성장률은 조만간 OECD 최하위 전망 정부와 한은은 올해 1.6%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의 전망치는 1.1% 수준으로 더 암울하다. 지난달 한국경제학회장에 취임한 황윤재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더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며 “저출산·고령화 문제와 그에 따른 생산성 저하 등이 가장 심각하지만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OECD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2000∼2060년 장기 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상황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2020∼2030년 한국의 연평균 잠재성장률은 1.9%로 OECD 평균(1.3%)보다 높다. 하지만 2030∼2060년에는 0.8%로 OECD 평균(1.1%)보다 낮은 것은 물론이고 OECD 최하위로 추락한다. 당장 내년에도 2%대 성장률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對)중국 수출이 반등하고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야 내년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 하지만 ‘칩4 동맹’(미국 한국 일본 대만 반도체 협력체)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가 카카오의 신주 취득에 반대하면서 에스엠 현 경영진을 상대로 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이 실제로는 하이브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본보가 입수한 하이브와 이 전 총괄 간 주식매매계약서에 따르면 ‘매도인(이 전 총괄)은 본 건 가처분을 신청하여야 하며 법원으로부터 인용결정을 받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 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 전 총괄은 지난달 8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는데 하이브와 주식매매계약서는 다음날인 9일에 체결했다. 이 전 총괄은 “제3자 유상증자로 인한 신주 발행이 최대주주인 자신의 지위에 불이익을 초래하기 때문에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밝혀왔다. 주식매매계약서상 의무조항이 확인되면서 하이브가 적대적 인수합병(M&A) 성공을 위해 가처분 제도를 이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법조계 인사는 해당 계약조항에 대해 “이번 가처분 신청의 주체는 사실상 이 전 총괄이 아닌 하이브”라며 “자본시장과 언론에서 쏠릴 관심을 활용해 에스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 줌으로써 궁극적으로 인수를 용이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주식매매계약서에는 하이브가 이 전 총괄에게 대외 메시지와 홍보에 적극적인 협력을 요구하는 조항도 담겼다. 계약서에 따르면 ‘공개매수 절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이 전 총괄이 대외적 메시지 발표 등에 협력하기로 한다’ ‘하이브가 에스엠의 경영권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대외 메시지 발표 및 홍보 등 최선의 협력을 제공한다’ 등의 조항이 포함됐다.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는 그동안 이 전 총괄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이번 계약조항 자체만을 놓고 보면 하이브와 이 전 총괄이 가처분 신청, 공개매수, 경영권 취득 전 과정에서 매우 긴밀하게 협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총괄 측은 카카오가 에스엠 신주 발행대금을 지급하는 이달 6일 전에 가처분 신청을 내려달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이르면 2, 3일께 가처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전 총괄은 에스엠이 카카오에 제 3자 배정방식으로 1119억 원 상당의 신주와 1052억 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한 것은 경영권 확보를 위한 행위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한국 경제가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한 뒤 처음으로 경제성장률이 2년 연속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10~12월) 역성장(―0.4%)을 한 데 이어 주력 산업인 반도체 등의 ‘수출 쇼크’가 지난달까지 이어지면서 침체 국면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는 올해도 잠재성장률(약 2.0%)을 밑도는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OECD 성장 중위권 국가로 1일 한국은행과 OECD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4%(속보치) 줄며 2020년 2분기(―3.0%) 이후 2년 6개월 만에 역성장했다. 이는 OECD 38개 회원국 중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발표한 29개국 평균(0.3%)보다 낮다. 또 폴란드(―2.4%), 리투아니아(―1.7%), 오스트리아(―0.7%), 스웨덴(―0.6%)에 이어 다섯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1, 2분기만 해도 각각 0.6%, 0.7% 성장하며 OECD 평균(0.2%, 0.5%)보다 높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0.3% 성장에 그치면서 OECD 평균(0.4%)에 뒤쳐졌고, 지난해 4분기에는 아예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한국의 연간 성장률도 2년 연속 OECD 평균을 밑돌았다. 지난해 OECD 29개국 평균 성장률은 2.9%였지만 한국은 2.6% 성장하는 데 그쳤다. 한국 성장률이 회원국 평균보다 낮았던 것은 1998년(한국 ―5.1%, OECD 평균 2.9%)과 2021년(한국 4.1%, OECD 평균 5.7%)을 포함해 세 번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1998년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였고, 2021년은 팬데믹 회복 국면에서 나타난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전년도(2020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한국 경제에 남긴 상처(성장률 ―0.7%)가 OECD 평균(―4.3%)보다 작아 반등하는 힘도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은 이런 별다른 특이 요인 없이 OECD 평균 성장률도 따라가지 못하는 중위권 국가로 전락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며 “ 중국의 추격으로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됐다.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면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잠재성장률은 조만간 OECD 최하위 전망 정부와 한은은 올해 1.6%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의 전망치는 1.1% 수준으로 더 암울하다. 지난달 한국경제학회에 취임한 황윤재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더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며 “저출산·고령화 문제와 그에 따른 생산성 저하 등이 가장 심각하지만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OECD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2000~2060년 장기 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상황이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2020~2030년 한국의 연평균 잠재성장률은 1.9%로 OECD 평균(1.3%)보다 높다. 하지만 2030~2060년에는 0.8%로 OECD 평균(1.1%)보다 낮은 것은 물론 OECD 최하위로 추락한다. 당장 내년에도 2%대 성장률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對)중국 수출이 반등하고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야 내년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 하지만 ‘칩4 동맹’(미국·한국·일본·대만 반도체 협력체)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큰손이 돌아왔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으로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케링, 에르메스 등 명품 업체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프랑스 파리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억눌렸던 중국인들의 명품 소비가 폭발하면 글로벌 명품 매출이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같은 기대를 타고 이달 들어 파리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프랑스 명품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불(佛) 개미’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 프랑스 증시 사상 최고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9일(현지 시간) 5,676.87로 연저점으로 내려앉았던 프랑스 CAC40지수는 올해 24일 7,187.27로 마감했다. 최근 5개월 새 26.6% 상승했는데, 특히 이달 16일에는 장중 7,387.29까지 오르며 지난해 1월 5일(7,376.37) 이후 1년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LVMH와 에르메스, 케링 등 명품 업체들의 실적 호조가 CAC40지수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파리 CAC40지수는 올해 들어 24일까지 9.0% 상승했는데 주요 명품 브랜드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은 더 가파르다. 프랑스 파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벨기에 브뤼셀 등 유럽 3개국의 증권시장이 통합된 증권거래소 유로넥스트에 따르면 구찌와 생로랑을 보유한 케링의 주가는 같은 기간 14.5% 올랐다. 에르메스와 LVMH도 각각 13.9%, 13.5% 상승했다.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명품 보복 소비에 대한 기대가 파리 증시를 달군 요인이다. 중국 런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가계 저축 증가분은 17조8400억 위안으로 전년(9조9000억 위안)보다 80.2% 급증했다. 이렇게 소비를 미뤄 온 중국인들이 본격적인 ‘명품 오픈런’을 시작하면서 명품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중국의 명품 시장이 2019∼2021년 연평균 42% 성장했으며, 2025년 미국과 유럽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 불개미 석 달째 증가 삼성증권에 따르면 LVMH 등 유럽 명품 브랜드 주식을 직접 매수하는 이른바 ‘불개미’들도 최근 석 달간 빠르게 늘고 있다. 삼성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프랑스 주식 온라인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 투자자의 유럽 주요 명품 주식 매수 규모는 지난해 11월 15억9800만 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1월 50억200만 원으로 급증했다. 이달 매수액은 65억5800만 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연초 이후 17일까지 유럽 명품 주식 매수액은 총 79억3000만 원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81.2%가 LVMH(34억6000만 원)와 에르메스(29억8000만 원)에 집중됐다. 유럽 명품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강남구(59.6%)와 서초구(9.7%), 송파구(8.9%) 등 78.2%가 강남 3구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명품주 투자자의 면면도 변화했다. LVMH와 에르메스는 2년 전인 2021년까지만 해도 30대 여성 투자 비중이 30%에 달했지만 연초 이후 이들의 투자 비중은 3% 수준으로 급감했다. 반면 50대 남성의 투자 비중이 각각 38.0%, 35.5%로 가장 높았다. 서정훈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팬데믹 이후 고금리로 인해 청년층의 투자 수요는 줄었다”며 “반면 상대적으로 투자 여력이 있는 고령층이 명품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챗GPT의 등장으로 생성(Generative)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투자시장의 지형도 바뀌고 있다. 생성 AI를 설명하는 명확한 개념은 없지만 텍스트만 입력하면 원하는 글과 그림을 만들어주고 영상까지 만들어내는 AI를 말한다. 24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규모는 2029년 약 1조147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망기관별로 차이가 있지만 다수의 기관이 연평균 40% 안팎의 고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시장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한국IDC는 2020년 8000억 원 규모인 국내 AI 시장도 매년 20% 내외로 성장해 2025년 1조970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생성 AI 산업 발전에 기대를 품은 국내 투자자들은 앞다퉈 관련주를 사들이기 시작했고, 글로벌 긴축의 직격탄을 맞았던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알파벳) 등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에 다시 서학개미들이 몰리고 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AI를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시장도 몸집을 불리고 있다. 증권사들도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과 협업해 다양한 AI 투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훨훨 나는 AI 관련주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23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3개 종목 모두 AI 관련주였다. 국내 증시 상승률 1위를 차지한 국내 인공지능(AI)·음성인식 기업 셀바스AI는 지난해 말 6720원에서는 23일 2만8700원으로 마감하며 327.08%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난테크놀로지는 2만8250원에서 12만500원으로 326.55% 치솟았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도 250.20% 올랐다. 최근 정부가 챗GPT와 같은 혁신적인 AI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지원에 나서면서 AI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연초 이후 마켓컬리와 오아시스 등이 잇달아 상장을 철회하는 등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AI 관련주는 달랐다.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한 마케팅 솔루션업체 오브젠은 지난달 30일 상장 첫날 공모가(1만8000원)의 두 배인 3만6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상한가인 4만6800원에 거래를 마쳐 ‘따상’에 성공했다. 오브젠은 23일 6만7700원까지 치솟았다.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빅테크’에 다시 올라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이 2월 1∼21일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알파벳으로 순매수 규모는 1억2091만 달러(약 1569억 원)였다. 마이크로소프트도 1억1804만 달러를 사들여 순매수 3위에 올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알파벳은 순매수 50위권 밖에 있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14위(2325만 달러)에 그쳤다. 투자도 AI에 맡기는 시대AI 기술에 투자하는 데서 더 나아가 AI에게 투자를 맡기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AI를 활용한 투자 자문·일임 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가 대표적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투자 성향과 리스크 수준, 기대 수익률 등 자산관리 정보를 제공한다.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고 투자 일임을 받는 경우 운용까지 직접 하는데 24시간 쉬지 않고 데이터를 분석해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장점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2017년 말 4220억 원이었던 로보어드바이저 운용 금액은 2023년 1월 말 1조8250억 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로보어드바이저에 일임된 운용 금액도 30억 원에서 2024억 원으로 70배 가까이로 늘었다. 국내 모든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상품은 코스콤에서 운영하는 테스트베드를 통과해야 상용서비스가 가능하다. 코스콤 심사에 참여한 회사는 파운트투자자문, 디셈버앤컴퍼니운용, 콴텍투자일임 등 118개가량이다. 현재까지 상품으로 출시돼 금융소비자가 직적 가입할 수 있는 알고리즘은 총 39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최근 1년간 수익률 1위 알고리즘은 ‘NH-콴텍 미국주식형 현금여유기업(14.11%)’이 차지했다. 최근 3년간 수익률은 ‘콴텍 가치투자 주식형 2호’가 178.55%로 가장 높았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1년 6개월에 걸쳐 금리 인상 행보를 걸어온 한국은행이 23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연속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와 서민경제 고통이 커지자 금리 인상에 일단 제동을 건 것이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한은은 2021년 8월 0.5%로 ‘제로 금리’ 수준이던 기준금리를 10차례에 걸쳐 3%포인트 끌어올려 왔다. 특히 지난해 4월부터는 7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한은이 금리 인상에 브레이크를 건 것은 경기 둔화 우려가 증폭된 까닭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10∼12월·―0.4%)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1∼3월)까지 역성장이 이어질 조짐을 보인다. 실제로 이날 한은은 수출 감소와 내수 둔화 등을 고려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여러 불확실성 요인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확실성 요인으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종 금리 수준, 중국 경기 회복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부동산 경기의 금융안정 영향, 금리 인상 파급 영향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 총재는 “이번 기준금리 동결을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침표’가 아닌 ‘숨고르기’라는 의미다. 실제로 4월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 총재는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해 “금통위원 중 1명은 현 금리 수준인 3.5%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고, 5명은 당분간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이날 조윤제 금통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반면 미 연준은 당분간 긴축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 시간) 연준이 공개한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 대부분은 ‘0.25%포인트 인상’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데 동의했지만 일부는 0.5%포인트 수준의 빠른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선 연준이 3, 5, 6월 회의에서 3차례 추가 인상으로 기준금리를 5.50% 수준까지 끌어올린 뒤 연말까지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현재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한미 금리 차는 최대 2%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차를 운전하는데 안개가 가득해 어느 방향으로 갈지 모르면 차를 세우고 안개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끝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번 결정의 배경을 이같이 비유했다. 그만큼 시장에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고 설명하며, 이 총재는 이번 금리 동결이 특히 ‘물가 경로’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은이 경기 침체 우려로 금리를 동결했다는 해석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금리 인상을 통해 가길 원하는 ‘물가 경로’”라며 “3월부턴 물가가 4%대로 낮아지고 올해 말에는 3%대 초반으로 내려가는 경로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굳이 금리를 올려 긴축적으로 가기보다는 지금 수준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물가 경로로 가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기조 등 외부 압력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7연속(2022년 4·5·7·8·10·11월, 2023년 1월) 금리 인상에 ‘브레이크’를 건 데는 경기 침체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풀이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은 경기 침체 징후를 보이지 않는 반면에 한국은 이미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며 “가계대출과 중소기업대출 비율이 높은 한국은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큰 탓에 이번에는 동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낮췄다. 지난해 4분기(10∼12월) 한국 경제가 ―0.4% 뒷걸음친 데 이어 올해 1분기(1∼3월)에도 역성장 가능성이 나온다. 그 경우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기술적 경기 침체’에 빠지게 된다. 수출이 이달까지 5개월 연속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는 데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 대비 0.5포인트 하락하는 등 민간 소비도 위축되고 있다. 다만 이 총재는 “금번 기준금리 동결을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란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상당 기간이란 표현은 예상한 물가 경로가 정책 목표인 2%로 간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라며 “그 전에 금리 인하를 논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했다. 올해 말 물가 상승률이 3%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내 ‘피벗(pivot·정책 전환)’은 없을 것이란 뜻으로 읽힌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벌어지는 한미 금리 차도 한은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로 한미 금리 차는 1.25%포인트로 유지되고 있지만 연준의 행보에 따라 최대 2%포인트까지 확대될 수 있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장 큰 우려 사항은 환율 불안정성”이라며 “한미 금리 차가 벌어져 다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물가 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한미 금리 차와 관련해 “변동환율제 아래에서 적정 수준은 없고 기계적으로 어느 정도가 위험하거나 바람직한 것도 없다”면서도 “환율 쏠림 현상이 있거나 변동성이 커지면 금융 시장과 물가 영향 등을 고려해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숨 고르기’ 이후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되는 가운데 한국경제연구원은 ‘2023년 기준금리 예측과 정책 시사점’ 분석 보고서를 통해 금리가 상반기(1∼6월) 3.75%, 연말 3.75∼4.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지만 국내 실물경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인상 폭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에도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8원 내린 1297.1원으로 마감하며 1300원 선 밑으로 떨어졌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0.89%, 0.61% 올랐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