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심

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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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심 기자입니다. 병원, 바이오, 제약, 헬스케어, 건강 분야를 취재합니다.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잡으려면 움직여야 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입니다. 균형 잡힌 건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겠습니다.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건강100%
  • [기자 체험]줄줄 흐르던 콧물이 염증으로… 수술 후 막혔던 코 뻥 뚫려

    2019년 10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됐다. 마치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것처럼 맑은 콧물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 처음에는 감기인가 싶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열도, 몸살기도 없었다. 목이 불편해서 나오는 기침은 없었지만 가끔 재채기가 나면 콧물의 양은 더 많아졌다. 그렇게 의아해하면서 일주일을 보냈다.비염과 부비동염(축농증)이 다르다고? 콧물이 어찌나 계속해서 나던지 세수하기도, 로션을 바르기도 힘들었다. 콧물 외에는 특별히 다른 증상이 없어서 미뤄뒀던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알레르기비염’이라고 했다. 생각지 못한 진단이다. “비염이요? 저는 비염을 진단받은 적이 없었는데요? 비염은 어렸을 때 생기는 거 아닌가요?”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장용주 교수는 “코에 생기는 모든 염증 질환을 비염이라고 봐야 한다”라며 “흔히 알고 있는 알레르기비염을 비롯한 만성 감염성, 혈관 운동성, 그리고 감기도 넓게 보면 비염의 한 종류”라고 말했다. 문제는 코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흔히 우리가 코라고 말하는 콧구멍을 따라 들어가는 길 외에도 코 뒤쪽에는 공간(접형동)이 있다. 또한 미간의 커다란 공간(상악동)과 이마에 있는 공간(전두동)까지 모두 코와 연결돼 있어 염증 물질이 고일 수 있는 곳이다. 호텔의 복도를 생각하면 쉽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면 호텔 복도가 길게 펼쳐져 있고 양쪽에는 방으로 이어지는 문이 있다. 엘리베이터가 공기가 들어오는 콧구멍이라고 하면 호텔 복도에 생기는 염증이 비(코)염이다. 복도를 지나서 나오는 호텔방 안 빈 곳(접형동, 상악동, 전두동)들은 부비동이다. 비염이 심해지면 이 공간까지 염증 물질이 차고 부비동염(축농증)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비염 없이 부비동염만 발병하는 경우는 드물다. 비염을 앓던 사람이 만성이 되면 부비동염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물처럼 맑았던 콧물이 진득한 노란 콧물로 바뀌기 전에… 비염과 부비동염은 증상도 조금 다르다. 우선 비염으로 코 복도에 염증이 생기면 코가 막힌다. 분비물이 많이 생기고 갈 곳을 잃은 콧물은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양도 많아진다. 처음에는 맑은 물 같던 콧물이 좀 더 진행되면 부비동 안에까지 염증이 생기면서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해 세균이 번식하고 농처럼 누런 콧물로 변한다. 이런 염증성 콧물이 공간에 축적되면 압통으로 눈, 머리, 이가 아프기도 하다. 비염과 부비동염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비부비동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금 생각하면 기자는 알 수 없는 맑은 콧물이 시작됐던 일주일을 그저 의아해하면서 치료의 적기를 놓쳤다. 장 교수는 비부비동염은 면역과 관련이 깊다고 강조한다. 그 시기에 기자에게 일어났던 환경적 요인을 되짚어보면 사무실 바닥이 카펫이었다. 많은 사람이 밟고 지나다니는 그 공간은 카펫 먼지로 공기가 좋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갑자기 비염 증상이 시작됐던 시기는 환절기였다. 게다가 ‘나이’가 들었다. 카펫 먼지를 웬만큼 마셔도 끄떡없을 나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면역 시스템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간과했던 것 같다.결국 수술을 결정하고… 비부비동염 치료는 급성과 만성이 다르다. 계절성 알레르기 급성 비염은 항알레르기 제제, 점막 수축제 같은 약물로 쉽게 호전된다. 수술은 만성 부비동염 환자에게 권유한다. 이런 환자의 부비동을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찍어보면 염증으로 분비물이 가득 차 있고 점막이 매우 두꺼워져 있다. 물혹이 크게 자라서 숨구멍을 막기도 한다. 수술은 부비동에 공기가 잘 통하게 하고 고여 있는 염증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자는 4년 반을 비부비동염으로 고생했다. 이미 잦은 항생제, 스테로이드 제제 복용으로 소위 약발이 안 받는 상태였다. 한번 코가 막히면 저절로 뚫리는 일은 없었다. 반드시 혈관 수축제를 코에 넣어줘야 했다. 약 없이 견뎌보려고 하면 콧물이 쉴 새 없이 쏟아져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그 상태로 조금 지나면 귀까지 먹먹해진다. 경험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조용한 사무실에서 훌쩍거리며 콧물 삼키는 소리나 코를 풀어대는 소리는 여간 거슬리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수술까지는 부담이 됐다. 주위에서 부비동염 수술은 잘 관리하지 않으면 재발도 많다고 했다. 그러다가 지난 5월 우연한 기회에 장 교수의 권유로 수술을 결정했다. 조금 갑작스러웠지만 증상이 나아질 기미가 없었기에 전문가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수술은 당일 입원해 진행된다. 거동이 어려운 질환이 아니기에 모든 건 스스로 했다. 수술 전날 집에서 금식하고 수술 당일 병원에 마련된 ‘수술 당일 입원 센터’를 찾았다. 수술실의 압박감 때문인지, 긴장한 탓인지 맥박수가 분당 110bpm을 훌쩍 넘기는 바람에 몇 번을 다시 측정해야 했다. 수술대에 누우니 소름 돋는 찬기가 느껴졌다. 장 교수의 얼굴이 보였고 수술을 도울 스태프들이 여럿 보였다. 조금 안심이 되려는 찰나 마취과 의사의 “마취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정신을 잃었다. 부비동염 수술은 내시경으로 한다. 코안으로 내시경을 넣어서 부비동으로 이어지는 숨구멍을 넓혀주고 공기가 잘 통하도록 돕는다. 내시경으로 코안을 들여다보면서 물혹 같은 조직이 보이면 제거한다. 흔히 비염이나 부비동염 수술이라고 하면 코 성형수술을 떠올리기도 한다. 기자도 부비동염 수술을 하고 업무에 복귀했을 때 적지 않은 사람이 ‘코 모양이 그대로인데?’라는 반응이었다. 코안(비강)을 좌우로 나누는 칸막이를 비중격이라고 한다. 비중격이 휘어 있으면 비염이 발병할 수 있는데, 이때는 비중격을 바로 세우는 수술로 비염을 치료하기도 한다. 장 교수는 “비중격만곡증 수술을 하면서 환자가 원할 경우 코 성형을 하기도 하는데 이런 미용 수술로 비염이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세상에 간단한 수술은 없었다 눈을 뜨니 회복실이었다. 다행히 코에 특별한 통증은 없었지만 지혈을 위해 콧속에 잔뜩 넣어 놓은 솜 때문에 숨을 쉬기 힘들었다. 입원은 3일 정도 하는데 코안의 솜을 빼고 새로 집어넣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출혈을 멈추는 치료를 받는다. 코안에 이렇게 많은 솜이 들어갈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과거 한 연예인이 축농증 수술을 받았던 이야기를 하면서 코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솜을 빼내는 손동작을 보여줬던 기억이 났다. 마치 마술 쇼를 하듯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던 그의 모습을 보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맛깔나게 표현하는구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당해보니 코에 솜을 넣고 빼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지혈이 어느 정도 되면 솜을 빼고 퇴원한다. 코안은 혈관이 많기 때문에 출혈을 조심해야 한다. 상처가 잘 회복되도록 격한 운동처럼 힘이 많이 들어가는 동작은 피해야 한다. 세상에 간단한 수술은 없었다. 내시경 수술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뇌와 코를 구분하는 뼈는 아주 얇다. 부비동염 수술을 하다가 자칫 잘못 건드리면 뇌척수액이 새고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코안은 시신경과도 가까워서 조심해야 한다. 수술하다가 눈을 움직이는 근육이 다치면 영구 장애를 입을 수도 있다. 또한 부비동에는 혈관이 많아 심한 출혈이 유발되기도 한다. 수술로 인한 코 유착도 적지 않다. 때로는 후각 기능이 상실되기도 한다. 흔하지는 않지만 과도한 절제로 코 내부 공간이 너무 커지면 ‘빈 코 증후군’이 생길 수도 있다. 장 교수는 “부비동염 수술은 생각보다 합병증이 많은 수술”이라며 “반드시 숙련된 의료진에게 치료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그렇다고 비염까지 치료되는 건 아니었다 수술 상처 부위가 회복되는 데는 한 달 이상 걸렸다. 하지만 코 막힘 증상은 수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좋아졌다. 한 번은 코안으로 공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들어와서 화들짝 놀란 적도 있었다. 숨 쉬는 구멍이 커지면서 코안으로 들어오는 공기량에 아직 적응을 못한 것 같았다. 보름 정도 지나고 코 세척을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분비물도 눈에 띄게 줄었다. 그 사이 항생제, 스테로이드 제제 등의 약물을 복용하고 회복기를 지나 이제는 숨쉬기가 한결 편해졌다. 특이한 점은 먼지나 강한 냄새에 자극받으면 코 간지러움과 불편함이 발생하는데 과거처럼 코막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비염을 앓기 전에는 후각이 예민한 편이었는데 수술 후에는 예전처럼 냄새를 잘 맡지는 못하는 것 같다. 장 교수는 “부비동염 수술을 해도 비염 증상이 완전히 나아지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코안의 염증은 제거했지만 알레르기비염은 유발 원인이 있는 한 증상이 계속 나타날 수 있다. 천식 같은 전신 질환이 있거나 물혹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수술 후에도 재발 확률이 높다. 장 교수는 “부비동염 수술은 질환 관리의 시작”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평소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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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시 나도 굽은 어깨?… 스트레칭으로 등 근육 긴장 풀어주세요

    자세가 좋지 않으면 어깨가 안으로 움츠러지게 되고(라운드 숄더) 고개와 등도 함께 구부정하고 둥글게 말려 보인다. 굽은 어깨가 심해지면 외관뿐 아니라 목과 허리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어깨가 안으로 굽어 있는 상태가 지속되면 어깨가 움직일 수 있는 가동 범위를 제한시켜 어깨충돌증후군을 유발하며 전체적인 신체 균형이 무너진다. 방치하면 등이 점점 굽어져 목과 허리 디스크 위험이 더 커진다. 누웠을 때 바닥에 어깨가 닿지 않고 뜬다면 굽은 어깨일 가능성이 높다. 양팔을 머리 뒤로 올려서 목덜미를 양손으로 잡은 후 양쪽 팔꿈치가 어깨와 일직선이 되지 않고 양쪽 팔꿈치가 귀보다 앞으로 가 있으면 굽은 어깨가 진행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때는 등 근육을 키우면서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굽은 등을 예방하려면 ‘뒤 근육’에 신경을 써야 한다. 등 근육이 약해지면 등이 굽고 거북목이 되기 쉽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을수록 근육은 약해진다. 특히 등 근육은 일상생활에서 잘 사용하지 않아 더욱 약해지기가 쉬운 부위다. 척주기립근·승모근·광배근이 대표적인 등 근육이다. 척주기립근은 목등뼈에서 골반까지 길게 이어져 있는데 척추의 움직임과 디스크·인대·힘줄과 같은 연부 조직의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승모근도 신경을 써야 한다. 승모근은 어깨뼈와 팔의 움직임에 크게 관여하며 척추에 연결돼 있어 척추 안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광배근은 척추와 허리에서 시작해 겨드랑이 밑을 돌아 팔까지 이어져 있는 중간 등에 해당하는 근육이다. 광배근은 팔을 안으로 모으고 뒤로 보내는 동작을 하도록 도와준다. 평소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등 근육이 긴장한 상태로 오래 있는데 혈액순환이 잘 안되면서 등 근육이 상하고 마르기 시작한다. 처음엔 근육만 빠지지만 오래되면 등이 굽고 거북목이 생길 수 있다. 김하영 스트레치뱅 팀장에게 배우는 ‘몸매를 살려주는 굽은 어깨 스트레칭’평상시 몸통의 앞쪽 근육이 지속해서 수축하고 있기 때문에 굽은 어깨가 될 수 있다. 앞쪽 근육은 스트레칭을 통해 늘려 주고 등 쪽 근육은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근막을 강화하면 앞으로 구부러진 어깨가 뒤로 펴질 수 있다.자세를 교정하고 이를 유지할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각의 스트레칭은 10회씩 3세트를 기본으로 한다.① 머리와 등을 벽에 대고 바른 자세로 선다. 이때 발꿈치까지 벽에 붙여서 허리가 떨어지는 것은 좋지 않다. 만세 자세로 시작해서 ‘W’ 모양을 그리면서 팔을 내려준다. 팔꿈치는 벽에 최대한 붙여서 움직여야 한다.② 시선은 정면을 보고 단단하게 고정된 문이나 벽을 잡고 선다. 한쪽 어깨를 90도로 만들어 늘려준다는 생각으로 앞으로 천천히 상체를 움직여 준다. 가볍게 돌아오고를 반복한다.③ 목 스트레칭. 편한 자세로 앉아 좌·우·아래·위·대각선으로 목을 늘려준다. 이때 어깨는 고정해야 한다. 대각선 방향으로 목을 스트레칭할 때는 반대편 손으로 쇄골의 중간 부위를 잡고 늘려준다. 동작은 너무 강하게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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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약 허가율 G20 평균 밑돌아… 접근성 개선해 환자 불편 줄여야”

    우리나라 신약 허가율과 급여 등재율이 G20 국가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PhRMA(미국제약협회)에서 최근 10년간(2012∼2021년)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에 허가된 글로벌 신약 460개를 토대로 각국의 신약 접근성과 재정 영향(IQVIA 자료 기준)을 비교했다. 지난 10년간 글로벌 신약 460개를 기준으로 한국의 신약 허가율은 33%로 일본, 프랑스, 영국이 50% 이상인 것에 비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급여율도 22%로 일본(48%), 프랑스(43%)와 큰 차이를 보였으며 G20 평균(28%)에도 미치지 못했다. 글로벌 신약 중 한국에서 1년 안에 출시되는 신약은 5%(일본 32%, G20 평균 16%)에 불과해 국내 환자들이 체감하는 혁신 신약 접근성은 크게 낮았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신약이 가장 빨리 출시된 국가는 미국(57%), 유럽(23%), 일본(13%) 순이었으며 우리나라는 최초 도입된 국가와 비교해 평균 28개월(G20 평균 27개월) 늦게 도입됐다.신약 허가받아도 급여 등재의 벽 높아 우리나라는 신약의 급여 여부를 판단할 때 임상적 유용성, 비용효과성,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한다. 그러나 희소 질환은 기존 치료제가 없는 경우가 많고 비용효과성 등에 관한 근거가 불충분한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희소 질환 치료제의 특수성을 고려해 진료비를 경감시켜 주는 산정특례제도, 희소 질환 의료비 지원 사업, 본인부담상한제 등의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급여 위주의 지원으로 환자와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은 여전히 크다. 국내에서 급여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는 점증적 비용-효과비(ICER)다. 의약품 선별등재 제도 도입 이후 15년간(2007∼2021년) ICER 값을 살펴보면 일반 치료제 28개 성분의 ICER 중앙값은 1597만 원, 희소 질환 치료제 12개에 대한 ICER 중앙값은 3232만 원이었다. 실제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에서 희소 질환 치료제로 지정, 승인, 허가받은 약제를 살펴보면 165개 제품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이 중 156개 제품이 희귀의약품으로 승인됐고 56.4%만 급여 등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2013년 이후 희소 질환 치료제의 급여 등재율은 낮아지고 있는 양상이다.신약 급여 등재, ICER 유연성 확보가 관건 엔허투는 사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표준 치료로 쓰는 허셉틴(트라스투주맙)과 세포 독성 항암제(데룩스테칸)를 붙인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이다. 2022년 9월 국내 허가를 받은 이후 환자와 가족을 중심으로 엔허투의 급여 적용을 촉구하는 국민 청원이 제기됐다. 지지부진하던 급여 등재는 4월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대상으로 출시 2년 만에 결정됐다. 신약의 경제성 평가 기준인 ICER 평가가 유연하게 적용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통상 ICER은 임곗값에 1인당 GDP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데 항암제는 5000만 원, 일반 약제는 3000만 원이 임곗값으로 알려져 있다. 엔허투는 ICER 임곗값 5000만 원이 넘지만 이를 적정 수준으로 내려 합의를 이뤄낸 것이다. 반면 한정적 급여 적용으로 유방암 환자의 약 50%에 달하는 HER2 저발현 환자는 여전히 엔허투를 사용할 수 없다. 희소 질환 치료제는 급여 등재가 더 어렵다.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ATTR-CM)은 아밀로이드가 심장에 축적돼 심부전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 첫 진단 시점부터 생존 기간 중앙값이 2.5∼3.6년에 불과하다. 국내에도 ATTR-CM의 유일한 치료제가 2020년 8월 허가를 받았지만 약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비급여 상태로 머물러 있다. 2023년 4월 열린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 적용을 위한 비용효과성 평가 결과 비급여 평가를 받았다. 국내와 똑같이 경제성 평가를 실시하는 영국, 호주에서는 급여에 등재된 것과 비교된다. 이수용 양산부산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대한심부전학회 보험위원회 간사)는 “ATTR-CM은 실질적인 생존율이 연장되는 국내 유일한 치료제가 이미 4년 전에 국내에 허가됐지만 여전히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많은 환자는 진단받고도 치료를 시작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정부와 업계에서 신약 접근성 향상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는 등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선진국 대비 신약의 급여 등재율은 낮은 수준이므로 기존 신약 평가 기준을 좀 더 유연하게 운영하고 신약의 가치를 중심으로 바라보려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2월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통해 ‘혁신성 인정 신약’은 ICER이 일정 수준을 초과해도 경제성을 인정하고 건강보험에 신속하게 등재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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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지로 잠들려고 하면 불면증 악화… 앱으로 효율적인 수면 관리를”

    “잠들지 못하는 것은 정말 문제일까?”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 10일 제1회 허니냅스 슬립 심포지엄에서 “잠들지 못하는 것보다 불면을 걱정하느라 생기는 수면장애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과거 수면 산업은 수면장애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의약품, 의료기기 혹은 침구류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활성화되면서 일상생활에서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해 수면 문제를 해결하는 ‘슬립테크(Sleep+Technology)’가 주목받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수면 관리를 해주는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지만 낮은 환자 순응도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 교수와 허니냅스는 사용자의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자체 개발한 ‘솜눔 메델라’에 4가지 수면 지표를 반영한 디지털 치료 응용 프로그램(dSIBT-I)을 적용했다. 수면 지표를 살펴보면, 우선 낮에 얼마나 일하고 밤에 얼마나 자는지를 확인한다. 정 교수는 수면에 관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7시간의 숙면을 위해서는 낮에 17시간의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 둘째, 잠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 5시간을 자기 위해서는 5시간만 누워 있어야 한다. 밤잠을 설쳤으니 늦잠을 자거나 일찍부터 잠자리에 들어 어제 못 잔 잠을 보충하려 하면 불면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잠이 안 올 것을 걱정해 누워 있는 시간을 두 배로 늘리면 실제 잠에 든 시간의 효율은 떨어진다. 즉 잠을 자기 위한 시간에만 잠자리에 든다. 잠이 오지 않고 눈만 말똥말똥한 상태가 지속되면 차라리 잠자리에서 나와야 한다. 셋째, 낮에 누워 있는 시간을 줄인다. 누워 있는 것은 자는 것과 마찬가지다. 낮에 오래 누워 있을수록 밤잠에는 방해가 된다. 가급적 누워 있지 말고 앉아서 생활하거나 가벼운 산책 등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피곤한 경우에는 잠깐 잘 수 있지만 이때도 3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수면제나 수면유도제 복용은 잠드는 시간이 아니라 일어나는 시간을 기준으로 복용 시간을 결정한다. 잠이 안 오니까 일찍 수면제를 복용하면 약의 효과는 계속해서 떨어질 수 있다. 허니냅스는 이런 지표들을 반영해 ‘수면지표 기반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디지털 치료기’의 불면증에 대한 유효성과 안전성 연구’의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임상시험은 무작위 전향적 이중맹검으로 진행됐으며 디지털 치료 응용 프로그램(dSIBT-I)과 기존의 불면증 행동 인지치료(CBT-I)를 비교해 디지털 치료 응용 프로그램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불면증 환자 50명이 dSIBT-I에 무작위로 할당됐으며 CBT-I 그룹과 1개월 동안 매주 수면 지표들을 평가했다. dSIBT-I 그룹과 CBT-I 그룹 모두 ISI(불면증 심각도 지수) 점수에서 개선을 보였다. 치료 과정도 양쪽 그룹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확인했으며 2주 차에서는 오히려 dSIBT-I 그룹이 CBT-I 그룹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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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변 이식해 면역항암제 내성 극복한다

    대변 이식으로 간암, 위암, 식도암 등 전이성 고형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세계 최초로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숙련 교수·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박한수 교수팀은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13명의 전이성 고형암 환자에게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좋은 환자의 대변을 이식한 결과 절반의 환자에게서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다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근 면역항암제는 표준 항암 치료법 중 하나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암종의 약 20∼30% 환자에게서만 효과가 나타나고 대부분은 면역항암제 내성이 생겨 암이 재발한다. 따라서 암 치료에서 면역항암제 내성 극복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연구팀은 대변 이식 전 13명의 수혜자에게 경구 항생제를 투약해 장내 미생물을 제거했다. 그 후 공여자의 대변에서 미생물만 분리해 대장 내시경을 통해 수혜자에게 이식하고 면역항암제 치료를 실시하며 6∼8주마다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로 암 상태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1명의 전이성 간암 환자에게서 대변 이식 후 암 크기가 48% 감소하는 등 부분 관해(암 치료 판정 기준을 나타내는 용어. 암 치료 후 검사에서 암이 있다는 증거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를 ‘관해’라고 한다)가 나타났다. 또한 대변 이식 전 100만 ng/㎖ 이상까지 증가했던 간암 종양표지자 검사(AFP) 수치가 대변 이식 후 3000ng/㎖로 감소했다.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생겨 암이 진행됐던 절반의 환자에게서 치료 효과가 다시 나타났다. 암이 부분 관해됐던 전이성 간암 환자는 첫 대변 이식과 면역항암제 치료에도 암이 계속 진행돼 다른 환자의 대변을 다시 이식받고 8주 후에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치료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 원인을 찾기 위해 대변 이식 후 장내 미생물 구성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면역항암제 내성을 극복하는 대변 이식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유익균을 새롭게 발견하고 ‘프레보텔라 메르대 이뮤노액티스’로 이름을 붙였다. 또한 박테로이데스 플레비우스균과 락토바실러스 살리바리우스균은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억제하는 유해균이라는 사실도 발견했다. ‘질병 치료의 열쇠’라고도 불리는 마이크로바이옴, 즉 장내 미생물은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장 질환뿐만 아니라 비만, 대사성 질환, 심혈관질환, 자가면역질환, 뇌신경질환, 암 등 여러 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장내 미생물, 대변 이식에 관해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박숙련 교수는 “이번에 새롭게 발견한 면역항암제 유익균 프레보텔라 메르대 이뮤노액티스와 사람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함께 배양한 결과 T세포에서 나오는 면역 반응 물질인 인터페론감마가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종양 마우스 모델을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도 이 유익균과 면역항암제를 같이 적용했을 때 암 크기가 50% 이상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라면서 “면역항암제 내성 극복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해 장내 미생물 연구를 이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박한수 교수는 “장내 미생물 조합과 암 면역 반응 최적화 연구를 통해 암 치료 결과를 향상할 수 있도록 유익균을 높이고 유해균을 낮추는 최적의 미생물 군집 연구 개발을 지속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전이성 고형암 면역항암제 치료에 있어서 대변 이식의 임상적 효과를 밝힌 이번 연구 결과는 ‘셀 호스트 앤 마이크로브’에 최근 게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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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자기 살 빠지고 밤중에 식은땀이… CLL, 증상 놓치지 말고 바로 치료를 [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진단 이후에도 환자 3명 중 1명이 치료를 받지 않는 암이 있다. 바로 희귀 난치성 혈액암인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이다. CLL은 혈액 속에서 비교적 성숙한 림프구가 급격하게 증식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60∼180명의 환자가 신규 진단을 받는다. 아직 CLL의 정확한 발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CLL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질병의 진행 속도가 느릴 뿐만 아니라 초기에 거의 증상이 없어서 혈액검사를 받았다가 백혈구 증가 소견을 통해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교적 천천히 진행하는 질환 특성상 초기 CLL 환자는 경과를 관찰하게 된다. 그리고 관찰 중에 병이 진행하는 소견이 보이면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문제는 CLL 환자가 이 기간에 경과 관찰을 소홀히 하면 치료가 꼭 필요한 시기를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서울성모병원 혈액 내과 민기준 교수는 “CLL이 진행 속도가 느리고 질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직접적인 증상이 거의 없다고 하더라도 진단 후에는 경과를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환자는 매일 자신의 상태를 기록하는 습관을 지니거나 환자 주변 가족들이 관심을 가지고 수시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CLL 환자는 경과 관찰 중 6개월 이내에 의도치 않은 체중 감소, 감염의 증거가 없는 발열, 야간 발한, 극심한 피곤함 등과 같은 증상을 보이면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다가 유사한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 CLL 치료 방법은 항암화학요법, 조혈모세포이식, 표적항암제 등이 있다. 항암화학요법을 받으면 백혈구 수가 정상화되고 증상도 가벼워지거나 소실된다. 하지만 재발하거나 치료 저항성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그 밖에도 FCR(플루다라빈-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리툭시맙) 병합 요법이나 이브루티닙과 같은 표적 치료제도 최근 1차 치료제로 인정받았다. 이브루티닙은 CLL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 전체 생존율(OS)을 입증한 브루톤 타이로신 키나아제(BTK) 억제제다.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처방됐다. 민 교수는 “CLL은 고령 환자가 많은 질환”이라며 “따라서 치료를 시작하면 부작용과 편의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는데 이브루티닙은 부작용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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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한방병원협회 “자동차보험 손해율, 한방 치료 때문 아니다” 주장

    일부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원인을 한방치료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한방병원협회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최근 5년간 ‘책임보험금 한도액을 초과해 치료받은 자동차보험 환자’는 평균 47.4%였다. 작년에는 46.4%였다. 정부는 일명 ‘나이롱환자’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작년 1월부터 경상 환자 치료비 지급 기준을 강화한 바 있다. 경상 환자의 치료비 중 본인 과실에 해당하는 부분은 본인 보험이나 자비로 처리하게끔 하고 경상 환자가 4주를 초과해 치료받을 시 2주 간격으로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자동차보험은 모든 운전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이다. 일부 자동차 사고 환자들은 “치료 시기가 길어질 기미가 보이면 보험사들이 합의를 종용한다”라며 “나이롱환자 취급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라고 토로했다.작년 기준 자동차보험 가입 대수는 2500만대를 훌쩍 넘었고 이 중 교통사고 때문에 한방치료를 받은 인원은 163만명으로 집계됐다. 대한한방병원협회는 “보험사들이 당장이라도 망할 것처럼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을 한방치료 때문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사고가 나지 않은 대다수의 보험료가 보험사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지난해 자동차보험 매출액은 21조484억원으로 전년(20조7674억원)보다 2810억원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익은 5539억원으로 전년(4780억원) 대비 759억원 증가하는 등 2021년 이후 3년 연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감소세를 보이는 추세다. 지난 2019년 92.9%를 보이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20년 85.7%, 2021년 81.5%, 2022년 81.2%, 2023년 80.7%를 기록했다. 대한한방병원협회는 최근 한방진료비가 늘어난 근본적인 이유로 ‘건강보험 대비 보장 범위가 넓은 자동차보험 제도의 특성’과 ‘근골격계 치료에 특성화된 한의 치료행위에 대한 효과성’ 등을 꼽았다. 또한 최근 5년간 비급여 항목에 한방진료비의 연평균 증가세가 10%에 육박하고 약침과 첩약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환자가 느끼는 한방치료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허리 통증의 경우 약침 치료가 물리치료보다 6배 빠르게 호전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를 한약 치료군과 한약을 처방받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눠 치료 효과를 분석한 결과, 한약 치료군의 교통사고 후유증과 사고 후 스트레스 수준이 대조군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한방진료비만 유독 세부 심사 지침이 없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첩약·약침 등 비급여 한방치료는 오래전부터 그 수가가 통제되고 있으며 그 심사 기준도 점차 세밀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4월 국토교통부 고시로 첩약·약침에 대한 자료 제출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실제 첩약 처방일수, 약침 시행 횟수 등 경상 환자에 대해서 매우 구체적인 심사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한방의 복합 투약과 시술 등 일명 ‘세트 치료’에 대해서는 실제 임상에선 각기 다른 효능의 약물과 시술을 복합적으로 처방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주장했다.대한한방병원협회 관계자는 “건강보험에서 한방진료의 경우 낮은 보장성이나 비급여 행위의 실손보험 미적용 등으로 환자의 금전적 부담이 커 접근성이 낮다”라며 “하지만 자동차보험은 한의과 진료와 의과 진료 간의 보장성 환경이 동일해 한방진료 효과를 경험한 다수의 환자가 한의 의료기관을 선택해 관련 진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이를 세트 치료 등과 엮어 마치 한방병원들이 과잉 진료를 이어가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라고 주장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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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타민 B3, 암 예방-치료보조 효과 확인된 유일한 비타민”

    지난 5일 싱가포르국립대에서 암 학회가 열렸다. 이번 학회는 이토 요시아키 교수(싱가포르국립대), 다니우치 이치로 박사(일본 이화학연구소 통합의료과학센터), 모토미 오사토 교수(구마모토대), 배석철 교수(충북대 의대) 등이 참석해 암 치료 연구에 대한 최신 지견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이토 교수와 배 교수는 2002년 위암을 억제하는 유전자 렁스 3의 기능을 세계 최초로 공동 규명한 바 있다. 이어 2013년에는 렁스 3 유전자가 암세포로의 전환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관련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셀’에 등재됐다. 본보는 싱가포르 암 학회에서 이토 교수, 배 교수, 홍재현 신일제약 대표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최신 암 치료 연구에 관해 자세히 물었다. ―이번 암 학회가 이토 교수 은퇴를 축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고 들었다. 82세 은퇴라니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이토 요시아키 교수 “이달 은퇴를 앞둔 나를 위해 동료 학자들이 학회를 준비해 줘서 의미가 깊고 감사하다. 일본 교토대 의대에서 정년을 마치고 싱가포르로 자리를 옮겨 연구한 지 벌써 22년이다. 그동안 함께했던 동료와 친구를 이번 학회에서 만날 수 있어서 기쁘다.” ―배석철 교수와는 어떤 인연인가? 이토 교수 “배 교수가 1991년 서울대 박사 과정을 마치고 연구원으로 교토대 의대에 있던 나의 연구실에 합류했다. 그 후 배 교수가 한국으로 돌아가 충북대 교수로 있으면서도 렁스 3 연구를 이어가면서 밀접한 교류를 지속해 왔다. 결국 우리는 2002년 세계 최초로 위암 억제 유전자인 렁스 3의 기능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관련 논문이 세계 유명 저널인 셀에 게재되면서 당시 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2013년에는 렁스 3가 정상 세포에서 암 줄기세포로 바뀌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전환되는 길목에서 이를 차단하는 유전자를 찾아낸 것으로 새로운 항암제 개발 가능성을 열게 된 연구였다. 현재 연구팀에 배 교수 연구실에서 연구원으로 있던 이정원 박사가 함께 일하고 있다. 이 박사가 한국에 돌아가서도 렁스 3 프로젝트를 이어가길 희망한다.” ―렁스 3 유전자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달라. 배석철 교수 “렁스 3는 1995년 세계 최초로 발견된 암 억제 유전자다. 이런 유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50개 정도 알려져 있다. 그중 동양인이 발견한 유전자는 렁스 3 하나밖에 없다. 렁스 3는 세포의 삶과 죽음의 운명을 결정하는 유전자다. 이 유전자의 기능이 떨어지면 분열해서는 안 되는 세포가 분열하고 죽어야 할 세포가 죽지 않게 돼 암이 발생한다. 나는 2002년에 위암 발병의 원인이 위암 억제 기능을 가진 렁스 3의 기능 상실 때문이라는 것을 밝힌 바 있다. 2010년에는 폐암 발병의 초기 원인이 렁스 3 유전자의 불활성화에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배 교수님은 최근 렁스 3 유전자와 비타민 B3와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도 발표한 것으로 안다. 배 교수 “우리 몸에서 렁스 3 유전자가 암을 억제하는 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암에 걸린다. 그 이유는 유전자가 충분히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렁스 3 유전자가 기능을 잃지 않고 일할 수 있게 해주면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을 거라는 전제를 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렁스 3 유전자의 기능을 촉진하는 물질을 찾았다. 우리가 찾은 물질은 비타민 B3이다. 비타민 B3를 이용한 동물실험 등에서 다양한 암이 효과적으로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7년에 걸친 임상시험에서도 비타민 B3가 항암 보조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비타민 B3를 고용량 복용한 4기 폐암 환자의 기대수명은 2배 늘었고 사망 위험은 절반으로 줄었다. 임상시험에서는 신일제약의 고용량 비타민 B3 아미나엑스정을 사용했다.” ―신일제약은 배 교수 연구에 오랜 시간 함께했다고 들었다. 계기가 있나? 홍재현 대표 “배 교수 연구팀은 렁스 3 유전자를 강화하는 물질로 비타민 B3(니코틴산아마이드)를 찾아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후보 물질이 있었다. 하지만 비교적 안전성이 확보되고 인체 내에서 이뤄지는 정상적인 생리 작용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비타민 B3로 항암제를 개발하려는 배 교수의 연구 취지에 공감해 협력하게 됐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타민 B3가 이익을 낼 수 있는 연구 소재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제약회사가 가야 할 정도(正道)를 지키고자 연구를 지원하고 투자도 진행했다. ‘항암제 공동 연구개발협약’은 2006년도에 회장님이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제약회사가 지향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소명인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약을 만드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의사결정을 한 것으로 안다.” ―임상시험 때 사용한 아미나엑스정은 비타민 B3 제품인가? 홍 대표 “아미나엑스정은 2006년 배 교수와의 공동 연구와 임상시험을 위해 신일제약에서 만든 고용량 비타민 B3이다. 2011년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얻은 고함량 니코틴산아마이드 성분으로 의사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구매가 가능한 일반의약품이다. 배 교수가 수행한 모든 임상에 아미나엑스정이 사용됐다.” ―비타민 B3는 건강기능식품으로도 많이 판매되고 있다. 아미나엑스정과 어떤 차이가 있나? 홍 대표 “의약품은 질병의 치료와 예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반면 건기식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만든 식품이다. 사용 목적이 다른 만큼 정부의 품질관리 기준도 다르다. 의약품은 건기식보다 매우 까다롭고 엄격한 관리 기준을 따른다.” ―비타민 B3가 암 억제 유전자를 활성화한다면 건강한 사람이 비타민 B3 고용량을 암 예방 목적으로 복용해도 되나? 배 교수 “암을 예방하기 위해 항암제를 미리 먹을 수는 없다. 하지만 비타민 B3는 가능하다. 비타민 B3로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하루 1g 정도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한국인 식단에서는 아무리 많이 먹어도 비타민 B3 섭취를 30mg 넘기기 어렵다. 고용량을 섭취하려면 약으로 먹어야 하는 이유다. 종합비타민을 먹으면 어떠냐는 말도 있는데 통상 종합비타민에 들어 있는 비타민 B3는 양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한 매일, 오래 복용해야 하는 만큼 품질관리도 중요하다. 일반의약품으로 나온 제품을 복용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배 교수 “비타민 B3는 암 예방과 암 치료 보조 효능이 임상시험으로 확인된 유일한 비타민이다. 이 사실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또한 아미나엑스정의 재발 방지 효능 검증을 위한 임상시험도 진행할 계획이다. 암 환자는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대부분의 환자가 항암 치료를 받는다. 항암제 부작용이 크지만 다른 선택이 없기 때문이다. 아미나엑스정이 암 재발을 줄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논문의 서브 그룹 분석에서 재발률이 현저하게 감소한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홍 대표 “배 교수의 20년 가까운 끈질긴 연구에 미약하지만 함께했다는 사실이 무척 기쁘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긴밀하게 협력해 제약회사의 사명인 인류 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싱가포르=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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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계 소식] “노인 기립성 고혈압, 노쇠-삶의 질 저하와 연관”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최정연 교수, 강원대병원 류동열 교수 연구팀은 노인 고혈압 환자의 기립성 고혈압이 노쇠, 인지기능, 삶의 질과 연관이 깊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고혈압학회에서 발간한 ‘2023년 고혈압 팩트시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혈압 유병률은 60대에서 50%, 70대 이상에서는 60%를 넘어선다. 세계 주요국 중 고령 인구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국내 노인 고혈압 환자 수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노인 고혈압은 노화로 인한 여러 장기의 이상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젊은 나이의 고혈압과는 다르게 전반적인 평가와 포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노인 고혈압에 대한 최적 관리 모델을 찾는 국내 다기관 연구 ‘HOWOLD-BP’를 주도하며 기립성 혈압 변동과 노년 건강을 위협하는 노쇠, 인지기능 저하, 삶의 질 저하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기립성 혈압 변동은 누운 자세에서 서 있는 자세로 변경할 때 혈압이 변하는 증상이다. 혈압이 지나치게 낮아져서(기립성 저혈압) 어지럼증, 낙상을 유발하거나 반대로 혈압이 높아지는 현상(기립성 고혈압)이 나타난다. 이는 자율신경계 조절의 이상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럽, 미국 등에서는 노인 고혈압 환자에게 검사를 시행하도록 권장되는 항목이다. 연구팀은 HOWOLD-BP 연구에 참여한 국내 12개 국립대 병원에서 모집한 2065명의 노인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기립성 혈압 변동 검사를 시행한 후 그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노인 고혈압 환자의 4.6%에서 기립성 고혈압을, 4.1%에서 기립성 저혈압 소견이 관찰됐다. 합산 시 기립성 혈압 변동 소견을 보이는 비율은 9% 정도로 5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국내 노인 고혈압 인구수를 고려하면 수십만 명이 그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연구팀은 이들 중 기립성 고혈압 소견을 보이는 고혈압 환자에서 노쇠 비율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기립성 혈압 변동이 정상인 노인 고혈압 환자에서 노쇠 전 단계는 23%, 노쇠는 4% 수준이었지만 기립성 고혈압 환자는 노쇠 전 단계 38%, 노쇠는 8% 수준으로 대조군보다 크게 상승한 결과를 보였다. 이외에도 기립성 고혈압 소견을 보인 환자는 인지기능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해 기립성 고혈압이 치매 등 인지기능 저하와도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삶의 질 평가 설문조사에서도 일상 활동 유지, 운동 능력, 통증, 불편 등의 항목에서 대조군에 비해 점수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김광일 교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향후 노인 고혈압 환자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연구를 통해 노인 고혈압 환자 중에서도 기립성 혈압 변화와 노쇠, 인지기능 저하 간의 연관성이 깊다는 사실을 밝힌 만큼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해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혈압 관리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미국심장학회 공식 학술지인 ‘Hypertension’에 게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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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 위의 응급실 ‘닥터헬기’, 위급 환자 싣고 1만5332번 비상

    중앙응급의료센터는 닥터헬기의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공개했다. 닥터헬기는 중증 응급환자에 대한 신속한 처치와 이송을 위해 전문 의료진이 탑승하는 응급의료 전용 헬기다. 새롭게 공개된 BI는 의료를 상징하는 생명의 별 안에 태극무늬와 날아오르는 헬기를 결합해 우리나라 닥터헬기의 상징성을 표현했다. 프로펠러 회전을 연상시키는 사분할 원형 위에 생명의 별과 헬기 형태를 배치해 가장 먼저 환자를 구하러 출동하는 닥터헬기와 의료진의 사명감을 전달한다. 우리나라는 지형적 특성상 산악과 도서 지역이 많아 응급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 많다. 이곳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신속한 이송이 어려워 적기를 놓치는 경우도 잦다. 소방, 해경 등의 헬기도 있지만 다목적 헬기라서 환자를 이송하는 데는 제약이 많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1년 닥터헬기를 도입했다. 현재 닥터헬기는 인천, 전남, 강원, 경북, 충남, 전북, 경기, 제주 8개 지역에서 총 3개 기종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중 강원, 경북, 충남, 전북 4개 지역은 소형급(AW109) 헬기로, 다른 4개 지역은 중형급(AW169, EC-155B1) 헬기로 운영 중이다. 조종사 41명, 운항 관리사 16명, 정비사 16명, 의료진 156명으로 총 229명이 닥터헬기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전남(목포한국병원) 전남은 목포한국병원을 배치 병원으로 선정해 2011년부터 인천과 함께 국내 처음으로 닥터헬기 운영을 시작했다. 중형급 기종인 AW169를 사용 중이다. 전남 전역을 담당하며 총출동 횟수는 3258회, 3038명의 환자를 이송했다. 전남은 200개가 넘는 유인도가 있는 만큼 닥터헬기가 꼭 필요한 지역이다. 2020년 3월 완도군 보길도에 거주하는 산모가 갑작스러운 산통으로 이송 중 닥터헬기 안에서 출산했던 사례도 있다. 분만을 포함해 전반적인 의료 기반이 열악한 섬 지역은 닥터헬기가 최후의 생명선 역할을 톡톡히 한다.강원(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강원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이 닥터헬기 배치 병원이다. 2013년에 도입했다. 헬기는 소형급인 AW109 기종을 사용한다. 강원도 영서 권역을 담당하며 전체 출동 횟수는 2389회, 이송 환자 수는 2186명이다. 가장 많이 출동한 지역은 영월, 정선, 평창 등이다. 아직 닥터헬기가 없는 충북 제천, 충주 등에도 이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작년 10월에는 대동맥박리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당시 유일하게 수술할 수 있었던 서울 소재 대학병원으로 이송해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사례가 있다. 이는 닥터헬기 탑승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과 응급처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넓은 면적과 태백산맥의 영향으로 현재 닥터헬기로는 강원 전역을 담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 강원 영동 권역에 닥터헬기 추가 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경북(안동병원) 경북은 안동병원을 배치 병원으로 선정해 강원과 함께 2013년 닥터헬기를 도입했다. 운영 중인 헬기는 AW109 기종이다. 경북 전역을 담당한다. 총출동 횟수는 3349회, 이송 환자 수는 3172명이다. 지난해 5월 닥터헬기 도입 9년 10개월 만에 전국 최초로 3000회 출동 기록을 달성했다. 현재까지도 최다 출동 실적을 보인다. 3000번째 출동은 영양군에서 발생한 오토바이 사고 환자의 긴급 이송이었다. 승용차 기준 80여 분 거리를 이륙 16분 만에 도착했다. 경북 닥터헬기는 경북 전역을 30분 이내에 도착해 적기를 사수하고 있다. 환자 소생과 사망률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충남(단국대병원) 충남은 단국대병원이 배치 병원이다. 충남은 2016년 전국에서 5번째로 닥터헬기를 도입한 지역이다. 운영 중인 헬기는 AW109 기종으로 충남 전역을 담당한다. 총출동 횟수는 1867회, 이송 환자 수는 1795명. 2021년 10월 도입해 5년 9개월 만에 1500명의 환자를 이송했다. 대부분이 중증 응급환자임에도 80% 가까운 높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닥터헬기를 통한 환자 이송 시간이 평균 45분으로 적기를 잘 지켜내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은 전국에서 네 번째로 유인도가 많고 산업단지가 다수 분포돼 있는 지역이다. 반면 대형 의료기관은 천안 지역에 몰려 있다. 전문 의료진이 현장에서부터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직접 환자를 처치하는 닥터헬기 역할이 절대적인 지역이다.전북(원광대병원) 전북은 원광대병원이 배치 병원이다. 2016년에 닥터헬기를 도입했다. 운영 중인 헬기는 AW109 기종으로 전북 전역을 담당한다. 총출동 횟수는 1597회, 이송 환자 수는 1497명이다. 2020년 12월 심정지가 발생한 응급환자가 보령아산병원에 이송돼 목숨을 구했다. 닥터헬기가 출범한 지 9년 만에 달성한 1만 번째 환자였다. 전북은 유인도와 산악, 농경 지역이 복합적으로 이뤄져 있어 응급의료 취약지가 많다. 또한 고령 인구 비율이 높아 적기 치료가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닥터헬기가 중증 응급환자의 생명 지킴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경기(아주대병원) 경기는 아주대병원을 배치 병원으로 선정해 2019년 닥터헬기를 도입했다. 현재 운영 중인 헬기는 AW169 기종으로 경기 남부 지역을 담당한다. 총출동 횟수는 1048회, 이송 환자 수는 1018명이다. 출범 당시 대형급(H225) 헬기를 도입해 전국 최초로 24시간 운영했다. 2022년부터는 중형급 헬기로 기종을 변경하고 주간만 운영하고 있다. 크기는 작아졌지만 기동성이 향상돼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경기는 도시와 농어촌, 산업단지가 혼재돼 있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지역이다. 강원과 마찬가지로 경기 북부 권역에 닥터헬기 추가 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전용 계류장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인천(가천대 길병원) 인천은 가천대 길병원이 닥터헬기 배치 병원이다. 2011년부터 국내에서 처음으로 닥터헬기 운용을 시작했다. 헬기는 중형급인 AW169 기종으로 인천 전역을 담당한다. 6월까지 1762회 출동해 1670명의 환자를 이송했다. 도입 초기에는 소형급 헬기(EC135)가 배치돼 운항 반경 제한으로 백령도는 출동하지 못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중형급 헬기로 변경한 후 백령도까지 운항을 확대했다. 백령도는 내륙까지 뱃길로 왕복 8시간이 걸리는 섬이다. 닥터헬기로는 3시간이면 왕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 전용 계류장이 없다. 전용 계류장 설치가 추진되고 있지만 소음 등 주민 반대로 진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제주(제주한라병원) 제주는 제주한라병원을 배치 병원으로 선정해 가장 최근인 2022년 닥터헬기를 도입했다. 헬기는 EC-155B1 기종으로 국내에서 제작한 중형급 헬기다. 제주 전역을 담당한다. 현재까지 총출동 횟수는 62회, 이송 환자는 57명으로 이송이 증가하는 추세다. 제주도 특성상 해상 사고와 산악 사고가 빈번하며 관광객 응급 상황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작년 1월 한라산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를 신고 접수 27분 만에 이송할 수 있었던 것도 닥터헬기라서 가능했다. 전용 계류장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 제주국제공항 내에 전용 계류장 설치가 완료되면 닥터헬기 운영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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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감염 후 불안-우울증 등 발생 위험 70% 더 높아”

    경희의료원 디지털헬스센터 연동건 교수·가정의학과 김선영 교수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 후 신경정신병적 합병증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한국 1000만 명, 일본 1200만 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의료 빅데이터를 구축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우울증, 불안, 불면증, 인지기능 장애 등 신경정신병적 합병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감염 후 신경정신병적 후유증을 경험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다른 호흡기 감염 환자보다 7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길랭-바레증후군, 인지기능 저하, 불안장애, 뇌염, 허혈성 뇌졸중, 기분 장애 등 다양한 질환에서 장기적인 위험이 현저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면 신경정신병적 부작용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도 확인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1회 접종한 경우 부작용 위험이 30% 감소했고 2회 접종한 경우 89% 감소했다. 김선영 교수는 “코로나 중에서도 4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롱코로나를 겪는 환자는 불안, 우울, 불면증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이러한 환자에 대한 치료와 진단을 제시하기 위해 롱코로나 환자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동건 교수는 “해당 연구는 경희의료원 연구팀이 다국적 연구팀(스페인, 영국, 프랑스, 스웨덴, 그리스, 캐나다)을 조직해 주도적으로 진행한 연구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코로나19 백신이 신경정신병적 롱코로나를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제시한 증거가 될 것”이라며 연구 내용을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학’ 온라인 6월 호에 실렸다. 논문 제목은 ‘한국과 일본의 코로나19에 대한 단기 및 장기 신경정신병적 결과’다. 한편 이번 논문의 연구팀 전원이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가 주관하는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등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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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씻어도 씻어도 찝찝하고 불안하다면 [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강박장애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생각이나 행동으로 고통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강박장애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도까지 이르면 치료가 필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9년 강박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3만152명이다. 연령대는 20∼3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았다. 강박장애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강박장애는 오염에 관한 강박적 사고를 하는 유형, 지속해서 확인하는 유형, 물건을 정리하는 유형, 특정 행동이나 언어를 반복하는 유형, 물건을 수집하는 유형 등으로 나타난다. 오염에 대한 강박적 사고는 가장 흔히 나타나는 유형이다. 반복적으로 씻거나 닦고 청소하는 강박 행동이 나타난다. 손이 자꾸 더럽다는 생각에 하루에도 수십 번씩 손을 씻고 샤워하면서도 더러운 것 같다는 생각에 계속 씻는다. 한두 시간씩 샤워하기도 한다. 문고리를 잡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의 물건을 만지지 못한다. 남들이 내 물건을 더럽힌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이 내 물건을 만지면 발작하듯이 불안이 증폭되기도 한다. 자꾸 확인하려는 강박은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은 것 같아 거듭 확인하거나, 가스를 안 잠근 것 같아 반복해서 확인하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지속해서 어떤 실수나 사고를 의심하고 확인하고 예방하기 위해서 또 확인한다. 정리하는 유형도 있다. 나만의 방식으로 물건을 배열하거나 정리해야만 한다. 특히 꼭 대칭이 맞아야 한다거나 조금만 어긋나 있으면 불안해 하고 흩트려 놓으면 못 견디기도 한다. 특정 행동이나 언어를 반복하는 ‘강박적 의식’은 특정 숫자를 반복해서 세어야 한다거나 뭔가를 하기 전에 특정한 말이나 의식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기 전에 꼭 다리를 반복적으로 10번 움직여야 하고 “좋은 아침입니다”를 외치고 일어나야만 한다. 아무리 늦잠을 자고 지각할 것 같아도 그 행동을 해야지만 침대에서 일어날 수 있다. 물건을 수집하는 유형도 있다. ‘저장 유형’이라고도 하는데 어떤 물건이든 언젠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강박사고 때문에 버리지 못하고 모으게 되는 증상이다. 집에 있는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고, 밖에 있는 쓰레기도 주워온다. 누군가 몰래 버리면 심한 불안감을 느낀다. 강박장애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약물은 주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가 사용된다. 인지행동치료는 강박사고를 유발하는 상황에 노출하게 한 후 회피하거나 강박행위를 못하게 하는 ‘노출·반응 방지’ 기법과 비합리적인 생각을 변화시키는 ‘인지 재구조화’ 기법을 사용한다. 이지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강박장애는 고통스러운 증상이지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인 치료를 하면 대부분 호전될 수 있다”라며 “가족과 지인의 지지와 이해가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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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덥고 습한 계절… 물-음식 꼭 끓여먹고 젖은 신발은 신지 말아야

    본격적인 여름 장마가 시작됐다. 장마철에는 습도가 최대 90%까지 높아진다. 각종 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음식물이 상하기 쉬워 식중독이 많이 발생한다. 높은 습도 때문에 땀이 많이 나도 잘 증발하지 않아 피부질환에 걸릴 위험도 크다. 관절염 환자는 습도와 기압의 영향으로 관절 내 압력이 증가해 통증과 부기를 호소한다. 당뇨병 환자들에게도 장마철은 위험한 기간이다. 습기와 더위에 입맛을 잃기 쉽고 잦은 비로 인해 외부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들어 혈당 조절에 어려움이 생긴다. 장마철 주의할 질환과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숙지해 올여름 장마 기간을 건강하게 보내자.균 번식하기 좋은 장마철, 식중독 주의 식중독은 장마철에 특히 주의할 질환이다. 장마철에는 온도와 습도가 높아 음식물이 상하기 쉽다. 장마 기간에만 특별히 사는 세균은 없지만 장마철에는 고온다습한 날씨의 영향으로 세균 번식 속도가 빠르다. 살균 효과가 있는 햇빛의 자외선 양이 줄어드는 것도 세균이 활발한 활동을 하는 데 영향을 준다. 식중독(식품매개성질환)은 오염된 음식물 섭취를 통해 소화기가 감염되고 배탈과 설사 등의 증상이 급성 또는 만성으로 발현되는 질환이다. 증상으로는 발열·구역질·구토·설사·복통·발진 등이 있다. 원인에 따라 분류하면 세균에 의한 세균성 식중독, 식품 속 미생물이 생산하는 독소에 의한 식중독, 동·식물성 독소에 의한 자연 독 식중독, 화학물질에 의한 화학성 식중독으로 나눌 수 있다. 세균성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은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이질균, 장염비브리오균 등이 있다. 무더운 여름과 장마철에는 이러한 세균성 식중독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증상이 가장 빨리 나타나는 건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이다. 이 균의 독소에 오염된 음식물을 먹으면 1시간에서 6시간 내에 구토와 설사를 하게 된다. 이 경우 항생제나 지사제를 복용하기보다는 먼저 충분한 수분 공급을 해주는 것이 좋다. 장티푸스에 감염되면 1∼2주 정도 잠복기를 거쳐 40도 안팎의 고열과 두통, 설사 증세가 나타난다. 오들오들 떨리고 머리와 팔다리 관절이 쑤시는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심하면 장출혈, 뇌막염 등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국내 발생 원인은 70∼80%가 오염된 물을 통한 전염이다. 병이 심해지면 2∼3주 뒤부터는 40도를 오르내리는 고열과 탈진 상태에 들어가며 몸에 열꽃이 생기고 피가 섞인 변이 나온다. 장티푸스 환자라고 모두 설사를 하는 것은 아니며 변비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정지원 교수는 “장티푸스를 예방하려면 물은 끓여서, 음식물은 익혀서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라며 “미리 예방접종을 해두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살모넬라균은 닭과 오리와 같은 가금류가 가장 흔한 감염원이다. 달걀도 감염원이 될 수 있다. 살모넬라균은 열에 취약해 62∼65도에서 30분 가열하면 사멸된다. 달걀을 익히면 감염을 피할 수 있지만 음식 조리 과정에서 다른 식품에 의한 2차 오염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식중독 예방의 지름길은 음식의 선택·조리·보관 과정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다. 세균은 주로 0∼60도에서 번식한다. 음식물 저장은 4도 이하에서, 가열은 60도 이상으로 해야 한다. 다만 포도상구균, 바실루스균, 클로스트리듐균의 독소는 가열해도 증식할 수 있다. 따라서 음식물을 오래 보관하지 않고 조리된 음식을 섭취하되 가능한 즉시 먹는 게 좋다. 철저한 개인위생도 중요하다. 정 교수는 “외출하거나 화장실에 다녀온 뒤에는 꼭 손을 깨끗하게 씻고 식중독 사고가 빈발하는 여름에는 마시는 물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이나 계곡, 해변에 놀러 가서 지하수나 약수, 우물물을 마시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수돗물과 달리 염소 소독을 안 한 상태이므로 각종 식중독균 오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습기·땀 범벅되는 장마철, 피부 건강 지키기 장마철은 습도가 높아 곰팡이가 창궐하기 쉽다. 또 비와 땀 속에 섞여 있는 여러 가지 화학물질과 불순물에 의해 피부가 손상될 우려가 높다. 장마철에 자주 발생하는 피부감염성 질환으로는 곰팡이성 질환인 무좀과 사타구니 부위의 완선, 간찰진 등을 꼽을 수 있다. 신발과 옷은 젖은 상태로 방치하지 말고 충분히 말려서 사용한다. 무좀균은 고온다습하고 피부가 밀폐된 조건에서 잘 번식한다. 장마철에는 신발을 두세 켤레 준비하고 번갈아 신는다. 젖은 신발은 충분히 말린 다음에 신어야 한다. 사타구니 양쪽에 생기는 무좀인 완선은 발에 있던 무좀균이 사타구니로 옮겨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발 무좀과 완선은 병변 부위를 습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적절한 항진균제 연고를 한 달 정도 바르면 치료될 수 있다. 두 피부 면이 맞닿은 부위에 생기는 염증성 피부염인 간찰진도 고온다습한 여름에 잘 생긴다. 목의 주름 부위를 비롯해 뒷무릎, 손가락 사이, 엉덩이, 가랑이 사이, 발가락 사이 등 피부가 맞닿는 부위면 어디든 생긴다. 특히 빗물과 접촉한 후 씻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하면 빗물에 섞여 있는 각종 화학물질이 피부를 자극한다. 이는 염증으로 이어져 붉은 반점과 같은 접촉성피부염 증상이 나타난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정준민 교수는 “피부가 접히는 부위는 습하지 않게 관리하고 시원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라며 “증세가 가벼우면 약한 스테로이드나 항생제 연고를 바르면 호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입맛 잃고 운동도 못해… 장마철 당뇨병 환자 위험 경보 여름은 당뇨병 환자들이 특히 조심해야 할 계절이다. 습기와 더위에 입맛을 잃어 건강한 식사를 챙겨 먹기 쉽지 않고 잦은 비로 외부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꾸준히 운동하기도 어렵다. 덥고 습한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면 탈수가 되기 쉬운데 당뇨병 환자는 탈수가 되면 고혈당 혼수 등 급성 합병증의 위험이 높아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맨발에 신는 새 여름 신발은 당뇨발 환자에게 위험하다. 당뇨발은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발에 생기는 신경병증, 구조적 변형, 피부 못(굳은살), 피부와 발톱의 변화, 발의 궤양, 감염, 혈관질환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당뇨발이 진행되면 작은 상처도 낫지 않고 궤양이 되고, 심하면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까맣게 썩게 된다. 발에 상처가 생겨도 잘 느끼지 못한다. 치유력과 세균에 대한 저항력도 떨어진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조윤경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가벼운 상처도 급속히 진행해 궤양이나 괴저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최악의 상황으로는 발을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가장 처음 나타나는 증상은 신경 장애로 인한 이상 감각인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발이 시리고 저리고 화끈화끈한 증상이 느껴진다. 환자 개개인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데 이것이 더 진행되면 발에 무언가 붙어 있는 느낌이나 발을 밟을 때 마치 모래나 구슬 위를 걷는 느낌 등 다양한 이상 감각을 호소하게 된다. 발의 갑작스러운 변화에는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발의 색이 붉거나 검게 변하는 경우 수포, 궤양 등 사소한 상처가 생기더라도 초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자기 전에는 발을 비누로 청결히 닦고 잘 건조시킨다. 맨발은 상처가 나기 쉬우므로 절대로 맨발로 다니지 말아야 한다. 또한 본인의 발에 잘 안 맞는 신발은 피하고 신발을 신기 전 신발 안쪽에 이물질이 있는지 확인한다. 티눈이나 굳은살이 심한 경우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최선의 치료법은 지속적인 관리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게 발은 얼굴보다 중요하다. 세수는 안 해도 발은 최소한 하루 한 번 이상 닦고 정성스럽게 관리하면 작은 상처로 발을 잃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균 번식하기 쉬운 장마철, 식중독 예방법▲ 남거나 상하기 쉬운 음식은 조리 후 한 시간 이내에 냉장 보관한다.▲ 조리한 음식과 익히지 않은 음식을 섞지 않는다.▲ 행주는 매일 바꾸고 삶아서 사용한다.▲ 재가열한 음식은 남으면 버린다.▲ 도마는 철저히 닦아 건조시킨다.▲ 습기·땀 범벅되는 장마철, 피부 건강 지키기▲ 신발과 옷은 젖은 상태로 방치하지 말고 충분히 말려서 사용한다.▲ 피부가 맞닿는 부위는 건조하게 유지하고 빗물 닿은 곳은 깨끗이 씻는다.▲ 장마철 당뇨병 환자는 생활 습관에 유의▲ 맨발에 신는 새 여름 신발을 주의한다.▲ 과일은 식사 후 소량씩, 비빔국수에는 무순과 콩나물을 함께 먹는 식습관을 가진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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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속 시한폭탄’ 대동맥류, 혈압 높다면 위험… 술-담배 멀리해야

    국내 대동맥류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2018년에서 2022년 사이 대동맥류와 박리 환자 수는 약 32%가 증가했다. 대동맥의 벽이 약해져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대동맥류는 혈관이 파열되면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하는 비율이 30∼40%에 이른다. 갑자기 터져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고 해 ‘몸속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대동맥류는 어떤 질환이며, 치료법과 예방법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 가천대 길병원 혈관외과 강진모 교수에게 물었다. -대동맥류는 어떤 질환인가? “대동맥류의 ‘류(瘤)’는 한자로 ‘혹’이라는 의미로 대동맥이 꽈리처럼 부푸는 현상을 말한다. 대동맥은 심장에서 배꼽 정도에 위치하는 큰 파이프로 이뤄진 혈관 전체를 말한다. 대동맥은 전신으로 피를 내보내기 위한 일종의 ‘고속도로’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혈관 크기의 1.5배가 늘어나면 대동맥류라고 한다. 정상 대동맥의 지름은 2㎝ 정도 되는데 50%가 늘어난다고 가정한다면 1㎝가 늘어나 3㎝가 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대동맥류는 3㎝ 이상 커진 경우에 진단한다.” -대동맥류가 위험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름이 5㎝ 이상 되면 대동맥은 터지기 시작한다. 집에서 배관이나 스프링클러가 터지는 것을 상상해 보면 된다. 특히 흉강이나 복강은 장과 같이 부드러운 장기로 채워져 있어 혈액이 흘러 들어가기 좋은 구조다. 대동맥이 터지면 5∼6ℓ 정도의 혈액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게 되고 수 분 내 사망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대동맥류 치료의 목적은 대동맥이 터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대동맥류 고위험군은 어떤 사람인가? “대동맥류가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염증이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염증을 유발하는 효소는 혈관에 있는 콜라겐과 같은 탄력섬유를 파괴한다. 염증 물질이 활성화돼 탄력섬유나 근육을 녹이면 혈관은 지지력을 가지지 못하고 늘어나게 된다. 탄력섬유는 복강보다 흉강에 많으며 이러한 과정은 오랜 시간에 걸쳐 발생한다. 그래서 대동맥류는 고령에서 주로 나타나며 보통 60세 이상에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또한 혈관을 부풀게 하는 것은 혈압이기 때문에 혈압이 높으면 혈관도 늘어나게 된다. 흡연은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혈관을 파괴하는 원인이 되며 음주, 비만도 위험 요소다. 이런 것들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남성에게서 대동맥류가 4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한다.” -대동맥류 증상은? “대동맥류 증상이 있는 경우는 이미 파열이 임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소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데 주로 발생하는 증상은 복통이다. 대동맥은 척추 바로 앞에 위치하기 때문에 복부 깊은 곳, 주로 명치 아래쪽과 배꼽 사이의 부위가 뻐근하게 느껴지는 통증이 서서히 지속된다. 보통은 복통이 발생하고 하루에서 이틀 정도가 지나면 터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이유 없이 복통이 발생하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대동맥이 늘어나 부피가 커지면 주변에 있는 장기들을 누르면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동맥류가 십이지장 근처에서 발생하면 음식이 잘 내려가지 않고 소화불량이나 더부룩함이 느껴질 수 있다. 소변을 콩팥에서 방광까지 전달하는 요관을 누르면 왼쪽 옆구리에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전체 대동맥류의 80∼90%는 증상이 없어 미리 검사하지 않으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대동맥류는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임상 경험 중 손주가 소파에서 할아버지 배로 떨어져 할아버지가 복통을 호소하며 응급실에 왔다가 6㎝ 가까이 되는 대동맥류를 발견한 사례가 있다. 이 덕분에 할아버지는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다행히 대동맥류는 건강검진에서 초음파검사를 통해 대략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 오는 환자나 보호자에게 항상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상에서 대동맥류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동맥류를 자가 진단하는 방법은 배에서 무언가 만져지지 않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유일하다. 누운 자세로 배에 힘을 빼고 배꼽에서 명치 사이의 왼쪽 부분을 깊이 눌러보는 것이다. 이때 큰 무언가가 만져지고 박동이 느껴진다면 대동맥류일 수 있다. 너무 마른 사람인 경우에는 정상 대동맥이 만져지는 경우도 있어 자가 진단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병원을 방문해 초음파검사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다.” -대동맥류 치료는 어떻게 하나? “치료 원칙의 첫 번째는 증상이 있는 대동맥류는 크기와 관계없이 치료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한쪽으로만 늘어난 배 나온 사람의 형태인 낭상동맥류도 크기와 관계없이 치료한다. 이는 한쪽만 압력을 많이 받아 크기와 무관하게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대동맥류가 5㎝ 이상이면 치료한다. 대동맥류가 5㎝에 도달하기까지 증상이 없다면 먼저 내과적 치료, 즉 약물치료를 통해 위험 인자를 조절한다. 체중 감량, 금연 등을 하도록 권유하거나 혈압 조절을 한다. 고지혈증 약이나 아스피린을 통해 혈관 벽을 안정화하기도 한다.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 같은 찌꺼기가 쌓이면 혈압의 변동이나 외부 충격으로 인해 혈관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약물 치료는 수술과 시술이 있다. 혈관의 지름이 5㎝ 이상이 되고 복통과 같은 증상이 있을 경우, 동맥류의 지름이 6개월에 6㎜ 이상 혹은 1년에 1㎝ 이상 커지는 경우 진행한다. 혈관 내 찌꺼기로 인해 혈관이 막히는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도 막힌 혈관을 뚫어야 하므로 비약물 치료를 진행한다. 수술은 개복을 통해 직접 늘어난 혈관을 없애는 것이 목적이다. 터질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피가 흐르지 못하도록 차단하기 위해 늘어난 부분을 잘라내고 인조혈관으로 대체한다. 시술은 사타구니에 있는 대퇴동맥을 통해 볼펜 정도 굵기의 도구를 삽입해 문제가 발생한 대동맥에 직물로 둘러싸인 금속 그물망인 스텐트 그라프트를 넣고 스텐트 그라프트 안으로 피가 흐르도록 한다. 이렇게 되면 늘어난 혈관은 더 이상 압력을 받지 않는다.” -시술은 어떤 환자에게 선호되는가? “대부분의 환자들은 통증없이 빠르게 회복하길 원하고, 직장과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하고 싶어한다. 또한 치료 후 상처가 최소화되길 원한다. 이러한 사항들은 시술이 구현해낼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으로서 수술과 시술 둘 다 가능한 조건이라면 시술을 권장한다.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의 환자의 경우 수술을 진행하는 것은 굉장한 부담이 된다. 즉, 일상 복귀, 수술의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현재 대동맥류 치료에서 보다 선호되고 있는 치료는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이라고 할 수 있다.” -대동맥류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먼저 몸에 좋지 않다고 알려진 것을 멀리해야 한다. 담배, 술을 피하고 비만, 고혈압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질환이 발생한 이후에 치료받지 않도록 또는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법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건강검진이라는 좋은 제도를 권한다. 특히 60세 이상의 흡연, 고혈압, 가족력 등의 요소가 있는 사람이라면 대동맥 검사를 진행하길 바란다. 이후 검사에서 이상이 발생하면 의료진과 상담 후 선별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대동맥류가 발견됐다면 그 크기를 지속해서 확인해야 한다. 대동맥류는 1년에 평균적으로 2㎜ 정도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년에 2.5㎜가 자란다고 가정하면 지름 3㎝인 사람이 5㎝에 도달하기까지는 약 6∼10년 정도 소요된다. 이 경우 1∼2년 후 검사를 진행하면 된다. 그러나 6개월에 6㎜ 이상, 1년에 1㎝ 이상 자라는 환자는 반드시 치료받아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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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절 상관 없이 땀 흥건…증상-원인 구분해서적절한 치료법 적용을[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땀은 체온 유지, 피부 윤활 작용, 노폐물 배출 등 우리 신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땀이 많이 난다면 ‘다한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다한증은 계절과 상관없이 발생하는데 요즘같이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이 되면 손·발·겨드랑이가 젖을 정도로 땀 배출이 많은 사람은 고민이 더 커진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김관일 교수는 “대부분 다한증 원인은 밝혀진 바 없지만 교감신경 전달의 과민반응으로 땀을 분비하는 자율신경계의 이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땀이 전신이나 특정 부위에 과다하게 분비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며 증상이 심하면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한증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증상으로는 △특별한 질환 없이 손, 발, 겨드랑이 등에 눈에 띄는 과도한 발한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좌우대칭적으로 땀이 나는 경우 △1주일 1회 이상 과도한 땀이 나는 경우 △땀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경우 △가족 중 다한증이 있는 경우 △25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난 경우 △땀으로 인해 수면의 질이 낮아진 경우 중에 2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치료가 필요한 다한증으로 진단한다. 다한증은 크게 국소 다한증과 전신 다한증으로 구분한다. 국소 다한증은 손발에 땀이 많이 생기는 수족 다한증이 가장 흔하며 주된 원인은 정서적 문제이다. 전신 다한증은 머리 부위에만 땀이 나는 경우, 열 자극이나 긴장 시에 전신에서 많이 나는 경우, 밤에만 땀이 나는 경우,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땀이 나는 경우 등 증상과 원인이 다양하다. 김 교수는 “병원에서는 약물 복용, 연고, 보톡스 주사 등 국소적 처치와 수술 치료를 하거나 땀샘을 막고 땀 분비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을 차단해 땀의 분비를 막는 방법을 사용한다”라며 “한방에서는 땀샘을 막는 약을 쓰기보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과다한 부분은 덜어내 전체적인 균형을 맞춰 땀의 분비를 정상화하는 방법을 이용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땀이 나는 양상, 부위, 시간 등으로 땀의 종류와 원인을 구분해 치료해야 하는데 열 자극이 있을 때 실제 체온에 영향을 주는 진짜 열인지, 신경계 조절에 의한 가짜 열(실열, 허열)인지 구분하고 환자 체력 정도(허실)와 체내 대사순환 정도(습담) 등으로 원인을 구분해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한증 진단을 받지 않더라도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땀나는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땀나는 부위를 꼼꼼하게 씻어주고 건조하게 유지하며 옷은 통풍이 잘되고 흡수가 빠른 천연 소재가 좋다. 매운 음식, 카페인 등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음식 섭취를 줄이고 복식호흡이나 명상을 통해 신경의 안정을 찾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 열이 많다면 체중을 관리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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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 탐방] ‘지방 SVF 관절 주사’ 신의료기술 등재… “수년간의 임상 경험 성과”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 전문병원 연세사랑병원(대표원장 고용곤)의 16년 줄기세포 연구가 결실을 보았다. 연세사랑병원은 최근 ‘첨단재생의료 실시기관’으로 지정된 데 이어 이번에는 ‘자가 지방 유래 SVF 관절강 내 주사’가 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으로부터 신의료기술로 고시됐다고 밝혔다. 적용 대상은 무릎 관절염 진단 기준(KL) 2∼3등급에 해당하는 중기 관절염 환자들이다.‘자가 지방 유래 기질 혈관 분획 주사’ 신의료기술 승인 자가 지방 유래 기질 혈관 분획(재생성 세포 인자) 주사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가 자신의 지방조직에서 분리한 기질 혈관 분획(SVF)을 관절에 주사하는 치료 방법이다. SVF는 분화 능력이 뛰어난 ‘중간엽 줄기세포’와 더불어 면역세포, 섬유모세포, 미세 혈관 내피세포 등 다양한 세포와 여러 성장인자가 들어 있는 집합체다. 이번 신의료기술 승인으로 중기 무릎 관절염 환자의 관절 기능 개선과 통증 완화에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주사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복부 또는 엉덩이 부위로부터 채취한 지방조직에서 분리·추출한 SVF를 무릎 관절강 내에 직접 주사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고시에서 ‘자가 지방 유래 SVF 관절강 내 주사가 기존 시술(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 내 주사, 히알루론산을 이용한 관절강 내 주사 등)과 비교해 우수하거나 유사한 수준의 기능 개선과 통증 완화 효과를 보고해 유효한 기술’이라고 게시했다. 이번 신의료기술 승인의 근거가 된 미국 스포츠의학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자가 지방 유래 SVF 주사가 무릎 관절염 환자의 관절 기능을 개선하고 통증을 많이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39명의 환자를 고용량, 저용량, 위약(가짜 약) 그룹으로 1대1대1 무작위 배정해 12개월간 주사 후 관찰한 결과 통증·경직·신체기능을 평가하는 골관절염 지수(WOMAC)가 각각 89.5%, 68.2%, 0% 개선됐다. 자가 지방은 무릎 관절염 치료에 쓰이는 또 다른 재료인 자가 골수(엉덩이에서 채취)보다 중간엽 줄기세포 확보가 쉽다. 중간엽 줄기세포는 다분화 능력을 갖춘 기질 세포로 조골세포(뼈세포), 연골세포, 근육세포, 지방세포를 포함한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 통상 중간엽 줄기세포가 많을수록 성장인자를 많이 분비해 연골세포 증식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은 “60대 이상 고령 환자들은 골수에서 중간엽 줄기세포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라며 “20대는 골수를 뽑으면 약 1000개 중 1개가 중간엽 줄기세포이지만 60대 이상은 약 10만 개 또는 100만 개당 1개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고령이라도 지방 조직에선 10∼15개당 1개꼴로 중간엽 줄기세포를 확보할 수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10여 년 전부터 중간엽 줄기세포가 많이 포함된 지방조직을 관절염 치료에 사용해 왔다. 고 병원장은 “2018년부터 근골격계 질환에서의 자가 지방 줄기세포 치료술에 대해 ‘제한적 의료 기술’ 승인을 받아 수년간 풍부한 임상 경험을 쌓아오며 이번 신의료기술 등재를 받을 수 있었다”라며 “이번 신의료기술 등재를 통해 환자의 치료 비용 부담을 줄이고 최근 논란이 된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의 과잉 진료와 무분별한 치료로 인한 환자 피해와 잘못된 인식이 개선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관절기능 강화하고 염증 완화 효과 ‘첨단재생의료’는 줄기세포·유전자 등을 이용해 손상된 인체 세포나 조직, 장기를 정상 기능으로 회복하는 의료 기술이다. 희귀·난치병을 비롯해 기존 기술로 치료가 어려웠던 각종 질환을 극복하도록 돕는다. 정부는 전문성을 갖춘 기관을 첨단재생의료 실시기관으로 지정해 임상 연구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세사랑병원이 실시기관이 됐다. 연세사랑병원은 2008년부터 자체 세포 연구실을 설립한 후 경험과 기술을 축적했다. 특히 골수, 제대혈 대신 자가 지방 SVF 줄기세포의 장점에 주목해 둔부나 복부의 지방에서 추출한 자가 지방 줄기세포를 무릎 퇴행성관절염에 접목한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자가 지방 줄기세포 치료법은 무릎 관절염과 같은 질환에서 관절 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가 지방 유래 기질 혈관 분획 주사치료는 무릎 관절염과 같은 질환에서 수술적 요법 대신 관절 기능을 개선시키고 염증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주목 받고 있다. 또한 강력한 항염증 효과가 있다.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가 지방 유래 기질 혈관 분획은 환자 자기 조직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식 거부 반응이나 감염의 위험이 낮고 부작용도 적다. 자가 지방 유래 기질 혈관 분획이 주목받는 이유는 중간엽 줄기세포 확보가 쉽기 때문이다. 중간엽 줄기세포가 많을수록 인자 분비 능력이 활성화돼 염증이 빨리 가라앉고 관절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 특히 중간엽 줄기세포는 나이가 많을수록 채취하기 쉽지 않은데 자가 지방에는 전체 세포 중 7∼10%의 중간엽 줄기세포가 있다. 퇴행성관절염을 앓기 쉬운 중년 이상 여성은 지방이 많기 때문에 치료에 쓸 수 있는 중간엽 줄기세포를 채취하기 쉽다. 자가 지방 유래 기질 혈관 분획 치료는 초음파를 보면서 주사액을 주입한다. 상대적으로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먼저 환자의 복부나 허벅지에서 소량의 지방조직을 채취한다. 그다음 채취한 지방조직에서 줄기세포를 포함한 다양한 세포를 분리한다. 활성화된 세포를 무릎관절 내에 주사하면 된다. 첨단재생의료 실시기관 선정에는 연세사랑병원의 우수한 시설과 체계적인 시스템도 도움이 됐다. 병원은 8월 세포치료연구소를 신축 이전하며 약 230㎡ 규모의 첨단 재생연구실로 업그레이드했다. 조직 채취, 세포 분리·농축, 시술 등의 순으로 이뤄지는 치료 과정에서 세포가 오염돼 환자 몸에 주입되지 않도록 줄기세포 시술을 하는 공간에 대학병원급 공조 시스템을 설치해 외부 바이러스의 실내 침투를 막는다. 별도의 세포 보관실은 감염 위험 없이 신속하게 치료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무균 작업대 등을 설치해 관리하고 있다.무릎 관절염 PRP 치료 ‘신의료기술’ 신청 연세사랑병원은 무릎 관절염 환자에 대한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술(PRP) 치료의 신의료기술 등재도 신청했다. 혈소판은 염증을 완화하는 성장인자가 풍부해 손상된 연골, 인대, 근육의 세포 증식과 통증 감소, 신생 혈관 생성 등 다양한 효과를 보인다. 특히 환자 본인의 혈액 속 혈소판을 활용해 거부 반응과 같은 부작용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이 때문에 초·중기 관절염 환자에게 PRP(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술)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PRP 치료는 현재 팔꿈치 관절과 회전근개 봉합술을 시행할 때 치료를 병행하는 것만 신의료기술로 등재돼 있다. 무릎 관절염 환자에 대한 PRP 치료가 통과되면 무릎 관절염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PRP는 환자의 혈액을 20㎖ 정도 채취한 후 원심분리기로 혈소판 성분을 분리하고 성장인자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자체 제작 도구로 농축해 관절 부위에 주사하는 치료다. 시술 후 입원이나 재활치료가 필요 없어 편리하다. 다양한 연구와 논문에서 PRP 치료는 통증 감소, 상처 치유 효과가 인정됐다. PRP 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연세사랑병원은 2008년 세포치료연구소를 자체 설립해 지금까지 세포 치료와 관련한 꾸준한 연구를 이어 오고 있다. 2009년에는 정형외과 치료에 최초로 PRP를 도입했으며 ‘혈소판 풍부 혈장(PRP) 주사 단독 또는 간엽 줄기세포 치료가 병행된 개방형 근위 경골 절골술의 결과 비교: 전향적 연구’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논문에 따르면 줄기세포 치료에 PRP를 병행하면 줄기세포 증식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 고 병원장은 “연골 손상이 더 진행되기 전 초·중기 관절염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무릎 관절염 환자가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로 자기 관절을 보존할 수 있도록 좋은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사랑병원은 줄기세포 치료 효과를 입증하고 전문성을 증진하기 위해 꾸준히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의료진이 지금까지 발표한 줄기세포 관절 치료 관련 SCI급 연구 논문만 해도 20여 편에 달한다. 국제연골재생학회(ICRS)에 초청받아 줄기세포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기도 했다. 고 병원장은 “연세사랑병원 의료진은 무릎·발목·어깨 등 한 부위의 관절 치료만 집중해 맡고 있다”라며 “부위별 질환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임상 경험, 줄기세포 기술까지 더해져 독보적인 역량을 자랑한다”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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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와우로 소리 들어…사랑의 달팽이, “다시 한번 말해줄래요?” 개최

    22일 청각장애인 후원단체 (사)사랑의 달팽이(회장 김민자)가 “다시 한번 말해줄래요?” 콘셉트로 삼성동 코엑스 콘퍼런스홀에서 콘서트를 개최했다. “다시 한번 말해줄래요?”라는 청각 장애인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이번 행사는 사랑의 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과 소울싱어즈, 가수 이적·이석훈, 배우 유인나, 뮤지컬 배우 배다해 등이 함께 참여했다.이적은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시엠송인 부라보콘에 참여한 수익금을 사랑의 달팽이에 기부하고,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청각 장애인에게 보컬 트레이닝을 해주는 프로젝트를 기획한 바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청각 장애인 6인으로 구성된 그룹 ‘소울싱어즈’는 이번 행사에서 이적과 함께 협업곡을 발표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유인나는 청각 장애인 수기 공모전 대상작을 낭독했다. 유명 작가의 삽화를 배경으로 볼거리가 풍부한 공연이었다는 평이다. 배다해는 사랑의 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과 함께 ‘아름다운 나라’를 불렀다. 특유의 부드럽고 섬세한 목소리로 부른 넬라 판타지아는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을 감동하게 했다. 이석훈은 따뜻한 마음과 응원의 목소리로 행사에 힘을 더해 줬다.사랑의 달팽이는 베트남 참전 60주년을 맞아 참전 유공자 보청기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행사장에는 히스토리 월과 포토 부스, 각종 기념품 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 방문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한편 난청은 치매와 연관이 깊어 방치해서는 안 되는 질환이다. 경도 난청이 생기면 보청기로 재활이 가능하지만 고심도 난청은 인공와우 수술로 재활해야 한다. 인공와우는 수술을 통해 달팽이관에 삽입되는 임플란트와 외부 소리를 전달하는 어음 처리기로 구성돼 있다. 임플란트 전극이 달팽이관의 청신경을 자극해 내이의 자연적인 청각 기능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고심도 난청인도 또렷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다.사랑의 달팽이는 일반인에게 생소한 인공와우에 대한 인지도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경제적 소외 계층을 위해 인공와우 수술과 언어 치료를 지원해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복지 단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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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랫배가 더부룩… 젊다고 방심 금물 [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난소암은 난소, 난관, 복막에서 기원하는 암을 말한다. 약 90%를 차지하는 ‘상피성 난소암’과 약 10%를 차지하는 ‘비상피성 난소암’으로 나뉜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지만 진행되면 복수로 인한 복부팽만감이 느껴질 수 있다. 특히 폐로 전이되면 호흡 곤란이 발생할 수 있다. 상피성 난소암을 기준으로 주요 원인은 배란 횟수 증가, 유전적 소인, 고령 등이 있다. 배란 횟수를 감소시키는 임신, 모유 수유, 경구피임제 투약이 상피성 난소암 발병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BRCA 1·2 변이를 가진 여성은 난소암 유병률이 10∼46%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연구에서 55∼75세 사이에서 신규 발생 난소암의 45%가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반면 비상피성 난소암은 젊은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난소암을 진단하려면 유전적 요인을 확인하고 골반 초음파, 복부 영상 검사, 종양표지자 검사(CA-125, HE4) 등을 시행한다. 난소암이 의심되면 수술을 통한 조직 검사로 확진한다. 난소암 치료는 수술, 항암화학요법, 면역학적 치료, 표적 치료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다. 수술은 복강을 완전히 개복해 병변을 모두 제거한다. 환자 상태와 병기에 따라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과 유전적 검사를 통한 표적 치료 시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암이 이미 많이 진행됐다면 난소암 확진을 위한 수술 진행 후 선행 항암화학요법을 통해 병변 크기를 줄인 다음, 수술과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해 볼 수 있다. 김정철 순천향대 부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암은 최근 맞춤형 치료가 재발률과 사망률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라며 “특히 BRCA 변이에 따른 약제 선택이 난소암 환자의 재발과 사망률을 줄여줄 수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으며 재발 후에도 환자 상태나 재발 특성에 따른 다양한 치료 방법이 강구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난소암 예방법은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 없지만 유전적 고위험군 환자는 양측 난소 난관 절제술도 고려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질 초음파, 종양표지자 등 난소암 검진이 난소암의 사망률이나 생존율을 개선하지는 못한다는 보고가 있어 유전적 돌연변이 보유자가 아닌 이상 난소암을 찾기 위해 잦은 검진을 받는 것은 권고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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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근무 경험, 시야 확장돼 글로벌 역량 강화에 큰 도움” [만나러 갑니다]

    로슈진단은 임직원에게 해외 근무 경험을 제공하는 EDO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은 국가를 초월한 다양한 환경에서 직무 경험을 쌓고 각 나라의 문화도 체험하면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EDO 프로그램은 2015년 시작돼 올해 10년째를 맞았다. 그동안 20여 명의 임직원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과거 스위스에서 EDO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 한국로슈진단 진단검사사업부 조성호 전무와 현재 EDO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일본 로슈진단 당뇨 관리사업부 홍승연 리드, 한국로슈진단 재무팀의 데이비드 호프만(David Hoffmann) 사원을 만났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조성호 전무 “로슈에서 약 23년간 근무했다. 로슈진단 내 3개 사업부를 거쳐 지금은 진단검사사업부와 현장 검사사업부 총괄 본부장을 맡고 있다. EDO를 통해 2018년에 싱가포르, 2023년에는 로슈그룹 본사가 있는 스위스에서 각각 3개월씩 파견 근무했다.” 홍승연 리드 “당뇨 관리사업부에서 당뇨병 관련 솔루션 브랜딩을 위한 캠페인 운영, 환자 소통을 위한 디지털 채널 운영,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한 마케팅 활동을 담당한다. 4월 말부터 일본 로슈진단 팀과 함께 EDO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데이비드 호프만 사원 “독일 만하임에서 왔다. 한국에 온 지는 두 달째다. 현재 로슈진단 산학 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학업을 병행하면서 로슈에서 3년째 근무하며 다섯 번째 학기를 보내고 있다. 이달까지 한국에 머무를 예정으로 한국로슈진단 내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고 있다. 기업 문화와 업무 환경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한국 문화에 적응하고 배워 나가고 있다.” ―EDO 프로그램 참여 경험은 어떠했나? 조 전무 “2018년 근무한 싱가포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16개 국가를 총괄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속한 지역 조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시간이었다. 작년 스위스 본사 근무는 본사 차원의 글로벌 마케팅과 전략적 사고에 기반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EDO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현지에서 생활하며 업무적인 경험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의 문화를 직접 접하고 견문을 넓힐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홍 리드 “브랜딩과 디지털 마케팅 경험을 토대로 일본 로슈진단의 디지털 의사소통 전략 수립과 운영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인사이트를 나누고 있다. 어린 자녀를 둔 워킹맘으로 해외에 길게 체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일정에 따라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온라인 화상 미팅을 병행하는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 일본에 머무르는 동안에는 대면 워크숍과 미팅을 종일 진행하고 최대한 많은 직원과 만나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후 한국에 돌아오면 워크숍과 미팅을 통해 각자 분담했던 과제를 조사하고 온라인상에서 화상으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호프만 사원 “로슈진단의 ‘Corporate Student’ 프로그램 덕분에 학생 신분이지만 기업 내에서 실무 경험을 쌓아 가고 있다.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바탕으로 모국인 독일에서부터 스위스를 거쳐 지금은 한국로슈진단에서 근무하고 있다. 로슈진단은 프로그램 진행 전반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이를 통해 미래 경력을 주도적으로 탐색하고 개발해 나가도록 장려하고 있다.” ―EDO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조 전무 “첫 EDO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해외 근무 경험이 없었다. 당시 업무를 총괄하던 사장이 EDO를 통해 여러 국가의 담당자와 직접 소통하며 글로벌 의사소통 방식을 습득해보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서 참여하게 됐다. 이후 리더 그룹의 일원이자 한 사업부를 총괄하는 사람으로 본사와 해외 지역본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글로벌 네트워킹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로슈그룹 본사가 있는 스위스에서 두 번째 EDO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다. 로슈진단 글로벌은 한국을 매우 중요한 시장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두 번의 EDO를 진행하며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는 지금까지 실제 개인 업무뿐만 아니라 한국로슈진단과 본사 간 긴밀한 소통에 이바지하는 등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아이를 둔 워킹맘으로서 EDO 프로그램 참여를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시도할 수 있었던 배경은? 홍 리드 “개인적으로 EDO는 꼭 참여하고 싶었던 프로그램이었다. 둘째 아이가 많이 어려 몇 달간 해외에서 근무하려면 가족과 많은 조율이 필요했다. 하지만 일본 로슈진단으로부터 제안받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선뜻 수락했다. 업무 시간대가 비고정적인 남편의 근무 특성상 일정 조율이 쉽지 않아 아이들의 육아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지만 가족과 조율하며 EDO를 위한 준비 단계를 하나씩 밟아나갔다. 일본 로슈진단의 EDO 제안에 회신하면서 워킹맘이라는 점을 굳이 밝히지 않았는데 논의 과정에서 이를 알게 된 일본팀에서 오히려 먼저 아이 돌봄 서비스 등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아봐 줬다. 결국 양국을 오가는 형식의 새로운 업무 형태를 제안받아 EDO를 시작하게 됐다. 회사 차원에서 나의 상황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상황을 조율하고 참여를 장려해줘 굉장히 감사했다. 한국에서의 업무에 더해 일본의 프로젝트를 추가로 진행하는 것이라 부담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참여를 결정한 것은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독일은 여러 기업이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기업이 아닌 로슈진단의 EDO 프로그램에 지원한 계기가 무엇인가? 호프만 사원 “독일 내 수많은 기업에서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지만 그중 로슈진단을 선택한 배경에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매우 조화로운 기업 문화가 있다.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성과 일치하기에 나에게는 중요한 선택 요소였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로슈진단의 산학 연계 프로그램이 매우 인기가 있어서 참여를 위해서는 3회의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로슈진단에서 업무 경험을 쌓고 싶은 의지가 컸으며 오히려 높은 역량의 지원자를 뽑고 있다는 점에서 로슈진단에 대한 신뢰가 더 커졌다. 또한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은 자신의 학업 관심사 우선순위에 따라 관련 분야의 지식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평소 기술 분야에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의 발전 수준이 높고 변화가 빠른 한국을 경험할 수 있어 기쁘다. 한국에서의 EDO 프로그램이 끝나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EDO에 참여할 계획이며 이후 로슈진단에서 경력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해외 근무 환경이 한국과 사뭇 다를 것 같은데 차이점은? 조 전무 “싱가포르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는 APAC 내 16개국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에 약 10개국 출신의 다양한 국적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대부분의 직원이 모국어가 각기 달라 언어적인 장벽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보다도 업무적인 사고방식이 조금 달랐다. 한국은 우리나라 고객을 위한 고민을 주로 많이 했다면 싱가포르 APAC 지역본부에 속한 직원들은 전체적인 APAC 시장을 고려한 고민을 더 많이 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전 세계 150개국의 비즈니스 환경을 총괄하는 본사 글로벌 조직은 더욱 넓은 시각에서 사고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홍 리드 “일본과는 문화적 차이가 있을 거라고 예상해서 어떻게 소통하고 의견을 내야 할지 고민이 있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이 영어로 대화하며 언어 장벽으로 인한 오해가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하지만 영어로 대화가 어려운 직원과는 번역 앱을 활용하는 방법을 통해 미팅을 진행했다. 미팅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졌던 때도 있었지만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업무를 진행할 수 있어 특별히 불편하거나 다르다고 느낀 것은 없었다.” 호프만 사원 “외국인으로서 한국에서의 생활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도착한 지 이튿날부터 많은 사람이 도움을 줘 적응이 매우 수월했다. 한국 음식도 좋아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한국 문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 업무적인 부분에서는 한국 직원들의 속도가 매우 빨라 효율적인 일 처리에 대해 배우는 등 실제 업무에도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독일은 주로 계획이 업무의 중심을 차지하는 반면 한국로슈진단에서는 실행이 우선시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EDO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후 어떠한 업무적 또는 개인적인 역량 성장이 있었나? 구체적으로 업무에 도움이 됐거나 인상 깊었던 점이 있다면? 조 전무 “EDO 프로그램에 두 번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글로벌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확장할 수 있었던 덕분에 의사소통에 임하는 자세나 방식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 이전에는 본사 또는 해외 담당자의 방한 소식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지금은 EDO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친한 동료가 한국에 오게 되면 먼저 연락해 안부를 묻기도 하고 대화를 나누며 각자 담당하는 시장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나누기도 한다.” 홍 리드 “일본팀에 디지털 의사소통 전략 수립과 운영을 위한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었고 해외 네트워킹 경험과 일본 현지 사업부의 비즈니스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국내 많은 헬스케어 기업이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해외 직무 교환 프로그램 도입을 고민하는 국내 기업에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조 전무 “로슈진단과 같은 다국적 기업은 전 세계 여러 국가에 본사와 지역 본부가 위치해 해외 직무 교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가 수월하지만 국내 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를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로슈진단은 EDO 외에도 국내 다른 부서에서의 직무를 경험할 수 있는 IDO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영업 담당자가 마케팅 업무에 참여하거나 마케팅 담당자가 인사 경영 지원팀에 합류하는 등 본인의 업무와 전혀 다른 영역의 업무를 경험해 보면서 적성을 탐색하고 사고를 확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 역시 이러한 내부 직무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의 경험 확장을 지원할 수 있다. 직무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직원은 업무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원활한 운영을 위해 리더 그룹의 유연한 업무 대응과 참여 독려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진출하고자 하는 나라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현지 시장에 우리 기업을 이해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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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발 굵기로 탈모 진단… 막을 순 없지만 늦출 순 있어”

    탈모 인구 1000만 시대, 탈모 관리에 관한 관심이 높다. 머리카락은 정상적으로 하루에 50∼70개 정도 빠진다. 하지만 자고 나서나 머리를 감을 때 머리카락이 100개를 넘어 과도하게 빠진다면 탈모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최근 탈모를 고민하는 2030세대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원종현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를 만나 탈모의 원인과 치료 방법, 예방법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탈모의 원인은? “유전적 원인과 남성호르몬인 안드로젠이 중요한 탈모 인자로 생각되고 있다. 여성 탈모 중 일부도 남성 탈모와 같은 경로로 일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그 양상은 차이가 있다. 남성 탈모는 대머리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서 20대나 30대에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면서 발생한다.” ―탈모의 모양도 사람마다 다른 것 같은데…. “대개 이마와 머리털의 경계선이 뒤로 밀리면서 양측 측두부로 M자 모양으로 이마가 넓어진다. 머리 정수리 부위에도 탈모가 서서히 진행된다. 남성형 탈모는 7단계로 나뉘는데 1단계가 헤어라인이 살짝 올라간 정도라면 7단계는 뒷머리만 남는 정도를 말한다. 7단계 정도면 치료를 포기하고 삭발하거나 가발을 쓰는 사람이 많다. 여성 탈모는 남성 탈모와 비교해 이마 위의 모발 선이 유지되면서 머리 중심부의 모발이 가늘어지고 머리숱이 적어지는 특징을 가진다. 탈모의 정도가 약해서 남성 탈모처럼 이마가 벗겨지고 완전한 대머리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원형탈모는 어떤가? “원형탈모증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생각하고 있다. 내분비질환, 영양 결핍, 약물 사용, 출산, 발열, 수술 등 심한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 후 발생하는 일시적인 탈모다. 모발의 일부가 생장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탈락해 발생한다. 원형탈모증은 다양한 크기의 원형 또는 타원형의 탈모반(모발이 소실돼 점처럼 보이는 것)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머리에 발생하는데 드물게 수염, 눈썹이나 속눈썹에도 생길 수 있다. 증상 부위가 확대되면서 큰 탈모반이 형성되기도 한다. 원형탈모를 일으키는 원인이 사라지면 정상으로 회복된다.” ―탈모 진단은 어떻게 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모발의 굵기를 보는 것이다. 정수리 부위에 가늘어진 모발이 있는지 굵거나 가는 모발이 다양하게 보이는지를 확인한다.” ―탈모 치료는 어떻게 하나? “바르는 약, 먹는 약, 모발 이식술 등이 있다. 원형탈모증 치료는 스테로이드제제, 면역요법 등이 이용된다. 원형탈모증은 원인이 제거되면 모발이 회복되므로 원인을 확인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 탈모 치료는 남성 탈모보다 좀 어려운 편이다. 특히 가임기 여성은 경구 약제 복용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남성 탈모의 경구 약제는 태아의 기형을 유발하기 때문에 주로 폐경기 이후 여성이 복용할 수 있다. 여성 탈모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제는 바르는 미녹시딜 제제로 1일 2회 6개월 이상 사용하면 30% 이상에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탈모 치료는 경구용 약물이 대표적인데 어떤 치료제들이 있나?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과 경구제인 피나스테라이드, 두타스테라이드가 있다. 경구제는 5알파-환원효소를 저해하는 남성호르몬 억제제의 일종이다. 남성형 탈모는 남성호르몬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특히 다이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라는 남성호르몬이 원인 물질로 알려져 있다. 탈모 유전자를 가진 경우 모낭이 DHT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점점 약해지다가 사라지게 된다. 피나스테라이드나 두타스테라이드와 같은 남성호르몬 억제제를 6개월 동안 꾸준히 복용하면 탈모 환자의 90%에서 효과를 본다. 이 경우 머리카락 수가 최대 20%, 평균 15% 정도 늘어난다. 증세가 좋아졌다고 약을 끊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이 경우 탈모가 다시 진행된다. 임의로 약을 끊어서는 안 된다.” ―탈모에 경구용 약물치료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는데 부작용 우려는? “경구용 약물은 안전한 약으로 알려졌지만 남성호르몬 대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탈모약 복용이 꺼려진다면 스프레이 제형의 피나스테라이드 탈모약을 사용해 볼 수 있다. 최근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등장한 스프레이형은 탈모 부위 두피에 직접 분무하는 국소 치료 방식이다. 복용하는 것에 비해 혈중 약물 농도를 낮춰 성기능 장애 등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치료 효과는 경구용과 동등한 수준이다.” ―탈모 예방과 관리법은 어떤 것들이 있나? “탈모는 유전적인 영향이 크다. 따라서 근본적인 예방법은 없다. 탈모에 도움이 된다는 음식이나 영양제도 시기를 좀 늦출 수는 있을지 몰라도 진행되는 탈모를 막을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영양제가 우리 몸을 좀 더 건강하게 유지해 줄 수는 있어도 없는 장기까지 새로 만들어 줄 수는 없는 것과 같다. 그래도 탈모를 늦추기 위해서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은 중요하다. 탈모를 예방하려면 채소를 많이 먹는 게 좋다. 안토시아닌을 비롯해 채소에 들어 있는 항산화 성분이 탈모를 막는 역할을 한다. 브로콜리, 콩, 깨, 토마토, 카레 등이 이런 음식에 해당한다. 머리카락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구성됐다. 단백질 섭취가 적으면 모발의 품질이 나빠질 수 있다. 음식을 충분히 먹지 않고 다이어트를 할 때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두피 관리도 필요하다. 30대에는 피지가 왕성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매일 2회 정도 머리를 감는다. 하지만 피부가 건조해지는 40대 이후에는 일주일에 4회꼴로 머리를 감고 두피 보습제를 쓰는 게 탈모 예방에 도움을 준다. 두피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들기거나 마사지로 자극을 주는 것도 좋다.” ―최근 탈모로 고민하는 젊은 층도 많다. 당부의 말이 있다면? “탈모가 의심된다면 전문가 상담을 먼저 해보는 것이 좋다. 대개 탈모라고 스스로 느끼면 이것저것 시중에 나와 있는 좋다는 것을 다 해보고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엉뚱한 데 돈을 쓰고 기대한 효과는 못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형탈모도 요즘은 치료제가 있어 치료가 가능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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