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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IS)가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을 차량 폭탄테러로 암살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국왕 방문 직전 범인들을 체포하지 못했다면 김정남에 이어 또 자국에서 고위급 해외인사 암살이 벌어질 뻔했다. 할릿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지난달 26일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을 암살하려던 예멘인 4명, 인도네시아인과 말레이시아인 2명, 국적을 밝히지 않은 동아시아인 1명 등 7명을 체포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 중 2명은 2015년 시리아에서 IS로 투신한 말레이시아인 무함마드 웬디 모하메드 제디와 교신하며 테러를 준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암살 계획은 현지 경찰이 지난달 21~26일 쿠알라룸푸르 인근에서 범인들을 모두 잡아들이면서 무산됐다. 암살은 예멘인 1개 팀, 인도네시아인과 말레이시아인 1개 팀, 동아시아인 1개 팀으로 총 3개 팀이 나눠 맡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암살 작전은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사우디에 적대적인 IS 주도 아래 예멘의 후티 반군 등이 합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체포된 예멘인 4명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 소속으로, 말레이시아에서 가짜 여권과 마약을 판매해왔다. 이들이 잡힌 집에서는 각기 다른 화폐로 6만 달러 상당의 금전이 발견됐다. 사우디는 예멘 내전에서 서방과 함께 정부군을 도와 후티 반군에 폭격을 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인과 말레이시아인 팀은 폭탄테러 계획을 구체적으로 짜는 역할을 맡았다. 인도네시아 출신 범인은 과거 시리아로 입국하려다 터키로 추방됐던 전력이 있다. 동아시아 범인은 2011년부터 학생 비자로 말레이시아에 머물며 현지를 접선지과 피난처로 활용하는 지역 테러단체와 연계된 인물이다. 사우디 국왕이 현지를 방문한 지난달 26일 당일까지 체포 작전을 편 바카르 경찰청장은 “아슬아슬하게 때를 맞췄다”고 말했다. 살만 국왕은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떠났고 9일까지 발리에서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대를 맞아 유럽연합(EU) 내부에서 자체 핵 억제력을 보유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 폴란드 등 일부 EU 국가에서는 미국의 핵우산 대신 프랑스 핵무기를 EU가 공동 활용하는 ‘EU 핵무기 프로그램’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EU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친러시아 행보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홀대에 대응해 자체 핵 억제력을 보유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미국이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등 주요 동맹국에 핵탄두 수십 개를 배치해 제공하는 핵우산이 없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트럼프 시대에 미국과 러시아가 가까워지면 EU가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자체 핵 억제력 보유의 주요 근거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 여파로 반핵 정서가 강한 독일에서도 EU 핵무기 프로그램이 공론화되고 있다. 로데리히 키제베터 기독민주당 외교정책 분야 대변인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프랑스 핵무기를 EU 전체를 위한 핵무기로 삼고 독일이 핵 프로그램 운영 자금을 대는 방안이 거론된다”고 말했다. 핵무기 최종 사용 결정권은 창설 논의 중인 EU 연합사령부가 갖고, EU 국가 곳곳에 프랑스 핵무기를 배치하자는 것이다. EU의 자체 핵 억제력 보유가 현실화되려면 숱한 장벽을 넘어야 해 당장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일단 프랑스가 자국의 무기와 최종 통제권을 EU에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자체 핵우산 논의가 확산되면 자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미국이 유럽에서 아예 발을 빼게 할 명분을 제공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EU는 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외교·국방장관 회의에서 영외 지역의 비(非)전투 군사 활동을 총괄하는 통합지휘부(MPCC) 창설을 승인하며 EU 통합군 수립에 한걸음 다가섰다. 그동안 EU 군사 통합을 반대해온 영국이 EU 탈퇴 의사를 밝히면서 프랑스 독일 주도로 군사 통합 논의가 한층 진전되고 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독일은 민주주의가 뭔지 모른다. 나치 시대와 다를 바 없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사진)은 5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개헌 찬성 집회에서 독일을 나치에 비유하며 이렇게 독설을 쏟아냈다. 터키 정부가 다음 달 16일 치를 대통령제로의 개헌 국민투표를 앞두고 장관들을 동원해 독일 거주 150만 터키인 유권자에게 찬성 독려 유세를 벌이려 했는데 독일이 이를 불허한 데 따른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나치 시대가 과거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터키가 지난달 말 독일 신문 디벨트의 터키 특파원 데니즈 위젤을 테러 선전 혐의로 구속한 이후 양국은 극한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터키와 독일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이고, 독일은 유럽연합(EU) 중 터키의 최대 교역국이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달 2일 정상회담을 한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독일 일각에서는 단교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에르도안의 발언에 대해 하이코 마스 독일 법무장관은 “어처구니없고 괴이하다”며 “독일을 자극하기 위한 고의”라고 반박했다. 집권여당인 기독민주당의 율리아 클뢰크너 부대표는 “에르도안이 원하는 걸 못 가졌을 때 고집불통의 어린이처럼 군다”고 비판했다. 터키가 독일의 아픈 과거인 나치까지 들먹이며 비난 강도를 높이는 건 그만큼 이번 개헌 국민투표에 정권의 운명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번 개헌안은 의원내각제를 대통령제로 바꾸고 장관·법관 임명권과 국회 해산권, 예산 편성권 등 막강한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결된다면 독재자라는 국내외 비판 여론에 시달려 온 에르도안의 통치 정당성이 취약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독일을 외부의 적으로 상정해 국내 결집력을 강화하려는 선거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터키는 장관들을 독일로 보내 교민을 상대로 연설을 계획할 만큼 이번 개헌안 통과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양국 관계 악화로 여의치 않은 처지다. 2일 독일 가게나우에서 예정된 터키인의 대규모 개헌 찬성 집회에서 베키르 보즈다으 터키 법무장관이 참석해 연설할 계획이었지만, 가게나우 당국이 장소가 협소하다며 집회를 불허하면서 무산됐다. 쾰른 당국도 당초 터키 법무·외교장관의 연설이 예정된 집회를 안전상의 이유로 취소시켰다. 잇따른 불허에 니하트 제이베크지 터키 경제장관은 5일 쾰른의 호텔에서 열린 정의개발당(AKP) 지지자 모임에서 300여 명을 상대로 연설하는 궁여지책을 쓰기도 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웨스턴민스터 체제를 표방하는 영국연방국가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역시 영국처럼 예비 내각, 즉 섀도 캐비닛 제도를 두고 있다. 다당제 체제인 이들 국가 의회에선 제1야당의 예비 내각이 정부 각료에 대응하는 국회의 공식 예비 내각이지만 제3, 4당도 자체적으로 예비 내각을 꾸려 집권에 대비하고 있다. ‘캐나다의 버락 오바마’라 불리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46)는 2015년 10월 19일 총선에서 대승하며 하원 의석 34석에 불과했던 제3당 자유당을 184석의 수권정당으로 끌어올렸다. 전체 의석(338석)의 절반을 거뜬히 넘겨 다당제에서도 연정 없이 단독 집권에 성공했다. 한국으로 치면 제3당인 국민의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제1당이 된 셈이다. 트뤼도 총리는 당선 16일 만인 그해 11월 4일 취임식에서 장관 30명의 각료 명단을 발표했다. 통상 두 달 동안 활동하는 한국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보다 네 배 빠르게 정권을 인계받아 내각을 구성했는데도 구설수 없이 호평이 잇따랐다. 당시 의회 공식 예비 내각은 제1야당이던 신민주당이 맡고 있었지만, 제3당이던 자유당도 자체 예비 내각을 꾸려 정부의 ‘비평가(critics)’ 역할을 꾸준히 해 온 덕이다. 자유당 예비 내각 구성원 중 10명이 초대 장관에 임명됐다. 캐나다 의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정당마다 30개 부처 101개 분야에 대응하는 ‘야당 비평가’를 두어 비판과 대안 제시를 제도화하고 있다. 법무부 업무는 일반 사법, 성소수자, 인권 등 3개 분야로 나뉘어 있다. 각 정당은 분야마다 의원들을 야당 비평가로 지정해 정부와 계속 토론하는데, ‘우리 당이라면 이렇게 하겠다’라는 식의 대안을 반드시 제시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방지하고 있다. 호주의 제1야당인 노동당은 의원 투표를 통해 예비 내각을 선발한다. 의원들이 예비 내각을 선출하면 당수가 부처별 장관직을 할당해주는 식이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얼마 전 이집트 카이로 정부종합청사에 비자 연장을 신청하러 갔을 때였다. 이곳의 비자센터는 접수조차 쉽지 않고 일처리도 느리기로 악명이 높다. 비자를 안전하게 신청하려면 오전 9시 전에 가야 하고, 오전 11시를 넘기면 접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외국인을 위한 비자센터인데도 영어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여름 부임했을 때 비자 발급에 한 달 넘게 걸렸던 악몽이 떠올라 이번엔 가까운 이집트 지인에게 동행을 부탁했다. 이집트 외교관 비서 출신인 그는 “이집트에서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여주겠다”며 기자를 청사로 안내했다. 2층에 있는 비자센터 대신 엘리베이터를 타고 고층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 14층짜리 청사에 2만 명 넘게 일하는데, 중앙홀 엘리베이터는 5개뿐이고 그나마 2개는 고장 나 있었다. 잔뜩 늘어선 줄 맨 뒤에 서자 그는 기자의 팔목을 잡고 씩 웃더니 뒤편으로 데려갔다. 관료용 엘리베이터 문을 여니 층수 버튼 앞에 안내원이 앉아 있었다. 그가 넉살 좋게 악수하는 척하며 1이집트파운드(약 72원)짜리 동전 3개를 몰래 쥐여주자 엘리베이터가 작동했다. 그렇게 올라간 사무실에서 그는 평소 교분이 있는 관료를 만나 준비해 온 선물을 건네곤 한참 수다를 떨었다. 비자는 다음 날 나왔다. 개발도상국 이집트에 살다 보면 이런 황당한 일을 심심찮게 겪는다. 기자가 거주하는 동네는 중산층이 사는 외국인 밀집지역인데도 밖에 나갈 때마다 개를 조심해야 한다. 자칫 물리면 광견병에 걸리기 일쑤다. 거리 대부분에 신호등이 없어 왕복 8차로 대로도 눈치껏 적당히 차를 피해 건너야 한다. 요즘에야 조금씩 신호등이 생기는데 그마저도 잘 안 지킨다. 최고급 백화점이나 영화관에서도 담배를 피운다. 한국에선 주차장에서 문을 열 때 옆 차를 콕 치기만 해도 언쟁이 붙는다. 이집트에선 다른 차에 들이받혀도 ‘인샬라’(‘신의 뜻’이라는 아랍어)를 외치곤 끝이다. 대부분의 차주들이 자동차보험을 안 들었고 피차 돈이 없어 어차피 수리비도 못 받으니 사고를 내든 당하든 그냥 넘어가는 게 관습처럼 돼 있단다. 그래서 범퍼가 땅에 끌리는데도 평온히 거리를 달리는 차가 많았던 것이다. 기자가 경험한 이집트는 한마디로,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곳이다. 서울에 있을 땐 ‘헬조선’이란 말에 공감했는데, 대한민국이 살기 좋은 나라구나 싶은 생각이 자주 들었다. 택시기사들에게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엄지를 치켜들며 ‘코리아 굿!’이라고 화답할 때면 괜히 흐뭇했다. 특히 히잡 쓴 무슬림 여성들이 한류에 빠져 한국인인 기자에게 먼저 다가와 말을 걸고 같이 사진 찍자고 할 때는 애국심이 샘솟았다. 1970년대 한국과 꼭 닮은 이집트에서 잠시나마 흠뻑 취했던 ‘국뽕’(국가+히로뽕의 합성어로, 과도한 애국심을 말하는 신조어) 기운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목도하면서 희미해져갔다. 국가의 원칙과 시스템이 무너져 내린 최순실 게이트는 이집트 신문에서도 큼직하게 다뤄 망신거리가 됐다. 한국의 30대 또래 사이에서는 “역시 ‘헬조선’ ‘지옥불반도’”라는 자괴감이 만연하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래도 희망을 본다. 역대급 국정 농단 사태에도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중심으로 여전히 헌정과 법치주의는 이어지고 있다. 국민들은 저마다 나라를 위하는 애국심으로 주말에 촛불과 태극기를 들고 유혈 충돌 없는 평화 집회를 만들어냈다. 교민들도 곧 있을 헌재 결정에 승복하는 대한민국을 바라고 있다. 헌재 결정이 내려지는 그날, 이집트 택시기사와 함께 당당하게 “코리아 굿!”을 외치고 싶다. 조동주 카이로 특파원 djc@donga.com}
‘구호물품보다는 현금이 효과적이다.’ 미국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도들이 아프리카 케냐에서 빈민 구호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실험을 5년 동안 수행해 도출한 결론이다. 통상 국제구호단체가 빈민을 도울 때 현금을 직접 주면 술 도박 등으로 탕진할까봐 곡식이나 천막 같은 구호물품을 줘왔는데, 직접 실험해보니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게 빈민의 자력갱생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하버드대와 MIT 경제학도가 주축인 구호단체 ‘기브다이렉틀리(GiveDirectly)’는 2012년부터 아프리카 케냐 서부 키수무 지역에서 빈민에게 직접 현금을 지원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BBC가 1일 소개했다. 신용카드나 휴대전화를 통해 1000달러가량을 여러 차례에 걸쳐 나눠 주고 마음대로 쓰게 해보고 변화 양상을 추적하는 방식이다. 휴대전화는 단체가 제공하는 지원금으로 싸게 살 수 있도록 했다. 구호물품 대신 현금을 받은 빈민들은 목돈이 없어 미뤄왔던 각자의 고충을 해결하고 생계를 개척했다. 에밀리 에이노 오티에노 씨는 1년에 두 번씩 고쳐야 했던 초가지붕 대신 양철지붕을 설치했다. 덕분에 빗물을 모아 급수 문제를 해결했고, 고정적으로 써왔던 지붕 수리 비용으로 옷과 음식을 더 살 수 있었다. 그는 남은 지원금으로 식용유를 대량 구매해 소매상에 파는 작은 사업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빈곤에서 벗어나고 있다. 단체는 현금 직접 지원으로 빈민의 소득과 소비, 저축액과 투자가 동시에 늘었고 식단이 다양해졌다고 밝혔다. 어린이들은 노동에서 벗어나 학교에 갈 수 있게 됐다. 삶의 질이 높아지니 건강에 대한 관심도 늘어 건강검진을 받는 횟수도 늘었다. 에이즈 감염자 증가 폭이 줄어들고, 아이들이 나이에 맞는 키와 몸무게를 가지게 됐다. 단체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금 지원을 받은 지 5년 뒤 연평균 소득이 64∼96% 증가했고, 동등한 조건에서 4년 뒤 현금 수급자의 소득이 미수급자보다 41% 많았다. 신용카드와 모바일을 통해 현금을 직접 지급하다 보니 구호사업 행정 비용도 대거 줄었다. 자선가가 1달러를 기부하면 단체가 쓰는 행정 비용은 0.02달러에 불과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15세 소년 존(가명)은 지난해 잔혹한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을 피해 나이지리아에서 리비아로 향했다.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면 일자리를 구해 가족에게 돈을 보내줄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사하라 사막을 건넜다. 동행했던 또래의 한 아이는 사막에서 죽었다. 마침내 리비아에 도착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그는 불법 입국 혐의로 체포돼 7개월째 구금센터에 갇혀 있다. 유니세프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리비아 난민 인권 실태 보고서 ‘죽음의 여행을 떠나는 아이들’ 속 내용이다. 무장단체가 활개 치는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어린이들은 새 삶을 위해 유럽행 중간 기착지인 리비아로 몰리지만 생지옥에 빠지는 사례가 많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지난해 리비아로 몰려온 난민 25만 명 중 2만3000명이 어린이인데, 대부분 부모 없이 혼자 왔다. 유니세프가 리비아 구금센터 34곳에서 만난 어린이, 여성 난민들은 리비아로 오는 동안 각종 학대를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일부 성범죄자들은 10대 소녀들에게 강제로 피임약을 먹이고 성폭행을 일삼기도 했다. 난민구금센터는 난민들이 ‘닭장’에 비유할 만큼 열악했다. 음식과 물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학대가 일상이라고 난민들은 증언했다. 리비아에서 체포된 나이지리아 9세 소녀 카미스(가명)는 “물과 음식도 없고 매일같이 얻어맞는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범죄조직은 여성들을 노려 ‘유럽으로 가게 해줄 테니 대금 250유로(약 30만 원)는 나중에 취업해서 갚으라’고 현혹해 리비아로 데려간 뒤 인신매매를 일삼는다. 난민이 리비아에 도착하면 각종 명목으로 빚이 5만∼7만 유로로 불어난다. 피해자들은 빚을 갚기 위해 유럽에 매춘부로 팔려 가고 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경제 협력 강화를 위해 한 달 동안 아시아 순방에 나섰다. 중동의 석유 부국답게 수행 인원이 1500명, 비행기 승하차용 전기 에스컬레이터 2대와 S600 벤츠 2대, 할랄 음식 등 수하물만 459t에 이를 만큼 초호화 규모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사진)은 지난달 27일부터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일본, 중국, 몰디브를 거치는 아시아 순방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말레이시아의 정유화학 프로젝트에 7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다양한 경제협력을 위한 순방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예측 불가능해진 미국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대비책으로 아시아를 포섭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사우디 국왕의 아시아 순방에 일본과 중국은 포함됐지만 한국은 빠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3월 사우디를 방문한 적이 있지만, 한국이 탄핵 정국인 현실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일본은 매년 200억 달러어치의 사우디산 석유를 소비할 만큼 사우디와 가까운 경제협력 파트너다. 유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첨단기술 교통 건설 등 다방면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것도 이번 순방의 목적이다. 살만 국왕은 순방 도중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잠시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안전을 수호한 영웅인가, 살인자인가.’ 칼을 휘두르다 총상을 입고 쓰러진 팔레스타인 병사의 머리를 조준 사격해 사살한 혐의로 군 재판에 넘겨진 이스라엘 병장이 징역 1년 6개월에 처해지면서 이스라엘의 국론이 둘로 쪼개졌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이 살인죄에 면죄부를 줬다며 반발하면서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다. 엘로르 아자리아 병장(21)은 21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군사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비(非)고의적 살인죄가 인정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이등병으로 강등됐다. 최대 징역 20년까지 가능하고 군 검찰이 징역 3∼5년을 구형했는데도 이보다 낮은 처벌이 내려지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재판부는 그가 초범이고 고의성이 없었으며 군사 활동 중이었다는 걸 감안해 판결했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가열되고 있다. 아자리아 병장은 지난해 3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헤브론 검문소에서 이스라엘 병사들에게 칼을 휘두르다 총격을 맞고 쓰러진 팔레스타인인 압둘 팟타흐 샤리프(21)를 조준 사격해 사살했다. 이스라엘에선 ‘명백한 살인’이라는 주장과 ‘테러분자를 진압한 정당한 군사 활동’이라는 반론이 대립하면서 이번 판결에 큰 관심이 쏠렸다. 재판부는 그의 비고의적 살인죄를 인정하면서도 형을 대폭 낮추는 절충안을 택했지만 여론은 더욱 갈라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위시한 우파 진영은 아자리아 병장이 이스라엘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테러 분자를 제거한 것이라며 형사처벌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스라엘 진보 진영과 팔레스타인은 이번 판결이 사실상 살인을 부추기는 꼴이며, 과도한 무력 사용에 대한 사법부의 경고가 퇴색됐다고 반발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사건을 두고 공개적으로 아자리아 병장의 무죄를 주장하면서 팔레스타인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비무장 상태인 민간인을 무고하게 죽였다며 종신형을 주장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아자리아 병장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선처를 이끌어내겠다고 약속했다. 이-팔 분쟁이 거세지면서 이란은 팔레스타인 이슈를 중심으로 이슬람권 국가가 일치단결해 이스라엘에 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팔 분쟁에서 이스라엘만 단일국가로 인정하는 ‘한 국가 해법’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한편 수니파 아랍국가와 이스라엘을 포함한 군사연합체인 ‘중동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구상하는 데에 따른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21일 테헤란에서 열린 제6회 팔레스타인 지지를 위한 국제회의 개막 연설에서 “이스라엘은 위험한 악성 종양”이라며 “두 국가 해법을 위협하는 건 용서할 수 없는 잘못”이라고 규탄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날 회의에는 미국이 테러단체로 규정한 하마스와 헤즈볼라, 이슬라믹 지하드의 지도자도 참석했다.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는 “우리 조직은 이스라엘의 핵시설을 타격할 능력이 있다”고 과시하기도 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이 정도면 프로 관종(관심을 받고 싶은 사람)이다.’ 최근 러시아 여성모델 비키 오딘초바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높이 330m짜리 73층 빌딩 옥상 난간에서 남자 조수의 팔에 매달린 채 허공에 떠 있는 사진을 보자 머리를 스친 생각이다. 커피 옆에 벤츠 자동차 키를 올려놓은 사진에 ‘커피 한잔의 여유’라고 적거나, 머리 스타일 바꿨다며 찍은 셀카에 신상 샤넬백을 도드라지게 찍고 ‘오늘 머리 망했다ㅠㅠ’라고 덧붙여 SNS에 올리는 한국식 관종은 애교로 치부하게 만드는 유라시아 대륙발 관종이다. 역시 세계는 넓고 관종은 많다는 건 진리다. 이 러시아 모델은 이 순간을 찍어 SNS에 올려 ‘좋아요’를 따내겠다는 굳은 의지로 두바이 상공에서 죽음의 공포를 이겨냈을 거다. 러시아발 관심종자의 떡밥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매체가 떠들썩하게 다뤘다. 그녀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330만 명까지 불어났고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250만 건을 넘어섰다. 그녀가 인스타그램에 걸어놓은 모델 매니지먼트사 이메일 주소에도 꽤나 많은 연락이 갔을 것이다. 두바이 경찰이 소환 조사해 엄중 경고했지만 이름을 널리 알리는 덴 성공했으니 그녀는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마천루 꼭대기에서 위험천만한 관심 끌기를 하는 러시아 모델은 오딘초바 말고도 여럿 있다. 또 다른 러시아 모델 안젤라 니콜라우는 사진사 남자친구와 함께 상하이, 홍콩, 방콕 등을 누비며 초고층 빌딩 옥상에서 아찔한 사진을 찍는 걸로 유명하다. 인스타그램 대문에는 ‘한계는 없다’라는 거창한 구호를 내걸었지만 사진에 특별한 메시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홍콩 바다 전경이 보이는 건물 옥상 난간에서 비키니를 입고 겨우 발을 지탱하고 있는 사진에는 “나는 18세에 처음 수영을 배웠다. 여러분은 언제 처음 수영을 배웠나요?”라고 묻는다. 상하이 전경이 내다보이는 고층빌딩 꼭대기 난간에서 빨강머리를 휘날리면서 “머리 색깔 바꾸려고 하는데 여러분 생각은 어때요?”라는 식의 허세가 대부분이다. 굳이 초고층 빌딩 꼭대기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러시아 모델들은 거의 다 무명이다. 이름 한 줄과 사진 하나라도 널리 알리면 일거리가 좀 들어오지 않을까 해서 이런 기행을 이어가는 건데, 사진 한 장의 파급효과가 워낙 크다보니 요즘엔 기업에서 이런 기행을 위한 여행을 후원해 홍보용으로 써먹는다. 니콜라우도 러시아 여행보험사의 후원을 받아 상하이 초고층 빌딩 꼭대기에 있는 통신수신탑을 기어 올라가는 동영상을 찍었다.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동영상을 올릴 때 기업 이름 슬쩍 한 번 언급해준다. 여행보험사는 ‘위험한 해외여행’이라는 인식을 대중에 심어줄 수 있으니 서로가 윈-윈인 셈 치는 거다. 위험천만하고 무모한 만용은 절대 따라하지 말아야겠지만, 먹고 살기 힘든 세태가 만들어낸 생계형 관종이라 생각하니 측은하기도 하다. 모델이 이뻐서 그런 건 아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말조심하라. 이란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바람 가세미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공식 논평에서 터키를 향해 이렇게 독설을 쏟아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이 전날 독일 뮌헨 안보회의에서 “이란이 이라크와 시리아에 시아파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종파 정책으로 지역 안보를 불안케 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이란 외교부는 이날 하칸 테킨 주이란 터키 대사를 테헤란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터키 외교장관의 발언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간 휴전 체제의 양축인 이란과 터키가 종파 문제 때문에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해지고 있다. 터키는 이란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분쟁이 종식되면 두 국가를 시아파 국가로 만들려고 과도하게 시아파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차우쇼을루 터키 장관은 “터키는 중동에서의 어떠한 파벌주의에도 반대하며, 이란은 지역 안보를 해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터키는 이라크와 시리아 분쟁이 마무리되면 이란이 이들 국가를 시아파 벨트로 포섭해 터키 사우디 등 수니파 벨트에 대항하는 연합체로 자리 잡을까 우려하고 있다. 시아파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시아파 민병대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고 있다. 이 세력들이 터키군의 시리아 이라크 내 군사 활동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점도 터키가 이란에 강수를 둔 배경으로 꼽힌다. 터키는 시리아 국경에서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를 격퇴한다는 명목으로 지상군을 투입시켰고, 이라크에선 모술 탈환전 등에 동참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이란 외교부는 “불법적이고 정당성 없는 조치로 유혈사태를 야기해 지역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세력이 ‘비난 게임’을 이어가는 데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터키를 비난했다. 이란의 포화에 터키도 즉각 응수했다. 터키 외교부는 같은 날 언론 브리핑에서 “피난처를 찾는 난민을 전장으로 몰아넣는 나라가 다른 국가에 지역 긴장감 고조에 대한 책임을 묻는 걸 이해할 수 없다”며 “다른 나라를 비난하는 대신 지역 정책을 거듭 살피라”고 말했다고 터키 아나톨루통신이 보도했다. 이란과 터키의 설전에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유엔 주도 시리아 평화회담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미국을 제외한 러시아, 터키, 이란 주최로 16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2차 평화회담이 흐지부지 끝났다. 터키는 “아스타나 회담은 정치적 해법의 기본인 제네바 회담의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유엔 주도 회담에 집중하고 있지만, 정부 측 대리인인 이란과의 갈등이 협상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유엔 회담마저 성과가 없다면 최근 곳곳에서 잡음이 흘러나오는 휴전 체제가 한층 불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군 측에선 이란보단 러시아가 입김이 더 강한 만큼 이란과 터키의 외교전이 회담 파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차라리 제발 죽여 달라고 간수에게 애원했습니다.” 시리아 여성 라샤 샤르바지 씨(34)는 19일(현지 시간) 보도된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쌍둥이를 임신한 채 정부가 운영하는 알 메자 감옥에서 보낸 32개월간의 끔찍한 삶에 대해 이렇게 토로했다. 샤르바지 씨는 임신 7개월이던 2014년 5월 22일 이민국으로 여권을 찾으러 가다가 체포돼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감옥에 투옥됐다. 8세, 6세, 5세 자녀들도 함께 감옥으로 끌려갔다. 이들은 파리와 벌레가 득실대는 삶은 감자로 연명하며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지난주 시리아 정부와 반군의 포로 교환 협상으로 32개월 만에 풀려나 가족들과 해후한 샤르바지 씨가 폭로한 시리아의 인권유린 실태는 참혹했다. 샤르바지 씨는 투옥되자마자 반군 성향 정치활동가인 남편 오사마 씨의 소재를 대라는 협박을 받았다.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감옥에서 ‘714번’이라는 죄수 번호로 불렸다. 간수들은 만삭인 그를 군 병원으로 끌고 가 강제로 제왕절개를 시켰다. 그렇게 태어난 쌍둥이 딸은 감옥에서 옷을 받지 못해 넝마를 걸쳤다. 간수들은 두 갓난아기를 창 밖으로 집어던지려는 제스처를 취하며 샤르바지 씨에게 남편의 소재를 대라고 협박했다. 쌍둥이는 모유조차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려 보육원으로 보내졌다. 다른 세 자녀도 겨울이 오자 추위에 떨다가 보육원으로 가야 했다. 샤르바지 씨는 끔찍한 고문 현장도 폭로했다. 케이블선이나 맨손으로 여자 죄수들을 무차별 폭행하고, 얼음물을 끼얹은 뒤 바로 뜨거운 물을 부으며 고통을 줬다. 전기의자에서 고문받다가 죽은 남성도 봤다. 다섯 살 남짓한 어린이를 벽에 세워두고 집단 구타한 뒤 아이가 주저앉으면 또 때려 일으켜 세웠다. 이 감옥 수감자들은 반군 성향 남편의 가족인 여성과 어린이가 대다수인데, 재판조차 받지 못하고 외부 연락도 불가능하다. 정부가 운영하는 감옥에는 현재 1만여 명이 재판 없이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8500명이 여성이며, 이 중 300명은 16세 이하 소녀들로 알려졌다. 인권단체인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인터내셔널)는 내전이 한창이던 2011∼2015년 다마스쿠스 인근 세드나야 군 감옥에서만 1만3000명이 교수형에 처해지고 3만 명이 고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샤르바지 씨는 지난주 정부군과 반군의 포로 교환으로 풀려나 반군 점령지인 알레포 주에서 남편과 다섯 자녀와 해후했다. 감옥에서 낳은 쌍둥이는 훌쩍 자랐지만 엄마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는 “자유의 몸이 됐지만 여전히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며 “전 세계가 시리아의 범죄로 인한 비극을 끝내는 데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휴전으로 잠시 평온을 되찾았던 다마스쿠스 일대는 정부군이 19일 외곽 지역 반군 점령지에 폭격을 가해 16명이 사망하면서 다시 전운이 감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반군은 정부군 지역에 로켓을 최소 3발 발사하며 반격했다. 한편 이라크군은 19일 오전 7시를 기해 이슬람국가(IS)가 점령하고 있는 모술 서부 지역 탈환 작전을 공식 선언하고 진격에 나섰다. IS가 모술을 빼앗기면 이라크에서의 세력이 급격히 쇠퇴할 것으로 전망된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7년째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내전에서 필사의 구조작업으로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던 시리아 민방위대 ‘하얀 헬멧’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에 설 수 있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TY)가 17일 보도했다. 하얀 헬멧의 구조 활동을 그린 영화 ‘하얀 헬멧’은 2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리는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작에 올라있다. 시리아 국적인 이들은 지난달 25일 시상식에 초청받고 한껏 들떴지만 이틀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를 포함한 7개국 출신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좌절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법원이 행정명령을 일시 중지시켜 17일 미국 입국 비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3000여 명으로 구성된 하얀 헬멧은 2011년부터 불거진 시리아 내전 현장을 누비며 폭격에 맞은 건물 잔해를 뚫고 7만8000여 명의 목숨을 구해냈다. 하얀 헬멧을 이끄는 라에드 살레 씨와 조수 겸 영화 촬영기사 칼레드 카티브 씨는 최대한 빨리 미국 땅을 밟을 예정이다. 트럼프가 다음 주에 새로운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미국 입국길이 다시 막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살레 씨는 “우리의 역사를 담은 영화에 나오는 대원 여럿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며 “이번에 우리가 수상해서 하얀 헬멧의 희생이 의미 없는 게 아니었다는 걸 꼭 보여주고 싶다”고 AFP에 말했다. 카티브 씨는 “시상식을 통해 세계가 시리아인의 고통을 본다면 반드시 이를 멈추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얀 헬멧과 함께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오른 ‘내 고향 와타니’의 시리아인 주인공 할라 카밀 씨도 할리우드를 방문한다. 영화는 네 자녀의 엄마인 카밀 씨가 남편이 이슬람국가(IS)에 납치되면서 시리아를 떠나며 겪는 시련을 그렸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대 미국 행정부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유일한 해법으로 견지해 온 ‘두 국가 해법’을 사실상 철회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두 국가와 한 국가 해법을 모두 보고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양측(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좋다는 거면 나도 좋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잇따라 유지해 온 두 국가 해법 대신 이스라엘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한 국가 해법에도 열려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 우익이 지지해 온 방안으로, 이스라엘이라는 단일 국가 아래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 시민권자로 살든가, 투표권 없이 영주권 형식으로 사는 방식이다. 만약 미국이 한 국가 해법을 수용한다면 팔레스타인과 아랍 국가들의 강력한 저항이 예상된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가 미국의 오랜 중동정책을 말 한마디로 바꿨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사전에 팔레스타인 측과 비밀스레 접촉해 이스라엘과의 정상회담 취지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팔레스타인은 정상회담 이후 “두 국가 해법을 여전히 지지한다”는 원론적 반응만 내놓고 공식적으로는 격하게 반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공약에 대한 질문에는 “몹시 정성껏 그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다만 최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 내 정착촌 건설 확대 움직임에 대해선 네타냐후 총리에게 “약간 물러서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은 아랍 동맹국들과 ‘중동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같은 안보 연합체를 만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요르단 등 기존 우방에 이스라엘을 포함시키는 안보 연합체를 만들어 이란의 영향력에 대항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러시아가 미국의 반대에도 신형 지상 발사 순항미사일(크루즈미사일)이 자국 내 배치를 강행하고, 흑해에서 전투기들을 미 구축함에 근접 비행시키는 등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친(親)러 인사들이 다수 포함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대(對)러 제재 완화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와의 내통 혐의로 사퇴한 상황에서 미국의 대러 정책을 떠보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최근 신형 지상 발사 순항미사일인 SSC-8 2개 대대 분량을 극비리에 남동부 기지 등에 배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 보도했다. 러시아가 배치한 새 순항미사일은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대부분을 사거리 안에 둔다. 미국은 1987년 사거리 500∼5500km의 지상 발사 탄도 및 순항미사일의 보유, 실험, 배치를 금지하는 중단거리 핵미사일 폐기조약(IRNFT) 위반이라며 항의했지만 러시아는 배치를 강행했다. 나토는 15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만나는 자리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나토 측은 “유럽 안보를 지키는 핵심 열쇠인 중단거리 핵미사일 폐기조약을 어긴 러시아에 나토 동맹국은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러시아는 조약 위반에 따른 어떠한 군사적 이익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또 흑해와 미국 영해 부근에서도 무력시위를 벌였다. 미 국방부는 14일 복수의 러시아 군용기가 10일 흑해를 순찰 중이던 미 해군 구축함 주위를 근접 비행했다고 밝혔다. CNN은 러시아 대잠초계기 IL-38이 1차례, 전폭기 SU-24가 2차례 미 구축함 포터함을 향해 915m 남짓한 거리까지 접근했다고 전했다. 당시 미군 측은 무선으로 통신을 시도했으나 러시아 측이 응답하지 않았다. 데이비드 퍼거드 미 유럽사령부 대변인은 “잘못된 의사소통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매우 우려할 만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14일에는 러시아 정보수집함 SSV-175가 미 동부 델라웨어 해안에서 113km 떨어진 대서양 공해상에서 포착됐다. 2015년 4월을 마지막으로 미 영해 인근에서 자취를 감췄던 이 함정은 첨단 장비를 통해 미국의 정보 교신 신호를 가로채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러시아의 군사적 강경 행보가 이어지면서 냉전시대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미국 안에서 나오고 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시험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CBS 방송도 “냉전 복귀의 신호”라고 전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김정남의 장남 김한솔(22)은 지난해 프랑스 파리정치대(시앙스포) 르아브르 캠퍼스를 졸업하고 현재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옮겨가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김한솔은 2013년 5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국제학교 유나이티드 월드 칼리지(UWC) 모스타르 분교를 졸업하고 같은 해 8월 프랑스 파리정치대 르아브르 캠퍼스에 입학했다. 파리정치대 르아브르 캠퍼스는 아시아 지역학에 특화된 곳으로, 김한솔은 유럽과 아시아의 정치 경제 사회학 등을 두루 배웠다. 신입생 시절 대학 동창들과 가깝게 지냈지만 파티에 고가의 술을 자주 가져와 일부 학우들이 위화감을 느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정부 당국은 현재 김한솔의 신변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부친이 독살됐고 그 자신도 북한 체제에 비판적인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온 만큼 만일의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김한솔은 고교 시절인 2012년 10월 핀란드 출신의 엘리사베트 렌 전 유엔 사무차장과의 영어 인터뷰에서 삼촌인 김정은을 ‘독재자’라고 불렀다. 권력 투쟁에서 밀린 아버지를 북한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해외를 전전하게 한 삼촌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한솔은 룸메이트가 리비아 출신이라며,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린 2011년 리비아 혁명에 대해 흥미롭게 들었다고도 말했다. 김정은이 자신의 권력을 넘볼 만한 이른바 ‘곁가지’(김일성의 직계 자손 가운데 권력에서 밀려난 인사)들에 대한 피의 숙청에 나선 만큼 다른 김씨 일가들의 미래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벌써부터 김정남의 이복 여동생인 김설송이 구금됐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정은의 친형(고영희의 첫아들) 김정철이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의 신임을 얻고 있는 여동생 김여정 정도가 과거 김정일과 김경희처럼 지낼 가능성이 있다. 독살된 김정남의 이종사촌 이한영 씨(사망 당시 37세)도 1982년 탈북했다가 1997년 한국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살해됐다. 이 씨는 망명 뒤 이례적으로 신분을 공개하고 북한 고위층의 실상을 신랄하게 비판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 윤완준 기자}
이르면 7월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상공에 드론 택시가 날아다닐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 도로교통청은 13일 두바이에서 열린 월드거번먼트서밋에서 중국산인 세계 최초의 무인 드론 택시 ‘이항 184’를 이르면 7월 시험 운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바이 상공에서 100여 차례 비행하며 안전성을 시험 중이며 두바이 항공 당국의 검사도 받았다. 전기로 움직이는 이항 184는 시속 100km로 500m 상공을 30분 동안 날 수 있다. 최대 적재 중량은 100kg으로 한 사람만 탈 수 있다. 운전사 없이 승객이 혼자 탄 뒤 태블릿PC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지정된 착륙장으로 데려다준다. 무선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된 지상의 중앙관제센터에서 모든 드론의 운항을 관할한다. 드론 택시의 안정성이 증명되면 새로운 교통 혁명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드론은 밖으로 뻗은 다리 4개에 각각 2개씩 달린 프로펠러 8개로 움직인다. 수직으로 이착륙해 활주로도 필요 없으며 1∼4시간 충전하면 30분간 날 수 있다. 가격은 대당 2억∼3억 원 선이다. 두바이 당국은 드론 택시가 상용화되면 교통체증이 크게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늘에서 다른 드론과 충돌하지 않도록 긴급 상황에서는 공중에서 이동을 멈출 수 있고, 사막의 극한 기온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두바이는 2030년까지 교통량의 25%를 무인운전 방식으로 채우는 걸 목표로 첨단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이슬람국가(IS)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바그다디(46·사진)가 이라크 국경지대에서 이라크군의 폭격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이라크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이라크 알후라 채널은 13일 바그다디가 9일 이라크 서부 도시 까임 인근에서 이라크 공군의 폭격으로 중상을 입었고, 시리아 내 IS 점령지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바그다디와 함께 있던 다른 IS 지도부도 일부 죽거나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IS가 사령부 공백 상태에 빠졌다는 말이 된다. 미국은 지난해 말 바그다디에게 2500만 달러(약 287억5000만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으나 그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바그다디는 지난해 11월 이라크 모술에서 IS 병사들에게 “신의 적과 싸우라”는 음성 메시지를 발표하며 결사항전을 독려한 바 있다. 바그다디가 죽거나 다쳤다는 보도는 이전에도 여러 번 있었다. 바그다디는 지난해 6월 시리아에서 연합군 폭격으로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후 오디오 육성을 발표하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또 올해 1월 말에는 이라크 북부에서 폭격으로 중상을 당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법인세 부담을 낮춰 해외 다국적 기업들을 붙잡아 두려던 스위스 정부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스위스 정부가 법인세 인하를 골자로 12일 실시한 세제 개편안 국민투표가 반대 59%, 찬성 41%로 부결됐기 때문이다. 이번 세제 개편안은 스위스의 주(州) 개념인 26개 칸톤이 각 지역에 기반을 둔 다국적 기업에 선별적으로 주 법인세 인하 혜택을 부여할 수 있는 권한을 폐지하는 대신 주 법인세율 자체를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럽연합(EU)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칸톤별 세제 특혜 때문에 다국적 기업들이 지주회사만 스위스에 두고 정작 기업 활동은 다른 국가에서 해 EU 회원국의 징세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세제 개혁을 압박했다. 스위스는 2019년까지 새로운 세제를 시행하겠다고 2014년 약속한 뒤 이번 개편안을 준비해 왔다. 다국적 기업에 선별적으로 세제 혜택을 줄 수 없다면 주 법인세 자체를 낮춰서라도 다국적 기업을 붙잡아 두려 했던 것이다. 정부는 다국적 기업이 전체 연방 법인세의 절반을 부담하고 있고 스위스인 15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며, 이들이 떠나면 경제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스위스의 컨설팅업체 BAK 바젤의 2015년 통계에 따르면 다국적 기업은 스위스 경제산출량의 12%를 담당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선 반대 43%, 찬성 40% 정도로 찬반 비율이 엇비슷했지만 실제 투표에선 반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로이터통신은 법안이 통과되면 27억 스위스프랑(약 3조1000억 원)의 세수가 감소해 가구당 1000스위스프랑(약 115만 원)의 추가 납세 부담이 생길 것이라는 야당의 주장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EU와 OECD는 세제 개편안이 부결되면 스위스를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스위스에 지주회사를 둔 다국적 기업에 유럽 각국이 이중과세를 할 수 있다고 압박해 왔다. 윌리 마우러 스위스 재무장관은 표결 직후 “올해 말까지 의회에 새로운 세제 개편안 초안을 제출하는 걸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스위스 제1 야당인 사회민주당은 “세제 개편안 부결은 우파의 오만에 대한 국민의 레드카드”라며 환영했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러시아가 자국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로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국 국가안보국(NSA) 직원의 신병을 넘겨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NBC 방송이 10일 보도했다. 스노든은 2013년 미국 정보 당국의 무차별 감시 프로그램 실태를 폭로한 뒤 러시아에서 살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그를 ‘사형감인 스파이이자 배신자’라고 비난해 왔다. NBC 방송은 익명의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 정보기관 활동을 다룬 미국 정보당국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심을 쓰는 방안 중 하나로 스노든의 미국 송환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유사한 정보가 복수로 수집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에 체류 중인 스노든은 트위터를 통해 “마침내 내가 러시아 정보기관에 절대 협조하지 않았다는 확실한 증거가 나왔다”라고 오히려 반기는 기색이다. 자신이 러시아에 협력했다면 러시아가 미국 인도 방안을 검토했을 리 없다며 결백을 주장하는 취지다. 그는 “그 어떤 나라도 스파이를 거래하지 않는다”라며 “다른 스파이들이 자기가 다음 차례일 거라고 두려워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스노든은 이어 “얼마 전 러시아 정부의 억압적인 ‘빅 브러더 법’을 비판했는데 이젠 위협적인 루머가 나온다”라며 “루머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난 두렵지 않고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빅 브러더 법은 러시아 정부가 지난해 7월 발효한 반테러법(일명 야로바야법)이다. 통신사업자들이 누리꾼들의 사이트 접속과 교신 내용 등을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보관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보기관의 발표가 아니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방송 보도일 뿐”이라며 일축했다. 스노든은 2013년 6월 홍콩에서 러시아를 거쳐 남미로 가려다가 미 당국의 여권 말소 조치로 모스크바 국제공항 환승구역에서 발이 묶인 후 러시아의 거주 허가를 받았다.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