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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보유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재차 밝혔다.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에 따라 지역 경제나 고용에 문제가 생기면 보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16일 취임 100일을 맞는 김 부총리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부동산 투기 억제 대책으로 보유세를 인상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정치권에서 보유세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이해는 되지만 대통령도 100일 기자회견에서 (보유세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여당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 등이 보유세를 인상해야 한다고 잇따라 주장하자 명확히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증세 문제를 주무 부처인 기재부가 아닌 여당이나 청와대가 주도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재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논의를 이끌어갈 것”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내년 예산안에서 올해보다 20% 줄어든 SOC 예산에 대해 김 부총리는 “SOC는 경제를 성장시키는 예산이고 복지 등은 그렇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선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분법적인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SOC 예산이 줄어들어 지역 경제와 지역 고용에 실질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여러 방법을 통해 보완할 것”이라고 했다. 김 부총리는 내년 종교인 과세 시행을 앞두고 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 종교계 인사를 직접 만나고 있다. 그는 “설득하러 찾아뵙는 게 아니라 우려 사항 등을 듣기 위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14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와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를 예방한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털이 ‘클릭’ 수를 높여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용자의 성향에 맞는 뉴스를 주로 노출하고 있다는 국책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회 수만 바라보고 뉴스 편집을 하다 보니 여론의 양극화가 초래되고,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2일 발표한 보고서 ‘포털 뉴스의 정치 성향과 가짜 뉴스 현상에 대한 시사점’에 따르면 인터넷 포털 뉴스섹션의 편집은 진보나 보수 같은 특정 이념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이용자의 정치 성향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털이 이용자의 입맛에 맞는 뉴스를 주로 노출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포털이 배치한 뉴스와 이용자의 정치 성향의 차이가 클수록 조회 수는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사회적인 이슈에 따라서 포털 뉴스섹션에 배치된 기사들의 정치적인 성향은 달라졌다. 2015년 3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는 보수적인 성향의 뉴스가 많았고, 3개월 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터졌을 때에는 진보적인 뉴스 기사로 채워졌다. 보고서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이용자와 포털이 제공하는 뉴스의 정치 성향이 다를 경우 포털 회사의 수익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연구를 진행한 최동욱 KDI 연구위원은 “이용자의 클릭 수를 증가시켜 광고 수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포털의 인센티브 구조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인터넷 포털이 편향성 논란을 불식시키고 수익을 더 높이기 위해 앞으로 더욱 개인화된 뉴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이를 통해 뉴스가 진보나 보수 둘 중 하나로 편중될 수 있고 클릭만을 노리는 가짜 뉴스가 확산되는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 연구위원은 “개인화된 뉴스는 이용자의 입맛에 맞는 뉴스만을 제공하게 되고 여론의 양극화를 강화할 수 있다”며 “양극화된 뉴스 채널은 가짜 뉴스의 범람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네이버는 올 2월 이용자의 뉴스 이용 패턴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 기사 추천 시스템을 모바일 뉴스판에 도입했다. 이용자가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뉴스만 보게 돼 평소의 고정관념과 편견이 더 강화되는 이른바 필터버블(Filter Bubble) 현상이 확산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 / 임현석 기자}

공공기관 A공단의 비서실장 B 씨는 요즘 내부 직원들에게서 “혹시 이사장님이 물러난다는 언질을 하셨느냐”는 질문을 매일 듣는다. 전임 정부에서 임명돼 언론 등에서 ‘곧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직원들이 기관장의 용퇴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를 받은 일부 기관장이 잇달아 사퇴를 요구받거나 실제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공공기관장 인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권 교체에 따른 공공기관장 인사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관장에게 불명예 낙인을 찍으며 쫓아내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국무조정실이 최근 주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기관장 평판조회’를 실시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에 휩싸였다. ○ 산업부, 채용비리 지적받은 기관장 사직 권고 산업통상자원부는 감사원으로부터 채용 비리를 지적받은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 백창현 대한석탄공사 사장, 정용빈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 등 3명의 산하 공공기관장에게 최근 사직을 권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확정된 만큼 해당 기관장에 대한 후속 절차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당 기관장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김정래 사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감사원 감사 결과를 거론하며 비리를 이유로 사임을 요구하면 응하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반면 정용빈 원장은 이날 산업부에 정식으로 사직서를 제출했고, 백창현 사장도 사직 권고를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거취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감사원 측은 이에 대해 “‘채용 감사’ 등은 모두 지난해 말부터 계획된 것으로 기관장 교체를 염두에 두고 진행한 ‘기획 감사’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국조실은 최근 일부 기관 직원들에게 ‘기관장의 평소 업무 태도는 어떤지’ ‘무리한 요구를 하지는 않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판조회에 참여한 한 공공기관 직원은 “평판조회 후 조만간 사장이 어떻게 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조실 관계자는 “정례적으로 해왔던 업무”라고 해명했다.○ 본격화되는 공공기관장 물갈이 공공기관장 물갈이는 이미 본격화됐다. 전임 정부와 정치적으로 긴밀한 인사들 중 상당수가 이미 자진사퇴를 했거나 검찰 수사 등을 받으면서 불명예 퇴진을 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는 공기업 16곳, 준정부기관 15곳, 기타공공기관 10곳 등 총 41개의 공공기관이 있다. 이미 공석이거나 올해 안으로 임기가 끝나는 기관장을 비롯해 전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을 정리하기 위한 수순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산하 14개 공공기관 기관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부 기관장은 1년 넘게 임기가 남았지만 정치적 상황을 감안할 때 잔여 임기와 상관없이 퇴진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교육계에서는 임기가 2년 남아있던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10일자로 사표가 수리됐고, 2015년 9월 취임해 임기 1년이 남았던 김호섭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도 지난달 사임했다. 임기가 내년 4월까지였던 김영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오류에도 불구하고 사퇴를 미루다가 정권 교체 이후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장은 아니지만 배석규 한국케이블방송TV협회 회장도 11일 임기를 5개월가량 남기고 사의를 표명했다. KBS 기자 출신인 배 회장은 2009년부터 6년간 YTN 사장을 지냈다. 물갈이가 진행되면서 공공기관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특히 올 7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이 ‘공공기관 적폐 기관장’으로 지목한 10인의 소속 기관 등 정치적 주목도가 높은 기관들의 불안감이 높다. 양대 노총이 사퇴를 촉구한 기관장의 소속 기관 관계자는 “누가 내려와도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나설 텐데 자칫 직원들이 개혁 대상으로 몰리진 않을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박천오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300개가 넘는 공공기관장 자리의 직무 분석을 통해 전문성이 없어도 되는 자리는 아예 임기를 없애고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해결 방법”이라고 말했다.세종=박희창 기자ramblas@donga.com·편집국 종합}
국내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을 보유한 상위 1%는 평균 7채가량의 주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국세청과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개인 부동산 소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보유 부동산 가격 기준 상위 1%에 속하는 13만9000명이 갖고 있는 주택은 모두 90만6000채였다. 한 명이 평균 6.5채를 갖고 있는 셈이다. 2015년 주택을 단 한 채도 소유하지 않은 가구는 전체 가구의 44.0%였다. 상위 1%가 보유한 주택 수는 9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2007년 상위 1%에 해당하는 11만5000명이 보유한 주택은 37만 채였다. 이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부동산으로 자금이 대거 유입된 데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부동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7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들은 대체로 부동산으로 자산을 불리고 있었다. 응답자들이 보유한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52.2%로 가장 컸다. 한편 ‘땅 부자’들이 갖고 있는 토지 면적은 여의도 넓이의 1000배가 넘었다. 지난해 보유 토지 가격 기준 상위 1%인 8만1000명이 보유한 토지의 면적은 3368km²였다. 이는 여의도 면적(2.9km²)의 1161배에 달하는 규모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문재인 정부가 탈(脫)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원자력발전소를 같은 설비용량의 태양광발전소로 대체하려면 최소 20배 이상의 땅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해 발전원별 필요 면적을 조사한 결과 원전을 짓기 위해선 설비용량 1MW(메가와트)당 평균 745m²의 용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국내에서 가동하거나 건설하고 있는 원전 30기의 면적(해상 면적 포함)과 설비용량의 평균을 산출한 것이다. 반면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데는 1MW당 평균 1만5000m²의 땅이 필요했다. 이는 용량 기준 상위 5개 태양광발전소를 조사한 결과다. 같은 1MW의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태양광발전소가 원전보다 20.1배의 용지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석탄화력발전의 경우 필요 면적은 1MW당 213∼4182m²로 최대 20배가량 편차가 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풍력발전도 용지별로 편차가 커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정부 계획대로 확대하기 위해선 필요한 토지 규모부터 파악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신산업·신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으면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유예해주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도입된다. 또 법에 근거 규정이 없어도 상품을 시장에 내놓을 길이 열린다. 정부는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새 정부 규제개혁 추진 방향’을 확정했다. 보수 정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개혁에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새 정부가 출범 후 처음으로 내놓은 규제개혁 방안이다. 규제 샌드박스는 영국에서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처음으로 시도한 제도다.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모래 놀이터처럼 제한된 환경에서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다. 규제 때문에 시도 자체가 불가능했던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가 시범적으로 시장에 출시될 수 있게 된다. 이련주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은 “올해 안에 법을 개정해 법적 근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사업자가 새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신청하면 심사해 임시로 허가를 내주거나 시범 사업으로 지정해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해줄 방침이다. 법에 기술된 개념과 용어의 정의도 포괄적으로 바뀐다. 영국은 전자화폐 개념을 법에서 폭넓게 정의해 놨기 때문에 업체가 새로운 전자화폐를 내놓으면 이를 빠르게 상품화할 수 있다. 한국에선 전자화폐의 법적 요건이 ‘구입할 수 있는 재화 또는 용역의 범위가 5개 이상’ 등으로 매우 구체적으로 돼 있고, 이런 조건들을 갖추지 못하면 전자화폐 발행이 어려웠다. 정부는 또 분류체계도 유연하게 바꿔 세상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법의 테두리 안에 담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 같은 방법들을 통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빠르게 시장에 출시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김주찬 광운대 행정학과 교수는 “늘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가 생기기 때문에 앞선 정부에서 했던 규제개혁을 이어가면서 부족한 부분은 더 찾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신산업 규제개혁은 기존 규제 틀이 존재하는 산업 분야에선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인식을 갖고 반발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정부의 조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에만 신생아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줄면서 전국이 ‘저출산 쇼크’에 빠졌다. 특히 조선, 자동차, 철강 등 경기 침체에 빠진 제조업 주력 지역의 출산율 저하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 여파로 젊은이들이 아이를 갖길 주저하거나 일자리를 찾아 아예 다른 지역으로 떠나면서 해당 지역 출산율이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침체에 타격받은 출산율 대표적인 곳이 울산이다. 2015년까지만 해도 울산은 출산 증가율이 1.5%로 전국 평균(0.7%)보다 높았지만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이후인 올해는 1∼6월 신생아 수가 전년보다 14.0% 줄었다. 지자체별로 보면 신생아 감소율 전국 2위다. 지난해 울산의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2% 급증한 2만9481명에 달했다. 이는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로, 그만큼 실직한 사람 수가 많았다는 뜻이다. 울산 북구 산업단지에서 만난 중소기업 임원 이모 씨(63)는 “2년 전보다 현대중공업에서 주는 일감이 절반 가까이로 줄면서 젊은 사람 위주로 회사를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출산율 저하는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울산의 대형 산부인과 인근에서 아기사진 전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산모가 줄어드니 일이 줄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촬영 건수가 30% 정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소 구조조정으로 젊은 사람들이 타지로 나가는 게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울산은 조선업 호황기였던 2011∼2014년만 해도 전입 인구가 도시를 빠져나가는 인구보다 많았다. 하지만 2015년에 떠나는 인구가 들어오는 인구를 역전했고, 지난해는 전출 인구가 전입 인구보다 7622명 더 많았다. 이 중 20∼39세가 41%를 차지했다. 2년 전부터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면서 올 들어 출산율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한국판 ‘러스트 벨트’마다 출산 줄어 다른 산업도시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판 ‘러스트 벨트’(미국 중서부의 쇠퇴하는 공업 지역)의 출산 절벽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전북 군산시는 올해 초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잠정폐쇄되면서 일자리가 줄었고, 그 여파가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시에서 태어난 신생아 수는 2104명이었는데 올해는 8월까지 1233명에 그쳤다. 군산시 관계자는 “조선소가 문을 닫으면서 중공업 협력업체 86곳 중 67곳이 폐업했고, 40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며 “출산율이 낮아진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철강업 침체에 시달리는 경북 포항시의 경우 지난해 전출자 2만5000여 명 중 43%가 ‘직업 때문에 이사를 간다’고 주민등록 전출 이유를 써냈다. 포항시 역시 2014년부터 대기업 생산라인이 폐쇄되고 협력업체가 부도를 맞는 등 경기 침체에 시달렸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통상 고용이 혼인으로 연결되고, 혼인이 출산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일자리 늘리기는 저출산 대책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박희창 ramblas@donga.com / 최혜령·박재명 기자}

올해 2분기(4∼6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8위까지 올라섰던 성장률 순위는 18위까지 떨어졌다. 5일 OECD에 따르면 현재까지 집계된 27개 회원국의 2분기 평균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보다 0.2%포인트 상승한 0.7%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전 분기보다 0.5%포인트 떨어진 0.6%였다. 평균 성장률을 밑돌면서 순위는 27개국 중 18위에 그쳤다. 올해 1분기(1∼3월) 한국은 1.1%로 35개국 중 8위에 오른 바 있다. 전 분기보다 성장률이 상승한 국가는 13개국이었고, 한국을 포함한 9개국은 하락했다. 5개국은 변동이 없었다.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핀란드(―0.8%포인트)였고 그 뒤를 포르투갈(―0.6%포인트), 한국 등이 이었다. 한국의 하락 폭이 큰 이유는 1분기에 수출 훈풍과 건설 경기 호황 등으로 예상밖의 깜짝 성적을 거둔 것에 따른 기저효과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의 수출액은 올 6월에도 8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회복세를 이어 왔다. 문제는 하반기 성장률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분야에 대해선 기업의 투자가 위축된 데다 대외 통상 여건도 악화되면서 일부 회복하던 경기가 뒷걸음질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핵실험이라는 위험까지 불거져 올 성장률 3%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연 3%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선 3, 4분기에 각각 0.8%씩 성장해야 한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처음으로 4조 원을 넘어섰다. PC 등을 포함한 전체 온라인 쇼핑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도 62%로 사상 최대를 보였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1년 전보다 35.1% 늘어난 4조68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처음으로 3조 원을 넘어선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1년 만에 다시 1조 원 넘게 증가했다. 관련 통계를 처음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1월(3734억 원)보단 11배가량으로 늘어났다. 손은락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택배가 발달하면서 신선식품까지 모바일로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된 데다 손쉬운 간편 결제까지 확대되면서 모바일 쇼핑이 빠르게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체들이 PC보다 모바일에 각종 할인 혜택이나 마케팅을 집중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온라인 쇼핑에서 모바일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전(53%)보다 9%포인트 상승했다. 모바일 쇼핑의 비중이 높은 상품들은 아동·유아용품(77.5%), 신발(75.8%), 음·식료품(75.6%) 등의 순이었다. 모바일 쇼핑을 포함한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6조5623억 원으로 지난해 7월보다 16.2%(9135억 원) 증가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였던 올해 5월(6조3485억 원)을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거래액이 9000억 원 넘게 늘어난 데는 7, 8월에 이어졌던 호우가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6, 7월 한 달 넘게 장마가 이어지자 제습기, 의류건조기 등이 잘 팔리면서 가전·전자·통신기기의 거래액이 891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0% 넘게 증가했다. 여행·예약 서비스(12.1%)와 서적(27.6%) 등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크게 늘었다. 통계청은 “여름휴가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지난해보다 14.5% 증가했고 대형 영화들이 개봉하면서 영화 예매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2학기 선행학습을 위해 참고서 구입 등이 늘어나면서 서적 거래액도 증가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내년 종교인 과세 시행을 위해 세무서마다 전담 직원을 두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보유세 인상에 대해선 “아직 그 단계까지는 아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김 부총리는 3일 언론 인터뷰에서 “종교인은 한 번도 소득세를 신고해본 적이 없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무서마다 전담 직원을 두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종교인 과세를 시행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모든 준비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새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종교인 과세 시행을 2년 미루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에 따라 종교인 과세 시행 시기가 또다시 미뤄지는 게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8·2부동산대책의 주요 후속 조치로 거론되는 부동산 보유세 인상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부총리는 “보유세는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쳐 일부 지역의 시장 과열 현상에 대응하기 어렵고, 보유 자체에 과세하기 때문에 소득이 없는 경우 납부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달 2일 이전에 주택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되면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받을 수 있는 ‘2년 이상 거주’ 요건 적용을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북한이 3일 6차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당분간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휴일에 사건이 터져 아직은 그 파장이 금융시장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역대 최대 규모의 핵실험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한국 경제가 받을 충격도 클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정부는 휴일에도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시장 점검에 나섰다. ○ 과거 핵실험보다 시장 충격 클 듯 북한 리스크는 오래전부터 대표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정작 실제 증시에 미치는 여파는 크지 않았다. 과거 5차례 핵실험 때도 3거래일 이내에는 모두 증시 하락세가 멈췄다. 그동안의 학습효과를 통해 북한 리스크가 경제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투자자들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미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북한이 대규모 핵실험을 단행한 만큼 이번 리스크는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란 우려가 높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부정적인 시각으로 한미 공조에 균열이 우려되는 점도 시장에 큰 부담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그동안은 학습효과로 북한이 뭘 하든 무덤덤하게 반응하던 투자자들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선언 이후에는 민감해졌다”며 “이번 리스크는 과거보다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시장의 부정적 영향은 당장 주초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 및 채권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다시 ‘셀 코리아’에 나서고 이는 외환시장의 원화 약세를 부채질할 우려가 크다.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가는 1조8752억 원어치의 한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해외시장에서 평가하는 국가부도 리스크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북한 핵실험은 지난달 9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국내 증시에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9일 북한이 일본의 영공을 가로질러 탄도미사일 실험 발사체를 쐈을 때도 코스피는 2,330대 초반까지 밀려났다. ○ 기재부-산업부, 휴일에 긴급회의 소집 기획재정부는 일요일인 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열었다. 지금까지는 휴일에 북한 관련 악재가 터질 경우 통상 다음 날 새벽 금융시장이 열리기 직전에 회의를 열었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휴일에 회의를 소집했다. 도발의 강도나 충격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을 정부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김 부총리는 “앞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엄중한 상황인 만큼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백운규 장관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북한 핵실험 이후 수출, 통상, 에너지 등의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실물경제 비상대책본부를 통해 실물경제 상황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시장이 문을 열기 전인 4일 오전 8시에는 김 부총리와 금융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등이 참석하는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시장 동향 및 대응 방안을 점검한다. 한국은행도 이날 아침 윤면식 부총재 주재로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열 예정이다.신민기 minki@donga.com / 세종=박희창 기자}
북한이 3일 6차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당분간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휴일에 사건이 터져서 아직은 그 파장이 금융시장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역대 최대 규모의 핵실험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한국 경제가 받을 충격도 클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정부는 휴일에도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시장 점검에 나섰다. ● 과거 핵실험보다 시장 충격 클 듯 북한 리스크는 오래 전부터 대표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정작 실제 증시에 미치는 여파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과거 5차례 핵실험 때도 3거래일 이내에는 모두 증시 하락세를 끊어냈다. 그동안의 학습효과를 통해 북한 리스크가 경제 펀더멘탈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투자자들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미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북한이 대규모 핵실험을 단행한 만큼 이번 리스크는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란 우려가 높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부정적인 시각으로 한미 공조에 균열이 우려되는 점도 시장에 큰 부담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그동안은 학습효과로 북한이 뭘 하든 무덤덤하게 반응하던 투자자들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선언 이후에는 민감해졌다”며 “이번 리스크는 과거보다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시장의 부정적 영향은 당장 주초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주식 및 채권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셀 코리아’에 나서고 이는 외환시장의 원화 약세를 부채질할 우려가 크다.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조8752억 원어치 한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해외시장에서 평가하는 국가부도 리스크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북한 핵실험은 지난달 9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국내 증시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북한이 일본의 영공을 가로질러 탄도미사일 실험 발사체를 쐈을 때도 코스피는 2,330대 초반까지 밀려났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금융시장실 주식팀장은 “이번 핵실험 규모가 큰 데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금융시장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기재부, 휴일에 긴급회의 소집 기획재정부는 일요일인 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주재로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열었다. 지금까지는 휴일에 북한 관련 악재가 터질 경우 통상 다음달 새벽 금융시장이 열리기 직전에 회의를 열었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휴일에 회의를 소집했다. 그만큼 도발의 강도나 충격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을 정부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상황이 엄중한 만큼 긴급회의를 열어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4일 오전 윤면식 부총재 주재로 북한 핵 실험과 관련해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열 예정이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ramblas@donga.com}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를 사상 처음으로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사회가 이미 노인이 더 많은 나라가 된 것이다. 특히 열 집 중 한 집은 65세가 넘은 노인들만 사는 가구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인구 증가율이 0.4%에 그치는 등 저출산 고령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달라지는 인구 구조에 맞춘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실이 된 고령화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6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677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0만6000명(3.1%) 증가했다. 반면 14세 이하 인구는 13만9000명(2.0%) 줄어든 676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65세 이상 인구가 14세 이하 인구보다 7000명 더 많아지며 사상 처음으로 두 연령대의 인구수가 역전됐다. 이는 당초 통계청이 예측했던 추월 시점보다도 1년 빠르다. 이재원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당초 올해 이런 역전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추산했지만 출생아 수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적어 시점이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4세 이하의 유소년 인구 대비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 비율을 나타내는 노령화 지수도 처음으로 100을 넘어 100.1을 보였다. 일부 지역은 노인이 대다수가 된 지 오래다. 전남은 이미 2015년에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65세 이상 사람들이 도 전체 인구의 21.1%를 차지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초고령사회란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것을 뜻한다. 공업단지가 많아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이 많았던 경남은 지난해 처음으로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를 넘는 고령사회로 들어섰다. 65세 이상 노인으로만 이뤄진 가구는 226만 가구로 전체(1937만 가구)의 11.6%로 나타났다. 이미 국내에서 가장 흔한 가구 유형으로 자리 잡은 ‘1인 가구’ 중에서도 65세 이상 노인이 24%를 차지했다. 혼자 사는 사람 4명 중 1명은 노인인 셈이다. 한편 시도별 인구는 경기가 1267만2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980만5000명) 부산(344만 명) 경남(334만 명) 등의 순이었다.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 인구는 2539만 명으로 전년보다 11만7000명 늘었다. 수도권 인구 비중은 지난해에도 2015년과 같은 수준(49.5%)을 유지했다.○ 역대 최저로 떨어진 인구 증가율 지난해 우리나라 총인구는 5127만 명(외국인 포함)으로 2015년(5107만 명)보다 20만 명(0.4%)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연평균 증가율이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집에 아이가 있는 가구도 줄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가구는 557만3000가구, 영유아 자녀가 있는 가구는 205만6000가구로 1년 전보다 각각 2.2%, 1.0% 감소했다. 다문화 가구는 1년 전보다 1만7000가구(5.6%) 늘어난 31만6000가구로 처음으로 30만 가구를 넘어섰다. 다문화 가구 중에선 외국인과 결혼한 가구가 11만6000가구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주로 경기(30.1%)와 서울(23.2%)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2001년부터 시작된 저출산과 고령화의 영향이 피부에 와 닿는 시점이 된 것”이라며 “초중교 교사 수급, 대학 구조조정 등 정책 수립에 인구구조의 변화를 중요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하던 정책이 출산율 반등에 결국 실패한 만큼 전반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전체 주택의 60.1%는 아파트로 집계돼 ‘아파트 공화국’임이 또다시 증명됐다. 지난해 아파트는 1003만 채로 1년 전보다 2.2% 늘어났다. 아파트가 1000만 채를 넘어선 것은 1960년 조사 이후 처음이다. 아파트 비중이 가장 높은 시도는 세종(78.3%)으로 나타났다. 제주는 31.7%로 아파트 비중이 가장 낮았다. 또 전국의 빈집은 112만 채로 전년보다 5만1000채(4.8%) 늘었는데 이 중에서도 아파트가 58만 채로 가장 많았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정부가 크게 늘어나는 복지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올해 단행한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22%→25%) 외에도 비과세 감면 축소 등을 통해 기업에서 더 많은 세금을 거둬들일 방침을 밝혔다. 기업 세금 부담을 늘린 가운데, 조세 운용 방향의 제1원칙이었던 ‘성장동력 확충’은 조세 운용계획에서 빠졌다. 정부가 단기적 세입 증대를 위한 기업 증세에 나서면서 성장을 도외시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법인세 실효세율도 인상 기획재정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중장기 조세정책 운용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과 경제 규모가 비슷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10곳의 평균 최고세율은 25% 수준이나 한국의 법인세율은 10∼22% 수준”이라며 ‘세입확충 기능 강화’를 법인세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비과세·감면 정비를 통해 법인세 실효세율도 높일 방침이다. 자본이득이나 금융소득 과세는 강화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2013년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4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낮췄지만 비과세 감면이 많아 실효성이 떨어지고 상장주식·파생상품 등 자본이득에 대해선 제한적으로만 과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이후 과세 강화 방침을 밝히고 실제로 검토했지만 여당 등의 반대에 막혀 올해 세법 개정안에서는 빠졌다. 그동안 꾸준히 국내 소득세 정책의 문제점으로 제기됐던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중 축소도 다시 검토된다. 2015년 기준으로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중은 47%에 달해 전체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소득세로 1원도 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유찬 홍익대 세무대학원 교수는 “2013년 공제 방식을 바꾸면서 면세자 비중이 크게 늘었는데, 이를 30% 수준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세정책에서 사라진 성장동력 부가가치세는 세율 인상 대신 면제 대상 축소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현 부가세율(10%)이 OECD 평균(19.2%)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지만 간접세 인상에 따른 국민적 반발과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점 등을 감안해서다. 상속·증여세에 대해서도 재산 규모에 따라 적정 세 부담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고, 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낮은 보유세 부담은 문제가 없는지 살펴볼 방침이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보유세와 거래세를 합친 재산세는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높기 때문에 보유세를 강화하기보다는 다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세입 확충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성장동력 확충을 제외시킨 것에 대해 비판을 제기한다. 지난해 내놓은 중장기 조세정책 운용계획에서 기본 방향 제1과제였던 ‘성장동력 확충’이 올해 계획에서는 삭제됐다. 법인세 인상 등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새 정부의 기조에 따라서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증세로 세금을 끌어올 수 있지만 성장동력의 원천이 되는 기업을 살리는 조세정책도 해줘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최혜령 기자}

29일 결정된 2018년도 예산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편성한 공식 본예산이다. 그 특징은 ‘복지 확대, 건설 축소’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복지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예산이 늘어나는 구조가 됐다. 공적연금 등 법에 따라 반드시 지급해야 할 의무지출은 앞으로 매년 최대 17조 원씩 증가한다. 이 때문에 나라살림을 신축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워져 대내외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 대응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사람 중심으로 재정운영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예산안이다. 소득 주도 성장을 위해 일자리, 보육교육 국가책임 강화 등 사람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김광림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건설 예산을 깎아서 소득 주도 성장에 뿌려주면 그것이 과연 성장으로 갈 수 있나”며 ‘현금 살포형, 성장 무시, 인기 관리용 포퓰리즘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되돌릴 수 없는 지출, 매년 7%씩 증가 기획재정부는 의무지출이 2021년까지 연평균 7.7%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2013∼2017년 연평균 증가율(5.5%)보다 2.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2021년에는 전체 예산의 53%가 의무지출로 채워진다. 의무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복지지출 급증에서 찾을 수 있다. 의무지출에서 복지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기준 44.3%로 늘었다. 공무원 증원도 나라살림에 부담을 준다. 문 대통령 임기 동안 공무원 17만4000명을 늘리면 5년간 추가되는 누적 인건비는 17조 원이다. 나라살림 씀씀이가 커지지만 정부는 나랏빚 상황을 뜻하는 국가채무 비율이 내년 39.6%로 올해보다 0.1%포인트 낮아진다고 밝혔다. 나가는 돈(세출)보다 들어오는 돈(세입)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내년에 들어올 세금(국세 기준 268조2000억 원)이 올해보다 25조9000억 원(6.8%)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1년 국가채무 비율은 40.4%에 그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를 두고 정부가 나라살림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향후 5년간 경상성장률이 연평균 4.8%에 달할 것으로 보고 국세수입 증가치 등을 전망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을 2.8%로 전망한 점을 감안하면 경상성장률 4.8%는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다.○ 대통령 관심사업 예산 대폭 확대 경기 부양 효과가 크거나 미래를 준비하는 데 투자하는 예산은 대폭 줄었다. 철도 예산은 올해보다 34% 줄어든 4조7143억 원이 편성됐다. 대표적으로 포항∼삼척 철도 건설 예산이 올해 5069억 원에서 내년 1246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연구개발(R&D) 예산은 0.9%(17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문 대통령의 공약 이행에는 전체 예산의 6%인 26조2000억 원이 투입된다. △중소기업 3명 채용 시 1명 임금 지원(48억 원→2430억 원) △주택 태양광발전시설 보급(1660억 원→4360억 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남도지사 시절 시행해 관심을 모은 ‘100원 택시’ 사업에는 80억 원이 편성됐다. 나랏빚인 국가채무는 내년에 사상 처음으로 700조 원을 넘어선 709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국민이 내는 세금의 비중을 뜻하는 조세부담률 역시 19.6%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김준일 기자}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올해보다 7.1% 늘어난 429조 원으로 정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0.7%)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복지 예산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34%를 넘어섰다. 정부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8년도 예산안’을 확정하고 다음 달 1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국회는 올해 12월 2일까지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심의해 확정한다. 특히 보건과 노동을 포함한 복지 예산과 교육 예산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복지 예산은 올해 129조5000억 원보다 12.9% 늘어난 146조2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이는 전체 예산 중 34%로 사상 최대를 또다시 경신했다. 특히 새 정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일자리 예산은 17조1000억 원에서 19조2000억 원으로 12.4% 증가했다. 교육도 올해보다 11.7% 늘어나 전체 예산 증가율을 웃돌았다. 반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17조7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20% 줄었다. SOC 예산은 2016년(-4.5%) 이후 2017년에도 6.6% 감소하는 등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도 0.7% 줄어든 15조9000억 원이 책정됐다. 박근혜 정부 때 많이 늘어난 문화·체육·관광 분야 내년 예산은 6조3000억 원으로 8.2% 감소했다. 정부는 ‘슈퍼예산’의 재원조달을 위해 11조5000억 원에 이르는 지출 구조조정 계획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가채무가 지난해보다 0.1% 포인트 줄어드는 등 재정 건전성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올 12월부터 기내(機內) 면세점에서 600달러(약 68만 원)를 넘게 구입하면 이름, 생년월일 등이 관세청에 보고된다. 면세 한도가 넘는 물품을 사고도 제대로 신고하지 않으면 당국의 ‘관리 대상’에 이름이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해외 면세점 등에서 현금으로 물품을 구입한 경우는 여전히 관리 사각지대라 국내 면세점 업계에 대한 규제만 늘어나는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관세청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내 판매물품 관리 지침’을 제정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침에 따르면 항공사는 매달 10일까지 면세 한도인 600달러를 초과해 물품을 산 승객의 인적 사항과 구입 내용 등을 관세청에 제출해야 한다. 술을 두 병 이상 사거나 담배 한 보루(200개비)를 초과해 구입해도 면세 한도를 초과했기 때문에 제출 대상에 포함된다. 하변길 관세청 대변인은 “면세 한도 초과 구매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휴대품 자진 신고를 늘리고 이를 통해 관세 탈루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기내 면세점은 공항 면세점이나 시내 면세점과 비교했을 때 정보 공유가 바로 되지 않아 관리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공항·시내 면세점에서는 지금도 600달러어치 초과 구입 시 여행객 정보가 실시간으로 관세청에 전달돼 입국할 때 제대로 신고하지 않으면 적발해 처벌할 수 있다. 반면 기내 면세점은 지금까지 관세청이 필요할 때만 항공사에 요청해 구매 내용을 제출받았다.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항공사는 국적기로 한정된다. 외국 항공사는 과세 대상이 되는 국내 면세점 물품을 기내에서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게 관세청의 설명이다. 이르면 내년 2월부턴 해외에서 신용·체크카드로 건당 600달러 넘게 결제해도 자동으로 관세청에 거래 명세가 통보된다. 하지만 여전히 현금으로 600달러가 넘는 물품을 구입한 뒤 숨겨서 들어오면 입국심사에서 걸리지 않는 한 무사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정부의 규제 강화가 해외 현금 구매 및 밀반입을 오히려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 집단)에 소속된 금융사의 자기자본을 평가할 때 이른바 ‘그룹 리스크’를 반영해야 한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주장이 나왔다. 그룹 내 계열사와 거래가 많은 대기업 계열 금융사 특성상 그룹 리스크가 발생하면 그에 따른 금융사의 재무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7일 ‘그룹 리스크 반영을 위한 금융회사 자기자본 규제 개선 방향’ 보고서에서 “보험사가 계열사에 출자한 금액에 대한 위험평가 방식을 국제 기준에 맞춰 조정할 경우 일부 보험사의 자기자본비율이 최대 3분의 1 가까이 줄어든다”고 밝혔다. 금융회사는 손실이 발생했을 때 대비할 수 있도록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을 쌓아놓을 의무가 있다. 그런데 국내 대기업 금융사들에는 그룹 리스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감독 당국의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종종 그룹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계열 금융사로 번져 고객에게 피해를 준 적이 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기획재정부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의 당정회의에서 427조 원가량의 내년도 예산 초안을 편성해 보고했다. 올해 예산(400조 원)보다 7%가 인상된 것이다. 정부는 여당의 요구안을 추가로 반영하는 등의 당정 조율을 거쳐 국회에 제출할 예산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정부의 7% 증액 예산안은 2009년 10.7% 증액한 이후 8년 만에 최대 폭이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회의에서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회의에서도 병사 급여를 대폭 올리고 무공·참전수당 및 보훈 보상금, 독립유공자 특별예우금을 인상하는 등 여러 항목의 예산 증액을 정부에 요구했다. 민주당은 또 누리과정 전액 국고 지원(2조1000억 원)과 아동수당 도입(1조1000억 원), 기초연금 인상(9조8000억 원) 등 국정과제를 이행하기 위한 예산 편성도 강조했다.최우열 dnsp@donga.com / 세종=박희창 기자}

“집 근처 시장에 가기 전에 신문을 보면서 유통이 금지된 농가에서 나온 계란 겉면에 표시된 숫자와 글자(난각 코드)를 하나씩 적어서 나갔다니까요.” 18일 초등학교 3학년 아이를 키우는 손모 씨(40·여)의 목소리에선 불안함이 묻어났다.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가 49곳으로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은 ‘계란 열공 모드’에 들어갔다. 하지만 난각 코드가 제각각인 데다 아무런 코드가 없는 계란도 적잖아 소비자들의 혼란은 커지고 있다. 주부 장모 씨(47)는 “우리 집 계란에는 한 줄로 숫자 5개만 달랑 적혀 있는데 뭐가 다른 건지, 뭐가 잘못됐는지를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일주일 전 구입한 계란이 살충제로부터 안전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계란 겉면을 확인했는데, 언론에서 봤던 표시보다 숫자들이 적었다는 얘기다. 그는 “인터넷으로 계란 정보를 조회해 보려고도 했는데 우리 집 계란의 번호는 (인터넷) 입력란에 채워 넣을 숫자가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난각 표시 정보가 다른 이유는 품질 등급 판정을 받은 ‘등급란’과 그렇지 않은 ‘일반란’이 있기 때문이다. 농가들은 더 높은 가격으로 팔기 위해 등급 판정을 받는데, 이때 1+, 1, 2, 3 등 4개 등급이 부여된다. 등급란의 난각 코드에는 농장주가 닭을 분류해 붙인 번호, 집하장 등 더 많은 사항이 담긴다. 하지만 일반란은 생산된 지역과 생산자만 표기하면 된다. 앞의 숫자 두 개는 지역 번호를 의미하고, 뒤에 이어지는 숫자 등은 생산자의 ‘이름’이다. 예를 들어 계란 겉면에 ‘08마리’가 표시돼 있다면 ‘마리’라는 생산자가 경기도(08)에서 생산한 계란이라는 뜻이다. 생산자 이름은 한글이나 숫자, 영문 약자 3자리로 만들면 된다. 정부는 축산물품질평가원 홈페이지에서 ‘살충제 계란’을 확인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일반란은 해당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조회할 수 없다. 시중에 유통되는 계란 중 등급 판정을 받은 계란은 전체의 7.6%에 불과하다.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계란 10개 중 9개는 살충제로부터 안전한지만 확인할 수 있을 뿐 소비자 입장에선 구체적인 생산 이력(履歷)은 파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난각 코드를 아예 안 찍거나 서로 다른 농가가 똑같은 난각 코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농가 49곳 중 1곳은 계란 겉면에 아무런 정보가 표시돼 있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난각 코드는 농장주나 식용란 수집판매업자가 표시를 하는데, 해당 농장이 일부를 신고하지 않고 인근 음식점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난각 코드를 표시하지 않고 판매하는 것은 형사처벌의 대상이다. 비펜트린이 검출된 경북 칠곡의 한 농장이 사용했던 ‘14소망’을 경북 경주의 또 다른 농장도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난각 코드가 전국적으로 통일된 체계 없이 지방자치단체에서 각자 관리하고 농장주 마음대로 이름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발생했다. 또 문제가 된 강원 철원에 위치한 농가는 지역 번호를 ‘09’로 표시했어야 하는데도 ‘08’로 잘못 표시해 출하하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이에 대해 “전국 농가의 난각 코드 중 겹치는 것들이 있는지 추가로 확인 중이며, 정부 차원에서 통합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 / 김단비 기자}